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애는 이모를 끌고 거실을 조심조심 걸었다. 개 줄을 잡은 채 소파에 털썩 앉았다.
이왕지사 들킨 거. 나는 사태를 수습해야했다.
“내가 쇼핑몰에서 촬영하다가 사장님을 강간 했거든.”
나는 미애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뜻하지 않게 사장님을 강간했는데 마음씨 좋으신 사장님이 나에게
아파트도 사주고 공부도 시켜 주면서 암캐로 거두어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러마하고 네 발로 걷는 연습을 시키는 중이었다.
미애는 긍정적인 마인드의 아이였다. 나의 이실직고에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사장님과 내가 연인 사이가 아니라는 것에 크게 안도를 하는 모양이었다.
“아! 이게 말로만 듣던 sm이라는거 구나. 그럼 자기가 주인이야?”
“응.”
나는 미애의 말에 명쾌하게 대답을 했다. 한 눈팔았다고 나를 몰아붙일 미애였다.
다행히 미애는 이해를 쉽게 했다. 미애는 이모의 입에서 재갈을 제거해 주었다.
“거실에 모든 게 강아지 침이였구나. 무지 많이 흘렸네.”
미애는 왼손으로 줄을 잡고 오른 손으로 이모의 턱을 만지면서 불쌍하다는 듯 말했다.
나는 세면장으로 가서 걸레를 빨아 거실을 닦기 시작했다.
“자기야. 자기가 주인이면 나는 마님이네.”
미애가 나와 동급이 되고 싶어 했다. 이모위에 군림 해보고 싶다는 심사였다.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인정해야 했다.
“그럼. 내가 주인이니까 여보야는 마님이지. 강아지 예뻐 해줘.”
우리의 대화를 들으며 이모는 네 발로 엎드려 고개를 땅에 처박고 있었다.
“암캐 이름이 뭐야?”
“이모.”
“이모?”
“응.”
“이름도 얄궂다. 내가 하나 지어 줄까?”
“아냐. 됐어.”
나는 바닥을 닦으며 대답했다. 미애가 이모에게 말했다.
“이모야. 마님! 하고 불러 봐.”
이모는 대답이 없다. 정말 어이가 없을 것이다. 나를 섬기고 사랑 받고 싶었는데
느닷없이 미애에게 들켜서 산통이 깨졌기 때문이다. 머리를 바닥에 처박고 숨을 죽이고 있었다.
미애가 이모의 머리카락을 잡고 들어 올렸다. 목줄을 놓고 그 손으로 턱을 받혔다.
“이모야. 마~님! 하고 불러 봐.”
이모는 사태를 체념한 듯 미애에게 순종했다. 미애를 거부하기엔 이미 늦어 버렸다.
“마님!”
“아이구 착해라. 우리 개새끼. 목소리도 예쁘네에.”
미애는 깔깔깔 웃었다. 손뼉까지 치면서.
미애는 또 이모에게 명령을 했다.
“이모야. 현관까지 좃나게 달려갔다 와.”
이모는 꼼짝하지 않았다. 더 이상은 미애 말을 듣지 않겠다는 듯이.
미애가 이모의 엉덩이를 찰싹 찰싹 때리면서 달리기를 거듭 명령했다.
내가 나서야 했다.
“여보야. 이모는 내가 키우는 강아지야. 내 말만 들어.”
“그래? 버릇을 고쳐 놔야겠어. 주인 말은 듣고 마님 말은 안 듣는다는 거지?”
내가 말리려다가 불을 지피고 말았다. 미애가 발딱 일어나 효자손을 들고 왔다.
미애가 효자손으로 이모를 마구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사정없이.
얇고 가늘어도 대나무였다. 악심물고 때리는 매였다. 엉덩이며 허리, 등, 다리를 후려팼다.
이모의 살가죽에 붉은 줄이 축축 그어졌다. 이모는 반항하지 않고 매를 맞았다.
내가 달려들어 미애의 손에서 효자손을 뺐었다.
다시 이모는 머리를 바닥에 처박고 우는 듯 했다.
나에게 효자손을 뺏긴 미애는 나를 끌어안았다.
이모를 버려둔 채 내 목에 매달려 키스를 퍼부었다.
미애가 발광을 했다. 내 팬티 속에 손을 넣어 성기를 주물렀다.
혀로 내 젖꼭지를 핥아댔다. 그리고 우리는 소파위로 넘어졌다.
나도 오랜만에 미애의 옷을 벗겼다.
소파위에 미애를 눕혀놓고 이모가 보는 앞에서 방아질을 했다.
이모의 눈 앞에서 미애 자궁 깊숙이 정액을 뿌려 주었다.
미애는 이모에게 보란 듯이 휴지로 내 성기를 닦아주고 뽀를 날렸다.
다시 미애가 이모의 엉덩이를 철썩 때렸다. 손바닥으로.
“달려~”
나와 미애의 섹스를 지켜본 이모가 돌아 버렸나 보다. 아니면 우리를 인정 했나 보다.
현관을 향해 네 발로 힘차게 달려갔다. 그리고 달려 왔다.
