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전환점 (轉換點).
절제와 신중함...아키코의 관계는 그렇게 쭈욱 이어지고 있었다.
평상시 과외수업은 엄격하게 지켜졌고 아키코의 학습과 마키의 일상은 더욱 철저하게
관리되었다.
그렇지 않다면 둘의 관계는 이어질 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것이다.
월말고사와 중간고사 까지 아키코의 성적은 계속 향상되었다.
마키 역시 개인과외 일이 평판이 좋아져 좋은 조건에 몇 군데에서 추가로 의뢰가 들어와
주말까지 여유가 없을 정도로 일을 해야 했다.
바쁜 일상에 일요일이나 휴일에 주어지는 둘만의 비밀스러운 만남 혹은 밀회는 그야말로
달콤함과 뜨거움 바로 그것이었다.
챙! 맑은 소리를 내며 샴페인 글라스가 부딛쳤다.
오글오글 기포가 영롱하게 반짝이는 샴페인 글라스는 날씬하면서도 미려한 곡선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맛있는 요리를 먹고 난 뒤 디저트와 함께 나온 질 좋은 샴페인...
[축하해 아키짱...이번에 최고 득점상을 받았다지? 만점...학년에서 유래가 없다고
어머니께서 자랑이 대단하시던걸?]
[글쎄요...유래가 없다는 것은 과장 같은데 말예요...그보다 언니와 빨리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라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밝게 미소 지으며 나를 바라봐 주는 나의 그녀...손을 입가에 대고 귀엽게 웃을 때
마다 양쪽으로 묶은 롤형 머리가 흔들리는 모습이 보기 좋다.
리본은 짙은 보라색...거기에 전체적으로 아주 잘 어울리는 은빛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살짝 화장까지 해서 유달리 아름답고 성숙해 보였다.
아닌게 아니라 근래의 아키코는 눈부시다고 할 정도로 그 자태가 하루하루 아름다움을
더해가고 있었다.
그에 비해 나름대로 꾸몄다고는 하지만 헐렁한 치마에 어떻게 보면 넝마 스타일의
청 재킷을 걸친 그녀로서는 부럽기 그지없었다.
하기야 원판 불변의 법칙 이라든가 집안 환경 같은 조건까지 감안한다면 당연한
것일 지도 모른다.
혈통서 있는 귀한 고양이 같은...게다가 실제로 아키코의 집안은 굉장한 재산가에 집안도
유서가 있었다.
다만 아키코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연달아 사망하고 친척들마저 별로 없어 현재 아키코의
어머니인 히토미씨가 그야말로 고군분투 집안을 꾸려가고 있다고 하던가...
힘든 와중에서 아키코를 챙겨주는 자상한 모습까지 보이는 히토미씨 역시 아름다움이나
여성스러움에서 이상 그 자체였다.
살짝 한숨이 새어나왔다.
[으응? 언니...뭐 문제 있어요? 왠 한숨을 그렇게...]
걱정스러우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아키코를 향해 나는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아니 걱정이라기보다...]
[......]
찌릿 날카로운 눈길...바로 먹이를 노리는 고양이과 동물의 눈...오싹 소름이 끼쳤다.
[후우...그래 솔직히 말할 께...네가 부러워서 그래...너무 여자답고 아름답거든...그에 비해
난 여자답지도 못하고...아름답지도...]
모를 일이다...왠지 억눌러 두었던 설움 같은 것이 터져 나오는 기분과 눈물이 주륵
고였다가 흘러 내렸다.
왜 이러지? 오늘같이 기쁘고 축하해야 할 이런 날에...게다가 아름답고 요염한 저 아이...
나의 괴로운 욕망을 달래주는 저 아이와 함께인데...불안하고 초조하고...이 괴로운 기분은
뭐지?
[어...언니, 지금 우는 거야?]
황급히 아키코가 맞은편 의자에서 뛰어내려 나에게 다가왔다.
팔랑 레몬향기가 물씬 풍기는 손수건이 얼굴에 닿았다.
[언니...자 뚝, 해요...내가 위로해 줄께...울지 마요...응?]
[미안...미안해 아키코 정말 미안...]
억지로 웃어 보였지만 눈물이 멎을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흑흑 흐느끼며 아키코의 손을 감싸쥐었다.
뭉클 살가운 레몬향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적당한 밝기의 간접 조명이 황홀한 특별한 실내...오늘을 위해 일주일 전에 예약을 한
스위트룸이다.
이 하루를 위해 상당한 액수의 돈이 사라졌지만 전혀 아깝지가 않았다.
겉보기엔 평범한 오피스 건물이지만 밀회를 즐기려는 연인들을 위한 비밀스러운 장소로
제공되는 이곳...몇 겹의 감시와 경비로 안전이 보장되어 파파라치나 기자 등에게 시달리는
연예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명소로...아까 아키코와 갔던 레스토랑도 이 안에 존재했다.
펑펑 흐느껴 울던 그녀는 아키코에게 이끌려 이곳으로 왔다.
풀썩 침대로 던져지다 시피 한 뒤 한참동안 저 귀여운 연인에게 위로받은 후에야
정상을 찾을 수 있었고...그 뒤엔 하얀 아기사자로 변한 아키코에게 몸에 걸친 옷가지가
하나씩 벗겨지고 말았다.
이미 저항할 수 있는 힘 같은 것은 없었다.
저항할 수 있는 힘 같은 것은...
할짝할짝 물기 젖은 소리.,.정확하게는 아키코가 나의 은밀한 부위를 입과 손으로
자극하는 소리가 들렸다.
벌써 몇 차례나 가벼운 절정에 올랐다.
그만큼 아키코는 나의 몸 전체를 파악하고 있는 상태...아주 알맞게 나의 남성과 여성을
동시에 공략한다.
은밀한 꽃잎이 벌려져 조심스레 삽입된 가늘고 긴 손가락이 꿈틀거렸다.
단단하게 발기된 페니스가 뿌리 부분부터 치근거리며 올라오는 혀의 율동에 자극된다.
물론 신사협정을 맺은 대로 아주 민감한 극대 포인트만큼은 예외로 건드리지 않았다.
낼름거리는 혀가 귀두 전체를 감싸고 입 안으로 삼켜져 굴려진다.
부르르...몸을 곧게 펴며 쾌감을 만끽했다.
