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왕 외전 - 이현욱
1.
고급 요정의 커다란 방안에 나와 성태만 앉아 있다. 조용히 식사를 하는 성태의 모습을 보니 제법 계집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모를 보고 예전부터 어울릴 것이라 생각하기는 했지만 이만큼이나 자연스럽고 색기 넘치는 모습에는 웃음이 나왔다. 나의 웃음을 눈치챈 성태가 나를 조금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고딕 로리타 풍인가 뭔가하는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요정에 어울릴 만한 복장은 아니라 더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내 가랑이 사이에 꿈틀거리는 느낌에 웃음이 나왔다. 성욕은 다 사라진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식사를 하고있는 성태의 쪽으로 물컵을 집어던지자 요란한 소리가 나며 접시가 사방으로 튀었다.
“벌려라.”
그날 내 사무실에서 내 며늘아이와 섹스를 시킨 뒤 성태를 강간했다. 끝까지 반항심과 건방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며 기나 좀 죽여줄 생각이었는데 생각지도 않은 맛에 기분이 좋아졌다. 몇번이나 뒤를 범하며 끝끝내 건방진 얼굴에서 눈물을 뽑아 내었다. 쾌감이 하늘을 찔렀다.
성태는 나의 명령에 탁자를 조금 밀어낸 뒤 바닥에 누웠다. 멍청한 놈은 아니었기에 저항해봤자 소용없다는 사실은 깨달았을 터였다. 다음을 바라는 내 눈짓을 보자 스커트를 양손으로 들어올렸다. 검은 레이스 팬티와 카터벨트로 이어진 검은 스타킹이 눈에 들어왔다. 부풀어 오른 녀석의 팬티를 보며 성태가 남자라는 자각을 했다. 이따금 그 사실을 잊어버리는 나 자신에게 어이없어하며 너털 웃음을 터트렸다.
내 몸은 나신이었다. 인간의 몸뚱이로 살아간지 육십을 조금 더 넘긴터라 볼품없는 꼴이었다. 배는 툭 튀어나오고 살은 처졌다. 자지도 건강하다고 말하기는 힘든 꼴이지만 꼿꼿하게 일어는 나 있었다. 더러운 발로 성태의 자지를 밟자 가련하게 떨리는 그의 몸이 느껴졌다. 건방진 꼬마의 프라이드를 부숴가는 것은 재밌지만, 사그라들지는 않도록 조절은 했다. 이런 재밌는 물건을 부술 수는 없지 않은가.
몸을 숙여 팬티를 잡아당기자 성태의 다리가 하늘로 뻣어졌다. 늘씬한 다리를 따라 끝까지 팬티를 벗겨냈다. 뚜둑거리며 스타킹과 팬티를 잇고있던 끝이 뜯어졌다. 그의 자지를 만지며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
“남색은 경험이 있을텐데?”
굴욕을 숨기지 못하고 몸을 떠는 성태를 보며 웃음을 지었다. 기본적으로 뭐든 자신의 주도 하에 일이 진행되어야하는 치기 어린 소년이었다. 남색을 즐길 때도 있다지만 이렇게 찍어눌러진 상태에서는 경험이 나를 제외하고는 전무할 터였다. 손으로 흔들던 성태의 자지가 허공에 정액을 뿌렸다. 굴욕이 뭍어난 쾌감 때문에 성태의 얼굴은 흐트러졌다. 나는 허공을 향해 쭉 뻗어진 다리의 발목을 양손으로 잡고 자지를 그의 항문에 집어 넣었다.
“좋군.”
짧은 평을 내리며 나는 허리를 흔들었다. 성태의 호흡이 거칠어졌지만 신음은 참아내고 있었다. 지배받는 종류의 쾌감은 그에게 익숙한 것이 아니다. 내가 몸을 숙이자 내 손에 잡혀있던 그의 다리도 자연스럽게 접혔다. 몸은 접히고, 상체는 더러운 노인의 것과 포개진 굴욕적인 꼴로 성태의 엉덩이는 내 자지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안...돼…”
결국 소년의 입에서 단어가 튀어나왔다. 정복감을 느끼며 허리를 더 빠르게 휘둘렀다.
“으흑… 안… 돼…”
허리를 놀리며 몸이 밀착 될 때마다 다시 일어선 소년의 자지가 닿이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껏 경험해본 어떤 구멍보다 기분 좋은 것을 사용하다보니, 문득 창조신을 범했다면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지 생각했다. 욕구가 솟아올랐다. 당장 이 소년을 모조리 부서버리고 싶었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얼마나 큰 쾌감이 느껴질까. 안돼지, 안돼. 부수고 나면 더 즐길 수가 없지않은가. 이 아이가 가진 색기는 이따금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말해라, 솔찍한 속마음을 모두.”
