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애의 몸에서 미끄러져 내려 왼팔을 미애의 머리밑에 고이고 오른 손으로 젖통을 주물렀다.
젖통이 딴딴한 게 잔뜩 성이 나 있었다. 젖꼭지도 탱글거린다. 미애는 나의 행동은 아랑곳없이
축 늘어진 몸으로 팔을 휘저어 베개를 찾아 엉덩이 밑에 고이고 있었다.
“한 번에 수천마리 정자가 뛰어 들어가지만 난자와 교합하는 넘은 한 마리뿐이야.”
내가 주워들은 짧은 지식으로 아는 척, 베개 고이는 미애에게 퉁을 줬다.
“나도 알아. 그래도 내 몸속에 들어온 니 새끼는 다 소중한거야.”
나는 미애의 코에 손가락으로 맥주를 먹였다. 그리고 일어나 세면장으로 갔다.
욕조에 물을 받았다. 손을 휘휘저어 간을 맞추었다. 물이 욕조에 반 쯤 찬 걸 보고 세면장을 나왔다.
“자기. 씻으러 간 거 아니었어? 벌써 씻은 거야?‘
미애가 누운 채 나에게 묻는다. 새끼들이 흘러 나올까봐 꼼작 못하는 미애가 예쁘다.
나는 대답 없이 침대로 다가가 양팔로 미애를 번쩍 들어 안았다. 그리고 세면장으로 향했다.
“어, 어, 자기야. 왜이래. 자기 먼저 씻어.”
미애는 내 목을 틀어 안고 매달렸다. 깜짝 놀라는 미애를 욕조에 살그머니 담갔다.
나는 미애를 욕조에 눕히려고 했는데 어느새 팔을 풀고 욕조에 앉아 버렸다.
그리고 미애는 욕조 한쪽으로 몸을 웅크리며 나도 들어오라고 팔을 잡아 당겼다.
거부할 수 없는 힘. 이제 내 사람이어서 인가? 나는 미애의 손에 이끌려 욕조에 들어갔다.
욕조가 좁아서 둘의 하체는 포개져야 했다. 내가 자리도 잡기 전에 미애의 발가락이 내 성기를 건드린다.
우연히 닿았겠지만 미애는 재미있는 듯 발가락으로 장난을 친다. 나는 겨우 자리를 잡고 손으로 미애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는 내 발을 미애의 사타구니 사이로 밀어 넣었다. 미애는 몸을 뒤틀었지만 물속에서 발목이 잡힌 채 아우성만 질러댔다.
그래서 우리는 또다시 엉겨 붙었다. 이번엔 수중 전이었다. 위에 있는 나는 괜찮았지만 미애는 땟국물도 꽤 먹었을 것이다.
침대 위하고는 완전 기분이 달랐다. 작업하랴. 중심 잡으랴. 힘도 배가 들었다.
물속에서 또 한 번 정자와 난자의 만남을 주선한 우리는 서로의 몸에 비누칠을 해 주었다.
그리고 손으로 때를 밀어 주었다. 명분은 때 민다고 했지만 사실상 애무였다.
비누칠 잔뜩한 몸으로 끌어안고 부볐다. 끌어안은 채 키스를 퍼부었다.
서로를 씻겨주고 닦아주고 낄낄거리며 우리는 침대로 왔다.
침대위에 내가 벌렁 누웠다. 그 위를 미애가 기어서 올라온다.
미애가 내 배위에 가슴을 얹어놓고 손으로 성기를 만지작거린다.
“에그. 요렇게 작은 게 나를 점령했단 말야? 아까는 되게 큰 느낌이었는데.”
“아까는 컸었어. 이제는 얌전해진 거지. 썽 나면 또 커져. 그래서 썽기 잖아.”
미애가 한손으로 불알을 감사고 한손으로 성기를 어른다.
“그만해. 또 썽나면 어떻게 할래.”
나는 상체를 미애의 젖통에 눌린 채 양손을 흔들며 그만하라고 사정을 했다.
“빨아 보까? 빨아도 돼?”
“빨아 봤어? 잘 빨어?”
빨아 볼가라는 말에 또 온몸이 드거워진다.
“자기는. 나 남자 첨이건든. 자기가 나에게 첫 남자란 말이야.”
“미안. 빨아준다길레. 어떻게 아나 해서.”
“사실은 친구 집에서 야동 본적이 있어. 보기만 해도 구역질 났어.”
“남자친구? 어디서?”
“자기야. 이럴래? 나는 남자는 자기뿐이라고.”
미애의 손가락이 내 허벅지를 꼬집는다. 아프진 않았지만 나는 죽겠다는 듯 비명을 질러 주었다.
“그래. 미안해. 그냥 해본 소리야. 빨아줘. 누나. 쪼옥 쪽.”
미애가 성기에 혓바닥을 살짝 대면서 말했다.
“야동은 쇼라던데.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다라하지 말라던데.”
“남들은 다 빨아. 좃물이 여자 피부에 엄청 좋다고 다른 여자들은 애인 물 빼먹으려고 난리라던데.”
“치. 거짓말. 여자들 아무도 남자 물 빼서 먹었다고는 안하더라.”
“혼자만 먹으려고 시침 따는 거야. 누나도 어디 가서 자랑은 하지말어.”
어느새 성기가 미애의 입안에 들어가 있었다. 미애의 혀놀림에 내 몸은 감전 된듯 사시나무처럼 전율했다.
“물 나오면 한방울도 흘리지 말고 삼켜. 사랑하는 사람의 정액은 피부미인을 만든데요.”
“알았어. 자기야. 자기꺼는 뭐든지 나는 다 먹을 수 있어.”
다시 미애는 내 성기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입속에 우겨 넣었다.
나는 양손을 머리 밑에 고이고 미애의 혀놀림을 느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엉덩이에 힘이 들어갔다.
온 몸이 찌릿하며 기분은 하늘을 붕붕 떠다녔다.
우리는 한 숨도 자지 못했다.
날 밤을 꼬박세우고 진이 다 빠져 만신창이가 된 채 엉겨 붙어 오전에 잠시 눈을 붙였다.
일어나니 오전 11시였다.
“자기야. 오늘 스케줄 없어. 이렇게 잠만 자도 돼?”
“어. 몇 시야? 나는 오늘 자유야. 맨날 공휴일이지. 누나는 약속 잡힌 거 없어?”
“일거리는 없는데 새벽 운동을 못했어. 바쁘면 못할 수도 있지.”
“새벽에 운동해? 대단하다. 누나.”
“자기야. 누나 하지마. 징그러. 소름 돋어.”
“그럼 뭐라고 불러?”
“여보! 해 봐.”
“우리 살림 차릴까? 같이 살래?”
“으이그. 못살아.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는다지만 이 건 아니다. 정말.”
“왜? 내가 싫어? 싫으면 말해. 떠나 줄게.”
미애의 얼굴이 파리해진다. 내 눈을 쏘아본다.
“너 왜이러니? 내가 언제 싫댔어. 아직은 같이 사는 건 무리야. 난 자유가 필요 해.”
“나 누나 좋아. 자유 엄청 줄게.”
“같이 살면 묶이는 거야. 속박당하는 거라구. 서로가 서로에게.”
“알았어. 누나. 누나가 묶이고 싶을 때까지 기다릴게.”
“자기야. 나 배고프다.”
“알았어. 누나. 뭘로 먹을래? 감자탕? 국밥?”
나는 서랍장에 붙은 쿠폰을 보며 물었다. 미애는 감자탕을 외쳤다.
“우째, 좋아하는 음식도 같냐? 우리는 천생연분이다.”
미애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나는 여자들이 인연이나 연분이라는 낱말을 초콜릿만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다.
