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악 아으윽 아아악 아아아."
조교가 무슨 말을 하려다 말고 인상을 찌푸렸다.
"기계 소리 시끄럽고, 개년들 좋아도 정도껏 소리질러야지. 이거야 원. 시끄러워서..... 야! 작동 멈춰봐. 전원은 끄지말고."
똘만이 조교가 전체 기계 작동을 멈추게 속도를 영에 맞추니 딜도가 보지속에 끼인체 멈추었다. 그제야 여자들의 신음 소리도 기계 돌아가는 소리도 멈췄다. 온천지가 조용한게 마치 전쟁이 끝난듯했다. 조교가
"어이~ 보지에 좆 꼽힌 년들도 좆 꼽힌 채로 앞에 년들도 모두 내 말 잘 들어. 너희들 내일부터 업무에 들어가는데 업무중 너희들이 모시는 고객, 다시말해 너희들의 주인님으로부터 회사에 컴플레인이 걸려오면 그 년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일 마친 후 지금 이렇게 1시간씩 즐기고 퇴근한다. 알았냐?"
모두들 한 목소리로 목청껏 대답했다. 숙정도 같이 대답했다.
"예!"
"다시 기계 작동시키고 속도는 최대로 하고 나머지는 전부 퇴근해."
윙윙아아윙 철커덕아아아 철커윙윙아악덕 윙아아윙철 커윙아악 철윙커윙아흐덕 철아응커윙덕악!
제각각 돌아가는 10대의 머신 소리와 보지의 전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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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토해내는 서로 다른 10명의 신음 소리가 무슨 소린지 분간할 수 없게 뒤섞여 있는 시끄러운 교육장을 뒤로 한 채 우르러 20명의 여자들이 빠져나오고 마지막으로 나오던 조교는 소등하고 문을 닫았다.
숙정이 현관을 나와 건물을 빠져나오는데
"언니!"
숙정은 무심코 발걸음을 제촉하는데 또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언니!"
그때서야 숙정이 누군가 자기를 부르는 것 같아 돌아보니 상은이었다.
"언니. 기다렸어요."
"상은이 아냐? 왜 기다렸어? 아직 퇴근도 안 하고.... 왜?"
"그냥 언니... 보고싶어서요... 히히..."
"보고싶긴...... 뭐가 보고싶을까. 피곤하지 않아?"
"언니. 제가 너무 이상하죠? 나도 왜 언니가... 모르겠어요."
숙정도 상은이가 싫지는 않았다. 귀엽게 생겼고 인상도 붙임성이 있어보였다. 그래도 상은이와 지금 뭐를 더 말하며 시간 보낼 정신이 없었다.
"상은아... 오늘은 집에 들어가고.. 우리 담에 인연이 있으면 또 보자."
"언니..... 그럼 전화번호 알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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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은이가 자기 번호를 불러주고 숙정은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상은이 핸드백에서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언니도 오늘 피곤할 텐데..... 미안해요. 담에 제가 전화드릴게요."
"그래. 상은아. 나중에 보자. 잘 가."
서로 인사하며 갈거리에서 그냥 헤어졌다.
성대는 어젯밤에 만났던 그 여자가 눈에 밟혀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분명 아픈 듯 겁에 질린 듯 창백한 모습이 잔잔한 호숫가 외로이 짝을 찾기위해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한 마리 고니처럼 보였다. 성대는 자기 책상에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겨 있는데 문자 왔다는 알림음 소리가 울렸다. 열어보니 아내한테서 온 문자였다.
<조금 늦을지 몰라요.>
숙정은 어제도 목욕간다 했는데 오늘 또 목욕간다 말 할 수는 없었다. 문자를 치고는 휴대폰을 탈의장에 벗어늫은 옷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곤 욕탕으로 들어갔다.
성대는 그녀 생각에 잠겨 퇴근도 못 하고 있는데 아내 마저 늦다하니 집에 바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하루 종일 휴대폰에 촉각을 세웠으나 그녀에게서 전화나 문자 온 것은 없었다. 시계를 보니 어제 그녀를 만난 시간 보다는 이른 것 같았다. 성대는 사무실을 나와 차에 올라탔다.
"전화가 왜 오겠어? 바랄 걸 바라야지. 20대 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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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가 나에게? 하하하."
성대는 쓴웃음을 짖고는 차를 몰아 오피스 주차장을 빠져나와 번잡한 밤 도로에 차를 밀어넣었다. 차는 집을 향해 가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녀에게 가 있었다. 그녀를 놓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놓친 것이 아니라 더 이상의 기회가 없었다.
"교통사고로 다치지 않았다면 나에게 전화 올 일이 뭐 있겠어? 아~ 아깝네. 늘씬한게 예뻣는데 어제 그 사거리에 함 가봐? 가서 기다려봐? 혹시 아냐? 그 근처가 직장이라 그 시간에 지나갈지."
성대가 이 생각 저 생각하는 사이 차는 방향을 바꾸어 그 사거리로 달리고 있었다.
성대는 어졔 정임이 넘어지며 급정거한 횡단보도 바로 앞에 차를 세웠다. 양쪽 유리문을 내리고 밖을 살폈다. 이미 어두워질대로 어두워져서 많은 사람들이 급히 오가고있는 번잡한 곳이라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정확히 분간하는 것이 어려웠다. 또 밝은 불빛 아래서라면 그녀를 찾아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녀의 얼굴을 알아내기도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았다.
"난감하네. 오긴왔는데. 이래서야 옆에 지나가도 모르겠어. 그나저나 도로 저 건너편에 걸어가고 있으면 도저히 알아 볼 수 없겠는데......"
차 안에 히터는 틀어놓았지만 유리문을 내리니 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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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는듯한 12월 중순의 매서운 바람에 견디기 힘들었다.
"어휴~ 추워."
하며 다시 유리문을 올렸다. 올리고나니 살 것 같은데 썬팅된 유리가 시야를 더 어둡게 가렸다.
