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1장 천라지망
지오는 먼저 제갈 성운을 제압하고 나서 탈출로를 뚫기로 했다.
“제갈 가주부터 제압을 하고 탈출로를 뚫을 것이니 내가 경공을 펼치기 시작하면 최대한 나와 떨어지지 않도록 하시오.”
“네. 주군...”
지오는 시간을 끌면 더욱 상황이 어렵다는 걸 인식하곤 곧장 신형을 제갈 성운을 향해 날렸다.
최대한 묵혼에 내력을 끌어올려 한번의 격돌로 최대한 타격을 줄 생각 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오의 생각은 빗나가고 말았다.
부딪혀 올 것으로 생각했던 제갈 성운은 뒤로 빠지고 주위에 있던 무사들이 품에서 옥함과 같은 것을 꺼내고는 지오를 향해 뿌렸다.
지오는 콧속을 파고드는 향긋한 향기에 순간 정신이 아찔했으나 이내 호흡을 멈추고 내력으로 독의 기운을 몰아내었다.
지오에겐 어떤 독도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다.
이미 지오는 독을 내공으로 몰아 낼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지오는 묵환을 그대로 사선으로 그어 하독(下毒)을 한 당문의 무사들을 일 검에 베어 버리고는 그대로 제갈 성운을 향해 더욱 다가섰다.
제갈 성운은 더 이상 뒤로 물러나지 않고 지오의 검을 막아섰다.
지오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는 중단전의 내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제갈 성운의 검을 쳐냈다.
제갈 성운은 순간 지오의 검에서 엄청난 힘이 느껴지자 그대로 받아치기엔 위험하다 느껴 검을 비스듬히 뉘이며 힘을 흘려보냈다.
그러나 워낙 급한 상황이라 그 힘을 모두 흘려 보네지 못하고 일부는 몸으로 충격을 흡수 해야만 했다.
그 순간 제갈 성운은 검에서 밀려드는 거대한 힘에 밀려 뒤로 몇 걸음이나 물러나야 했다.
또한 그다지 크진 않지만 약간의 내상을 입은 듯 그의 입가에 작은 실핏줄이 흐르고 있었다.
지오는 그 순간 뒤를 돌아보고 나당주 에게 신호를 보내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포위망을 뚫기 시작했다.
제갈 성운과 함께 온 무사들은 상대가 제갈 성운의 신형이 흩어짐에 따라 더욱 달려들어 끝장을 보리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몸을 돌려 도망을 치자 잠시 당황했다. 그 틈에 이미 지오 일행은 까마득히 멀어져 갔다.
무사들이 일제히 신형을 날려 ?으려 하자 제갈 성운이 말리며 나섰다.
“이미 이 주위에는 천라지망이 펼쳐 있으니 빠져 나가지 못할 것이오. 그나저나 어찌된 놈이 독으로도 제압 하지 못한단 말이지...”
제갈 성운은 내심 탄복했다.
조금 전 지오에게 하독 한 독은 당문 에서도 무척 귀하게 여기는 칠보탈혼산(七步奪魂散)이라는 절독 이었다.
일단 독에 중독 되면 일곱 걸음 안에 혼이 떠난다는 무서운 독이었던 것이다.
지오는 어떻게 해서든 천라지망을 벗어나기 위해 한곳으로만 달렸다.
그러나 포위망을 벗어나기는커녕 갈수록 세가의 무사들은 더욱 많이 달려들었다.
또한 설상가상으로 남궁 시후 외 일행들은 몸속 한곳에 몰아두었던 독이 내력을 끌어올려 경공을 발휘하자 서서히 독이 퍼지고 있었다.
지오는 갈수록 초조해 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천라지망은 계속해서 지오일행을 중심으로 조여지고 있었다.
산 정상에 오르자 자신들을 향하여 좁혀오고 있는 포위망이 한눈에 보였다.
지금 당장은 막는 이들이 없지만 잠시 후면 곧 포위망이 좁혀져 탈출하기에 불가능 해질 듯 보였다.
지오는 최대한 세가의 가주들이 있는 반대 방향으로 길을 잡고 그곳의 포위망을 눈여겨보았다.
그러나 겹겹이 쌓여진 포위망은 어디에도 빈틈이 보이질 않았다.
그 때 나한철이 단호한 어조로 말을 했다.
“주군. 이러다간 모두 잡히고 맙니다. 주군만이라도 먼저 피하십시오.”
“그런 소리 마시오. 다시는 내 사람을 잃지 않기로 맹세했는데... 절대 그럴 순 없으니 더 이상 말하지 마시오.”
그때 남궁시후가 나서며 말을 했다.
“형님 나당주님 말씀이 오른 것 같습니다. 이러다간 모두 잡힙니다.”
“안된다고 하지 않느냐. 여기서 뼈를 묻는 한이 있더라도 그럴 순 없으니 더 이상 헛소리 하지 말고 몸이나 돌 보거라.”
“형님...”
“주군...”
지오는 더 이상 말할 가치도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버렸다.
‘아... 이들이 중독만 되지 않았어도 이리 힘들진 않을 텐데...“
지오는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더 이상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가 없었다.
“자 다시 움직여야겠소. 내가 길을 뚫을 테니 모두 나를 따르시오.”
