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10장 음모Ⅱ
나한철은 복면인을 고문하기 시작했다.
지오는 멀리 떨어져 고통에 신음하는 살수의 목소리를 들으며 가만히 생각을 해 보았다.
‘현제 마교에선 나를 추적할만한 여유가 없을 것인데. 도대체 어디서 온 자들이란 말인가... 그렇다고 황교로 보기엔 뭔가 석연치 않고... 혹시...’
지오는 무림맹을 떠올렸다.
그 순간 지오는 고개를 흔들었다.
‘설마 비무 전에 나를 제거 하려는... 아닐 것이다... 고작 나하나 때문에 살수들을...? 모르겠군... 휴... 뭐 나당주가 알아서 알아내겠지... 조금 기다려보면 알 수 있겠지...’
지오는 그렇게 생각하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 지오에게 시후가 다가왔다.
“형님...”
“시후구나...”
남궁시후가 지오의 옆에 앉으며 지오를 쳐다보았다.
“저들은 누굴까요? 제가 보기엔 살수들 같은데.”
“글쎄다... 나 역시 딱히 짐작 가는 곳이 없구나.”
“그나저나 비무는 자신이 있으신 겁니까?”
“후후... 왜? 불안 하냐?”
“불안 하지 않을 수 가 있겠습니까? 물론 형님을 믿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대종사들과의 비무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면 그게 비정상이지요.”
“하하... 너무 걱정하지 마라. 그들의 무공이 비록 강할지라도 상대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니...”
“그나저나 어서 세가로 돌아가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그렇구나. 할아버님께서 이번일로 상심이 크지 않으셨으면 좋겠건만...”
“기필코 황교 무리를 몰아내고 세가를 다시 찾을 겁니다.”
“그래... 시후 너라면 그리하고도 남을 것이다.”
지오는 그런 남궁시후가 무척이나 든든해 보였다.
이제 소가주의 자리를 시후에게 물려줘도 그리 나쁘지 않을 듯싶었다.
“이번 비무가 끝나면 정식으로 남궁세가의 소가주 자리를 네게 물려주마. 시후 네가 세가를 잘 이끌어야 한다는 것 항상 명심해라.”
“네...? 아닙니다. 형님 아직 저는 어리고 부족해서...”
“아니다. 남궁세가는 이제 네 손으로 이끌어야 한다. 더 이상 내가 세가의 소가주로 있다면 모양세가 좋지 않다.”
지오는 시후에게 굳은 의지를 보였다.
시후는 그런 지오의 마음을 읽었는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나한철이 다가와 보고를 했다.
“주군. 살수의 고백을 받아 냈습니다.”
“그래요? 도대체 어느 문파의 살수들인가요?”
“네... 흑살문(黑殺們)의 살수라고 합니다.”
“흑살문(黑殺們)이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현 중원에서 제일 큰 살수문파로 이곳에서 가까운 낙양에 총단을 두고 있습니다.”
“아니 흑살 문에서 왜?”
“그것이....”
나한철은 지오의 물음에 말을 못하고 망설였다.
“나당주 말해 보세요... 이유가 무엇이라고 합니까?”
“네.. 그것이... 저들을 사주한 이들은 무림맹의 사대세가들이라고 합니다.”
“뭐라고요? 사대세가에서?”
지오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눌러야만 했다.
“사대세가에서만 연류된 것입니까? 아니면 구파일방까지 연류된 것인가요?”
“확실치는 않지만 구파일방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가요? 사대세가라... 어찌 정파의 탈을 쓰고 이런 짓을 벌일 수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군.”
“주군, 등봉현 으로 가는 것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함정을 파놓고 기다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니에요. 구파일방까지 연류 되었다면 모를까 가야만 하오.”
“그러나...”
지오는 나한철의 말을 끊고는...
“더 이상 그 문제로 말하지 마시오. 꼭 그곳에 가서 사대세가의 얼굴을 직접 볼 것이오.”
“네. 주군.”
나한철은 더 이상 지오를 말릴 수 없음을 알고 대답을 했다.
천마협 마지오가 단신으로 마교를 물리치고 등봉현 으로 구파일방과 사대세가와의 비무를 위해 향한다는 사실은 전 무림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한 등봉현으로 가는 길에 살수의 공격을 받았고 오십이 넘는 살수들을 모두 물리치고 여전히 등봉현으로 향한다는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온 중원을 뒤 흔들었다.
심지어 지오 일행이 향하는 길목에 기다리는 무인들도 부지기수였다.
무림에 발을 담고 있는 이들은 저마다 모이면 천마 협에 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그 사이에 지오는 여러 가지 별호로 불리고 있었다.
천마협 마지오, 마도공자 마지오, 천하제일마검 마지오, 등등... 지오를 표현하는 단어는 무척이나 많았다.
그 사이 나한철과 남궁시후역시 화제의 주인공들이었다.
나한철은 환혼백팔무란 별호는 사라지고 온몸이 철갑과 같다하여 철갑마왕 이란 별호로 불리고 있었고 남궁시후는 그의 검을 본 사람이 없다하여 무형신검 남궁시후로 불리고 있었다.
또한 각 각주들의 별호도 바뀌어 네 명을 사대마신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들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는 무림에서도 무척이나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였다.
