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구 세상이 어찌 되려고 이러나. 낫살 먹은 여자가 첨보는 남자한테.”
미애는 그 아주머니를 겨냥한 듯 혀를 끌끌 차면서 빈정대며 나를 따라왔다.
나는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침대에 벌렁 누웠고 미애는 세면장으로 향했다.
곧이어 탕에 물 받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누웠다가 몸을 뒤집어 엎드렸다.
그 때 현관문이 열리며 아주머니가 숙박계를 들고 왔다.
“우리 자고 갈 거 아니에요. 그냥 씻고 갈 거예요.”
내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미성년자들은 아니죠?”
민증 까라는 소리는 안했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어려 보인다는 뜻 아니겠나.
그 때 미애가 세면장에서 나왔다.
“물 시원하지요? 산에서 내려오는 약수라우.”
“네에.”
미애가 건성으로 대답했다.
나는 방값을 치루며 눈으로 아주머니의 몸매를 더듬어 보았다.
중년 치고는 몸매 관리를 잘 한 듯 보였다.
누구를 꾀려는지 얼굴엔 화장을 떡칠하고 있었다.
우리는 함께 탕에 들어가 서로를 씻어 주었다.
산에서 풀지 못한 운우의 정은 침대에서 풀었다.
내가 저녁을 시키려고 했더니 미애가 그냥 집에 가잔다.
집에 가서 잃어버린 초밥을 새로 만들겠단다.
기어이 자기의 실습 솜씨를 나에게 먹이고 싶은 모양이었다.
미애가 부엌에서 초밥을 만드는 동안 나는 담배 한 개비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누가 들을까봐 대문을 나와 차가 시끄러운 대로변에서
부재중 전화를 띄우고 통화를 눌렀다.
화면에 입꼬 버꼬 쇼핑몰사장님이라 뜨고 곧바로 통화가 연결이 되었다.
“아! 사장님 안녕하세요. 민호에요.”
“응 자기잉! 지금 통화 가능해요?”
지희의 목소리가 한 쪽 코를 막은 듯 낭랑 해져 있었다.
“예. 통화 가능 합니다. 무슨 일 있으세요?”
“보고 싶어서 전화 했죠. 나 오늘 집에 못 들어간다고 연락 했어요.”
집에 못 들어간다고 연락 했으면 바쁜 일 있을 텐데. 왜 나를 보고 싶데?
“와 주실 거죠? 기다려도 되죠? 자기잉!”
지희의 코맹맹이 소리에 내 몸이 녹아 내렸다.
“좀 늦겠는데요. 괜찮을까요? 사장님.”
“늦어도 기다릴게요. 몇 시쯤이나. 예상시간도 없나여?”
“늦어도 10시 까지는 가겠습니다. 사장님.”
통화가 끝났다. 나는 갑자기 바쁜 남자가 됐다.
미애하고 있으면서 지희와 만남을 약속 했다.
지희와 있으면 미애의 부재중 전화가 차곡차곡 쌓인다.
집에 들어오니 미애가 초밥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하얀 접시를 놓고 원형으로 초밥을 진열해 놓았다.
두 개만 더하면 접시 두 개가 하나씩의 원을 그릴 차림새였다.
나는 부엌을 지나쳐 침대로 가면서 고민에 빠졌다.
어떡하면 미애를 빨리 집에 보내고 내가 지희에게 갈 것인가?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아양을 떠는 미애를 빨리 집에 보내야 하는 나도 괴로웠다.
그렇지만 지희가 나하고의 만남을 위해 오늘 집에 못 들어간다고
연락까지 했다는데 내가 외면하는 것도 순리는 아니었다.
은근히 보고 싶다. 미애를 앞에 두고 지희가 보고 싶다. 인간의 두마음.
내 스스로도 이해할 수가 없다. 지희하고 있으면 미애가 보고 싶을까?
아니다. 지희와 있으면서 미애의 전화도 받지 않았던 나다.
그러면 내 마음은 지희에게 쏠려 있단 말인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는 미애 보다 한낱 불장난에 지나지 않을 지희가 더 끌린다.
차이가 무엇일까? 지희가 용돈을 주기 때문인가. 지희가 더 완숙한 여인이어서 인가.
지희가 더 순종적이고 조심스러운 점이 나를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나에게 폭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는 지희에게 내 마음도 쏠리고 있음이 분명했다.
미애는 자기가 만든 초밥을 집어서 내 입에 먼저 넣어 주었다. 그리고 자기도 먹었다.
지희라면 초밥을 내 입에 넣어주지 않고 먹으라고 접시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기다릴 것이다.
거기에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 지희는 기다릴 줄 알고 미애는 앞서간다.
지희가 여자라면 미애는 누나 같았다. 누나라고 하면 또 삐칠 테지만.
“자기야. 이거 먹고 운동 좀 하고 일찍 자라. 오늘 피곤하겠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일이 뜻밖에 쉽게 풀릴 낌새였다.
“왜? 이제 가려구?”
“자는 사람 깨워서 산에 오르고 줄행랑 치고 후 후 힘들만 하지.”
“하긴. 피곤하기는 하다. 푹 자자. 밤새도록.”
“배는 꺼지거든 눈 붙여. 밥 먹고 그냥 자면 몸 관리 안 돼.”
“운동? 무슨 운동. 숨쉬기 운동?”
미애가 나를 흘겨본다. 일일이 생각해 주는 마음이 갸륵하다.
“헬스 끊어 줄까? 아무 시간이나 가면 되는데.”
“알았어. 내가 알아서 할게. 염려 마.”
어느새 이야기 하는 동안 접시 두 개가 다 비워졌다.
미애의 손에 의해 접시 하나는 내 입으로 골인 했고 하나는
미애의 입으로 다 들어갔다. 접시가 아니고 접시위의 초밥이
두 사람의 입으로 다 들어갔다. 식사가 끝나자 미애가 가방을 챙겼다.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 갖은 핑계를 대서 ?아 보낼 작정인데
스스로 일어나 주다니. 지희에게 가는 것은 꿈에도 모르리라.
“벌써 가려구? 한바탕 안 하구?”
미애가 눈을 흘겼다. 그리고 입술을 쑥 내민다. 눈을 살포시 감고.
나도 고개를 디밀어 입술을 맞추었다. 타액을 주고받으며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접시는 설거지통에 담아놔. 냉장고에 찌개 있어.”
미애는 마누라처럼 일일이 챙기며 집을 나섰다.
나는 미애의 차가 완전히 떠나는 것을 손 흔들며 확인하고 택시를 잡았다.
택시를 타자마자 전화를 걸었다. 입꼬 버꼬 쇼핑몰 사장님에게.
“사장님. 민호 지금 출발 합니다.”
“아. 그래요. 자기 늦는다더니. 저도 방금 들어 왔어요.”
방금 들어오다니. 어디 갔다가 왔단 말인가. 어디 갔다 왔는지 묻지는 않았다.
“아예. 일이 빨리 끝났어요. 사장님 보고 싶어서 서둘러 끝냈죠.”
“고마워요옹. 어서 오세요. 저도 보고 싶어요. 자기 얼굴이 지금 내 앞에 있어요.”
지희의 목소리는 맑고 깨끗했다. 내 앞에서만 발성되는 코맹맹이 소리도 자지러진다.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죠?”
“그럼요. 자기 온다고 다 퇴근 시켰어요. 미리미리.”
통화는 끝났다. 그런데 피곤하다. 산에 갔다 와서인가?
“어디 재미 보러 가십니까?”
기사가 통화 내용을 듣고 말을 걸어 왔다. 숨길 필요는 없었다.
“예. 돈 많은 여자가 저를 좋아 한 다네요.”
나는 빙긋이 웃었다. 기사도 덩달아 웃었다.
“연상의 여인이군요. 가정이 있는.”
택시는 내리면 그만이니까 부담이 없었다.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들통이 나겠지만
택시는 내리면 그만이니까. 나는 기사에게 지희와의 얘기를 대충 했다.
“그런 여인은 터프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가정에 불만이 있거나 손님에게 반했을 테니까요.”
“둘 다 인것 같아요. 남편에게 불만도 있고. 나의 젊음에 반한 것도 같고.”
“여자는 지배해야 내 것이 됩니다. 끌려가면 언젠가 놓쳐요.”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운전기사는 여자 경험이 많은 듯 했다.
“둘이 있을 때는 아까처럼 존대를 하면 안 됩니다. 말을 놓으세요.”
“네에.”
“필요하면 욕도 하고. 그런 여자일수록 함부로 다루어야 말을 잘 듣습니다.”
“네에.”
나는 택시 안에서 성교육을 받고 있었다. 연애 기술을 배우고 있었다.
기사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내가 보기에 그는 연애 박사였다.
“시키는 대로 하면 여자는 싫증을 냅니다. 무시하고 억압하고. 줄 듯 하면서 주지 않고.”
“네에.”
“그렇게 안달이 나야 여자가 몸살을 앓는 겁니다. 남자가 쥐여살면 무지 피곤하지요.”
“네에.”
“오늘 가시면 말부터 놓으시고 여자를 개무시 하세요. 금방 달아날 것처럼.”
“그러다가 여자가 쌩 까면요? 약 올라서 안 보겠다고 하면 헛일이잖아요?”
