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그때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사랑이 그리운 것은, 지금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7부 상처를 주다.
은주의 집착은 점점 더 심해져 갔어요. 사랑해서 집착하는 것인지, 집착으로 사랑하는 것인지 우리 세사람의 사랑은 늪에 빠져들기 시작했어요.
은주의 절절한 부탁을 들은 후 저 또한 더욱 심란해져 갔어요. 은주는 저랑 제일 가까운 친구에요. 단점도 없지 않아 있지만, 어린시절부터 오랜 시간 저와 함께 동거동락했던 친구이기에 더더욱요. 더구나 재훈오빠와의 서로 얽혀있으니 말로 표현 못할 괴로움을 저 또한 겪고 있었어요.
그렇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어요.
봄이 왔건만, 우리 셋의 관계는 거꾸로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시작했어요.
저의 집착은 더욱 심해졌고,
은주는 더욱 사랑에 목말라했으며,
중간의 오빠는 지쳐갔어요.
불과 몇 달전까지만 해도 생각하면 오로지 그리웠고, 설레였던 오빠와의 만남이었는데, 일이 터지고 난 후부터 그리움과 설레임에 하나가 더 얹혀졌어요. 불안감… 짜릿한 불륜만남의 끝이 서서히 다가오는 듯한 불안감 말이에요. 그 불안감은 섹스가 끝나고 나면 더욱 더 심해졌어요. 예전의 오빠와의 섹스는 끝나고 난뒤 나른한 행복에 취했었지만, 이제는 광란의 섹스가 끝나고 난뒤에는 짜증스럽고, 후회되고,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 미란아. 나랑 이렇게 된 거 후회하니? ‘
격정적인 섹스후 오빠가 멍한 시선으로 저에게 물었어요. 멍한 시선만큼이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죠.
“ 아니. 오빠는 후회돼? “ 혼란스런 마음을 감추고 말했어요.
“ 아니. 절대 후회하지 않아. 다만… “
“ 다만… 뭐? “
“ 다만… 상처주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가 미란이에게… 우리 관계가 다른 사람에게… “
그 말을 듣는 순간 슬펐어요. 끝이 다가옴에 마음 아팠어요. 그 끝이 상처로 남을 것이기에 두려웠어요. 우리 둘의 상처는 고사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에 소름이 돋았어요. 그렇죠. 잠시 잊고 있었어요. 남편과 우리 아들 둘… 시골의 늙은 친정엄마… 그리고 형제자매, 여러 친구들… 우리 관계가 들통난다면 제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줄꺼예요. 비난과 욕설도 두렵지만, 그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에 제 자신이 견딜 수 있을까 싶었어요.
하지만 오빠의 품은 여전히 따뜻했어요.
오빠의 키스는 달콤했으며, 오빠의 손길은 사랑스러웠어요.
상처와 비난과 욕설은 미래의 불확실한 것이지만, 오빠의 자지가 들락거리는 저의 보지가 느끼는 쾌감은 지금 확실한 것이었어요.
서로의 불안함을 감추기라도 하듯 그날의 섹스는 더 격렬했죠.
오빠와의 두번째 섹스가 이어졌어요. 정상위에서 시작한 섹스는 후배위로 이어졌고, 깊게 찔러오는 오빠의 좆질에 그만 참지 못하고 또 한번 쏟아내고 말았어요. 잠시 숨을 고른 오빠는 저를 오빠 배위로 유도 했어요. 질퍽거리는 보지를 오빠의 좆에 조준하고는 그대로 주저앉았어요.
