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장 대적(對敵)의 정체
“그게 정말입니까?”
자신도 모르게 높아진 음성, 당황한 이현성에게 낙약란은 온화한 미소로 답했다.
“…….”
이현성은 침묵한 채 생각에 빠졌다.
‘이번에도 오대천후인가? 이곳에 오자마자 열화지존의 유물을 얻고, 적석산에선 검후의 유물 때문에 봉변을 당했었건만, 대체 나와 칠존오후가 무슨 인연이 있길래.’
생각에 잠겨 있는 이현성을 보며 낙약란은 처연하게 말을 이었다.
“구만리 장강에서도 경하채(驚河寨)가 자리한 남경은 요지중에서도 요지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세력은 총단과도 맞먹고, 채주인 혈잔(血殘) 금서량(琴西亮)의 야심은 보통이 아니지요. 그런 그가 흑수채의 앞마당을 지나간다고 해도 우리 흑수채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용왕께서 건재하셨다면 금서량도 그렇게 함부로 할 수는 없었겠지만, 그때는 이미 칩거에 들어가셨던 때라……. 하지만 그 직후 뇌정검호각이 멸문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뭔가 괴이한 기분에 조사를 시작했고, 그 사실을 알게 되었죠.”
“왜 서맹주한테는 말하지 않은 겁니까?”
“연관된 수채의 숫자가 상상이상이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는 내가 그런 말을 했다가는 오히려 이간질시키는 거라고 오해했을 거에요.”
“그런데, 왜 저에겐 말하는 겁니까?”
“그거야 경천세를 미행하는 걸 봤기 때문이죠. 그들 편이 아니라는 확신이 섰으니까. 그리고 공자가… 마…음에 들….”
낙약란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얼굴을 붉혔다. 이현성의 얼굴도 절로 붉어졌다. 술자리에서의 일을 떠올렸기 때문이리라.
묘해진 공기. 싸늘한 가을의 바람이 부는데 그들 사이의 분위기에 훈훈한 기운이 돈다. 서로 쑥스러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는데, 낙약란이 무언가를 떠올린 듯 화제를 돌렸다.
“아. 이대로라면 매동생이 위험하겠어요. 빨리 나를 따라와요.”
다급하게 말하며 교구를 날리는 낙약란, 매동생이라면 분명 매부용을 말함이다.
“잡혀 간 게 그 아.. 부인이셨습니까?”
황급히 그녀의 뒤를 따르는 이현성 자신도 모르게 나올 뻔한 아줌마라는 말을 삼켰다. 사실 삼십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부용에게 아줌마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요. 초하에게는 많은 호위가 붙어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도 설마 경천세가 직접 매동생을 납치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어디로 갔는지는 아십니까?”
“이 근처에 약속을 잡을 만큼 특정한 장소는 한곳밖에는 없어요.”
낙약란은 짧게 말을 끝맺고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경공을 펼치는 데 내력을 아끼고자 함이다.
이현성은 막연히 품게 된 호감 하나로 낙약란의 말을 믿고 자신을 내던지고 있었다. 그러나 대의명분이라는 말로 치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무림만큼 약육강식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인간사회가 있을까. 결국 한번쯤 고통을 겪어보고 나서야 무림의 비정함을 깨닫게 되리라.
그러나 다행히 이번 경우에는 그의 호의가 보답을 받은 모양이다. 낙약란을 따라가던 이현성은 계곡을 나와 마주 달려오던 경천세와 마주칠 수 있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수룡보로 복귀하던 경천세는 두 남녀가 자신을 막아서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낙약란! 이현성!”
너무 놀라서 일까? 아무런 호칭도 없이 두 사람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당황한 경천세의 모습에 오히려 낙약란이 놀란 척을 한다.
“어라라. 경채주님 이런 시간에 무슨 일이신가요?”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표정. 경천세는 그제야 자신이 실수를 했음을 깨닫고 마음을 추슬렀다.
“큼큼. 잠시 볼 일이 있었소. 나…낙채주야 말로 이런 시간에 이소협과….”
그러자 낙약란은 마치 당연한 걸 묻는 다는 듯이 몸을 비비꼬며 염기(艶氣) 넘치는 목소리로 답했다.