[언니...기분 좋은거지? 응?...]
[으...으음...기분 좋아...고마워 아키짱...]
뿌드득! 남성 쪽의 조임이 거세졌다.
찌릿! 거의 극치감에 이를 정도의 쾌감이 몸에 퍼져간다.
정확히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아키코 기에 가능한 테크닉...
멍 하니 눈을 들자 예의 하얀 스타킹에 감싸여진 날씬한 허벅지와 다리...특히 조금
야한 디자인의 가터벨트와 란제리에 싸인 소녀의 아랫도리가 보인다.
다만 팬티가 벗어진 상태라 소녀다운 청초한 균열과 수줍으면서도 음란하게 하느작거리는
투명한 살점의 꽃잎만은 똑똑히 보이고 있었다.
맑은 이슬이 맺힌 꽃잎...코끝을 간질이는 음밀한 내음...레몬향이 주가 된 독특한 체향과
귀엽게 실룩거리는 음순의 유혹...게다가 무엇인가를 재촉하는 듯 농밀한 아랫도리에서의
쾌감...아키코에게 봉사당하며 멍하니 누워있던 나는 손을 위로 뻗어 눈부시게 부푼
소녀의 엉덩이를 조금 거칠게 잡아 양 쪽으로 쪼갰다.
[하윽! 언니...]
혀끝에 느껴지는 미감이 싱그럽다.
게다가 미끈거리며 흘러내리는 꿀물의 맛 역시 언제나와 같이 좋았다.
기본적으로 미끄러우면서 짙은 겔 형태의 체액이 상큼 입 안에 흘러넘쳤다.
[하앙...기분 좋아...]
나의 남근을 쥔 손에 힘이 바짝 실렸다.
보드라우면서도 통통 튀길 정도로 탄력감 있는 소녀의 엉덩이다.
게다가 살짝 손 안에 굴리며 가운데 손가락이 만나는 부위...국화꽃 멍울 형상으로 갈라져
있는 아날 부근을 조금 세게 자극하며 힘 있게 혀를 밀어 넣었다.
[아아앙, 언니...그만...]
잘근잘근 허벅지와 음순 부근을 씹었다.
꽃잎 전체를 입안에 빨아들였다가 우물우물 굴린 후 내뱉는 것을 되풀이 했다.
쭈륵, 체액이 다량 뿜어진다.
[언니...그만, 나 그러다 간단말야...싫어...]
[......]
부들부들 아키코의 엉덩이가 떨리며 내 얼굴에서 멀어지려 했지만 그냥 놔두지 않았다.
힘있게 엉덩이를 쥐고 내 쪽으로 끌어당긴 후 좌 우로 넓게 벌렸다.
연한 분홍빛 꽃잎은 아주 신축성있게 쪼개진다.
탱글거리는 조갯살이 점액질에 흠뻑 적셔진 채 쫘악 눈앞에 드러나 보였다.
[아앙...싫어...]
아랫도리 부근에서 아키코의 더운 숨결이 느껴진다.
거의 절정 부근이다.
양 검지를 쑤욱 넣어 힘 있게 좌우로 갈랐다.
식충식물이나 강장동물의 내부처럼 보이는 질 내벽이 꿈틀거리며 드러나 환히 엿보인다.
특수한 조명이 침대 주위에 집중된 탓에 멀리 자궁 입구까지 엿보였다.
입술로 언제부터인가 드러난 클라토스 부근을 통째로 삼켜 빨아댔다.
[아하학! 그만...안돼...]
바르작! 아키코의 몸이 크게 요동쳤다.
벌떡벌떡 아키코의 허벅지와 괄약근 부근이 요동치는 것이 손 끝에 느껴졌다.
바로 아키코에게 존재하는 포인트를 자극하는 것 보다는 약간 덜 소란스러운 것으로
물론 이것 역시 함부로 하지 않기로 약속한 것이다.
왈칵! 엄청난 분출이 있었다.
부들부들...양 팔고 상체를 지탱한 채 아키코는 거의 그대로 굳어버리다 시피 했다.
뿜어지는 애액은 양이 많고 풍부했다.
[하응...너무해...가...나...가버려...하아앙...]
손안에 가득 느껴지는 떨림...귓가에 들리는 교성...이 반응...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꿀럭, 꿀럭 뿜어지는 체액의 샤워를 얼굴에 맞으며 나는 그 전율감을 듬뿍 만끽하고
있었다.
[어...언니 정말...너...너무 해...]
글썽글썽...소녀의 눈에는 눈물방울이 가득 맺혔다.
천국과 지옥을 오르내리는 쾌감...물론 그녀 자신이 가장 경계하는 미쳐버릴 정도의
포인트를 자극해 얻어지는 이른바 ‘광란’까지는 아니었지만 그에 못지않게 지독한
감각이었다.
팔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허리 아래 실룩실룩 아직도 움찔거리는 은밀한 부위에
아주 자상하게 움직이는 손길과 혀의 치근거리는 꿈틀거림이 이상하리만큼 분명히
느껴졌고 그 쾌감을 따라 간헐적으로 , 츄욱 체액이 분출되고 있었다.
물론 분출된 체액은 누군가에 의해 말끔히 닦아내듯 삼켜졌고...
[아키짱...미안...]
[...흐윽! 언니...두고 봐 나중에 후회하게 될 테니...아흐응...]
엉덩이가 타인의 손에 쪼개지는 감각 그리고 엄마가 닦아주듯 혀와 손으로 다정하게
자극되는 감각...그 감각에 반응해 머리 속이 하얗게 변하며 온몸의 솜털이 곤두설 정도의
쾌감과 이어지는 분출감...이런 민감함이 감춰진 몸이 싫어하면서도 좋은 야릇한 기분이다.
마키는 느긋하게 엉덩이와 허벅지 주위를 애무하며 몇 차례인가 잔 키스를 퍼부었다.
그녀가 느릿하게 입을 맞추며 몸을 뒤쪽으로부터 빼내자 퍼뜩 아키코가 놀라며 뾰족하게
외친다.
[학! 언니! 서 설마 그걸 할꺼야? 싫어...그 자세는 싫단 말야...하앙,]
[...미안해 아키짱...하지만 하고 싶어...]
[제...젠장...나빠, 나쁘다고...흐윽...]