나한철과 남궁시후에 대해서는 많은 것이 알려져 있지만 사대마신인 각주들의 내력은 전혀 알려지지 않아 더욱 신비감을 더하고 있었다.
그런 소문이 퍼질수록 제갈 성운과 뜻을 같이하는 세가의 가주들은 마음이 조급해 짐을 느꼈다.
“이보시오 제갈 가주 앞으로 어찌 해야 좋을 것 같소?”
당문 세가의 당기옥이 물었다.
“허... 살수 오십을 보냈는데 한명도 돌아오지 못하다니... 마지오와 나한철, 그리고 남궁시후는 그렇다 해도 사대마신들은 어디서 나타난 자들이오? 어디서 그런 고수들이 나타날 수 있단 말이오?”
“그러게 말이오. 마지오 하나도 벅찬 마당에 고수들이 그것도 여러 명이 함께 움직이나 살수들로도 어찌 할 수가 없겠소.”
사대세가의 수장들은 앞이 캄캄했다.
그때 제갈성운이 세 명의 수장들을 보고는 다짐한 듯 말을 했다.
“더 이상 살수들로 어찌 할 수 없으니 직접 나서야 갰소이다. 세 분 중 한분만 나서 주시오.”
“아니 제갈 가주께선 어찌 하시려 게요?”
“세가에서 직접 처리를 해야 할 것 같소.”
“그건 아니 될 말이오. 중원전체가 그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소. 이 사실이 중원에 퍼진다면 우리 세가는 그야말로 중원 어디에도 설 곳이 없어지게 되오.”
“걱정 마시오. 확실하게 처리만 한다면 퍼질 소문도 없을 것이오.”
제갈 성운의 말에 나머지 세 명의 가주들은 서로의 얼굴만 쳐다 볼뿐 선 듯 나서지 않았다.
그러자 제갈 성운이 더 기다리지 않고 말을 이었다.
“당문에서 도와주시오. 아무리 고수라 해도 독이라면 확실히 처리 할 수 있을 것이오.”
그러자 당문 가주 당기 옥은 망설이며 물었다.
“그렇기야 하지만 만에 하나 실패한다면 어찌 하시겠소?”
“걱정 마시오. 실패란 있을 수 없소. 만약을 대비하여 우리세가에서 천라지망을 펼쳐 놓을 것 이오.”
그제 서야 당기 옥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갈 성운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또다시 황보 세가의 가주인 황보 웅과 하북팽가의 팽철군을 보며 말을 이었다.
“두 분 가주께서도 만약을 대비하여 정예를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소. 그리하리다.”
그렇게 네 가주들의 밀약이 이루어 졌다.
한편 남궁환웅은 사대세가의 가주들이 자주 모이며 무언가 계략을 꾸미는 듯하자 총관을 불렀다.
“장총관. 아무래도 사대세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는 것 같소.”
“가주님 소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총관도 그리 생각하시었소? 아무래도 지오에게 무슨 안 좋은 계략을 꾸미는 듯한데 총관께서 은밀히 알아보시오. 혹시 일전에 지오일행을 습격한 살수들에 대한 일들을 사대세가에서 꾸민 일이라면 앞으로 지오에게 더욱 안 좋은 일이 생길 듯하니 자세히 알아보시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남관주를 불러 주시구려.”
“네...”
잠시 후 남평일이 부름을 받고 들어왔다.
“가주님 찾으셨습니까?”
“남관주 어서 오시오. 내가 남관주를 부른 것은 다름 아니고...”
남궁환웅은 남평일에게 한 가지 명을 내리고 돌려 보냈다.
그렇게 지오 일행과 전혀 엉뚱한 곳에서 일이 진행 되고 있음을 지오는 알지 못하였다.
그 시간 제갈 세가의 집무실에서는...
“형님 아무래도 그놈의 무공이 보통이 아닌 듯하니 인원들 더 보충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음... 아무리 무공이 강하다 해도 당문의 독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혹시 마지오 그놈이야 중독을 면할 수 있다고 해도 나머지 놈들은 절대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니 마지오 혼자서 우리가 펼쳐놓은 천라지망을 빠져나가긴 어려울 것이다. 너는 손수 천라지망을 지휘하여 절대 그놈이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해라.”
“네. 알겠습니다. 형님.”
“또한 황보 세가와 하북팽가에 자주 연락하여 그들에게도 항상 준비를 시켜 놓도록 하고...”
“안 그래도 벌써부터 무사 몇을 보내어 그쪽과 연락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 아무튼 이번일은 절대 실수해선 안 될 것이다. 세가의 미래가 걸려 있는 일이다.”
“명심하겠습니다. 형님.”
제갈 성운과 제갈 성은 지오를 잡기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도 문 밖에서 제갈 지연이 듣고 있으리라곤 꿈에도 생각 하지 못했다.
제갈 지연은 너무나 놀라 들고 있던 쟁반을 떨어뜨렸다.
“쨍그랑....”
“누구냐?”
제갈 성이 문을 박차고 뛰쳐나왔다.
문밖엔 제갈 지연이 멍한 시선으로 자신의 작은아버지와 아버지를 번갈아가며 덜덜 떨고 있었다.
“지연아 네가 여긴 웬일이냐?”
“아버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정령 마공자님을 죽이시기라도 하실 작정인가요?”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아버님 어찌 정파의 사람으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단 말이에요?”
