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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에서 온 마스터 - 15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3 22:08 1,003회 0건
이계에서 온 마스터 15~완결까지


15
철민이 달려와보니 이빈은 이미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푸니쉬 앞에 힘없이 고꾸라져 있는 이빈의 모습..

하지만 푸니쉬는 단호했다.


"또 손을 뗐군. 처음부터 다시 센다."

"형!! 그만요!!"


철민이 이빈을 일으키며 푸니쉬의 팔을 잡았다. 푸니쉬는

물끄러미 철민을 쳐다보았다.


"이쯤하면 됐어요.. 형.."

"철민이는 비켜라."

"남은 대수는 제가 맞을께요. 그럼 되잖아요! 이빈 선생님은..

내일 출근해서 아이들을 가르쳐야 돼요. 이미..

못 걸으실 것 같다구요."


푸니쉬는 철민이의 청을 들어준다는 듯이 회초리를 내려놓고

이빈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김이빈. 진정한 선생님이 되어라."


그리고는 그대로 서재로 들어가는 푸니쉬. 철민은 피가 맺힌

이빈의 엉덩이를 보고 무척 놀란 듯 싶었다.

왜 자기를 때리지 않고 이빈을 때렸는지도 확실하게 알 수

없었다. 어쨌든 철민은 이빈을 부축하여 밖으로 나왔다.


"크흐..."

"선생님. 그러게 순순히 물러가시지, 왜 싸워서 이지경까지

맞아요?"

"철민아.. 아프긴 해도 난 별로 나쁘진 않다.. 나에대한..

관심이었으니까.."

"젠장헐.. 아직 정신 못 차렸구만요."


철민은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이빈의 팔을 어깨에 둘러메고

그의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어느덧..

많이 친해져 있는 그들이었다.

이빈은 엉거주춤 집으로 들어가며 철민에게 말했다.


"오늘 고마웠다. 하지만! 아직 끝난게 아니야!"

"크흑. 저도 기대하겠습니다. 언제든 덤비시지요."


호탕하게 대답한 철민이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그의 발걸음이

그리 가벼워 보이지만은 않았다.






어느덧 해가 저물어 있었고, 푸니쉬는 잠옷으로 갈아 입기 위해

웃통을 벗었다. 철민은 침대에 앉아 그를 물끄러미 올려다 보았다.


"형.. 아까.. 이빈 선생님 왜 때렸어요?"

"잘못했으니까."

"잘못은..제가 더 하지 않았어요?"


푸니쉬는 말 없이 철민의 옆에 누워 한 팔로 그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솔직하게 말하면 형이 이빈 선생님을 때린게..난 서운해요.

이젠 이빈 선생님까지 길들일건가요?"

"이빈 선생님은 좋으신 분이다. 곧 자기 자리로 되돌아 갈거야."


모호한 푸니쉬의 대답. 철민은 푸니쉬의 품을 더 파고들었다.

푸니쉬는 철민의 머리를 세게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아까 욕을 하고 폭력을 휘둘렀으니, 내일 10대다."

"아악!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 정말! 그건 좀 봐줘요!

어쩔 수가 없었다니깐요!"


푸니쉬는 철민을 뜨겁게 바라보며 키스를 하였다.

철민은 푸니쉬의 목을 감싸안으며 그의 혀를 받아들였다.

푸니쉬는 철민의 엉덩이를 부드럽게 주무르다가 그의 항문속으로

손가락을 쑤욱 집어 넣었다.


"으윽.. 오..오늘은 좀...시..싫어요!!"


푸니쉬는 빙긋이 웃으며 옆에 있던 긴 끈으로 반항을 하려는 그의

두 손목을 꽁꽁 묶어 버리고는 침대 머리맡에 매달았다.


"오늘은 피곤해서 네 발악을 상대할 여력이 없구나.

그냥 조용히 있거라."


침대맡에 두 손을 묶인채 엎드린 철민은 아예 포기를 하고

푸니쉬의 손에 온 몸을 내맡겼다.

섬세한 푸니쉬의 손짓.. 지극히 사랑하는 상대를 어루만지는

듯이 조심스러운, 그러나 힘있는 손길.

푸니쉬는 철민의 엉덩이를 매만지다가 서서히 그의 항문을

벌렸다. 철민의 입에서 거친 호흡이 흘러나왔다.



"일단 시작을 했으면 화끈하게 해요. 형."


철민이다운 말. 푸니쉬는 싱긋이 웃으며 그의 항문에 자기것을

푸욱 박아 버렸다. 격렬한 그의 움직임..

그러나 역시 푸니쉬의 호흡은 거칠어지지 않았다.

그와는 반대로 철민은 숨을 헐떡이며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푸니쉬도 짖어지면 철민이 못지 않았다.

그는 철민의 귀에다 대고 조그맣게 속삭였다.


"이번에는 손가락 세 개를 넣어 볼까."

"으읔.. 안되요."


하지만 철민은 반항할 수 없었다. 푸니쉬는 살살 그의 항문을 벌려

손가락 세개를 푸욱 넣었다.