아키코는 파들거리면서도 짐승의 암컷처럼 버팅겨 진 팔 다리를 움직여 자세를 고쳐
잡아주었다.
거의 본능에 가까운 움직임...다리를 좀 더 넓게 벌려 세우고 엉덩이를 높게 쳐들었다.
[아키짱...고마워...]
쪽, 쪼옥 엉덩이 주위에 몇 번 입맞춤을 퍼부은 마키가 느긋하게 드러난 틈으로 몸을 빼내
엉덩이를 높이 쳐든 채 엎드린 아키코의 잘록한 허리를 움켜쥐었다.
후배위...다소 프라이드가 강한 아키코가 꺼려하는 자세...아까 자신이 의기소침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음란하게 곳추선 채 먹이를 노리는 한 마리 뱀이 되어버린 남근 끝이 벌름거리며 체액에
듬뿍 적셔진 은밀한 꽃잎에 닿았다.
매끄럽고 보드라우며 촉촉이 감싸는 살점의 느낌이 귀두 앞머리에 분명히 느껴졌다.
[흐응...빠...빨리 해, 애태우지 마...언니...]
[미안 그리고 고마워 나의 아키짱...]
아키코는 엉덩이를 뒤틀며 재촉했고 그 기세에 주르르 음란한 체액이 살 기둥을 타고
흐르는 것이 분명히 느껴졌다.
이 도착적인 자세는 두 사람에게 색다른 쾌락을 선사했다.
물론 자세가 자세니 만치 다양한 자극과 애무는 어려웠고 아카코가 이 자세를 싫어하는
만큼 신경 써서 다루지 않으면 자칫 ‘여기서 스톱!’ 당할 수도 있다.
언젠가 한번 이 자세를 서투르게 행하다가 화가 잔뜩 난 아키코가 횅하니 집으로
그냥 돌아가 버린 일이 있을 정도였다.
[윽!...하아앙...]
[아! 으응...정말...굉장해...]
가는 허리와 엉덩이가 만나는 부분을 움켜쥐고 푸욱! 거침없이 찌르자 쑤욱 삼켜진
페니스가 꿰뚫으며 둘의 몸이 분명하리만치 떨렸다,
정상위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쾌감이다.
천천히 그 맛을 음미하던 마키의 허리가 진퇴를 시작했다.
자극이 강한 것인가...자꾸만 아키코의 윗몸이 앞쪽으로 도망가는 통에 소녀의 허리를
꼭 끌어안고 있지 않으면 안 되었다.
[윽...으으응...느낌이...너무 강해...하응...]
파르르 아키코에게서 억눌린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단단히 아키코의 몸을 고정하면서 양 손을 앞으로 뻗어 그녀의 아담한 가슴을
손바닥 전체로 받쳐 든다는 기분으로 다정스레 밀어 올려 주었다.
손가락 사이로 톡 발기된 유륜과 유두가 기분 좋게 느껴진다.
[하앙...기분...나빠...이상해 질 것 같아...]
[후우우...아키짱...]
귓가에 입김을 불어넣으며 살짝 물고 입 안에서 굴렸다.
바르작 아키코의 자그마한 몸이 전율하며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아...기분...나빠...하아앙...]
[아키코...]
하늘을 향해 턱짓을 하며 등이 새우처럼 휘어져 올라가며 엉덩이가 높이 쳐들렸다.
그녀가 클라이맥스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 마키가 더욱 신중하게 몸을
움직였다.
바짝 허리를 밀착시키면서 세찬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그 부분이 녹아들 듯 감미롭다.
쾌감이 높아질수록 아키코의 교성도 함께 높아져 갔다.
[하앙...하아아...가...가요...하아아...]
[흐윽...아키코...]
귓가에 마키의 숨결이 느껴지며 뻔쩍! 천둥번개가 내려치는 것을 온 몸으로 맞는 기분...
짜릿 엉덩이 부근에서 등으로 치닫는 쾌감이 버팅겨진 팔 다리 끝까지 전해지며 불꽃을
튀겼다.
짐승의 암컷처럼 지탱한 사지에 바짝 힘이 실렸다.
[하아앙...이...이래서 싫어...미칠 것 같아...으아앙...]
익숙치 않은 쾌감에 불쾌감까지 겹친 독특한 절정감...아카코의 왈칵 시트를 움켜쥔
손아귀가 찌리릿 떨렸다.
그에 비해 쭈욱 턱짓을 하며 쾌감을 만끽하는...머리가 곤두설 정도의 충만감을 맛보는
마키의 경우는 뭐랄까...정복감과 도착감이 한꺼번에 터지며 기분 좋은 감각이 세포
하나하나에 전달되고 있었다.
[아키짱...너무 좋아...정말...사랑해...]
[흥...마키 언니...정말 미워...]
아직 둘의 은밀한 부위는 굳게 연결된 채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엎드린 자세로 무너지며 한 덩어리가 되어버린 둘...입술이 달라붙듯 떨어지지 않았다.
찰박거리는 물기 젖은 소리가 들리며 침이 주르르 흘러 내렸다.
손 안에 묵직한 느낌이 산뜻하다.
간질간질하면서 착 달라붙는 느낌...가늘게 호흡을 하며 칼자루를 잡은 손을 쭉 뽑았다.
이와 동시에 다른 손은 칼집 입구를 잡고 칼집 끌기를 행했다.
벌써 수천 수 만번 되풀이 해온 동작이지만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쉽지 않은 동작이다.
‘거합 (居合)’...진검을 지닌 채 평상시 적의 공격을 제압하는 형식으로 된 무도였다.
서릿발 같은 광채...마주 대할수록 눈앞에 보이는 검 날의 물결무늬가 시리도록 눈부시다.
진검을 들고 하는 그야말로 삶과 죽음을 체험하는 동작...예전 처음 검을 들었을 때
‘거합’은 삶과 죽음 앞에 놓인 무사의 각오를 표현하는 것 이라고...스승의 말이 떠올랐다.
그렇기에 보통 ‘거합도’는 ‘형 (形:가타)’ 위주로 연습이 이루어진다.
검의 휘두름...그 움직임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궤적을 그렸다.
주위의 공기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릴 듯 고요하기만 한 공간...연무는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동작이 아무리 격렬해도 숨소리하나 흐트러지지 않아야 한다.
