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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지몽 - 악마 - 19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3 22:13 1,153회 0건
*** 본 작품은 트랜스젠더 혹은 쉬메일의 구체적인 성적묘사를 담고 있습니다.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안아줘....여자로...."

부끄러운듯 혹은 조심스러운듯 흘러나온 시현이의 목소리는 순간적으로 진우를 움찔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예상치 못했던 말이라는 점은 둘째치고, 태어나서 들어본 말 중에 가장 야한 말이라는 느낌 탓이다. 아랫도리를 여과없이 드러낸 채 박아달라느니, 맛있다느니 하는 동영상을 보면 당연히 자지가 벌떡 서긴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마음 한 구석이 찝찝했었다. 하지만 시현이의 입에서 나온 "안아줘" 라는 말과 "여자로"라는 말, 그다지 성적인 뉘앙스가 없는 그 두 마디를 듣는 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의 성적 충동이 진우의 가슴을 때렸다.

멈칫했던 것도 잠시, 고개를 숙여 시현이의 입술을 덮쳤다. 여리디 여린 시현이의 입술을 짐승처럼 탐하며 그대로 부러트릴 것처럼 시현이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 바람에 끌어올려지듯 진우에게 밀착된 시현이가 "읍,읍" 하는 소리를 낸다. 온 몸을 몰아치는 흥분 탓에, 평소처럼 부드러운 키스를 하기 어려웠다. 지금 잡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사라져버리는 신기루를 핥듯, 그렇게 맹렬하게 시현이의 입술을 핥았다.

"잠깐만, 진우야..잠깐만. 응? 잠깐만...하으음.."

시현이가 몇 번씩이나 고개를 돌리며 어깨를 밀어내지만,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듯 계속해서 입술을 탐한다. 시현이의 숨을 삼키고, 시현이의 입술을 훑듯이 빨며, 시현이의 상의 속으로 손을 넣는다.

"잠깐만, 잠깐만...."

한참을 애무당한 후에야 겨우 진우의 움직임을 멈췄다. 가까스로 입술에서 떨어져나간 진우의 숨이 거칠다. 마치 격한 스파링을 마친 직후 같다. 솔직히 말하면 심장은 그때보다 훨씬 더 격렬하게 고동치고 있다.

"왜?"
"여기 병원이잖아...여기서 말고."

시현이가 손바닥을 펴 진우의 가슴을 살짝 누른다. 오른쪽 눈으로 보이는 진우의 눈빛은 어둔 병실에서도 이글거리는 것처럼 뜨겁다.

"너 퇴원하고...응?"
"난 지금 안고 싶어. 미칠 것 같아."

재차 덮쳐오려는 진우의 가슴을 밀어낸다. 턱 없이 약한 힘이지만, 진우의 움직임이 멈췄다. 이젠 어떤 식으로든 힘으로 누르는 일은 피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다.

"조금만, 조금만 참자. 응? 알았지? 아직 이렇게 아프고.." 시현이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진우의 옆구리를 쓰다듬는다.
"나....여기서 조용할 자신도 없단 말야..."

말을 살짝 흐리는 시현이를 보자 단번에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됐다. 그 날-시현이를 강간하던 날-, 찢어질듯 내지르던 시현이의 비명 소리를 기억하고 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차분히 이루어지는 섹스라면 그때 같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신음을 참긴 힘들터다. 여성의 성기로 이루어지는 섹스라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애널섹스의 고통은 당연히 그보다 크다.

"하지만..."

진우가 말을 꺼내는 순간, 병실 문이 드르륵 열린다. 진우의 품에 깊숙히 안겨있던 시현이가 황급히 빠져나와 보조침대로 내려간다. 침대를 빙 둘러싼 커튼 덕에 다행히 발견되진 않았다.

"김진우씨?"
"네, 네."

간호사가 간단한 주의를 주며 상태를 체크하는 동안, 보조침대에 앉은 시현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마치 나쁜 짓을 하다가 들킨 어린아이처럼, 허벅지 사이로 양 손을 넣고 고개 숙인 모습이 마냥 귀엽게 보인다.





"생각보다 일찍 퇴원하네?" 3,4일이면 퇴원해도 된다는 간호사의 말에 시현이가 빙긋 미소지으며 말했다. 퍽 안심된다는 말투에서 애써 숨기고 있던 걱정이 묻어난다.
"뭐가 일찍이냐. 난 지금 당장 퇴원하고 싶은데." 진우가 뾰로통하게 대답하자, 시현이가 다시금 침대로 올라오며 진우의 볼을 어루만진다.

"조금만, 조금만 참자. 알았지?"

다정스럽게 진우의 볼을 쓰다듬어주지만, 진우의 표정은 풀어지지 않는다. 강한 성욕에 휩싸였다가 욕구를 풀지 못한 남성는 깊은 아쉬움과 불만족에 빠지는 법이다. 한참을 뺨을 쓸어주고, 키스해줘도 풀리지 않는 진우의 표정을 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입으로..해줄까?"

진우에게 키스하던 입술을 살짝 떼고 눈맞춤을 유지한 채 손을 내려 진우의 자지를 쓰다듬는다. 23일의 사건을 제외하면, 한 달여만에 느끼는 사랑스런 터치다. 뾰로통한 표정으로 입을 내민 진우의 얼굴을 뒤로 하고 미끄러지듯 내려간다. 가슴 팍에 가벼운 키스를 하고, 붕대로 감긴 옆구리 쪽에도 쪽-하고 입을 맞춘다. 침대에 기댄 자세로 앉아있는 진우가 엉덩이를 살짝 들어주자 바지와 팬티를 부드럽게 벗겨낸다.

"..안녕."

부끄러운 표정으로 진우의 분신을 보며 인사를 건넨다. 그런 시현이에게 대답이라도 하듯 자지가 앞뒤로 껄떡껄떡- 거렸다. 안아달라는 시현이의 말을 들은 후로 계속 그 상태였던 자지는 통증을 느낄 정도로 빳빳하다. 한바탕 추격전과 병원에서의 치료 덕분에, 한 겨울인데도 땀을 많이 흘린 터였다. 팬티를 끌어내리자 땀 냄새와 섞인 밤꽃 향이 슬며시 풍겨나온다.