그간 푸니쉬와의 관계로 단련된 철민의 항문은 쉽게 그의

손가락을 받아들였다.

푸니쉬는 아예 손가락 전체를 다 넣었다.


"으으으윽..살살좀 해요 좀"

"상처는 나지 않을 것이다. 걱정하지 말거라."


푸니쉬는 철민의 몸에 상처를 남기지 않고도 별의별 시도를

다 해봤다. 철민은 자신의 몸 안에서 움직이는 푸니쉬의

손가락을 느끼며 스르륵 눈을 감았다.


"하늘나라에 있을때도 엄청 바람둥이였죠? 테크닉이 정말

장난 아니야."


푸니쉬는 살짝 웃으면서 귀엽다는 듯이 철민의 머리를 꼭

감싸 안고 열정적인 애무를 계속했다.

철민이 환희의 기분속에서 서서히 잠이 들 때까지...






철민은 엉덩이를 슥슥 문지르며 등교를 하고 있었다.

어제 욕설을 쓴것+주먹을 휘두른 것을 합쳐서 모두 10대를

맞았다. 철민은 푸니쉬에게 약속했다.

절대로.. 이젠 무슨일이 있어도 1년동안 주먹을 쓰지 않기로.

이빈 선생은 약간 절뚝이긴 했지만 여전히 당당한 모습으로

아이들을 가르쳤다. 철민도 하루가 다르게 태도가 나아지고

있었고, 학교에서는 그런 철민을 대견하다고 생각했다.

철민은 문득 자기가 이끌고 있는 서클을 기억해 내고는

쉬는시간에 잠깐 창문 쪽으로 나와서 전화를 걸었다.


"아, 나 철민이다. 오늘 저녁에 우리 애들 소집시켜. 중대 사항

발표한다."


철민이가 얘기하고 있는 사람은 윗층의 같은 학년 부짱 정대민.

대민은 떨리는 음성으로 대답했다.


"아..알았어.. 며..몇시?"

"자식. 왜이렇게 떨어. 별 일 아니니까 쫄지말고 나와.

오후 5시 공사장. ok?"

"으..응.."


철민은 심호흡을 한 후 창문을 바라보았다.


"대민이에게..짱 자리 넘겨주고.. 난 이제 공부나 해야겠다.

그간.. 대민이한테 참 몹쓸짓 많이 했지. 공식적으로..

사과나 해야겠다."


흐뭇한 철민의 미소..

하지만 서서히 어두운 기운이 그를 덮치고 있었다.






대민은 지금 학교가 아니었다. 그는 얼마전 철민에게 깨졌던

혁산고파 애들과 함께 있었다. 예전 혁산고 짱은 철민에게

깨진 이후로 학원계에서 사라졌고, 부짱인 이민휘가 대신 혁산고의

짱이 되었다. 약 4,50명의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민휘는

대민에게 다가가 말했다.


"야. 생각을 해봐. 그간 철민이가 너네들을 얼마나 무시했냐?

그냥 우리들한테 붙어. 너한테 행동대장 자리 줄게.

또 철민이한테 그런 대접 받으면서 시다바리 노릇하고 있을거야?"

"아니.. 너희들한테 붙긴하는데.. 꼭 철민이를 다구리 놔야겠어?"

"응. 철민이 그 자식은 당해도 싸. 우리 캡짱을 그 지경으로 만들

어 놓았는데 내가 가만히 있겠냐? 그리고 이 싸움에 더 가담한 다는

애들이 있어."


민휘가 고개를 까닥하자, 뒤에서 왠 여자애들 두 명이 나왔다.

예전 철민의 여자친구였던 소미와, 혜영이었다.

소미와 혜영이, 그리고 대민은 모두 서로를 알고 있었다.

대민이 놀란듯이 소미에게 물었다.


"야.. 너희는 왜..?"

"나, 여태까지 철민이 그자식 때문에 잠도 잘 못잤어.

나 아는 오빠들 20명, 혜영이가 아는 오빠들 10명

이렇게 더 합세할거야."


혜영이도 대민이에게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나도.. 그 개자식때문에 너무 힘들었어..

이젠 그자식이 당할차례야. 오빠..! 오빠도 더 당하고만 있지마.

이젠.. 철민이 그 개자식의 시대는 갔어..! 오늘부로!"


대민은 입을 따악 벌렸다. 철민이 하나 잡는데 6,70명이 가담한다니..?


"야.. 그렇게 다구리 놓으면 철민이 죽을지도 몰라..!"

"정대민! 철민이를 모르냐? 그냥 당하고 있을 놈이게?

안전빵으로 몇 십명은 되어야지. 그래도 난 안심이 안돼..

솔직히 우리들 몇명으로는 철민이 못깬다. 치사하지만

이 방법 밖에 없어."


대민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민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후 5시..! 그들은 숨을 죽이고 철민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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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글 수정..

리플이 아니라 "추천" 환영합니다 ㅠㅠ




16

철민은 수업이 끝난 후 늘 모이던 공사판으로 걸음을 향했다.

