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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하니[Wild Honey] - 4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3 22:19 988회 0건
4. 미궁 (迷宮).

[으응? 선생님! 또 딴 생각 이세요?]
[......!]
귓가에 울리는 나의 소중한 아키코의 질책어린 목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이런...또 정신을 놓고 있었군,’ 하고 자책하며 대답했다.
[아! 미안 아키짱...정말 미안해...]
[도데체...요즘 같아선 선생님이 조금도 도움이 안되신단 말에요...]
투덜투덜...입술을 뾰족하게 하고 질책하는 목소리였지만 그 것은 당연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
이 순간만큼은...절대로...
[아...문제 모두 풀었네...어디 볼까?]
[흐응, 당연하다구요, 이 정도는...그보다 얼른 끝내고 조금 놀아요. 언니...응?]
머리를 가까이 가져다 대며 어리광 부리는 이 아이...나는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그럴까? 어디...]
헤헤 웃는 아키코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으며 아이가 푼 문제를 검토했다.
하지만 그렇게 정신을 가다듬었어도 복잡해진 머리는 개운해지지 않는다.

흔히 말하기를 악재는 연달아 터진다고 라더니 갑자기 손을 쓸 수 없이 상황이
악화되어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나의 모든 금융거래가 정지된 상태...
무언가 착오 일거라 했지만 내 계좌로 출처를 알 수 없는 거액의 자금이 연달아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 통에 현재 감사 중이라는 것이다.
특히 어떤 기업체에서 내 계좌에 대한 감시와 거래정지를 요청했다고 했다.
누군가 엄청난 액수의 자금을 빼돌렸는데 그 중간에 나의 은행거래 계좌가 사용
되었다는 것이다.
이 일로 해서 경찰 등에 불려 다녀야 했고 개인 과외 또한 거의 손을 놓다시피 해야
했다.
그 결과 몇몇 단골들을 제외하고 개인과외 자리를 몽땅 상실한 상태...재정적인 압박에다
현재 살던 오피스텔에서도 계약해지를 당하고 말았다.
다행히 짐은 몇몇 지인들에게 맡겨놓았고 개인적으로 쓸 돈은 남아있는 상태지만
이번 주까지 묶인 은행계좌가 해결되지 않으면 진짜 어려워지고 만다.
그동안 엄청난 노력을 통해 모아뒀던 돈은 내년에 다시 학교에 복학해서 학업을 마치고
생활을 할 자금이었다.
자칫 모든 인생의 계획이 엉망이 될 상황이었던 것이다.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야 했다.
나를 위해서 특히 나에게 바싹 붙어 촉촉한 습기와 온기를 함께 전해주고 있는 이
아이를 위해서...마음속의 각오를 굳히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정말 대단해...한문제만 빼곤 정답이야...게다가 독특한 방법이라 더 훌륭해...하지만...]
[호호 칭찬인거예요? 후후후,.,]
킥, 웃으며 아키코가 바싹 안겨들었다.
그 간질거리는 느낌이 즐겁기는 했지만 정신을 가다듬으며 ‘집중하렴.’ 이라고 말해
주었다.
[여기...물론 독창적이기는 해 근데 과정이 좀 이상하지 않아? 이렇게 되면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어...바로 이 문제 말이야 이것만 다시 한번 반복해 봐...
그 다음에 정리하고 쉬자 그렇다 해도 시간이 꽤 남을 거니까...]
[치이...언니는 너무 성실해...후우, 알았어요...]
투덜거리면서도 아키코는 내 말을 잘 따라주었다.
그 한 문제를 푸는 아이의 손길을 지켜보는 동안 비로소 정신을 집중할 수 있었다.
이 것이 진창 속에서 맛보는 작은 행복 이라는 걸까...

[정말 수고하셨어요...그리고, 자주 뵈었으면 좋겠네요...]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폐를 끼쳤는걸요? 게다가 제 일을 도와주시겠다고...]
[아니에요...그런 곤란을 당하시고 계시다니 몰랐네요...진작 말씀하시지 그러셨어요...]
마키의 얼굴은 눈에 띄게 환해져 있었다.
수업이 끝난 후 히토미 모녀와 함께 다과를 나누여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정지된
은행계좌 문제며 현재 상태를 털어놓게 되었다.
물론 그 것은 무언가 낌새를 챈 아키코의 추궁과 소녀의 어머니인 히토미의 예리한 질문
덕이었지만...
해서 앞으로 한 달 정도의 수업료와 약간의 보너스까지 더해진 두툼한 현찰 봉투를
받을 수 있었다.
게다가 원한다면 이 집의 빈방에 얼마간 머무는 것도 허락하겠다고 했다.
모녀 두 명이서 쓰기엔 넉넉한 넓이의 작은 규모의 저택이라고 할 정도의 주택에
머문다...그렇게 되면 아키코와도 같이 지낼 시간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히토미씨의 영향력으로 계좌 문제도 알아봐 주겠다고 했으니 금상첨화다.
[자 그럼 내일 뵙도록 할께요...아키코...다음에 보자...]
[호호...당분간 같이 지내게 되었으니 기대가 되는군요...]
[선생님...내일 봐요...]

