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상, 하 편으로 쓰려고 했던 이야기인데,
하편이 생각보다 너무 길게 가는 바람에 업데이트가 늦었습니다.
추리고 보니 보통 분량의 두배가 조금 안되는 분량이더군요.;;;
너무 길면 한꺼번에 보시기도 부담스럽고 스크롤 압박도 심할것 같아서...
그래서 중-하로 다시 나뉘어서 오늘 두 개를 한꺼번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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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몸을 밤바람에 식히며 아무도 오지 않는 어두운 공원에 보짓 바람으로 앉아 있던 연희는 1시쯤이 되어서야 겨우 몸을 일으켰다. 보지는 정액과 보짓물이 한데 섞여 말라붙어서 조금 보기 흉했지만, 이 상황에서 어떻게 닦아낼 수도 없고 해서 연희는 조금 난처한 표정이었다. 게다가 집어든 팬티엔 남자의 정액이 초라하게 말라붙어 있었고, 이걸 보자 연희의 표정은 난처함에서 짜증스러움으로 바뀌었다. 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자켓의 주머니에서 멋진 지포 라이터를 꺼내서 팬티에 불을 붙였다. 이내 팬티는 빨간 불꽃에 휩싸여 활활 타올랐다. 노팬티로 입기에는 치마 길이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짧았지만, 어째서인지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대로 치마와 탱크탑, 자켓을 걸쳐 입은 연희는 조용히 쉬고 있는 자신의 애마에 올라탔다. 치마가 딸려 올라가 엉덩이 아랫부분이 드러나고, 그 때문에 최대한 작은 팬티를 입었지만 이제는 팬티가 보이는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물론 대신에 뽀얀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나긴 했지만. 차가운 가죽의 감촉이 보지에 그대로 전달되자, 연희는 몸을 살짝 떨었다.
“...어라.”
이 공원에 오기 전, 연희는 그 선배와 섹스를 하고 나와서, 대략 한 시간 정도 미친 듯이 도로를 질주했었다. 그때는 섹스 후의 화끈거림 이라던지 그런 것 때문에 눈치 채지 못했는데, 이제 보니 기름이 거의 다 떨어져 있었다. 이대로라면 집에 가는 건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
“어쩌다가...”
연희는 황급히 핸드폰을 꺼내서 이리저리 아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넣어보았다. 다행히도 이내 한 폭주족의 선배로부터 30분 정도 후에 이곳으로 와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30분인가...”
여러 군데에 전화를 해서 더 빨리 올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볼까 했지만, 연희는 잠시 이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애와의 섹스, 남자와의 섹스, 자위를 통해서 뭔가 깨달은 것 같으면서도 아직은 머리가 복잡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 사실을 아직까지는 확실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머리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공원을 빠져나오니, 앞으로는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가가, 뒤로는 이제는 잠들어버린 소규모 상가 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당연히 어둡고 조용한 상가 단지로 연희는 향했다. 인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단지 내에서 조금을 걸었을까, 연희의 귀에 이질적인 소음이 들려왔다.
목소리는 잘 들려오지 않았지만, 적어도 3명 이상. 그것도 뭔가 실랑이 내지는 싸움을 하는 듯한 소음이었다. 굳이 남의 싸움에 낄 이유는 없었지만, 그냥 자신도 모르게 가서 슬쩍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 그만해...!”
“헤헤헤, 조용히 하라구. 이제 곧 기분 좋게 해줄 테니까.”
그저 슬쩍 보고만 가려던 연희였지만, 그녀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걸 용납하지 않았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밑에서 양아치 같이 생긴 남자 세 명이 누군가 한 명을 둘러싸고 있었고, 그 한 명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안 그래도 지금 심란한 연희는, 그 광경을 보고서 자기도 모르게 그들에게 다가갔다.
“양아치 새끼들. 여기서 웬 개수작들이냐.”
“아앙?”
그 양아치들은 험악한 표정으로 돌아봤다가 이내 표정이 음흉하게 풀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돌아본 곳에는 모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거짓말처럼 멋진 몸매의 여자가 심각할 정도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서 있는 것이었다. 그들은 쓰러져 있는 여학생을 뒤로 하고 연희에게 다가갔다.