공사판이 시끌시끌 한 것을 보니 이미 다 모여 있나 보다.

철민은 흠뻑 숨을 들이마시며 발을 디뎠다.

그 때, 민휘가 저벅저벅 걸어나오더니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음? 넌 혁산고 부짱 아냐? 내가 잘못 찾아왔나? 우리 애들은

어디있고?"

"니 애들? 우리한테 붙은지 이미 한참 되는걸?"

"뭐?"


이제서야 사태를 파악한 철민이 뒤를 쳐다보았다. 그의 주위에는

각목을 든 혁산고파 애들, 그리고 새로 유입된 다른 파 애들이

섞여 있었다. 완벽하게 철민은 포위한 그들은 서서히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철민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래.. 내가 뿌린거야.. 이 모든게.."


"시작해! 밟아!"


민휘의 외침에 모두 철민에게로 달려들었다.


"퍽, 퍼억, 퍼억,,,!!!"

"으윽.....으억... 커억"


"퍼억..~!!!! 퍼억 퍼억 따악 퍼억퍼억"

"커...커헉....."


철민에게로 떨어지는 무수한 각목과 주먹들..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철민은 주먹을 쓰지 않았다.

그저 맞고만 있을 뿐이었다.

철민의 이마에 피가 흘러 내렸다.


"형,.. 난 절대로....주먹을... 안쓸 거에요.. 난..

형의 약속을 잘 지킬 거니까요..

그리고..모든게 나의 잘못이었으니까.."


"퍼어어어억~! 따아아악! 퍽퍽"


철민의 피가 여기저기 튀었다. 대민과 민휘는 뭔가 이상한

감이 들었지만 중단시키기에는 너무 늦었다.

철민은 온 몸으로 그들의 발길질과 주먹질을 당하고 있었다.


"언젠간.. 내가 갚을 일이었으니깐...! 형 말대로..

난 여태까지 몹쓸 인간이었으니깐..! "


"퍽퍽퍽퍽퍽!!!!!"

"쿠웅!!!!"


갑자기 철민의 시야가 흐려져 오면서 그대로 쓰러졌다.

하지만 그들은 다구리를 멈추지 않았다.







"그래.. 난 선생님 답지 못했어.. 형님 말대로 난 여태까지

진정한 선생님이 아니었어... 마지막으로.. 인사나 하고 가야겠다."


미국대학원에 원서를 넣었던 이빈이가 오늘 아침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짧았지만 소중했던 푸니쉬와의 만남..

일을 하고 있던 푸니쉬에게 음료수를 건넸던 것이며,

꽃을 주며 안겼던 것..

그리고 그에게 벌을 받았던 것..

모두 필름처럼 지나갔다.

그리고 거칠고 야수같았던 철민이의 모습도 떠올랐다.

이빈은 어느덧 철민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 멀리서 왠 아이들이 모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빈이 달려가보니, 몇 십명의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피투성이가 된 철민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이빈은 열이 확 뻗쳤다.


"야!!!!!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어디서 싸움질이야?

한꺼번에 밟다니 이런 비겁한 놈들 같으니!!!"


대민은 이빈을 보자마자 숨기에 바빴다. 바로 자신의 영어 선생님

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혁산고인 민휘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민휘는 아이들에게 턱짓을 하며 외쳤다.


"저 놈도 같이 밟아!!!! 철민과 한 패인가 보다!"


아이들은 우르르 이빈에게 몰려들었다. 이빈은 날렵한 발차기로

다가오는 아이들의 턱을 날려버렸다.

그의 행동은 굉장히 빨랐다. 아이들은 갑작스레 나타난 고수의

등장에 얼이 나간듯 했다. 하지만 숫자가 너무 많았다.

민휘의 전화에 다른 곳에서 또 한 패거리들이 새카맣게 몰려들고

있었다.

이빈은 용감하게 싸웠지만 역부족이었다.

아무리 싸움꾼이라고 해도 각목을 든 몇 십명을 때려 눕힐 수는

없었다. 그도 곧 각목에 머리를 얻어 맞고 철민의 옆에 쓰러졌다.

철민을 돌아다보니 이미 의식이 없는 듯 하였다.


"야, 일단 철민이 부터 끝장내!"


민휘의 명령에 대 여섯명의 무리들이 각목을 치켜들고 철민의

배를 내리치려는 순간


"퍼어어억.."


철민을 감싸는 이빈. 그들의 각목은 이빈의 등을 내리치고

부러졌다. 이빈의 입에서도 피가 흘러나왔다.


"제기랄.. 철민아.. 크윽.. 정신..차려라..이 새끼야.."

"퍼억퍼억퍼억!!!!"


그들은 철민이를 감싸고 있는 이빈을 마구 내려쳤다.

이빈도 곧 정신이 몽롱해졌다..

살며시 잠이 들었던 푸니쉬..

푸니쉬의 옆에 뭔가가 반짝이더니 작은 요정 하나가 그를 깨웠다.


