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장르를 정하기 뭐해서 일단 유부녀로 했습니다. 전에 올렸을 때도 댓글에서 꽤나 시끄러워서 짧게
줄거리를 미리 말씀드리면 남편이 바람난 아내와 새 남자에게 버림 받는 내용입니다. 혹시나 그런 내용을
보기 싫으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간혹 물으시는 분이 아직 있어서 말씀드리면 최근 올리는 글들은 얼마 전 글을 한 번 지워서 올렸던 글들을
재업하는 것이고 새로 작성하는 글은 카페에 먼저 올리고 소설게시판에 올리는 식으로 할 예정입니다.
결혼 생활 10년 차, 내 나이 40살 나는 기러기 부부다.
결혼 전 잘 나가는 친한 친구들이 먼저 결혼하고, 아내들의 등쌀에 밀려 아이를 낳고 기러기 부부를 하는 걸 보며 나는 코웃음을 치곤했다. 나는 절대 저 멍청이들처럼 살지 않게 노라고, 마치 ATM기계가 되버린 듯한 그들을 향해 술자리에서 나는 비웃음을 날려주며 조롱하곤 했다. 그렇게 살 바엔 혼자 사는 게 낫지 않냐며, 회사에서 일개미처럼 열심히 일하고 주말이 되면 가족에게 돈을 부쳐주고 나면 도대체 남는 게 뭐가 있냐고 나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그들은 나에게 말하곤 했다. 너도 결혼하면 알게 될 거라고, 그 전엔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가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기러기부부들을 우습게보던 나는 6살 연하의 여자친구와 4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보란 듯이 남들처럼 바보같이 살지 않고, 내 힘으로 떳떳하게 기러기생활을 하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결혼이란 건 낭만이 아닌 현실이었고 내 뜻과는 너무나 다르게 흘러가는 그런 인생이었다. 결혼 후 4년이란 시간 동안 우리에겐 두 명의 아이가 태어났고, 아내는 한국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너무나 갑갑한 취업난에, 1등이 되지 않으면 도태가 되는 현실에 아이를 내몰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그러기 위해선 어릴 때부터 외국에 나가 사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방안이라고 나에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 또한 아이를 위해선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는 것보단, 조금 더 어린 나이에 외국에서 많은 경험을 하며 살아가는 게 훨씬 인생을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아내의 말에 섣불리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 아니, 현실에 수긍했다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일지 모르겠다.
아내는 1년이 넘는 시간 속에 나를 설득했고, 나는 아내의 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기러기 부부는 바보 같은 짓이라고 손가락질하고 조롱했지만 그들의 말대로 다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인해 그렇게 되는 구나라고 비참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고민을 하는 시간은 너무나 오래 걸렸지만, 결정이 내려지고 나니 일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나를 설득하는 동안에도 아내는 캐나다 생활에 대한 많은 정보들을 모으고 있었고, 덕분에 이민절차는 아무런 문제없이 아주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8개월 정도가 걸린 이민준비가 끝이 났고, 아내와 두 아이는 캐나다로 떠났고 그렇게 나의 기러기 생활은 시작되었다.
어차피 아무도 없는 집에 일찍 들어가고 싶지 않았기에 어느 순간 회사에서 야근은 나의 일상이 되어 있었고, 회식을 하거나 같이 술을 마시거나 그것도 아니면 혼자 집 앞 편의점에서 한 잔을 기울이고 들어가며 맨 정신으로 집에 들어가는 날이 1년 중 손에 꼽을 정도로 거의 없었다. 당연히 건강 상태가 좋을 리 없었고, 기러기 생활 3년 만에 나는 역류성 식도염과 스트레스성 장염을 달고 살게 되었다. 이제는 밥보다 약이 더 친숙하고 온 몸이 망가져 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좀처럼 술을 끊기는 싶지 않았다. 술이라도 없다면 정말 겨우 겨우 지탱하고 있는 내 몸뚱아리가 그대로 쓰러져 버릴 것 같았기에..
그리고 그렇게 몸이 힘들 때면 아내와 아이들이 생각이 나곤 했다. 하지만 내가 보고 싶다고 해도 쉽게 갈 수 없는 거리에, 시차가 거의 12시간이 넘게 나는 곳이라 전화조차 하기 쉽지 않았다. 평일오전은 피해서 평일오후나 저녁에 맞춰서 전화를 하려면 거의 새벽이나 오전 일찍 전화를 해야 했고, 그나마 처음엔 살갑게 전화를 받아주던 아내는 오랜 이민 생활이 지치는 건지 오래 떨어져 있어 할 말이 없는 건지 그리 통화를 오래 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한 해 한 해가 흘러 아내와 두 아이가 떠난 지 5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내 몸은 지칠대로 지친 상태이고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더 이상 참기가 힘들었다. 기러기 생활이 시작되고 1년이 조금 넘은 시점부터 나는 줄곧 아내와 아이가 있는 곳으로 가보고 싶었지만, 아내의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것과 아이들이 겨우 적응하고 있는데 아빠를 보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할 것이라는 아내의 말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겨우겨우 억누르며 참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내 나이도 40으로 적지 않은 나이였고, 너무나 오랜 시간 아내와 아이를 보지 못해 심적으로도 너무나 지쳐있는 상태였다.
아내에게 다시 한 번 캐나다를 방문하겠다는 이야기를 꺼내봤자 아내가 반대할 걸 알았기에, 나는 아이들과 통화 후 집주소만 확인 후 아내 몰래 캐나다를 갈 계획을 세웠다.
조금 있으면 7월이라 아이들도 방학을 할 것이고, 나 또한 여름휴가를 받아서 주말을 껴서 일주일 정도는 갔다 올 시간이 될 것 같았다. 물론 비행기 타는 시간을 제외하곤 아내와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5일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걸 알았지만 5일이라도 아내와 아이들을 볼 수 있다면 무척이나 행복할 것 같았다.
아내와 아이들을 만날 생각에 정신없이 일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흘러 비행기 티켓을 예매해둔 날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었고, 나는 아내와 아이들을 깜짝 놀래켜 주기 위해 간단한 선물 몇 가지를 사고 아무런 사전 연락 없이 캐나다 비행기행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에 탑승하자 곧 있으면 5년 만에 아내와 아이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너무나 설레어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지만 탑승대기시간부터 토론토에 도착하기까지 거의 12시간이 넘는 오랜 시간에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들어버렸다. 자다깨다 반복하며 기내식을 먹고 티비를 멍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훌쩍 지나 잠시 후면 공항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드디어..캐나다 땅을 밟는구나..’
잠시 후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하고, 게이트를 지나 간단한 입국수속과 함께 공항 밖으로 나오니 이제야 내가 캐나다에 도착해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미리 검색해둔 지도를 확인한 후 택시와 버스를 2번 갈아타며 3시간 후 아내와 아이들이 살고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시 외곽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마을은 무척이나 조용하고 한산했다. 주변 경관을 둘러보며 십 여분을 걷자 아이들이 말해준 집의 모습과 익숙한 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인가..”
아이들이 보낸 문자를 열고 집주소를 확인하니 분명히 이 집이 분명한 듯 했다. 나는 두근대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집 앞에서 조심히 인터폰을 눌렀다. 하지만 집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인지 안에선 아무런 기척이 들리지 않았다.
“어디 나갔나? 안에 아무도 안 계세요?”
문을 노크하며 큰 소리로 외쳤지만 정말 아무도 없는 것인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마지막으로 인터폰을 한 번 더 눌러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고, 난 큰 아이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가 가고 아이가 전화를 받았다.
“아빠!”
“어 지수야, 아빠야 지금 집인데 집에 아무도 없니?”
“집? 어디 집?”
“어.. 아빠 지금 캐나다 와 있거든”
“아~! 정말?? 진짜 온 거야?! 아빠 최고..!!!”
“그래..”
나는 순간 아이가 너무나 기뻐하는 목소리에 살짝 목이 메여 말을 잇기가 쉽지 않았다. 이렇게 좋아하는 걸, 조금이라도 일찍 와 볼 걸이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어.. 근데 지금 집에 엄마 있을건데?? 초인종 눌러도 안 받아?”
“그래? 어.. 몇 번 눌렀는데 아무도 없는 거 같은데..”
“아저씨랑 잠시 어디 갔나...”
“아저씨??”
“어어. 우리랑 조금 떨어진 곳에 사는 한국인 아저씨 있는데 한 번씩 우리 집 오거든. 뭐.. 고장 난 거 고쳐주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자주 사주고..”
“그래??”