“어라라. 젊은 남녀가 이런 시간에 이런 장소를 찾는 건 뻔한 이유 아니겠어요. 경채주님도 참, 다 아시면서….”
의외의 대답에 경천세가 힐끔 이현성을 쳐다보니, 그는 딴 곳으로 시선을 돌리고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이 년놈들이 그 새 눈이 맞은 건가? 시시때때로 발정 나는 저 계집은 그렇다 쳐도, 사문의 복수를 하겠다는 놈이 이런 녀석이었다니, 신경 쓰고 있던 내가 바보 같잖아.’
경천세는 낙약란의 말 한마디에 맥을 풀어버렸다. 과연 화의(華儀) 청년에게도 무시당할 만한 인간이었다.
“경채주님. 오늘 저희를 본 것을 다른 분들께 말하면 안 되어요. 저야 상관없지만, 이 공자가 곤란하실 테니….”
낙약란은 교태롭게 말하며 이현성의 팔에 찰싹 달라붙더니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그의 팔에 문질렀다.
‘창녀같은 계집! 내가 달랄(?) 때는 한 번도 안주더니, 이런 애송이한테! 어디 두고 보자. 내가 지존삼채의 채주가 되면 이 어르신의 물건으로 네년의 가랑이를 뻑적지근하게 눌러주마!’
경천세는 애써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가라앉혔다.
“그렇게 하겠소. 하지만 아무리 낙채주라도 찬바람 속에 맨살을 너무 자주 내놓으면 건강이 좋지 않을게요.”
낙약란이 아무데서나 옷을 훌렁훌렁 벗는다는 것을 비아냥거린 말이다. 그러나 낙약란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받았다.
“호홋. 걱정 마세요. 저희는 저 안쪽에 있는 용왕묘에 갈 예정이니까요.”
“……!”
-덜컥
그 순간 경천세는 마치 자신의 간 떨어지는 소리가 귓가에 울린 듯했다.
“어라라. 왜 그러시나요? 설마 그곳에 숨겨둔 과부라도 있으신 건 아니겠죠.”
“내, 내가 그럴 리가 있겠…!”
자신의 생각이 표정으로 드러난 것을 깨닫고 황급히 변명을 하던 경천세는 낙약란의 이야기 내용이 묘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설마 네 년이!”
순식간에 경천세의 손에는 권(圈)이 쥐어져 있었다. 크고 작은 두 개의 원을 마주 보게 겹치고, 그 두 원이 교차하는 곳에 손잡이를 만들고는 밖으로 드러난 두 개의 원에 날을 세운 조그만 병기가 바로 권이다. 쉽게 감출 수 있고, 던질 수도 있는 무기이기에 암습에 주로 쓰인다.
경천세의 병기가 바로 권이었다. 독각교(獨角蛟)라는 별호가 생긴 이유도 바로 이 무기 때문이다.
평소라면 경천세와 낙약란의 무공은 막상막하, 그러나 지금 낙약란의 옆에는 이현성이 있다.
현성이 낙약란이 공격당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리 없다. 그녀를 뒤로 밀쳐낸 현성의 대검이 경천세의 주먹과 부딪쳤다.
-카가가각
금속과 금속이 충돌하는 소리가 울렸다. 굳건하게 자리에 버티고 선 이현성. 그러나 경천세는 세 걸음이나 물러서야 했다.
‘어린 놈이 내력이 장난이 아니다!’
경천세는 경악하고 있었다. 비록 많은 내력을 모으지는 못했다고 해도, 권을 타고 전해진 진기의 일부가 팔을 마비시키며 타고 올라와 그의 내부를 진탕시켰던 것이다. 뇌정심결을 터득한 이현성의 대검을 타고 흐르는 뇌정지기(雷霆之氣) 때문이었다.
아무리 우리의 순한 이현성이라도 길거리에서 막싸움 한번 안 해 본 것은 아니다. 기세를 잡았으니 단번에 몰아치기 시작했다.