한참동안 모녀의 시선은 마키의 뒤를 쫏고 있었다.
가볍게 아키코에게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엄마는 역시 잔인해요...병 주고 약주고...아니, 정확하게는 선생님을 완벽한 함정에
몰아넣은 셈 인가요?]
[......]
약간은 싸늘한 목소리에다 경고의 느낌도 함께 섞인 목소리였다.
생긋 히토미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스쳤다.
[완벽한 함정이라...과찬인 걸? 하지만 이 일은 너를 위해서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그렇지 않고서는...네가 동경하고 좋아하는 마키선생을
완전히 손에 넣을 수 없어요...알겠니?]
[......]
끄덕끄덕...불만스럽다는 표정이긴 했지만 아키코의 고개가 끄덕였다.
[일단 자존심과 독립심이 강한 마키선생을 완벽한 우리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좀 더 너와 나에게 의지하게 할 필요가 있단다...알겠니?]
딸의 머리칼을 정리해 주며 부드럽게 다독거리는 모친을 향해 아키코는 일종의 적개심을
숨기지 않았다.
[선생님을 너무 힘들게 하지 말아요...엄마...그리고 어디까지나 경쟁은 공정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마시길 바래요...]
쌀쌀맞게 톡 쏘아붙이며 소녀는 현관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런 소녀를 바라보며 아주 요염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공정한 경쟁이라...호호홋, 아직 어리구나 나의 아기...경쟁이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란다...]
타악, 현관문이 닫히며 딸깍딸깍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자 아주 넓으면서도 환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커다란 창문이 있는 이층의 방...작고 아담한 뜨락과 한적하면서도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방이었다.
방 한쪽에 빈 책장과 책상 하나, 현대적 디자인의 침대가 놓여 있었는데 빈 공간이
상당히 많이 남아 조금 황량하기까지 했다.
말하자면 개인 사무실이나 작업장 정도의 넓이랄까...
[남편이 쓰던 방이랍니다. 그이의 연구실 겸 서재이기도 했어요...]
[네, 훌륭한 방이네요...전망도 좋고...]
조금 홀린 듯 둘러보자 히토미씨가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전에 사용하던 가구 들은 거의 치워진 상태라 조금 공간이 많이 남네요...
마음대로 사용하세요...바로 저쪽이 딸아이의 방이니까 알아 두시구요...
열쇠는 여기...하나는 현관을 여는 키-카드, 하나는 이 방 열쇠예요. 그럼 둘러보세요...]
히토미 씨가 내미는 열쇠고리를 엉겁결에 받아들고는 멍청하니 있었다.
몸에서 풍기는 성숙함과 활짝 피어나는 하얀 장미꽃 같은 폭발적인 아름다움...
한마디로 아키코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랄까...후우욱...긴 숨을 내쉬고서야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여운인 듯 화사한 향기가 은은하게 풍긴다.
몇몇 친구들에게 맡겨두었던 짐은 곧 도착할 것이다.
꽤 많은 책들과 자료 때문에 걱정이 되었지만 말끔히 사라진 상태...너무도 쉽게 모든 일이
정상으로 되어 허탈하기 까지 한 기분이 들었다.
[......]
지갑에서 금빛으로 장식 된 크레디트 카드 한 장을 꺼내 바라보았다.
이번과 같이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사용하라고 히토미씨가 마련해 준 것이다.
몇 번이고 사양했지만 우아하면서도 강렬한 기세에 눌려 결국 받아 들 수밖에 없었다.
막혔던 은행 계좌 같은 것은 하루가 지나자 대부분 정상화 되었고 나머지 자잘한 것들도
며칠 내로 해결이 될 거라고 상담했던 은행 직원이 알려 주었다.
힘없이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그냥 매트만 덩그러니 올려진 터라 황량한 모습이었지만 기분 좋은 출렁임이 몸에
전해졌다.
왠지 허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열흘정도의 기간동안 힘들었던 일이 꿈만 같았다.
역시 나는 아직 온전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기엔 먼 것일까...더구나, 평범한 여자도
그렇다고 남자도 아니다...
풀썩 매트리스 위에 드러눕자 주르르 눈물이 한줄기 흘러 내렸다

