“어, 형 어쩐 일이야?”
“심심해서 걸어봤다.”
“ㅋ ㅋ...”
“저녁에 한잔 할까?”
“나중에 내가 전화할게. 지금 손님 와 있어.”
“ok"
강수 형과 통화가 끝나고 나는 버튼 1번을 길게 눌렀다.
내 폰에 단축번호 1번이 미애다. 2번은 고모. 3번은 춘자 누나.
강수 형이 4번이고 이모는 0번이다.
이모가 0번 인줄 모르고 미애는 1번에 대만족이다.
미애와 통화가 연결 되었다.
“야! 너 언니한테 뭐라 했길레 저러냐?”
나는 다짜고짜 낮은 목소리로 따졌다. 미애 언니는 아직 내가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는 줄 알 것이다. 미애는 잠시 말이 없었다.
“어디까지 이야기 했는지 알아야 대처를 할 거 아냐?”
“그냥. 아무 말도 안 했어. 언니 앞에서 울었어. 민호한테 맞았다구.”
“니 잘못은 이야기 안 했니? 이모 얘기는?”
“사장님 이야기는 안 했어. 하면 안 돼지. 내가 바본 줄 알아?”
“두들겨 맞고 쫓겨 왔다고 했냐?”
“그냥 눈물이 났고 왜 우느냐고 묻길레 맞았다고 했어.”
“어우! 미쳐. 빨리 와서 데려 가.”
“자기가 미애 때린 건 사실이잖아. 형부가 가려고 하는데 언니가 먼저 간 거야.”
미애는 맞은 것 만 억울해 했다. 형부, 언니, 조카들까지 떼로 몰려 올 뻔 했단다.
나는 결론도 못 내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그래도 이모와의 삼각관계는 발설치 않아 다행이었다.
전화를 끊고 이대로 달아나 버릴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애를 두들겨 패서
언니 집으로 보낸 것은 사실이었다. 잘못은 인정해야 했다.
어쨌거나 미애 언니는 나에게 온 손님이고 미래에 처형이 될지도 모르는데
내가 숨어 버리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디까지 까발릴 것인가. 이모 이야기를 해야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있는데
SM을 들먹이고 암캐를 들먹이면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가 있었다.
삼각관계를 미애 언니가 알면 정말 일이 시끄러워질 수가 있었다.
어쨌거나 잘 무마해서 보내야 했다. 일이 더 확대되지 않도록 얼버무리고
뒤탈이 없도록 단속을 해야 했다. 미애 언니를 기분 좋게 보내야 형부를 끌고 오지 않으리라.
거실로 들어서니 미애 언니는 아들을 품에 안고 젖을 먹이고 있었다.
나를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한 쪽 젖을 내 놓고 아이에게 꼭지를 빨리고 있었다.
내 성기가 불끈 솟았다. 천막을 쳤다. 근친 간에는 성욕이 돋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미애와 나는 부부가 될 운명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미애와 내가 부부가 될 운명이라면 어찌 처형을 보고 성기를 세울 수 있다는 말인가.
근친을 보고 욕정이 생기는 나는 짐승보다 못한 인간인가. 이성과 감성이 충돌했다.
“이리로 앉아 보게.”
미애 언니가 나를 자기 앞으로 불렀다. 나는 무릎을 맞대고 앉았다.
바짝 붙어 앉아 젖을 먹이는 미애 언니의 힘줄 선 젖통을 보니
나의 성기는 뻗을 곳이 없어 아팠다. 팬티를 뚫으려고 버둥거렸다.
“그래. 아이는 왜 때렸나?”
내가 전화를 2통 하고 오는 동안 미애 언니는 기분이 많이 풀려 있었다.
“미애가 너무 고집이 세서 다투다가 나도 모르게 한 대 때렸습니다.”
“한 대만 때렸나?”
“예.”
나는 딱 한 대 때렸다고 거짓말을 했다. 밝고 굴리고 떠민 것은 말하지 않았다.
“그래 미애가 고집이 세고 성질이 불 같은 건 나도 알아. 그래도 이 사람아.”
나는 입을 닫고 고개만 주억거렸다. 미애 언니가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무리 화가 나도 때리지는 말게. 폭력도 습관이 되는 거야.”
“죄송합니다.”
“다음에 또 주먹을 휘둘렀다 소리 들리면 각오해야 되네.”