"이래서는 못 찾겠어."
하며 성대는 차 밖으로 나왔다. 지나가는 옆 여자들을 보면서 또 길 건너 걸어가는 여자들의 걸음걸이와 키 몸매를 보면서 분주하게 한동안 살폈다. 그러나 그녀를 찾지 못했다.
"이렇게는 못 찾아. 어제 지나갔다고 오늘 또 지나간다는 보장도 없고 찾았다 하더라도 그녀가 냉담하게 가버리면 그만아냐? 이런 젠장! 이렇게 막연할 데가 또 어디 있어!"
그러면서 성대는 이리저리 사거리 주변을 돌아다녀 보았으나 허당이었다. 추위에 못이겨 다시 차 안에 들어와 창문을 반 쯤 내리고 밖을 두리번거려 보았으나 그녀는 끝내 보이지 않았다.
"이래서는 못 찾아. 그만 가자. 한 시간은 지난 것 같아."
성대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차 시동을 걸고 그 자리를 떠났다. 운전을 하며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못 찾는거고.... 나도 찾을 걸 찾아야지. 안 그래? 성대! 혁도하고 스와핑 하자고만 했지 어떻게 진행해야 좋을지 작전은 아직 세우지도 못 했잖아? 남자들 맘이야 하고 싶지만 하고 싶다고 그냥 얼씨구 하며 따라나설 마눌들이 어디 있다구? 그게 말이야. 쉬운 일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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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도 마눌은 모르는 사람과 스와핑 하려고 따라나섰다는데 비록 결정적인 순간에 도망가버리긴 했다지만 대단해. 그게 어딘데! 울 마눌은 아직 그기까지 갈려면 천리강산인데. 조만간 다시 혁도 만나 뭔가 입을 맞추고 일을 꾸며봐야 하겠는데..... 아냐! 혁도와 모의도 중요하겠지만 우선은 마눌에게 넌지시라도 말해보는게 먼저야. 아~ 뭐라고 말하지? 말하면 반응은 내 보고 미쳤다 하겠지. 뻔하다. 뻔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차는 집을 향해 가고있었다. 큰 도로를 벗어나 주택가 골목으로 들어서고 있는데 앞서 가고 있던 차 한 대가 갑자기 섰다. 성대는 무의식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택시가 갑자기 멈춘 것이었다. 딴 생각에 빠져 운전하다 하마터면 추돌할 뻔 했다.
"아~ 씨발! 택시 씨발놈들은 아무데나 팍팍 선다니까. 좆 같은 새끼!"
아무리 젊잖은 사람이라도 핸들만 잡으면 자신도 모르게 욕을 해대는게 보통이었다. 성대는 경적도 울리지 않고 기다렸다. 너무 바짝 붙어 있어서 후진하지 않고는 앞 차를 피해 진행하기 힘들었다.
"누군가 내리면 가겠지. 내가 뭐 급하냐? 할 수 없지."
이러며 기다리는데 뒷문이 열리고도 손님이 내리지 않고 있었다. 앞 택시 상황을 살피니 요금 주고 잔 돈 받는 그런 상황도 아닌 것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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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 빨리 내리지 뭐 하냐!"
앞 차 택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성대의 눈에 내리는 한 사람이 보였다. 여자였다. 다리만 밖으로 내놓고는 사람은 빨리 내리지 않았다. 그렇게 지체하고 있어도 성대는 피해 갈 생각도 안 하고 태평으로 구경만 하고 있었다. 이윽고 여자가 내리더니 제 갈 길은 가지 않고 양 손으로 택시 문을 붙잡고 자신의 몸을 겨우 지탱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여자가 차에서 내리고도 그러고 있으니 택시가 출발을 못 하는 것 같았다.
"가시나가 술을 많이도 쳐먹었군. 걷지를 못 하네."
하며 성대가 헤드라이트를 상향등으로 바꾸었다. 앞 여자의 얼굴이 환히 보였다. 그 여자는 순간 눈이 부셔 뒤로 돌아보았다. 그 여자를 빤히 쳐다보고 있던 성대가 갑자기
"앗! 그 여자 어제 그......"
성대가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놀라고 있을 때 그녀는 택시 밖으로 빠져나와 가로등에 기대섰고 택시는 출발해 가버렸다. 성대는 급히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기고 차에서 내렸다. 급하게 그녀 앞에 가서
"아가씨! 왜 이러고 있어요?"
그녀가 갑자기 나타난 자기 앞에 남자를 물끄러미 보더니 안면이 있다는듯
"어제 그 아저씨......"
"그래요. 어제 그...... 몸이 많이 불편한가봐요. 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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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까지 데려다 드릴게요."
"괜찮아요. 다 왔어요."
성대가 보기엔 어제보다 더 심하게 아픈 것 같았다.
"아픈 것 같은데 혹시 어제 사고 때문에?"
"그런 것 아녀요."
"타시죠."
그녀는 집에 다 왔다면서도 갈 생각도 않고 가로등만 잡고 서있었다. 정임은 그 누구도 자신의 아픔에 괸심가져주지 않았는데 유독 이 남자만은 달랐다. 순간 반가웠고 이미 사귀어 잘 아는 남자 였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선뜻 응하지 못 하는 그녀를 옆에서 뒤로 안아 팔 쪽을 잡고 부축하여 자기 차로 데려왔다. 정임은 저항하지 않고 이끄는대로 따라왔다. 차 앞문을 열어 자리에 앉히곤 문을 닫고 자신도 운전석에 앉았다. 차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집이 어디죠? 집 앞에 내려드릴게요."
"고마워요. 집 다왔어요."
그녀가 시키는데로 주택가 골목을 두세번 꺽어 들어가니
"저기! 오른쪽 집이에요."
성대는 하루종일 생각했고, 그 사거리에서 그렇게 기다렸던 그녀를 신기하게도 만났는데 만나자마자 보내줘야 하는 아쉬움을 참아야만 했다. 너무 아픈 듯 피곤해 보여 더 이상 말을 걸 수가 없었다. 성대는 그녀가 가르키는 집 앞에 섰다. 차에서 내려 차를 돌아서 문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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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시죠. 조심하시고요."