-뇌정출운(雷霆出雲)
복마대구식의 첫 번째 초식이 이현성의 짧은 대검에서 펼쳐졌다. 뇌정강살 특유의 격렬함과 섬광은 없었지만, 그런 거 없어도 이현성의 검은 모든 호신강기를 파훼한다.
그 무서움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는 것일까? 경천세는 전력을 다해 그의 검을 피했다. 그러나 낙약란의 검은색 연검이 그의 목줄기를 감으려 하고 있었다. 비록 경천세가 심기가 얕은 인물이라고는 해도 수계십팔왕이라는 자리를 노름해서 딴 것은 아니다.
“만상절앙(萬像絶殃)!”
경천세의 권에 회색빛 경기가 모여들더니 폭발했다.
-카가가강
쇳소리가 들리며 이현성의 대검과 낙약란의 연검이 차단되었다. 그러나 그걸로 경천세의 위기가 끝났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래도 경천세는 잠깐만 버티면, 용왕묘에 있는 그 청년이라면 먼 거리에서라도 이 소음을 듣고 자신을 도와주러 오리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매부용의 육체를 주무르고 빠는데 정신이 빠져 있었으니.
게다가 경천세는 그 잠시도 버틸 수가 없었다.
-뇌정사일(雷霆射日)
이어서 이현성의 두 번째 초식이 펼쳐졌다. 본래는 보통의 장검으로 펼쳐야 하는 검법이 겨우 한자밖에 되지 않는 짧은 대검으로 펼쳐지니 화려함이 사라지고 기민함이 남아있다.
대검은 아슬아슬하게 경천세의 심장을 찔러왔다. 만약 대검이 한 치만 길었더라도 경천세의 가슴에는 구멍이 뚫렸을 것이다. 좀 아쉬운 감이 있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경천세가 이현성을 피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사이, 어느새 뒤로 돌아간 낙약란의 연검이 그의 등을 할퀸 것이다.
“크으으윽!”
나직한 비명이 경천세의 입 밖으로 새어나왔다. 그리고 그걸로 끝이었다.
이윽고 낙약란에게 혈도가 찍혀 바닥에 쓰러진 경천세를 가리키며 이현성이 물었다.
“이 자는 어떡합니까?”
“이대로 내버려 둬도, 내일 아침까지는 깨어나지 못할 거예요. 일단 매동생을 구해서 돌아가는 길에 데려가도록 해요.”
대답하는 낙약란의 표정이 표하게 상쾌해 보인다.
“그런데, 기분이 좋은 모양입니다.”
“당연하죠. 예전부터 치근대는 게 얼마나 맘에 안 들었는데. 자 빨리 가요.”
두 사람은 함께 경천세가 빠져나온 계곡 안으로 향했다.
두사람의 시야에 계곡 끝에 자리한 용왕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용왕묘의 안쪽에서 여인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이현성과 낙약란은 잠깐 서로의 얼굴을 마주본 뒤 용왕묘를 향해 몸을 날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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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악!”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깨달은 매부용은 당장이라도 혀를 깨물고만 싶었다. 그러나 청년은 그녀에게 자진할 틈도 주지 않았다.
매부용이 정신을 차리는 순간 그 자는 불끈거리는 욕망의 실체를 거칠게 그녀의 중심부를 향해 돌입시켜 왔던 것이다.
“안 돼!”
매부용은 숨넘어가는 비명을 토하며 다급히 허벅지를 오므리려 했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짐승의 음욕을 돋우는 몸부림에 불과 했다.
“흐흐… 어딜…!”
청년은 음흉하게 웃으며 자신의 다리로 매부용의 허벅지를 찍어 눌렀다.
“아… 안 되요!”
매부용은 비통하게 울부짖으며 몸부림쳤다.
그러나 무공을 익힌 적도 없는 연약한 여인의 몸으로 짐승같은 사내의 완력을 당해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흐흐! 앙탈부릴 것 없다. 곧 극락구경을 시켜줄 테니.”
청년은 음탕하게 웃으며 짓눌린 매부용의 하체로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교묘하게 그녀의 중심부 일대를 희롱하기 시작했다.
