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1장 복 수
* 위 지도는 그저 작가의 가상에 의해 만들어 진것임을 밝히며...
빨간간색의 지점이 황교와 마교가 분타를 설립한 지역입니다.
조잡하지만 그저 글읽으시는데 조금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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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는 귀충곡 에서 빠져나와 마초산을 내려갔다.
당장 마교로 쳐들어가고 싶지만 일단 곽아저씨와 나당주, 묵환당과 묵혼당의 각원들 안위가 걱정이 되어 먼저 상황을 알아보고자 함이었다.
마초산을 내려온 지오는 근처 객점에 들어가 간단한 음식을 시키고는 점소이를 불러 마교의 상황을 물었다.
그러나 마교는 워낙 외부인과 접촉이 없어 알아낸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고 전혀 소득이 없던 건 아니었다.
현제 중원은 그야 말로 폭풍 전야였다.
지오가 귀충곡에 빠져있던 1년의 시간동안 황교는 마교와 손을 잡고 중원진출을 시도했고 현제 중원 외곽 마초에 총단을 마련하고 각 중소문파를 끌어들여 구파일방과 오대세가가 세운 무림맹과 싸우고 있었다.
중원천지 어느 곳이든 싸움이 끊이질 않았다. 인심은 흉흉하고 곳곳마다 약탈과 악행이 일어났다.
황교는 마초를 기점으로 소추, 귀상, 수추, 기주, 마효까지 잠식하여 그곳에 분타를 개설해 그야말로 그곳의 상황은 최악의 상태였다.
그나마 다른 곳은 무림맹의 영향으로 그나마 좀 낳은 편이었다.
황교와 마교는 자신들의 분타가 들어 선 곳에선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와 관련된 무인들은 서슴없이 죽였다.
지오는 그 소식을 듣고는 기주에 있는 남궁세가 또한 무사하지 못한 것을 알고 마음이 조급해 졌다.
객점에서 나온 지오는 먼저 마교 쪽으로 급하게 신형을 날렸다.
새로운 경지에 들어선 지오는 그 신형이 마치 비호와 같았다.
지오는 더욱 내공을 끌어올려 신법을 전개하자 기다란 선을 남기며 지오의 신형은 앞으로 나아갔다.
지오는 멀리 마교의 건물이 보이자 신형을 늦추며 기척을 죽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온 지오는 먼저 자신이 머물렀던 지객당 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지객당에는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지객당 앞에 도착한 지오는 1년 전 설란이 쓰러졌던 곳에 서서 당시의 일을 떠올렸다.
‘그녀의 시신은 누가 수습을 한 것 일까? 설란....’
지오는 한동안 그곳에 서서 당시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다가 발을 돌려 교주가 있는 집무실로 달려갔다.
그러나 전과는 달리 경비는 무척 허술했고 천장과 바닥 그리고 기둥과 벽 곳곳에 몸을 숨기던 호위들도 그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지오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당시 두 명의 고수가 있던 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러나 그 곳 역시 아무도 없었다.
지오는 더 이상 이곳에선 알아볼 것 이 없는 걸 느끼고 그곳을 빠져 나왔다.
지오는 마교가 비어 있는걸 확인하곤 곧장 기주로 향하였다.
남궁세가에 계신 할아버님이 걱정 이었다.
지오는 수추(樹楸)와 귀상(歸峠)을 지나 기주(器做)에 도착을 했다.
단 이틀 만에 도착을 한 것이다. 그만큼 지오는 할아버님이 걱정이 되었다.
남궁세가에 도착한 지오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세가의 건물은 싸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여기저기 부서져 있었고 세가의 사람들은 볼 수가 없었다.
지오는 세가 안을 돌아다니며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람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세가 사람들은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어떻게 1년 사이에 어떻게 이리 변할 수 있단 말인가.’
지오는 가슴이 더욱 답답해 졌다.
할아버지와 동생들의 생사를 알 길이 없었다.
일단 지오는 객점을 찾아 들어갔다.
오는 동안 제대로 쉬지도 않고 줄곧 달려와서 먼저 좀 쉬고나 서 생각을 하기로 했다.
지오는 객점에 들어가 음식을 주문하고 하루 묵고 갈 것이니 방을 준비 해 달라고 부탁했다.
지오는 주문한 음식이 나올 동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먼저 할아버님의 안위부터 확인을 해야 하고, 곽아저씨와 나당주를 비롯해 무혼당과 무환당의 무사들이 어떤지 알아야 갰는데... 어떻게 한다...’
지오는 이런 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아파왔다.
그때 객점 문을 열고 들어오는 세 명의 무인들이 보였다.
그들은 들어오자 객점을 휘 둘러보곤 탁자에 올려져 있는 지오의 검을 보곤 곧장 지오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지오는 그들과 언제 본적이 있나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전혀 본적이 없는 사람들 이었다.
‘후후. 허긴 내가 언제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사귀어왔던가.... 모르는 게 당연하지..’
그렇게 생각 할 무렵 세 명의 무인들이 지오의 앞에 섰다.
“무림인인가 보군, 못 보던 놈인데 어디서 왔나?”
나이가 40대쯤 되어 보이는 얼굴은 야비하게 생긴 한 장한이 지오에게 대뜸 물었다.
그는 황교의 기주 분타 에 무사였다.
지오는 상대의 말투에 대꾸할 가치를 못 느껴 점소이를 불렀다.
점소이는 지오 앞에 와서는 어찌 할 바를 모르고 황교의 무사와 지오를 번갈아 보며 눈치를 볼뿐이었다.
“주문한 음식이 아직 안나왔네. 배가 고프니 빨리 준비해 주게나.”
“아... 예... 알겠습니다.”
점소이는 재빨리 대답하곤 주방 쪽으로 후다닥 들어가 버렸다.