"나 안 씻엇는데..."

걱정이 된 진우가 먼저 말을 꺼냈지만, 시현이는 그저 싱긋 웃어보이더니 붉게 달아오른 귀두 끝에 입을 맞춘다. 그렇게 입술을 맞춘 채로 맷돌을 돌리듯 부드럽게 혀를 움직이자, 오랜만에 느끼는 찌릿한 감촉이 진우의 아랫도리를 울린다.

"으윽.."
"..맛있다..."

진우의 생일 이후로 벌써 반년이다. 삽입 없는 상태로 반년 간 입술과 손을 이용해 진우를 만족시켜온 시현이였다. 3일에 1회라는 단호한 시현이의 말도 지켜지지 않을 정도로 격렬하게 시현이의 입술을 갈구한 탓에 정말 많은 횟수의 관계를 가졌다. 진우가 어떤 행동을 좋아하고, 어떤 말을 좋아하는지 손바닥 보듯 훤히 알고 있다. 아이스크림을 핥듯 귀두를 애무하면서도 진우와의 눈맞춤은 계속해서 유지한다.

"아, 시현아...아...나 미칠 것 같아. 안고 싶어."

저도 모르게 시현이의 애널이 떠오른다. 어쨌든간에 이미 시현이의 맛을 본 진우였다. 절대 잊을 수 없는, 머리가 하얘지는 쾌감이 떠오른다.

"안돼, 다쳤으니까...츄릅...그러니까 누가...하읍...그런 일에 나서래..."

야릇한 미소를 지은 채 자지를 애무하며 진우의 요구를 거부한다. 딱히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런 부상을 입은 진우에게 조금 화가 나 있었다. 남들이 아무리 영웅입네, 멋지네 해줘도 멋대로 칼에 베여 돌아온 남자친구의 모습은 안타까움과 안쓰러움 그리고 화를 불러 일으키는 법이다. 시현이는 진우에게 일종의 벌을 주고 있는 것이다.

"아..아...."

그런 시현이의 표정을 보는 진우는 그야말로 미칠 것 같다. 고환과 엉덩이를 잇는 아랫도리가 터져 나갈 것 같은 기분이다. 시현이가 한참을 입에 물고 있던 자지를 뱉으며 혀로 핥아올리자, 더 이상 참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잠깐만, 잠깐만." 진우의 다급한 제지에 시현이가 혀를 멈춘다. "벌써?"
"아니, 아니. 이쪽으로 올라와봐. 손으로 해줘."

진우의 손을 따라 몸을 일으켜 진우의 골반 위로 올라탄다. 서로 얼굴을 마주한 채, 아랫도리를 맞대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응...그 상태에서 손으로 해줘." 진우가 시현이의 상의를 걷어 올리며 말했다. 급하게 나온 탓에 집에서 입는 스포츠브라를 입고 있다. 조이는 느낌 때문에 집에서는 노브라 혹은 스포츠브라로 있곤 한다.
시현이가 가랑이 사이로 손을 내려 진우의 자지를 움켜쥐는 동안, 진우의 혀가 시현이의 유두를 핥는다.

"으음...아.."

시현이의 유두는 놀랄 정도로 민감하다. 오랫동안 스스로 애무해오기도 했지만, 타고나기를 예민하게 태어났다. 애널도 유두만큼이나 민감하지만, 진우는 애널을 애무해본 적이 없다. 아기고양이가 우유를 핥듯 할짝할짝 젖꼭지를 스치던 진우의 혀가 잠깐 멈췄다.

"시현아."
"응?"
"아까 간호사가 나 부를 때 뭐라고 했지?"
"음...김진우씨?"
"응, 나 그렇게 불러줘."
"어떻게?"
"진우씨라고 불러줘."

평소에도 둘 만의 애칭은 있다. 진우는 시현이를 "쟈기야" 혹은 "여보야" 라고 부르고, 시현이는 "서방~" 하고 부른다. 물론, 시현이의 애칭은 진우가 지어준 것이다. 시현이는 애칭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남자면서 동시에 동생처럼 느껴지는 진우가 왠지 쑥스럽다.

"..진우..씨?.. 아앙..."

어색하게 진우를 부르는 순간 진우의 입술이 시현이의 젖꼭지를 빤다. 조금 전의 혀놀림보다 조금 더 격렬한 움직임이다.

"계속 불러줘...계속."
"아학....진우씨...진우씨...아으응.."

비어있던 오른쪽 젖꼭지를 꼬집듯 애무하자 시현이의 신음소리가 한층 커졌다가 줄어든다. 아마도 병실문이 열리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을 시현이를 생각하자 그 모습이 한층 사랑스럽다.

"후으...사랑해, 시현아..."
"나도...사랑해...아...진우..씨...아흐..."

진우의 숨소리만 들어도 절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오랜만에 만난 시현이의 몸은 자극이 너무 강했다.
시현이의 손이 한층 더 빠르게 움직인다. 기둥 전체를 쥔 채 아래위로 빠르게 용두질하는 움직임에 맞춰 진우의 허리가 본능적으로 꿈틀 거린다. 허리에 흔들림에 따라 골반 위에 앉은 시현이의 몸이 들썩여 마치 섹스를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준다. 그 와중에도 진우의 손가락은 쉼 없이 유두를 괴롭힌다. 돌리고, 꼬집고, 손톱 끝으로 살짝 긁고. 그럴 때마다 시현이의 입에서는 꾹 눌러참는 신음이 새어나온다. "아학...아하...진우씨...아...앙.."

"아...시현아, 나 쌀 것 같아..."
"안돼, 잠깐만...."

시현이가 황급히 몸을 빼 자지에 입을 가져다 댄다. 침대 위에 그대로 쌀 순 없다는 생각에 이루어진 단순한 동작이지만, 진우에게는 자지에 달려드는 그 동작이 너무나 자극적이다. 시현이의 입술이 귀두와 기둥 상반부를 완전히 덮자, 눌러참던 진우의 액체가 뿜어졌다.