"푸니쉬님.. 푸니쉬님.. 지금 철민이와 이빈선생님이 위험해요..

푸니쉬님.."


잠이 들어 있었던 푸니쉬의 눈이 갑자기 확 떠졌다.

그러자 그 요정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푸니쉬는 양복을 벗고 철민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번엔 가죽바지에 가죽조끼..

철민이가 늘 하고 다녔던 가죽장갑을 끼더니 거칠게

문을 닫고 집을 나섰다.






"퍽퍽퍽퍽퍽!~"

"하악.. 컥.. 커억.."


누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어오른 이빈의 얼굴.

하지만 그는 끝까지 철민의 몸을 보호하고 있었다.

희미하게 정신이 든 철민도 그가 이빈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철민은 꿈쩍도 할 수가 없었다. 말조차 꺼낼 수가 없었다.

그저 눈이 밤송이처럼 부어오른 이빈의 얼굴을 보며

희미한 웃음을 띠었다.

이빈은 축 늘어지며 철민의 손을 잡았다.


"야..이렇게 먼저 쓰러지면 어떡하냐.. 너하고 난 아직 끝난게

아니잖아..임마.. 일어나라..크윽.."


철민도 약간 힘을 주어 이빈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그에겐

이미 힘이 하나도 없었다.

민휘는 그들이 가소롭다는 듯이 물고 있던 담배를 내던졌다.


"쟤네들 드라마 찍냐? 야, 다들 뭐해? 끝까지 밟아!!!!!"


그들이 철민과 이빈에게로 달려드는 순간, 금발을 휘날리며

다가오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들은 갑작스런 그의 등장에 넋을 잃고 움찔하였다.

인상을 쓰지 않아도 막강한 강력함이 느껴지는 그 금발의 사내.


"쫄지마! 또 철민이 패거린가보다! 저 자식도 밟아!!"


약 4,50명의 인원이 그를 향해 각목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는

그의 각목을 유연하게 피했다. 마치 하늘을 나는것 같았다.

공중에서 3단 옆차기와, 원투쓰리 펀치를 날리는 그의 앞에

하나 둘 씩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퍽퍽 쓰러져 나가는 친구들을 보며 남은 놈들도 몸을 떨었다.

그는 아무런 표정없이 그들을 한꺼번에 잡고 내던져 버렸다.

민휘는 거의 전멸한 자기 패거리들을 보고 이빨을 덜덜 떨며

도망가려고 했지만 어느새 다가온 그 금발의 사내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비겁하게 많은 인원으로 적은 인원을 밟다니 나약하기 그지 없는

인간이로다."


그는 민휘의 멱살을 잡고 딱 두 대의 펀치를 날렸다.

하지만 민휘는 이빨이 나간채 기절하여 바닥에 쓰러졌다.

푸니쉬는 손을 맞잡은채로 쓰러져 있는 이빈과 철민을 바라다

보았다. 그들은 이미 피투성이가 된 채로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그는 한쪽 어깨에 하나씩 메고 성큼성큼 걸어 집으로 들어갔다.

남은 민휘의 패거리들은 정체불명의 그 사내가 신기할 뿐이었다.





이빈과 철민을 나란히 눕히니, 둘이 닮은 것 같았다.

푸니쉬는 그들의 옷을 벗기고 물에 적신 수건을 가져와 그들의

온 몸을 닦아 주었다.

푸니쉬의 손길이 닿자마자 상처가 조금씩 아무는 그들이었다.

푸니쉬는 밤새도록 그들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정신없이 잠이 들었다..




이빈이 눈을 떴을 때는 옆에서 철민이 자기에게 다리를 하나 떡

올려놓고 자고 있었다. 분명 어제 엄청 얻어터졌던 것 같은데

일어나보니 상처 하나 없었다. 그는 따사로운 아침햇살에

눈을 비비며 벌써 아침준비를 하고 있는 푸니쉬를 쳐다보았다.

푸니쉬의 날씬한 실루엣이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그의 눈빛이었다..

정말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음식을 만드는 푸니쉬.

이빈은 철민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으음..하아아암.."


철민은 하품을 하면서 눈을 떴다. 하지만 이빈을 보자마자

인상을 찌푸렸다.


"앗. 내가 그럼 이 사람하고 같이 잔건가?"

"너만 불쾌한게 아니라 나도 불쾌해."

"읔...젠장.."

"또 욕했다. 성민 형님한테 콱 일러바칠까보다"

"치사한 고자질쟁이 같으니.."


둘은 서로 빈정댔지만 철민은 알고 있었다.

어제 자신을 도와주었던 사람이 이빈이었다는 것을.

하지만 어떻게 집까지 왔지?

그것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자, 둘다 아침 먹어라."


아치 어머니같은 부드러운 음성. 철민과 이빈은 바로 달려나가서

푸니쉬가 차린것을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그 빵은 내려놔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니까."

"오늘은 양보하시지."

"에잇, 선생이고 뭐고 없다. 나의 칼을 받아라."