지오의 행동을 지켜보던 황교의 무사가 재미있다는 듯 지오의 탁자 앞에 마주 앉았다.
“재밌는 놈이군, 당장 죽을 지도 모르는데 음식타령이라니? 겁이 없는 건가... 아니면 믿는 다른 구석이 있는 건가?”
장한은 앞에 앉은 상대가 나이도 이제 20이 갓 넘은 나이로 보이고 느껴지는 무공의 경지도 그리 대단치 않자 호기심이 일었다.
이곳 기주에서 지난 여섯 달 동안 자신을 보곤 이렇듯 태연한 놈은 없었다.
자신이 누구던가... 황교가 기주에 분타를 설립하고 자신이 그 휘하로 들어간 후 자신의 반월도에 숫한 정도의 무인들이 생명을 잃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제 갓 스물이 넘어 보이는 이 애송이는 자신 앞에서 태연하게 음식이 나오지 않는다고 투덜거리지 않는가...
그때 뒤에 있던 다른 무사 하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니 이놈이 형님이 묻는데 냉큼 답하지 않고... 네놈이 죽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지오는 뒤의 장한을 힐끗 쳐다보곤 다시 앞에 앉은 장한을 쳐다봤다.
“황교 쪽인가? 아니면 마교 쪽인가?”
그 말에 뒤에 서있던 장한이 굉소를 지으며 말했다.
“크하핫... 이놈이 그걸 알면서도 저리 태연한걸 보니 겁에 질려 단단히 실성을 했구나.”
그러나 지오이 앞에 앉은 장한은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들이 황교의 분타에 속한 무사라는 걸 알아 보는 게 그리 이상할 일은 아니지만 그걸 알면서도 저리 태연할 수 있다는 것이 그로 하여금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했다.
한편 지오는 이들로 하여금 혹시 할아버지의 근황을 알아 볼 수 있을 것 같아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래 네놈은 우리가 황교 쪽으로 보이나 아니면 마교 쪽으로 보이나?”
“...... 어느 쪽이든 그리 상관없겠지....”
그렇게 말하곤 지오는 앞의 장한에게 강한 살기를 흘렸다가 이내 다시 거두었다.
마주 앉아 있던 장한은 순간 온몸에 줄기줄기 뻗쳐오는 살기에 경악을 했으나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오는 그런 장한의 모습을 보더니 피식 웃고는 말을 이었다.
“남궁세가의 일은 네놈들의 짓인가?”
순간 그 말은 들은 황교 무사는 의자에서 일어나 빠르게 뒤로 물러나서 도를 빼어 들었다.
그러자 함께 온 무사들도 일제히 검을 빼어 들었다.
“네놈은 누구냐? 누구기에 그걸 묻는 것이냐?”
“흠... 역시 네놈들 짓이군... 황교인가 아니면 마교인가? 신중히 대답해야 할 것이다. 네놈들이 어찌 죽느냐는 그 말에 달려 있으니...”
지오의 눈에 살기가 맺혔다.
그 모습에 검을 들고 있던 무사들은 몸이 얼어 붇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오는 자리에서 서서히 일어나 탁자에 놓여 있던 묵혼을 집어 들었다.
“답은 한 놈에게만 들으면 되니 두 놈은 필요가 없겠군.”
그 말과 동시에 묵혼이 뽑히며 두 가닥 검기가 좌측과 우측에 서있던 무사 두 명을 가르고 지나갔다.
두 명의 황교 무사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체 그 자리에서 목이 잘리며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보던 방금 전 지오 앞에 앉아 있던 무사는 도를 든 체 두려움에 몸을 떨고 있었다.
지오는 묵환을 검집에 넣고 다시 자리에 앉아 음식을 들고 벌벌 떨고 있는 점소이 에게 음식을 가져오게 했다.
가져온 음식을 다 먹는 동안 황교의 무사는 도를 내리지도 못한 체 앞에서 좀 전의 모습 그대로 서 있었다.
음식을 다 먹은 지오는 여전히 굳은 체 서있는 무사에게 눈을 돌렸다.
“네놈이 살수 있는 마지막 질문이다. 신중히 대답 하도록 해라.”
“.................”
“황교 쪽인가... 아니면 마교 쪽인가?”
그 물음에 부들부들 떨고 있던 황교 무사가 무릎을 꿇고는 머리를 땅에 박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 주십시오.”
“답 하라.”
“저는 황교의 기주 분타에 속한 무사 입니다.”
“그럼 남궁세가의 일은 황교 쪽에서 한 짓인가?”
“네... 그렇습니다. 열 달 전쯤 황교에서 남궁세가를 습격했습니다. 전 그 후에 이곳 기주분타에 들어갔기에 자세한 내용은 저도 잘 모릅니다.”
“그럼 남궁세가의 가주와 식솔들은 어떻게 되었나?”
“듣기론 습격당하던 날 남궁세가의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세가의 가주와 몇몇은 몸을 피해 양양에 있는 무림맹 으로 몸을 피했다고 합니다.”
그 말에 지오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직 확실한 것은 모르겠지만 일단 할아버지와 동생들이 몸을 피했다는 말을 듣자 지오는 한 가지 걱정을 줄였다.
지오는 황교 무사에게 분타의 자세한 위치를 묻고는 한쪽 팔을 자른 후 돌려 보냈다.
객점을 나온 지오는 곧바로 황고의 기주분타로 향하였다.
서서히 날이 저물어 황혼이 물들 무렵 지오는 황교 분타 에 도착을 했다.
분타 앞은 저들의 횡포를 아는지 오가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분타의 크기는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건물의 크기로 그다지 큰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작지도 않았다.
지오는 성큼 분타의 정문을 넘었다.
문을 지키던 무사 두 명이 검의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대곤 물어왔다.