"으흐-으윽..."
"........!!"

처음 오랄섹스를 시작했을 땐 헛구역질을 하기도 했었다. 요령없이 정액을 받는 바람에 목젖 부위로 튄 탓이다. 하지만 반 년간 꾸준히 진우의 정액을 받아낸 지금은 그런 실수는 없다. 분출 타이밍에 맞춰 혀와 입천장으로 부드럽게 받아들이자 순식간에 입 안 가득 정액이 머금어진다. 정액이 갖는 특유의 비릿함이 코를 자극한다.
정액을 잔뜩 머금은 채 입술에 힘을 줘 기둥을 훑어낸다. "으윽...아으..그만..." 사정 후에 잔뜩 예민해진 귀두에 자극을 받자, 진우가 자지러지는 신음을 낸다. 그 모습을 보는 시현이의 얼굴엔 음란함 미소가 지어진다. 가슴을 풀어헤친 채 정액을 가득 머금고 미소짓는 시현이는 평소의 그녀와는 다른 여자다.

"휴우...삼켜줘."

휴지를 찾기 위해 선반으로 움직이던 시현이의 손을 제지한다. 잠시 당황스런 미소를 짓던 시현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럽게 액체를 삼킨다. 계란 흰자같은 점성의 액체가 시현이의 목을 타고 사라진다. 시현이가 장난스럽게 입을 벌려 보여준다.

"잘 먹었습니다."

천진난만하게 음란한 말을 뱉는 시현이의 모습은 진우가 아니고서야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다. 엄지손가락으로 입술 끝을 눌러 닦더니, 혀를 내밀어 윗입술을 가볍게 핥는다. 마지막으로 윗입술로 아랫입술을 살짝 빨자 정액으로 번들거리던 입술이 깨끗해졌다. 야동이나 매스컴에서 보던 오버된 동작이 아닌, 간결하게 움직여 입술을 닦아내는 모습은 믿을 수 없을만큼 자극적이다.

"아...미칠 것 같아...또 하고 싶어..계속하고 싶어..."

이미 한 번 사정을 했음에도 진우의 가슴은 계속해서 불타오른다. 한 달만에, 그것도 다시는 만나지 못할뻔했던 시현이의 몸은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마음 같아선 지쳐쓰러질때까지 시현이와 사랑을 나누고 싶다.

"안돼. 오늘은 여기까지야. 환자가 무리하면 안되요."

시현이는 고개를 가로젓고는 다시 진우의 자지로 엎드린다. 구석구석 진우의 자지를 청소하듯 혀를 움직인다. 주름 하나하나까지 정성스럽게 핥으며 올라와서는 마지막엔 자지를 물고 다시 한 번 입술로 훑어올린다. 청소가 끝난 진우의 자지가 침으로 반들반들해지자, 귀두에 쪽-하고 키스를 한다.

"끝!"
"아, 시현아...제발..."
"안돼. 자꾸 고집 피우면 나 집에 갈꺼야."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짐짓 엄한 표정을 짓는 시현이의 얼굴은 전혀 무섭지 않지만, 집으로 간다는 말은 너무 무서웠다. 금세 진우의 표정이 시무룩해진다.

"조금만 참자. 알았지? 집에 가서 많이 사랑해주세요."

바지를 끌어올려주고 품으로 파고들면서 평소에 부리지 않는 애교를 떤다. 미안한 마음 탓이다. 다른 여자들처럼 원할 때 받아줄 수 없는 몸이기에.

"알았어...두고 봐, 밤새 잠도 못 자게 괴롭힐거야."

시현이를 끌어안고 이마에 입을 맞췄다.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12월 31일 최고조를 맞은 분위기는 1월 1일이 닥쳐옴과 동시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클라이맥스가 끝난 영화처럼, 1월 초의 분위기는 어딘가 맥 빠진 느낌이다.
신정 휴일을 보내고 며칠이 지나갔다. 시현이가 카페에 출근하는 오전에는 진우 혼자 병실에 남아있다. 방학한 아이들을 돌보느라 정신없이 바쁜 통에 선미도 와보지 못하고 있다. 퇴근하자마자 병실을 찾으면 주인 반기는 강아지마냥 활짝 핀 얼굴로 시현이를 끌어안는다. 아직 해가 밝은 시간에도 자꾸 손을 밀어넣는 통에 몇 번이나 진우의 손을 때리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시현이를 더듬는다. 3일에 1번이라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지 오래다. 매일 같이 진우의 정액을 받아낸다. 손, 입, 가슴...퇴원 하루 전인 어제에서야 가까스로 한 번 참았다. "내일을 위해 참는거다" 라던 진우의 얼굴이 떠오르자, 저도 모르게 미소가 떠오른다.

"언니, 언니 이거 봤어요?"

알바 동생이 핸드폰 화면을 보여준다.

"응, 아까 오빠가 보여줬어."
"대박대박..완전 신기해요, 진짜. 나 아는 사람이 이런데 나오는거 처음 봤어요."

"좋아요"가 잔뜩 눌러진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짤막한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주변에 웅성 웅성 거리는 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동영상에선, 좁은 골목 사이로 경찰이 어떤 남자를 끌고 나온다. 그리고 조금 뒤, 이름 모를 아저씨에게 부축되어 나오는 진우의 모습이 보인다. 진우의 모습이 보이자 소란스럽던 주위가 더 시끄러워진다. 거리가 있어 얼굴은 잘 보이지 않지만, 한쪽 팔로 옆구리를 감싸고 있다. 코트 안으로 보이는 아이보리색 셔츠로 붉은색 물이 살짝 들어있는게 보인다.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보고야 알았지만, 확실히 피였다. 처음 동영상을 봤을 땐 얼마나 가슴이 아팠던지.

"진짜 SNS의 시대긴 하구나..." 자신의 폴더폰을 보며 슬쩍 웃었다.

