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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1 23:49 1,387회 0건





104. 구형식 전무 & 밤도깨비






택시가 신촌으로 들어서는데 송실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누나, 오래 기다리셨죠? 이제 10분 후면 도착해요."

"저도 지금 막 도착했어요. 천천히 오셔도 됩니다.
입구에서 제 이름으로 예약된 룸을 찾으십시오."

"알았어요."



나는 정원이라는 한정식집에 도착했다. 식당 입구에 예약을 알리는 판이 서 있고, 송실장의 이름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내 옆에서 안내하는 여직원이 나를 송실장이 기다리는 룸으로 데리고 갔다. 송실장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나를 반긴다. 나는 흰 바탕색에 줄무늬가 있는 칼라풀한 원피스를 입은 송실장의 모습을 한참 동안 쳐다보고 있었다.




"갑자기 오시라고 해서 죄송합니다. 저녁 식사는 하셨지요?"
"아직 안했어요."

"우리도 안했는데, 같이 드시면 되겠네요. 생선 정식 괜찮으세요?"
"고마워요. 그런데 왜 그렇게 넋을 잃은 사람 같으십니까?"

"누나가 회사에서는 오피스룩만 입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원피스 입은 누나 처음보는데, 엄청 예뻐서요."

"어머.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하하."



우리는 마주보고 앉았다. 곱상한 얼굴에 오늘은 찬바람이 전혀 불지 않는다. 오히려 약간 홍조를 띠고있다. 33 이라는 나이에 어울리지않게 귀엽다.



"누나. 지금 여기는 회사 밖이고, 우리 둘 뿐인데 그 말투를 좀.."

"여기에 임비서가 와있습니다.
지금 화장실에 갔는데, 올 시간이 다 돼갑니다."

"나는 또 우리 둘만 데이트하는 줄 알았네."

"올드미스랑 데이트 할 생각은 있으십니까?
평소에는 저한테 눈길 한번을 안주시더만 .."

"회사에서는 누나가 너무 무서워서요."
"사모님께서 지시하신 일이라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예에? 그것은 또 무슨 말이죠?"
"조용히 해. 그럴 일이 있어. 나중에 기회 봐서 말해줄께."

"그런데 누나가 왜 올드미스야? 누나야 말로 골드미스의 원조구만."
"그럼 올드가 맞기는 하네?"

"아니라니까!"
"쉿! 그만 입 다물어."



그런데 송실장은 벨을 눌러서 직원을 불러서 생선정식을 5인분으로 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는 사이에 임영선이 들어와서 내 옆에 앉는다.




"김비서 도착했구나? 빨리도 왔네."

"실장님께서 찾으셔서 깜짝 놀라서 달려왔어. 하하.
그런데 무슨 일인지 지금 말해주시면 안되나요?
무슨 식사를 5인분을 주문하세요? 우리 셋인데?"


"이 자리에서 구전무님을 만나십시오. 곧 도착하십니다."

"예에?"

"원래 구전무님이 회장님의 권한 대행을 하실 분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모님께서 김비서님을 밀고 계시니까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고 있어요.
물론 사모님께는 협조하겠다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인사치레일 것입니다."

"이사회에서는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요?"

"이사회도 쉽지는 않았어요.
한바탕 난상토론이 있은 후에 그냥 넘어갈 수 있었지만, 주주총회는 문제가 달라집니다.
구전무님을 만나서, 앞으로 김비서님의 비전을 확실하게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주주총회에 대비한 작업입니까?"

"그렇죠. 주총 일은 사모님께서 해결하시는 중입니다.
그렇지만 구전무님 문제는 아무래도 김비서님이 나서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주총에서는 구전무님이 반대파를 설득한다면, 30% 정도가 쉽게 가능하거든요.
주총뿐만 아니라, 나중을 위해서라도 확실하게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누나가 이런 말을 미리 했다면 준비라도 했을텐데."
"걱정 마십시오. 우리는 지금까지 하던 그대로만 하면 됩니다."



식사가 들어오고, 구전무도 그의 비서 황성은과 함께 들어왔다. 송실장은 구전무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아직 식사를 안하셨다고 들어서 생선정식으로 주문했습니다. 괜찮으십니까?"
"고마워요. 송실장 아니었으면 오늘 저녁은 그냥 넘어갈 뻔 했네. 하하."

"그런데 오시느라고 불편하셨지요?
제가 이 곳은 아는 곳이 여기밖에 없어서 자리를 여기로 정했습니다."

"아니야. 나도 김포에 있었어.
그런데 오래 만에 이 동네에 와보니까 나도 젊어진 기분이네."



