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집이 엉망이다..
난 아내가 하루 이틀 안에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아내가 느낀 배신감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것인지...아니.. 아내가 어떤 여자인지 잠시 잊고 살고 있었다.
한번 마음먹고 옳다고 생각한건 하늘이 두쪽나도 끝까지 지키는... 나와의 결혼도 그렇게 반대하시던 부모님을 고집하나로 골인까지 했던 아내였는데....
처음부터 이렇게 긴 시간동안 독수공방을 할 줄 몰랐기에 받지 않는 아내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다 포기하고 오히려 오기를 부리며 아내가 숙이고 돌아오길 기다렸는데....
근본적인 착각을 하고 있던 나였다. 김대리 말대로 가서 싹싹 빌기부터 했어야 하는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서 일주일이 지났을 때 오기를 부리다 더 시간이 지나자 뭘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도 겁부터 먹고 귀찮아 진다.. 그것이 정말 잘못된 생각인줄 알면서도.. 언젠간 돌아올 거라는 아내에 대한 믿음 아닌 믿음으로 버티다가 포기하기 일쑤였다....
사실 며칠간은 나름 괜찮았다. 오랜만에 찾아온 자유라는 단어를 만끽하며 집에서 문 다 열어놓고 오기로 인해 야동도 보고, 아내가 질색하는 알몸으로 집안에서 뒹굴기도 했다.
김대리와 늦게까지 상황해결이라는 변명으로 술도 마셨고 결국 인사불성이 되기 일쑤였지만.. 김대리의 유혹에는 절대 넘어가지 않는 선을 지켰다.....
내 생활은 점점 엉망이 되어 간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는 아내가 빨아놓은 와이셔츠도 다 동났고, 어설프게 세탁기에 돌렸다가.. 왜 와이셔츠가 줄어들었는지.. 영문도 모른 채 여름옷장에 있던 반팔 와이셔츠까지 꺼내 입게 된다. 밥은 며칠 동안은 해먹다 결국 시켜먹기 시작해 쿠폰만 쌓여갔고, 설거지는 짜증나서 안하고 있었기에 며칠 동안 차려먹은 밥만으로도 싱크대에 산을 그리고 있었다. 결국 방부터 거실까지.. 욕실도.. 난장판에 집안 꼴은 가관이 되어갔다. 아내의 빈자리가 이렇게 큰지 절실하게 느껴지는 기회였다.
거기다... 감기까지 걸려서 화요일인 오늘 회사도 빼먹고 침대에서 일어나질 못한다. 마음가짐이 흐트러지니 이렇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 놀랍게 느껴진다.. 열이 많이 오른거같기도 하고..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땀으로 적시고 있는데도 씻을 기운도, 기분도 없었다.
아내와 아이를 보며 항상 내일을 위해 달리던 난 두 여자의 부재로 너무 쉽게 무너졌다.
불규칙한 식사와 씻지도 않고 술에 취해 들어와 잠을 자길 연속해서 일지도 모르지만.. 무엇보다 기본 정신상태가 문제였다....
집 전화벨이 울리는데..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었고 귀찮았기에 이불속으로 숨어들어가 다시 땀만 흘리고 있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낯선 번호는 귀찮아서 전부 건너뛰게 된다.
모든 것이 귀찮았기에 눈을 감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무거운 몸의 잠결에도 눈을 조금 뜨게 만든다..
꿈인지.. 생시인지.. 천사 같은 아내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온다... 어느새 거실을 다 치우고 지금은 안방에 들어와 내가 깰까봐 청소기가 아닌 손수 무릎을 꿇고 손걸레 질을 하는 아내다.. 현기증을 느끼며 아내의 모습을 자세히 보려 눈을 크게 뜨는데 이마에 무엇인가가 거치적거린다.. 물수건을 올려놓은 듯하다...
"일어났어요?"
"...."
"약부터 먹어요. 열이 높아요."
"....응."
아내가 언제 준비했는지 물 컵과 약이 올려져 있는 쟁반을 들어 내게 건넨다..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먹여주지는 않는다...
아내가 건네준 약봉지에서 약을 꺼내 입에 털어 넣고 유리컵의 덮개를 열어 물과 함께 마시게 된다... 이불을 덮고 있던 몸은 땀에 흠뻑 젖어 있는데.... 얼굴과 목은 시원하게 말려져 있었다... 아내가 물수건으로 닦아 준게 분명했다.. 고개를 어렵게 돌려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는.. 내가 전화벨 소리에도 잠이 든 게 10시가 조금 지났을 때였으니.. 그럼 그 전화는 아내가 걸었단 것인지.. 집에 내가 없는 지 확인하고 왔고, 집안 꼴과 내 모습을 보고 놀란 건 아닌지 궁금해진다.
"아이는..?"
"친정에 있어요."
"혼자 온 거야?"
"아이 옷 가지러 들렸어요...."
"...."
아내는 다시 방청소를 시작한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데.. 이주간의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헤어짐으로 어색함이 느껴지며 아내에게 말을 걸지 못하고 그냥 눕게 된다.
결정적으로 이 이별의 근본적인 죄는 내가 만든 것이니,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서 무슨 말을 어떻게 끄집어낼지... 머릿속에 잡생각만 가득할 때... 아내가 날 바라보다 입을 땠다.
"죽 끓여 놨으니까.. 열 좀 내리면 데워서 드세요."
".....미안해.."
"...."
"다희야.. 정말 내가 미쳤었나봐..."
"......"
결혼하고 이렇게 쓸쓸하게 아파본적 없는 나였기에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이 주책없게 조금 눈에 맺힌다.
아니.. 아내에게 정말 미안한 감정을 가진 상태에서 몸까지 아팠고, 거기에 천사 같은 아내가 날 챙겨주는 모습에 죄인처럼 아내에게 사과를 하게 된다...
그래도 꼴에 자존심이 있는 가장이였기에 얼른 이불로 눈물을 훔친다...
그 찰나를 아내도 봤는지.. 방금 전과는 조금 다른... 차분한 목소리로 내게 다가와 묻는다.
"많이 아파요?"
"......응."
"병원 갈래요?"
".......아니."
"병원 안가도 되겠어요?"
".....응. 당신만 옆에 있어주면 괜찮을 거 같아....."
"......좀 쉬세요."
아내는 대충 정리가 됐는지.. 걸레를 들고 안방에서 걸어 나간다..
아직도 아내는 내가 용서가 되질 않는 게 분명해 보였다.. 집을 다시 나갈 아내를 잡아야 하는데... 역시 상체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고.. 거실에서 가방을 들고 있는 아내의 모습만 보게 된다.
"엄마.. 이 이가 많이 아파요.. 예...조금 더 있다가 갈게요.... 알았어요..."
장모님인 듯 한 상대방과 짧은 통화를 끝을 내고 아내가 다시 안방으로 걸어 들어온다. 아내의 행동을 몰래 훔쳐보듯 살펴보는데.... 아내가 장롱에서 오랜만에 추리닝과 메리아스를 꺼낸다.
약기운이 도는지 무거운 눈꺼풀에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방안에서 갈아입지 않고 그것들을 들고 나가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다시 잠이 든다..
얼마나 잤는지... 벌써 어둠이 깔린 안방에서 난 눈을 뜬 동시에 아내부터 찾게 되었다.
잘 보이지도 않는 안방에 상체를 벌떡 일으켜 아내의 모습을 찾아 두리번거렸고, 이내 보이지 않는 아내의 모습에 서둘러 몸을 일으킨다... 약이 효과가 좋은지.. 한결 몸이 가뿐하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아프더니.. 아내를 찾는 내 육체는 본능적으로 문을 열고 뛰어나갔다가 거실의 환한 형광등들에 눈가를 찡그리며 손으로 눈을 가렸고, 그래도 아내의 모습을 찾으려는 듯 실눈을 뜨고 두리번거리게 된다..
거실에도.. 싱크대 앞에도 아내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고,,, 곧바로 화장실로 뛰어가 문을 열어보는데 역시 아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시계를 보니 이미 8시를 넘기고 있는 작은 바늘을 확인하곤... 그대로 서서 긴 한숨을 내쉬곤.. 당장 내 잘못된 행동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아내의 모습을 봤을 때.. 싹싹 빌지 못한 내 자신과, 그리고 잡지 못한 내 육신을 자책하며 서둘러 다시 방으로 들어가 대충 옷을 챙겨 입고 맨발인 것도 잊은 채 현관문 앞으로 뛰어가 구두에 발을 넣는데..... 아내의 3cm 뒤 굽의 낮은 샌들이 눈에 들어왔다..
현관엔.. 이주전 그날 아내가 경찰서에서 신고 들어온 높은 검은색 하이힐과 아이의 신발만이 놓여 있었는데....
구두를 신다 말고 난 다시 거실로 시선을 옮겼고, 아직 열어보지 않은.. 그 작은 방의 문고리를 두근거리는 심장을 억제하며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게 되었다.
아내가..... 소라사이트를 화면에 띠워놓고 가만히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둘러보고 있는... 충격적인 장면에 다시 몸이 얼음처럼 굳어져 꼼짝도 못한 채 문지방에 서 있게 되었다.
아무리 아내가 바보일지라도 가려진 얼굴이지만 자신의 몸을 몰라볼 리 없었고,, 아내는 바보도 아니었다...
문소리를 듣고 내가 들어왔음을 알고 있을 텐데도.. 아내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천천히 사진을 삭제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 이란 건.. 이런 걸 두고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설상가상?.....
가만히 아내의 시선이 박혀 있는 모니터 화면을 보며 한발자국도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아내가 마지막 사진을 지웠는지 더 이상 앨범에 사진이 남아 있질 않았다....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아내가 의자에서 일어나 화면을 그대로 두고 내게 몸을 돌려 걸어온다.
한참을....말없이 내 앞에 서 있던 아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난 따귀라도 날아올 줄 알았는데....
"죽 데울게요.. 몸 좀 추슬렀으면 한술 떠요."
아내가 내 옆을 스쳐지나가듯 문을 통해 나갔고,, 곧 가스레인지의 불을 켜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꼭.... 사형수의 집행을 예고하는 카운트다운처럼 탁탁거리는 거슬리는 소리가 날 더 움츠려들게 만들었다.... 왜.. 저 사진들을 지우지 않았는지....... 후회에 후회를 하며.. 조용히 컴퓨터 앞에 서 회원탈퇴 버튼을 찾아 클릭하게 된다.
정말로 살 떨리는 식사라는 게 이런 것일까? 우선 먹이고 패려는 건지.. 아니면.....
아내의 입에서.. 만약 이혼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온다면... 죽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가만히 아내의 입술만 훔쳐보며 저 아름다운 입에서 무슨 무서운 말이 튀어나올지 눈치만 보는데.. 내 행동에 아내가 숟가락을 내려놓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곤.. 내게 입을 연다.
"좋아요?"
".....응?"
"저렇게 다른 사람들한테 제 알몸 보여주는 게 좋냐고요...."
"............"
"언제부터였어요? 저 사진.. 당신이 찍은 거 확실해요?"
".,,응? 그..그게 무슨 말이야?"
"똑바로... 솔직히 말해요.. 지금 저 제가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으려고 하니까요..."
"........"
"당신이 저런 제 모습 찍은 거예요?"
"........응."
"그.. 모텔에서도 당신이었고요?"
"......."
"절 감쪽같이 속이고...."
".....미. 미안해.."
"무슨 생각을 한 거예요? 말이라도 한번 들어보자고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절 그렇게 궁지로 몰아넣고.. 거기에 저런 사진까지....."
"..........내가..미쳤었나봐.....정말... 내가 미쳤었어.."
"그래서... 그 대학생이 절 강간하려고 할 때에도... 훔쳐보기만 한 거고요?"
"......"
"거기서 제가 강간 미수가 아닌.. 강간을 당했다면.... 당신은 저랑 살 수 있겠어요? 아니!.. 제가 다른 남자한테 범해지려는 걸 보고도 훔쳐보기만 한 거예요? 그게 좋았어요?"
"아..아니야!... 나도 중간에 봤으...ㄹ..."
"솔직히 말하라고요!"
단 한번도... 결혼식 이전과 이후로 내게 소리를 지르지 않은 아내였다.
아니.. 이렇게 화를 낸 적도 없는 아내였기에 지금 이런 아내의 모습에 난 충격과 함께... 겁을 먹게 된다... 지금 이런 분위기는 아내가 모든 걸 놔버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그 의미는......
"처..처음엔 내가 왜 훔쳐보는지 나도 몰랐어.. 그냥 그런 당신모습보고.. 흥분했던 건 사실이야... 하지만.. 정말로 당신 눈물보고 내가 미쳤다는 생각 들었고, 그래서 더 그놈한테 화풀이하듯 때렸을지도 몰라.. 정말이야!.. 당신 우는 거보고.. 현실하고 망상하고 얼마나 차이가 큰지... 정말로 깨달았어......미안해.. 아무리 변명을 하고 용서를 구해도.. 당신이 화를 못 풀겠다고 하면... 날 때려라.. 아니.. 날 없는 놈 취급해도 돼.. 제발 이혼이라는 말만 하지 말아줘... 정말 내 잘못은.....미안해.."
"......,,"
아내가 눈을 감고 길게 심호흡을 한다...
감은 눈 사이로 한줄기의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고... 그 눈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고 난 연신 아내에게 사과를 하게 된다.
아내의 기분이 내 사과로 조금이라도 풀리길 바라며 난 식탁에 머리까지 박아 소리 내며 아내에게 사과를 하게 되었다.
유리테이블이 소리 내며 조각나듯 금이 갔고, 내 이마엔 피가 묻어났다.
사실.... 이렇게 오버를 할 생각은 없었는데... 아직 가시지 않은 현기증에 거리조절을 못한 나였고, 그대로 머리라도 숙여야 된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것뿐인데.. 아내는 소리에 놀라 눈을 뜨고는 내 이마에 맺힌 피를 보며 커진 눈으로 너무 놀라 황급히 자신의 메리아스를 벗어 내 이마를 닦아준다.
"무..뭐하는거에요!"
"자기야.. 정말 미안해.. 당신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할께... 당신이라는 존재를 망각하고 정말로 내가 미쳤었어.... 단지 결혼이후 섹스리스를 벗어나려고.. 아니 내 병신 같은 몸 때문에 당신한테 기쁨도 전해주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다 보니까...."
"알았으니까.. 가만히 있어 봐요.."
아내는 내 말문을 막고는 찢어진 이마를 연신 메리아스로 닦아준다.
아내의 손은 약간 차가운 편이었는데.. 지금은 어느 여자의 손보다도 따뜻하고 부드럽게 느껴지며 내 이마를 누르고 있었다.
이런 아내에게 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다시 한 번 후회하게 만드는 아내의 행동이었다.....
"이게 뭐에요.. 아무리 그래도.."
".......정말 미안해.."
"......"
밥을 먹다 말고 난 다시 침대에 눕게 된다.
가벼운 상처였고, 피는 곧 멎었는데.. 현기증 때문에 결국 다시 눕게 되었다. 아내는 식탁을 치우곤 내가 누워있는 방으로 조용히 들어온다.
약간 찢어진 이마와 사그라지던 감기가 다시 심해지며 얼굴이 더 뜨거워졌고, 땀을 흘리게 된다... 아내는 내게 다시 물수건을 이마에 대주며 그나마 이해해보려는 듯 내게 고맙게 방금 전보다는 부드러운 말투로 말을 걸어준다. 하지만 아직도 말에 가시가 있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당신은.... 다른 남자들이 내 사진보고 무슨 짓을 할지 생각 해봤어요?"