12월 31일에 칼부림 사건은 시현이 주변으로 잔잔한 물결을 만들어냈다. 1월 1일 신년뉴스에 나온 진우의 얼굴을 보며 신기해했던게 엊그제다. 당연히 메인뉴스로 다뤄지진 않았지만, 진우와 빠삭이의 짤막한 인터뷰까지 실렸다. 시청 앞 광장을 비춘 뒤, 골목길에 떨어진 흉기를 비추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치고 말았고, 포털사이트에 잠시 올라왔던 진우의 고등학교 출석부 사진을 보며 식구들과 함께 웃기도 했다. 눈을 왜 저렇게 어벙하게 뜨고 있냐며. 아무튼 정말 다행이었다. 체감하진 못했지만, 9시 뉴스에 나올 정도로 큰 사건이었던 것이다. 겨우 일주일 정도의 입원으로 끝난게 다행이다.

"오늘..."

오늘이다. 진우의 퇴원일. 기쁜 날이지만, 약간의 두려움도 함께 한다.
애널섹스.
진우의 분신이 애널을 뚫고 들어올때 느꼈던 고통이 생생하다. 정말 몸을 양쪽으로 잡아 찢는 것 같은 고통이었다. 시현이 개인적으로는 삽입보다는 애널 주위를 애무하는 편이 훨씬 기분이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우에게 그런 말을 했던 이유는, 진우의 대한 책임감과 사랑때문이었다. 그렇게도 필사적으로 삽입만은 피해왔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순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세상 어디에서도 외롭지 않게 꼭 보듬어 안아주는 것, 어느 누가 손가락질하더라도 감싸안아 주는 것. 시현이가 생각하는 사랑은 그런 것이다. 거기에 개인적인 욕심도 추가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족시켜주고 싶다는 욕구, 사랑하는 사람에게 안기고 싶다는 욕구.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이었지만, 이제는 할 수 있게 된 그 행위들을 하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서 보여준 진우의 반응은 너무나 기쁜 것이었다. 안아달라는 말을 내뱉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의 시간을 가졌는지 진우는 알 수 없다. 혹시나 거절하지 않을까,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면 어떡하지...하는 생각들을 겨우 겨우 이겨내고서야 내놓은 말이었다. 그런 시현이를 강하게 갈구하던 진우의 모습은 차라리 감동적일 지경이었다. 그래서 더욱 과감하게 오랄섹스를 해줄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진우를 데리러 가는 길이 묘하게 떨린다. 선미 언니에게는 이미 전화를 해둔 상태였기에, 오늘 진우는 시현이의 오피스텔에서 잘 것이다.
"아이구, 이쁘다, 우리 색시." 마중 나온 시현이를 덥썩 안으며 진우가 했던 말이다. 그럼 너는 꼬마신랑이냐며 웃어 넘겼지만, 자꾸 가슴이 떨렸다. 색시라는 말이 연상시키는 장면에 설레듯 가슴이 떨린다.
진우는 모른다. 오늘 아침부터 시현이가 얼마나 분주했었는지.





"잠깐..만..우으음...."

현관문을 닫자마자 시현이를 부둥켜안고 키스를 퍼붓는다. 늘 어느 누구랑도 비교 안 될 정도로 예쁜 시현이었지만, 병원으로 마중나온 오늘의 시현이는 그 중에서도 최고였다. 특별하게 차려입은 것도 아닌, 그저 평소와 같은 바지와 단화 차림이었건만, 진우의 눈에는 유독 빛나보였다. 오피스텔로 오는 내내 끓어오르는 욕망을 참기 위해 온 힘을 다 했건만, 결국 참지 못하고 몇 번이고 시현이에게 혼나고 말았다. 현관문이 닫히고, 둘만의 공간에 있게 되자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돼버린 탓에, 신발도 벗기 전부터 시현이의 입술을 탐한다. 한참을 키스를 나누다가 턱선을 핥으며 목을 따라 내려간다. 눈부시도록 하얀 목선은 오랫만에 밝은 오후의 햇살을 받아 더욱 빛을 발한다.

"하아.....흐.."

다시 고개를 들어 시현이의 귓불을 따먹듯이 가볍게 물고, 귀 뒷편으로 혀를 옮겨간다. 이런 때가 아니면 자극받는 일 없는 곳으로 따뜻한 혀가 밀려들자,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리는 그녀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움찔거리는 그 동작 하나하나가 더욱 가슴을 채찍질한다. 진우의 애무를 돕기 위해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모아 넘기는 작은 동작조차도, 자신의 욕망을 위해 준비된 것이라는 생각을 하자 참을 수 없을만큼 섹시하게 느껴진다.

"아..흐..읏.."

키가 한참 큰 진우가 시현이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듯 채 끌어안고 있는 모습은 마치 처녀를 유린하는 흡혈귀의 그것처럼 보인다. 누구의 눈도 닿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은밀한 흡혈행위. 그 행위는 성애, 그 자체다. 이렇게까지 격렬한 애무는 받아본 적 없던 시현이의 다리가 자꾸 풀릴듯 휘청거려 저도 모르게 진우의 팔에 매달리듯 붙어있다.
이윽고, 진우의 입술이 떨어져 나가며 시현이의 셔츠 단추를 하나 둘 풀어헤친다.

"잠깐만, 진우야..."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

이미 천진한 동생도, 장난꾸러기 남자친구도 아닌, 수컷의 눈을 한 진우가 시현이를 내려다본다. 평소 생활의 주도권은 늘 시현이가 쥐고 있지만, 섹스에서의 주도권은 진우가 쥐고 있다. 덕분에 오랜 시간 누나와 동생으로 지내왔음에도 불구하고, 관계의 주도권이 자꾸 진우에게로 옮겨간다. 관계를 가질 때 진우는 애칭을 부르거나 존대를 사용하라고 몇 번이나 요구했지만, 쉽게 입에 익질 않는다.

"...서방..."

시현이의 자그마한 목소리에, 다시금 미소 지으며 키스해온다. 혀가 부드럽게 뒤엉키며 서로의 몸을 애처롭게 비벼대는 찰나, 다시 진우를 살짝 밀어낸다.

"잠깐만...진우... 아니, 서방.."
"왜?"

부드러운 애무 탓에 붉어진 시현이의 볼이 한층 더 발그스름해진다.

