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취했는지 비틀거리는 신애의 모습에 민기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미소를 머금고 그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발라드 음악 속에 그에게 매달린 그녀는 노골적으로 하복부를 밀착시켜 마찰했다. 흥분하지 않을 수 없는 그가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를 끌어 당겼다. 그의 가슴에 머리를 묻은 그녀가 멈추어 섰다.
민기는 급히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잇닿아 마찰되는 페니스가 불끈거리며 발기되었다. 그녀의 의도적인 행동에 그는 견디기 힘든 지경이었다. 그의 턱밑에서 빤히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그리고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고 입술을 내밀었다. 그가 그녀의 입술을 덮고 키스를 했다. 서로의 혀를 빨아 당기는 그들은 완전히 부둥켜안고 정지된 상태였다.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그가 그녀를 풀어 주고 자리로 돌아왔다.
깊게 숨을 들이마신 민기가 신애에게 그만 나가자고 했다. 민지가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하는 동안 신애는 화장실을 다녀왔다. 혼탁한 클럽을 나오니 한결 머리가 맑아졌다. 그가 택시를 잡으려고 대로로 나서는데 그녀는 멀찌감치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왜.......! 술 취했지?”
“아뇨.......!”
신애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길거리에는 쌍쌍을 이룬 많은 남녀들이 바쁜 걸음을 옮기기도 하고 포옹을 하고 있는 남녀들도 있었다. 그는 의아스러워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양손으로 턱을 감싸고 있던 그녀가 종알거렸다.
“나, 오늘 집에 못 들어가는데, 놔두고 가실 건 아니지요?”
“왜.......! 못 들어가지?”
“친구하고 방을 같이 쓰는데, 애인 데리고 들어와서 잔데요.”
“.........!?”
민기는 난감한 표정으로 신애를 쳐다봤다. 그는 그녀가 말하는 의미를 이내 알았다. 요즘 젊은 여자들의 개방적인 성적인 개념이니 그는 말이 필요 없었다. 그도 그녀를 소유하고 싶은 욕구로 가득했다. 그는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갖는 것은 아내 탓이라고 자기 합리화했다. 도로 근처는 모두 모텔 간판으로 가득했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민기는 눈에 띠는 모텔로 신애의 손을 잡고 들어갔다. 그녀는 전혀 거부하지 않고 다소곳이 그를 따랐다. 모텔 방으로 들어간 그녀가 그의 목에 매달렸다. 그는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들은 농도 깊은 키스를 했다. 그의 가슴에서 벗어난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먼저 씻을게요.”
“........”
민기는 소파에 앉아 TV를 켰다. 누가 보았는지 성인 채널이 화면에 펼쳐졌다. 남녀가 발가벗고 부둥켜안은 애로 영화였다. 그녀는 돌아서서 TV화면을 힐끔거리며 옷을 벗었다. 그는 발가벗는 그녀를 훔쳐보았다. 그녀의 몸매도 볼륨감 넘치는 글래머였다. 세면장으로 들어간 그녀는 길지 않은 시간에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그가 샤워를 하고 나오니 그녀는 침대 모포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민기는 침대 등만 남기고 전등 스위치를 끄고 침대모포를 들추고 들어갔다. 발가벗은 신애가 그의 가슴 속으로 파고들었다. 잘 발달된 젖가슴이 그의 손안에 들어왔다. 그는 그녀의 몸 위에 체중을 얹고 키스를 했다. 갈증을 느끼듯이 그들은 서로의 타액을 들이마셨다. 그가 그녀의 젖가슴을 움켜쥐고 입속으로 젖꼭지를 빨아 당겼다.
어깨를 파르르 떨던 신애가 민기의 머리를 감싸며 눈빛을 반짝였다. 젖가슴을 보듬어 안은 그가 그녀의 시선을 느끼고 내려다봤다. 시선이 마주친 그녀가 잠시 그를 빤히 올려다봤다. 그녀는 머리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나.......!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하죠?”
“아니, 난, 그렇게 생각 안했는데!? 다만, 신애의 마음을 모를 뿐이지.”
“알려고 하지 마세요. 그냥, 오빠가 좋아요.”
“난......! 아내가 있는 남자인걸...........”
“괜찮아요. 여자도 이따금 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젊은 남자도 많은데.......!?”
“상처 받기는 싫어요. 내가 좋아하는 남자와 부담 없이 즐기고 싶어요.”
“나도, 신애가 사랑스러워........”
민기는 신애가 정조를 함부로 하는 여자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성욕을 즐긴다고 느꼈다. 그는 천천히 그녀의 몸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그의 혀와 손길이 스칠 때마다 그녀는 농염한 눈빛으로 몸을 비틀었다. 그의 혀가 그녀의 귀와 목덜미 그리고 허리를 맴돌았다. 그의 혀가 음모를 훑고 내려갈 때 그녀는 참지 못하는 신음을 흘렸다.
“아! 난 몰라. 오, 오빠.......”
입술을 깨무는 신애는 민기의 머리를 누르며 허리를 비틀었다. 그는 머물지 않고 그녀의 보지 구멍 속으로 혀를 밀어 넣었다가 빼내기를 반복했다. 자지러지는 그녀의 신음을 듣고 그는 그녀의 허벅지를 벌리고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는 발기된 페니스를 촉촉해진 그녀의 보지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가 눈을 홉뜨며 상체를 들어 올렸다.
“하 윽! 오, 오빠.........”
“읍.......!”
골반이 뻐근한 신애는 보지 속으로 틀어박힌 민기의 페니스를 내려다보았다. 그녀가 관계를 했던 남자들에서 볼 수 없었던 우람한 페니스였다. 페니스 뿌리까지 보지 깊숙이 밀려들어오는 것을 느낀 그녀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둔부를 들어 올리며 그의 허리를 당겼다. 그녀는 그의 페니스를 더 깊숙이 받아 드리려고 허벅지를 벌려 높이 들어올렸다,
“아 으! 난 몰라. 조, 좋아........”
민기는 신애가 남자와 동거 생활을 했었던 탓인지 무척 민감하다고 느꼈다. 곡선미 넘치는 풍만한 몸매를 지닌 그녀는 성적기교가 대단했다. 허벅지에 힘을 주어 그의 페니스를 조이거나 늦추기도 했고, 그녀 스스로 쾌감을 완급 조절했다. 그는 그녀가 정말 성욕을 즐긴다는 것을 느꼈다. 서로의 쾌감을 조율하며 그들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희열의 정상을 오르내렸다.
“읍, 읍, 읍, 으 으, 읍.........”
“흡, 헉, 읍, 헉..........”
