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와일드 하니 "Wild Honey". * 이번 화 야한거 별로 업슈~*
[......]
나른한 포만감이랄까...노곤하면서도 기분좋은 여운이 느껴졌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포말 섞인 욕조의 물은 자수정의 빛과 조명이 뒤섞여
잘 익은 포도주 빛을 하고 있었다.
자수정 원석으로 된 바닥욕조에 깊이 몸을 묻고 잠겨서 가만히 몸을 때리는
거품에 몸을 맡겼다.
몇 차례나 절정감을 맛봐야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 지독한 쾌락의 기억에 부르르 몸이 살짝 떨렸다.
흰 암사자처럼 덤벼드는 히토미에게 뼈와 내장까지 먹혀버린 초식동물이
되어버린 기분이었다.
정염의 화신같은 히토미의 욕구를 십여차례나 채워준 후에야 찻아온 정적...
어쨋든 비몽사몽간에 같이 샤워를 마치고 이 호사스런 거품욕조에 몸을
담그고 나서야 정신을 추스릴 수 있었다.
아니, 솔직히 말해 그 것은 착각인지도 모른다.
뼈 없는 연체동물 같이 끈적이면서도 부드러운 여체에 안긴채 녹아들 듯
느껴지는 그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흡사 커다란 인형이 되어 안겨있는 기분이었다.
몸 전체로 느껴지는 풍요의 여신같은 여체가 주는 감각은 감미로웠고
실제로 히토미의 몸은 풍만했고 늘씬했으며 아름다웠다.
길고 윤기흐르는 허벅지와 날씬한 종아리, 성숙함과 신선함을 겸비한 몸매에
표독한 느낌이 살짝 섞인 장미꽃 같은 용모를지닌 흡사 현세에 부활한
여신상 같은 이미지였다.
더구나 그 눈에 흐르는 만족감과 흥분, 도취된 승리감까지 섞인 오연한
얼굴로 품안에 안고있는 늘씬한 소노무라 마키의 몸을 만끽하고 있었다.
흡사 오만한 표정으로 패배한 적국 장수를 질타하는 여왕의 표정이랄까...
[나와 아키코의 "패밀리네임"을 알고 계시죠? 소노무라상?]
[...네]
물론 알고있다.
"히토미(瞳)"와 "아키코(晶子)"의 패밀리네임은 "야쿠마루(藥丸)" 엄청난
대기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근처에서 열손가락 안에 드는 상당한 사업을 하고
있는 집안이었다.
주로 의약분야에 종사하고 있었고 근래 상당한 성장세를 보여준다고 알고 있었다.
[그래요...소노무라상이 알고있는대로 우리 집안은 의약산업을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어요. 그 근원은 아주 오래 전 전국시대까지 이어지고 말이죠...]
살짝 웃음지으며 마키의 입맞춤한 히토미가 길게 팔을 뻗쳐 욕조 가장자리에
장식된 사슴 장식 어딘가를 눌렀다.
[......!]
밖이 내다보일 정도로 투명했던 전면의 창이 스르르 내려온 블라인더에 가려지며
천천히 어두워졌고, 욕실 가운데 반라의 여인상이 들고있는 항아리에서 쏟아지는
물이 조금 거세지는가 싶더니 물줄기 부근에 무언가 영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른바 "워터스크린 시스템"...물 분자에 영상을 비춰 화면을 나타나게하는
것이었다.
[혹시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네요...현재 과학과 의학이 발달하여 많은 질병의
원인이 밝혀졌고 새로운 치료법이나 약도 나왔지만 실제로 아직 고혈압이나
감기같은 질병조차 확실한 특효약이 없는 실정이죠.
하지만, 만약 누군가 한가지라도 질병이나 어떤 용도에 확실히 듣는 약물 같은
것을 개발해 낸다면 어떨까요? 대단하겠죠?]
[......]
귓가에 속삭이는 히토미의 목소리는 살짝 더운 열기를 품고 있었고 마키의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쾌감을 느끼게 했다.
아랫도리에 간신히 진정되어있는 숨겨진 페니스 부위가 꿈틀거렸다.
[아, 나오는군요...자 저걸 봐주세요...]
신기하게도 허공중에 나타난 화면이 점차 뚜렸해지며 몇마리 벌이 꽃의 꿀을 빠는
장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벌?]
[네, 벌이에요...]