미애가 까만 봉지에서 참외를 꺼내 세면장 쪽으로 굴렸다.
“이모. 물고 와.”
이모는 곧바로 네 발로 달려가 참외에 이빨을 꽂고 물어 와서 미애 앞에 앉았다.
미애가 이모 입에서 참외를 꺼내 다시 던지고 이모는 달렸다.
이모가 불쌍했다. 미애에게 반항 하는 것을 포기한 모양이다.
이왕 들킨 거 체념하고 미애를 여주인으로 인정한 모양이다.
한 편으론 통쾌했다. 내가 하는 것 보다 미애가 이모를 갈구어 주니 더 유쾌했다.
나는 그냥 버려두었다. 미애와 이모의 주 종 관계를 방치했다. 묵인할 수밖에 없었다.
“자기야. 이모 데리고 외출하고 싶다.”
나의 머리에 피가 몰렸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
미애는 이모를 진짜 개 취급 하고 있었다.
발가벗은 이모를 데리고 사람들에게 우사를 시키려고 한다.
“미쳤니? 밖에를 왜 나가?”
“강아지는 산보도 시켜 줘야 해. 사람들이 놀라워 할 거야. 이모 보면.”
“사람들에게 보이겠다고? 둘 다 정신병원에 가고 싶어?”
“ㅎㅎㅎ 밤이라 사람들 다 집에 갔어. 조용한 곳으로만 다니지 뭐.”
이모는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다. 얼굴은 창백하게 핏기가 없어 보였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집에 가라. 그만하면 됐어.”
나는 미애의 가방과 벗겨놓은 옷을 챙겨 미애의 가슴팍에 안겼다.
“나 안가. 이제 여기 와서 살 거야. 이모도 예뻐해 주고.”
미애의 억지에 나는 쓴 웃음만 지었다. 할 말이 없었다.
미애가 이모 목의 개 줄을 당겼다. 이모가 미애 사타구니 사이로
머리를 디밀었다. 나는 걸레로 거실만 열심히 닦고 있었다.
다시 미애가 이모의 군기를 잡고 있었다. 이모를 기죽이고 있었다.
미애의 행동에 나는 이모에 대한 미안함과 엄마 복수의 통쾌함으로 전율했다.
귀로 듣기만 하면서 묵묵히 걸레질만 해댔다.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이모. 내가 누구야?”
미애가 묻고 있었다. 이모가 나직이 대답했다.
“마님이십니다.”
“짜~악!”
갑자기 미애가 이모의 뺨을 후렸다.
“사장님. 저 미애에요. 피팅걸 미애.”
미애가 악을 쓰듯 소리쳤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내가 누구야?”
“피팅걸 미애님이십니다.”
“짜~악!”
또 미애가 이모의 뺨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암캐 이모의 주인마님이야. 알아들어?”
미애가 다시 물었다.
“내가 누구야?”
“암캐 이모의 주인마님이십니다.”
“짜~악!”
“사장님. 저 미애에요. 피팅걸 미애.”
똑 같은 질문이 반복되고 있었다. 미애는 질문을 하면서 따귀를 계속 올려붙였다.
마님이라 답하면 피팅걸이라면서 때리고 피팅걸 미애라고 답하면 주인마님이라고 때렸다.
나는 말리지 않았다. 어차피 이모가 겪어 나가야할 운명이었다.
미애는 독한 년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알던 미애가 아니었다.
그 동안 지희이모에게 쌓인 게 많은 모양이었다.
그 동안 입꼬 버꼬 쇼핑몰 사장에게 앙금이 많았던 모양이다.
미애는 다시 질문을 바꾸어 이모를 매질했다.
손바닥이 아픈지 효자손으로 엉덩이를 갈기고 있었다.
“너는 누구냐?”
“암캐 이모입니다.”
“짜~악!”
“너는 쇼핑몰 사장이잖아.”
“너는 누구냐?”
“쇼핑몰 사장입니다.”
“짜~악!”
“네 년은 암캐 이모야. 알아들어?”
똑같은 질문에 두 가지 답을 가지고 미애는 지희를 학대하고 있었다.
보다 못해 나는 미애를 말렸다.
“그만해라.”
미애는 그만하지 않았다. 질문을 던지고 매질을 했다.
이모의 입에서 울음 섞인 겁먹은 대답이 나오고 있었다.
나는 달려가 효자손을 덥석 잡았다.
“그만 하래도.”
“자기 모르지? 암캐들은 고통과 수치 속에서 희열을 느낀다구. 나는
이모를 즐겁게 해 주는 거야.“
정말 그럴까? 이모는 멸시와 억압에 쾌감을 느끼는 건가?
나는 다시 묵인 모드. 방치 모드로 진입했다. 질문과 매질이 반복 되었다.
어쩌면 미애의 질투심이 터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자기 몰래 나하고 이모하고 붙어 있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음이었다.
앞으로 나의 정액을 이모와 양분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애는 이모의 기를 꺾고 싶은지도 모른다.