"챙챙챙!"


둘은 빵칼을 들이대며 장난을 쳐댔다. 푸니쉬는 그들을 보며

흠뻑 미소를 띠었다.

빵을 한입 가득 물어넣고 이빈은 지나가는 투로 말했다.


"저기..형님. 그리고 철민아. 나 오늘 한국 떠난다.

미국대학원에서 오랜다.. 우물우물.. 아 정말 빵 맛있다."



18

"잘됐네.. 성가신 영어 선생같으니..이젠 안보게 생겼네.."


철민은 수프를 들이키며 아무렇지 않은듯이 말했다. 이빈은

여전히 빵을 뜯어 입에 넣으며 말을 이었다.


"형님. 저도 사실 학교다닐때 철민이처럼 저렇게 거칠었지요.

부모님은 저한테 신경은 안쓰고.. 전 애들 패기만 하고..

물론.. 좋으신 아저씨를 만나서 이렇게 공부를 하게 되었지만.."


푸니쉬는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


"그분은 지금 어디 계시는가?"

"모 그룹 회장님이셨는데, 길거리에서 방황하던 저를 길들여

주셨지요.. 근데.. 이 세상에 안계십니다.. 저 대학다닐때..

사고로 돌아가셨죠.. 웃긴건.. 형님이..꼭.. 그분하고..

닮았다는 겁니다.. 물론.. 객관적으로 봐선 형님이 훨씬 더

잘생겼지만..크큭"


푸니쉬는 말없이 주스를 들이켰다. 철민은 말없이 빵을

뜯다가 툭 내뱉었다.


"어쨌든 잘 됐네. 이젠 유학가니깐 볼일 없겠구만.."

"나도.. 너 안봐서 좋다.. 이 자식아.."


그들은 한 동안 말이 없었다. 철민은 스며나오는 눈물을

꾹꾹 참으며 이빈을 쳐다보지 않으려고 애썼다..

이빈의 눈을 보면..

울음이 터질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시작과는 달리 조용하게 아침을 마친 그들은 별 말 없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러자.. 이빈이 슬며시 일어났다.


"이젠.. 가봐야겠습니다.. 가서 짐도 싸야하고.."


푸니쉬도 일어나 이빈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그의 어깨를

잡더니 확 안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거웠네. 앞으로.. 좋은 일들만 있을것이다."

"형님.. 사실은 저 형님 많이 좋아했어요. 하지만..

형님의 사랑은.. 철민이에게 다 주세요.

전 이미 철이 들었으니까요.. 혼자 설 수 있으니까요.."


철민의 콧잔등이 시큰해져왔다. 이빈은 곁에 있던 철민도 안아주면서

그의 배를 툭툭 쳤다.


"사고치지 말고 진정한 사나이가 되어라."

"선생님이야 말로.. 진정한 선생님이 되세요. 사고뭉치 되지 마시고."

"자식.. 나 간다.."


푸니쉬와 철민은 집 앞에까지 가서 이빈을 배웅하였다.

이빈은 몇 발자국 앞으로 가는 듯 싶더니, 다시 푸니쉬에게로

달려왔다.


"형님! 한번만.. 받아주세요."


이빈의 입술이 푸니쉬의 입술에 닿았다. 떨리는 이빈의 입술..

푸니쉬는 그의 입술을 피하지 않았다. 철민은 그런 이빈을 보자

마음이 아파왔다.

푸니쉬는 마지막으로 그를 꽈악 껴안아 준 다음,

그의 비뚤어진 넥타이를 바로잡아 주었다.

이빈은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리고 마구 뛰기 시작했다.

그것이..

이빈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철민은 그가 사라질때까지 발을 떼지 못했다.


"영원히 잊지 못할겁니다.. 선생님.. 건강하세요.."


푸니쉬가 철민을 건들자, 철민은 그대로 푸니쉬의 품에

안겼다.

철민의 눈물이 푸니쉬의 셔츠를 적셨다.

푸니쉬는 철민을 토닥이며 말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기 마련이란다.

하지만 저 분과 영영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

네 마음속에 있다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것이지.."




어느덧 시간은 흘러흘러 철민은 고3이 되었다. 철민은 이제

더 이상 문제아가 아니었다. 예의바르고 모범적인 학생으로

소문이 나버렸다. 처음에는 철민을 기피하던 여학생들도

하나둘 씩 그의 편안한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어느새 철민의 코에 걸쳐져 있는 은테 안경.

책을 많이 봤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늘 그렇듯이 푸니쉬는 철민을 뒷바라지 해 주며 엄격한 아버지로서,

또는 자애로운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해 주었다.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어느날...



하늘나라에서는 한 바탕 난리가 났다. 평소 지배의 신인 "푸니쉬"와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전쟁의 신 "워페어"가 신들의 제왕인 GOD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GOD이시여, 어찌하여 당신께서는 그리 공평하지 못하십니까?"

"오, 무슨 일인가 워페어?"


워페어는 긴 창을 내려놓고 GOD앞에 무릎을 꿇었다.