“응? 너도 같이 끼고 싶어? 우린 얼마든지 환영이지만.”
그 중 한 녀석이 연희의 가슴에 손을 턱 올려 살짝 주물렀다. 눈이 약간 돌아간 것이, 아무래도 술 내지는 본드를 한 모양이다. 브래지어를 차지 않아, 탱크탑 위로 가슴의 몰캉한 감촉이 여과 없이 전해졌지만, 그 녀석이 느낀 것은 그걸로 끝이었다.
“끄억.”
“콰당탕당!”
연희의 주먹이 그 녀석의 인중에 떨어지고, 그 주먹을 맞은 녀석은 지하로 굴러 떨어졌다. 당황한 나머지 두 양아치가 황급히 그의 이름을 불러 보았지만, 그들도 차례차례 도저히 여자의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충격을 받으며 계단 밑으로 날아가 버렸다.
“쓰레기들.”
너무나 싱겁게 양아치들을 처리한 연희는 담배를 하나 물어 불을 붙이고, 위풍당당하게 계단을 내려가 그들 중 아직 정신을 놓고 있지 않는 한 녀석의 얼굴을 부츠로 가혹하게 짓이겼다.
“끄아아악!!”
“닥쳐.”
고통스럽게 벌린 입에 이제 막 불붙은 담배를 던져 넣자, 듣기 힘든 비명이 터져 나왔다. 연희는 자기 앞에 쓰러져 있는 여자의 손을 붙들고 함께 계단을 달려 나갔다.
누군가 그 비명을 듣고 와서 일이 귀찮게 될 까봐 그곳을 빠져나오면서, 연희는 슬쩍 자신의 뒤를 힘겹게 따라오는 여자의 모습을 보았다. 깔끔한 흰색의 약간 심하게 짧은 플레어 스커트가 유혹하듯이 팔랑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밑으로 약간 통통한 다리의 곡선이 미끄러지듯이 뻗어 있었다.
‘이러고 다니니까 그런 양아치들이 꼬여들지...’
뛰던 것도 잠시, 아까의 그 공원 안으로 들어온 연희는 그 여자의 손을 풀어주고 다시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고, 고맙습니다...”
“그런 옷 입고 밤거리 나다니지 마. 저런 쓰레기들이 꼬여드니까.”
“아, 혹시...”
“응?”
어둠 속이라 잘 보이지 않았지만, 말투와 동작으로 보아 그 미니스커트의 여자는 연희를 아는 듯한 모양이었다.
“연희니?”
“날...알아?”
연희는 지포 라이터의 뚜껑을 열다 말고, 그녀의 얼굴을 집중해서 다시 들여다보았다. 이제서야 본 그 얼굴은 연희도 아는 얼굴이었다.
“유나, 고유나...?”
“오, 하느님. 정말로 연희가 날 구하러 와 줬어!”
그렇게 기쁜 듯이 말한 그 유나라는 아이는 연희의 품에 와락 안겼다. 연희의 가슴께에 닿은 얼굴이 부드럽게 비벼대자, 연희가 갑작스런 이 상황에 부끄러운지 살짝 얼굴을 붉히며 그녀를 떼어냈다.
“무, 무슨 짓이야...?”
“나, 저 놈들한테 끌려갈 때, 마음속으로 연희가 와 주기를 정말 간절히 빌었었거든. 그랬더니, 정말 네가 와 주었구나!”
“무슨 말을...그리고, 너 대체 그 차림이 그게 뭐야!”
옛 이야기를 하자면, 연희와 유나는 중2때부터 꽤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다. 그때부터 강하고 예쁜 연희가 좋다며 유나가 졸졸 따라다니던 것을, 연희도 그런 그녀가 밉지는 않아서 자주 함께 다녔다. 그리고 고등학교로 함께 진학하게 되었지만, 천왕고교에서도 천재로 불리면서 늘 전교 톱 랭크의 성적을 거두며 결국 얼마 전의 선거에서 전교 부회장의 자리에 오른 유나와는 달리, 연희가 갑자기 불량한 선배들과 몰려다니며 탈선을 해 버리면서 둘의 사이가 조금씩 조금씩 멀어졌었다.