“예. 명심하겠습니다.”
“미애 뒤에는 언니가 있고 형부도 있고 법도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될 걸세.”
미애 언니는 집안 어른이 어린 사람 타이르는 말투와 행동을 했다.
아예. 나를 자기의 제부로 인지하고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
“여보게 박서방.”
“예. 처형.”
내 몸에 닭살이 돋았다. 미애의 언니니까 처형이라고 불렀는데
왜 온 몸이 그리 가려운지. 얼굴도 후끈 거렸다.
미애 언니는 처형이라는 말에 녹아 내렸다. 입에 함박웃음을 띠며
말투도 달라졌다. 강경일변도에서 온화로.
“그래. 박서방. 어차피 한 평생인데 알콩달콩 살게나.”
“예. 처형.”
“나는 미애가 맞고 왔다기에 박서방이 깡패인 줄 알았어.”
나는 미소로 답해 주었다. 깡패가 아니니까. 미애 언니가 계속 말을 했다.
“직접 보니 잘 생겼네. 절대 주먹 휘두를 위인으로 안 보여.”
나는 쑥스러워서 고개를 숙였다. 새파랗게 질려서 왔던 미애 언니가
이제 기분이 풀려서 나를 비행기 태웠다. 듣기 싫은 말은 아니었다.
“착하고 미남이고 머리도 좋겠어. 우리 미애가 사람은 잘 골랐구먼.”
“과찬이십니다.”
나는 겸손을 보였다. 미애 언니의 호들갑에 맞장구를 쳐준 셈이었다.
“아니야. 아니야. 가시나로 태어났으면 미스 월드도 했겠어.”
나는 겸연쩍게 웃었다. 처음 듣는 소리는 아니었다. 남들도 나를 보고 그리 말했다.
“박서방. 자네가 마누라를 안 챙겨주면 누가 챙겨 주겠나?”
갑자기 미애가 여친에서 마누라로 승격하고 있었다. 나는 부인을 못했다.
“내 마누라 내가 안 챙겨주면 남한테 푸대접 받는 거예요.”
“예. 처형.”
“잘 생겼다고 얼굴값해서 마누라 애 태우지 말고 예쁘게 살아주게.”
“예. 처형.”
“그럼. 믿고 가겠네. 저녁에 미애 보내 주겠네.”
“예. 처형.”
나는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이틀간의 자유는 끝나고 말았다.
그래도 나는 가식으로 미애 조카의 머리를 손으로 쓸어주었다.
녀석이 머리를 흔드는 바람에 손이 미끄러져 미애 언니 젖통까지 쓰다듬을 뻔 했다.
미애 언니는 아이를 짊어지고 기분 좋게 우리 집을 나갔다.
멀리는 배웅을 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까지만 따라 나갔다.
급한 불은 껐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미애가 돌아온다. 또 미애의 간섭을 받아야 한다.
이제 꼼짝없이 미애에게 장가를 가야할 판이었다. 박서방. 처형! 이 귓속에 맴돌았다.
강수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런 날은 알콜이 최고였다.
늦잠자서 아침도 건너뛰고 미애 언니 오는 바람에 점심도 못 먹었다.
빈속으로 나는 초저녁부터 강수 형을 만나 술로 배를 채울 작정이었다.
저녁에 짐 싸들고 오는 미애를 반겨주지 않겠다는 심보도 갈려 있었다.
언니에게 등 떠밀려 우리 집에 왔는데 내가 없으면 미애는 황망할 것이다.
허전하고 속상해 할 미애를 만들고 싶어 강수 형을 만나러 나갔다.
강수 형과 나는 소주 다섯 병과 치킨 한 마리를 사들고 뒷동산으로 올라갔다.
수변공원에서도 그러했지만 가난한 집안의 자식들인 강수 형과 나는
술집에서 허리띠 풀어놓고 술을 마시지는 못했다. 술과 안주를 사들고
강가나 공터에서 마시는 걸 좋아했다. 일단은 경제적이다. 다음은 자유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우리끼리 떠들고 마실 수 있어 좋았다.
공터에서 강가에서는 임금님 욕을 해도 듣고 따질 사람이 없어 좋았다.
역시 뒷동산에서 우리의 술안주는 치킨 보다 낮에 온 손님, 미애 언니가 더 맛깔스러웠다.