아… 그 포만감.. 제 뜨거운 보지를 역시 그 만큼이나 뜨거운 좆으로 꽉 채워올 때 느끼는 포만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했어요. 오빠의 좆이 보지를 채워오는 포만감만큼 가슴 가득 사랑의 포만감을 느끼거든요. 오빠의 가슴을 짚고는 엉덩이를 움직였어요. 천천히 상하로 넣고 빼다가는 오빠 좆뿌리까지 보지에 깊숙히 박고는 클리토리스에 압박을 주면서 허리를 앞뒤로 흔들다가 빙글빙글 돌렸어요. 점점 오빠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 같았어요. 저와의 섹스로 오빠가 황홀경으로 빠져드는 그 모습이 저는 너무 좋아요. 오빠의 사정이 임박한 것 같아 잠시 조절할 겸 몸을 뒤로 돌려 등을 오빠에게 보이고 저는 오빠의 다리를 붙잡고는 펌핑을 했어요. 이 자세는 제 클리를 오빠의 좆대는 물론 불알에 살짝 스칠때의 느낌이 좋아요. 오빠도 이 자세를 유독 좋아하죠. 자극도 덜할 뿐더러 저의 풍만한 엉덩이가 펌핑하는 모습, 그리고 질척이는 저의 보지속으로 왕복운동을 하는 오빠의 좆의 모습을 더욱 적나라하게 볼 수 있어서라고 하더라구요.
오빠의 다리를 붙잡고 엉덩이를 점점 빠르게 움직이며 우리는 두번째 오르가즘으로 달려갔어요.
“ 오빠 너무 좋아… 오빠 좆 너무 뜨거워.. 헉 헉 “
“ 미란이 보지가 최고야... 세상에 이런 보지가 없어.. 헉헉!! “
둘의 결합부위에서 들려오는 질척이는 소리와 둘의 음란한 대화를 촉매제로 환락의 끝에 도달하려는 찰나..
“ 띵똥~ 띵똥~ “
갑자기 차임벨소리가 들렸어요. 우리 둘은 그대로 굳어졌어요.
“ 오빠 누구야? “ 소리 죽여 물었어요.
“ 글쎄… 택배인가? 아무 연락 없었는데… 집주인인가? “
“ 누구세요? “ 흥분이 급격하게 식은 오빠는 약간 짜증스런 목소리로 물었어요.
“….. “
“ 오빠 있어요? 나에요… 은주… “
이럴수가…
순간 머리속이 텅 비었어요.
오빠와 저는 빠른 속도로 옷을 입었어요.
그 짧은 순간… 20초? 내 생애 그렇게 빨리 움직인건 처음인 것 같아요.
옷을 입고, 침대를 정리하고, 저는 베란다로 급히 몸을 숨겼어요.
“ 으응… 여긴 왠일이야? 어떻게 알고 왔어? ”
“ …. 응… 오빠 미안… 예고도 없이 와서…“
“ 여긴 어떻게 알고 왔냐니깐? “
“ 오빠… 안에 누구있어? 잠깐 들어가면 안될까? “
“ 누구 없어… 혼자 있어… 그리고 들어오는 건 안돼… 그전에 어떻게 알고 왔는지 말해 “
“ 오빠 잠깐이면 돼… 오빠가 안만나줘서… 물어물어 찾아왔어.. 잠깐이라도 얼굴 보고 싶어 “
“ 누구한테 물었어?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데? “
“ 미안해 오빠… 허락도 없이… 들어가서 얘기하면 안될까? “
베란다에서 들어보니 들어오려는 은주와 그냥 돌려보내려는 오빠의 실랑이가 한참 벌어졌어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결국 은주가 방안으로 들어왔어요.
잠시의 침묵이 이어지더니 냉장고 열리는 소리 잔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워낙 갑작스런 일에 내가 옷을 제대로 입고 나왔는지 뒷처리는 제대로 했는지 불안했어요. 봄이라곤 하지만 베란다 밖은 스산했어요. 시간은 오후 4시를 향해 가고 있었어요. 발이 유난히 시려왔어요.
‘ 아차! 신발… ‘
이런! 신발을 치우지 못했어요. 침대정리와 옷입는것에 집중하느라 제일 중요한 신발을 잊었어요. 그날 제가 신고 온 신발은 굽낮은 워커였었는데… 은주가 알아보려나? 초조해지기 시작했어요.