미애가 빽을 열더니 얼굴에 기초화장을 한다. 나는 인터폰을 들고 모텔 카운타에
감자탕 해장국 두 그릇을 주문했다. 그리고 지갑을 꺼냈다.
“돈은 내가 줄게. 기다려.”
“내가 여자 뜯어먹는 기둥서방인 줄 아니? 걱정 마. 나도 돈 있어.”
“기둥 빼고 그냥 서방이지. 미애의 예쁜 서방^^”
화장이 끝난 미애가 옷을 챙겨 입는다. 내가 스커트를 손으로 잡았다.
“그냥 있어. 어디 나갈 것도 아닌데.”
“배달 오잖어. 보면 어떻게.”
“보면 꼴리겠지? 보여주자. 재밌겠다.”
나는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 재밌을 것 같았다.
배달부가 남자라면 오늘 하루 접어야 될 것이다.
여자라면 내가 맛을 봐야겠지? 미애가 가만있을까?
“미쳤니? 자기야? 내 몸은 자기만 봐야 돼.”
“이미 누나 알몸은 인터넷에 둥둥 떠다니고 있어.”
“자기는 일하고 사랑도 구분 못하니? 그리고 누나하지 말랬지? 자기야 하고 불러.”
“누나가 좋은데. 그냥 누나하자.”
“앞으로 누나라고 부르면 안 만나 줄거야. 자기~~ 하고 불러 봐.”
갑자기 미애는 누나라는 말을 싫어했다. 자기를 강조했다. 하긴 자기는 자기지.
“미애야. 함 더 하까?”
미애의 얼굴이 환해진다.
“그래. 미애야. 하고 불러 줘. 약속.”
미애가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우리는 손가락 걸고 도장 찍고 복사까지 했다.
초인종이 울었다. 나는 홀랑 벗고 있고 미애는 셔츠와 팬티만 입었는데 음식이 왔다.
내 손에 있는 스커트를 뺏으려고 미애가 안간힘을 썼다. 나는 남잔데.
한참을 승강이 했지만 스커트를 손에 넣지 못한 미애는 발딱 일어나더니
내 와이셔츠를 허리에 두르고 음식을 받으러 나갔다. 허벅지만 가렸을 뿐
실룩거리는 엉덩이가 훤히 드러나 볼만 했다.
미애가 음식을 받고 계산을 했다. 배달원이 문닫아주고 갈 때까지 뒤를 보이지 않았다.
배달원이 가자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윙크를 날렸다.
“엉덩이가 볼만 하던데. 아저씨 보여 줬으면 좋아했을 텐데.”
나는 미애를 놀렸다. 재미있었다. 약 올라 하는 게 재밌었고 통통튀는 모양이 예뻤다.
“자기. 변태야? 왜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해? 내가 발가벗고 시내를 돌아다니면 좋겠어?”
“아! 그냥 장난이지. 장난으로 그래 본거야. 그깐 일로 발끈하고 그래?”
“장난? 그래. 한 번 용서해 준다. 앞으로 나 우사시키려고 하지 마.”
“그래. 장난 안칠게. 미안해. 밥 먹자.”
감자탕 두 그릇이지만 식탁에 미애가 직접 차린 아침은 푸짐했다.
“이게 아침이냐? 점심이냐?”
“자고 나서 먹으니 아침 아닐까? 나중에 점심 또 먹고 저녁 먹으면 돼.”
미애가 내 말에 맞장구를 쳤다. 우리는 죽이 맞았다.
우리는 마주앉아 식사를 했다. 음양의 조화.
하늘은 여자와 남자를 만들어 조화롭게 세상을 구성하도록 했나 부다.
나는 여자와 마주 앉아 밥을 먹어본 기억이 없다. 내 여자와 함께 밥을 먹어본 기억은 전혀 없다.
미애는 자기 입에 밥 넣기보다 내 입에 반찬 넣어주기를 더 좋아했다.
김치도 집어주고 오이도 된장 찍어 내 입에 우겨 넣었다. 그리고 좋아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받아본 참으로 행복한 밥상이었다.
가족도 없이 고모가 차려주는 밥상 고모부 눈치 보며 우겨넣던 과거가 떠올랐다.
고모부 인상이 더러우면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빨리 먹고 자리를 떠야했다.
고모부가 일거리 없어서 돈을 못 벌었다하면 나는 그날 두 끼는 굶는 날이었다.
고모는 그런 고모부를 나에게 은인이라 했다. 애미, 애비도 없는 자식을 여태껏 키워준 공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나를 세뇌시켰다. 나는 고모의 말에 맞는다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고모는 내가 겪는 설움을, 힘든 세상살이를 지희년 때문이라고 나를 교육시켰다.
“고년 때문에 니가 개고생인 겨. 고년 아니었으면 엄마 아빠 품에서 잘 컸을텐디.”
“걱정 마세요. 고모. 저 잘 크고 있어요. 고모 덕분에.”
“고모 덕분이 아니고 고모부 덕분이다. 민호야. 고년한테 꼭 복수해야 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고모부 덕분이 아니고 고모 덕분이지만 아니라고 우길 필요는 없었다.
시시비비를 따지지 못할 불리한 운명을 안고 살아가는 나였다.
지희에게 복수는 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묘책이 없었다.
미애가 뼈다귀를 손에 들고 살점을 뜯어서 내 입에 넣어준다.
나는 사양하지 않고 입을 쩍 벌리고 받아먹었다.
틈을 봐서 얼굴을 쑥 내밀어 미애 손까지 입속에 집어넣었다. 손을 앙 물었다.
놀라서 당황해 하는 미애가 귀엽다. 찬찬히 뜯어보니 내 눈에 미애의 안 예쁜 구석이 없다.
내가 사랑의 돋보기를 쓰고야 말았나보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은 여자. 미애였다.
우리는 아침도 아니고 점심도 아닌 식사를 하고 모텔을 나왔다.
미애가 키를 꼽고 돌리더니 시동이 안 걸린다고 안절부절못한다.
몇 번을 반복해도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긴급 출동을 불러야 했다.
미애가 수첩에서 긴급출동 전화번호를 찾는다. 그 때 내 눈에 기어가 보였다.
기어가 R 에 가 있었다.
“누님. 기어 P에 놓고 시동 걸어보슈?‘
미애가 기어를 보더니 배시시 웃으며 기어를 중립으로 옮긴다.
어제 저녁에 술이 취해서 주차하며 기어를 후진 놓은채 시동을 꺼버린 모양이었다.
시동을 걸어놓고 미애가 인상을 구겼다.
“자기야. 누나하지 말랬지. 자기가 나보고 누나 하면 너무 멀어 보인단 말야.”
“장난이야. 장난. 미애는 장난도 몰라?”
“장난으로도 누나 하지 마. 자기한테 누나 소리 들으면 자꾸 슬퍼져.”
“알았어. 누나 안할게. 화내지 마.”
나는 미애의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미애는 입술을 삐죽이 내밀며 차를
출발시켰다. 그런데 차가 가지를 않는다. 내려다 보니 기어가 파킹이다.
“누나! 정신을 어디 두고?”
“또? 너 맞을래?”
미애가 소리를 빽 지른다. 나는 찔끔해서 입을 닫았다.
“지금 나 정신이 없어. 머리는 맑은데 허황해. 아랫도리는 간지럽고 아프고. 제정신이 아니야.”
“사람은 그럴 때도 있어. 모든 건 순간이야. 여보.”
보를 하는 순간, 미애가 내 입술을 자기 입으로 훔쳐가 버렸다.
그리고는 깔깔대며 웃어 제쳤다. 그리고는 차가 출발했다. 미애는 여보라는 말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미애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나는 불안 속에 떨어야 했다.
