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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0:40 2,044회 0건
형수가 생겼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남자 둘이 사는 집에 여자가 들어오면 더 편할 것이라 생각을 했지만, 딱히 편해진 것은 없었다. 타냐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형수도 나름대로 힘들 것이다.

요리. 이걸 뭐 어쩌겠나? 나도 우즈베키스탄 요리 하라고 하면 하나도 못 할 것이다. 타냐 역시 한국 요리를 하나도 하지 못 했다. 그래도 배우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다. 내가 요리를 할때면 옆에 항상 서있고 이거 저거를 물어보고는 했었다. 잘 통하지도 않는 말로 하려니 약간 귀찮은 것도 있었지만, 타냐같은 예쁜 사람과 얘기를 하는 것만도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청소, 빨래. 이건 편해졌다. 타냐는 그런 것도 군말없이 열심히 했다. 군말을 하고 싶어도 말을 못 해서 못 했을테지만...

사실 일이라고 할게 별로 없었다. 가구일이라는 걸 여자가 하기에는 무리였다. 청소, 빨래. 그 정도만하면 타냐의 일이 끝났다.

이 정도면 편한 것 같지만 타냐는 쉬지 않았다. 계속 공부를 하는 것이다. 한국말 공부. 한국말 공부를 하다가 모르는 게 있으면 늘 먼저 다가와 물어봤다.

“도련님. 디스...”

어디서 도련님이라는 단어를 배워왔는지 도련님이라고 부르고는 모르겠는 사전의 단어를 짚어가며 물어봤다. 영어를 거의 모르며 기피하는 큰형보다는 그래도 조금이나마 영어 쓰는 것을 덜 두려워하는 나에게 물어보는 것이 나으니 그러는 것이다.

둘이 짧은 영어로 대화를 해야하니, 오히려 대화시간이 길어지고는 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될 것을 설명을 못하니 계속 대화하고, 또 대화하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단어 하나를 알려주면 해맑게 웃고는 그 단어를 반복해서 말하며 좋아하는 것이었다.

“오, 아저씨! 도련님 아저씨! 헤헤헤.”

아저씨라는 단어를 알려줬더니 나에게 아저씨라고 손가락질 하며 웃으며 말하고 그런 것이다.

“타냐는 아줌마, 아줌마!”

“타냐, 아냐. 아줌마 아냐.”

이런 식으로 짧고 서투른 한국말로 대화를 하고 있자면 뭔가 형수같은 느낌이 안 나는 것 같았다. 형수보다는 친구나, 편한 동생, 어쩌면 여자로 느껴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긴 여자로 느껴진다고해도 이상할 건 없지 않은가? 친가족도 아니고, 형수였다. 사실 나나 형이나 타냐를 알게된 것은 거의 같았다. 만약에 내가 나이가 많고, 형이 나보다 동생이었다면 내가 타냐의 남편이었을 것이다.

그런 마음이 생기긴 했지만 내가 뭐 다른 이상한 마음을 먹은 것은 아니다. 여자로 느껴지는 사람이 세상에 한둘이겠는가? 김사랑을 여자로 느낀다고 뭐 달라지는 것이 있겠는가? 그저 김사랑을 생각하면서 자위를 한다거나 하는 등이다. 그런다고 뭐 범죄인가? 아니다. 그냥 그런 것이다.

그냥 그런 것. 그냥 그런 것. 이렇게 마음을 먹지만 타냐의 속옷은 단순히 그냥 그런 것이 아니었다. 우즈베키스탄은 속옷이... 이런가? 타냐가 우즈베키스탄에서 직접 가져온 속옷들은 하나같이 야했다. 몇몇이 야했으면 타냐가 야한 여자인가 의심을 하겠지만, 오히려 하나같이 야하니 우즈베키스탄은 이렇게 입는게 보편화되었나 의심이 되었다.

속옷들은 색부터 섹시했다. 검정, 빨강, 보라, 연두... 여러 가지 총천연색 속옷은 어렸을 때 보았던 부자친구의 크레파스처럼 나의 호기심과 흥미를 끌었다. 내것이 아니었지만 훔쳐서라도 갖고 싶었던 그 크레파스처럼... 저절로 손을 끌어당기는 것만 같은 것이다.