천천히 마무리 동작이 진행된다.
벤 자세에서 옆으로 손을 벌려 칼을 털어내는 동작...이른바 칼에 배인 피를 털어내는
‘혈진 (血振:피뿌리기)’ 동작...검 날에 배인 피를 털어내지 않고 검집에 넣을 경우 날이
상하고 뺄 수조차 없기 때문에 어떤 ‘가타 (形)’에도 반드시라고 할 만큼 들어가 있는
동작이었다.
전에 자신의 검기를 보아준 원로 검도인이 비단 천을 두 손으로 찢듯이 행하라고
가르침 받았던 것이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칼을 거두어 검 집에 꽂아 넣는 동작...거합도의 생명이랄 수 있는 동작이기도
하다.
검은 떨치는 것 보다 거두는 것이 더 중요하며 거두는 것 보다 ‘어진 마음’으로 상대를
제압해 검을 아예 쓰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들었다.
상당한 시간의 연무였지만 옷깃 하나 흐트러짐 없어야 한다.
정적...느릿하게 두 손을 모으며 눈을 감았다.
짜르르 잔 여운이 퍼지며 몸과 마음이 한 없이 고양되고 있었다.
[대단하군...아주 대단해...]
수련을 끝내고 스승과 마주 앉았다.
고등학교시절 은사이며 방황하던 자신을 이끌어 준 스승이기도 했다.
더구나, 자신의 신체의 비밀을 알고 있는 많지 않은 인물이었다.
친 아버지 보다 더 친아버지 같은 사람...그의 입술이 부드럽게 휘어졌다.
[망설임이 없구나...마키...이전과는 아주 달라졌어...]
[......]
[더구나,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치열함’이 사라졌다. 그 지독한...스스로를
불태워 버리는 듯 격한 감정이...]
[......]
나직했지만 무엇이 그리 좋은지 웃음소리가 배어나왔다.
스윽 뻗쳐진 스승의 손이 자상하게 머리를 매만졌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든 스승의 손에는 그에 어울리는 온화함과 따사로움이 서려
있었다.
[무슨 일인지는 묻지 않으마...어쨋든 좋은 변화이다...다만 검에 서린 잔념이 좀
걸리는구나...뭐, 그도 좋기는 하다. 빈틈없기는 했지만 흡사 ‘로보트’가 펼치는 듯
보이던 예전보다는 아주 많이 나아졌어...사람냄새가 나는 ‘가타(形)’ 였다.]
[선생님...]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무예와 기예에 입신의 경지에 들었다는 평을 받는
스승이다.
단순한 고등학교 교사가 아니라 거합도와 고류검술에 능한 무인이며 붓글씨와
다도에 심취한 덕망 높은 인물이기도 했다.
이해심 많고 온화하며 사려 깊기까지 한...아마 이 스승이 없었다면 그 자신은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
느릿하게 스승은 격식을 갖추어 차를 우리기 시작한다.
[한 가지만 명심하거라...검이든 학문이든 ‘마음’이 중요하다.
...무엇이든 행동함에 있어 사람이 지켜야 할 그 마음을 놓지 말거라...
늙은이의 노파심일지도 모르겠다만...왠지 이 말만은 해 주고 싶구나...]
잠시 시간이 흐른 뒤 자애로운 웃음과 함께 스승이 차 한 잔을 내밀었다.
영롱한 빛을 뿜어내는 녹차...두 손으로 받아든 찻잔에서 따사로운 온기가 느껴졌다.
말이 필요 없는 순간...스승이 우린 차를 달게 마셨다.
자신을 바라보는 스승의 눈빛이 차의 온기와 같이 따스했다.
온화하면서도 빈틈없었고 강렬한 카리스마까지 뿜어내는 여성...깊고 풍성한 눈썹사이로
푸르른 하늘같은 맑고 차가운 눈빛이 흘러 넘쳤다.
끼이익...짐짓 힘을 주어 의자에서 몸을 쭈우욱 늘였다.
잠시 몸을 늘이며 암고양이 같은 표정을 짓던 그녀가 슬쩍 사무실 창 밖을 내다보았다.
정상의 자리...위압감 있는 탁자를 차지하고 있는 그녀의 이름이 적혀있는 명패가
그녀의 현재를 말해주고 있었다.
‘대표이사 키리시마 히토미’
이 명패가 붙은 이 자리를 손에 넣기까지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다.
아니, 쉽지 않은 것이 아니라 무시무시한 싸움과 투쟁의 결과였다고 해야 정답일 것이다.
그 결과 그녀의 가족 거의 전부를 잃어야 했고 그녀 역시 몇 번이나 죽음과 대면해야
했을 정도다.
주마등처럼 스처가는 일들...잠시 옛일을 떠올리며 가만히 심호흡을 한 히토미가 탁자에
놓인 서류 파일을 펼쳤다.
[‘소노무라 마키 (園村麻希)’...중앙대학 어학부 2학년 현재 휴학 중...성적우수,
담당 교수의 평가도 우수...거기에...]
팔락팔락...넘겨지던 서류철이 탁 멈췄다,
손가락으로 서류철을 튕기며 싸아아 미묘한 미소를 짓는다.
[가장 중요한 요소...나와 나의 귀여운 아키코 만을 위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가능성...
바로 그 것이 중요한 법이지...바로 그 것이...]
툭 바닥에 놓여진 서류철...몇 장의 사진과 함께 ‘의료기록’이라는 이름의 서류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온다.
사진 속에는 새끼 고양이 같은 소녀와 함께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웃고 있는 짧은머리
여성의 모습이 자리해 있었다.
[우선 나의 아기를 만나봐야겠지? 시간이 날지 모르겠네...쿡쿡쿡...]
묘한 웃음을 지으며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는 여자...힐끗 서류철을 쏘아보는 그녀에게서
얼음장처럼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일단 빠져나갈 틈은 몽땅 막아 둔 상태...어떻게 될 것인가...아주 흥미롭군요...
어떤 결과가 될지...뭐 내 입장에선 그 여자가 인형이 되는 쪽이 좋겠지만...
그 아이와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인형이...쿡쿡...호호홋...오호호호홋...]
짜랑짜랑 높은 웃음이 사무실 안에 울려 퍼지자 불길한 메아리가 되었다.
누군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하얗게 질린 채 얼어붙었을 것이다.
