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은 언제나 그렇다.
못하는 애들은 죽어도 못하고
잘하는 애들은 머리끝에다 걸어도 잘만 넘어서 계속한다.
남자 애들은 축구나 피구가 그렇다고 하지만 여자애들은 고무줄에서 같은 생각을 한다.
어쟀거나, 나는 고무줄을 죽어도 못하는 쪽에 들었기에
계속해서 고무줄을 잡고있을수 밖에 없었다.
고무줄을 잡고선
난 아까본 미진이의 표정을 다시 생각했다.
처음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화를 냈다가... 나중엔 얼굴이 빨개져서 돌아갔다.
그래도... 하나도 못생겨 보이지 않았다.
이 나이때 애들이 모두 그렇듯
좋아 하면 괴롭히는 법인데
미진이는 우리반에서 특출나게 괴롭힘을 당하는 애들중에 하나였다.
그렇다고 왕따나 언제나 한반에 한명은 꼭있듯 괴롭히기 좋은 애는 아니었다.
좋아하는 애들이 많다고 해야 옳은 그런 괴롭힘 이었다.
미진이는 눈도 크고 예뻤다.
코도 높진 않지만 예쁘게 얼굴에 자리잡았고
보기좋을정도로 통통한 얼굴과
반짝반짝 빛나는 입술은
마치 동화책에 나오는 어린공주님의 모습과 같았다.
"나도 그렇게 되고싶다."
나도 꽤 소녀스러운 모습이지만
어디까지나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어린아이라서 그런것일 뿐이었다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교 형들을 보면
모두 남자답게 생겼다.
하다못해 같은 학교안의 6학년 형들도 모두 어딜가나 남자라는 소리를 들을것처럼 생겼다.
그렇게 되기 싫다.
솔직히 말도 안돼는 바램이었다.
성별이라는것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쯤은 작년부터 알고있었다.
여자가 되고싶다고 생각해서 돼는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있었다.
하지만 여자가 되고 싶다.
여자아이들과 어울리고 예쁘게 자라 아내가 되어 멋진 남편과 살고싶다.
치마도 입고 싶고 크면 화장도 하고싶다.
하지만 난 남자다..
바뀌지 않는다는 현실을 알게되고 일주일간을 이유도 말하지 않은채 울기만 했다.
억울해서 울기만 했다.
남자로 태어난 내 자신이 싫었고 남자로 낳아준 부모님이 미웠다.
"성진아!"
"응?"
"고무줄 올려! 뭐해?!"
생각을 멈추고 고개를 드니 맞은편에선 가슴팍까지 고무줄이 올라갔다.
"아.. 응 미안"
살짝웃으며 답하자 아이들은 흐름이 끊겼다면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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