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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1 23:53 1,253회 0건








68. 지혜가 다시 올라 왔나?





나는 목욕타올에 바디워셔를 듬뿍 짜서 최은희의 몸 전체를 비누거품으로 덧입히다시피 했다. 최은희도 나에게 똑같이 했다. 우리는 몸을 헹구고 수건으로 서로의 몸에 있는 물기를 닦아주었다.

나는 최은희를 데리고 침대로 돌아왔다. 아까 최은희가 엉덩이 아래에 깔고 있었던 수건에는 붉은 점이 묻어있었다. 나는 그 수건을 최은희에게 보여주었다.



"누나. 느낌이 어때?"
"글쎄. .. 시원섭섭 정도? 심각하지는 않은데?"

"누나, 지금까지 완전 천연기념물이었던 것 알아요?
요새 애들은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이런 것도 같이 졸업한다던데."

"나도 그러고는 싶었거든.
처음에는 같이 하고 싶은 남자애가 없었어.
나중에 그러고 싶은 남자가 생길 때에는 내가 창피스러워서 나서지를 못하겠더라."

"지금 안에서 아프지 않아?"

"걸을 때 조금 따끔거리는 정도야.
왜? 한번 더 하고 싶어?"

"그러고는 싶은데, ...
누나는 이삼일 정도 지나야 괜찮을꺼야."

"자기 해야 하면 해.
아까도 다 참아냈는데, 이번이라고 못 참겠어?"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까 내가 더 이상 안돼요.
다음에 하자."

"알았어. 기다릴께.
그런데 자기 내일 그 퀸이라는 여자애 만난다며?"



우리는 옷을 입었다. 최은희는 나를 거실에 있는 소파로 데리고 나가서 같이 와인을 마셨다.



"윤기숙이라는 애야.
저녁때 만나서 같이 저녁 먹으려고. 왜요?"

"나도 같이 만나면 안되겠지?"

"누나, 그러면 완전 주책이다.
애들 노는데 어른이 껴서 뭐하게?"

"말은 어른이라고 하면서 할머니 취급하지?"

"에이. 누나가 왜 할머니야?
나는 할머니랑은 절대로 침대에 같이 안 가거든요."

"자기 가고 나면 보고 싶을 텐데 .."
"그럼, 내일 걔랑 헤어질 때, 시간이 늦지 않으면 연락할께요."

"늦더라도 기다릴테니까, 연락하고 들렀다 가요."
"알았어."

"이제 주말이나 쉬는 날에도 할 일이 생기네. 헤헤."

"무슨 할 일?"

"지금까지는 장보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나면, 헬쓰장 갔다 와서 계속 빈둥거렸는데.
이제는 자기 기다려도 되잖아."

"이상한 생각 하지 말고, 쉬는 날에는 차 있으니까 드라이브도 가고.
한강변에 나가서 조깅도 하고, 산책도 하고 그래요.
나를 기다린다고 내가 와?
시간이 되면 연락을 하고 오면 되니까 기다리지는 말아요.
집에만 처박혀 있으면 정신 건강에도 안 좋잖아?"

"지금 나 걱정해주는 거야?
그런데 나 혼자 무슨 맛으로 그래?
이제 자기가 시켜주겠지. 헤헤."

"나는 다음 달에나 시간이 된다고 했거든요?"



나는 집에 가려고 일어섰다. 최은희는 두 눈에 눈물이 글썽해지면서 아쉬워했다. 나는 최은희를 안고 등을 토닥거렸다. 우리는 키스했다. 나와 최은희는 한동안 조용하고 침착하게 서로의 입술을 빨았다. 최은희의 등에 있는 내 손이 그녀의 엉덩이로 내려갔다. 막대기는 또 서서히 부풀어오른다. 내 손에 잡히는 것을 힘껏 움켜쥐고 내 쪽으로 끌어당기자, 내 막대기는 최은희의 아랫배를 찔렀다. 최은희의 아랫배가 나의 막대기를 짓눌러왔다. 막대기도 이해가 된다. 시원하게 한번 했어야 하는데 오늘은 그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한동안 내 뺨을 최은희의 뺨에 대고 있다가 최은희의 몸에서 떨어져 나왔다. 그녀는 내 옆을 걸으면서 내 손을 잡기도 하고 또 팔짱을 끼기도 했다. 도로에까지 따라 내려와서 나를 배웅했다.