“어허...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해도...”
제갈 성운의 입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제갈 지연은 포기하지 않고 제갈 성운을 설득하려 했다.
그러나 제갈 성운은 사람을 불러 제갈 지연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게 하고는 방에서 절대 나오지 못하게 하였다.
제갈 지연은 방에 갇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마공자님께 알려야해... 어쩌지...? 일단 남궁가주님께 사실을 알려야 겠다.’
제갈 지연은 그렇게 생각하고 살며시 밖으로 빠져 나왔다.
그리곤 남궁 환웅이 거하는 처소로 달려갔다.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
“가주님께 알려 드릴 일이 있어서 왔어요?”
“그래 무슨 일이더냐?”
“지금 마공자님이 위험해요...”
순간 남궁환웅은 자신이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직감했다.
“자세히 말해 주겠니? 왜 지오가 위험하다는 거지?”
“사실... 저희아버님과 숙부께서 말씀 하시는걸 들었는데 사대세가에서 마공자님을 등봉현으로 오지 못하게 계략을 꾸미는 듯 합니다.”
“자세히 말해 보거라... 그래 어떤 식으로 행동을 한다고 하더냐?”
“저도 자세한건 모르나 당문에서 독을 사용하고 세가에서 천라지망을 펼칠 것이라 합니다.”
“뭣이... 당문의 독과 천라지망? 허허... 이일을 어쩐단 말이냐?”
“어서 마공자님께 알려야 해요... 마공자님께서 어떻게 되신다면...”
제갈 지연은 말을 끝내지 못하고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흑...흑...”
“허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내가 어떻게든 손을 써보마...”
그렇게 남궁 환웅은 제갈 지연을 달래서 돌려보내곤 서찰을 적어 남평일에게 보냈다.
한편 지오일행은 사대세가의 음모를 알고도 여전히 등봉현을 향해 가고 있었다.
남궁시후가 나한철옆에 다가서더니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당주님 이렇게 등봉현으로 향해도 되는 걸까요?”
“글쎄요... 소공자님 주군께서 하시는 일이니 제가 어찌 따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저 주군을 믿고 가는 수밖에요...”
“그래도... 너무 무모하지 않습니까? 앞에 함정이 있는걸 뻔히 알면서...”
“소공자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제가 목숨을 걸고 주군을 지키겠습니다.”
“휴... 형님이나 나당주님이나 어찌 그리 똑같으신지..”
남궁 시후는 자꾸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일행이 등봉현으로 출발한지 닷새째 되던 날 일행은 양양으로 접어들었다.
비무 날짜는 앞으로 나흘의 시간이 남아있어 그리 바쁘게 움직이진 않고 있었다.
“주군 앞으로 50여장 정도에 작은 마을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그곳에서 묵고 내일 출발 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그렇게 합시다.”
일행이 작은 마을에 도착해서 객점을 찾았으나 그 마을에는 객점이 없었다.
나한철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하루 묵을 수 있는 곳을 알아보고 노부부가 사는 농가에서 하룻밤을 묵어 갈수 있게 허락을 받았다.
“이렇게 하루 묵어 갈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랄 게 뭐가 있겠소. 어차피 아들놈이 쓰던 방인데 지금은 멀리 타지로 나가 비어있으니 그 방을 쓰시구려.”
지오는 그 노부부에게 은화 몇 개를 쥐어주고 감사의 표시를 했다.
노부부는 그 은화로 음식을 사왔다며 일행에게 먹을 것을 대접 하였다.
일행이 음식을 모두 함께 먹고 지오와 남궁시후가 방으로 들어가자 나한철과 각주들이 주위에서 경계를 섰다.
그러나 잠시 후 나한철이 방으로 들어오며 다급하게 말을 했다.
“주군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아니 뭐가 이상하단 말이오?”
“이 마을에 아이들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직 그렇게 늦은 시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있을 법도 한데 어디에도 아이들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또한 마을 자체가 너무나 조용합니다. 어느 마을이나 있을 법한 소란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이 마을 자체가 함정인 것 같습니다.”
순간 지오의 안색이 굳어졌다.
나한철의 말을 듣고 혹시나 해서 운기를 해보니 중단전에서 희미한 독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자신이야 귀충곡 에서의 기연으로 중독이 되지는 않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었다.
“나당주 각주들을 불러들이시오. 지금 당장.”
지오가 다급하게 말을 했다.
그리곤 남궁 시후에게 운기를 해보라고 하였다.
그러자 남궁 시후의 안색이 굳어지며
“형님 중독...된 것 같습니다....”
그 말에 나한철이 각주들을 불러들여 모두 운기를 해보았다.
다들 안색이 굳어지고는 낭패한 얼굴을 보였다.
“제길 영감탱이 짓입니다. 내 이것들을...”
나한철이 당장 뛰쳐나가려 하자 지오가 말리며 나섰다.
“먼저 독을 몰아내는 것이 우선이오. 다들 앉아서 운기행공을 하시오. 나는 잠시 상황을 보고 와야겠소.”
그렇게 방안에 일행을 남겨두고 지오는 밖으로 나왔다.
멀리서 많은 수의 기운들이 느껴졌다.
‘휴... 도대체 얼마나 모인 것이지? 오늘은 작정을 하고 왔나보군... 큰일이군...’
그렇게 지오가 걱정을 하고 있을 때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무인들이 있었다.