“ 오빠.. 누구랑 있었어? 저 신발은 뭐야? “
“ 아무도 없어…. 어젯밤 무리했더니 피곤해서 잠깐 쉬러 온거야. 신발은 우리 와이프꺼야. “
“ 그래? 아까 이상한 소리가 들리던데… “
“ 무슨 소리? “
“ 섹스할 때 나는 소리… “
“ 후훗.. 그거 컴퓨터에서 동영상 하나 봤어… “
“ …. “
“ 은주야. 이제 그만 가줄래? 내가 지난번 분명히 얘기했잖아. 우리 더 이상 이러지 말자고… 그리고.. 여기 어떻게 알고 왔는지 얘기해줄래? 굉장히 기분 나쁘거든… 중요한 문제다. 사생활 침해야..”
“ 오빠 너무해… 오빠 분명히 다른 여자 생겼지? 미란이랑 사겨? 괜찮아.. 말해조 “
“ 아냐… 터무니 없는 소리 하지마… 그리고 여기 어떻게 알았는지 빨리 말해! “
“ …. 미안해 오빠. 사실은 오빠가 하도 만나주지 않아서 경찰하고 있는 사촌동생한테 부탁했어 “
“ 세상에…. 너 정말 무서운 여자구나 “
“ 미안해 오빠… 정말 미안해. 이렇게라도 오빠 조금이나마 보고 싶었어 “
“ 은주야! 지난번에 얘기했잖아. 이러지 말자고… 난 우리 가정 지키고 싶어. 더 이상은 죄 짓는 것 같아서 싫다고 했잖아. “
“ 정말? 정말 가정 때문에 그래? 내가 아닌 딴 여자가 생긴 건 아니고? “
“ 아냐! 정말 아냐! 왜 이렇게 말을 못알아들어? “
두 사람의 언성이 점점 높아져 갔어요. 베란다에 숨어서 두 사람의 말을 엿듣고 있는 저는 몸이 떨려왔어요. 일촉측발의 위기감이 느껴졌어요.
“ 이집에서 나가! 더 이상 얘기하기 싫어! “
“ 흑흑~ 오빠! 정말 왜 이래? 응? 나 좀 만나주면 안돼? 나 오빠 정말 사랑해 “
“ 싫어! 당장 나가! 지금 안나가면 당장 경찰에 신고할꺼야. 그리고 주소 가르켜 준 니 사촌동생도 같이 신고할꺼야 “
“ 오빠… 흑흑! 미안해 오빠! “
오빠는 모질게 말했어요.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는
“ 오빠 갈께.. 오빠의 마음 알았으니 두번 다시 안올께. 안 매달릴께.. 그런데… “
“ ….. “
“ 오늘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태어나서 첨으로 남자한테 무릎 꿇었어. 나 좀 봐달라고.. 사랑해달라고 매달렸어. 보기 좋게 거절당했네.. 기분이 좀 그렇네… 말할 수 없이 참담해…
오빠! 만약 오빠가 나를 멀리하는게 가정때문이 아니라, 딴 여자 때문이라면… 그땐 정말 가만있지 않을꺼야. 다 끝장낼꺼야 “
“ 은주야… 너 왜 이래 정말? “
“ 오빤 내 기분 모를꺼야. 정말 몰라… 지금 내가 어떤 기분인지… 딴 여자 때문이라면… 정말 가만두지 않을꺼야 “
차분하게 들리는 은주의 목소리에서 서늘한 냉기가 느껴졌어요.
은주가 갔어요. 방에 들어오니 오빠는 테이블에 머리를 감싸안고 있더군요. 조용히 오빠를 안아주었어요. 오빠도 포근히 저를 안아왔어요. 뜨거웠던 욕정의 불꽃은 이미 꺼진지 오래였어요. 그냥 말없이 멍한 시선으로 딴 곳을 바라보았어요. 오빠가 바라보는 곳과 제가 바라보는 곳은 같지 않았어요.
30분후 조용히 밖을 살피며 나왔어요.
밖은 여전히 쌀쌀했으며, 어둑한 기운이 내려앉았어요. 터덜거리는 걸음으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어요. 핸드폰이 울렸어요. 은주한테 온거였어요. 깜짝 놀랐어요. 받을까? 말까?...
받았어요.
