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애가 사내들을 태우고 떠나는 것을 보고 나는 코란도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갔다.
303호 모텔 방에 들어가 가면 쓰고 손을 뒤통수에 묶인 채
발라당 자빠져 있는 이모를 보며 나는 야릇한 흥분을 느꼈다.
꼼짝 못하는 이모를 겁탈해 보고 싶었다. 보이지 않으니
이모는 상상의 나래만 펼 것이다. 나는 바지와 셔츠를 소리 없이 벗었다.
나는 동남아인인양 씻지도 않고 이모의 몸뚱아리에 숨죽이고 올라탔다.
젖꼭지를 혀로 빨았다. 이모의 몸뚱이가 반가운 듯 용틀임을 했다.
나는 이모의 가랑이를 벌렸다. 손으로 음부를 쓸었다. 아직도 축축하다.
“씻고 해요. 주인님. 이모 더러워요.”
이모의 입에서 나지막이 흘러나온 말이었다.
눈이 가려진 이모가 손이 묶인 이모가 몰래 올라타는 나를 알고 있었다.
이모는 나의 체취만 맡아도 아는 것인가?
나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이모를 틀어 안았다.
“힘들었지? 수고 했어.”
“힘들지 않았어요. 주인님. 이상한 냄새는 났지만.”
외국인 냄새였을까? 향기였을까? 나는 이모의 말을 머리에 새기며
미애가 주고 간 열쇠로 이모의 목줄을 풀고 가면을 벗겼다.
그리고는 이모를 달랑 들어 안고 세면장으로 갔다.
이모를 세면장 빈 욕조에 눕혀 놓고 수도꼭지와 샤워기를
한꺼번에 틀어 급히 욕조에 물을 채웠다.
이모는 욕조에 누워서 빙그레 웃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욕조가 반 정도 차고 나는 손을 휘휘 저으며 물의 온도를 맞추었다.
물을 휘젓는 내 팔을 이모가 잡고 당겼다. 들어오라는 듯이었다.
나는 잠깐만을 외치고 욕조로 성큼 걸어 들어갔다.
좁은 욕조에 두 사람이 들어가기에는 무리였다. 물은 금방 넘치고
몸은 뒤엉켜 버렸다. 나란히 뻗은 다리가 굵기를 다지지 않으면
어느 쪽에서 뻗어 나왔는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니 다리가 내 다리고 내 다리가 니 다리였다. 이모가 발가락으로
나의 성기를 건드렸다. 아직 기운이 남아 있음이었다.
안경 패거리에게 당했을 대는 녹초가 되어 몸살을 앓았는데
오늘은 기운이 남아서 나에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 얼굴에 미소를 띠고.
면역이 된 걸까? 갱뱅도 자꾸 하면 적응이 되는 것인가?
아닐 것이다. 안경 패거리는 이모를 괴롭히며 자기들의 욕구를 채웠고
오늘 동남아인들은 짧은 시간에 질서정연하게 여체를 탐했기 때문에
이모가 골병이 들지 않고 그 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점이 있었다.
이모의 발장난에 내 성기가 발기를 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나는 이모위에 엎어졌다. 물에 잠기지 않으려고 허우적거리는 이모의
엉덩이를 들고 삽입을 했다. 물의 쿠션 속에서 하는 성교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구름 위를 헤매는 느낌.
이모는 물에 잠기지 않으려고 양 팔로 내 몸을 휘감고 매달려서
얼굴을 내 가슴에 묻고 착 달라붙어 있었다. 첨벙대며 푸푸거리며 우리는 성교를 했다.
욕조 안에서 이모의 자궁 깊숙이 사정을 했다.
내 정액을 따라 욕조의 땟물이 이모의 구멍으로 휩쓸려 들어갔다.
우리는 일어나 서로의 몸을 씻어주고 닦아주고 손잡고 세면장을 나왔다.
다시 엉겨 붙어 침대에 넘어졌다. 깨끗하게 씻은 몸에 침을 바르고 땀을 흘렸다.
침대위에서 한 번 더 정액을 쏘아 주었더니 이모는 사타구니가 아프다고 찡그렸다.