절제와 신중함...아키코의 관계는 그렇게 쭈욱 이어지고 있었다.
평상시 과외수업은 엄격하게 지켜졌고 아키코의 학습과 마키의 일상은 더욱 철저하게
관리되었다.
그렇지 않다면 둘의 관계는 이어질 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것이다.
월말고사와 중간고사 까지 아키코의 성적은 계속 향상되었다.
마키 역시 개인과외 일이 평판이 좋아져 좋은 조건에 몇 군데에서 추가로 의뢰가 들어와
주말까지 여유가 없을 정도로 일을 해야 했다.
바쁜 일상에 일요일이나 휴일에 주어지는 둘만의 비밀스러운 만남 혹은 밀회는 그야말로
달콤함과 뜨거움 바로 그것이었다.
챙! 맑은 소리를 내며 샴페인 글라스가 부딛쳤다.
오글오글 기포가 영롱하게 반짝이는 샴페인 글라스는 날씬하면서도 미려한 곡선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맛있는 요리를 먹고 난 뒤 디저트와 함께 나온 질 좋은 샴페인...
[축하해 아키짱...이번에 최고 득점상을 받았다지? 만점...학년에서 유래가 없다고
어머니께서 자랑이 대단하시던걸?]
[글쎄요...유래가 없다는 것은 과장 같은데 말예요...그보다 언니와 빨리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라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밝게 미소 지으며 나를 바라봐 주는 나의 그녀...손을 입가에 대고 귀엽게 웃을 때
마다 양쪽으로 묶은 롤형 머리가 흔들리는 모습이 보기 좋다.
리본은 짙은 보라색...거기에 전체적으로 아주 잘 어울리는 은빛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살짝 화장까지 해서 유달리 아름답고 성숙해 보였다.
아닌게 아니라 근래의 아키코는 눈부시다고 할 정도로 그 자태가 하루하루 아름다움을
더해가고 있었다.
그에 비해 나름대로 꾸몄다고는 하지만 헐렁한 치마에 어떻게 보면 넝마 스타일의
청 재킷을 걸친 그녀로서는 부럽기 그지없었다.
하기야 원판 불변의 법칙 이라든가 집안 환경 같은 조건까지 감안한다면 당연한
것일 지도 모른다.
혈통서 있는 귀한 고양이 같은...게다가 실제로 아키코의 집안은 굉장한 재산가에 집안도
유서가 있었다.
다만 아키코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연달아 사망하고 친척들마저 별로 없어 현재 아키코의
어머니인 히토미씨가 그야말로 고군분투 집안을 꾸려가고 있다고 하던가...
힘든 와중에서 아키코를 챙겨주는 자상한 모습까지 보이는 히토미씨 역시 아름다움이나
여성스러움에서 이상 그 자체였다.
살짝 한숨이 새어나왔다.
[으응? 언니...뭐 문제 있어요? 왠 한숨을 그렇게...]
걱정스러우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아키코를 향해 나는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아니 걱정이라기보다...]
[......]
찌릿 날카로운 눈길...바로 먹이를 노리는 고양이과 동물의 눈...오싹 소름이 끼쳤다.
[후우...그래 솔직히 말할 께...네가 부러워서 그래...너무 여자답고 아름답거든...그에 비해
난 여자답지도 못하고...아름답지도...]
모를 일이다...왠지 억눌러 두었던 설움 같은 것이 터져 나오는 기분과 눈물이 주륵
고였다가 흘러 내렸다.
왜 이러지? 오늘같이 기쁘고 축하해야 할 이런 날에...게다가 아름답고 요염한 저 아이...
나의 괴로운 욕망을 달래주는 저 아이와 함께인데...불안하고 초조하고...이 괴로운 기분은
뭐지?
[어...언니, 지금 우는 거야?]
황급히 아키코가 맞은편 의자에서 뛰어내려 나에게 다가왔다.
팔랑 레몬향기가 물씬 풍기는 손수건이 얼굴에 닿았다.
[언니...자 뚝, 해요...내가 위로해 줄께...울지 마요...응?]
[미안...미안해 아키코 정말 미안...]
억지로 웃어 보였지만 눈물이 멎을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흑흑 흐느끼며 아키코의 손을 감싸쥐었다.
뭉클 살가운 레몬향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적당한 밝기의 간접 조명이 황홀한 특별한 실내...오늘을 위해 일주일 전에 예약을 한
스위트룸이다.
이 하루를 위해 상당한 액수의 돈이 사라졌지만 전혀 아깝지가 않았다.
겉보기엔 평범한 오피스 건물이지만 밀회를 즐기려는 연인들을 위한 비밀스러운 장소로
제공되는 이곳...몇 겹의 감시와 경비로 안전이 보장되어 파파라치나 기자 등에게 시달리는
연예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명소로...아까 아키코와 갔던 레스토랑도 이 안에 존재했다.
펑펑 흐느껴 울던 그녀는 아키코에게 이끌려 이곳으로 왔다.
풀썩 침대로 던져지다 시피 한 뒤 한참동안 저 귀여운 연인에게 위로받은 후에야
정상을 찾을 수 있었고...그 뒤엔 하얀 아기사자로 변한 아키코에게 몸에 걸친 옷가지가
하나씩 벗겨지고 말았다.
이미 저항할 수 있는 힘 같은 것은 없었다.
저항할 수 있는 힘 같은 것은...
할짝할짝 물기 젖은 소리.,.정확하게는 아키코가 나의 은밀한 부위를 입과 손으로
자극하는 소리가 들렸다.
벌써 몇 차례나 가벼운 절정에 올랐다.
그만큼 아키코는 나의 몸 전체를 파악하고 있는 상태...아주 알맞게 나의 남성과 여성을
동시에 공략한다.
은밀한 꽃잎이 벌려져 조심스레 삽입된 가늘고 긴 손가락이 꿈틀거렸다.
단단하게 발기된 페니스가 뿌리 부분부터 치근거리며 올라오는 혀의 율동에 자극된다.
물론 신사협정을 맺은 대로 아주 민감한 극대 포인트만큼은 예외로 건드리지 않았다.
낼름거리는 혀가 귀두 전체를 감싸고 입 안으로 삼켜져 굴려진다.
부르르...몸을 곧게 펴며 쾌감을 만끽했다.
