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성장

「···영차아.」

짐을 침대에 놓고 창가의 소파에 앉았다.
시계는 오후 6시를 가리키고 있다.
야구치와의 약속은 7시 30분이니까 앞으로 1시간 반은 충분히 여유가 있다.
센터콘솔의 버튼을 누르자 금요일 밤에 어울리는 JAZZ가 흘러 나왔다.
업으로 한 머리카락의 핀을 빼자 탄력 있는 긴 머리카락이 찰랑이며 어깨로 흘러내렸다.
입고 있던 옷을 행거에 건 뒤 샤워룸으로 이동했다.

금요일의 데이트 전은 특별히 신경 써서 몸을 닦아야만 한다.
왜냐하면 야구치는 아무 장소나 상관없이 아야카의 스커트 안을 만지고, 냄새를 맡으며, 핥고 빠는 것을 정말로 좋아하기 때문이다.
두 명만으로 되고 나서 침대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하기에는 너무 늦다.
그와 만나면 그 순간부터 언제 그의 혀가 닿아도 괜찮게 준비해 둘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아야카로서는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을까 언제나 조마조마했지만, 그런 건 상관하지 않고 그에게 희롱 당한다는 것은, 그만큼 아야카의 몸을 야구치가 마음에 들어 한다는 뜻이기에 기쁨도 느껴졌다.

여느 때처럼 몸속을 깨끗이 한 후, 샤워로 전신을 안쪽에서 바깥까지 정성들여 씻어낸다.

「후후···과장도 참, 오늘 밤의 속옷은 마음에 들어 할까?」

낮에 늘 가는 란제리 숍에서 사 온 속옷을 떠올리고 야구치의 반응을 상상하면서 미소 짓는 아야카.

그 때부터 4개월··· 에스테틱, 피트니스, 호르몬과 시간으로 돈을 들인 아야카의 몸은 이전보다 더욱 변모를 이루었다.

희고 달라붙는 것 같은 피부. 미끈한 곡선으로 이뤄진 라인.
가슴은 위를 향해 C컵 정도로까지 성장하였다.
잘록한 허리와 팽팽한 히프. 균형이 잘 잡힌 긴 다리로 이어지는 실루엣은, 다리 페티시즘의 야구치가 매우 마음에 들어 하는 부분이다.

여성용 콜론이 들어간 마음에 드는 샴푸로 길게 뻗은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꼼꼼하게 씻어낸다.
오늘 미용실에서 지금까지보다 더 밝게 물들인 머리카락은 샤워의 온수를 맞으며 요염한 흐름이 되어 그녀의 피부를 따라 물결쳤다.
샤워의 콕을 비틀어 뜨거운 물을 끄고 목욕 타월을 두른 뒤 배드룸으로 돌아왔다.

「자∼~ 그럼, 오늘 밤은 sexy concept이다∼~♪」

생긋 소악마적인 미소를 띠면서, 낮에 사 온지 얼마 안 된 속옷을 꺼낸다.

아야카가 꺼낸 것은, 검고 작은 T팬티였다.
앞부분은 부드럽고 신축성이 좋은 얇은 천으로 돼 있고, 허리부분은 3개의 끈고무로 디자인되어 있다.
브래지어는 같은 디자인으로, 어깨끈 위 3분의 2 정도가 커다란 레이스로 장식되어 있다.
어른의 성적 매력이 충분한 란제리를 입고, 붉은색 페디큐어를 꼼꼼하게 칠한 후 스타킹에 다리를 넣었다.
오늘 밤은 검은색의 백심스타킹. 허벅지의 밑은 폭이 넓은 스트레치레이스로 장식되어 있어 가터벨트가 따로 필요 없는 타입이다.
마음에 드는 향수를 목덜미, 허벅지 안쪽, 팬티와 고환에 골고루 뿌린 후, 금으로 된 체인목걸이를 착용했다.
상의는 양어깨를 맵시 있게 드러낸 얼룩무늬 니트.
정면에서 보면 어깨부터 가슴 주위까지 3겹으로 된 옷감이 느슨하게 걸쳐져, 아야카의 깨끗한 쇄골과 금목걸이를 보다 두드러지게 해 주었다.
하의는 검은색의 타이트한 미니스커트. 옷자락은 흑색 레이스로 장식되어 요염함을 강조시켰다.
허리에는 3개의 체인으로 디자인 된 금벨트를 감은 뒤, 머리카락 세팅에 들어갔다.
4개월 전보다 길어진 밝은 갈색의 머리카락을, 야구치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만들었다.
눈매와 입술을 강조하는 한층 더 능숙해진 메이크업을 끝내고, 붉은 루즈를 바른다.
양귀에 금으로 된 가는 체인 귀걸이를 끼우고, 일어선 뒤 전신을 거울 앞에서 체크했다.