“약 올라하면 성공인 겁니다. 쌩 깔 여자면 첨부터 붙지 않았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화번호라도 주고받고 앞으로 많은 교육을 받고 싶었지만,
인생에 통달한 운전기사에게 머지않아 모든 게 들통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알면 기사양반이 지희를 뺏어 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연애는 밀고 당기기를 잘해야 해요. 너무 냉대하면 여자가 자신감을 잃을지도 모르죠.”
“네에.”
“너를 좋아한다. 예쁘다. 마음에 든다는 표현을 줄기차게 하면서 별거 아니라는 행동을 하세요.”
“어렵군요.”
“그런 여자는 돌려 먹어야 되는데. 저 한테 한 번 보여 주시죠?‘
운전기사가 내 예상대로 속셈을 드러냈다. 나는 일부러 소리 내어 껄껄 웃으며
운전기사의 말을 막았다. 나쁜 놈. 내가 어리다고 수작을 부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나는 말문을 닫았다. 더 이상 얘기하면 내가 기사에게 넘어 갈 것 같아서였다.
공터 끝에 도착해서 택시에서 내렸다. 기사는 내리는 나에게 격려의 말을 던졌다.
“끌려 다니지 말고 제압 하세요. 여자는 길들이기 달렸어요.”
나는 손을 흔들며 미소로 택시를 떠나보냈다. 5m 정도 가서 택시가 멈춰 있었다.
나는 도로를 건너 쇼핑몰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기사가 차안에서 나의 행방을 ?고 있을 것 같은 불안감에서였다.
내 머릿속에는 기사의 교육이 가득 찼다. 생각이 많아졌다.
“제압 하세요. 여자는 길들이기 달렸어요.”
듣고 보니 맞는 말인 것 같았다. 어떻게 제압하나? 그 것이 문제였다.
택시가 떠나는 것을 보고. 내 눈에서 완전히 사라진 후에
나는 다시 도로를 건너 입꼬 버꼬 쇼핑몰을 향했다.
피곤하다. 며칠 전 지희와 진땀을 빼고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미애에게 시달리고.
오늘도 눈 뜨자마자 산에 오르고. 산에서 헐떡거리고. 줄행랑치고.
모텔에서의 한바탕. 몸에 기운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도 지희에게 가야 한다는 생각만은 변함없었다. 가는 것이 의무 같았다.
바쁜 걸음으로 공터를 가로 질렀다. 조립식 건물의 문을 열었다.
쇼핑몰의 문은 잠기지 않았다. 내 손으로 열고 들어가 내가 문을 잠갔다.
진열장과 스튜디오 사이를 지나 안쪽에 지희의 책상이 있었다.
업무를 보던 지희가 일어서서 나를 향해 달려 왔다. 지희는 가운을 입고 있었다.
앞을 여며서 근으로 묶는 핑크색 가운이었다. 벌어진 가운 틈새로 유방이 보이고 보지털이 보였다.
지희는 가운 속에 아무 것도 입지 않았음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진열대 끝, 지희의 책상 앞에서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홑 꺼풀의 가운 너머로 지희의 뜨거운 체온이 전해져 왔다.
내 입술을 찾는 지희의 숨소리도 뜨거웠다. 이러다가 그대로 침대로 향할 분위기였다.
입술을 부비는 동안 지희의 손이 바지 위에서 나의 성기를 움켜쥐고 있었다.
나는 키스를 끝내며 지희를 밀어냈다. 지희의 어깨를 양 손으로 잡고 눈을 들여다보았다.
지희의 눈은 이미 기대심리로 몽롱해져 있었다. 눈동자가 풀려 있었다.
“사장님. 오늘 사장님을 괴롭히고 싶어요.”
기사가 반말을 하라 했는데 쉽게 되지 않았다.
“어떻게요? 왜요?”
“그냥. 사장님께 심술을 부리고 약 올리고 싶어요.”
“그럴래요? 재밌겠는데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일은 뜻밖에 쉽게 풀렸다. 지희는 재미있겠단다. 고통을 즐겨 보겠다는 뜻이었다.
“제가 투명인간이 되어 사장님을 탐미 할게요.”
“오호! 좋아요. 자기가 투명 인간이라. 저는 어떻게 해요?”
“아무 것도 느끼지 말고 아무 생각도 말고 반응도 하지 말고 평소처럼 업무만 보세요.”
“느끼지 말고, 반응 하지 말고. 될까요?”
“안되면 저는 그냥 가요. 다음을 기약하며. 흐 흐 흐.”
“해 볼게요. 해 보셔요. 자기가 하고 싶다면.”
너무 쉬우니 재미가 없었다. 연애는 밀고 당겨야 하는데 지희는 너무 쉬운 여자였다.
지희가 가운을 단정히 여미고 의자에 앉았다.
컴퓨터에 쇼핑몰을 띄우고 상품 수정에 들어갔다.
나는 지희 등 뒤로 돌아 자세를 잡고 심호흡을 했다.
뒤에서 어깨 너머로 손을 뻗어 가운 위에서 양 손으로 양쪽 젖통을 주물렀다.
이미 지희의 젖통은 탱탱하게 힘이 들어가 있었다. 꼭지도 여물어 있었다.
입으로는 지희의 왼쪽 귓밥을 공략했다. 혀로 후벼 파고 이빨로 자근자근 씹었다.
내 경험으로 지희는 왼쪽이 예민했다. 왼쪽 무릎에 혀가 닿으면 경련을 일으켰고
젖통도 왼쪽을 만져 줄 때 신음 소리가 더 자지러졌다. 허벅지나 발도 왼쪽이 예민했다.
오른 쪽도 둔감한 것은 아니지만, 왼쪽이 반응이 자극적이다. 재밌다.
하루 종일 일 한 여자가 땀 냄새가 나지 않았다.
몸에서 가운에서 솔향기가 솔솔 풍겼다. 향수를 부렸나?
“이 여름에 어지 땀 냄새가 안 나네요. 원래 땀이 없어요?”
“자기 늦는다 해서 목욕하고 왔어요. 그게 예의인 것 같아서.”
“고마워요. 역시 철저하시네요.”
“고맙긴요. 당연하죠. 냄새 풀풀 나는 여자 누가 안아 주겠어요?”
“향수도 뿌렸나요?”
“예. 냄새 어대요?”
“좋네요. 산에 오른 것 같아요.”
“솔향기죠? 저도 이 냄새가 좋아요.”
“일하세요. 이제 말 걸지 않을테니.”
지희는 다시 마우스를 잡고 업무를 시작했다.
내가 귓밥을 쪽쪽 소리 나도록 빨고 핥고 있었고 지희는 상세페이지를
띄워놓고 수정을 하고 있었다. 항상 하던 일이라 능숙하게 수정 속도도 빨랐다.
나는 지희가 일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왼쪽귀를 침으로 흥건하게 적셔놓고 오른 쪽 귀로 옮겨갔다.
오른 쪽 귀를 핥으며 일부러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며 신음소리를 흘려 넣었다.
“훅!! 훅!! 으음~ 으음~”
귀에 신음 소리를 불어 넣은 것은 효과가 있었다.
지희의 마우스가 움직이지를 못했다. 몸이 떨리면서 손이 멈춘 것이다.
“신경 끄고 일 해. 느끼지 마라.”
부탁을 할 때는 존대가 편하지만 지시 할 때는 반말이 쉬웠다.
지희는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 같았지만 집중이 되지 않는 듯 했다.
내가 지희의 목 뒷덜미를 핥으면서 손으로 끈을 풀고 가운을 뒤로 제쳐 어깨 밑으로 내렸다.
지희는 능숙하게 진행하던 수정 작업을 반복해서 하고 있었다.
한군데 머물러서 고쳤다가 또 고치고 바꾸었다가 되돌리곤 했다.
완료를 해 놓고도 다음 페이지로 옮겨가지 못했다.
집중이 안 되는 모습을 뒤에서 봐도 알 수 있었다.
지나간 페이지까지 들추어서 확인하기도 했다.
자판을 두들기는데 두 글자가 한꺼번에 쳐지고 오자를 고치기에 정신이 없었다.
지희의 팔을 따라 가운을 내렸다. 지희가 팔에 힘을 빼고 협조 하므로
가운은 쉽게 벗겨져 엉덩이에 걸쳐졌다. 허리에 매였다함이 옳겠다.
가운이 허벅지는 가리고 있었지만 상체를 완전히 노출했다.
가운이 다리에 감겨서 사타구니도 음란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허리를 굽혀 내 손은 지희의 배를 만지고 있었고 내 입은 어깨를 누비고 있었다.
지희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업무를 보지 않고 있었다.
“느끼지 마. 반응하지 말고 업무 열심히 해.”
“그게.. 그게.. 잘 안 되여. 자기.”
“재미없게 할 거야. 시키는 대로 좀 해.”
“예.”
지희는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하고 컴퓨터에 눈을 꽂았다.
나는 지희의 왼쪽으로 돌아 옆에 서서 손으로 배와 등을 쓸면서 입으로 젖꼭지를 빨았다.
지희는 컴퓨터를 멍청하게 보고 있었지만 업무는 안했다. 아니, 못했다.
눈동자는 풀려 시선이 고정되지 않았다. 나는 그 것을 즐기고 있었다.
신경 쓰지 말라 해도 신경 쓰는 것. 느끼지 말라 해도 신음을 흘리는 것.
