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부
그 날 저녁...
현준과의 잊지 못할 첫 추억을 맞이한 시간..
그 설레임과 소중한 체험의 의미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영애는 조용하게 불 꺼진 안방 화장대 앞 의자에 우두커니 앉아 있다.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는 모습이다.
‘분위기에 사로 잡혀서.. 내 스스로를 전혀 다스릴 수가 없었어..
이래서는 안되는데.. 안되는데.. 머릿속으로만 되새길 뿐..
현준이가 하자는 대로 끌려갈 뿐이었어...
나란 애는 어떻게 되먹은 걸까.. 대체...’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일부러 불을 꺼놓은 채 사색에 잠기고 있는데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작은 아들이 달칵.. 살며시 문을 열었다.
조심스러운 얼굴로.. 끼이- 문 사이에 작은 얼굴을 내밀고 묻는다.
“...엄마 자는 줄 알았네.. 불도 안 켜놓고 뭘하고 있었어.. 히히”
“......선우야.. 호호 그냥 생각할 게 있었어.. 놀랐구나. 미안해..”
“왜 미안해~ 히히.. 엄마, 나 수박 먹고 싶은데 좀 썰어줘”
“그래. 우리 이쁜이 수박 먹고 싶었쪄~? 쿠후후~ 가자 가자. 엄마도 먹고 싶다”
밝게 웃는 이쁜 아들의 머리와 부드러운 볼을 스슥 어루만져주면서
두 아들에게 죄스런 마음을 품고 있는..
현숙한 여인은 둘째의 밤톨만한 머리를 사랑스럽게 품에 안았다.
서걱- 서걱-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자상하게 수박을 썰어내고
재료가 뭐 없나.. 찾아보다가 사이다 캔과 키위를 찾아내자
얼음 동동 띄우고 음료를 붓고, 키위도 정성스럽게 깎아서.. 정성이 들어간 화채 완성!
목이 마르던 선우는 얼굴 한가득 기쁜 미소를 띄우며 맛있게 허겁지겁 먹어 치운다.
그 모습을 지그시- 포근한 눈웃음으로 보며.. 혼자만의 생각에 잠기는 영애..
밤 10시를 조금 넘어서야 준호가 집에 들어온다.
요즘 들어 이른 시간에 퇴근해본 적이 없는 안쓰러운 남편..
오늘도 피곤함이 묻어 있는 얼굴이지만, 사랑하는 아내의 얼굴을 보자
언제 스트레스와 피로가 있었냐는 듯, 자상하게 씨익 웃는다.
어여쁜 와이프의 뺨을 슥- 어루만지는 까칠 까칠한 손..
그래도 그 거칠고 두터운 손의 감촉이 못내 좋은 영애다.
따듯하고 큰 손의 온기를 더 느끼고 싶어.. 사랑하는 남편의 손을 꼬옥 쥐었다.
가끔씩 기분에 따라 급하게 신경질적으로 변할 때도 있는 사람이지만,
기분 좋을 때나.. 때에 따라서는 한없이 자상하고 착한 남편이다.
오늘의 남편은 지친 몸을 이끌고 왔음에도 밝은 기색을 하고 있다.
술을 많이 마신 것 같다. 쌕- 쌔근- 아직 호흡이 진정되지 않았나보다.
영애와 준호는 둘 다 술이 약한 편이라서.. 쉬는 날 둘만의 시간을 가질 때도..
가급적이면 음주를 피하는 스케줄로 잡곤 한다.
물론 남편은 잦은 회식자리를 가지며, 그 얼마 되지도 않는 약한 주량으로,
특히나 요즈음은 허구헌날 술자리가 어찌 그리 많은지..
대개 자정 가까이나 되서 들어오는 일이 빈번하다.
술에 취한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기색이다.
게다가 기분도 뭐 좋은 일이 있었는지,
반쯤 졸린 눈으로 게슴츠레하게 되면서..
무언가를 상기하는 표정이다.
영애는 어렴풋이..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혹시..? 하는 생각에
들떠서 목청이 살짝 커지며 아내에게 이야기하는 남편..
그의 양복을 몰래, 군데 군데 잘 살펴보니
희미해서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하얀 와이셔츠 목 카라 안쪽에 자그만 분홍색 립스틱 자국이 찍힌 게 보인다.
아하... 그랬구나..
영애는 여자와 함께 있다가 온 준호가 자꾸 들떠서 말하는 것을
지그시- 은은한 눈웃음을 잃지 않으며 차분하게 받아주었다.
하지만 머릿속은 당연히 유쾌할 수 없었다.
그래도 전에는 업무상 다양한 접대자리를 마치고 왔어도
저렇게 눈에 띄일 만큼의 흔적을 남기고 온 적이 없었는데..
자신도 그렇지만,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것을 좋아하는 준호의 성격은
어설픈 자국을 흘리지 않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후후.. 영애는 완벽지향적인 남편에게도 허술한 면을 새삼스레 재발견하고
오늘 본 것은 가만히 못본척 해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녀 스스로가.. 당당하게
‘물론 업소녀라고 생각은 하지만.. 혹시 여자가 생겼느냐’고
캐물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렇게 허점을 보이는 남편의 모습을 애써 눈 감아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흘이 지난 후.. 4일 전과 비슷한 시간대.
지난 나흘 간 현준과의 연락을 간간히 주고 받았지만
그녀 스스로가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며..
밝고 활달한 어조로, 더 신이 나서 연락을 해오는 청년과 달리
마음이 편치 않은 여인의 반응은 미적지근으로 일관하였다.
되도록이면 현준의 생각이 자꾸만 떠올라도,
의식적으로 생각을 안 하려고, 보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참으려고..
머리를 가볍게 흔들며 휴.. 호흡을 골라 본다.
평소보다 한시간 정도 늦은 자정이 돼서야.. 준호가 집에 도착했다.
그때까지 자지 않고 남편을 기다리고 있던 영애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피로에 지친 남편을 챙겨준다.
오늘도 역시 대리기사의 도움을 받아..
절뚝거리며 술에 약한 몸을 용케도 잘 가누며 집에 왔는가보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는데~ 술 냄새가 으~ 평소보다 독하다..
걸쭉하게 2,3차까지 가면서 잔뜩 퍼마시고 온 모양이다.
‘완전히 술을 많이 마셔서.. 망태가 되버렸넹 후후후.. 귀여워..’
집까지 온 것이 용할 정도로 거나하게 취한 모습.
검은 정장을 힘들게 벗겨준 뒤 일단 거실 소파에 으차차차- 끌고 가서 눕혔다.
넥타이와 양말을 벗겨주고 벨트도 편하게 풀어준다.
방까지 데리고 가서 침대에 눕혀주고 싶지만..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면서.. 그럴 기운도 없는데다,
오늘은 여러 생각 끝에 남편과 상의를 나눌 계획이 있던 영애는
준호에게 서운한 마음에, 얄미워서 그대로 재우기로 했다.
흠냐.. 흠냐.. 중얼 중얼대며 잠꼬대를 하는 준호.
그 모습이 귀여운 영애가 쿡쿡- 웃으면서
와이셔츠라고 편하게 단추를 풀어 주려고
가까이 몸을 수그리는 순간..
몽롱한 의식 가운데에서도 준호가 작은 아내의 몸을 확- 끌어 안았다.
영애는 깜짝, 놀라서 ‘내 생각을 눈치채고 안 잤던 척을 하나?’하고
파들 파들.. 잠시 품에 안긴 채 떨며 두려워했지만..
잘 보니, 그냥 잠꼬대하다가..
“흠냐.. 사랑스런 우리 토끼같은 영애야..”
하며 무심결에 껴안은 것 같다.
콩닥 콩닥..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지은 죄가 있다보니.. 내가 이렇게 떨리게 되는구나.. 하며..
영애는 남편의 품 안에 안기고 나자, 애써 떠올리지 않으려 했던 생각들이 스쳐갔다.
일순간의 탈선행위로 인하여.. 며칠간 생각해오던.. 작은 죄의식이 고개를 든다.
그를 좋아하긴 하지만, 찰나의 옳지 못한 판단 미스로 저질러 버린 일..
아름답고 보기 좋은 추억으로 접어두고픈..
의식의 가장 밑바닥에 자리 잡고 있었을지 모를
내 스스로 나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안이한 생각.
그래, 한번 정도의 불장난은 살면서 할수도 있지, 이제 새출발하자..
그런가 하면.. 모호하게 숨어있던 다른 목소리도 들려온다.
또다른 인격이 쿡쿡쿡 그녀를 비웃으며, 크게 울려퍼지는 음성으로
[어쩔 수 없어, 이미 시작된 불륜의 씨앗은 그리 쉽게 수그러들 수 있는게 아니거든?]
간교한 톤으로 기분 나쁘게 웃는..
내 무의식 바닥에 깊이 침잠한 또 하나의 인격이 외치는 것 같다.
영애야,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멈춰야해..
더 이상 진행하면 손 쓸 수 없어져..
아니야, 현실 세태를 반영한 tv 드라마와 영화들의 소재는 더 이상 낯선 사회현상도 아닌데..
좁은 의미의 성윤리에만 칼같이 사로잡혀.. 구닥다리같은 정조관념에 집착할 필요따위 없어..
라는 두 가지의 뻔한 갈등이-
천사와 악마의 대결처럼 떠오르는 이미지로 형상화되어 그녀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단 이 순간만의 일은 아니었고.. 현준을 집에 돌려보내고 난 뒤부터 이어진 일이었는데
남편이 지금 눈 앞에서 잠꼬대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한다고 중얼대는 걸 보니..
모질게 마음을 먹고, 이 순간 이후로 현준이가 접근해와도 다시는 마음을 주지 않아야지..
하는 결연한 의지를 되새기게 된다.
후... 작은 한숨을 내쉬며, 살며시 깨지 않도록
쿠~ 쿠우~ 곤하게 이미 잠들어버린 준호의 품에서 스르륵 빠져 나온다.
작은 담요로 남편을 덮어주고.. 방으로 조용히 들어가 침대에 누워
후회와 착잡한 감정으로 점철된 머릿 속의 생각들을 하나둘씩 정리하며 잠들었다.
하지만......
스스로를 다독이며 납득이 가능한 방향으로
양심의 길을 걷고자 하는 결심은...
그녀의 생각만큼 쉬운 일도 결코 아니며..
이미 그릇된 길로 접어든 상태에서
정상적인 루트를 향한 회복의 염원이..
마음 먹은 대로 결코 순탄하지 못할 것이라고, 이때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
그 다음주 금요일.
불과 이틀 전인 수요일이 바로,
영애와 아들 지우가 진하게 끌어안고 입을 맞춘 날에 해당한다.
시점은 다시 1학년 1반 교실에서..
담임 태식이 수학여행 계획을 발표한 그때로 앞질러 간다.
(主 : 가장 최근의 시간대가 됩니다)
당황스럽기 그지 없는 지우..
얼떨결에 울먹이는 수경을 뒤따라 교실에서 달려나와, 얘가 어디로 갔나 살펴보니..
수업중인데도 복도 끄트머리의 옥상으로 향하는 중간 계단에
조용히 쭈그리고 앉아서, 작은 소리로 훌쩍 거리며 울고 있었다.
긴장도 되고, 이유가 뭔지 도저히 모르지만..
나 때문에 설마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면 어떻게든 풀어줘야지..하면서
지우는 소리 나지 않게 천천히 다가갔다.
누군가 다가오는 인기척에, 가녀리게 몸을 떨며 울고 있던 수경은 흠칫- 놀라서
고개를 들고.. 계단을 올라오던 사람이 지우란 걸 확인하자, 휴.. 안도의 한숨을 쉰다.
“너였구나.... 여기는 왜 왔어? 바보야..”
“그럼, 안 와볼 수가 있냐..? 그렇게 황당하게 울면서 나간 애를.. 찾으러 와야지..”
“......쿡...쿡... 착해.. 우리 지우는 역시.. 걱정이 돼서 와줬구나.. 호호”
“...아니..뭐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음.. 아무튼, 걱정이 되는게 당연한 일이야.
수경아, 말해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아무 것도 모르고 아픈 부분을 건드린게 있으면..
고의가 아니었으니까 사과할게.. 그러니까 이야기해줘..”
“아냐, 너하고는 아무 관련없는 이야기야..
그냥 내가 감정이 북받쳐서 그랬어.. 별 것 아닌데..”
“뭐야~ 사람을 바보로 알다니..
너 아까 그 표정과 심각한 모습은.. 절대 별 일 아닌게 아닌데..
친구잖아..? 내가 너한테 거의 표현은 못하지만 가장 소중한 친구고..
모든 걸 나누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네 사정이 어떤지 모르지만.. 그러니까.. 말을 해봐”
뜻밖에도 지우가 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자상한 모습을 보여주며..
부드럽게 손을 내밀어, 여전히 쪼그려 앉아 있던 수경의 작은 어깨를 톡-톡- 건드려주자
수경은 가슴 뭉클..해지는 감동을 맛 보았다.
조용히 뭘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고 촉촉이 젖은 눈망울로 지우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서 지우의 손은 차마 잡지 못하고, 손목을 꽈악 붙잡으며 이끌었다.
사실 지우는 방금 전에,
수경의.. 눈물이 채 마르지 않은 젖은 눈빛을 보고..
가슴이 두근- 두근- 떨리는 감정을 느꼈다..
단순하게 예쁘고 잘 다듬어진 인형같은 얼굴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익히 잘 알고 있는 아름다운 미모에 더해,
남자의 부성본능을 애틋하게 자극하는..
소녀의 매우 측은해 보이는.. 깊은 아픔과 사연을 담고 있는 눈초리에..
홀리듯.. 빠져드는 강한 설레임을 느꼈다..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갔고, 지우가 유심히 보지 않았다면
그런 눈빛을 못 봤겠지만.. 틀림없이 놓치지 않았다.
처연하게 떨려오는 그 눈빛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주 아름다워서..
소년의 가슴을 쿵-쿵- 크게 흔들었던 것이다.
이미 여러차례 수경을.. 단순한 친구로서가 아닌
확실한 ‘여자’로서 인식을 하게 되기 시작한 것.. 이것은 얼마 되지 않은 현상이지만
바깥에서의 몇차례 데이트를 통하여 소년 지우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 지금과 같이.. 남자의 심금을 울리는 모습은...
당연히.. 더욱 소녀에게 빼앗기는 마음의 쏠림을 가속화하기에 충분하다.
“어디까지 가는 거야 수경아? 이제 그만 가도 되겠는데..”
“......응.. 미안해.. 무턱대고 막 걸었네.. 여기, 이쯤에 앉자”
“그래... 에구, 아직 자율학습 시간이긴 해도 수업중간인데.. 이래도 괜찮나..?”
“후후, 괜찮아. 담임 선생님은 나한테.. 얼마전에 약점 잡힌게 있으셔서,
당분간은 꼼짝 못하거든 쿠쿠.. 지금도 내가 우는 걸 보셨을 거야. 그건 신경쓰지마”
“어.. 너답지 않게 침착하고 당당한 태도네.. 흐흐흐.