[선생님...정말 좋아요..후후훗,,,]
[아키코 너무 들뜨면 안되지 침착하렴...]
[그래도 좋은걸요...선생님이랑 같이 지낼 수 있다니 너무 좋아요,,,]
팔딱팔딱 뛸 정도로 기뻐한다는 말이 지금의 아키코에게 딱 들어맞을 정도로 소녀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후후훗...선생님...잘 부탁드려요...그리고, 앞으로 쭉 같이 있어요...]
[아키코...]
폭 안겨드는 소녀에게선 달콤한 레몬향기가 물씬 풍겼다.
따뜻하고 부드럽다...약간 나른한 기분과 함께 그런 생각을 하는데 아키코의 눈이
영악하게 빛나며 어디론가 끌고 가는 것이 느껴졌다.
가냘퍼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아키코의 완력은 보통이 아니다.
어어? 놀라는 사이 풀썩 침대에 동시에 몸이 던져졌다.
킥 만족한 듯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키코...너...]
[으응...언니...]
움찔...마키의 몸이 떨렸다.
가슴에 얼굴을 묻고 부비적거리며 한손이 스르르 허벅지께로 뻗어왔다.
톡, 톡 아주 가볍게 전해지는 터치...잠자고 있는 마키의 ‘남성’을 깨워버리는 마법의
손놀림이다.
[아...아키코, 안돼! 너의 어머니가...계신단...아윽!]
쉬잇! 아키코의 손가락이 그녀의 입술을 눌렀다.
[엄마는 지금 일하는 중이에요 선생님...이른바 자택근무...약간이지만 시간이 있어요...
후후훗]
[아...아키코...으응...]
소녀의 입술이 벌어지며 낼름 혀가 뻗어왔다.
입술 부근을 재촉하듯 톡톡 두드린다.
더구나 이미 꿈틀거리며 자라나고 있는 남성이 뼈가 없는 듯 부드러운 소녀의 손에
가득 잡혀진다.
부드럽게 쥐어 일렁이자 곧 뜨겁고 딱딱해져버리고 말았다.
[아키코...안돼...제발...]
[선생님...사랑해요...]
스르르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입안에 파고드는 혀를 가만히 받아들이자 먹이를 노리는 뱀처럼 마키의 혀를 휘감으려
쭈욱 흡입해 온다.
머리 속이 터엉 빌 정도의 쾌감이 전해졌다.
[흐응...쯔릅...언니...]
[......]
능숙하게 더듬어 오는 손길에 반응해 아주 단단하게 발기해 꿈틀거리는 아랫도리...
여성의 그곳도 아련하게 근질거리며 젖어들기 시작했다.
가슴에 열기가 물씬 전해지며 젖꼭지가 부풀어 올라 융기되어 옷자락을 밀어낸다.
교묘한 아키코의 손이 귀두 부분을 살짝 건드렸다.
욱! 눈앞에 전기 스파크가 팍 튀는 듯 했다.
갑자기 높아진 쾌감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안돼 아키코!]
와락, 아키코가 밀려났고 얼른 몸을 일으킨 마키가 옷매무새를 정돈했다.
[선생님~!]
침대에 내동댕이쳐진 소녀의 눈망울 가득 분노가 느껴졌다.
정말 단단히 화가 난 것이다.
씨근씨근 숨결이 거칠어지고 눈물마저 가볍게 맺혔다.
덜컥, 마키의 가슴이 내려앉았지만 정신을 가다듬으며 독하게 마음먹었다.
[아키코...미안...나도 널 원해...하지만 이래선 안돼...네가 소중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탁, 어깨를 부여잡으려던 손이 매몰차게 쳐내지고 아키코의 얼굴이 홱 돌아갔다.
[아키코...나의 아키코...제발...부탁이야...절대 네가 싫어서 이러는 거 아니야...]
소녀의 무릎에 매달리듯 무너져 머리를 묻었다.
정말...이 아이는 힘들다...하지만 난 이 아이가 없으면 단 한시도 숨조차 쉴 수
없을지도 모른다.
[......]
살며시 아키코의 손길이 느껴졌다.
아주 자상하며 부드러운 손길...
[아키코...]
[좋아요, 하는 수 없죠...그 대신...]
싸아아...영악하게 미소짓는 얼굴...아차! 당했구나, 하는 생각이 마키의 머리를 스쳤다.
[선생님...아니, 마키언니...다음에는 제게 우선권이 있는 거예요...아셨죠?]
[......]
후욱 긴 숨이 쉬어졌다.
다음번의 밀회...아마도 거의 장난감처럼 다뤄질 것이 뻔했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알았어...그렇게 하자...]
까르르 소녀가 환하게 웃으며 그녀에게 깊이 안겨왔다.
부드러운 감촉과 달콤한 향기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톡톡 입술을 쪼며 아기새가 어미를 조르듯 부딪치자 체념하듯 입술을 벌려 맞이했다.
[우응...언니...]
[아키코..쯔읍...으으응...]
오랜만에 하는 진한 딥 키스...예의 타액 방울이 입 밖으로 흘러내릴 정도로 진하디
진한 것이었다.