"......."
"아무리 이해하려고 생각을 해봐도....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어서 물어보는 거니까... 당신 생각을 말 해봐요.... "
".....그냥.."
"그냥?? 그냥 그런 거라고요?"
"아니... 나도 처음엔 그런 사진들 보고... 이런 미친놈들이 있나 했다고...."
"...."
"솔직히.... 당신이 그런 여자들보다 훨씬 아름답다고... 그리고 자랑하고 싶기도 했고.."
"자랑? 그런 걸 자랑해요?"
"......미안.."
".................혹시.. 그 마사지샵도 당신이 꾸민 짓이에요?"
"아..아니야!... 정말로 아니야."
"...."
"난 부부마사지 교실이라고 해서......"
여기서 더 까발려진다면...
난 억울하다는 표정을 최대한 얼굴에 실어 아내에게 어필을 하게 된다.
"정말이라고.."
"....못 믿겠어요."
"...아니! 그렇게 시설 좋은 곳에 그런 짓을 할지 누가 알겠냐고....윽.."
흥분해 소리를 크게 내자 머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꼭 숙취로 인한 현기증과 고통을 느끼는 사람처럼 머리를 쥐게 된다.
"...알았어요."
"나도 일이 이렇게 될 준 몰랐어.... 사실 난 그 남자가 극장 앞에서 당신 쫓아왔던 그 잘생긴 놈인 줄 알았단 말이야.."
"....."
"정말로 난 당신이 인기 있는 게 좋다고 했잖아.... 솔직히 당신이 바람피는건 아닌지....망상하고 현실하고 헷갈렸고,, 그런 당신 모습 보다가 나도 모르게 흥분했던....미쳤었어...."
"당신은 그게 좋아서하는 건지, 강간을 당하는 건지 딱 보면 몰랐다고요?"
"아니야.. 보고 알았어... 근데...."
"......"
"미안해.. 내가 이상한 생각에 빠져서.. 정말 정신이 나갔었다고...."
"..........."
"나 정말 후회했어... 당신한테 미안해서 전화도 걸지 못할 정도로 정말 후회했고,, 당장이라도 쫓아가서 무릎 꿇고 빌려고 하다가.. 당신 얼굴 어떻게 봐야하는지...혹시나 이혼얘기 나오면 정말 무너질 거 같아서 가보지도 못했다고...."
"...제가 이혼 얘기 할 줄 어떻게 알았어요?"
"..........제발.. 여보.. 내가 아무리 잘못했다고 해도... 그건 아니잖아...."
"뭐가 아니에요?"
"........"
"아내 몰카 찍어서 다른 남자들하고 같이 보고.. 그것도 모자라서 강간당하려는 아내를 지켜만 보고.... 제가 어떻게 해야 되요?"
"......정말 미안하다고...."
"그게 미안하다는 말투에요?"
여자의 집요함은...
말꼬리에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끝없는 이길 수 없는 익숙지 않은 싸움에 나도 모르게 결국 짜증을 부리게 된다. 아니..... 감기로 인해 인내심을 지켜야 하는 내 스스로를 망각하고 당연히 화풀이를 하는 아내에게 나도 모르게 반격을 하고 말았다.
"당신도 저번에 그 사진보고 자위했잖아....."
"무..뭐라고요?"
"나 다 봤다고... 당신 그 전에 불 다 꺼놓고 컴퓨터 앞에서 팬티 내리고......"
아차... 아내의 얼굴이 더 심하게 붉어졌고,,,, 날 노려보는 두 눈이 심상치 않았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기에 조금이라도 아내에게 내 자신만큼 아내도 원하고 있었던 거 아니냐는 어필을 하게 된다...
"당신도 그 샵에서 그 남자가 저질스러운 말하면서 당신 대놓고 볼 때에도 좋아했잖아... 평소보다 더 느꼈고.,,,,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당신 술에 취했을 때.. 내겐 한 번도 안보여준 몸짓으로 좋아했다고.. 내가 조루로 고민하다가 겨우 얻은 기적 같은 약으로 당신하고 할 때.. 정말로 단 한 번도 본적 없는 쾌감으로 당신 좋아했잖아...."
"정말 다시 생각해봐요.... 주무세요."
그대로 일어나..... 거실로 향한 아내는 옷도 안 갈아입고 걸어놨던 입고 온 옷을 들고 현관으로 나가버렸다.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이놈의 아집과 용감무쌍한 주댕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찢어진 이마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또 후회하게 된다.
벌써 아내가 돌아가고 나흘이 지났다..토요일인 휴일을 맞아... 난 여지없이 방안의 침대에 앉아 고민에 고민을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잡생각만 많아지고,, 거기에 쓸데없는 일까지 혼자 방에서 하게 된다...이런게 아내에게 쓸모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그동안 몇 번이고 처갓집에 가려했던 나였지만..... 아내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지 답을 찾지도 못했기에 망설이기만 수없이 반복하는 찌질이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될 거라는 생각에 옷을 주워 입는다. 그리곤 무작정 차를 몰고 아내가 있는 처갓집으로 향한다.
아파트인 처갓집에 도착한 난 만차인 주차장으로 인해 차를 도로가에 주차하고 우선 아내에게 전화를 건다.
역시 받지 않는 전화였고, 마음을 다지듯 깊게 심호흡을 한 후 차에서 내려 아파트 입구부터 걸어가기 시작했고, 머릿속에는 온갖 상황을 떠올려보며 우선 장모님과 장인어르신에게 절부터 올리고 그대로 사죄하듯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아내가 이 모든 걸 그대로 전할 리 없는 여자란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마도 최악의 상황은 내가 바람을 피웠다거나.. 아니면 평범하게 부부싸움으로 인해 처갓집에 묵고 있다는 걸로 말을 내 놨을 거라는 추리를 해보며 힘차게 걸음을 옮기는데... 정작 발걸음의 폭은 좁디좁았다..
막 아파트 입구에 당도해 높은 아파트를 올려다보는데.....
어디선가 너무도 익숙한 음성을 듣게 되었다.... 이건 확실히 아내의 목소리가 분명했다..
나도 모르게 몸을 담벼락에 숨기며 귀를 세우고 바짝 기대는데... 아내가 코너를 돌아 내 반대방향으로 걸어간다.. 정말로 눈이 부실정도로 아름다운.. 아내의 뒷모습은.. 타이트한 스키니진을 입고... 거기에 흰색 티와 구멍이 숭숭 뚫린 긴팔 흰색 가디건을 입은..... 아무리 봐도 애 엄마로는 도저히 안 보이는 젊은 아가씨는 다름 아닌 아내가 분명했다.
길게 늘어트린 생머리를 단정하게 뒤로 묶고 각선미를 그대로 드러낸 스키지진의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걷고 있는 아내의 옆에... 건장한 체격의 요즘 텔레비전에서 유행하는 옆머리를 바짝 잘라 머리통의 살결을 훤하게 드러낸 채 윗머리에 잔뜩 무스를 바르고 있어 찔리면 피가 날지도 모른다는 머리스타일의 남자를 보게 되었다..
아내보다 아무리 봐도 5~7살 적어보이는 그놈은 아내와 마찬가지로 똥 싼 청바지에 흰색 목폴라 티를 입고 아내와 나란히... 아니.. 아내에게 팔짱까지 끼며 그걸 거부하는 아내에게 장난을 치며 걸어간다.
처갓집은 십여 년전 재개발로 인해 1년 정도 바로 옆 동네에서 산 것을 제외하곤 바로 이 자리에서 아내의 출생부터 함께한 장소였다.
아내의 미모로 동네 동생 오빠들이 아내를 훔쳐보고 도망갔을 정도라는 장모님의 자랑에도 아내는 쓸데없는 얘길 하지 말라며 면박을 줬기에,, 아내가 남자친구를 단 한번도 사귄 적이 없다는 걸 첫 경험 이전에는 믿지 못했던.... 아내를 여신 모시듯 동네에서 심부름까지 하던 동생이 있었다는 장모님의 충격적인 말에도... 첫 경험 이후엔 난 웃으며 넘길 수 있었는데....
정작 아내의 팔에 팔짱을 끼려 노력하는 저 놈의 모습에 주먹을 쥐게 된다...
하지만.. 지은 죄가 큰 나였기에.. 난 망설이며 아내의 뒤를 따라 구경하듯 걸어갔고.. 둘은 정말 친한지 연신 장난을 치는 모습에 서서히 열이 받기 시작했다.
급기야.. 난 달려가 그놈이 연신 팔짱을 끼려던 아내의 팔목을 잡아 낚아챘고, 깜짝 놀란 아내를 내 쪽으로 잡아끌었다.
"헉!..누구?...여..여보.!."
"자~알 한다... 뭐라고!? 생각좀 하자고 하더니...이게 생각하고 낸 결론이냐?!"
"여..여보"
"여보?..."
남자의 키는 나보다도 한 뼘은 커보였고, 옷 속에 가려진 다부진 몸매를 예상하게 하는 덩치와 검게 그을렸지만 하얀 이빨로 여자깨나 후렸을 거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였다.
"그래!.. 내가 이사람 남편이다. 이게 당신이 내린 결론이야?!! 알았다. 네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하지만 내 눈앞에 있는 이놈은 가만히 못 두겠다! 그래 너 죽고 나죽자!"
당장이라도 이놈의 얼굴에 한방 갈기려 주먹을 쥐는데.. 이놈이 익숙하게 내 어깨를 밀고는 한걸음 물러난다.
"이..이 새끼가.."
"형님! 왜이러십니까!"
"혀..형님!!? 내가 왜 네 형님이야!"
막 주먹을 날리려는데...
"여보!! 지금 뭐하는거에요!"
"뭘 잘했다고!!.."
"당신은 사촌 동생도 못 알아봐요!"
"그래 사초...ㄴ...동생?"
"........."
누가 사촌동생이란 말인가... 단 한 번도 못 본 이 놈을 사촌동생이라고 소개하는 아내의 뻔뻔함이....바로 처갓집 앞에서.....그런데 왜 처갓집 아파트에서 같이 나오는 거지?...
"형님 안녕하세요.. 결혼식 때도 잠깐 뵙고 일한다고 그렇게 돌아갔는데....찾아가 인사도 제대로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
"자이툰에 파병을 가는 날하고 겹쳐서... 거기다가 해병대에서 근무하다보니 서울하고는 좀 거리가 있고해서요.. 진작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했는데.."
".......안...녕하세요."
고개를 숙여 맞절하듯 인사를 하게 된다..
창피하고... 덜떨어진 내 행동을 원망하며... 얼떨결에 한 인사였다....
아무리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 누가 이런 현장이 이런 현장인줄 알았겠냔 말이다.. 더군다나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했는데.....
"당신 여긴 왜 왔어요?!"
"으..응?? 아!.. 내가... 여길 왜 왔지?"
"뭐라고요?!"
"미..미안.... 나.. 그만 갈께.....노..놀다가 가세요... 처사촌처남..아..아니 처남....."
"예?? 그냥 가시게요?"
"그..그게.... 그냥 가야 할 거 같은데...."
"하하하하하하하.. 지금 냉전중이시라면서요. 누나한테 얘기 다 들었어요. 그래도 이렇게 오셨는데 같이 식사라도 하고 가시죠."
"내..냉전??"
머릿속이 새하얘진 난 아까 가정했던 모든 가설들이 깡그리 사라진지 오래였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려는 나였기에 하는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기만 했고, 내가 무슨 오해를 했는지 이제야 알게 된 아내는 눈을 흘기며 날 노려보다가 갑자기 웃겨 죽겠다는 듯 배를 잡고 웃기 시작한다.....
다행이다..
아내가 웃어줄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고맙게 느껴진 적이 없었는데... 저 웃음이 내 부끄러움과 죄를 다 씻어준다는 착각까지 하며 나도 모르게 아내를 바라보게 된다.. 거의 한 달 만에 보는 아내의 미소는.... 이 여자가 내 여자라는 걸 너무도 당연시 여겼던 지난날이 부끄러워진다..
멀쭘해 하는 나와 처남 앞에서 웃던 아내가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는 날 흘겨본다. 그러나 눈에는 미소가 담겨 있었기에 난 조심스럽게 아내의 팔목을 잡으려 손을 뻗어보는데..
아내가 가만히 잡혀준다.
"왜요?"
"자..잠깐..만.... 얘기 좀 해.."
"여기서 해요."
"처남 있잖아.. 잠깐만..."
"..."
마지못해 내 손에 이끌려 아내가 처남으로부터 대여섯 발자국 떨어진 곳까지 따라와줬고, 그제야 난 품에서 며칠 동안 고민하며 몇 번이고 다시 적은 종이를 한 장 내밀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아내는 그 종이를 받아보곤, 뚫어져라 그 종이에 적힌 내용을 보더니 피식하고 웃어준다..
[각서]
1. 나는 다시는 아내에게 이상한 짓을 하지 않겠다.
1. 나는 다시는 야동을 보지 않겠다.
1. 나는 다시는 야한 사이트에 들어가 보지도 않겠다.
1. 나는 다시는 아내에게 무모한 짓을 하지 않겠다.
1. 나는 다시는 야한 생각을 하지 않겠다......
이를 어길시 내가 당신 아들이다.
라는 내용이 적혀 있는 종이를 몇 번이고 읽어보던 아내가 다시 눈을 흘기며 날 노려본다.
"이게 뭐에요?"
"가..각서.."
"누가 몰라요? 제목에 이렇게 커다랗게 써놨는데.. 이걸로 뭘 어쩌겠다는 거냐고요?!"
".... 정말 반성 많이 했어..."
"반성 만요? 왜요? 또 저보고 좋아하지 않았냐고 따져봐요!"
"미안하다니까.. 쥐도 도망갈 구석을 주고 몰라고 했잖아.... 당신이 너무 무섭게 구니까.... 정말 이혼이라도 당할 거 같아서 마지막 발악이라도 해보려고 화를 낸 건데.. 내 생각이 짧았어.... 미안해..."
"당신 언제부터 그렇게 미안하다는 말을 잘했어요? 남자는 여자한테 사과하는거 아니라면서요?"
"......."
"집에 가세요.. 조금 더 생각해보고 결정할게요."
"여..여보야...."
"알았으니까... 집에 가 있어요..."
아내는 다시 처남을 향해 걸어간다.
아내의 목소리에 단호함이 담겨 있었기에 난 그런 아내의 엉덩이로 실룩거리는 스키니 진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돌리게 되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쪽팔린 적이 있던가...
오해도 이런 오해를 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아내가 어떤 여자인데.. 이런 상황에서 바람을 핀다는 오해를... 아니... 만약 예전의 나였다면 엉뚱한 생각부터 했을 텐데... 아내의 눈물은 내게 현실이라는 단어와 함께 냉정함까지 뺏어간 듯.. 또 한 번 아내를 곤란하게 만든 거 같아 차에 타곤 핸들에 연신 머리를 찧기 시작했다.
그래도 목소리가 많이 나긋해진 아내였기에..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하며 집에 들어와 텔레비전을 켜놓고 보는둥마는둥하며 연신 시계만 바라보는데.. 벌써 8시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한걸음에 걸어가 문 앞에 서게 된 나였다.
아내다...
낮에 봤던 그 스키니진을 그대로 입고....
바람막이 잠바만 갈아입고 들어오는 아내의 모습과 함께.. 난 아이를 찾게 되는데.. 딸내미가 보이질 않는다...
이건 중대한 문제다.. 딸아이를 아내가 데려온 것이라면 모든 사건은 종결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아내홀로 집에 들어온 지금 아직도 진행 중인걸 알게 되었다....