지오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조금 아래에서 포위망을 좁혀오는 세가의 무사들이 보이자 지오는 검에 사정을 두지 않고 보이는 족족 살수를 펼쳤다.
그러나 지오의 검을 받으면서도 세가의 무사들은 끈질기게 달려들었다.
벌써 지오의 검에 죽어간 사람이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였다.
그래도 포위망을 벗어 날 수 없었다.
지오는 포기 하지 않고 한 곳으로만 계속해서 달렸다.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자 포위망이 느슨해짐을 느꼈다.
지오는 순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 있으면 완전히 어두워 질 것이니 그때는 숨 좀 돌릴 수가 있겠군.’
“자 다들 조금만 힘들 내시오. 날만 어두워진다면 지금보단 상황이 훨씬 나아질 것이오.”
그렇게 말한 지오는 최대한 감각을 살리고 주위를 경계하며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산속이라 쉬이 어둠이 찾아왔다.
얼마나 달렸는지 일행은 자신들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분간을 하지 못하였다.
오직 동쪽으로만 길을 잡고 나갈 뿐이었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자 지오는 일행을 잠시 쉬게 하였다.
남궁시후와 다른 이들은 독이 얼마나 퍼졌는지 얼굴이 푸르스름하게 변해 있었다.
“이곳에서 잠시 쉬도록 합시다. 나당주 몸은 좀 어떻소?”
“아직은 버틸 만 합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저 뿐 아니고 각주들과 소공자님께서도 몹시 위험 할 듯싶습니다.”
“휴... 큰일이군요. 해독을 해야 할 텐데...”
지오는 어찌 해야 할지 몰랐다. 독에 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으니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될지 깜깜하기만 했다.
그때 나당주가 말을 이었다.
“주군 이 독은 내공만 운용하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버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으면 하루를 버티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지오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더 이상 저들은 내력을 끌어올려 경공을 발휘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나당주. 내가 가서 해독제를 구해 오겠소. 일단 나당주와 나머지 사람들은 이곳에 계시도록 하시오. 잘만 숨어 있으면 그리 위험 하지 않을 것이오.”
“주군. 그게 낳을 것 같습니다. 일단 이곳에 작은 굴이라도 파서 숨어 있다면 저들도 그리 쉽게 찾지는 못할 것입니다.”
“좋소... 그럼 그렇게 합시다.”
“주군. 조심 하십시요.”
지오는 그들을 안심시키고 몸을 날려 지금껏 왔던 길을 되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혼자의 몸이라면 어떤 포위망도 뚫을 자신이 있었다.
지오는 일천보(一天步)를 극성으로 발휘했다.
‘일단 가주들이 있는 곳을 찾아야 갰군. 그들이라면 해독제를 가지고 있을 테니.’
그렇게 생각한 지오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을 만한 곳을 중점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한동안 헤매다 산 중턱쯤에 여러 개의 막사가 보였다.
그 안에서 고수로 보이는 기척이 여럿 느껴지는 것이 분명 가주들이 머물고 있는 막사 같았다.
주위에는 경비를 서는 무사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
‘음... 조금 더 기다린 후 들어가야 갰군.’
그렇게 생각한 지오는 막사가 잘 보이는 나무위로 올라가 잠시 눈을 붙였다.
시간이 얼마쯤 흐르자 주위는 칠흑 같은 어두움으로 짖게 깔려버리고 막사 주위의 횃불 만 아니라면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을 듯 했다.
지오는 나무에서 내려와 막사들을 하나씩 확인 해 보았다.
‘분명 해독약은 당문 가주인 당기옥이 가지고 있겠지?’
지오는 당기옥의 막사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 다녔다.
경비를 서는 무사들의 수는 많았지만 그들의 눈을 속이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러다 낮에 제갈 성운과 싸울 때 자신에게 목합을 열어 독을 뿌리던 무사들이 경비를 서는 막사가 눈에 보였다.
‘이곳 인가 보군. 저들은 분명 당문 세가의 무사들이니 그들이 경비를 서는 곳이라면 오로지 당문 가주의 막사가 틀림없겠군.’
그렇게 생각한 지오는 조용히 다가가 경비 무사들의 혈을 집어 기절을 시킨 후 조용히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에는 당기옥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들어 있었다.
지오는 조용히 묵혼을 뽑아 들어 침대로 다가가 이불을 걷어 버렸다.
‘이런... 함정이군... 젠장.’
이불을 걷어 버리자 사람은 없고 베개만이 달랑 이불에 씌어 있던 것 이었다.
지오는 재빨리 막사 밖으로 나왔으나 이미 주위엔 횃불이 밝혀져 있고 그 앞에는 제갈 성운과 당기옥등 여러 무사들이 검과 활을 겨누고 있었다.
지오를 향해 제갈 성운이 웃으며 말을 했다.
“하하하... 해독약을 찾으러 왔나?”
그렇게 말한 제갈 성운이 해독약으로 보이는 병을 흔들며 지오를 향해 비웃음을 보냈다.
“칫... 교활한 늙은이 같으니...”
“후후... 무림은 말이네... 무공만 강하다고 이기는 건 아니라네... 때론 머리를 써야 할 때가 더욱 많다네... 그런걸 보면 아직 자네는 애송이에 불과 할 뿐이라네... 하하하.”