“무슨 일로 이곳에 왔소?”
“가서 분타주 에게 전하 거라 남궁세가의 소가주가 빚을 갚으러 왔다고...”
“헛... 남궁세가? 감히 겁도 없이 혼자서 왔단 말이냐?”
“크크... 이런 허접한 곳을 청소하는데 나 하나면 족한 것을...”
“뭣이. 이놈이 제정신이 아니구나.”
그 말과 동시에 무사가 검을 휘둘러 왔다.
지오는 묵혼도 뽑지 않고 목을 향해 들어오는 검을 맨손으로 검 날을 잡아 버렸다.
그 모습을 본 무사 한명이 눈이 부릅떠지며 안으로 손살같이 들어갔다.
“크크크... 눈치가 빠른 놈이군.”
그렇게 말하곤 검을 잡힌 무사를 권으로 가슴을 내질렀다.
푹터지는 소리가 들리며 문을 지키던 무사는 수장이나 튕겨져 나가 그 자리에 절명을 하고 말았다.
잠시 후 안으로 들어갔던 문을 지키던 무사가 수십 명의 무사를 데리고 나왔다.
그들을 둘러본 지오는 조용히 말을 했다.
“분타주가 어떤 놈이냐?”
그러자 무리중 나이가 지긋이 든 50대의 한 장한이 눈을 부라리며 대꾸를 했다.
“네놈이 남궁세가의 소가주냐? 간이 부었구나. 혼자서 이곳을 오다니...”
“네놈이 분타주 인가?”
“네놈 하나를 상대하는데 분타주께서 나오실 필요까지야 있겠느냐?”
“크크... 아무려면 어떤가. 결국 나오게 될 것을...”
“실성한 놈이구나. 얘들아 저놈을 죽지 않을 만큼만 족쳐서 무릎을 굻려라.”
그와 동시에 세 명의 무사가 무기를 들고 앞으로 뛰쳐나왔다.
지오는 기다리지 않고 제일 먼저 나온 무사하나를 우수로 배를 강타하고 몸을 숙여 검을 피한 뒤 우측 무사하나를 각으로 얼굴을 강타했다.
순식간에 두 명이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고 죽어버리자 명령을 내린 장한이 다시 명령을 내렸다.
“보통이 아닌 놈이다 함께 쳐라.”
수십 명이 지오를 둥글게 에워싸자 지오는 그제 서야 묵혼을 빼들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분타의 무사들이 일제히 검을 휘둘러 왔다.
지오는 검을 이리저리 피하며 한명씩 공격해 나갔다.
그러나 워낙 인원이 많다보니 지오는 이내 한명씩 공격하는 것을 포기하고 내력을 끌어올려 검에 기를 주입했다.
그러자 묵혼 에서 검은 기류가 줄기줄기 뻗쳐나와 한자나 길어졌다.
“헛... 검강? 조심해라... 검을 마주치지 마라.”
그러나 이미 지오의 검은 상대의 검을 가볍게 잘라내고 있었다.
검강이 뻗쳐나와 길이가 길어진 묵혼은 상대의 검뿐 아니라 몸통까지 잘라내며 거침이 없었다.
순식간에 다섯이 죽어나가고 무인들은 검강의 범위에서 벗어나 포위망을 더욱 크게 벌렸다.
“크크.. 이젠 분타주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이익... 이놈...”
지오의 말에 무사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때 안에서 분타주로 보이는 사람이 호위를 데리고 나왔다.
“웬 놈이기에 나를 찾는 것이냐?”
“네놈이 분타주 인가?”
“어린놈이 입이 험하구나.”
“하하... 네놈은 원수에게도 말을 가려 한단 말이냐?”
“뭐라? 네놈이 죽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글쎄... 죽기엔 아직 할일이 너무 많아 그러지도 못한다면 믿을지 모르겠군.”
“아무튼 잘됐군. 안 그래도 남궁세가의 가주를 놓쳐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네놈을 잡는 걸로 만족 해야겠군.”
“글쎄... 두고 봐야겠지. 그러나 분명한건 오늘부로 이곳 기주의 황교 분타는 사라질 것이다.”
그 말과 동시에 지오는 분타주를 향해 신형을 날렸다.
묵혼을 휘둘러 목을 베려는 순간 분타주의 호위무사로 보이는 다섯 명의 무사가 앞을 막아섰다.
지오는 멈추지 않고 그중 하나에게 검을 휘둘렀다.
지오의 칼을 받는 무사는 검을 마주치지 않고 허리를 숙여 피하고는 검을 가슴으로 찔러 들어왔다.
동시에 나머지 네 명의 무사들도 목과 옆구리 다리를 향해 검을 쓸어왔다.
지오는 그들의 실력이 예상보다 높아 내심 놀라 신형을 뒤로 물렀다.
그러나 뒤로 물러난 지오를 다른 무사들이 가만히 놔두질 않았다.
여러 명의 무사가 동시에 검을 찔러와 지오는 검강이 실린 검으로 동시에 검들을 잘라 버렸다.
그 모습을 본 분타주는 무척이나 놀랐다.
나이도 얼마 안 되어 보이는데 검에서 검강이 줄기줄기 뻗쳐 나오자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아무리 인원이 많다 해도 검강의 고수 정도면 시간의 차이 일뿐 상대가 되질 않는 것 이었다.
지오의 검은 무엇을 막론하고 스치는 것들은 모두 잘라내어 버렸다.
검강을 막을만한 고수가 없었던 것 이었다.
분타주는 검을 뽑아들고 호위무사와 함께 지오에게 달려들었다.
지오는 그 모습을 보고는 분타주를 향해 마주 검을 휘둘렀다.
그런데 당연히 잘려 나갈 거라 생각한 분타주의 검이 지오의 검을 막아냈던 것 이었다.