신애는 이따금 타월로 민기의 등줄기와 가슴에 흐르는 땀방울을 타월로 닦아 내기도 했다. 그들은 관계를 시작한지 두 시간이 지난 것도 모르고 있었다. 오르가즘의 등선을 몇 번인가 오르내리던 그녀와 그는 지쳐 축 늘어졌다. 그러나 아직 그의 페니스는 진액으로 흥건한 그녀의 보지 속에 틀어박혀 꿈틀거렸다. 쌍꺼풀이 짙어진 그녀가 그의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빤 대단해........! 좋아지면 어떡하지!?”
“난 벌써 신애가 좋은데........”
“오빠 부인이 좋아 하겠다........!”
“글쎄........!?”
신애의 말에 민기는 아내를 떠올렸다. 그는 아내가 부부관계에 만족하면서도 다른 남자에게 안겼는지가 의문이 생겼다. 물론 돈 때문에 그랬다고 아내는 변명을 하지만 그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울러 그는 아내도 자신과 같은 감정으로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잠시 호흡을 진정시킨 민기와 신애는 다시 한 시간 가량을 뜨거운 정사를 하고 지쳐서 스르르 잠이 들었다. 그는 욕실에서 들리는 물소리에 눈을 떴다. 커튼이 쳐진 창문에는 어둠이 걷히고 있었다. 벌써 일어나 샤워를 마친 그녀가 타월로 젖가슴을 가리고 욕실에서 나왔다.
기지개를 켠 민기가 신애를 향해 손을 벌렸다. 배시시 미소를 띠운 그녀가 그의 손을 잡았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아 당겨 침대에 눕혔다. 그녀에게서 향긋한 바디샴푸 냄새가 풍겼다. 그는 그녀를 끌어안고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젖꼭지를 입속으로 빨아 당겼다. 입술을 벌린 그녀가 슬며시 그를 밀어냈다.
“아 잉! 또 하고 싶어진단 말에요! 자신 있어요?”
“여기서 며칠 같이 있을까?”
“싫어요. 오늘 낮에 일 나가야 되요.”
".........."
눈을 곱게 흘긴 신애가 발가벗은 몸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싱긋이 웃음을 흘린 민기는 세면장으로 들어갔다. 그가 세면장을 나오니 그녀는 옷을 입고 화장대 앞에 앉아 얼굴에 로션을 바르고 있었다. 옷을 걸쳐 입은 그가 그녀의 등 뒤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블라우스를 젖히고 브래지어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민기의 손에 탐스런 젖가슴이 잡혔다. 얼굴을 토닥거리는 신애는 그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끌어안으며 젖꼭지를 손가락 사이에 넣고 돌기를 일으키다가 눌렀다. 그때서야 그녀가 어깨를 웅크리며 뒤를 돌아보며 눈을 흘겼다.
“정말 못 됐어요. 아프단 말에요.”
“하하......! 젖꼭지가 만지기 좋네.”
“피 잇~! 내가 장난감에요.”
신애가 민기의 손을 뿌리쳤다. 그녀의 팔에 걸린 손가방이 바닥에 떨어졌다. 기방 속에 들었던 물건들이 바닥에 흩어졌다. 그는 얼른 흩어진 물건들을 주워서 그녀의 가방에 넣어 주었다. 그는 그녀의 가방에서 나온 사진 한 장을 들고 일어섰다. 젊은 남자 사진이었다. 별로 놀라는 기색 없이 그녀가 말했다.
“나를 배반한 남자예요.”
“그런데 왜 갖고 다녀?”
“그 놈 사진 볼 때마다 저주하려고요.”
“뭐하는 사람인데.........?”
“보험회사 다니는데, 지금도 젊은 여자, 늙은 여자 가리지 않고 사기치고 다녀요.”
민기가 들고 있는 사진 속에는 빤질빤질하게 생긴 젊은 남자 모습이었다. 사진 뒷면에는 진 명국이라는 남자의 이름 옆에 저주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그는 그녀가 얼마나 남자를 원망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잠시 생각하던 그가 지갑에서 오십 만 원권 수표 두 장을 그녀의 가방에 넣어 주었다. 그녀가 힐끔 돌아보았다.
“저........! 창녀 아녜요.”
“그렇게 생각하지 마. 그냥 동생 같고, 어제 일도 못했으니, 미안해서 그래.”
“........”
민기를 빤히 쳐다보던 신애는 더 이상 거부하지 않았다. 화장대 앞에서 일어선 그녀가 그의 가슴에 안겼다. 그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동자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모텔을 나온 그는 그녀를 데리고 해장국 집으로 들어갔다. 식사를 하고 식당에서 나온 그는 그녀를 먼저 태워 보내려고 주차되어 있는 택시로 다가갔다. 그녀는 무슨 말을 하려는지 주춤거리다가 택시를 타고 갔다.
민기는 집에 들르지 않고 곧 바로 피시방으로 갔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그는 피곤했다. 영업상황을 점검한 그는 넋을 놓고 유리창 밖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눈물이 맺혔던 신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녀가 애틋하게 보여 가정을 이루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저씨! 어제 저녁 어디서 잤어?”
상큼한 목소리에 정신이 든 민기가 뒤를 돌아보았다. 보조개가 깊이 파인 은주가 입술을 굳게 다물고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마치 외박을 하고 아내에게 들킨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가 아내와 다투고 난후 은주는 더욱 성숙한 모습이었다.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친구 집에서.......!”
“나! 무서워서, 집에 안 들어갔단 말이야.”
“어디서 잤는데?”
“친구! 선미 집에서.”
“뭐하는 친군데.......?”
민기는 은주가 집에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남자친구라도 만났기 때문인지 몰라 걱정스러웠다. 은주는 반대로 그가 어디서 외박을 했는지를 궁금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녀가 뽀로통한 표정으로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냥, 알바해요.”
“그런데, 친구 집에서 잤어?”
“정말이야. 선미가 쉬는 날이라서.”
“자꾸 외박하면 안 된다.”
“........알았어요.”
은주는 마지못해 대답한 것이었다. 민기는 그녀의 방에서 피임약을 발견한 후 더욱 걱정스러웠다. 은주의 휴대폰 사용료가 이삼십 만원씩 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가 신용불량자라는 것도 우편물을 통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내가 신용불량 채무상환과 은주를 위해 일을 한다는 것도 눈치 채고 있었다.
민기는 은주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며 대학이라도 들어가야 아내가 행복할 것 같았다. 은주는 그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그녀는 사실 어제 밤에 친구들과 나이트에 갔었다. 친구들 중에는 그녀와 교제하던 남자친구 정호도 있었다. 그런데 성 관계까지 했던 정호가 다른 여자친구와 사귀는 것을 알고 배신감에 그녀는 우울했다.
“아저씨! 심심하지 않아?”
“왜........!?”
“드라이브 시켜주면 안 돼요?”
“무슨 드라이브를.......!?”
“춘천 호수가고 싶은데........”
눈동자를 반짝이는 은주가 민기를 올려다봤다. 게임하기도 지겨웠던 민기도 시간 보내기가 지루했었다. 그러나 그는 공부를 해야 할 은주와 드라이브를 한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다. 그녀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그의 팔에 매달렸다.