“아직 좋아하긴 이르지 않소? 설마 이까짓 포위망 정도로 날 가둘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하하... 물론 자네의 무공으로 이정도 포위망을 벗어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건 인정하네. 그래서 말인데... 데려 와라.”
순간 지오의 눈에 불같은 노기가 서렸다.
“형님...”
“주군...”
남궁시후와 나한철 그리고 각주들이 모두 끌려오는 것이었다.
“이런... 그러고도 네놈들이 정파라고 할 수 있느냐?”
“하하하... 어차피 마도 놈들은 처리를 해야 돼는 이인데 뭘 이런 걸 가지고 흥분을 하나...하하...”
“크윽... 비겁한 놈들 같으니....”
“자...이제 어쩔 텐가? 이들을 놔두고 도망을 칠 텐가?”
“무얼 원하나?”
“후후... 그렇게 나와야지... 자 그럼 일단 검을 버리고 순순히 포박을 당하는 게 어떨까?”
그때 나한철이 외쳤다.
“주군 안 됩니다... 저희들은 상관없으니 절대 저들의 말을 듣지 마십시오.”
남궁 시후도 덩달아 외쳤다.
“형님... 그냥 도망가세요...”
지오는 그들을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순순히 잡힌다면 저들을 풀어 주겠소?”
“물론... 어차피 저들이야 필요 없는 것들이니...”
“그럼 먼저 저들에게 해독약을 주시오.”
그러자 제갈 성운이 수하에게 해독약을 주어 지오 일행에게 복용하게 하였다.
“자 이제 해독시켜 줬으니 순순히 검을 버리게나...”
지오는 말없이 나한철과 남궁시후를 바라보고 묵혼을 내려놨다.
“자..이제 그들을 보네 주시오.”
“아~아... 아직 자네를 잡은 것이 아니니... 아직은 아닐세...”
“그럼 어떻게 하길 바라시오?”
“일단 자네의 단전을 폐하게...”
그 말에 남궁 시후와 나한철과 각주들이 경악을 하며 소리쳤다.
“안됩니다...주군...”
“형님...”
지오 역시 놀랐다... 단전을 폐하라니... 그러나 지오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지오는 자신을 향해 절규하는 일행을 바라보며 희미한 웃음을 보였다.
지금껏 오로지 부모님의 원수를 갚기 위해 달려왔는데 이제 그 길을 마쳐야 할 때 인 듯 했다.
‘아버님 어머님... 소자가 부족하여 부모님 원수조차 갚지 못하는 군요. 그래도 한은 없습니다. 설란 당신의 시신조차 찾지 못했는데... 미안하오...’
마음을 정리하자 왠지 홀가분한 마음이 들었다.
지오는 손을 들어 단전을 향해 내리치려 했다.
그때……. 수십 발의 화살이 제갈 성운과 그 일행들에게 퍼부어 졌다.
순간 제갈 성운과 그 일행은 우왕좌왕하며 화살의 근원지를 찾으려 했다.
나한철은 어수선해진 틈을 타 남궁 시후와 각주들을 데리고 지오 옆으로 달려 왔다.
남궁 시후가 지오의 검을 들어 건네주자 지오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화살이 날아온 곳을 보았다.
그때 나한철이 검을 뽑아 들고 지오에게 말했다.
“주군 다행입니다. 누군지 모르지만 아군이 온 듯 합니다. 일단 화살이 날아오는 곳으로 합류를 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누굴까요?”
지오는 지금 상황을 이해 할 수 없었다.
분명 화살은 자신들 쪽으론 한발도 날아오지 않았다.
교묘히 사대세가의 무사들만을 향해 쏘아지고 있었다.
분명 자신들을 돕기 위해 쏘는 화살인 것만은 틀림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나한철이 조급한 심정으로 말을 했다.
“주군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보아하니 그리 많은 인원은 아닌 듯싶습니다. 빨리 몸을 피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그게 좋을 것 같군요. 자 갑시다... 가보면 누군지 알겠죠.”
지오와 일행은 화살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신형을 날렸다.
그 모습을 본 제갈 성운이 수하들에게 지오를 ?게 하였다.
그러나 화살 때문에 ?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지오는 한참 달리자 화살을 쏘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었다.
그들을 지휘하는 자는 다름 아닌 남궁 세가의 남평일 이었다.
남궁 시후 역시 남평일이 보이자 환한 미소를 보이며 외쳤다.
“남관장님…….”
“도련님 어서 오세요……. 다행입니다. 그리 늦지 않아서……. 소가주님 괜찮으십니까?”
“남관장 이었구려. 고맙소. 다행히 조금만 늦었다면 큰일 날 뻔 했소. 그런데 어떻게 알고 오셨소?”
“일단 이곳을 벋어난 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럽시다.”
한편 제갈 성운은 다 잡은 지오를 놓치자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었다.
“이런 젠장. 도대체 저들이 누구란 말이냐?”
제갈 성운의 말에 그 수하가 우물거리며 대답을 했다.
“저.그게.아직 누군지 파악이 되질 않고 있습니다.”
“제길……. 어서 추적 조를 편성해서 뒤 ?게 해라. 그리고 황보 세가와 하북 팽가의 가주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그쪽에서도 추적을 할 수 있도록 조취를 취해라... 절대 놓치면 안 된다.”
“네……. 가주님.”
남평일이 데려온 세가의 무사들은 고작 50이 안되었다.