그 것이 재미있었다. 참으려고 애를 쓰지만 감출 수 없는 본능.
지희는 머리를 흔들고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이빨을 꽉 깨물고 있었다.
배를 만지던 나의 왼쪽손이 어느새 지희의 허벅지를 쓸고 있었다.
등을 만지던 오른 손은 엉덩이를 후비고 있었다.
입에는 젖꼭지가 그대로 물려 있었다.
지희는 몸을 부르르 떨기도 하고 비비꼬면서 상황을 참고 있었다.
이를 악물고 쏟아져 나오는 신음을 참느라 안달하고 있었다.
내 왼손이 지희의 사타구니 사이로 진입했다. 지희가 숨을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흡!!!”
지희의 사타구니는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 이미 씹물이 흘러 의자가 미끈거렸다.
“느끼지 말라니까 느꼈네. 이게 뭐야. 지저분하게,”
나는 손가락에 지희의 분비물을 묻혀 눈앞에 내밀었다.
입술이 마르는지 지희가 혀로 입술을 핥았다. 그 모양을 보며 짓궂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번들거리는 손가락을 지희의 입에 밀어 넣었다.
도리질을 칠 줄 알았던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지희는 입에 들어온 내 손가락 두 개를 쪽쪽 빨고 있었다.
내 손가락에 묻은 자신의 분비물을 혀로 정성껏 핥아 먹었다.
다시 내 손이 지희의 사타구니를 향했다. 축축이 젖은 털을 이리저리 쓸었다.
그 때 지희의 손이 뻗어와 바지 위에서 내 성기를 움켜쥐었다.
“뭐하는 짓이야. 느끼지 말고 반응하지 말랬지?”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희의 입이 내 입을 틀어막았다.
괴롭히는 것은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희가 나의 호통에도 아랑곳없이
양손으로 성기를 잡고 부비면서 입술을 맞대고 알 수 없는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으흐응! 자기 나 미쳐. 나 좋아! 자기야 못참아! 으으흐응. 으?흐응!”
나는 지희를 달랑 안아 들었다. 가운은 홀라당 벗겨졌고 지희의 왼손은
나의 성기를 놓치지 않고 있었다. 지희의 입술은 나의 입술을 찾고 있었다.
지희의 눈동자는 풀어져 초점을 잃은 채 나를 맹하게 올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지희를 스튜디오 소품용 침대로 옮겼다.
스튜디오는 불이 꺼져 있었지만 항상 일하던 곳이라 쉽게 침대를 찾을 수 있었다.
침대에 눕히자마자 지희는 양 팔로 내 목을 끌어안고 매달렸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지희의 벌거벗은 몸 위에 엎어졌다.
곧장 지희가 뒤집기를 시도하더니 내 위에 올라왔다.
그리고는 혀로 내 얼굴을 핥으면서 손으로 나의 옷을 벗겼다.
나는 몸에 힘을 빼고 몸을 뒤척이면서 잘 벗겨지도록 협조했다.
빤추만 남기고 나의 옷을 홀랑 벗긴 지희가 복수를 하기 시작했다.
내 전신을 손으로 혀로 애무를 했다. 갈증 난 여인이 물을 마시는 것처럼.
나는 두 팔 벌리고 가만히 누워 있었다.
지희가 워낙 거세게 몰아붙이니 나는 방관만 할 분이었다.
지희는 나의 온 몸에 침을 바르고 69자세로 엎드려 양손으로 나의 불알을 부여잡고
거친 숨을 볼아 쉬며 성기를 빨아대고 있었다.
이미 팽창해 있던 성기는 점점 지희의 혀 놀음에 통증을 느꼈다.
“그만, 그만 아파!”
내가 비명을 질렀다. 지희의 혀 놀림이 속도를 줄이더니 멈추었다.
성기를 왼손으로 잡은채 몸을 일으킨 지희는 성기를 자신의 구멍에 넣었다.
그리고 여성 상위로 방아질을 했다.
나는 반동에 의해 마구 출렁거리는 지희의 젖통을 손으로 잡아 주었다.
엉덩이를 동리며 기마자세로 일어서다시피 세차게 방아질을 하는 지희를 못이겨
나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사정을 하고 말았다.
지희는 휴지로 보지 구멍을 틀어막고 입으로 성기를 청소했다.
그리고는 내 옆에 나란히 누웠다. 나는 헐떡거리는 지희의 젖통을 손으로 보듬어 주었다.
“왜 그렇게 말을 안 들으세요? 사장님.”
“저 말 잘들으께여. 자기 말은 잘 들을거에여.”
“안 들었잖아요. 느끼지 말라 했는데.”
“죄성해여. 자기이. 참을려고 했는데. 정말 참을려고 했는데. 미안해여.”
“같이 못 놀겠어. 생각 좀 해 봐야겠어.”
“자기이! 미안해여. 앞으론 말 잘 들을게여.”
재미있었다.
앙칼지고 도도한 여자가 홀랑 벗겨 놓으니 이리도 보드랍고 간지럽더란 말이냐?
세상에 자기가 가장 잘 난 줄 알고 목에 기브스를 하고 찬바람을 일으키던 여자가.
입꼬 버꼬 쇼핑몰 사장이 피팅모델의 좃물에 녹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이제 지희는 내 마음대로 해도 될 것 같았다.
결코 싸구려 여자가 아닌데 내 앞에서는 모든 것을 포기 했다.
오직 나의 손길만을 바라는 해바라기처럼 스스로 젖어들고 있었다.
성행위가 지희에겐 마약인가 생각했다.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남편과도 섹스는 할 것이고 다른 누구와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마다 취해 갔다면 지희는 이미 걸레가 되어 있어야 옳다.
품위를 유지하고 교양을 말하는 것은 나름대로 깨끗하다는 뜻이다.
자기 자신은 고귀하고 아름다우며 소중하다는 뜻일 게다.
내가 지희에게 마약인가? 지희가 변화무쌍한 카멜레온인가?
“어떻게 잘 들을 건데요? 사장님.”
“무조건 자기 말은 순종 할게여. 아니, 자기에게 복종할게여.”
“노예처럼?”
“노예?”
지희는 반문을 하고 잠시 시간을 흘렸다. 긴 시간은 아니었다.
“노예. 좋아여. 자기가 원하면 노예도 좋고 인형도 좋아요.”
“그럼 노예도 하고 말하는 인형도 해요. 사장님. 순종! 복종!”
“근데 노예에게 존대하는 주인이 어디 있어요? 인형에게 존대하는 사람은 없어요.”
“흐~ 근데 나는 사장님 하면서 델고 노니까 더 좋던데.”
“자기이! 사장님 하지 마세여어~. 너무 많이 들어서 지겨워여.”
“그럼 뭐라고 불러?”
“자기! 지희야.”
“싫은데. 사장님이 좋아. 후 후 후.”
“지희야 하고 불러주면 주인님으로 모실게여.”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내가 강간죄로 감방에 가지 않은 것도 요행인데
이렇게 찰진 여자가 나에게 매여서 정신 줄을 놓다니. 행운이었다.
“좋아. 지.......... 희~~~야.”
왠지 쑥스럽고 어색했다. 좀전까지 사장님이라고 깎듯이 모셔야만 했던
사장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가슴을 울렁거리게 만들었다.
“녜에 주인니임. 하명 하시옵소서.”
“아. 안되겠다. 이름도 내 입에서 잘 안 나오고 사장님이 저 보고 주인님 하니까 소름끼쳐요.”
우리의 승강이는 계속되었다. 지희라고 불러 달라는 사장님과
도저히 안 되겠다는 나의 망설임이 시간을 끌었다.
반말은 제대로 나왔다.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반말은 하니까 되는데
사장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았다. 지희야.
지희가 일어나 스튜디오 출입구로 가더니 조명등을 켰다. 아주여린 파란색 등이었다.
다시 지희가 내 옆에 모로 누워 손바닥으로 내 가슴을 쓸면서 승강이는 계속 되었다.
“자기잉! 둘이 있을 때만 지희야 하고 불러줘요. 그 게 뭐 어렵다궁.”
또 코맹맹이 소리다. 내 귀가, 머리까지 간질거린다.
“필요하면 지희라고 불러 줄게. 지금은 익숙하지 않아. 사장님이 편해. 입에 익어서.”
“필요해용. 자기잉! 불러 줘요.”
“사장님 하고도 놀면 되지. 이름이 뭐 중요해?”
“자기가 사장님 하면 거리감이 생겨여. 지희야 하면 지희가 자기꺼 같애. ㅎ ~"
“나는 사장님 하면 그 자체가 희롱하는 기분이던데.”
“자기! 아까 ‘느끼지 마. 반응하지 말고 업무 열심히 해.’ 하실 때 짜릿 했어여.”
“뭐가”
“가슴이. 머리가. 제압당하는 느낌?”
“그게 좋아? 제압당하는 거?”
“자기한텐 제압당하는 거 좋아여. 자기한테만.”
사장님의 고집을 꺾기는 어려워 보였다. 나도 사장님 하면서 말을 놓기는 힘들 것 같았다.
여자는 반말하고 윽박질러야 된다고 택시 기사가 얘기 했는데.
지희도 윽박지르는 게 좋다는데. 내 머리는 번잡한 생각들로 복잡해졌다.
안 된다고 해놓고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지희의 고집에 꺾이는 기분도 들었다.
