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트랜스젠더/SM에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께는 이 글을 권하지 않습니다.
초승달은 빨리뜨고 빨리졌다.
뜨거운태양빛에 가린 달빛이 밤이 되자 빛을 발하는듯 싶더니, 어느새 사막저편으로 넘어가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만이 아름답게 수를 놓고 있었다.
"넌 누구지?"
라인츠는 스프를 다 마셔버린 머그잔을 만지작거리며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이치마루에게 물었다.
하지만 이치마루는 무슨 소린지 몰라 그저 눈만 동그랗게 뜬채 라인츠를 보고있었다.
"누구냐고 묻잖아... 이녀석 정말 말을 못하나..."
라인츠는 이치마루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사막태생치고는 하얀편이었지만, 대륙의 귀족들처럼 하얀편은 못되는 자신의 얼굴빛과는 차이가 나는 피부색깔과
인간으로 치부될수 없는 미모는, 라인츠에게 더욱더 궁금증만을 더해주었다.
아무리봐도 귀족의 자식 같았지만, 품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절도있는 발걸음과,
알아들을수 없는 독특한 말만 중얼거리는것이 귀족의 자식이라 확신할수가 없었다.
"하아... 도대체 어떻게 나타난거냐... 사막한가운데에 물병이나 낙타도 없이 어떻게 나타났고.
그 녀석은 어떻게 된거며, 넌 도대체 어디에서 왔길래 우리가 하는말을 못알아 듣는거냐...
대체... 너라는 녀석은..."
"라인츠. 그 아이는 널 구해준 아이이다. 도대체 무슨일이 벌어져서 저 아이가 피범벅이 되어 너를 업고 돌아왔는지부터
이 엄마에게 말하는게 좋지 않겠어? 게다가 저아이는 네가 아무리 무엇을 묻는다고 해도 대답을 못한다는것 알고있겠지?"
라인츠의 어머니는 라인츠의 옆에 앉으며 라인츠의 말을 끊었다.
라인츠는 그런 어머니의 말에 한숨을 푹 쉬더니 조심스레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때마다 눈빛이 떨리는 어머니 였지만, 라인츠는 그런 어머니에게 사실만을 이야기 하였고,
끝내 어머니의 눈에선 눈물이 고여 바닥으로 한 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샌드 스네이크라고? 커다란 뱀 말이니...?"
"네"
"그런... 위험한 몬스터에게서 저 아이가... 너를 구해줬단 말이야? 그것도 저 아이 혼자서?"
"믿고싶지 않지만 그런것 같아요... 하지만 그 이상은 저도 모르겠어요...
이상하게 몸이 굳어 말을 듣지 않아서, 어떻게 해치운건지, 혹은 어떻게 도망쳤는지조차 모르겠어요.
그저 마지막에 본것은 저 아이가 피를 뒤집어 쓰고있는것 밖에..."
라인츠의 어머니는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원래는 라인츠에게 따끔하게 혼을 내주려고 했지만,
아들이 그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살아온것만으로도 그녀의 화는 이미 수그러져 있었다.
그저 안도의 눈물만이 그녀의 볼을 타고 내려와 치마자락과 바닥에 떨어졌을 뿐이다.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살아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야..."
라인츠는 눈물이 계속흘러내려 끊임없이 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어머니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말을 가르쳐야 한다라... 어차피 가르쳐야 할것... 제가 가르칠게요.
어차피 당분간 사막엔 못나가게 생겼으니 저 녀석에게 말을 가르치는것이 괜찮을것 같아요"
라인츠의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라인츠의 표정은 담담하고 말투도 차분했지만, 10여년간 봐왔던 아들에게 이런모습은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언제나 자기만의 생각을 고집했던 아들이 족장과 자신의 말을 들을 정도면
사막이라는 곳에 어지간히 겁을 먹은것 같았다.
라인츠는 여전히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이는 어머니를 보더니
이내 이치마루에게 고개를 돌리곤 자신을 가리키며 또박또박 말했다.