그녀는 차에서 내려 잠시 멈춰섰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1층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려다간 뒤로 돌아보며
"고마웠어요. 아저씨... 제가 나중에 전화드릴게요. 집에 명함....."
그녀는 자기 집으로 들어가버렸고 성대는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못 했다. 그 추운 날씨에 한 시간이 넘게 기다리며 찾아헤메다가 겨우 만났으나 허무하게 끝났다. 같이 차 탄 시간이 짧아서라기 보단 그녀가 너무 지쳐있는 것 같아서 시간을 만들어 볼 수가 없었다. 멍하니 서서 그녀가 들어간 건물을 쳐다보았다. 4층짜리 연립주택 빌라였다. 몇 호인지도 물어보지 못 했다.
"물어보면 가르쳐주겠어? 또 초면은 아니라해도 묻는 것이 이상해. 자기 입으로 내 명함 있다했으니 생각이 있는 것 같은데 연락 오겠지."
성대는 아쉬웠다.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닭 쫓던 개 지붕처다보는 격이었다.
"뭘 하는 여자기에 저렇게 피곤해 보이고 파김치가 되어 있지? 오늘이 두번짼데 아무튼 우연히...... 그래도 이게 어딘데? 호수는 몰라도 집도 알았어."
그녀와 더 시간을 갖지 못 한 아쉬움을 달래며 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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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오셨어요?"
현관문이 열리자 자기 방에서 나와 인사하고는 어린 아들은 다시 들어가 하던 컴퓨터 게임에 빠졌다.
"인표야! 저녁은?"
"엄마가 차려눟은 것 먹었어요."
"엄마는 아직 안 왔네!"
"예."
성대는 어린 아들이 혼자 있는 것이 안스러웠다. 샤워한 후 잠옷으로 갈아입고 아내 없는 침대에 덜렁 누워 TV를 켰다. TV 소리는 귀에 들어오지 않고 그냥 화면만 보면서 아까 그녀 생각에 빠졌다. 왜 그렇게 가냘프게 보이는지. 도대체 뭐하는 여자인지. 보호해 줘야 되겠다는 본능이 발동하지만 어떻게 해줘야 해야할지 몰랐다. 담에 만날 땐 좀 아픈 모습이 아니였으면... 얘기 나눌 시간이 있었으면... 하며 바랐다.
11시가 지나자 현관문에 열쇠 따는 소리가 들렸다. 성대는 얼른 나가 문을 열어주었다. 아내였다.
"오늘도 늦었네?"
"응. 모임이 있어서요."
성대는 신발을 벗고 들어오는 아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얼굴이 왜 그래? 아파? 피곤해 보이네?"
숙정은 목욕 갔다 왔으니 화장이 다 지워진 얼굴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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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이겠지 생각했다. 어제는 목욕후 화장을 하고 들어왔는데 오늘은 그냥 들어왔다. 귀찮고 피곤해서.
"아프긴...... 오늘은 좀 힘이 드네요."
엄마 들어오는 소리가 나자 아들이 제 방에서 나와
"엄마 오셨어요?"
"그래. 아들! 저녁은 챙겨 먹었지?"
"네."
숙정은 실내복으로 갈아입곤 화장실로 들어갔다. 금방 목욕하고 왔지만 다시 세수를 하며 시간을 좀 보내다 나왔다. 남편 옆에 누웠다. 악몽과 같은 기나긴 하루가 끝나고 남편 옆에 누웠지만 털어놓지도 위로 받을 수는 없었다. 오히려 태연한 척 내색하지 말아야 하는 마음의 아픔만 가중되었다.
"당신 정말 피곤한 모양이네. 들어오자마자 누워?"
숙정은 남편이 덮고 있는 이불 속으로 들어와 돌아누웠다. TV도 불도 켜져있었다. 성대는 어제도 오늘도 아내가 별 말 없이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이상했다. 모임이 있어 늦을 때는 술 냄새가 나는게 보통이었는데 지금은 술 먹은 표시도 없었다. 성대는 돌아누운 아내를 팔벼개하고서 젖가슴을 만졌다. 젖꼭지가 손에 닿자 숙정은 통증을 느꼈다.
"엉? 젖꼭지가 뭐 이래 크지? 딴딴해?"
하며 두 손가락으로 살짝 잡았다. 숙정은 심하게 아파 하마터면 소리 지를뻔 했다. 아랫 입술을 꽉 깨문채 내색하지 않았다. 성대는 비스듬히 상체를 일으켜 아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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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눕히고 이불을 치웠다. 아내의 잠옷을 풀어헤쳐 가슴을 살폈다. 풍만한 두 젖가슴이 불빛에 눈이 부셨다. 숙정은 두 눈을 감고 얼굴 표정없이 가만히 남편히 하는대로 몸을 맡겼다.
"젖꼭지가 왜 이렇지? 저 쪽도......"
"생리 기간엔 그래요."
숙정은 남편이 자꾸 이 쪽 저 쪽을 번갈아가며 만지자 젖꼭지가 아파 죽을 것 같았다. 겨우 태연한 척 참아냈다. 숙정은 어제는 생리도 아닌데 생리대를 펜티에 붙혔다. 하루종일 여러 남자에게 당한 보지를 바로 남편에게 허락하는 것이 죄스러워서. 근데 오늘부터 진짜 생리가 시작된 것이다. 성대를 아내의 펜티를 쓱 만지면서
"빨갱이가.... 그래도 전에는 안 그렇던데....."
하며 계속 만지자 숙정은 남편 쪽으로 몸을 돌려 성대의 가슴을 파고 들어 안기듯 누웠다. 그제야 가슴에서 남편의 손이 떨어졌다.
"가끔씩 심할 땐 그랬.....어.....요."