모범생 차수경이 이럴때도 있다니.. 에혀~ 자, 아무튼.. 나도 그만 까불게..
편안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해봐. 수경아..”
지우는 다정한 눈빛으로 수경의 예쁜 얼굴을 바라봐 주면서
수경이 지우를 만난 이래로 가장 사랑스럽고 이해해주고 싶다는.. 따듯한 얼굴이 되었다.
수경은 지우의 그런 배려심 깊은 얼굴을 예전에도 스쳐 지나가듯 본 적이 있었다.
원체 자기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툭 툭 무심한 듯 내뱉는 말투와 표정이
지우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캐릭터지만..
이런 다른 면의 자상함이 있다는 것은 은근하게 수경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종합적인 면을 고려하여.. 지우를 내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좋아했던 것이지.. 단순히 잘생긴 얼굴 하나만 보고 지우에게 마음을 둔 것이 아니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는 모르겠어... 말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야..
너도 아마 내 얘기를 들으면, 내가 받았던 충격보다는 덜하더라도, 상당히 놀라게 될지 몰라..
그러니까 어떤 말을 내가 해도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절대 화를 심하게 내지 않도록 해.
약속할 수 있겠니, 지우야? 네가 약속을 확실히 해주면.. 모든 이야기를 해줄게..”
“......무슨 이야기인지 알려주지도 않고 그렇게 약속을 하라니...
하아... 좋아, 동요하지 않고.. 대책없이 화내지도 않을게.. 참아볼테니까, 말해봐”
서서히 입을 여는 수경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지우는..
호기심으로 시작한 얼굴에서.. 놀라운 얼굴로,
차차 분노와 경악의 얼굴로 바뀌어 갔다..
시원 솔직한 성격이 그녀의 큰 매력이자, 속이 깊어서
주변 사람들을 다정히 배려해주고 따스함을 잃지 않으며 보살펴주는..
세세한 리더쉽이 수경의 큰 장점이다.
그 이면에는 누가 봐도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빼어난 아름다움 덕분에..
그녀를 몰래 좋아하고 동경하는 수많은 남학생들을 보다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자주 언급한 대로, 수경은 자신의 외모에 큰 자신감이 없는 성격이다.
그랬던 이 아이가 최근의 길거리 스카우트로 인해서..
위축되어 있었던 스스로의 외모 가능성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게 되었고
‘이정도면 나도 괜찮지 않아..?’하는 자신감을.. 오랜만에 되찾는 계기가 된 것이다.
수경의 형제관계는 위로 4살 차이나는 언니 하나, 두 살 아래인 중학교 2학년 남동생 하나다.
언니 차수연은 중고교 시절부터 소위 말하는 ‘강남 x대 얼짱’에 손꼽히는 미인이라서
일찍부터 인터넷을 통해 유명세를 떨쳤고,
어렵지 않게 연예계 관계자들의 관심과 스카우트를 받았다.
그래서..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빠른 시기에 모델 활동도 높은 개런티를 받으며
아직은 시작단계지만.. 이미 몇몇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한 경험도 있다.
한마디로 신인 탤런트이자 CF 모델계의 떠오르는 유망주이다.
수경의 언니 수연에 관한 이야기는 처음 듣는거라, 놀라움이 큰 지우에게..
이제는 어둠의 소식들을 전해줄 차례다.
심호흡을 두어 번 하고, 수경은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이야기를 다시 이어나간다.
지우도 이런 때만큼은 눈치껏.. 수경의 말을 중도에 끊지 않고 계속해서 조용히 들었다.
수경은 애초에 연예인이 될 생각조차 없던 아이라서, 사실 생뚱맞은 기회가 다가온 것이다.
캐스팅한 남자도 수경의 훌륭한 미모를 보고 제안을 했던 거지만..
그 계기로 수경은.. 어렴풋이
언니와 같이 스타덤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 젖게 된다.
스카우터의 눈에 포착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고작 2주일 전인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수경은 벌써 두 번이나 관계자와 면접 및 사적인 면담을 가졌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대한민국 제일의 연예 기획사로 이름난 HJ 엔터의 강남구 대치동 사옥을 방문하여,
극소수의 면접관과 조용한 방을 빌려 개인 면담을 가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두 번째 만남은 강남 선릉역 근처에 위치한 조용한 까페에서 이어졌다.
처음에 HJ 엔터의 사옥에 들렀을 당시, 익숙했던 소수의 관계자들 중
단 두명과 좀 더 세부적인 면담을 갖기로 했다.
이들 중 한명은 현재 잘나가는 CF 업계의 블루칩으로서,
뛰어난 실력과 커리어를 과시하고 있는 중견 감독이다.
실제적으로 촬영하는 CF의 전반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캐스팅 디렉터의 권한도 갖고 있다.
또 한명은 HJ의 기획조정실에서 일하는 핵심 인사로, 젊은 나이에 이사라는 직책에 오른 인물이다.
이 두 번째 만남은 강정태라는 이름의 감독을, HJ의 전민철 이사가 소개해주는 자리다.
수경은 강정태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전혀 몰랐다.
커피숍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나누던 세명은, 좀 더 진지한 대화를 나누자며
전민철 이사의 사택에 딸린 조용한 별채로 초대받아 가게 되었고..
정말 순진했던 수경은 아무 의심 없이.. 설레는 감정을 누르며 따라갔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강 감독은 수경을 전 이사로부터 소개받을 당시부터
간략한 프로필 사진만으로도 ‘이건 대박 물건이다’ 라고 느꼈다고 한다.
사옥을 방문했을 당시에 찍은 전신 사진 몇장과 얼굴 프로필 사진만 보고..
대단한 호감을 갖고, 개인적으로 은밀한 시간을 가지고픈 욕구를 품었던 것이다.
차분한 장소에서 깊이 있는 대화를 하자며 들어간 한적한 방 안에서
전 이사는 잠시 전화를 받겠다며 자리를 비웠고..
수경은 예기치 않게, 강정태 감독과 단 둘이.. 오랜 시간 남게 되었다.
수경의 복장은, 전민철 이사가 ‘오늘은 귀한 손님을 모실 예정이니, 신경을 쓰라’는
주문을 받고.. 어떻게 해야 좋은지 상세히 알려달라고 자문을 구했고, 지시대로 입고 왔다.
되도록이면 20대 여대생같은 느낌을 좋아하는 분이며, 날씨에 걸맞는 짧고 노출 있는 의상이..
카메라 테스트와 다각도의 추가 프로필 사진을 찍기에 편하므로 필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쁘고 수수한 여고생답게 화사한 옐로 미니 스커트를 입고
검지와 중지 발가락만 살짝 내비치는.. 높은 굽이 달린 하얀 토트임슈즈.
스타킹은 신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에, 스타킹을 좋아하지 않아
집에 사놓은 것이 적었던 수경은 다행이라고 느끼며,
어떻게 하면., 미끈하고 윤기가 흐르는 맨다리를 최대한 돋보일 수 있을까..
수경은 나름의 궁리를 했다.
그러다가 촉촉하게 뿌리는 타입의 펄이 들어간 에어브러쉬를 사서,
스타킹을 신지 않아도 이쁜 각선미를 한층 돋보이게 할 수 있도록..
기분 좋고 상쾌한 향의 메이크업 브러쉬를 길고 하얀 다리에 골고루 뿌렸다.
덕분에 원판이 워낙 훌륭하고 섹시한 다리 라인의 소녀는..
더없이 육감적이고.. 남자의 심장을 마구 뛰게 만드는..
환상적인 일자다리의 각선미를 뽐내게 되었다.
어깨 트임이 시원해 보이는 예쁜 화이트 오프숄더 티셔츠 차림이다.
경쾌하고 큐트한 컬러가 수경의 완벽한 바스트와 늘씬한 허리를 더 돋보이게 해주고
트인 사이로 선이 얇고 고운 쇄골뼈와.. 부드러운 어깨선이 그대로 보인다.
섹시하고 아름다운 세련미와 잘 어울리게 옷 맵시를 살려주는 옷차림.
허리까지 길게 내려오던 머리카락은 더운 여름을 맞아,
산뜻한 느낌을 주는 단발 웨이브 아이롱펌을 해서,
더욱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로 변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바깥에서만 이야기하면 될 것을 집에까지 부를 이유가 뭐였겠나..?
어른들의 다른 꿍꿍이를 생각지도 못한 어린 수경..
정태는 둘만의 공간이 마련되자, 슬며시 다가와 어여쁜 수경의 몸을 와락- 껴안는 것이었다.
불필요하게 반경을 좁히며 다가올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
싶어 슬금 슬금.. 뒷걸음치던 수경은..
꼼짝없이 정태에게 붙잡혀, 그의 품에 순식간에 쏙- 안겨 버렸다.
안돼.. 안돼.. 강하게 거부하던 수경이었지만,
강한 성인 남성의 악력을 어린 여고생이 어떻게 당해낸단 말인가.
부들 부들... 그의 품에 안긴채로.. 격렬하게 저항을 하며 몸부림을 치지만,
"헉....????"
씨익 웃는 정태의 입술은 바둥대는 수경을 무시하며
빠르게 입술을 훔친다..
고스란히 첫키스를 내주고 말았다.
정태는 꽃같은 미소녀의 향긋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인..
따듯하고 아주 기분 좋으며..
촉촉하고 달콤한 앵두빛 입술을, 처음으로 빼앗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수경은 눈물을 쉼없이 흘리며..
짐승같은 놈의 더러운 입술이 자신의 작은 입술을..
거의 삼키다시피 마구 빨아들이며.. 거칠게 흥분하여 애무해대자,
너무나 괴로워서 그의 품에 꽈악 안긴 상태에서 주먹으로 가슴을 쾅-쾅- 두들겼다.
하지만 힘도 좋은데다, 어린 여학생의 몸부림 쯤은 우스운 남자는
피식 피식 웃으며 소녀의 입술을 마음껏 핥고 유린한다.
수경의 붉고 예쁜 입술은 어느새 정태의 음욕으로 가득한 침덩어리로 도배가 되었으며
서글프게 눈물을 주르르.. 쏟고 있는 가엾은 수경은
정태의 강한 팔에 의해 꼬옥 붙들린 채,
두려움과 절망으로.. 머리가 마비되는 감각을 느끼며..
다리에도 힘이 츠르르..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공포를 느꼈다.
저항이라도 해야하는데, 그마저 할 힘도 없고 너무나 무섭기만 하다..
축축하게 젖어버린 입술을 힘없이 파르르.. 떨며.. 수경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담배냄새가 잔뜩 배어있는.. 구역질나는 입술과..
기분 나쁘게 꾸물 꾸물~~ 촉수처럼
입술 틈 사이를 멋대로 헤집고 들어오는 침입자의 불쾌한 혓바닥..
어떻게 해.. 어떻게 하면 좋아..? 하면서 속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사이에,
꽈악- 양 볼을 한 손으로 거칠게 누르는 남자의 힘에 의해
수경의 상큼한 입술은 힘없이 사악... 벌어지고,
별 힘도 들이지 않고 아름다운 아가씨의
하얗고 가지런하게 정열된 예쁜 치아를 즐겁게 감상하는 남자..
강한 공포심에 어쩔 줄을 모르고.. 부들.. 부들..
격하게 떨리고 있는 소녀의 붉은 혀를..
쭈와압~~ 미친 듯이 공략하며.. 입안을 거칠게 파고들며 유린하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입으로 범해지는 강간이 따로 없다..
“챠압.. 후흐... 츄르릅 츄릅.. 흐... 챠압...”
“......흐흡.....하압.......”
‘지우야.. 도와줘..’라 중얼거리며 눈물을 줄줄 흘리는 수경.
정태의 털복숭이 검은 손은 어여쁜 소녀의 탱탱한 히프를 꼴리는대로 실컷 만지며
더욱 거친 숨을 내쉬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몸으로 강하게 위협하면서
오른팔은 미소녀의 잘록한 허리를 꽈악... 조여
절대 도망가지 못하게 고정을 시켜놓았다.
그 다음은 왼손이 하얀색, 하늘색이 섞인 체크무늬 팬티를 쓰다듬는 중인데..
부드러운 수경의 명품 히프를 계속 만져대고
예상보다 더 기분 좋은 그 감촉이 매우 만족스럽다.
오죽하면 실컷 강제 입맞춤을 쭈줍줍- 즐기다가 쪼옵..♥ 입을 떼며 말했다.
“흐흐.. 이 발칙한 년이 아주 근사한 몸을 가졌구나 계집애가...
히프가 엄청난데..? 탄력이 제대로 살아 있고 손에 닿는 촉감이 보통이 아니야 이거..
이 정도면 빵빵한 젖탱이도 아주 맛있을 거 같아..
흐흐흐.. 정말 설레는군...”
“......쭈옵....하아...하아.. 이러지 마세요 감독님 제발....
저 무서워요... 집에 가게 해주세요.. 그만 하시고요...”
“흐흐.. 닥쳐 이년아..
어차피 몸 한번 쉽게 주면 광고 한건 따내는 거야 일도 아닌데,
이정도 가지고 질질 울고 난리냐 으흐흐..
가만히만 있으면 어련히 알아서 출세시켜줄까?
정말 열 일곱 살이라고 믿기 힘든.. 죽여주는 몸을 가졌구나..
아주 침 넘어가고 미쳐버리긋네....으헬헬헬..”
“........흐흐흑....제발..요......”
수경은 하염없이 눈물을 쏟는다.
계속하여 자기 몸을 희롱하고 멋대로 만지작거리는 작자가 너무 징그럽고 무섭다.
어떻게 하면 이 난관을..
머릿 속은 강한 두려움에 사로잡히며,
빠른 두뇌회전을 통해 이 놈의 품에서 벗어날 궁리를 한다.
그런데..? 강렬하게 그녀의 때묻지 않은 근사한 몸뚱이를
여기 저기 만져대는 놈의 추잡한 손길을 느끼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이상 야릇한 쾌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무서운 와중에 머리를 파고든 황당한 미지의 쾌락에,
수경은 내가 미쳤구나.. 진절머리를 치며
어떻게든 기지를 발휘하려 하였다..
그런데 그 순간..!!
남자의 털로 뒤덮힌 왼손이 이번엔 체크무늬 팬티를
스륵- 힘차게 허벅지까지 벗기고
어..어..??? 당황해할 틈도 없이, 두꺼운 손가락 두 개가- 소녀의 꽃잎을...
쑤욱~ 찌르고 들어오는 것이다..
이제까지는 어찌 어찌 잘 버티던 수경도,
절대 내주고 싶지 않은 소중한 영역을 더러운 손으로 침범당하게 되자,
얼굴이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톤으로 바뀌어 갔다..
뭐지..?? 이게 뭐야..? 하는 생각을 하는 사이에..
이미 남자의 거친 손은 빠른 손놀림으로-
찌걱.. 찌걱.. 쯔거걱.. 찌걱.. 요란한 소리를 내며..