"나. 라.인.츠."
이치마루는 여전히 멍하게 라인츠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미 라인츠의 이름은 하도 많은 사람들이 말해서 알고있었다.
하지만 입을 떼지 않는 이치마루의 모습은 라인츠에게 오해를 사기 쉬웠다.
"따라하라고. 라.인.츠"
라인츠는 손가락으로 이치마루의 입과 자신의 입을 번갈아 가리키며 다시한번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약간 과장되게 벌리며 말하는 라인츠였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자에게 말을 가르치는것은
약간의 과장이 있어야 쉽다는것쯤은 라인츠의 두뇌속에 이미 들어가 있는 지식이었다.
"라...인...츠..."
"그래 잘했어! 난 라인츠. 라인츠야."
"라...인...츠"
조금은 어색한 발음이 걸렸지만, 라인츠는 얼굴에 기쁨의 표정을 지으며 이치마루를 칭찬했다.
이치마루는 그런 라인츠의 반응에 몇번이고 라인츠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라인츠는 그 모습에 약간의 뿌듯함을 느끼며 자신의 옆에있는 어머니를 가리켰다.
"마.리.아."
"마...리...아?"
"응. 마리아. 우리 어머니의 이름. 마.리.아."
"마...리아."
이치마루는 라인츠와 마리아의 이름을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그럴수록 점점 입에 배어 조금씩 서투르던 발음이 라인츠의것과 같아 지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 모습을 마리아와 라인츠는 입가에 미소를 띈채 지켜보고있었다.
가르치는 보람이 절로 느껴지게 만드는 아이였다.
라인츠는 손가락으로 이치마루를 가리켰다.
"너는?"
이치마루는 한참동안 그들의 이름을 중얼거리다가
갑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았다.
라인츠의 입에서 나온 생소한 단어는 알아 들을수 없었지만
무엇을 뜻하고 자신을 가리켰는지는 알수있었다.
"헤이나카 이치마루"
"뭐? 무슨 마르?"
이치마루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시한번 또박또박 한글자씩 말했지만
라인츠와 마리아에게선 나오기 힘든 발음들 뿐이었다.
"이.치.마.루"
"아... 무슨 이름이 이렇게 어려워...? 대륙에서도 이런이름은 안쓰겠다.
그냥 발음 비슷하게 이마르라고 하자. 응? 이마르."
이치마루는 몇번씩 자신을 따라 발음하던 라인츠가 당황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웃음을 참을수 없었다.
안그래도 예쁜얼굴이 입가에 미소를 띄자 화사하게 빛났다.
"너. 이.마.르."
이치마루는 그것이 자신에게 지어준 새로운 이름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이마르... 자신의 입으로 발음하기에도 별 문제가 안되는 이름이었다.
왠지 모르게 어감도 좋았고, 새로운 이름이라는것 자체가 새롭게 태어난곳에서의 첫출발 같아
이치마루는 고개를 끄덕여 라인츠의 작명에 화답을 보냈다.
"이마르"
"응, 넌 이마르, 난 라인츠, 엄마는 마리아. 알겠지?"
초생달이 지고 별빛만이 모두 자고있는 프나츠부족의 마을을 비추고 있었지만,
유독 라인츠의 집만은 밤 늦게까지 등불이 꺼질줄 모른채
사막 한가운데에서 빛나고있었다.
사막에는 계절이라는 개념자체가 없었다.
대륙에서 겨울이라 부르는 때에도, 여름이라 부르는때에도 낮에는 태양이 강렬한 빛을 쏘아대고
밤에는 차가운 바람이 등골을 스쳐지나갔다.
가끔 모래먼지가 불어 닥칠때만 제외하고는 비가 잘 오지않는 사막은 언제나 같은날씨만의 연속이었다.
질릴법도 하지만 사막인들은 그것에 만족하고 살았다.
