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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3 22:23 1,021회 0건
*주의: 트랜스젠더/SM 에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께는 이 소설을 권하지 않습니다.



[프롤로그.1]

길고 긴 전쟁이 끝났다.

끝났다고 단정지을수는 없지만 적어도 오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끝냈다.

적의 군량을 모두 없애라는 노부나가님의 명이 우리 부대로 내려왔다.

나는 그저 백부장으로써 그 명령을 받아들였고, 그 임무는 성공적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적의 군량만 없앤것이 아니라 수십... 아니 수백의 적들까지 해치웠고

그 증거로 바로 나의 눈앞에 펼쳐지는 홍염의 바다가 혀를 낼름대며

모든것들을 한줌의 재로 만들고 있었다.


세상은 언제나 불공평 했다.


나는 30평생 대륙으로부터 들어온 전략서를 읽고

철이 들면서 부터 잡기 시작한 칼은 비록 낡았을지언정 날카로웠다.

군인의 아들이었고, 나 또한 군인이 되고싶었다.


10년전,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사내의 반란으로 시작된 전쟁은

내 검술의 스승이자, 나의 하나밖에 없는 부모인 아버지를 죽이고

나마저도 전쟁터로 끌어들였다.


아버지의 죽음은 슬프지 않았다.

군인으로써 전장에서 죽는것, 그것은 영광이자 축복이라 아버지에게 귀에 박히도록 들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내가 본 아버지의 마지막 얼굴은

몸뚱이는 난자당해 수습조차 힘든모양임에도 편안한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반해 나는 전쟁터에 나왔다.


더 이상의 전쟁을 원치 않는사람, 가족이 있는사람, 출세를 하고싶은 사람들을 모아

20명 남짓한 흔히 반란군이라 불리는 작은 세력을 만들었다.

하지만 20명으로 전투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언제나 마을을 약탈하고 다른 군대의 수송대를 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중 온몸을 검은 갑옷으로 감싸고 있는 강한 눈빛을 지낸 한 사내가

우리의 소굴로 들어왔다.


그의 이름은 오다 노부나가.

그들이 전쟁의 시발점이면서도 많은사람들이 전쟁의 종점이라고 믿는 사내.

악마에게 혼을 팔았다는 소문이 들릴정도로 강한 사내였다.


그는 우리를 자신의 군대에 귀속시켰고

나는 뭐라고 설명할수 없는 기분에 이끌려 그의 전쟁을, 그의 세상을 지켜보았다.


노부나가님은 언제나 나에게 기습과 약탈 임무를 주었다.

나는 그것을 언제나 성공했고, 나는 단숨에 십부장을 넘어 백부장이 되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그 위로는 무슨 방법을 해도 올라갈수가 없었다.

게다가 나에게 주는 임무는 언제나 그 따위의 하찮고

성공을 하더라도 출세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노부나가님의 눈에 들수없는 임무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성공을 했고, 그럴수록 위에서 내려오는 명령은 많아지고 위험해졌다.


그래서 이번엔 욕심을 내었다.

나를 따르는 100명만으로

점점 약탈과 기습공격밖에 모르게 되는 녹슬어져 가는 머리를 굴려

적군의 야영지를 습격했고 결과는 대성공 이었다.


보기만 해도 뜨거운 홍염은 점점 내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나는 피할수가 없었다.

아마 내 몸에 꽂혀있는 세발의 화살이 원인인듯 했다.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고, 땅은 길게 보였다.

눈꺼풀은 쇳덩어리를 올려놓은 것처럼 무거웠다.


나에게 언제나 희망의 말을 심어주던 녀석,

이시대의 영웅이 될수잇는 길을 포기한채 보잘것 없는 나를 따르던 녀석또한 내 옆에 누워있었다.

내가 세발의 화살만 맞을수 있었던것은 저녀석이 나 대신 날아오는 화살을 몸으로 막았고

일말의 비명도 없이 수많은 화살이 온몸에 꽂힌채 쓰러졌다.

내 수발이 되어주고 방패가 되어 주겠다던 녀석...

이름조차 모르는 녀석이지만 쿠로이치 라고 불렀고

그 녀석은 내가 그이름을 부를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 주었다.


그런 녀석이 내앞에 쓰러져 있었다.

표정하나 바뀌지 않던 닌자 주제에 아버지와 같은 표정을 지으며...


나는 아버지의 표정을 생각하며 내몸을 감싸는 홍염에 몸을 맡겼다.

내몸이 차갑게 식어가는 느낌과 따뜻한 느낌이 공존하며 나는 서서히 눈을 감았다.

다시 태어난다면... 또 다시 저 녀석과 함께이고 싶었다.




나를 따라주었던 나의 분신 쿠로이치... 그리고,

헤이나카 이치마루

내가 짓고있는 표정과 같은 표정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나에게 지어준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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