[어머, 아쉬워라 모처럼 좋은 구경을 할까 했는데...]
킥킥 작게 웃으며 모니터 화면을 응시하는 그녀의 눈은 그야말로 번들거린다는
표현이 알맞을 듯 했다.
무언가 생각에 잠기는 듯 양 팔을 머리에 괴며 푹신한 의자에 몸을 기대는 그녀...
[아무튼 대단한 자제력이네...역시 쉽지 않을 것 같아...아키코도 나름대로 몸을 아끼지
않고 덤벼들었는데...]
살짝 입술을 핥는 혀의 움직임이 아키코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에로틱하다.
모니터 화면에서는 아키코와 마키의 짙고 끈적이는 입맞춤의 장면이 크로즈 업 된 채
비춰지고 있는 상태...
[그러나 저러나 정말 굉장해...저렇게 길고 노골적일 수 있을까? 정말 질투나면서
부러운 걸?...]
스스로의 가슴 부위를 껴안으며 입맛을 다시는 그녀의 눈엔 감탄의 기색이 역력했다.
화면속의 두 사람은 한참동안 떨어질 줄 모르다가 간신히 입술을 떼었고 서로의
입술 주변을 빨고 핥으며 사랑의 여운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흐음...부럽다 못해 짜증이 날 정도네...그건 그렇고]
스윽 히토미의 시선이 한쪽에 올려져있는 작은 약병을 향했다.
투명한 약병에는 하얀 알약이 몇 알 들어있었다.
[슬슬 준비해 볼까? 나도 그냥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지? 호호홋...]
싸아아 혀를 뻗어 입술을 핥는 그녀의 눈에는 아지랑이 같은 요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폭신폭신하고 풍성한데다 매끄럽고 긴 머릿결 이었다.
손가락 사이로 사르락, 흘러내리는 감촉이 진저리 쳐질 정도로 간질거리면서 달콤하다.
길이 잘 든 나무 빗으로 빗어 내리면서 간간이 천연보습제와 머릿결에 좋다는 허브를
첨가한 물을 조금씩 뿌리며 정돈했다.
마무리로 양 갈래로 정리한 뒤 조심스레 폭이 넓은 리본으로 정리하면 끝나는 것이다.
[자 다 됐어...]
[고마워요 언니...]
살포시 감겼던 아키코의 눈이 물기를 머금고 열렸다.
보통 양쪽으로 머리를 나누어 묶어 내릴 뿐 별달리 장식 같은 것을 싫어하는 아이였지만
어떤 아이돌보다 귀엽고 예쁜 분위기를 물씬 풍겨낸다.
역시 여자아이인지 자신의 머리를 살짝 만지면서 신기한 듯 거울을 바라보는 모습...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기분이 황홀했다.
갸웃갸웃...흡사 아기 고양이가 세수를 하는 듯 귀엽고 앙증맞은 동작이다.
몸서리쳐지게 귀엽다...길게 숨을 내쉬어야 할 정도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눈을 가늘게 뜨고 아키코에게 집중했다.
[우후훗...마키언니...]
쪼르르 다가든 아키코가 폴짝 자신에게 몸을 던지듯 안겨왔다.
간질거리는 기분...살짝 흥분되었는지 팔딱거리는 가슴의 고동소리가 그대로 느껴진다.

[어머나 다정스럽기도 해라...아키코짱, 너무 그러면 못써...질투가 나쟎니...응?]
[......]
퍼뜩, 꿈속으로 빠져드는 듯 한 몽롱함에서 현실의 차가움이 느껴졌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영롱하면서 살짝 색기가 섞인 독특한 목소리...그와 동시에
늘씬한 몸매와 살짝 배어나오는 진한 체향이 인상적인 여성...
아키코가 앙증맞고 귀여운 아기사자 혹은 작은 꽃봉오리 같다면 활짝 피어난
하얀 장미꽃송이 혹은 늘씬하면서도 위엄을 가진 어미 호랑이 같은 위험하면서
매력적인 느낌을 풍기는 여성...히토미를 볼 때마다 마키는 죄의식과 동경...
성숙한 여성의 매력까지 복잡하게 느끼고 있었다.
팔을 걷어 올린 평범한 셔츠 차림에 가슴의 단추가 절반 정도 풀려있었는데
풍만하기 이를데 없는 맨살의 가슴 부분이 살짝 드러나 보였다.
그리고 하체는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스커트 차림...진한 커피색 스타킹에
감싸인 쭉 뻗은 다리가 인상적 이다.
자신도 모르게 꿀꺽 침을 삼키고 말 정도의 농염함이 풍겨오는 여인...
그녀가 받치고 들어오는 넓은 쟁반에는 조각 케弱?찻잔 세 개가 올려져 있었다.