미애와 언니를 씹으며 우리는 술잔을 비웠다. 미애를 몇 대 때렸더니 언니가
아이를 들쳐 업고 왔더라는 내 얘기에 강수 형은 껄껄 웃으며 ‘네 인생이 불쌍타’ 했다.
“이제 너는 미애씨한테 쥐여 살 거다. 불쌍한 인생이여. 건배!”
강수 형은 나를 약 올리고 있었다. 어쩌면 다가올 현실을 말하고 있었다.
“힘으로 밀어 붙이면 언니에 형부에 경찰까지 달려 올 테니 착한 민호 조졌다.”
“근데 미애는 착해. 기분 좋을 때는 얼마나 상냥한데.”
그래도 나는 여친이라고 미애의 역성을 들었다.
“착한 여자들이 원래 고집이 세지. 맘속에 울분이 많거든.”
역시 두 살 더 먹은 강수 형이 나 보다 아는 것이 많았다.
술이 떨어졌다. 강수 형이 슈퍼에 전화해서 배달을 시켰다.
강수 형은 껄껄 웃고 나는 한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술잔을 비웠다.
강수 형은 여자 길들이는 법을 역설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건배를 했다.
집에 돌아오니 역시 미애가 와 있었다. 본인의 뜻은 아닐 것이다.
언니가 이제는 두들겨 맞을 일이 없다고 가보라고 등 떠밀었을 것이다.
내가 한밤중에 집에 들어 왔을 때 미애는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해 놓고
혼자 침대에서 잠들어 있었다. 거기까지. 거기까지였다.
빈속을 소주로 채운 나는 집에 돌아와 잠든 미애를 확인하고 필름이 끊어졌다.
미애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미애를 사랑했는지. 옆에 고이 누워 잠을 잤는지. 기억이 없다.
다음 날 미애가 밥 차려 놓고 깨울 때 일어나니 지난 밤이 전혀 기억 나지 않았다.
집에 온 건 기억하는데 강수 형과 어떻게 헤어졌는지 무얼 타고 왔는지도
필름이 중간 중간 재생이 되지 않았다. 머리는 깨어 질 듯이 아팠고 밥맛도 없었다.
“심심해서 걸어봤다.”
“ㅋ ㅋ...”
“저녁에 한잔 할까?”
“나중에 내가 전화할게. 지금 손님 와 있어.”
“ok"
강수 형과 통화가 끝나고 나는 버튼 1번을 길게 눌렀다.
내 폰에 단축번호 1번이 미애다. 2번은 고모. 3번은 춘자 누나.
강수 형이 4번이고 이모는 0번이다.
이모가 0번 인줄 모르고 미애는 1번에 대만족이다.
미애와 통화가 연결 되었다.
“야! 너 언니한테 뭐라 했길레 저러냐?”
나는 다짜고짜 낮은 목소리로 따졌다. 미애 언니는 아직 내가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는 줄 알 것이다. 미애는 잠시 말이 없었다.
“어디까지 이야기 했는지 알아야 대처를 할 거 아냐?”
“그냥. 아무 말도 안 했어. 언니 앞에서 울었어. 민호한테 맞았다구.”
“니 잘못은 이야기 안 했니? 이모 얘기는?”
“사장님 이야기는 안 했어. 하면 안 돼지. 내가 바본 줄 알아?”
“두들겨 맞고 쫓겨 왔다고 했냐?”
“그냥 눈물이 났고 왜 우느냐고 묻길레 맞았다고 했어.”
“어우! 미쳐. 빨리 와서 데려 가.”
“자기가 미애 때린 건 사실이잖아. 형부가 가려고 하는데 언니가 먼저 간 거야.”
미애는 맞은 것 만 억울해 했다. 형부, 언니, 조카들까지 떼로 몰려 올 뻔 했단다.
나는 결론도 못 내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그래도 이모와의 삼각관계는 발설치 않아 다행이었다.
전화를 끊고 이대로 달아나 버릴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애를 두들겨 패서
언니 집으로 보낸 것은 사실이었다. 잘못은 인정해야 했다.
어쨌거나 미애 언니는 나에게 온 손님이고 미래에 처형이 될지도 모르는데
내가 숨어 버리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디까지 까발릴 것인가. 이모 이야기를 해야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있는데
SM을 들먹이고 암캐를 들먹이면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가 있었다.