“앙…흐윽”
그 자의 음탕한 손놀림에 매부용의 교구가 작살이라도 맞은 듯이 세차게 퍼덕였다.
그것은 너무나 강렬한 자극이었다. 질 속 깊숙이 휘젓고, 비벼대고 을러대는 청년의 손길은 오래 전에 식어 버린 매부용의 가슴속 불씨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것이었다.
“안…안 되요. 제발 그만…!”
사내의 몸 아래 깔린 채 매부용은 절규하며 흐느꼈다. 그러나 어느 사이엔가 그녀의 반항하는 음성은 지리멸렬해가고 있었다. 청년의 손가락이 깊숙이 파고들 때마다 그녀의 풍만한 동체는 발작적으로 퍼덕이고 있을 뿐이었다.
조금씩 말라가던 그녀의 옹달샘에서 다시 뜨거운 샘물이 토해지기 시작했다.
‘이건… 나쁜 꿈이야!’
매부용은 어느덧 비몽사몽간을 헤매고 있었다. 서륭이 죽고나서 한 달 가까이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한데다 서초하의 납치 미수까지 겪으며 기력은 물론 심력까지 쇠잔해진 매부용은 자신이 지금 꿈속에서 가상의 상대에게 겁탈당한다고 여겼다.
그것은 어쩌면 오랫동안 내재되었던 욕구불만의 표출일지도 몰랐다. 사실상 그녀는 십여 년 가까이 사내를 모르고 지내왔었다. 남편인 장강용왕 서륭은 어떤 이유로 해서 오래 전에 남자로서의 능력을 상실했던 것이다.
그것은 한창 뜨거운 몸일 때인 매부용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 아닐 수 없었다. 이미 매부용의 신음소리는 안타까운 한숨으로 변해 있었다.
“아앙… 흐으응”
청년은 오래전부터 유두를 발딱 세운 채 솟아 있는 젖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아무리 만져도 질리지 않는 한 아이의 모친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탄력 있는 가슴이었다.
“안돼……안돼…아아아.”
치욕인지 황홀함인지 모를 표정을 띠우고 신음하는 매부용. 청년은 입을 크게 벌려 도발적인 젖가슴을 깨물었다.
“아하아앙, 아아, 빨면 안 돼.”
매부용은 머리를 좌우로 거세게 흔들었지만, 그 손은 청년의 머리를 잡고 자신에게서 떨어지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청년은 입 안 가득 매부용의 부드러운 살덩이를 삼키고 어금니로 분홍빛 유두를 잘근잘근 깨물었다.
“아으으응, 안돼에에, 그만해. 아아아. 거기. 거기 더 깨물어 줘.”
이제 정신이 없는 건지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르는 매부용이었다.
청년의 타액과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흑단처럼 검은 머리칼이 초췌한 뺨에 달라붙어 있는 그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요염했다.
“하으으, 아아, 안돼, 으으으…아앙.”
“크크크, 좋은 반응이야, 이 가슴! 최고다.”
청년은 계속해서 가슴을 탐했다. 땀을 흩날리면서 격렬하게 흔들리는 젖가슴
“제발….아아."
장강수로연맹의 모든 맹도들이 경모하는 고귀한 미망인이 하얀 소복이 흐트러진 채 타액과 땀으로 범벅이 되어 음마의 손아귀에 떨어져 있었다. 도착적일만큼 음외(淫猥)한 광경.
청년은 그런 그녀의 몸 아래에서 그녀의 발목을 양손으로 잡았다.
“으응…. 무슨 짓을”
정신이 혼몽해진 매부용은 청년이 무엇을 할 것인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청년은 매부용의 양 발목을 좌우로 벌리고는, 그 상태로 그녀의 몸이 ‘ㄷ’자로 굽혀질 정도로 다리를 위로 들었다.
“아! 싫어어어!”
청년의 눈앞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고결한 미망인의 엉덩이
“크크크, 그렇게 말하면서도 여기는 완전히 젖어 있는 걸.”
“안돼, 보지마, 이런 거 싫어.”
청년은 매부용의 균열에 얼굴을 대고 코를 킁킁거렸다.