아름다운 수경의 음부를 솜씨 좋게 들쑤시고 있었다..
머리가 어질 어질... 아득해지는 기분을 느끼며...
스르르.. 이성의 끈을 붙잡고 어떻게든 버티려 하던 수경도..
더 이상 견디고 서있을 수가 없어서, 츠스스- 다리에 힘이 풀려 버렸다.
정태는 수경의 예쁜 몸이 갑자기 무너질 것처럼 휘청- 흔들리자,
잽싸게 허리를 꼬옥 붙들고..
방 한가운데의 하얀 천으로 덮혀 있는, 퀸사이즈 원목 더블베드에
수경의 가누지 못하는 몸을 풀썩- 눕혔다.
소녀는 얼떨결에 침대에 드러누우면서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이 되지 않았다.
몽롱해진 의식 속에서.. 스르르 꺼져만 가는 정신의 끈을 애타게 잡고 있을 뿐인데..
사내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기세 좋게
아름다운 소녀의 예쁜 선홍빛 속살을 꺼적- 꺼적- 쯔걱....
일부러 더 흥분시킬 목적으로, 이리 저리 손가락을 분주하게 놀리고 있었다.
남자의 빠른 손기술에 온 몸이 추욱- 늘어지며..
의식의 끈이 차츰.. 희미해져 간다..
뭐지.. 이 느낌은..?.. 내 몸이.. 내 의지와 다르게 따로 놀고 있는 기분이야..
소녀는 짧은 시간이지만.. 몸이 머리의 지시를 듣지 않고
추욱... 가라앉는 무의식 상태로 빠져들었다.
파르르르..... 하반신이 가벼운 경련을 일으킨다.
야릇하고 민망한 감정과 쾌락이 몸을 가볍게 지배하고 있다..
어지러운 정신을 추스르려고, 머리를 세게 흔들며 눈 앞을 똑바로 응시한다.
몸에 힘이 추우욱... 빠져 기운이 하나도 안 들어가고..
그 와중에 앞을 보자,
하얗고 솜털이 무성한 예쁜 허벅지 사이를..
어느새 남자의 두꺼비 입이 쮸?~♥ 쮸츱~ 쭙.. 쮸?..
듣기도 민망한 음란한 소리를 내며..
혀를 사용하여.. 맛있게 핥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잠깐 정신을 잃은 사이에, 몸이 침대에 눕혀져 있었고..
징그럽고 흉측스러운 남자의 벌레같은 입술과 혀가..
추잡한 흡착음을 쭈줍줍~ 내며 자신의 소중한 그곳을 맛있게 빨아들이는 것이 보였다.
고작 몇초 동안 의식을 잃었던 것 같은데,
누구도 침범을 허용하지 않았던.. 아리따운 그녀의 짙은 수풀은..
이미 사내의 끈끈한 침과, 수경의 질 내부로부터 쪼르르...
새어 나온 미끌 미끌- 애액으로 축축히 젖어 있었다.
크게 민감한 반응을 느끼지 않은 상태라,
정태의 입을 적시는 수경의 애액 양이 많지는 않다.
침과 흥건하게 뒤섞이고 엄청 미끌거리는 덩어리의 기분 탓에..
자기도 모르게 많은 질액을 흘린 것이라고.. 착각할 뿐이었다.
핫- 내 가슴...?
게다가 하얀 반팔 티셔츠는 이미 위로 걷어 올려져 있어서..
맛있게 잘 익은 두 개의 하얀 유방이
완전히 침 범벅이 된 채.. 움칠- 움찔- 거리며
미미하게 떨리고 있는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동그라운 모양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근사한 형태를 띄고 있는 수경의 수밀도..
성인 남자의 한 손으로 품기에는 감당이 되지 않는
약간 큰 사이즈의 넉넉하고 풍만한 젖가슴...
그 탐스럽고 수분을 가득 함유하고 있는- 싱싱한 백도 복숭아가
사내의 타액으로 흥건하게 젖어 있는 모습이.. 아름답게 반짝이며 빛난다.
솔직하게 반응하는 민감한 그녀의 몸..
지칠 줄 모르고 맛있게 음부의 꿀물을 쪽쪽거리며 꿀꺽 꿀꺽 마시고-
혀를 츠즈즈습~ 요란하게 이리저리 굴리며,
곳곳을 뱀처럼 핥아대는 남자의 낯뜨거운 애무 덕분에..
희미하지만.. 전체적으로 미세한 진동으로 떨리는 것이 눈에 보인다.
달콤하고 맛있는 소녀의 가랑이에서 흘러내리는 끈끈한 애액..
정태는 소녀의 향기로운 체액을 기분 좋게 입으로 받아마시며
혀를 더욱 깊~~숙히까지 밀어넣으려고,
약간 꼿꼿이 세워서 쑤우욱.... 가운데를 파고들어본다.
그러자.. 수경의 귀엽고 예쁜 분홍빛 조갯살은..
꿈틀, 꿈틀.. 미약한 호흡을 토하며..
사내의 양 손가락으로 벌려진 채 안타까운 신음소리를 흐느낀다.
그와 함께.. 예쁘게 다듬어져 있는 눈부신 두 다리가..
아름다운 모양새를 뽐내듯.. 길게 뻗어 허공에서 허우적- 허우적- 거린다.
검은색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어서 매력적인 발가락..
그 섹시하고 예쁘게 생긴.. 하얀 발가락 끝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소녀의 하체는 사내에게 촉촉히 젖은 조갯살의 안쪽을 마음대로 맛보도록 몸을 맡기면서..
꿀물을 주르륵.. 흘림과 함께, 알지도 못한 사이에
예쁜 두 발가락의 끄트머리만 가지런하게 뻗어서,
생전 느껴보지 못한 쾌감으로.. 부르르르.... 떨리고 있었다.
매끄럽고 부드러워서 만지면 아주 기분 좋은 싱싱한 여고생의 피부.
만족스러운 얼굴로, 게슴츠레한 눈빛의 두꺼비는
어여쁜 소녀의 하얀 허벅지를 징그러운 손으로 계속 만지작 거리며
음흉한 미소와 함께 질 안의 거웃을- 혀끝으로 짜릿하게 음미한다..
수경은 예쁜 연분홍빛 젖꼭지가 질척거리는 타액으로
미끌거리는 것도 기분이 아주 나쁜데..
하체의 알 수 없는 이상 야릇한 쾌감이..
점점 더 아랫도리를 타고 온몸으로 퍼져 올라오는..
묘한 기운을 맛보게 되자,
부르르.. 떨리는 유방이 더욱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며
광택으로 빛나는 핑크빛 유두가, 딱딱하게 곤두서는 느낌을 받았다.
즐겁게 젖은 꽃잎을 맛보는 두꺼비의 넘실거리는 혓바닥.
처음엔 몰랐는데, 점점 더 이상한 전율이 느껴지자..
수경은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지려고 했다.
그리고 이미 단단해진 수경의 맛있는 젖꼭지는..
터질 듯이 드드드~ 흔들리는 젖가슴의 황홀한 몸부림과 함께 어우러져..
숨막히는 자태를 뽐내며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헤헤헤헤.. 여간 맛좋은 보지가 아닌걸... 최상급품이야 이 정도면..
남자의 손을 전혀 타지 않아서 깔끔하게 보존도 잘 돼 있고,
감도도 엄청 뛰어나서 반응하는게 죽이는군 그래..!! 크헬헬헬...
이런 고급 보지는 오랜만에 먹어보는 거라, 미치게 흥분되는 걸? 으하하...
내가 처음 먹어주는 걸 감사하게 여겨라.. 이년아. 킬킬킬킬.....”
정태는 음욕으로 벌개진 큰 눈을 희번뜩거리며..
창백해진 시선으로 그의 다음 행위를 바라보는
겁에 질린 예쁜 소녀를 가만히 눕혀 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벨트를 차칵- 풀더니, 바지를 벗기 시작했다..
그걸 보는 수경의 큰 눈동자는 츠르르.... 공포심으로 크게 떨리고 있었으며
서둘러 빠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곧바로 잡아먹히게 될 것이 뻔한 일이었다.
멍청한 놈이 하려면 간격을 안두고 빨리나 할 것이지...
흉물스러운 거북이를 슬금 슬금- 끄집어내며 케케케케~
뭐라고 지 혼자서 씨부리고 있는 사이,
텀이 길어져 시간을 벌 수 있던 소녀...
그대로 놔뒀다가는 절대 있어서 안될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을 예상하자,
어질 어질한 의식 상태였던 소녀는, 그 순간 정신을 번쩍- 차렸다..!!
거칠게 흥분한 정태가 뜨거운 입김을 흐으- 흐으- 내뱉으며 시뻘개진 육봉을
막.. 팬티를 벗고 끄집어내어.. 수경의 촉촉이 젖은 수풀에 가까이 하려는 순간,
아니 정확히 말하면 완전히 팬티를 벗지도 않은 채
성급하게 발기한 귀두와 추한 페니스의 중간 정도만 끄집어 냈을 뿐인데..
앗-? 어느새 베드를 두 손바닥으로 짚고 일어나 있는 소녀의 다리가 눈앞에 보인다.
그 사이에 이렇게 빠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단 말인가..?
남자가 불기둥을 꺼내다가 놀라서, 움직임을 주춤- 하는 사이,
수경은 있는 힘껏..! 예쁜 발등으로 정태의 턱쪼가리를 콰앙!!!!
정통으로 걷어차 버렸다.
순식간의 일격을 얻어 맞고, 쿠당- 뒤로 나자빠진 통통한 체격의 남자.
태권도 3단 수경의 예리하고 정확한 킥 한방에 무너져 내린 정태..
재수 없게도 코를 제대로 맞아서, 피를 줄줄 흘리며 아프다고 감싸쥐기 시작한다.
“우으윽... 내 코가... 이런 개가튼 년이.......제기라알.....”
“입도 거칠고 지저분한 것이 아주 하는 짓이랑 딱이네.. 어디 더 맛좀 봐라!”
“....!? 기, 기다려..? 우흑...?!!”
분노한 수경의 매운 주먹이, 침대 위에서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있던
중년 남성의 기름진 똥배 한가운데를 퍼억-!! 제대로 강타했다.
발로 얻어맞은 것이야 그렇다 쳐도, 연약한 여자의 작은 주먹이 별 거 있겠어..
하고 우습게 보던 남자는.. 의외로 충격파가 강력하게 전해지자-
그르르르... 개거품을 물며 개구리 왕눈알 같은 징그러운 눈동자가 뒤집히기 시작한다.
잠깐이지만 흰자위밖에 보이지 않게 눈이 까뒤집어진 남자는..
“.....끄헉... 끄후흑.....”
거친 충격음을 토하며, 꿇고 있던 무릎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 앉았다.
수경은 잽싸게, 뒤로 자빠지지 못하도록 그의 남방을 콱! 붙잡는다.
졸지에 멱살까지 소녀의 손아귀에 잡힌 꼴사나운 남성은..
커억.. 커억.. 거품을 조금씩 흘리며, 수경의 무서운 시선을 떨리는 얼굴로 바라 보았다.
“어때, 작고 우습게 보던 여자애한테 신나게 얻어터지는 소감이.. 상쾌하지?”
“크헉... 무슨 계집애가 힘이... 이렇게...”
“더러운 주둥아리를 지껄일 힘은 아직 충분하네..
그 냄새나는 입, 싹 다물게 해줄게”
복수의 강렬한 발길질과 회심의 강펀치를 먹인 걸로는 아직 분이 안풀린 모양인지,
여전히 화난 얼굴 가득, 분노로 빨개진 기색을 발산하는데..
육감적인 체형의 늘씬한 미소녀가..
침대 머리맡의 원목에 맞닿은 벽쪽으로 거구의 남자를..
그것도 괴력의 한 손으로.. 멱살 쥔 남자의 목을 질질 끌고..
강하게 밀어부쳐 도망갈 곳도 없게 궁지로 몬다.
그리고는.. 완전히 겁에 질려, 소녀의 행동을 두려운 눈으로 보며
벌벌.. 떨고 있는 놈의 꼴을 가만히 지켜 보았다.
정적이 흐르자 ‘왜 조용하지?’ 하고 힐끔.. 비굴하게 눈치를 보는 두꺼비.
고개를 드는 걸 보고, 기다리던 소녀는 씨익- 잔인한 미소를 띄운다.
침대 위에서 약간 뒤로 물러섰다가, 가볍게 스텝을 밟으며
벽에 찰싹 등을 붙인 놈의, 기름진 복부를 다시 발등으로-
퍼법!!! 찰진 소리가 울릴 정도로 힘껏 차버렸다.
“하아아앗!!!”
정태는 방금의 그 한방으로 완전히 기력을 상실했다.
추우욱- 앞으로 힘없이 무너지는데..
그 쓰러지는 놈의 앞머리를 수경의 손이 콰악 움켜쥔다.
어딜 멋대로 드러눕냐는 얼굴로, 눈에 쌍심지를 킨 수경은
놈의 핏물 콧물 눈물로 범벅이 된 지저분한 얼굴을..
다시 벽에다 턱- 붙여 놓고..
재빠른 원-투-스트레이트로
쿠앙!! 콰앙!! 오른쪽 왼쪽 고개가 덜컥- 덜컥-
보기 좋게 돌아가도록 번갈아 두방을 먹였다.
스르르르.... 정신없이 결정타를 맞고 나자
넋이 나간 남자가 풀썩- 앞으로 쓰러진다.
휴우.. 안도와 흥분의 호흡을 내쉬며
수경은 머리에 맺힌 작은 땀방울을 손등으로 닦았다.
간만에 실전에서 실력발휘를 한 것이다.
아직 실력이 녹슬지 않아서 다행이다..
작은 주먹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자신의 손과 발, 다리가 무사한지 빠르게 훑어보는 소녀..
‘하아... 하아... 힘들다..
읏.... 처녀막은... 무사할까........’
고개를 가볍게 흔들며, 숨을 돌리고 흐트러진 옷 매무새를 정돈한다.
수경의 팬티는 애액으로 이미 흥건하게 젖어 있어서, 다시 입기가 찜찜했지만..
불쾌한 감촉을 참으며.. 별 수 없이 쭈르륵- 허벅지를 타고 올려 입는다.
쭉 뻗은 허벅지를 타고.. 아까의 아찔했던 흔적이 흘러 내린다.
수경이 한 두 걸음만 옮기는데도,
옥문에서 새어나온 질액과 사내의 더러운 타액 방울들이
똑- 똑- 소리를 내며 나무 바닥 위에 떨어진다.
노랑색 짧은 스커트의 구겨진 흔적도 대강 핀 다음,
아직도 미끌거리는 침으로.. 싫은 냄새가 풍기는 자신의 하얀 유방을 보고
침대 시트자락 끝을 좍- 당겨서 쓱싹, 물기를 제거한 후에
검은색의 섹시한 브래지어에, 커다란 젖가슴을 눌러 담는다.