[엄마!]
[후후후 아키코 너무 들러붙지 마렴...위험하쟎니...]
와아 환성을 지르며 엄마에게 달라붙는 소녀였다.
얼른 쟁반을 간이 탁자에 내려놓고 아이를 보듬어 안는 여인...자신의 새끼를
데리고 노니는 어미 사자처럼 우아하면서도 위엄 있는 모습이다.
사뿐 아키코를 들어 안고 한쪽에 놓인 의자에 앉아 딸의 매무새를 살폈다.
이윽고 세 사람은 탁자에 둘러앉아 다과를 나누기 시작했다.
예의 과일홍차에 손수 만든 조각 케?..산뜻한 단맛과 온화한 차 맛이 아주
잘 어울렸다.
[그래 짐은 전부 가져오신 건가요?]
[네...덕분에...]
휘 전부 꾸며진 방안을 둘러보는 히토미의 눈망울에 호기심이 스쳤다.
찻잔을 내려놓고 일어나 잠시 방 안을 둘러보았다.
전체적으로 소박하게 꾸며진 방...간단한 가구와 선반 몇이 추가된 것을 제외하고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보였다.
다만, 한쪽 벽을 몽땅 차지한 책장에 각종의 책들과 스크랩 된 자료들이 가득했고,
아직 정리되지 못한 스크랩과 참고서 혹은 서적들이 상자에 담긴 채 한쪽에 치워져 있었다.
조금 호화스러운 것이라고 하면 40인치 평면TV와 슬림형 컴퓨터 한대 정도일까?
아까 아키코를 단장해 준 화장대조차 지극히 수수하고 평범한 것이었다.
화장대 위에 올려진 화장품도 몇 가지가 되지 않았다.
히토미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긴 숨을 내쉬었다.
[정말 수수하네요...부럽다고나 해야 할지...우리 딸아이가 조금이라도 닮았다면...]
크고 작은 인형과 향수병, 캔디와 화장품 같은 것이 가득했고 온갖 연예인에 관한
자료로 도배가 된 아키코의 방과 확실히 대비가 되는 모습이다.
연예계 관련이라고 해 봐야 한쪽에 붙어있는 큰 영화포스터가 전부인...‘쇼생크탈출’
의 주인공이 팔을 크게 벌리고 온몸으로 자유와 내리를 비를 흠뻑 맞으며 만끽하고
있는 모습 뿐이었다.

[히토미씨...죄송하지만 따님은 저를 닮아서는 안됩니다...저를 닮아선...아키코는 지금이
훨씬 보기 좋거든요...]
약간은 자조적인 목소리가 배어 나왔다.
조금 물기를 머금은 목소리였다.
멈칫 히토미의 몸이 떨렸다.
마키의 내심을 읽은 것일까...
[무언가 사정이 있나보군요...하지만 엄마라는 존재는 자신의 아이가 한 없이 장점만을
가지기 원한답니다. 물론 그것은 저의 이기심인지도 모르겠지만...]
[......]
타박타박 아키코에게 다가간 그녀가 소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술을 대었다.
약간 찡긋거리면서도 자연스레 엄마를 받아들이는 소녀를 보며 마키의 가슴에
왠지 모를 균열 같은 것이 일었다.
어쩌면 자신은 이 소녀에게 해가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다독다독 모녀의 사이좋은 모습을 보며 마키는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그때...갑자기 열기가 확 얼굴로 치밀어 오른다.
눈앞이 흐릿해지고 띠잉, 머리가 멍해진다.
몸이 마비되는 느낌과 함께...힘이 빠지고...고개가 툭 떨구어 진다.
왜 이러지? 왜...
그녀의 귓가에 아키코의 놀란 외침이 아득하게 들려왔다.
[언니! 마키언니! 정신 차려요. 언니!...]
[...아키코...]
힘주어 손을 뻗었지만 힘이 들어가지 앉았다.
눈앞이 점차 어두워 졌다.