대략 십여 명의 인원으로 하나같이 고수가 아닌 자들이 없었다.
잠시 후 지오 앞에 제갈 성운과 그의 동생인 제갈 성, 그리고 지오도 처음 보는 무인들이 내려섰다.
지오는 제갈 성을 보고는 극도의 분노를 느꼈다.
“크크크... 역시 소인배들과는 상종을 할 게 못되는군...”
지오의 입에서 독설이 터져 나왔다.
그 말에 제갈 성운이 인상을 구기며 대꾸했다.
“어린놈이 말을 함부로 하는구나?”
“하하하... 나이든 놈이 행동을 함부로 하는 것 보다 낳지 않소...”
그 말에 제갈 성이 인상을 쓰며 고함을 질렀다.
“뚫린 입이라 함부로 짓거리는 구나?”
“크크크. 웃기지도 않는군... 부끄럽지 않소? 어린아이를 인질로 그 부모에게 검을 휘두르고 또한 정파인 으로 음식에 독을 넣고도 뻔뻔스럽게 아직도 낮을 들고 다니다니... 과연 정파인물들은 다 그런지 심히 의심스럽군.”
그 말에 제갈 성과 당문 가주인 당기옥은 말문을 열지 못하였다.
“그래 이번엔 비무가 두려워 이렇게 직접 나섰소?”
그 말에 제갈성운이 순간 찔끔하더니 이내 마음에 평정을 되찾고 차분한 음성으로 말을 했다.
“뭐라고 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오늘 이곳이 네놈의 무덤이 될 것이니.”
“후후... 그건 두고 봐야겠지요.”
그렇게 말한 지오는 묵혼을 검집에서 뽑아 들었다.
그 모습에 상대들도 검을 뽑아들고 공격 태세를 취하였다.
그때 지오가 제갈 성을 향해 물었다.
“정말 궁금해서 물어 보는 것이오. 그날 어린 나를 인질로 잡고 내 아버지의 가슴에 검을 꽂은 일이 부끄럽지 않소?”
지오는 비웃음을 섞어 물었다.
그 말에 제갈 성의 얼굴이 붉게 물들며 말을 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지오는 더욱 집요하게 묻고 있었다.
“혹시... 그 일을 설마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하하하.”
제갈 성의 얼굴을 붉다 못해 시뻘겋게 변해 있었다.
주위에 함께 왔던 세가의 사람들 역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나 지오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욱 불을 질렀다.
“가만 보니 제갈 세가의 내력인가 봅니다... 푸하하하...”
지오는 폭소를 터뜨렸다.
더 이상 보고 있지 못한 제갈 성운이 검을 뽑아들고 지오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놈... 주둥이를 찢어 주겠다.”
순간 제갈 성운의 신형이 자리에서 사라지는 듯싶더니 지오의 앞에서 목을 찔러 들어왔다.
지오는 제갈 성운의 너무 빠른 신형에 놀라 검을 쳐내지도 못하고 급히 몸을 틀어 검을 피해 냈다.
제갈 성운은 멈추지 않고 검을 비스듬히 틀어 지오의 가슴을 베어 갔다.
지오는 묵혼을 들어올려 가슴을 보호하고 한손에 내력을 집중해 제갈 성운의 가슴을 향해 권을 내질렀다.
제갈 성운은 순간 커다란 기운이 가슴을 향해 들어오자 급히 내력을 끌어올려 자신도 권을 뻗었다.
순간 커다란 폭발음과 동시에 두 사람은 뒤로 몇 걸음씩 물러섰다.
“후... 대단하군... 어찌 그 나이에 이런 무공을 익힐 수 있는 거지?”
“모두 당신들 덕분이지... 부모님을 눈앞에서 잃고 어찌 강해지지 않을 수가 있겠소.”
그 때 방에서 문이 열리며 폭음소리를 들은 나한철과 남궁시후, 그리고 각주들이 나왔다.
“좀 어떻소?”
“완전히 독을 밀어 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당분간은 괜찮을 듯 합니다.”
“다행이오... 그러나 이곳을 빠져 나가는 게 그리 쉽지 않을 것 같소.”
일행 모두는 지오의 말에 주위를 둘러보고는 낮게 한숨을 쉬었다.
앞에 있는 사람들의 무공도 만만치 않은데... 주위에 깔려있는 무사들의 수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주군, 아무래도 이 주위에 천라지망이 펼쳐진 듯 합니다.”
“그런 것 같소... 모두 내게서 떨어지지 않도록 하시오. 일단 앞에 있는 저들부터 따돌리고 도주로를 뚫어 봐야겠소....”
말은 그렇게 하였지만 지오는 영 자신이 없었다.
또한 일행이 당분간 중독에 대한 걱정은 없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빨리 해독을 해야 하기에 마음이 더욱 조급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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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휴~ 또 한편을 마쳤네요... 갈수록 글이 복잡해지네요... 물론 저에게 한해 서지만요..
워낙 건망증이 심해서 글을 쓰다가 보면 이름을 잘 못 적는 경향이 있답니다.
당문 가주를 남궁 가주로 적은 것처럼 말이죠...^^
아무튼 나름대로 열심히 적고 있으니 즐겁게 봐주세요...^^
지적 할 점은 리플로 꼭~~ 마니 달아주시고요...^^
나한철은 복면인을 고문하기 시작했다.