그들은 최대한 부딪히지 않고 오로지 포위망을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나마 상황이 좋은 건 남궁 시후와 나한철 그리고 각주들이 해독약을 먹어 더 이상 독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일행은 산 등성이를 타고 계속해서 동쪽으로 진로를 잡고 계속해서 달렸다.
그 뒤로 제갈 세가의 무사들이 추격을 하고 황보 세가와 하북 팽가에서도 지오 일행을 향해 추격을 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달리던 지오 일행은 얼마 가지 못해서 하북 팽가의 무사들과 마주 치게 되었다.
팽가의 무사들은 지오 일행과 비슷한 인원이라 그리 위협 적이진 않았지만 만약 저들이 뒤에서 ?는 제갈 세가의 무사들과 합류를 하게 되면 더욱 힘들어 질 것이기에 최대한 빨리 처리하고 계속해서 도주를 하던 가 아니면 우회해서 가야 했다.
남평일이 지오를 향해 물었다.
“소가주님. 하북 팽가의 무사들로 보이는 자들 오십 여명이 앞쪽에 있다고 합니다. 어찌 할까요?”
“저들을 피해 간다면 뒤쪽의 무사들과 합류하여 더욱 힘든 상황이 될 것입니다. 좀 지체가 되더라도 처리하고 가는 게 좋을 듯 하군요.”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남평일은 수하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전원 무기를 챙겨라. 앞에 적들이 있으니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한다.”
세가의 무사들은 남평일이 맞고 있는 추혼 관의 무사들이었다.
지오는 그런 남평일을 보고는 나한철에게 말을 했다.
“자 우리도 준비를 합시다. 손속에 정을 두지 말고 최대한 빨리 처리하시오.”
“네. 주군. 각주들은 나를 따르라.”
나한철과 각주들이 제일 앞으로 뛰어 나가 달리기 시작했다.
그 뒤로 남평일과 추혼 관의 무사들이 따랐다.
나한철의 신위는 놀라웠다.
독에 당한 분을 푸는 듯 나한철의 주먹은 거침이 없었다.
그런 모습에 남평일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휴... 대단하군……. 패왕권이란 별호가 거저 붙은 게 아니었군. 사마신 또한 대단하군.”
나한철과 사마신(각주들)은 적들 사이를 이리저리 휘저으며 한명씩 수를 줄여 나가고 있었다.
하나같이 나한철이 보기엔 자신은 감히 엄두도 못 낼 신위였다.
약 이각(1각 = 15분)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검을 들고 있는 적들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지오는 검을 휘두를 틈도 없었다.
일행은 다시 신형을 날려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꼬박 하루를 달려 일행은 하남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그들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얼굴은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고 의복은 온통 흙투성이였다.
“이젠 어느 정도 적들을 따돌린 것 같군.”
“그런 것 같습니다. 이곳이 하남이니 등봉현 까지는 그리 멀지 않을 것입니다.”
“잘됐군요. 남관장 도움이 컸소. 그나저나 어찌 알고 온 것이오?”
지오는 오는 내내 그것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실은 가주님께서 사대세가의 움직임을 심상치 않게 여기셔서 저로 하여금 소가주님을 돕도록 보네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출발하고 얼마 후 가주님으로부터 전서를 받았죠. 제갈 지연소저께서 제갈가주와 그 동생의 대화를 듣고 가주님께 알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나마 쉽게 소가주님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이죠.”
“그렇군요. 지연소저의 도움이 있었군요.”
“네. 그렇습니다. 지연낭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소가주님께서 계신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오는 세삼 제갈 지연이 몹시 보고 싶어졌다.
“남관장은 이제 맹으로 돌아가 보시오. 하남에 들어왔으니 그들이 더 이상 ?지 못할 것이오. 나보다는 할아버님이 더 걱정이오. 나를 놓쳤으니 혹시 할아버님께 어떤 짓을 할지 모르니 나보다는 할아버님 곁에 있는 것이 더 좋을 듯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소가주님, 시후도련님 조심하시고 후에 뵙겠습니다.”
그렇게 남평일은 무림맹으로 돌아갔다.
지오 일행은 하남성안으로 들어가 객점을 찾아 들어갔다.
“일단 이곳에서 푹 쉰 뒤 내일 저녁에 등봉현으로 출발합시다.”
“네. 주군.”
그렇게 지오 일행은 남평일의 도움으로 천라지망에서 벋어 날 수 있었다.
이제 이틀 후로 비무 날자가 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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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 한 가지 맘 아픈 말씀을 전할까 합니다…….
어느 분께서 쪽지로 글에 대한 평을 보내 주셨는데... 솔직히 상당히 기분이 안 좋네요.
글이란 건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인데 자신마음에 안 든다고 심한 욕설을 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
저 역시 야설을 좋아 하지만 글의 특성상 야한 내용이 없을 수도 있는 것을 쪽지로
심한 말을 하니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모르겠네요.
제 글이 다소 소프트한 글이지만 읽는 분들에겐 이런 글도 즐거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부디 자신과 맞지 않다고 해서 욕을 하거나 하는 건 자제 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아직은 부족하여 그리 좋은 글을 적지 못하지만 앞으로 노력하여 더욱 좋은 글을
올리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맘에 들지 않더라도 어여삐 봐주시길 바랍니다.