아내는 인사도 없이 조용히 방안으로 들어가 아무말도 하지 않고 먼저 진을 벗고, 티를 벗는다..
흰색의 브래지어와 분홍색 팬티를 입고 고민하듯 서 있는 모습에 오히려 당황하게 되는 나다....지금 아내가 하고 있는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날 힐끗 한번 쳐다보곤 이내 아내의 속옷 서랍장을 열어 내려다보며 다시 생각에 잠기길 잠깐하곤.. 안쪽 깊숙한 곳에 손을 넣어 처음 보는 작은 상자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상자를 열어 침대 위에 올려놓고는... 나에게 꼭 보라는 듯 천천히 등에 손을 올려 브래지어를 푼다.. 탐스런 아내의 가슴이 잘록한 허리와 대비되며 솟아오르듯 봉긋한 모양을 잡고 내 눈에 비춰진다..
단 한 달 동안의 시간이었는데....
아내가 고민과 맘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은.. 더 잘록해진 허리와 군살이 빠진 허벅지로 인해 내게 다시 미안함을 느끼게 만들지만... 아내의 몸매는 더 완벽해졌다...
며칠 전 반바지를 입고 내 앞에서 옷 갈아입기를 거부한 아내였기에 정말 한 달 만에 제대로 아내의 모습을 보게 된 내겐.. 처녀적보다 더 날씬하고 탄력 있는 몸매로 변한 아내의 몸매가 낯설게까지 보였다...
옷을 완전히 벗고... 나체로 서서 내게 시선조차 주지 않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있을 때.. 아내가 그 작은 상자에서 검은색의 천을 꺼내 들어 입기 시작했다.
이제야 기억이 난다.... 아내의 친구들이 신혼여행을 떠날 때 선물한 너무 야한 속옷이라며 입길 거부했던.. 그 속옷을 꺼내 입는 것이다....
검은색의 뽕도 들어있지 않아 아내의 유두가 돌출해 튀어나와 있는 그런데도 가슴을 바짝 모아주는... 민무늬의 검은색 브래지어는 은은한 광택으로 만으로도 아내의 가슴을 더 돋보이게 하며 다른 어떤 화려한 장식이나 레이스 등이 수놓아져 있는 브래지어보다 더 섹시하고 힘겹게 아내의 가슴을 받치고 있다.. 그것과 쌍인 팬티 또한 실크천인듯 골반을 드러내며 얇은 옆 라인으로 허벅지부분이 더 깊게 파여 다리를 한층 길게 보이도록 했고, 왼쪽 에서 사선으로 내려오는 질감이 다른 검은색의 간단한 구조임에도 섹시함을 뽐내는... 아내가 옆라인을 보여주며 다 입고는 돌아서 뒤태를 보여주는데.. 다시 한 번 숨이 막히게 된다.. 티팬티는 아니었다. 단지 엉덩이를 가리고 있는 천의 너비가 너무 얇아 티팬티처럼 보일지도 모를... 아내의 동그란 엉덩이를 더 동그랗게 검은 원을 그리고 있는 모습에 긴장하게 된다...
아내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나였기에 그 긴장감은 손에 땀까지 흐르게 만들었고, 곧 가방과 들고 온 쇼핑백에서 꺼내 입은 옷들은 이제는 심장까지 떨리게 만들었다....
우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검은색의 투명한 실크팬티스타킹을 침대에 앉아 천천히.. 다리를 들어 신고는 다른 쪽 다리도 곧게 뻗으며 아내의 그나마 조금 있던 군살이 빠져 완벽한 허벅지를 조이며 더 탄력과 각선미를 더했고, 이내 입은 몸에 달라붙는 벨벳보다는 좀 더 탁한 검은색 블라우스는 윗단추가 없는.... 카라가 길게 내려와 가슴골까지 파인 디자인이다.
마찬가지로 치마라고 하기엔 너무 짧은 천조가리를 다리에 걸쳐 올리기 시작한다...
블라우스를 치마 안에 넣지 않고 그대로 꺼내 입는 아내였다. 아니... 저 옷은 원래 저렇게 입는 듯 블라우스의 조임이 들어간 허리의 잘록함과 다르게 밑단은 약간 퍼져 치마를 반쯤 덮고 가리게 되었고, 그로 인해 허벅지를 훤히 내놓은 짧은 치마의 무광은 더 죽어 아내의 각선미를 살리듯 볼록 튀어나온 엉덩이를 힘겹게 감싸고 있는 형태로 어떠한 섹시한 배우보다도 아내의 몸매를 육감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거기에 간단한 아이라인과 마스카라.. 그리고 입술을 더 투명하고 촉촉하게 적신 연 분홍색 립스틱만으로도 아내의 얼굴에서도 순수함이 많이 사라져버렸고, 섹시함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어리둥절해 아내의 모습을 살피며 놀라고 있는데...
아내가 천천히 방에서 걸어 나와 내게 손짓을 한다.
"무..뭐하는거야?"
"나가요.."
"무..뭐?? 지금? 어디로???"
"나가봐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말로 알아야겠어요.."
"무슨 말이야?..그.. 옷은 뭐냐고..."
"저랑 이혼할거예요?"
".....아니."
"그럼 제가 시키는대로 하세요.."
"..."
나는 서둘러 청바지에 티를 입고 점퍼를 입고 아내를 뒤따라간다. 현관 앞에서.. 잠깐 망설이듯 서 있던 아내는 신발장에서 그날 신었던... 이 모든 원인이 된 검은색 하이힐을 꺼내 매끄럽게 윤기까지 흐르는 잘록한 아킬레스건이 보이는 발목을 드러내며 힐을 신었다..
올 블랙으로... 긴 생머리를 단정하게 뒤로 내려 묶은 아내의 모습은 정말로 섹시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도도하기까지 하다... 정말로 드라마에서 보는.. 회장님의 비서나..
검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의 숙련되고 모든 것을 다 가져 함부로 다가갈 수 없는 여자와도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평범한 내겐 아내의 모습에 섹시함과 더불어 위압감까지 느껴졌기에.. 내 아내가 아니라면 감히 말도 못 걸어볼.. 그런 여자로 변신 아닌 변신한 여성으로 변해 구두를 다 신고는 집을 나선다...
"무..뭐하게.."
아내의 의도를 전혀 갈피조차 잡을 수 없는 나였기에.. 골목을 나가는 아내의 손을 잡아 채 묻게 된다..
"당신 저랑 계속 살고 싶어요?"
"다..당연한 거잖아.."
"그럼.. 정말로 각서처럼 할 수 있어요?"
"무..뭐???"
"그건 아니잖아요.. 당신이랑 같이 산 시간이 길지도 짧지도 않지만 그 정도는 알아요....그리고 저한테 뭘 바란 건지.. 확인할거에요...."
"무..뭘 바라다니..."
"오늘.. 저한테서 5m이상 접근하지 마세요."
"그게 무슨 말이야."
"5m 내로 접근하면.. 가방에 준비한 이혼서류 꺼낼거에요!"
"이..혼???"
"제가 무슨 짓을 하던.. 상관한다면.. 그래도 꺼낼거에요."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는데!"
"강간..을 당하는 아내를 지키려 하지 않고 훔쳐만 보는 건.... 말이 되요?"
"......"
"이혼하기 싫으면.. 제가 한말 지키세요...."
".....진짜 뭘 하려고?.."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한다니까요. 따라와요....5m이상 접근만 하지 말고....."
"...."
칼자루는 아내가 들고 있다.
그런 아내의 이해 못할 행동에도.. 난 아내의 말을 들을 수밖에는 없었고, 곧 아내의 뒤를 쫓아 걸어가는데... 아내가 큰 도로가까지 천천히 걸어간다.. 하이힐에 의한 또각거리는 소리가 썰렁한 골목 안을 울리기 시작했고, 핸드백을 손에 들고 걸어가는 아내의 곧은 허리로 엉덩이가 더 부각되며 걸어가는 뒤태에 숨이 막힐 듯 갈증을 느끼게 된다..
아내가 한걸음씩 걸음을 옮길 때마다 한쪽 엉덩이가 위아래로 움직여지며 짧은 치마 아래로 허벅지의 반 이상이 골목안의 가로등에 반사되어 빛을 발하는 모습까지....
내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가 저런 모습으로 걸어간다면 가정을 잊고 말이라도 한번 붙여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매력적이고 거기에 정확한 스텝의 걸음걸이에 도도해 보이는 아내였다.
큰 도로가로 나온 아내는 잠시 멈춰서 택시를 기다리듯 서 있었고... 잠시 후 도착한 택시의 뒷좌석의 문을 열고 올라타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한발씩 택시 안에 옮기는 아내의 행동에 치마 속까지 보일정도로 짧은 길이에 목마름을 다시 느끼게 만들며 허리를 숙이자 말려 올라가는 치마의 길이가 더 드러나게 만든 허벅지의 곡선에 내 자지를 성나게 만들기 시작했다.... 이런 황당한 꼴림을 뒤로하고 난 다급하게 택시부터 잡아 타 아내가 탄 택시를 쫓아가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는 집에서 20여분 떨어진 번화가의 길목에 섰고, 아내가 내리는 모습을 본 나도 택시에서 내리게 된다.
술집들이 즐비한...거기에 오늘은 휴일이라는 요일의 특성까지.. 이 시간의 거리는 젊은 남녀들로 메우고 있었다. 아내는 잠시 고개를 두리번거리더니 날 확인하고는 또 술집이 늘어선 골목으로 서슴없이 걸어갔고, 길목 중간정도 2층에 위치한 BAR로 들어간다..
별로 걷지도 않았는데... 아내의 모습에 넋이 빠진 남자들이 있었고, 그 중엔 여자 친구와 함께 걸어가던 남자는 아내에게 시선을 때지도 못한 채 여친에게 구박까지 당하게 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내의 모습은 지금 내 아내가 아니었다. 아내가 들어간 바의 간판을 뚫어져라 노려보는데.. 두 남자가 서둘러 뛰어와서는 내 어깨를 부딪치곤 급히 사과를 하며 바로 뛰어 들어간다...
그 모습에 불안감을 갑자기 느끼며 나도 황급히 바로 들어갔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카운터의 의자에 앉아 있는 아내의 모습에 안도를 하게 된다.. 최소한... 다른 사람과 합석을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를 하며 그 옆에 앉으려는데... 아내가 날 노려본다.....5m.... 나는 그래도 아내가 잘 보이는 테이블을 찾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 앉아 아내를 지켜본다.
높은 의자로 아내의 엉덩이를 반쯤 걸치고 앉아 있는 모습은.. 거기에 드러난 허벅지는 바닥중앙에 깔려있는 은은한 형광등이 내장된 타일로 스타킹을 비추며 굴곡을 그리듯 아내의 뒷무릎과 종아리를 더 자세히 비춰주며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그런데.... 그런 감탄사를 내뱉는 건 나만이 아닌걸 알게 된다..
방금 날 밀치고 들어온 두 남자의 목적도.. 역시 아내에게 있었다는 걸 둘이 나누는 대화로 알게 되었다... 대략 30초반이나 20후반정도 보이는.. 보기에도 젊어 보이는 캐주얼한 양복을 둘 다 입고 있었기에 학생이 아니란 건 알게 되지만.. 그렇다고 유부남처럼 보이진 않았기에 난 더 귀를 세워 둘이 소곤대듯 나누는 얘기에 신경을 쓰며 아내의 모습에 시선을 고정하게 된다...
"괜찮을까?"
"야!.. 여기까지 쫓아왔으면 뭐라도 해야지..."
"저런 여자... 좀 무섭다.."
"뭐가?"
"몰라.. 왠지 포스가..."
"미친놈.. 여자 혼자서 이 시간에.. 것두 휴일에 바를 온다는 건 누굴 기다리는 게 아니면 120% 남자 사냥이야.."
"사냥?"
"잘 봐라... 능력 있고, 저런 몸매에다가,,, 저렇게 미인인데... 뭐 하러 이런날 남자 없이 혼자 술 마시냐?"
"...그런 막돼먹은 여자는 아닌 거 같은데..."
"그러니까!!.. 아우 이 답답아!!... 저런 여자일수록 아무도 모르게 원나잇 즐기려고 오는 거 아니냐.."
"그럼 클럽이나 나이트를 가야지...."
"이시끼.. 이리 모르냐.."
"뭘?"
"딱 봐라.. 몇 살로 보이냐?"
"27?...2.. 이십대 중반처럼 보이는데..??"
서른둘이다 이 어린놈의 새끼들아...라고 당장이라도 호통을 치고 싶었는데.. 아내가 날 유심히 관찰하듯 지켜보고 있었기에 가만히 앉아 있게 된다.
"저 봐.. 누가 카운터 반대로 앉냐? 저런 도도한 여자는 시끄럽고 어떤 놈이 들이댈지 모르는 그런 곳에 안 간다고!..마음에 드는 남자 골라서 분명히 원나잇하러 온 거라니까..."
"와!... 그건 잘 모르겠고... 몸매 진짜 쩐다..."
"그러네....C컵??...그것보다 저 치마하고 스타킹은......진짜 죽인다....."
"진짜!!..네 말 듣고 보니까... 섹기가 흐르는거 같은데..... 아 씨발.. 나 벌써 꼴렸어...."
"미친놈..그럼 네가 말 걸어봐...."
"무..뭐?? 내가?"
"그래도 나보다는 네가 더 잘났잖아... 키도 크고..."
"...그래도. 그러다가 개쪽당하면...."
"벌써 들어온 지 10분이나 지났어.. 약속 없는 거 같은데.. 내 말이 확실하다니까!!"
"네가 해봐.. 왜 나한테 그러는데..네가 먼저 봤잖아.."
"이 새낀...지가 먼저 뛰기 시작했으면서.."
"어... 저거 뭐야?!"
아내의 바로 옆에 새파랗게 젊어 보이는 10대 후반의 젊은 새끼 하나가 앉는다...
분위기가 은은한 바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청바지에 헐렁한 갱스터 스타일의 티까지 걸치고 있는 조카뻘도 안 되는 남자가 아내의 바로 옆에 앉아 아내에게 뭐라고 말을 건네는데..
내 위치에서는 들리지도 않는다...
아내는 다시 원을 그리듯 늘씬한 다리를 움직여 카운터를 향해 의자를 돌려 앉았고, 그 놈도 덩달아 더 몸을 숙이며 아내에게 접근한다... 정말.. 당장이라도 아내에게 달려가 손목을 잡고 나가야 하는 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아내가 도대체 내 무엇을 관찰한다는 것인지....
그 한마디가 날 고민에 빠지게 만들어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게 했고, 이렇게 아내의 의도에 의해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 얼마나 가슴 조리는 일인지 알게 된다.
다행이.. 계속 작업멘트를 날리는 모습을 하고 있는 그놈에겐 시선조차 주지 않는 아내였다.
그런데... 나보다도 더 애가 타는지.. 옆자리의 두 남자가 담배를 꺼내 연신 펴대기 시작한다....
이것들은 내 속도 모르고... 나도 모르게 아내의 의도를 파악하려 생각에 빠져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낯익은 또각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아내가 걸어오는걸 보게 된다.. 역시... 이대로 내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다가와 저 젊은 친구를 때어버리려는 행동을 하는 아내일거라는 생각에 의자를 바짝 끌어 앉는데.... 아내가 엉뚱하게 내 옆 자리의 두 남자를 향해 방향을 틀었고,,, 그 남자들도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며 입도 열지 못한 채 아내가 앉는 모습을 지켜만 보고 있다..
바로 내 옆에서....