숙정은 말 끝을 흐리며 잠이 들었다. 피곤하고 지치는 하루가 남편 품 속에서 끝이났다.
다음날 아침
성대는 아내보다 먼저 나가고 숙정은 보통 출근하듯 나가면서
"인표야! 점심 저녁 챙겨놨으니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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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엄마를 현관문 앞에서 보내며 서있는 아들에게
"방학이라고 너무.. 계속 컴퓨터만 하지 말고..."
"예."
숙정은 전에 직장 출근 때와 같은 시간에 그 곳으로 가고 있었다.
"오늘이 첫 출근인데... 무슨 일을 하려나.... 뻔하지. 하루종일 또 누군가와 하겠지.....근데 어쩌지? 몸이... 생리가 있으니...."
숙정은 그 건물 로비로 들어섰다. 들어서면서 가방에서 명찰을 꺼내 가슴쪽 옷깃에 꼽으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아세브 오숙정 458" 명찰이 달랑거렸다.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자기처럼 아세브 명찰을 달고 있었다. 지기 또래의 많은 여자들 그리고 남자들 틈에 숙정도 끼었다.
"내가 몇 층이지? 13층? 14층? 모르겠는데...."
엘리베이터가 점점 올라가자 남자들은 다 내린듯 여자들만 소복히 있게 되었다. 숙정은 자기 보다 나이가 많은 듯한 아세브 명찰을 단 옆 여자에게 물었다.
"458번 대기실은 몇 층에 있는지 혹 아셔요?"
"458? 오늘 첫 출근이구나. 14층이야."
하며 대답해 준 여자는 13층에서 내리고 엘리베이터가 14층에 서자 타고 있던 여자들이 모두 내렸다. 복도 양쪽으로 출입문 마다 표시판이 걸려있었다. 그기엔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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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부터 몇 번까지 번호가 쓰여있었다. 그것만 처다보고 계속 걸어가니 "450 ~ 475 아세브 대기실" 이란 표시판이 눈에 들어왔다. 숙정은 문앞에 서서 쉽게 들어서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한 방에 25명씩이네. 어휴~ 어떻게 들어가지?"
저 쪽에서 한 여자가 이리로 걸어오더니 문 앞에 서 있는 숙정을 보며 명찰을 보며
"예쁘게도 생겼네. 458번이구나. 오늘 올 줄 알았어. 나도 458번이야. 들어가자. 오늘 첫 출근이지?"
"예!"
대답하고, 숙정은 속으로 "왜 번호가 똑 같지?" 하며 그 여자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라 들어갔다. 들어서니 이미 많은 여자들이 있었다. 자기와 똑같은 아세브들이었다. 길다란 대기실 구조에 양 옆으로 옷장과 화장대, 서랍장이 쭉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었고 중간엔 소파 테이블들이 있었고 여기 저기에 여자들이 앉아 있었다. 숙정이 그녀를 따라들어가자 이미 와 있던 여자들이
"안녕하세요? 언니!"
"네. 네. 안녕! 좋은 하루.... "
서로 인사하며
"이름이? 오숙정? 숙정이 이리 따라와."
하며 458이라 표시된 옷장 화장대 앞으로 갔다. 가니 옆에서 거울을 들여다보고 립스틱을 바르고 있던 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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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안녕?"
"응. 연주. 일찍 왔네."
""여기야. 이것이 내 꺼고, 숙정이 꺼야."
하며 옷장을 열자 그 속엔 형형색색 이상한 옷들이 가지런하게 빼곡히 걸려있었다.
"이게 앞으로 입어어야 할 내 옷이란 말이지? 뭐 이런 옷들이 다 있어? 정이 안 가."
"여기 앉아."
숙정은 낯설은 곳에 들어와 어찌할 줄 몰라 앉으라니 그냥 앉았다. 앞 화장대 거울속에 앉아있는 자신을 멀뚱히 쳐다보고 있었다. 숙정은 아세브 대기실이 무슨 감옥같이 음침하고 귀신들만 득실거리는 지옥 같은 곳인 줄 알았는데 들어와보니 깨끗하고 있는 여자들도 모두 표정도 밝아보였고 자기에게 무섭게 대하는 여자들은 없었다. 더구나 남자는 없었다. 여자들이 10명 조금 더 되어보이는데 아까 그 458번 여자가
"얘들아! 잠깐만."
하자 여자들이 모두 그녀 쪽을 쳐다 봤다.
"다 온 것 같은데 오늘 새로 온 아세브 소개할게. 우리 방엔 한 명이야. 이름은 오숙정 내 후임이야. 모두 인사해."
번호로 보면 25명인데 10명 좀 더 되어보이는데 458번 언니가 쭉 돌아보고는 다 왔다 했다. 지금 없는 나머지는 야간 근무자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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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정은 여기저기 있는 여자들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안녕하세요? 첨 뵙니다. 오숙정이라 해요. 잘 부탁드려요."
하자 다른 여자들도 모두 인사하며
"어서오세요. 반가워요."
하며 모두 박수를 쳤다. 옆에 있던 여자가 숙정을 빤히 쳐다보다간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인데, 나 어디서 본 적 있어요?"
숙정이 그녀를 보면서 명찰을 보았다. 숙정도 약간은 그녀를 본 것 같았고 명찰을 보니 "이연주 459번"이었다.
"아... 어제? 아니 그저께ᆢ엘리베이터 안에서ᆢ"
숙정은 그저께 엘리베이터 안에서 경비에게 당했던 생각이 났으나 너무 창피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 했다. 연주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생각에 잠기더니
"아하~ 맞아.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 어린 경비 새끼에게 당했던 아세브? 맞아 맞네. 반가워요. 우리 잘 지내봐요. 언니. 언니? 언니 맞아요? 얼굴 봐선 잘 모르겠어요."
"나 서른셋인데ᆢ"
"언니네요. 앞으로 언니라 부를게요. 난 스물아홉 이연주라 해요."
"아~ 네 ᆢ응. 연주? 잘 부탁해 ᆢ요."