“ 으응 은주야 “
“ ….. “
“ 자..잘 지냈어? 한달만이네… “
“ …. “
“ 여보세요? 은주야? 왜 말이 없니? 안들려? “
“ …. 두 사람… 용서하지 않을꺼야! 다 죽여버릴꺼야! “
“ 여보세요? 은주야? 그게 무슨 말이야? 너 무슨 일있어? 왜 그래? “
“ 재훈 오빠 방에서 나오는 거 봤어! 나쁜 년! 내숭은 혼자 다 떨더니… 내가 그렇게 울며 불며 부탁했는데도 모른 척하고.. 이 나쁜 년아! 내 자손심은 걸레가 됐어. 이 걸레 같은 년아! “
“ 으.. 은주야! “
“ 아주 두사람 떡치는 소리가 온동네를 떠나가더라. 재훈 오빠 뭐? 가정? 와이프? 개새끼! 내 너희 두 년놈들 용서하지 않을꺼야 “
“ …. 은주야.. 미안해.. 그게 아니야 “
“ 내가 너 같은 년을 친구라고.. 내가 미친년이지.. 흑흑 “
“ 은주야….. 만나서 얘기하자! 내가 미안해… 내 얘기도 좀 들어봐 “
“ 필요없어! 위선자 얘기는 들을 필요도 없어! 니네 둘은 나한테 상처를 줬어. 내 자존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어. 똑같이 되갚아 줄꺼야! 내가 다 녹음했어. 좀전에 개같이 붙어서 헐떡거리는 소리 내가 다 녹음했어. 각오해!“
눈앞이 캄캄해졌어요. 은주가 무슨 짓을 할 지 알았거든요. 은주는 남편 전화번호도 알고 있었어요. 늘 불안했던 예감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해야 좋을 지 몰랐어요. 재훈오빠에게 전화를 했어요. 얘기를 들은 재훈오빠 역시 갈팡질팡 했어요.
“ 일단 집에 들어가. 아저씨 물으면 무조건 딱 잡아떼. 문 밖에서 녹음된 것이니까 또렷하지 않을꺼야. 걱정하지 말고 들어가 “
오빠말대로 집으로 왔어요. 그 사이 계속 은주에게 전화했지만 통화 되지 않았어요.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남편을 기다렸어요. 지옥이 따로 없었어요. 될대로 되라는 자포자기 심정이었다가도 제발 은주가 남편에게 알리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 갈팡질팡했어요. 10시가 넘어서 남편은 어디서 술을 한잔 걸쳤는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집에 들어왔어요. 술을 즐겨 하지 않는 사람인데…
불안했어요. 어떤 상황인지 몰라 먼저 말을 하지 못했어요.
“ 아이고.. 우리 마누라… 이쁜 마누라… 오늘 기분이 그래서 한잔 했어.. 하하! “
“ 아이… 왠 술을 이렇게 마셨어? 술냄새~ “
“ ♬ 기분이 울적해서 술을 나셨네~ ♪ 킥킥~ “
“ 얼씨구… 노래까지? 오늘 정말 왜이래? “
일단 오늘은 은주가 전화를 하지 않은 것 같았어요.
비틀거리는 남편을 침대로 누이고는 옷과 양말을 벗기고는 잠든 남편의 얼굴을 보았어요.
결혼한지 어느덧 11년… 평범한 결혼생활이었어요. 알콩달콩… 지지고 볶고… 작은 것에 행복해하고 작은 것에 속상해하고… 성실한 남편이었어요. 가진 것 별로 없이 오로지 성실 근면으로 가장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 남편이었죠.
‘ 내가 미쳤지… 이런 남편과 애들을 두고… 미쳤어… ‘
순간의 욕망과 철없음으로 저지른 짓이라고 변명한다는 것은, 남편과 애들이 받을 상처를 생각하면 너무나 이기적이었어요.
그날밤 저는 잠을 한숨도 자지도 못했어요.
잠든 남편을 보며 몇번이고 미안하다고 소리죽여 울며 말했어요.
새벽에 봄비가 내렸어요. 꽃을 피우는 촉촉한 봄비가 아니라, 거친 바람을 동반한 비가 세차게 내렸어요.