“아저씨~ 이! 우리 갔다 오자. 응!?”
“그럼.......! 앞으로 공부 열심히 하는 거다. 대학 입시 준비해야지.”
“헤헤......! 알았어요.”
민기는 카운터에 가서 영업실적을 살펴보고 피시방에서 나왔다. 운주가 토끼뜀으로 그의 뒤를 따라 층계를 내려왔다. 그는 힐끔 층계를 올려다보았다. 은주의 팔랑거리는 미니스커트 밑으로 우윳빛갈의 허벅지가 들어나 보였다. 그녀는 몇 계단을 한꺼번에 뛰어내려 그의 팔에 매달렸다.
“으 차.......! 아저씨 빨리 가자.”
기분에 들뜬 은주는 민기의 팔에 매달려 어린아이처럼 헤픈 미소를 흘렸다, 민기는 내일에 대한 희망과 계획도 없어 보이는 그녀가 어떤 개념을 갖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승용차에 오른 그녀는 다리를 꼬고 앉아 마냥 즐거워했다.
도심지를 지난 승용차는 복잡한 천호동 시내를 벗어나 구리시로 향하는 도로를 지나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흐르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은주는 다리를 꼬고 앉으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미니스커트가 말려 올라가 허벅지가 들어나도 그녀는 민기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우울했는데, 아저씨하고 있으니 기분 좋다.”
“왜, 우울했어?”
“남자친구가 나를 배신했어요.”
“남자 친구......!?”
“응! 정호라고 중학교 때부터 아는 친구였어.”
민기는 이미 성적으로 성숙한 은주이기에 그녀가 말하는 남자친구가 어떤 부류인지 의심스러웠다. 단지 평범한 친구인지, 아니면 이성관계인지가 궁금했다. 그녀를 빤히 펴다본 그가 물었다.
“그.......! 남자친구와 어떤 관계였는데?”
“피 잇~! 그걸 왜 물어요?”
“요즘 여고생들은 너무 개방적이라서........”
“말하고 싶지 않아요.”
은주의 아리송한 대답에 민기는 긍정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남자들은 많은 여자와 육체관계를 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으면서 자신의 여자만은 순박한 처녀이기를 바란다. 여자가 조금의 창녀 성향이 없으면 대체로 그 여자는 마른 토막이라고도 한다. 이율배반적인 논리였다.
운전을 하고 있는 민기는 아내를 떠 올리고 있었다. 그는 아내의 성격이 모질지 못하고 순간의 감정에 잘 흔들린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불안하기만 했다. 그는 은주의 성격이 아내를 닮았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은주가 그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며 빤히 올려다봤다.
“아저씨! 요즘 기분 안 좋지요?”
“글쎄......! 왜 그렇게 생각하지?”
“엄마가 속 썩이잖아.........!?”
“.........!?”
은주는 아저씨와 엄마가 다투던 일을 떠올려 말한 것이었다. 아니 그녀는 엄마를 향한 그의 마음을 뺐고 싶어 의도적으로 한 말이었다. 민기는 은주가 굳이 말하는 저의가 무엇인가를 떠올리며 힐끔 바라봤다. 그는 잠시 뜸을 드리고 말했다.
“사람이 살다보면 생각지 못했던 일을 당하기도......., 다투기도 한단다. 은주는 아직 모르지만.”
“나도 알아요.”
“뭘.......! 알아?”
“부부는 같이 살면서도 다른 여자나 남자를 생각하잖아요.”
“그럴 수도 있지만, 부부가 이해하기 달렸지. 은주는 그렇다고 결혼 안할 것 같으니?”
“난 혼자 살 생각이지만, 혹시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난다면.......!?”
“..........!”
말꼬리를 흐리는 은주의 말에 민기는 침묵했다. 아무 생각 없는 생활을 하는 줄 알았던 그녀는 나름대로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어깨에 턱을 받히고 눈동자를 굴리던 그녀가 종알거렸다.
“혼자 살아도....... 예쁜 아기는 갖고 싶은데........”
“..........”
“호호호.........!”
말없이 운전하고 있던 민기가 갑자기 상체를 굽히며 깔깔거리는 은주를 바라봤다. 엎드린 은주의 블라우스가 벌어지고 브래지어 사이로 뽀얀 젖가슴이 들어나 보였다. 숨을 들이마신 그가 물었다.
“왜, 웃어?”
“글쎄 말이야!? 호호.......”
“..........?”
“선미가 나보다 한 살 위이거든. 그런데 선미가 좋아하는 남자 친구가 있었는데, 임신 한 것도 올랐데요. 살이 찌는 것 같아서 며칠을 굶었더니 현기증이 나더래요. 그래서 체한 줄 알고 소화제만 자꾸 사먹었나 봐, 설사만 하더래요. 호호......! 참 바보 같은 애지요!?”
“..........”
민기는 쓴 웃음만 지었다. 임신 하도록 순결에 관심이 없는 여자친구나 재미있다고 웃는 은주를 그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세상은 도덕적인 관념이 쾌락을 추구하는 욕망에 덮혀 버리고 있었다. 눈빛을 반짝인 은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을 종알거렸다,
“하긴......! 선미가 외롭기도 하지만 착하해서........! 그 남자가 나쁘지만 선미도 어쩔 수 없었나 봐요! 그 남자는 아약배우 출신인데, 선미도 좋아서 오랫동안 따라 다녔으니........”
“왜, 외로운데?”
“부모 없이 할머니와 살거든요. 선미가 알바해서 먹고 살고.........”
“..........”
어느새 승용차는 춘천 시내 가까이 도착하고 있었다. 민기는 춘천 댐 갓길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린 그와 은주는 댐을 끼고 돌아가는 한적한 길을 걸어갔다. 호수를 바라보는 은주는 깡충거리며 좋아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등에 매달리며 목을 껴안고 키들거렸다.
“아저씨! 업어줘.”
“..........”
은주가 펄쩍 뛰어 민기의 등에 올라탔다. 어정쩡하게 있던 그는 그녀를 들쳐 엎었다. 그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받쳐 들었다. 짧은 스커트 속에 조각만한 팬티 사이로 들어난 그녀의 엉덩이는 매끄럽고 탐스러웠다. 묘한 충동에 그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십여 분 간 그의 등에 업혀서가던 그녀가 내려와 그의 손을 잡고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들은 한 시간 이상을 걸어갔다가 되돌아 왔다.
다시 승용차에 올라탄 그들은 한동안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민기의 머릿속은 은주의 반짝이는 눈빛과 보조개를 드리운 미소, 유혹하는 듯 하는 몸짓으로 가득했다. 그는 개념 없어 보이던 그녀가 사랑스러웠다. 아니 은주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넋을 잃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은주가 그를 빤히 쳐다봤다.
“.........!?”