힘을 사용해 명령을 내렸다. 본디 힘겨루기라는 것은 비슷해야 가능한 것이다. 평소라도 나를 감당할 수 없는 성태인데 이런 상태에서 나에게 저항한다는 건 무리였다.
“기분… 좋습니다. 이대로 영원히… 지배 받고 싶을 만큼...”
정신이 날아가버린 성태는 자신이 말을 쏟아내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그러면 지배 받으면 될 것이 아닌가.”
“안돼… 나는… 왕이 될… 거야… 왕을 죽이고… 새로운… 왕이… 아흣.”
“그럴 방법이 있는가.”
“나의… 승리를… 확신… 으윽! 확신… 합니다…”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성태의 마음을 모조리 탐색해 어떤 계획을 꾸미는 지 알고싶은 마음을 억눌렀다. 그것은 나중을 위한 깜짝 선물로 남겨두기로 했다. 나의 허리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정액을 그의 항문에 토해내자 성태의 입에서 계집의 그것이라 부를 수 있는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으흑… 좋아… 좋아! 너무… 으윽… 좋아!”
서로의 떨림이 멎을 때까지 자지를 집어넣은 채 몸을 밀착시키고 있었다. 호흡이 진정될 때쯤 성태는 정신을 차리며 핫하고 짧게 공기 소리를 뱉았다. 나를 보는 시선에 수많은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불안, 공포, 굴욕감, 그러면서도 피어오르는 투지, 어떤 종류의 확신. 그리고 그 모든 감정으로 스스로를 속이려 하지만 결국 깨닫게 되는 쾌감과 복종심. 마지막 두 감정을 깨닫지 못할만큼 성태가 영리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몸을 일으켰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생각해봐야 의미없다.
내가 등을 기대고 앉자 성태는 물수건으로 나의 자지를 닦기 시작했다. 표면적인 순종이었지만 나는 만족했다. 자신의 역심을 스스로의 입으로 다 실토했다는 것을 알면 어떨까 상상하며 웃음을 흘렸다. 나의 웃음 소리를 들은 성태의 얼굴에 미묘하게 굴욕의 표정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어린 나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능숙한 관리였지만 소용없는 노릇이다.
“인정해야 할 부분은 인정하는게 좋은 법이지.”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성태는 말없이 자지를 다 닦아내고 사람을 불러 상을 모두 치웠다. 나는 여전이 헐벗고 있었지만, 이 요정의 사람은 모두 내 것이었기에 아무런 일도 없었다. 금방 조그만 다과상이 들어왔다. 나는 벽에 기댄 상체를 일으며 차를 마셨다. 성태는 나의 맞은편으로 가 조용히 다과를 집어먹었다.
내가 한 말의 의미를 모를리가 없었다. 영민한 놈이다. 그리고 사고의 전환도 빠르다. 성태는 자신이 느낀 쾌감과 복종심을 인정했다. 급류보다도 빠르게 변화하는 놈의 마음을 즐겁게 감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야욕을 꺼트리지 않는 것이 놈의 매력이었다.
“사랑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군.”
교활하고 모두의 위에 서고 싶어하는 치기어린 영혼을. 단순히 색기어린 몸둥이뿐만이 아니라 박성태라는 인간을. 나는 스스로 어이가 없었다. 인간 따위에게? 성태도 어이없다는 표정을 조금 드러내며 나를 바라보았다.
“이런 게 사랑입니까?”
“악마와 인간의 방식이 같을 거라 생각했나.”
그렇게 말하면서도 스스로 의구심이 들었다. 악마와 인간은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할까?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애초에 악마고 천사고, 수컷이라고는 나 뿐이지않은가. 아, 물론 박찬영이 있지만 제외하고.
“너를 계집으로 만들어서…”
“예…?”
“배를 불려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군. 내 자식을 낳게하고, 젖을 물리는 꼴도 볼만하겠어.”
“그런게 가능합니까? 남자를 여자로.”
공포를 담은 표정으로 성태가 말했다. 표정은 대체로 미묘하게 감정을 드러냈기에 발굴하는 재미가 있는 얼굴이었다.
