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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에 빠진 여인 - 10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2 00:01 901회 0건
10. 공식을 찾아라.

이유가 있을 것이다. 조금 전 환자의 치유가 안 되는 상황과 다친 내 손이 말끔하게 치유된 사실... 분명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인데... 도무지 그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주오의 손은 치유가 되는데 왜 다른 사람은 불가능하지?”
“나도 잘 모르겠어... 왜 주오의 손은 치유가 된 건지.”
“누나, 이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그 이유가 뭐냐고?”
“그러게.”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일이었다. 누나의 능력은 아무에게나 다 적용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만 확인하게 되었고 이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능력을 사용해 보는 수밖에 없었다.

“누나 이러지 말고 다른 환자들이 오면 한 번 치료를 시도해 봐요.”
“알겠어, 나 잠깐 병원에 다녀올게.”
“언니, 병원은 왜요?”
“그곳에는 환자가 많이 있으니 실험을 해 볼 수 있잖아.”
“아, 그렇군요.”

누나는 병원으로 들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 보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오로지 나만 누나의 능력이 적용된다는 사실이란 말인가.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음... 누나와 내가 뭔가 맞아 떨어지는 일이 어떤게 있을까요?”
“맞아 떨어지는 일?”
“공통된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에...”

순간 내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날, 서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루어진 첫 관계... 그게 설마 우리를 연결하는 계기가 된 것은 아니었을까.

............
..................
.........................

“한 번만 넣고 뺄게요.”
“싫어! 너, 넣기만 해봐! 다신 안 봐!”
“제발요... 제 물건이 지금 이런 상황이라고요.”
“뭐?!”
“한 번만... 살짝 넣었다 바로 뺄게요.”
“그러면... 절대 움직이마.”
“네!”
“집어넣고 움직이기만 해봐. 정말 끝이니까.”
“아아아...”
“안에 싸면 안 되죠?”
“으으으... 안 돼... 밖에... 밖에...”
“아... 누나...!”

.........................
..................
............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일까. 잠자리 한 번으로 나와 누나가 매치가 될 수 있다는 상황... 그로 인해 나는 누나의 능력에 수해를 입는 사람이 되었다는 생각...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 떠오른 생각은 이것뿐이다. 그렇다고 본다면 누나의 남편도 치유를 받을 수 있는 상태라는 얘기다.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났어.”
“확인이라니?”
“누나가 남편을 치유한다면... 내 생각이 맞을 지도 몰라.”
“뭐라고?”
“너의 생각이 뭔데?”

수정이가 물었다. 하지만 누나와의 잠자리 얘기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수정이에게 내 몸으로 들어오라는 신호를 줬고 그 신호에 수정이가 내 몸 안으로 들어온다.

“너희 또 나 빼놓고 자기들 끼리 숙덕 거릴려고!”

강희 누나가 투덜거리는 사이 수정이와 내 몸 안에서 만나게 되었다.

“뭔데? 무슨 일인데?”
“이건 내 생각인데... 누나와 잠자리를 했던 사람은 치유가 가능한 것 같아.”
“뭐? 그게 정말이야?”
“아직 확실하지는 않아, 나는 지난 번 누나와 섹스를 했고... 조금 전 그 남자는 그렇지 않았잖아.”
“너무 억지 부리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확인을 위해서는 누나가 남편을 치료하면 된다는 말이지.”
“남편이니까 언니랑 잠자리를 갖았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너의 생각이 맞다는 말이지?”
“그렇지.”
“그런데 언니가 형부를 치료해 줄까?”
“설득해 보자.”
“음...”

그렇게 대화를 하고 나와 수정이는 서로 눈치만 보며 강희 누나를 설득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강희 누나의 굳게 닫친 마음의 문을 어떻게 열게 할 수 있을까... 그보다... 질투심으로 가득한 내 마음은 어떻게 진정시킬 수 있을까. 복잡하고 난애한 문제지만 능력의 실험을 위해 내가 한 발 뒤로 물러서기로 했다.

수정이도 내가 대견했는지 누나가 보이지 않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대단하다는 표시를 해준다. 수줍게 그런 행동을...

“저, 언니...”
“응?”
“제가 지금 주오랑 얘기를 해봤는데요...”
“흥! 너희들끼리 대화하고 나에게는 통보니?”
“그런 것이 아니라... 아무래도 주오의 생각이 맞는 것 같아요.”
“생각이라니?”
“누나, 아무리 생각해도 누나가 남편을 치료해 주는 방법 밖에 없어.”
“내가 왜 그 사람을 도와주어야 하는데?”
“누나의 분노가 얼마나 높은지 잘 알아. 그래도 확인해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너희들... 정말...”
“언니, 화 좀 풀고 딱 한 번만 형부에게 치료를 해보세요. 안 될 수도 있잖아요.”
“......”