검강을 시전하고 처음으로 막혔던 것 이 었다.
지오는 내심 놀랐지만 태연히 분타주의 검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분타주의 검에 뚜렷하게 검기가 서려 있었다.
지오는 다시 검을 휘둘렀다.
역시 이번에도 분타주는 지오의 검을 막아냈다.
동시에 호위무사들이 지오의 빈곳을 향해 검을 휘두르자 지오는 당황했다.
분타주의 무공은 의외로 강해 쉽게 제압하기가 힘들었다.
물론 일대일의 상황이라면 열 초식 안에 제압하겠지만 호위무사와 일반 무사들까지 합세하니 상대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더군다나 간간히 빈틈을 노려 암기를 던져 오는 놈들도 있어 상대하기가 영 힘들었다.
한참을 그렇게 공방을 하던 중 지오는 신형을 잠시 뒤로 날려 검을 멈추었다.
그 모습을 본 분타주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무사들을 격려했다.
“놈이 아무리 무공이 높다 해도 체력엔 한계가 있다. 놈이 지쳤으니 모두 같이 쳐라.”
“하하하... 과연 그럴까?”
“놈. 괜한 객기 부려도 소용없다.”
“객기라.... 하하하... 그럼 어디 객기 한번 받아 보아라.”
지오는 이제까지 하단전만 사용하다 중단전을 사용하여 내력을 끌어 올렸다.
그러자 묵혼에서 더욱 진한 흑색기류가 뻗쳐 나왔다.
그리곤 천마신공의 2검인 천마난무의 1초식 지마검을 펼쳤다.
땅의 기운을 받아들여 검에 주입하고 그 힘으로 상대를 향해 펼치는 초식이었다.
“어디 받아 보아라. 천마난무 1초식 지마검.”
기합소리와 함께 지오의 검에서 검환이 발사 되었다.
“허억~ 검환이라니... 모두 피해라...”
그러나 이미 피하기엔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무사들이 모여 있던 곳에 커다란 폭발음과 동시에 무사들이 튕겨져 나갔다.
그 뒤를 지오가 뛰어들어 검을 휘둘렀다.
검환의 충격으로 정신을 우왕좌왕 하던 무사들은 지오의 검에 하나씩 쓰러졌다.
“제 2초식 환마검.”
또다시 지오의 검에서 검환이 쏘아졌다.
이번엔 검환이 여러 개로 갈라져 분타의 무사들은 피할 곳 이 없었다.
“쾅...쿠쿠쿵... 퍼엉... ”
수십 명의 무사들이 제대로 검도 휘두르지 못하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며 쓰러졌다.
그러나 지오는 멈추지 않았다.
“크하하하... 제 3초식 광마검.”
또 다시 지오의 검에서 벼락과 같은 기운이 내리 꽂혔다.
마치 지오는 지옥의 악마와 같았다.
그의 눈은 살기가 번득이며 안광을 뿜어냈고 검에선 줄기줄기 흑색 기류가 뻗쳐 나와 보는 이로 하여금 섬뜩함을 느끼게 하였다.
겨우 세 초식에 남아있는 무사는 몇 명 되질 않았다.
지오는 더욱 내력을 끌어 올렸다.
폭음 소리를 듣고 남아 있던 분타의 무사들이 모두 모여들어 좀 전의 수보다 훨씬 많아 졌던 것이다.
지오는 오늘 이곳 분타의 황교무사들을 모두 죽일 작정을 한 것 이었다.
“크하하하... 모두 죽여주마... 4초식 천마검."
"쿠르르릉...쾅....콰쾅....펑...”
“으악... 피해라....”
“악마다... 크아악.”
지오는 살육을 하면 할 수 록 광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자신을 구하기 위해 검을 버리고 가슴을 뚫린 아버지의 모습과 스스로 검을 가슴에 찌르고 절규하는 어머니의 모습, 자신을 위해 생명을 버린 설란의 모습이 환영처럼 지오의 눈에 물들어 이었다.
“크아악... 모두 죽어라... 내 검에 더 이상 용서는 없을 것이다...‘아수라천지무’.”
지오는 제 3검인 아수라천지무의 1초식부터 4초식까지 한꺼번에 전개를 하였다.
검에선 검환과 검폭이 폭사되었다.
이젠 분타의 무사중 살아있는 자는 분타주를 비롯해 호위무사 몇 명만 겨우 목숨을 남아있고 거의 전멸을 했다.
그 광경을 경악의 눈으로 지켜보던 분타주는 더 이상 싸울 의욕을 잃었다.
“피..해라... 더 이상 상대해봐야 무모한 목숨만 잃을 뿐이다.”
그 말과 동시에 호위무사와 신형을 날려 도망을 치려했다.
그러나 지오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않았다.
“크크크...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가라... 천마검.”
도망치는 분타주와 호위무사 뒤로 빛과 같은 빠르기로 검막이 형성되어 쓸고 지나갔다.
“크아아아악....”
처절한 비명소리와 함께 분타주와 호위무사는 흔적도 제대로 남기지 않고 목숨을 잃었다.
지오는 한동안 검을 들고 멍하니 자신이 만든 흔적을 지켜보았다.
그의 눈엔 쓸쓸함이 베어 나왔다.
그렇게 한동안 멍하니 있던 지오는 묵혼을 검집에 집어넣고 그 곳을 빠져 나왔다.
지오는 객점으로 돌아와 목욕을 하고 먼저 할아버님이 계신 양양에 위치한 무림맹으로 향할 것을 계획하고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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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제 복수의 길을 한발 내딛었네요... 황교, 마교와 무림맹의 사이에서 지오는 어떤
길을 걷게 될지.... 또한 묵혼당과 묵환당의 생사는 어찌되었을지 담편을 기대해주세요.