하얀 티셔츠를 단정하게 내린 뒤, 옷차림을 가다듬은 다음..
아직도 반 기절해서 뻗어 있는 남자에게 찌릿- 강한 시선을 한번 주고는
짙은 로시브라운 색감의 패션가방을 탁, 들고 그대로 방을 나가 버렸다.
수경의 이야기를 다 들은 지우는.. 울그락 불그락..
이야기를 듣는 동안 당혹스러움과 분노로 파르르.. 떨리는 얼굴이 일그러졌다.
끝까지 듣고 나서, 그래도 소중한 곳을 마지막까지 허락하지 않았다는 말에..
푸흐.... 다행이라는 얼굴로 안도의 한숨을 깊게 뱉는다.
비교적 감정의 기복이 없이 지난 이야기를 담담히 늘어 놓은 수경.
지우가 자신의 일처럼 일희일비하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자,
쿡- 웃으면서 소년의 살짝 젖어 있는 왼쪽 뺨을 어루만진다.
“걱정해줬구나.. 얼굴을 보니.. 정말 심각한 일을 당했을 거라고 생각해서
파랗게 질려있었어.. 니 얼굴... 바보.. 후후.. 고마워, 지우야..”
“...............”
“괜찮아, 바보같이 얼빠진 상태로 당하고만 있던 나한테도 잘못은 있는 걸..
그래도 내 나름, 통쾌한 복수를 해줬다고 생각은 하니까.. 그런 표정 짓지말아. 후후..”
“복수를.... 해줬다고 할 순 있지만..
네 다친 마음과 아픈 몸의 상처는 어떻게 회복할 수 없잖아.. 수경아..”
“......괜찮다니까. 생각하기 나름 아니겠어..
그만한 정도에서 그칠 수 있어서,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해. 솔직히...”
“.......그래... 얘기해줘서 고맙다 수경아.....”
“호호.. 어머.. 너 울어..? 눈물...”
지우는 내심 좋아하고 있던 수경에게 닥쳤던 큰 일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다 듣고 나자 긴장이 탁 풀려버림과 동시에, 주르륵.. 눈물이 쏟아졌다.
그 모습이 오히려 수경을 놀라게 했고..
어리 벙벙한 표정으로 지우의 심경변화를 지켜보는 수경은..
물끄러미.. 어떻게 해야하나.. 곰곰이 생각하다가
후훗.. 가볍게 웃으면서, 지우의 눈물을 직접 예쁜 손등으로 스슥- 닦아주었다.
“울긴 왜 울어. 죽기라도 했니.. 처녀는 지켰잖아.. 바보얏...”
“안 울었어.. 이건 나도 모르게 그냥 흘러내린 거야..”
“뭐야, 그게.. 킥킥. 둘러댈 줄도 모르고.. 자, 이리와. 누나가 안아줄게”
수경은 지우가 진심으로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고 마음 아파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고마운 마음과, 그를 좋아하는 애틋한 사심을 동시에 담아..
처연한 눈길로 수경을 위로하는 지우를, 꼬옥, 감싸안았다.
갑작스런 포옹에 소년은 눈을 끔벅-거리면서..
출렁~이는 소녀의 커다란 젖가슴의 숨쉬는 뭉클거림을, 가슴으로 생생히 느꼈다
잘 익어서 팽팽하게 물오른 가슴이.. 가슴팍에 스슥 스슥- 문질러지자
그 아찔한 감촉에 기분이 황홀해지는 지우..
엄마를 품안에 가득 안았을 때도, 이루 말할 수 없는 풍만한 아늑함과
대단한 만족감을 느끼고 기분이 즐거웠는데..
수경의 탐스러운 가슴은.. 영애의 예쁜 가슴보다 약간 더 큰 것 같았다.
아주 제대로 푹신 푹신한.. 쿠션감을 맛보여주며..
소녀는 소년의 상체를 꼬오옥- 더욱 소중한 얼굴로 힘껏 안았다.
‘아.. 천국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엄마 가슴도 환상적이지만... 수경이 기분 좋은 가슴도 대박이다......’
언제 눈물을 흘리기라도 했냐는 듯, 금방 기분이 에헤헤- 좋아져서
주륵- 침을 살짝 입에 흘린다..
앗, 혹시나 입가의 응큼한 침을 수경이 알아챌까봐,
지우는 정신을 퍼뜩 차리며 얼른 사삭, 손으로 닦아냈다.
그러고 나서도 여전히 자신을 소중하게 안아주는 수경의 엄마같이 포근한 가슴과
따듯한 상체의 부드러운 질감을.. 편안하게 몸을 맡기며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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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준은 지우가 수경을 얼떨결에 따라나가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지, 하는 수상한 눈으로 두 사람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원래 학급내의 누가 무슨 짓을 하건.. 관심을 가지지 않는 성격이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사랑하는 영애 누나의 아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이제 더 이상 현준에게 있어서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는 ‘내 주변인’의 일상이 된 것이다.
영애와의 뜨거웠던 시간을 가지고 시간이 조금 지난 후라,
지우야 물론 현준에게 감정이 없지만.. 현준은 알게 모르게 그를 신경쓰게 된 것이다.
게다가....
그 날 이후로 영애는 이상하게, 또 다시 자신의 연락을 슬그머니..
피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게 뭐야 정말.. 겨우 마음을 좀 돌려 놓고 침을 발라 놨나 싶더니..
금방 움츠러 들고 소극적으로 나와버리는 영애의 행동은 이해가 안 간다.
‘그 며칠 사이에 여러 가지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겠지..
가정과 남편에 대해 죄책감도 장난 아닐 거고.. 다 이해는 하는데..
연락은 그래도 제대로.. 답장은 해줘야 할 거 아냐 누나..’
어지간하면 영애에게 전화를 불쑥- 잘 걸지 않는 현준이라
월요일 그 시간 이후로 두 사람은 현준의 사전 질문 후에 한차례 통화를 나눴을 뿐이었다.
그때도.. 영애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어서 설레는 기분을 맛봤지만..
그것도 잠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차분하고 감정이 절제된 영애의 어조는
현준을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니, 도리어 이쪽에서 냉정함의 기세에 눌려.. 별 말을 못 잇고..
대화다운 대화도 나누지 못하고 전화를 끊었던 것이다.
‘젠장..... 역시 직접 만나지 않으면...
아무리 문자나 전화를 해봤자 별 소용이 없어..
아니면 시간이 꽤 많이 걸려야겠지.. 누나를 다시 잡아 놓을라면..’
월요일 오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초조함과.. 살짝 피어오르는 분노를 느끼는 현준.
그래도, 작은 걸음도 아니고 큰 단계적 진보를 이뤘다는 사실은 분명하니까..
짜릿했던 나흘 전의 기억을 되새기며 마음의 위안을 얻는 수밖에 없었다.
영애가 현재 어떤 마음의 갈등과 고통을 느끼고 있을지..
상상은 되지만 모두를 가늠해보는 건 어려우므로,
청년은 속만 태우며.. 할 수 있을 경우의 수를 찬찬히 생각해 보기로 한다.
5월의 마지막 주..
드디어 주원이 학교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의 등교가 무척이나 어색한 거구의 녀석은
여전히 무표정한 감각으로 주인을 맞아주는 자기 책상을 보고
낯설지 않은 정겨움에, 가만히 의자를 빼고 앉아서 숨을 가다듬었다.
녀석이 등장한 모습을 보자, 학급의 분위기는 다소 썰렁해진다.
은근하게 주원의 셔틀로 활약해오던 소수의 남학생들은 달갑지 않은 기색이 얼굴에
대놓고 쓰여 있다. 그중에는 현준의 고깝지 않게 지켜보는 시선도 있고..
그런 현준의 시선이 공중에서 주원의 눈과 마주치자,
무대가리의 강렬하고, 복수심에 젖은 위협적인 눈빛이 그를 응시한다.
현준은 그 눈을 보고 살짝 놀랐다.
그리고 생각한다. 저 눈은 확실히, 나에 대한 복수의 날을 갈고 있는 것이라고..
어떤 짓을 하며 지난 5주간의 시간을 허송세월했는지 모르지만
이놈이 이제 본격적으로 덤벼오겠구나.. 하는 것은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현준의 경우처럼, 학급에서 주원을 반겨주는 사람은 단 한사람뿐이다.
생글 생글- 엄마같이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일부러 아이들 보는 앞에서
크게 주원의 이름을 불러주며 총총- 걸음으로 다가오는 수경.
수경의 환하게 웃으며 반기는 얼굴을 보자,
얼어붙어 있던 주원의 가슴도 금방.. 눈녹듯 사그라들고 있었다.
주원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수경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자
가슴이 두근-거려오며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한 놈은 나를 다정하게 맞아주는구나..
“왔구나, 드디어..! 학교에 다시 와서 참 다행이야... 잘왔어, 주원아”
“.....뭘... 꼭 너 때문에 나온 것도 아닌데.. 클클.. 그렇게 좋아할 것까지..”
“에이.. 얘는.. 나도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지.. 그냥 반갑고..
그래도 내가 찾아갔던 일이 영향을.. 조금이라도 줬을 테니까.. 후후훗
영향을 받았든지.. 아니고 그냥 나왔든지.. 아무튼 난 네가 나와서 정말 고맙게 생각해.. 히히”
비교적 조용한 아침. 자습시간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었을 시간이라..
하나 둘씩 교실에 들어서기 시작한 학생들은..
차분하게 가라앉은 아침의 정적 속에서 수경이 하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
그리고.. 내심 아이들의 우상이었던 수경의 웃으며 하는 이야기를 듣던 아이들은
경악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들었..어..? 수경이가.. 주원이를 찾아갔대.. 직접..]
[야..야 저거 진짜일까? 반장이 직접 저 녀석을 만나러..]
[말도 안돼.. 수경이가 아무리 반장이지만.. 저런 위험한 놈을 찾으러..]
[둘이 무슨 사이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
학생들은 동요하는 기색을 애써 감추며, 조용히 자기들끼리 귓속말로 소근거렸다.
조금씩 웅성이는 소리를 들으며 현준도 수경의 멘트에 신경이 쓰이며 귀를 기울인다.
아니.. 현준보다도 더 놀란 것은.. 바로 지우다.
수경이가? 모두가 무서워하는 저 놈을 만나러..
일부러 찾아가기까지 했었다고..??
들은 이야기를 의심하며.. 가슴이 희미하게 떨리는 지우는 마른 침을 꼴깍, 삼켰다.
수경은 자기도 모르게 만면에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오랜만의 주원과의 만남에, 살갑게 몇마디 농담도 건네며 이야기를 주도했다.
그러자 주원도, 동경하는 수경의 해맑은 모습에..
차가운 얼굴을 더 이상 가장하지 못하고, 픽- 웃으며
수경과 어울려 재밌어하는 얼굴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응..? 뭐지.. 이 분위기는...?’
문득, 수경은 이상해진 교실의 분위기를 깨닫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본다.
학생들은 수경의 시선과 마주치기 무섭게 파팟, 아무 것도 못본 척 하며 얼굴을 돌렸다.
여전히, 복잡한 심경을 담아 쳐다보는 것은 지우... 한 명 뿐이다.
고개를 돌리며 아이들을 의식하던 수경은,
마침내 자길 보고 있던 지우와 눈이 마주친다.
당황스러워서.. 얼굴이 발개지며.. 지우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수경..
그 부자연스러운 행동에, 지우는 더욱 눈망울이 스르르.. 흔들렸다.
“주, 주원아.. 자세한 이야기는.. 선생님도 만나 뵈러 가야하고..
바.. 밖으로 나가서 이야기하자.. 우리..”
“그래..? 그거야 뭐.. 어려울 거 없지 흐흐.. 근데 반장, 왜 그렇게 목소리가 떨려~?”
“떨..리다니.. 무슨 소리니..? 어서.. 어서 나가..”
허겁지겁.. 주원의 큰 등을 살짝 떠다밀다시피 데리고 나가는 수경의 움직임.
지우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광경에 동요하는 눈빛을 감추지 못한다.
나가는 순간, 수경은 지우의 떨리는 눈길을 애써 외면했다.
뭔가 불길한 .. 기분 나쁜 예감이 살짝 느껴지지만
지나친 기우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지우는 고개를 도리 도리 젓는다.
그리고 지우를 빤히 주시하는 현준도.. 드러나지 않게 웃으면서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수경아, 어떻게 된 거야? 왜 그 미친 놈이랑 네가....
그리고.. 여기서 이야기하지.. 왜 데리고 나가.....??’
‘뭔가가 있군.. 흠.. 이 녀석들... 눈을 보면 알 수 있지.
심하게 동요하는 생각... 이 녀석, 수경이랑 역시 사귀고 있었나..’
현준만의 생각은 아니다.
사실, 같은 반 학생들은 수경과 지우가 서로 그동안 애틋한 감정을 키워오며..
워낙 사이가 좋고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수차례 목도한 터라,
남학생이나 여학생 모두 둘이 이미 사귀고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실상은 두 사람 모두 부끄러워서 명확한 태도를 취하지도 않고
서로의 감정과 눈치만 살필 뿐, 사귀자는 고백을 한 것도 아니지만...
수경도 왜 지우 앞에서 스스로 작아지는 지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자신의 감정은 잘 알고 있다. 마음 속에는 지우 오직 하나 뿐이다.
주원은 오랜 방황 끝에 학교로 돌아와서.. 감사하고
또 내가 작은 일이지만 한가지 해냈구나.. 하는 성취감도 주는 아이라서
기쁜 마음에 반겨준 액션이 조금 컸는데..
지우의 알 수 없는.. 자신을 의심하는 표정을 보니..
가슴을 콱- 죄는 답답한 심경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기가 왠지 괴로워서
부자연스럽게.. 주원을 등 떠밀고 나와버렸다.
"지우야.. 이상한 오해는 안 할 거라고 믿어.. 내 마음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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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의 수경 에피소드는 진작 적었어야하는 이야기인데, 미루다가
개인적으로는 아주 흥미진진하게 즐기며 집필했습니다.
오늘은 한가지 사실을 밝히려고 합니다.
먼저.. 제 나이를 대략 말씀드리면..
민방위이며 "1976년~81년생" 사이 출생자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나이 맞추지 마시라고...ㅋㅋㅋ
대략의 나이까지 말씀드린 이유는
23살에 군 전역한 후 몇년 후에, 우연한 기회로 만난 여자와 연애에 빠지게 되었는데
이 "황영애"라는 캐릭터가, 저의 자전적인 경험담에 몇가지 설정을 붙여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크게 세가지를 차용했습니다.
1) 나이에 비해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려보이는 "동안 외모"
2) "뛰어난 미모의 유부녀"
3) 주인공 영애와 90% 이상 일치하는 성격
입니다. 그밖에 뭐가 다른지 생각을 해보니..
나이, 실명, 무대의 배경, 신장.. 적어놓고 보니 그냥 부수적인 것들 같습니다.