“내 씨앗에서 나온 것들이 시간을 조종하고 미래를 원하는 대로 만든다. 내 씨앗에서 나오지 않은 네 녀석도 인간의 마음을 조종하고… 나 스스로 그 정도 힘도 없을 줄 알았나.”
“지금은 인간이시지 않습니까?”
“육체는 별 의미가 없어. 원한다면 얼마든지 다시 악마가 될 수도 있고.”
담배를 재떨이에 비볐다. 몇 모금 빨지도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정 밖의 풍경을 바라보니 제법 운치가 있었다. 물이 흐르는 곳에 대나무관이 있었는데 어느정도 물을 받으면 대나무가 기울어지며 반대쪽으로 물을 토해내는 것이었다. 이름은 모른다. 보기는 많이 봤지만. 연못이 있고 돈을 제법 들였을 나무들이 심겨있었다.
“바깥도 괜찮겠군.”
내가 중얼거리자 성태가 몸을 일으켜 바깥으로 나갔다. 힐을 신은 그가 우아하게 걸어갔다. 저 힐 이름이 뭐라고 그랬는데 기억이 없다. 옷 이름 따위 알아서 무얼하리.
나가는 성태를 보며 다른 계집을 안을 수 있을지 생각했다. 무리임을 인정했다. 이미 최고의 것을 맛보았기 때문에 다른 것이 기대에 찰리가 없었다. 나는 몸을 일으켜 나의 책사를 따라 이동했다.
성태가 나무 하나를 집으며 엉덩이를 뒤로 뺐다. 그의 치마를 들어올리고 이제는 감출 천쪼가리 하나 없는 엉덩이를 감상했다. 늙고 추한 몸뚱이로 그의 뒤를 찔렀다. 알몸으로 요정의 정원에서 섹스를 하는 것도 제법 재미난 일이었다.
이제 성태는 자신을 덮쳐오는 쾌락을 거부하지 않았다. 이따금 나를 돌아보며 고혹적인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의 빠른 태도 변화에 어처구니가 없어졌지만 속내를 읽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곧 나를 죽이고 왕이 될테니, 이 새로운 쾌락을 그때까지 즐기겠다는 것일테지. 나는 웃으며 허리를 놀렸다.
그래 즐겨보거라. 과연 나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
작가의 말
짧막하게 하나 올립니다. 게이씬이라 따로 뺐어용.
이현욱의 시점으로 가끔 시간날 때 짧막하게 몇번 더 올라갈거에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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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요정의 커다란 방안에 나와 성태만 앉아 있다. 조용히 식사를 하는 성태의 모습을 보니 제법 계집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모를 보고 예전부터 어울릴 것이라 생각하기는 했지만 이만큼이나 자연스럽고 색기 넘치는 모습에는 웃음이 나왔다. 나의 웃음을 눈치챈 성태가 나를 조금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고딕 로리타 풍인가 뭔가하는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요정에 어울릴 만한 복장은 아니라 더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내 가랑이 사이에 꿈틀거리는 느낌에 웃음이 나왔다. 성욕은 다 사라진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식사를 하고있는 성태의 쪽으로 물컵을 집어던지자 요란한 소리가 나며 접시가 사방으로 튀었다.
“벌려라.”
그날 내 사무실에서 내 며늘아이와 섹스를 시킨 뒤 성태를 강간했다. 끝까지 반항심과 건방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며 기나 좀 죽여줄 생각이었는데 생각지도 않은 맛에 기분이 좋아졌다. 몇번이나 뒤를 범하며 끝끝내 건방진 얼굴에서 눈물을 뽑아 내었다. 쾌감이 하늘을 찔렀다.
성태는 나의 명령에 탁자를 조금 밀어낸 뒤 바닥에 누웠다. 멍청한 놈은 아니었기에 저항해봤자 소용없다는 사실은 깨달았을 터였다. 다음을 바라는 내 눈짓을 보자 스커트를 양손으로 들어올렸다. 검은 레이스 팬티와 카터벨트로 이어진 검은 스타킹이 눈에 들어왔다. 부풀어 오른 녀석의 팬티를 보며 성태가 남자라는 자각을 했다. 이따금 그 사실을 잊어버리는 나 자신에게 어이없어하며 너털 웃음을 터트렸다.
내 몸은 나신이었다. 인간의 몸뚱이로 살아간지 육십을 조금 더 넘긴터라 볼품없는 꼴이었다. 배는 툭 튀어나오고 살은 처졌다. 자지도 건강하다고 말하기는 힘든 꼴이지만 꼿꼿하게 일어는 나 있었다. 더러운 발로 성태의 자지를 밟자 가련하게 떨리는 그의 몸이 느껴졌다. 건방진 꼬마의 프라이드를 부숴가는 것은 재밌지만, 사그라들지는 않도록 조절은 했다. 이런 재밌는 물건을 부술 수는 없지 않은가.