"지금 지배의 신인 "푸니쉬"가 인간세상에 내려간지 어언 1년 반이

지났습니다. 저에겐 6개월의 시간밖에 아니주시더니, 어찌 푸니쉬에게

는 그리 관대하십니까? 빨리 불러들이심이 옳습니다."


그러자, 푸니쉬의 절대적인 복종신인 "오베디언스"가 말했다.


"푸니쉬님 께서는 지금 그의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왜

잘 계신 푸니쉬님을 강제로 불러들이시려 하시는 겁니까?"

"오베디어스, 당신은 가만히 있으시오. 지배의 신인 "푸니쉬"가

없으니 지금 저쪽 천상계에서 반란이 일어날 조짐이 있단 말이오.

이토록 푸니쉬가 자리를 비우니 도처에 혼란이 일고 있질 않소?

GOD이여, 어서 결단을 내리십시오."


GOD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네 명의 천사들을 불렀다.


"푸니쉬에게 이제 그만 하늘나라로 복귀하라는 명을 전달하라."


천사들은 머리를 조아리더니 곧 인간세상으로 내려갔다.







"형! 나 오늘 학력우수상탔다! 캬하하하"


철민은 들어오자마자 푸니쉬에게 안기며 빙글빙글 돌았다.

푸니쉬는 흠뻑 미소를 띠며 그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드디어 네가 해냈구나."

"형! 오늘 나 맛있는거 해줘요! 방학식도 했으니깐."

"그래. 알겠다."

"그리구.. 형! 맛있는것도 해주고.. 오늘 밤에..;;;"

"응? 오늘 밤에 뭐?"


철민은 그의 얼굴을 슬쩍 붉히며 말을 더듬었다.


"저기.. 한지 오래됐잖아요..;;"

"아, 그래? 그럼 지금 할까?"

"헉, 형!! 잠깐..!!"


푸니쉬는 철민을 번쩍 안아들고 침실로 향했다.

철민의 행복한 웃음이 집안을 가득 메웠다.

철민은 푸니쉬의 숨결을 느끼면서 이 행복이..

영원히 지속되길 바랬다..





철민을 껴안은 채로 잠을 자는데, 누군가가 푸니쉬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푸니쉬가 돌아보니 네 명의 천사였다.

푸니쉬는 살며시 일어나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무슨 일이신가?"

"GOD님께서 푸니쉬님을 급히 불러들이라 하십니다."

"갑자기.. 왜?"

"푸니쉬님이 안계시니 천상계에 혼란이 일고 있어, 급히

오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네 명의 천사들은 날개를 퍼득이며 고개를 조아렸다.

푸니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틀만.. 기한을 달라고 전해라."

"안됩니다. 지금 오시라고 하셨습니다.."

"지금은 명을 따를 수 없다. 이틀 후에 가겠다고 전해드려라."

"하지만.. "

"당장 지금 올라가서 말씀드려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을

한줌 모래로 만들어 버리겠다!!"


네 명의 천사들은 놀란나머지 허겁지겁 창문으로 빠져나왔다.

푸니쉬는 곤히 잠들어 있는 철민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이틀... 이젠 너와 함께 할 시간이 이틀 밖에 안남았구나..."


푸니쉬는 철민의 어깨를 살며시 감싸안으며 그의 체취를 맡았다.

그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서.



19




모처럼만에 자 보는 낮잠.

오늘부터 방학 시작인 철민은 느지막히 일어나서 하품을 했다.

오늘도 아침을 하고 있는 푸니쉬를 보며 몽롱한 눈으로 화장실에

들어갔다. 세수를 하고 스킨을 바르려는데,


"쨍-!!!!"


철민의 손에서 미끄러진 스킨병. 철민은 정신이 확 든 나머지

그것을 줍기 위해 몸을 구부렸다.


"아아앗.!!!! 따거!!!!!!"


뾰족한 유리조각하나가 철민의 손가락을 찔렀다. 철민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푸니쉬가 피가 흐르는 그의 손가락을

급히 빨아주었다.

철민은 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아..왜그러지.. 요새 병 깨먹은 적은 별로 없었는데.."


푸니쉬가 어루만지자 금방 피가 멎고 상처가 아물었다.

철민은 갑자기 푸니쉬와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그 때도 푸니쉬는 설거지를 하다가 손을 베인 철민의 손을

부드럽게 만져 줬었다.

철민은 왜인지 슬픈 눈을 하고 있는 푸니쉬를 쳐다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저기 형! 나 스튜좀 더줘!"


푸니쉬는 말없이 그에게 스튜를 떠 주었다. 철민은 와구와구

음식을 집어 넣으면서 그에게 물었다.


"형, 왜 말 없어요?"

"음?"

"아까부터 계속 말이 없잖아요. 무슨 일 있어요?"

"아니.. 어서 먹으렴. 그리고.. 오늘 우리 놀러갈까?"

"예! 놀러가요!! 캬하하하. 모처럼만에 머리좀 식혀야지!"