그 날 저녁...
현준과의 잊지 못할 첫 추억을 맞이한 시간..
그 설레임과 소중한 체험의 의미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영애는 조용하게 불 꺼진 안방 화장대 앞 의자에 우두커니 앉아 있다.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는 모습이다.
‘분위기에 사로 잡혀서.. 내 스스로를 전혀 다스릴 수가 없었어..
이래서는 안되는데.. 안되는데.. 머릿속으로만 되새길 뿐..
현준이가 하자는 대로 끌려갈 뿐이었어...
나란 애는 어떻게 되먹은 걸까.. 대체...’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일부러 불을 꺼놓은 채 사색에 잠기고 있는데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작은 아들이 달칵.. 살며시 문을 열었다.
조심스러운 얼굴로.. 끼이- 문 사이에 작은 얼굴을 내밀고 묻는다.
“...엄마 자는 줄 알았네.. 불도 안 켜놓고 뭘하고 있었어.. 히히”
“......선우야.. 호호 그냥 생각할 게 있었어.. 놀랐구나. 미안해..”
“왜 미안해~ 히히.. 엄마, 나 수박 먹고 싶은데 좀 썰어줘”
“그래. 우리 이쁜이 수박 먹고 싶었쪄~? 쿠후후~ 가자 가자. 엄마도 먹고 싶다”
밝게 웃는 이쁜 아들의 머리와 부드러운 볼을 스슥 어루만져주면서
두 아들에게 죄스런 마음을 품고 있는..
현숙한 여인은 둘째의 밤톨만한 머리를 사랑스럽게 품에 안았다.
서걱- 서걱-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자상하게 수박을 썰어내고
재료가 뭐 없나.. 찾아보다가 사이다 캔과 키위를 찾아내자
얼음 동동 띄우고 음료를 붓고, 키위도 정성스럽게 깎아서.. 정성이 들어간 화채 완성!
목이 마르던 선우는 얼굴 한가득 기쁜 미소를 띄우며 맛있게 허겁지겁 먹어 치운다.
그 모습을 지그시- 포근한 눈웃음으로 보며.. 혼자만의 생각에 잠기는 영애..
밤 10시를 조금 넘어서야 준호가 집에 들어온다.
요즘 들어 이른 시간에 퇴근해본 적이 없는 안쓰러운 남편..
오늘도 피곤함이 묻어 있는 얼굴이지만, 사랑하는 아내의 얼굴을 보자
언제 스트레스와 피로가 있었냐는 듯, 자상하게 씨익 웃는다.
어여쁜 와이프의 뺨을 슥- 어루만지는 까칠 까칠한 손..
그래도 그 거칠고 두터운 손의 감촉이 못내 좋은 영애다.
따듯하고 큰 손의 온기를 더 느끼고 싶어.. 사랑하는 남편의 손을 꼬옥 쥐었다.
가끔씩 기분에 따라 급하게 신경질적으로 변할 때도 있는 사람이지만,
기분 좋을 때나.. 때에 따라서는 한없이 자상하고 착한 남편이다.
오늘의 남편은 지친 몸을 이끌고 왔음에도 밝은 기색을 하고 있다.
술을 많이 마신 것 같다. 쌕- 쌔근- 아직 호흡이 진정되지 않았나보다.
영애와 준호는 둘 다 술이 약한 편이라서.. 쉬는 날 둘만의 시간을 가질 때도..
가급적이면 음주를 피하는 스케줄로 잡곤 한다.
물론 남편은 잦은 회식자리를 가지며, 그 얼마 되지도 않는 약한 주량으로,
특히나 요즈음은 허구헌날 술자리가 어찌 그리 많은지..
대개 자정 가까이나 되서 들어오는 일이 빈번하다.
술에 취한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기색이다.
게다가 기분도 뭐 좋은 일이 있었는지,
반쯤 졸린 눈으로 게슴츠레하게 되면서..
무언가를 상기하는 표정이다.
영애는 어렴풋이..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혹시..? 하는 생각에
들떠서 목청이 살짝 커지며 아내에게 이야기하는 남편..
그의 양복을 몰래, 군데 군데 잘 살펴보니
희미해서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하얀 와이셔츠 목 카라 안쪽에 자그만 분홍색 립스틱 자국이 찍힌 게 보인다.
아하... 그랬구나..
영애는 여자와 함께 있다가 온 준호가 자꾸 들떠서 말하는 것을
지그시- 은은한 눈웃음을 잃지 않으며 차분하게 받아주었다.
하지만 머릿속은 당연히 유쾌할 수 없었다.
그래도 전에는 업무상 다양한 접대자리를 마치고 왔어도
저렇게 눈에 띄일 만큼의 흔적을 남기고 온 적이 없었는데..
자신도 그렇지만,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것을 좋아하는 준호의 성격은
어설픈 자국을 흘리지 않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후후.. 영애는 완벽지향적인 남편에게도 허술한 면을 새삼스레 재발견하고
오늘 본 것은 가만히 못본척 해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녀 스스로가.. 당당하게
‘물론 업소녀라고 생각은 하지만.. 혹시 여자가 생겼느냐’고
캐물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렇게 허점을 보이는 남편의 모습을 애써 눈 감아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흘이 지난 후.. 4일 전과 비슷한 시간대.
지난 나흘 간 현준과의 연락을 간간히 주고 받았지만
그녀 스스로가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며..
밝고 활달한 어조로, 더 신이 나서 연락을 해오는 청년과 달리
마음이 편치 않은 여인의 반응은 미적지근으로 일관하였다.
되도록이면 현준의 생각이 자꾸만 떠올라도,
의식적으로 생각을 안 하려고, 보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참으려고..
머리를 가볍게 흔들며 휴.. 호흡을 골라 본다.
평소보다 한시간 정도 늦은 자정이 돼서야.. 준호가 집에 도착했다.
그때까지 자지 않고 남편을 기다리고 있던 영애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피로에 지친 남편을 챙겨준다.
오늘도 역시 대리기사의 도움을 받아..
절뚝거리며 술에 약한 몸을 용케도 잘 가누며 집에 왔는가보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는데~ 술 냄새가 으~ 평소보다 독하다..
걸쭉하게 2,3차까지 가면서 잔뜩 퍼마시고 온 모양이다.
‘완전히 술을 많이 마셔서.. 망태가 되버렸넹 후후후.. 귀여워..’
집까지 온 것이 용할 정도로 거나하게 취한 모습.
검은 정장을 힘들게 벗겨준 뒤 일단 거실 소파에 으차차차- 끌고 가서 눕혔다.
넥타이와 양말을 벗겨주고 벨트도 편하게 풀어준다.
방까지 데리고 가서 침대에 눕혀주고 싶지만..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면서.. 그럴 기운도 없는데다,
오늘은 여러 생각 끝에 남편과 상의를 나눌 계획이 있던 영애는
준호에게 서운한 마음에, 얄미워서 그대로 재우기로 했다.
흠냐.. 흠냐.. 중얼 중얼대며 잠꼬대를 하는 준호.
그 모습이 귀여운 영애가 쿡쿡- 웃으면서
와이셔츠라고 편하게 단추를 풀어 주려고
가까이 몸을 수그리는 순간..
몽롱한 의식 가운데에서도 준호가 작은 아내의 몸을 확- 끌어 안았다.
영애는 깜짝, 놀라서 ‘내 생각을 눈치채고 안 잤던 척을 하나?’하고
파들 파들.. 잠시 품에 안긴 채 떨며 두려워했지만..
잘 보니, 그냥 잠꼬대하다가..
“흠냐.. 사랑스런 우리 토끼같은 영애야..”
하며 무심결에 껴안은 것 같다.
콩닥 콩닥..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지은 죄가 있다보니.. 내가 이렇게 떨리게 되는구나.. 하며..
영애는 남편의 품 안에 안기고 나자, 애써 떠올리지 않으려 했던 생각들이 스쳐갔다.
일순간의 탈선행위로 인하여.. 며칠간 생각해오던.. 작은 죄의식이 고개를 든다.
그를 좋아하긴 하지만, 찰나의 옳지 못한 판단 미스로 저질러 버린 일..
아름답고 보기 좋은 추억으로 접어두고픈..
의식의 가장 밑바닥에 자리 잡고 있었을지 모를
내 스스로 나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안이한 생각.
그래, 한번 정도의 불장난은 살면서 할수도 있지, 이제 새출발하자..
그런가 하면.. 모호하게 숨어있던 다른 목소리도 들려온다.
또다른 인격이 쿡쿡쿡 그녀를 비웃으며, 크게 울려퍼지는 음성으로
[어쩔 수 없어, 이미 시작된 불륜의 씨앗은 그리 쉽게 수그러들 수 있는게 아니거든?]
간교한 톤으로 기분 나쁘게 웃는..
내 무의식 바닥에 깊이 침잠한 또 하나의 인격이 외치는 것 같다.
영애야,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멈춰야해..
더 이상 진행하면 손 쓸 수 없어져..
아니야, 현실 세태를 반영한 tv 드라마와 영화들의 소재는 더 이상 낯선 사회현상도 아닌데..
좁은 의미의 성윤리에만 칼같이 사로잡혀.. 구닥다리같은 정조관념에 집착할 필요따위 없어..
라는 두 가지의 뻔한 갈등이-
천사와 악마의 대결처럼 떠오르는 이미지로 형상화되어 그녀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단 이 순간만의 일은 아니었고.. 현준을 집에 돌려보내고 난 뒤부터 이어진 일이었는데
남편이 지금 눈 앞에서 잠꼬대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한다고 중얼대는 걸 보니..
모질게 마음을 먹고, 이 순간 이후로 현준이가 접근해와도 다시는 마음을 주지 않아야지..
하는 결연한 의지를 되새기게 된다.
후... 작은 한숨을 내쉬며, 살며시 깨지 않도록
쿠~ 쿠우~ 곤하게 이미 잠들어버린 준호의 품에서 스르륵 빠져 나온다.
작은 담요로 남편을 덮어주고.. 방으로 조용히 들어가 침대에 누워
후회와 착잡한 감정으로 점철된 머릿 속의 생각들을 하나둘씩 정리하며 잠들었다.
하지만......
스스로를 다독이며 납득이 가능한 방향으로
양심의 길을 걷고자 하는 결심은...
그녀의 생각만큼 쉬운 일도 결코 아니며..
이미 그릇된 길로 접어든 상태에서
정상적인 루트를 향한 회복의 염원이..
마음 먹은 대로 결코 순탄하지 못할 것이라고, 이때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
그 다음주 금요일.
불과 이틀 전인 수요일이 바로,
영애와 아들 지우가 진하게 끌어안고 입을 맞춘 날에 해당한다.
시점은 다시 1학년 1반 교실에서..
담임 태식이 수학여행 계획을 발표한 그때로 앞질러 간다.
(主 : 가장 최근의 시간대가 됩니다)
당황스럽기 그지 없는 지우..
얼떨결에 울먹이는 수경을 뒤따라 교실에서 달려나와, 얘가 어디로 갔나 살펴보니..
수업중인데도 복도 끄트머리의 옥상으로 향하는 중간 계단에
조용히 쭈그리고 앉아서, 작은 소리로 훌쩍 거리며 울고 있었다.
긴장도 되고, 이유가 뭔지 도저히 모르지만..
나 때문에 설마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면 어떻게든 풀어줘야지..하면서
지우는 소리 나지 않게 천천히 다가갔다.
누군가 다가오는 인기척에, 가녀리게 몸을 떨며 울고 있던 수경은 흠칫- 놀라서
고개를 들고.. 계단을 올라오던 사람이 지우란 걸 확인하자, 휴.. 안도의 한숨을 쉰다.
“너였구나.... 여기는 왜 왔어? 바보야..”
“그럼, 안 와볼 수가 있냐..? 그렇게 황당하게 울면서 나간 애를.. 찾으러 와야지..”
“......쿡...쿡... 착해.. 우리 지우는 역시.. 걱정이 돼서 와줬구나.. 호호”
“...아니..뭐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음.. 아무튼, 걱정이 되는게 당연한 일이야.
수경아, 말해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아무 것도 모르고 아픈 부분을 건드린게 있으면..
고의가 아니었으니까 사과할게.. 그러니까 이야기해줘..”
“아냐, 너하고는 아무 관련없는 이야기야..
그냥 내가 감정이 북받쳐서 그랬어.. 별 것 아닌데..”
“뭐야~ 사람을 바보로 알다니..
너 아까 그 표정과 심각한 모습은.. 절대 별 일 아닌게 아닌데..
친구잖아..? 내가 너한테 거의 표현은 못하지만 가장 소중한 친구고..
모든 걸 나누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네 사정이 어떤지 모르지만.. 그러니까.. 말을 해봐”
뜻밖에도 지우가 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자상한 모습을 보여주며..
부드럽게 손을 내밀어, 여전히 쪼그려 앉아 있던 수경의 작은 어깨를 톡-톡- 건드려주자
수경은 가슴 뭉클..해지는 감동을 맛 보았다.
조용히 뭘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고 촉촉이 젖은 눈망울로 지우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서 지우의 손은 차마 잡지 못하고, 손목을 꽈악 붙잡으며 이끌었다.
사실 지우는 방금 전에,
수경의.. 눈물이 채 마르지 않은 젖은 눈빛을 보고..
가슴이 두근- 두근- 떨리는 감정을 느꼈다..
단순하게 예쁘고 잘 다듬어진 인형같은 얼굴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익히 잘 알고 있는 아름다운 미모에 더해,
남자의 부성본능을 애틋하게 자극하는..
소녀의 매우 측은해 보이는.. 깊은 아픔과 사연을 담고 있는 눈초리에..
홀리듯.. 빠져드는 강한 설레임을 느꼈다..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갔고, 지우가 유심히 보지 않았다면
그런 눈빛을 못 봤겠지만.. 틀림없이 놓치지 않았다.
처연하게 떨려오는 그 눈빛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주 아름다워서..
소년의 가슴을 쿵-쿵- 크게 흔들었던 것이다.
이미 여러차례 수경을.. 단순한 친구로서가 아닌
확실한 ‘여자’로서 인식을 하게 되기 시작한 것.. 이것은 얼마 되지 않은 현상이지만
바깥에서의 몇차례 데이트를 통하여 소년 지우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 지금과 같이.. 남자의 심금을 울리는 모습은...
당연히.. 더욱 소녀에게 빼앗기는 마음의 쏠림을 가속화하기에 충분하다.
“어디까지 가는 거야 수경아? 이제 그만 가도 되겠는데..”
“......응.. 미안해.. 무턱대고 막 걸었네.. 여기, 이쯤에 앉자”
“그래... 에구, 아직 자율학습 시간이긴 해도 수업중간인데.. 이래도 괜찮나..?”
“후후, 괜찮아. 담임 선생님은 나한테.. 얼마전에 약점 잡힌게 있으셔서,
당분간은 꼼짝 못하거든 쿠쿠.. 지금도 내가 우는 걸 보셨을 거야. 그건 신경쓰지마”
“어.. 너답지 않게 침착하고 당당한 태도네.. 흐흐흐.