들여다보니 살이 헐어 속살이 보이고 있었다. 모텔 문갑을 열어 봤지만
구급약은 보이지 않았다. 이모는 아프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나는 이모의 옷을 입혀주고 나도 옷을 입었다.
이모는 올 때부터 노팬티 노브라였으니 스커트와 셔츠와 재킷만
걸쳐주면 땡이었다. 팬티를 안 입으니 상처를 건드리지 않아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도 이모는 복도를 어기적거리며 걸었다. 엘리베이터에서도
사타구니에 손을 대고 엉덩이는 벽에 붙이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나는 이모를 달랑 들어 안고 코란도 조수석에 태웠다.
아직 컴퓨터 화면에는 모텔 방이 보여 지고 있었다.
이모는 그 화면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부끄러웠을까?
이모가 컴퓨터를 껐다. 그리고는 뒷좌석으로 옮겨 놓았다.
나는 코란도의 시동을 걸었다. 고생한 이모에게 상처 난 이모에게
스커트를 올려라. 젖통을 내놔라 하는 장난은 하지 않았다.
그냥 버려두었다. 이모도 평소와 달리 가만히 숨죽이고 있었다.
지쳤는 모양이다. 의욕이 없는 모양이다. 평소 같으면 운전하는
내 사타구니를 파고들었을 이모였다. 오늘은 무관심이었다.
“어디로 갈까?”
“아파트 주차장에서 내리셔요.”
“운전 할 수 있겠어?”
“집엔 갈 수 있을 거예요.”
“이모 집 앞에서 내릴 께. 대리운전 불렀다고 그래.”
“고맙습니다. 주인님.”
이모는 피곤한지 의자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았다.
“근데 이모. 오늘 중년하고 약속한 날 아니었나?”
나는 그 것이 궁금했다. 원래는 오늘 토요일.
중년과 미소년을 받아들이기로 한 날이었다.
몸값 200만원도 이미 내 통장으로 받은 상태였다.
“이모가 해결 했어요. 걱정 마세요.”
이모는 누워서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 귀찮은지 주인님도 생략했다.
“어떻게? 안한다 하니까 순순히 그러자고 해?”
“이모가 힘 좀 썼어요. 중년이 깨갱 했어요.”
눈감고 누운 이모의 입가에 미소가 번져갔다. 나는 답답했다.
연약한 이모가 집요한 중년을 어찌 단념시켰단 말인가. 깨갱 거리도록.
“이모가 어깨 세 명을 고용 했어요. 제일 잘 생긴 녀석을 윤서 애인역할 맡겼죠.”
이모가 어깨들을 불러 중년을 깨갱 시켰다는 이야기였다.
날짜 잡고 돈까지 받고 약속을 해 놓았는데 내가 안 된다고 했더니
이모는 내 뜻을 다르기 위해 머리와 힘(돈)을 썼단다.
덩치 좋은 어깨 셋을 불러 한 명이 윤서 결혼 상대자 행세를 하며
중년에게 돈을 돌려주고 점잖게 타이르라고 시켰단다.
이모의 명령을 받은 어깨들은 중년을 찾아가 왜 남의 여자에게 치근대느냐고
겁을 주었단다. 중년이 자기는 ‘술집 작부를 구제해 주려고 했다’면서
어깨에게 ‘왜 결혼 상대 녀를 술집에 박아 놓느냐’고 묻더란다.
잘생긴 어깨가 ‘윤서는 명품을 너무 밝히고 철이 없어서 술집에 보내
세상 공부 시키는 중이다. 술은 따라도 몸은 팔지 않는다‘고 설명했단다.
같이 간 어깨들이 친구 행세를 하며 ‘나이 처먹고 어린 여자 밝히면 죄 받는다’고
으름장을 놓으니 중년이 ‘윤서가 너무 예뻐서 잠시 내가 넋이 나갔었다.’ 면서
사과를 했다고 했다. 잘생긴 어깨가 100만 원짜리 수표 두 장을 돌려주며
‘막걸리나 마시면서 속 차리라’고 말하니 중년이 허리까지 꺾고 돈을 챙겼단다.
