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달밤의 기억>
9월의 서늘한 밤이었다. 나와 그는 야간 경계근무를 위해 단 둘이 초소에 서 있었다. 멀리서 들리는 풀벌레 소리 이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한 밤이었다. 한 동안 침묵이 이어지다 그가 문득 입을 열었다.
“김일병...”
“예...?”
“요새 많이 힘들지?”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괜찮아. 나에게는 말해도 돼. 나 어저께 봤어. 김일병이 박상병에게 혼나고 남몰래 흐느끼고 있는 모습...”
“...”
“그때 너의 축 처진 어깨가 너무 안쓰러워 보였어.”
“지금은 괜찮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외였다. 평소에 항상 차갑고 무뚝뚝하게만 느껴지던 그의 목소리가 오늘 밤에는 웬지 모르게 따뜻하게 내 마음을 파고들고 있었다. 내가 고개를 돌리자 그는 나를 향해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도 괜찮아. 김일병은 내게 동생과 같은 존재니까.”
“그... 그렇게까지...”
나는 문득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동생과 같다니... 항상 누구에게나 엄격하게 대하고 때로는 나 역시 심하게 혼내기도 했던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나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는 어느새 나에게서 시선을 돌린채 저 멀리 떠 있는 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의 어깨가 가늘게 떨리는 것을 보았다.
한 동안의 침묵. 지금 돌이켜보면 그 짧은 침묵의 순간이 내게는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었던 것 같다. 풀벌레가 스무 번째 울음을 토해냈을 때 나는 다시 그의 얼굴을 살짝 쳐다보았다. 달빛 아래 비친 그의 얼굴은 마치 석고 조각과도 같았다. 굳게 다문 입술, 날카로운 코, 그리고 저 멀리 달을 노려보듯 바라보는 눈. 그러나 그 눈은 웬지 모르게 살짝 젖어있는 듯 하였다. 입술은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부드럽게 떨리고 있었다. 그의 이러한 낯선 모습에 적지 않이 놀라고 있던 중 그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김일병... 아니 김찬혁...”
“...예?!”
그는 조근한 한숨을 토해냈다.
“나 사실... 너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어. 선임과 후임 사이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으로서...”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는 갑자기 몸을 돌리며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어두운 밤, 그의 두 눈빛이 그 어둠을 뚫고 나의 눈에 닿았다. 나는 순간 그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눈을 아래로 향하자, 그의 눈 밑에 무언가가 방울을 져 빛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순간이었다.
“찬혁아!”
그는 격한 한 마디 외침과 함께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의 팔목이 나의 목에 감기고, 그의 가슴이 나의 가슴에 닿는 순간, 그의 체온이 나의 피부에 닿아 나의 피를 뜨겁게 하고, 그의 심장 소리가 나의 가슴에 울려퍼지는 순간... 나는 온 몸을 휘감는 알 수 없는 느낌에 몸을 떨었다.
“찬혁아! 나...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너를 사랑해. 너를 가지고 싶어. 너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
그는 격한 숨을 토해내며 말을 이어나갔다. 내 어깨에 닿은 그의 손이 격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그 떨림을 이어가듯 가늘게 맥놀이하고 있었다.
나의 머릿 속에는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만 내 가슴 속에 알 수 없는 따뜻함과 희열이 차올라, 나의 목을 타오르고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다. 평생 처음 느껴보는 감정... 놀랍고 가슴 떨리면서 뿌듯함에 심장이 터질듯한 그 감정... 나는 그 감정에 사로잡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내가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을 때, 그의 입술이 가볍게 나의 목덜미를 스쳐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 찰나의 전율이 채 지나가기도 전에 그의 입술이 다시 한 번 나의 목덜미를 타고 흘러갔다. 이번에는 조금 더 강하게... 그리고 어느새 그의 혀가 이미 입술이 한 번 ?어 내려간 그 곳에 다시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는 온 몸을 엄습해오는 전율감에 나도 모르게 그의 어깨를 꼭 붙잡았다.
그는 이제 거칠 것이 없었다. 그의 입술, 그의 혀는 나의 목덜미를 유린하고, 어느새 나의 어깨를 향해 거침없이 진군하고 있었다. 그 위세 앞에 나의 방어는 무력했고, 어느새 나는 그의 혀 끝에 나의 몸을 맡긴 채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알 수 없는 짜릿함을 향유하고 있었다. 그의 손이 나의 가슴팍을 더듬고 등을 따라 흘러내리며, 허리 아래의 산을 점령했을 때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아아...”