7부 상처를 주다.
은주의 집착은 점점 더 심해져 갔어요. 사랑해서 집착하는 것인지, 집착으로 사랑하는 것인지 우리 세사람의 사랑은 늪에 빠져들기 시작했어요.
은주의 절절한 부탁을 들은 후 저 또한 더욱 심란해져 갔어요. 은주는 저랑 제일 가까운 친구에요. 단점도 없지 않아 있지만, 어린시절부터 오랜 시간 저와 함께 동거동락했던 친구이기에 더더욱요. 더구나 재훈오빠와의 서로 얽혀있으니 말로 표현 못할 괴로움을 저 또한 겪고 있었어요.
그렇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어요.
봄이 왔건만, 우리 셋의 관계는 거꾸로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시작했어요.
저의 집착은 더욱 심해졌고,
은주는 더욱 사랑에 목말라했으며,
중간의 오빠는 지쳐갔어요.
불과 몇 달전까지만 해도 생각하면 오로지 그리웠고, 설레였던 오빠와의 만남이었는데, 일이 터지고 난 후부터 그리움과 설레임에 하나가 더 얹혀졌어요. 불안감… 짜릿한 불륜만남의 끝이 서서히 다가오는 듯한 불안감 말이에요. 그 불안감은 섹스가 끝나고 나면 더욱 더 심해졌어요. 예전의 오빠와의 섹스는 끝나고 난뒤 나른한 행복에 취했었지만, 이제는 광란의 섹스가 끝나고 난뒤에는 짜증스럽고, 후회되고,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 미란아. 나랑 이렇게 된 거 후회하니? ‘
격정적인 섹스후 오빠가 멍한 시선으로 저에게 물었어요. 멍한 시선만큼이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죠.
“ 아니. 오빠는 후회돼? “ 혼란스런 마음을 감추고 말했어요.
“ 아니. 절대 후회하지 않아. 다만… “
“ 다만… 뭐? “
“ 다만… 상처주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가 미란이에게… 우리 관계가 다른 사람에게… “
그 말을 듣는 순간 슬펐어요. 끝이 다가옴에 마음 아팠어요. 그 끝이 상처로 남을 것이기에 두려웠어요. 우리 둘의 상처는 고사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에 소름이 돋았어요. 그렇죠. 잠시 잊고 있었어요. 남편과 우리 아들 둘… 시골의 늙은 친정엄마… 그리고 형제자매, 여러 친구들… 우리 관계가 들통난다면 제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줄꺼예요. 비난과 욕설도 두렵지만, 그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에 제 자신이 견딜 수 있을까 싶었어요.
하지만 오빠의 품은 여전히 따뜻했어요.
오빠의 키스는 달콤했으며, 오빠의 손길은 사랑스러웠어요.
상처와 비난과 욕설은 미래의 불확실한 것이지만, 오빠의 자지가 들락거리는 저의 보지가 느끼는 쾌감은 지금 확실한 것이었어요.
서로의 불안함을 감추기라도 하듯 그날의 섹스는 더 격렬했죠.
오빠와의 두번째 섹스가 이어졌어요. 정상위에서 시작한 섹스는 후배위로 이어졌고, 깊게 찔러오는 오빠의 좆질에 그만 참지 못하고 또 한번 쏟아내고 말았어요. 잠시 숨을 고른 오빠는 저를 오빠 배위로 유도 했어요. 질퍽거리는 보지를 오빠의 좆에 조준하고는 그대로 주저앉았어요.