킥킥 히토미는 작게 웃으며 마키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히말라야에서 자생하는 가장 강하고 힘센 꿀벌 "아피스 라보리오사 ApisLaboriosa"
종이에요...저 벌이 만들어내는 석청이 바로 "와일드 하니"라고 불리는 벌꿀이죠...
우리 집안의 선대때부터 연구한 것이기도 해요...]
[......]
화면은 몇 차례인가 바뀌며 현지인들이 석청을 따는 고난의 과정, 벌꿀을 정제하는 모습,
그리고 연구실에서 무언가 연구하는 장면 등이 스쳐지나갔고 최후로 황금빛 액체가 담긴
플라스크를 보며 환호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췄다.
[저 물질은 현재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명을 연장하고 노화를 방지하며
성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어요.
소노무라상...당신도 저 물질을 몇차례에 걸쳐 먹은적이 있죠, 알게 모르게 말이에요...]
[......!]
품 안에 끌어안은 마키에게서 깜짝 놀라는 경련이 느껴지자 히토미는 야릇한 미수와 함께
팔다리에 살짝 힘을 주었다.
[소노무라상, 어렴풋이 알고 있겠지만 당신에게는 한가지 마법이 걸려있어요.
아니, 어쩌면 저주라고 해야할 지도 모르겠네요...절대 저에게 거역하지 못하게 되는...
단신에게 그 마법을 건 이유...그 이유는 바로 저 "신물질" 때문이랍니다...]
[......]
놀람을 떠난 경악감이 마키의 전신을 스쳤다.
머리 속이 뒤죽박죽이 되어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분노와 초조함...그리고 경악 간신히 힘을 짜내 왜, 어째서 라는 단어만 작게 되풀이
하며 숨을 조금 거칠게 내 쉬었다.
[그래요...제가 증오스러우실거예요...하지만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랍니다.
인간이란 황금 앞에선 얼마나 추악해지는지...그리고, 그 인간의 욕망은 얼마나 큰
비극을 낳는지 당신은 모를거예요...]
히토미의 목소리엔 살짝 잔 떨림이 배어 있었고 두 눈엔 깊이 가라앉은 감정이 섞여
차갑게 변했다.
히토미 자신은 물론 아키코와 아키코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목숨마저 위태롭게 했고
히토미와 아키코만 간신히 살아남고 많은 목숨이 비극속에 사라져간 원인이 된
그야말로 불로장생의 물질...히토미는 첨단 워터스크린에 비쳐친 그 금빛 액체가 담긴
플라스크를 증오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만약 수명을 연장시키고 노화를 늦추며 성기능을 강화시키는" 무엇인가가 세상에
나타난다면?
거기에 그 무언가가 피부를 재생하고 세균 감염을 막고 뼈와 골격을 성장하게하며
두뇌활동을 촉진시키고 근육과 내장을 튼튼하게하며 심장질환에 탁월한 효과마저 있다면?
원래 심장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약이 발기부전에 특효가 있다는 사실이 같이
알려지면서 그 약은 새로운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바로 비아그라 라고 불리는 것이다.
예로부터 벌꿀은 몸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고 특히 고산지역의 공해와 인적이 드믄
곳의 천연 벌꿀은 그 약효가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히토미의 남편과 시아버지는 그 벌과 꿀의 효능에 관심을 가지고 심혈을 기울여 연구를
계속했고 드디어 와일드 하니 라고 불리는 히말라야 석청에서 힌트를 얻어 신비의 노화방지
물질...거기에 질병 치료등의 효과마저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같이 연구를 한 연구자 뿐만 아니라 그 물질의 존재를 알고있는
이들 사이에 치열한 암투가 벌어졌고 싸움은 은밀하고 치명적으로 진행되어 비극과 비극을
이어 부르는 사태에 까지 이르고 만다.
그 지독한 싸움끝에 살아남은 히토미는 간신히 정상의 자리에 올랐지만 딸 아키코와
자신밖에 없는 그 누구도 믿지못하는 그런 상황에 빠져 버린것이다.
물론 히토미의 동생이 있었지만 그 역시 완전히 신뢰하기엔 무언가 모자란 존재였다.
[소노무라상...당신은 나와 귀여운 아키코를 지켜주고 보호하는 그런 역활을 해 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완전히 성장한 아키코를 보호하고 아껴주며, 아키코에게 가문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낳게하는 역활까지 하셔야 하고...아시겠나요?]
[......!]
마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몸이 떨렸고 목이 콱막혔다.