나는 그때 크레파스를 훔치지 않았다. 부모님과, 형을 생각해서 참은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참기가 어려운 것 같다. 나는 훔치는 것도 아니다. 잠깐, 그저 잠깐 관찰만하고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을 것이다.

나는 연두색을 집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밝은 연두색. 파스텔톤이었다. 타냐의 새하얀 속살에 연두색 속옷이 입혀진 모습을 상상했다.

아, 이런 상상을 하다니. 순간 내가 갑자기 미워졌다. 뜬금 없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죄책감이란 것은 그렇게 뜬금없이 찾아오는 것이었다. 나는 다시 연두색 속옷을 건조대 위에 올려놨다.

그리고 내방으로 들어왔다. 흠... 흠... 생각이 가시지 않았다. 타냐의 커다란 가슴, 잘록한 허리, 한아름 안아주고 싶은 엉덩이... 그것도 오리궁뎅이처럼 튀어나와 옆을 지나갈 때면 한 대 툭 쳐주고 싶은 엉덩이...

그리고 그것을 가리기에는 역부족인 속옷... 어째서 저런 팬티를 입지? 저 팬티를 입으면... 엉덩이의 양옆이 많이 튀어나올 것이다. 다는 아니지만 엉덩이의 반정도만 가리는 팬티... 나와 얘기를 나눌때도 그런 걸 입고 있나?

팬티생각을 그만하자! 물론 브래지어도!

하지만 타냐 생각을 멈출 수는 없었다. 팬티도, 브래지어도 제외한 생각... 알몸의 형수였다.

알몸의 형수는 바닥에 엎드려있었다. 나에게 엉덩이를 보이면서... 나는 그것을 보고 달려가고 싶었다. 그러나 나보다 먼저 달려가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큰형... 큰형은 자그마한 몸같이 자그마한 물건을 가지고 타냐에게 달려들었다.

큰형이지만 작은 형... 하지만 힘까지 안 좋은 건 아니었다. 작은 체구에서도 가구를 나를 때보면 나와 비슷할 정도다. 자연히 허리도 튼튼할 것이다. 그런 형의 아래에서 어느새 타냐는 신음하고 있었다.

그리고 초점이 풀린 눈으로 나를 보고있었다. 그러면서 신음을 참았다. 마치 내가 보고있어서 신음을 내지 않는다는 뜻인 것처럼. 내가 지금은 이 사람한테 깔려있지만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듯한 표정.

나는 멈출수가 없었다. 결국

찌익!

정액은 천장을 향해 발사했고...

끼익!

문이 소리를 내며 열렸다.

"도련님, 뭐해?"

형수였다. 형수는 내 상상 속과는 다르게 너무도 해맑은 표정으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서있었고... 나는 자지를 내놓은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형수도 순간 내가 뭐를 하는 줄 알아차리고는

"도련님, 바빠!"

하고는 문을 급하게 닫고 나갔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순간 나는 당황했다. 당황정도가 아니었다. 지금 내 모습을 보자! 한손에는? 한손에는 자지를 쥐고 있고... 그것도 그냥 쥐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정을 해서 손에도 정액이 약간 묻어있었고... 표정! 표정은 또 어땠을까? 어떠긴 어떻겠냐? 오르가즘에 가득찬 표정일 것이다. 형수에게 자위하고 있는 모습을 들키다니... 게다가 내 나이가 한두살인가? 스물여덟살이다! 스물 여덟 먹고서 스물하나짜리 형수앞에서 자위하는 걸 들킨 것이다...

마음이 정리가 안 됐다... 10분... 20분... 나는 그저 정액을 닦은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려놓고 패닉상태에 있는 것이다.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라고 생각을 했지만... 난 원래 자위를 했다. 그때 특별히 잘 못한 건 아니었다. 내 나이가 스물여덟인데 자위를 한것도... 스물여덟인데 솔로이면 더 자위를 할거라 생각이 들었다.