나의 외마디 신음소리에 호응이라도 하듯이, 그는 한 손으로 나의 것을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마치 함락된 성에서 가장 깊숙이 숨겨진 보물창고를 찾듯이, 그의 손길은 나의 온 몸을 지나, 이제 나의 가장 은밀한 곳을 갈망하고 있었다. 그의 손등이 한 번 스쳐 지나갈 때마다, 그의 손가락이 한 번 흘러갈 때마다 나는 알 수 없는 쾌감의 덩굴이 나를 휘감고, 조여들며, 나의 살을 찢고 뼈를 바스러트리는 것을 느꼈다. 그 가운데 저 멀리서 울려퍼지는 새벽의 종소리와 같이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 이제... 너에게 솔직해지고 싶어...”
그의 손길은 어느새 허리띠를 벗겨내고 내 은밀한 곳을 감추던 단추들을 풀어헤치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머릿속 한 구석에 남아있던 최후의 이성이 마지막 반항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 이러시면... 안 됩니다...”
“괜찮아. 나에게 맡겨주면 돼...”
순간 서늘한 밤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이 내 몸을 스쳐가는 느낌이 들 때, 나는 어느새 나의 은밀한 부분이 서늘한 밤 공기에 드러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 서늘함은 오래 가지 않았다. 무언가가 나의 은밀한 부분을 꼭 감싸고, 서늘한 밤 공기에 잠깐이나마 유린당한 나의 남성을 따뜻하고 촉촉한 감촉으로 위로하고 있었다.
나는 놀라움에 아래를 바라보았다. 그의 검은 머리가 마치 산들바람에 휘날리듯 부드럽게 움직이고 있는 광경이 내 눈에 비쳤다.
“아... 안... 돼...”
그는 들릴 듯 말 듯 작은, 그러나 거친 숨소리를 내며 나의 은밀한 부분을 그의 입술과 그의 혀로 감싸 안고 있었다. 그의 입술이 움직이고, 그의 혀가 나의 그 곳을 애무하고, 그의 타액이 어느새 나의 남성이 내보내는 흥분의 감성과 뒤섞이며, 나는 마지막까지 붙잡고있던 저항의 끈을 놓아버렸다.
“아아...”
나의 외마디 신음에 그는 용기를 얻은 듯 보다 깊숙이 나의 남성을 그 뜨거운 동굴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의 머리가 점점 격하게 움직이고, 그의 입술이 더 강하게 나의 그것을 조여들며, 그의 혀는 나의 가장 부끄러운 부분을 사정없이 핥고 있었다. 나는 허리춤으로부터 나의 남성이 그 분출을 준비하고 있음을 느꼈다.
“더... 더 이상은...”
마치 놀리듯 그는 더욱 격하게 나의 남성을 유린했다. 그 순간 나는 마치 활화산처럼 나의 것을 토해내고 말았다.
“아... 음...”
그는 나의 격렬한 분출에 무한한 기쁨을 느끼는 듯 했다. 그는 나의 그것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겠다는 듯이 그의 깊은 목구멍으로 넘기고 있었다.
“음... 읍... 읍...”
그의 목구멍으로 나의 그것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면서도 그의 혀는 나의 남성 끝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있었다. 마치 단 한 방울도 남성의 깊은 호수 속에 머무르도록 남겨두지 않겠다는 듯이. 혀가 아쉬운 듯 부드럽게 나의 남성을 마지막으로 애무하고, 입술이 그 순간의 죄책감을 씻어내듯 스쳐지나간 후, 그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촉촉이 젖어있었다. 나는 그 순간 나의 눈 역시 그와 마찬가지로 젖어있음을 깨달았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지금의 쾌감, 지금의 황홀함이 사라지기 전에 그를 사랑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 차올랐다.
“찬혁아...”
“가만히 계세요. 이제는...”
나는 그의 어깨를 꽉 부여잡았다. 그리고 스스로가 복수심에 불타는 패장이라도 된 양, 나의 손길로 그의 온 몸을 격렬하게 유린해나갔다. 나의 입술은 그의 가슴팍을 지나 배꼽을 점령하고, 그의 남성을 향해 진군하고 있었다.
“아... 찬혁아... 너도...”