미애는 자기 말대로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급정거를 수차례 했다. 빨간 불을 못보고 달렸다.
그래도 사고 나지 않고 우리 집까지 왔다. 이 실력으로 어떻게 운전하나 심히 걱정 되었다.
“여보야. 아직 초보니? 초보면 다른 사람은 태우지 말아. 같이 죽겠다.”
“초보 아니야. 오늘만 그래. 내가 얼이 빠졌어. 자기 때문인가 봐.”
“내가 왜? 내가 어쨌다고?”
“자기가 밤새 나를 괴롭혀서 정신이 달아난 나 봐. 나 운전 잘 하는데.”
미애는 길가에 주차해 놓고 나를 따라 내렸다. 그리고 내가 사는 집으로 따라왔다.
나는 미애를 돌려보내려고 애썼지만 막무가내였다.
신발만 잠시 벗었다가 정신 차리고 가겠다는 미애를 데리고 나는 자취방으로 왔다.
열찻집. 내가 사는 자취방은 열찻집이다.
좁은 대문에 마당은 없고 두 둘로 늘어선 스무 개의 방. 방하나 에 부엌이 하나씩 달려있다.
부엌은 돌아서면 부딪치고 방은 비키니 옷장 두 개만 놓아도 두 사람이 눕기가 좁다.
나의 위대한 모습만 미애에게 보여 주려고 했는데 치부를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웠다.
“자기는 좋겠다. 방도 있고. 나는 방 언제 가져 보니?”
미애가 앞장서서 방문을 열고 신발을 벗으며 말했다.
“세상에 방 없는 사람이 어딨어? 그럼 여보는 길거리에 사니?”
“미애는 언니 집에 얹혀서 조카 방에 끼어 살아. 내 방이 없어서 초딩 조카 방에 몸만 눕혀.”
농담 같은 미애의 말에 기분이 풀렸다. 나는 뒤따라 신발을 벗으며 미애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렸다.
하지마를 외치며 뒤로 손을 휘젓던 미애가 방바닥에 엎어졌다.
나도 일부러 미애의 등에 엎어졌다. 일어나려 하는 미애를 누르고 내 손과 혀가 부지런히 움직였다.
미애의 몸이 뜨거워지면서 스스로 단추를 풀어 제쳤다. 미애가 옷을 벗는 것을 내가 도왔다.
미애가 내 바지를 벗겼다. 나는 바지만 벗고 성기를 꺼내 뒤에서 미애의 자궁을 찾아 찔러 넣었다.
미애는 아프다고 다음에 하자고 소리를 질러댔다. 입은 그래도 몸은 반항하지 않았다.
생전 처음 여자를 엎어놓고 뒤에서 방아질을 했다.
아파죽겠다고 자지러지는 미애의 허리를 잡고 엉덩이를 들어 올려 항문이 아닌 자궁에 정조준해서 피스톤 운동을 했다.
미애의 비명은 나에게 풍악으로 들렸다. 미애의 아우성은 나에게 진군 나팔소리로 들렸다.
미애의 몸속 깊숙이 미애가 좋아하는 내 새끼들을 투입했다. 그리고는 미애를 바로 눕히고 나도 나란히 누웠다.
맨 바닥에 나란히 누워 천장을 보니 너무 낮다. 지은지 오래된 집이라 구식이다.
그나마 고모부 눈치 안보고 내 등을 붙일 수 있는 공간이니 얼마나 소중하냐?
“자기야. 나 너무 아파. 상처 났나봐.”
얼굴이 온통 눈물로 범벅이된 미애가 아랫도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눈물이 흥건한 미애를 보고 나는 놀라서 몸을 화들짝 일으켰다.
그리곤 미애의 사타구니를 들여다보았다. 보지가 온통 헐어 있었다. 피로 범벅이었다. 미안했다. 내가 너무 많이 했나?
처음이라서 그런가? 서서히 단련을 시켜야 되는 건가? 근처에 내 손만 가도 미애는 몸을 뒤틀며 비명을 질러댔다.
“소독약 발라 줄까?”
“아, 아니. 그냥 둬. 거기는 중요한 곳이야. 소독약 발라서 잘 못되면 어떻게.”
“그럼 찜질해 줄까?”
미애는 대답이 없었다. 나는 냄비에 물을 끓이고 수건을 적셔 짜서 헌 곳에 올렸다.
순간, 미애가 으악! 하며 몸을 굴렸다. 이리저리 좌로 우로.... 나는 어떻게도 못하고 지켜보기만 해야 했다.
미애가 진정이 되고 숨을 할딱이며 누워 있었다. 나는 담요를 깔았다.
미애가 스스로 굴러 담요위로 위치 이동을 했다. 나는 미애의 알몸에 이불을 덮어 주었다.
아랫도리 홀랑 벗은 나는 입지도 벗지도 못하고 미애 옆에 나란히 누웠다.
다리는 미애가 덮은 이불위에 걸치고 손은 이불속에 들어가 미애의 젖통을 만졌다.
“한 숨 자. 괜찮아질 거야. 미안해.”
“자기야. 미안할 거 없어. 좋아서 생긴 일인데 뭐.”
“고마워. 앞으론 하루에 딱 한 번만 할게.”
“근데 자꾸 헐면 억하쥐? 우리 이제 못하는 거 아냐?”
나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 여자 헛 똑똑 인가? 순진한 척 하는 건가?
“걱정 말어. 굳은 살 생기면 하고 싶어 근질거릴 걸.”
“그럴까? 하고는 싶어. 근데 아파서.”
미애는 은근히 나를 자꾸 웃게 만들었다. 내 다리가 포개져 있고 내 손이 젖꼭지를 괴롭히는데도
미애는 어느새 잠들어 있었다. 나를 믿고 내 방이 자기 집처럼 편안하다는 뜻일 게다.
불안하고 불편하고 아프면 잠들지 못하는 거 아닌가. 미애의 베개를 빼내 내가 베고 팔을 넣어 주었다.
왼 팔을 미애의 머리 밑에 고이고 오른 손으로 미애의 가슴을 만지며 나도 잠을 청했다.
“서방님. 진지 드세요. 저녁이에요.”
한 숨 자고나니 미애가 밥상을 차려놓고 나를 깨우고 있었다. 누워서 보니 미애의 치마속이 다 보인다.
“노우 팬티네. 팬티 안 입어?”
나는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팬티가 상처에 스쳐서 움직이질 못하겠어. 벗고 있으니 편하네.”
“그래 이제 벗고 살아라. 팬티 값 아끼자.”
“오늘은 어쩔 수 없지만 상처 나으면 입어야지. 노 팬티면 병 걸려.”
“걸음은 제대로 걸을 수 있어?”
“팔자 걸음^^ 나 며칠 일 못하겠어. 쉬어야겠어.”
“그래. 여기서 쉬어라. 내가 먹여 살릴게.”
“나 집에 안 들어가면 울 언니 걱정해. 세상에 하나뿐인 피붙이거든.”
그래도 미애는 언니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작은 가슴이지만 얼마나 의지가 되었을까. 속 깊은 정을 나누며 외롭지는 않았을 거다.
나는 기댈 등도 나눌 마음도 없이 성장했다. 고모 말을 빌리면 지희년 때문에.
“저녁 먹고 설거지 해놓고 갈게. 오늘은 늦어서 힘들지만, 다음에 시간나면 내가 반찬 좀 만들어 놓을게.”
“고맙다. 누나야.”
눈앞에 번갯불이 번쩍했다. 미애의 손바닥이 내 이마에 철썩 닿아 있었다.
“악!”
“누나 하지 말랬지? 우리사이 자꾸 금 그을래?”
미애가 진짜 누나처럼 때리고 행동하고 말했다.