지오는 멀리 떨어져 고통에 신음하는 살수의 목소리를 들으며 가만히 생각을 해 보았다.
‘현제 마교에선 나를 추적할만한 여유가 없을 것인데. 도대체 어디서 온 자들이란 말인가... 그렇다고 황교로 보기엔 뭔가 석연치 않고... 혹시...’
지오는 무림맹을 떠올렸다.
그 순간 지오는 고개를 흔들었다.
‘설마 비무 전에 나를 제거 하려는... 아닐 것이다... 고작 나하나 때문에 살수들을...? 모르겠군... 휴... 뭐 나당주가 알아서 알아내겠지... 조금 기다려보면 알 수 있겠지...’
지오는 그렇게 생각하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 지오에게 시후가 다가왔다.
“형님...”
“시후구나...”
남궁시후가 지오의 옆에 앉으며 지오를 쳐다보았다.
“저들은 누굴까요? 제가 보기엔 살수들 같은데.”
“글쎄다... 나 역시 딱히 짐작 가는 곳이 없구나.”
“그나저나 비무는 자신이 있으신 겁니까?”
“후후... 왜? 불안 하냐?”
“불안 하지 않을 수 가 있겠습니까? 물론 형님을 믿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대종사들과의 비무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면 그게 비정상이지요.”
“하하... 너무 걱정하지 마라. 그들의 무공이 비록 강할지라도 상대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니...”
“그나저나 어서 세가로 돌아가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그렇구나. 할아버님께서 이번일로 상심이 크지 않으셨으면 좋겠건만...”
“기필코 황교 무리를 몰아내고 세가를 다시 찾을 겁니다.”
“그래... 시후 너라면 그리하고도 남을 것이다.”
지오는 그런 남궁시후가 무척이나 든든해 보였다.
이제 소가주의 자리를 시후에게 물려줘도 그리 나쁘지 않을 듯싶었다.
“이번 비무가 끝나면 정식으로 남궁세가의 소가주 자리를 네게 물려주마. 시후 네가 세가를 잘 이끌어야 한다는 것 항상 명심해라.”
“네...? 아닙니다. 형님 아직 저는 어리고 부족해서...”
“아니다. 남궁세가는 이제 네 손으로 이끌어야 한다. 더 이상 내가 세가의 소가주로 있다면 모양세가 좋지 않다.”
지오는 시후에게 굳은 의지를 보였다.
시후는 그런 지오의 마음을 읽었는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나한철이 다가와 보고를 했다.
“주군. 살수의 고백을 받아 냈습니다.”
“그래요? 도대체 어느 문파의 살수들인가요?”
“네... 흑살문(黑殺們)의 살수라고 합니다.”
“흑살문(黑殺們)이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현 중원에서 제일 큰 살수문파로 이곳에서 가까운 낙양에 총단을 두고 있습니다.”
“아니 흑살 문에서 왜?”
“그것이....”
나한철은 지오의 물음에 말을 못하고 망설였다.
“나당주 말해 보세요... 이유가 무엇이라고 합니까?”
“네.. 그것이... 저들을 사주한 이들은 무림맹의 사대세가들이라고 합니다.”
“뭐라고요? 사대세가에서?”
지오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눌러야만 했다.
“사대세가에서만 연류된 것입니까? 아니면 구파일방까지 연류된 것인가요?”
“확실치는 않지만 구파일방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가요? 사대세가라... 어찌 정파의 탈을 쓰고 이런 짓을 벌일 수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군.”
“주군, 등봉현 으로 가는 것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함정을 파놓고 기다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니에요. 구파일방까지 연류 되었다면 모를까 가야만 하오.”
“그러나...”
지오는 나한철의 말을 끊고는...
“더 이상 그 문제로 말하지 마시오. 꼭 그곳에 가서 사대세가의 얼굴을 직접 볼 것이오.”
“네. 주군.”
나한철은 더 이상 지오를 말릴 수 없음을 알고 대답을 했다.
천마협 마지오가 단신으로 마교를 물리치고 등봉현 으로 구파일방과 사대세가와의 비무를 위해 향한다는 사실은 전 무림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한 등봉현으로 가는 길에 살수의 공격을 받았고 오십이 넘는 살수들을 모두 물리치고 여전히 등봉현으로 향한다는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온 중원을 뒤 흔들었다.
심지어 지오 일행이 향하는 길목에 기다리는 무인들도 부지기수였다.
무림에 발을 담고 있는 이들은 저마다 모이면 천마 협에 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그 사이에 지오는 여러 가지 별호로 불리고 있었다.
천마협 마지오, 마도공자 마지오, 천하제일마검 마지오, 등등... 지오를 표현하는 단어는 무척이나 많았다.
그 사이 나한철과 남궁시후역시 화제의 주인공들이었다.
나한철은 환혼백팔무란 별호는 사라지고 온몸이 철갑과 같다하여 철갑마왕 이란 별호로 불리고 있었고 남궁시후는 그의 검을 본 사람이 없다하여 무형신검 남궁시후로 불리고 있었다.
또한 각 각주들의 별호도 바뀌어 네 명을 사대마신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들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는 무림에서도 무척이나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였다.