뭐랄까 귓가에 엄청난 소리가 울려퍼져 정신마저 멍 한것 같은 기분이었다.
히토미는 마음을 굳히며 차갑게 말했다.
현재 소노무라 마키는 심층의식까지 열려있었고 누구의 말이라도 정신의 안쪽까지 새겨질
정도로 각인되는 그런 상태다.
바로 이때 적절한 자극과 함께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명령하면 그 말을 거역하거나 할 수
없을 정도로 영혼에까지 새겨지게 된다.
[당신은 아키코가 싫은가요? 아니면 그 아이를 아끼고 사랑하나요...]
[......]
머리속이 뒤죽박죽 엉망이었다.
무언가 말을 해야하는데 흡사 꿈 속에서 그것도 지독한 악몽을 꾸고있는 기분이었다.
[말하세요 소노무라상! 당신은 아키코 그 아이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좋아하나요?
소중하게 생각하나요?]
콱 몸을 세차게 끌어안는 히토미의 부드러운 몸이 흡사 늪이나 식충식물의 덩쿨 같이
느껴졌다.
[아키코...조...좋아합니다...사...사랑합니다...]
더듬더듬 몽롱한 표정으로 헛소리인양 말하는 마키를 괴롭게 끌어안으며 히토미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어쩌면 대단히 비정상적인 관계라 할 수 있다.
소노무라 마키는 정확히말하면 남자와 여자의 성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존재고
더구나 딸과 어머니가 같이 사랑을 나눠버린데다 이유없이 간호사 두 명 까지 휩쓸려버린
어찌보면 엽기적이랄 수 있기까지 한 상황이다.
그러나, 신물질을 둘러싼 암투에 휩쓸려 성적으로 괴로운 경험마저 한데다 남성 혐오증에
빠져버린 딸과 자신에게는 이 것이 어쩔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그녀의 딸인 아키코는 신물질을 노린 일당에 의해 본의아닌 성 경험까지 해야했던 전력이
있었다.
물론 그들은 분노한 히토미에 의해 그야말로 갈갈이 ?겨져 지금은 멀리 공해상 너머
바다 속에 수장되어 버렸지만...
[소노무라상, 아키코를 사랑하듯 저를 사랑해주세요 그리고, 저를 사랑하듯
아키코를 사랑해 주세요. 다만, 그 아이가 완전한 힘을 얻을 때 까지 가문을 이어갈
능력을 얻을 때까지는 그 아이에 대한 감정과 사랑을 자제해 주시고요...
아시겠나요? 맹세해 주실 수 있나요?]
[......]
부들부들 가늘게 전신을 떨고있는 마키의 가슴은 그야말로 방망이질 치고 있었다.
아키코 그 존재는 마키에게 있어선 그야말로 빛과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은근한 동경을 품고있는 존재 아키코의 어머니인 히토미...
마키의 입은 저도 모르게 스르르 열려 맹세의 말을 하고 있었다.
[네...맹세합니다...]
아키코의 눈이 살짝 가늘어지며 따스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제 자신의 품 안에 있는 이 존재는 그야말로 자신과 아키코를 수호하는
"기사(騎士Knight)"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믿을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생긴 것이다.
뿌듯한 만족감에 아키코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
[좋아요...소노무라상, 당신은 아키코를 지키겠다고 사랑한다고 말하셨고
저 역시 그렇게 대해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은 귀여운 아키코와 저를 지키고 돕는 그런 존재로 살아가야 할 겁니다.
평생토록 영원히 말이에요...아시겠죠?]
[네...]
몽롱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마키를 소중히 끌어안으며 아키코는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자신을 향하게 했다.
그리고...
촉촉한 입술이 부딛히고 부드러운 설육이 꿈틀거리며 휘감겼다.
짙고 뜨거운 입맞춤 이었다.
[......!]
퍼뜩 책상에 엎드렸다가 눈을 뜨며 몸을 일으켰다.
부르르 무언가 가슴 한쪽이 쓰라리며 살짝 아프다.
왜일까...
새콤한 레몬 향기를 뿌리는 귀여운 소녀의 눈이 동그래져 있었다.
[아키코 무슨 일 있어?]
[아키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반 친구 두명이 걱정스러운듯 물었지만
대답할 수 없었다.
불안함...
[마키 언니...?]
소녀의 가슴에는 진한 어둠이 아련한 밤 안개처럼 퍼져가고 있었다.