모범생 차수경이 이럴때도 있다니.. 에혀~ 자, 아무튼.. 나도 그만 까불게..
편안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해봐. 수경아..”
지우는 다정한 눈빛으로 수경의 예쁜 얼굴을 바라봐 주면서
수경이 지우를 만난 이래로 가장 사랑스럽고 이해해주고 싶다는.. 따듯한 얼굴이 되었다.
수경은 지우의 그런 배려심 깊은 얼굴을 예전에도 스쳐 지나가듯 본 적이 있었다.
원체 자기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툭 툭 무심한 듯 내뱉는 말투와 표정이
지우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캐릭터지만..
이런 다른 면의 자상함이 있다는 것은 은근하게 수경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종합적인 면을 고려하여.. 지우를 내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좋아했던 것이지.. 단순히 잘생긴 얼굴 하나만 보고 지우에게 마음을 둔 것이 아니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는 모르겠어... 말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야..
너도 아마 내 얘기를 들으면, 내가 받았던 충격보다는 덜하더라도, 상당히 놀라게 될지 몰라..
그러니까 어떤 말을 내가 해도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절대 화를 심하게 내지 않도록 해.
약속할 수 있겠니, 지우야? 네가 약속을 확실히 해주면.. 모든 이야기를 해줄게..”
“......무슨 이야기인지 알려주지도 않고 그렇게 약속을 하라니...
하아... 좋아, 동요하지 않고.. 대책없이 화내지도 않을게.. 참아볼테니까, 말해봐”
서서히 입을 여는 수경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지우는..
호기심으로 시작한 얼굴에서.. 놀라운 얼굴로,
차차 분노와 경악의 얼굴로 바뀌어 갔다..
시원 솔직한 성격이 그녀의 큰 매력이자, 속이 깊어서
주변 사람들을 다정히 배려해주고 따스함을 잃지 않으며 보살펴주는..
세세한 리더쉽이 수경의 큰 장점이다.
그 이면에는 누가 봐도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빼어난 아름다움 덕분에..
그녀를 몰래 좋아하고 동경하는 수많은 남학생들을 보다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자주 언급한 대로, 수경은 자신의 외모에 큰 자신감이 없는 성격이다.
그랬던 이 아이가 최근의 길거리 스카우트로 인해서..
위축되어 있었던 스스로의 외모 가능성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게 되었고
‘이정도면 나도 괜찮지 않아..?’하는 자신감을.. 오랜만에 되찾는 계기가 된 것이다.
수경의 형제관계는 위로 4살 차이나는 언니 하나, 두 살 아래인 중학교 2학년 남동생 하나다.
언니 차수연은 중고교 시절부터 소위 말하는 ‘강남 x대 얼짱’에 손꼽히는 미인이라서
일찍부터 인터넷을 통해 유명세를 떨쳤고,
어렵지 않게 연예계 관계자들의 관심과 스카우트를 받았다.
그래서..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빠른 시기에 모델 활동도 높은 개런티를 받으며
아직은 시작단계지만.. 이미 몇몇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한 경험도 있다.
한마디로 신인 탤런트이자 CF 모델계의 떠오르는 유망주이다.
수경의 언니 수연에 관한 이야기는 처음 듣는거라, 놀라움이 큰 지우에게..
이제는 어둠의 소식들을 전해줄 차례다.
심호흡을 두어 번 하고, 수경은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이야기를 다시 이어나간다.
지우도 이런 때만큼은 눈치껏.. 수경의 말을 중도에 끊지 않고 계속해서 조용히 들었다.
수경은 애초에 연예인이 될 생각조차 없던 아이라서, 사실 생뚱맞은 기회가 다가온 것이다.
캐스팅한 남자도 수경의 훌륭한 미모를 보고 제안을 했던 거지만..
그 계기로 수경은.. 어렴풋이
언니와 같이 스타덤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 젖게 된다.
스카우터의 눈에 포착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고작 2주일 전인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수경은 벌써 두 번이나 관계자와 면접 및 사적인 면담을 가졌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대한민국 제일의 연예 기획사로 이름난 HJ 엔터의 강남구 대치동 사옥을 방문하여,
극소수의 면접관과 조용한 방을 빌려 개인 면담을 가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두 번째 만남은 강남 선릉역 근처에 위치한 조용한 까페에서 이어졌다.
처음에 HJ 엔터의 사옥에 들렀을 당시, 익숙했던 소수의 관계자들 중
단 두명과 좀 더 세부적인 면담을 갖기로 했다.
이들 중 한명은 현재 잘나가는 CF 업계의 블루칩으로서,
뛰어난 실력과 커리어를 과시하고 있는 중견 감독이다.
실제적으로 촬영하는 CF의 전반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캐스팅 디렉터의 권한도 갖고 있다.
또 한명은 HJ의 기획조정실에서 일하는 핵심 인사로, 젊은 나이에 이사라는 직책에 오른 인물이다.
이 두 번째 만남은 강정태라는 이름의 감독을, HJ의 전민철 이사가 소개해주는 자리다.
수경은 강정태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전혀 몰랐다.
커피숍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나누던 세명은, 좀 더 진지한 대화를 나누자며
전민철 이사의 사택에 딸린 조용한 별채로 초대받아 가게 되었고..
정말 순진했던 수경은 아무 의심 없이.. 설레는 감정을 누르며 따라갔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강 감독은 수경을 전 이사로부터 소개받을 당시부터
간략한 프로필 사진만으로도 ‘이건 대박 물건이다’ 라고 느꼈다고 한다.
사옥을 방문했을 당시에 찍은 전신 사진 몇장과 얼굴 프로필 사진만 보고..
대단한 호감을 갖고, 개인적으로 은밀한 시간을 가지고픈 욕구를 품었던 것이다.
차분한 장소에서 깊이 있는 대화를 하자며 들어간 한적한 방 안에서
전 이사는 잠시 전화를 받겠다며 자리를 비웠고..
수경은 예기치 않게, 강정태 감독과 단 둘이.. 오랜 시간 남게 되었다.
수경의 복장은, 전민철 이사가 ‘오늘은 귀한 손님을 모실 예정이니, 신경을 쓰라’는
주문을 받고.. 어떻게 해야 좋은지 상세히 알려달라고 자문을 구했고, 지시대로 입고 왔다.
되도록이면 20대 여대생같은 느낌을 좋아하는 분이며, 날씨에 걸맞는 짧고 노출 있는 의상이..
카메라 테스트와 다각도의 추가 프로필 사진을 찍기에 편하므로 필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쁘고 수수한 여고생답게 화사한 옐로 미니 스커트를 입고
검지와 중지 발가락만 살짝 내비치는.. 높은 굽이 달린 하얀 토트임슈즈.
스타킹은 신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에, 스타킹을 좋아하지 않아
집에 사놓은 것이 적었던 수경은 다행이라고 느끼며,
어떻게 하면., 미끈하고 윤기가 흐르는 맨다리를 최대한 돋보일 수 있을까..
수경은 나름의 궁리를 했다.
그러다가 촉촉하게 뿌리는 타입의 펄이 들어간 에어브러쉬를 사서,
스타킹을 신지 않아도 이쁜 각선미를 한층 돋보이게 할 수 있도록..
기분 좋고 상쾌한 향의 메이크업 브러쉬를 길고 하얀 다리에 골고루 뿌렸다.
덕분에 원판이 워낙 훌륭하고 섹시한 다리 라인의 소녀는..
더없이 육감적이고.. 남자의 심장을 마구 뛰게 만드는..
환상적인 일자다리의 각선미를 뽐내게 되었다.
어깨 트임이 시원해 보이는 예쁜 화이트 오프숄더 티셔츠 차림이다.
경쾌하고 큐트한 컬러가 수경의 완벽한 바스트와 늘씬한 허리를 더 돋보이게 해주고
트인 사이로 선이 얇고 고운 쇄골뼈와.. 부드러운 어깨선이 그대로 보인다.
섹시하고 아름다운 세련미와 잘 어울리게 옷 맵시를 살려주는 옷차림.
허리까지 길게 내려오던 머리카락은 더운 여름을 맞아,
산뜻한 느낌을 주는 단발 웨이브 아이롱펌을 해서,
더욱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로 변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바깥에서만 이야기하면 될 것을 집에까지 부를 이유가 뭐였겠나..?
어른들의 다른 꿍꿍이를 생각지도 못한 어린 수경..
정태는 둘만의 공간이 마련되자, 슬며시 다가와 어여쁜 수경의 몸을 와락- 껴안는 것이었다.
불필요하게 반경을 좁히며 다가올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
싶어 슬금 슬금.. 뒷걸음치던 수경은..
꼼짝없이 정태에게 붙잡혀, 그의 품에 순식간에 쏙- 안겨 버렸다.
안돼.. 안돼.. 강하게 거부하던 수경이었지만,
강한 성인 남성의 악력을 어린 여고생이 어떻게 당해낸단 말인가.
부들 부들... 그의 품에 안긴채로.. 격렬하게 저항을 하며 몸부림을 치지만,
"헉....????"
씨익 웃는 정태의 입술은 바둥대는 수경을 무시하며
빠르게 입술을 훔친다..
고스란히 첫키스를 내주고 말았다.
정태는 꽃같은 미소녀의 향긋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인..
따듯하고 아주 기분 좋으며..
촉촉하고 달콤한 앵두빛 입술을, 처음으로 빼앗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수경은 눈물을 쉼없이 흘리며..
짐승같은 놈의 더러운 입술이 자신의 작은 입술을..
거의 삼키다시피 마구 빨아들이며.. 거칠게 흥분하여 애무해대자,
너무나 괴로워서 그의 품에 꽈악 안긴 상태에서 주먹으로 가슴을 쾅-쾅- 두들겼다.
하지만 힘도 좋은데다, 어린 여학생의 몸부림 쯤은 우스운 남자는
피식 피식 웃으며 소녀의 입술을 마음껏 핥고 유린한다.
수경의 붉고 예쁜 입술은 어느새 정태의 음욕으로 가득한 침덩어리로 도배가 되었으며
서글프게 눈물을 주르르.. 쏟고 있는 가엾은 수경은
정태의 강한 팔에 의해 꼬옥 붙들린 채,
두려움과 절망으로.. 머리가 마비되는 감각을 느끼며..
다리에도 힘이 츠르르..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공포를 느꼈다.
저항이라도 해야하는데, 그마저 할 힘도 없고 너무나 무섭기만 하다..
축축하게 젖어버린 입술을 힘없이 파르르.. 떨며.. 수경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담배냄새가 잔뜩 배어있는.. 구역질나는 입술과..
기분 나쁘게 꾸물 꾸물~~ 촉수처럼
입술 틈 사이를 멋대로 헤집고 들어오는 침입자의 불쾌한 혓바닥..
어떻게 해.. 어떻게 하면 좋아..? 하면서 속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사이에,
꽈악- 양 볼을 한 손으로 거칠게 누르는 남자의 힘에 의해
수경의 상큼한 입술은 힘없이 사악... 벌어지고,
별 힘도 들이지 않고 아름다운 아가씨의
하얗고 가지런하게 정열된 예쁜 치아를 즐겁게 감상하는 남자..
강한 공포심에 어쩔 줄을 모르고.. 부들.. 부들..
격하게 떨리고 있는 소녀의 붉은 혀를..
쭈와압~~ 미친 듯이 공략하며.. 입안을 거칠게 파고들며 유린하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입으로 범해지는 강간이 따로 없다..
“챠압.. 후흐... 츄르릅 츄릅.. 흐... 챠압...”
“......흐흡.....하압.......”
‘지우야.. 도와줘..’라 중얼거리며 눈물을 줄줄 흘리는 수경.
정태의 털복숭이 검은 손은 어여쁜 소녀의 탱탱한 히프를 꼴리는대로 실컷 만지며
더욱 거친 숨을 내쉬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몸으로 강하게 위협하면서
오른팔은 미소녀의 잘록한 허리를 꽈악... 조여
절대 도망가지 못하게 고정을 시켜놓았다.
그 다음은 왼손이 하얀색, 하늘색이 섞인 체크무늬 팬티를 쓰다듬는 중인데..
부드러운 수경의 명품 히프를 계속 만져대고
예상보다 더 기분 좋은 그 감촉이 매우 만족스럽다.
오죽하면 실컷 강제 입맞춤을 쭈줍줍- 즐기다가 쪼옵..♥ 입을 떼며 말했다.
“흐흐.. 이 발칙한 년이 아주 근사한 몸을 가졌구나 계집애가...
히프가 엄청난데..? 탄력이 제대로 살아 있고 손에 닿는 촉감이 보통이 아니야 이거..
이 정도면 빵빵한 젖탱이도 아주 맛있을 거 같아..
흐흐흐.. 정말 설레는군...”
“......쭈옵....하아...하아.. 이러지 마세요 감독님 제발....
저 무서워요... 집에 가게 해주세요.. 그만 하시고요...”
“흐흐.. 닥쳐 이년아..
어차피 몸 한번 쉽게 주면 광고 한건 따내는 거야 일도 아닌데,
이정도 가지고 질질 울고 난리냐 으흐흐..
가만히만 있으면 어련히 알아서 출세시켜줄까?
정말 열 일곱 살이라고 믿기 힘든.. 죽여주는 몸을 가졌구나..
아주 침 넘어가고 미쳐버리긋네....으헬헬헬..”
“........흐흐흑....제발..요......”
수경은 하염없이 눈물을 쏟는다.
계속하여 자기 몸을 희롱하고 멋대로 만지작거리는 작자가 너무 징그럽고 무섭다.
어떻게 하면 이 난관을..
머릿 속은 강한 두려움에 사로잡히며,
빠른 두뇌회전을 통해 이 놈의 품에서 벗어날 궁리를 한다.
그런데..? 강렬하게 그녀의 때묻지 않은 근사한 몸뚱이를
여기 저기 만져대는 놈의 추잡한 손길을 느끼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이상 야릇한 쾌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무서운 와중에 머리를 파고든 황당한 미지의 쾌락에,
수경은 내가 미쳤구나.. 진절머리를 치며
어떻게든 기지를 발휘하려 하였다..
그런데 그 순간..!!
남자의 털로 뒤덮힌 왼손이 이번엔 체크무늬 팬티를
스륵- 힘차게 허벅지까지 벗기고
어..어..??? 당황해할 틈도 없이, 두꺼운 손가락 두 개가- 소녀의 꽃잎을...
쑤욱~ 찌르고 들어오는 것이다..
이제까지는 어찌 어찌 잘 버티던 수경도,
절대 내주고 싶지 않은 소중한 영역을 더러운 손으로 침범당하게 되자,
얼굴이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톤으로 바뀌어 갔다..
뭐지..?? 이게 뭐야..? 하는 생각을 하는 사이에..
이미 남자의 거친 손은 빠른 손놀림으로-
찌걱.. 찌걱.. 쯔거걱.. 찌걱.. 요란한 소리를 내며..