나는 순간 무언가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지만 애써 그런 느낌을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아니야.. 그냥 같은 한국인이니까 도와주는 거지.. 애 엄마가 애 둘이나 데리고 와서 고생하는 게 안쓰러워 보여서..’
나는 속으로 무언가 이유가 있는 것이겠지란 생각을 했지만 좀처럼 기분 나쁜 느낌이 사라지진 않았다.
“어.. 나 애들이랑 지금 같이 있는데 두 시간 정도는 더 있어야 들어갈 거 같은데.. 아빠 미안..”
“아냐 괜찮아.. 아빠 엄마랑 연락해 볼 테니까 잘 놀고 들어와”
“응 알았어~”
그렇게 난 아이와의 전화를 끊고,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은 계속해서 들렸지만 두 세 번 전화를 해도 아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뭐하고 있는 거야...”
둘째 아이에겐 아직 휴대전화가 없었고, 아내는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 난 어쩔 수 없이 집 근처를 배회하며 큰 아이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 30분 정도가 지났을까, 아내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 못 받아서 미안, 무슨 일 있어?”
“아니.. 무슨 일은 아니고 집 앞인데 집에 아무도 없는 거 같아서 전화 했지”
“집 앞이라고? 어디? 캐나다...???”
아내는 소스라치게 놀란 목소리로 나에게 되물었다.
“어.. 왜 그렇게 놀라?”
“아니.. 놀라는 게 아니라 갑자기 연락도 없이 캐나다라니까..”
“내가 온다 그러면 또 못 오게 할 거 아냐?”
“내가 언제 못 오게 했다고... 지금 근데 집 앞이라고???”
“어어.. 한 번 더 얘기해줘? 지금 집 앞이라고..”
“어 알았어 잠깐만 끊어봐”
“뭘 끊어?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지만 이미 아내에게 걸려온 전화는 일방적으로 끊어진 상태였다.
“뭐야 도대체....”
도무지 무슨 상황인지 알 길이 없어 멍하니 집 근처의 벤치에 한 십 분 정도 앉아있을 무렵 현관문이 열리며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여보..”
“뭐야? 집에 있었어??”
“어? 어어.. 좀 피곤했나봐. 잠들었는데 전화 온 줄도 몰랐네”
“얼마나 피곤하면 인터폰 소리도 못 듣냐..”
“아.. 인터폰도 눌렀어? 잠결에 무슨 소리가 들리는 거 같긴 했는데..”
“그래.. 알았어..”
“어어... 미안 얼른 들어와...”
무언가 아내의 눈빛에서 당황스러움이 느껴졌지만, 갑작스런 나의 방문에 놀라서 그런 것이라며 나는 대수롭지 않게 느꼈다.
집 안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잘 치워져 있었고, 아이들이 편하게 공부할 수 있게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였다.
“조용하니 좋네.. 애들 뛰어놀 마당도 있고..”
“그치..? 나도 여기저기 많이 수소문해서 얻은 집인데 나쁘지 않은 거 같아..”
“그래.. 다행이네.. 잘 지내니까.. 지훈이는?”
“교회에서 여름캠프가 있어서 거기 갔어.. 내일 오후쯤 되면 올거야”
“그래? 다행이네.. 못 보고 가는 가 했더니..”
“언제 들어가는데?”
“일요일엔 한국 도착해야지”
“예매는 했고?”
“어어..”
“아아.. 내 정신 좀 배고프겠다. 뭐 좀 줄까?”
“아니.. 그냥 좀 쉬고 싶어.. 좀 자고 싶은데..”
“그래. 이 층에 지수 방에서 눈 좀 붙여. 지수 오면 깨워줄게”
“그래...”
아내의 안내를 받아 지수의 방 안으로 들어가자 방 안 가득 지수의 사진이 잔뜩 걸려 있었다. 내가 보지 못했던 5년간의 시간동안 지수의 모습들이.. 나는 당장이라도 누우면 잠이 들 정도로 피곤했지만 딸아이의 사진들을 보자 도무지 잠이 들고 싶지 않았다.
“있다 지수 오면 보면 되지. 피곤할텐데 잠시라도 눈 좀 붙여”
“어어.. 알았어.. 이거 앨범만 조금 더 보고..”
아내가 방문을 닫고 나간 후에도 나는 한참을 더 지수의 사진이 가득 담겨 있는 앨범을 두 개를 더 보고나서야 침대에 쓰러질 듯이 누워 잠이 들었다.
아내는 내가 피곤해보여서 깨우지 않았는지, 정말 오랜만에 숙면을 취했다는 생각과 함께 잠에서 깨어보니 몇 시간이 지난 것이 아니라 어느새 까만 밤이 되어 있었다.
“아.. 깜빡 잔다는 게 그대로 잠들어버렸구나..”
조금씩 어둠에 익숙해지며 주변이 또렷하게 보여 침대 옆을 보니 언제부터 옆에서 자고 있었던 것인지, 사랑스런 딸 지수가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지수야...”
나는 헝클어진 지수의 머리를 옆으로 넘겨주고 품에 꼭 안아 다시 잠을 청했다. 오랜만에 안아보는 이미 많이 커버린 딸아이의 모습에 기쁨과 서글픔이 동시에 교차하는 감정과 함께..
그렇게 캐나다에서의 첫 날 밤이 지나갔고, 다음날 아침 둘째 지훈이가 없는게 아쉬웠지만 오랜만에 아내와 딸 지수와 함께 오붓한 아침식사를 나누었다. 간단한 식사 후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을 꺼내놓자 지수는 뛸 듯이 기뻐했고, 아내는 그런 지수를 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당신 선물은 맘에 안 들어?”
“아니..좋아.. 그냥 지수가 오랜만에 저렇게 환하게 웃는 거 보니 그냥 좀 서글퍼서..”
“그래? 지수가 캐나다 오곤 저렇게 웃고 그러진 않았어?”
“아니.. 웃기야 하는데.. 뭐.. 처음엔 많이 힘들어했지..”
“그래..”
그렇게 오랜만에 아내와 지수와 함께 1분 1초가 아쉬운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그 날 저녁 나는 지수가 말한 그 남자를 볼 수 있었다. 저녁 식사 시간에 방문한 남자는 나를 향해 웃어보이곤 악수를 청했다.
“안녕하세요. 박민수라고 합니다.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아 그러신가요? 저도 딸아이한테 이야기를 좀 듣긴 했습니다. 이정우라고 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박민수라는 남자는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고 익숙하다는 듯이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며 아내와 지수와 담소를 나누었다.
‘뭐지..이 나만 소외된 느낌은...’
순간 나는 남자가 손님이 아니라 내가 이 집에 초대받아 온 것 같은 느낌과 함께 무언가 이들 사이에서 내가 떨어져 소외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 우리끼리 너무 떠든 거 같은데 지수야 아빠 음식도 좀 챙겨드리고 하렴”
“네 아저씨~”
남자의 말에 지수는 나를 챙겨주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고, 남자는 나와 시선이 마주치곤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 자식.. 뭔가 기분 나빠....’
저녁 식사가 끝이 나고, 지수가 방에 숙제를 하러 간다며 올라가고 남자와 나, 아내는 가볍게 와인을 기울였다. 남자는 술이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가자 나에게 형님이라며 부르면서 자기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고등학교2학년 때 처음 캐나다에 도착해서 고3 때 한국에 있던 아버지가 바람이 나서 이혼한 이야기, 자신이 대학교2학년일 때 어머니가 캐나다 남자와 재혼한 이야기, 지금 자신이 조그만 사업장을 하나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 등 정말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에게 털어 놓으며 계속해서 형님이라고 부르며 나에게 술을 권했다.
“에이.. 형님 술이 약하시네~ 좀 더 쭉쭉 드셔 보세요~”
남자는 계속해서 나에게 술이 약하다며 도발하고 있었고, 나 또한 다른 남자와 같이 승부욕이 강한 편이라 나는 남자의 도발에 넘어가 한 잔, 두 잔 마시던 와인을 어느 새 10잔이 넘게 마셔 버렸다.
“아유.. 뭔.. 술가지고 경쟁이야.. 그만들 마셔요. 당신 취했어”
“무슨 소리야.. 당신 남편 아직 안 취했어~”
하지만 그런 나의 말과 다르게 이미 나는 잔뜩 취기가 오른 상태였고, 동공이 풀린 상태에서 천장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나.. 아직 안 취......”
그리고 그게 술 먹기 전 마지막 기억이었다. 나는 그대로 필름이 끊겨버렸고 의식을 잃고 그대로 거실 쇼파에서 잠이 들어 버렸다.