그는 황비서가 따라주는 물을 마시더니, 그제서야 나에게 한마디 했다.



"한강유통을 이끌어나갈 신임 회장님과 자리를 같이 해서 나도 고마워요. 하하."
"그 문제는 앞으로 아직 주총 의결이 남아있습니다. 식기 전에 드시지요."




얼떨결에 나도 어색하게 대답을 했다. 그렇지만 그가 시원스럽게 웃어주어서 어색한 분위기가 제법 좋아졌다. 식사를 하면서 구전무는 우리와 같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렇지만 구전무의 얼굴에서는 차가운 표정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나도 긴장을 풀지 못하겠다.

송실장이 내 허벅지를 건드려서 나는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눈짓으로 앞에 놓인 술병을 가리켰다. 나는 술병을 손에 들었다.



"전무님. 제가 잔을 올리겠습니다."




그는 잔을 들고, 나는 그의 잔을 채웠다. 그도 내 잔에 술을 따랐다. 우리는 건배하고 잔을 비웠다. 그가 결심을 했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김비서는 나를 회장님 반대파였다고만 들었지?"
"예.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맞는 말이야. 임회장님께는 내가 주로 야당을 맡았어.
나라고 그 분이 인간적으로 싫어서 그랬다고 생각하나?"

"글쎄요 .. 함께 일하신 것이 15년이었다는데 설마 그런 일이 있었겠습니까?"

"누군가는 반대를 해야 그 분도 한번 더 깊이 생각하실 것이 아닌가?
아무리 내가 반대를 했다고는 하지만, 나는 항상 회사편이었네.
마지막 순간에는 꼭 그분 편에 서서 힘이 되어드렸다는 사실을 잊지 말게."

"전무님의 깊으신 뜻을 잘 알겠습니다.
앞으로는 저도 전무님을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회장님의 연말까지의 마트 사업 목표는 두 가지였어.
하나는 만성 적자를 극복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매출액을 50% 성장시키는 거야.
그런데 지금 자체브랜드 상품과 자체 의류 상품 판매가 문제야.
겉으로는 평균 매출 성장이 30% 는 확실히 넘고 있거든.
그런데 그것을 위한 투자가 이미 상당히 크다는 것이 문제야.
한마디로 성장이 있기는 하지만, 실속이 약한 성장이란 말이야."

"의류 사업 쪽은 처음 시작하기 때문에 인프라가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비서가 어떻게 해내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어."
지금 한상무도 나서지 않는데, 김비서가 지금 나서는 것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어.
김비서가 아직 대학생의 신분으로 이 엄청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나서는지 궁금해."

"저는 회장님의 말씀을 받들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방법으로 할 생각이냐고."

"그럼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해서 운영할 생각입니다.
의류 상품을 확대하는 것과 홈쇼핑에 진출할 문제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나중에는 여건이 마련되는 대로 중국에 몇 개의 매장을 동시에 오픈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계속 좋은 소식들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증권시장에서 주식의 가격도 변화가 있게 해서 투자를 가능하게 하겠습니다."

"그 말은 참 화려한 핑크빛인데 ..
인터넷 쇼핑몰은 우리가 물류센터나 배송 시스템을 추가로 구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여기에는 또 투자가 필요할텐데, 지금 우리에게 그런 여유가 있기는 해?
직영매장 위주로 간다면서, 매월 임대나 신축에 쏟아 붓는 것도 만만치 않아요."

"인터넷 쇼핑몰이나 배송에 관한 일은 나중 문제입니다.
처음에는 의류나 배송에 유리한 상품으로 시작합니다.
또 배송은 택배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이렇게 경험을 쌓으면서 점차로 조금씩 추가할 계획입니다.
인터넷 쇼핑몰은 실제 판매도 중요하지만, 원리는 홍보를 겨냥한 것입니다."

"으음.."

"말씀하신 대로 저는 아직 학생입니다.
이런 사업을 해 내기에는 경험도 없고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전무님과 상무님께서 계시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회장 선출 문제가 어떻게든 간신히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내년 초에 있을 정기 주주총회야.
이번 연말까지 일한 성과가 확실하게 나타나지 않으면, 그 때 가서는 해임도 가능해."

"명심하겠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지금 이 성장세가 반짝 이벤트로 끝나게 하지 말게.
우리 회사, 우리 직원들 밥그릇이 몇개인 줄 아는가?
내일 내가 사모님과 다시 얘기해보겠네."