더군다나 몇백년째 마르지 않고 맑은 물이 가득한 오아시스와 함께하는 부족인이라면
대륙인 못지않게 만족한 삶을 할수 있었다.
그 만족이라는것이 비록 상대적일지라도, 적어도 프나츠 부족의 사람들은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이 이마르 뭐하냐?"
4년전 라인츠를 업고 프나츠 부족의 마을에 처음 발을 들인 이치마루... 아니 이마르는 책상위에 놓여진 양피지에다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다.
얼핏보면 무기같은데, 그다지 두껍지도 않으면서 긴것이 마치 대륙에서의 의식용 검같은 모양이었다.
"응, 아라감 아저씨한테 주문할 무기야, 난 시미터보다 이런게 편해서 말이지"
이마르는 사막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있었다.
4년동안 본것이라곤 모래와 프나츠 부족 사람들 뿐이라곤 해도
무언가 한가지 언어를 익힌 상태에서 다른 한가지의 언어를 이렇게 유창하게 구사한다는것은
라인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가르침과 마리아의 보살핌 덕분에 있었던 결과 였다.
4년간 라인츠는 언제나 나가던 사막에도 나가지 않고 집안에 틀여박혀 무엇이 그토록 재미있는지
이마르에게 사막부족의 말과 대륙표준어를 가르쳤다.
좋은선생과 노력하는 제자의 만남은 좋은결과로 나타나 어느덧 이마르는 외모를 제외 하고는
모든행동과 어투, 습관까지도 사막부족의 그것과 같았다.
물론 대륙의 표준어를 배우자마자 대륙의 여러가지 예절, 역사또한 라인츠의 책을 보며 공부했고
4년간의 노력은 이마르를 배신하지 않고 차곡차곡 그의 머리속으로 스며 들어갔다.
"이게 무기야? 부러지지 않겠어? 너무 얇잖아, 게다가 너무 길다고. 1큐브가 넘는 검...아니 칼이잖아? 이거..."
"쉽게 부러질수있는 칼이아니야. 게다가 사막은 최고의 철이 나는 곳이기도 하다고,
대륙에서도 상인들이 사막으로 모여드는이유가 철과 광물들이라고 들었어."
"뭐... 사실이긴하지... 태양에 수없이 달궈지고 식혀지기를 몇천년동안 했던 철이니까...
그래도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는 법이야. 이 칼은 전투하기 보단 장식용으로 쓰기에 알맞잖아.
보라구 이쪽이 말야..."
마리아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울수가 없었다.
언제나 차갑게만 사람을 대하던 라인츠는 이마르가 마을에 들어오고 서서히 말이 통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제까지 못부렸던 어리광을 부리듯, 점점 밝은 아이로 변해가고 있었다.
4년이라는 시간은 라인츠의 겉모습 뿐만이 아니라 행동과 성격까지도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훌쩍커버려 마리아와 비슷해진 키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자라고 있었다.
이미 4년전 마리아의 가슴팍에도 닿지않던 어린아이의 키가 아니었다.
사막인 치고는 그리 까맣지 않은 피부는 건강한 갈색을 내고 있었으며
마리아에게 물려받은 미모는 사막특유의 짙은 눈썹과 큰눈망울에 어울려
조금씩 잘생긴 청년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마르도 마찬가지 였다.
길게 늘어뜨린 칠흑같이 어두운 머리카락과 보는것만으로 빠져버릴것같은 검은 눈망울은 점점 검은 빛을 내어
하얗게 때가타지 않은 이마르의 피부와 어울리지 않을듯하면서도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만들고 있었다.
게다가 큰 눈망울과 오똑하게 솟았지만 크지않은콧날, 초저녁의 서쪽하늘의 빛과 같이 작고 도톰한 붉은 입술은
마리아가 이마르를 남자아이로 소개하지 않았더라면 부족내 청년들이 이마르에게 달려들정도로
이마르의 외모는 날이갈수록 빛이 더해지고 있었다.