“아 좋다. 이모. 이모 어때? 나는 고모는 있는데 이모가 없어. 이모라고 부르고 싶어.”
“좋아요. 사장님만 아니면 돼. 근데 지희야 부르지 않으면 주인님이라고 안 부를래.”
지희가 반승낙을 하고 삐친 듯 바로 누웠다. 내가 모로 누워 지희의 꼭지를 만졌다.
다리를 지희의 몸에 걸쳐 무릎을 사타구니에 쑤셔 박았다.
“주인이라 안 불러도 주인 하기로 했으면 주인인거지.”
“그래여. 주인 대접은 해 드리져 뭐.”
“나는 고모 손에 키워지면서 엄마가 보고 싶을 때는 이모라도 있었으면 하고 바랐어.”
“그랬구나. 자기는 엄마도 이모도 외삼촌도 없었나 봐여. 불쌍타.”
“괜찮아. 이제 이모가 생겼잖아. 착하고 말 잘 듣는 이모.”
“자기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예쁜 이모.”
지희가 내 말을 따라 하면서 낄낄 웃었다. 나는 무릎으로 지희의 구멍을 비볐다.
“아~ 아~ 꼴려.”
무릎 동작을 멈추었다. 또 지희가 덮쳐 올까봐 두려웠다.
몸이 녹초다. 그냥 이대로 부둥켜안고 잠들고 싶었다.
지희는 진짜 꼴리는지 팔로 내 목을 감았다. 그리고 입술을 덮쳐 왔다.
“이모! 왜 지난주에 날 안 불렀어?”
나는 고개를 돌리며 입술을 피했다. 그리고 질문을 던져 분위기를 깼다.
“자기능. 지난주에 우리 두 번이나 봤잖아여.”
“아니, 촬영을 했다던데 나는 왜 안 불렀냐구?”
“아하. 자기 이제 피팅모델 하지 마세여. 공부 하세여.”
“공부? 입에 풀칠하기도 바쁘다.”
“걱정 말아여. 이모가 스폰서 할게여. 의식주 해결해 주고 공부시켜 줄게여.”
“나는 머리가 나빠서 공부 못해. 수능 성적도 형편없어.”
“아니에요. 공부에 재미를 붙이지 못해서 그래여. 환경 탓이죠.”
“공부에 재미를 붙이지 못한 놈한테 무슨 공부를 하래?”
“놈이라니여. 자기이! 자신을 비하하지 마세여. 자기는 무엇이든 잘할 수 있어여.”
아닌 밤중에 홍두깨다. 스폰서 하려면 수재들이 널렸는데 하필이면 나냐?
나는 지희의 제안을 이해하지 못했다. 지희가 스폰을 해 줄 능력은 있다.
하지만 하필이면 나인가 말이다. 비전 있는 S대 학생을 택할 것이지.
“내가 잠시 봤지만 자기는 천재에여. 머리도 좋고 힘도 좋고.”
지희는 말하면서 생글 생글 웃었다. 진실함이 느껴졌다.
“놀리는 거 아니지? 놀리는 거면 그냥 안 둬.”
“자기야. 내가 훌륭한 개인 교사 구해 줄게여. 이모 믿어 봐여어.”
“개인교사? 내가 될까? 술 먹고 담배 피는데.”
“이모가 우리 자기 훌륭한 사람 만들고 싶어여. 이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인물의 후원자가 될거에여.“
“생각 좀 해보고. 당장 결정하기는 너무 힘들어.”
나도 공부를 하고 싶었다. 넥타이 매고 좋은 차타고 다니며 거들먹거리고 싶었다.
학창시절 그토록 땡땡이를 쳤는데 갑자기 공부 머리가 터질지 의문이었다.
옆에서 누가 손목 잡고 이끌어 주면 가능할 것도 같았다. 해 볼까?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여. 이모가 밀어 드려여.”
내일을 알 수 없는 마구잡이 인생이 막막했다. 어쩌면 기회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스폰이라는 말로 나를 옭아매려는 것은 아니겠지? 나 호락호락한 사람 아니야.”
“옭아매기는? 자기잉! 이모가 자기한테 폭 빠져서 그래여. 믿어 주세여.”
나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마음에 결정을 못했다. 내 마음이 갈등이었다.
해보고 싶었다. 약속된 내일을 보장받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두려웠다.
내가 공부로 성공할 수 있을까? 개인교사? 창피만 당하는 거 아닐까?
내가 결정을 못하고 망설이자 지희가 말을 돌렸다.
“자기 오늘 미애하고 있었어여?”
“어떻게 알아? 봤어?”
“느낌이져. 여자의 직감이죠.”
우문우답이었다. 지희 입장에서는 내가 미애와 있었을 가능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뭐했어여? 맛있는 거 사 먹었어여?”
“미애가 초밥 만들어서 둘이 산에 갔어.”
“등산?”
“아니. 뒷동산에 바람 쏘이러.”
“아하! 소풍 같구나. 자기이 부럽다.”
질투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산에 있을 때 이모 전화 받았어. 미애 때문에 못 걸었어.”
“폰이 두 번 울고 말져? 일부러 그랬어여.“
“진동으로 해놨더니 부르르 하다가 받으려니 끊어지데.”
“앞으로도 이모는 그렇게 전화 할 거에여. 신호는 딱 두 번.”
“왜? 나 보고 걸으라고?”
“그렇죠. 자기가 어떤 상황인지 이모가 모르니까. 앞으로도 그렇게 신호만 보내고 끊을 거에여.”
“내가 형편 되면 걸어라? 옆에 누가 있으면 보내고 걸어라?”
“역시 자기는 머리가 좋아. 공부하면 성공 할거에여.”
이야기를 하다 보니 스튜디오가 환해졌다. 창밖에 새벽이 오고 있었다.
“밖이 환하네. 아침인가? 누가 창문으로 들여다보면 어쩌지?”
“밖에서는 안 보여여. 안에서는 밖이 잘 보이지만.”
그래도 지희는 일어나 창가로 가서 커튼을 치고 돌아왔다.
“주인니임! 뽀 해주세여!”
발가벗은 지희가 입술을 쏘옥 내밀었다. 간절히 원한다는 듯 주인님이라 부른다.
나는 양 손으로 지희의 뺨을 잡고 입술을 맞추었다. 뽀가 아니었다.
지희의 혀가 내 입술을 파고들었다. 서로의 타액을 주고받았다. 서로의 몸을 더듬었다.
결국 우리는 다시 엉겨 붙었다. 지희가 내 위에서 방아를 찧었다.
신음소리 요란하게 내면서 미친 듯이 방아를 찧어댔다. 엉덩이를 돌리면서.
나는 일자로 가만히 누워 또 오래가지 못하고 사정을 하고 말았다.
“변강쇠가 오늘은 힘을 못 쓰네여.”
지희는 싱거운 듯 웃었다. 가소롭다는 듯이.
“오늘은 내가 힘을 너무 썼어. 지금 기운 다 빠진 상태걸랑.”
“이제 변강쇠가 옹녀의 위력에 굴복한 거에여. 옹녀는 많이 고팠거든여.”
휴지로 구멍을 틀어막고 입으로 내 성기를 청소해 주는 것은
이제 지희의 정식 코스가 된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은 내 옆에 모로 누워 내 가슴 쓸기까지 반복이었다.
“이모는 신음소리가 왜 그렇게 크고 자지러져?”
“좋으니까 그러죠. 자기가 좋아서. 섹스가 좋아서.”
“신랑하고 할 때도 그렇게 비명을 질러? 아이 깰 텐데.”
“아이도 깰까 겁나고 신음도 잘 안 나와여. 신랑하곤 흥이 안 나여.”
“이모 신음소리 듣고 옆집 아주머니가 우리 집에 들락 거려. 하 하.”
“왜요? 함 하자고? 그 여자도 변강쇠는 알아보나 보네.”
“사과 주러 오고. 접시 가지러 오고.”
“그거하고 내 섹소리하고 연관이 있나여?”
“여자가 몇 명인지 모르겠다. 섹소리가 벽을 뚫고 자기 집을 쩌렁쩌렁 울렸다고 수군 거렸어.”
“지들은 안 하나? 지는 신음도 안하나? 근데 여자가 몇 명이나 드나 들었길레?”
여자가 몇 명이나 부분에서 나는 지희의 질투의 눈빛을 보았다.
“몇 명은? 둘 뿐이지. 미애하고 이모하고.”
“미애가 자주 오나 봐여. 수군거릴 정도로.”
“미애 때문은 아냐. 여자들이 할 일이 없어서이지.”
지희 앞에서 나는 미애를 두둔하고 있었다. 이모의 소리 때문이라고 말하려다 참았다.
“자기이. 이사 가야겠네. 그런 몰상식한 사람들 하고 어떻게 한 동네 살아요?”
“나도 이사 가고 싶지만 거기 집세 내기도 벅차.”
“내가 집 알아봐 줄게여. 자기 힘든 거는 이모가 다 해결해 줄게여.”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가? 내가 복수해야할 지희가 아량을 베푸니 나는 아무 생각도 못했다.
집 문제도 해결되고 공부도 계속 할 수 있다면 나에겐 피할 수 없는 복이었다.
“지희는 이 나라에, 역사에 길이 남을 인물을 키우고 싶어여. 저에게 보람이 되어 주세여.”