[조금 시간이 걸렸네...전화를 해야겠는 걸?]
[...엄마!]
찌릿 예리한 시선이 느껴진다.
어린 딸의 따끔거리는 시선에는 복잡한 감정...증오, 혐오, 놀람 같은 것들이 한데 뒤엉켜
있었다,
[왜그러니? 아키코...너도 알고 있었쟎니?]
[하지만...너무 빨라요...이렇게 되면 나...]
자애로운 손길이 뻗쳐지며 울먹거리는 소녀를 가볍게 다독이며 타일렀다.
[아키코...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란 것을 알고 있겠지? 언제까지 그런 어정쩡한 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 것 같니...응?]
[......]
[알아두렴...‘전부 (全部)’ 아니면 ‘전무 (全無)’란다...물론 앞으로 마키상은 몇 가지 시험을
받게 되겠지만, 너도 마음 독하게 먹으렴...자칫 네가 약해진다면 마키상은 목숨을 잃어야
할지도 모르니까...]
소녀의 양 어깨를 보듬으며 단단히 다짐을 받는 여인의 눈길은 아주 강렬하면서 차가웠다.
느릿하게 히토미와 눈을 맞추는 소녀...그 눈엔 강한 힘과 의지가 실려 있었다.
[알았어요...엄마...]
스윽 소녀의 시선이 한쪽에 무너져있는 마키의 얼굴을 향했다.
이글거리는 눈길은 마키의 전신을 태워버릴 듯 뜨거웠다.
[언니...나 반드시 언니를 꼭...]
살짝 이빨이 악물리며 작은 주먹이 감싸 쥐어졌다.

무언가 푹신한 것에 둘러싸인 느낌이 들었다.
한없이 나른하고 평온하다...이대로 깨어나기 싫다.
하지만 자연스레 몸의 감각이 느껴지며 점차 오감이 분명해져갔다.
처음 느끼는 것은 생소한 냄새...확 밀려오는 소독약 내음과 얼굴 근처서 느껴지는
독특한 아로마 향기였다.
살며시 떠진 시야로 하얀빛이 어른거렸다.
[......]
[어마! 눈을 뜨셨네요...선생님! 선생님...]
[......]
팔에 연결된 링거액이 떨어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소 호들갑스레 담당자를 찾는 간호사의 모습이 희미했다가 점차 분명해진다.

[나쁘지 않은 상태로군요...]
생긋 여의사가 무테 안경너머로 눈을 빛냈다.
늘씬한 글래머에 끝이 살짝 곱슬거리는 머리칼을 가지고 있었고 흡사 대리석으로
조각된 듯 시원스럽고 단아한 모습이다.
[요 근래 상당히 무리를 하셨더군요...마음 적으로 육체적으로...아무리 건강하더라고
스트레스와 무리는 건강의 큰 적입니다...당분간 안정을 취하셔야겠네요...]
[......]
빠르게 챠트를 써내려가는 여의사...옆에는 두 명의 간호사가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힘들었지만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저...어떻게 된 일인지...]
[......]
스윽 여의사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다.
[스트레스와 피로가 겹쳐 일종의 쇼크 현상을 일으켰습니다.
다행히 일찍 병원에 연락이 되어 응급처치를 끝냈지만 가벼운 상태는 아니었어요...
자칫 위험할 뻔 하셨군요...심장이 멎는다던가, 크게 잘못되면 뇌혈관 파열까지 생길
수도 있었습니다.
절대안정을 취하도록 하세요...최소 일주일은 입원하셔야 되겠군요...]
[......]
쇼크? 병원? 빠르게 사무적인 말투로 지나가는 목소리에 뭐가 뭔지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머릿속이 멍 하고 무기력하다.
천천히 깊은 수렁 같은 어둠이 내려와 나를 덮쳤다.

[지독한 체력과 정신력이야...보통사람이었다면 아직 비몽사몽 꿈속을 헤매고 있었을
텐데...]
스윽...여 의사의 날카로운 눈길이 옆의 간호사들을 훑었다.
움찔 겁을 먹는 그녀들...
[맞게 주사한거야? 도대체 말이 안돼...회복이 저렇게 빠를 수 있어?]
황급히 무언가 서류를 살펴보던 간호사 하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FD’, ‘나인티나인 (99)’...모두 정량대로 주사했습니다.
...회장님께서 지시하신바가 있어서 뇌관 역시 투여했습니다.]
[뭐? 뇌관을...도대체 얼마나?]
[애...앰플 두 개 분량이요...아까 직접 가져다 주셨거든요...]
놀란 토끼 같은 분위기의 간호사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지간히 주눅들이 든 모습이었다.
[...후우, 괴물이란 소리군...이 여자...아니, 여자가 아니었던가?]
쿡, 가벼운 웃음소리가 여의사에게서 튕기듯 터져 나왔다.
[‘FD’, ‘나인티나인’ 0.5씩 추가로 투여해. ‘뇌관’도 하나 더...]
싸늘한 목소리로 지시를 내리는 여 의사의 말에 간호사들이 덜덜 몸을 떨었다.
[저...그랬다간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걸 견뎌낼 사람은 없어요...꺄악!]
팍! 서류파일이 통째로 날아들어 간호사의 얼굴에 부딛치고 푸스스, 서류가 흩어져
나뒹굴었다.
[너 자꾸 말대답할래? 그럼 어쩌라고? 자칫 일이 틀어지면 네가 책임질꺼야?]
[죄...죄송합니다...]
[선생님...지...진정하세요...]
씨근씨근...여의사의 숨결이 아주 거칠어졌다.
한참동안 숨을 고르며 진정하던 그녀가 홱 시선을 돌렸다.
[잘 들어...만약 이번일이 너희들 때문에 틀어지기라도 하면 회장님은 너희들을 가만히
놔두질 않을껄? 지금 어떤 상황인지 모르지는 않겠지?]
[네...넷! 선생님...]
[주...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헐레벌떡 움직이는 그녀들을 한심하다는 눈길로 쏘아보던 여 의사가 신경질 적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마키를 쏘아보았다.
[너무 뛰어난 것도 문제로군...후우...]
나뒹구는 서류를 주워 챙기는 그녀의 눈에 신중하게 주사약을 재는 간호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간호사들은 나름대로 진정하려하고 있었지만 전신을 가늘게 떨고 있었다.