얼마나 잠이 들었던 걸까, 나는 목이 타는 듯한 갈증과 함께 머리가 지끈거리는 통증에 잠에서 깨어났다.
“아으.. 머리야.. 얼마나 잔거야...”
얼마 전부터 술을 많이 마시면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픈 날이 많아서 병원에서 처방받아 두통약을 먹고 있었는데, 깜빡하고 캐나다를 오며 약을 챙겨오지 못했고 나는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느낌에 금방이라도 주저앉아 버릴 거 같았지만 겨우 발걸음을 옮겨 주방으로 들어가 냉장고 문을 열고 물을 꺼내 한 모금 마셨다.
시원한 느낌에 갈증이 해소가 되며 흐리멍텅했던 정신이 조금 또렷해 질 무렵 무언가 말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지..? 안방에서 나는 소리인가?”
나는 조심스레 발걸음으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이동했다. 말소리는 안방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고, 조금씩 가까워질수록 말소리가 더욱 가까이 들리는 것 같았다.
“왜 이래 정말..남편 밖에 있는 거 알면서...”
“그래서? 완전 지금 곯아 떨어져서 자고 있잖아”
“아이 참.. 자다가 깨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뭘 깨.. 완전 널부러진 오징어처럼 퍼져서 자고 있는데.. 금방 끝내고 갈게”
“아이 차암.. 정말 자꾸 이럴거야? 흐으음...”
어느새 나는 안방 문 앞까지 와 있었고, 또렷이 말소리가 들려왔다. 분명히 여자의 목소리는 아내였고, 다른 남자와 말을 하고 있었다.
‘누구지? 그 자식인가? 근데 방에서 뭘 하길래.. 무슨 이야기야 대체..’
나는 아내와 남자의 대화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고, 완전히 닫혀져 있지 않은 안 방문을 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히 열었다. 방문을 살짝 열자 스탠드의 은은한 불빛에 비춰 방 안의 풍경이 내 눈에 들어왔고, 침대에 잠옷을 입은 아내가 누워 있고 그 옆에 박민수 그 남자가 누워 있었다.
‘대체 저 자식이 왜...!’
순간 나는 눈이 뒤집히며 당장이라도 들어가 남자에게 주먹을 날리고 싶었지만, 둘 사이에 아직 아무런 일도 벌어진 것은 없기에 겨우 화를 진정시키며 안을 유심히 살폈다.
“정말 들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자꾸 이럴거야?”
“들키면? 내가 아줌마 책임지지 뭐.. 흐흐..”
“민수씨.. 무슨 그런 말을...”
“진짜야. 내가 아줌마 그냥 몸이 좋아서 만나는 거 같아? 그럴거면 클럽만 가도 나보다 한참 어린 골 빈년들이 널리고 널려서 보지 벌려준다고 난리인데 아줌마 만날 이유가 없지”
“민수씨도 참.. 그런 말 들으면 좋긴 하지만.. 어쨌든 난 유부녀고..”
“됐고..난 오늘 해야겠으니까..”
“민수씨이.. 그마안.. 흐읍...”
그 순간 남자의 손이 빠르게 아내의 잠옷 바지 안으로 파고들었고, 아내는 신음소리를 뱉어냈다. 아마 팬티 안이나 밖에서 아내의 클리토리스를 건드린 것 같았다. 다른 여자도 클리토리스가 민감했지만, 아내는 특히 내가 만난 여자 중에 유독 그 부분이 민감했고 거기를 손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콧소리가 섞인 비음으로 신음소리를 뱉곤 했다.
아내는 이미 온 몸에 힘이 빠진 듯 힘없는 손짓으로 남자의 팔을 밀어내려 했지만, 남자는 더욱 더 깊숙이 아내의 바지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고, 아내는 못 참겠는지 입을 손으로 꽉 막고는 신음소리를 뱉었다.
“으으읍.. 흐으읍...”
남자는 그런 아내를 재밌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언제까지 참을 수 있으면 참아보라는 눈빛과 함께 이미 힘이 풀려버릴대로 풀린 아내의 바지와 팬티를 한 번에 벗겨버렸다. 내 예상대로 남자의 엄지손가락은 아내의 클리토리스를 간질이고 있었고, 두 번째 손가락과 세 번째 손가락은 아내의 보지 깊숙이 박혀 있었다.
그리고 남자가 아내의 보지에서 손가락을 쑤욱 잡아 빼자 남자의 손가락에 아내의 투명한 보짓물이 매달려 거미줄처럼 쭈욱 늘어났다.
“흐흐.. 이렇게 홍수가 났으면서..내숭은....!”
남자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아내의 위의 잠옷도 벗겨버렸고, 아내는 조금의 반항도 하지 않고 남자 앞에서 그대로 알몸이 되었다. 남자는 아내의 몸을 위에서 아래로 한 번 훑고는 아내의 탐스런 씨컵 가슴을 손에 꽉 쥐었다.
“역시.. 삐쩍 마른 애들은 재미없어.. 아줌마 같이 이렇게 적당히 살이 있어야 이렇게 만질 맛이 나거든.. 보짓물도 많이 흘리고..”
“하아.. 하아.. 그런 음란한 말 하지마..부끄러...”
“크크크.. 아줌마 음란하잖아요. 그러니까 밖에서 남편이 자는데 이렇게 내 앞에서 보짓물을 줄줄 흘리면서 신음소리를 내지.. 안 그래?”
“아냐.. 하아.. 아니야 난 그런 여자가.. 하아..”
“호오...그래? 그럼 얼마나 버티나 볼까?”
남자는 순간 아내를 향해 눈을 반짝이고는 아내의 다리를 잡아 양쪽으로 활짝 벌렸다. 아내는 급히 다리를 오므리려고 했지만 남자의 힘에 당한 재간이 없었고, 남자는 양 팔로 아내의 다리를 단단히 잡고는 아내의 보지를 아래에서부터 위로 핥아 올렸다.
“흐으읍...!”
“흐흐.. 얼마나 참나 보자고..!”
남자는 그리곤 아내의 보지 깊숙이 혀를 집어넣어 아내의 보지를 유린했다. 한 손으로는 클리토리스를 계속 자극하며, 다른 손으로는 아내의 풍만한 젖가슴을 마구 짓이기며...
‘하아... 씨발 어떡하지.. 지금 들어가서 두 년놈을 그냥 아작을 내? 아니야.. 아직.. 들어가진 않았으니까.. 들어가면 그때도 늦지 않아.. 그때 저것들을...!’
내 마음속에선 계속해서 언제 들어가서 두 년놈을 작살을 내버릴까 고민이 들었지만 아직 때가 아니라는 판단에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지만 참을 인자를 마음속에 수백 개를 쓰며 기회를 기다렸다.
“하아.. 하아아아.. 제바알.. 흐으윽.. 그마아안.. 하아아아..”
아내는 고개를 연신 옆으로 저으며 남자가 그만하길 바랐지만 남자는 조금도 그럴 마음이 없어 보였고, 계속된 남자의 애무에 투명한 아내의 보짓물이 흘러나와 침대시트를 조금씩 적시고 있었다.
“하아..하아아아..그마안...”
그 순간 남자는 아내의 보지에서 입을 떼며 아내를 바라보았다.
“그만 뭐..?”
“그만하고 어서...”
“어서 뭐?? 말을 해야 알지...?”
“하아.. 하아.. 민수씨... 넣어줘..”
“무슨 말인지 도무지 모르겠잖아.. 흐흐.. 확실하게 말을 해야지..? 응..?”
남자는 그 말과 함께 아내의 클리토리스를 강하게 자극했고, 아내는 고개가 뒤로 확 넘어가며 거친 숨소리를 뱉었다.
“흐으으윽...! 하아... 하아아아....!”
아내는 남자의 강한 자극에 숨이 넘어갈 것 같았고, 동공은 이미 반쯤 풀린 상태였다.
“어서.. 어서 말해봐..더 내가 건드려야 말을 하겠어?”
“하아.. 하아.. 민수씨.. 자지를.. 넣어줘.. 내 보지에...”
“자지를 넣어달라고? 아줌마 보지에?? 흐흐.. 아줌마 보지는 음란하네... 그렇게 안 된다고 하더니.. 이제 본성이 나오나? 흐흐..”
“그래에.. 하아.. 나 음란해.. 그러니까 어서 민수씨 자지를 내 음란한 보지에 넣어줘.. 어서... 하아아...”
“흐흐..진작에 그렇게 나올 것이지..”
남자는 비릿한 웃음과 함께 그대로 팬티를 벗었다. 팬티를 벗자 나보다 1.5배는 커 보이는 남자의 자지가 용수철처럼 튀어 나왔다.