아… 그 포만감.. 제 뜨거운 보지를 역시 그 만큼이나 뜨거운 좆으로 꽉 채워올 때 느끼는 포만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했어요. 오빠의 좆이 보지를 채워오는 포만감만큼 가슴 가득 사랑의 포만감을 느끼거든요. 오빠의 가슴을 짚고는 엉덩이를 움직였어요. 천천히 상하로 넣고 빼다가는 오빠 좆뿌리까지 보지에 깊숙히 박고는 클리토리스에 압박을 주면서 허리를 앞뒤로 흔들다가 빙글빙글 돌렸어요. 점점 오빠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 같았어요. 저와의 섹스로 오빠가 황홀경으로 빠져드는 그 모습이 저는 너무 좋아요. 오빠의 사정이 임박한 것 같아 잠시 조절할 겸 몸을 뒤로 돌려 등을 오빠에게 보이고 저는 오빠의 다리를 붙잡고는 펌핑을 했어요. 이 자세는 제 클리를 오빠의 좆대는 물론 불알에 살짝 스칠때의 느낌이 좋아요. 오빠도 이 자세를 유독 좋아하죠. 자극도 덜할 뿐더러 저의 풍만한 엉덩이가 펌핑하는 모습, 그리고 질척이는 저의 보지속으로 왕복운동을 하는 오빠의 좆의 모습을 더욱 적나라하게 볼 수 있어서라고 하더라구요.
오빠의 다리를 붙잡고 엉덩이를 점점 빠르게 움직이며 우리는 두번째 오르가즘으로 달려갔어요.
“ 오빠 너무 좋아… 오빠 좆 너무 뜨거워.. 헉 헉 “
“ 미란이 보지가 최고야... 세상에 이런 보지가 없어.. 헉헉!! “
둘의 결합부위에서 들려오는 질척이는 소리와 둘의 음란한 대화를 촉매제로 환락의 끝에 도달하려는 찰나..
“ 띵똥~ 띵똥~ “
갑자기 차임벨소리가 들렸어요. 우리 둘은 그대로 굳어졌어요.
“ 오빠 누구야? “ 소리 죽여 물었어요.
“ 글쎄… 택배인가? 아무 연락 없었는데… 집주인인가? “
“ 누구세요? “ 흥분이 급격하게 식은 오빠는 약간 짜증스런 목소리로 물었어요.
“….. “
“ 오빠 있어요? 나에요… 은주… “
이럴수가…
순간 머리속이 텅 비었어요.
오빠와 저는 빠른 속도로 옷을 입었어요.
그 짧은 순간… 20초? 내 생애 그렇게 빨리 움직인건 처음인 것 같아요.
옷을 입고, 침대를 정리하고, 저는 베란다로 급히 몸을 숨겼어요.
“ 으응… 여긴 왠일이야? 어떻게 알고 왔어? ”
“ …. 응… 오빠 미안… 예고도 없이 와서…“
“ 여긴 어떻게 알고 왔냐니깐? “
“ 오빠… 안에 누구있어? 잠깐 들어가면 안될까? “
“ 누구 없어… 혼자 있어… 그리고 들어오는 건 안돼… 그전에 어떻게 알고 왔는지 말해 “
“ 오빠 잠깐이면 돼… 오빠가 안만나줘서… 물어물어 찾아왔어.. 잠깐이라도 얼굴 보고 싶어 “
“ 누구한테 물었어?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데? “
“ 미안해 오빠… 허락도 없이… 들어가서 얘기하면 안될까? “
베란다에서 들어보니 들어오려는 은주와 그냥 돌려보내려는 오빠의 실랑이가 한참 벌어졌어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결국 은주가 방안으로 들어왔어요.
잠시의 침묵이 이어지더니 냉장고 열리는 소리 잔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워낙 갑작스런 일에 내가 옷을 제대로 입고 나왔는지 뒷처리는 제대로 했는지 불안했어요. 봄이라곤 하지만 베란다 밖은 스산했어요. 시간은 오후 4시를 향해 가고 있었어요. 발이 유난히 시려왔어요.
‘ 아차! 신발… ‘
이런! 신발을 치우지 못했어요. 침대정리와 옷입는것에 집중하느라 제일 중요한 신발을 잊었어요. 그날 제가 신고 온 신발은 굽낮은 워커였었는데… 은주가 알아보려나? 초조해지기 시작했어요.