미애가 가진 자를 학대하고 그 위에 군림하는 통쾌함을 추구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이모의 얼굴과 엉덩이가 벌겋게 퉁퉁 부어도 미애의 매질은 멈추지 않았다.
내가 걸레질을 끝냈는데도 질문과 폭행은 계속 되고 있었다.
“이모. 내가 누구야?”
미애가 묻는다. 이모가 답했다.
“마님이십니다.”
“짜~악!”
미애가 이모의 뺨을 갈긴다.
“사장님. 저 미애에요. 피팅걸 미애.”
미애가 다시 묻는다.
“내가 누구야?”
“피팅걸 미애님이십니다.”
“짜~악!”
또 미애가 이모의 뺨을 때렸다. 때리는 소리가 간담을 서늘케 한다.
“나는 암캐 이모의 주인마님이야. 알아들어?”
미애가 다시 묻는다.
“내가 누구야?”
“암캐 이모의 주인마님이십니다.”
“짜~악!”
“사장님. 저 미애에요. 피팅걸 미애.”
똑 같은 질문이 반복되고 있었다. 미애는 질문을 하면서 따귀를 계속 올려붙였다.
“너는 누구냐?”
“암캐 이모입니다.”
“짜~악!”
“너는 쇼핑몰 사장이잖아.”
“너는 누구냐?”
“쇼핑몰 사장입니다.”
“짜~악!”
“네 년은 암캐 이모야. 알아들어?”
이모는 엉엉 울면서도 매 맞고 대답하고 있었다.
내가 이모의 목줄을 잡았다. 그리고 당겼다. 이모가 개 줄에 끌려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나는 개 목줄을 잡고 이모를 안방으로 끌고 갔다. 반짝 들어 침대위로 던졌다.
내가 안방에서 나오니 미애가 말했다.
“자기야. 내가 에스엠을 좀 알거든. 이모는 훌륭한 암캐야. 자기는 복도 많다.”
“그래도 여보야. 너무 잔인하다.”
“내가 입꼬버고 쇼핑몰에서 당한 설움 자기도 알잖아.”
“그 때문이야?”
“나 몰래 자기하고 놀아난 것도 미웠고.”
미애에게 이유는 많았다.
그래도 이모가 너 일자리 다섯 군데나 구해줬다고 말하려다가 삼켰다.
미애가 이모에게 은혜를 원수로 갚을 거 같아서였다.
나는 미애 옆에 나란히 앉았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많이 바빴어?”
“응. 바빴어. 그래서 못 온 건 아니야. 자기 애 태우려고 안 왔지.”
“오늘은 어인 일로?”
“왠지 오고 싶었어. 이런 골 보려고 했나 봐."
나는 다시 미애를 끌어안았다. 미애도 내 품을 파고 들었다.
우리는 좁은 소파위에서 부둥켜안고 뒹굴었다.
미애가 내 위에 올라와 방아질을 했다. 내 정액을 빼 먹었다.
우리는 샤워장에 들어가 서로를 씻겨 주었다. 문득 문득 안방에 있는 이모가 생각났다.
다 들릴 텐데. 질투 할까? 암캐 안한다 하면 어쩌지? 후원 안 해 준다하면 어쩌지?
미애하고 놀면서 이모가 어떤 마음을 먹을까 걱정이 됐다.
어떻게 하면 나를 떠나지 못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샤워를 하고 미애는 고기를 구웠다.
미애는 일 끝내고 저녁도 먹지 않고 달려왔다 했다.
나도 횟집에서 저녁을 너무 일찍 먹었더니 배가 출출 했다.
미애가 가스레인지에 고기를 구웠다. 나는 옆에서 젓가락을 들고 집어 먹었다.
“자기야. 같이 먹자. 굽기 바쁘다.”
나는 계면쩍게 웃으며 소파로 돌아와 TV를 켰다.
9시 뉴스를 하고 있었다.
친구끼리 ‘노예계약서’ 작성, 폭행 일삼아... 라는 제목의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같은 반 친구끼리 ‘노예계약서’를 작성하고
수개월간 폭행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청 홈페이지에는 ‘학교가 조폭을 양성하는 곳인가’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고3 자녀를 둔 학부모가 작성한 것으로
“현대판 노예를 양성하는 세상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가해자와 해당 학교관계자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글이다.
나는 속으로 뜨끔했다. 이모를 암캐로 부리는 일이 현명한 일인가?
이모나 미애가 변심해서 폭로해 버린다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될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더욱 미애의 행동을 무시할 수 없었다.
미애가 마님 노릇을 해도 나는 응원해야 했다.
미애가 밖에 나가서 세상에 별 꼴 다 봤다고 불어 버린다면 끔직한 일이었다.
“자기야. 식사해요.”
어느새 미애가 식탁에 고기와 양파와 그 밖의 안주를 차려 놓았다.
“밥 먹을래?”
“조금만.”
미애가 밥 두 공기를 펐다. 그러더니 다시 반 공기를 더 펐다.
나는 식탁에 앉아 젓가락을 집는데 미애가 행주로 손을 닦으며
안방으로 갔다. 그리고 개 목줄을 잡고 이모를 끌고 나왔다.