“아니, 이번엔 감동 먹어서 나도 모르게 나온 소리야. 정말 고마워서.”
나는 풀이 죽어서 기어 들어가는 소리를 했다.
“고마. 밥 먹자. 국 다 식는다.”
“우와! 진수성찬이네. 잘 먹을 께. 누~ 여보야.”
미애가 눈을 흘기며 내 손에 수저를 쥐어 준다.
“내가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차려주는 밥상이야. 맛있게 먹어 줘.”
“맛있어. 진짜 꿀맛이야. 여보야 손맛이 꿀맛이야.”
“고맙다 우리 아기. 자알 먹고 튼튼하게 크거라~~”
“녜.”
나에게 미애는 애인이요, 누나요, 엄마요, 천사였다. 나도 미애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수저를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입만 아~ 벌리고 있으면 됐다.
바지런한 미애가 내 입에 반찬이며 국이며 밥을 줄기차게 퍼 넣었다. 나는 부지런히 씹어 삼켰다.
그 때 진동으로 해 놓은 휴대폰이 몸부림을 쳤다. 풍뎅이처럼 방바닥을 빙빙 돌며 기고 있었다.
“자기야. 전화 왔네. 누굴까?”
미애가 휴대폰 액정을 들여다보며 나에게 넘겨주었다.
액정 화면에는 입꼬버꼬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휴대폰을 두 손으로 집고 큰 소리로 외쳤다.
“예. 사장님. 어쩐 일이신가요?”
“예. 시간 됩니다.”
“예. 고맙습니다..”
“예.”
“예.”
“예.”
“예. 그럼요. 사장님.”
김치를 먹기좋게 ?고 있던 미애가 통화가 끝나자 귀를 쫑긋하며 내용을 궁금해 했다.
“모레 정장 촬영 할 수 있느냐고.”
“그래서? 한다고 했지?”
미애는 자기 일처럼 기뻐한다.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행복했다.
“당연히 간다고 했지. 고맙습니다. 못 들었어?”
“우리 자기. 이제 입꼬버꼬에 에이스 되겠네.”
“제기랄. 술 먹지 말고 연애질 하지 말고 잠 푹 자고 오래.”
“당연히 그래야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우리자기. 예쁜 자기~~”
“내가 졸병인가? 별 간섭을 다해.”
“자기는 돈만 벌면 되는 거야. 남의 주머니에 돈 꺼내기가 쉬운가? 싫은 소리도 들어야지.”
“여보야는 연락 안 와? 왜 나 혼자만 불러?”
“혼자 아닐 거야. 글고 나는 속옷 모델만 해.”
“왜? 왜 속옷 모델만 해?”
“피팅모델이 하고 싶어서 여러 군데 사진을 제출 했는데 면접 보러 오라는 데가 없었어. 그러다가 우연히 비키니 모델 구한다길레 신청했다가 덜컥 붙었어.”
“아니, 좀 더 기다려 보지. 처음이 어렵지 경력 붙으면 부르는 곳 많은데.”
“아냐. 나는 안 돼. 중학교도 못 같거든. 언니하고 입에 풀칠하기 바빠서 초등학교도 간신히 졸업했어.”
“피팅모델이 무슨 학력이 필요하냐? 옷 빨, 사진 빨만 받으면 되지.”
“아냐. 속옷 모델 하면서도 무식한 년이란 소리 많이 들었어, 선입감은 중요 한 거야.”
미애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말이 더듬더듬 끊겼다. 나는 미애의 옆으로 자리를 옮겨 등을 토닥여 주었다.
“괜찮아. 내가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 자리 알아봐 줄게. 거기는 내가 에이스야. 내가 피곤하면 쉬라고 하고 쉬는 시간도 돈 안 빼.”
“자기 좋겠다. 신용 얻었구나.”
“내가 잘 이야기해서 우리 여보야 자리 만들어 줄게.”
“그러지마. 나는 이미 속옷 모델로 이미지가 굳어져서 자기만 창피당해.”
“나는 우리 여보야 때문에 창피당하는 것은 아프지 않아. 우리 여보야 웃으면 가장 행복해.”
“나도 나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자기가 있어 무지 행복하다. 걱정만이라도 고마워.”
갑자기 미애가 내 귀를 잡고 키스를 날렸다. 우리는 다시 부둥켜안고 뒹굴었다. 낄낄대고 하하 거리면서.
내 손이 미애의 허벅지를 더듬었다. 치마 밑으로 손이 들어갔다.
“아야. 사타구니! 자기야. 나 아픈 거 알지? 그래도 하고 싶어?”
미애가 나지막한 소리로 종알거렸다. 애절한 속삭임이었다.
나는 미애의 가슴을 누르던 팔꿈치도 치마 밑에 넣었던 손도 떼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미애의 목을 받치고 일으켜 주었다.
“미안해. 나 사타구니 나으면 마음대로 실컷 하게 해주께.”
“아! 내가 깜박했다. 나도 제정신이 아닌가 봐.”
“어쩜 정신없는 날도 똑 같니?”
우리는 다시 밥상머리에 앉았다.
우리는 서로의 공통점을 찾기 바빴다. 아니, 동질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언제 누군가와 공통점을 찾고 공유를 하려고 했던가? 놀라운 변화였다.
세상 모두가 적군이었고 세상 사람들이 모두 괴물로 보였던 세월이었다.
미애는 부지런히 내 입에 반찬 넣어 주느라 숟가락질 할 여가가 없었다.
자기 입에는 아무것도 넣지 못했다. 나는 먹여주는 게 부끄러워서 하지 못했다.
마음은 있는데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남자라는 자존심 때문에.
오랜만에 포식을 했다. 여자란 좋은 것이다. 이렇게 남자의 빈 옆구리를 채워주고 찔러주니 말이다.
“여보야. 밥 먹어. 나 먹이느라고 몇 술 못 떴잖아.”
“미애는 자기가 먹는 것만 봐도 배 불러.”
“누나 같이 말하네. 크~"
순간 눈앞이 번쩍하며 나는 뒤로 나자빠졌다. 미애가 또 내 이마를 때렸다.
나는 넘어진 체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손바닥을 눈으로 가져갔다.
손바닥에 피는 묻어있지 않았다. 그래도 무지 아팠다. 나도 때려야 하느냐 잠시 갈등에 빠졌다.
내가 또 누나라 했으니 맞을 명분은 있었지만 때릴 명분이 없었다.
미애가 발딱 일어났다. 팬티를 집어서 빽에 넣었다.
“누나하지 말랬지? 농담하지 말랬지?”
넘어져 있는 나를 내려다보며 미애가 금방이라도 밟을 듯 한 태도로 나를 윽박질렀다.
“농담 아니었는데. 장난 아니었는데.”
“그럼. 내가 제일 싫다는 말을 일부러 했단말야? 자기는 기분 나쁘게 하는 게 취미야?”
“누나 같다 했지. 누가 누나라 했나?”
나는 이미 미애의 기세에 푹 눌려 있었다. 말꼬리가 기어 들어갔다.
“시끄러. 나 그만 갈래.”
미애는 휑하니 가버렸다. 불식간에 당한 일이라 나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여자에게 맞고도 항변도 못했다. 삐쳐서 가는 미애를 붙들지도 달래지도 못했다.
배는 부르고 미애는 가버리고. 나는 천장을 쳐다보며 누워서 생각에 잠겼다.
누나는 맞는데. 누나라고 부르면 싫어하는데. 나는 왜 자꾸 누나라는 말이 나올까?
싫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사랑이고 배려 아니겠어.
나는 스스로 반성하고 자책했다. 그 좋은 시간이, 그렇게 행복했던 순간이
이렇게 끝나는 건가? 세상에 여자는 많다는 생각과 미애를 달래야겠다는 생각이 충돌했다.