어깨들이 중년에게 ‘나이 값을 해라’ ‘다시는 꽃마차 골목에 얼씬거리지 마라’
‘길에서 윤서 만나도 아는 척 하지마라’고 윽박지르고 나오려는데 중년이 묻더란다.
“젊은이가 민호씨요? 윤서 잘 챙겨 주구랴. 남자 성공시키는 운을 타고 났다오.”
잘생긴 어깨가 다시 가서 중년과 악수까지 나누었단다.
“영감님. 덕담도 하실 줄 알고 고맙습니다. 이제 윤서 술집에 안 보낼 겁니다.”
“그래야지. 암 그래야지. 자기 사람은 자기가 챙겨줘야 하는 거여.”
이모의 보고를 받으니 중년과의 문제는 잘 해결 된 듯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위력은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모가 힘(돈)을 쓰니 세상을 움켜쥔 듯 하던 중년이 항복을 해버렸다.
이제 윤서의 결혼 상대자를 보았으니 미련도 갖지 않으리라.
‘젊은이가 민호씨요?’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 이모의 영업용 폰을 내 이름으로
개통했다. 이미 중년이 이모의 영업용 폰을 추적해서 이름까지 알아버린 모양이다.
나는 찝찝했다. 잘 해결 된 듯 하지만 중년이 나를 알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혹시라도 중년이 윤서에게 미련을 접지 못하면 나를 공격하는 것 아닐까?
나는 코란도를 이모네 집 대문 앞에 세워주고 택시를 타고 오면서도
주변을 두리번거려야 했다. 내 정체를 알아버린 중년이
급습을 해 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나를 버썩 얼게 했다.
나는 힘(돈)이 없으니까. 능력(돈)있는 중년이 무서웠다.
담날. 일요일. 나는 별다른 일이 없어 늦잠을 잤다.
눈을 뜨니 벌써 시계바늘은 겹쳐져 있었다.
오전이 다 가버렸지만 굳이 바쁠 것도 없으니 서두를 이유도 없었다.
문자로 이모의 안부를 물었다. 일요일에도 쇼핑몰에 나가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는 이모의 답 메시지를 받았다.
개고생을 하고도 이제는 몸살 나지 않고 공휴일에도 근무한다는
이모의 말은 나의 기분을 한껏 up- 시켜주었다.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세면장으로 들어갔다. 밥보다는 샤워가 먼저였다.
샤워를 하고 나와 벌거벗은 몸으로 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를 흥얼거리며
아침은 건너뛰고 점심을 차리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었다.
인터폰에 낯은 익었지만 전혀 모르는 여자가 얼굴을 디밀고 있었다.
나는 급히 반바지와 셔츠를 챙겨 입고 차리던 상을 버려둔 채 문을 열었다.
현관문을 여니까 갓난아기를 업은 아주머니가 서 있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나는 무슨 물건을 팔거나 하나님 믿으라고 떼쓰러 온 여자인 줄 알았다.
아니면 한 푼을 원하는 걸인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기 업은 여인은 다짜고짜로 열린 문으로 들어왔다.
허락도 양해도 없이 거실 소파에 가서 등에 달린 아기를 풀어 놓았다.
낯이 익다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그 여인은 미애를 닮았다.
“댁이 박.....민호씨 맞죠?”
여인이 물어왔다.
“그런데 뉘신지?”
“나. 미애 언니에요.”
가슴이 철렁 했다. 어제 미애가 보따리 싸가지고 언니 집으로 갔는데
언니가 우리 집에 왜 왔을까? 미애가 가서 뭐라고 고자질 했기에.
미애 언니 등에서 내려온 아이는 거실을 빨빨 거리며 기어 다니고 있었다.
아기는 미애의 조카일 것이다. 제 집 인양 낯가림이 없다. 잘 논다.
“박서방이라 불러도 되죠?”
“예. 예예.”
미애 언니가 뜬금없이 내 이름 민호를 서방으로 바꾸어 버렸다.
나는 엉겁결에 동의를 하고 거실 바닥에 앉았다.