「오케이··· 이런 느낌일까···.」

붉은 루즈와 어깨와 쇄골이 드러나는 얼룩무늬 니트, 루즈와 같은 색의 붙인 손톱이 어른의 매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뜨거움이 섞인 요염함이 아야카의 자랑이다.

그녀는 창가에 서서 밤의 네온으로 덮인 도시의 야경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시계는 7시를 10분 정도 넘기고 있었다.
야구치와의 약속은 이 호텔 로비에서 20분 후다.
조금 시간이 이르지만, 일주일 동안 오늘의 데이트를 애타게 기다린 아야카는, 검은 롱부츠에 다리를 넣고 목과 소매 주위에 커프스버튼이 붙은 롱코트를 입은 뒤 가방을 들고 방 밖으로 나섰다.

엘리베이터의 외벽 부분은 유리로 되어 있어, 눈 아래에 펼쳐지는 주말의 거리풍경을 한 눈에 들여다 볼 수가 있다.
아야카가 있던 18층의 플로어로부터 층을 내려가는 것에 따라, 풍경이었던 거리가 현실의 세계로서 가까이 다가온다.
꿈처럼 바라보고 있던 세계에 자신이 동화되어 가는 것 같은 감각.
그것이 아야카 자신의 인생과 오버랩 되,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려 로비의 소리가 흘러들어오자, 영화가 시작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주위를 둘러보니, 로비 중앙에 야구치가 서 있는 게 보였다.
아야카를 발견하자, 크게 손을 흔들고 만면의 미소를 띠면서 다가온다.

「키득···」
「40이나 된 아저씨 주제에··· 언제나 아이 같다니까.」

「어~이. 타이밍이 맞았네∼! 오늘도 굉장히 아름답잖아.」

아직 먼 곳에서부터 큰 소리로 말하기 시작하는 야구치.
로비 안의 시선이, 야구치와 아야카에게 집중되었다.

「정말∼~~ 항상 말하잖아요. 부끄러우니까 먼 데서 큰 소리로 말하지 말아달라고···.」

「미안 미안. 그렇지만 오랜만이니, 들떠 버려서 말이야.」

이것이 야구치를 미워할 수 없는 부분이다.
40세에 무역회사의 과장으로 근무하는 수완가의 세일즈맨.
주위에 신경 쓰지 않고 호쾌하게 행동하는 그 모습은 일견 부끄러운 부분도 있지만, 성실하고 상냥한 장난기 있는 성격은 함께 있는 사람들을 매우 안심시켜 주었다.
아야카도 그의 그런 면을 아주 좋아했다.
불평해 보았지만 사실 화나있지는 않다.
이것이 언제나 두 명이 만날 때 이야기를 시작하는, 항상 하는 인사가 되어 버리고 있었다.

일단 집중됐던 많은 시선도 그들 곁을 떨어져 풍경의 일부가 되어 시간의 흐름에 용해되고 있었다.

「음···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워. 낮의 메일로 새 옷을 샀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에, 어떤 모습일까··· 기대하며 두근거리고 있었다.」

「그렇습니까? 잘 어울립니까? 후후···.」

「음, 확실히 어울려. 역시 아야카는 요염한 스타일이 좋아. 최고다.」

야구치는 언제나 아야카를 칭찬해 주었다.
아야카도 그의 취향에 맞춰 옷을 선택하고 화장이나 머리카락 세팅에 신경을 쓰고 있었지만, 만날 때마다 격찬되는 이 의식은, 조금 낯간지러우면서도 좋은 기분이 들게 해 주었다.

「배고팠어?」

「네.」

야구치는 생긋 미소 지으면서 대답하는 아야카를 가만히 응시한 후, 상냥하게 끌어당기더니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해 주었다.

「싫어··· 부끄러워요.」

「남들 시선에 신경 쓸 필요는 없어. 그럼 배를 채우러 가 볼까.」

그렇게 말하면서, 야구치는 아야카의 허리에 팔을 감고 걷기 시작했다.
크고 강력한 팔에 감싸여 걷기 시작한 아야카는, 지금부터 시작될 즐거운 주말로 마음이 두근거렸다.

입구로 나오자, 보이가 부른 택시가 차를 대는 곳으로 미끄러져 들어온다.
두 명을 태운 택시는, 번화가로 향하여 라이트의 흐름 안으로 섞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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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중 "목과 소매 주위에 커프스버튼이 붙은 롱코트를 입은 뒤"라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 커프스버튼은 원본에서 モア로 되어 있으며, 조그만 장식용구인 것 같습니다.
따로 대체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커프스버튼으로 의역했으니 참고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