“ 오빠.. 누구랑 있었어? 저 신발은 뭐야? “
“ 아무도 없어…. 어젯밤 무리했더니 피곤해서 잠깐 쉬러 온거야. 신발은 우리 와이프꺼야. “
“ 그래? 아까 이상한 소리가 들리던데… “
“ 무슨 소리? “
“ 섹스할 때 나는 소리… “
“ 후훗.. 그거 컴퓨터에서 동영상 하나 봤어… “
“ …. “
“ 은주야. 이제 그만 가줄래? 내가 지난번 분명히 얘기했잖아. 우리 더 이상 이러지 말자고… 그리고.. 여기 어떻게 알고 왔는지 얘기해줄래? 굉장히 기분 나쁘거든… 중요한 문제다. 사생활 침해야..”
“ 오빠 너무해… 오빠 분명히 다른 여자 생겼지? 미란이랑 사겨? 괜찮아.. 말해조 “
“ 아냐… 터무니 없는 소리 하지마… 그리고 여기 어떻게 알았는지 빨리 말해! “
“ …. 미안해 오빠. 사실은 오빠가 하도 만나주지 않아서 경찰하고 있는 사촌동생한테 부탁했어 “
“ 세상에…. 너 정말 무서운 여자구나 “
“ 미안해 오빠… 정말 미안해. 이렇게라도 오빠 조금이나마 보고 싶었어 “
“ 은주야! 지난번에 얘기했잖아. 이러지 말자고… 난 우리 가정 지키고 싶어. 더 이상은 죄 짓는 것 같아서 싫다고 했잖아. “
“ 정말? 정말 가정 때문에 그래? 내가 아닌 딴 여자가 생긴 건 아니고? “
“ 아냐! 정말 아냐! 왜 이렇게 말을 못알아들어? “
두 사람의 언성이 점점 높아져 갔어요. 베란다에 숨어서 두 사람의 말을 엿듣고 있는 저는 몸이 떨려왔어요. 일촉측발의 위기감이 느껴졌어요.
“ 이집에서 나가! 더 이상 얘기하기 싫어! “
“ 흑흑~ 오빠! 정말 왜 이래? 응? 나 좀 만나주면 안돼? 나 오빠 정말 사랑해 “
“ 싫어! 당장 나가! 지금 안나가면 당장 경찰에 신고할꺼야. 그리고 주소 가르켜 준 니 사촌동생도 같이 신고할꺼야 “
“ 오빠… 흑흑! 미안해 오빠! “
오빠는 모질게 말했어요.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는
“ 오빠 갈께.. 오빠의 마음 알았으니 두번 다시 안올께. 안 매달릴께.. 그런데… “
“ ….. “
“ 오늘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태어나서 첨으로 남자한테 무릎 꿇었어. 나 좀 봐달라고.. 사랑해달라고 매달렸어. 보기 좋게 거절당했네.. 기분이 좀 그렇네… 말할 수 없이 참담해…
오빠! 만약 오빠가 나를 멀리하는게 가정때문이 아니라, 딴 여자 때문이라면… 그땐 정말 가만있지 않을꺼야. 다 끝장낼꺼야 “
“ 은주야… 너 왜 이래 정말? “
“ 오빤 내 기분 모를꺼야. 정말 몰라… 지금 내가 어떤 기분인지… 딴 여자 때문이라면… 정말 가만두지 않을꺼야 “
차분하게 들리는 은주의 목소리에서 서늘한 냉기가 느껴졌어요.
은주가 갔어요. 방에 들어오니 오빠는 테이블에 머리를 감싸안고 있더군요. 조용히 오빠를 안아주었어요. 오빠도 포근히 저를 안아왔어요. 뜨거웠던 욕정의 불꽃은 이미 꺼진지 오래였어요. 그냥 말없이 멍한 시선으로 딴 곳을 바라보았어요. 오빠가 바라보는 곳과 제가 바라보는 곳은 같지 않았어요.
30분후 조용히 밖을 살피며 나왔어요.
밖은 여전히 쌀쌀했으며, 어둑한 기운이 내려앉았어요. 터덜거리는 걸음으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어요. 핸드폰이 울렸어요. 은주한테 온거였어요. 깜짝 놀랐어요. 받을까? 말까?...
받았어요.