그의 외마디 외침을 나는 격한 목소리로 되받아쳤다.
“이제는 제 차례에요.”
나는 그가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부드러운 손길로 그의 남성을 가리고 있는 세상의 틀을 벗겨내고 싶지 않았다. 대신 나는 격하고 강한 손길로 그 껍질을 부수고, 비밀스럽게 숨어있는 그의 남성을 끌어내고자 했다. 나는 그 순간 그가 그의 은밀한 부분을 가리고 있던 바지 단추 중 몇 개를 잃어버렸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아아...”
그의 신음소리는 나의 열정을 더욱 채찍질하였다. 순식간에 나는 그의 남성을 가리고 있던 마지막 천 조각을 끌어내렸다. 나의 한 손은 탄탄하게 다져진 그의 엉덩이를 움켜쥐었고, 다른 한 손은 역시 단단하게 긴장한 그의 허벅지를 끌어안았다.
“찬혁아... 하... 하아...”
나는 단단하게 굳어진 그의 은밀한 부분을 잠시 바라보았다. 바위산처럼 솟아오른 그것의 끝에 달빛이 반사되어 빛나고 있었다. 나는 입술을 벌리고 천천히 그 산 꼭대기로 다가갔다. 그리고 일말의 두려움, 그리고 넘쳐오르는 환희로 나는 그것을 나의 벌려진 입술 사이로 집어넣었다. (어머나!!! ㅇㅂㅇ!!! <- 작가 주)
그것은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그러면서 따뜻하게 내 입 속을 채웠다. 그것은 내게 너무나도 뜨겁게 느껴졌다, 그 뜨거움은 내 마음속 깊이 잠자고 있던 환희를 깨우고, 그것으로 나의 온 몸을 채워나갔다. 내 입 속에 그의 남성이 차오르는 동시에 나의 몸 역시 전에는 알지 못했던 뿌듯함과 기쁨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아... 아응...”
그는 마치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한 마리의 새끼 고양이처럼 격한 숨소리를 토해냈다. 나는 그 숨소리를 멈추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를 더욱 애태우고, 더욱 짓궂게 괴롭히고 싶었다. 나의 입술과 나의 혀가 그를 괴롭히는 가죽 채찍이 될 것이었다. 나는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나중에는 인정사정 없이 격렬하게 나의 혀를 움직여 그의 은밀한 부위를 애무했다. 이제 두려움은 없었다. 나의 입술은 때로는 마치 그를 지배하려는 듯 강하게, 때로는 그의 마음을 위로하려는 듯 부드럽게 그의 남성을 어루만졌다.
“하아... 하아...”
이제는 나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나는 혀 끝으로 그의 산봉우리를 미친 듯이 유린하는 동시에 어느 때보다도 격렬하게 나의 머리를 움직였다. 꼭 쥔 그의 엉덩이가 가볍게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가 외마디 탄성을 내질렀을 때, 나의 입 안에는 그가 내뿜은 욕정의 액체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날 것의 냄새가 났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시장에 갔을 때 느낄 수 있었던 그러한 날 것의 냄새가 내 입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나의 혀 위에서 매끄러운 점액질의 날것이 차올랐다. 그것은 나의 혀를 지나 입 속 깊은 곳에 위치한 동굴 속으로 흘러갔다. 나는 그 자연스러운 강의 흐름을 막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 강이 더 거친 물결을 이루며 바다로 흘러가기를 원했다. 날것은 하구를 지나 바다로 흘러들어갔다.
“찬혁아... 그러지 않아도...”
그는 나를 걱정하듯 다정하게, 그러나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러나 나는 그의 그러한 배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 그의 배려는 나를 분노케 했다. 나는 그에게 반항이라도 하듯이 내 입속을 흐르는 그의 남성을 격렬하게 삼켜냈다. 당신이 나에게 한 것처럼 나도 당신에게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아니 내가 더 많은 것을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폭풍이 지나가고 잠깐의 고요가 찾아왔다.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았다. 그와 나의 눈이 마주쳤고, 우리는 서로 가벼운 신음소리를 공유했다. 그의 입술이 조용히 떨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눈을 감았다. 서로의 입술이 가볍게 스치고 지나갔다. 눈을 떴을 때 나를 너무나도 다정하게 바라보던 촉촉한 그의 눈빛을 나는 아직 잊지 못한다.
하늘에는 달이 떠 있었다. 달이 그와 나를 고요히 비추고 있었다.