아내는 평소라면 끌어내려 조심할 짧은 미니스커트를 신경도 쓰지 않는 듯....그대로 앉아 다리를 꼬아 테이블 아래에 환상적인 장면을 그리며 들고 온 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다.
아내의 모습에 난 눈이 휘둥글 해진 채.... 멍하니 바라보게 되었다.
"둘이 왔어요?"
"예???..."
"예..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색함을 어떻게든 이겨보려는 듯 먼저 꼬셔보라는 말을 뱉은 작은 키의 남자가 분명히 의도된 호탕한 웃음을 지어본다.
"합석해도 괜찮아요?"
"그럼요!..."
"다..당연하죠."
"호..혼자 오신 거예요?"
"예.... 바람 좀 쐬려고요....."
아내의 음성 톤은 낮았지만..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내 귀에 정확히 들려온다.
"담배 좀.."
보통 남자라면 먼저 들이대는 여자에겐 거부감을 어느 정도 느끼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줘도 못 먹느냐는 말이 나왔을 거라는 생각을 해왔는데... 그건 예쁜 여자한테는 통하지 않는 얘기였다..
더군다나.. 지금 아내가 하는 행동은... 이런 약간의 겁을 먹게 된 남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풀어버리게 된다..
담배라면 끔찍이 싫어하는 아내였는데...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담배를 요구하는 황당한 행동을 보여주는 쿨한 여성을 연기하는데....
역시 천성과 본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둘이 경쟁하듯 담배에 불을 붙여주자 도도하게 불붙은 담배를 깊게 한 모금 빨아들이곤... 그 즉시 기침부터 하기 시작한다...
연신 콜록대며 말도 못하는....눈물까지 눈에 맺히며 아내가 황급히 담배를 서툴게 재떨이에 끄고는.. 자신이 애써 한 어색한 연기를 본인도 느꼈는지 다시 도도하게 등을 기대며 앉아보지만... 이미 이런 귀여운 행동에 두 남자의 눈에는 아내만이 보이는 듯,, 이미 벽이라는 경계는 무너져 보였다..
"이런 게 뭐가 좋다고..켁켁~~.도대체 왜 펴요?..콜록~..콜록~.."
"나..나쁜 거죠...이런 걸 왜 가져와서.. 야! 얼른 집어넣어라.."
"미..미친놈.. 니꺼 거든.."
"아!...."
"혹시.. 두 분 약속 있는거 아니세요?"
"약속은요.. 집에 들어가려다가...."
"아가씨 보고 쫓아온 거예요."(작은 키의 남자가 먼저 선수를 치며 나댄다.)
"예??저요?"
"예!.."
".........예."
"두 분이서요?"
"그런데.. 아까 그 남자는 누구에요?"
"아!... 그 분도 저 길거리에서 보고 한참 찾아 돌아다녔다고....."
"역시..."
"참나.. 새파랗게 젊은 놈이...."
"고딩 아니었어요? 딱 보니까 완전히 애송이던데.."
"그렇지? 역시.."
"신입생이라고 하던데요. 여기 옆에 G대학..."
"대학생....그래도 남자라면 역시 군대를 다녀와야...."
"그럼..."
어느새 두 남자는 만담을 하듯 아내의 말 하나하나에 코믹스러운 제슈처까지하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 무진장 애를 쓰고 있었고, 아내는 그런 이 두 명의 남자가 그렇게 싫지는 않은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계속 앉아 얘길 들어주며 웃어준다... 아니.. 날 쳐다보고 있는 게 확실해 보였다..
무엇을 관찰한다는 것인지.. 이런 아내의 행동을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묘한 불쾌감과 짜증이 아내를 향해 얼굴을 일그러지게 만들었다..
아내는 내 표정은 상관없다는 듯.. 농담을 정말 재밌게 주고받기 시작했고,,,, 다행히 술은 절제하는 모습을 내게 보여줬기에 그나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게 된 나였다...
문제는 아내의 복장이었다..
다리를 꼬고 앉은 자세로 허벅지가 훤히 보이는데.. 그 스타킹의 매끈함에 매료된 건 두 남자도 마찬가지인 듯.. 한 놈이 아내와 얘길 할 때엔 다른 한 놈이 아내의 가슴과 다리를 훔쳐보기 바빴고, 나머지 한 놈도 마찬가지였다..
분명히 아내도 이 들의 시선을 느꼈을 텐데.... 오히려 재밌는 얘길 할 때엔 정말 재밌다 는 듯 허리를 숙여 웃어준다.. 그로 인해 보이는 아내의 딱 달라붙은 가슴골과 검은색의 브래지어가 순간순간 노출을 하며 남자들의 눈을 호사스럽게 만들었다... 이정도의 상황이면.. 이들처럼 진작에 꼴려서 눈치 보며 위치를 조정해야 할 내 자지인데도... 지금의 아내 모습엔 왠지 모를 배신감을 먼저 느끼게 되며.. 날 시험하는 것치고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조금씩 가슴을 죄여온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제는 대 놓고 키 작은 남자의 작업멘트가 남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진짜 몸매하고 얼굴하고.. 하나도 빠질게 없으시네요.. 풍기는 카리스마는 전문직여성시신데...혹시 모델이나? 배우쪽??"
"예?..제가 무슨..."
"아니에요.. 정말 제가 이제껏 만나본 여성분들 중에서 한손가락 안에 드세요.."
"한손가락이요?"
"예!!" (엄지를 치켜세우며 아내에게 보여주는 놈의 행동은....좀 감탄하게 된다.)
"풋~~.하하하하하하"
"이 새끼는.. 만날 말만 번드르르해서... 남자라면 역시 힘이지!!.."
"야!.. 숙녀 앞에서... 그런데 몇 살이세요?"
"왜요? 나이가 중요해요?"
"아..아니요.. 딱 보니까.. 저희보다 많이 어리신거 같은데..."
"아닌데.. 저 나이 많아요..."
"에이~~~ 딱 보니까 이십대 중반이구만... 아닌가?"
자연스럽게 말을 놓는 작은 키의 남자......작은 키라고 해봐야 나정도지만... 한 놈이 너무 커서 비교되어 보이는 것 뿐이다...
"이십대 중반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럼 이십대 중반 할게요."
"역시!! 얼굴만큼 센스도 짱이다... 우리 이제 안면도 텄는데.. 말 놓자."
"전 아직 어색해서.."
"걱정 마! 우리가 편하게 놓으면 되지.. 안 그냐?!"
"으..응?? 응.."
키 큰놈은 작은 놈이 주댕이를 날리는 동안 아내의 미모와 몸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연신 감상만 해대고 있었고, 그런 그 놈의 빈자리를 작은 놈이 말 빨로 채우고 있었다.
"저..정말...예뻐..........요."
"감사해요..하하.."
"근데 진짜 혼자 왔어?"
"음~~ 예."
"못 믿겠다.. 이렇게 예쁜데 어떻게 혼자 다니냐...."
"왜요? 혼자 다니면 안 되나요?"
"안되지.. 누가 채가기라도 한다면.."
"큭큭..."
"그런데.. 이런 시간에 혼자 다니면.. 그런 쪽 아닌가?"
"예?? 그런 쪽이라뇨?"
"아니... 일에 몰두하고 능력 있는 그런데 정말 바빠서.. 연예할 시간도 없고........뭐 가볍게 즐기자는...."
"어머... 그게 보여요?"
아내의 어색한 연기도 외모에 묻히는 듯 내 눈에는 뻔히 보이는데.. 이들은 정말로 반갑다는 듯 덮썩 물기부터 한다...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는데... 당장이라도 일어나 이 테이블을 엎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그 이혼서류라는 한 장의 종이로 열심히 참게 된다....
"그. 그렇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내의 말에 두 남자의 눈빛이 심상치 않게 변했고, 지들끼리 통하는 눈짓으로 무엇인가를 주고 받는다..
"저 잠깐요.."
"으..응?? 응!"
아내가 화장실로 향해 걸어가는데.. 두 남자는 그런 아내의 뒷모습에 빠져 완전히 취해 있었다. 은은한 불빛에 반사되는 스타킹의 광택과 더불어 블라우스까지...잘록한 허리에 대비되어 볼륨감 있게 움직이는 엉덩이를 그리는 아내의 뒷모습은 정말 누가 봐도 침을 삼킬 만 했다..
아내가 문을 닫고 화장실에 들어가자 두 놈은 서로 싸우기 시작한다..
"야!.. 내가 다 꼬셨으니까..저 여자 내꺼야!"
"미..미친놈.. 저 여자 눈빛 못 봤어? 나.. 보는 눈빛이 너랑 다른 거 모르냐?!"
"헛소리하네.. 1/1000은 나랑 눈빛 맞췄다.. 빙신아."
"이..이 새낀.. 너 여친도 있잖아.."
"그게 문제냐?! 저런 여잘 어디서 만나본다고.. 원나잇...아 씨발 생각만 해도..."
"안 돼..죽어도 오늘 양보 못한다.."
"씨발아.. 너 다 된 밥에 코 빠트릴래?!!!!"
"너 여친한테 전화한다....."
"이..이 새끼가..그래 나 저 여자랑 살란다.. 다 고자질해라 이 새끼야!."
그때 아내가 화장실에서 나와 걸어오는데... 묶었던 머리를 풀어 입에 머리끈을 물고 있었고, 머리를 양손으로 틀어올리는 행동을 하고 걸어온다.. 그로 인해 벌려진 블라우스의 틈은 더 넓어지며.. 볼록하게 두 무덤을 그리고 있는 아내의 탐스런 가슴이 상당부분 노출되며 브래지어의 끈까지도 살짝살짝 보여진다....
그런 아내의 행동은 의자에 앉아서도 계속 되었고, 두 남자의 시선은 아내의 상반신에 고정된 채.. 테이블아래에선 신경전을 심하게 벌이듯 발로 서로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있다..
아내는 태연하게 머리를 틀어 올리곤.. 묶으려 하다말고 이내 테이블 위에 손을 올려놓는다...
"푸..풀고 있어라.. 머리 푸니까... 진짜....."
"왜요?"
"그..그러니까..세..섹시해요."
"예?,,,,휴~~ 여기 좀 덥죠?"
아내가 블라우스를 한 손으로 들어 몸과 떨어트려선 나머지 손으로 손부채를 만들어 안에 바람을 부채질하며 밀어 넣는데... 당연히 더 벌려진 블라우스사이로 아내의 가슴골과 함께 약간 보이는 검은색의 브래지어가 빛을 받아 반짝이기 시작한다.... 두 가슴이 밀착되어 맞다은 살에는 손을 씻고 털다 튀긴 물방울까지 맺혀있었고,,, 꼬았던 다리를 풀어 모아 뻗자.. 완벽한 라인을 그리며 잘록하게 이어진 두 발목아래에 하이힐까지....두 남자의 침을 삼키게 만든다......
도저히..
지켜볼 수 있을 상황이 아니다.. 아니.. 이상하게 화가 나는 게.. 정말로 이런 아내는 내가 바라는 모습일 텐데..
단지.. 진행하는 주가 바뀐 상태만으로도 심하게 흔들리는 나였다... 이런 게 현실이었다... 나로 인해 아내를 돌리는 상상을 수도 없이 했는데.... 아내가 보란 듯 다른 남자들과 웃음 짓는 것만으로도 그 상상과 현실의 차이를 각인시키게 된다.. 내가 이렇게 소심한 남자였는지....그동안 계획했던,...갑자기 어느 정도 진행이 된다면 아내를 설득시키기 위해 준비했던 멘트를 떠올리게 된다..
"몸은 돌려도 되지만.. 절대 마음만은 주지 마라...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여자는 당신이고, 단지 새로운 섹스와 경험을 하고 싶은 것뿐이다..당신도 섹스의 즐거움이 싫지는 않지 않은가?! 그러니 섹스도 그냥 즐길 거리고.. 다른 스포츠나 취미처럼 가정에 충실하며 즐기기만 한다면 전혀 달라질게 없다.!"
라는 머릿속에 멋지게 내뱉을 대사가 얼마나 믿음과 노력이 필요한지.. 그리고 나부터 제대로 준비를 해야 하는지 정말로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벌써 주문한 6개의 맥주병중 마지막 병을 목에 퍼붓듯 마시는데.. 남자들과 아내의 목소리에 사레까지 걸릴뻔하게 된다.
"둘이 왜 그래요?"
"응?? 아니... 우리 그만 빼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는 게..."
"본론이요?"
"둘 중에 누가 마음에 들어? 차라리 그쪽이 정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예? 정하다니???"
"당연히 즐길 사람!..애들도 아니고 이제 밀당같은거 할 나이 지났잖아. 누가 마음에 드는데? 정말 이러다간 둘이 싸움 나겠다...."
"호호호~.. 무슨 싸움까지.."
"지금 우리 백조야.."
"예?"
"위에는 고상한척 참고 있지만.. 정강이는 피멍이 들 지경이다..."
"......그래.. 차라리 그쪽이..."
"어머!... 뭘 그런 고민을 해요?"
"으..예?"
"정...할 필요 있나????"
아내가 테이블에 턱을 괴며 바짝 앉는다..아름다운 쇄골라인이 다 크게 각도를 그렸고 아주 약간 숙인 상채로 가슴골을 드러내며 두 남자를 번갈아 바라보는 아내의 시선은.....
"두..둘??"
"....."
"자..잠깐만...... 우리 둘 다??"
"....왜요? 싫어요?"
"아..아니.... 진짜로??"
"처음인가 봐요?"
"두..둘이서 어떻게...."
"이 새끼는.. 둘이면 어떻고 셋이면 어때....!!"
"키 큰 분은 싫으신가 보다...."
"아..아니야... 싫긴 왜 싫어..그..그런데 정말로??"
"음~~ 두 분 다 맘에 들었는데.. 망설이시니까 좀 그러네요."
"아니라니까.. 아!.. 이 새끼가 눈치가.. 우리야 고맙지.. 당신 같은 여자를....그..런데 이름이?"
"어머..그건 무슨 매너에요?"
"하하하.. 상관없지...맞아.. 매너 없는 행동이겠다.. 아! 이 조댕이를..크크.. 근데.. 이 조댕이가 진짜 잘 빨거든.."
"헛....넘 야하다......."
"이거 한번 맛보면......진짜 막 머리카락 잡아당기고 난리가 아니라니까.... 거기에 저 새끼 아까 말하는 거 봤지? 남자는 힘이라고.. 정말 힘 하나는 끝내준다고..."
"...둘이 사귀어요? 어떻게 알아요?"
"뭐? 아..아니.. 남자들은 그런 곳도 같이 막 간다고.. 따로 들어가지만..그래도 그걸 모르겠어? 저 새끼 저렇게 어리버리해도 힘 하나는 장난 아니야.. 나도 평균이상은 되고..저..정말 괜찮겠어?"
".......음~~.. 좀 무서워 질라하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
아내가 남은 잔을 비우는 동안 잠시 동안의 침묵이 이어졌다. 두 놈도 필사적인 게 분명해 보인다... 이런 행운이 어디 있겠냔 말이다....
겨우 한마디 한 키 큰 남자도 맥주를 단숨에 비워버린다.. 남자 둘은 묵언의 수많은 대화를 나누며 입가에 미소를 버리지도 못한 채 아내의 상반신과 하반신을 번갈아 훑어보며 침까지 닦아댄다... 상상만으로도 키 큰 남자는 얼굴이 붉어지며 이제는 대놓고 자지의 위치를 고치듯 사타구니에 손을 얹고는 몇 번 주물렀다....아니.. 이미 커질 대로 커진 자지들을 주체
집이 엉망이다..