"...샤워부터..."
"씻겨줄거야? 예전처럼."
"안돼..!"

진우의 짖궂은 장난에 다급하게 고개를 젓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또 다시 한참을 입 맞춘 후에야 신발을 벗는다. 신발 하나 벗어내기가 이렇게 힘들다니.



진우의 샤워소리를 들으며 안절부절 못하던 시현이가 주방찬장으로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긴다. 작은 소리와 함께 찬장에서 네모난 작은 상자가 손에 쥐여나온다. 미리 사두었던 일본제 콘돔 박스다. 이걸 사기 위해 편의점에서 얼마나 눈치를 봤는지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여성 아르바이트생이 있는 편의점을 찾아 한참을 해맨 후에도, 매대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며 손님이 없는 틈을 노려 잽싸게 계산을 마쳤다. 사정 모르는 알바생이 보기엔 도둑질 하러 온 사람으로 보였을 정도로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던 탓에, 오히려 주목을 끄는 역효과가 생겼다.
시현이의 생각과 달리 콘돔을 사는 것에는 주민등록증이 필요하지 않았다. 다음부터는 진우에게 시켜야지, 하는 시현이다.



거울 속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꼼꼼히 살핀다. 여느 남자들이 그렇듯 노란 화장실 조명을 받은 자신의 모습이 TV속 연예인처럼 느껴진다. 탄탄한 가슴, 식스팩이 자리잡은 배, 군살 하나 없는 몸. 언젠가 CF에서 봤던 장면처럼 손을 들어 턱을 쓰다듬어 본다. 갓 면도를 시작한 턱은 아직도 반질반질하다.
정말 손꼽아 기다려왔다. 작년 4월에 처음 핸드잡을 시작한 후로 해가 바뀌도록 손대지 못했던 곳. 순간, 23일의 일이 떠올랐지만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털어냈다. 그런건 섹스도 아니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왔던 섹스의 지식들을 오늘 풀어놓는다는 생각을 하자, 저절로 아랫도리를 덮은 수건이 들려 일어난다. 특수한 그들 상황에 맞춰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모니터가 뚫어지도록 읽어왔던 애널섹스에 대한 지식들. 가슴이 콩콩콩 뛰는 소리가 들린다.



샤워실에서 나오는 진우의 모습을 본 시현이는 저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가끔씩 샤워하고 사용하는 커다란 수건으로 아랫도리만 돌돌 감싸고 나온 모습은 남성 그 자체였다.
조금은 어색한 미소를 띤 진우가 침대로 다가와 시현이의 얼굴을 쓰다듬고는 외투와 양말만 벗은 시현이에게 부드럽게 키스한다.

"나...나도 씻고.." 일어서려는 시현이의 손목을 잡아 앉힌다.
"거짓말. 샤워하고 왔잖아. 바디워시 향이 진동 하는데."

어쩔 줄 몰라하는 시현이의 입술을 훔치며 셔츠단추를 가볍게 풀어낸다.
"자꾸 거짓말하면 계속 괴롭힐거야."
연한 하늘색 셔츠와 나시티를 벗겨내자 검정색 브래지어에 안긴 새하얀 가슴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게 예쁘면서..."

조심스럽게 시현이를 눕히곤 젖가슴 위쪽부터 천천히 키스를 시작한다. 우윳빛 부드러운 젖가슴은 남성의 어느 신체 부위와도 닮지 않은 독특한 촉감을 전해준다. 몰캉몰캉이라는 표현으로도 한참 부족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보드라운 그 감촉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침대에 누운 시현이 위로 올라타듯 엎드린 채 가슴 윗 부분에 키스하며 바지단추를 풀러낸다.

"아...잠깐만..아..."

어쩔 줄 몰라하며 진우의 팔목을 잡는 손에는 아무런 힘도 없다. 찌이익- 지퍼를 내리는 소리와 함께 금세 얇은 팬티 한 장만이 몸에 남는다.

"조금만...조금만 있다가 하면 안될..까? 아직..너무 밝아..."

겨울 오후의 마지막 햇살이 창문으로 새어들어오고 있다.

"안돼, 일주일이나 참았잖아. 더 이상은 못 참아. 그리고..." 손을 돌려 시현이의 브래지어 후크를 풀어낸다. "샅샅이 다 보고 싶어. 구석구석까지." 배꼽 위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샅샅이"라는 말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부끄러운 나머지 두 손을 들어 얼굴을 가리자, 진우의 입술이 배꼽 밑으로 천천히 미끄러져 내려간다. 배꼽 약간 아래에 키스를 한 후, 아랫배, 그리고 비키니팬티의 바로 윗 라인까지 부드럽게 애무한다. "...어떡해..." 가려진 얼굴에서 우는 듯이 작은 소리가 새어나온다. 이미 허락한 이상 말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드러낼 수도 없는 시현이의 마음이 달아오른다.

"이것도 다 내꺼야. 너한테 있는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팬티를 끌어내렸다. "빠짐없이 다 내꺼야."

밝은 햇살 아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낸 시현이의 몸이 가볍게 떨린다. 마지막 한조각까지 모두 벗겨낸 진우가 다시 시현이의 입술로 돌아왔다. 허리에 매여있던 수건까지 풀어헤친 진우 역시 실오라기 하나 없는 알몸이다. 연인관계가 된 이후 처음으로 한 조각의 옷도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마주보게 됐다. 얼굴을 가리고 있는 손을 부드럽게 제쳐내자, 시현이의 떨리는 눈동자가 드러났다. 겨울의 부드러운 빛을 받은 눈동자는 신비로운 갈색으로 빛난다. 길다란 속눈썹 끝으로 햇살이 바스라지자, 사랑을 가득 품은 진우의 눈동자가 바스라진 햇살을 받아 마신다.

"사랑해, 시현아.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나,나도...나도 사랑해...정말, 정말..."

길고 긴 키스가 시작된다. 입술, 목, 어깨, 가슴...입술이 닿을 수 있는 곳 모든 곳으로 진하고 사랑스런 키스가 쏟아져 내린다. 잔뜩 빳빳해진 진우의 자지를 네 손가락으로 가볍게 쓸어주며 젖꼭지를 빨린다.