마리아는 이마르를 쳐다보며 미소진 얼굴을 걷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세상에 완벽한 비밀은 없듯이 이마르의 몸이 정상이 아니라는것은 언젠가는 드러날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어디에서 드러난다고 할지라도 4년동안 자식처럼 보살피고 정을 주었던
이마르가 곤란해 질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조금씩 그날이 다가오고 있는것을 느꼈다.
두달전 이마르는 자신을 찾아와 가슴이 이상하게 아프다며 봐줄것을 원했고,
마리아는 이마르의 가슴을 보자마자 작은 몽우리가 잡히고 있다는것을 알수있었다.
가슴의 발달, 이마르 또래의 여자 아이들에게 이때쯤 나타나는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성장과정이었다.
그만큼 남에게 보여지기 쉬웠고, 남에게 알려지기 쉬웠다.
다행히 라인츠와 이마르는 같은 방을 쓰지도 같이 목욕을 한적도 없기때문에 아직까지는 눈치를 채지 못한것 같지만,
지금은 붕대로 감아놓은 이마르의 가슴이 지금보다 더욱더 커질때가 되면 눈치빠르기로 부족에서 유명한 라인츠가
언제나 같이 생활하는 이마르의 비밀을 눈치 못챌리는 만무했다.
오히려 눈치가 없더라도 그때가서 커진가슴을 보고도 눈치 못챌 사람은 없을것이다.
키도 라인츠보다 빨리크는듯 하더니 자라는 속도가 줄어들어 어느새 라인츠에게 키를 따라잡히고야 말았다.
라인츠는 낙타젖을 많이 먹어서 그렇다고 하지만, 마리아의 생각에는
이마르의 키는 자신의 키와 비슷하게 성장하고 멈출것 같았다.
"나 또한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이 사실같지 않은 일을 다른사람에게 들켰을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조차 모르겠단다..."
마리아는 이마르 에게서 눈을 떼어 라인츠를 쳐다보았다.
이마르의 그림이 맘에 들지 않은지 하나하나 지적하며 열변을 토하고있었다.
무기에 대해서는 일자무식인 마리아지만 라인츠가 열을 내며 설명하는 모습은 언제봐도 흥미로웠다.
좋은친구사이 같아보였다.
가끔 엉뚱한 말을 하지만 언제나 생글생글 웃으며 사람을 대하는 이마르와
남의 일에 쓸데없는 참견을 많이 하면서도 언제나 옳은 말만 하는 라인츠는 좋은 말상대이자 친구가 되었다.
한집에서 부대끼며 살아온것이 4년... 라인츠에게 형제가 있다면 저런모습일까...
마리아는 여전히 시끄럽지만 평화스러운 그들을 쳐다보며 손을모아
태양과 모래의 신 라함스에게 알수없는 내용의 기도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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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Cat으로 도배를 해버렸습니다.
전해드릴말이 있습니다.
1. 추천과 댓글 감사드립니다...
많은 추천과 댓글이 허접스런 글이나마 여러분께 보여드리는 저에겐 엄청난 힘이 됩니다.
2. 야한장면 나오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이제껏 써놓은 글중 이제 겨우 반정도 왔습니다.
야한장면은 적어도 제가 써놓은 글중에선 나오지 않습니다.
(아마 나머지 반과 지금껏 써온 글의 반이상을 더 써야 나올예정입니다...
그땐 분명히 만족하실테니 조금은 지루하더라도 참고 봐주세요)
3. 오타, 틀린 맞춤법은 보는대로 알려주세요
다음분들이 글을 보실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됩니다.
"내가 원하는 삶" 은 계속 연재되며 내일이나 모레쯤 여러분께 보여드리겠습니다.
도배성 게시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까진 일반적인 판타지 소설이지만 곧 여러분들이 원하시는
XXX라던지 XXX라던지 XXX을 쓸 예정입니다.
위에도 말씀드렸다 시피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 주세요
제 상상력하에서 최선을 다해 여러분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과연... ㄱ-...?]