지오는 먼저 제갈 성운을 제압하고 나서 탈출로를 뚫기로 했다.
“제갈 가주부터 제압을 하고 탈출로를 뚫을 것이니 내가 경공을 펼치기 시작하면 최대한 나와 떨어지지 않도록 하시오.”
“네. 주군...”
지오는 시간을 끌면 더욱 상황이 어렵다는 걸 인식하곤 곧장 신형을 제갈 성운을 향해 날렸다.
최대한 묵혼에 내력을 끌어올려 한번의 격돌로 최대한 타격을 줄 생각 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오의 생각은 빗나가고 말았다.
부딪혀 올 것으로 생각했던 제갈 성운은 뒤로 빠지고 주위에 있던 무사들이 품에서 옥함과 같은 것을 꺼내고는 지오를 향해 뿌렸다.
지오는 콧속을 파고드는 향긋한 향기에 순간 정신이 아찔했으나 이내 호흡을 멈추고 내력으로 독의 기운을 몰아내었다.
지오에겐 어떤 독도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다.
이미 지오는 독을 내공으로 몰아 낼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지오는 묵환을 그대로 사선으로 그어 하독(下毒)을 한 당문의 무사들을 일 검에 베어 버리고는 그대로 제갈 성운을 향해 더욱 다가섰다.
제갈 성운은 더 이상 뒤로 물러나지 않고 지오의 검을 막아섰다.
지오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는 중단전의 내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제갈 성운의 검을 쳐냈다.
제갈 성운은 순간 지오의 검에서 엄청난 힘이 느껴지자 그대로 받아치기엔 위험하다 느껴 검을 비스듬히 뉘이며 힘을 흘려보냈다.
그러나 워낙 급한 상황이라 그 힘을 모두 흘려 보네지 못하고 일부는 몸으로 충격을 흡수 해야만 했다.
그 순간 제갈 성운은 검에서 밀려드는 거대한 힘에 밀려 뒤로 몇 걸음이나 물러나야 했다.
또한 그다지 크진 않지만 약간의 내상을 입은 듯 그의 입가에 작은 실핏줄이 흐르고 있었다.
지오는 그 순간 뒤를 돌아보고 나당주 에게 신호를 보내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포위망을 뚫기 시작했다.
제갈 성운과 함께 온 무사들은 상대가 제갈 성운의 신형이 흩어짐에 따라 더욱 달려들어 끝장을 보리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몸을 돌려 도망을 치자 잠시 당황했다. 그 틈에 이미 지오 일행은 까마득히 멀어져 갔다.
무사들이 일제히 신형을 날려 ?으려 하자 제갈 성운이 말리며 나섰다.
“이미 이 주위에는 천라지망이 펼쳐 있으니 빠져 나가지 못할 것이오. 그나저나 어찌된 놈이 독으로도 제압 하지 못한단 말이지...”
제갈 성운은 내심 탄복했다.
조금 전 지오에게 하독 한 독은 당문 에서도 무척 귀하게 여기는 칠보탈혼산(七步奪魂散)이라는 절독 이었다.
일단 독에 중독 되면 일곱 걸음 안에 혼이 떠난다는 무서운 독이었던 것이다.
지오는 어떻게 해서든 천라지망을 벗어나기 위해 한곳으로만 달렸다.
그러나 포위망을 벗어나기는커녕 갈수록 세가의 무사들은 더욱 많이 달려들었다.
또한 설상가상으로 남궁 시후 외 일행들은 몸속 한곳에 몰아두었던 독이 내력을 끌어올려 경공을 발휘하자 서서히 독이 퍼지고 있었다.
지오는 갈수록 초조해 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천라지망은 계속해서 지오일행을 중심으로 조여지고 있었다.
산 정상에 오르자 자신들을 향하여 좁혀오고 있는 포위망이 한눈에 보였다.
지금 당장은 막는 이들이 없지만 잠시 후면 곧 포위망이 좁혀져 탈출하기에 불가능 해질 듯 보였다.
지오는 최대한 세가의 가주들이 있는 반대 방향으로 길을 잡고 그곳의 포위망을 눈여겨보았다.
그러나 겹겹이 쌓여진 포위망은 어디에도 빈틈이 보이질 않았다.
그 때 나한철이 단호한 어조로 말을 했다.
“주군. 이러다간 모두 잡히고 맙니다. 주군만이라도 먼저 피하십시오.”
“그런 소리 마시오. 다시는 내 사람을 잃지 않기로 맹세했는데... 절대 그럴 순 없으니 더 이상 말하지 마시오.”
그때 남궁시후가 나서며 말을 했다.
“형님 나당주님 말씀이 오른 것 같습니다. 이러다간 모두 잡힙니다.”
“안된다고 하지 않느냐. 여기서 뼈를 묻는 한이 있더라도 그럴 순 없으니 더 이상 헛소리 하지 말고 몸이나 돌 보거라.”
“형님...”
“주군...”
지오는 더 이상 말할 가치도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버렸다.
‘아... 이들이 중독만 되지 않았어도 이리 힘들진 않을 텐데...“
지오는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더 이상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가 없었다.
“자 다시 움직여야겠소. 내가 길을 뚫을 테니 모두 나를 따르시오.”