"하아....아..."

불리한 거래다. 사정의 순간까지 예민한 감각 외에 큰 쾌감이 없는 자지와 달리 민감할대로 민감한 젖꼭지를 애무당하는 시현이는 참을 수 없는 신음을 뱉어낸다. 진우의 손이 처음으로 시현이의 엉덩이로 향한다. 옆으로 마주본 채 돌아누운 덕분에 아무런 어려움없이 시현이의 엉덩이를 쥘 수 있다. 찰흙을 만지듯 시현이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놨다 쓸어올리고 다시 손등으로 쓸어내린다. 탄력 넘치는 엉덩이에선 가슴과는 다른 탱탱함이 느껴진다. 얼마 간 엉덩이를 주무르던 손가락이 애널 주위를 부드럽게 쓰다듬자 "흐윽-"하는 시현이의 숨소리가 귓가를 자극한다. 진우의 몸이 조금 내려간 탓에 자지를 쥐지 못한 손이 갈 곳을 잃은 채 팔뚝에 매달려 있다.
가장 큰 성감대인 젖꼭지와 애널 주위를 동시에 애무당하는 시현이의 머릿 속으로 계속해서 하얀 번개가 내리친다.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커다란 쾌감이 온 몸을 휘감자 제어할 수 없는 음란한 신음이 자꾸 터져 나온다.

"아항...아아앙....흐윽..아...진우야...아항.."

손가락 움직임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쏟아져 나오는 교성은 애무하는 남성에게는 커다란 희열을 준다. 어쩔 줄 몰라하며 허리를 비틀고, 몸을 꼬아대지만 집요하게 놓치지 않고 자극을 계속한다.

"아하아앙..그만..그만..나 미칠 것 같아...아앙.."

부끄러워하며 어떻게든 피하려던 시현이는 이미 그곳에 없다. 한 손으론 젖꼭지를, 한 손으론 애널 주변을 애무하면서도 쉬지 않고 혀를 놀린다. 손가락을 비빌때마다 터져 나오는 비명같은 신음이 진우의 가슴을 가득 메워온다. 시현이의 허벅지 부근에 눌려있는 자지가 자꾸 찌릿찌릿하다.

"제발..제발..그만...하아악!"

계속되는 시현이의 애원에 마지막으로 손톱을 세워 애널을 긁어 올리며 손을 거두자 자지러지는 비명이 터져 나온다. 진우의 손이 떨어져나가자 가뿐 호흡을 내뱉는 시현이의 이마엔 벌써 땀방울이 송글송글하다.

"아직이야...이제부터 진짠데..."

진우의 입가로 잔인함과 사랑스러움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미소가 떠오르자, 시현이는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아학..그만....미치겠어..."

섹스는 처음이지만, 오랜 시간 해온 자위와 반년 넘게 계속해서 진우의 손을 탄 몸은 지독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삽입을 할 수 없었던 그들 사이에 만들어진 묘한 육체의 역학.
진우는 애원하는 시현이를 가볍게 굴리듯 돌려눕혔다. 정복자인 남성은 항상 적당한 잔인성을 가지고 섹스에 임하기 마련이다. 하물며 19살, 사랑하는 여자의 첫 경험을 치르는 진우는 어떨까. 게다가 손가락 하나 하나에 자지러지며 헉헉대는 그녀의 모습을 본다면?
진우는 궁금했다. 이런 미칠듯한 욕구가 한 번의 분출로 충족될 수 있을까.

"진우야...아흑..." 시현이의 호칭을 듣자 손가락이 애널 주변을 강하게 애무한다. "알았어..그만..하악...진우씨...서방..."

그제야 시현이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보여준다.

"왜, 자기야?"
"아학...나빠....으응....흑...잘못했어..그만......"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이면서도 손가락의 움직임이 멈추지 않는다. 간질이듯 애널 주위를 자극하다가 살짝 긁듯이 손톱을 세우면 학-학- 하는 숨 넘어가는 소리가 자동적으로 터져 나온다. 귀여워.

"콘..돔...사왔어..."

시현이가 가리키는 침대 아래엔 과연 금색의 작은 박스가 놓여져 있다. 잠시 상자를 바라보던 진우가 고개를 젓는다.

"싫어, 안 낄래."
"안돼...아앙.....껴야 된대..."
"다음부터 낄게. 오늘은 싫어. 쟈기 안에 쌀꺼야. 듬뿍."

콘돔의 사용여부는 진우 역시 일찌감치 고민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역시 첫 섹스에 콘돔을 사용하고 싶진 않았다. 콘돔을 끼는 대신, 몸을 일으켜 책상으로 향한다.
팔꿈치를 침대에 댄 채 그 위에 얼굴을 묻고 있던 시현이는, 갑작스레 일어나는 진우를 보기 위해 고개를 살짝 들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 이마에 붙는다.

"이거 있는거 봤거든. 그래서 안 사왔지."

천진난만하게 미소짓는 진우의 손에는 바닐라색 몸체에 파란 뚜껑이 덮여있는 동그란 용기가 들려있다. 시현이가 발의 각질을 제거하기 위해 종종 사용하는 바셀린이다. 시현이는 갑자기 얼굴이 달아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이미 상기될 대로 상기된 얼굴이었기에 새삼스레 붉어질 것도 없는 상태였지만, 왠지 이제야 실감이 난다는 기분이다.

"아프게 안할거야. 최대한..최대한...너도 기뻐할 수 있게 해줄게."

다시 시현이의 엉덩이로 돌아온 진우가 부드럽게 혀를 돌리기 시작했다.

"아하악! 그만...!"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색다른 쾌감이 애널로 전해져온다. 딱딱한 손가락과는 또 다른, 부드럽지만 집요하고 그만큼 세밀하며 강력한 자극이 애널로 쏟아져 들어오자, 가느다란 교성이 아닌 비명같은 신음이 새어나온다.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흔들어 진우를 떼어내려했지만, 골반을 붙잡은 진우는 요지부동이다. 진우의 혀는 따로 생명을 가진 존재마냥 시현이의 꽃잎을 핥기 시작했다. 마치 아기고양이가 우유를 핥는 듯 천진하면서도, 먹이에 다가서는 뱀처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구부러져 미끄러진다.