아름다운 수경의 음부를 솜씨 좋게 들쑤시고 있었다..
머리가 어질 어질... 아득해지는 기분을 느끼며...
스르르.. 이성의 끈을 붙잡고 어떻게든 버티려 하던 수경도..
더 이상 견디고 서있을 수가 없어서, 츠스스- 다리에 힘이 풀려 버렸다.
정태는 수경의 예쁜 몸이 갑자기 무너질 것처럼 휘청- 흔들리자,
잽싸게 허리를 꼬옥 붙들고..
방 한가운데의 하얀 천으로 덮혀 있는, 퀸사이즈 원목 더블베드에
수경의 가누지 못하는 몸을 풀썩- 눕혔다.
소녀는 얼떨결에 침대에 드러누우면서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이 되지 않았다.
몽롱해진 의식 속에서.. 스르르 꺼져만 가는 정신의 끈을 애타게 잡고 있을 뿐인데..
사내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기세 좋게
아름다운 소녀의 예쁜 선홍빛 속살을 꺼적- 꺼적- 쯔걱....
일부러 더 흥분시킬 목적으로, 이리 저리 손가락을 분주하게 놀리고 있었다.
남자의 빠른 손기술에 온 몸이 추욱- 늘어지며..
의식의 끈이 차츰.. 희미해져 간다..
뭐지.. 이 느낌은..?.. 내 몸이.. 내 의지와 다르게 따로 놀고 있는 기분이야..
소녀는 짧은 시간이지만.. 몸이 머리의 지시를 듣지 않고
추욱... 가라앉는 무의식 상태로 빠져들었다.
파르르르..... 하반신이 가벼운 경련을 일으킨다.
야릇하고 민망한 감정과 쾌락이 몸을 가볍게 지배하고 있다..
어지러운 정신을 추스르려고, 머리를 세게 흔들며 눈 앞을 똑바로 응시한다.
몸에 힘이 추우욱... 빠져 기운이 하나도 안 들어가고..
그 와중에 앞을 보자,
하얗고 솜털이 무성한 예쁜 허벅지 사이를..
어느새 남자의 두꺼비 입이 쮸?~♥ 쮸츱~ 쭙.. 쮸?..
듣기도 민망한 음란한 소리를 내며..
혀를 사용하여.. 맛있게 핥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잠깐 정신을 잃은 사이에, 몸이 침대에 눕혀져 있었고..
징그럽고 흉측스러운 남자의 벌레같은 입술과 혀가..
추잡한 흡착음을 쭈줍줍~ 내며 자신의 소중한 그곳을 맛있게 빨아들이는 것이 보였다.
고작 몇초 동안 의식을 잃었던 것 같은데,
누구도 침범을 허용하지 않았던.. 아리따운 그녀의 짙은 수풀은..
이미 사내의 끈끈한 침과, 수경의 질 내부로부터 쪼르르...
새어 나온 미끌 미끌- 애액으로 축축히 젖어 있었다.
크게 민감한 반응을 느끼지 않은 상태라,
정태의 입을 적시는 수경의 애액 양이 많지는 않다.
침과 흥건하게 뒤섞이고 엄청 미끌거리는 덩어리의 기분 탓에..
자기도 모르게 많은 질액을 흘린 것이라고.. 착각할 뿐이었다.
핫- 내 가슴...?
게다가 하얀 반팔 티셔츠는 이미 위로 걷어 올려져 있어서..
맛있게 잘 익은 두 개의 하얀 유방이
완전히 침 범벅이 된 채.. 움칠- 움찔- 거리며
미미하게 떨리고 있는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동그라운 모양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근사한 형태를 띄고 있는 수경의 수밀도..
성인 남자의 한 손으로 품기에는 감당이 되지 않는
약간 큰 사이즈의 넉넉하고 풍만한 젖가슴...
그 탐스럽고 수분을 가득 함유하고 있는- 싱싱한 백도 복숭아가
사내의 타액으로 흥건하게 젖어 있는 모습이.. 아름답게 반짝이며 빛난다.
솔직하게 반응하는 민감한 그녀의 몸..
지칠 줄 모르고 맛있게 음부의 꿀물을 쪽쪽거리며 꿀꺽 꿀꺽 마시고-
혀를 츠즈즈습~ 요란하게 이리저리 굴리며,
곳곳을 뱀처럼 핥아대는 남자의 낯뜨거운 애무 덕분에..
희미하지만.. 전체적으로 미세한 진동으로 떨리는 것이 눈에 보인다.
달콤하고 맛있는 소녀의 가랑이에서 흘러내리는 끈끈한 애액..
정태는 소녀의 향기로운 체액을 기분 좋게 입으로 받아마시며
혀를 더욱 깊~~숙히까지 밀어넣으려고,
약간 꼿꼿이 세워서 쑤우욱.... 가운데를 파고들어본다.
그러자.. 수경의 귀엽고 예쁜 분홍빛 조갯살은..
꿈틀, 꿈틀.. 미약한 호흡을 토하며..
사내의 양 손가락으로 벌려진 채 안타까운 신음소리를 흐느낀다.
그와 함께.. 예쁘게 다듬어져 있는 눈부신 두 다리가..
아름다운 모양새를 뽐내듯.. 길게 뻗어 허공에서 허우적- 허우적- 거린다.
검은색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어서 매력적인 발가락..
그 섹시하고 예쁘게 생긴.. 하얀 발가락 끝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소녀의 하체는 사내에게 촉촉히 젖은 조갯살의 안쪽을 마음대로 맛보도록 몸을 맡기면서..
꿀물을 주르륵.. 흘림과 함께, 알지도 못한 사이에
예쁜 두 발가락의 끄트머리만 가지런하게 뻗어서,
생전 느껴보지 못한 쾌감으로.. 부르르르.... 떨리고 있었다.
매끄럽고 부드러워서 만지면 아주 기분 좋은 싱싱한 여고생의 피부.
만족스러운 얼굴로, 게슴츠레한 눈빛의 두꺼비는
어여쁜 소녀의 하얀 허벅지를 징그러운 손으로 계속 만지작 거리며
음흉한 미소와 함께 질 안의 거웃을- 혀끝으로 짜릿하게 음미한다..
수경은 예쁜 연분홍빛 젖꼭지가 질척거리는 타액으로
미끌거리는 것도 기분이 아주 나쁜데..
하체의 알 수 없는 이상 야릇한 쾌감이..
점점 더 아랫도리를 타고 온몸으로 퍼져 올라오는..
묘한 기운을 맛보게 되자,
부르르.. 떨리는 유방이 더욱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며
광택으로 빛나는 핑크빛 유두가, 딱딱하게 곤두서는 느낌을 받았다.
즐겁게 젖은 꽃잎을 맛보는 두꺼비의 넘실거리는 혓바닥.
처음엔 몰랐는데, 점점 더 이상한 전율이 느껴지자..
수경은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지려고 했다.
그리고 이미 단단해진 수경의 맛있는 젖꼭지는..
터질 듯이 드드드~ 흔들리는 젖가슴의 황홀한 몸부림과 함께 어우러져..
숨막히는 자태를 뽐내며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헤헤헤헤.. 여간 맛좋은 보지가 아닌걸... 최상급품이야 이 정도면..
남자의 손을 전혀 타지 않아서 깔끔하게 보존도 잘 돼 있고,
감도도 엄청 뛰어나서 반응하는게 죽이는군 그래..!! 크헬헬헬...
이런 고급 보지는 오랜만에 먹어보는 거라, 미치게 흥분되는 걸? 으하하...
내가 처음 먹어주는 걸 감사하게 여겨라.. 이년아. 킬킬킬킬.....”
정태는 음욕으로 벌개진 큰 눈을 희번뜩거리며..
창백해진 시선으로 그의 다음 행위를 바라보는
겁에 질린 예쁜 소녀를 가만히 눕혀 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벨트를 차칵- 풀더니, 바지를 벗기 시작했다..
그걸 보는 수경의 큰 눈동자는 츠르르.... 공포심으로 크게 떨리고 있었으며
서둘러 빠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곧바로 잡아먹히게 될 것이 뻔한 일이었다.
멍청한 놈이 하려면 간격을 안두고 빨리나 할 것이지...
흉물스러운 거북이를 슬금 슬금- 끄집어내며 케케케케~
뭐라고 지 혼자서 씨부리고 있는 사이,
텀이 길어져 시간을 벌 수 있던 소녀...
그대로 놔뒀다가는 절대 있어서 안될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을 예상하자,
어질 어질한 의식 상태였던 소녀는, 그 순간 정신을 번쩍- 차렸다..!!
거칠게 흥분한 정태가 뜨거운 입김을 흐으- 흐으- 내뱉으며 시뻘개진 육봉을
막.. 팬티를 벗고 끄집어내어.. 수경의 촉촉이 젖은 수풀에 가까이 하려는 순간,
아니 정확히 말하면 완전히 팬티를 벗지도 않은 채
성급하게 발기한 귀두와 추한 페니스의 중간 정도만 끄집어 냈을 뿐인데..
앗-? 어느새 베드를 두 손바닥으로 짚고 일어나 있는 소녀의 다리가 눈앞에 보인다.
그 사이에 이렇게 빠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단 말인가..?
남자가 불기둥을 꺼내다가 놀라서, 움직임을 주춤- 하는 사이,
수경은 있는 힘껏..! 예쁜 발등으로 정태의 턱쪼가리를 콰앙!!!!
정통으로 걷어차 버렸다.
순식간의 일격을 얻어 맞고, 쿠당- 뒤로 나자빠진 통통한 체격의 남자.
태권도 3단 수경의 예리하고 정확한 킥 한방에 무너져 내린 정태..
재수 없게도 코를 제대로 맞아서, 피를 줄줄 흘리며 아프다고 감싸쥐기 시작한다.
“우으윽... 내 코가... 이런 개가튼 년이.......제기라알.....”
“입도 거칠고 지저분한 것이 아주 하는 짓이랑 딱이네.. 어디 더 맛좀 봐라!”
“....!? 기, 기다려..? 우흑...?!!”
분노한 수경의 매운 주먹이, 침대 위에서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있던
중년 남성의 기름진 똥배 한가운데를 퍼억-!! 제대로 강타했다.
발로 얻어맞은 것이야 그렇다 쳐도, 연약한 여자의 작은 주먹이 별 거 있겠어..
하고 우습게 보던 남자는.. 의외로 충격파가 강력하게 전해지자-
그르르르... 개거품을 물며 개구리 왕눈알 같은 징그러운 눈동자가 뒤집히기 시작한다.
잠깐이지만 흰자위밖에 보이지 않게 눈이 까뒤집어진 남자는..
“.....끄헉... 끄후흑.....”
거친 충격음을 토하며, 꿇고 있던 무릎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 앉았다.
수경은 잽싸게, 뒤로 자빠지지 못하도록 그의 남방을 콱! 붙잡는다.
졸지에 멱살까지 소녀의 손아귀에 잡힌 꼴사나운 남성은..
커억.. 커억.. 거품을 조금씩 흘리며, 수경의 무서운 시선을 떨리는 얼굴로 바라 보았다.
“어때, 작고 우습게 보던 여자애한테 신나게 얻어터지는 소감이.. 상쾌하지?”
“크헉... 무슨 계집애가 힘이... 이렇게...”
“더러운 주둥아리를 지껄일 힘은 아직 충분하네..
그 냄새나는 입, 싹 다물게 해줄게”
복수의 강렬한 발길질과 회심의 강펀치를 먹인 걸로는 아직 분이 안풀린 모양인지,
여전히 화난 얼굴 가득, 분노로 빨개진 기색을 발산하는데..
육감적인 체형의 늘씬한 미소녀가..
침대 머리맡의 원목에 맞닿은 벽쪽으로 거구의 남자를..
그것도 괴력의 한 손으로.. 멱살 쥔 남자의 목을 질질 끌고..
강하게 밀어부쳐 도망갈 곳도 없게 궁지로 몬다.
그리고는.. 완전히 겁에 질려, 소녀의 행동을 두려운 눈으로 보며
벌벌.. 떨고 있는 놈의 꼴을 가만히 지켜 보았다.
정적이 흐르자 ‘왜 조용하지?’ 하고 힐끔.. 비굴하게 눈치를 보는 두꺼비.
고개를 드는 걸 보고, 기다리던 소녀는 씨익- 잔인한 미소를 띄운다.
침대 위에서 약간 뒤로 물러섰다가, 가볍게 스텝을 밟으며
벽에 찰싹 등을 붙인 놈의, 기름진 복부를 다시 발등으로-
퍼법!!! 찰진 소리가 울릴 정도로 힘껏 차버렸다.
“하아아앗!!!”
정태는 방금의 그 한방으로 완전히 기력을 상실했다.
추우욱- 앞으로 힘없이 무너지는데..
그 쓰러지는 놈의 앞머리를 수경의 손이 콰악 움켜쥔다.
어딜 멋대로 드러눕냐는 얼굴로, 눈에 쌍심지를 킨 수경은
놈의 핏물 콧물 눈물로 범벅이 된 지저분한 얼굴을..
다시 벽에다 턱- 붙여 놓고..
재빠른 원-투-스트레이트로
쿠앙!! 콰앙!! 오른쪽 왼쪽 고개가 덜컥- 덜컥-
보기 좋게 돌아가도록 번갈아 두방을 먹였다.
스르르르.... 정신없이 결정타를 맞고 나자
넋이 나간 남자가 풀썩- 앞으로 쓰러진다.
휴우.. 안도와 흥분의 호흡을 내쉬며
수경은 머리에 맺힌 작은 땀방울을 손등으로 닦았다.
간만에 실전에서 실력발휘를 한 것이다.
아직 실력이 녹슬지 않아서 다행이다..
작은 주먹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자신의 손과 발, 다리가 무사한지 빠르게 훑어보는 소녀..
‘하아... 하아... 힘들다..
읏.... 처녀막은... 무사할까........’
고개를 가볍게 흔들며, 숨을 돌리고 흐트러진 옷 매무새를 정돈한다.
수경의 팬티는 애액으로 이미 흥건하게 젖어 있어서, 다시 입기가 찜찜했지만..
불쾌한 감촉을 참으며.. 별 수 없이 쭈르륵- 허벅지를 타고 올려 입는다.
쭉 뻗은 허벅지를 타고.. 아까의 아찔했던 흔적이 흘러 내린다.
수경이 한 두 걸음만 옮기는데도,
옥문에서 새어나온 질액과 사내의 더러운 타액 방울들이
똑- 똑- 소리를 내며 나무 바닥 위에 떨어진다.
노랑색 짧은 스커트의 구겨진 흔적도 대강 핀 다음,
아직도 미끌거리는 침으로.. 싫은 냄새가 풍기는 자신의 하얀 유방을 보고
침대 시트자락 끝을 좍- 당겨서 쓱싹, 물기를 제거한 후에
검은색의 섹시한 브래지어에, 커다란 젖가슴을 눌러 담는다.