젖통이 딴딴한 게 잔뜩 성이 나 있었다. 젖꼭지도 탱글거린다. 미애는 나의 행동은 아랑곳없이
축 늘어진 몸으로 팔을 휘저어 베개를 찾아 엉덩이 밑에 고이고 있었다.
“한 번에 수천마리 정자가 뛰어 들어가지만 난자와 교합하는 넘은 한 마리뿐이야.”
내가 주워들은 짧은 지식으로 아는 척, 베개 고이는 미애에게 퉁을 줬다.
“나도 알아. 그래도 내 몸속에 들어온 니 새끼는 다 소중한거야.”
나는 미애의 코에 손가락으로 맥주를 먹였다. 그리고 일어나 세면장으로 갔다.
욕조에 물을 받았다. 손을 휘휘저어 간을 맞추었다. 물이 욕조에 반 쯤 찬 걸 보고 세면장을 나왔다.
“자기. 씻으러 간 거 아니었어? 벌써 씻은 거야?‘
미애가 누운 채 나에게 묻는다. 새끼들이 흘러 나올까봐 꼼작 못하는 미애가 예쁘다.
나는 대답 없이 침대로 다가가 양팔로 미애를 번쩍 들어 안았다. 그리고 세면장으로 향했다.
“어, 어, 자기야. 왜이래. 자기 먼저 씻어.”
미애는 내 목을 틀어 안고 매달렸다. 깜짝 놀라는 미애를 욕조에 살그머니 담갔다.
나는 미애를 욕조에 눕히려고 했는데 어느새 팔을 풀고 욕조에 앉아 버렸다.
그리고 미애는 욕조 한쪽으로 몸을 웅크리며 나도 들어오라고 팔을 잡아 당겼다.
거부할 수 없는 힘. 이제 내 사람이어서 인가? 나는 미애의 손에 이끌려 욕조에 들어갔다.
욕조가 좁아서 둘의 하체는 포개져야 했다. 내가 자리도 잡기 전에 미애의 발가락이 내 성기를 건드린다.
우연히 닿았겠지만 미애는 재미있는 듯 발가락으로 장난을 친다. 나는 겨우 자리를 잡고 손으로 미애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는 내 발을 미애의 사타구니 사이로 밀어 넣었다. 미애는 몸을 뒤틀었지만 물속에서 발목이 잡힌 채 아우성만 질러댔다.
그래서 우리는 또다시 엉겨 붙었다. 이번엔 수중 전이었다. 위에 있는 나는 괜찮았지만 미애는 땟국물도 꽤 먹었을 것이다.
침대 위하고는 완전 기분이 달랐다. 작업하랴. 중심 잡으랴. 힘도 배가 들었다.
물속에서 또 한 번 정자와 난자의 만남을 주선한 우리는 서로의 몸에 비누칠을 해 주었다.
그리고 손으로 때를 밀어 주었다. 명분은 때 민다고 했지만 사실상 애무였다.
비누칠 잔뜩한 몸으로 끌어안고 부볐다. 끌어안은 채 키스를 퍼부었다.
서로를 씻겨주고 닦아주고 낄낄거리며 우리는 침대로 왔다.
침대위에 내가 벌렁 누웠다. 그 위를 미애가 기어서 올라온다.
미애가 내 배위에 가슴을 얹어놓고 손으로 성기를 만지작거린다.
“에그. 요렇게 작은 게 나를 점령했단 말야? 아까는 되게 큰 느낌이었는데.”
“아까는 컸었어. 이제는 얌전해진 거지. 썽 나면 또 커져. 그래서 썽기 잖아.”
미애가 한손으로 불알을 감사고 한손으로 성기를 어른다.
“그만해. 또 썽나면 어떻게 할래.”
나는 상체를 미애의 젖통에 눌린 채 양손을 흔들며 그만하라고 사정을 했다.
“빨아 보까? 빨아도 돼?”
“빨아 봤어? 잘 빨어?”
빨아 볼가라는 말에 또 온몸이 드거워진다.
“자기는. 나 남자 첨이건든. 자기가 나에게 첫 남자란 말이야.”
“미안. 빨아준다길레. 어떻게 아나 해서.”
“사실은 친구 집에서 야동 본적이 있어. 보기만 해도 구역질 났어.”
“남자친구? 어디서?”
“자기야. 이럴래? 나는 남자는 자기뿐이라고.”
미애의 손가락이 내 허벅지를 꼬집는다. 아프진 않았지만 나는 죽겠다는 듯 비명을 질러 주었다.
“그래. 미안해. 그냥 해본 소리야. 빨아줘. 누나. 쪼옥 쪽.”
미애가 성기에 혓바닥을 살짝 대면서 말했다.
“야동은 쇼라던데.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다라하지 말라던데.”
“남들은 다 빨아. 좃물이 여자 피부에 엄청 좋다고 다른 여자들은 애인 물 빼먹으려고 난리라던데.”
“치. 거짓말. 여자들 아무도 남자 물 빼서 먹었다고는 안하더라.”
“혼자만 먹으려고 시침 따는 거야. 누나도 어디 가서 자랑은 하지말어.”
어느새 성기가 미애의 입안에 들어가 있었다. 미애의 혀놀림에 내 몸은 감전 된듯 사시나무처럼 전율했다.
“물 나오면 한방울도 흘리지 말고 삼켜. 사랑하는 사람의 정액은 피부미인을 만든데요.”
“알았어. 자기야. 자기꺼는 뭐든지 나는 다 먹을 수 있어.”
다시 미애는 내 성기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입속에 우겨 넣었다.
나는 양손을 머리 밑에 고이고 미애의 혀놀림을 느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엉덩이에 힘이 들어갔다.
온 몸이 찌릿하며 기분은 하늘을 붕붕 떠다녔다.
우리는 한 숨도 자지 못했다.
날 밤을 꼬박세우고 진이 다 빠져 만신창이가 된 채 엉겨 붙어 오전에 잠시 눈을 붙였다.
일어나니 오전 11시였다.
“자기야. 오늘 스케줄 없어. 이렇게 잠만 자도 돼?”
“어. 몇 시야? 나는 오늘 자유야. 맨날 공휴일이지. 누나는 약속 잡힌 거 없어?”
“일거리는 없는데 새벽 운동을 못했어. 바쁘면 못할 수도 있지.”
“새벽에 운동해? 대단하다. 누나.”
“자기야. 누나 하지마. 징그러. 소름 돋어.”
“그럼 뭐라고 불러?”
“여보! 해 봐.”
“우리 살림 차릴까? 같이 살래?”
“으이그. 못살아.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는다지만 이 건 아니다. 정말.”
“왜? 내가 싫어? 싫으면 말해. 떠나 줄게.”
미애의 얼굴이 파리해진다. 내 눈을 쏘아본다.
“너 왜이러니? 내가 언제 싫댔어. 아직은 같이 사는 건 무리야. 난 자유가 필요 해.”
“나 누나 좋아. 자유 엄청 줄게.”
“같이 살면 묶이는 거야. 속박당하는 거라구. 서로가 서로에게.”
“알았어. 누나. 누나가 묶이고 싶을 때까지 기다릴게.”
“자기야. 나 배고프다.”
“알았어. 누나. 뭘로 먹을래? 감자탕? 국밥?”
나는 서랍장에 붙은 쿠폰을 보며 물었다. 미애는 감자탕을 외쳤다.
“우째, 좋아하는 음식도 같냐? 우리는 천생연분이다.”
미애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나는 여자들이 인연이나 연분이라는 낱말을 초콜릿만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다.