"제발...아아아아앙...서방....아흐응.."

어쩌면 더럽다고 생각 될 수도 있는 부분을 애무하는 진우의 태도에는 단 1mm의 망설임도 없다. 그런 진우의 태도가 한편으로 고마우면서도 참을 수 없을만큼 자극적이다.

진우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시현이 역시 아침부터 분주했다. 편의점에서 콘돔을 사왔을 뿐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관장을 했다. 생전 처음 겪는 그 느낌이 얼마나 낯설던지. 차가운 관장액이 뱃속을 휘젓는 느낌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느낌이다. 카페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구석구석 깨끗히 샤워하고 진우를 마중 나갔다. 평소에도 길게 씻는 편이지만, 오늘은 그 갑절의 시간은 들인 것 같다. 걱정하고 부끄러워하면서도 자지를 받아들이기 위해 아침부터 준비하는 자신의 모습이 더 없이 음란한 것 같이 느껴졌었다. 진우가 알면 어떤 표정을 지어줄까.


벌름거리는 애널에서 입을 떼고 바셀린의 뚜껑을 연다. 손가락으로 담뿍 크림을 떠 꽃잎 주변을 마사지하듯 문지르며 펴바른다. 차가운 크림의 감촉과 한층 더 농밀하게 미끄러지는 손가락의 감촉이 다시 한번 시현이의 온 몸을 짜릿하게 울렸다.

여성의 성 매커니즘과 남성의 성 매커니즘을 모두 가진 시현이는, 자위할때 "그것"을 애무하지 않는다. 남성의 성기라기보다는 여성의 클리토리스 같이 민감한 "그것"은 절정에 다다랐을때 조금만 터치를 하면 금세 사정 해버렸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 "그것"의 터치없이 유두와 애널을 마사지하며 자위를 한다. 한 번의 터치 없이도 유두와 애널을 마사지하다보면 어느새 저절로 절정에 다다르게 되는 점은 여성의 그것과 같았다. 물론, 그 절정의 순간 사정을 하는 매커니즘은 남성의 것이었지만.

"아하아아아악--!!"

바셀린이 발려진 손가락이 시현이의 애널을 자극하는 순간, 저도 모르게 절정에 다다르고 말았다. 머리가 하얗게 질리고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려오는 순간 "그것"이 물을 뿜었다. 남자의 것과 달리 점성도 없고, 양도 훨씬 적어 시오후키 수준으로 뿜어지는 그 액체. 특유의 밤꽃 향도 없는 그것을 뿜으며 사정하는 시현이의 모습은 진우에게도 새로운 충격이었다.
역겹다거나 이상하다거나 하는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었다. 그저, 자신의 애무에 오르가즘을 느끼는 사랑스런 애인의 모습이 가져다 준 충격이다.

"아하으흑...하으으윽...아흐흐...하악...하악.."

온 몸에 무게를 팔에 싣고, 상체 전체를 침대에 대듯 납작하게 엎드린 채 몸을 떨어대는 시현이의 모습은 너무나 자극적이었다.
사실, 진우 역시 이 순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시현이가 오기 전 병원에서 한 차례 자위행위를 하고, 샤워를 하면서 한 번 더 자위행위를 했다. 첫 삽입을 허무하게 끝내지 않기 위한 나름의 준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삽입 전 전위에서 보여준 시현이의 모습이 너무나도 자극적이었기에, 몇 번이나 마음을 다스려 눌렀는지 모른다.
잠시 부들부들 떨던 시현이의 몸이 진정되고, 조금 더 지나자 호흡이 가라앉는다.

"괜찮아?"

시현이의 옆으로 다가가 머리를 쓸어넘겨준다. 잔뜩 흘린 땀 탓에 시현이의 얼굴이 젖어있다. 눈물도 조금 흘린 것 같다. 슬픔도, 기쁨도 아닌 쾌락의 눈물.

"하아...이제..괜찮아."
"그만..할까?"

속 마음은 절대로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시현이의 의향을 물었다. 혹시나 그만하자고 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함께.
다행스럽게도 시현이는 힘은 없지만 확실한 태도로 고개를 젓는다.

"싫어...계속 해줘...진ㅇ...아니, 서방..."그거" ...완전 화났어..." 시현이가 눈으로 가리킨 자지는 폭발할듯 우뚝 솟아있다.

"나..오늘...자, 자지...받고 싶어....아까 말했잖아...내 안에 싸주겠다고..."

더듬거리며 힘 없는 미소를 짓는 시현이의 얼굴이 너무나 예뻐 그대로 잠시 입맞춤을 했다. 시현이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다. 언제나 진우를 생각해주고, 진우를 위해준다. 아주 작은 흠이 있을지언정 이런 여자를 사랑하지 않을 순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 "아주 작은 흠"일 뿐이다.


다시 시현이의 애널을 애무한다. 진우의 손놀림에 조금 움찔하긴 했지만, 흥분이 잦아든 시현이의 몸이 부드럽게 반응해온다. 조금 갈등은 되지만, 이제는 때가 된 것 같다.
부드럽게 애무한 뒤에 바세린을 바르고 삽입하면 여자의 고통이 크게 줄어든다는 이야기는 들어 알고 있었지만, 얼마나 애무를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사람마다 흥분의 시간이 다르니 칼 같이 잴 수 없기 때문이었지만, 진우의 입장에선 상당히 곤란한 일이다. 여기까진 나름대로 능숙하게 해왔지만, 지금부터는 미지의 세계인 것이다.

"나..들어갈게. 조금, 아플지도 몰라."

조금 전까지 한 치의 망설임도 없던 진우의 목소리가 긴장으로 떨려온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역사적인 순간이다.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시현이의 머리를 쓸어 넘겨줬다. 그제야 팔에 기대듯 고개 뉘인 시현이의 옆 얼굴이 보인다. 게슴츠레 반 쯤 뜬 눈과 평소보다 더 붉은 살짝 벌어진 입술은 관능의 여신같은 모습이다.