지오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조금 아래에서 포위망을 좁혀오는 세가의 무사들이 보이자 지오는 검에 사정을 두지 않고 보이는 족족 살수를 펼쳤다.
그러나 지오의 검을 받으면서도 세가의 무사들은 끈질기게 달려들었다.
벌써 지오의 검에 죽어간 사람이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였다.
그래도 포위망을 벗어 날 수 없었다.
지오는 포기 하지 않고 한 곳으로만 계속해서 달렸다.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자 포위망이 느슨해짐을 느꼈다.
지오는 순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 있으면 완전히 어두워 질 것이니 그때는 숨 좀 돌릴 수가 있겠군.’
“자 다들 조금만 힘들 내시오. 날만 어두워진다면 지금보단 상황이 훨씬 나아질 것이오.”
그렇게 말한 지오는 최대한 감각을 살리고 주위를 경계하며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산속이라 쉬이 어둠이 찾아왔다.
얼마나 달렸는지 일행은 자신들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분간을 하지 못하였다.
오직 동쪽으로만 길을 잡고 나갈 뿐이었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자 지오는 일행을 잠시 쉬게 하였다.
남궁시후와 다른 이들은 독이 얼마나 퍼졌는지 얼굴이 푸르스름하게 변해 있었다.
“이곳에서 잠시 쉬도록 합시다. 나당주 몸은 좀 어떻소?”
“아직은 버틸 만 합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저 뿐 아니고 각주들과 소공자님께서도 몹시 위험 할 듯싶습니다.”
“휴... 큰일이군요. 해독을 해야 할 텐데...”
지오는 어찌 해야 할지 몰랐다. 독에 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으니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될지 깜깜하기만 했다.
그때 나당주가 말을 이었다.
“주군 이 독은 내공만 운용하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버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으면 하루를 버티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지오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더 이상 저들은 내력을 끌어올려 경공을 발휘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나당주. 내가 가서 해독제를 구해 오겠소. 일단 나당주와 나머지 사람들은 이곳에 계시도록 하시오. 잘만 숨어 있으면 그리 위험 하지 않을 것이오.”
“주군. 그게 낳을 것 같습니다. 일단 이곳에 작은 굴이라도 파서 숨어 있다면 저들도 그리 쉽게 찾지는 못할 것입니다.”
“좋소... 그럼 그렇게 합시다.”
“주군. 조심 하십시요.”
지오는 그들을 안심시키고 몸을 날려 지금껏 왔던 길을 되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혼자의 몸이라면 어떤 포위망도 뚫을 자신이 있었다.
지오는 일천보(一天步)를 극성으로 발휘했다.
‘일단 가주들이 있는 곳을 찾아야 갰군. 그들이라면 해독제를 가지고 있을 테니.’
그렇게 생각한 지오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을 만한 곳을 중점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한동안 헤매다 산 중턱쯤에 여러 개의 막사가 보였다.
그 안에서 고수로 보이는 기척이 여럿 느껴지는 것이 분명 가주들이 머물고 있는 막사 같았다.
주위에는 경비를 서는 무사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
‘음... 조금 더 기다린 후 들어가야 갰군.’
그렇게 생각한 지오는 막사가 잘 보이는 나무위로 올라가 잠시 눈을 붙였다.
시간이 얼마쯤 흐르자 주위는 칠흑 같은 어두움으로 짖게 깔려버리고 막사 주위의 횃불 만 아니라면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을 듯 했다.
지오는 나무에서 내려와 막사들을 하나씩 확인 해 보았다.
‘분명 해독약은 당문 가주인 당기옥이 가지고 있겠지?’
지오는 당기옥의 막사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 다녔다.
경비를 서는 무사들의 수는 많았지만 그들의 눈을 속이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러다 낮에 제갈 성운과 싸울 때 자신에게 목합을 열어 독을 뿌리던 무사들이 경비를 서는 막사가 눈에 보였다.
‘이곳 인가 보군. 저들은 분명 당문 세가의 무사들이니 그들이 경비를 서는 곳이라면 오로지 당문 가주의 막사가 틀림없겠군.’
그렇게 생각한 지오는 조용히 다가가 경비 무사들의 혈을 집어 기절을 시킨 후 조용히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에는 당기옥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들어 있었다.
지오는 조용히 묵혼을 뽑아 들어 침대로 다가가 이불을 걷어 버렸다.
‘이런... 함정이군... 젠장.’
이불을 걷어 버리자 사람은 없고 베개만이 달랑 이불에 씌어 있던 것 이었다.
지오는 재빨리 막사 밖으로 나왔으나 이미 주위엔 횃불이 밝혀져 있고 그 앞에는 제갈 성운과 당기옥등 여러 무사들이 검과 활을 겨누고 있었다.
지오를 향해 제갈 성운이 웃으며 말을 했다.
“하하하... 해독약을 찾으러 왔나?”
그렇게 말한 제갈 성운이 해독약으로 보이는 병을 흔들며 지오를 향해 비웃음을 보냈다.
“칫... 교활한 늙은이 같으니...”
“후후... 무림은 말이네... 무공만 강하다고 이기는 건 아니라네... 때론 머리를 써야 할 때가 더욱 많다네... 그런걸 보면 아직 자네는 애송이에 불과 할 뿐이라네... 하하하.”