나한철과 남궁시후에 대해서는 많은 것이 알려져 있지만 사대마신인 각주들의 내력은 전혀 알려지지 않아 더욱 신비감을 더하고 있었다.
그런 소문이 퍼질수록 제갈 성운과 뜻을 같이하는 세가의 가주들은 마음이 조급해 짐을 느꼈다.
“이보시오 제갈 가주 앞으로 어찌 해야 좋을 것 같소?”
당문 세가의 당기옥이 물었다.
“허... 살수 오십을 보냈는데 한명도 돌아오지 못하다니... 마지오와 나한철, 그리고 남궁시후는 그렇다 해도 사대마신들은 어디서 나타난 자들이오? 어디서 그런 고수들이 나타날 수 있단 말이오?”
“그러게 말이오. 마지오 하나도 벅찬 마당에 고수들이 그것도 여러 명이 함께 움직이나 살수들로도 어찌 할 수가 없겠소.”
사대세가의 수장들은 앞이 캄캄했다.
그때 제갈성운이 세 명의 수장들을 보고는 다짐한 듯 말을 했다.
“더 이상 살수들로 어찌 할 수 없으니 직접 나서야 갰소이다. 세 분 중 한분만 나서 주시오.”
“아니 제갈 가주께선 어찌 하시려 게요?”
“세가에서 직접 처리를 해야 할 것 같소.”
“그건 아니 될 말이오. 중원전체가 그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소. 이 사실이 중원에 퍼진다면 우리 세가는 그야말로 중원 어디에도 설 곳이 없어지게 되오.”
“걱정 마시오. 확실하게 처리만 한다면 퍼질 소문도 없을 것이오.”
제갈 성운의 말에 나머지 세 명의 가주들은 서로의 얼굴만 쳐다 볼뿐 선 듯 나서지 않았다.
그러자 제갈 성운이 더 기다리지 않고 말을 이었다.
“당문에서 도와주시오. 아무리 고수라 해도 독이라면 확실히 처리 할 수 있을 것이오.”
그러자 당문 가주 당기 옥은 망설이며 물었다.
“그렇기야 하지만 만에 하나 실패한다면 어찌 하시겠소?”
“걱정 마시오. 실패란 있을 수 없소. 만약을 대비하여 우리세가에서 천라지망을 펼쳐 놓을 것 이오.”
그제 서야 당기 옥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갈 성운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또다시 황보 세가의 가주인 황보 웅과 하북팽가의 팽철군을 보며 말을 이었다.
“두 분 가주께서도 만약을 대비하여 정예를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소. 그리하리다.”
그렇게 네 가주들의 밀약이 이루어 졌다.
한편 남궁환웅은 사대세가의 가주들이 자주 모이며 무언가 계략을 꾸미는 듯하자 총관을 불렀다.
“장총관. 아무래도 사대세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는 것 같소.”
“가주님 소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총관도 그리 생각하시었소? 아무래도 지오에게 무슨 안 좋은 계략을 꾸미는 듯한데 총관께서 은밀히 알아보시오. 혹시 일전에 지오일행을 습격한 살수들에 대한 일들을 사대세가에서 꾸민 일이라면 앞으로 지오에게 더욱 안 좋은 일이 생길 듯하니 자세히 알아보시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남관주를 불러 주시구려.”
“네...”
잠시 후 남평일이 부름을 받고 들어왔다.
“가주님 찾으셨습니까?”
“남관주 어서 오시오. 내가 남관주를 부른 것은 다름 아니고...”
남궁환웅은 남평일에게 한 가지 명을 내리고 돌려 보냈다.
그렇게 지오 일행과 전혀 엉뚱한 곳에서 일이 진행 되고 있음을 지오는 알지 못하였다.
그 시간 제갈 세가의 집무실에서는...
“형님 아무래도 그놈의 무공이 보통이 아닌 듯하니 인원들 더 보충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음... 아무리 무공이 강하다 해도 당문의 독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혹시 마지오 그놈이야 중독을 면할 수 있다고 해도 나머지 놈들은 절대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니 마지오 혼자서 우리가 펼쳐놓은 천라지망을 빠져나가긴 어려울 것이다. 너는 손수 천라지망을 지휘하여 절대 그놈이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해라.”
“네. 알겠습니다. 형님.”
“또한 황보 세가와 하북팽가에 자주 연락하여 그들에게도 항상 준비를 시켜 놓도록 하고...”
“안 그래도 벌써부터 무사 몇을 보내어 그쪽과 연락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 아무튼 이번일은 절대 실수해선 안 될 것이다. 세가의 미래가 걸려 있는 일이다.”
“명심하겠습니다. 형님.”
제갈 성운과 제갈 성은 지오를 잡기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도 문 밖에서 제갈 지연이 듣고 있으리라곤 꿈에도 생각 하지 못했다.
제갈 지연은 너무나 놀라 들고 있던 쟁반을 떨어뜨렸다.
“쨍그랑....”
“누구냐?”
제갈 성이 문을 박차고 뛰쳐나왔다.
문밖엔 제갈 지연이 멍한 시선으로 자신의 작은아버지와 아버지를 번갈아가며 덜덜 떨고 있었다.
“지연아 네가 여긴 웬일이냐?”
“아버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정령 마공자님을 죽이시기라도 하실 작정인가요?”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아버님 어찌 정파의 사람으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단 말이에요?”
“어허...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해도...”