‘개새끼.. 존나 크네.. 씨발...’
남자는 자신의 자지를 자랑스럽다는 듯이 한 번 쓰다듬고는 아내의 다리를 활짝 벌리곤 이미 보짓물로 잔뜩 젖어 번들거리는 아내의 보지에 한 번에 밀어 넣었다.
“흐으으윽..!”
아내는 신음과 함께 남자를 그대로 끌어안았고, 남자는 아내의 보지에 거칠게 쑤셔대기 시작했다.
‘드..들어갔어.. 이 미친 년놈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삽입은 하지 않겠지, 잠깐의 불장난이겠지란 내 생각과 달리 남자의 자지가 아내의 보지 속으로 들어가는 걸 두 눈으로 보니 정말 정신이 나가 버릴 것 같고 난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
방안에선 남자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아내의 숨넘어갈 듯한 신음소리, 남자가 아내의 보지를 박아대며 나는 찔꺽거리는 마찰소리로 가득차고 있었고, 두 남녀는 서로의 몸을 끊임없이 탐하며 열기를 내뿜었다.
남자는 아내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퍼부으며 아내의 탐스런 젖가슴을 짓이기며 끊임없이 아내의 보지에 자신의 보지를 박아댔고, 한 손으론 계속해서 아내의 클리토리스를 건드리며 자극하고 있었다.
아내는 그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끙끙 앓는 듯한 신음소리와 함께 계속해서 허리를 들썩대며 완전히 동공이 풀린 눈으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미칠 거 같아.. 하아.. 하아하아....”
“나도.. 나도 좋아.. 아줌마. .허억.. 허억...”
남자는 숨이 넘어갈 듯 거친 숨소리를 내고 있었고 곧 절정이 올 것 같은지 아내의 보지에서 보짓물로 번들거리는 자지를 빼고는 아내를 일으켜 세워 무릎을 꿇려 뒷치기 자세를 만들었다.
그리곤 아내의 엉덩이를 꽉 잡아 보지를 한껏 벌리곤 보짓물로 번들거리는 자신의 자지를 한 번에 아내의 보지 속으로 밀어 넣었다.
“하아앙..!”
그렇게 다시 시작된 아내와 남자의 섹스, 아내는 연신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보짓물을 흘려대고 있었고 남자는 다시 한 번 절정이 올 것 같은지 아내의 가슴을 양 손에 터트릴 듯이 잡고는 아내의 보지에 거침없이 박아댔다.
어느새 둘의 숨넘어가는 신음소리가 섹스의 끝을 알리고 있었고, 남자는 아내의 엉덩이를 잡아 보지에 잔뜩 밀착해서 몸을 살짝 부르르 떨며 한참을 정액을 뿜어냈다.
‘씨발.. 안에 쌌어..’
“하아...하아..좋아.. 역시 아줌마 몸은 너무 좋아.. 하아...‘
남자는 그 말과 함께 아내의 보지에서 자지를 꺼냈고, 아내의 보지에서 흘러나온 정액이 허벅지를 따라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얼음처럼 굳어있던 나는 미칠 듯한 분노와 함께 이성이 끊어지며 방으로 뛰어 들었다.
“이 미친 년놈들이..!”
“어어...!”
“여보오...!”
난 그대로 남자에게 달려들어 남자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 얼마나 세게 주먹을 뻗었는지 주먹이 시큰하는 통증과 함께 나는 다시 한 번 남자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갑작스런 나의 공격에 한 방을 얻어맞은 남자는 잠시 당황하는 듯 하더니 이내 정신을 차리곤 내가 두 번째로 뻗은 나의 주먹을 그대로 옆으로 피해 버렸다.
그리곤 아랫배에 시큰한 통증과 함께 남자의 무릎이 날아들었다.
“커흐으윽...”
나는 배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함께 그대로 옆으로 고꾸라졌고, 이어서 남자의 주먹 두 세 방이 날아와 나의 얼굴에 꽂혔다.
“이 새끼가 나이 많다고 형님이라고 하니까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고.. 하아.. 씨발...”
“민수씨 그만해..!! 그마아안..!!”
아내는 급히 달려와 남자를 말렸지만, 남자는 그만둘 생각이 없어 보였고 또 한 방의 무릎이 나의 배에 날아와 꽂히며 나는 그대로 의식을 잃어버렸다. 아내의 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얼마나 의식을 잃고 있었던 걸까.. 나는 누군가 나를 흔들어 깨우는 움직임에 정신이 돌아왔다. 정신이 들자 얼굴과 아랫배에 시큰한 통증이 느껴졌고, 내 얼굴을 잡아 나를 흔들어 깨우는 것이 박민수 그 남자인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내 얼굴에 또 다시 주먹을 날리려는 것인 줄 알고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렸다.
“크크.. 걱정마쇼.. 때리려는 것 아니니까..”
“너..너.. 이런... 씨발..”
“하아.. 이 양반이 또 욕지거리 하며 신경 건드리네.. 한 대 더 맞고 싶어?”
남자는 아까 나를 때리던 매서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고, 아무런 무기도 없는 내가 또 다시 달려 들어봤자 아까처럼 흠씬 두들겨 맞을 걸 잘 알았기에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지만 무기력하게 그저 참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저씨.. 뭔가 착각하는 모양인데 여기 한국 아니고 캐나다야. 난 캐나다 시민권자고.. 무슨 소린 줄 알어? 아저씨 영어할 줄 알어? 잘 해? 크크.. 당신이 가만있는 나를 먼저 쳤다고 하면 어떻게 이야기 할 건데..? 간통했다고? 그거 한국에는 아직 있나? 여긴 간통 같은 거 없어 크크크.. 아줌마랑 나는 그냥 즐긴 거라고.. 흐흐”
남자는 나의 비위를 긁으며 살살 약 올리며 말하고 있었지만 나는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있었다. 남자의 말대로 지금 나는 훨씬 불리한 입장이었으니까..
다만 내가 더욱더 화가 났던 건 아무 말 없이 남자와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아내의 행동이었다. 그래도 내가 남편인데 어떻게 나를 위해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고 있다는 말인가..
나는 한참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계속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내가 입을 열었다.
“일단 그냥 돌아가..”
“너...!”
“나 이 사람한테 빚진 게 있어..”
“빚??”
“어어.. 3억.. 3억을 빚졌어..”
“너....!! 하아..”
순간 아내의 말에 나는 이성을 잃고 손찌검을 할 뻔했지만 부들거리는 손을 붙들고 억지로 겨우 화를 참았다.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력감과 허탈함이 동시에 밀려왔다. 내가 지금까지 왜 이렇게 일만 하면서 고생하며 살아온 것인지, 내 인생이 어쩌다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인지 도무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화를 누그러트리고 이성적으로 판단할수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몇 가지 되지 않았다. 남자의 말대로 정말 남자가 나를 고소라도 한다면 내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없을 것만 같았다.
결국 우린 타협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아내와 두 아이를 보기 위해 찾았던 일주일간의 달콤한 캐나다 여행은 나에게 끔찍한 지옥이 되어 버렸다.
그 날 이후 내가 캐나다에서 있는 동안 남자는 마치 제 집을 드나들 듯이 드나들었고, 밤이면 안방으로 들어가 아내와 함께 내가 들으라는 듯이 진한 섹스를 나누곤 했다.
나는 아내가 아닌 아이를 위해 이를 악 물며 하루하루를 참았고 어느새 마지막 날이 되었다.
아내는 공항에 나오지 않았고, 나는 아이들의 배웅을 맞으며 캐나다를 떠나 한국에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에게 한 통의 우편이 날아들었다. 10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내기 위한 이혼서류가 들어간 우편이..
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혼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내는 아이들을 자기가 키울 것을 원했고, 나는 아내가 그 남자와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
그리고 내가 절대로 이혼을 해 줄 수 없다는 이야기와 함께 일주일마다 아내에게 메일이 날아오고 있었다. 아내와 남자의 섹스가 담긴 동영상이 들어 있는 메일이...
마치 이걸 보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인지 나를 시험하는 듯 했다. 이미 한 번의 기억으로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충격적인 아내와 남자와의 섹스였지만 나를 조롱하는 듯한 그들의 모습을 보란 듯이 비웃어 주기위해서라도 나는 아내와 남자의 동영상을 항상 확인하곤 했다. 이미 가루가 되어버린 듯이 산산히 부서진 멘탈을 억지로 부여잡으며..