[지시한대로 처치를 끝냈습니다. 언니. 아...아니, 회장님...죄송합니다.]
[괜찮아요...그보다 어떻던가요? 유키노상...]
[일반인에 비해 체력과 정신력모두 뛰어났습니다.
종합검사결과 신체도 아주 건강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특이할 점은 여성의 몸인데도 지방질에 비해 근육량이 높은...전형적인 프로 운동선수
이상의 잘 단련된 신체를 지녔다는 것과 높은 쾌감 포인트를 가진 것에 비해 정신이
강건하고 피 암시성이 대단히 낮았습니다.
아무래도 의도하신대로 하시려면 상당히 애를 먹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 점은 각오하고 있어요...유키노상이 걱정할 문제는 아니니까...아, 다른 것은
어떻던가요? 그 문제 말이에요...]
[네...회장님께서 예측하신대로인 듯 합니다. 가벼운 처치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남성 쪽은 물론 여성의 부분 모두...]
짝! 흐믓한 표정과 함께 히토미의 손바닥이 부딛치며 아주 고무된 표정으로 눈빛을
반짝였다.
살짝 상기된 얼굴이다.
[그거 아주 잘되었군요...다른 위험은 없나요? 유전병 이라던지...혹시 그 체질이 유전될
수 있는 가능성은...]
[그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남성 혹은 여성 양쪽모두 건강했고...생식세포를 꺼내 검사해 본 결과도 깨끗했습니다.
그 것이 적용되기엔 가능성은 있지만 확률이 대단히 낮으니까요...]
[좋아요...아주...일단 내가 말한 대로 진행 하세요. 자금은 얼마가 들어도 좋습니다.]
[자금은 이미 충분합니다. 다만, 예상보다 강한 정신력과 체력 때문에 추가적으로
약물을 투여할 필요가 있습니다만...더 이상의 평범한 약물의 투여는 위험합니다.
해서...]
[......]
[‘그것’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을...]
약간 딱딱하게 굳어지는 히토미의 표정을 본 여의사가 얼른 시선을 내렸다.
잠시 염두를 굴리던 히토미가 양미간을 모으며 물었다.
[위험성을 줄이자는 포석인가요?]
[네...위험한 약물을 훨씬 덜 사용하고도 좋은 성과를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반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은? 그것들은 강력한 청혈제에다 강장제이기도 해요...]
[그와 동시에 강력한 미약이기도 합니다. 회장님...]
[......]
한참동안 침묵이 흐른 뒤에 가벼운 한숨이 히토미에게서 새어 나왔다.
[어렵군요...알았어요. 내어 줄테니 받아가도록 하세요...]
[감사합니다. 회장님...]
천천히 고개를 숙여 보이는 그녀...여의사의 눈에는 섬뜩한 광채가 번뜩였다.
이글거리는 광채...그 것은 일종의 ‘광기’라고 불릴 만큼 위험한 것 이었다.