난 아내가 하루 이틀 안에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아내가 느낀 배신감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것인지...아니.. 아내가 어떤 여자인지 잠시 잊고 살고 있었다.
한번 마음먹고 옳다고 생각한건 하늘이 두쪽나도 끝까지 지키는... 나와의 결혼도 그렇게 반대하시던 부모님을 고집하나로 골인까지 했던 아내였는데....
처음부터 이렇게 긴 시간동안 독수공방을 할 줄 몰랐기에 받지 않는 아내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다 포기하고 오히려 오기를 부리며 아내가 숙이고 돌아오길 기다렸는데....
근본적인 착각을 하고 있던 나였다. 김대리 말대로 가서 싹싹 빌기부터 했어야 하는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서 일주일이 지났을 때 오기를 부리다 더 시간이 지나자 뭘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도 겁부터 먹고 귀찮아 진다.. 그것이 정말 잘못된 생각인줄 알면서도.. 언젠간 돌아올 거라는 아내에 대한 믿음 아닌 믿음으로 버티다가 포기하기 일쑤였다....
사실 며칠간은 나름 괜찮았다. 오랜만에 찾아온 자유라는 단어를 만끽하며 집에서 문 다 열어놓고 오기로 인해 야동도 보고, 아내가 질색하는 알몸으로 집안에서 뒹굴기도 했다.
김대리와 늦게까지 상황해결이라는 변명으로 술도 마셨고 결국 인사불성이 되기 일쑤였지만.. 김대리의 유혹에는 절대 넘어가지 않는 선을 지켰다.....
내 생활은 점점 엉망이 되어 간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는 아내가 빨아놓은 와이셔츠도 다 동났고, 어설프게 세탁기에 돌렸다가.. 왜 와이셔츠가 줄어들었는지.. 영문도 모른 채 여름옷장에 있던 반팔 와이셔츠까지 꺼내 입게 된다. 밥은 며칠 동안은 해먹다 결국 시켜먹기 시작해 쿠폰만 쌓여갔고, 설거지는 짜증나서 안하고 있었기에 며칠 동안 차려먹은 밥만으로도 싱크대에 산을 그리고 있었다. 결국 방부터 거실까지.. 욕실도.. 난장판에 집안 꼴은 가관이 되어갔다. 아내의 빈자리가 이렇게 큰지 절실하게 느껴지는 기회였다.
거기다... 감기까지 걸려서 화요일인 오늘 회사도 빼먹고 침대에서 일어나질 못한다. 마음가짐이 흐트러지니 이렇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 놀랍게 느껴진다.. 열이 많이 오른거같기도 하고..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땀으로 적시고 있는데도 씻을 기운도, 기분도 없었다.
아내와 아이를 보며 항상 내일을 위해 달리던 난 두 여자의 부재로 너무 쉽게 무너졌다.
불규칙한 식사와 씻지도 않고 술에 취해 들어와 잠을 자길 연속해서 일지도 모르지만.. 무엇보다 기본 정신상태가 문제였다....
집 전화벨이 울리는데..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었고 귀찮았기에 이불속으로 숨어들어가 다시 땀만 흘리고 있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낯선 번호는 귀찮아서 전부 건너뛰게 된다.
모든 것이 귀찮았기에 눈을 감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무거운 몸의 잠결에도 눈을 조금 뜨게 만든다..
꿈인지.. 생시인지.. 천사 같은 아내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온다... 어느새 거실을 다 치우고 지금은 안방에 들어와 내가 깰까봐 청소기가 아닌 손수 무릎을 꿇고 손걸레 질을 하는 아내다.. 현기증을 느끼며 아내의 모습을 자세히 보려 눈을 크게 뜨는데 이마에 무엇인가가 거치적거린다.. 물수건을 올려놓은 듯하다...
"일어났어요?"
"...."
"약부터 먹어요. 열이 높아요."
"....응."
아내가 언제 준비했는지 물 컵과 약이 올려져 있는 쟁반을 들어 내게 건넨다..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먹여주지는 않는다...
아내가 건네준 약봉지에서 약을 꺼내 입에 털어 넣고 유리컵의 덮개를 열어 물과 함께 마시게 된다... 이불을 덮고 있던 몸은 땀에 흠뻑 젖어 있는데.... 얼굴과 목은 시원하게 말려져 있었다... 아내가 물수건으로 닦아 준게 분명했다.. 고개를 어렵게 돌려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는.. 내가 전화벨 소리에도 잠이 든 게 10시가 조금 지났을 때였으니.. 그럼 그 전화는 아내가 걸었단 것인지.. 집에 내가 없는 지 확인하고 왔고, 집안 꼴과 내 모습을 보고 놀란 건 아닌지 궁금해진다.
"아이는..?"
"친정에 있어요."
"혼자 온 거야?"
"아이 옷 가지러 들렸어요...."
"...."
아내는 다시 방청소를 시작한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데.. 이주간의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헤어짐으로 어색함이 느껴지며 아내에게 말을 걸지 못하고 그냥 눕게 된다.
결정적으로 이 이별의 근본적인 죄는 내가 만든 것이니,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서 무슨 말을 어떻게 끄집어낼지... 머릿속에 잡생각만 가득할 때... 아내가 날 바라보다 입을 땠다.
"죽 끓여 놨으니까.. 열 좀 내리면 데워서 드세요."
".....미안해.."
"...."
"다희야.. 정말 내가 미쳤었나봐..."
"......"
결혼하고 이렇게 쓸쓸하게 아파본적 없는 나였기에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이 주책없게 조금 눈에 맺힌다.
아니.. 아내에게 정말 미안한 감정을 가진 상태에서 몸까지 아팠고, 거기에 천사 같은 아내가 날 챙겨주는 모습에 죄인처럼 아내에게 사과를 하게 된다...
그래도 꼴에 자존심이 있는 가장이였기에 얼른 이불로 눈물을 훔친다...
그 찰나를 아내도 봤는지.. 방금 전과는 조금 다른... 차분한 목소리로 내게 다가와 묻는다.
"많이 아파요?"
"......응."
"병원 갈래요?"
".......아니."
"병원 안가도 되겠어요?"
".....응. 당신만 옆에 있어주면 괜찮을 거 같아....."
"......좀 쉬세요."
아내는 대충 정리가 됐는지.. 걸레를 들고 안방에서 걸어 나간다..
아직도 아내는 내가 용서가 되질 않는 게 분명해 보였다.. 집을 다시 나갈 아내를 잡아야 하는데... 역시 상체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고.. 거실에서 가방을 들고 있는 아내의 모습만 보게 된다.
"엄마.. 이 이가 많이 아파요.. 예...조금 더 있다가 갈게요.... 알았어요..."
장모님인 듯 한 상대방과 짧은 통화를 끝을 내고 아내가 다시 안방으로 걸어 들어온다. 아내의 행동을 몰래 훔쳐보듯 살펴보는데.... 아내가 장롱에서 오랜만에 추리닝과 메리아스를 꺼낸다.
약기운이 도는지 무거운 눈꺼풀에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방안에서 갈아입지 않고 그것들을 들고 나가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다시 잠이 든다..
얼마나 잤는지... 벌써 어둠이 깔린 안방에서 난 눈을 뜬 동시에 아내부터 찾게 되었다.
잘 보이지도 않는 안방에 상체를 벌떡 일으켜 아내의 모습을 찾아 두리번거렸고, 이내 보이지 않는 아내의 모습에 서둘러 몸을 일으킨다... 약이 효과가 좋은지.. 한결 몸이 가뿐하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아프더니.. 아내를 찾는 내 육체는 본능적으로 문을 열고 뛰어나갔다가 거실의 환한 형광등들에 눈가를 찡그리며 손으로 눈을 가렸고, 그래도 아내의 모습을 찾으려는 듯 실눈을 뜨고 두리번거리게 된다..
거실에도.. 싱크대 앞에도 아내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고,,, 곧바로 화장실로 뛰어가 문을 열어보는데 역시 아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시계를 보니 이미 8시를 넘기고 있는 작은 바늘을 확인하곤... 그대로 서서 긴 한숨을 내쉬곤.. 당장 내 잘못된 행동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아내의 모습을 봤을 때.. 싹싹 빌지 못한 내 자신과, 그리고 잡지 못한 내 육신을 자책하며 서둘러 다시 방으로 들어가 대충 옷을 챙겨 입고 맨발인 것도 잊은 채 현관문 앞으로 뛰어가 구두에 발을 넣는데..... 아내의 3cm 뒤 굽의 낮은 샌들이 눈에 들어왔다..
현관엔.. 이주전 그날 아내가 경찰서에서 신고 들어온 높은 검은색 하이힐과 아이의 신발만이 놓여 있었는데....
구두를 신다 말고 난 다시 거실로 시선을 옮겼고, 아직 열어보지 않은.. 그 작은 방의 문고리를 두근거리는 심장을 억제하며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게 되었다.
아내가..... 소라사이트를 화면에 띠워놓고 가만히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둘러보고 있는... 충격적인 장면에 다시 몸이 얼음처럼 굳어져 꼼짝도 못한 채 문지방에 서 있게 되었다.
아무리 아내가 바보일지라도 가려진 얼굴이지만 자신의 몸을 몰라볼 리 없었고,, 아내는 바보도 아니었다...
문소리를 듣고 내가 들어왔음을 알고 있을 텐데도.. 아내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천천히 사진을 삭제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 이란 건.. 이런 걸 두고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설상가상?.....
가만히 아내의 시선이 박혀 있는 모니터 화면을 보며 한발자국도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아내가 마지막 사진을 지웠는지 더 이상 앨범에 사진이 남아 있질 않았다....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아내가 의자에서 일어나 화면을 그대로 두고 내게 몸을 돌려 걸어온다.
한참을....말없이 내 앞에 서 있던 아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난 따귀라도 날아올 줄 알았는데....
"죽 데울게요.. 몸 좀 추슬렀으면 한술 떠요."
아내가 내 옆을 스쳐지나가듯 문을 통해 나갔고,, 곧 가스레인지의 불을 켜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꼭.... 사형수의 집행을 예고하는 카운트다운처럼 탁탁거리는 거슬리는 소리가 날 더 움츠려들게 만들었다.... 왜.. 저 사진들을 지우지 않았는지....... 후회에 후회를 하며.. 조용히 컴퓨터 앞에 서 회원탈퇴 버튼을 찾아 클릭하게 된다.
정말로 살 떨리는 식사라는 게 이런 것일까? 우선 먹이고 패려는 건지.. 아니면.....
아내의 입에서.. 만약 이혼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온다면... 죽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가만히 아내의 입술만 훔쳐보며 저 아름다운 입에서 무슨 무서운 말이 튀어나올지 눈치만 보는데.. 내 행동에 아내가 숟가락을 내려놓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곤.. 내게 입을 연다.
"좋아요?"
".....응?"
"저렇게 다른 사람들한테 제 알몸 보여주는 게 좋냐고요...."
"............"
"언제부터였어요? 저 사진.. 당신이 찍은 거 확실해요?"
".,,응? 그..그게 무슨 말이야?"
"똑바로... 솔직히 말해요.. 지금 저 제가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으려고 하니까요..."
"........"
"당신이 저런 제 모습 찍은 거예요?"
"........응."
"그.. 모텔에서도 당신이었고요?"
"......."
"절 감쪽같이 속이고...."
".....미. 미안해.."
"무슨 생각을 한 거예요? 말이라도 한번 들어보자고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절 그렇게 궁지로 몰아넣고.. 거기에 저런 사진까지....."
"..........내가..미쳤었나봐.....정말... 내가 미쳤었어.."
"그래서... 그 대학생이 절 강간하려고 할 때에도... 훔쳐보기만 한 거고요?"
"......"
"거기서 제가 강간 미수가 아닌.. 강간을 당했다면.... 당신은 저랑 살 수 있겠어요? 아니!.. 제가 다른 남자한테 범해지려는 걸 보고도 훔쳐보기만 한 거예요? 그게 좋았어요?"
"아..아니야!... 나도 중간에 봤으...ㄹ..."
"솔직히 말하라고요!"
단 한번도... 결혼식 이전과 이후로 내게 소리를 지르지 않은 아내였다.
아니.. 이렇게 화를 낸 적도 없는 아내였기에 지금 이런 아내의 모습에 난 충격과 함께... 겁을 먹게 된다... 지금 이런 분위기는 아내가 모든 걸 놔버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그 의미는......
"처..처음엔 내가 왜 훔쳐보는지 나도 몰랐어.. 그냥 그런 당신모습보고.. 흥분했던 건 사실이야... 하지만.. 정말로 당신 눈물보고 내가 미쳤다는 생각 들었고, 그래서 더 그놈한테 화풀이하듯 때렸을지도 몰라.. 정말이야!.. 당신 우는 거보고.. 현실하고 망상하고 얼마나 차이가 큰지... 정말로 깨달았어......미안해.. 아무리 변명을 하고 용서를 구해도.. 당신이 화를 못 풀겠다고 하면... 날 때려라.. 아니.. 날 없는 놈 취급해도 돼.. 제발 이혼이라는 말만 하지 말아줘... 정말 내 잘못은.....미안해.."
"......,,"
아내가 눈을 감고 길게 심호흡을 한다...
감은 눈 사이로 한줄기의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고... 그 눈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고 난 연신 아내에게 사과를 하게 된다.
아내의 기분이 내 사과로 조금이라도 풀리길 바라며 난 식탁에 머리까지 박아 소리 내며 아내에게 사과를 하게 되었다.
유리테이블이 소리 내며 조각나듯 금이 갔고, 내 이마엔 피가 묻어났다.
사실.... 이렇게 오버를 할 생각은 없었는데... 아직 가시지 않은 현기증에 거리조절을 못한 나였고, 그대로 머리라도 숙여야 된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것뿐인데.. 아내는 소리에 놀라 눈을 뜨고는 내 이마에 맺힌 피를 보며 커진 눈으로 너무 놀라 황급히 자신의 메리아스를 벗어 내 이마를 닦아준다.
"무..뭐하는거에요!"
"자기야.. 정말 미안해.. 당신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할께... 당신이라는 존재를 망각하고 정말로 내가 미쳤었어.... 단지 결혼이후 섹스리스를 벗어나려고.. 아니 내 병신 같은 몸 때문에 당신한테 기쁨도 전해주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다 보니까...."
"알았으니까.. 가만히 있어 봐요.."
아내는 내 말문을 막고는 찢어진 이마를 연신 메리아스로 닦아준다.
아내의 손은 약간 차가운 편이었는데.. 지금은 어느 여자의 손보다도 따뜻하고 부드럽게 느껴지며 내 이마를 누르고 있었다.
이런 아내에게 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다시 한 번 후회하게 만드는 아내의 행동이었다.....
"이게 뭐에요.. 아무리 그래도.."
".......정말 미안해.."
"......"
밥을 먹다 말고 난 다시 침대에 눕게 된다.
가벼운 상처였고, 피는 곧 멎었는데.. 현기증 때문에 결국 다시 눕게 되었다. 아내는 식탁을 치우곤 내가 누워있는 방으로 조용히 들어온다.
약간 찢어진 이마와 사그라지던 감기가 다시 심해지며 얼굴이 더 뜨거워졌고, 땀을 흘리게 된다... 아내는 내게 다시 물수건을 이마에 대주며 그나마 이해해보려는 듯 내게 고맙게 방금 전보다는 부드러운 말투로 말을 걸어준다. 하지만 아직도 말에 가시가 있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당신은.... 다른 남자들이 내 사진보고 무슨 짓을 할지 생각 해봤어요?"