숙정은 불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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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가 무슨 말을 하려다 말고 인상을 찌푸렸다.
"기계 소리 시끄럽고, 개년들 좋아도 정도껏 소리질러야지. 이거야 원. 시끄러워서..... 야! 작동 멈춰봐. 전원은 끄지말고."
똘만이 조교가 전체 기계 작동을 멈추게 속도를 영에 맞추니 딜도가 보지속에 끼인체 멈추었다. 그제야 여자들의 신음 소리도 기계 돌아가는 소리도 멈췄다. 온천지가 조용한게 마치 전쟁이 끝난듯했다. 조교가
"어이~ 보지에 좆 꼽힌 년들도 좆 꼽힌 채로 앞에 년들도 모두 내 말 잘 들어. 너희들 내일부터 업무에 들어가는데 업무중 너희들이 모시는 고객, 다시말해 너희들의 주인님으로부터 회사에 컴플레인이 걸려오면 그 년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일 마친 후 지금 이렇게 1시간씩 즐기고 퇴근한다. 알았냐?"
모두들 한 목소리로 목청껏 대답했다. 숙정도 같이 대답했다.
"예!"
"다시 기계 작동시키고 속도는 최대로 하고 나머지는 전부 퇴근해."
윙윙아아윙 철커덕아아아 철커윙윙아악덕 윙아아윙철 커윙아악 철윙커윙아흐덕 철아응커윙덕악!
제각각 돌아가는 10대의 머신 소리와 보지의 전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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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토해내는 서로 다른 10명의 신음 소리가 무슨 소린지 분간할 수 없게 뒤섞여 있는 시끄러운 교육장을 뒤로 한 채 우르러 20명의 여자들이 빠져나오고 마지막으로 나오던 조교는 소등하고 문을 닫았다.
숙정이 현관을 나와 건물을 빠져나오는데
"언니!"
숙정은 무심코 발걸음을 제촉하는데 또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언니!"
그때서야 숙정이 누군가 자기를 부르는 것 같아 돌아보니 상은이었다.
"언니. 기다렸어요."
"상은이 아냐? 왜 기다렸어? 아직 퇴근도 안 하고.... 왜?"
"그냥 언니... 보고싶어서요... 히히..."
"보고싶긴...... 뭐가 보고싶을까. 피곤하지 않아?"
"언니. 제가 너무 이상하죠? 나도 왜 언니가... 모르겠어요."
숙정도 상은이가 싫지는 않았다. 귀엽게 생겼고 인상도 붙임성이 있어보였다. 그래도 상은이와 지금 뭐를 더 말하며 시간 보낼 정신이 없었다.
"상은아... 오늘은 집에 들어가고.. 우리 담에 인연이 있으면 또 보자."
"언니..... 그럼 전화번호 알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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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은이가 자기 번호를 불러주고 숙정은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상은이 핸드백에서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언니도 오늘 피곤할 텐데..... 미안해요. 담에 제가 전화드릴게요."
"그래. 상은아. 나중에 보자. 잘 가."
서로 인사하며 갈거리에서 그냥 헤어졌다.
성대는 어젯밤에 만났던 그 여자가 눈에 밟혀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분명 아픈 듯 겁에 질린 듯 창백한 모습이 잔잔한 호숫가 외로이 짝을 찾기위해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한 마리 고니처럼 보였다. 성대는 자기 책상에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겨 있는데 문자 왔다는 알림음 소리가 울렸다. 열어보니 아내한테서 온 문자였다.
<조금 늦을지 몰라요.>
숙정은 어제도 목욕간다 했는데 오늘 또 목욕간다 말 할 수는 없었다. 문자를 치고는 휴대폰을 탈의장에 벗어늫은 옷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곤 욕탕으로 들어갔다.
성대는 그녀 생각에 잠겨 퇴근도 못 하고 있는데 아내 마저 늦다하니 집에 바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하루 종일 휴대폰에 촉각을 세웠으나 그녀에게서 전화나 문자 온 것은 없었다. 시계를 보니 어제 그녀를 만난 시간 보다는 이른 것 같았다. 성대는 사무실을 나와 차에 올라탔다.
"전화가 왜 오겠어? 바랄 걸 바라야지. 20대 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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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가 나에게? 하하하."
성대는 쓴웃음을 짖고는 차를 몰아 오피스 주차장을 빠져나와 번잡한 밤 도로에 차를 밀어넣었다. 차는 집을 향해 가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녀에게 가 있었다. 그녀를 놓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놓친 것이 아니라 더 이상의 기회가 없었다.
"교통사고로 다치지 않았다면 나에게 전화 올 일이 뭐 있겠어? 아~ 아깝네. 늘씬한게 예뻣는데 어제 그 사거리에 함 가봐? 가서 기다려봐? 혹시 아냐? 그 근처가 직장이라 그 시간에 지나갈지."
성대가 이 생각 저 생각하는 사이 차는 방향을 바꾸어 그 사거리로 달리고 있었다.
성대는 어졔 정임이 넘어지며 급정거한 횡단보도 바로 앞에 차를 세웠다. 양쪽 유리문을 내리고 밖을 살폈다. 이미 어두워질대로 어두워져서 많은 사람들이 급히 오가고있는 번잡한 곳이라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정확히 분간하는 것이 어려웠다. 또 밝은 불빛 아래서라면 그녀를 찾아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녀의 얼굴을 알아내기도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았다.
"난감하네. 오긴왔는데. 이래서야 옆에 지나가도 모르겠어. 그나저나 도로 저 건너편에 걸어가고 있으면 도저히 알아 볼 수 없겠는데......"
차 안에 히터는 틀어놓았지만 유리문을 내리니 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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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는듯한 12월 중순의 매서운 바람에 견디기 힘들었다.
"어휴~ 추워."
하며 다시 유리문을 올렸다. 올리고나니 살 것 같은데 썬팅된 유리가 시야를 더 어둡게 가렸다.
"이래서는 못 찾겠어."