“흐흐흐. 좋은 냄새가 나는 군”
청년은 그렇게 말하며 젖어있는 꽃잎을 양손으로 쭈욱 벌렸다.
-찌걱
점액으로 질척이는 음란한 소리와 함께 검은색 수풀아래에 숨 쉬고 있는 동굴 입구가 새빨간 속살을 내보였다.
“아아아아, 보면 안 돼. 그만둬요. 하지마… 이 이상은, 제발.”
“무슨 말을 하는 거냐. 계집 이렇게까지 젖어 있으면서.”
청년은 이죽거리면서 양손으로 벌린 질구에 천천히 혀끝을 뻗었다. 일부러 애를 태우듯 혀끝을 살짝살짝 대면서, 꽃잎 사이를 쑤셨다.
“아, 아, 아, 핥고 있어…. 아아……그 분도 이런……적이……. 아흐윽.”
청년은 매부용의 엉덩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애액을 핥아 마시면서 혀로 질 안을 훑어 내기 시작했다. 퍼득퍼득 격렬하게 흔들리는 새하얀 미육(美肉)
이미 한번 맛을 봤던 곳이지만, 이전과는 다른 격렬한 여체의 반응 때문인지 그 맛이 각별했다. 청년은 코 전체가 파묻힐 정도로 얼굴을 파묻고 흘러나오는 애액을 격렬하게 들이마셨다.
“하아아앙…. 아아. 그마아안…….”
흐느껴 우는 매부용. 그러나 여체의 비극이랄까? 포동포동한 엉덩이는 더 많은 쾌락을 기대하며 꿈틀거린다.
이윽고 질 안쪽의 살 주름 한 장 한 장을 핥아대던 청년의 내 혀가 마치 빨려 들어가듯이 강하게 조여졌다.
“아흐으으. 아, 안 돼.”
그순간 매부용의 몸이 퍼득 크게 떨리며, 애액이 분수처럼 뿜어졌다.
“크크크크, 이년 완전히 느꼈군.”
“아아……아아……아아앙.”
청년은 미망인이 뿜어내는 쾌락의 액체를 맛보며, 매부용의 자세를 그 대로 둔 채, 일어섰다.
“그럼, 슬슬”
멍하니 몸이 접힌 채 올려다보는 매부용. 청년은 히죽히죽 웃으면서, 이미 끊어질 듯 발기한 육봉을 손으로 잡았다.
“크크크, 네년이 원하던 거다. 마음껏 맛보게 해주지.”
청년은 열려 있는 매부용의 몸에 천천히 허리를 내렸다.
“아아…나는……. 범해지는 건가.”
매부용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지만, 그 목소리에는 기대감이 섞여 있었다. 비몽사몽간에 그녀는 어서 사내가 자신을 능욕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싫어. 싫은데. 어서… 제발…!’
“흐흐…!”
그는 헐떡이며 자신의 뜨거운 실체를 매부용의 깊숙한 곳에 들이 댔다.
매부용은 자신의 뜨겁게 달아오른 중심부로 다가오는 사내의 단단한 실체를 느끼며 신음했다.
주체할 수 없는 열기에 이미 질펀한 늪지로 변한 그녀의 깊은 곳은 깊은 충족감을 갈구하며 몸부림치고 있었다.
하지만 청년의 행위는 거기서 뚝 멈췄다.
"억!"
갑자기 그 자는 숨넘어가는 신음을 토하며 다급히 매부용의 몸에서 굴러 떨어졌다. 몸을 굴리는 청년의 위쪽으로 한 자루 기형병기가 비단폭 찢는 소성을 일으키며 스쳐지나갔다.
“웬… 놈이냐?”
막 매부용을 겁탈하려다 방해받은 청년은 대노하여 폭갈을 지르며 일어섰다.
“죽… 일 놈!”
그의 불타는 시야로 한 명의 여인이 용왕묘의 입구에 우뚝 서서 이를 갈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여인은 타는 듯이 붉은 경장을 걸쳤으며, 한 손에는 기이한 연검을 들고 있었다. 그녀의 연검은 거의 일장에 가까웠다.
“네년은? 흑수선 낙약란이로군!”