미애가 빽을 열더니 얼굴에 기초화장을 한다. 나는 인터폰을 들고 모텔 카운타에
감자탕 해장국 두 그릇을 주문했다. 그리고 지갑을 꺼냈다.
“돈은 내가 줄게. 기다려.”
“내가 여자 뜯어먹는 기둥서방인 줄 아니? 걱정 마. 나도 돈 있어.”
“기둥 빼고 그냥 서방이지. 미애의 예쁜 서방^^”
화장이 끝난 미애가 옷을 챙겨 입는다. 내가 스커트를 손으로 잡았다.
“그냥 있어. 어디 나갈 것도 아닌데.”
“배달 오잖어. 보면 어떻게.”
“보면 꼴리겠지? 보여주자. 재밌겠다.”
나는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 재밌을 것 같았다.
배달부가 남자라면 오늘 하루 접어야 될 것이다.
여자라면 내가 맛을 봐야겠지? 미애가 가만있을까?
“미쳤니? 자기야? 내 몸은 자기만 봐야 돼.”
“이미 누나 알몸은 인터넷에 둥둥 떠다니고 있어.”
“자기는 일하고 사랑도 구분 못하니? 그리고 누나하지 말랬지? 자기야 하고 불러.”
“누나가 좋은데. 그냥 누나하자.”
“앞으로 누나라고 부르면 안 만나 줄거야. 자기~~ 하고 불러 봐.”
갑자기 미애는 누나라는 말을 싫어했다. 자기를 강조했다. 하긴 자기는 자기지.
“미애야. 함 더 하까?”
미애의 얼굴이 환해진다.
“그래. 미애야. 하고 불러 줘. 약속.”
미애가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우리는 손가락 걸고 도장 찍고 복사까지 했다.
초인종이 울었다. 나는 홀랑 벗고 있고 미애는 셔츠와 팬티만 입었는데 음식이 왔다.
내 손에 있는 스커트를 뺏으려고 미애가 안간힘을 썼다. 나는 남잔데.
한참을 승강이 했지만 스커트를 손에 넣지 못한 미애는 발딱 일어나더니
내 와이셔츠를 허리에 두르고 음식을 받으러 나갔다. 허벅지만 가렸을 뿐
실룩거리는 엉덩이가 훤히 드러나 볼만 했다.
미애가 음식을 받고 계산을 했다. 배달원이 문닫아주고 갈 때까지 뒤를 보이지 않았다.
배달원이 가자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윙크를 날렸다.
“엉덩이가 볼만 하던데. 아저씨 보여 줬으면 좋아했을 텐데.”
나는 미애를 놀렸다. 재미있었다. 약 올라 하는 게 재밌었고 통통튀는 모양이 예뻤다.
“자기. 변태야? 왜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해? 내가 발가벗고 시내를 돌아다니면 좋겠어?”
“아! 그냥 장난이지. 장난으로 그래 본거야. 그깐 일로 발끈하고 그래?”
“장난? 그래. 한 번 용서해 준다. 앞으로 나 우사시키려고 하지 마.”
“그래. 장난 안칠게. 미안해. 밥 먹자.”
감자탕 두 그릇이지만 식탁에 미애가 직접 차린 아침은 푸짐했다.
“이게 아침이냐? 점심이냐?”
“자고 나서 먹으니 아침 아닐까? 나중에 점심 또 먹고 저녁 먹으면 돼.”
미애가 내 말에 맞장구를 쳤다. 우리는 죽이 맞았다.
우리는 마주앉아 식사를 했다. 음양의 조화.
하늘은 여자와 남자를 만들어 조화롭게 세상을 구성하도록 했나 부다.
나는 여자와 마주 앉아 밥을 먹어본 기억이 없다. 내 여자와 함께 밥을 먹어본 기억은 전혀 없다.
미애는 자기 입에 밥 넣기보다 내 입에 반찬 넣어주기를 더 좋아했다.
김치도 집어주고 오이도 된장 찍어 내 입에 우겨 넣었다. 그리고 좋아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받아본 참으로 행복한 밥상이었다.
가족도 없이 고모가 차려주는 밥상 고모부 눈치 보며 우겨넣던 과거가 떠올랐다.
고모부 인상이 더러우면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빨리 먹고 자리를 떠야했다.
고모부가 일거리 없어서 돈을 못 벌었다하면 나는 그날 두 끼는 굶는 날이었다.
고모는 그런 고모부를 나에게 은인이라 했다. 애미, 애비도 없는 자식을 여태껏 키워준 공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나를 세뇌시켰다. 나는 고모의 말에 맞는다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고모는 내가 겪는 설움을, 힘든 세상살이를 지희년 때문이라고 나를 교육시켰다.
“고년 때문에 니가 개고생인 겨. 고년 아니었으면 엄마 아빠 품에서 잘 컸을텐디.”
“걱정 마세요. 고모. 저 잘 크고 있어요. 고모 덕분에.”
“고모 덕분이 아니고 고모부 덕분이다. 민호야. 고년한테 꼭 복수해야 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고모부 덕분이 아니고 고모 덕분이지만 아니라고 우길 필요는 없었다.
시시비비를 따지지 못할 불리한 운명을 안고 살아가는 나였다.
지희에게 복수는 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묘책이 없었다.
미애가 뼈다귀를 손에 들고 살점을 뜯어서 내 입에 넣어준다.
나는 사양하지 않고 입을 쩍 벌리고 받아먹었다.
틈을 봐서 얼굴을 쑥 내밀어 미애 손까지 입속에 집어넣었다. 손을 앙 물었다.
놀라서 당황해 하는 미애가 귀엽다. 찬찬히 뜯어보니 내 눈에 미애의 안 예쁜 구석이 없다.
내가 사랑의 돋보기를 쓰고야 말았나보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은 여자. 미애였다.
우리는 아침도 아니고 점심도 아닌 식사를 하고 모텔을 나왔다.
미애가 키를 꼽고 돌리더니 시동이 안 걸린다고 안절부절못한다.
몇 번을 반복해도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긴급 출동을 불러야 했다.
미애가 수첩에서 긴급출동 전화번호를 찾는다. 그 때 내 눈에 기어가 보였다.
기어가 R 에 가 있었다.
“누님. 기어 P에 놓고 시동 걸어보슈?‘
미애가 기어를 보더니 배시시 웃으며 기어를 중립으로 옮긴다.
어제 저녁에 술이 취해서 주차하며 기어를 후진 놓은채 시동을 꺼버린 모양이었다.
시동을 걸어놓고 미애가 인상을 구겼다.
“자기야. 누나하지 말랬지. 자기가 나보고 누나 하면 너무 멀어 보인단 말야.”
“장난이야. 장난. 미애는 장난도 몰라?”
“장난으로도 누나 하지 마. 자기한테 누나 소리 들으면 자꾸 슬퍼져.”
“알았어. 누나 안할게. 화내지 마.”
나는 미애의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미애는 입술을 삐죽이 내밀며 차를
출발시켰다. 그런데 차가 가지를 않는다. 내려다 보니 기어가 파킹이다.
“누나! 정신을 어디 두고?”
“또? 너 맞을래?”
미애가 소리를 빽 지른다. 나는 찔끔해서 입을 닫았다.
“지금 나 정신이 없어. 머리는 맑은데 허황해. 아랫도리는 간지럽고 아프고. 제정신이 아니야.”
“사람은 그럴 때도 있어. 모든 건 순간이야. 여보.”
보를 하는 순간, 미애가 내 입술을 자기 입으로 훔쳐가 버렸다.
그리고는 깔깔대며 웃어 제쳤다. 그리고는 차가 출발했다. 미애는 여보라는 말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미애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나는 불안 속에 떨어야 했다.
미애는 자기 말대로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급정거를 수차례 했다. 빨간 불을 못보고 달렸다.