지희의 마지막 말이었다. 그 것이 나의 머리에 쟁쟁 울렸다.
미애는 그 아주머니를 겨냥한 듯 혀를 끌끌 차면서 빈정대며 나를 따라왔다.
나는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침대에 벌렁 누웠고 미애는 세면장으로 향했다.
곧이어 탕에 물 받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누웠다가 몸을 뒤집어 엎드렸다.
그 때 현관문이 열리며 아주머니가 숙박계를 들고 왔다.
“우리 자고 갈 거 아니에요. 그냥 씻고 갈 거예요.”
내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미성년자들은 아니죠?”
민증 까라는 소리는 안했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어려 보인다는 뜻 아니겠나.
그 때 미애가 세면장에서 나왔다.
“물 시원하지요? 산에서 내려오는 약수라우.”
“네에.”
미애가 건성으로 대답했다.
나는 방값을 치루며 눈으로 아주머니의 몸매를 더듬어 보았다.
중년 치고는 몸매 관리를 잘 한 듯 보였다.
누구를 꾀려는지 얼굴엔 화장을 떡칠하고 있었다.
우리는 함께 탕에 들어가 서로를 씻어 주었다.
산에서 풀지 못한 운우의 정은 침대에서 풀었다.
내가 저녁을 시키려고 했더니 미애가 그냥 집에 가잔다.
집에 가서 잃어버린 초밥을 새로 만들겠단다.
기어이 자기의 실습 솜씨를 나에게 먹이고 싶은 모양이었다.
미애가 부엌에서 초밥을 만드는 동안 나는 담배 한 개비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누가 들을까봐 대문을 나와 차가 시끄러운 대로변에서
부재중 전화를 띄우고 통화를 눌렀다.
화면에 입꼬 버꼬 쇼핑몰사장님이라 뜨고 곧바로 통화가 연결이 되었다.
“아! 사장님 안녕하세요. 민호에요.”
“응 자기잉! 지금 통화 가능해요?”
지희의 목소리가 한 쪽 코를 막은 듯 낭랑 해져 있었다.
“예. 통화 가능 합니다. 무슨 일 있으세요?”
“보고 싶어서 전화 했죠. 나 오늘 집에 못 들어간다고 연락 했어요.”
집에 못 들어간다고 연락 했으면 바쁜 일 있을 텐데. 왜 나를 보고 싶데?
“와 주실 거죠? 기다려도 되죠? 자기잉!”
지희의 코맹맹이 소리에 내 몸이 녹아 내렸다.
“좀 늦겠는데요. 괜찮을까요? 사장님.”
“늦어도 기다릴게요. 몇 시쯤이나. 예상시간도 없나여?”
“늦어도 10시 까지는 가겠습니다. 사장님.”
통화가 끝났다. 나는 갑자기 바쁜 남자가 됐다.
미애하고 있으면서 지희와 만남을 약속 했다.
지희와 있으면 미애의 부재중 전화가 차곡차곡 쌓인다.
집에 들어오니 미애가 초밥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하얀 접시를 놓고 원형으로 초밥을 진열해 놓았다.
두 개만 더하면 접시 두 개가 하나씩의 원을 그릴 차림새였다.
나는 부엌을 지나쳐 침대로 가면서 고민에 빠졌다.
어떡하면 미애를 빨리 집에 보내고 내가 지희에게 갈 것인가?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아양을 떠는 미애를 빨리 집에 보내야 하는 나도 괴로웠다.
그렇지만 지희가 나하고의 만남을 위해 오늘 집에 못 들어간다고
연락까지 했다는데 내가 외면하는 것도 순리는 아니었다.
은근히 보고 싶다. 미애를 앞에 두고 지희가 보고 싶다. 인간의 두마음.
내 스스로도 이해할 수가 없다. 지희하고 있으면 미애가 보고 싶을까?
아니다. 지희와 있으면서 미애의 전화도 받지 않았던 나다.
그러면 내 마음은 지희에게 쏠려 있단 말인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는 미애 보다 한낱 불장난에 지나지 않을 지희가 더 끌린다.
차이가 무엇일까? 지희가 용돈을 주기 때문인가. 지희가 더 완숙한 여인이어서 인가.
지희가 더 순종적이고 조심스러운 점이 나를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나에게 폭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는 지희에게 내 마음도 쏠리고 있음이 분명했다.
미애는 자기가 만든 초밥을 집어서 내 입에 먼저 넣어 주었다. 그리고 자기도 먹었다.
지희라면 초밥을 내 입에 넣어주지 않고 먹으라고 접시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기다릴 것이다.
거기에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 지희는 기다릴 줄 알고 미애는 앞서간다.
지희가 여자라면 미애는 누나 같았다. 누나라고 하면 또 삐칠 테지만.
“자기야. 이거 먹고 운동 좀 하고 일찍 자라. 오늘 피곤하겠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일이 뜻밖에 쉽게 풀릴 낌새였다.
“왜? 이제 가려구?”
“자는 사람 깨워서 산에 오르고 줄행랑 치고 후 후 힘들만 하지.”
“하긴. 피곤하기는 하다. 푹 자자. 밤새도록.”
“배는 꺼지거든 눈 붙여. 밥 먹고 그냥 자면 몸 관리 안 돼.”
“운동? 무슨 운동. 숨쉬기 운동?”
미애가 나를 흘겨본다. 일일이 생각해 주는 마음이 갸륵하다.
“헬스 끊어 줄까? 아무 시간이나 가면 되는데.”
“알았어. 내가 알아서 할게. 염려 마.”
어느새 이야기 하는 동안 접시 두 개가 다 비워졌다.
미애의 손에 의해 접시 하나는 내 입으로 골인 했고 하나는
미애의 입으로 다 들어갔다. 접시가 아니고 접시위의 초밥이
두 사람의 입으로 다 들어갔다. 식사가 끝나자 미애가 가방을 챙겼다.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 갖은 핑계를 대서 ?아 보낼 작정인데
스스로 일어나 주다니. 지희에게 가는 것은 꿈에도 모르리라.
“벌써 가려구? 한바탕 안 하구?”
미애가 눈을 흘겼다. 그리고 입술을 쑥 내민다. 눈을 살포시 감고.
나도 고개를 디밀어 입술을 맞추었다. 타액을 주고받으며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접시는 설거지통에 담아놔. 냉장고에 찌개 있어.”
미애는 마누라처럼 일일이 챙기며 집을 나섰다.
나는 미애의 차가 완전히 떠나는 것을 손 흔들며 확인하고 택시를 잡았다.
택시를 타자마자 전화를 걸었다. 입꼬 버꼬 쇼핑몰 사장님에게.
“사장님. 민호 지금 출발 합니다.”
“아. 그래요. 자기 늦는다더니. 저도 방금 들어 왔어요.”
방금 들어오다니. 어디 갔다가 왔단 말인가. 어디 갔다 왔는지 묻지는 않았다.
“아예. 일이 빨리 끝났어요. 사장님 보고 싶어서 서둘러 끝냈죠.”
“고마워요옹. 어서 오세요. 저도 보고 싶어요. 자기 얼굴이 지금 내 앞에 있어요.”
지희의 목소리는 맑고 깨끗했다. 내 앞에서만 발성되는 코맹맹이 소리도 자지러진다.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죠?”
“그럼요. 자기 온다고 다 퇴근 시켰어요. 미리미리.”
통화는 끝났다. 그런데 피곤하다. 산에 갔다 와서인가?
“어디 재미 보러 가십니까?”
기사가 통화 내용을 듣고 말을 걸어 왔다. 숨길 필요는 없었다.
“예. 돈 많은 여자가 저를 좋아 한 다네요.”
나는 빙긋이 웃었다. 기사도 덩달아 웃었다.
“연상의 여인이군요. 가정이 있는.”
택시는 내리면 그만이니까 부담이 없었다.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들통이 나겠지만
택시는 내리면 그만이니까. 나는 기사에게 지희와의 얘기를 대충 했다.
“그런 여인은 터프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가정에 불만이 있거나 손님에게 반했을 테니까요.”
“둘 다 인것 같아요. 남편에게 불만도 있고. 나의 젊음에 반한 것도 같고.”
“여자는 지배해야 내 것이 됩니다. 끌려가면 언젠가 놓쳐요.”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운전기사는 여자 경험이 많은 듯 했다.
“둘이 있을 때는 아까처럼 존대를 하면 안 됩니다. 말을 놓으세요.”
“네에.”
“필요하면 욕도 하고. 그런 여자일수록 함부로 다루어야 말을 잘 듣습니다.”
“네에.”
나는 택시 안에서 성교육을 받고 있었다. 연애 기술을 배우고 있었다.
기사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내가 보기에 그는 연애 박사였다.
“시키는 대로 하면 여자는 싫증을 냅니다. 무시하고 억압하고. 줄 듯 하면서 주지 않고.”
“네에.”
“그렇게 안달이 나야 여자가 몸살을 앓는 겁니다. 남자가 쥐여살면 무지 피곤하지요.”
“네에.”
“오늘 가시면 말부터 놓으시고 여자를 개무시 하세요. 금방 달아날 것처럼.”
“그러다가 여자가 쌩 까면요? 약 올라서 안 보겠다고 하면 헛일이잖아요?”