“우리끼리만 먹을 수 있나? 이모도 먹여야지.”
“고맙다. 역시 마님 자격 있다.”
내가 고마웠다. 순간 안방의 이모를 잊고 있었는데 미애가 챙겨주니 얼마나 다행이냐.
“이모는 바닥에서 먹어. 개는 식탁에 오르는 것 아니야.”
미애가 이모에게 명령했다. 그리고는 밥 반공기에 물을 부었다.
손으로 주물럭거려 물과 밥을 섞었다. 물에 밥을 말았다.
그릇을 이모 앞에 놓았다.
“개는 어떻게 먹는지 알지? 앞발 대지 말고 주둥이로 만 먹어.”
이모가 알아들었다는 건지 괴롭다는 건지 끄응 하며 신음을 흘렸다.
미애는 손으로 고기를 한 움큼 쥐어 접시에 담아 이모 앞에 놓았다.
철저히 개 취급이었다. 이모는 군말 없이 코를 그릇에 박고 혀로만 밥을 먹었다.
“고기도 먹어. 힘이 나야 재롱도 잘 떨지.”
나는 말없이 밥을 먹었다. 이제 내가 해야할 일이 없었다.
미애가 하는 대로 지켜만 보면 되는 것 같았다.
지켜보며 즐기면 되는 것 같았다. 미애는 SM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강아지도 키워 보았다 했다. 서브는 어떻게 길 들여야 하는지 자신만의 지론을 펴기도 했다.
이모도 배가 고팠는지 네 발로 엎드려 개처럼 물에만 밥을 후루룩 쩝쩝 먹고
고기도 혀로 말아 목구멍으로 삼켰다.
미애가 수시로 이모의 뒷덜미를 손으로 쓸어 주었다.
그릇에 코를 박고 후루룩 거리는 이모의 뒷덜미를 미애가 발로 밟기도 했다.
“밥 먹는데 그러지 마. 왜 그래? 힘들게.”
내가 미애에게 주의를 주었다.
“개는 이렇게 키우는 거야. 때리고 밟아야 말을 잘 들어.”
“실제 개가 아니잖아. 진짜 개도 이러면 주인 물겠다.”
미애는 이모의 옆구리를 발로 걷어찼다. 이모가 나뒹그라졌다.
“개 아니면 너희 둘이 사귀는 거야? 그런 거야?”
미애가 이렇게 못땠는 줄은 미처 몰랐다. 시기와 질투가 도를 넘었다.
나는 말없이 밥만 입에 퍼 넣었다.
미애는 발가락으로 고기를 집어 이모의 입에 넣어 주기도 했다.
이모는 미애가 괴롭혀도 반항을 하지 않았고 얌전했다.
우리는 수저를 놓았지만 이모는 밥 반공기 고기 한 접시를 아직 처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설거지는 내가 할 테니까 집에 가라. 언니 기다린다.”
나는 미애의 가방을 챙겨 주었다.
“나 보내고 둘이 무슨 짓 하려구? 이모 보내고 내가 갈 거야.”
미애는 가지 않겠다고 우겼다. 이모하고 나하고 한 집에 두고 가기엔
께름칙한 모양이었다. 자기 가고 난 뒤에 욕이라도 할까봐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모 먼저 집에 보내. 나는 설거지 해놓고 갈 테니까.”
미애는 빈 그릇을 들고 싱크대로 향했다. 그릇을 다 옮겼는데 이모는
밥그릇에 머리를 처박고 후루룩 거리고 있었다.
미애가 이모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그만 처먹어. 똥강아지야. 그릇 다 닳겠다.”
이모가 고개를 들자 미애가 그릇과 접시를 달랑 들고 가버렸다.
아무래도 이모를 집에 보내 주는 것이 옳을 것 같았다.
나는 개 줄을 잡고 이모를 작은 방으로 끌고 갔다.
“힘들지? 이제 밖에서만 만나자.”
나는 이모의 목 줄을 풀어 주었다. 무릎 보호대를 제거해 주었다.
이모가 눈물을 주르르 흘린다. 내가 손으로 눈물을 닦아 주었다.
“얼굴이 부어서 집에 못 가겠네. 어쩌나.”
나는 이모를 재워서 보내고 싶었다.
차에 있다가 미애 보내고 나면 올라오라고 말하려던 차에 미애의 목소리가 내 귀를 때렸다.
“어쭈! 둘이 사귀냐? 정분난다. 정분나!”
어느새 미애가 다가와 지켜보고 있었다. 허리에 손을 고이고.
나는 미애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이모의 겨드랑이에 팔을끼워
일으켜 세웠다. 옷을 입혀 주었다. 이모는 말없이 옷 입히는데 협조만 했다.
말도 하지 않았고 멍멍 짖지도 않았다. 미애에게 완전히 혼쭐이 난 모양이다.
기가 팍 꺾여 얼이 빠져 있었다.
이제 나와 단절을 선언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모는 옷을 입고 미애에게 등 떠밀려 집을 나섰다.