[언니...기분 좋은거지? 응?...]
[으...으음...기분 좋아...고마워 아키짱...]
뿌드득! 남성 쪽의 조임이 거세졌다.
찌릿! 거의 극치감에 이를 정도의 쾌감이 몸에 퍼져간다.
정확히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아키코 기에 가능한 테크닉...
멍 하니 눈을 들자 예의 하얀 스타킹에 감싸여진 날씬한 허벅지와 다리...특히 조금
야한 디자인의 가터벨트와 란제리에 싸인 소녀의 아랫도리가 보인다.
다만 팬티가 벗어진 상태라 소녀다운 청초한 균열과 수줍으면서도 음란하게 하느작거리는
투명한 살점의 꽃잎만은 똑똑히 보이고 있었다.
맑은 이슬이 맺힌 꽃잎...코끝을 간질이는 음밀한 내음...레몬향이 주가 된 독특한 체향과
귀엽게 실룩거리는 음순의 유혹...게다가 무엇인가를 재촉하는 듯 농밀한 아랫도리에서의
쾌감...아키코에게 봉사당하며 멍하니 누워있던 나는 손을 위로 뻗어 눈부시게 부푼
소녀의 엉덩이를 조금 거칠게 잡아 양 쪽으로 쪼갰다.
[하윽! 언니...]
혀끝에 느껴지는 미감이 싱그럽다.
게다가 미끈거리며 흘러내리는 꿀물의 맛 역시 언제나와 같이 좋았다.
기본적으로 미끄러우면서 짙은 겔 형태의 체액이 상큼 입 안에 흘러넘쳤다.
[하앙...기분 좋아...]
나의 남근을 쥔 손에 힘이 바짝 실렸다.
보드라우면서도 통통 튀길 정도로 탄력감 있는 소녀의 엉덩이다.
게다가 살짝 손 안에 굴리며 가운데 손가락이 만나는 부위...국화꽃 멍울 형상으로 갈라져
있는 아날 부근을 조금 세게 자극하며 힘 있게 혀를 밀어 넣었다.
[아아앙, 언니...그만...]
잘근잘근 허벅지와 음순 부근을 씹었다.
꽃잎 전체를 입안에 빨아들였다가 우물우물 굴린 후 내뱉는 것을 되풀이 했다.
쭈륵, 체액이 다량 뿜어진다.
[언니...그만, 나 그러다 간단말야...싫어...]
[......]
부들부들 아키코의 엉덩이가 떨리며 내 얼굴에서 멀어지려 했지만 그냥 놔두지 않았다.
힘있게 엉덩이를 쥐고 내 쪽으로 끌어당긴 후 좌 우로 넓게 벌렸다.
연한 분홍빛 꽃잎은 아주 신축성있게 쪼개진다.
탱글거리는 조갯살이 점액질에 흠뻑 적셔진 채 쫘악 눈앞에 드러나 보였다.
[아앙...싫어...]
아랫도리 부근에서 아키코의 더운 숨결이 느껴진다.
거의 절정 부근이다.
양 검지를 쑤욱 넣어 힘 있게 좌우로 갈랐다.
식충식물이나 강장동물의 내부처럼 보이는 질 내벽이 꿈틀거리며 드러나 환히 엿보인다.
특수한 조명이 침대 주위에 집중된 탓에 멀리 자궁 입구까지 엿보였다.
입술로 언제부터인가 드러난 클라토스 부근을 통째로 삼켜 빨아댔다.
[아하학! 그만...안돼...]
바르작! 아키코의 몸이 크게 요동쳤다.
벌떡벌떡 아키코의 허벅지와 괄약근 부근이 요동치는 것이 손 끝에 느껴졌다.
바로 아키코에게 존재하는 포인트를 자극하는 것 보다는 약간 덜 소란스러운 것으로
물론 이것 역시 함부로 하지 않기로 약속한 것이다.
왈칵! 엄청난 분출이 있었다.
부들부들...양 팔고 상체를 지탱한 채 아키코는 거의 그대로 굳어버리다 시피 했다.
뿜어지는 애액은 양이 많고 풍부했다.
[하응...너무해...가...나...가버려...하아앙...]
손안에 가득 느껴지는 떨림...귓가에 들리는 교성...이 반응...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꿀럭, 꿀럭 뿜어지는 체액의 샤워를 얼굴에 맞으며 나는 그 전율감을 듬뿍 만끽하고
있었다.
[어...언니 정말...너...너무 해...]
글썽글썽...소녀의 눈에는 눈물방울이 가득 맺혔다.
천국과 지옥을 오르내리는 쾌감...물론 그녀 자신이 가장 경계하는 미쳐버릴 정도의
포인트를 자극해 얻어지는 이른바 ‘광란’까지는 아니었지만 그에 못지않게 지독한
감각이었다.
팔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허리 아래 실룩실룩 아직도 움찔거리는 은밀한 부위에
아주 자상하게 움직이는 손길과 혀의 치근거리는 꿈틀거림이 이상하리만큼 분명히
느껴졌고 그 쾌감을 따라 간헐적으로 , 츄욱 체액이 분출되고 있었다.
물론 분출된 체액은 누군가에 의해 말끔히 닦아내듯 삼켜졌고...
[아키짱...미안...]
[...흐윽! 언니...두고 봐 나중에 후회하게 될 테니...아흐응...]
엉덩이가 타인의 손에 쪼개지는 감각 그리고 엄마가 닦아주듯 혀와 손으로 다정하게
자극되는 감각...그 감각에 반응해 머리 속이 하얗게 변하며 온몸의 솜털이 곤두설 정도의
쾌감과 이어지는 분출감...이런 민감함이 감춰진 몸이 싫어하면서도 좋은 야릇한 기분이다.
마키는 느긋하게 엉덩이와 허벅지 주위를 애무하며 몇 차례인가 잔 키스를 퍼부었다.
그녀가 느릿하게 입을 맞추며 몸을 뒤쪽으로부터 빼내자 퍼뜩 아키코가 놀라며 뾰족하게
외친다.
[학! 언니! 서 설마 그걸 할꺼야? 싫어...그 자세는 싫단 말야...하앙,]
[...미안해 아키짱...하지만 하고 싶어...]
[제...젠장...나빠, 나쁘다고...흐윽...]