하며 성대는 차 밖으로 나왔다. 지나가는 옆 여자들을 보면서 또 길 건너 걸어가는 여자들의 걸음걸이와 키 몸매를 보면서 분주하게 한동안 살폈다. 그러나 그녀를 찾지 못했다.
"이렇게는 못 찾아. 어제 지나갔다고 오늘 또 지나간다는 보장도 없고 찾았다 하더라도 그녀가 냉담하게 가버리면 그만아냐? 이런 젠장! 이렇게 막연할 데가 또 어디 있어!"
그러면서 성대는 이리저리 사거리 주변을 돌아다녀 보았으나 허당이었다. 추위에 못이겨 다시 차 안에 들어와 창문을 반 쯤 내리고 밖을 두리번거려 보았으나 그녀는 끝내 보이지 않았다.
"이래서는 못 찾아. 그만 가자. 한 시간은 지난 것 같아."
성대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차 시동을 걸고 그 자리를 떠났다. 운전을 하며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못 찾는거고.... 나도 찾을 걸 찾아야지. 안 그래? 성대! 혁도하고 스와핑 하자고만 했지 어떻게 진행해야 좋을지 작전은 아직 세우지도 못 했잖아? 남자들 맘이야 하고 싶지만 하고 싶다고 그냥 얼씨구 하며 따라나설 마눌들이 어디 있다구? 그게 말이야. 쉬운 일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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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도 마눌은 모르는 사람과 스와핑 하려고 따라나섰다는데 비록 결정적인 순간에 도망가버리긴 했다지만 대단해. 그게 어딘데! 울 마눌은 아직 그기까지 갈려면 천리강산인데. 조만간 다시 혁도 만나 뭔가 입을 맞추고 일을 꾸며봐야 하겠는데..... 아냐! 혁도와 모의도 중요하겠지만 우선은 마눌에게 넌지시라도 말해보는게 먼저야. 아~ 뭐라고 말하지? 말하면 반응은 내 보고 미쳤다 하겠지. 뻔하다. 뻔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차는 집을 향해 가고있었다. 큰 도로를 벗어나 주택가 골목으로 들어서고 있는데 앞서 가고 있던 차 한 대가 갑자기 섰다. 성대는 무의식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택시가 갑자기 멈춘 것이었다. 딴 생각에 빠져 운전하다 하마터면 추돌할 뻔 했다.
"아~ 씨발! 택시 씨발놈들은 아무데나 팍팍 선다니까. 좆 같은 새끼!"
아무리 젊잖은 사람이라도 핸들만 잡으면 자신도 모르게 욕을 해대는게 보통이었다. 성대는 경적도 울리지 않고 기다렸다. 너무 바짝 붙어 있어서 후진하지 않고는 앞 차를 피해 진행하기 힘들었다.
"누군가 내리면 가겠지. 내가 뭐 급하냐? 할 수 없지."
이러며 기다리는데 뒷문이 열리고도 손님이 내리지 않고 있었다. 앞 택시 상황을 살피니 요금 주고 잔 돈 받는 그런 상황도 아닌 것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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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 빨리 내리지 뭐 하냐!"
앞 차 택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성대의 눈에 내리는 한 사람이 보였다. 여자였다. 다리만 밖으로 내놓고는 사람은 빨리 내리지 않았다. 그렇게 지체하고 있어도 성대는 피해 갈 생각도 안 하고 태평으로 구경만 하고 있었다. 이윽고 여자가 내리더니 제 갈 길은 가지 않고 양 손으로 택시 문을 붙잡고 자신의 몸을 겨우 지탱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여자가 차에서 내리고도 그러고 있으니 택시가 출발을 못 하는 것 같았다.
"가시나가 술을 많이도 쳐먹었군. 걷지를 못 하네."
하며 성대가 헤드라이트를 상향등으로 바꾸었다. 앞 여자의 얼굴이 환히 보였다. 그 여자는 순간 눈이 부셔 뒤로 돌아보았다. 그 여자를 빤히 쳐다보고 있던 성대가 갑자기
"앗! 그 여자 어제 그......"
성대가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놀라고 있을 때 그녀는 택시 밖으로 빠져나와 가로등에 기대섰고 택시는 출발해 가버렸다. 성대는 급히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기고 차에서 내렸다. 급하게 그녀 앞에 가서
"아가씨! 왜 이러고 있어요?"
그녀가 갑자기 나타난 자기 앞에 남자를 물끄러미 보더니 안면이 있다는듯
"어제 그 아저씨......"
"그래요. 어제 그...... 몸이 많이 불편한가봐요. 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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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까지 데려다 드릴게요."
"괜찮아요. 다 왔어요."
성대가 보기엔 어제보다 더 심하게 아픈 것 같았다.
"아픈 것 같은데 혹시 어제 사고 때문에?"
"그런 것 아녀요."
"타시죠."
그녀는 집에 다 왔다면서도 갈 생각도 않고 가로등만 잡고 서있었다. 정임은 그 누구도 자신의 아픔에 괸심가져주지 않았는데 유독 이 남자만은 달랐다. 순간 반가웠고 이미 사귀어 잘 아는 남자 였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선뜻 응하지 못 하는 그녀를 옆에서 뒤로 안아 팔 쪽을 잡고 부축하여 자기 차로 데려왔다. 정임은 저항하지 않고 이끄는대로 따라왔다. 차 앞문을 열어 자리에 앉히곤 문을 닫고 자신도 운전석에 앉았다. 차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집이 어디죠? 집 앞에 내려드릴게요."
"고마워요. 집 다왔어요."
그녀가 시키는데로 주택가 골목을 두세번 꺽어 들어가니
"저기! 오른쪽 집이에요."
성대는 하루종일 생각했고, 그 사거리에서 그렇게 기다렸던 그녀를 신기하게도 만났는데 만나자마자 보내줘야 하는 아쉬움을 참아야만 했다. 너무 아픈 듯 피곤해 보여 더 이상 말을 걸 수가 없었다. 성대는 그녀가 가르키는 집 앞에 섰다. 차에서 내려 차를 돌아서 문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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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시죠. 조심하시고요."