은주와 시선이 마주친 민기는 목구멍으로 숨을 삼켰다. 은주는 그의 모습이나 행동이 같은 또래의 남자친구들보다 매력 있고 듬직해보였다. 빤히 바라보던 은주가 갑자기 그의 뺨에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그에게서 떨어지려던 그녀의 까만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두 손으로 그녀의 양 볼을 감싼 그의 입술이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는 그녀의 도톰한 입술을 깨물어주고 싶었다.
“..........”
은주가 크게 떴던 눈을 사르르 감았다. 충동을 이기지 못한 민기는 입술로 은주의 입술을 덮어 눌렀다. 입술과 입술이 마주 닿아 정지 상태가 되었다. 그는 천천히 은주의 입술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쌔근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은주가 입술을 벌렸다. 은주의 벌린 입술사이로 혀를 밀어 넣은 그는 싱그러운 향기에 도취되었다.
민기는 은주를 비스듬히 껴안고, 그녀의 혀를 입속으로 빨아 당겼다. 파르르 떠는 은주가 그의 목에 말을 감았다. 그녀는 키스에 서툰 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그의 키스를 잘 받아 드렸다. 그는 그녀의 혀를 굴리기도 하고, 살짝 깨물기도 했다. 그녀도 이내 똑같은 방법으로 키스를 했다. 도로를 지나는 차의 둔탁한 엔진 소리를 듣고 그들은 떨어져 앉았다.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던 은주가 민기의 목에 팔을 감고 머리를 묻었다. 은주는 남자친구와 키스를 해봤지만 처음으로 농도 깊은 키스에 황홀했다. 은주는 상대가 아저씨였기에 가능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민기는 감정에 휘말린 것이 후회스러웠다. 의도적으로 정색하는 표정을 지은 그는 가슴에 일어나는 불꽃을 식히려고 승용차의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어둠이 내린 후에 서울에 도착한 그들은 식당에서 식사를 같이 했다. 식사를 하면서 은주는 친구들이나 연예인들에 관한 얘기를 쉬지 않고 종알거렸다. 집으로 들어간 민기는 안정이 되지 않아 공연히 집안을 배회하였다. 문득 그는 요즘 전화도 자주 하지 않는 아내가 떠올랐다. 거실에서 TV를 주시하던 그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재 발신을 해도 받지 않았다.
짜증스러운 민기는 피곤하기도 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점점 신경만 예민해지는 그는 TV를 켜놓고 뒤척거렸다. 창문에 부딪치는 바람 소리에도 그는 청각을 곤두세웠다. 그는 은주의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었다. 은주의 방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은주도 그에 대한 관심으로 예민해져 있었다. 그녀는 발 돋음을 하여 안방 문 앞에 서서 귀를 기울이다가 세면장으로 들어갔다.
세면장과 은주의 방문이 여닫히는 소리에 민기는 청각을 곤두 세웠다. 그리고 집안은 고요 함 속에 묻혔다. 벽시계의 초침 돌아가는 소리와 그가 마른 침을 삼키는 소리만이 들렸다. 숨을 크게 몰아쉰 그는 잠을 청하려고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에는 전화를 받지 않는 아내와 까만 눈망울로 바라보던 은주를 번갈아 떠올랐다.
난정은 남편에게서 여러 번 걸려온 전화를 획인하면서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병원에서 일하는 중이 아니라 일식 전문 요리 식당에 있었다. 술도 취했지만 그녀는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남자직원 진 명국과 같이 있었다. 그녀는 간병인을 다시 시작하고 우연히 진 명국을 알게 되었다.
젊은 청년인 진 명국은 보험회사 지점의 영업 부장이었다. 그는 여직원과 함께 병원마다 다니며 간병인들에게 보험을 홍보하였다. 난정은 그의 권유를 받고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라서 무심하였다. 그런데 그가 그녀에게 커피를 주면서 자신이 보험 업계에서 성공한 사례를 자랑 삼아 얘기했다. 그리고 고생하는 그녀를 위로하며 미모를 칭송했다.
명국은 몇 번인가 병원에 오면 잊지 않고 난정을 찾아와 위로를 했다. 그리고 차비라도 하라고 그녀에게 이삼십만 원씩 주면서, 간병인들에게 보험을 가입시키면 고정적으로 한 달에 백만 원씩 준다고 했다. 운이 좋은지 그녀는 보험실적을 올려주고 백만 원을 받았다. 흥미를 느낀 그녀는 보험실적을 올리려고 자신의 이름으로 여러 건의 보험 가입도 하였다.
어찌 보면 난정이 받은 금액보다 보험료로 낸 돈이 더 많았다. 그러나 그녀는 보험 가입시키는 재미도 있었고 명국에게 호기심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죄책감과 자존심 때문에 어려운 남편보다는 자신의 심정을 알아주는 그가 편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그녀보다 열 다서 살이나 어린 젊은 청년이고 호남이면서도 자신을 알아준다는 것이 흐뭇했다.
오늘도 진 명국이 대리 간병인까지 불러주며 난정과 식사를 같이 하자고 했던 것이다. 그는 위스키를 마셨고 술이 약한 그녀는 정종을 조금 마셨다. 그녀는 남편에게 걸려온 전화를 확인하고 휴대폰을 껐다. 술이 거나하게 취한 명국은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그리고 그녀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누님! 왜 전화 안 받지! 남편 아닌가?”
“신경 쓰지 마.”
“나는, 누님 같은 여자가 간병인을 하는 것이 안쓰러워요.”
“호호.......! 술 취했구나.”
“아니, 정말야! 마음 착하고, 예쁘지.......! 몸매도 섹시하지. 하하하.......”
“농담하지 마. 괜히 비행기 태우고 그러니!”
난정은 눈을 흘기지만 듣기 좋은 명국의 말에 배시시 웃었다. 그녀는 남편을 만나지 않은 젊은 나이라면 그와 교제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술이 취해 흐느적거리는 그가 안타까웠다. 그녀는 어차피 대리간병인이 있기에 서울로 올라갈 계획이었다. 그녀도 술이 취하는 것 같았다.
“진 부장! 그만 가야지?”
“음! 가야 되는데........”
명국이 비틀거리며 일어서더니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했다. 밖으로 나온 그는 휘청거리며 걸어갔다. 난정은 그를 보내고 택시를 부를 생각이었다. 휘청거리던 그가 길가에 털썩 주저앉았다. 안쓰러운 그녀가 얼른 그를 부축해 일으켰다. 그가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누님! 나, 술이 취해서 운전 못하니까, 모텔까지 데려다 줘.”
“대리 운전 부를까?”
“아니, 내일 아침...... 일찍 본사 회의가........ 있어.”
“..........”