읽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끝으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초승달은 빨리뜨고 빨리졌다.
뜨거운태양빛에 가린 달빛이 밤이 되자 빛을 발하는듯 싶더니, 어느새 사막저편으로 넘어가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만이 아름답게 수를 놓고 있었다.
"넌 누구지?"
라인츠는 스프를 다 마셔버린 머그잔을 만지작거리며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이치마루에게 물었다.
하지만 이치마루는 무슨 소린지 몰라 그저 눈만 동그랗게 뜬채 라인츠를 보고있었다.
"누구냐고 묻잖아... 이녀석 정말 말을 못하나..."
라인츠는 이치마루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사막태생치고는 하얀편이었지만, 대륙의 귀족들처럼 하얀편은 못되는 자신의 얼굴빛과는 차이가 나는 피부색깔과
인간으로 치부될수 없는 미모는, 라인츠에게 더욱더 궁금증만을 더해주었다.
아무리봐도 귀족의 자식 같았지만, 품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절도있는 발걸음과,
알아들을수 없는 독특한 말만 중얼거리는것이 귀족의 자식이라 확신할수가 없었다.
"하아... 도대체 어떻게 나타난거냐... 사막한가운데에 물병이나 낙타도 없이 어떻게 나타났고.
그 녀석은 어떻게 된거며, 넌 도대체 어디에서 왔길래 우리가 하는말을 못알아 듣는거냐...
대체... 너라는 녀석은..."
"라인츠. 그 아이는 널 구해준 아이이다. 도대체 무슨일이 벌어져서 저 아이가 피범벅이 되어 너를 업고 돌아왔는지부터
이 엄마에게 말하는게 좋지 않겠어? 게다가 저아이는 네가 아무리 무엇을 묻는다고 해도 대답을 못한다는것 알고있겠지?"
라인츠의 어머니는 라인츠의 옆에 앉으며 라인츠의 말을 끊었다.
라인츠는 그런 어머니의 말에 한숨을 푹 쉬더니 조심스레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때마다 눈빛이 떨리는 어머니 였지만, 라인츠는 그런 어머니에게 사실만을 이야기 하였고,
끝내 어머니의 눈에선 눈물이 고여 바닥으로 한 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샌드 스네이크라고? 커다란 뱀 말이니...?"
"네"
"그런... 위험한 몬스터에게서 저 아이가... 너를 구해줬단 말이야? 그것도 저 아이 혼자서?"
"믿고싶지 않지만 그런것 같아요... 하지만 그 이상은 저도 모르겠어요...
이상하게 몸이 굳어 말을 듣지 않아서, 어떻게 해치운건지, 혹은 어떻게 도망쳤는지조차 모르겠어요.
그저 마지막에 본것은 저 아이가 피를 뒤집어 쓰고있는것 밖에..."
라인츠의 어머니는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원래는 라인츠에게 따끔하게 혼을 내주려고 했지만,
아들이 그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살아온것만으로도 그녀의 화는 이미 수그러져 있었다.
그저 안도의 눈물만이 그녀의 볼을 타고 내려와 치마자락과 바닥에 떨어졌을 뿐이다.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살아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야..."
라인츠는 눈물이 계속흘러내려 끊임없이 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어머니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말을 가르쳐야 한다라... 어차피 가르쳐야 할것... 제가 가르칠게요.
어차피 당분간 사막엔 못나가게 생겼으니 저 녀석에게 말을 가르치는것이 괜찮을것 같아요"
라인츠의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라인츠의 표정은 담담하고 말투도 차분했지만, 10여년간 봐왔던 아들에게 이런모습은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언제나 자기만의 생각을 고집했던 아들이 족장과 자신의 말을 들을 정도면
사막이라는 곳에 어지간히 겁을 먹은것 같았다.
라인츠는 여전히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이는 어머니를 보더니
이내 이치마루에게 고개를 돌리곤 자신을 가리키며 또박또박 말했다.