* 위 지도는 그저 작가의 가상에 의해 만들어 진것임을 밝히며...
빨간간색의 지점이 황교와 마교가 분타를 설립한 지역입니다.
조잡하지만 그저 글읽으시는데 조금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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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는 귀충곡 에서 빠져나와 마초산을 내려갔다.
당장 마교로 쳐들어가고 싶지만 일단 곽아저씨와 나당주, 묵환당과 묵혼당의 각원들 안위가 걱정이 되어 먼저 상황을 알아보고자 함이었다.
마초산을 내려온 지오는 근처 객점에 들어가 간단한 음식을 시키고는 점소이를 불러 마교의 상황을 물었다.
그러나 마교는 워낙 외부인과 접촉이 없어 알아낸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고 전혀 소득이 없던 건 아니었다.
현제 중원은 그야 말로 폭풍 전야였다.
지오가 귀충곡에 빠져있던 1년의 시간동안 황교는 마교와 손을 잡고 중원진출을 시도했고 현제 중원 외곽 마초에 총단을 마련하고 각 중소문파를 끌어들여 구파일방과 오대세가가 세운 무림맹과 싸우고 있었다.
중원천지 어느 곳이든 싸움이 끊이질 않았다. 인심은 흉흉하고 곳곳마다 약탈과 악행이 일어났다.
황교는 마초를 기점으로 소추, 귀상, 수추, 기주, 마효까지 잠식하여 그곳에 분타를 개설해 그야말로 그곳의 상황은 최악의 상태였다.
그나마 다른 곳은 무림맹의 영향으로 그나마 좀 낳은 편이었다.
황교와 마교는 자신들의 분타가 들어 선 곳에선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와 관련된 무인들은 서슴없이 죽였다.
지오는 그 소식을 듣고는 기주에 있는 남궁세가 또한 무사하지 못한 것을 알고 마음이 조급해 졌다.
객점에서 나온 지오는 먼저 마교 쪽으로 급하게 신형을 날렸다.
새로운 경지에 들어선 지오는 그 신형이 마치 비호와 같았다.
지오는 더욱 내공을 끌어올려 신법을 전개하자 기다란 선을 남기며 지오의 신형은 앞으로 나아갔다.
지오는 멀리 마교의 건물이 보이자 신형을 늦추며 기척을 죽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온 지오는 먼저 자신이 머물렀던 지객당 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지객당에는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지객당 앞에 도착한 지오는 1년 전 설란이 쓰러졌던 곳에 서서 당시의 일을 떠올렸다.
‘그녀의 시신은 누가 수습을 한 것 일까? 설란....’
지오는 한동안 그곳에 서서 당시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다가 발을 돌려 교주가 있는 집무실로 달려갔다.
그러나 전과는 달리 경비는 무척 허술했고 천장과 바닥 그리고 기둥과 벽 곳곳에 몸을 숨기던 호위들도 그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지오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당시 두 명의 고수가 있던 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러나 그 곳 역시 아무도 없었다.
지오는 더 이상 이곳에선 알아볼 것 이 없는 걸 느끼고 그곳을 빠져 나왔다.
지오는 마교가 비어 있는걸 확인하곤 곧장 기주로 향하였다.
남궁세가에 계신 할아버님이 걱정 이었다.
지오는 수추(樹楸)와 귀상(歸峠)을 지나 기주(器做)에 도착을 했다.
단 이틀 만에 도착을 한 것이다. 그만큼 지오는 할아버님이 걱정이 되었다.
남궁세가에 도착한 지오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세가의 건물은 싸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여기저기 부서져 있었고 세가의 사람들은 볼 수가 없었다.
지오는 세가 안을 돌아다니며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람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세가 사람들은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어떻게 1년 사이에 어떻게 이리 변할 수 있단 말인가.’
지오는 가슴이 더욱 답답해 졌다.
할아버지와 동생들의 생사를 알 길이 없었다.
일단 지오는 객점을 찾아 들어갔다.
오는 동안 제대로 쉬지도 않고 줄곧 달려와서 먼저 좀 쉬고나 서 생각을 하기로 했다.
지오는 객점에 들어가 음식을 주문하고 하루 묵고 갈 것이니 방을 준비 해 달라고 부탁했다.
지오는 주문한 음식이 나올 동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먼저 할아버님의 안위부터 확인을 해야 하고, 곽아저씨와 나당주를 비롯해 무혼당과 무환당의 무사들이 어떤지 알아야 갰는데... 어떻게 한다...’
지오는 이런 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아파왔다.
그때 객점 문을 열고 들어오는 세 명의 무인들이 보였다.
그들은 들어오자 객점을 휘 둘러보곤 탁자에 올려져 있는 지오의 검을 보곤 곧장 지오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지오는 그들과 언제 본적이 있나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전혀 본적이 없는 사람들 이었다.
‘후후. 허긴 내가 언제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사귀어왔던가.... 모르는 게 당연하지..’
그렇게 생각 할 무렵 세 명의 무인들이 지오의 앞에 섰다.
“무림인인가 보군, 못 보던 놈인데 어디서 왔나?”
나이가 40대쯤 되어 보이는 얼굴은 야비하게 생긴 한 장한이 지오에게 대뜸 물었다.
그는 황교의 기주 분타 에 무사였다.
지오는 상대의 말투에 대꾸할 가치를 못 느껴 점소이를 불렀다.
점소이는 지오 앞에 와서는 어찌 할 바를 모르고 황교의 무사와 지오를 번갈아 보며 눈치를 볼뿐이었다.
“주문한 음식이 아직 안나왔네. 배가 고프니 빨리 준비해 주게나.”
“아... 예... 알겠습니다.”
점소이는 재빨리 대답하곤 주방 쪽으로 후다닥 들어가 버렸다.