나는 미애가 가로막아 배웅도 못했다. 미애가 엘리베이터까지 이모를 배웅하고 왔다.
이왕지사 들킨 거. 나는 사태를 수습해야했다.
“내가 쇼핑몰에서 촬영하다가 사장님을 강간 했거든.”
나는 미애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뜻하지 않게 사장님을 강간했는데 마음씨 좋으신 사장님이 나에게
아파트도 사주고 공부도 시켜 주면서 암캐로 거두어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러마하고 네 발로 걷는 연습을 시키는 중이었다.
미애는 긍정적인 마인드의 아이였다. 나의 이실직고에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사장님과 내가 연인 사이가 아니라는 것에 크게 안도를 하는 모양이었다.
“아! 이게 말로만 듣던 sm이라는거 구나. 그럼 자기가 주인이야?”
“응.”
나는 미애의 말에 명쾌하게 대답을 했다. 한 눈팔았다고 나를 몰아붙일 미애였다.
다행히 미애는 이해를 쉽게 했다. 미애는 이모의 입에서 재갈을 제거해 주었다.
“거실에 모든 게 강아지 침이였구나. 무지 많이 흘렸네.”
미애는 왼손으로 줄을 잡고 오른 손으로 이모의 턱을 만지면서 불쌍하다는 듯 말했다.
나는 세면장으로 가서 걸레를 빨아 거실을 닦기 시작했다.
“자기야. 자기가 주인이면 나는 마님이네.”
미애가 나와 동급이 되고 싶어 했다. 이모위에 군림 해보고 싶다는 심사였다.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인정해야 했다.
“그럼. 내가 주인이니까 여보야는 마님이지. 강아지 예뻐 해줘.”
우리의 대화를 들으며 이모는 네 발로 엎드려 고개를 땅에 처박고 있었다.
“암캐 이름이 뭐야?”
“이모.”
“이모?”
“응.”
“이름도 얄궂다. 내가 하나 지어 줄까?”
“아냐. 됐어.”
나는 바닥을 닦으며 대답했다. 미애가 이모에게 말했다.
“이모야. 마님! 하고 불러 봐.”
이모는 대답이 없다. 정말 어이가 없을 것이다. 나를 섬기고 사랑 받고 싶었는데
느닷없이 미애에게 들켜서 산통이 깨졌기 때문이다. 머리를 바닥에 처박고 숨을 죽이고 있었다.
미애가 이모의 머리카락을 잡고 들어 올렸다. 목줄을 놓고 그 손으로 턱을 받혔다.
“이모야. 마~님! 하고 불러 봐.”
이모는 사태를 체념한 듯 미애에게 순종했다. 미애를 거부하기엔 이미 늦어 버렸다.
“마님!”
“아이구 착해라. 우리 개새끼. 목소리도 예쁘네에.”
미애는 깔깔깔 웃었다. 손뼉까지 치면서.
미애는 또 이모에게 명령을 했다.
“이모야. 현관까지 좃나게 달려갔다 와.”
이모는 꼼짝하지 않았다. 더 이상은 미애 말을 듣지 않겠다는 듯이.
미애가 이모의 엉덩이를 찰싹 찰싹 때리면서 달리기를 거듭 명령했다.
내가 나서야 했다.
“여보야. 이모는 내가 키우는 강아지야. 내 말만 들어.”
“그래? 버릇을 고쳐 놔야겠어. 주인 말은 듣고 마님 말은 안 듣는다는 거지?”
내가 말리려다가 불을 지피고 말았다. 미애가 발딱 일어나 효자손을 들고 왔다.
미애가 효자손으로 이모를 마구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사정없이.
얇고 가늘어도 대나무였다. 악심물고 때리는 매였다. 엉덩이며 허리, 등, 다리를 후려팼다.
이모의 살가죽에 붉은 줄이 축축 그어졌다. 이모는 반항하지 않고 매를 맞았다.
내가 달려들어 미애의 손에서 효자손을 뺐었다.
다시 이모는 머리를 바닥에 처박고 우는 듯 했다.
나에게 효자손을 뺏긴 미애는 나를 끌어안았다.
이모를 버려둔 채 내 목에 매달려 키스를 퍼부었다.
미애가 발광을 했다. 내 팬티 속에 손을 넣어 성기를 주물렀다.
혀로 내 젖꼭지를 핥아댔다. 그리고 우리는 소파위로 넘어졌다.
나도 오랜만에 미애의 옷을 벗겼다.
소파위에 미애를 눕혀놓고 이모가 보는 앞에서 방아질을 했다.
이모의 눈 앞에서 미애 자궁 깊숙이 정액을 뿌려 주었다.
미애는 이모에게 보란 듯이 휴지로 내 성기를 닦아주고 뽀를 날렸다.
다시 미애가 이모의 엉덩이를 철썩 때렸다. 손바닥으로.
“달려~”
나와 미애의 섹스를 지켜본 이모가 돌아 버렸나 보다. 아니면 우리를 인정 했나 보다.
현관을 향해 네 발로 힘차게 달려갔다. 그리고 달려 왔다.
미애가 까만 봉지에서 참외를 꺼내 세면장 쪽으로 굴렸다.