그녀는 차에서 내려 잠시 멈춰섰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1층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려다간 뒤로 돌아보며
"고마웠어요. 아저씨... 제가 나중에 전화드릴게요. 집에 명함....."
그녀는 자기 집으로 들어가버렸고 성대는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못 했다. 그 추운 날씨에 한 시간이 넘게 기다리며 찾아헤메다가 겨우 만났으나 허무하게 끝났다. 같이 차 탄 시간이 짧아서라기 보단 그녀가 너무 지쳐있는 것 같아서 시간을 만들어 볼 수가 없었다. 멍하니 서서 그녀가 들어간 건물을 쳐다보았다. 4층짜리 연립주택 빌라였다. 몇 호인지도 물어보지 못 했다.
"물어보면 가르쳐주겠어? 또 초면은 아니라해도 묻는 것이 이상해. 자기 입으로 내 명함 있다했으니 생각이 있는 것 같은데 연락 오겠지."
성대는 아쉬웠다.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닭 쫓던 개 지붕처다보는 격이었다.
"뭘 하는 여자기에 저렇게 피곤해 보이고 파김치가 되어 있지? 오늘이 두번짼데 아무튼 우연히...... 그래도 이게 어딘데? 호수는 몰라도 집도 알았어."
그녀와 더 시간을 갖지 못 한 아쉬움을 달래며 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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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오셨어요?"
현관문이 열리자 자기 방에서 나와 인사하고는 어린 아들은 다시 들어가 하던 컴퓨터 게임에 빠졌다.
"인표야! 저녁은?"
"엄마가 차려눟은 것 먹었어요."
"엄마는 아직 안 왔네!"
"예."
성대는 어린 아들이 혼자 있는 것이 안스러웠다. 샤워한 후 잠옷으로 갈아입고 아내 없는 침대에 덜렁 누워 TV를 켰다. TV 소리는 귀에 들어오지 않고 그냥 화면만 보면서 아까 그녀 생각에 빠졌다. 왜 그렇게 가냘프게 보이는지. 도대체 뭐하는 여자인지. 보호해 줘야 되겠다는 본능이 발동하지만 어떻게 해줘야 해야할지 몰랐다. 담에 만날 땐 좀 아픈 모습이 아니였으면... 얘기 나눌 시간이 있었으면... 하며 바랐다.
11시가 지나자 현관문에 열쇠 따는 소리가 들렸다. 성대는 얼른 나가 문을 열어주었다. 아내였다.
"오늘도 늦었네?"
"응. 모임이 있어서요."
성대는 신발을 벗고 들어오는 아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얼굴이 왜 그래? 아파? 피곤해 보이네?"
숙정은 목욕 갔다 왔으니 화장이 다 지워진 얼굴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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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이겠지 생각했다. 어제는 목욕후 화장을 하고 들어왔는데 오늘은 그냥 들어왔다. 귀찮고 피곤해서.
"아프긴...... 오늘은 좀 힘이 드네요."
엄마 들어오는 소리가 나자 아들이 제 방에서 나와
"엄마 오셨어요?"
"그래. 아들! 저녁은 챙겨 먹었지?"
"네."
숙정은 실내복으로 갈아입곤 화장실로 들어갔다. 금방 목욕하고 왔지만 다시 세수를 하며 시간을 좀 보내다 나왔다. 남편 옆에 누웠다. 악몽과 같은 기나긴 하루가 끝나고 남편 옆에 누웠지만 털어놓지도 위로 받을 수는 없었다. 오히려 태연한 척 내색하지 말아야 하는 마음의 아픔만 가중되었다.
"당신 정말 피곤한 모양이네. 들어오자마자 누워?"
숙정은 남편이 덮고 있는 이불 속으로 들어와 돌아누웠다. TV도 불도 켜져있었다. 성대는 어제도 오늘도 아내가 별 말 없이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이상했다. 모임이 있어 늦을 때는 술 냄새가 나는게 보통이었는데 지금은 술 먹은 표시도 없었다. 성대는 돌아누운 아내를 팔벼개하고서 젖가슴을 만졌다. 젖꼭지가 손에 닿자 숙정은 통증을 느꼈다.
"엉? 젖꼭지가 뭐 이래 크지? 딴딴해?"
하며 두 손가락으로 살짝 잡았다. 숙정은 심하게 아파 하마터면 소리 지를뻔 했다. 아랫 입술을 꽉 깨문채 내색하지 않았다. 성대는 비스듬히 상체를 일으켜 아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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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눕히고 이불을 치웠다. 아내의 잠옷을 풀어헤쳐 가슴을 살폈다. 풍만한 두 젖가슴이 불빛에 눈이 부셨다. 숙정은 두 눈을 감고 얼굴 표정없이 가만히 남편히 하는대로 몸을 맡겼다.
"젖꼭지가 왜 이렇지? 저 쪽도......"
"생리 기간엔 그래요."
숙정은 남편이 자꾸 이 쪽 저 쪽을 번갈아가며 만지자 젖꼭지가 아파 죽을 것 같았다. 겨우 태연한 척 참아냈다. 숙정은 어제는 생리도 아닌데 생리대를 펜티에 붙혔다. 하루종일 여러 남자에게 당한 보지를 바로 남편에게 허락하는 것이 죄스러워서. 근데 오늘부터 진짜 생리가 시작된 것이다. 성대를 아내의 펜티를 쓱 만지면서
"빨갱이가.... 그래도 전에는 안 그렇던데....."
하며 계속 만지자 숙정은 남편 쪽으로 몸을 돌려 성대의 가슴을 파고 들어 안기듯 누웠다. 그제야 가슴에서 남편의 손이 떨어졌다.
"가끔씩 심할 땐 그랬.....어.....요."
숙정은 말 끝을 흐리며 잠이 들었다. 피곤하고 지치는 하루가 남편 품 속에서 끝이났다.