[......]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느낄 수 없다.
팔을 쳐드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몸이 무기력하고 나른하다.
대단한 시설을 갖춘 병실...전속의 간호사 두 명이 배치되어 있었고 원하는 것이 있을 경우
거의 이루어졌다.
다만 지정된 시간 외에는 사람의 출입이 통제되고 특히나 밤 9시 반 즈음의 수면시간은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
그러니까...깨어난 후로 세 번 여기서 잠들었다 일어났으니 3-4일정도 지났을까...
머리맡의 영자신문에 손이 뻗쳐졌다.
딱 한번 히토미상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을 뿐 어느 누구도 문병을 오거나 하지 않았다.
하기야...교우관계도 거의 없었고 일 외에는 사람과 사귀지도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물론 과외 일을 알선하는 사무실과 몇 명 안 되는 지인들에게 연락을 해 두기는 했다.
[......]
사르락, 종이소리와 함께 영자신문이 넘어간다.
날짜를 보니 입원한지 4일째...세상은 여전히 시끄러우면서 활기에 차 있었다.
중동 어느 지역에는 분쟁이 확대되어가고 유럽 어느 나라에는 정치세력들 간에 치열한
싸움이...동남아시아에는 자연재해가 있다는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잠시 살펴보려니 피잉...머리가 뜨겁다.
신문을 접어 두고 힘없이 누웠다.
장막이 내리듯 다시 깊은 나른함과 잠 속에 빠져들었다.

콰직, 챙그랑!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깨어지고 ?어지고 부서지고 온통 엉망진창이었다.
쾅! 서류 캐비넷이 바닥과 부딛쳐 부서지며 팔락거리는 서류들이 나뒹굴었다.
씨근씨근...광기가 흐르는 눈이 무테안경 속에서 불안하게 흔들거렸다.
[도대체...도대체, 왜 안 되는 거야! 정말 괴물이라도 되는 건가!]
쿠당탕! 쨍그랑! 머그컵 하나가 깨어지고 슬림형 컴퓨터 모니터가 뒹굴며 수명을 다해간다.
[......]
후욱 길게 숨을 내쉬는 여자...하얀 가운을 걸치고 반쯤 열린 가슴부분에 풍만한 젖무덤이
드러나 보이는 글래머...그러나 어떤 남성도 이 여자에게 호감을 품거나 할 수 없을 것이다.
이글거리는 광기...거기에 선천적으로 남성을 경멸하는데다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가
이만저만 높은 것이 아니다.
성격마저도 더럽다고 해야 할지 독하다고 해야 할지 몇 번 그녀에게 접근했던 남자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본성을 확인하고는 모두 경악을 하며 물러났다.
이글거리는 그녀의 시선이 신경질적으로 집어든 서류철을 훑었다.

[투여한 약물은 정상 용량의 세배를 넘었어...심각한 체력의 저하가 나타날 정도로...
하지만, 정신 쪽...뇌파는 정상...오히려 ‘알파파’ 수치가 올라가고 있다...미치겠네...]
바득, 이빨이 갈리는 소리가 입새로 흘러나왔다.
또륵, 땀방울이 이마에 맺혔다 흘러내린다.
그녀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거렸다.
[이...이러다간 기한을 넘기겠어...그...그랬다간...난 죽은 목숨이야...언니가 날 그냥
놔둘리가 없지...젠장, 젠장, 젠장...!]
쾅! 쾅! 연신 내리쳐지는 그녀의 손...어느 순간 탁자의 유리 파편에 손을 다치기라도
했는지 피가 맺히고 흘러내렸다.
부들부들 손을 쳐들어 보던 그녀의 눈이 공포로 물들어 간다.
[방법을 찾아내야해...어떻게든...침착하자...침착...후우우...]
똑...또르르 흘러내리는 핏방울을 바라보며 오히려 마음을 안정시키는 그녀...
차분하게 가라앉는 눈빛이 육식동물의 그것을 연상시켰다.
[일단 하루나 이틀정도 그냥 놔두고 상태를 관찰해야지...세밀하게...심장박동, 혈압,
내장기관, 특히 뇌파의 상태를 말이야...분명 뭔가 있어...방법이 나올거야...]
먹이를 노리는 뱀의 그것처럼 입새로 약간 쉰 음색이 새어나왔다.
싸아아, 손에 맺힌 핏방울을 핥는 혀의 움직임이 야릇하다.
느릿하게 그녀의 입술이 잔인할 정도의 미려한 곡선을 그렸다.
끈적거리는 살기가 질식할 듯 감돌기 시작했다.

===========================================================================
-> 이번 화는 진한장면이 그닥 없군요...하지만 뭐 중요한 복선을 일단 깔아봤습니다.
으음 좀 고민을 많이 해야 하겠습니다...이야기 진행이 잘 맞아 떨어져야 될텐데...
제 졸작을 읽어주시는 분들께는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어쨋거나 "자유로운 창작" 이라는 측면에서 좋은 장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만...
소라 가족 여러분, 제 작품을 읽어주시는 모든분들 항상 좋은 하루 되시고 건강하시길...

회원사진
최고관리자

Lv : 10   Point : 9300

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20
서명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태그
황진이-무료한국야동,일본야동,중국야동,성인야설,토렌트,성인야사,애니야동
야동토렌트, 국산야동토렌트, 성인토렌트, 한국야동, 중국야동토렌트, 19금토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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