“이모. 물고 와.”
이모는 곧바로 네 발로 달려가 참외에 이빨을 꽂고 물어 와서 미애 앞에 앉았다.
미애가 이모 입에서 참외를 꺼내 다시 던지고 이모는 달렸다.
이모가 불쌍했다. 미애에게 반항 하는 것을 포기한 모양이다.
이왕 들킨 거 체념하고 미애를 여주인으로 인정한 모양이다.
한 편으론 통쾌했다. 내가 하는 것 보다 미애가 이모를 갈구어 주니 더 유쾌했다.
나는 그냥 버려두었다. 미애와 이모의 주 종 관계를 방치했다. 묵인할 수밖에 없었다.
“자기야. 이모 데리고 외출하고 싶다.”
나의 머리에 피가 몰렸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
미애는 이모를 진짜 개 취급 하고 있었다.
발가벗은 이모를 데리고 사람들에게 우사를 시키려고 한다.
“미쳤니? 밖에를 왜 나가?”
“강아지는 산보도 시켜 줘야 해. 사람들이 놀라워 할 거야. 이모 보면.”
“사람들에게 보이겠다고? 둘 다 정신병원에 가고 싶어?”
“ㅎㅎㅎ 밤이라 사람들 다 집에 갔어. 조용한 곳으로만 다니지 뭐.”
이모는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다. 얼굴은 창백하게 핏기가 없어 보였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집에 가라. 그만하면 됐어.”
나는 미애의 가방과 벗겨놓은 옷을 챙겨 미애의 가슴팍에 안겼다.
“나 안가. 이제 여기 와서 살 거야. 이모도 예뻐해 주고.”
미애의 억지에 나는 쓴 웃음만 지었다. 할 말이 없었다.
미애가 이모 목의 개 줄을 당겼다. 이모가 미애 사타구니 사이로
머리를 디밀었다. 나는 걸레로 거실만 열심히 닦고 있었다.
다시 미애가 이모의 군기를 잡고 있었다. 이모를 기죽이고 있었다.
미애의 행동에 나는 이모에 대한 미안함과 엄마 복수의 통쾌함으로 전율했다.
귀로 듣기만 하면서 묵묵히 걸레질만 해댔다.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이모. 내가 누구야?”
미애가 묻고 있었다. 이모가 나직이 대답했다.
“마님이십니다.”
“짜~악!”
갑자기 미애가 이모의 뺨을 후렸다.
“사장님. 저 미애에요. 피팅걸 미애.”
미애가 악을 쓰듯 소리쳤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내가 누구야?”
“피팅걸 미애님이십니다.”
“짜~악!”
또 미애가 이모의 뺨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암캐 이모의 주인마님이야. 알아들어?”
미애가 다시 물었다.
“내가 누구야?”
“암캐 이모의 주인마님이십니다.”
“짜~악!”
“사장님. 저 미애에요. 피팅걸 미애.”
똑 같은 질문이 반복되고 있었다. 미애는 질문을 하면서 따귀를 계속 올려붙였다.
마님이라 답하면 피팅걸이라면서 때리고 피팅걸 미애라고 답하면 주인마님이라고 때렸다.
나는 말리지 않았다. 어차피 이모가 겪어 나가야할 운명이었다.
미애는 독한 년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알던 미애가 아니었다.
그 동안 지희이모에게 쌓인 게 많은 모양이었다.
그 동안 입꼬 버꼬 쇼핑몰 사장에게 앙금이 많았던 모양이다.
미애는 다시 질문을 바꾸어 이모를 매질했다.
손바닥이 아픈지 효자손으로 엉덩이를 갈기고 있었다.
“너는 누구냐?”
“암캐 이모입니다.”
“짜~악!”
“너는 쇼핑몰 사장이잖아.”
“너는 누구냐?”
“쇼핑몰 사장입니다.”
“짜~악!”
“네 년은 암캐 이모야. 알아들어?”
똑같은 질문에 두 가지 답을 가지고 미애는 지희를 학대하고 있었다.
보다 못해 나는 미애를 말렸다.
“그만해라.”
미애는 그만하지 않았다. 질문을 던지고 매질을 했다.
이모의 입에서 울음 섞인 겁먹은 대답이 나오고 있었다.
나는 달려가 효자손을 덥석 잡았다.
“그만 하래도.”
“자기 모르지? 암캐들은 고통과 수치 속에서 희열을 느낀다구. 나는
이모를 즐겁게 해 주는 거야.“
정말 그럴까? 이모는 멸시와 억압에 쾌감을 느끼는 건가?
나는 다시 묵인 모드. 방치 모드로 진입했다. 질문과 매질이 반복 되었다.
어쩌면 미애의 질투심이 터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자기 몰래 나하고 이모하고 붙어 있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음이었다.
앞으로 나의 정액을 이모와 양분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애는 이모의 기를 꺾고 싶은지도 모른다.
미애가 가진 자를 학대하고 그 위에 군림하는 통쾌함을 추구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이모의 얼굴과 엉덩이가 벌겋게 퉁퉁 부어도 미애의 매질은 멈추지 않았다.