자지에도 잔뜩 바셀린을 바른 채 애널 주위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돌린다. 벌써 2번이나 자위행위를 한 뒤임에도 귀두 끝으로 전해져오는 감촉은 날카로워질대로 날카로워져 있다. 섹스를 시작한 내내 시현이 위주의 애무를 해온터라 자극다운 자극을 받지 못했던 귀두가 애널 주변에 쿠퍼액을 묻히며 움직인다. "여긴 내꺼야!" 라고 영역표시를 하는 강아지처럼, 시현이의 애널 주변에 짙은 쿠퍼액을 뱉어낸다.

"...아..."

허리에 힘을 줘 귀두의 끝 부분을 애널로 밀어넣었다. 강간과 같던 이전의 섹스와 달리, 미끄러지듯 귀두가 빨려들어간다. 오랜 시간 계속된 애무와 담뿍 발라진 바셀린 탓이다. 하지만 진우의 태도는 더 없이 조심스럽다.

"괜찮아?"
"으응...괜찮아. ..들어와줘..."

입술을 살짝 깨문 시현이의 미간이 조금 찡그려져 있지만, 이전과 같은 찢어지는 비명은 지르지 않는다. 자신감을 얻어 조금씩, 조금씩 더욱 자지를 전진시킨다. 귀두의 끝, 귀두와 기둥의 경계 그리고 기둥의 가장 두꺼운 상반부 부분이 삽입되는 동안에도 침대를 부여잡은 채 낮은 신음만을 흘린다. 물론, 그 신음은 애널을 애무할때와 같은 교성이라기보다는 아픔을 참는 느낌의 낮은 신음이긴 하다.

"아.....아...따뜻해.....아...너무 좋아..."

진우는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이전에 경험했을 때도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강한 자극을 전해준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런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시현이의 애널은 너무나 따뜻했다. 게다가 자지를 잘라낼듯 조여오는 그 조임이라니. 강한 스트레스로 기억조차 희미한 23일의 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아흐윽....조금 더...조금 더 움직여도 괜찮..윽.."

침대보를 그러 쥔 시현이가 진우를 격려해준다. 이제는 팔과 팔 사이로 침대에 얼굴을 묻고 있다. 아무리 부드럽게 삽입되었다고 해도 통증이 없을리 없다. 애초에 그렇게 큰 것이 드나드는 입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시현아...아..."

온갖 방향에서 자지를 압박해온다. 입이나 손과는 달리 한치도 비는 곳 없이 꽉 물어오는 애널의 느낌은 환상적이었다. 이미 들어갈 수 있는 부분까지 모두 삽입된 상태였기에, 몸을 숙여 시현이의 가슴을 쥐었다. 부드럽게, 최대한 부드럽게.

"아학...아학...."

가슴을 쥠과 동시에 가볍게 흔들기 시작한 허리의 움직임에 따라 시현이의 입에서 교성이 새어나온다.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섹스런 신음소리가 귓가를 자극하자, 더 커질수도 없는 자지가 더욱 빳빳해지는 기분이다.

"아흐윽...아흐윽...흐윽...학..학..."
"사랑해, 시현아...아....말도 안돼...아...."

한 여름 아스팔트 위에 메론바처럼 진우의 정신이 녹아 흘러내린다. 끈적끈적한 액체와 뿌연 금색의 안개가 뒤섞여 진우의 시야를 가리는 듯하다. 저도 모르게 허리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진다.

"아학..서..방...아학...아학.."

침대에 쳐박혀 있던 시현이의 고개가 어느새 들려 있다. 진우에게 가슴을 쥐인 채, 고개를 꺽어 서방을 찾는다. 그녀의 서방은 녹아내리는 환상 속에서도 새하얀 목덜미에 입을 맞춘다.

"아하학...나 죽어..죽을 것 같아.....아앙...어떡해.....어떡해..아앙"

시현이의 콧소리가 한층 더 높아짐에 따라 진우의 피스톤 운동이 최대 속도에 다다랐다. 두 남녀의 육체가 조금의 틈도 없이 맞붙은채 위 아래로 흔들린다.
철퍽-철퍽-철퍽- 하던 살 부딪히는 소리가 어느새 착-착-착하는 빠르고 얕은 소리로 바뀌었다. 잔뜩 땀에 젖은 엉덩이와 허벅지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2중주.

"아아아...나 나....아아으...시현아--흐윽!!!!"
"아흐아아악...아아악..끄..으..."

귀두 끝에서 불이 뿜어지듯 정액이 분출되는 순간, 저도 모르게 손을 내려 시현이의 "그것"을 비볐다. 가뜩이나 예민한 "그것"은 이미 한번의 사정을 마치고 더 없이 날카로워진 상태였기에, 진우의 손이 비벼지는 순간 시현이는 다시 한번 절정에 이르고 말았다.

"커허악..하악...하악..카하악.." 어디서 내는지 알 수 없는 숨 막히는 소리가 시현이의 입을 타고 흐른다.

비할 데 없는 쾌감 속으로 동시에 빨려들어간 남녀가 만들어내는 환희의 물결이 방 안을 가득 메운다.

새하얀 두 사람의 머릿 속으로는 오직, 서로의 이름만이 메아리 치고 있다.

오후의 마지막 햇살의 물든 두 사람의 몸이 반짝반짝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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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소라에서 권유하는 5천자 이상 이상에서 7500자 정도를 표준분량으로 삼고 있습니다. (띄어쓰기 없는 기준)

지난화에 열심히 썼으나 안타깝게도(?) 절단신공이 발휘되어 끊어진 부분이 있어, 이번화는 좀 길게 써졌네요.

사실 이번화도 8천자 정도에서 자르고 싶었으나, 자꾸 질질 끄는 것 같아 모두 담아냈습니다. 약 1만4천 600자 분량이군요.

언제나 추천,댓글,쪽지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작가를 살리시는 분들이지요.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2천 여명이나 되는 분이 제 글을 읽어주신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장르가 장르다보니,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클릭조차 하지 않으시거든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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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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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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