식사가 끝나자 구전무는 자기 비서와 함께 자리를 떴다. 송비서와 임영선은 냉수를 마시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는 몇 숟가락 먹지도 못했다. 구전무와 이야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문제는 지혜나 아이린이 조용하다는 사실이다. 지혜가 이 시간까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생각할수록 궁금하다.



"저 인간 진짜 하는 말마다 완전 밥맛이네.
그런데 언니. 우리 김비서, 이 정도면 합격 아닌가?"

"침착하게 소신을 밝히셨기 때문에, 많이 풀어지신 것 같기도 한데 .."
"몰라. 내일 엄마랑 얘기한다고 했으니까 어떻게 나올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
"누나. 이렇게 되면 자리만 지키면 된다는 말이랑은 다르네."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데요.
저 정도면 김비서님께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히신 것 같거든요."

"사모님께서 지금 우리를 기다리시는데, 김비서님도 같이 가실래요?"




우리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는 송실장의 차에 탔다. 우리가 임영선의 집으로 가는 동안에 임영선은 자기 엄마와 전화통화를 했다. 우리가 그녀의 집에 도착했을 때 임영선의 집에서는 남하영 여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와요. 궁금해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



남여사는 와인 두 잔을, 임영선은 생과일 쥬스를 송실장과 임영선에게 주었다. 나는 남여사와 와인 잔을 들고 건배했다. 송실장과 임영선은 구전무와 내가 주고받은 얘기를 열심히 이야기한다. 그런데 내 신경은 지혜에게 쏠린다. 소식이 없기 때문이다. 무소식은 희소식이라는 말은 완전히 거짓말이다. 무소식이라서 불안하다.



"나랑 얘기할 때는 완전 먹통이었거든.
그 정도면 둘이 대화가 엄청 잘 통한거야.
내가 보기에는 구전무가 우리에게 돌아선 것 같기도 하고. .."

"엄마. 그니까 내가 뭐랬어?
김비서를 믿어보자고 했잖아."

"그래요. 이제부터는 걸구적거리는 일은 더 이상 없을겁니다.
김비서님은 원래 계획했던 대로 쭈우욱 밀어주세요."

"예. 열심히 하겠습니다."

"엄마. 생각해봐요.
짧은 시간 안에 매출 50% 늘인다는 것이 말이 쉽지, 그게 말이 돼요?
김비서가 바람끼는 좀 있지만, 진짜 완전 괜찮은 상남자라니까."

"에이. 너도 참. 아직 결혼도 안한 남자한테 무슨 바람이고 무슨 상남자야?
범생이 아닌 다음에야, 젊었을 때 그 정도 안 하는 남자가 어디 있어?
김비서님한테 이상한 소리 하지나 말고, 너나 바짝 긴장해.
눈독 들이는 여자가 많다는 얘기는 벌써 누군가가 점 찍었다는 말 아니니?"

"점? 그까짓거 찍으려면 찍으래지. 누가 겁나?
회사에서는 하루 종일 내가 확 틀어쥐고 있거든요. 하하."

"영신아. 남자라는 동물에 대해서는 그렇게 자신하면 절대 안된다. 하하."

"사모님 말씀이 맞아요. 김비서 정도면 임비서님 긴장하셔야 해요. 하하."

"그래? 그럼 언니도 경험자야?"
"일수도, 아닐 수도? 하하."



이들 모녀간의 대화가 도대체 왜 이렇게 가고있을까? 나와 연관성이 있는 얘기 같은데, 그렇다고 내가 껴들 수도 없고 ..

나는 지혜가 궁금하여 카톡을 자주 열어봤으나, 지혜나 아이린에게서는 아직 아무 소식이 없다. 밤 11시에 조용하다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이기만 할까? 왠지 매우 불안하다. 임영선이 뭔가 눈치를 챘는지 내게 물었다.



"뭔데? 걱정되는 일 있어?"
"애들 시험이 아직 끝나지 않았거든요."

"가봐야 해?"
"아무래도 자정이잖아. 내일 일도 있고 .."

"그래. 맞다. 그럼 김비서는 내가 태워다줄께."
"아닙니다. 내가 가는 길이니까, 내가 태우고 가다가 내려드릴께요."

"아니야, 언니. 나도 답답한데 바람도 좀 쐬고. .."

"얘가? 밖에서 방금 들어왔는데, 왜 답답해?
송실장한테 태우고 가라고 해."

"엄마. 나 지금 긴장모드야. 내가 갔다 올께."
"아니. 그렇다고 나한테까지?"

"언니가 요주의 인물 넘버 원이거든요. 하하."