==========================================================================
와일드 하니...비밀의 문이 하나 열렸습니다...;
추석을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세요~ 모두~ ^^*
[......]
나른한 포만감이랄까...노곤하면서도 기분좋은 여운이 느껴졌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포말 섞인 욕조의 물은 자수정의 빛과 조명이 뒤섞여
잘 익은 포도주 빛을 하고 있었다.
자수정 원석으로 된 바닥욕조에 깊이 몸을 묻고 잠겨서 가만히 몸을 때리는
거품에 몸을 맡겼다.
몇 차례나 절정감을 맛봐야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 지독한 쾌락의 기억에 부르르 몸이 살짝 떨렸다.
흰 암사자처럼 덤벼드는 히토미에게 뼈와 내장까지 먹혀버린 초식동물이
되어버린 기분이었다.
정염의 화신같은 히토미의 욕구를 십여차례나 채워준 후에야 찻아온 정적...
어쨋든 비몽사몽간에 같이 샤워를 마치고 이 호사스런 거품욕조에 몸을
담그고 나서야 정신을 추스릴 수 있었다.
아니, 솔직히 말해 그 것은 착각인지도 모른다.
뼈 없는 연체동물 같이 끈적이면서도 부드러운 여체에 안긴채 녹아들 듯
느껴지는 그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흡사 커다란 인형이 되어 안겨있는 기분이었다.
몸 전체로 느껴지는 풍요의 여신같은 여체가 주는 감각은 감미로웠고
실제로 히토미의 몸은 풍만했고 늘씬했으며 아름다웠다.
길고 윤기흐르는 허벅지와 날씬한 종아리, 성숙함과 신선함을 겸비한 몸매에
표독한 느낌이 살짝 섞인 장미꽃 같은 용모를지닌 흡사 현세에 부활한
여신상 같은 이미지였다.
더구나 그 눈에 흐르는 만족감과 흥분, 도취된 승리감까지 섞인 오연한
얼굴로 품안에 안고있는 늘씬한 소노무라 마키의 몸을 만끽하고 있었다.
흡사 오만한 표정으로 패배한 적국 장수를 질타하는 여왕의 표정이랄까...
[나와 아키코의 "패밀리네임"을 알고 계시죠? 소노무라상?]
[...네]
물론 알고있다.
"히토미(瞳)"와 "아키코(晶子)"의 패밀리네임은 "야쿠마루(藥丸)" 엄청난
대기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근처에서 열손가락 안에 드는 상당한 사업을 하고
있는 집안이었다.
주로 의약분야에 종사하고 있었고 근래 상당한 성장세를 보여준다고 알고 있었다.
[그래요...소노무라상이 알고있는대로 우리 집안은 의약산업을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어요. 그 근원은 아주 오래 전 전국시대까지 이어지고 말이죠...]
살짝 웃음지으며 마키의 입맞춤한 히토미가 길게 팔을 뻗쳐 욕조 가장자리에
장식된 사슴 장식 어딘가를 눌렀다.
[......!]
밖이 내다보일 정도로 투명했던 전면의 창이 스르르 내려온 블라인더에 가려지며
천천히 어두워졌고, 욕실 가운데 반라의 여인상이 들고있는 항아리에서 쏟아지는
물이 조금 거세지는가 싶더니 물줄기 부근에 무언가 영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른바 "워터스크린 시스템"...물 분자에 영상을 비춰 화면을 나타나게하는
것이었다.
[혹시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네요...현재 과학과 의학이 발달하여 많은 질병의
원인이 밝혀졌고 새로운 치료법이나 약도 나왔지만 실제로 아직 고혈압이나
감기같은 질병조차 확실한 특효약이 없는 실정이죠.
하지만, 만약 누군가 한가지라도 질병이나 어떤 용도에 확실히 듣는 약물 같은
것을 개발해 낸다면 어떨까요? 대단하겠죠?]
[......]
귓가에 속삭이는 히토미의 목소리는 살짝 더운 열기를 품고 있었고 마키의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쾌감을 느끼게 했다.
아랫도리에 간신히 진정되어있는 숨겨진 페니스 부위가 꿈틀거렸다.
[아, 나오는군요...자 저걸 봐주세요...]
신기하게도 허공중에 나타난 화면이 점차 뚜렸해지며 몇마리 벌이 꽃의 꿀을 빠는
장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벌?]
[네, 벌이에요...]