남자의 위에서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어대며 교성을 내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나는 피눈물을 흘리며 복수를 할 그 날을 위해 또 다시 영상을 재생하고 있다..
줄거리를 미리 말씀드리면 남편이 바람난 아내와 새 남자에게 버림 받는 내용입니다. 혹시나 그런 내용을
보기 싫으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간혹 물으시는 분이 아직 있어서 말씀드리면 최근 올리는 글들은 얼마 전 글을 한 번 지워서 올렸던 글들을
재업하는 것이고 새로 작성하는 글은 카페에 먼저 올리고 소설게시판에 올리는 식으로 할 예정입니다.
결혼 생활 10년 차, 내 나이 40살 나는 기러기 부부다.
결혼 전 잘 나가는 친한 친구들이 먼저 결혼하고, 아내들의 등쌀에 밀려 아이를 낳고 기러기 부부를 하는 걸 보며 나는 코웃음을 치곤했다. 나는 절대 저 멍청이들처럼 살지 않게 노라고, 마치 ATM기계가 되버린 듯한 그들을 향해 술자리에서 나는 비웃음을 날려주며 조롱하곤 했다. 그렇게 살 바엔 혼자 사는 게 낫지 않냐며, 회사에서 일개미처럼 열심히 일하고 주말이 되면 가족에게 돈을 부쳐주고 나면 도대체 남는 게 뭐가 있냐고 나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그들은 나에게 말하곤 했다. 너도 결혼하면 알게 될 거라고, 그 전엔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가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기러기부부들을 우습게보던 나는 6살 연하의 여자친구와 4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보란 듯이 남들처럼 바보같이 살지 않고, 내 힘으로 떳떳하게 기러기생활을 하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결혼이란 건 낭만이 아닌 현실이었고 내 뜻과는 너무나 다르게 흘러가는 그런 인생이었다. 결혼 후 4년이란 시간 동안 우리에겐 두 명의 아이가 태어났고, 아내는 한국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너무나 갑갑한 취업난에, 1등이 되지 않으면 도태가 되는 현실에 아이를 내몰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그러기 위해선 어릴 때부터 외국에 나가 사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방안이라고 나에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 또한 아이를 위해선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는 것보단, 조금 더 어린 나이에 외국에서 많은 경험을 하며 살아가는 게 훨씬 인생을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아내의 말에 섣불리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 아니, 현실에 수긍했다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일지 모르겠다.
아내는 1년이 넘는 시간 속에 나를 설득했고, 나는 아내의 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기러기 부부는 바보 같은 짓이라고 손가락질하고 조롱했지만 그들의 말대로 다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인해 그렇게 되는 구나라고 비참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고민을 하는 시간은 너무나 오래 걸렸지만, 결정이 내려지고 나니 일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나를 설득하는 동안에도 아내는 캐나다 생활에 대한 많은 정보들을 모으고 있었고, 덕분에 이민절차는 아무런 문제없이 아주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8개월 정도가 걸린 이민준비가 끝이 났고, 아내와 두 아이는 캐나다로 떠났고 그렇게 나의 기러기 생활은 시작되었다.
어차피 아무도 없는 집에 일찍 들어가고 싶지 않았기에 어느 순간 회사에서 야근은 나의 일상이 되어 있었고, 회식을 하거나 같이 술을 마시거나 그것도 아니면 혼자 집 앞 편의점에서 한 잔을 기울이고 들어가며 맨 정신으로 집에 들어가는 날이 1년 중 손에 꼽을 정도로 거의 없었다. 당연히 건강 상태가 좋을 리 없었고, 기러기 생활 3년 만에 나는 역류성 식도염과 스트레스성 장염을 달고 살게 되었다. 이제는 밥보다 약이 더 친숙하고 온 몸이 망가져 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좀처럼 술을 끊기는 싶지 않았다. 술이라도 없다면 정말 겨우 겨우 지탱하고 있는 내 몸뚱아리가 그대로 쓰러져 버릴 것 같았기에..
그리고 그렇게 몸이 힘들 때면 아내와 아이들이 생각이 나곤 했다. 하지만 내가 보고 싶다고 해도 쉽게 갈 수 없는 거리에, 시차가 거의 12시간이 넘게 나는 곳이라 전화조차 하기 쉽지 않았다. 평일오전은 피해서 평일오후나 저녁에 맞춰서 전화를 하려면 거의 새벽이나 오전 일찍 전화를 해야 했고, 그나마 처음엔 살갑게 전화를 받아주던 아내는 오랜 이민 생활이 지치는 건지 오래 떨어져 있어 할 말이 없는 건지 그리 통화를 오래 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한 해 한 해가 흘러 아내와 두 아이가 떠난 지 5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내 몸은 지칠대로 지친 상태이고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더 이상 참기가 힘들었다. 기러기 생활이 시작되고 1년이 조금 넘은 시점부터 나는 줄곧 아내와 아이가 있는 곳으로 가보고 싶었지만, 아내의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것과 아이들이 겨우 적응하고 있는데 아빠를 보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할 것이라는 아내의 말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겨우겨우 억누르며 참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내 나이도 40으로 적지 않은 나이였고, 너무나 오랜 시간 아내와 아이를 보지 못해 심적으로도 너무나 지쳐있는 상태였다.
아내에게 다시 한 번 캐나다를 방문하겠다는 이야기를 꺼내봤자 아내가 반대할 걸 알았기에, 나는 아이들과 통화 후 집주소만 확인 후 아내 몰래 캐나다를 갈 계획을 세웠다.
조금 있으면 7월이라 아이들도 방학을 할 것이고, 나 또한 여름휴가를 받아서 주말을 껴서 일주일 정도는 갔다 올 시간이 될 것 같았다. 물론 비행기 타는 시간을 제외하곤 아내와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5일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걸 알았지만 5일이라도 아내와 아이들을 볼 수 있다면 무척이나 행복할 것 같았다.
아내와 아이들을 만날 생각에 정신없이 일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흘러 비행기 티켓을 예매해둔 날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었고, 나는 아내와 아이들을 깜짝 놀래켜 주기 위해 간단한 선물 몇 가지를 사고 아무런 사전 연락 없이 캐나다 비행기행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에 탑승하자 곧 있으면 5년 만에 아내와 아이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너무나 설레어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지만 탑승대기시간부터 토론토에 도착하기까지 거의 12시간이 넘는 오랜 시간에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들어버렸다. 자다깨다 반복하며 기내식을 먹고 티비를 멍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훌쩍 지나 잠시 후면 공항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드디어..캐나다 땅을 밟는구나..’
잠시 후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하고, 게이트를 지나 간단한 입국수속과 함께 공항 밖으로 나오니 이제야 내가 캐나다에 도착해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미리 검색해둔 지도를 확인한 후 택시와 버스를 2번 갈아타며 3시간 후 아내와 아이들이 살고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시 외곽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마을은 무척이나 조용하고 한산했다. 주변 경관을 둘러보며 십 여분을 걷자 아이들이 말해준 집의 모습과 익숙한 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인가..”
아이들이 보낸 문자를 열고 집주소를 확인하니 분명히 이 집이 분명한 듯 했다. 나는 두근대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집 앞에서 조심히 인터폰을 눌렀다. 하지만 집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인지 안에선 아무런 기척이 들리지 않았다.
“어디 나갔나? 안에 아무도 안 계세요?”
문을 노크하며 큰 소리로 외쳤지만 정말 아무도 없는 것인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마지막으로 인터폰을 한 번 더 눌러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고, 난 큰 아이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가 가고 아이가 전화를 받았다.
“아빠!”
“어 지수야, 아빠야 지금 집인데 집에 아무도 없니?”
“집? 어디 집?”
“어.. 아빠 지금 캐나다 와 있거든”
“아~! 정말?? 진짜 온 거야?! 아빠 최고..!!!”
“그래..”
나는 순간 아이가 너무나 기뻐하는 목소리에 살짝 목이 메여 말을 잇기가 쉽지 않았다. 이렇게 좋아하는 걸, 조금이라도 일찍 와 볼 걸이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어.. 근데 지금 집에 엄마 있을건데?? 초인종 눌러도 안 받아?”
“그래? 어.. 몇 번 눌렀는데 아무도 없는 거 같은데..”
“아저씨랑 잠시 어디 갔나...”
“아저씨??”
“어어. 우리랑 조금 떨어진 곳에 사는 한국인 아저씨 있는데 한 번씩 우리 집 오거든. 뭐.. 고장 난 거 고쳐주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자주 사주고..”
“그래??”
나는 순간 무언가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지만 애써 그런 느낌을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아니야.. 그냥 같은 한국인이니까 도와주는 거지.. 애 엄마가 애 둘이나 데리고 와서 고생하는 게 안쓰러워 보여서..’