"......."
"아무리 이해하려고 생각을 해봐도....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어서 물어보는 거니까... 당신 생각을 말 해봐요.... "
".....그냥.."
"그냥?? 그냥 그런 거라고요?"
"아니... 나도 처음엔 그런 사진들 보고... 이런 미친놈들이 있나 했다고...."
"...."
"솔직히.... 당신이 그런 여자들보다 훨씬 아름답다고... 그리고 자랑하고 싶기도 했고.."
"자랑? 그런 걸 자랑해요?"
"......미안.."
".................혹시.. 그 마사지샵도 당신이 꾸민 짓이에요?"
"아..아니야!... 정말로 아니야."
"...."
"난 부부마사지 교실이라고 해서......"
여기서 더 까발려진다면...
난 억울하다는 표정을 최대한 얼굴에 실어 아내에게 어필을 하게 된다.
"정말이라고.."
"....못 믿겠어요."
"...아니! 그렇게 시설 좋은 곳에 그런 짓을 할지 누가 알겠냐고....윽.."
흥분해 소리를 크게 내자 머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꼭 숙취로 인한 현기증과 고통을 느끼는 사람처럼 머리를 쥐게 된다.
"...알았어요."
"나도 일이 이렇게 될 준 몰랐어.... 사실 난 그 남자가 극장 앞에서 당신 쫓아왔던 그 잘생긴 놈인 줄 알았단 말이야.."
"....."
"정말로 난 당신이 인기 있는 게 좋다고 했잖아.... 솔직히 당신이 바람피는건 아닌지....망상하고 현실하고 헷갈렸고,, 그런 당신 모습 보다가 나도 모르게 흥분했던....미쳤었어...."
"당신은 그게 좋아서하는 건지, 강간을 당하는 건지 딱 보면 몰랐다고요?"
"아니야.. 보고 알았어... 근데...."
"......"
"미안해.. 내가 이상한 생각에 빠져서.. 정말 정신이 나갔었다고...."
"..........."
"나 정말 후회했어... 당신한테 미안해서 전화도 걸지 못할 정도로 정말 후회했고,, 당장이라도 쫓아가서 무릎 꿇고 빌려고 하다가.. 당신 얼굴 어떻게 봐야하는지...혹시나 이혼얘기 나오면 정말 무너질 거 같아서 가보지도 못했다고...."
"...제가 이혼 얘기 할 줄 어떻게 알았어요?"
"..........제발.. 여보.. 내가 아무리 잘못했다고 해도... 그건 아니잖아...."
"뭐가 아니에요?"
"........"
"아내 몰카 찍어서 다른 남자들하고 같이 보고.. 그것도 모자라서 강간당하려는 아내를 지켜만 보고.... 제가 어떻게 해야 되요?"
"......정말 미안하다고...."
"그게 미안하다는 말투에요?"
여자의 집요함은...
말꼬리에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끝없는 이길 수 없는 익숙지 않은 싸움에 나도 모르게 결국 짜증을 부리게 된다. 아니..... 감기로 인해 인내심을 지켜야 하는 내 스스로를 망각하고 당연히 화풀이를 하는 아내에게 나도 모르게 반격을 하고 말았다.
"당신도 저번에 그 사진보고 자위했잖아....."
"무..뭐라고요?"
"나 다 봤다고... 당신 그 전에 불 다 꺼놓고 컴퓨터 앞에서 팬티 내리고......"
아차... 아내의 얼굴이 더 심하게 붉어졌고,,,, 날 노려보는 두 눈이 심상치 않았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기에 조금이라도 아내에게 내 자신만큼 아내도 원하고 있었던 거 아니냐는 어필을 하게 된다...
"당신도 그 샵에서 그 남자가 저질스러운 말하면서 당신 대놓고 볼 때에도 좋아했잖아... 평소보다 더 느꼈고.,,,,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당신 술에 취했을 때.. 내겐 한 번도 안보여준 몸짓으로 좋아했다고.. 내가 조루로 고민하다가 겨우 얻은 기적 같은 약으로 당신하고 할 때.. 정말로 단 한 번도 본적 없는 쾌감으로 당신 좋아했잖아...."
"정말 다시 생각해봐요.... 주무세요."
그대로 일어나..... 거실로 향한 아내는 옷도 안 갈아입고 걸어놨던 입고 온 옷을 들고 현관으로 나가버렸다.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이놈의 아집과 용감무쌍한 주댕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찢어진 이마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또 후회하게 된다.
벌써 아내가 돌아가고 나흘이 지났다..토요일인 휴일을 맞아... 난 여지없이 방안의 침대에 앉아 고민에 고민을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잡생각만 많아지고,, 거기에 쓸데없는 일까지 혼자 방에서 하게 된다...이런게 아내에게 쓸모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그동안 몇 번이고 처갓집에 가려했던 나였지만..... 아내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지 답을 찾지도 못했기에 망설이기만 수없이 반복하는 찌질이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될 거라는 생각에 옷을 주워 입는다. 그리곤 무작정 차를 몰고 아내가 있는 처갓집으로 향한다.
아파트인 처갓집에 도착한 난 만차인 주차장으로 인해 차를 도로가에 주차하고 우선 아내에게 전화를 건다.
역시 받지 않는 전화였고, 마음을 다지듯 깊게 심호흡을 한 후 차에서 내려 아파트 입구부터 걸어가기 시작했고, 머릿속에는 온갖 상황을 떠올려보며 우선 장모님과 장인어르신에게 절부터 올리고 그대로 사죄하듯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아내가 이 모든 걸 그대로 전할 리 없는 여자란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마도 최악의 상황은 내가 바람을 피웠다거나.. 아니면 평범하게 부부싸움으로 인해 처갓집에 묵고 있다는 걸로 말을 내 놨을 거라는 추리를 해보며 힘차게 걸음을 옮기는데... 정작 발걸음의 폭은 좁디좁았다..
막 아파트 입구에 당도해 높은 아파트를 올려다보는데.....
어디선가 너무도 익숙한 음성을 듣게 되었다.... 이건 확실히 아내의 목소리가 분명했다..
나도 모르게 몸을 담벼락에 숨기며 귀를 세우고 바짝 기대는데... 아내가 코너를 돌아 내 반대방향으로 걸어간다.. 정말로 눈이 부실정도로 아름다운.. 아내의 뒷모습은.. 타이트한 스키니진을 입고... 거기에 흰색 티와 구멍이 숭숭 뚫린 긴팔 흰색 가디건을 입은..... 아무리 봐도 애 엄마로는 도저히 안 보이는 젊은 아가씨는 다름 아닌 아내가 분명했다.
길게 늘어트린 생머리를 단정하게 뒤로 묶고 각선미를 그대로 드러낸 스키지진의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걷고 있는 아내의 옆에... 건장한 체격의 요즘 텔레비전에서 유행하는 옆머리를 바짝 잘라 머리통의 살결을 훤하게 드러낸 채 윗머리에 잔뜩 무스를 바르고 있어 찔리면 피가 날지도 모른다는 머리스타일의 남자를 보게 되었다..
아내보다 아무리 봐도 5~7살 적어보이는 그놈은 아내와 마찬가지로 똥 싼 청바지에 흰색 목폴라 티를 입고 아내와 나란히... 아니.. 아내에게 팔짱까지 끼며 그걸 거부하는 아내에게 장난을 치며 걸어간다.
처갓집은 십여 년전 재개발로 인해 1년 정도 바로 옆 동네에서 산 것을 제외하곤 바로 이 자리에서 아내의 출생부터 함께한 장소였다.
아내의 미모로 동네 동생 오빠들이 아내를 훔쳐보고 도망갔을 정도라는 장모님의 자랑에도 아내는 쓸데없는 얘길 하지 말라며 면박을 줬기에,, 아내가 남자친구를 단 한번도 사귄 적이 없다는 걸 첫 경험 이전에는 믿지 못했던.... 아내를 여신 모시듯 동네에서 심부름까지 하던 동생이 있었다는 장모님의 충격적인 말에도... 첫 경험 이후엔 난 웃으며 넘길 수 있었는데....
정작 아내의 팔에 팔짱을 끼려 노력하는 저 놈의 모습에 주먹을 쥐게 된다...
하지만.. 지은 죄가 큰 나였기에.. 난 망설이며 아내의 뒤를 따라 구경하듯 걸어갔고.. 둘은 정말 친한지 연신 장난을 치는 모습에 서서히 열이 받기 시작했다.
급기야.. 난 달려가 그놈이 연신 팔짱을 끼려던 아내의 팔목을 잡아 낚아챘고, 깜짝 놀란 아내를 내 쪽으로 잡아끌었다.
"헉!..누구?...여..여보.!."
"자~알 한다... 뭐라고!? 생각좀 하자고 하더니...이게 생각하고 낸 결론이냐?!"
"여..여보"
"여보?..."
남자의 키는 나보다도 한 뼘은 커보였고, 옷 속에 가려진 다부진 몸매를 예상하게 하는 덩치와 검게 그을렸지만 하얀 이빨로 여자깨나 후렸을 거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였다.
"그래!.. 내가 이사람 남편이다. 이게 당신이 내린 결론이야?!! 알았다. 네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하지만 내 눈앞에 있는 이놈은 가만히 못 두겠다! 그래 너 죽고 나죽자!"
당장이라도 이놈의 얼굴에 한방 갈기려 주먹을 쥐는데.. 이놈이 익숙하게 내 어깨를 밀고는 한걸음 물러난다.
"이..이 새끼가.."
"형님! 왜이러십니까!"
"혀..형님!!? 내가 왜 네 형님이야!"
막 주먹을 날리려는데...
"여보!! 지금 뭐하는거에요!"
"뭘 잘했다고!!.."
"당신은 사촌 동생도 못 알아봐요!"
"그래 사초...ㄴ...동생?"
"........."
누가 사촌동생이란 말인가... 단 한 번도 못 본 이 놈을 사촌동생이라고 소개하는 아내의 뻔뻔함이....바로 처갓집 앞에서.....그런데 왜 처갓집 아파트에서 같이 나오는 거지?...
"형님 안녕하세요.. 결혼식 때도 잠깐 뵙고 일한다고 그렇게 돌아갔는데....찾아가 인사도 제대로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
"자이툰에 파병을 가는 날하고 겹쳐서... 거기다가 해병대에서 근무하다보니 서울하고는 좀 거리가 있고해서요.. 진작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했는데.."
".......안...녕하세요."
고개를 숙여 맞절하듯 인사를 하게 된다..
창피하고... 덜떨어진 내 행동을 원망하며... 얼떨결에 한 인사였다....
아무리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 누가 이런 현장이 이런 현장인줄 알았겠냔 말이다.. 더군다나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했는데.....
"당신 여긴 왜 왔어요?!"
"으..응?? 아!.. 내가... 여길 왜 왔지?"
"뭐라고요?!"
"미..미안.... 나.. 그만 갈께.....노..놀다가 가세요... 처사촌처남..아..아니 처남....."
"예?? 그냥 가시게요?"
"그..그게.... 그냥 가야 할 거 같은데...."
"하하하하하하하.. 지금 냉전중이시라면서요. 누나한테 얘기 다 들었어요. 그래도 이렇게 오셨는데 같이 식사라도 하고 가시죠."
"내..냉전??"
머릿속이 새하얘진 난 아까 가정했던 모든 가설들이 깡그리 사라진지 오래였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려는 나였기에 하는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기만 했고, 내가 무슨 오해를 했는지 이제야 알게 된 아내는 눈을 흘기며 날 노려보다가 갑자기 웃겨 죽겠다는 듯 배를 잡고 웃기 시작한다.....
다행이다..
아내가 웃어줄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고맙게 느껴진 적이 없었는데... 저 웃음이 내 부끄러움과 죄를 다 씻어준다는 착각까지 하며 나도 모르게 아내를 바라보게 된다.. 거의 한 달 만에 보는 아내의 미소는.... 이 여자가 내 여자라는 걸 너무도 당연시 여겼던 지난날이 부끄러워진다..
멀쭘해 하는 나와 처남 앞에서 웃던 아내가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는 날 흘겨본다. 그러나 눈에는 미소가 담겨 있었기에 난 조심스럽게 아내의 팔목을 잡으려 손을 뻗어보는데..
아내가 가만히 잡혀준다.
"왜요?"
"자..잠깐..만.... 얘기 좀 해.."
"여기서 해요."
"처남 있잖아.. 잠깐만..."
"..."
마지못해 내 손에 이끌려 아내가 처남으로부터 대여섯 발자국 떨어진 곳까지 따라와줬고, 그제야 난 품에서 며칠 동안 고민하며 몇 번이고 다시 적은 종이를 한 장 내밀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아내는 그 종이를 받아보곤, 뚫어져라 그 종이에 적힌 내용을 보더니 피식하고 웃어준다..
[각서]
1. 나는 다시는 아내에게 이상한 짓을 하지 않겠다.
1. 나는 다시는 야동을 보지 않겠다.
1. 나는 다시는 야한 사이트에 들어가 보지도 않겠다.
1. 나는 다시는 아내에게 무모한 짓을 하지 않겠다.
1. 나는 다시는 야한 생각을 하지 않겠다......
이를 어길시 내가 당신 아들이다.
라는 내용이 적혀 있는 종이를 몇 번이고 읽어보던 아내가 다시 눈을 흘기며 날 노려본다.
"이게 뭐에요?"
"가..각서.."
"누가 몰라요? 제목에 이렇게 커다랗게 써놨는데.. 이걸로 뭘 어쩌겠다는 거냐고요?!"
".... 정말 반성 많이 했어..."
"반성 만요? 왜요? 또 저보고 좋아하지 않았냐고 따져봐요!"
"미안하다니까.. 쥐도 도망갈 구석을 주고 몰라고 했잖아.... 당신이 너무 무섭게 구니까.... 정말 이혼이라도 당할 거 같아서 마지막 발악이라도 해보려고 화를 낸 건데.. 내 생각이 짧았어.... 미안해..."
"당신 언제부터 그렇게 미안하다는 말을 잘했어요? 남자는 여자한테 사과하는거 아니라면서요?"
"......."
"집에 가세요.. 조금 더 생각해보고 결정할게요."
"여..여보야...."
"알았으니까... 집에 가 있어요..."
아내는 다시 처남을 향해 걸어간다.
아내의 목소리에 단호함이 담겨 있었기에 난 그런 아내의 엉덩이로 실룩거리는 스키니 진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돌리게 되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쪽팔린 적이 있던가...
오해도 이런 오해를 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아내가 어떤 여자인데.. 이런 상황에서 바람을 핀다는 오해를... 아니... 만약 예전의 나였다면 엉뚱한 생각부터 했을 텐데... 아내의 눈물은 내게 현실이라는 단어와 함께 냉정함까지 뺏어간 듯.. 또 한 번 아내를 곤란하게 만든 거 같아 차에 타곤 핸들에 연신 머리를 찧기 시작했다.
그래도 목소리가 많이 나긋해진 아내였기에..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하며 집에 들어와 텔레비전을 켜놓고 보는둥마는둥하며 연신 시계만 바라보는데.. 벌써 8시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한걸음에 걸어가 문 앞에 서게 된 나였다.
아내다...
낮에 봤던 그 스키니진을 그대로 입고....
바람막이 잠바만 갈아입고 들어오는 아내의 모습과 함께.. 난 아이를 찾게 되는데.. 딸내미가 보이질 않는다...
이건 중대한 문제다.. 딸아이를 아내가 데려온 것이라면 모든 사건은 종결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아내홀로 집에 들어온 지금 아직도 진행 중인걸 알게 되었다....