지오의 행동을 지켜보던 황교의 무사가 재미있다는 듯 지오의 탁자 앞에 마주 앉았다.
“재밌는 놈이군, 당장 죽을 지도 모르는데 음식타령이라니? 겁이 없는 건가... 아니면 믿는 다른 구석이 있는 건가?”
장한은 앞에 앉은 상대가 나이도 이제 20이 갓 넘은 나이로 보이고 느껴지는 무공의 경지도 그리 대단치 않자 호기심이 일었다.
이곳 기주에서 지난 여섯 달 동안 자신을 보곤 이렇듯 태연한 놈은 없었다.
자신이 누구던가... 황교가 기주에 분타를 설립하고 자신이 그 휘하로 들어간 후 자신의 반월도에 숫한 정도의 무인들이 생명을 잃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제 갓 스물이 넘어 보이는 이 애송이는 자신 앞에서 태연하게 음식이 나오지 않는다고 투덜거리지 않는가...
그때 뒤에 있던 다른 무사 하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니 이놈이 형님이 묻는데 냉큼 답하지 않고... 네놈이 죽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지오는 뒤의 장한을 힐끗 쳐다보곤 다시 앞에 앉은 장한을 쳐다봤다.
“황교 쪽인가? 아니면 마교 쪽인가?”
그 말에 뒤에 서있던 장한이 굉소를 지으며 말했다.
“크하핫... 이놈이 그걸 알면서도 저리 태연한걸 보니 겁에 질려 단단히 실성을 했구나.”
그러나 지오이 앞에 앉은 장한은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들이 황교의 분타에 속한 무사라는 걸 알아 보는 게 그리 이상할 일은 아니지만 그걸 알면서도 저리 태연할 수 있다는 것이 그로 하여금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했다.
한편 지오는 이들로 하여금 혹시 할아버지의 근황을 알아 볼 수 있을 것 같아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래 네놈은 우리가 황교 쪽으로 보이나 아니면 마교 쪽으로 보이나?”
“...... 어느 쪽이든 그리 상관없겠지....”
그렇게 말하곤 지오는 앞의 장한에게 강한 살기를 흘렸다가 이내 다시 거두었다.
마주 앉아 있던 장한은 순간 온몸에 줄기줄기 뻗쳐오는 살기에 경악을 했으나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오는 그런 장한의 모습을 보더니 피식 웃고는 말을 이었다.
“남궁세가의 일은 네놈들의 짓인가?”
순간 그 말은 들은 황교 무사는 의자에서 일어나 빠르게 뒤로 물러나서 도를 빼어 들었다.
그러자 함께 온 무사들도 일제히 검을 빼어 들었다.
“네놈은 누구냐? 누구기에 그걸 묻는 것이냐?”
“흠... 역시 네놈들 짓이군... 황교인가 아니면 마교인가? 신중히 대답해야 할 것이다. 네놈들이 어찌 죽느냐는 그 말에 달려 있으니...”
지오의 눈에 살기가 맺혔다.
그 모습에 검을 들고 있던 무사들은 몸이 얼어 붇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오는 자리에서 서서히 일어나 탁자에 놓여 있던 묵혼을 집어 들었다.
“답은 한 놈에게만 들으면 되니 두 놈은 필요가 없겠군.”
그 말과 동시에 묵혼이 뽑히며 두 가닥 검기가 좌측과 우측에 서있던 무사 두 명을 가르고 지나갔다.
두 명의 황교 무사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체 그 자리에서 목이 잘리며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보던 방금 전 지오 앞에 앉아 있던 무사는 도를 든 체 두려움에 몸을 떨고 있었다.
지오는 묵환을 검집에 넣고 다시 자리에 앉아 음식을 들고 벌벌 떨고 있는 점소이 에게 음식을 가져오게 했다.
가져온 음식을 다 먹는 동안 황교의 무사는 도를 내리지도 못한 체 앞에서 좀 전의 모습 그대로 서 있었다.
음식을 다 먹은 지오는 여전히 굳은 체 서있는 무사에게 눈을 돌렸다.
“네놈이 살수 있는 마지막 질문이다. 신중히 대답 하도록 해라.”
“.................”
“황교 쪽인가... 아니면 마교 쪽인가?”
그 물음에 부들부들 떨고 있던 황교 무사가 무릎을 꿇고는 머리를 땅에 박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 주십시오.”
“답 하라.”
“저는 황교의 기주 분타에 속한 무사 입니다.”
“그럼 남궁세가의 일은 황교 쪽에서 한 짓인가?”
“네... 그렇습니다. 열 달 전쯤 황교에서 남궁세가를 습격했습니다. 전 그 후에 이곳 기주분타에 들어갔기에 자세한 내용은 저도 잘 모릅니다.”
“그럼 남궁세가의 가주와 식솔들은 어떻게 되었나?”
“듣기론 습격당하던 날 남궁세가의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세가의 가주와 몇몇은 몸을 피해 양양에 있는 무림맹 으로 몸을 피했다고 합니다.”
그 말에 지오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직 확실한 것은 모르겠지만 일단 할아버지와 동생들이 몸을 피했다는 말을 듣자 지오는 한 가지 걱정을 줄였다.
지오는 황교 무사에게 분타의 자세한 위치를 묻고는 한쪽 팔을 자른 후 돌려 보냈다.
객점을 나온 지오는 곧바로 황고의 기주분타로 향하였다.
서서히 날이 저물어 황혼이 물들 무렵 지오는 황교 분타 에 도착을 했다.
분타 앞은 저들의 횡포를 아는지 오가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분타의 크기는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건물의 크기로 그다지 큰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작지도 않았다.
지오는 성큼 분타의 정문을 넘었다.
문을 지키던 무사 두 명이 검의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대곤 물어왔다.