"누나가 외국에 혼자 나와있으니까 너무 외로운 거지?"
"아무래도 그렇겠지. ..."

"이거 원. .. 무슨 대책을 세워야겠네."

"자기가 내 대책이야.
지금 캐나다에 있는 수정이도 마찬가지겠지?
자기가 이렇게 내 옆에 있으니까 나야 엄청 좋은데, 수정이가 마음에 걸린다."

"누나는 미안해?
나는 지금 수정이한테 죽을 죄를 지은 기분이거든."

"자기가 수정이한테 죄를 지었다고?
그렇게 까지 생각할 필요 있어?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구 이쪽 저쪽에 서로 떨어져 있으면 이런 사고도 나는거지.
결혼한 부부들도 그런다던데?
수정이는 아마 자기랑 나랑 이렇게 되는 것을 알고 있을 것 같아."

"둘 사이에 또 무슨 말이 오고갔구나?"
"그게 아니라, .. 수정이가 자꾸 나한테 자기를 잘 부탁한다고 .."

"부탁한다는 말을 섹스해도 좋다는 말로 받아들여?
수정이가 고양이한테 생선 맡겼나? 하하."

"아닌가? 나 같으면 그런 생각도 할텐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 오랜 기간을 태현씨가 안하고 있을 수는 없고,
다른 여자들하고 문란하게 하고 다니지 말고 차라리 한 여자랑만 하라고.
이것이 훨씬 현실적인 방법 아닌가?"

"누나 말이 맞아.
그런데 그게 캐나다식 사고방식인가는 몰라도, 이 답답한 나라에서는 안 통해."

"캐나다에도 보수적인 사람들은 한국 사람보다 더 심해.
그런데, 자기 걱정하지 마요.
수정이가 이 나라에 있어? 캐나다에 있지."



나는 대리운전을 불러서 집으로 돌아왔다. 시간은 밤 11시가 훨씬 넘어서이다. 애들은 모두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지혜 말로는 아이린은 벌써 자기 아파트로 올라갔단다.



"오늘은 경식이도 엄청 열심이네?"
"누나들이 형 들어올 때까지 꼼짝 못하게 붙잡아서요. 하하."
"경식이 이번에 성적 오르면 우리 때문이야. 하하."




경식이는 자야 한다면서 짐을 챙겨서 내려갔다. 지혜와 조해수가 와인을 소파로 가져온다. 셋이서 한잔씩 들고 건배했다. 와인을 마시면서 나는 지혜와 조해수가 어떻게 공부했는가를 물었다.



"해수는 공부하다가 막히지 않았어?"

"다 막혔죠.
그런데 지혜가 속이 시원하게 풀이를 전부 다 가르쳐줬어요."

"와아아. 지혜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지?"

"오빠가 나를 완전 무시하는구나?"

"지혜가 공부를 엄청 잘할 거라고 내가 한 말 기억 안나?
내가 왜 지혜를 무시해?"

"사실은 나야 뭐 해설지를 펴놓고 설명해줬지만 ..헤헤.
그런데 해수한테 가르쳐보니까 모르던 것들이 확실해져서 나한테 엄청 도움이 돼."

"그래. 어느 문제집이든지 해설지야말로 책 속의 책이고 노른자야.
보통 실력이 아니고는 해설지에 있는 풀이 과정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꺼야."

"나는 솔직히 그거 봐도 모르겠거든요.
그런데 지혜가 이런이런 아이디어 때문에 이렇게 저렇게 가는 거라고 가르쳐주는데,
너무 쉽게 이해되고, 머리 속에 쏙쏙 잘 들어와요."

"그래. 둘이서 이상한 밀당질이나 하지 말고 같이 공부하면 둘 다한테 좋기는 하겠다."
"그럼 나도 쭈욱 같이 공부해도 돼요?"

"그것은 지혜가 판단해서 결정하기로 했거든."

"야. 서지혜. 그럼 나도 오빠랑 같이 공부하는 거다?"

"내가 언제 반대했냐?
나야 뭐. .. 너랑 같이 하면 덜 지겹고 좋지.

"하아. .. 고마워."



나와 지혜를 번갈아 가며 쳐다보는 조해수의 얼굴에 웃음이 한하게 핀다. 조해수는 웃는 얼굴이 훨씬 더 예쁜 것 같다. 하긴. .. 웃는 얼굴이 보기 싫은 사림도 있나? 그런데 조해수의 두 눈이 약간 젖어 들어가는 것 같다. 조해수가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린다. 지혜가 눈치를 채고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나를 보고 이야기한다.