진짜 다행인 것은 내가 형수의 속옷을 가지고 자위를 한 것이 아니란 것이다. 만약에 그때 속옷을 가지고 했다면 형수를 대상으로 자위를 했다는게 확실한 것이니 빼도 박도 못 하겠지만... 이건 그냥 단순한 자위였다. 건장한 남자가 자위를 하는 것 정도는... 이해해줄 것이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라고 자위하고는, 에이 아니 스스로를 위로 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꺄아아아아아악!

비명소리였다. 형수의 비명소리. 아마도 가구 창고에서 나는 소리 같았다. 갑작스런 비명이라... 무슨일일까. 두근두근 거리며 뛰어간 곳에는 내 상상보다 더 최악의 상황이 벌어져있었다.

형이... 깔렸다.

커다란 책꽂이 밑에 깔려있었다. 아마도 저 책꽂이를 옮기려고 하다가 힘에 부쳤는지 넘어진 모양이었다. 형은 책꽂이에 깔려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옆으로 흐르는 피를 보니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자연스레 알 수 있었다.

얼른 책꽂이를 걷어내야했다. 책꽂이를 걷어내려 하자 소리가 들렸다. 아... 아... 형의 신음소리. 죽은 것은 아니었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냐 타냐 119! 119!"

"응? 뭐?"

타냐는 119가 뭔지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나는 책꽂이를 간신히 들어냈다. 내가 들기에도 이렇게 힘든 것을 뭐하러 혼자 들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급하게 119에 신고를 했다.

얼마 후, 앰뷸런스가 왔다. 형은 앰뷸런스에 실렸다. 그리고 병원...

3개월 후

추석이 되어서 형은 형수와 왔다. 큰형이 아닌 작은형... 큰형은 여전히 병원에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아는 사람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근처 도시에 있는 작은형이 있는 병원에 입원을 했었다. 의식은 돌아왔지만 하반신 불구가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나와 작은형은 추석에 큰형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시골집에 모였다. 나, 큰형수, 작은형, 작은형수. 이렇게 맞는 명절은 처음이라서 그런지 뭔가 어색한 느낌이었다.

타냐가 온지 6개월 정도가 흘렀지만 작은형은 원래 우리를 그렇게 찾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작은형부부와 만난 적은 거의 없었다. 물론 타냐와 작은형은 타냐가 형의 간병 때문에 병원에 많이 가기 때문에 많이 만났을 것이다.

가장 어색한 것이라고 하면 타냐와 작은 형수다. 그리고 뭔가 서열도 엉켜있었다. 타냐는 이제 스물한살밖에 안 됐지만, 스물여섯의 작은 형수보다 윗사람이었다. 작은 형수는 형님이라고 불러야하는 사람인 거다.

내가 잘 이끌어주고 싶었으나, 나도 작은 형수와 크게 친한 편이 아니었다. 형이 올때야 오는데 형이 자주 안오니 여태까지 만난 것도 열 번쯤 만났을 것이다. 뭐, 만나면 딱히 어색하지는 않지만 크게 친하거나, 따로 연락을 하거나 하지는 않을 정도니 내가 앞장 서서 친하게 만들기도 애매했다.

나는 결국 집밖으로 나왔다. 얼마 후 작은 형수도 밖으로 나왔다.

"도련님, 저희 잠깐 뭐 좀 사러가요."

"예?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

"그래도 추석인데 과일이 너무 없는 것 같아서요."

타냐가 한국의 추석문화를 잘 아는 것도 아니었고, 나 또한 형이 저러니 제대로 차릴 수가 없었다. 확실히 추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허전하기만한 모습이었다.

"예, 그것도 그러네요. 형하고, 형수 불러올게요."

"아니에요. 그냥 우리 둘이서 가요."

형과 타냐를 두고 간다는게 좀 이상했지만 그냥 쉬고 둘이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집이 좀 떨어진 시골이기 때문에 과일도 살 겸 다른 것도 살 겸해서 마트에 가기로 했다. 마트는 좀 멀기 때문에 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집에서 조금 멀어졌을 때에 형수의 입에서 놀라운 말이 튀어나왔다.

"도련님. 저랑 섹스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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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만 올렸는데 저번 제 소설에서 가장 많이 받았던 조회수를 넘겼습니다. 추천수가 최고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깜짝 놀랄 정도의 반응이었습니다.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아무리 바빠도 연재기간이 일주일은 안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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