“멋지니까! 나 꽤 잘 어울리지 않아?”
“뭐, 뭐...?”
그러나 ‘멋진’ 연희를 동경한다는 유나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모범생인 자신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있는 폭주족 소녀 연희를, 아직도 멋있다고 하면서 그녀를 동경하고 있던 유나였다.
“연희 너도 이렇게 섹시하게 입고 다니잖아. 나도 이제부터는 말 뿐이 아니라 정말로 너처럼 멋지게 하고 다니겠다고 다짐했어!”
사실 그동안 연희는 고의적으로 유나를 멀리했다. 소위 ‘범생이’라고 불리는 쪽의 유나와는 코드가 맞지도 않았을 뿐더러, 학교 선생님들 전체의 신임을 받고 있는 그녀에게는 자신과 같은 폭주족 친구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그런 미묘한 감정 때문이었다.
“무리하지 마. 이런 거......너하곤 안 어울려.”
“왜 안 어울려? 나 이래 뵈도 꽤 롱다리다? 가슴도 절대 작은 편은 아니야. 어때, 만져보고 싶지 않아?”
유나는 요염하게 자신의 발목부터 무릎을 지나 허벅지를 타고 치마 안으로 쑥 손으로 훑었다. 그리고 가슴을 모아, 그 사이에 계속을 만들어 보여 주었다. 확실히 그녀는 큰 키는 아니었지만, 그에 비해서 볼륨은 잘 잡혀 있었다. 군살하나 없이 쭉쭉 뻗은 연희와는 달리 조금 살이 붙어 곡선이 부드러운 편이었다.
“...바보. 그러니까 저런 쓰레기가 들러붙는 거라니까! 이런 차림은 너한테 안 어울려.”
“......”
한창 들떠서 자랑하듯이 말하던 유나의 목소리가 갑자기, 일순간에 사그라들었다. 갑작스런 침묵에 연희는 약간 당황하였고, 자신의 말투가 너무 거칠었던가 하고 곰곰이 되짚었다.
“......왜?”
그리고 잠시 후, 침묵을 조용히 적시며 유나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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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하편이 생각보다 너무 길게 가는 바람에 업데이트가 늦었습니다.
추리고 보니 보통 분량의 두배가 조금 안되는 분량이더군요.;;;
너무 길면 한꺼번에 보시기도 부담스럽고 스크롤 압박도 심할것 같아서...
그래서 중-하로 다시 나뉘어서 오늘 두 개를 한꺼번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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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몸을 밤바람에 식히며 아무도 오지 않는 어두운 공원에 보짓 바람으로 앉아 있던 연희는 1시쯤이 되어서야 겨우 몸을 일으켰다. 보지는 정액과 보짓물이 한데 섞여 말라붙어서 조금 보기 흉했지만, 이 상황에서 어떻게 닦아낼 수도 없고 해서 연희는 조금 난처한 표정이었다. 게다가 집어든 팬티엔 남자의 정액이 초라하게 말라붙어 있었고, 이걸 보자 연희의 표정은 난처함에서 짜증스러움으로 바뀌었다. 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자켓의 주머니에서 멋진 지포 라이터를 꺼내서 팬티에 불을 붙였다. 이내 팬티는 빨간 불꽃에 휩싸여 활활 타올랐다. 노팬티로 입기에는 치마 길이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짧았지만, 어째서인지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대로 치마와 탱크탑, 자켓을 걸쳐 입은 연희는 조용히 쉬고 있는 자신의 애마에 올라탔다. 치마가 딸려 올라가 엉덩이 아랫부분이 드러나고, 그 때문에 최대한 작은 팬티를 입었지만 이제는 팬티가 보이는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물론 대신에 뽀얀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나긴 했지만. 차가운 가죽의 감촉이 보지에 그대로 전달되자, 연희는 몸을 살짝 떨었다.
“...어라.”
이 공원에 오기 전, 연희는 그 선배와 섹스를 하고 나와서, 대략 한 시간 정도 미친 듯이 도로를 질주했었다. 그때는 섹스 후의 화끈거림 이라던지 그런 것 때문에 눈치 채지 못했는데, 이제 보니 기름이 거의 다 떨어져 있었다. 이대로라면 집에 가는 건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
“어쩌다가...”