홍의여인을 본 청년의 두 눈이 언뜻 기광을 발했다. 잠시 당황했던 그의 얼굴에는 스믈스믈 웃음이 번졌다.
“흐흣! 어떻게 지금 나타났는지 모르겠지만, 나 이거 오늘 여복이 터졌군…!”
낙약란을 이길 수 있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없다면 할 수 없는 말이었다.
“뭐라고! 너의 더러운 그 입을 내 당장 찢어주마!”
사내는 정신이 혼미해져 있는 매부용을 내버려 두고 슬슬 앞으로 걸어 나왔다. 사내의 모든 것이 그녀 앞에 그림처럼 펼쳐졌다.
“진짜, 같은 남자 놈 물건이 꼴려 있는 모습은 절대 보기 싫었는데.”
낙약란의 뒤편에서 들려온 한숨 섞인 목소리.
“누… 구냐?”
낙약란 혼자만이 아니었던 것인가? 청년은 깜짝 놀라 소리가 나는 곳을 보았다. 그의 눈에 밤의 그늘 속에서 당당한 체격을 지닌 한 명의 사내가 낙약란의 앞으로 성큼 나서는 것이 보였다.
“네… 네놈은…!”
그 사내를 본 청년은 마치 뱀에라도 물린 듯이 질겁하며 놀랐다. 물론 그 사람은 바로 이현성이었다. 이현성은 하늘로 솟구친 사내의 성기를 보는 것이 상당히 껄끄러운지 시선을 위로 올리고는 반문했다.
“왜? 너 나 아냐?”
“네 놈은 누구냐?”
마치 이현성을 알아본 것처럼 놀라놓고는, 이현성의 이름을 물어본다. 현성은 짜증이 뚝뚝 묻어나는 말투로 대꾸했다.
“다른 사람 이름을 물어볼 때는 자기 이름 먼저 말하는 게 예의다. 임마. 나이도 어린 새끼가, 가정교육은 어떻게 받은 거냐? 하긴 파렴치 강간범을 키운 부모한테 제대로 된 교육을 기대하긴 좀 무린가.”
“감히 냄새나는 대륙 놈이!”
청년은 자신과 나이차이도 별로 안 나 보이는 이현성이 나이를 들먹이며 그의 부모를 욕하자 강한 분노를 토했다.
‘대륙 놈이라…?’
이현성은 청년의 말을 놓치지 않았다.
“화내면 어쩔 건데 이 섬놈아!”
“네놈을 결코 살려 보내지 않겠다.”
청년은 이현성을 향해 벼락같이 장력을 뿜어냈다. 순간적인 기습. 이현성은 대검으로 장력을 튕겨내었다. 그 틈을 타고 청년은 옷가지 사이에서 한 자루의 병장기를 꺼내 들었다.
특이한 모습의 기형병기. 그것은 중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형태의 도(刀)였다.
“일보…아니 왜도(倭刀)냐. 그렇다면 넌?”
“문답무용(問答無用)!”
청년의 칼날 끝에서 아련한 꽃이 피어나 현성의 전신을 파상적으로 뒤덮었다. 청년도 자주 펼치지 않는 절초였다. 청년은 이번 한 초식으로 이현성의 신체가 갈기갈기 찢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청년이 꿈에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저항이 불가능하리라 여긴 이현성이 허공에다 마구잡이로 검을 마구 흔들어대니, 청년의 검기가 잘려나간 것이다.
“흥. 나름대로 한 수는 있었구나!”
청년은 애써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당황한 것은 이현성도 마찬가지였다. 무림에 떨어지고 나서 이현성이 겪은 상대들 중에 이렇게 정교한 초식을 쓰는 이는 없었던 것이다. 예민해진 그의 눈에도 십 여개의 검날이 전신을 뒤덮어 오는 것 처럼 보이니, 엉겁결에 뒤죽박죽이 된 뇌정자해(雷霆刺海)의 초식으로 막아낸 것이다. 그것도 완벽하게 막아내지 못하여, 옷깃이 너덜너덜해졌다.
어둠 속에서도 선명히 빛나는 은백색의 도신. 당장이라도 자신의 피를 마시려는 듯한 청량한 백색. 지금까지의 싸움에서와는 전혀 다른 두려움이 느껴진다.