누나의 마음이 조금 움직였을까... 우리의 말에 잠시 흔들리듯 했으나 아직도 요지부동의 자세로 쉽게 대답을 하지 않고 있었다. 나와 수정이는 더 이상 누나에게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선택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누나 스스로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잠시 망설이던 누나가 나를 향해 쳐다보며 묻는다.

“주오야, 너 내가 저 사람 치료해줘도 괜찮겠어?”
“응? 그게 무슨...”
“나만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 바로 너라는 사실을 알았어. 이제 만나거나 연결되는 운명적 끈은 없지만 그래도 네가 많이 신경 쓰여.”
“누... 누나.”

진심이 담긴 누나의 말을 듣고 얼어붙을 것 같았다. 누나가 무슨 의도와 뜻으로 그런 고백을 했는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침묵 속에 서로의 눈빛만 교환하는 모습에 수정이가 헛기침을 하더니 자리를 슬쩍 비켜준다. 수정이가 비켜준 자리에 나와 누나만 남게 되었고 누나는 용기를 내어 입을 연다.

“이제 나에게 가장 중요한 남자는 너... 주오 한 사람이야. 너에게 허락을 받고 싶어. 내가 저 사람을 치료해줘도 괜찮... 아?”
“......”

별거 아닌 일인데 왜 이렇게 심장이 쿵쾅거리며 떨려오는 것인지... 마치 사랑하나는 여자에게 사랑고백이라도 받는 기분이 들었다.

“끄덕...”
“정... 정말?”
“살린다고 저 남자와 누나가 평생 사는 것은 아니잖아요. 내가 누나 곁에 있으니까.”
“그 말... 정말이니?”
“네, 누나.”
“......”

나에게 허락을 받은 누나가 최대한 내 곁으로 다가와 잡히지 않는 나의 몸에 손을 올려 마치 껴안고 있는 듯한 모습을 취한다. 잡히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아마도 누나는 나에게 지금 안기고 싶은 모양이다. 그 마음을 이해했기에 나도 잡히지 않는 누나의 몸에 손을 올리며 안는 시늉을 취했다.

“따뜻해... 동생의 품.”
“그게 느껴져요?”
“쉿... 동생의 심장 소리도 들리는 걸.”
“훗. 누나도 참...”
“비웃지마.”
“흐흐흐.”
“호호호.”

누나와 나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고 누나만이 내 여자라는 사실도 알게 된 상황이었다. 나와 누나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서로에 대한 믿음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리를 비켜준 수정이는 그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씁쓸한 표정을 짓는데...

“둘이 너무 가까워진 것 아닌가요?”
“어머, 수정아. 우리 원래 이렇게 가까운 사이였어.”
“언니가 아까워서 그래요.”
“나는?”
“주오 넌... 좀 띨하지.”
“뭐야?”
“아무튼 분위기 깨서 미안한데 어떻게 하기로 얘기가 된 거야?”
“나... 주오에게 허락 받았어.”
“허락이요? 언니가 주오에게 허락 받을 일이 뭐가 있어요?”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누나에게 묻는 수정이를 옆에 두고 나와 누나는 서로 눈을 맞추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게... 있어.”
“어라? 이번에는 날 왕따 시키는 거예요?”
“메롱~”
“헐...”

누나가 서둘러 응급실로 향한다. 그런 누나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자니 가슴이 뭉개지는 기분이다. 남편을 살려주라고 말은 했지만... 그게 본심은 아니었던 것 같다. 능력을 테스트 해보기 위한 부분이라고 해도 사고가 나고 줄곧 누나만을 생각했다는 사람이 갑자기 변해 함께 하자고 고백이라도 하면 어쩌지... 그리고 그 말에 누나의 마음이 흔들린다면...

갑갑한 마음을 뒤로 하고 누나를 보내주어야 했다. 누나를 가만히 응시하는데 수정이가 나를 멀끔히 쳐다보다 말을 한다.

“너... 정말 언니 좋아하는 구나?”
“또 뭐라고 시비를 붙이고 싶은 거야?”
“그게 아니라... 아까 너랑 언니가 서로 껴안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 뭐랄까... 뜨거움을 느꼈어.”
“......”
“나도 어느 누구에게 사랑 받는 여자이고 싶은데... 20살이라는 나이에 병원에만 누워 있는 처지가 되어 아무런 사랑도 할 수 없다는 것... 정말 슬프다는 생각을 했어.”
“너 왜 갑자기 이렇게 진지모드야?”
“언니처럼 너와 직접적으로 성적교감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래... 도? 뭐?”

수정이가 뭔가 말하려고 하다 만다. 그렇게 나에게 말하기 어려운 일이란 말인가. 단 한 번도 수정이를 여자로 바라본 적이 없었다. 지금도 수정이를 여자로 본 다기 보다 그냥 어쩌다 나와 함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 내가 어려움에 쳐해 있을 때 나를 도와준 고마운 아이로 인식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수정이가...