"나. 라.인.츠."
이치마루는 여전히 멍하게 라인츠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미 라인츠의 이름은 하도 많은 사람들이 말해서 알고있었다.
하지만 입을 떼지 않는 이치마루의 모습은 라인츠에게 오해를 사기 쉬웠다.
"따라하라고. 라.인.츠"
라인츠는 손가락으로 이치마루의 입과 자신의 입을 번갈아 가리키며 다시한번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약간 과장되게 벌리며 말하는 라인츠였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자에게 말을 가르치는것은
약간의 과장이 있어야 쉽다는것쯤은 라인츠의 두뇌속에 이미 들어가 있는 지식이었다.
"라...인...츠..."
"그래 잘했어! 난 라인츠. 라인츠야."
"라...인...츠"
조금은 어색한 발음이 걸렸지만, 라인츠는 얼굴에 기쁨의 표정을 지으며 이치마루를 칭찬했다.
이치마루는 그런 라인츠의 반응에 몇번이고 라인츠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라인츠는 그 모습에 약간의 뿌듯함을 느끼며 자신의 옆에있는 어머니를 가리켰다.
"마.리.아."
"마...리...아?"
"응. 마리아. 우리 어머니의 이름. 마.리.아."
"마...리아."
이치마루는 라인츠와 마리아의 이름을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그럴수록 점점 입에 배어 조금씩 서투르던 발음이 라인츠의것과 같아 지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 모습을 마리아와 라인츠는 입가에 미소를 띈채 지켜보고있었다.
가르치는 보람이 절로 느껴지게 만드는 아이였다.
라인츠는 손가락으로 이치마루를 가리켰다.
"너는?"
이치마루는 한참동안 그들의 이름을 중얼거리다가
갑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았다.
라인츠의 입에서 나온 생소한 단어는 알아 들을수 없었지만
무엇을 뜻하고 자신을 가리켰는지는 알수있었다.
"헤이나카 이치마루"
"뭐? 무슨 마르?"
이치마루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시한번 또박또박 한글자씩 말했지만
라인츠와 마리아에게선 나오기 힘든 발음들 뿐이었다.
"이.치.마.루"
"아... 무슨 이름이 이렇게 어려워...? 대륙에서도 이런이름은 안쓰겠다.
그냥 발음 비슷하게 이마르라고 하자. 응? 이마르."
이치마루는 몇번씩 자신을 따라 발음하던 라인츠가 당황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웃음을 참을수 없었다.
안그래도 예쁜얼굴이 입가에 미소를 띄자 화사하게 빛났다.
"너. 이.마.르."
이치마루는 그것이 자신에게 지어준 새로운 이름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이마르... 자신의 입으로 발음하기에도 별 문제가 안되는 이름이었다.
왠지 모르게 어감도 좋았고, 새로운 이름이라는것 자체가 새롭게 태어난곳에서의 첫출발 같아
이치마루는 고개를 끄덕여 라인츠의 작명에 화답을 보냈다.
"이마르"
"응, 넌 이마르, 난 라인츠, 엄마는 마리아. 알겠지?"
초생달이 지고 별빛만이 모두 자고있는 프나츠부족의 마을을 비추고 있었지만,
유독 라인츠의 집만은 밤 늦게까지 등불이 꺼질줄 모른채
사막 한가운데에서 빛나고있었다.
사막에는 계절이라는 개념자체가 없었다.
대륙에서 겨울이라 부르는 때에도, 여름이라 부르는때에도 낮에는 태양이 강렬한 빛을 쏘아대고
밤에는 차가운 바람이 등골을 스쳐지나갔다.
가끔 모래먼지가 불어 닥칠때만 제외하고는 비가 잘 오지않는 사막은 언제나 같은날씨만의 연속이었다.
질릴법도 하지만 사막인들은 그것에 만족하고 살았다.
더군다나 몇백년째 마르지 않고 맑은 물이 가득한 오아시스와 함께하는 부족인이라면
대륙인 못지않게 만족한 삶을 할수 있었다.