아내는 인사도 없이 조용히 방안으로 들어가 아무말도 하지 않고 먼저 진을 벗고, 티를 벗는다..
흰색의 브래지어와 분홍색 팬티를 입고 고민하듯 서 있는 모습에 오히려 당황하게 되는 나다....지금 아내가 하고 있는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날 힐끗 한번 쳐다보곤 이내 아내의 속옷 서랍장을 열어 내려다보며 다시 생각에 잠기길 잠깐하곤.. 안쪽 깊숙한 곳에 손을 넣어 처음 보는 작은 상자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상자를 열어 침대 위에 올려놓고는... 나에게 꼭 보라는 듯 천천히 등에 손을 올려 브래지어를 푼다.. 탐스런 아내의 가슴이 잘록한 허리와 대비되며 솟아오르듯 봉긋한 모양을 잡고 내 눈에 비춰진다..
단 한 달 동안의 시간이었는데....
아내가 고민과 맘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은.. 더 잘록해진 허리와 군살이 빠진 허벅지로 인해 내게 다시 미안함을 느끼게 만들지만... 아내의 몸매는 더 완벽해졌다...
며칠 전 반바지를 입고 내 앞에서 옷 갈아입기를 거부한 아내였기에 정말 한 달 만에 제대로 아내의 모습을 보게 된 내겐.. 처녀적보다 더 날씬하고 탄력 있는 몸매로 변한 아내의 몸매가 낯설게까지 보였다...
옷을 완전히 벗고... 나체로 서서 내게 시선조차 주지 않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있을 때.. 아내가 그 작은 상자에서 검은색의 천을 꺼내 들어 입기 시작했다.
이제야 기억이 난다.... 아내의 친구들이 신혼여행을 떠날 때 선물한 너무 야한 속옷이라며 입길 거부했던.. 그 속옷을 꺼내 입는 것이다....
검은색의 뽕도 들어있지 않아 아내의 유두가 돌출해 튀어나와 있는 그런데도 가슴을 바짝 모아주는... 민무늬의 검은색 브래지어는 은은한 광택으로 만으로도 아내의 가슴을 더 돋보이게 하며 다른 어떤 화려한 장식이나 레이스 등이 수놓아져 있는 브래지어보다 더 섹시하고 힘겹게 아내의 가슴을 받치고 있다.. 그것과 쌍인 팬티 또한 실크천인듯 골반을 드러내며 얇은 옆 라인으로 허벅지부분이 더 깊게 파여 다리를 한층 길게 보이도록 했고, 왼쪽 에서 사선으로 내려오는 질감이 다른 검은색의 간단한 구조임에도 섹시함을 뽐내는... 아내가 옆라인을 보여주며 다 입고는 돌아서 뒤태를 보여주는데.. 다시 한 번 숨이 막히게 된다.. 티팬티는 아니었다. 단지 엉덩이를 가리고 있는 천의 너비가 너무 얇아 티팬티처럼 보일지도 모를... 아내의 동그란 엉덩이를 더 동그랗게 검은 원을 그리고 있는 모습에 긴장하게 된다...
아내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나였기에 그 긴장감은 손에 땀까지 흐르게 만들었고, 곧 가방과 들고 온 쇼핑백에서 꺼내 입은 옷들은 이제는 심장까지 떨리게 만들었다....
우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검은색의 투명한 실크팬티스타킹을 침대에 앉아 천천히.. 다리를 들어 신고는 다른 쪽 다리도 곧게 뻗으며 아내의 그나마 조금 있던 군살이 빠져 완벽한 허벅지를 조이며 더 탄력과 각선미를 더했고, 이내 입은 몸에 달라붙는 벨벳보다는 좀 더 탁한 검은색 블라우스는 윗단추가 없는.... 카라가 길게 내려와 가슴골까지 파인 디자인이다.
마찬가지로 치마라고 하기엔 너무 짧은 천조가리를 다리에 걸쳐 올리기 시작한다...
블라우스를 치마 안에 넣지 않고 그대로 꺼내 입는 아내였다. 아니... 저 옷은 원래 저렇게 입는 듯 블라우스의 조임이 들어간 허리의 잘록함과 다르게 밑단은 약간 퍼져 치마를 반쯤 덮고 가리게 되었고, 그로 인해 허벅지를 훤히 내놓은 짧은 치마의 무광은 더 죽어 아내의 각선미를 살리듯 볼록 튀어나온 엉덩이를 힘겹게 감싸고 있는 형태로 어떠한 섹시한 배우보다도 아내의 몸매를 육감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거기에 간단한 아이라인과 마스카라.. 그리고 입술을 더 투명하고 촉촉하게 적신 연 분홍색 립스틱만으로도 아내의 얼굴에서도 순수함이 많이 사라져버렸고, 섹시함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어리둥절해 아내의 모습을 살피며 놀라고 있는데...
아내가 천천히 방에서 걸어 나와 내게 손짓을 한다.
"무..뭐하는거야?"
"나가요.."
"무..뭐?? 지금? 어디로???"
"나가봐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말로 알아야겠어요.."
"무슨 말이야?..그.. 옷은 뭐냐고..."
"저랑 이혼할거예요?"
".....아니."
"그럼 제가 시키는대로 하세요.."
"..."
나는 서둘러 청바지에 티를 입고 점퍼를 입고 아내를 뒤따라간다. 현관 앞에서.. 잠깐 망설이듯 서 있던 아내는 신발장에서 그날 신었던... 이 모든 원인이 된 검은색 하이힐을 꺼내 매끄럽게 윤기까지 흐르는 잘록한 아킬레스건이 보이는 발목을 드러내며 힐을 신었다..
올 블랙으로... 긴 생머리를 단정하게 뒤로 내려 묶은 아내의 모습은 정말로 섹시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도도하기까지 하다... 정말로 드라마에서 보는.. 회장님의 비서나..
검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의 숙련되고 모든 것을 다 가져 함부로 다가갈 수 없는 여자와도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평범한 내겐 아내의 모습에 섹시함과 더불어 위압감까지 느껴졌기에.. 내 아내가 아니라면 감히 말도 못 걸어볼.. 그런 여자로 변신 아닌 변신한 여성으로 변해 구두를 다 신고는 집을 나선다...
"무..뭐하게.."
아내의 의도를 전혀 갈피조차 잡을 수 없는 나였기에.. 골목을 나가는 아내의 손을 잡아 채 묻게 된다..
"당신 저랑 계속 살고 싶어요?"
"다..당연한 거잖아.."
"그럼.. 정말로 각서처럼 할 수 있어요?"
"무..뭐???"
"그건 아니잖아요.. 당신이랑 같이 산 시간이 길지도 짧지도 않지만 그 정도는 알아요....그리고 저한테 뭘 바란 건지.. 확인할거에요...."
"무..뭘 바라다니..."
"오늘.. 저한테서 5m이상 접근하지 마세요."
"그게 무슨 말이야."
"5m 내로 접근하면.. 가방에 준비한 이혼서류 꺼낼거에요!"
"이..혼???"
"제가 무슨 짓을 하던.. 상관한다면.. 그래도 꺼낼거에요."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는데!"
"강간..을 당하는 아내를 지키려 하지 않고 훔쳐만 보는 건.... 말이 되요?"
"......"
"이혼하기 싫으면.. 제가 한말 지키세요...."
".....진짜 뭘 하려고?.."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한다니까요. 따라와요....5m이상 접근만 하지 말고....."
"...."
칼자루는 아내가 들고 있다.
그런 아내의 이해 못할 행동에도.. 난 아내의 말을 들을 수밖에는 없었고, 곧 아내의 뒤를 쫓아 걸어가는데... 아내가 큰 도로가까지 천천히 걸어간다.. 하이힐에 의한 또각거리는 소리가 썰렁한 골목 안을 울리기 시작했고, 핸드백을 손에 들고 걸어가는 아내의 곧은 허리로 엉덩이가 더 부각되며 걸어가는 뒤태에 숨이 막힐 듯 갈증을 느끼게 된다..
아내가 한걸음씩 걸음을 옮길 때마다 한쪽 엉덩이가 위아래로 움직여지며 짧은 치마 아래로 허벅지의 반 이상이 골목안의 가로등에 반사되어 빛을 발하는 모습까지....
내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가 저런 모습으로 걸어간다면 가정을 잊고 말이라도 한번 붙여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매력적이고 거기에 정확한 스텝의 걸음걸이에 도도해 보이는 아내였다.
큰 도로가로 나온 아내는 잠시 멈춰서 택시를 기다리듯 서 있었고... 잠시 후 도착한 택시의 뒷좌석의 문을 열고 올라타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한발씩 택시 안에 옮기는 아내의 행동에 치마 속까지 보일정도로 짧은 길이에 목마름을 다시 느끼게 만들며 허리를 숙이자 말려 올라가는 치마의 길이가 더 드러나게 만든 허벅지의 곡선에 내 자지를 성나게 만들기 시작했다.... 이런 황당한 꼴림을 뒤로하고 난 다급하게 택시부터 잡아 타 아내가 탄 택시를 쫓아가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는 집에서 20여분 떨어진 번화가의 길목에 섰고, 아내가 내리는 모습을 본 나도 택시에서 내리게 된다.
술집들이 즐비한...거기에 오늘은 휴일이라는 요일의 특성까지.. 이 시간의 거리는 젊은 남녀들로 메우고 있었다. 아내는 잠시 고개를 두리번거리더니 날 확인하고는 또 술집이 늘어선 골목으로 서슴없이 걸어갔고, 길목 중간정도 2층에 위치한 BAR로 들어간다..
별로 걷지도 않았는데... 아내의 모습에 넋이 빠진 남자들이 있었고, 그 중엔 여자 친구와 함께 걸어가던 남자는 아내에게 시선을 때지도 못한 채 여친에게 구박까지 당하게 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내의 모습은 지금 내 아내가 아니었다. 아내가 들어간 바의 간판을 뚫어져라 노려보는데.. 두 남자가 서둘러 뛰어와서는 내 어깨를 부딪치곤 급히 사과를 하며 바로 뛰어 들어간다...
그 모습에 불안감을 갑자기 느끼며 나도 황급히 바로 들어갔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카운터의 의자에 앉아 있는 아내의 모습에 안도를 하게 된다.. 최소한... 다른 사람과 합석을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를 하며 그 옆에 앉으려는데... 아내가 날 노려본다.....5m.... 나는 그래도 아내가 잘 보이는 테이블을 찾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 앉아 아내를 지켜본다.
높은 의자로 아내의 엉덩이를 반쯤 걸치고 앉아 있는 모습은.. 거기에 드러난 허벅지는 바닥중앙에 깔려있는 은은한 형광등이 내장된 타일로 스타킹을 비추며 굴곡을 그리듯 아내의 뒷무릎과 종아리를 더 자세히 비춰주며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그런데.... 그런 감탄사를 내뱉는 건 나만이 아닌걸 알게 된다..
방금 날 밀치고 들어온 두 남자의 목적도.. 역시 아내에게 있었다는 걸 둘이 나누는 대화로 알게 되었다... 대략 30초반이나 20후반정도 보이는.. 보기에도 젊어 보이는 캐주얼한 양복을 둘 다 입고 있었기에 학생이 아니란 건 알게 되지만.. 그렇다고 유부남처럼 보이진 않았기에 난 더 귀를 세워 둘이 소곤대듯 나누는 얘기에 신경을 쓰며 아내의 모습에 시선을 고정하게 된다...
"괜찮을까?"
"야!.. 여기까지 쫓아왔으면 뭐라도 해야지..."
"저런 여자... 좀 무섭다.."
"뭐가?"
"몰라.. 왠지 포스가..."
"미친놈.. 여자 혼자서 이 시간에.. 것두 휴일에 바를 온다는 건 누굴 기다리는 게 아니면 120% 남자 사냥이야.."
"사냥?"
"잘 봐라... 능력 있고, 저런 몸매에다가,,, 저렇게 미인인데... 뭐 하러 이런날 남자 없이 혼자 술 마시냐?"
"...그런 막돼먹은 여자는 아닌 거 같은데..."
"그러니까!!.. 아우 이 답답아!!... 저런 여자일수록 아무도 모르게 원나잇 즐기려고 오는 거 아니냐.."
"그럼 클럽이나 나이트를 가야지...."
"이시끼.. 이리 모르냐.."
"뭘?"
"딱 봐라.. 몇 살로 보이냐?"
"27?...2.. 이십대 중반처럼 보이는데..??"
서른둘이다 이 어린놈의 새끼들아...라고 당장이라도 호통을 치고 싶었는데.. 아내가 날 유심히 관찰하듯 지켜보고 있었기에 가만히 앉아 있게 된다.
"저 봐.. 누가 카운터 반대로 앉냐? 저런 도도한 여자는 시끄럽고 어떤 놈이 들이댈지 모르는 그런 곳에 안 간다고!..마음에 드는 남자 골라서 분명히 원나잇하러 온 거라니까..."
"와!... 그건 잘 모르겠고... 몸매 진짜 쩐다..."
"그러네....C컵??...그것보다 저 치마하고 스타킹은......진짜 죽인다....."
"진짜!!..네 말 듣고 보니까... 섹기가 흐르는거 같은데..... 아 씨발.. 나 벌써 꼴렸어...."
"미친놈..그럼 네가 말 걸어봐...."
"무..뭐?? 내가?"
"그래도 나보다는 네가 더 잘났잖아... 키도 크고..."
"...그래도. 그러다가 개쪽당하면...."
"벌써 들어온 지 10분이나 지났어.. 약속 없는 거 같은데.. 내 말이 확실하다니까!!"
"네가 해봐.. 왜 나한테 그러는데..네가 먼저 봤잖아.."
"이 새낀...지가 먼저 뛰기 시작했으면서.."
"어... 저거 뭐야?!"
아내의 바로 옆에 새파랗게 젊어 보이는 10대 후반의 젊은 새끼 하나가 앉는다...
분위기가 은은한 바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청바지에 헐렁한 갱스터 스타일의 티까지 걸치고 있는 조카뻘도 안 되는 남자가 아내의 바로 옆에 앉아 아내에게 뭐라고 말을 건네는데..
내 위치에서는 들리지도 않는다...
아내는 다시 원을 그리듯 늘씬한 다리를 움직여 카운터를 향해 의자를 돌려 앉았고, 그 놈도 덩달아 더 몸을 숙이며 아내에게 접근한다... 정말.. 당장이라도 아내에게 달려가 손목을 잡고 나가야 하는 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아내가 도대체 내 무엇을 관찰한다는 것인지....
그 한마디가 날 고민에 빠지게 만들어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게 했고, 이렇게 아내의 의도에 의해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 얼마나 가슴 조리는 일인지 알게 된다.
다행이.. 계속 작업멘트를 날리는 모습을 하고 있는 그놈에겐 시선조차 주지 않는 아내였다.
그런데... 나보다도 더 애가 타는지.. 옆자리의 두 남자가 담배를 꺼내 연신 펴대기 시작한다....
이것들은 내 속도 모르고... 나도 모르게 아내의 의도를 파악하려 생각에 빠져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낯익은 또각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아내가 걸어오는걸 보게 된다.. 역시... 이대로 내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다가와 저 젊은 친구를 때어버리려는 행동을 하는 아내일거라는 생각에 의자를 바짝 끌어 앉는데.... 아내가 엉뚱하게 내 옆 자리의 두 남자를 향해 방향을 틀었고,,, 그 남자들도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며 입도 열지 못한 채 아내가 앉는 모습을 지켜만 보고 있다..
바로 내 옆에서....