“ 으응 은주야 “
“ ….. “
“ 자..잘 지냈어? 한달만이네… “
“ …. “
“ 여보세요? 은주야? 왜 말이 없니? 안들려? “
“ …. 두 사람… 용서하지 않을꺼야! 다 죽여버릴꺼야! “
“ 여보세요? 은주야? 그게 무슨 말이야? 너 무슨 일있어? 왜 그래? “
“ 재훈 오빠 방에서 나오는 거 봤어! 나쁜 년! 내숭은 혼자 다 떨더니… 내가 그렇게 울며 불며 부탁했는데도 모른 척하고.. 이 나쁜 년아! 내 자손심은 걸레가 됐어. 이 걸레 같은 년아! “
“ 으.. 은주야! “
“ 아주 두사람 떡치는 소리가 온동네를 떠나가더라. 재훈 오빠 뭐? 가정? 와이프? 개새끼! 내 너희 두 년놈들 용서하지 않을꺼야 “
“ …. 은주야.. 미안해.. 그게 아니야 “
“ 내가 너 같은 년을 친구라고.. 내가 미친년이지.. 흑흑 “
“ 은주야….. 만나서 얘기하자! 내가 미안해… 내 얘기도 좀 들어봐 “
“ 필요없어! 위선자 얘기는 들을 필요도 없어! 니네 둘은 나한테 상처를 줬어. 내 자존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어. 똑같이 되갚아 줄꺼야! 내가 다 녹음했어. 좀전에 개같이 붙어서 헐떡거리는 소리 내가 다 녹음했어. 각오해!“
눈앞이 캄캄해졌어요. 은주가 무슨 짓을 할 지 알았거든요. 은주는 남편 전화번호도 알고 있었어요. 늘 불안했던 예감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해야 좋을 지 몰랐어요. 재훈오빠에게 전화를 했어요. 얘기를 들은 재훈오빠 역시 갈팡질팡 했어요.
“ 일단 집에 들어가. 아저씨 물으면 무조건 딱 잡아떼. 문 밖에서 녹음된 것이니까 또렷하지 않을꺼야. 걱정하지 말고 들어가 “
오빠말대로 집으로 왔어요. 그 사이 계속 은주에게 전화했지만 통화 되지 않았어요.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남편을 기다렸어요. 지옥이 따로 없었어요. 될대로 되라는 자포자기 심정이었다가도 제발 은주가 남편에게 알리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 갈팡질팡했어요. 10시가 넘어서 남편은 어디서 술을 한잔 걸쳤는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집에 들어왔어요. 술을 즐겨 하지 않는 사람인데…
불안했어요. 어떤 상황인지 몰라 먼저 말을 하지 못했어요.
“ 아이고.. 우리 마누라… 이쁜 마누라… 오늘 기분이 그래서 한잔 했어.. 하하! “
“ 아이… 왠 술을 이렇게 마셨어? 술냄새~ “
“ ♬ 기분이 울적해서 술을 나셨네~ ♪ 킥킥~ “
“ 얼씨구… 노래까지? 오늘 정말 왜이래? “
일단 오늘은 은주가 전화를 하지 않은 것 같았어요.
비틀거리는 남편을 침대로 누이고는 옷과 양말을 벗기고는 잠든 남편의 얼굴을 보았어요.
결혼한지 어느덧 11년… 평범한 결혼생활이었어요. 알콩달콩… 지지고 볶고… 작은 것에 행복해하고 작은 것에 속상해하고… 성실한 남편이었어요. 가진 것 별로 없이 오로지 성실 근면으로 가장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 남편이었죠.
‘ 내가 미쳤지… 이런 남편과 애들을 두고… 미쳤어… ‘
순간의 욕망과 철없음으로 저지른 짓이라고 변명한다는 것은, 남편과 애들이 받을 상처를 생각하면 너무나 이기적이었어요.
그날밤 저는 잠을 한숨도 자지도 못했어요.
잠든 남편을 보며 몇번이고 미안하다고 소리죽여 울며 말했어요.
새벽에 봄비가 내렸어요. 꽃을 피우는 촉촉한 봄비가 아니라, 거친 바람을 동반한 비가 세차게 내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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