“아직 좋아하긴 이르지 않소? 설마 이까짓 포위망 정도로 날 가둘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하하... 물론 자네의 무공으로 이정도 포위망을 벗어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건 인정하네. 그래서 말인데... 데려 와라.”
순간 지오의 눈에 불같은 노기가 서렸다.
“형님...”
“주군...”
남궁시후와 나한철 그리고 각주들이 모두 끌려오는 것이었다.
“이런... 그러고도 네놈들이 정파라고 할 수 있느냐?”
“하하하... 어차피 마도 놈들은 처리를 해야 돼는 이인데 뭘 이런 걸 가지고 흥분을 하나...하하...”
“크윽... 비겁한 놈들 같으니....”
“자...이제 어쩔 텐가? 이들을 놔두고 도망을 칠 텐가?”
“무얼 원하나?”
“후후... 그렇게 나와야지... 자 그럼 일단 검을 버리고 순순히 포박을 당하는 게 어떨까?”
그때 나한철이 외쳤다.
“주군 안 됩니다... 저희들은 상관없으니 절대 저들의 말을 듣지 마십시오.”
남궁 시후도 덩달아 외쳤다.
“형님... 그냥 도망가세요...”
지오는 그들을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순순히 잡힌다면 저들을 풀어 주겠소?”
“물론... 어차피 저들이야 필요 없는 것들이니...”
“그럼 먼저 저들에게 해독약을 주시오.”
그러자 제갈 성운이 수하에게 해독약을 주어 지오 일행에게 복용하게 하였다.
“자 이제 해독시켜 줬으니 순순히 검을 버리게나...”
지오는 말없이 나한철과 남궁시후를 바라보고 묵혼을 내려놨다.
“자..이제 그들을 보네 주시오.”
“아~아... 아직 자네를 잡은 것이 아니니... 아직은 아닐세...”
“그럼 어떻게 하길 바라시오?”
“일단 자네의 단전을 폐하게...”
그 말에 남궁 시후와 나한철과 각주들이 경악을 하며 소리쳤다.
“안됩니다...주군...”
“형님...”
지오 역시 놀랐다... 단전을 폐하라니... 그러나 지오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지오는 자신을 향해 절규하는 일행을 바라보며 희미한 웃음을 보였다.
지금껏 오로지 부모님의 원수를 갚기 위해 달려왔는데 이제 그 길을 마쳐야 할 때 인 듯 했다.
‘아버님 어머님... 소자가 부족하여 부모님 원수조차 갚지 못하는 군요. 그래도 한은 없습니다. 설란 당신의 시신조차 찾지 못했는데... 미안하오...’
마음을 정리하자 왠지 홀가분한 마음이 들었다.
지오는 손을 들어 단전을 향해 내리치려 했다.
그때……. 수십 발의 화살이 제갈 성운과 그 일행들에게 퍼부어 졌다.
순간 제갈 성운과 그 일행은 우왕좌왕하며 화살의 근원지를 찾으려 했다.
나한철은 어수선해진 틈을 타 남궁 시후와 각주들을 데리고 지오 옆으로 달려 왔다.
남궁 시후가 지오의 검을 들어 건네주자 지오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화살이 날아온 곳을 보았다.
그때 나한철이 검을 뽑아 들고 지오에게 말했다.
“주군 다행입니다. 누군지 모르지만 아군이 온 듯 합니다. 일단 화살이 날아오는 곳으로 합류를 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누굴까요?”
지오는 지금 상황을 이해 할 수 없었다.
분명 화살은 자신들 쪽으론 한발도 날아오지 않았다.
교묘히 사대세가의 무사들만을 향해 쏘아지고 있었다.
분명 자신들을 돕기 위해 쏘는 화살인 것만은 틀림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나한철이 조급한 심정으로 말을 했다.
“주군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보아하니 그리 많은 인원은 아닌 듯싶습니다. 빨리 몸을 피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그게 좋을 것 같군요. 자 갑시다... 가보면 누군지 알겠죠.”
지오와 일행은 화살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신형을 날렸다.
그 모습을 본 제갈 성운이 수하들에게 지오를 ?게 하였다.
그러나 화살 때문에 ?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지오는 한참 달리자 화살을 쏘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었다.
그들을 지휘하는 자는 다름 아닌 남궁 세가의 남평일 이었다.
남궁 시후 역시 남평일이 보이자 환한 미소를 보이며 외쳤다.
“남관장님…….”
“도련님 어서 오세요……. 다행입니다. 그리 늦지 않아서……. 소가주님 괜찮으십니까?”
“남관장 이었구려. 고맙소. 다행히 조금만 늦었다면 큰일 날 뻔 했소. 그런데 어떻게 알고 오셨소?”
“일단 이곳을 벋어난 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럽시다.”
한편 제갈 성운은 다 잡은 지오를 놓치자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었다.
“이런 젠장. 도대체 저들이 누구란 말이냐?”
제갈 성운의 말에 그 수하가 우물거리며 대답을 했다.
“저.그게.아직 누군지 파악이 되질 않고 있습니다.”
“제길……. 어서 추적 조를 편성해서 뒤 ?게 해라. 그리고 황보 세가와 하북 팽가의 가주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그쪽에서도 추적을 할 수 있도록 조취를 취해라... 절대 놓치면 안 된다.”
“네……. 가주님.”
남평일이 데려온 세가의 무사들은 고작 50이 안되었다.