제갈 성운의 입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제갈 지연은 포기하지 않고 제갈 성운을 설득하려 했다.
그러나 제갈 성운은 사람을 불러 제갈 지연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게 하고는 방에서 절대 나오지 못하게 하였다.
제갈 지연은 방에 갇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마공자님께 알려야해... 어쩌지...? 일단 남궁가주님께 사실을 알려야 겠다.’
제갈 지연은 그렇게 생각하고 살며시 밖으로 빠져 나왔다.
그리곤 남궁 환웅이 거하는 처소로 달려갔다.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
“가주님께 알려 드릴 일이 있어서 왔어요?”
“그래 무슨 일이더냐?”
“지금 마공자님이 위험해요...”
순간 남궁환웅은 자신이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직감했다.
“자세히 말해 주겠니? 왜 지오가 위험하다는 거지?”
“사실... 저희아버님과 숙부께서 말씀 하시는걸 들었는데 사대세가에서 마공자님을 등봉현으로 오지 못하게 계략을 꾸미는 듯 합니다.”
“자세히 말해 보거라... 그래 어떤 식으로 행동을 한다고 하더냐?”
“저도 자세한건 모르나 당문에서 독을 사용하고 세가에서 천라지망을 펼칠 것이라 합니다.”
“뭣이... 당문의 독과 천라지망? 허허... 이일을 어쩐단 말이냐?”
“어서 마공자님께 알려야 해요... 마공자님께서 어떻게 되신다면...”
제갈 지연은 말을 끝내지 못하고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흑...흑...”
“허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내가 어떻게든 손을 써보마...”
그렇게 남궁 환웅은 제갈 지연을 달래서 돌려보내곤 서찰을 적어 남평일에게 보냈다.
한편 지오일행은 사대세가의 음모를 알고도 여전히 등봉현을 향해 가고 있었다.
남궁시후가 나한철옆에 다가서더니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당주님 이렇게 등봉현으로 향해도 되는 걸까요?”
“글쎄요... 소공자님 주군께서 하시는 일이니 제가 어찌 따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저 주군을 믿고 가는 수밖에요...”
“그래도... 너무 무모하지 않습니까? 앞에 함정이 있는걸 뻔히 알면서...”
“소공자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제가 목숨을 걸고 주군을 지키겠습니다.”
“휴... 형님이나 나당주님이나 어찌 그리 똑같으신지..”
남궁 시후는 자꾸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일행이 등봉현으로 출발한지 닷새째 되던 날 일행은 양양으로 접어들었다.
비무 날짜는 앞으로 나흘의 시간이 남아있어 그리 바쁘게 움직이진 않고 있었다.
“주군 앞으로 50여장 정도에 작은 마을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그곳에서 묵고 내일 출발 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그렇게 합시다.”
일행이 작은 마을에 도착해서 객점을 찾았으나 그 마을에는 객점이 없었다.
나한철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하루 묵을 수 있는 곳을 알아보고 노부부가 사는 농가에서 하룻밤을 묵어 갈수 있게 허락을 받았다.
“이렇게 하루 묵어 갈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랄 게 뭐가 있겠소. 어차피 아들놈이 쓰던 방인데 지금은 멀리 타지로 나가 비어있으니 그 방을 쓰시구려.”
지오는 그 노부부에게 은화 몇 개를 쥐어주고 감사의 표시를 했다.
노부부는 그 은화로 음식을 사왔다며 일행에게 먹을 것을 대접 하였다.
일행이 음식을 모두 함께 먹고 지오와 남궁시후가 방으로 들어가자 나한철과 각주들이 주위에서 경계를 섰다.
그러나 잠시 후 나한철이 방으로 들어오며 다급하게 말을 했다.
“주군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아니 뭐가 이상하단 말이오?”
“이 마을에 아이들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직 그렇게 늦은 시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있을 법도 한데 어디에도 아이들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또한 마을 자체가 너무나 조용합니다. 어느 마을이나 있을 법한 소란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이 마을 자체가 함정인 것 같습니다.”
순간 지오의 안색이 굳어졌다.
나한철의 말을 듣고 혹시나 해서 운기를 해보니 중단전에서 희미한 독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자신이야 귀충곡 에서의 기연으로 중독이 되지는 않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었다.
“나당주 각주들을 불러들이시오. 지금 당장.”
지오가 다급하게 말을 했다.
그리곤 남궁 시후에게 운기를 해보라고 하였다.
그러자 남궁 시후의 안색이 굳어지며
“형님 중독...된 것 같습니다....”
그 말에 나한철이 각주들을 불러들여 모두 운기를 해보았다.
다들 안색이 굳어지고는 낭패한 얼굴을 보였다.
“제길 영감탱이 짓입니다. 내 이것들을...”
나한철이 당장 뛰쳐나가려 하자 지오가 말리며 나섰다.
“먼저 독을 몰아내는 것이 우선이오. 다들 앉아서 운기행공을 하시오. 나는 잠시 상황을 보고 와야겠소.”
그렇게 방안에 일행을 남겨두고 지오는 밖으로 나왔다.
멀리서 많은 수의 기운들이 느껴졌다.
‘휴... 도대체 얼마나 모인 것이지? 오늘은 작정을 하고 왔나보군... 큰일이군...’
그렇게 지오가 걱정을 하고 있을 때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무인들이 있었다.