그래도 사고 나지 않고 우리 집까지 왔다. 이 실력으로 어떻게 운전하나 심히 걱정 되었다.
“여보야. 아직 초보니? 초보면 다른 사람은 태우지 말아. 같이 죽겠다.”
“초보 아니야. 오늘만 그래. 내가 얼이 빠졌어. 자기 때문인가 봐.”
“내가 왜? 내가 어쨌다고?”
“자기가 밤새 나를 괴롭혀서 정신이 달아난 나 봐. 나 운전 잘 하는데.”
미애는 길가에 주차해 놓고 나를 따라 내렸다. 그리고 내가 사는 집으로 따라왔다.
나는 미애를 돌려보내려고 애썼지만 막무가내였다.
신발만 잠시 벗었다가 정신 차리고 가겠다는 미애를 데리고 나는 자취방으로 왔다.
열찻집. 내가 사는 자취방은 열찻집이다.
좁은 대문에 마당은 없고 두 둘로 늘어선 스무 개의 방. 방하나 에 부엌이 하나씩 달려있다.
부엌은 돌아서면 부딪치고 방은 비키니 옷장 두 개만 놓아도 두 사람이 눕기가 좁다.
나의 위대한 모습만 미애에게 보여 주려고 했는데 치부를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웠다.
“자기는 좋겠다. 방도 있고. 나는 방 언제 가져 보니?”
미애가 앞장서서 방문을 열고 신발을 벗으며 말했다.
“세상에 방 없는 사람이 어딨어? 그럼 여보는 길거리에 사니?”
“미애는 언니 집에 얹혀서 조카 방에 끼어 살아. 내 방이 없어서 초딩 조카 방에 몸만 눕혀.”
농담 같은 미애의 말에 기분이 풀렸다. 나는 뒤따라 신발을 벗으며 미애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렸다.
하지마를 외치며 뒤로 손을 휘젓던 미애가 방바닥에 엎어졌다.
나도 일부러 미애의 등에 엎어졌다. 일어나려 하는 미애를 누르고 내 손과 혀가 부지런히 움직였다.
미애의 몸이 뜨거워지면서 스스로 단추를 풀어 제쳤다. 미애가 옷을 벗는 것을 내가 도왔다.
미애가 내 바지를 벗겼다. 나는 바지만 벗고 성기를 꺼내 뒤에서 미애의 자궁을 찾아 찔러 넣었다.
미애는 아프다고 다음에 하자고 소리를 질러댔다. 입은 그래도 몸은 반항하지 않았다.
생전 처음 여자를 엎어놓고 뒤에서 방아질을 했다.
아파죽겠다고 자지러지는 미애의 허리를 잡고 엉덩이를 들어 올려 항문이 아닌 자궁에 정조준해서 피스톤 운동을 했다.
미애의 비명은 나에게 풍악으로 들렸다. 미애의 아우성은 나에게 진군 나팔소리로 들렸다.
미애의 몸속 깊숙이 미애가 좋아하는 내 새끼들을 투입했다. 그리고는 미애를 바로 눕히고 나도 나란히 누웠다.
맨 바닥에 나란히 누워 천장을 보니 너무 낮다. 지은지 오래된 집이라 구식이다.
그나마 고모부 눈치 안보고 내 등을 붙일 수 있는 공간이니 얼마나 소중하냐?
“자기야. 나 너무 아파. 상처 났나봐.”
얼굴이 온통 눈물로 범벅이된 미애가 아랫도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눈물이 흥건한 미애를 보고 나는 놀라서 몸을 화들짝 일으켰다.
그리곤 미애의 사타구니를 들여다보았다. 보지가 온통 헐어 있었다. 피로 범벅이었다. 미안했다. 내가 너무 많이 했나?
처음이라서 그런가? 서서히 단련을 시켜야 되는 건가? 근처에 내 손만 가도 미애는 몸을 뒤틀며 비명을 질러댔다.
“소독약 발라 줄까?”
“아, 아니. 그냥 둬. 거기는 중요한 곳이야. 소독약 발라서 잘 못되면 어떻게.”
“그럼 찜질해 줄까?”
미애는 대답이 없었다. 나는 냄비에 물을 끓이고 수건을 적셔 짜서 헌 곳에 올렸다.
순간, 미애가 으악! 하며 몸을 굴렸다. 이리저리 좌로 우로.... 나는 어떻게도 못하고 지켜보기만 해야 했다.
미애가 진정이 되고 숨을 할딱이며 누워 있었다. 나는 담요를 깔았다.
미애가 스스로 굴러 담요위로 위치 이동을 했다. 나는 미애의 알몸에 이불을 덮어 주었다.
아랫도리 홀랑 벗은 나는 입지도 벗지도 못하고 미애 옆에 나란히 누웠다.
다리는 미애가 덮은 이불위에 걸치고 손은 이불속에 들어가 미애의 젖통을 만졌다.
“한 숨 자. 괜찮아질 거야. 미안해.”
“자기야. 미안할 거 없어. 좋아서 생긴 일인데 뭐.”
“고마워. 앞으론 하루에 딱 한 번만 할게.”
“근데 자꾸 헐면 억하쥐? 우리 이제 못하는 거 아냐?”
나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 여자 헛 똑똑 인가? 순진한 척 하는 건가?
“걱정 말어. 굳은 살 생기면 하고 싶어 근질거릴 걸.”
“그럴까? 하고는 싶어. 근데 아파서.”
미애는 은근히 나를 자꾸 웃게 만들었다. 내 다리가 포개져 있고 내 손이 젖꼭지를 괴롭히는데도
미애는 어느새 잠들어 있었다. 나를 믿고 내 방이 자기 집처럼 편안하다는 뜻일 게다.
불안하고 불편하고 아프면 잠들지 못하는 거 아닌가. 미애의 베개를 빼내 내가 베고 팔을 넣어 주었다.
왼 팔을 미애의 머리 밑에 고이고 오른 손으로 미애의 가슴을 만지며 나도 잠을 청했다.
“서방님. 진지 드세요. 저녁이에요.”
한 숨 자고나니 미애가 밥상을 차려놓고 나를 깨우고 있었다. 누워서 보니 미애의 치마속이 다 보인다.
“노우 팬티네. 팬티 안 입어?”
나는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팬티가 상처에 스쳐서 움직이질 못하겠어. 벗고 있으니 편하네.”
“그래 이제 벗고 살아라. 팬티 값 아끼자.”
“오늘은 어쩔 수 없지만 상처 나으면 입어야지. 노 팬티면 병 걸려.”
“걸음은 제대로 걸을 수 있어?”
“팔자 걸음^^ 나 며칠 일 못하겠어. 쉬어야겠어.”
“그래. 여기서 쉬어라. 내가 먹여 살릴게.”
“나 집에 안 들어가면 울 언니 걱정해. 세상에 하나뿐인 피붙이거든.”
그래도 미애는 언니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작은 가슴이지만 얼마나 의지가 되었을까. 속 깊은 정을 나누며 외롭지는 않았을 거다.
나는 기댈 등도 나눌 마음도 없이 성장했다. 고모 말을 빌리면 지희년 때문에.
“저녁 먹고 설거지 해놓고 갈게. 오늘은 늦어서 힘들지만, 다음에 시간나면 내가 반찬 좀 만들어 놓을게.”
“고맙다. 누나야.”
눈앞에 번갯불이 번쩍했다. 미애의 손바닥이 내 이마에 철썩 닿아 있었다.
“악!”
“누나 하지 말랬지? 우리사이 자꾸 금 그을래?”
미애가 진짜 누나처럼 때리고 행동하고 말했다.
“아니, 이번엔 감동 먹어서 나도 모르게 나온 소리야. 정말 고마워서.”