미애 언니는 나에게 가까이 오고 싶었는지, 키를 맞추고 싶었는지
소파에서 바닥으로 엉덩이를 내렸다.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며 말했다.
“이봐요 박서방. 사람이 사람을 때리면 되겠나?”
미애의 언니는 내가 미애를 두들겨 팬 것을 따지러온 모양이었다.
난감했다. 미애가 언니에게 얼마만큼 일러바친 것일까?
미애 언니는 우리 관계를 어느 정도 알고 온 것일까?
내가 미애를 두들겨 팬 것만 알고 왔을까? 이모 문제도 알고 왔을까?
나는 얼굴만 뻘개져서 당황하고 있었다. 대답을 못 했다.
갑자기 들이닥친 불청객. 미애언니는 나에게 따질 말을 준비해 왔겠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나는 대답할 말을 준비하지 못했다.
너무 일방적인 게임이었다. 불공평한 상황 발생이었다.
“박서방. 사람이 함께 살다보면 말이야 다투기도 하고 틀어지기도 하지만
폭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사람이 사람을 때려서 집에서 쫓아낸다는 것은
법정에 가도 변명을 못 한다네. 남자가 여자를 어떻게 때리나? 약해 빠진 여자를
때릴 데가 어디 있다고 주먹을 휘두르나?“
미애 언니가 미애 보다 두 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완전히 육십 된 장모처럼 나를 훈계했다.
땅바닥을 손바닥으로 땅땅 치면서 20대 여성과는 완전히 거리가 멀었다.
나는 그냥 고개만 푹 숙이고 손가락으로 거실 바닥만 긁었다.
전 후 사정은 모르고 그냥 동생이 두들겨 맞고 쫓겨 온 것에 화가 나서
쫓아온 미애언니였다. 아이 싸 짊어지고 올대는 독하게 마음 먹었으리라.
하지만 나를 막상 대하니 동생의 앞날도 걱정되고 많이 참는 눈치였다.
미애 언니는 연신 손바닥으로 거실 바닥을 치면서 인간의 도리며
부부의 도리를 나에게 훈계하고 있었다. 미애 언니가 나에게
박서방이라 하는 것도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일단은 미애의 남편으로
옭아매고 있었다. 다음은 자기가 손위임을 제시하고 있었다.
어쨌든 미애를 두들겨 패서 언니 집으로 쫓아 보낸 것은 부인 못하는 사실이었다.
미애 언니가 손위 처형으로 하는 얘기는 구구 절절이 옳았다. 내가 미애 언니에게
쩔쩔맨 이유는 갑자기 닥친 당황함이었다.
미애가 언니한테 무어라고 했는지.
민호는 손버릇이 나빠서 여자를 패는 인간이라고 했는지.
다자이너 정을 불러 이모를 우사시키고 피팅걸들에게 까지 소문을 내다가
나에게 맞았다는 설명은 했는지. 이모가 암캐라는 사실도 얘기 했는지.
내용을 모르니 나는 변명도 사과도 할 수가 없었다. 답답하기만 했다.
미애가 부럽기도 했다. 동생이 맞았다고 분노하는 언니가 있어서 좋겠다.
언니마저 두들겨 패서 보내면 형부라는 자가 달려오겠지?
내가 만약에 미애에게 맞았다면 누가 내 편을 들어줄까?
이모? 춘자누나? 강수형? 고모? 그래 고모뿐일 것이다.
그치만 미애 언니처럼 두 팔 걷고 온 몸을 던지지는 않을 것이다.
갑자기 가족이라는 것. 자매라는 것이 부러우면서 눈물이 났다. 외로워서.
그 때 폰이 울었다. 강수 형이었다. 그 순간에 나에게 전화를 걸어준
강수형은 나의 구세주였다. 한 숨 돌릴 수 있는 기회였다.
“죄송합니다. 전화 좀 받겠습니다.”
“박서방. 어른이 얘기 하는데 전화 받겠다는 건가? 급한 전화면 또 올 걸세.”
미애 언니의 말투는 받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자기 말부터 들으라는 의도였다.
나는 미애언니의 말을 귓전으로 흘리고 휴대폰 폴더를 열며 복도로 뛰어나갔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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