대략 십여 명의 인원으로 하나같이 고수가 아닌 자들이 없었다.
잠시 후 지오 앞에 제갈 성운과 그의 동생인 제갈 성, 그리고 지오도 처음 보는 무인들이 내려섰다.
지오는 제갈 성을 보고는 극도의 분노를 느꼈다.
“크크크... 역시 소인배들과는 상종을 할 게 못되는군...”
지오의 입에서 독설이 터져 나왔다.
그 말에 제갈 성운이 인상을 구기며 대꾸했다.
“어린놈이 말을 함부로 하는구나?”
“하하하... 나이든 놈이 행동을 함부로 하는 것 보다 낳지 않소...”
그 말에 제갈 성이 인상을 쓰며 고함을 질렀다.
“뚫린 입이라 함부로 짓거리는 구나?”
“크크크. 웃기지도 않는군... 부끄럽지 않소? 어린아이를 인질로 그 부모에게 검을 휘두르고 또한 정파인 으로 음식에 독을 넣고도 뻔뻔스럽게 아직도 낮을 들고 다니다니... 과연 정파인물들은 다 그런지 심히 의심스럽군.”
그 말에 제갈 성과 당문 가주인 당기옥은 말문을 열지 못하였다.
“그래 이번엔 비무가 두려워 이렇게 직접 나섰소?”
그 말에 제갈성운이 순간 찔끔하더니 이내 마음에 평정을 되찾고 차분한 음성으로 말을 했다.
“뭐라고 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오늘 이곳이 네놈의 무덤이 될 것이니.”
“후후... 그건 두고 봐야겠지요.”
그렇게 말한 지오는 묵혼을 검집에서 뽑아 들었다.
그 모습에 상대들도 검을 뽑아들고 공격 태세를 취하였다.
그때 지오가 제갈 성을 향해 물었다.
“정말 궁금해서 물어 보는 것이오. 그날 어린 나를 인질로 잡고 내 아버지의 가슴에 검을 꽂은 일이 부끄럽지 않소?”
지오는 비웃음을 섞어 물었다.
그 말에 제갈 성의 얼굴이 붉게 물들며 말을 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지오는 더욱 집요하게 묻고 있었다.
“혹시... 그 일을 설마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하하하.”
제갈 성의 얼굴을 붉다 못해 시뻘겋게 변해 있었다.
주위에 함께 왔던 세가의 사람들 역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나 지오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욱 불을 질렀다.
“가만 보니 제갈 세가의 내력인가 봅니다... 푸하하하...”
지오는 폭소를 터뜨렸다.
더 이상 보고 있지 못한 제갈 성운이 검을 뽑아들고 지오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놈... 주둥이를 찢어 주겠다.”
순간 제갈 성운의 신형이 자리에서 사라지는 듯싶더니 지오의 앞에서 목을 찔러 들어왔다.
지오는 제갈 성운의 너무 빠른 신형에 놀라 검을 쳐내지도 못하고 급히 몸을 틀어 검을 피해 냈다.
제갈 성운은 멈추지 않고 검을 비스듬히 틀어 지오의 가슴을 베어 갔다.
지오는 묵혼을 들어올려 가슴을 보호하고 한손에 내력을 집중해 제갈 성운의 가슴을 향해 권을 내질렀다.
제갈 성운은 순간 커다란 기운이 가슴을 향해 들어오자 급히 내력을 끌어올려 자신도 권을 뻗었다.
순간 커다란 폭발음과 동시에 두 사람은 뒤로 몇 걸음씩 물러섰다.
“후... 대단하군... 어찌 그 나이에 이런 무공을 익힐 수 있는 거지?”
“모두 당신들 덕분이지... 부모님을 눈앞에서 잃고 어찌 강해지지 않을 수가 있겠소.”
그 때 방에서 문이 열리며 폭음소리를 들은 나한철과 남궁시후, 그리고 각주들이 나왔다.
“좀 어떻소?”
“완전히 독을 밀어 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당분간은 괜찮을 듯 합니다.”
“다행이오... 그러나 이곳을 빠져 나가는 게 그리 쉽지 않을 것 같소.”
일행 모두는 지오의 말에 주위를 둘러보고는 낮게 한숨을 쉬었다.
앞에 있는 사람들의 무공도 만만치 않은데... 주위에 깔려있는 무사들의 수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주군, 아무래도 이 주위에 천라지망이 펼쳐진 듯 합니다.”
“그런 것 같소... 모두 내게서 떨어지지 않도록 하시오. 일단 앞에 있는 저들부터 따돌리고 도주로를 뚫어 봐야겠소....”
말은 그렇게 하였지만 지오는 영 자신이 없었다.
또한 일행이 당분간 중독에 대한 걱정은 없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빨리 해독을 해야 하기에 마음이 더욱 조급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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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휴~ 또 한편을 마쳤네요... 갈수록 글이 복잡해지네요... 물론 저에게 한해 서지만요..
워낙 건망증이 심해서 글을 쓰다가 보면 이름을 잘 못 적는 경향이 있답니다.
당문 가주를 남궁 가주로 적은 것처럼 말이죠...^^
아무튼 나름대로 열심히 적고 있으니 즐겁게 봐주세요...^^
지적 할 점은 리플로 꼭~~ 마니 달아주시고요...^^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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