"오빠, 최은희 언니랑은 지금까지 뭐하고 있었어?"

"한 것도 별로 없어.
늦게 만나서 저녁 먹고 술 한잔 하고 .. 그게 다야."

"토요일 밤인데 같이 영화 보러도 안 갔어?"
"난 극장 안에 앉기만 하면 바로 잠들거든. 그래서 아예 안가."

"하아. .. 그럼 나도 기대하면 안되겠네?"
"그게 말이지 .. 내가 차라리 돈을 줄께. 영화비, 팝콘이랑 콜라 값까지."



나는 뻔뻔하게 거짓말까지 한다.



최은희와 일도 있었지만 저녁 내내 여러 번에 걸쳐서 조금씩 조금씩 마신 와인의 양이 제법 된다. 갑자기 여자애들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아스라히 먼 곳에서 들리는 것처럼 까마득하게 들린다.

한참 있다가 지혜가 나를 흔들어서 깨운다.



"오빠, 감기에 걸리면 안되지?
우리 내려 갈꺼니까 침대로 가서 이불 덮고 자자."



나는 지혜와 조해수에게 이끌려서 비몽사몽간에 침대로 갔다. 지혜는 나를 침대에 눕히고 내 바지와 남방을 벗겼다.



"와아. .. 이 오빠 벗겨놓으니까 진짜 몸 좋네. 완전 볼만하네."
"너 .. 내 남자 몸 함부로 보면 안되거든."

"함부로 보는 것 아니거든.
이판국에 저절로 보이는 걸 날더러 어쩌라는건데?
날더러 눈 감으라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안보는 척이라도 해야 하잖아!"
"그럼 오빠를 붙잡아주는 것은 어쩌라고?"

"시끄러워."



아마도 지혜가 벌써 내 옷방에서 가져왔는지, 내가 잠옷으로 입는 반바지와 티셔츠를 나에게 입힌다. 조해수는 나를 붙잡아준다. 나는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서 잠에 빠져들었다. 조해수와 지혜가 말하는 소리가 꿈속에서처럼 들린다.



"이 오빠가 술에 취한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이렇게 되지?"

"이게 우리 오빠야.
마지막 순간까지 쌩쌩하게 잘 버티거든.
그런데 어느 순간에 자기 할 일이 끝났다 싶으면, 그 즉시 완전 시체로 변해버려."

"신기한 동물이네."

"야아. 너 말 쫌 조심해서 해라.
내 남자한테 동물이 뭐냐?"

"내가 뭐 틀린 말 했냐?
오빠나 우리나 다 동물이지 식물이니?"

"어이구우.. 너 잘났다 이 동물아. 어서 나가."
"알았으니까 밀지 마."

"야, 조해수 너 집에 갈꺼야?"

"아니거든. 네 방에서 잘껀데?
너는 왜 따라 나와?
너네 둘이 같이 자는 것 아니었어?"

"오빠 완전 맛이 갔잖아?
오늘 같은 날은 잠이나 푹 자게 냅둬야지.
그거 매일 하면 남자 뼈 삭는대."

"계집애. .. 누가 모를 줄 알아?
말은 이렇게 하면서 이따가 나 잠들면 살짝 올라오려고."

"아이 참. 알았으니까 어서 내려가."



둘이 나가는 소리까지 어렴풋이 들렸다. 그런데 얘네들이 나가고 나니까 정신이 약간 든다. 혹시라도 지난 번처럼 지혜가 다시 내 방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그럼 나는 또 소파로 나가서 자야 하는데 .. 그렇지만 나는 정신이 들 듯 하다가 다시 잠을 이겨내지 못한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 입술을 빨아당기는 것을 느꼈다. 잠옷으로 입고 있는 티셔츠는 이미 위로 걷어 올려져 있고, 손으로 내 맨가슴을 쓰다듬는다.


지혜인가?
지혜가 다시 올라 왔나?




=*=*=*=*=*=



추석 지나고 출근하니까 일이 너무 많아져서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늦어졌습니다.
간신히 쓰기만 하고, 고치지도 못하고 올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한동안 이렇게 바쁠 것 같아요.

저도 입에 풀칠도 해야 하니까 양해해주실꺼죠?
감사합니다.


- Ja"d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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