몸을 숙여 팬티를 잡아당기자 성태의 다리가 하늘로 뻣어졌다. 늘씬한 다리를 따라 끝까지 팬티를 벗겨냈다. 뚜둑거리며 스타킹과 팬티를 잇고있던 끝이 뜯어졌다. 그의 자지를 만지며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
“남색은 경험이 있을텐데?”
굴욕을 숨기지 못하고 몸을 떠는 성태를 보며 웃음을 지었다. 기본적으로 뭐든 자신의 주도 하에 일이 진행되어야하는 치기 어린 소년이었다. 남색을 즐길 때도 있다지만 이렇게 찍어눌러진 상태에서는 경험이 나를 제외하고는 전무할 터였다. 손으로 흔들던 성태의 자지가 허공에 정액을 뿌렸다. 굴욕이 뭍어난 쾌감 때문에 성태의 얼굴은 흐트러졌다. 나는 허공을 향해 쭉 뻗어진 다리의 발목을 양손으로 잡고 자지를 그의 항문에 집어 넣었다.
“좋군.”
짧은 평을 내리며 나는 허리를 흔들었다. 성태의 호흡이 거칠어졌지만 신음은 참아내고 있었다. 지배받는 종류의 쾌감은 그에게 익숙한 것이 아니다. 내가 몸을 숙이자 내 손에 잡혀있던 그의 다리도 자연스럽게 접혔다. 몸은 접히고, 상체는 더러운 노인의 것과 포개진 굴욕적인 꼴로 성태의 엉덩이는 내 자지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안...돼…”
결국 소년의 입에서 단어가 튀어나왔다. 정복감을 느끼며 허리를 더 빠르게 휘둘렀다.
“으흑… 안… 돼…”
허리를 놀리며 몸이 밀착 될 때마다 다시 일어선 소년의 자지가 닿이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껏 경험해본 어떤 구멍보다 기분 좋은 것을 사용하다보니, 문득 창조신을 범했다면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지 생각했다. 욕구가 솟아올랐다. 당장 이 소년을 모조리 부서버리고 싶었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얼마나 큰 쾌감이 느껴질까. 안돼지, 안돼. 부수고 나면 더 즐길 수가 없지않은가. 이 아이가 가진 색기는 이따금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말해라, 솔찍한 속마음을 모두.”
힘을 사용해 명령을 내렸다. 본디 힘겨루기라는 것은 비슷해야 가능한 것이다. 평소라도 나를 감당할 수 없는 성태인데 이런 상태에서 나에게 저항한다는 건 무리였다.
“기분… 좋습니다. 이대로 영원히… 지배 받고 싶을 만큼...”
정신이 날아가버린 성태는 자신이 말을 쏟아내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그러면 지배 받으면 될 것이 아닌가.”
“안돼… 나는… 왕이 될… 거야… 왕을 죽이고… 새로운… 왕이… 아흣.”
“그럴 방법이 있는가.”
“나의… 승리를… 확신… 으윽! 확신… 합니다…”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성태의 마음을 모조리 탐색해 어떤 계획을 꾸미는 지 알고싶은 마음을 억눌렀다. 그것은 나중을 위한 깜짝 선물로 남겨두기로 했다. 나의 허리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정액을 그의 항문에 토해내자 성태의 입에서 계집의 그것이라 부를 수 있는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으흑… 좋아… 좋아! 너무… 으윽… 좋아!”
서로의 떨림이 멎을 때까지 자지를 집어넣은 채 몸을 밀착시키고 있었다. 호흡이 진정될 때쯤 성태는 정신을 차리며 핫하고 짧게 공기 소리를 뱉았다. 나를 보는 시선에 수많은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불안, 공포, 굴욕감, 그러면서도 피어오르는 투지, 어떤 종류의 확신. 그리고 그 모든 감정으로 스스로를 속이려 하지만 결국 깨닫게 되는 쾌감과 복종심. 마지막 두 감정을 깨닫지 못할만큼 성태가 영리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몸을 일으켰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생각해봐야 의미없다.
