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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0:07 769회 0건
- 하하하하. 세 번째 게임도 끝이 났군요.

2층 로비의 대형 스크린에는 네 사람이 서 있었다.

민혁과 서영 부부, 그리고 영수와 은희 부부.

2라운드의 모든 게임이 끝났고 과정이야 어찌됐든, 이제 결과를 받아 들여야 했다. 민혁과 서영의 표정은 생기가 없을 정도로 풀이 죽어 있었고, 그에 반하여 영수와 은희는 매우 활기찬 모습이었다.

두 쌍의 부부의 모습이 상반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한 팀은 3승을 거두며 칩 개수를 5개로 늘리며 3라운드에 진출했고, 다른 한 팀은 3패를 당하며 루저 제도의 희생양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 놀라운 결과입니다. 사실 두 팀의 부부가 사전 협의를 할 때, 내심 실망감을 감출 수는 없었거든요. 하하하. 게임이란 항상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하는데... 하하하. 다들 아시겠지만, 결과 발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굳이 치킨 박이 입을 열지 않아도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2라운드 게임의 결과를 알고 있었다.

- 김영수, 박은희 부부, 축하드립니다. 3전 전승으로 3라운드에 진출하셨습니다. 하하하하.

치킨 박의 결과 발표 선언이 이뤄지고, 영수와 은희는 서로를 안고 팔짝팔짝 뛰며 즐거워했다.

-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루저가 생겼군요. 1승이면 족했는데... 3연패라니... 아쉬운 결과입니다. 최민혁, 김서영 부부, 루저가 되셨습니다.

치킨 박의 확인 사살이 이뤄졌다. 민혁과 서영은 약속이나 한 듯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모든 것이 끝났다. 이렇게 쉽게 끝날 것이었다면, 애초에 도전을 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러나 허망한 시간은 이미 엎질러진 물과 같았다.

- 최민혁님가 김서영님은 지금 이 시간부로 저희 컴퍼니의 재산이 됩니다. 하하하. 약속하셨지요? 그럼 시간을 조금 드리지요.

치킨 박의 말에 민혁과 서영이 어리둥절하고 있었다.

“무... 무슨 시간... 이죠?”

어렵사리 서영이 치킨 박에게 질문을 했고, 그 질문에 치킨 박이 잔인하게 대답을 했다.

- 뭐.. 일종의 작별인사랄까요?

“작별이라뇨?”

이번에는 민혁이 반문했다.

- 충분히 설명 드리지 않았습니까? 루저가 되면 그 즉시 여러분의 신체가 저희 컴퍼니에 귀속된다고요. 하하하. 시간 없습니다.

단호한 치킨 박의 말에 민혁과 서영은 서로 할 말을 잊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얼굴만 바라볼 뿐이었다. 실감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음... 됐습니다. 시간은 충분히 드린 것 같고...

몇 분의 시간이 지나고 치킨 박이 다시 입을 열었다.

- 우리 직원들! 뭐 해? 두 분 모셔야지... 하하하.

치킨 박의 지시에 주위에 있던 건장한 모습의 컴퍼니 직원들 여럿이 민혁과 서영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민혁과 서영의 양팔을 잡으며 각자 어디론가 끌고 가기 시작했다. 민혁과 서영이 필사적으로 반항을 하지만, 말 그대로 반항일 뿐, 점점 서로는 멀어지기 시작했다.

“아... 안 돼.”

“여... 여보.”

“정말로... 정말로... 이렇게 헤어진단 말이야!! 안 돼!!”

“우리 딸은... 우리 딸... 연아....는...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서로 멀어지는 민혁과 서영이 애원하지만, 그 누구도 도와 줄 사람은 없었다. 경쟁 부부였던 영수와 은희는 민혁과 서영의 애절한 생이별을 보며 즐기고 있을 뿐...

“풋... 내가 저렇게 만들 거랬잖아.”

“잘했어. 자기야.”

영수와 은희는 너무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누리고 있었다. 특히 영수는 서영을 탈락시킨 것을 그 누구보다 기뻐했다. 3라운드에 진출해서 언젠가 다시 만나면 정말 무서운 적이 될 여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제발... 시간을... 시간을 더 주세요.”

“살려주세요”

민혁과 서영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여전히 아련한 목소리는 들려왔다. 그 목소리를 보고 치킨 박이 웃으며 중얼거렸다.

- 하하하하. 그래서 내가 시간을 줬지 않습니까?

***

“자... 자기야.”

“으.. 응.”

“무슨 생각 해?”

서영이 민혁의 팔을 툭 치며 말을 걸자, 그때서야 민혁은 악몽 같은 상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잠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며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민혁이었지만, 몸은 온통 식은땀으로 푹 젖어 있었다.

“아.. 아니... 잘 될 거야.”

“나도... 그렇게 믿어.”