난정은 술에 취한 명국이 걱정스러웠다. 그녀는 어떻게든지 그를 안전한 곳에서 쉬게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망설이던 난정은 명국을 부축하고 모텔 간판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빌딩 사이 골목에 모텔 간판이 보였다. 그녀는 그를 부축하여 모텔로 들어갔다. 그녀가 모텔요금을 계산을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술이 취한 그를 침대위에 눕혔다. ----------------------------------------------
민기는 급히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잇닿아 마찰되는 페니스가 불끈거리며 발기되었다. 그녀의 의도적인 행동에 그는 견디기 힘든 지경이었다. 그의 턱밑에서 빤히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그리고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고 입술을 내밀었다. 그가 그녀의 입술을 덮고 키스를 했다. 서로의 혀를 빨아 당기는 그들은 완전히 부둥켜안고 정지된 상태였다.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그가 그녀를 풀어 주고 자리로 돌아왔다.
깊게 숨을 들이마신 민기가 신애에게 그만 나가자고 했다. 민지가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하는 동안 신애는 화장실을 다녀왔다. 혼탁한 클럽을 나오니 한결 머리가 맑아졌다. 그가 택시를 잡으려고 대로로 나서는데 그녀는 멀찌감치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왜.......! 술 취했지?”
“아뇨.......!”
신애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길거리에는 쌍쌍을 이룬 많은 남녀들이 바쁜 걸음을 옮기기도 하고 포옹을 하고 있는 남녀들도 있었다. 그는 의아스러워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양손으로 턱을 감싸고 있던 그녀가 종알거렸다.
“나, 오늘 집에 못 들어가는데, 놔두고 가실 건 아니지요?”
“왜.......! 못 들어가지?”
“친구하고 방을 같이 쓰는데, 애인 데리고 들어와서 잔데요.”
“.........!?”
민기는 난감한 표정으로 신애를 쳐다봤다. 그는 그녀가 말하는 의미를 이내 알았다. 요즘 젊은 여자들의 개방적인 성적인 개념이니 그는 말이 필요 없었다. 그도 그녀를 소유하고 싶은 욕구로 가득했다. 그는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갖는 것은 아내 탓이라고 자기 합리화했다. 도로 근처는 모두 모텔 간판으로 가득했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민기는 눈에 띠는 모텔로 신애의 손을 잡고 들어갔다. 그녀는 전혀 거부하지 않고 다소곳이 그를 따랐다. 모텔 방으로 들어간 그녀가 그의 목에 매달렸다. 그는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들은 농도 깊은 키스를 했다. 그의 가슴에서 벗어난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먼저 씻을게요.”
“........”
민기는 소파에 앉아 TV를 켰다. 누가 보았는지 성인 채널이 화면에 펼쳐졌다. 남녀가 발가벗고 부둥켜안은 애로 영화였다. 그녀는 돌아서서 TV화면을 힐끔거리며 옷을 벗었다. 그는 발가벗는 그녀를 훔쳐보았다. 그녀의 몸매도 볼륨감 넘치는 글래머였다. 세면장으로 들어간 그녀는 길지 않은 시간에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그가 샤워를 하고 나오니 그녀는 침대 모포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민기는 침대 등만 남기고 전등 스위치를 끄고 침대모포를 들추고 들어갔다. 발가벗은 신애가 그의 가슴 속으로 파고들었다. 잘 발달된 젖가슴이 그의 손안에 들어왔다. 그는 그녀의 몸 위에 체중을 얹고 키스를 했다. 갈증을 느끼듯이 그들은 서로의 타액을 들이마셨다. 그가 그녀의 젖가슴을 움켜쥐고 입속으로 젖꼭지를 빨아 당겼다.
어깨를 파르르 떨던 신애가 민기의 머리를 감싸며 눈빛을 반짝였다. 젖가슴을 보듬어 안은 그가 그녀의 시선을 느끼고 내려다봤다. 시선이 마주친 그녀가 잠시 그를 빤히 올려다봤다. 그녀는 머리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나.......!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하죠?”
“아니, 난, 그렇게 생각 안했는데!? 다만, 신애의 마음을 모를 뿐이지.”
“알려고 하지 마세요. 그냥, 오빠가 좋아요.”
“난......! 아내가 있는 남자인걸...........”
“괜찮아요. 여자도 이따금 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젊은 남자도 많은데.......!?”
“상처 받기는 싫어요. 내가 좋아하는 남자와 부담 없이 즐기고 싶어요.”
“나도, 신애가 사랑스러워........”
민기는 신애가 정조를 함부로 하는 여자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성욕을 즐긴다고 느꼈다. 그는 천천히 그녀의 몸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그의 혀와 손길이 스칠 때마다 그녀는 농염한 눈빛으로 몸을 비틀었다. 그의 혀가 그녀의 귀와 목덜미 그리고 허리를 맴돌았다. 그의 혀가 음모를 훑고 내려갈 때 그녀는 참지 못하는 신음을 흘렸다.
“아! 난 몰라. 오, 오빠.......”
입술을 깨무는 신애는 민기의 머리를 누르며 허리를 비틀었다. 그는 머물지 않고 그녀의 보지 구멍 속으로 혀를 밀어 넣었다가 빼내기를 반복했다. 자지러지는 그녀의 신음을 듣고 그는 그녀의 허벅지를 벌리고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는 발기된 페니스를 촉촉해진 그녀의 보지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가 눈을 홉뜨며 상체를 들어 올렸다.
“하 윽! 오, 오빠.........”
“읍.......!”
골반이 뻐근한 신애는 보지 속으로 틀어박힌 민기의 페니스를 내려다보았다. 그녀가 관계를 했던 남자들에서 볼 수 없었던 우람한 페니스였다. 페니스 뿌리까지 보지 깊숙이 밀려들어오는 것을 느낀 그녀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둔부를 들어 올리며 그의 허리를 당겼다. 그녀는 그의 페니스를 더 깊숙이 받아 드리려고 허벅지를 벌려 높이 들어올렸다,
“아 으! 난 몰라. 조, 좋아........”
민기는 신애가 남자와 동거 생활을 했었던 탓인지 무척 민감하다고 느꼈다. 곡선미 넘치는 풍만한 몸매를 지닌 그녀는 성적기교가 대단했다. 허벅지에 힘을 주어 그의 페니스를 조이거나 늦추기도 했고, 그녀 스스로 쾌감을 완급 조절했다. 그는 그녀가 정말 성욕을 즐긴다는 것을 느꼈다. 서로의 쾌감을 조율하며 그들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희열의 정상을 오르내렸다.
“읍, 읍, 읍, 으 으, 읍.........”
“흡, 헉, 읍, 헉..........”
신애는 이따금 타월로 민기의 등줄기와 가슴에 흐르는 땀방울을 타월로 닦아 내기도 했다. 그들은 관계를 시작한지 두 시간이 지난 것도 모르고 있었다. 오르가즘의 등선을 몇 번인가 오르내리던 그녀와 그는 지쳐 축 늘어졌다. 그러나 아직 그의 페니스는 진액으로 흥건한 그녀의 보지 속에 틀어박혀 꿈틀거렸다. 쌍꺼풀이 짙어진 그녀가 그의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빤 대단해........! 좋아지면 어떡하지!?”