내가 걸레질을 끝냈는데도 질문과 폭행은 계속 되고 있었다.
“이모. 내가 누구야?”
미애가 묻는다. 이모가 답했다.
“마님이십니다.”
“짜~악!”
미애가 이모의 뺨을 갈긴다.
“사장님. 저 미애에요. 피팅걸 미애.”
미애가 다시 묻는다.
“내가 누구야?”
“피팅걸 미애님이십니다.”
“짜~악!”
또 미애가 이모의 뺨을 때렸다. 때리는 소리가 간담을 서늘케 한다.
“나는 암캐 이모의 주인마님이야. 알아들어?”
미애가 다시 묻는다.
“내가 누구야?”
“암캐 이모의 주인마님이십니다.”
“짜~악!”
“사장님. 저 미애에요. 피팅걸 미애.”
똑 같은 질문이 반복되고 있었다. 미애는 질문을 하면서 따귀를 계속 올려붙였다.
“너는 누구냐?”
“암캐 이모입니다.”
“짜~악!”
“너는 쇼핑몰 사장이잖아.”
“너는 누구냐?”
“쇼핑몰 사장입니다.”
“짜~악!”
“네 년은 암캐 이모야. 알아들어?”
이모는 엉엉 울면서도 매 맞고 대답하고 있었다.
내가 이모의 목줄을 잡았다. 그리고 당겼다. 이모가 개 줄에 끌려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나는 개 목줄을 잡고 이모를 안방으로 끌고 갔다. 반짝 들어 침대위로 던졌다.
내가 안방에서 나오니 미애가 말했다.
“자기야. 내가 에스엠을 좀 알거든. 이모는 훌륭한 암캐야. 자기는 복도 많다.”
“그래도 여보야. 너무 잔인하다.”
“내가 입꼬버고 쇼핑몰에서 당한 설움 자기도 알잖아.”
“그 때문이야?”
“나 몰래 자기하고 놀아난 것도 미웠고.”
미애에게 이유는 많았다.
그래도 이모가 너 일자리 다섯 군데나 구해줬다고 말하려다가 삼켰다.
미애가 이모에게 은혜를 원수로 갚을 거 같아서였다.
나는 미애 옆에 나란히 앉았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많이 바빴어?”
“응. 바빴어. 그래서 못 온 건 아니야. 자기 애 태우려고 안 왔지.”
“오늘은 어인 일로?”
“왠지 오고 싶었어. 이런 골 보려고 했나 봐."
나는 다시 미애를 끌어안았다. 미애도 내 품을 파고 들었다.
우리는 좁은 소파위에서 부둥켜안고 뒹굴었다.
미애가 내 위에 올라와 방아질을 했다. 내 정액을 빼 먹었다.
우리는 샤워장에 들어가 서로를 씻겨 주었다. 문득 문득 안방에 있는 이모가 생각났다.
다 들릴 텐데. 질투 할까? 암캐 안한다 하면 어쩌지? 후원 안 해 준다하면 어쩌지?
미애하고 놀면서 이모가 어떤 마음을 먹을까 걱정이 됐다.
어떻게 하면 나를 떠나지 못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샤워를 하고 미애는 고기를 구웠다.
미애는 일 끝내고 저녁도 먹지 않고 달려왔다 했다.
나도 횟집에서 저녁을 너무 일찍 먹었더니 배가 출출 했다.
미애가 가스레인지에 고기를 구웠다. 나는 옆에서 젓가락을 들고 집어 먹었다.
“자기야. 같이 먹자. 굽기 바쁘다.”
나는 계면쩍게 웃으며 소파로 돌아와 TV를 켰다.
9시 뉴스를 하고 있었다.
친구끼리 ‘노예계약서’ 작성, 폭행 일삼아... 라는 제목의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같은 반 친구끼리 ‘노예계약서’를 작성하고
수개월간 폭행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청 홈페이지에는 ‘학교가 조폭을 양성하는 곳인가’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고3 자녀를 둔 학부모가 작성한 것으로
“현대판 노예를 양성하는 세상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가해자와 해당 학교관계자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글이다.
나는 속으로 뜨끔했다. 이모를 암캐로 부리는 일이 현명한 일인가?
이모나 미애가 변심해서 폭로해 버린다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될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더욱 미애의 행동을 무시할 수 없었다.
미애가 마님 노릇을 해도 나는 응원해야 했다.
미애가 밖에 나가서 세상에 별 꼴 다 봤다고 불어 버린다면 끔직한 일이었다.
“자기야. 식사해요.”
어느새 미애가 식탁에 고기와 양파와 그 밖의 안주를 차려 놓았다.
“밥 먹을래?”
“조금만.”
미애가 밥 두 공기를 펐다. 그러더니 다시 반 공기를 더 펐다.
나는 식탁에 앉아 젓가락을 집는데 미애가 행주로 손을 닦으며
안방으로 갔다. 그리고 개 목줄을 잡고 이모를 끌고 나왔다.
“우리끼리만 먹을 수 있나? 이모도 먹여야지.”