킥킥 히토미는 작게 웃으며 마키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히말라야에서 자생하는 가장 강하고 힘센 꿀벌 "아피스 라보리오사 ApisLaboriosa"
종이에요...저 벌이 만들어내는 석청이 바로 "와일드 하니"라고 불리는 벌꿀이죠...
우리 집안의 선대때부터 연구한 것이기도 해요...]
[......]
화면은 몇 차례인가 바뀌며 현지인들이 석청을 따는 고난의 과정, 벌꿀을 정제하는 모습,
그리고 연구실에서 무언가 연구하는 장면 등이 스쳐지나갔고 최후로 황금빛 액체가 담긴
플라스크를 보며 환호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췄다.
[저 물질은 현재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명을 연장하고 노화를 방지하며
성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어요.
소노무라상...당신도 저 물질을 몇차례에 걸쳐 먹은적이 있죠, 알게 모르게 말이에요...]
[......!]
품 안에 끌어안은 마키에게서 깜짝 놀라는 경련이 느껴지자 히토미는 야릇한 미수와 함께
팔다리에 살짝 힘을 주었다.
[소노무라상, 어렴풋이 알고 있겠지만 당신에게는 한가지 마법이 걸려있어요.
아니, 어쩌면 저주라고 해야할 지도 모르겠네요...절대 저에게 거역하지 못하게 되는...
단신에게 그 마법을 건 이유...그 이유는 바로 저 "신물질" 때문이랍니다...]
[......]
놀람을 떠난 경악감이 마키의 전신을 스쳤다.
머리 속이 뒤죽박죽이 되어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분노와 초조함...그리고 경악 간신히 힘을 짜내 왜, 어째서 라는 단어만 작게 되풀이
하며 숨을 조금 거칠게 내 쉬었다.
[그래요...제가 증오스러우실거예요...하지만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랍니다.
인간이란 황금 앞에선 얼마나 추악해지는지...그리고, 그 인간의 욕망은 얼마나 큰
비극을 낳는지 당신은 모를거예요...]
히토미의 목소리엔 살짝 잔 떨림이 배어 있었고 두 눈엔 깊이 가라앉은 감정이 섞여
차갑게 변했다.
히토미 자신은 물론 아키코와 아키코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목숨마저 위태롭게 했고
히토미와 아키코만 간신히 살아남고 많은 목숨이 비극속에 사라져간 원인이 된
그야말로 불로장생의 물질...히토미는 첨단 워터스크린에 비쳐친 그 금빛 액체가 담긴
플라스크를 증오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만약 수명을 연장시키고 노화를 늦추며 성기능을 강화시키는" 무엇인가가 세상에
나타난다면?
거기에 그 무언가가 피부를 재생하고 세균 감염을 막고 뼈와 골격을 성장하게하며
두뇌활동을 촉진시키고 근육과 내장을 튼튼하게하며 심장질환에 탁월한 효과마저 있다면?
원래 심장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약이 발기부전에 특효가 있다는 사실이 같이
알려지면서 그 약은 새로운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바로 비아그라 라고 불리는 것이다.
예로부터 벌꿀은 몸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고 특히 고산지역의 공해와 인적이 드믄
곳의 천연 벌꿀은 그 약효가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히토미의 남편과 시아버지는 그 벌과 꿀의 효능에 관심을 가지고 심혈을 기울여 연구를
계속했고 드디어 와일드 하니 라고 불리는 히말라야 석청에서 힌트를 얻어 신비의 노화방지
물질...거기에 질병 치료등의 효과마저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같이 연구를 한 연구자 뿐만 아니라 그 물질의 존재를 알고있는
이들 사이에 치열한 암투가 벌어졌고 싸움은 은밀하고 치명적으로 진행되어 비극과 비극을
이어 부르는 사태에 까지 이르고 만다.
그 지독한 싸움끝에 살아남은 히토미는 간신히 정상의 자리에 올랐지만 딸 아키코와
자신밖에 없는 그 누구도 믿지못하는 그런 상황에 빠져 버린것이다.
물론 히토미의 동생이 있었지만 그 역시 완전히 신뢰하기엔 무언가 모자란 존재였다.
[소노무라상...당신은 나와 귀여운 아키코를 지켜주고 보호하는 그런 역활을 해 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완전히 성장한 아키코를 보호하고 아껴주며, 아키코에게 가문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낳게하는 역활까지 하셔야 하고...아시겠나요?]
[......!]
마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몸이 떨렸고 목이 콱막혔다.