2층 로비의 대형 스크린에는 현재 네 사람이 치킨 박을 기다리고 있었다. 2라운드의 세 번째 게임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민혁과 서영은 물론, 이미 3라운드 진출이 결정 된 영수와 은희 마저 긴장한 채로 대기 중이었다.

“말이 돼. 씨발. 아니, 타이머가 똑같이 5분 35초에서 멈췄으면 이거 무승부 맞잖아. 무슨 비디오 판독을 한다고 난리야!”

대기 중인 영수는 계속해서 불만을 표현했다. 세 번째 게임을 하면서 각 방에서는 공격자인 여자들이 남자들의 자지를 발기시키는 데 성공을 했다. 남자들의 발기가 확인이 되는 순간, A 방에서는 은희가 환호성을 내질렀고, B 방에서는 서영이 승리했음을 확신했다.

그러나 공교롭겠던 A와 B 방의 스크린에는 모두 5분 35초에 타이머가 멈춰 있었다. 놀랍게도 똑같은 시간에 민혁과 영수가 발기를 했던 것이었다.

“그러게. 남은 시간이 똑같으면, 무승부 아닌가요?”

영수의 말에 은희가 맞장구를 쳤지만, 민혁과 서영은 대꾸를 하지 않았다. 물론, 굳이 대꾸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씨발.. 저 놈년들을 그냥 보내버려야 하는 건데...”

영수가 거침없이 민혁과 서영에 대해 저주를 퍼붓고 있었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 스크린에 치킨 박이 등장을 하였다.

-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하하.

“아니... 남은 시간이 똑같았다면 무승부가 아니오?”

치킨 박이 등장하자마자 영수가 거친 항의를 했다. 따지고 보면 영수의 주장도 결코 틀리다고는 할 수 없었다. 시간제한이 있는 게임에서 두 팀이 임무를 완수하고 남은 시간이 같았다면, 무승부라고 결과를 내려도 이상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 음음... 저희 컴퍼니 입장은...

영수의 항의에 치킨 박이 입을 열자 민혁과 서영은 엄청난 긴장감을 누르며 지켜보기 시작했다. 치킨 박의 말 한 마디에 자신들의 운명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수의 말처럼 무승부로 선언을 해버리면, 자신들은 루저가 되었다. 그러면 정말로 끝이었다.

- 일단 죄송하다는 말씀을 두 팀에게 올리고 싶습니다. 하하하. 저희가 세 번째 게임을 준비하면서 이런 경우는 전혀 상상도 못했거든요. 오로지 무승부는 여자 두 분이 남자 두 분의 발기를 못 시켰을 때만 생각을 했거든요. 이렇게 시간이 똑같이 남은 상황에서 발기에 성공 시킬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하하하.

“아니.. 남은 시간이 같다는 말이 똑같은 시간에 발기를 시켰다는 말과 무엇이 다르오? 결국 무승부 아니오?”

다시 한 번 영수가 거칠게 항의를 했다. 민혁과 서영을 기회가 닿을 때, 아예 죽여버리겠다는 생각이 강한 영수였다.

- 게임에 대한 허점... 저희 컴퍼니가 인정합니다. 하하하.

‘... 게임의... 허점.’

치킨 박의 입에서 허점이라는 말이 나오자, 서영은 에이스가 떠올랐다. 에이스의 조언을 되새겨 보면 분명 게임이 완벽하지는 않다고 했다. 허점이 있을 것이라고 했고, 지금이 딱 그러한 상황이었다. 서영은 이 허점이 자신과 민혁을 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 대신에 저희 컴퍼니는 이렇게 설명 드리고 싶군요. 애초에 이번 세 번째 게임은 주어진 임무를 완수한 후, 남은 시간이 많은 쪽이 승리한다고 아니었습니다. 인정하시죠? 하하하. 승리를 하는 조건은 발기를 먼저 성공 시키는 쪽이라고 분명 공지했습니다. 하하하. 즉, 남은 시간이 같다고 해서 발기도 똑같은 시간에 했을 것이라고는 확신할 수 없지요.

“궤변이오!”

치킨 박의 말에 영수가 소리를 쳤다. 그리고 민혁과 서영은 자신들이 한 고비를 넘겼음을 알 수 있었다.

- 하하하. 그래서 비디오 판독을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저희 영상 팀이 100분의 1초까지 판독을 할 수 있다고 하군요. 100분의 1초마저 똑같아 버리면, 저희는 무승부라고 결과를 낼 것입니다만...

치킨 박의 말을 들으며 서영은 결과가 결코 무승부로 끝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 느린 화면을 몇 번 돌려본 결과, 승패가 나뉘었음을 확인했답니다. 하하하.

더 이상 영수도 항의를 할 수 없었다. 느린 화면으로 판독이 가능하다면, 치킨 박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하하하.

치킨 박을 보는 네 사람 모두 긴장한다. 한 팀은 살아남아야 하기에 긴장했고, 다른 한 팀은 상대를 죽여야 하기에 긴장했다.