다음날 아침
성대는 아내보다 먼저 나가고 숙정은 보통 출근하듯 나가면서
"인표야! 점심 저녁 챙겨놨으니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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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엄마를 현관문 앞에서 보내며 서있는 아들에게
"방학이라고 너무.. 계속 컴퓨터만 하지 말고..."
"예."
숙정은 전에 직장 출근 때와 같은 시간에 그 곳으로 가고 있었다.
"오늘이 첫 출근인데... 무슨 일을 하려나.... 뻔하지. 하루종일 또 누군가와 하겠지.....근데 어쩌지? 몸이... 생리가 있으니...."
숙정은 그 건물 로비로 들어섰다. 들어서면서 가방에서 명찰을 꺼내 가슴쪽 옷깃에 꼽으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아세브 오숙정 458" 명찰이 달랑거렸다.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자기처럼 아세브 명찰을 달고 있었다. 지기 또래의 많은 여자들 그리고 남자들 틈에 숙정도 끼었다.
"내가 몇 층이지? 13층? 14층? 모르겠는데...."
엘리베이터가 점점 올라가자 남자들은 다 내린듯 여자들만 소복히 있게 되었다. 숙정은 자기 보다 나이가 많은 듯한 아세브 명찰을 단 옆 여자에게 물었다.
"458번 대기실은 몇 층에 있는지 혹 아셔요?"
"458? 오늘 첫 출근이구나. 14층이야."
하며 대답해 준 여자는 13층에서 내리고 엘리베이터가 14층에 서자 타고 있던 여자들이 모두 내렸다. 복도 양쪽으로 출입문 마다 표시판이 걸려있었다. 그기엔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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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부터 몇 번까지 번호가 쓰여있었다. 그것만 처다보고 계속 걸어가니 "450 ~ 475 아세브 대기실" 이란 표시판이 눈에 들어왔다. 숙정은 문앞에 서서 쉽게 들어서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한 방에 25명씩이네. 어휴~ 어떻게 들어가지?"
저 쪽에서 한 여자가 이리로 걸어오더니 문 앞에 서 있는 숙정을 보며 명찰을 보며
"예쁘게도 생겼네. 458번이구나. 오늘 올 줄 알았어. 나도 458번이야. 들어가자. 오늘 첫 출근이지?"
"예!"
대답하고, 숙정은 속으로 "왜 번호가 똑 같지?" 하며 그 여자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라 들어갔다. 들어서니 이미 많은 여자들이 있었다. 자기와 똑같은 아세브들이었다. 길다란 대기실 구조에 양 옆으로 옷장과 화장대, 서랍장이 쭉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었고 중간엔 소파 테이블들이 있었고 여기 저기에 여자들이 앉아 있었다. 숙정이 그녀를 따라들어가자 이미 와 있던 여자들이
"안녕하세요? 언니!"
"네. 네. 안녕! 좋은 하루.... "
서로 인사하며
"이름이? 오숙정? 숙정이 이리 따라와."
하며 458이라 표시된 옷장 화장대 앞으로 갔다. 가니 옆에서 거울을 들여다보고 립스틱을 바르고 있던 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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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안녕?"
"응. 연주. 일찍 왔네."
""여기야. 이것이 내 꺼고, 숙정이 꺼야."
하며 옷장을 열자 그 속엔 형형색색 이상한 옷들이 가지런하게 빼곡히 걸려있었다.
"이게 앞으로 입어어야 할 내 옷이란 말이지? 뭐 이런 옷들이 다 있어? 정이 안 가."
"여기 앉아."
숙정은 낯설은 곳에 들어와 어찌할 줄 몰라 앉으라니 그냥 앉았다. 앞 화장대 거울속에 앉아있는 자신을 멀뚱히 쳐다보고 있었다. 숙정은 아세브 대기실이 무슨 감옥같이 음침하고 귀신들만 득실거리는 지옥 같은 곳인 줄 알았는데 들어와보니 깨끗하고 있는 여자들도 모두 표정도 밝아보였고 자기에게 무섭게 대하는 여자들은 없었다. 더구나 남자는 없었다. 여자들이 10명 조금 더 되어보이는데 아까 그 458번 여자가
"얘들아! 잠깐만."
하자 여자들이 모두 그녀 쪽을 쳐다 봤다.
"다 온 것 같은데 오늘 새로 온 아세브 소개할게. 우리 방엔 한 명이야. 이름은 오숙정 내 후임이야. 모두 인사해."
번호로 보면 25명인데 10명 좀 더 되어보이는데 458번 언니가 쭉 돌아보고는 다 왔다 했다. 지금 없는 나머지는 야간 근무자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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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정은 여기저기 있는 여자들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안녕하세요? 첨 뵙니다. 오숙정이라 해요. 잘 부탁드려요."
하자 다른 여자들도 모두 인사하며
"어서오세요. 반가워요."
하며 모두 박수를 쳤다. 옆에 있던 여자가 숙정을 빤히 쳐다보다간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인데, 나 어디서 본 적 있어요?"
숙정이 그녀를 보면서 명찰을 보았다. 숙정도 약간은 그녀를 본 것 같았고 명찰을 보니 "이연주 459번"이었다.
"아... 어제? 아니 그저께ᆢ엘리베이터 안에서ᆢ"
숙정은 그저께 엘리베이터 안에서 경비에게 당했던 생각이 났으나 너무 창피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 했다. 연주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생각에 잠기더니
"아하~ 맞아.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 어린 경비 새끼에게 당했던 아세브? 맞아 맞네. 반가워요. 우리 잘 지내봐요. 언니. 언니? 언니 맞아요? 얼굴 봐선 잘 모르겠어요."
"나 서른셋인데ᆢ"
"언니네요. 앞으로 언니라 부를게요. 난 스물아홉 이연주라 해요."
"아~ 네 ᆢ응. 연주? 잘 부탁해 ᆢ요."
숙정은 불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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