하얀 티셔츠를 단정하게 내린 뒤, 옷차림을 가다듬은 다음..
아직도 반 기절해서 뻗어 있는 남자에게 찌릿- 강한 시선을 한번 주고는
짙은 로시브라운 색감의 패션가방을 탁, 들고 그대로 방을 나가 버렸다.
수경의 이야기를 다 들은 지우는.. 울그락 불그락..
이야기를 듣는 동안 당혹스러움과 분노로 파르르.. 떨리는 얼굴이 일그러졌다.
끝까지 듣고 나서, 그래도 소중한 곳을 마지막까지 허락하지 않았다는 말에..
푸흐.... 다행이라는 얼굴로 안도의 한숨을 깊게 뱉는다.
비교적 감정의 기복이 없이 지난 이야기를 담담히 늘어 놓은 수경.
지우가 자신의 일처럼 일희일비하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자,
쿡- 웃으면서 소년의 살짝 젖어 있는 왼쪽 뺨을 어루만진다.
“걱정해줬구나.. 얼굴을 보니.. 정말 심각한 일을 당했을 거라고 생각해서
파랗게 질려있었어.. 니 얼굴... 바보.. 후후.. 고마워, 지우야..”
“...............”
“괜찮아, 바보같이 얼빠진 상태로 당하고만 있던 나한테도 잘못은 있는 걸..
그래도 내 나름, 통쾌한 복수를 해줬다고 생각은 하니까.. 그런 표정 짓지말아. 후후..”
“복수를.... 해줬다고 할 순 있지만..
네 다친 마음과 아픈 몸의 상처는 어떻게 회복할 수 없잖아.. 수경아..”
“......괜찮다니까. 생각하기 나름 아니겠어..
그만한 정도에서 그칠 수 있어서,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해. 솔직히...”
“.......그래... 얘기해줘서 고맙다 수경아.....”
“호호.. 어머.. 너 울어..? 눈물...”
지우는 내심 좋아하고 있던 수경에게 닥쳤던 큰 일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다 듣고 나자 긴장이 탁 풀려버림과 동시에, 주르륵.. 눈물이 쏟아졌다.
그 모습이 오히려 수경을 놀라게 했고..
어리 벙벙한 표정으로 지우의 심경변화를 지켜보는 수경은..
물끄러미.. 어떻게 해야하나.. 곰곰이 생각하다가
후훗.. 가볍게 웃으면서, 지우의 눈물을 직접 예쁜 손등으로 스슥- 닦아주었다.
“울긴 왜 울어. 죽기라도 했니.. 처녀는 지켰잖아.. 바보얏...”
“안 울었어.. 이건 나도 모르게 그냥 흘러내린 거야..”
“뭐야, 그게.. 킥킥. 둘러댈 줄도 모르고.. 자, 이리와. 누나가 안아줄게”
수경은 지우가 진심으로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고 마음 아파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고마운 마음과, 그를 좋아하는 애틋한 사심을 동시에 담아..
처연한 눈길로 수경을 위로하는 지우를, 꼬옥, 감싸안았다.
갑작스런 포옹에 소년은 눈을 끔벅-거리면서..
출렁~이는 소녀의 커다란 젖가슴의 숨쉬는 뭉클거림을, 가슴으로 생생히 느꼈다
잘 익어서 팽팽하게 물오른 가슴이.. 가슴팍에 스슥 스슥- 문질러지자
그 아찔한 감촉에 기분이 황홀해지는 지우..
엄마를 품안에 가득 안았을 때도, 이루 말할 수 없는 풍만한 아늑함과
대단한 만족감을 느끼고 기분이 즐거웠는데..
수경의 탐스러운 가슴은.. 영애의 예쁜 가슴보다 약간 더 큰 것 같았다.
아주 제대로 푹신 푹신한.. 쿠션감을 맛보여주며..
소녀는 소년의 상체를 꼬오옥- 더욱 소중한 얼굴로 힘껏 안았다.
‘아.. 천국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엄마 가슴도 환상적이지만... 수경이 기분 좋은 가슴도 대박이다......’
언제 눈물을 흘리기라도 했냐는 듯, 금방 기분이 에헤헤- 좋아져서
주륵- 침을 살짝 입에 흘린다..
앗, 혹시나 입가의 응큼한 침을 수경이 알아챌까봐,
지우는 정신을 퍼뜩 차리며 얼른 사삭, 손으로 닦아냈다.
그러고 나서도 여전히 자신을 소중하게 안아주는 수경의 엄마같이 포근한 가슴과
따듯한 상체의 부드러운 질감을.. 편안하게 몸을 맡기며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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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준은 지우가 수경을 얼떨결에 따라나가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지, 하는 수상한 눈으로 두 사람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원래 학급내의 누가 무슨 짓을 하건.. 관심을 가지지 않는 성격이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사랑하는 영애 누나의 아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이제 더 이상 현준에게 있어서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는 ‘내 주변인’의 일상이 된 것이다.
영애와의 뜨거웠던 시간을 가지고 시간이 조금 지난 후라,
지우야 물론 현준에게 감정이 없지만.. 현준은 알게 모르게 그를 신경쓰게 된 것이다.
게다가....
그 날 이후로 영애는 이상하게, 또 다시 자신의 연락을 슬그머니..
피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게 뭐야 정말.. 겨우 마음을 좀 돌려 놓고 침을 발라 놨나 싶더니..
금방 움츠러 들고 소극적으로 나와버리는 영애의 행동은 이해가 안 간다.
‘그 며칠 사이에 여러 가지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겠지..
가정과 남편에 대해 죄책감도 장난 아닐 거고.. 다 이해는 하는데..
연락은 그래도 제대로.. 답장은 해줘야 할 거 아냐 누나..’
어지간하면 영애에게 전화를 불쑥- 잘 걸지 않는 현준이라
월요일 그 시간 이후로 두 사람은 현준의 사전 질문 후에 한차례 통화를 나눴을 뿐이었다.
그때도.. 영애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어서 설레는 기분을 맛봤지만..
그것도 잠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차분하고 감정이 절제된 영애의 어조는
현준을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니, 도리어 이쪽에서 냉정함의 기세에 눌려.. 별 말을 못 잇고..
대화다운 대화도 나누지 못하고 전화를 끊었던 것이다.
‘젠장..... 역시 직접 만나지 않으면...
아무리 문자나 전화를 해봤자 별 소용이 없어..
아니면 시간이 꽤 많이 걸려야겠지.. 누나를 다시 잡아 놓을라면..’
월요일 오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초조함과.. 살짝 피어오르는 분노를 느끼는 현준.
그래도, 작은 걸음도 아니고 큰 단계적 진보를 이뤘다는 사실은 분명하니까..
짜릿했던 나흘 전의 기억을 되새기며 마음의 위안을 얻는 수밖에 없었다.
영애가 현재 어떤 마음의 갈등과 고통을 느끼고 있을지..
상상은 되지만 모두를 가늠해보는 건 어려우므로,
청년은 속만 태우며.. 할 수 있을 경우의 수를 찬찬히 생각해 보기로 한다.
5월의 마지막 주..
드디어 주원이 학교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의 등교가 무척이나 어색한 거구의 녀석은
여전히 무표정한 감각으로 주인을 맞아주는 자기 책상을 보고
낯설지 않은 정겨움에, 가만히 의자를 빼고 앉아서 숨을 가다듬었다.
녀석이 등장한 모습을 보자, 학급의 분위기는 다소 썰렁해진다.
은근하게 주원의 셔틀로 활약해오던 소수의 남학생들은 달갑지 않은 기색이 얼굴에
대놓고 쓰여 있다. 그중에는 현준의 고깝지 않게 지켜보는 시선도 있고..
그런 현준의 시선이 공중에서 주원의 눈과 마주치자,
무대가리의 강렬하고, 복수심에 젖은 위협적인 눈빛이 그를 응시한다.
현준은 그 눈을 보고 살짝 놀랐다.
그리고 생각한다. 저 눈은 확실히, 나에 대한 복수의 날을 갈고 있는 것이라고..
어떤 짓을 하며 지난 5주간의 시간을 허송세월했는지 모르지만
이놈이 이제 본격적으로 덤벼오겠구나.. 하는 것은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현준의 경우처럼, 학급에서 주원을 반겨주는 사람은 단 한사람뿐이다.
생글 생글- 엄마같이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일부러 아이들 보는 앞에서
크게 주원의 이름을 불러주며 총총- 걸음으로 다가오는 수경.
수경의 환하게 웃으며 반기는 얼굴을 보자,
얼어붙어 있던 주원의 가슴도 금방.. 눈녹듯 사그라들고 있었다.
주원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수경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자
가슴이 두근-거려오며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한 놈은 나를 다정하게 맞아주는구나..
“왔구나, 드디어..! 학교에 다시 와서 참 다행이야... 잘왔어, 주원아”
“.....뭘... 꼭 너 때문에 나온 것도 아닌데.. 클클.. 그렇게 좋아할 것까지..”
“에이.. 얘는.. 나도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지.. 그냥 반갑고..
그래도 내가 찾아갔던 일이 영향을.. 조금이라도 줬을 테니까.. 후후훗
영향을 받았든지.. 아니고 그냥 나왔든지.. 아무튼 난 네가 나와서 정말 고맙게 생각해.. 히히”
비교적 조용한 아침. 자습시간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었을 시간이라..
하나 둘씩 교실에 들어서기 시작한 학생들은..
차분하게 가라앉은 아침의 정적 속에서 수경이 하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
그리고.. 내심 아이들의 우상이었던 수경의 웃으며 하는 이야기를 듣던 아이들은
경악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들었..어..? 수경이가.. 주원이를 찾아갔대.. 직접..]
[야..야 저거 진짜일까? 반장이 직접 저 녀석을 만나러..]
[말도 안돼.. 수경이가 아무리 반장이지만.. 저런 위험한 놈을 찾으러..]
[둘이 무슨 사이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
학생들은 동요하는 기색을 애써 감추며, 조용히 자기들끼리 귓속말로 소근거렸다.
조금씩 웅성이는 소리를 들으며 현준도 수경의 멘트에 신경이 쓰이며 귀를 기울인다.
아니.. 현준보다도 더 놀란 것은.. 바로 지우다.
수경이가? 모두가 무서워하는 저 놈을 만나러..
일부러 찾아가기까지 했었다고..??
들은 이야기를 의심하며.. 가슴이 희미하게 떨리는 지우는 마른 침을 꼴깍, 삼켰다.
수경은 자기도 모르게 만면에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오랜만의 주원과의 만남에, 살갑게 몇마디 농담도 건네며 이야기를 주도했다.
그러자 주원도, 동경하는 수경의 해맑은 모습에..
차가운 얼굴을 더 이상 가장하지 못하고, 픽- 웃으며
수경과 어울려 재밌어하는 얼굴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응..? 뭐지.. 이 분위기는...?’
문득, 수경은 이상해진 교실의 분위기를 깨닫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본다.
학생들은 수경의 시선과 마주치기 무섭게 파팟, 아무 것도 못본 척 하며 얼굴을 돌렸다.
여전히, 복잡한 심경을 담아 쳐다보는 것은 지우... 한 명 뿐이다.
고개를 돌리며 아이들을 의식하던 수경은,
마침내 자길 보고 있던 지우와 눈이 마주친다.
당황스러워서.. 얼굴이 발개지며.. 지우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수경..
그 부자연스러운 행동에, 지우는 더욱 눈망울이 스르르.. 흔들렸다.
“주, 주원아.. 자세한 이야기는.. 선생님도 만나 뵈러 가야하고..
바.. 밖으로 나가서 이야기하자.. 우리..”
“그래..? 그거야 뭐.. 어려울 거 없지 흐흐.. 근데 반장, 왜 그렇게 목소리가 떨려~?”
“떨..리다니.. 무슨 소리니..? 어서.. 어서 나가..”
허겁지겁.. 주원의 큰 등을 살짝 떠다밀다시피 데리고 나가는 수경의 움직임.
지우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광경에 동요하는 눈빛을 감추지 못한다.
나가는 순간, 수경은 지우의 떨리는 눈길을 애써 외면했다.
뭔가 불길한 .. 기분 나쁜 예감이 살짝 느껴지지만
지나친 기우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지우는 고개를 도리 도리 젓는다.
그리고 지우를 빤히 주시하는 현준도.. 드러나지 않게 웃으면서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수경아, 어떻게 된 거야? 왜 그 미친 놈이랑 네가....
그리고.. 여기서 이야기하지.. 왜 데리고 나가.....??’
‘뭔가가 있군.. 흠.. 이 녀석들... 눈을 보면 알 수 있지.
심하게 동요하는 생각... 이 녀석, 수경이랑 역시 사귀고 있었나..’
현준만의 생각은 아니다.
사실, 같은 반 학생들은 수경과 지우가 서로 그동안 애틋한 감정을 키워오며..
워낙 사이가 좋고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수차례 목도한 터라,
남학생이나 여학생 모두 둘이 이미 사귀고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실상은 두 사람 모두 부끄러워서 명확한 태도를 취하지도 않고
서로의 감정과 눈치만 살필 뿐, 사귀자는 고백을 한 것도 아니지만...
수경도 왜 지우 앞에서 스스로 작아지는 지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자신의 감정은 잘 알고 있다. 마음 속에는 지우 오직 하나 뿐이다.
주원은 오랜 방황 끝에 학교로 돌아와서.. 감사하고
또 내가 작은 일이지만 한가지 해냈구나.. 하는 성취감도 주는 아이라서
기쁜 마음에 반겨준 액션이 조금 컸는데..
지우의 알 수 없는.. 자신을 의심하는 표정을 보니..
가슴을 콱- 죄는 답답한 심경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기가 왠지 괴로워서
부자연스럽게.. 주원을 등 떠밀고 나와버렸다.
"지우야.. 이상한 오해는 안 할 거라고 믿어.. 내 마음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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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의 수경 에피소드는 진작 적었어야하는 이야기인데, 미루다가
개인적으로는 아주 흥미진진하게 즐기며 집필했습니다.
오늘은 한가지 사실을 밝히려고 합니다.
먼저.. 제 나이를 대략 말씀드리면..
민방위이며 "1976년~81년생" 사이 출생자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나이 맞추지 마시라고...ㅋㅋㅋ
대략의 나이까지 말씀드린 이유는
23살에 군 전역한 후 몇년 후에, 우연한 기회로 만난 여자와 연애에 빠지게 되었는데
이 "황영애"라는 캐릭터가, 저의 자전적인 경험담에 몇가지 설정을 붙여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크게 세가지를 차용했습니다.
1) 나이에 비해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려보이는 "동안 외모"
2) "뛰어난 미모의 유부녀"
3) 주인공 영애와 90% 이상 일치하는 성격
입니다. 그밖에 뭐가 다른지 생각을 해보니..
나이, 실명, 무대의 배경, 신장.. 적어놓고 보니 그냥 부수적인 것들 같습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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