“난 벌써 신애가 좋은데........”
“오빠 부인이 좋아 하겠다........!”
“글쎄........!?”
신애의 말에 민기는 아내를 떠올렸다. 그는 아내가 부부관계에 만족하면서도 다른 남자에게 안겼는지가 의문이 생겼다. 물론 돈 때문에 그랬다고 아내는 변명을 하지만 그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울러 그는 아내도 자신과 같은 감정으로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잠시 호흡을 진정시킨 민기와 신애는 다시 한 시간 가량을 뜨거운 정사를 하고 지쳐서 스르르 잠이 들었다. 그는 욕실에서 들리는 물소리에 눈을 떴다. 커튼이 쳐진 창문에는 어둠이 걷히고 있었다. 벌써 일어나 샤워를 마친 그녀가 타월로 젖가슴을 가리고 욕실에서 나왔다.
기지개를 켠 민기가 신애를 향해 손을 벌렸다. 배시시 미소를 띠운 그녀가 그의 손을 잡았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아 당겨 침대에 눕혔다. 그녀에게서 향긋한 바디샴푸 냄새가 풍겼다. 그는 그녀를 끌어안고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젖꼭지를 입속으로 빨아 당겼다. 입술을 벌린 그녀가 슬며시 그를 밀어냈다.
“아 잉! 또 하고 싶어진단 말에요! 자신 있어요?”
“여기서 며칠 같이 있을까?”
“싫어요. 오늘 낮에 일 나가야 되요.”
".........."
눈을 곱게 흘긴 신애가 발가벗은 몸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싱긋이 웃음을 흘린 민기는 세면장으로 들어갔다. 그가 세면장을 나오니 그녀는 옷을 입고 화장대 앞에 앉아 얼굴에 로션을 바르고 있었다. 옷을 걸쳐 입은 그가 그녀의 등 뒤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블라우스를 젖히고 브래지어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민기의 손에 탐스런 젖가슴이 잡혔다. 얼굴을 토닥거리는 신애는 그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끌어안으며 젖꼭지를 손가락 사이에 넣고 돌기를 일으키다가 눌렀다. 그때서야 그녀가 어깨를 웅크리며 뒤를 돌아보며 눈을 흘겼다.
“정말 못 됐어요. 아프단 말에요.”
“하하......! 젖꼭지가 만지기 좋네.”
“피 잇~! 내가 장난감에요.”
신애가 민기의 손을 뿌리쳤다. 그녀의 팔에 걸린 손가방이 바닥에 떨어졌다. 기방 속에 들었던 물건들이 바닥에 흩어졌다. 그는 얼른 흩어진 물건들을 주워서 그녀의 가방에 넣어 주었다. 그는 그녀의 가방에서 나온 사진 한 장을 들고 일어섰다. 젊은 남자 사진이었다. 별로 놀라는 기색 없이 그녀가 말했다.
“나를 배반한 남자예요.”
“그런데 왜 갖고 다녀?”
“그 놈 사진 볼 때마다 저주하려고요.”
“뭐하는 사람인데.........?”
“보험회사 다니는데, 지금도 젊은 여자, 늙은 여자 가리지 않고 사기치고 다녀요.”
민기가 들고 있는 사진 속에는 빤질빤질하게 생긴 젊은 남자 모습이었다. 사진 뒷면에는 진 명국이라는 남자의 이름 옆에 저주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그는 그녀가 얼마나 남자를 원망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잠시 생각하던 그가 지갑에서 오십 만 원권 수표 두 장을 그녀의 가방에 넣어 주었다. 그녀가 힐끔 돌아보았다.
“저........! 창녀 아녜요.”
“그렇게 생각하지 마. 그냥 동생 같고, 어제 일도 못했으니, 미안해서 그래.”
“........”
민기를 빤히 쳐다보던 신애는 더 이상 거부하지 않았다. 화장대 앞에서 일어선 그녀가 그의 가슴에 안겼다. 그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동자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모텔을 나온 그는 그녀를 데리고 해장국 집으로 들어갔다. 식사를 하고 식당에서 나온 그는 그녀를 먼저 태워 보내려고 주차되어 있는 택시로 다가갔다. 그녀는 무슨 말을 하려는지 주춤거리다가 택시를 타고 갔다.
민기는 집에 들르지 않고 곧 바로 피시방으로 갔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그는 피곤했다. 영업상황을 점검한 그는 넋을 놓고 유리창 밖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눈물이 맺혔던 신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녀가 애틋하게 보여 가정을 이루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저씨! 어제 저녁 어디서 잤어?”
상큼한 목소리에 정신이 든 민기가 뒤를 돌아보았다. 보조개가 깊이 파인 은주가 입술을 굳게 다물고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마치 외박을 하고 아내에게 들킨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가 아내와 다투고 난후 은주는 더욱 성숙한 모습이었다.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친구 집에서.......!”
“나! 무서워서, 집에 안 들어갔단 말이야.”
“어디서 잤는데?”
“친구! 선미 집에서.”
“뭐하는 친군데.......?”
민기는 은주가 집에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남자친구라도 만났기 때문인지 몰라 걱정스러웠다. 은주는 반대로 그가 어디서 외박을 했는지를 궁금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녀가 뽀로통한 표정으로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냥, 알바해요.”
“그런데, 친구 집에서 잤어?”
“정말이야. 선미가 쉬는 날이라서.”
“자꾸 외박하면 안 된다.”
“........알았어요.”
은주는 마지못해 대답한 것이었다. 민기는 그녀의 방에서 피임약을 발견한 후 더욱 걱정스러웠다. 은주의 휴대폰 사용료가 이삼십 만원씩 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가 신용불량자라는 것도 우편물을 통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내가 신용불량 채무상환과 은주를 위해 일을 한다는 것도 눈치 채고 있었다.
민기는 은주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며 대학이라도 들어가야 아내가 행복할 것 같았다. 은주는 그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그녀는 사실 어제 밤에 친구들과 나이트에 갔었다. 친구들 중에는 그녀와 교제하던 남자친구 정호도 있었다. 그런데 성 관계까지 했던 정호가 다른 여자친구와 사귀는 것을 알고 배신감에 그녀는 우울했다.
“아저씨! 심심하지 않아?”
“왜........!?”
“드라이브 시켜주면 안 돼요?”
“무슨 드라이브를.......!?”
“춘천 호수가고 싶은데........”
눈동자를 반짝이는 은주가 민기를 올려다봤다. 게임하기도 지겨웠던 민기도 시간 보내기가 지루했었다. 그러나 그는 공부를 해야 할 은주와 드라이브를 한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다. 그녀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그의 팔에 매달렸다.
“아저씨~ 이! 우리 갔다 오자. 응!?”