연희는 황급히 핸드폰을 꺼내서 이리저리 아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넣어보았다. 다행히도 이내 한 폭주족의 선배로부터 30분 정도 후에 이곳으로 와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30분인가...”
여러 군데에 전화를 해서 더 빨리 올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볼까 했지만, 연희는 잠시 이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애와의 섹스, 남자와의 섹스, 자위를 통해서 뭔가 깨달은 것 같으면서도 아직은 머리가 복잡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 사실을 아직까지는 확실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머리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공원을 빠져나오니, 앞으로는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가가, 뒤로는 이제는 잠들어버린 소규모 상가 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당연히 어둡고 조용한 상가 단지로 연희는 향했다. 인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단지 내에서 조금을 걸었을까, 연희의 귀에 이질적인 소음이 들려왔다.
목소리는 잘 들려오지 않았지만, 적어도 3명 이상. 그것도 뭔가 실랑이 내지는 싸움을 하는 듯한 소음이었다. 굳이 남의 싸움에 낄 이유는 없었지만, 그냥 자신도 모르게 가서 슬쩍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 그만해...!”
“헤헤헤, 조용히 하라구. 이제 곧 기분 좋게 해줄 테니까.”
그저 슬쩍 보고만 가려던 연희였지만, 그녀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걸 용납하지 않았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밑에서 양아치 같이 생긴 남자 세 명이 누군가 한 명을 둘러싸고 있었고, 그 한 명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안 그래도 지금 심란한 연희는, 그 광경을 보고서 자기도 모르게 그들에게 다가갔다.
“양아치 새끼들. 여기서 웬 개수작들이냐.”
“아앙?”
그 양아치들은 험악한 표정으로 돌아봤다가 이내 표정이 음흉하게 풀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돌아본 곳에는 모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거짓말처럼 멋진 몸매의 여자가 심각할 정도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서 있는 것이었다. 그들은 쓰러져 있는 여학생을 뒤로 하고 연희에게 다가갔다.
“응? 너도 같이 끼고 싶어? 우린 얼마든지 환영이지만.”
그 중 한 녀석이 연희의 가슴에 손을 턱 올려 살짝 주물렀다. 눈이 약간 돌아간 것이, 아무래도 술 내지는 본드를 한 모양이다. 브래지어를 차지 않아, 탱크탑 위로 가슴의 몰캉한 감촉이 여과 없이 전해졌지만, 그 녀석이 느낀 것은 그걸로 끝이었다.
“끄억.”
“콰당탕당!”
연희의 주먹이 그 녀석의 인중에 떨어지고, 그 주먹을 맞은 녀석은 지하로 굴러 떨어졌다. 당황한 나머지 두 양아치가 황급히 그의 이름을 불러 보았지만, 그들도 차례차례 도저히 여자의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충격을 받으며 계단 밑으로 날아가 버렸다.
“쓰레기들.”
너무나 싱겁게 양아치들을 처리한 연희는 담배를 하나 물어 불을 붙이고, 위풍당당하게 계단을 내려가 그들 중 아직 정신을 놓고 있지 않는 한 녀석의 얼굴을 부츠로 가혹하게 짓이겼다.
“끄아아악!!”
“닥쳐.”
고통스럽게 벌린 입에 이제 막 불붙은 담배를 던져 넣자, 듣기 힘든 비명이 터져 나왔다. 연희는 자기 앞에 쓰러져 있는 여자의 손을 붙들고 함께 계단을 달려 나갔다.
누군가 그 비명을 듣고 와서 일이 귀찮게 될 까봐 그곳을 빠져나오면서, 연희는 슬쩍 자신의 뒤를 힘겹게 따라오는 여자의 모습을 보았다. 깔끔한 흰색의 약간 심하게 짧은 플레어 스커트가 유혹하듯이 팔랑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밑으로 약간 통통한 다리의 곡선이 미끄러지듯이 뻗어 있었다.
‘이러고 다니니까 그런 양아치들이 꼬여들지...’
뛰던 것도 잠시, 아까의 그 공원 안으로 들어온 연희는 그 여자의 손을 풀어주고 다시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고, 고맙습니다...”