신중해진 청년은 예도를 겨눈 채로 정단의 자세를 잡았다.
“차앗!”
처음과는 달리 아무런 기교도 없는 청년의 예리한 참격! 그러나 이현성은 겨우 대검으로 받아 낼 뿐이다. 가볍게 칼을 거둔 청년은 다시 도를 물 뿌리듯 휘둘렀다. 너무나 빠른 공격이라 현성은 방어만으로도 힘겨웠다.
또 다시 어둠을 베는 은색의 검광이 현성의 앞을 지나갔다. 현성은 얼른 뒤로 물러났지만 그 순간 수백개의 바늘 같은 검기가 그의 몸을 찔러온다.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현성의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현성은 혼자가 아니다.
-차차차차창
현성의 뒤편에서 쏘아져 나온 검광이 청년의 공격을 막았다. 낙약란이었다. 안도하는 이현성. 그러나 긴장까지 풀린 것은 아니다.
“비겁한! 합공을 하겠다는 거냐!”
이미 그 자신이 비열한 행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합공을 욕한다. 승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는 결벽증이 있는 것 같다. 청년은 폭발적으로 힘을 증가시켰다. 기세만으로 살갗이 찢어져 나갈 것 같은 지독한 내기였다.
-휘이익!
다시 한 번 청년의 검이 폭발했다. 이번엔 낙약란이 나서지 못하고 검은 현성의 가슴 부근을 사정없이 찢어 발겼다. 피한다는 생각은 엄두도 못 냈다. 막는다는 건 더더욱 엄두를 못 냈다.
상처는 그다지 깊지 않았지만, 그것은 현성에게는 보통의 상처가 아니었다. 무림에 떨어지고 나서 처음으로 입는 상처. 지금까지 그가 싸운 상대는 정교한 초식보다는 내력을 바탕으로 한 강기류 무공을 익힌 이들이었기에, 어설프게 피하는 것만으로도 현성은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현성의 눈앞에 있는 미청년의 검은 직접 그의 살을 파고 들어온다. 게다가 발달한 현성의 시력으로도 다 잡지 못할 정도의 속도.
“하앗.”
이현성이 멍해져 있는 사이 낙약란이 일갈과 함께 땅을 박찼다. 그녀의 신형은 청년의 이마 위까지 단숨에 날아올랐고, 땅으로 내려온다 싶은 순간 꼿꼿하게 곤두선 연검이 그를 향해 수직으로 떨어졌다.
-카캉!
그녀의 검은 정확히 청년의 이마 앞에서 불꽃을 일으키며 튕겨 나갔다. 충돌 반발력이 이만저만 거센 게 아니라 그녀는 하마터면 검을 놓칠 뿐 했다.
이현성은 최대한 침착해지려 노력하며, 자신이 아는 복마구식의 절초들을 머릿속에 되새겼다.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잘생긴 놈한테는 절대로 질 수 없다!’
묘한 다짐과 함께 앞으로 달려 나가는 그의 대검에서 펼쳐지는 뇌정참마(雷霆斬魔)의 초식. 온 몸에 가득 찬 내기가 폭풍처럼 대검으로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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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사랑77 님
아직도 그 이름을 기억하고 계시는 분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그 홈페이지.. 아직 살아있습니다.