“고맙다. 역시 마님 자격 있다.”
내가 고마웠다. 순간 안방의 이모를 잊고 있었는데 미애가 챙겨주니 얼마나 다행이냐.
“이모는 바닥에서 먹어. 개는 식탁에 오르는 것 아니야.”
미애가 이모에게 명령했다. 그리고는 밥 반공기에 물을 부었다.
손으로 주물럭거려 물과 밥을 섞었다. 물에 밥을 말았다.
그릇을 이모 앞에 놓았다.
“개는 어떻게 먹는지 알지? 앞발 대지 말고 주둥이로 만 먹어.”
이모가 알아들었다는 건지 괴롭다는 건지 끄응 하며 신음을 흘렸다.
미애는 손으로 고기를 한 움큼 쥐어 접시에 담아 이모 앞에 놓았다.
철저히 개 취급이었다. 이모는 군말 없이 코를 그릇에 박고 혀로만 밥을 먹었다.
“고기도 먹어. 힘이 나야 재롱도 잘 떨지.”
나는 말없이 밥을 먹었다. 이제 내가 해야할 일이 없었다.
미애가 하는 대로 지켜만 보면 되는 것 같았다.
지켜보며 즐기면 되는 것 같았다. 미애는 SM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강아지도 키워 보았다 했다. 서브는 어떻게 길 들여야 하는지 자신만의 지론을 펴기도 했다.
이모도 배가 고팠는지 네 발로 엎드려 개처럼 물에만 밥을 후루룩 쩝쩝 먹고
고기도 혀로 말아 목구멍으로 삼켰다.
미애가 수시로 이모의 뒷덜미를 손으로 쓸어 주었다.
그릇에 코를 박고 후루룩 거리는 이모의 뒷덜미를 미애가 발로 밟기도 했다.
“밥 먹는데 그러지 마. 왜 그래? 힘들게.”
내가 미애에게 주의를 주었다.
“개는 이렇게 키우는 거야. 때리고 밟아야 말을 잘 들어.”
“실제 개가 아니잖아. 진짜 개도 이러면 주인 물겠다.”
미애는 이모의 옆구리를 발로 걷어찼다. 이모가 나뒹그라졌다.
“개 아니면 너희 둘이 사귀는 거야? 그런 거야?”
미애가 이렇게 못땠는 줄은 미처 몰랐다. 시기와 질투가 도를 넘었다.
나는 말없이 밥만 입에 퍼 넣었다.
미애는 발가락으로 고기를 집어 이모의 입에 넣어 주기도 했다.
이모는 미애가 괴롭혀도 반항을 하지 않았고 얌전했다.
우리는 수저를 놓았지만 이모는 밥 반공기 고기 한 접시를 아직 처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설거지는 내가 할 테니까 집에 가라. 언니 기다린다.”
나는 미애의 가방을 챙겨 주었다.
“나 보내고 둘이 무슨 짓 하려구? 이모 보내고 내가 갈 거야.”
미애는 가지 않겠다고 우겼다. 이모하고 나하고 한 집에 두고 가기엔
께름칙한 모양이었다. 자기 가고 난 뒤에 욕이라도 할까봐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모 먼저 집에 보내. 나는 설거지 해놓고 갈 테니까.”
미애는 빈 그릇을 들고 싱크대로 향했다. 그릇을 다 옮겼는데 이모는
밥그릇에 머리를 처박고 후루룩 거리고 있었다.
미애가 이모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그만 처먹어. 똥강아지야. 그릇 다 닳겠다.”
이모가 고개를 들자 미애가 그릇과 접시를 달랑 들고 가버렸다.
아무래도 이모를 집에 보내 주는 것이 옳을 것 같았다.
나는 개 줄을 잡고 이모를 작은 방으로 끌고 갔다.
“힘들지? 이제 밖에서만 만나자.”
나는 이모의 목 줄을 풀어 주었다. 무릎 보호대를 제거해 주었다.
이모가 눈물을 주르르 흘린다. 내가 손으로 눈물을 닦아 주었다.
“얼굴이 부어서 집에 못 가겠네. 어쩌나.”
나는 이모를 재워서 보내고 싶었다.
차에 있다가 미애 보내고 나면 올라오라고 말하려던 차에 미애의 목소리가 내 귀를 때렸다.
“어쭈! 둘이 사귀냐? 정분난다. 정분나!”
어느새 미애가 다가와 지켜보고 있었다. 허리에 손을 고이고.
나는 미애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이모의 겨드랑이에 팔을끼워
일으켜 세웠다. 옷을 입혀 주었다. 이모는 말없이 옷 입히는데 협조만 했다.
말도 하지 않았고 멍멍 짖지도 않았다. 미애에게 완전히 혼쭐이 난 모양이다.
기가 팍 꺾여 얼이 빠져 있었다.
이제 나와 단절을 선언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모는 옷을 입고 미애에게 등 떠밀려 집을 나섰다.
나는 미애가 가로막아 배웅도 못했다. 미애가 엘리베이터까지 이모를 배웅하고 왔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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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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