아내는 평소라면 끌어내려 조심할 짧은 미니스커트를 신경도 쓰지 않는 듯....그대로 앉아 다리를 꼬아 테이블 아래에 환상적인 장면을 그리며 들고 온 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다.
아내의 모습에 난 눈이 휘둥글 해진 채.... 멍하니 바라보게 되었다.
"둘이 왔어요?"
"예???..."
"예..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색함을 어떻게든 이겨보려는 듯 먼저 꼬셔보라는 말을 뱉은 작은 키의 남자가 분명히 의도된 호탕한 웃음을 지어본다.
"합석해도 괜찮아요?"
"그럼요!..."
"다..당연하죠."
"호..혼자 오신 거예요?"
"예.... 바람 좀 쐬려고요....."
아내의 음성 톤은 낮았지만..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내 귀에 정확히 들려온다.
"담배 좀.."
보통 남자라면 먼저 들이대는 여자에겐 거부감을 어느 정도 느끼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줘도 못 먹느냐는 말이 나왔을 거라는 생각을 해왔는데... 그건 예쁜 여자한테는 통하지 않는 얘기였다..
더군다나.. 지금 아내가 하는 행동은... 이런 약간의 겁을 먹게 된 남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풀어버리게 된다..
담배라면 끔찍이 싫어하는 아내였는데...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담배를 요구하는 황당한 행동을 보여주는 쿨한 여성을 연기하는데....
역시 천성과 본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둘이 경쟁하듯 담배에 불을 붙여주자 도도하게 불붙은 담배를 깊게 한 모금 빨아들이곤... 그 즉시 기침부터 하기 시작한다...
연신 콜록대며 말도 못하는....눈물까지 눈에 맺히며 아내가 황급히 담배를 서툴게 재떨이에 끄고는.. 자신이 애써 한 어색한 연기를 본인도 느꼈는지 다시 도도하게 등을 기대며 앉아보지만... 이미 이런 귀여운 행동에 두 남자의 눈에는 아내만이 보이는 듯,, 이미 벽이라는 경계는 무너져 보였다..
"이런 게 뭐가 좋다고..켁켁~~.도대체 왜 펴요?..콜록~..콜록~.."
"나..나쁜 거죠...이런 걸 왜 가져와서.. 야! 얼른 집어넣어라.."
"미..미친놈.. 니꺼 거든.."
"아!...."
"혹시.. 두 분 약속 있는거 아니세요?"
"약속은요.. 집에 들어가려다가...."
"아가씨 보고 쫓아온 거예요."(작은 키의 남자가 먼저 선수를 치며 나댄다.)
"예??저요?"
"예!.."
".........예."
"두 분이서요?"
"그런데.. 아까 그 남자는 누구에요?"
"아!... 그 분도 저 길거리에서 보고 한참 찾아 돌아다녔다고....."
"역시..."
"참나.. 새파랗게 젊은 놈이...."
"고딩 아니었어요? 딱 보니까 완전히 애송이던데.."
"그렇지? 역시.."
"신입생이라고 하던데요. 여기 옆에 G대학..."
"대학생....그래도 남자라면 역시 군대를 다녀와야...."
"그럼..."
어느새 두 남자는 만담을 하듯 아내의 말 하나하나에 코믹스러운 제슈처까지하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 무진장 애를 쓰고 있었고, 아내는 그런 이 두 명의 남자가 그렇게 싫지는 않은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계속 앉아 얘길 들어주며 웃어준다... 아니.. 날 쳐다보고 있는 게 확실해 보였다..
무엇을 관찰한다는 것인지.. 이런 아내의 행동을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묘한 불쾌감과 짜증이 아내를 향해 얼굴을 일그러지게 만들었다..
아내는 내 표정은 상관없다는 듯.. 농담을 정말 재밌게 주고받기 시작했고,,,, 다행히 술은 절제하는 모습을 내게 보여줬기에 그나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게 된 나였다...
문제는 아내의 복장이었다..
다리를 꼬고 앉은 자세로 허벅지가 훤히 보이는데.. 그 스타킹의 매끈함에 매료된 건 두 남자도 마찬가지인 듯.. 한 놈이 아내와 얘길 할 때엔 다른 한 놈이 아내의 가슴과 다리를 훔쳐보기 바빴고, 나머지 한 놈도 마찬가지였다..
분명히 아내도 이 들의 시선을 느꼈을 텐데.... 오히려 재밌는 얘길 할 때엔 정말 재밌다 는 듯 허리를 숙여 웃어준다.. 그로 인해 보이는 아내의 딱 달라붙은 가슴골과 검은색의 브래지어가 순간순간 노출을 하며 남자들의 눈을 호사스럽게 만들었다... 이정도의 상황이면.. 이들처럼 진작에 꼴려서 눈치 보며 위치를 조정해야 할 내 자지인데도... 지금의 아내 모습엔 왠지 모를 배신감을 먼저 느끼게 되며.. 날 시험하는 것치고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조금씩 가슴을 죄여온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제는 대 놓고 키 작은 남자의 작업멘트가 남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진짜 몸매하고 얼굴하고.. 하나도 빠질게 없으시네요.. 풍기는 카리스마는 전문직여성시신데...혹시 모델이나? 배우쪽??"
"예?..제가 무슨..."
"아니에요.. 정말 제가 이제껏 만나본 여성분들 중에서 한손가락 안에 드세요.."
"한손가락이요?"
"예!!" (엄지를 치켜세우며 아내에게 보여주는 놈의 행동은....좀 감탄하게 된다.)
"풋~~.하하하하하하"
"이 새끼는.. 만날 말만 번드르르해서... 남자라면 역시 힘이지!!.."
"야!.. 숙녀 앞에서... 그런데 몇 살이세요?"
"왜요? 나이가 중요해요?"
"아..아니요.. 딱 보니까.. 저희보다 많이 어리신거 같은데..."
"아닌데.. 저 나이 많아요..."
"에이~~~ 딱 보니까 이십대 중반이구만... 아닌가?"
자연스럽게 말을 놓는 작은 키의 남자......작은 키라고 해봐야 나정도지만... 한 놈이 너무 커서 비교되어 보이는 것 뿐이다...
"이십대 중반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럼 이십대 중반 할게요."
"역시!! 얼굴만큼 센스도 짱이다... 우리 이제 안면도 텄는데.. 말 놓자."
"전 아직 어색해서.."
"걱정 마! 우리가 편하게 놓으면 되지.. 안 그냐?!"
"으..응?? 응.."
키 큰놈은 작은 놈이 주댕이를 날리는 동안 아내의 미모와 몸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연신 감상만 해대고 있었고, 그런 그 놈의 빈자리를 작은 놈이 말 빨로 채우고 있었다.
"저..정말...예뻐..........요."
"감사해요..하하.."
"근데 진짜 혼자 왔어?"
"음~~ 예."
"못 믿겠다.. 이렇게 예쁜데 어떻게 혼자 다니냐...."
"왜요? 혼자 다니면 안 되나요?"
"안되지.. 누가 채가기라도 한다면.."
"큭큭..."
"그런데.. 이런 시간에 혼자 다니면.. 그런 쪽 아닌가?"
"예?? 그런 쪽이라뇨?"
"아니... 일에 몰두하고 능력 있는 그런데 정말 바빠서.. 연예할 시간도 없고........뭐 가볍게 즐기자는...."
"어머... 그게 보여요?"
아내의 어색한 연기도 외모에 묻히는 듯 내 눈에는 뻔히 보이는데.. 이들은 정말로 반갑다는 듯 덮썩 물기부터 한다...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는데... 당장이라도 일어나 이 테이블을 엎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그 이혼서류라는 한 장의 종이로 열심히 참게 된다....
"그. 그렇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내의 말에 두 남자의 눈빛이 심상치 않게 변했고, 지들끼리 통하는 눈짓으로 무엇인가를 주고 받는다..
"저 잠깐요.."
"으..응?? 응!"
아내가 화장실로 향해 걸어가는데.. 두 남자는 그런 아내의 뒷모습에 빠져 완전히 취해 있었다. 은은한 불빛에 반사되는 스타킹의 광택과 더불어 블라우스까지...잘록한 허리에 대비되어 볼륨감 있게 움직이는 엉덩이를 그리는 아내의 뒷모습은 정말 누가 봐도 침을 삼킬 만 했다..
아내가 문을 닫고 화장실에 들어가자 두 놈은 서로 싸우기 시작한다..
"야!.. 내가 다 꼬셨으니까..저 여자 내꺼야!"
"미..미친놈.. 저 여자 눈빛 못 봤어? 나.. 보는 눈빛이 너랑 다른 거 모르냐?!"
"헛소리하네.. 1/1000은 나랑 눈빛 맞췄다.. 빙신아."
"이..이 새낀.. 너 여친도 있잖아.."
"그게 문제냐?! 저런 여잘 어디서 만나본다고.. 원나잇...아 씨발 생각만 해도..."
"안 돼..죽어도 오늘 양보 못한다.."
"씨발아.. 너 다 된 밥에 코 빠트릴래?!!!!"
"너 여친한테 전화한다....."
"이..이 새끼가..그래 나 저 여자랑 살란다.. 다 고자질해라 이 새끼야!."
그때 아내가 화장실에서 나와 걸어오는데... 묶었던 머리를 풀어 입에 머리끈을 물고 있었고, 머리를 양손으로 틀어올리는 행동을 하고 걸어온다.. 그로 인해 벌려진 블라우스의 틈은 더 넓어지며.. 볼록하게 두 무덤을 그리고 있는 아내의 탐스런 가슴이 상당부분 노출되며 브래지어의 끈까지도 살짝살짝 보여진다....
그런 아내의 행동은 의자에 앉아서도 계속 되었고, 두 남자의 시선은 아내의 상반신에 고정된 채.. 테이블아래에선 신경전을 심하게 벌이듯 발로 서로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있다..
아내는 태연하게 머리를 틀어 올리곤.. 묶으려 하다말고 이내 테이블 위에 손을 올려놓는다...
"푸..풀고 있어라.. 머리 푸니까... 진짜....."
"왜요?"
"그..그러니까..세..섹시해요."
"예?,,,,휴~~ 여기 좀 덥죠?"
아내가 블라우스를 한 손으로 들어 몸과 떨어트려선 나머지 손으로 손부채를 만들어 안에 바람을 부채질하며 밀어 넣는데... 당연히 더 벌려진 블라우스사이로 아내의 가슴골과 함께 약간 보이는 검은색의 브래지어가 빛을 받아 반짝이기 시작한다.... 두 가슴이 밀착되어 맞다은 살에는 손을 씻고 털다 튀긴 물방울까지 맺혀있었고,,, 꼬았던 다리를 풀어 모아 뻗자.. 완벽한 라인을 그리며 잘록하게 이어진 두 발목아래에 하이힐까지....두 남자의 침을 삼키게 만든다......
도저히..
지켜볼 수 있을 상황이 아니다.. 아니.. 이상하게 화가 나는 게.. 정말로 이런 아내는 내가 바라는 모습일 텐데..
단지.. 진행하는 주가 바뀐 상태만으로도 심하게 흔들리는 나였다... 이런 게 현실이었다... 나로 인해 아내를 돌리는 상상을 수도 없이 했는데.... 아내가 보란 듯 다른 남자들과 웃음 짓는 것만으로도 그 상상과 현실의 차이를 각인시키게 된다.. 내가 이렇게 소심한 남자였는지....그동안 계획했던,...갑자기 어느 정도 진행이 된다면 아내를 설득시키기 위해 준비했던 멘트를 떠올리게 된다..
"몸은 돌려도 되지만.. 절대 마음만은 주지 마라...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여자는 당신이고, 단지 새로운 섹스와 경험을 하고 싶은 것뿐이다..당신도 섹스의 즐거움이 싫지는 않지 않은가?! 그러니 섹스도 그냥 즐길 거리고.. 다른 스포츠나 취미처럼 가정에 충실하며 즐기기만 한다면 전혀 달라질게 없다.!"
라는 머릿속에 멋지게 내뱉을 대사가 얼마나 믿음과 노력이 필요한지.. 그리고 나부터 제대로 준비를 해야 하는지 정말로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벌써 주문한 6개의 맥주병중 마지막 병을 목에 퍼붓듯 마시는데.. 남자들과 아내의 목소리에 사레까지 걸릴뻔하게 된다.
"둘이 왜 그래요?"
"응?? 아니... 우리 그만 빼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는 게..."
"본론이요?"
"둘 중에 누가 마음에 들어? 차라리 그쪽이 정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예? 정하다니???"
"당연히 즐길 사람!..애들도 아니고 이제 밀당같은거 할 나이 지났잖아. 누가 마음에 드는데? 정말 이러다간 둘이 싸움 나겠다...."
"호호호~.. 무슨 싸움까지.."
"지금 우리 백조야.."
"예?"
"위에는 고상한척 참고 있지만.. 정강이는 피멍이 들 지경이다..."
"......그래.. 차라리 그쪽이..."
"어머!... 뭘 그런 고민을 해요?"
"으..예?"
"정...할 필요 있나????"
아내가 테이블에 턱을 괴며 바짝 앉는다..아름다운 쇄골라인이 다 크게 각도를 그렸고 아주 약간 숙인 상채로 가슴골을 드러내며 두 남자를 번갈아 바라보는 아내의 시선은.....
"두..둘??"
"....."
"자..잠깐만...... 우리 둘 다??"
"....왜요? 싫어요?"
"아..아니.... 진짜로??"
"처음인가 봐요?"
"두..둘이서 어떻게...."
"이 새끼는.. 둘이면 어떻고 셋이면 어때....!!"
"키 큰 분은 싫으신가 보다...."
"아..아니야... 싫긴 왜 싫어..그..그런데 정말로??"
"음~~ 두 분 다 맘에 들었는데.. 망설이시니까 좀 그러네요."
"아니라니까.. 아!.. 이 새끼가 눈치가.. 우리야 고맙지.. 당신 같은 여자를....그..런데 이름이?"
"어머..그건 무슨 매너에요?"
"하하하.. 상관없지...맞아.. 매너 없는 행동이겠다.. 아! 이 조댕이를..크크.. 근데.. 이 조댕이가 진짜 잘 빨거든.."
"헛....넘 야하다......."
"이거 한번 맛보면......진짜 막 머리카락 잡아당기고 난리가 아니라니까.... 거기에 저 새끼 아까 말하는 거 봤지? 남자는 힘이라고.. 정말 힘 하나는 끝내준다고..."
"...둘이 사귀어요? 어떻게 알아요?"
"뭐? 아..아니.. 남자들은 그런 곳도 같이 막 간다고.. 따로 들어가지만..그래도 그걸 모르겠어? 저 새끼 저렇게 어리버리해도 힘 하나는 장난 아니야.. 나도 평균이상은 되고..저..정말 괜찮겠어?"
".......음~~.. 좀 무서워 질라하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
아내가 남은 잔을 비우는 동안 잠시 동안의 침묵이 이어졌다. 두 놈도 필사적인 게 분명해 보인다... 이런 행운이 어디 있겠냔 말이다....
겨우 한마디 한 키 큰 남자도 맥주를 단숨에 비워버린다.. 남자 둘은 묵언의 수많은 대화를 나누며 입가에 미소를 버리지도 못한 채 아내의 상반신과 하반신을 번갈아 훑어보며 침까지 닦아댄다... 상상만으로도 키 큰 남자는 얼굴이 붉어지며 이제는 대놓고 자지의 위치를 고치듯 사타구니에 손을 얹고는 몇 번 주물렀다....아니.. 이미 커질 대로 커진 자지들을 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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