그 만족이라는것이 비록 상대적일지라도, 적어도 프나츠 부족의 사람들은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이 이마르 뭐하냐?"
4년전 라인츠를 업고 프나츠 부족의 마을에 처음 발을 들인 이치마루... 아니 이마르는 책상위에 놓여진 양피지에다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다.
얼핏보면 무기같은데, 그다지 두껍지도 않으면서 긴것이 마치 대륙에서의 의식용 검같은 모양이었다.
"응, 아라감 아저씨한테 주문할 무기야, 난 시미터보다 이런게 편해서 말이지"
이마르는 사막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있었다.
4년동안 본것이라곤 모래와 프나츠 부족 사람들 뿐이라곤 해도
무언가 한가지 언어를 익힌 상태에서 다른 한가지의 언어를 이렇게 유창하게 구사한다는것은
라인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가르침과 마리아의 보살핌 덕분에 있었던 결과 였다.
4년간 라인츠는 언제나 나가던 사막에도 나가지 않고 집안에 틀여박혀 무엇이 그토록 재미있는지
이마르에게 사막부족의 말과 대륙표준어를 가르쳤다.
좋은선생과 노력하는 제자의 만남은 좋은결과로 나타나 어느덧 이마르는 외모를 제외 하고는
모든행동과 어투, 습관까지도 사막부족의 그것과 같았다.
물론 대륙의 표준어를 배우자마자 대륙의 여러가지 예절, 역사또한 라인츠의 책을 보며 공부했고
4년간의 노력은 이마르를 배신하지 않고 차곡차곡 그의 머리속으로 스며 들어갔다.
"이게 무기야? 부러지지 않겠어? 너무 얇잖아, 게다가 너무 길다고. 1큐브가 넘는 검...아니 칼이잖아? 이거..."
"쉽게 부러질수있는 칼이아니야. 게다가 사막은 최고의 철이 나는 곳이기도 하다고,
대륙에서도 상인들이 사막으로 모여드는이유가 철과 광물들이라고 들었어."
"뭐... 사실이긴하지... 태양에 수없이 달궈지고 식혀지기를 몇천년동안 했던 철이니까...
그래도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는 법이야. 이 칼은 전투하기 보단 장식용으로 쓰기에 알맞잖아.
보라구 이쪽이 말야..."
마리아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울수가 없었다.
언제나 차갑게만 사람을 대하던 라인츠는 이마르가 마을에 들어오고 서서히 말이 통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제까지 못부렸던 어리광을 부리듯, 점점 밝은 아이로 변해가고 있었다.
4년이라는 시간은 라인츠의 겉모습 뿐만이 아니라 행동과 성격까지도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훌쩍커버려 마리아와 비슷해진 키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자라고 있었다.
이미 4년전 마리아의 가슴팍에도 닿지않던 어린아이의 키가 아니었다.
사막인 치고는 그리 까맣지 않은 피부는 건강한 갈색을 내고 있었으며
마리아에게 물려받은 미모는 사막특유의 짙은 눈썹과 큰눈망울에 어울려
조금씩 잘생긴 청년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마르도 마찬가지 였다.
길게 늘어뜨린 칠흑같이 어두운 머리카락과 보는것만으로 빠져버릴것같은 검은 눈망울은 점점 검은 빛을 내어
하얗게 때가타지 않은 이마르의 피부와 어울리지 않을듯하면서도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만들고 있었다.
게다가 큰 눈망울과 오똑하게 솟았지만 크지않은콧날, 초저녁의 서쪽하늘의 빛과 같이 작고 도톰한 붉은 입술은
마리아가 이마르를 남자아이로 소개하지 않았더라면 부족내 청년들이 이마르에게 달려들정도로
이마르의 외모는 날이갈수록 빛이 더해지고 있었다.