“그럼.......! 앞으로 공부 열심히 하는 거다. 대학 입시 준비해야지.”
“헤헤......! 알았어요.”
민기는 카운터에 가서 영업실적을 살펴보고 피시방에서 나왔다. 운주가 토끼뜀으로 그의 뒤를 따라 층계를 내려왔다. 그는 힐끔 층계를 올려다보았다. 은주의 팔랑거리는 미니스커트 밑으로 우윳빛갈의 허벅지가 들어나 보였다. 그녀는 몇 계단을 한꺼번에 뛰어내려 그의 팔에 매달렸다.
“으 차.......! 아저씨 빨리 가자.”
기분에 들뜬 은주는 민기의 팔에 매달려 어린아이처럼 헤픈 미소를 흘렸다, 민기는 내일에 대한 희망과 계획도 없어 보이는 그녀가 어떤 개념을 갖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승용차에 오른 그녀는 다리를 꼬고 앉아 마냥 즐거워했다.
도심지를 지난 승용차는 복잡한 천호동 시내를 벗어나 구리시로 향하는 도로를 지나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흐르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은주는 다리를 꼬고 앉으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미니스커트가 말려 올라가 허벅지가 들어나도 그녀는 민기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우울했는데, 아저씨하고 있으니 기분 좋다.”
“왜, 우울했어?”
“남자친구가 나를 배신했어요.”
“남자 친구......!?”
“응! 정호라고 중학교 때부터 아는 친구였어.”
민기는 이미 성적으로 성숙한 은주이기에 그녀가 말하는 남자친구가 어떤 부류인지 의심스러웠다. 단지 평범한 친구인지, 아니면 이성관계인지가 궁금했다. 그녀를 빤히 펴다본 그가 물었다.
“그.......! 남자친구와 어떤 관계였는데?”
“피 잇~! 그걸 왜 물어요?”
“요즘 여고생들은 너무 개방적이라서........”
“말하고 싶지 않아요.”
은주의 아리송한 대답에 민기는 긍정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남자들은 많은 여자와 육체관계를 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으면서 자신의 여자만은 순박한 처녀이기를 바란다. 여자가 조금의 창녀 성향이 없으면 대체로 그 여자는 마른 토막이라고도 한다. 이율배반적인 논리였다.
운전을 하고 있는 민기는 아내를 떠 올리고 있었다. 그는 아내의 성격이 모질지 못하고 순간의 감정에 잘 흔들린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불안하기만 했다. 그는 은주의 성격이 아내를 닮았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은주가 그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며 빤히 올려다봤다.
“아저씨! 요즘 기분 안 좋지요?”
“글쎄......! 왜 그렇게 생각하지?”
“엄마가 속 썩이잖아.........!?”
“.........!?”
은주는 아저씨와 엄마가 다투던 일을 떠올려 말한 것이었다. 아니 그녀는 엄마를 향한 그의 마음을 뺐고 싶어 의도적으로 한 말이었다. 민기는 은주가 굳이 말하는 저의가 무엇인가를 떠올리며 힐끔 바라봤다. 그는 잠시 뜸을 드리고 말했다.
“사람이 살다보면 생각지 못했던 일을 당하기도......., 다투기도 한단다. 은주는 아직 모르지만.”
“나도 알아요.”
“뭘.......! 알아?”
“부부는 같이 살면서도 다른 여자나 남자를 생각하잖아요.”
“그럴 수도 있지만, 부부가 이해하기 달렸지. 은주는 그렇다고 결혼 안할 것 같으니?”
“난 혼자 살 생각이지만, 혹시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난다면.......!?”
“..........!”
말꼬리를 흐리는 은주의 말에 민기는 침묵했다. 아무 생각 없는 생활을 하는 줄 알았던 그녀는 나름대로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어깨에 턱을 받히고 눈동자를 굴리던 그녀가 종알거렸다.
“혼자 살아도....... 예쁜 아기는 갖고 싶은데........”
“..........”
“호호호.........!”
말없이 운전하고 있던 민기가 갑자기 상체를 굽히며 깔깔거리는 은주를 바라봤다. 엎드린 은주의 블라우스가 벌어지고 브래지어 사이로 뽀얀 젖가슴이 들어나 보였다. 숨을 들이마신 그가 물었다.
“왜, 웃어?”
“글쎄 말이야!? 호호.......”
“..........?”
“선미가 나보다 한 살 위이거든. 그런데 선미가 좋아하는 남자 친구가 있었는데, 임신 한 것도 올랐데요. 살이 찌는 것 같아서 며칠을 굶었더니 현기증이 나더래요. 그래서 체한 줄 알고 소화제만 자꾸 사먹었나 봐, 설사만 하더래요. 호호......! 참 바보 같은 애지요!?”
“..........”
민기는 쓴 웃음만 지었다. 임신 하도록 순결에 관심이 없는 여자친구나 재미있다고 웃는 은주를 그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세상은 도덕적인 관념이 쾌락을 추구하는 욕망에 덮혀 버리고 있었다. 눈빛을 반짝인 은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을 종알거렸다,
“하긴......! 선미가 외롭기도 하지만 착하해서........! 그 남자가 나쁘지만 선미도 어쩔 수 없었나 봐요! 그 남자는 아약배우 출신인데, 선미도 좋아서 오랫동안 따라 다녔으니........”
“왜, 외로운데?”
“부모 없이 할머니와 살거든요. 선미가 알바해서 먹고 살고.........”
“..........”
어느새 승용차는 춘천 시내 가까이 도착하고 있었다. 민기는 춘천 댐 갓길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린 그와 은주는 댐을 끼고 돌아가는 한적한 길을 걸어갔다. 호수를 바라보는 은주는 깡충거리며 좋아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등에 매달리며 목을 껴안고 키들거렸다.
“아저씨! 업어줘.”
“..........”
은주가 펄쩍 뛰어 민기의 등에 올라탔다. 어정쩡하게 있던 그는 그녀를 들쳐 엎었다. 그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받쳐 들었다. 짧은 스커트 속에 조각만한 팬티 사이로 들어난 그녀의 엉덩이는 매끄럽고 탐스러웠다. 묘한 충동에 그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십여 분 간 그의 등에 업혀서가던 그녀가 내려와 그의 손을 잡고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들은 한 시간 이상을 걸어갔다가 되돌아 왔다.
다시 승용차에 올라탄 그들은 한동안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민기의 머릿속은 은주의 반짝이는 눈빛과 보조개를 드리운 미소, 유혹하는 듯 하는 몸짓으로 가득했다. 그는 개념 없어 보이던 그녀가 사랑스러웠다. 아니 은주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넋을 잃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은주가 그를 빤히 쳐다봤다.
“.........!?”