“약 올라하면 성공인 겁니다. 쌩 깔 여자면 첨부터 붙지 않았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화번호라도 주고받고 앞으로 많은 교육을 받고 싶었지만,
인생에 통달한 운전기사에게 머지않아 모든 게 들통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알면 기사양반이 지희를 뺏어 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연애는 밀고 당기기를 잘해야 해요. 너무 냉대하면 여자가 자신감을 잃을지도 모르죠.”
“네에.”
“너를 좋아한다. 예쁘다. 마음에 든다는 표현을 줄기차게 하면서 별거 아니라는 행동을 하세요.”
“어렵군요.”
“그런 여자는 돌려 먹어야 되는데. 저 한테 한 번 보여 주시죠?‘
운전기사가 내 예상대로 속셈을 드러냈다. 나는 일부러 소리 내어 껄껄 웃으며
운전기사의 말을 막았다. 나쁜 놈. 내가 어리다고 수작을 부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나는 말문을 닫았다. 더 이상 얘기하면 내가 기사에게 넘어 갈 것 같아서였다.
공터 끝에 도착해서 택시에서 내렸다. 기사는 내리는 나에게 격려의 말을 던졌다.
“끌려 다니지 말고 제압 하세요. 여자는 길들이기 달렸어요.”
나는 손을 흔들며 미소로 택시를 떠나보냈다. 5m 정도 가서 택시가 멈춰 있었다.
나는 도로를 건너 쇼핑몰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기사가 차안에서 나의 행방을 ?고 있을 것 같은 불안감에서였다.
내 머릿속에는 기사의 교육이 가득 찼다. 생각이 많아졌다.
“제압 하세요. 여자는 길들이기 달렸어요.”
듣고 보니 맞는 말인 것 같았다. 어떻게 제압하나? 그 것이 문제였다.
택시가 떠나는 것을 보고. 내 눈에서 완전히 사라진 후에
나는 다시 도로를 건너 입꼬 버꼬 쇼핑몰을 향했다.
피곤하다. 며칠 전 지희와 진땀을 빼고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미애에게 시달리고.
오늘도 눈 뜨자마자 산에 오르고. 산에서 헐떡거리고. 줄행랑치고.
모텔에서의 한바탕. 몸에 기운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도 지희에게 가야 한다는 생각만은 변함없었다. 가는 것이 의무 같았다.
바쁜 걸음으로 공터를 가로 질렀다. 조립식 건물의 문을 열었다.
쇼핑몰의 문은 잠기지 않았다. 내 손으로 열고 들어가 내가 문을 잠갔다.
진열장과 스튜디오 사이를 지나 안쪽에 지희의 책상이 있었다.
업무를 보던 지희가 일어서서 나를 향해 달려 왔다. 지희는 가운을 입고 있었다.
앞을 여며서 근으로 묶는 핑크색 가운이었다. 벌어진 가운 틈새로 유방이 보이고 보지털이 보였다.
지희는 가운 속에 아무 것도 입지 않았음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진열대 끝, 지희의 책상 앞에서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홑 꺼풀의 가운 너머로 지희의 뜨거운 체온이 전해져 왔다.
내 입술을 찾는 지희의 숨소리도 뜨거웠다. 이러다가 그대로 침대로 향할 분위기였다.
입술을 부비는 동안 지희의 손이 바지 위에서 나의 성기를 움켜쥐고 있었다.
나는 키스를 끝내며 지희를 밀어냈다. 지희의 어깨를 양 손으로 잡고 눈을 들여다보았다.
지희의 눈은 이미 기대심리로 몽롱해져 있었다. 눈동자가 풀려 있었다.
“사장님. 오늘 사장님을 괴롭히고 싶어요.”
기사가 반말을 하라 했는데 쉽게 되지 않았다.
“어떻게요? 왜요?”
“그냥. 사장님께 심술을 부리고 약 올리고 싶어요.”
“그럴래요? 재밌겠는데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일은 뜻밖에 쉽게 풀렸다. 지희는 재미있겠단다. 고통을 즐겨 보겠다는 뜻이었다.
“제가 투명인간이 되어 사장님을 탐미 할게요.”
“오호! 좋아요. 자기가 투명 인간이라. 저는 어떻게 해요?”
“아무 것도 느끼지 말고 아무 생각도 말고 반응도 하지 말고 평소처럼 업무만 보세요.”
“느끼지 말고, 반응 하지 말고. 될까요?”
“안되면 저는 그냥 가요. 다음을 기약하며. 흐 흐 흐.”
“해 볼게요. 해 보셔요. 자기가 하고 싶다면.”
너무 쉬우니 재미가 없었다. 연애는 밀고 당겨야 하는데 지희는 너무 쉬운 여자였다.
지희가 가운을 단정히 여미고 의자에 앉았다.
컴퓨터에 쇼핑몰을 띄우고 상품 수정에 들어갔다.
나는 지희 등 뒤로 돌아 자세를 잡고 심호흡을 했다.
뒤에서 어깨 너머로 손을 뻗어 가운 위에서 양 손으로 양쪽 젖통을 주물렀다.
이미 지희의 젖통은 탱탱하게 힘이 들어가 있었다. 꼭지도 여물어 있었다.
입으로는 지희의 왼쪽 귓밥을 공략했다. 혀로 후벼 파고 이빨로 자근자근 씹었다.
내 경험으로 지희는 왼쪽이 예민했다. 왼쪽 무릎에 혀가 닿으면 경련을 일으켰고
젖통도 왼쪽을 만져 줄 때 신음 소리가 더 자지러졌다. 허벅지나 발도 왼쪽이 예민했다.
오른 쪽도 둔감한 것은 아니지만, 왼쪽이 반응이 자극적이다. 재밌다.
하루 종일 일 한 여자가 땀 냄새가 나지 않았다.
몸에서 가운에서 솔향기가 솔솔 풍겼다. 향수를 부렸나?
“이 여름에 어지 땀 냄새가 안 나네요. 원래 땀이 없어요?”
“자기 늦는다 해서 목욕하고 왔어요. 그게 예의인 것 같아서.”
“고마워요. 역시 철저하시네요.”
“고맙긴요. 당연하죠. 냄새 풀풀 나는 여자 누가 안아 주겠어요?”
“향수도 뿌렸나요?”
“예. 냄새 어대요?”
“좋네요. 산에 오른 것 같아요.”
“솔향기죠? 저도 이 냄새가 좋아요.”
“일하세요. 이제 말 걸지 않을테니.”
지희는 다시 마우스를 잡고 업무를 시작했다.
내가 귓밥을 쪽쪽 소리 나도록 빨고 핥고 있었고 지희는 상세페이지를
띄워놓고 수정을 하고 있었다. 항상 하던 일이라 능숙하게 수정 속도도 빨랐다.
나는 지희가 일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왼쪽귀를 침으로 흥건하게 적셔놓고 오른 쪽 귀로 옮겨갔다.
오른 쪽 귀를 핥으며 일부러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며 신음소리를 흘려 넣었다.
“훅!! 훅!! 으음~ 으음~”
귀에 신음 소리를 불어 넣은 것은 효과가 있었다.
지희의 마우스가 움직이지를 못했다. 몸이 떨리면서 손이 멈춘 것이다.
“신경 끄고 일 해. 느끼지 마라.”
부탁을 할 때는 존대가 편하지만 지시 할 때는 반말이 쉬웠다.
지희는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 같았지만 집중이 되지 않는 듯 했다.
내가 지희의 목 뒷덜미를 핥으면서 손으로 끈을 풀고 가운을 뒤로 제쳐 어깨 밑으로 내렸다.
지희는 능숙하게 진행하던 수정 작업을 반복해서 하고 있었다.
한군데 머물러서 고쳤다가 또 고치고 바꾸었다가 되돌리곤 했다.
완료를 해 놓고도 다음 페이지로 옮겨가지 못했다.
집중이 안 되는 모습을 뒤에서 봐도 알 수 있었다.
지나간 페이지까지 들추어서 확인하기도 했다.
자판을 두들기는데 두 글자가 한꺼번에 쳐지고 오자를 고치기에 정신이 없었다.
지희의 팔을 따라 가운을 내렸다. 지희가 팔에 힘을 빼고 협조 하므로
가운은 쉽게 벗겨져 엉덩이에 걸쳐졌다. 허리에 매였다함이 옳겠다.
가운이 허벅지는 가리고 있었지만 상체를 완전히 노출했다.
가운이 다리에 감겨서 사타구니도 음란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허리를 굽혀 내 손은 지희의 배를 만지고 있었고 내 입은 어깨를 누비고 있었다.
지희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업무를 보지 않고 있었다.
“느끼지 마. 반응하지 말고 업무 열심히 해.”
“그게.. 그게.. 잘 안 되여. 자기.”
“재미없게 할 거야. 시키는 대로 좀 해.”
“예.”
지희는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하고 컴퓨터에 눈을 꽂았다.
나는 지희의 왼쪽으로 돌아 옆에 서서 손으로 배와 등을 쓸면서 입으로 젖꼭지를 빨았다.
지희는 컴퓨터를 멍청하게 보고 있었지만 업무는 안했다. 아니, 못했다.
눈동자는 풀려 시선이 고정되지 않았다. 나는 그 것을 즐기고 있었다.
신경 쓰지 말라 해도 신경 쓰는 것. 느끼지 말라 해도 신음을 흘리는 것.
그 것이 재미있었다. 참으려고 애를 쓰지만 감출 수 없는 본능.