“무슨 일로 이곳에 왔소?”
“가서 분타주 에게 전하 거라 남궁세가의 소가주가 빚을 갚으러 왔다고...”
“헛... 남궁세가? 감히 겁도 없이 혼자서 왔단 말이냐?”
“크크... 이런 허접한 곳을 청소하는데 나 하나면 족한 것을...”
“뭣이. 이놈이 제정신이 아니구나.”
그 말과 동시에 무사가 검을 휘둘러 왔다.
지오는 묵혼도 뽑지 않고 목을 향해 들어오는 검을 맨손으로 검 날을 잡아 버렸다.
그 모습을 본 무사 한명이 눈이 부릅떠지며 안으로 손살같이 들어갔다.
“크크크... 눈치가 빠른 놈이군.”
그렇게 말하곤 검을 잡힌 무사를 권으로 가슴을 내질렀다.
푹터지는 소리가 들리며 문을 지키던 무사는 수장이나 튕겨져 나가 그 자리에 절명을 하고 말았다.
잠시 후 안으로 들어갔던 문을 지키던 무사가 수십 명의 무사를 데리고 나왔다.
그들을 둘러본 지오는 조용히 말을 했다.
“분타주가 어떤 놈이냐?”
그러자 무리중 나이가 지긋이 든 50대의 한 장한이 눈을 부라리며 대꾸를 했다.
“네놈이 남궁세가의 소가주냐? 간이 부었구나. 혼자서 이곳을 오다니...”
“네놈이 분타주 인가?”
“네놈 하나를 상대하는데 분타주께서 나오실 필요까지야 있겠느냐?”
“크크... 아무려면 어떤가. 결국 나오게 될 것을...”
“실성한 놈이구나. 얘들아 저놈을 죽지 않을 만큼만 족쳐서 무릎을 굻려라.”
그와 동시에 세 명의 무사가 무기를 들고 앞으로 뛰쳐나왔다.
지오는 기다리지 않고 제일 먼저 나온 무사하나를 우수로 배를 강타하고 몸을 숙여 검을 피한 뒤 우측 무사하나를 각으로 얼굴을 강타했다.
순식간에 두 명이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고 죽어버리자 명령을 내린 장한이 다시 명령을 내렸다.
“보통이 아닌 놈이다 함께 쳐라.”
수십 명이 지오를 둥글게 에워싸자 지오는 그제 서야 묵혼을 빼들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분타의 무사들이 일제히 검을 휘둘러 왔다.
지오는 검을 이리저리 피하며 한명씩 공격해 나갔다.
그러나 워낙 인원이 많다보니 지오는 이내 한명씩 공격하는 것을 포기하고 내력을 끌어올려 검에 기를 주입했다.
그러자 묵혼 에서 검은 기류가 줄기줄기 뻗쳐나와 한자나 길어졌다.
“헛... 검강? 조심해라... 검을 마주치지 마라.”
그러나 이미 지오의 검은 상대의 검을 가볍게 잘라내고 있었다.
검강이 뻗쳐나와 길이가 길어진 묵혼은 상대의 검뿐 아니라 몸통까지 잘라내며 거침이 없었다.
순식간에 다섯이 죽어나가고 무인들은 검강의 범위에서 벗어나 포위망을 더욱 크게 벌렸다.
“크크.. 이젠 분타주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이익... 이놈...”
지오의 말에 무사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때 안에서 분타주로 보이는 사람이 호위를 데리고 나왔다.
“웬 놈이기에 나를 찾는 것이냐?”
“네놈이 분타주 인가?”
“어린놈이 입이 험하구나.”
“하하... 네놈은 원수에게도 말을 가려 한단 말이냐?”
“뭐라? 네놈이 죽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글쎄... 죽기엔 아직 할일이 너무 많아 그러지도 못한다면 믿을지 모르겠군.”
“아무튼 잘됐군. 안 그래도 남궁세가의 가주를 놓쳐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네놈을 잡는 걸로 만족 해야겠군.”
“글쎄... 두고 봐야겠지. 그러나 분명한건 오늘부로 이곳 기주의 황교 분타는 사라질 것이다.”
그 말과 동시에 지오는 분타주를 향해 신형을 날렸다.
묵혼을 휘둘러 목을 베려는 순간 분타주의 호위무사로 보이는 다섯 명의 무사가 앞을 막아섰다.
지오는 멈추지 않고 그중 하나에게 검을 휘둘렀다.
지오의 칼을 받는 무사는 검을 마주치지 않고 허리를 숙여 피하고는 검을 가슴으로 찔러 들어왔다.
동시에 나머지 네 명의 무사들도 목과 옆구리 다리를 향해 검을 쓸어왔다.
지오는 그들의 실력이 예상보다 높아 내심 놀라 신형을 뒤로 물렀다.
그러나 뒤로 물러난 지오를 다른 무사들이 가만히 놔두질 않았다.
여러 명의 무사가 동시에 검을 찔러와 지오는 검강이 실린 검으로 동시에 검들을 잘라 버렸다.
그 모습을 본 분타주는 무척이나 놀랐다.
나이도 얼마 안 되어 보이는데 검에서 검강이 줄기줄기 뻗쳐 나오자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아무리 인원이 많다 해도 검강의 고수 정도면 시간의 차이 일뿐 상대가 되질 않는 것 이었다.
지오의 검은 무엇을 막론하고 스치는 것들은 모두 잘라내어 버렸다.
검강을 막을만한 고수가 없었던 것 이었다.
분타주는 검을 뽑아들고 호위무사와 함께 지오에게 달려들었다.
지오는 그 모습을 보고는 분타주를 향해 마주 검을 휘둘렀다.
그런데 당연히 잘려 나갈 거라 생각한 분타주의 검이 지오의 검을 막아냈던 것 이었다.