뭐랄까 귓가에 엄청난 소리가 울려퍼져 정신마저 멍 한것 같은 기분이었다.
히토미는 마음을 굳히며 차갑게 말했다.
현재 소노무라 마키는 심층의식까지 열려있었고 누구의 말이라도 정신의 안쪽까지 새겨질
정도로 각인되는 그런 상태다.
바로 이때 적절한 자극과 함께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명령하면 그 말을 거역하거나 할 수
없을 정도로 영혼에까지 새겨지게 된다.
[당신은 아키코가 싫은가요? 아니면 그 아이를 아끼고 사랑하나요...]
[......]
머리속이 뒤죽박죽 엉망이었다.
무언가 말을 해야하는데 흡사 꿈 속에서 그것도 지독한 악몽을 꾸고있는 기분이었다.
[말하세요 소노무라상! 당신은 아키코 그 아이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좋아하나요?
소중하게 생각하나요?]
콱 몸을 세차게 끌어안는 히토미의 부드러운 몸이 흡사 늪이나 식충식물의 덩쿨 같이
느껴졌다.
[아키코...조...좋아합니다...사...사랑합니다...]
더듬더듬 몽롱한 표정으로 헛소리인양 말하는 마키를 괴롭게 끌어안으며 히토미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어쩌면 대단히 비정상적인 관계라 할 수 있다.
소노무라 마키는 정확히말하면 남자와 여자의 성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존재고
더구나 딸과 어머니가 같이 사랑을 나눠버린데다 이유없이 간호사 두 명 까지 휩쓸려버린
어찌보면 엽기적이랄 수 있기까지 한 상황이다.
그러나, 신물질을 둘러싼 암투에 휩쓸려 성적으로 괴로운 경험마저 한데다 남성 혐오증에
빠져버린 딸과 자신에게는 이 것이 어쩔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그녀의 딸인 아키코는 신물질을 노린 일당에 의해 본의아닌 성 경험까지 해야했던 전력이
있었다.
물론 그들은 분노한 히토미에 의해 그야말로 갈갈이 ?겨져 지금은 멀리 공해상 너머
바다 속에 수장되어 버렸지만...
[소노무라상, 아키코를 사랑하듯 저를 사랑해주세요 그리고, 저를 사랑하듯
아키코를 사랑해 주세요. 다만, 그 아이가 완전한 힘을 얻을 때 까지 가문을 이어갈
능력을 얻을 때까지는 그 아이에 대한 감정과 사랑을 자제해 주시고요...
아시겠나요? 맹세해 주실 수 있나요?]
[......]
부들부들 가늘게 전신을 떨고있는 마키의 가슴은 그야말로 방망이질 치고 있었다.
아키코 그 존재는 마키에게 있어선 그야말로 빛과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은근한 동경을 품고있는 존재 아키코의 어머니인 히토미...
마키의 입은 저도 모르게 스르르 열려 맹세의 말을 하고 있었다.
[네...맹세합니다...]
아키코의 눈이 살짝 가늘어지며 따스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제 자신의 품 안에 있는 이 존재는 그야말로 자신과 아키코를 수호하는
"기사(騎士Knight)"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믿을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생긴 것이다.
뿌듯한 만족감에 아키코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
[좋아요...소노무라상, 당신은 아키코를 지키겠다고 사랑한다고 말하셨고
저 역시 그렇게 대해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은 귀여운 아키코와 저를 지키고 돕는 그런 존재로 살아가야 할 겁니다.
평생토록 영원히 말이에요...아시겠죠?]
[네...]
몽롱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마키를 소중히 끌어안으며 아키코는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자신을 향하게 했다.
그리고...
촉촉한 입술이 부딛히고 부드러운 설육이 꿈틀거리며 휘감겼다.
짙고 뜨거운 입맞춤 이었다.
[......!]
퍼뜩 책상에 엎드렸다가 눈을 뜨며 몸을 일으켰다.
부르르 무언가 가슴 한쪽이 쓰라리며 살짝 아프다.
왜일까...
새콤한 레몬 향기를 뿌리는 귀여운 소녀의 눈이 동그래져 있었다.
[아키코 무슨 일 있어?]
[아키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반 친구 두명이 걱정스러운듯 물었지만
대답할 수 없었다.
불안함...
[마키 언니...?]
소녀의 가슴에는 진한 어둠이 아련한 밤 안개처럼 퍼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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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하니...비밀의 문이 하나 열렸습니다...;
추석을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세요~ 모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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