임영선의 고집으로 나는 임영선의 차에 타기로 했다. 그런데 경식이에게서 카톡이 왔다.



"형. 알바생이 펑크내서 엄마 못 온대. 30분 후에 형이 올 수 있어?"



나는 임영선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우리는 공대 도서관으로 방향을 바꿨다. 자정이 넘어서인지 도로는 한산했다. 대학 안으로 들어서자 임영선이 말했다.



"하아. .. 여기가 말로만 듣던 대한 대학이구나."
"처음 와보니?"

"쪽팔리게 여기 올 일이 뭐 있었나?"

"쪽팔리긴 뭐가 쪽팔려?
다른 여자 애들은 미팅한다면서 자주 오던데?"

"나야 뭐. .. 미팅하고는 담쌓았었어."
"영선이야말로 완전 범생이였구나? 하하."

"그게 아니라 실속없는 짓꺼리라서 그랬지."
"그건 맞아. 나도 안했어."

"자기 학생들은 여기 자주 와서 공부하면, 나중에 여기 들어갈 수도 있겠다?"
"글쎄? .. 공부하는 분위기가 다를 것 같아서 보내는거야."



우리는 도서관 입구에서 기다리는 경식이를 차에 태우고 오피스텔로 와서 차에서 내렸다. 임영선은 집으로 가고, 나는 경식이에게 말했다.



"너, 오늘 수학 어땠어?"
"풀기는 다 풀었죠. 몇 개가 틀릴지는 모르지만 .."

"잘했어. 수고했고. 올라가서 자라."
"형은 안올라가?"

"지혜가 왜 아직도 조용하거든. 엄마한테 가볼께."
"하여간에 문제아라니까."

"내일 마지막이니까 꿈이나 잘 꿔라."
"내일은 암기과목이라 기대도 안해."



경식이는 건물 안으로 돌아가고, 나는 PC방으로 갔다. 아이린은 일하고 있다.



"펑크를 때울 알바생이 지금 오는 중이야. 아직 가게를 비울 수 없어."
"경식이 걱정은 하지 말아요. 내가 데려와서, 방금 자러 올라갔어요."

"고맙고, 미안해.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이런다고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

"됐고. 지혜한테서는 무슨 소식 없어요?"

"지혜? 아직 안왔나? 난 모르는데?"
"아니. 얘가 정말! 전화온 것 있나 보세요"

"없어."



나는 지혜에게 전화를 했으나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멘트만 나온다. 아이린은 울상이 된다. 나는 조해수에게도 전화를 했다. 역시 전화기가 꺼져있다.



"얘가 또 무슨 짓을 벌이는거야?
이건 낮도깨비가 아니라 밤도깨비잖아?"

"누나는 어떻게 지금까지 지혜한테 연락해볼 생각을 안했어?"

"아까 교대할때 한 패꺼리가 들어와서 혼줄을 빼놓는 바람에 ..
자기야. 우리 지혜 어떡해? 경찰에 신고라도 할까?"

"그건 아니고, 해수 엄마한테 전화해보세요."
"그래. 얘가 심야 극장에 간 것은 아닐까?"

"내일 학교에 갈 애가 무슨 심야 극장?
지혜가 그럴 정도로 영화를 좋아하지는 않아요.
쓸데 없이 횡설수설 하지 말고 빨리 전화하라니까."

"미안해. 자기 화났어?"
"화를 내도 내가 낼꺼니까 빨리 전화를 해보라니까!"

"알았어. 소리 지르지 마."
"지금 소리 안지르게 생겼어?"




아이린은 울상을 하고, 윤미진에게 전화를 했다. 역시 해수 엄마도 모른단다.



"다 큰 딸이 밖에 나갔는데, 지금 벌써 새벽 한시야.
이 집이나, 저 집이나 엄마들 도대체 왜들 이래?"

"하아아..."



다행히도 알바생이 도착해서 나와 아이린은 PC방을 나올 수 있었다. 우리는 도로로 내려왔으나 갈 곳이 없다. 이 시간에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해야할 지를 모르겠다. 답답해서 한숨만 나온다.



=*=*=*=*=*=*=*=*=



늦어서 죄송해요. 정말 시간이 엄청 부족하네요.

회장 스토리가 원래는 없었는데,
너무 부풀리다 보니까 스토리도 애매해지고 ..

제가 해내기에는 무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
그렇디고 포기할 수도 없고 ..

알바 때문에 제 인생이 엄청 꼬이는 것이 확실하죠?
돌겠어요.


-Ja"d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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