마리아는 이마르를 쳐다보며 미소진 얼굴을 걷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세상에 완벽한 비밀은 없듯이 이마르의 몸이 정상이 아니라는것은 언젠가는 드러날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어디에서 드러난다고 할지라도 4년동안 자식처럼 보살피고 정을 주었던
이마르가 곤란해 질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조금씩 그날이 다가오고 있는것을 느꼈다.
두달전 이마르는 자신을 찾아와 가슴이 이상하게 아프다며 봐줄것을 원했고,
마리아는 이마르의 가슴을 보자마자 작은 몽우리가 잡히고 있다는것을 알수있었다.
가슴의 발달, 이마르 또래의 여자 아이들에게 이때쯤 나타나는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성장과정이었다.
그만큼 남에게 보여지기 쉬웠고, 남에게 알려지기 쉬웠다.
다행히 라인츠와 이마르는 같은 방을 쓰지도 같이 목욕을 한적도 없기때문에 아직까지는 눈치를 채지 못한것 같지만,
지금은 붕대로 감아놓은 이마르의 가슴이 지금보다 더욱더 커질때가 되면 눈치빠르기로 부족에서 유명한 라인츠가
언제나 같이 생활하는 이마르의 비밀을 눈치 못챌리는 만무했다.
오히려 눈치가 없더라도 그때가서 커진가슴을 보고도 눈치 못챌 사람은 없을것이다.
키도 라인츠보다 빨리크는듯 하더니 자라는 속도가 줄어들어 어느새 라인츠에게 키를 따라잡히고야 말았다.
라인츠는 낙타젖을 많이 먹어서 그렇다고 하지만, 마리아의 생각에는
이마르의 키는 자신의 키와 비슷하게 성장하고 멈출것 같았다.
"나 또한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이 사실같지 않은 일을 다른사람에게 들켰을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조차 모르겠단다..."
마리아는 이마르 에게서 눈을 떼어 라인츠를 쳐다보았다.
이마르의 그림이 맘에 들지 않은지 하나하나 지적하며 열변을 토하고있었다.
무기에 대해서는 일자무식인 마리아지만 라인츠가 열을 내며 설명하는 모습은 언제봐도 흥미로웠다.
좋은친구사이 같아보였다.
가끔 엉뚱한 말을 하지만 언제나 생글생글 웃으며 사람을 대하는 이마르와
남의 일에 쓸데없는 참견을 많이 하면서도 언제나 옳은 말만 하는 라인츠는 좋은 말상대이자 친구가 되었다.
한집에서 부대끼며 살아온것이 4년... 라인츠에게 형제가 있다면 저런모습일까...
마리아는 여전히 시끄럽지만 평화스러운 그들을 쳐다보며 손을모아
태양과 모래의 신 라함스에게 알수없는 내용의 기도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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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Cat으로 도배를 해버렸습니다.
전해드릴말이 있습니다.
1. 추천과 댓글 감사드립니다...
많은 추천과 댓글이 허접스런 글이나마 여러분께 보여드리는 저에겐 엄청난 힘이 됩니다.
2. 야한장면 나오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이제껏 써놓은 글중 이제 겨우 반정도 왔습니다.
야한장면은 적어도 제가 써놓은 글중에선 나오지 않습니다.
(아마 나머지 반과 지금껏 써온 글의 반이상을 더 써야 나올예정입니다...
그땐 분명히 만족하실테니 조금은 지루하더라도 참고 봐주세요)
3. 오타, 틀린 맞춤법은 보는대로 알려주세요
다음분들이 글을 보실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됩니다.
"내가 원하는 삶" 은 계속 연재되며 내일이나 모레쯤 여러분께 보여드리겠습니다.
도배성 게시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까진 일반적인 판타지 소설이지만 곧 여러분들이 원하시는
XXX라던지 XXX라던지 XXX을 쓸 예정입니다.
위에도 말씀드렸다 시피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 주세요
제 상상력하에서 최선을 다해 여러분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과연... ㄱ-...?]
읽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끝으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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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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