그들은 최대한 부딪히지 않고 오로지 포위망을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나마 상황이 좋은 건 남궁 시후와 나한철 그리고 각주들이 해독약을 먹어 더 이상 독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일행은 산 등성이를 타고 계속해서 동쪽으로 진로를 잡고 계속해서 달렸다.
그 뒤로 제갈 세가의 무사들이 추격을 하고 황보 세가와 하북 팽가에서도 지오 일행을 향해 추격을 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달리던 지오 일행은 얼마 가지 못해서 하북 팽가의 무사들과 마주 치게 되었다.
팽가의 무사들은 지오 일행과 비슷한 인원이라 그리 위협 적이진 않았지만 만약 저들이 뒤에서 ?는 제갈 세가의 무사들과 합류를 하게 되면 더욱 힘들어 질 것이기에 최대한 빨리 처리하고 계속해서 도주를 하던 가 아니면 우회해서 가야 했다.
남평일이 지오를 향해 물었다.
“소가주님. 하북 팽가의 무사들로 보이는 자들 오십 여명이 앞쪽에 있다고 합니다. 어찌 할까요?”
“저들을 피해 간다면 뒤쪽의 무사들과 합류하여 더욱 힘든 상황이 될 것입니다. 좀 지체가 되더라도 처리하고 가는 게 좋을 듯 하군요.”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남평일은 수하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전원 무기를 챙겨라. 앞에 적들이 있으니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한다.”
세가의 무사들은 남평일이 맞고 있는 추혼 관의 무사들이었다.
지오는 그런 남평일을 보고는 나한철에게 말을 했다.
“자 우리도 준비를 합시다. 손속에 정을 두지 말고 최대한 빨리 처리하시오.”
“네. 주군. 각주들은 나를 따르라.”
나한철과 각주들이 제일 앞으로 뛰어 나가 달리기 시작했다.
그 뒤로 남평일과 추혼 관의 무사들이 따랐다.
나한철의 신위는 놀라웠다.
독에 당한 분을 푸는 듯 나한철의 주먹은 거침이 없었다.
그런 모습에 남평일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휴... 대단하군……. 패왕권이란 별호가 거저 붙은 게 아니었군. 사마신 또한 대단하군.”
나한철과 사마신(각주들)은 적들 사이를 이리저리 휘저으며 한명씩 수를 줄여 나가고 있었다.
하나같이 나한철이 보기엔 자신은 감히 엄두도 못 낼 신위였다.
약 이각(1각 = 15분)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검을 들고 있는 적들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지오는 검을 휘두를 틈도 없었다.
일행은 다시 신형을 날려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꼬박 하루를 달려 일행은 하남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그들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얼굴은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고 의복은 온통 흙투성이였다.
“이젠 어느 정도 적들을 따돌린 것 같군.”
“그런 것 같습니다. 이곳이 하남이니 등봉현 까지는 그리 멀지 않을 것입니다.”
“잘됐군요. 남관장 도움이 컸소. 그나저나 어찌 알고 온 것이오?”
지오는 오는 내내 그것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실은 가주님께서 사대세가의 움직임을 심상치 않게 여기셔서 저로 하여금 소가주님을 돕도록 보네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출발하고 얼마 후 가주님으로부터 전서를 받았죠. 제갈 지연소저께서 제갈가주와 그 동생의 대화를 듣고 가주님께 알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나마 쉽게 소가주님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이죠.”
“그렇군요. 지연소저의 도움이 있었군요.”
“네. 그렇습니다. 지연낭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소가주님께서 계신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오는 세삼 제갈 지연이 몹시 보고 싶어졌다.
“남관장은 이제 맹으로 돌아가 보시오. 하남에 들어왔으니 그들이 더 이상 ?지 못할 것이오. 나보다는 할아버님이 더 걱정이오. 나를 놓쳤으니 혹시 할아버님께 어떤 짓을 할지 모르니 나보다는 할아버님 곁에 있는 것이 더 좋을 듯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소가주님, 시후도련님 조심하시고 후에 뵙겠습니다.”
그렇게 남평일은 무림맹으로 돌아갔다.
지오 일행은 하남성안으로 들어가 객점을 찾아 들어갔다.
“일단 이곳에서 푹 쉰 뒤 내일 저녁에 등봉현으로 출발합시다.”
“네. 주군.”
그렇게 지오 일행은 남평일의 도움으로 천라지망에서 벋어 날 수 있었다.
이제 이틀 후로 비무 날자가 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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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 한 가지 맘 아픈 말씀을 전할까 합니다…….
어느 분께서 쪽지로 글에 대한 평을 보내 주셨는데... 솔직히 상당히 기분이 안 좋네요.
글이란 건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인데 자신마음에 안 든다고 심한 욕설을 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
저 역시 야설을 좋아 하지만 글의 특성상 야한 내용이 없을 수도 있는 것을 쪽지로
심한 말을 하니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모르겠네요.
제 글이 다소 소프트한 글이지만 읽는 분들에겐 이런 글도 즐거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부디 자신과 맞지 않다고 해서 욕을 하거나 하는 건 자제 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아직은 부족하여 그리 좋은 글을 적지 못하지만 앞으로 노력하여 더욱 좋은 글을
올리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맘에 들지 않더라도 어여삐 봐주시길 바랍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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