9월의 서늘한 밤이었다. 나와 그는 야간 경계근무를 위해 단 둘이 초소에 서 있었다. 멀리서 들리는 풀벌레 소리 이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한 밤이었다. 한 동안 침묵이 이어지다 그가 문득 입을 열었다.
“김일병...”
“예...?”
“요새 많이 힘들지?”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괜찮아. 나에게는 말해도 돼. 나 어저께 봤어. 김일병이 박상병에게 혼나고 남몰래 흐느끼고 있는 모습...”
“...”
“그때 너의 축 처진 어깨가 너무 안쓰러워 보였어.”
“지금은 괜찮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외였다. 평소에 항상 차갑고 무뚝뚝하게만 느껴지던 그의 목소리가 오늘 밤에는 웬지 모르게 따뜻하게 내 마음을 파고들고 있었다. 내가 고개를 돌리자 그는 나를 향해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도 괜찮아. 김일병은 내게 동생과 같은 존재니까.”
“그... 그렇게까지...”
나는 문득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동생과 같다니... 항상 누구에게나 엄격하게 대하고 때로는 나 역시 심하게 혼내기도 했던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나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는 어느새 나에게서 시선을 돌린채 저 멀리 떠 있는 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의 어깨가 가늘게 떨리는 것을 보았다.
한 동안의 침묵. 지금 돌이켜보면 그 짧은 침묵의 순간이 내게는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었던 것 같다. 풀벌레가 스무 번째 울음을 토해냈을 때 나는 다시 그의 얼굴을 살짝 쳐다보았다. 달빛 아래 비친 그의 얼굴은 마치 석고 조각과도 같았다. 굳게 다문 입술, 날카로운 코, 그리고 저 멀리 달을 노려보듯 바라보는 눈. 그러나 그 눈은 웬지 모르게 살짝 젖어있는 듯 하였다. 입술은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부드럽게 떨리고 있었다. 그의 이러한 낯선 모습에 적지 않이 놀라고 있던 중 그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김일병... 아니 김찬혁...”
“...예?!”
그는 조근한 한숨을 토해냈다.
“나 사실... 너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어. 선임과 후임 사이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으로서...”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는 갑자기 몸을 돌리며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어두운 밤, 그의 두 눈빛이 그 어둠을 뚫고 나의 눈에 닿았다. 나는 순간 그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눈을 아래로 향하자, 그의 눈 밑에 무언가가 방울을 져 빛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순간이었다.
“찬혁아!”
그는 격한 한 마디 외침과 함께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의 팔목이 나의 목에 감기고, 그의 가슴이 나의 가슴에 닿는 순간, 그의 체온이 나의 피부에 닿아 나의 피를 뜨겁게 하고, 그의 심장 소리가 나의 가슴에 울려퍼지는 순간... 나는 온 몸을 휘감는 알 수 없는 느낌에 몸을 떨었다.
“찬혁아! 나...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너를 사랑해. 너를 가지고 싶어. 너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
그는 격한 숨을 토해내며 말을 이어나갔다. 내 어깨에 닿은 그의 손이 격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그 떨림을 이어가듯 가늘게 맥놀이하고 있었다.
나의 머릿 속에는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만 내 가슴 속에 알 수 없는 따뜻함과 희열이 차올라, 나의 목을 타오르고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다. 평생 처음 느껴보는 감정... 놀랍고 가슴 떨리면서 뿌듯함에 심장이 터질듯한 그 감정... 나는 그 감정에 사로잡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내가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을 때, 그의 입술이 가볍게 나의 목덜미를 스쳐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 찰나의 전율이 채 지나가기도 전에 그의 입술이 다시 한 번 나의 목덜미를 타고 흘러갔다. 이번에는 조금 더 강하게... 그리고 어느새 그의 혀가 이미 입술이 한 번 ?어 내려간 그 곳에 다시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는 온 몸을 엄습해오는 전율감에 나도 모르게 그의 어깨를 꼭 붙잡았다.
그는 이제 거칠 것이 없었다. 그의 입술, 그의 혀는 나의 목덜미를 유린하고, 어느새 나의 어깨를 향해 거침없이 진군하고 있었다. 그 위세 앞에 나의 방어는 무력했고, 어느새 나는 그의 혀 끝에 나의 몸을 맡긴 채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알 수 없는 짜릿함을 향유하고 있었다. 그의 손이 나의 가슴팍을 더듬고 등을 따라 흘러내리며, 허리 아래의 산을 점령했을 때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아아...”