아키코는 파들거리면서도 짐승의 암컷처럼 버팅겨 진 팔 다리를 움직여 자세를 고쳐
잡아주었다.
거의 본능에 가까운 움직임...다리를 좀 더 넓게 벌려 세우고 엉덩이를 높게 쳐들었다.
[아키짱...고마워...]
쪽, 쪼옥 엉덩이 주위에 몇 번 입맞춤을 퍼부은 마키가 느긋하게 드러난 틈으로 몸을 빼내
엉덩이를 높이 쳐든 채 엎드린 아키코의 잘록한 허리를 움켜쥐었다.
후배위...다소 프라이드가 강한 아키코가 꺼려하는 자세...아까 자신이 의기소침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음란하게 곳추선 채 먹이를 노리는 한 마리 뱀이 되어버린 남근 끝이 벌름거리며 체액에
듬뿍 적셔진 은밀한 꽃잎에 닿았다.
매끄럽고 보드라우며 촉촉이 감싸는 살점의 느낌이 귀두 앞머리에 분명히 느껴졌다.
[흐응...빠...빨리 해, 애태우지 마...언니...]
[미안 그리고 고마워 나의 아키짱...]
아키코는 엉덩이를 뒤틀며 재촉했고 그 기세에 주르르 음란한 체액이 살 기둥을 타고
흐르는 것이 분명히 느껴졌다.
이 도착적인 자세는 두 사람에게 색다른 쾌락을 선사했다.
물론 자세가 자세니 만치 다양한 자극과 애무는 어려웠고 아카코가 이 자세를 싫어하는
만큼 신경 써서 다루지 않으면 자칫 ‘여기서 스톱!’ 당할 수도 있다.
언젠가 한번 이 자세를 서투르게 행하다가 화가 잔뜩 난 아키코가 횅하니 집으로
그냥 돌아가 버린 일이 있을 정도였다.
[윽!...하아앙...]
[아! 으응...정말...굉장해...]
가는 허리와 엉덩이가 만나는 부분을 움켜쥐고 푸욱! 거침없이 찌르자 쑤욱 삼켜진
페니스가 꿰뚫으며 둘의 몸이 분명하리만치 떨렸다,
정상위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쾌감이다.
천천히 그 맛을 음미하던 마키의 허리가 진퇴를 시작했다.
자극이 강한 것인가...자꾸만 아키코의 윗몸이 앞쪽으로 도망가는 통에 소녀의 허리를
꼭 끌어안고 있지 않으면 안 되었다.
[윽...으으응...느낌이...너무 강해...하응...]
파르르 아키코에게서 억눌린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단단히 아키코의 몸을 고정하면서 양 손을 앞으로 뻗어 그녀의 아담한 가슴을
손바닥 전체로 받쳐 든다는 기분으로 다정스레 밀어 올려 주었다.
손가락 사이로 톡 발기된 유륜과 유두가 기분 좋게 느껴진다.
[하앙...기분...나빠...이상해 질 것 같아...]
[후우우...아키짱...]
귓가에 입김을 불어넣으며 살짝 물고 입 안에서 굴렸다.
바르작 아키코의 자그마한 몸이 전율하며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아...기분...나빠...하아앙...]
[아키코...]
하늘을 향해 턱짓을 하며 등이 새우처럼 휘어져 올라가며 엉덩이가 높이 쳐들렸다.
그녀가 클라이맥스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 마키가 더욱 신중하게 몸을
움직였다.
바짝 허리를 밀착시키면서 세찬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그 부분이 녹아들 듯 감미롭다.
쾌감이 높아질수록 아키코의 교성도 함께 높아져 갔다.
[하앙...하아아...가...가요...하아아...]
[흐윽...아키코...]
귓가에 마키의 숨결이 느껴지며 뻔쩍! 천둥번개가 내려치는 것을 온 몸으로 맞는 기분...
짜릿 엉덩이 부근에서 등으로 치닫는 쾌감이 버팅겨진 팔 다리 끝까지 전해지며 불꽃을
튀겼다.
짐승의 암컷처럼 지탱한 사지에 바짝 힘이 실렸다.
[하아앙...이...이래서 싫어...미칠 것 같아...으아앙...]
익숙치 않은 쾌감에 불쾌감까지 겹친 독특한 절정감...아카코의 왈칵 시트를 움켜쥔
손아귀가 찌리릿 떨렸다.
그에 비해 쭈욱 턱짓을 하며 쾌감을 만끽하는...머리가 곤두설 정도의 충만감을 맛보는
마키의 경우는 뭐랄까...정복감과 도착감이 한꺼번에 터지며 기분 좋은 감각이 세포
하나하나에 전달되고 있었다.
[아키짱...너무 좋아...정말...사랑해...]
[흥...마키 언니...정말 미워...]
아직 둘의 은밀한 부위는 굳게 연결된 채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엎드린 자세로 무너지며 한 덩어리가 되어버린 둘...입술이 달라붙듯 떨어지지 않았다.
찰박거리는 물기 젖은 소리가 들리며 침이 주르르 흘러 내렸다.
손 안에 묵직한 느낌이 산뜻하다.
간질간질하면서 착 달라붙는 느낌...가늘게 호흡을 하며 칼자루를 잡은 손을 쭉 뽑았다.
이와 동시에 다른 손은 칼집 입구를 잡고 칼집 끌기를 행했다.
벌써 수천 수 만번 되풀이 해온 동작이지만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쉽지 않은 동작이다.
‘거합 (居合)’...진검을 지닌 채 평상시 적의 공격을 제압하는 형식으로 된 무도였다.
서릿발 같은 광채...마주 대할수록 눈앞에 보이는 검 날의 물결무늬가 시리도록 눈부시다.
진검을 들고 하는 그야말로 삶과 죽음을 체험하는 동작...예전 처음 검을 들었을 때
‘거합’은 삶과 죽음 앞에 놓인 무사의 각오를 표현하는 것 이라고...스승의 말이 떠올랐다.
그렇기에 보통 ‘거합도’는 ‘형 (形:가타)’ 위주로 연습이 이루어진다.
검의 휘두름...그 움직임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궤적을 그렸다.
주위의 공기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릴 듯 고요하기만 한 공간...연무는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동작이 아무리 격렬해도 숨소리하나 흐트러지지 않아야 한다.