내가 등을 기대고 앉자 성태는 물수건으로 나의 자지를 닦기 시작했다. 표면적인 순종이었지만 나는 만족했다. 자신의 역심을 스스로의 입으로 다 실토했다는 것을 알면 어떨까 상상하며 웃음을 흘렸다. 나의 웃음 소리를 들은 성태의 얼굴에 미묘하게 굴욕의 표정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어린 나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능숙한 관리였지만 소용없는 노릇이다.
“인정해야 할 부분은 인정하는게 좋은 법이지.”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성태는 말없이 자지를 다 닦아내고 사람을 불러 상을 모두 치웠다. 나는 여전이 헐벗고 있었지만, 이 요정의 사람은 모두 내 것이었기에 아무런 일도 없었다. 금방 조그만 다과상이 들어왔다. 나는 벽에 기댄 상체를 일으며 차를 마셨다. 성태는 나의 맞은편으로 가 조용히 다과를 집어먹었다.
내가 한 말의 의미를 모를리가 없었다. 영민한 놈이다. 그리고 사고의 전환도 빠르다. 성태는 자신이 느낀 쾌감과 복종심을 인정했다. 급류보다도 빠르게 변화하는 놈의 마음을 즐겁게 감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야욕을 꺼트리지 않는 것이 놈의 매력이었다.
“사랑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군.”
교활하고 모두의 위에 서고 싶어하는 치기어린 영혼을. 단순히 색기어린 몸둥이뿐만이 아니라 박성태라는 인간을. 나는 스스로 어이가 없었다. 인간 따위에게? 성태도 어이없다는 표정을 조금 드러내며 나를 바라보았다.
“이런 게 사랑입니까?”
“악마와 인간의 방식이 같을 거라 생각했나.”
그렇게 말하면서도 스스로 의구심이 들었다. 악마와 인간은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할까?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애초에 악마고 천사고, 수컷이라고는 나 뿐이지않은가. 아, 물론 박찬영이 있지만 제외하고.
“너를 계집으로 만들어서…”
“예…?”
“배를 불려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군. 내 자식을 낳게하고, 젖을 물리는 꼴도 볼만하겠어.”
“그런게 가능합니까? 남자를 여자로.”
공포를 담은 표정으로 성태가 말했다. 표정은 대체로 미묘하게 감정을 드러냈기에 발굴하는 재미가 있는 얼굴이었다.
“내 씨앗에서 나온 것들이 시간을 조종하고 미래를 원하는 대로 만든다. 내 씨앗에서 나오지 않은 네 녀석도 인간의 마음을 조종하고… 나 스스로 그 정도 힘도 없을 줄 알았나.”
“지금은 인간이시지 않습니까?”
“육체는 별 의미가 없어. 원한다면 얼마든지 다시 악마가 될 수도 있고.”
담배를 재떨이에 비볐다. 몇 모금 빨지도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정 밖의 풍경을 바라보니 제법 운치가 있었다. 물이 흐르는 곳에 대나무관이 있었는데 어느정도 물을 받으면 대나무가 기울어지며 반대쪽으로 물을 토해내는 것이었다. 이름은 모른다. 보기는 많이 봤지만. 연못이 있고 돈을 제법 들였을 나무들이 심겨있었다.
“바깥도 괜찮겠군.”
내가 중얼거리자 성태가 몸을 일으켜 바깥으로 나갔다. 힐을 신은 그가 우아하게 걸어갔다. 저 힐 이름이 뭐라고 그랬는데 기억이 없다. 옷 이름 따위 알아서 무얼하리.
나가는 성태를 보며 다른 계집을 안을 수 있을지 생각했다. 무리임을 인정했다. 이미 최고의 것을 맛보았기 때문에 다른 것이 기대에 찰리가 없었다. 나는 몸을 일으켜 나의 책사를 따라 이동했다.
성태가 나무 하나를 집으며 엉덩이를 뒤로 뺐다. 그의 치마를 들어올리고 이제는 감출 천쪼가리 하나 없는 엉덩이를 감상했다. 늙고 추한 몸뚱이로 그의 뒤를 찔렀다. 알몸으로 요정의 정원에서 섹스를 하는 것도 제법 재미난 일이었다.
이제 성태는 자신을 덮쳐오는 쾌락을 거부하지 않았다. 이따금 나를 돌아보며 고혹적인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의 빠른 태도 변화에 어처구니가 없어졌지만 속내를 읽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곧 나를 죽이고 왕이 될테니, 이 새로운 쾌락을 그때까지 즐기겠다는 것일테지. 나는 웃으며 허리를 놀렸다.
그래 즐겨보거라. 과연 나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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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짧막하게 하나 올립니다. 게이씬이라 따로 뺐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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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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