삼각관계를 미애 언니가 알면 정말 일이 시끄러워질 수가 있었다.
어쨌거나 잘 무마해서 보내야 했다. 일이 더 확대되지 않도록 얼버무리고
뒤탈이 없도록 단속을 해야 했다. 미애 언니를 기분 좋게 보내야 형부를 끌고 오지 않으리라.
거실로 들어서니 미애 언니는 아들을 품에 안고 젖을 먹이고 있었다.
나를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한 쪽 젖을 내 놓고 아이에게 꼭지를 빨리고 있었다.
내 성기가 불끈 솟았다. 천막을 쳤다. 근친 간에는 성욕이 돋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미애와 나는 부부가 될 운명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미애와 내가 부부가 될 운명이라면 어찌 처형을 보고 성기를 세울 수 있다는 말인가.
근친을 보고 욕정이 생기는 나는 짐승보다 못한 인간인가. 이성과 감성이 충돌했다.
“이리로 앉아 보게.”
미애 언니가 나를 자기 앞으로 불렀다. 나는 무릎을 맞대고 앉았다.
바짝 붙어 앉아 젖을 먹이는 미애 언니의 힘줄 선 젖통을 보니
나의 성기는 뻗을 곳이 없어 아팠다. 팬티를 뚫으려고 버둥거렸다.
“그래. 아이는 왜 때렸나?”
내가 전화를 2통 하고 오는 동안 미애 언니는 기분이 많이 풀려 있었다.
“미애가 너무 고집이 세서 다투다가 나도 모르게 한 대 때렸습니다.”
“한 대만 때렸나?”
“예.”
나는 딱 한 대 때렸다고 거짓말을 했다. 밝고 굴리고 떠민 것은 말하지 않았다.
“그래 미애가 고집이 세고 성질이 불 같은 건 나도 알아. 그래도 이 사람아.”
나는 입을 닫고 고개만 주억거렸다. 미애 언니가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무리 화가 나도 때리지는 말게. 폭력도 습관이 되는 거야.”
“죄송합니다.”
“다음에 또 주먹을 휘둘렀다 소리 들리면 각오해야 되네.”
“예. 명심하겠습니다.”
“미애 뒤에는 언니가 있고 형부도 있고 법도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될 걸세.”
미애 언니는 집안 어른이 어린 사람 타이르는 말투와 행동을 했다.
아예. 나를 자기의 제부로 인지하고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
“여보게 박서방.”
“예. 처형.”
내 몸에 닭살이 돋았다. 미애의 언니니까 처형이라고 불렀는데
왜 온 몸이 그리 가려운지. 얼굴도 후끈 거렸다.
미애 언니는 처형이라는 말에 녹아 내렸다. 입에 함박웃음을 띠며
말투도 달라졌다. 강경일변도에서 온화로.
“그래. 박서방. 어차피 한 평생인데 알콩달콩 살게나.”
“예. 처형.”
“나는 미애가 맞고 왔다기에 박서방이 깡패인 줄 알았어.”
나는 미소로 답해 주었다. 깡패가 아니니까. 미애 언니가 계속 말을 했다.
“직접 보니 잘 생겼네. 절대 주먹 휘두를 위인으로 안 보여.”
나는 쑥스러워서 고개를 숙였다. 새파랗게 질려서 왔던 미애 언니가
이제 기분이 풀려서 나를 비행기 태웠다. 듣기 싫은 말은 아니었다.
“착하고 미남이고 머리도 좋겠어. 우리 미애가 사람은 잘 골랐구먼.”
“과찬이십니다.”
나는 겸손을 보였다. 미애 언니의 호들갑에 맞장구를 쳐준 셈이었다.
“아니야. 아니야. 가시나로 태어났으면 미스 월드도 했겠어.”
나는 겸연쩍게 웃었다. 처음 듣는 소리는 아니었다. 남들도 나를 보고 그리 말했다.
“박서방. 자네가 마누라를 안 챙겨주면 누가 챙겨 주겠나?”
갑자기 미애가 여친에서 마누라로 승격하고 있었다. 나는 부인을 못했다.
“내 마누라 내가 안 챙겨주면 남한테 푸대접 받는 거예요.”
“예. 처형.”
“잘 생겼다고 얼굴값해서 마누라 애 태우지 말고 예쁘게 살아주게.”