“그런 옷 입고 밤거리 나다니지 마. 저런 쓰레기들이 꼬여드니까.”
“아, 혹시...”
“응?”
어둠 속이라 잘 보이지 않았지만, 말투와 동작으로 보아 그 미니스커트의 여자는 연희를 아는 듯한 모양이었다.
“연희니?”
“날...알아?”
연희는 지포 라이터의 뚜껑을 열다 말고, 그녀의 얼굴을 집중해서 다시 들여다보았다. 이제서야 본 그 얼굴은 연희도 아는 얼굴이었다.
“유나, 고유나...?”
“오, 하느님. 정말로 연희가 날 구하러 와 줬어!”
그렇게 기쁜 듯이 말한 그 유나라는 아이는 연희의 품에 와락 안겼다. 연희의 가슴께에 닿은 얼굴이 부드럽게 비벼대자, 연희가 갑작스런 이 상황에 부끄러운지 살짝 얼굴을 붉히며 그녀를 떼어냈다.
“무, 무슨 짓이야...?”
“나, 저 놈들한테 끌려갈 때, 마음속으로 연희가 와 주기를 정말 간절히 빌었었거든. 그랬더니, 정말 네가 와 주었구나!”
“무슨 말을...그리고, 너 대체 그 차림이 그게 뭐야!”
옛 이야기를 하자면, 연희와 유나는 중2때부터 꽤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다. 그때부터 강하고 예쁜 연희가 좋다며 유나가 졸졸 따라다니던 것을, 연희도 그런 그녀가 밉지는 않아서 자주 함께 다녔다. 그리고 고등학교로 함께 진학하게 되었지만, 천왕고교에서도 천재로 불리면서 늘 전교 톱 랭크의 성적을 거두며 결국 얼마 전의 선거에서 전교 부회장의 자리에 오른 유나와는 달리, 연희가 갑자기 불량한 선배들과 몰려다니며 탈선을 해 버리면서 둘의 사이가 조금씩 조금씩 멀어졌었다.
“멋지니까! 나 꽤 잘 어울리지 않아?”
“뭐, 뭐...?”
그러나 ‘멋진’ 연희를 동경한다는 유나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모범생인 자신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있는 폭주족 소녀 연희를, 아직도 멋있다고 하면서 그녀를 동경하고 있던 유나였다.
“연희 너도 이렇게 섹시하게 입고 다니잖아. 나도 이제부터는 말 뿐이 아니라 정말로 너처럼 멋지게 하고 다니겠다고 다짐했어!”
사실 그동안 연희는 고의적으로 유나를 멀리했다. 소위 ‘범생이’라고 불리는 쪽의 유나와는 코드가 맞지도 않았을 뿐더러, 학교 선생님들 전체의 신임을 받고 있는 그녀에게는 자신과 같은 폭주족 친구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그런 미묘한 감정 때문이었다.
“무리하지 마. 이런 거......너하곤 안 어울려.”
“왜 안 어울려? 나 이래 뵈도 꽤 롱다리다? 가슴도 절대 작은 편은 아니야. 어때, 만져보고 싶지 않아?”
유나는 요염하게 자신의 발목부터 무릎을 지나 허벅지를 타고 치마 안으로 쑥 손으로 훑었다. 그리고 가슴을 모아, 그 사이에 계속을 만들어 보여 주었다. 확실히 그녀는 큰 키는 아니었지만, 그에 비해서 볼륨은 잘 잡혀 있었다. 군살하나 없이 쭉쭉 뻗은 연희와는 달리 조금 살이 붙어 곡선이 부드러운 편이었다.
“...바보. 그러니까 저런 쓰레기가 들러붙는 거라니까! 이런 차림은 너한테 안 어울려.”
“......”
한창 들떠서 자랑하듯이 말하던 유나의 목소리가 갑자기, 일순간에 사그라들었다. 갑작스런 침묵에 연희는 약간 당황하였고, 자신의 말투가 너무 거칠었던가 하고 곰곰이 되짚었다.
“......왜?”
그리고 잠시 후, 침묵을 조용히 적시며 유나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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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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