검강을 시전하고 처음으로 막혔던 것 이 었다.
지오는 내심 놀랐지만 태연히 분타주의 검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분타주의 검에 뚜렷하게 검기가 서려 있었다.
지오는 다시 검을 휘둘렀다.
역시 이번에도 분타주는 지오의 검을 막아냈다.
동시에 호위무사들이 지오의 빈곳을 향해 검을 휘두르자 지오는 당황했다.
분타주의 무공은 의외로 강해 쉽게 제압하기가 힘들었다.
물론 일대일의 상황이라면 열 초식 안에 제압하겠지만 호위무사와 일반 무사들까지 합세하니 상대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더군다나 간간히 빈틈을 노려 암기를 던져 오는 놈들도 있어 상대하기가 영 힘들었다.
한참을 그렇게 공방을 하던 중 지오는 신형을 잠시 뒤로 날려 검을 멈추었다.
그 모습을 본 분타주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무사들을 격려했다.
“놈이 아무리 무공이 높다 해도 체력엔 한계가 있다. 놈이 지쳤으니 모두 같이 쳐라.”
“하하하... 과연 그럴까?”
“놈. 괜한 객기 부려도 소용없다.”
“객기라.... 하하하... 그럼 어디 객기 한번 받아 보아라.”
지오는 이제까지 하단전만 사용하다 중단전을 사용하여 내력을 끌어 올렸다.
그러자 묵혼에서 더욱 진한 흑색기류가 뻗쳐 나왔다.
그리곤 천마신공의 2검인 천마난무의 1초식 지마검을 펼쳤다.
땅의 기운을 받아들여 검에 주입하고 그 힘으로 상대를 향해 펼치는 초식이었다.
“어디 받아 보아라. 천마난무 1초식 지마검.”
기합소리와 함께 지오의 검에서 검환이 발사 되었다.
“허억~ 검환이라니... 모두 피해라...”
그러나 이미 피하기엔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무사들이 모여 있던 곳에 커다란 폭발음과 동시에 무사들이 튕겨져 나갔다.
그 뒤를 지오가 뛰어들어 검을 휘둘렀다.
검환의 충격으로 정신을 우왕좌왕 하던 무사들은 지오의 검에 하나씩 쓰러졌다.
“제 2초식 환마검.”
또다시 지오의 검에서 검환이 쏘아졌다.
이번엔 검환이 여러 개로 갈라져 분타의 무사들은 피할 곳 이 없었다.
“쾅...쿠쿠쿵... 퍼엉... ”
수십 명의 무사들이 제대로 검도 휘두르지 못하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며 쓰러졌다.
그러나 지오는 멈추지 않았다.
“크하하하... 제 3초식 광마검.”
또 다시 지오의 검에서 벼락과 같은 기운이 내리 꽂혔다.
마치 지오는 지옥의 악마와 같았다.
그의 눈은 살기가 번득이며 안광을 뿜어냈고 검에선 줄기줄기 흑색 기류가 뻗쳐 나와 보는 이로 하여금 섬뜩함을 느끼게 하였다.
겨우 세 초식에 남아있는 무사는 몇 명 되질 않았다.
지오는 더욱 내력을 끌어 올렸다.
폭음 소리를 듣고 남아 있던 분타의 무사들이 모두 모여들어 좀 전의 수보다 훨씬 많아 졌던 것이다.
지오는 오늘 이곳 분타의 황교무사들을 모두 죽일 작정을 한 것 이었다.
“크하하하... 모두 죽여주마... 4초식 천마검."
"쿠르르릉...쾅....콰쾅....펑...”
“으악... 피해라....”
“악마다... 크아악.”
지오는 살육을 하면 할 수 록 광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자신을 구하기 위해 검을 버리고 가슴을 뚫린 아버지의 모습과 스스로 검을 가슴에 찌르고 절규하는 어머니의 모습, 자신을 위해 생명을 버린 설란의 모습이 환영처럼 지오의 눈에 물들어 이었다.
“크아악... 모두 죽어라... 내 검에 더 이상 용서는 없을 것이다...‘아수라천지무’.”
지오는 제 3검인 아수라천지무의 1초식부터 4초식까지 한꺼번에 전개를 하였다.
검에선 검환과 검폭이 폭사되었다.
이젠 분타의 무사중 살아있는 자는 분타주를 비롯해 호위무사 몇 명만 겨우 목숨을 남아있고 거의 전멸을 했다.
그 광경을 경악의 눈으로 지켜보던 분타주는 더 이상 싸울 의욕을 잃었다.
“피..해라... 더 이상 상대해봐야 무모한 목숨만 잃을 뿐이다.”
그 말과 동시에 호위무사와 신형을 날려 도망을 치려했다.
그러나 지오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않았다.
“크크크...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가라... 천마검.”
도망치는 분타주와 호위무사 뒤로 빛과 같은 빠르기로 검막이 형성되어 쓸고 지나갔다.
“크아아아악....”
처절한 비명소리와 함께 분타주와 호위무사는 흔적도 제대로 남기지 않고 목숨을 잃었다.
지오는 한동안 검을 들고 멍하니 자신이 만든 흔적을 지켜보았다.
그의 눈엔 쓸쓸함이 베어 나왔다.
그렇게 한동안 멍하니 있던 지오는 묵혼을 검집에 집어넣고 그 곳을 빠져 나왔다.
지오는 객점으로 돌아와 목욕을 하고 먼저 할아버님이 계신 양양에 위치한 무림맹으로 향할 것을 계획하고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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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제 복수의 길을 한발 내딛었네요... 황교, 마교와 무림맹의 사이에서 지오는 어떤
길을 걷게 될지.... 또한 묵혼당과 묵환당의 생사는 어찌되었을지 담편을 기대해주세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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