천천히 마무리 동작이 진행된다.
벤 자세에서 옆으로 손을 벌려 칼을 털어내는 동작...이른바 칼에 배인 피를 털어내는
‘혈진 (血振:피뿌리기)’ 동작...검 날에 배인 피를 털어내지 않고 검집에 넣을 경우 날이
상하고 뺄 수조차 없기 때문에 어떤 ‘가타 (形)’에도 반드시라고 할 만큼 들어가 있는
동작이었다.
전에 자신의 검기를 보아준 원로 검도인이 비단 천을 두 손으로 찢듯이 행하라고
가르침 받았던 것이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칼을 거두어 검 집에 꽂아 넣는 동작...거합도의 생명이랄 수 있는 동작이기도
하다.
검은 떨치는 것 보다 거두는 것이 더 중요하며 거두는 것 보다 ‘어진 마음’으로 상대를
제압해 검을 아예 쓰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들었다.
상당한 시간의 연무였지만 옷깃 하나 흐트러짐 없어야 한다.
정적...느릿하게 두 손을 모으며 눈을 감았다.
짜르르 잔 여운이 퍼지며 몸과 마음이 한 없이 고양되고 있었다.
[대단하군...아주 대단해...]
수련을 끝내고 스승과 마주 앉았다.
고등학교시절 은사이며 방황하던 자신을 이끌어 준 스승이기도 했다.
더구나, 자신의 신체의 비밀을 알고 있는 많지 않은 인물이었다.
친 아버지 보다 더 친아버지 같은 사람...그의 입술이 부드럽게 휘어졌다.
[망설임이 없구나...마키...이전과는 아주 달라졌어...]
[......]
[더구나,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치열함’이 사라졌다. 그 지독한...스스로를
불태워 버리는 듯 격한 감정이...]
[......]
나직했지만 무엇이 그리 좋은지 웃음소리가 배어나왔다.
스윽 뻗쳐진 스승의 손이 자상하게 머리를 매만졌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든 스승의 손에는 그에 어울리는 온화함과 따사로움이 서려
있었다.
[무슨 일인지는 묻지 않으마...어쨋든 좋은 변화이다...다만 검에 서린 잔념이 좀
걸리는구나...뭐, 그도 좋기는 하다. 빈틈없기는 했지만 흡사 ‘로보트’가 펼치는 듯
보이던 예전보다는 아주 많이 나아졌어...사람냄새가 나는 ‘가타(形)’ 였다.]
[선생님...]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무예와 기예에 입신의 경지에 들었다는 평을 받는
스승이다.
단순한 고등학교 교사가 아니라 거합도와 고류검술에 능한 무인이며 붓글씨와
다도에 심취한 덕망 높은 인물이기도 했다.
이해심 많고 온화하며 사려 깊기까지 한...아마 이 스승이 없었다면 그 자신은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
느릿하게 스승은 격식을 갖추어 차를 우리기 시작한다.
[한 가지만 명심하거라...검이든 학문이든 ‘마음’이 중요하다.
...무엇이든 행동함에 있어 사람이 지켜야 할 그 마음을 놓지 말거라...
늙은이의 노파심일지도 모르겠다만...왠지 이 말만은 해 주고 싶구나...]
잠시 시간이 흐른 뒤 자애로운 웃음과 함께 스승이 차 한 잔을 내밀었다.
영롱한 빛을 뿜어내는 녹차...두 손으로 받아든 찻잔에서 따사로운 온기가 느껴졌다.
말이 필요 없는 순간...스승이 우린 차를 달게 마셨다.
자신을 바라보는 스승의 눈빛이 차의 온기와 같이 따스했다.
온화하면서도 빈틈없었고 강렬한 카리스마까지 뿜어내는 여성...깊고 풍성한 눈썹사이로
푸르른 하늘같은 맑고 차가운 눈빛이 흘러 넘쳤다.
끼이익...짐짓 힘을 주어 의자에서 몸을 쭈우욱 늘였다.
잠시 몸을 늘이며 암고양이 같은 표정을 짓던 그녀가 슬쩍 사무실 창 밖을 내다보았다.
정상의 자리...위압감 있는 탁자를 차지하고 있는 그녀의 이름이 적혀있는 명패가
그녀의 현재를 말해주고 있었다.
‘대표이사 키리시마 히토미’
이 명패가 붙은 이 자리를 손에 넣기까지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다.
아니, 쉽지 않은 것이 아니라 무시무시한 싸움과 투쟁의 결과였다고 해야 정답일 것이다.
그 결과 그녀의 가족 거의 전부를 잃어야 했고 그녀 역시 몇 번이나 죽음과 대면해야
했을 정도다.
주마등처럼 스처가는 일들...잠시 옛일을 떠올리며 가만히 심호흡을 한 히토미가 탁자에
놓인 서류 파일을 펼쳤다.
[‘소노무라 마키 (園村麻希)’...중앙대학 어학부 2학년 현재 휴학 중...성적우수,
담당 교수의 평가도 우수...거기에...]
팔락팔락...넘겨지던 서류철이 탁 멈췄다,
손가락으로 서류철을 튕기며 싸아아 미묘한 미소를 짓는다.
[가장 중요한 요소...나와 나의 귀여운 아키코 만을 위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가능성...
바로 그 것이 중요한 법이지...바로 그 것이...]
툭 바닥에 놓여진 서류철...몇 장의 사진과 함께 ‘의료기록’이라는 이름의 서류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온다.
사진 속에는 새끼 고양이 같은 소녀와 함께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웃고 있는 짧은머리
여성의 모습이 자리해 있었다.
[우선 나의 아기를 만나봐야겠지? 시간이 날지 모르겠네...쿡쿡쿡...]
묘한 웃음을 지으며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는 여자...힐끗 서류철을 쏘아보는 그녀에게서
얼음장처럼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일단 빠져나갈 틈은 몽땅 막아 둔 상태...어떻게 될 것인가...아주 흥미롭군요...
어떤 결과가 될지...뭐 내 입장에선 그 여자가 인형이 되는 쪽이 좋겠지만...
그 아이와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인형이...쿡쿡...호호홋...오호호호홋...]
짜랑짜랑 높은 웃음이 사무실 안에 울려 퍼지자 불길한 메아리가 되었다.
누군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하얗게 질린 채 얼어붙었을 것이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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