나의 외마디 신음소리에 호응이라도 하듯이, 그는 한 손으로 나의 것을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마치 함락된 성에서 가장 깊숙이 숨겨진 보물창고를 찾듯이, 그의 손길은 나의 온 몸을 지나, 이제 나의 가장 은밀한 곳을 갈망하고 있었다. 그의 손등이 한 번 스쳐 지나갈 때마다, 그의 손가락이 한 번 흘러갈 때마다 나는 알 수 없는 쾌감의 덩굴이 나를 휘감고, 조여들며, 나의 살을 찢고 뼈를 바스러트리는 것을 느꼈다. 그 가운데 저 멀리서 울려퍼지는 새벽의 종소리와 같이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 이제... 너에게 솔직해지고 싶어...”
그의 손길은 어느새 허리띠를 벗겨내고 내 은밀한 곳을 감추던 단추들을 풀어헤치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머릿속 한 구석에 남아있던 최후의 이성이 마지막 반항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 이러시면... 안 됩니다...”
“괜찮아. 나에게 맡겨주면 돼...”
순간 서늘한 밤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이 내 몸을 스쳐가는 느낌이 들 때, 나는 어느새 나의 은밀한 부분이 서늘한 밤 공기에 드러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 서늘함은 오래 가지 않았다. 무언가가 나의 은밀한 부분을 꼭 감싸고, 서늘한 밤 공기에 잠깐이나마 유린당한 나의 남성을 따뜻하고 촉촉한 감촉으로 위로하고 있었다.
나는 놀라움에 아래를 바라보았다. 그의 검은 머리가 마치 산들바람에 휘날리듯 부드럽게 움직이고 있는 광경이 내 눈에 비쳤다.
“아... 안... 돼...”
그는 들릴 듯 말 듯 작은, 그러나 거친 숨소리를 내며 나의 은밀한 부분을 그의 입술과 그의 혀로 감싸 안고 있었다. 그의 입술이 움직이고, 그의 혀가 나의 그 곳을 애무하고, 그의 타액이 어느새 나의 남성이 내보내는 흥분의 감성과 뒤섞이며, 나는 마지막까지 붙잡고있던 저항의 끈을 놓아버렸다.
“아아...”
나의 외마디 신음에 그는 용기를 얻은 듯 보다 깊숙이 나의 남성을 그 뜨거운 동굴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의 머리가 점점 격하게 움직이고, 그의 입술이 더 강하게 나의 그것을 조여들며, 그의 혀는 나의 가장 부끄러운 부분을 사정없이 핥고 있었다. 나는 허리춤으로부터 나의 남성이 그 분출을 준비하고 있음을 느꼈다.
“더... 더 이상은...”
마치 놀리듯 그는 더욱 격하게 나의 남성을 유린했다. 그 순간 나는 마치 활화산처럼 나의 것을 토해내고 말았다.
“아... 음...”
그는 나의 격렬한 분출에 무한한 기쁨을 느끼는 듯 했다. 그는 나의 그것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겠다는 듯이 그의 깊은 목구멍으로 넘기고 있었다.
“음... 읍... 읍...”
그의 목구멍으로 나의 그것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면서도 그의 혀는 나의 남성 끝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있었다. 마치 단 한 방울도 남성의 깊은 호수 속에 머무르도록 남겨두지 않겠다는 듯이. 혀가 아쉬운 듯 부드럽게 나의 남성을 마지막으로 애무하고, 입술이 그 순간의 죄책감을 씻어내듯 스쳐지나간 후, 그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촉촉이 젖어있었다. 나는 그 순간 나의 눈 역시 그와 마찬가지로 젖어있음을 깨달았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지금의 쾌감, 지금의 황홀함이 사라지기 전에 그를 사랑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 차올랐다.
“찬혁아...”
“가만히 계세요. 이제는...”
나는 그의 어깨를 꽉 부여잡았다. 그리고 스스로가 복수심에 불타는 패장이라도 된 양, 나의 손길로 그의 온 몸을 격렬하게 유린해나갔다. 나의 입술은 그의 가슴팍을 지나 배꼽을 점령하고, 그의 남성을 향해 진군하고 있었다.
“아... 찬혁아... 너도...”