“나도... 여자로 봐주면 안 될까?”
“응?”
“그냥... 그냥 가끔이라도... 나도 너의 여자로 말이야.”
“!”
“안... 될 까?”
“......”

뭐라 대답하기 힘들었다. 아니, 절대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자기를 나의 여자로 봐달라는 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며 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납득할 수 없었다. 수정이는 나에게 그냥 흘러가듯 만난 가벼운 사이라 생각했기에... 수정이의 질문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수정이가 가벼운 미소를 입에 물고 말을 했다.

“역시... 힘들구나.”
“넌 내가 너를 여자로 봤으면 좋겠어?”
“아까도 말했잖아, 가끔은... 아주 가끔 한 번 정도는...”
“넌 내게 정말 좋은 친구야. 네가 곧 일어나면 우리 함께 여행도 다니고 좋은 우정을 만들 수 있잖아.”
“그럼 부탁이 있어.”
“부탁? 뭔데?”

뭔가 작심한 듯 굳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을 한다.

“지금 당장 내 몸이 있는 병실로 와줘.”
“지금? 왜, 무슨 일 있어?”
“어서... 빨리...”

그렇게 말하고는 도련이 사라지는 수정이의 영혼... 나는 허겁지겁 수정이가 누워 있는 응급실을 향해 달렸다. 혹시 수정이의 육체에 무슨 문제라도 생기지는 않았나 하는 걱정을 하며 말이다. 응급실 안에서는 누나가 그 남자의 침대 앞에서 무슨 생각을 하듯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런 누나의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수정이가 있는 침대를 바라보니 수정이가 없었다.

“어? 수정이의 침대가... 어디로 갔지? 수정이는...”

그때 내 옆을 지나가는 간호사가 있었고 그 간호사를 붙잡고 수정이가 어디로 갔는지 물었다.

“아, 이 환자분. 조금 전에 5층으로 올라갔어요. 그쪽으로 가보세요.”
“5층?”

뭔가 불안했다. 갑자기 수정이가 5층으로 올라가다니... 간호사의 말이 끝나자 급하게 달려간 수정이의 육체는 아주 멀쩡했다. 평온해 보이기까지 한 표정과 반듯이 누워있는 모습이다.

“뭐... 뭐야, 아무 일도 없잖아? 수정아.”

수정이의 영혼이 보이지 않았다. 대체 나를 이곳으로 왜 부른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수정이는 어느새 1인용 병실로 옮겨져 있었다. 가족이 없는 수정이가 이곳으로 옮겨진 이유를 알 수 없었고 나를 오라고 한 수정이의 영혼도 보이지 않아 의구심만 들었다. 그러던 바로 그 순간 수정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간호사가 병실 안으로 들어온다.

“보호자 분 계셨네요. 이 환자 분이 누워 있을 배드가 부족해 임시로 이곳으로 잠시 이동했는데 내일 다시 응급실로 옮길 거예요.”
“아, 그렇군요.”

간호사는 수정이의 상태를 살피고 나는 수정이가 이곳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두리번거리며 수정이의 영혼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 순간 병실 창문 밖에 수정이가 나와 간호사를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간호사를 등지고 있는 내가 안으로 들어오라며 손짓을 했고 그 손짓에 수정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쟤는 저기서 뭐하고 있는 거야? 왜 안 들어오지?”

수정이가 5층 창문 밖에 서 있다 안으로 들어오더니 자신의 육체를 케어하고 있는 간호사를 향해 힘차게 몸을 밀어 넣는다.

“슈우웅...”
“수정아!”

수정이의 영혼이 간호사의 몸으로 들어가자 간호사는 바닥에 주저앉아 잠시 비몽사몽하더니...

“주오야...”
“너 왜 간호사 몸으로 들어가는 거야?”
“확인해 보고 싶은 게 있어.”
“확인?”

확인해 보고 싶은 게 있다는 말과 함께 나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간호사의 몸... 아니, 수정이.

“너... 너 왜 이래? 무섭게...”
“내가 무섭니? 무서운 마음뿐이야?”
“꿀꺽...”

수정이의 압박에 뒷걸음질을 치며 뒤로 천천히 물러서다 벽에 몸을 부딪치고...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사실에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수정이가 팔을 들어 내 다리 사이의 중심 부위에 올려놓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내 어깨를 잡는다.

“나도... 나도... 여자야.”
“으윽...”

도발적인 모습으로 나를 휘어 감싸듯 껴안은 수정이의 입술이 나의 입술로 점점 다가오고 있다. 피할 수 없을 만큼 가깝게 접근한 수정이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느끼게 해줘... 나도 여자라고...”
“수... 수정아...”

/////////////////////

이번 편도 재미있게 읽어보셨나요? 이제... 고민을 해야 할 때 입니다. 집필실로 그냥 가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여기다 쭈욱~ 작성해야 할지... 음...
아무튼,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요 밑에 추천과 댓글을 남겨주세요~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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