나는 속으로 무언가 이유가 있는 것이겠지란 생각을 했지만 좀처럼 기분 나쁜 느낌이 사라지진 않았다.
“어.. 나 애들이랑 지금 같이 있는데 두 시간 정도는 더 있어야 들어갈 거 같은데.. 아빠 미안..”
“아냐 괜찮아.. 아빠 엄마랑 연락해 볼 테니까 잘 놀고 들어와”
“응 알았어~”
그렇게 난 아이와의 전화를 끊고,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은 계속해서 들렸지만 두 세 번 전화를 해도 아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뭐하고 있는 거야...”
둘째 아이에겐 아직 휴대전화가 없었고, 아내는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 난 어쩔 수 없이 집 근처를 배회하며 큰 아이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 30분 정도가 지났을까, 아내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 못 받아서 미안, 무슨 일 있어?”
“아니.. 무슨 일은 아니고 집 앞인데 집에 아무도 없는 거 같아서 전화 했지”
“집 앞이라고? 어디? 캐나다...???”
아내는 소스라치게 놀란 목소리로 나에게 되물었다.
“어.. 왜 그렇게 놀라?”
“아니.. 놀라는 게 아니라 갑자기 연락도 없이 캐나다라니까..”
“내가 온다 그러면 또 못 오게 할 거 아냐?”
“내가 언제 못 오게 했다고... 지금 근데 집 앞이라고???”
“어어.. 한 번 더 얘기해줘? 지금 집 앞이라고..”
“어 알았어 잠깐만 끊어봐”
“뭘 끊어?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지만 이미 아내에게 걸려온 전화는 일방적으로 끊어진 상태였다.
“뭐야 도대체....”
도무지 무슨 상황인지 알 길이 없어 멍하니 집 근처의 벤치에 한 십 분 정도 앉아있을 무렵 현관문이 열리며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여보..”
“뭐야? 집에 있었어??”
“어? 어어.. 좀 피곤했나봐. 잠들었는데 전화 온 줄도 몰랐네”
“얼마나 피곤하면 인터폰 소리도 못 듣냐..”
“아.. 인터폰도 눌렀어? 잠결에 무슨 소리가 들리는 거 같긴 했는데..”
“그래.. 알았어..”
“어어... 미안 얼른 들어와...”
무언가 아내의 눈빛에서 당황스러움이 느껴졌지만, 갑작스런 나의 방문에 놀라서 그런 것이라며 나는 대수롭지 않게 느꼈다.
집 안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잘 치워져 있었고, 아이들이 편하게 공부할 수 있게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였다.
“조용하니 좋네.. 애들 뛰어놀 마당도 있고..”
“그치..? 나도 여기저기 많이 수소문해서 얻은 집인데 나쁘지 않은 거 같아..”
“그래.. 다행이네.. 잘 지내니까.. 지훈이는?”
“교회에서 여름캠프가 있어서 거기 갔어.. 내일 오후쯤 되면 올거야”
“그래? 다행이네.. 못 보고 가는 가 했더니..”
“언제 들어가는데?”
“일요일엔 한국 도착해야지”
“예매는 했고?”
“어어..”
“아아.. 내 정신 좀 배고프겠다. 뭐 좀 줄까?”
“아니.. 그냥 좀 쉬고 싶어.. 좀 자고 싶은데..”
“그래. 이 층에 지수 방에서 눈 좀 붙여. 지수 오면 깨워줄게”
“그래...”
아내의 안내를 받아 지수의 방 안으로 들어가자 방 안 가득 지수의 사진이 잔뜩 걸려 있었다. 내가 보지 못했던 5년간의 시간동안 지수의 모습들이.. 나는 당장이라도 누우면 잠이 들 정도로 피곤했지만 딸아이의 사진들을 보자 도무지 잠이 들고 싶지 않았다.
“있다 지수 오면 보면 되지. 피곤할텐데 잠시라도 눈 좀 붙여”
“어어.. 알았어.. 이거 앨범만 조금 더 보고..”
아내가 방문을 닫고 나간 후에도 나는 한참을 더 지수의 사진이 가득 담겨 있는 앨범을 두 개를 더 보고나서야 침대에 쓰러질 듯이 누워 잠이 들었다.
아내는 내가 피곤해보여서 깨우지 않았는지, 정말 오랜만에 숙면을 취했다는 생각과 함께 잠에서 깨어보니 몇 시간이 지난 것이 아니라 어느새 까만 밤이 되어 있었다.
“아.. 깜빡 잔다는 게 그대로 잠들어버렸구나..”
조금씩 어둠에 익숙해지며 주변이 또렷하게 보여 침대 옆을 보니 언제부터 옆에서 자고 있었던 것인지, 사랑스런 딸 지수가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지수야...”
나는 헝클어진 지수의 머리를 옆으로 넘겨주고 품에 꼭 안아 다시 잠을 청했다. 오랜만에 안아보는 이미 많이 커버린 딸아이의 모습에 기쁨과 서글픔이 동시에 교차하는 감정과 함께..
그렇게 캐나다에서의 첫 날 밤이 지나갔고, 다음날 아침 둘째 지훈이가 없는게 아쉬웠지만 오랜만에 아내와 딸 지수와 함께 오붓한 아침식사를 나누었다. 간단한 식사 후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을 꺼내놓자 지수는 뛸 듯이 기뻐했고, 아내는 그런 지수를 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당신 선물은 맘에 안 들어?”
“아니..좋아.. 그냥 지수가 오랜만에 저렇게 환하게 웃는 거 보니 그냥 좀 서글퍼서..”
“그래? 지수가 캐나다 오곤 저렇게 웃고 그러진 않았어?”
“아니.. 웃기야 하는데.. 뭐.. 처음엔 많이 힘들어했지..”
“그래..”
그렇게 오랜만에 아내와 지수와 함께 1분 1초가 아쉬운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그 날 저녁 나는 지수가 말한 그 남자를 볼 수 있었다. 저녁 식사 시간에 방문한 남자는 나를 향해 웃어보이곤 악수를 청했다.
“안녕하세요. 박민수라고 합니다.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아 그러신가요? 저도 딸아이한테 이야기를 좀 듣긴 했습니다. 이정우라고 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박민수라는 남자는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고 익숙하다는 듯이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며 아내와 지수와 담소를 나누었다.
‘뭐지..이 나만 소외된 느낌은...’
순간 나는 남자가 손님이 아니라 내가 이 집에 초대받아 온 것 같은 느낌과 함께 무언가 이들 사이에서 내가 떨어져 소외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 우리끼리 너무 떠든 거 같은데 지수야 아빠 음식도 좀 챙겨드리고 하렴”
“네 아저씨~”
남자의 말에 지수는 나를 챙겨주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고, 남자는 나와 시선이 마주치곤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 자식.. 뭔가 기분 나빠....’
저녁 식사가 끝이 나고, 지수가 방에 숙제를 하러 간다며 올라가고 남자와 나, 아내는 가볍게 와인을 기울였다. 남자는 술이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가자 나에게 형님이라며 부르면서 자기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고등학교2학년 때 처음 캐나다에 도착해서 고3 때 한국에 있던 아버지가 바람이 나서 이혼한 이야기, 자신이 대학교2학년일 때 어머니가 캐나다 남자와 재혼한 이야기, 지금 자신이 조그만 사업장을 하나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 등 정말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에게 털어 놓으며 계속해서 형님이라고 부르며 나에게 술을 권했다.
“에이.. 형님 술이 약하시네~ 좀 더 쭉쭉 드셔 보세요~”
남자는 계속해서 나에게 술이 약하다며 도발하고 있었고, 나 또한 다른 남자와 같이 승부욕이 강한 편이라 나는 남자의 도발에 넘어가 한 잔, 두 잔 마시던 와인을 어느 새 10잔이 넘게 마셔 버렸다.
“아유.. 뭔.. 술가지고 경쟁이야.. 그만들 마셔요. 당신 취했어”
“무슨 소리야.. 당신 남편 아직 안 취했어~”
하지만 그런 나의 말과 다르게 이미 나는 잔뜩 취기가 오른 상태였고, 동공이 풀린 상태에서 천장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나.. 아직 안 취......”
그리고 그게 술 먹기 전 마지막 기억이었다. 나는 그대로 필름이 끊겨버렸고 의식을 잃고 그대로 거실 쇼파에서 잠이 들어 버렸다.
얼마나 잠이 들었던 걸까, 나는 목이 타는 듯한 갈증과 함께 머리가 지끈거리는 통증에 잠에서 깨어났다.