그의 외마디 외침을 나는 격한 목소리로 되받아쳤다.
“이제는 제 차례에요.”
나는 그가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부드러운 손길로 그의 남성을 가리고 있는 세상의 틀을 벗겨내고 싶지 않았다. 대신 나는 격하고 강한 손길로 그 껍질을 부수고, 비밀스럽게 숨어있는 그의 남성을 끌어내고자 했다. 나는 그 순간 그가 그의 은밀한 부분을 가리고 있던 바지 단추 중 몇 개를 잃어버렸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아아...”
그의 신음소리는 나의 열정을 더욱 채찍질하였다. 순식간에 나는 그의 남성을 가리고 있던 마지막 천 조각을 끌어내렸다. 나의 한 손은 탄탄하게 다져진 그의 엉덩이를 움켜쥐었고, 다른 한 손은 역시 단단하게 긴장한 그의 허벅지를 끌어안았다.
“찬혁아... 하... 하아...”
나는 단단하게 굳어진 그의 은밀한 부분을 잠시 바라보았다. 바위산처럼 솟아오른 그것의 끝에 달빛이 반사되어 빛나고 있었다. 나는 입술을 벌리고 천천히 그 산 꼭대기로 다가갔다. 그리고 일말의 두려움, 그리고 넘쳐오르는 환희로 나는 그것을 나의 벌려진 입술 사이로 집어넣었다. (어머나!!! ㅇㅂㅇ!!! <- 작가 주)
그것은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그러면서 따뜻하게 내 입 속을 채웠다. 그것은 내게 너무나도 뜨겁게 느껴졌다, 그 뜨거움은 내 마음속 깊이 잠자고 있던 환희를 깨우고, 그것으로 나의 온 몸을 채워나갔다. 내 입 속에 그의 남성이 차오르는 동시에 나의 몸 역시 전에는 알지 못했던 뿌듯함과 기쁨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아... 아응...”
그는 마치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한 마리의 새끼 고양이처럼 격한 숨소리를 토해냈다. 나는 그 숨소리를 멈추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를 더욱 애태우고, 더욱 짓궂게 괴롭히고 싶었다. 나의 입술과 나의 혀가 그를 괴롭히는 가죽 채찍이 될 것이었다. 나는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나중에는 인정사정 없이 격렬하게 나의 혀를 움직여 그의 은밀한 부위를 애무했다. 이제 두려움은 없었다. 나의 입술은 때로는 마치 그를 지배하려는 듯 강하게, 때로는 그의 마음을 위로하려는 듯 부드럽게 그의 남성을 어루만졌다.
“하아... 하아...”
이제는 나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나는 혀 끝으로 그의 산봉우리를 미친 듯이 유린하는 동시에 어느 때보다도 격렬하게 나의 머리를 움직였다. 꼭 쥔 그의 엉덩이가 가볍게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가 외마디 탄성을 내질렀을 때, 나의 입 안에는 그가 내뿜은 욕정의 액체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날 것의 냄새가 났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시장에 갔을 때 느낄 수 있었던 그러한 날 것의 냄새가 내 입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나의 혀 위에서 매끄러운 점액질의 날것이 차올랐다. 그것은 나의 혀를 지나 입 속 깊은 곳에 위치한 동굴 속으로 흘러갔다. 나는 그 자연스러운 강의 흐름을 막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 강이 더 거친 물결을 이루며 바다로 흘러가기를 원했다. 날것은 하구를 지나 바다로 흘러들어갔다.
“찬혁아... 그러지 않아도...”
그는 나를 걱정하듯 다정하게, 그러나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러나 나는 그의 그러한 배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 그의 배려는 나를 분노케 했다. 나는 그에게 반항이라도 하듯이 내 입속을 흐르는 그의 남성을 격렬하게 삼켜냈다. 당신이 나에게 한 것처럼 나도 당신에게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아니 내가 더 많은 것을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폭풍이 지나가고 잠깐의 고요가 찾아왔다.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았다. 그와 나의 눈이 마주쳤고, 우리는 서로 가벼운 신음소리를 공유했다. 그의 입술이 조용히 떨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눈을 감았다. 서로의 입술이 가볍게 스치고 지나갔다. 눈을 떴을 때 나를 너무나도 다정하게 바라보던 촉촉한 그의 눈빛을 나는 아직 잊지 못한다.
하늘에는 달이 떠 있었다. 달이 그와 나를 고요히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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