은주와 시선이 마주친 민기는 목구멍으로 숨을 삼켰다. 은주는 그의 모습이나 행동이 같은 또래의 남자친구들보다 매력 있고 듬직해보였다. 빤히 바라보던 은주가 갑자기 그의 뺨에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그에게서 떨어지려던 그녀의 까만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두 손으로 그녀의 양 볼을 감싼 그의 입술이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는 그녀의 도톰한 입술을 깨물어주고 싶었다.
“..........”
은주가 크게 떴던 눈을 사르르 감았다. 충동을 이기지 못한 민기는 입술로 은주의 입술을 덮어 눌렀다. 입술과 입술이 마주 닿아 정지 상태가 되었다. 그는 천천히 은주의 입술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쌔근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은주가 입술을 벌렸다. 은주의 벌린 입술사이로 혀를 밀어 넣은 그는 싱그러운 향기에 도취되었다.
민기는 은주를 비스듬히 껴안고, 그녀의 혀를 입속으로 빨아 당겼다. 파르르 떠는 은주가 그의 목에 말을 감았다. 그녀는 키스에 서툰 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그의 키스를 잘 받아 드렸다. 그는 그녀의 혀를 굴리기도 하고, 살짝 깨물기도 했다. 그녀도 이내 똑같은 방법으로 키스를 했다. 도로를 지나는 차의 둔탁한 엔진 소리를 듣고 그들은 떨어져 앉았다.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던 은주가 민기의 목에 팔을 감고 머리를 묻었다. 은주는 남자친구와 키스를 해봤지만 처음으로 농도 깊은 키스에 황홀했다. 은주는 상대가 아저씨였기에 가능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민기는 감정에 휘말린 것이 후회스러웠다. 의도적으로 정색하는 표정을 지은 그는 가슴에 일어나는 불꽃을 식히려고 승용차의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어둠이 내린 후에 서울에 도착한 그들은 식당에서 식사를 같이 했다. 식사를 하면서 은주는 친구들이나 연예인들에 관한 얘기를 쉬지 않고 종알거렸다. 집으로 들어간 민기는 안정이 되지 않아 공연히 집안을 배회하였다. 문득 그는 요즘 전화도 자주 하지 않는 아내가 떠올랐다. 거실에서 TV를 주시하던 그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재 발신을 해도 받지 않았다.
짜증스러운 민기는 피곤하기도 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점점 신경만 예민해지는 그는 TV를 켜놓고 뒤척거렸다. 창문에 부딪치는 바람 소리에도 그는 청각을 곤두세웠다. 그는 은주의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었다. 은주의 방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은주도 그에 대한 관심으로 예민해져 있었다. 그녀는 발 돋음을 하여 안방 문 앞에 서서 귀를 기울이다가 세면장으로 들어갔다.
세면장과 은주의 방문이 여닫히는 소리에 민기는 청각을 곤두 세웠다. 그리고 집안은 고요 함 속에 묻혔다. 벽시계의 초침 돌아가는 소리와 그가 마른 침을 삼키는 소리만이 들렸다. 숨을 크게 몰아쉰 그는 잠을 청하려고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에는 전화를 받지 않는 아내와 까만 눈망울로 바라보던 은주를 번갈아 떠올랐다.
난정은 남편에게서 여러 번 걸려온 전화를 획인하면서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병원에서 일하는 중이 아니라 일식 전문 요리 식당에 있었다. 술도 취했지만 그녀는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남자직원 진 명국과 같이 있었다. 그녀는 간병인을 다시 시작하고 우연히 진 명국을 알게 되었다.
젊은 청년인 진 명국은 보험회사 지점의 영업 부장이었다. 그는 여직원과 함께 병원마다 다니며 간병인들에게 보험을 홍보하였다. 난정은 그의 권유를 받고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라서 무심하였다. 그런데 그가 그녀에게 커피를 주면서 자신이 보험 업계에서 성공한 사례를 자랑 삼아 얘기했다. 그리고 고생하는 그녀를 위로하며 미모를 칭송했다.
명국은 몇 번인가 병원에 오면 잊지 않고 난정을 찾아와 위로를 했다. 그리고 차비라도 하라고 그녀에게 이삼십만 원씩 주면서, 간병인들에게 보험을 가입시키면 고정적으로 한 달에 백만 원씩 준다고 했다. 운이 좋은지 그녀는 보험실적을 올려주고 백만 원을 받았다. 흥미를 느낀 그녀는 보험실적을 올리려고 자신의 이름으로 여러 건의 보험 가입도 하였다.
어찌 보면 난정이 받은 금액보다 보험료로 낸 돈이 더 많았다. 그러나 그녀는 보험 가입시키는 재미도 있었고 명국에게 호기심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죄책감과 자존심 때문에 어려운 남편보다는 자신의 심정을 알아주는 그가 편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그녀보다 열 다서 살이나 어린 젊은 청년이고 호남이면서도 자신을 알아준다는 것이 흐뭇했다.
오늘도 진 명국이 대리 간병인까지 불러주며 난정과 식사를 같이 하자고 했던 것이다. 그는 위스키를 마셨고 술이 약한 그녀는 정종을 조금 마셨다. 그녀는 남편에게 걸려온 전화를 확인하고 휴대폰을 껐다. 술이 거나하게 취한 명국은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그리고 그녀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누님! 왜 전화 안 받지! 남편 아닌가?”
“신경 쓰지 마.”
“나는, 누님 같은 여자가 간병인을 하는 것이 안쓰러워요.”
“호호.......! 술 취했구나.”
“아니, 정말야! 마음 착하고, 예쁘지.......! 몸매도 섹시하지. 하하하.......”
“농담하지 마. 괜히 비행기 태우고 그러니!”
난정은 눈을 흘기지만 듣기 좋은 명국의 말에 배시시 웃었다. 그녀는 남편을 만나지 않은 젊은 나이라면 그와 교제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술이 취해 흐느적거리는 그가 안타까웠다. 그녀는 어차피 대리간병인이 있기에 서울로 올라갈 계획이었다. 그녀도 술이 취하는 것 같았다.
“진 부장! 그만 가야지?”
“음! 가야 되는데........”
명국이 비틀거리며 일어서더니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했다. 밖으로 나온 그는 휘청거리며 걸어갔다. 난정은 그를 보내고 택시를 부를 생각이었다. 휘청거리던 그가 길가에 털썩 주저앉았다. 안쓰러운 그녀가 얼른 그를 부축해 일으켰다. 그가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누님! 나, 술이 취해서 운전 못하니까, 모텔까지 데려다 줘.”
“대리 운전 부를까?”
“아니, 내일 아침...... 일찍 본사 회의가........ 있어.”
“..........”
난정은 술에 취한 명국이 걱정스러웠다. 그녀는 어떻게든지 그를 안전한 곳에서 쉬게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망설이던 난정은 명국을 부축하고 모텔 간판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빌딩 사이 골목에 모텔 간판이 보였다. 그녀는 그를 부축하여 모텔로 들어갔다. 그녀가 모텔요금을 계산을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술이 취한 그를 침대위에 눕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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