지희는 머리를 흔들고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이빨을 꽉 깨물고 있었다.
배를 만지던 나의 왼쪽손이 어느새 지희의 허벅지를 쓸고 있었다.
등을 만지던 오른 손은 엉덩이를 후비고 있었다.
입에는 젖꼭지가 그대로 물려 있었다.
지희는 몸을 부르르 떨기도 하고 비비꼬면서 상황을 참고 있었다.
이를 악물고 쏟아져 나오는 신음을 참느라 안달하고 있었다.
내 왼손이 지희의 사타구니 사이로 진입했다. 지희가 숨을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흡!!!”
지희의 사타구니는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 이미 씹물이 흘러 의자가 미끈거렸다.
“느끼지 말라니까 느꼈네. 이게 뭐야. 지저분하게,”
나는 손가락에 지희의 분비물을 묻혀 눈앞에 내밀었다.
입술이 마르는지 지희가 혀로 입술을 핥았다. 그 모양을 보며 짓궂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번들거리는 손가락을 지희의 입에 밀어 넣었다.
도리질을 칠 줄 알았던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지희는 입에 들어온 내 손가락 두 개를 쪽쪽 빨고 있었다.
내 손가락에 묻은 자신의 분비물을 혀로 정성껏 핥아 먹었다.
다시 내 손이 지희의 사타구니를 향했다. 축축이 젖은 털을 이리저리 쓸었다.
그 때 지희의 손이 뻗어와 바지 위에서 내 성기를 움켜쥐었다.
“뭐하는 짓이야. 느끼지 말고 반응하지 말랬지?”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희의 입이 내 입을 틀어막았다.
괴롭히는 것은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희가 나의 호통에도 아랑곳없이
양손으로 성기를 잡고 부비면서 입술을 맞대고 알 수 없는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으흐응! 자기 나 미쳐. 나 좋아! 자기야 못참아! 으으흐응. 으?흐응!”
나는 지희를 달랑 안아 들었다. 가운은 홀라당 벗겨졌고 지희의 왼손은
나의 성기를 놓치지 않고 있었다. 지희의 입술은 나의 입술을 찾고 있었다.
지희의 눈동자는 풀어져 초점을 잃은 채 나를 맹하게 올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지희를 스튜디오 소품용 침대로 옮겼다.
스튜디오는 불이 꺼져 있었지만 항상 일하던 곳이라 쉽게 침대를 찾을 수 있었다.
침대에 눕히자마자 지희는 양 팔로 내 목을 끌어안고 매달렸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지희의 벌거벗은 몸 위에 엎어졌다.
곧장 지희가 뒤집기를 시도하더니 내 위에 올라왔다.
그리고는 혀로 내 얼굴을 핥으면서 손으로 나의 옷을 벗겼다.
나는 몸에 힘을 빼고 몸을 뒤척이면서 잘 벗겨지도록 협조했다.
빤추만 남기고 나의 옷을 홀랑 벗긴 지희가 복수를 하기 시작했다.
내 전신을 손으로 혀로 애무를 했다. 갈증 난 여인이 물을 마시는 것처럼.
나는 두 팔 벌리고 가만히 누워 있었다.
지희가 워낙 거세게 몰아붙이니 나는 방관만 할 분이었다.
지희는 나의 온 몸에 침을 바르고 69자세로 엎드려 양손으로 나의 불알을 부여잡고
거친 숨을 볼아 쉬며 성기를 빨아대고 있었다.
이미 팽창해 있던 성기는 점점 지희의 혀 놀음에 통증을 느꼈다.
“그만, 그만 아파!”
내가 비명을 질렀다. 지희의 혀 놀림이 속도를 줄이더니 멈추었다.
성기를 왼손으로 잡은채 몸을 일으킨 지희는 성기를 자신의 구멍에 넣었다.
그리고 여성 상위로 방아질을 했다.
나는 반동에 의해 마구 출렁거리는 지희의 젖통을 손으로 잡아 주었다.
엉덩이를 동리며 기마자세로 일어서다시피 세차게 방아질을 하는 지희를 못이겨
나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사정을 하고 말았다.
지희는 휴지로 보지 구멍을 틀어막고 입으로 성기를 청소했다.
그리고는 내 옆에 나란히 누웠다. 나는 헐떡거리는 지희의 젖통을 손으로 보듬어 주었다.
“왜 그렇게 말을 안 들으세요? 사장님.”
“저 말 잘들으께여. 자기 말은 잘 들을거에여.”
“안 들었잖아요. 느끼지 말라 했는데.”
“죄성해여. 자기이. 참을려고 했는데. 정말 참을려고 했는데. 미안해여.”
“같이 못 놀겠어. 생각 좀 해 봐야겠어.”
“자기이! 미안해여. 앞으론 말 잘 들을게여.”
재미있었다.
앙칼지고 도도한 여자가 홀랑 벗겨 놓으니 이리도 보드랍고 간지럽더란 말이냐?
세상에 자기가 가장 잘 난 줄 알고 목에 기브스를 하고 찬바람을 일으키던 여자가.
입꼬 버꼬 쇼핑몰 사장이 피팅모델의 좃물에 녹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이제 지희는 내 마음대로 해도 될 것 같았다.
결코 싸구려 여자가 아닌데 내 앞에서는 모든 것을 포기 했다.
오직 나의 손길만을 바라는 해바라기처럼 스스로 젖어들고 있었다.
성행위가 지희에겐 마약인가 생각했다.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남편과도 섹스는 할 것이고 다른 누구와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마다 취해 갔다면 지희는 이미 걸레가 되어 있어야 옳다.
품위를 유지하고 교양을 말하는 것은 나름대로 깨끗하다는 뜻이다.
자기 자신은 고귀하고 아름다우며 소중하다는 뜻일 게다.
내가 지희에게 마약인가? 지희가 변화무쌍한 카멜레온인가?
“어떻게 잘 들을 건데요? 사장님.”
“무조건 자기 말은 순종 할게여. 아니, 자기에게 복종할게여.”
“노예처럼?”
“노예?”
지희는 반문을 하고 잠시 시간을 흘렸다. 긴 시간은 아니었다.
“노예. 좋아여. 자기가 원하면 노예도 좋고 인형도 좋아요.”
“그럼 노예도 하고 말하는 인형도 해요. 사장님. 순종! 복종!”
“근데 노예에게 존대하는 주인이 어디 있어요? 인형에게 존대하는 사람은 없어요.”
“흐~ 근데 나는 사장님 하면서 델고 노니까 더 좋던데.”
“자기이! 사장님 하지 마세여어~. 너무 많이 들어서 지겨워여.”
“그럼 뭐라고 불러?”
“자기! 지희야.”
“싫은데. 사장님이 좋아. 후 후 후.”
“지희야 하고 불러주면 주인님으로 모실게여.”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내가 강간죄로 감방에 가지 않은 것도 요행인데
이렇게 찰진 여자가 나에게 매여서 정신 줄을 놓다니. 행운이었다.
“좋아. 지.......... 희~~~야.”
왠지 쑥스럽고 어색했다. 좀전까지 사장님이라고 깎듯이 모셔야만 했던
사장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가슴을 울렁거리게 만들었다.
“녜에 주인니임. 하명 하시옵소서.”
“아. 안되겠다. 이름도 내 입에서 잘 안 나오고 사장님이 저 보고 주인님 하니까 소름끼쳐요.”
우리의 승강이는 계속되었다. 지희라고 불러 달라는 사장님과
도저히 안 되겠다는 나의 망설임이 시간을 끌었다.
반말은 제대로 나왔다.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반말은 하니까 되는데
사장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았다. 지희야.
지희가 일어나 스튜디오 출입구로 가더니 조명등을 켰다. 아주여린 파란색 등이었다.
다시 지희가 내 옆에 모로 누워 손바닥으로 내 가슴을 쓸면서 승강이는 계속 되었다.
“자기잉! 둘이 있을 때만 지희야 하고 불러줘요. 그 게 뭐 어렵다궁.”
또 코맹맹이 소리다. 내 귀가, 머리까지 간질거린다.
“필요하면 지희라고 불러 줄게. 지금은 익숙하지 않아. 사장님이 편해. 입에 익어서.”
“필요해용. 자기잉! 불러 줘요.”
“사장님 하고도 놀면 되지. 이름이 뭐 중요해?”
“자기가 사장님 하면 거리감이 생겨여. 지희야 하면 지희가 자기꺼 같애. ㅎ ~"
“나는 사장님 하면 그 자체가 희롱하는 기분이던데.”
“자기! 아까 ‘느끼지 마. 반응하지 말고 업무 열심히 해.’ 하실 때 짜릿 했어여.”
“뭐가”
“가슴이. 머리가. 제압당하는 느낌?”
“그게 좋아? 제압당하는 거?”
“자기한텐 제압당하는 거 좋아여. 자기한테만.”
사장님의 고집을 꺾기는 어려워 보였다. 나도 사장님 하면서 말을 놓기는 힘들 것 같았다.
여자는 반말하고 윽박질러야 된다고 택시 기사가 얘기 했는데.
지희도 윽박지르는 게 좋다는데. 내 머리는 번잡한 생각들로 복잡해졌다.
안 된다고 해놓고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지희의 고집에 꺾이는 기분도 들었다.
“아 좋다. 이모. 이모 어때? 나는 고모는 있는데 이모가 없어. 이모라고 부르고 싶어.”