“예. 처형.”
“그럼. 믿고 가겠네. 저녁에 미애 보내 주겠네.”
“예. 처형.”
나는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이틀간의 자유는 끝나고 말았다.
그래도 나는 가식으로 미애 조카의 머리를 손으로 쓸어주었다.
녀석이 머리를 흔드는 바람에 손이 미끄러져 미애 언니 젖통까지 쓰다듬을 뻔 했다.
미애 언니는 아이를 짊어지고 기분 좋게 우리 집을 나갔다.
멀리는 배웅을 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까지만 따라 나갔다.
급한 불은 껐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미애가 돌아온다. 또 미애의 간섭을 받아야 한다.
이제 꼼짝없이 미애에게 장가를 가야할 판이었다. 박서방. 처형! 이 귓속에 맴돌았다.
강수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런 날은 알콜이 최고였다.
늦잠자서 아침도 건너뛰고 미애 언니 오는 바람에 점심도 못 먹었다.
빈속으로 나는 초저녁부터 강수 형을 만나 술로 배를 채울 작정이었다.
저녁에 짐 싸들고 오는 미애를 반겨주지 않겠다는 심보도 갈려 있었다.
언니에게 등 떠밀려 우리 집에 왔는데 내가 없으면 미애는 황망할 것이다.
허전하고 속상해 할 미애를 만들고 싶어 강수 형을 만나러 나갔다.
강수 형과 나는 소주 다섯 병과 치킨 한 마리를 사들고 뒷동산으로 올라갔다.
수변공원에서도 그러했지만 가난한 집안의 자식들인 강수 형과 나는
술집에서 허리띠 풀어놓고 술을 마시지는 못했다. 술과 안주를 사들고
강가나 공터에서 마시는 걸 좋아했다. 일단은 경제적이다. 다음은 자유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우리끼리 떠들고 마실 수 있어 좋았다.
공터에서 강가에서는 임금님 욕을 해도 듣고 따질 사람이 없어 좋았다.
역시 뒷동산에서 우리의 술안주는 치킨 보다 낮에 온 손님, 미애 언니가 더 맛깔스러웠다.
미애와 언니를 씹으며 우리는 술잔을 비웠다. 미애를 몇 대 때렸더니 언니가
아이를 들쳐 업고 왔더라는 내 얘기에 강수 형은 껄껄 웃으며 ‘네 인생이 불쌍타’ 했다.
“이제 너는 미애씨한테 쥐여 살 거다. 불쌍한 인생이여. 건배!”
강수 형은 나를 약 올리고 있었다. 어쩌면 다가올 현실을 말하고 있었다.
“힘으로 밀어 붙이면 언니에 형부에 경찰까지 달려 올 테니 착한 민호 조졌다.”
“근데 미애는 착해. 기분 좋을 때는 얼마나 상냥한데.”
그래도 나는 여친이라고 미애의 역성을 들었다.
“착한 여자들이 원래 고집이 세지. 맘속에 울분이 많거든.”
역시 두 살 더 먹은 강수 형이 나 보다 아는 것이 많았다.
술이 떨어졌다. 강수 형이 슈퍼에 전화해서 배달을 시켰다.
강수 형은 껄껄 웃고 나는 한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술잔을 비웠다.
강수 형은 여자 길들이는 법을 역설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건배를 했다.
집에 돌아오니 역시 미애가 와 있었다. 본인의 뜻은 아닐 것이다.
언니가 이제는 두들겨 맞을 일이 없다고 가보라고 등 떠밀었을 것이다.
내가 한밤중에 집에 들어 왔을 때 미애는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해 놓고
혼자 침대에서 잠들어 있었다. 거기까지. 거기까지였다.
빈속을 소주로 채운 나는 집에 돌아와 잠든 미애를 확인하고 필름이 끊어졌다.
미애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미애를 사랑했는지. 옆에 고이 누워 잠을 잤는지. 기억이 없다.
다음 날 미애가 밥 차려 놓고 깨울 때 일어나니 지난 밤이 전혀 기억 나지 않았다.
집에 온 건 기억하는데 강수 형과 어떻게 헤어졌는지 무얼 타고 왔는지도
필름이 중간 중간 재생이 되지 않았다. 머리는 깨어 질 듯이 아팠고 밥맛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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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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