"어디갈까?"

"顫?疋?!"


푸니쉬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철민은 그저 좋기만 했다.





놀이동산에 도착한 그들은 이것저것 놀이기구를 타고

아이스크림도 사 먹었다. 철민은 푸니쉬의 손을 잡고 어린애처럼

즐거워했다. 푸니쉬가 싫다는 것을 억지로 끌어 사진도 찍고,

분수대에가서 물을 튀기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그렇게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으악.. 피곤하다. 형! 오늘 재밌었죠?"

"그래. 철민이는?"

"전 오늘 짜릿했어요. 간만에 크크크"


그런데, 철민을 바라보는 푸니쉬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철민은 빠져들 것만 같은 푸니쉬의 눈을 쳐다보며 이상한

듯이 물었다.


"형.. 정말 무슨 일이 있는거죠?"

"철민아..."


푸니쉬는 갑자기 철민의 손목을 잡더니 세게 껴안았다.

철민은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제.. 내일 밤 12시가 지나면.. 난 하늘나라로 되돌아가야 한다."


청천의 벽력같은 푸니쉬의 말. 철민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푸니쉬

를 쳐다보며 되물었다.


"왜요..? 형.. 나한테 질렸어요? 다른 사람한테 가려고 그러는

거에요? 나 이제 형 말 잘 듣잖아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싸움도 안하고 욕도 안하잖아요. 그리고 반항도 안하잖아요.

더 고분고분해 질 수 있어요. 더 바라는 것이 있으면 다 말해요

나 다 할 수 있어요!"


푸니쉬는 살며시 고개를 저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철민은 애원하듯이 푸니쉬의 팔을 잡았다.


"정말 가야돼요..? 안가면 안되요? 이제 겨우 행복해졌는데..

이제 겨우 형의 것이 되었는데.."


철민은 울지 않으려고 애썼다. 지금 울어버리면 푸니쉬가

갈때 웃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철민은 겨우겨우 사실을

받아들이고 천천히 일어나더니 서재로 달려갔다.




철민은 정신없이 서재를 뒤적였다. 곧 뿌옇게 먼지가 쌓인

요리책이 한 권 나왔다.

왜 진작 푸니쉬에게 자신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주지 못했을까?

왜 받기만 했었을까?

철민은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정신없이 책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밤은 점점 깊어졌지만 철민은 잘 생각을 하지 않았다.

푸니쉬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이대로 잘 수는 없었다..

그냥 푸니쉬를 보낼 수는 없었다.

철민은 평소 푸니쉬가 좋아하는 새우요리가 있나 찾아보았다.

그 책에는 "새우튀김"이 있었다!!

철민은 새벽이 냉동실에서 새우를 몽땅 꺼내어 녹혔다.

푸니쉬는 그를 말리지 않았다.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정신없이 요리 준비를 하는 철민..

무언가가 튀겨지고 야채써는 소리가 가득 울려퍼졌다.





아침이 되었다. 푸니쉬도 밤을 꼬박 새워버렸다.

푸니쉬가 나와보니 철민은 튀김 젓가락을 든 채 마룻바닥에

잠이 들어 있었다.

눅눅한 새우튀김..

잘 해보려 했지만 엉망이 된 튀김옷..

푸니쉬는 철민의 온 몸에 묻어 있는 밀가루를 털어주고

그를 침대에 눕혔다. 철민을 바라보고 있던 푸니쉬의 눈에서

한 방울 이슬이 떨어졌다.

그 눈물은 철민의 검은색 티셔츠에 떨어졌다.

푸니쉬의 눈물은 그렇게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벌써 초저녁.. 철민은 벌떡 일어나 시계를 보았다. 헉..저녁 7시!


"이 병신같은 자식.. 잠을 자다니..!!!"


철민이 후다닥 거실로 나와보니 푸니쉬가 저녁을 해 놓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불은 다 꺼져 있고, 식탁에는 두 개의 촛불이 켜져 있었다.

철민이가 하다만 새우튀김..

그것은 푸니쉬에 의해 깔끔하게 튀겨져 있었다.

푸니쉬는 처음 그에게 왔을때의 그 양복을 입고 있었다.

회색 조끼가 달린 신사복.

갑자기 철민의 목이 턱 막혀왔다.

이것이 푸니쉬와의 마지막 식사였다. 그는 말 없이 의자에 앉았다.

마음속에서는 푸니쉬의 품에 안겨 엉엉 울고 싶었지만

마지막 식사를 그렇게 망칠 수는 없었다.

철민은 넘어가지 않는 새우튀김을 억지로 넘겼다.

그리고 일부러 푸니쉬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그 웃음도 오래가지 못했다. 지금 자신을 처음 그때처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푸니쉬.

그렇게 영원히 자신을 지켜볼 줄 알았건만...

철민의 눈에선 꾹꾹 억눌렀던 눈물이 터져나왔다.

눈물에 젖은 새우튀김.

철민의 계속되는 울먹임... 푸니쉬와의 마지막 저녁도..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벌써 10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앞으로 두시간.