“아으.. 머리야.. 얼마나 잔거야...”
얼마 전부터 술을 많이 마시면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픈 날이 많아서 병원에서 처방받아 두통약을 먹고 있었는데, 깜빡하고 캐나다를 오며 약을 챙겨오지 못했고 나는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느낌에 금방이라도 주저앉아 버릴 거 같았지만 겨우 발걸음을 옮겨 주방으로 들어가 냉장고 문을 열고 물을 꺼내 한 모금 마셨다.
시원한 느낌에 갈증이 해소가 되며 흐리멍텅했던 정신이 조금 또렷해 질 무렵 무언가 말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지..? 안방에서 나는 소리인가?”
나는 조심스레 발걸음으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이동했다. 말소리는 안방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고, 조금씩 가까워질수록 말소리가 더욱 가까이 들리는 것 같았다.
“왜 이래 정말..남편 밖에 있는 거 알면서...”
“그래서? 완전 지금 곯아 떨어져서 자고 있잖아”
“아이 참.. 자다가 깨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뭘 깨.. 완전 널부러진 오징어처럼 퍼져서 자고 있는데.. 금방 끝내고 갈게”
“아이 차암.. 정말 자꾸 이럴거야? 흐으음...”
어느새 나는 안방 문 앞까지 와 있었고, 또렷이 말소리가 들려왔다. 분명히 여자의 목소리는 아내였고, 다른 남자와 말을 하고 있었다.
‘누구지? 그 자식인가? 근데 방에서 뭘 하길래.. 무슨 이야기야 대체..’
나는 아내와 남자의 대화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고, 완전히 닫혀져 있지 않은 안 방문을 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히 열었다. 방문을 살짝 열자 스탠드의 은은한 불빛에 비춰 방 안의 풍경이 내 눈에 들어왔고, 침대에 잠옷을 입은 아내가 누워 있고 그 옆에 박민수 그 남자가 누워 있었다.
‘대체 저 자식이 왜...!’
순간 나는 눈이 뒤집히며 당장이라도 들어가 남자에게 주먹을 날리고 싶었지만, 둘 사이에 아직 아무런 일도 벌어진 것은 없기에 겨우 화를 진정시키며 안을 유심히 살폈다.
“정말 들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자꾸 이럴거야?”
“들키면? 내가 아줌마 책임지지 뭐.. 흐흐..”
“민수씨.. 무슨 그런 말을...”
“진짜야. 내가 아줌마 그냥 몸이 좋아서 만나는 거 같아? 그럴거면 클럽만 가도 나보다 한참 어린 골 빈년들이 널리고 널려서 보지 벌려준다고 난리인데 아줌마 만날 이유가 없지”
“민수씨도 참.. 그런 말 들으면 좋긴 하지만.. 어쨌든 난 유부녀고..”
“됐고..난 오늘 해야겠으니까..”
“민수씨이.. 그마안.. 흐읍...”
그 순간 남자의 손이 빠르게 아내의 잠옷 바지 안으로 파고들었고, 아내는 신음소리를 뱉어냈다. 아마 팬티 안이나 밖에서 아내의 클리토리스를 건드린 것 같았다. 다른 여자도 클리토리스가 민감했지만, 아내는 특히 내가 만난 여자 중에 유독 그 부분이 민감했고 거기를 손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콧소리가 섞인 비음으로 신음소리를 뱉곤 했다.
아내는 이미 온 몸에 힘이 빠진 듯 힘없는 손짓으로 남자의 팔을 밀어내려 했지만, 남자는 더욱 더 깊숙이 아내의 바지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고, 아내는 못 참겠는지 입을 손으로 꽉 막고는 신음소리를 뱉었다.
“으으읍.. 흐으읍...”
남자는 그런 아내를 재밌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언제까지 참을 수 있으면 참아보라는 눈빛과 함께 이미 힘이 풀려버릴대로 풀린 아내의 바지와 팬티를 한 번에 벗겨버렸다. 내 예상대로 남자의 엄지손가락은 아내의 클리토리스를 간질이고 있었고, 두 번째 손가락과 세 번째 손가락은 아내의 보지 깊숙이 박혀 있었다.
그리고 남자가 아내의 보지에서 손가락을 쑤욱 잡아 빼자 남자의 손가락에 아내의 투명한 보짓물이 매달려 거미줄처럼 쭈욱 늘어났다.
“흐흐.. 이렇게 홍수가 났으면서..내숭은....!”
남자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아내의 위의 잠옷도 벗겨버렸고, 아내는 조금의 반항도 하지 않고 남자 앞에서 그대로 알몸이 되었다. 남자는 아내의 몸을 위에서 아래로 한 번 훑고는 아내의 탐스런 씨컵 가슴을 손에 꽉 쥐었다.
“역시.. 삐쩍 마른 애들은 재미없어.. 아줌마 같이 이렇게 적당히 살이 있어야 이렇게 만질 맛이 나거든.. 보짓물도 많이 흘리고..”
“하아.. 하아.. 그런 음란한 말 하지마..부끄러...”
“크크크.. 아줌마 음란하잖아요. 그러니까 밖에서 남편이 자는데 이렇게 내 앞에서 보짓물을 줄줄 흘리면서 신음소리를 내지.. 안 그래?”
“아냐.. 하아.. 아니야 난 그런 여자가.. 하아..”
“호오...그래? 그럼 얼마나 버티나 볼까?”
남자는 순간 아내를 향해 눈을 반짝이고는 아내의 다리를 잡아 양쪽으로 활짝 벌렸다. 아내는 급히 다리를 오므리려고 했지만 남자의 힘에 당한 재간이 없었고, 남자는 양 팔로 아내의 다리를 단단히 잡고는 아내의 보지를 아래에서부터 위로 핥아 올렸다.
“흐으읍...!”
“흐흐.. 얼마나 참나 보자고..!”
남자는 그리곤 아내의 보지 깊숙이 혀를 집어넣어 아내의 보지를 유린했다. 한 손으로는 클리토리스를 계속 자극하며, 다른 손으로는 아내의 풍만한 젖가슴을 마구 짓이기며...
‘하아... 씨발 어떡하지.. 지금 들어가서 두 년놈을 그냥 아작을 내? 아니야.. 아직.. 들어가진 않았으니까.. 들어가면 그때도 늦지 않아.. 그때 저것들을...!’
내 마음속에선 계속해서 언제 들어가서 두 년놈을 작살을 내버릴까 고민이 들었지만 아직 때가 아니라는 판단에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지만 참을 인자를 마음속에 수백 개를 쓰며 기회를 기다렸다.
“하아.. 하아아아.. 제바알.. 흐으윽.. 그마아안.. 하아아아..”
아내는 고개를 연신 옆으로 저으며 남자가 그만하길 바랐지만 남자는 조금도 그럴 마음이 없어 보였고, 계속된 남자의 애무에 투명한 아내의 보짓물이 흘러나와 침대시트를 조금씩 적시고 있었다.
“하아..하아아아..그마안...”
그 순간 남자는 아내의 보지에서 입을 떼며 아내를 바라보았다.
“그만 뭐..?”
“그만하고 어서...”
“어서 뭐?? 말을 해야 알지...?”
“하아.. 하아.. 민수씨... 넣어줘..”
“무슨 말인지 도무지 모르겠잖아.. 흐흐.. 확실하게 말을 해야지..? 응..?”
남자는 그 말과 함께 아내의 클리토리스를 강하게 자극했고, 아내는 고개가 뒤로 확 넘어가며 거친 숨소리를 뱉었다.
“흐으으윽...! 하아... 하아아아....!”
아내는 남자의 강한 자극에 숨이 넘어갈 것 같았고, 동공은 이미 반쯤 풀린 상태였다.
“어서.. 어서 말해봐..더 내가 건드려야 말을 하겠어?”
“하아.. 하아.. 민수씨.. 자지를.. 넣어줘.. 내 보지에...”
“자지를 넣어달라고? 아줌마 보지에?? 흐흐.. 아줌마 보지는 음란하네... 그렇게 안 된다고 하더니.. 이제 본성이 나오나? 흐흐..”
“그래에.. 하아.. 나 음란해.. 그러니까 어서 민수씨 자지를 내 음란한 보지에 넣어줘.. 어서... 하아아...”
“흐흐..진작에 그렇게 나올 것이지..”
남자는 비릿한 웃음과 함께 그대로 팬티를 벗었다. 팬티를 벗자 나보다 1.5배는 커 보이는 남자의 자지가 용수철처럼 튀어 나왔다.