- 아무래도 루저 위기에 몰린 최민혁님과 김서영님이 더욱 긴장하시겠지요. 결과는... 두두두두두둥!

긴장 된 순간에 방정 맞는 짓을 하는 치킨 박이었다.

- 하하하하. 영상으로 확인 하시죠.

치킨 박의 장난질에 민혁과 서영은 심장이 터질 것 만 같았다.

‘씨발 새끼... 내 언젠가 저 닭대가리를...’

화가 난 민혁이 마음 속으로 욕을 했다. 그리고 그 상황에 대형 스크린에는 치킨 박이 사라지고 화면이 양 분할 되면서 두 개의 자지가 나타났다. 치킨 박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그의 목소리는 들려왔다.

- 왼쪽이 최민혁님 자지, 오른쪽이 김영수님 자지입니다. 하하하. 김영수님 자지가 매우 크군요. 하하하.

두 남자의 자지가 스크린에 등장했지만, 그 누구도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 이미 그런 감정을 잊은 지 오래였다.

- 저희가 지표면과 수평이 되면 발기 상태로 인정한다고 했습니다. 하하하.

치킨 박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스크린에는 지표면과 수평이 되게 빨간 선이 하나 그려졌다. 이 빨간 선과 자지가 일치가 되면 발기로 간주가 되는 듯 했다.

- 빨간 선... 이 빨간 선과 자지가 일치가 되면 발기 상태입니다. 하하하. 이제 화면을 천천히 돌려 보도록 하지요. 누가 이겼을까요? 하하하. 따라란... 따라란... 따라란... 쿵짝짝 쿵짝짝...

치킨 박의 실없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네 사람은 모두 스크린의 두 자지에 집중할 뿐 이었다. 조금씩 두 자지는 부풀어 오르면서 고개를 들고 있었다. 아주 비슷한 속도로 발기가 되고 있었고, 억만겁 같은 몇 초의 시간이 흘렀지만, 누가 승리한지는 알 길이 없었다.

“하아.. 하아...”

민혁은 자기도 모르게 숨이 가빠지고 있었다. 그건 서영도 마찬가지였다.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 자... 이제... 결과가 나옵니다. 하하하하하.

천천히 발기가 되는 자지들이었지만, 빨간 선에 자지 기둥이 붙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차이가 나고 있었다. 그리고 몇 초의 시간이 더 흐르자, 자지 하나가 정확히 빨간 선에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를 확인 한, 민혁이 쓰러졌다. 그리고 서영도 주저앉았다.

- 축하드립니다. 김영수, 박은희 부부, 최민혁, 김서영 부부 3라운드 동반 진출입니다! 하하하하.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 스크린의 오른쪽에 있던 영수의 자지가 약 0.4초 정도 빨리 발기 상태가 되었다. 민혁과 서영은 가까스로 루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극도의 긴장감에서 벗어나자 바닥에 주저앉은채로 서로를 껴안고 울기 시작했다.

“흐... 흑... 흑...”

“... 울지 마... 흑...”

왜 우는지 알 수는 없었다. 그러나 민혁과 서영의 눈에서는 마냥 눈물이 쏟아졌다.

“씨발!”

“운이 좋네.”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민혁과 서영을 보고 영수와 은희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 3라운드 진출이 매우 기쁘신가 보군요. 하하하. 저희 컴퍼니가 준비한 섹스 게임은 이렇게 재미와 감동이 함께 한답니다. 하하하하.

치킨 박은 여전히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를 했다.

- 이제 집에들 가셔야 하는데, 약속대로 김영수, 박은희 부부님께는 판돈 칩 1개와 더불어 2승을 하셨으니, 총 3개의 칩을 드리겠습니다. 하하하. 최민혁님과 김서영님은 칩 2개를 받아가시면 될 것이고... 하하하. 저희 컴퍼니에서 차비 또 준비했답니다. 100 만원씩 받아 가시길 바라며... 3라운드 게임 일정은 차후 통보를 하겠습니다. 하하하

누가 듣든 말든 치킨 박의 말은 이어졌다.

- 다음 3라운드에서 웃는 얼굴로 봤으면 합니다. 하하하. 안녕히 가시기를...

스크린에서는 치킨 박의 모습이 사라지고, 이어서 영수와 은희도 2층 로비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2라운드 게임 전에는 원수 같았던 영수와 은희였지만, 지금은 세상 그 누구보다 다정한 부부 사이가 되어 있었다.

“흑... 흑...”

"고... 고생했어... 흑... 흑...“

그리고 2층 로비에 남은 민혁과 서영은 그렇게 한동안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 23부에서 이어집니다.

- 일요일은 글이 없을 수도 있고, 업뎃을 하더라도 저녁이 될 수도 있고, 확답을 못합니다.

- 3라운드 게임을 다시 생각 좀 해봐야 할 것 같아서...

- 즐거운 주말 되시고, 가시는 길 추천 팍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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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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