철민은 거실 소파에 앉아 푸니쉬에게 기대어 있다.

아까 켜 두었던 촛불도 서서히 꺼져가고 있었다.

철민은 낮은 음성으로 그에게 중얼거렸다.


"처음 형을 만났을때.. 난 영원히 길들여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야생마였죠.. 난 이세상에서 나를 길들일 사람은 없을거라

생각했어요. 형을 만나기 전까진.."


철민은 눈을 꽉 감았다. 이대로 시간이 멈춘다면..

얼마나 좋을까..


"형.. 형은 나한테.. 사랑을 가르쳐준.. 처음이자 마지막 사람

이에요.."


철민은 푸니쉬에게 얼굴을 묻었다. 푸니쉬는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울음을 꾹 참고 있는 강철민..

그의 입술이 심하게 떨렸다. 푸니쉬는 그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하며 그의 온 몸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해 줘요...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없도록..천천히.."


푸니쉬는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그리고 조심스럽게

마치 처음 그를 대한 것처럼 섬세하게 철민의 목을 핥았다.

촛불이 켜져 있는 방에서.. 격렬한 움직임.

푸니쉬가 그의 그것을 만지며 항문 속을 파고드는데도,

철민은 아무런 반항이 없었다.

그저 엎드린 채로 푸니쉬의 것이 더 깊숙히 파고들기를

원할 뿐이었다.

그제서야 철민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행복하면서도.. 슬픈 광경.

푸니쉬의 손도 예전과는 다르게 많이 떨렸다.

갑자기 푸니쉬의 몸에서 힘이 주욱 빠졌다.


"형.. 울어요..? 신은... 안운다면서요..."


하지만 분명 푸니쉬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철민은 푸니쉬의 위에 올라가 그의 것을 자기 손으로

넣어버렸다. 그리고는 힘찬 움직임을 계속하였다.

모든 것이 마지막..

이 모든것이 마지막 관계였다.

푸니쉬의 위에 올라 그의 귀를 애무하던 철민은..

그냥 참고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20

다시 정적.. 12시 1분전. 철민은 그를 놓지 않겠다는 듯이

푸니쉬를 꽈악 붙들었다. 하지만 푸니쉬의 몸에는 서서히

변화가 일고 있었다.

12시 정각. 그의 몸 주위에 눈부신 광채가 일었다.

푸니쉬는 그에게 소매 단추를 하나 떼어주며 말했다.


"간직하거라. 네게 주는 정표다."


철민은 그것을 소중하게 받았다. 빨간 루비가 박힌 커다란 금단추.

어느덧 푸니쉬가 입고 있던 양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없고,

하늘거리는 천 같은 것이 그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푸니쉬의 어깨에는 힘찬 날개가 돋아나왔다.


"형... 정말... 정말 가는거에요?"

"넌 이제 진정한 신사가 되었다. 20년 후에.. 내가 널 찾아오마."

"형..!!"


마지막 입맞춤. 철민은 일초라도 그와 함께 있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이미 네 명의 천사가 푸니쉬의 뒤를 맴돌고 있었다.

푸니쉬의 음성도 점점 깊게 울려퍼졌다.


"사랑했다.. 그리고 영원히 널 기억하마."

"나두요.."


푸니쉬는 침실 창문을 활짝 열어 제쳤다. 총총히 박혀 있는

별들..

푸니쉬는 커다란 날개로 창문을 딛고 힘껏 박차올랐다.

네 명의 천사들이 푸니쉬를 수호하며 하늘 저 높이 날고

있었다. 푸니쉬는 날아오르다 말고 하늘을 빙빙 돌았다.

그 모양은 ♡ 였다.


"나도... 사랑해요... 영원히..."


푸니쉬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철민은 금단추를 꽉 쥐며

털썩 주저앉았다.


"으흑...흑...영원히 잊지 못할거에요.. 형.."










유리로 된 높은 건물.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중에 하나인

주식회사 "TKC"는 오늘도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때 인터폰에서 상냥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사님. 오늘 회의 오후 3시 입니다."

"알았네, 김비서. 이따가 차 대기시키시게."


중후한 목소리의 한 남자.

검은 양복에 파이프를 문 새까만 머리카락의 이 남자.


"대표이사 강철민"


그의 책상앞에 놓여 있는 직함이 햇빛에 반사되어 빛났다.

그는 피곤한듯 기지개를 키다가, 문득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추억에 잠기듯 조용해졌다.

여전히 영롱한 빛을 띠고 있는 금단추.


"아직.. 20년이 되려면 일년이나 남았습니다..

헌데.. 형님.. 오늘따라 형님이 정말 뼈에 사무치도록 그립습니다.

당신께서 원하신 대로 진정한 "신사"가 되었습니다.

이젠.. 저도 베풀면서 살아갈까 합니다."


그는 희미한 웃음을 띠면서 다시 그것을 소중하게

넣었다.


"그럼..오늘도 힘차게 일을 해 볼까나.."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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