‘개새끼.. 존나 크네.. 씨발...’
남자는 자신의 자지를 자랑스럽다는 듯이 한 번 쓰다듬고는 아내의 다리를 활짝 벌리곤 이미 보짓물로 잔뜩 젖어 번들거리는 아내의 보지에 한 번에 밀어 넣었다.
“흐으으윽..!”
아내는 신음과 함께 남자를 그대로 끌어안았고, 남자는 아내의 보지에 거칠게 쑤셔대기 시작했다.
‘드..들어갔어.. 이 미친 년놈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삽입은 하지 않겠지, 잠깐의 불장난이겠지란 내 생각과 달리 남자의 자지가 아내의 보지 속으로 들어가는 걸 두 눈으로 보니 정말 정신이 나가 버릴 것 같고 난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
방안에선 남자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아내의 숨넘어갈 듯한 신음소리, 남자가 아내의 보지를 박아대며 나는 찔꺽거리는 마찰소리로 가득차고 있었고, 두 남녀는 서로의 몸을 끊임없이 탐하며 열기를 내뿜었다.
남자는 아내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퍼부으며 아내의 탐스런 젖가슴을 짓이기며 끊임없이 아내의 보지에 자신의 보지를 박아댔고, 한 손으론 계속해서 아내의 클리토리스를 건드리며 자극하고 있었다.
아내는 그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끙끙 앓는 듯한 신음소리와 함께 계속해서 허리를 들썩대며 완전히 동공이 풀린 눈으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미칠 거 같아.. 하아.. 하아하아....”
“나도.. 나도 좋아.. 아줌마. .허억.. 허억...”
남자는 숨이 넘어갈 듯 거친 숨소리를 내고 있었고 곧 절정이 올 것 같은지 아내의 보지에서 보짓물로 번들거리는 자지를 빼고는 아내를 일으켜 세워 무릎을 꿇려 뒷치기 자세를 만들었다.
그리곤 아내의 엉덩이를 꽉 잡아 보지를 한껏 벌리곤 보짓물로 번들거리는 자신의 자지를 한 번에 아내의 보지 속으로 밀어 넣었다.
“하아앙..!”
그렇게 다시 시작된 아내와 남자의 섹스, 아내는 연신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보짓물을 흘려대고 있었고 남자는 다시 한 번 절정이 올 것 같은지 아내의 가슴을 양 손에 터트릴 듯이 잡고는 아내의 보지에 거침없이 박아댔다.
어느새 둘의 숨넘어가는 신음소리가 섹스의 끝을 알리고 있었고, 남자는 아내의 엉덩이를 잡아 보지에 잔뜩 밀착해서 몸을 살짝 부르르 떨며 한참을 정액을 뿜어냈다.
‘씨발.. 안에 쌌어..’
“하아...하아..좋아.. 역시 아줌마 몸은 너무 좋아.. 하아...‘
남자는 그 말과 함께 아내의 보지에서 자지를 꺼냈고, 아내의 보지에서 흘러나온 정액이 허벅지를 따라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얼음처럼 굳어있던 나는 미칠 듯한 분노와 함께 이성이 끊어지며 방으로 뛰어 들었다.
“이 미친 년놈들이..!”
“어어...!”
“여보오...!”
난 그대로 남자에게 달려들어 남자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 얼마나 세게 주먹을 뻗었는지 주먹이 시큰하는 통증과 함께 나는 다시 한 번 남자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갑작스런 나의 공격에 한 방을 얻어맞은 남자는 잠시 당황하는 듯 하더니 이내 정신을 차리곤 내가 두 번째로 뻗은 나의 주먹을 그대로 옆으로 피해 버렸다.
그리곤 아랫배에 시큰한 통증과 함께 남자의 무릎이 날아들었다.
“커흐으윽...”
나는 배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함께 그대로 옆으로 고꾸라졌고, 이어서 남자의 주먹 두 세 방이 날아와 나의 얼굴에 꽂혔다.
“이 새끼가 나이 많다고 형님이라고 하니까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고.. 하아.. 씨발...”
“민수씨 그만해..!! 그마아안..!!”
아내는 급히 달려와 남자를 말렸지만, 남자는 그만둘 생각이 없어 보였고 또 한 방의 무릎이 나의 배에 날아와 꽂히며 나는 그대로 의식을 잃어버렸다. 아내의 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얼마나 의식을 잃고 있었던 걸까.. 나는 누군가 나를 흔들어 깨우는 움직임에 정신이 돌아왔다. 정신이 들자 얼굴과 아랫배에 시큰한 통증이 느껴졌고, 내 얼굴을 잡아 나를 흔들어 깨우는 것이 박민수 그 남자인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내 얼굴에 또 다시 주먹을 날리려는 것인 줄 알고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렸다.
“크크.. 걱정마쇼.. 때리려는 것 아니니까..”
“너..너.. 이런... 씨발..”
“하아.. 이 양반이 또 욕지거리 하며 신경 건드리네.. 한 대 더 맞고 싶어?”
남자는 아까 나를 때리던 매서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고, 아무런 무기도 없는 내가 또 다시 달려 들어봤자 아까처럼 흠씬 두들겨 맞을 걸 잘 알았기에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지만 무기력하게 그저 참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저씨.. 뭔가 착각하는 모양인데 여기 한국 아니고 캐나다야. 난 캐나다 시민권자고.. 무슨 소린 줄 알어? 아저씨 영어할 줄 알어? 잘 해? 크크.. 당신이 가만있는 나를 먼저 쳤다고 하면 어떻게 이야기 할 건데..? 간통했다고? 그거 한국에는 아직 있나? 여긴 간통 같은 거 없어 크크크.. 아줌마랑 나는 그냥 즐긴 거라고.. 흐흐”
남자는 나의 비위를 긁으며 살살 약 올리며 말하고 있었지만 나는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있었다. 남자의 말대로 지금 나는 훨씬 불리한 입장이었으니까..
다만 내가 더욱더 화가 났던 건 아무 말 없이 남자와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아내의 행동이었다. 그래도 내가 남편인데 어떻게 나를 위해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고 있다는 말인가..
나는 한참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계속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내가 입을 열었다.
“일단 그냥 돌아가..”
“너...!”
“나 이 사람한테 빚진 게 있어..”
“빚??”
“어어.. 3억.. 3억을 빚졌어..”
“너....!! 하아..”
순간 아내의 말에 나는 이성을 잃고 손찌검을 할 뻔했지만 부들거리는 손을 붙들고 억지로 겨우 화를 참았다.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력감과 허탈함이 동시에 밀려왔다. 내가 지금까지 왜 이렇게 일만 하면서 고생하며 살아온 것인지, 내 인생이 어쩌다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인지 도무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화를 누그러트리고 이성적으로 판단할수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몇 가지 되지 않았다. 남자의 말대로 정말 남자가 나를 고소라도 한다면 내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없을 것만 같았다.
결국 우린 타협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아내와 두 아이를 보기 위해 찾았던 일주일간의 달콤한 캐나다 여행은 나에게 끔찍한 지옥이 되어 버렸다.
그 날 이후 내가 캐나다에서 있는 동안 남자는 마치 제 집을 드나들 듯이 드나들었고, 밤이면 안방으로 들어가 아내와 함께 내가 들으라는 듯이 진한 섹스를 나누곤 했다.
나는 아내가 아닌 아이를 위해 이를 악 물며 하루하루를 참았고 어느새 마지막 날이 되었다.
아내는 공항에 나오지 않았고, 나는 아이들의 배웅을 맞으며 캐나다를 떠나 한국에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에게 한 통의 우편이 날아들었다. 10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내기 위한 이혼서류가 들어간 우편이..
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혼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내는 아이들을 자기가 키울 것을 원했고, 나는 아내가 그 남자와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
그리고 내가 절대로 이혼을 해 줄 수 없다는 이야기와 함께 일주일마다 아내에게 메일이 날아오고 있었다. 아내와 남자의 섹스가 담긴 동영상이 들어 있는 메일이...
마치 이걸 보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인지 나를 시험하는 듯 했다. 이미 한 번의 기억으로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충격적인 아내와 남자와의 섹스였지만 나를 조롱하는 듯한 그들의 모습을 보란 듯이 비웃어 주기위해서라도 나는 아내와 남자의 동영상을 항상 확인하곤 했다. 이미 가루가 되어버린 듯이 산산히 부서진 멘탈을 억지로 부여잡으며..
남자의 위에서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어대며 교성을 내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나는 피눈물을 흘리며 복수를 할 그 날을 위해 또 다시 영상을 재생하고 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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