나는 풀이 죽어서 기어 들어가는 소리를 했다.
“고마. 밥 먹자. 국 다 식는다.”
“우와! 진수성찬이네. 잘 먹을 께. 누~ 여보야.”
미애가 눈을 흘기며 내 손에 수저를 쥐어 준다.
“내가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차려주는 밥상이야. 맛있게 먹어 줘.”
“맛있어. 진짜 꿀맛이야. 여보야 손맛이 꿀맛이야.”
“고맙다 우리 아기. 자알 먹고 튼튼하게 크거라~~”
“녜.”
나에게 미애는 애인이요, 누나요, 엄마요, 천사였다. 나도 미애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수저를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입만 아~ 벌리고 있으면 됐다.
바지런한 미애가 내 입에 반찬이며 국이며 밥을 줄기차게 퍼 넣었다. 나는 부지런히 씹어 삼켰다.
그 때 진동으로 해 놓은 휴대폰이 몸부림을 쳤다. 풍뎅이처럼 방바닥을 빙빙 돌며 기고 있었다.
“자기야. 전화 왔네. 누굴까?”
미애가 휴대폰 액정을 들여다보며 나에게 넘겨주었다.
액정 화면에는 입꼬버꼬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휴대폰을 두 손으로 집고 큰 소리로 외쳤다.
“예. 사장님. 어쩐 일이신가요?”
“예. 시간 됩니다.”
“예. 고맙습니다..”
“예.”
“예.”
“예.”
“예. 그럼요. 사장님.”
김치를 먹기좋게 ?고 있던 미애가 통화가 끝나자 귀를 쫑긋하며 내용을 궁금해 했다.
“모레 정장 촬영 할 수 있느냐고.”
“그래서? 한다고 했지?”
미애는 자기 일처럼 기뻐한다.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행복했다.
“당연히 간다고 했지. 고맙습니다. 못 들었어?”
“우리 자기. 이제 입꼬버꼬에 에이스 되겠네.”
“제기랄. 술 먹지 말고 연애질 하지 말고 잠 푹 자고 오래.”
“당연히 그래야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우리자기. 예쁜 자기~~”
“내가 졸병인가? 별 간섭을 다해.”
“자기는 돈만 벌면 되는 거야. 남의 주머니에 돈 꺼내기가 쉬운가? 싫은 소리도 들어야지.”
“여보야는 연락 안 와? 왜 나 혼자만 불러?”
“혼자 아닐 거야. 글고 나는 속옷 모델만 해.”
“왜? 왜 속옷 모델만 해?”
“피팅모델이 하고 싶어서 여러 군데 사진을 제출 했는데 면접 보러 오라는 데가 없었어. 그러다가 우연히 비키니 모델 구한다길레 신청했다가 덜컥 붙었어.”
“아니, 좀 더 기다려 보지. 처음이 어렵지 경력 붙으면 부르는 곳 많은데.”
“아냐. 나는 안 돼. 중학교도 못 같거든. 언니하고 입에 풀칠하기 바빠서 초등학교도 간신히 졸업했어.”
“피팅모델이 무슨 학력이 필요하냐? 옷 빨, 사진 빨만 받으면 되지.”
“아냐. 속옷 모델 하면서도 무식한 년이란 소리 많이 들었어, 선입감은 중요 한 거야.”
미애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말이 더듬더듬 끊겼다. 나는 미애의 옆으로 자리를 옮겨 등을 토닥여 주었다.
“괜찮아. 내가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 자리 알아봐 줄게. 거기는 내가 에이스야. 내가 피곤하면 쉬라고 하고 쉬는 시간도 돈 안 빼.”
“자기 좋겠다. 신용 얻었구나.”
“내가 잘 이야기해서 우리 여보야 자리 만들어 줄게.”
“그러지마. 나는 이미 속옷 모델로 이미지가 굳어져서 자기만 창피당해.”
“나는 우리 여보야 때문에 창피당하는 것은 아프지 않아. 우리 여보야 웃으면 가장 행복해.”
“나도 나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자기가 있어 무지 행복하다. 걱정만이라도 고마워.”
갑자기 미애가 내 귀를 잡고 키스를 날렸다. 우리는 다시 부둥켜안고 뒹굴었다. 낄낄대고 하하 거리면서.
내 손이 미애의 허벅지를 더듬었다. 치마 밑으로 손이 들어갔다.
“아야. 사타구니! 자기야. 나 아픈 거 알지? 그래도 하고 싶어?”
미애가 나지막한 소리로 종알거렸다. 애절한 속삭임이었다.
나는 미애의 가슴을 누르던 팔꿈치도 치마 밑에 넣었던 손도 떼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미애의 목을 받치고 일으켜 주었다.
“미안해. 나 사타구니 나으면 마음대로 실컷 하게 해주께.”
“아! 내가 깜박했다. 나도 제정신이 아닌가 봐.”
“어쩜 정신없는 날도 똑 같니?”
우리는 다시 밥상머리에 앉았다.
우리는 서로의 공통점을 찾기 바빴다. 아니, 동질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언제 누군가와 공통점을 찾고 공유를 하려고 했던가? 놀라운 변화였다.
세상 모두가 적군이었고 세상 사람들이 모두 괴물로 보였던 세월이었다.
미애는 부지런히 내 입에 반찬 넣어 주느라 숟가락질 할 여가가 없었다.
자기 입에는 아무것도 넣지 못했다. 나는 먹여주는 게 부끄러워서 하지 못했다.
마음은 있는데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남자라는 자존심 때문에.
오랜만에 포식을 했다. 여자란 좋은 것이다. 이렇게 남자의 빈 옆구리를 채워주고 찔러주니 말이다.
“여보야. 밥 먹어. 나 먹이느라고 몇 술 못 떴잖아.”
“미애는 자기가 먹는 것만 봐도 배 불러.”
“누나 같이 말하네. 크~"
순간 눈앞이 번쩍하며 나는 뒤로 나자빠졌다. 미애가 또 내 이마를 때렸다.
나는 넘어진 체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손바닥을 눈으로 가져갔다.
손바닥에 피는 묻어있지 않았다. 그래도 무지 아팠다. 나도 때려야 하느냐 잠시 갈등에 빠졌다.
내가 또 누나라 했으니 맞을 명분은 있었지만 때릴 명분이 없었다.
미애가 발딱 일어났다. 팬티를 집어서 빽에 넣었다.
“누나하지 말랬지? 농담하지 말랬지?”
넘어져 있는 나를 내려다보며 미애가 금방이라도 밟을 듯 한 태도로 나를 윽박질렀다.
“농담 아니었는데. 장난 아니었는데.”
“그럼. 내가 제일 싫다는 말을 일부러 했단말야? 자기는 기분 나쁘게 하는 게 취미야?”
“누나 같다 했지. 누가 누나라 했나?”
나는 이미 미애의 기세에 푹 눌려 있었다. 말꼬리가 기어 들어갔다.
“시끄러. 나 그만 갈래.”
미애는 휑하니 가버렸다. 불식간에 당한 일이라 나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여자에게 맞고도 항변도 못했다. 삐쳐서 가는 미애를 붙들지도 달래지도 못했다.
배는 부르고 미애는 가버리고. 나는 천장을 쳐다보며 누워서 생각에 잠겼다.
누나는 맞는데. 누나라고 부르면 싫어하는데. 나는 왜 자꾸 누나라는 말이 나올까?
싫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사랑이고 배려 아니겠어.
나는 스스로 반성하고 자책했다. 그 좋은 시간이, 그렇게 행복했던 순간이
이렇게 끝나는 건가? 세상에 여자는 많다는 생각과 미애를 달래야겠다는 생각이 충돌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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