“좋아요. 사장님만 아니면 돼. 근데 지희야 부르지 않으면 주인님이라고 안 부를래.”
지희가 반승낙을 하고 삐친 듯 바로 누웠다. 내가 모로 누워 지희의 꼭지를 만졌다.
다리를 지희의 몸에 걸쳐 무릎을 사타구니에 쑤셔 박았다.
“주인이라 안 불러도 주인 하기로 했으면 주인인거지.”
“그래여. 주인 대접은 해 드리져 뭐.”
“나는 고모 손에 키워지면서 엄마가 보고 싶을 때는 이모라도 있었으면 하고 바랐어.”
“그랬구나. 자기는 엄마도 이모도 외삼촌도 없었나 봐여. 불쌍타.”
“괜찮아. 이제 이모가 생겼잖아. 착하고 말 잘 듣는 이모.”
“자기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예쁜 이모.”
지희가 내 말을 따라 하면서 낄낄 웃었다. 나는 무릎으로 지희의 구멍을 비볐다.
“아~ 아~ 꼴려.”
무릎 동작을 멈추었다. 또 지희가 덮쳐 올까봐 두려웠다.
몸이 녹초다. 그냥 이대로 부둥켜안고 잠들고 싶었다.
지희는 진짜 꼴리는지 팔로 내 목을 감았다. 그리고 입술을 덮쳐 왔다.
“이모! 왜 지난주에 날 안 불렀어?”
나는 고개를 돌리며 입술을 피했다. 그리고 질문을 던져 분위기를 깼다.
“자기능. 지난주에 우리 두 번이나 봤잖아여.”
“아니, 촬영을 했다던데 나는 왜 안 불렀냐구?”
“아하. 자기 이제 피팅모델 하지 마세여. 공부 하세여.”
“공부? 입에 풀칠하기도 바쁘다.”
“걱정 말아여. 이모가 스폰서 할게여. 의식주 해결해 주고 공부시켜 줄게여.”
“나는 머리가 나빠서 공부 못해. 수능 성적도 형편없어.”
“아니에요. 공부에 재미를 붙이지 못해서 그래여. 환경 탓이죠.”
“공부에 재미를 붙이지 못한 놈한테 무슨 공부를 하래?”
“놈이라니여. 자기이! 자신을 비하하지 마세여. 자기는 무엇이든 잘할 수 있어여.”
아닌 밤중에 홍두깨다. 스폰서 하려면 수재들이 널렸는데 하필이면 나냐?
나는 지희의 제안을 이해하지 못했다. 지희가 스폰을 해 줄 능력은 있다.
하지만 하필이면 나인가 말이다. 비전 있는 S대 학생을 택할 것이지.
“내가 잠시 봤지만 자기는 천재에여. 머리도 좋고 힘도 좋고.”
지희는 말하면서 생글 생글 웃었다. 진실함이 느껴졌다.
“놀리는 거 아니지? 놀리는 거면 그냥 안 둬.”
“자기야. 내가 훌륭한 개인 교사 구해 줄게여. 이모 믿어 봐여어.”
“개인교사? 내가 될까? 술 먹고 담배 피는데.”
“이모가 우리 자기 훌륭한 사람 만들고 싶어여. 이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인물의 후원자가 될거에여.“
“생각 좀 해보고. 당장 결정하기는 너무 힘들어.”
나도 공부를 하고 싶었다. 넥타이 매고 좋은 차타고 다니며 거들먹거리고 싶었다.
학창시절 그토록 땡땡이를 쳤는데 갑자기 공부 머리가 터질지 의문이었다.
옆에서 누가 손목 잡고 이끌어 주면 가능할 것도 같았다. 해 볼까?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여. 이모가 밀어 드려여.”
내일을 알 수 없는 마구잡이 인생이 막막했다. 어쩌면 기회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스폰이라는 말로 나를 옭아매려는 것은 아니겠지? 나 호락호락한 사람 아니야.”
“옭아매기는? 자기잉! 이모가 자기한테 폭 빠져서 그래여. 믿어 주세여.”
나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마음에 결정을 못했다. 내 마음이 갈등이었다.
해보고 싶었다. 약속된 내일을 보장받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두려웠다.
내가 공부로 성공할 수 있을까? 개인교사? 창피만 당하는 거 아닐까?
내가 결정을 못하고 망설이자 지희가 말을 돌렸다.
“자기 오늘 미애하고 있었어여?”
“어떻게 알아? 봤어?”
“느낌이져. 여자의 직감이죠.”
우문우답이었다. 지희 입장에서는 내가 미애와 있었을 가능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뭐했어여? 맛있는 거 사 먹었어여?”
“미애가 초밥 만들어서 둘이 산에 갔어.”
“등산?”
“아니. 뒷동산에 바람 쏘이러.”
“아하! 소풍 같구나. 자기이 부럽다.”
질투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산에 있을 때 이모 전화 받았어. 미애 때문에 못 걸었어.”
“폰이 두 번 울고 말져? 일부러 그랬어여.“
“진동으로 해놨더니 부르르 하다가 받으려니 끊어지데.”
“앞으로도 이모는 그렇게 전화 할 거에여. 신호는 딱 두 번.”
“왜? 나 보고 걸으라고?”
“그렇죠. 자기가 어떤 상황인지 이모가 모르니까. 앞으로도 그렇게 신호만 보내고 끊을 거에여.”
“내가 형편 되면 걸어라? 옆에 누가 있으면 보내고 걸어라?”
“역시 자기는 머리가 좋아. 공부하면 성공 할거에여.”
이야기를 하다 보니 스튜디오가 환해졌다. 창밖에 새벽이 오고 있었다.
“밖이 환하네. 아침인가? 누가 창문으로 들여다보면 어쩌지?”
“밖에서는 안 보여여. 안에서는 밖이 잘 보이지만.”
그래도 지희는 일어나 창가로 가서 커튼을 치고 돌아왔다.
“주인니임! 뽀 해주세여!”
발가벗은 지희가 입술을 쏘옥 내밀었다. 간절히 원한다는 듯 주인님이라 부른다.
나는 양 손으로 지희의 뺨을 잡고 입술을 맞추었다. 뽀가 아니었다.
지희의 혀가 내 입술을 파고들었다. 서로의 타액을 주고받았다. 서로의 몸을 더듬었다.
결국 우리는 다시 엉겨 붙었다. 지희가 내 위에서 방아를 찧었다.
신음소리 요란하게 내면서 미친 듯이 방아를 찧어댔다. 엉덩이를 돌리면서.
나는 일자로 가만히 누워 또 오래가지 못하고 사정을 하고 말았다.
“변강쇠가 오늘은 힘을 못 쓰네여.”
지희는 싱거운 듯 웃었다. 가소롭다는 듯이.
“오늘은 내가 힘을 너무 썼어. 지금 기운 다 빠진 상태걸랑.”
“이제 변강쇠가 옹녀의 위력에 굴복한 거에여. 옹녀는 많이 고팠거든여.”
휴지로 구멍을 틀어막고 입으로 내 성기를 청소해 주는 것은
이제 지희의 정식 코스가 된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은 내 옆에 모로 누워 내 가슴 쓸기까지 반복이었다.
“이모는 신음소리가 왜 그렇게 크고 자지러져?”
“좋으니까 그러죠. 자기가 좋아서. 섹스가 좋아서.”
“신랑하고 할 때도 그렇게 비명을 질러? 아이 깰 텐데.”
“아이도 깰까 겁나고 신음도 잘 안 나와여. 신랑하곤 흥이 안 나여.”
“이모 신음소리 듣고 옆집 아주머니가 우리 집에 들락 거려. 하 하.”
“왜요? 함 하자고? 그 여자도 변강쇠는 알아보나 보네.”
“사과 주러 오고. 접시 가지러 오고.”
“그거하고 내 섹소리하고 연관이 있나여?”
“여자가 몇 명인지 모르겠다. 섹소리가 벽을 뚫고 자기 집을 쩌렁쩌렁 울렸다고 수군 거렸어.”
“지들은 안 하나? 지는 신음도 안하나? 근데 여자가 몇 명이나 드나 들었길레?”
여자가 몇 명이나 부분에서 나는 지희의 질투의 눈빛을 보았다.
“몇 명은? 둘 뿐이지. 미애하고 이모하고.”
“미애가 자주 오나 봐여. 수군거릴 정도로.”
“미애 때문은 아냐. 여자들이 할 일이 없어서이지.”
지희 앞에서 나는 미애를 두둔하고 있었다. 이모의 소리 때문이라고 말하려다 참았다.
“자기이. 이사 가야겠네. 그런 몰상식한 사람들 하고 어떻게 한 동네 살아요?”
“나도 이사 가고 싶지만 거기 집세 내기도 벅차.”
“내가 집 알아봐 줄게여. 자기 힘든 거는 이모가 다 해결해 줄게여.”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가? 내가 복수해야할 지희가 아량을 베푸니 나는 아무 생각도 못했다.
집 문제도 해결되고 공부도 계속 할 수 있다면 나에겐 피할 수 없는 복이었다.
“지희는 이 나라에, 역사에 길이 남을 인물을 키우고 싶어여. 저에게 보람이 되어 주세여.”
지희의 마지막 말이었다. 그 것이 나의 머리에 쟁쟁 울렸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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