//하이야스님
이 글은 와룡강 선생의 이름으로 나온 글 전체를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초반부가 완전 백면투신 판박이이긴 했습니다만, 고독천년, 흑룡왕, 랑, 혈해등룡, 십왕경등 꽤나 여러 작들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건데 백면투신은 와룡강 선생의 이름을 달고 나왔지만 절대로 와룡강 선생이 쓴 글이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완전히 천룡파황보 짜깁기죠;;
//타브가치님
이현성은 일반병이었고 군대에서 특공무술 안배웠습니다.;;
특공무술은 보통 수색대 정도는 가야 배우고, 태권도 역시 사회에서 단증을 따 가면 군대에서도 그다지 빡세게 안합니다. 게다가 군대 태권도 단증이 가라인 건 아는 사람은 다 알죠;;;;
//하니아빠님
총에 대한 기대는 한동안 버리고 계십시오. 이현성은 훈련중이었기에 실탄이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K2에 사용하는 K100탄의 경우 현실에서 정규전을 치를 때 외에는 쓸모가 없는 탄입니다. 비정규전이 주특기인 외국 특수 부대원들 사이에서는 5.56mm탄의 위력부족에 대한 불평이 많다고 합니다. 소말리아의 모가디슈공방에서도 민병대원들이 5.56mm탄을 맞고도 싸웠다고 하는 군요. K2탄은 관통력이 강해서 맞아도 뚫고 나가는데다가, 구경이 작아서, 무림의 고수 정도라면, 급소를 맞지 않으면 총상을 입고도 충분히 싸울 수 있을 겁니다. 절대 팔다리가 뜯겨나가는 일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앞으로 총기사용계획이 아예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나오는 것은 꽤나 후반부가 되어야 할 겁니다.
많은 관심 감사합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자신도 모르게 높아진 음성, 당황한 이현성에게 낙약란은 온화한 미소로 답했다.
“…….”
이현성은 침묵한 채 생각에 빠졌다.
‘이번에도 오대천후인가? 이곳에 오자마자 열화지존의 유물을 얻고, 적석산에선 검후의 유물 때문에 봉변을 당했었건만, 대체 나와 칠존오후가 무슨 인연이 있길래.’
생각에 잠겨 있는 이현성을 보며 낙약란은 처연하게 말을 이었다.
“구만리 장강에서도 경하채(驚河寨)가 자리한 남경은 요지중에서도 요지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세력은 총단과도 맞먹고, 채주인 혈잔(血殘) 금서량(琴西亮)의 야심은 보통이 아니지요. 그런 그가 흑수채의 앞마당을 지나간다고 해도 우리 흑수채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용왕께서 건재하셨다면 금서량도 그렇게 함부로 할 수는 없었겠지만, 그때는 이미 칩거에 들어가셨던 때라……. 하지만 그 직후 뇌정검호각이 멸문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뭔가 괴이한 기분에 조사를 시작했고, 그 사실을 알게 되었죠.”
“왜 서맹주한테는 말하지 않은 겁니까?”
“연관된 수채의 숫자가 상상이상이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는 내가 그런 말을 했다가는 오히려 이간질시키는 거라고 오해했을 거에요.”
“그런데, 왜 저에겐 말하는 겁니까?”
“그거야 경천세를 미행하는 걸 봤기 때문이죠. 그들 편이 아니라는 확신이 섰으니까. 그리고 공자가… 마…음에 들….”
낙약란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얼굴을 붉혔다. 이현성의 얼굴도 절로 붉어졌다. 술자리에서의 일을 떠올렸기 때문이리라.
묘해진 공기. 싸늘한 가을의 바람이 부는데 그들 사이의 분위기에 훈훈한 기운이 돈다. 서로 쑥스러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는데, 낙약란이 무언가를 떠올린 듯 화제를 돌렸다.
“아. 이대로라면 매동생이 위험하겠어요. 빨리 나를 따라와요.”
다급하게 말하며 교구를 날리는 낙약란, 매동생이라면 분명 매부용을 말함이다.
“잡혀 간 게 그 아.. 부인이셨습니까?”
황급히 그녀의 뒤를 따르는 이현성 자신도 모르게 나올 뻔한 아줌마라는 말을 삼켰다. 사실 삼십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부용에게 아줌마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요. 초하에게는 많은 호위가 붙어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도 설마 경천세가 직접 매동생을 납치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어디로 갔는지는 아십니까?”
“이 근처에 약속을 잡을 만큼 특정한 장소는 한곳밖에는 없어요.”
낙약란은 짧게 말을 끝맺고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경공을 펼치는 데 내력을 아끼고자 함이다.
이현성은 막연히 품게 된 호감 하나로 낙약란의 말을 믿고 자신을 내던지고 있었다. 그러나 대의명분이라는 말로 치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무림만큼 약육강식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인간사회가 있을까. 결국 한번쯤 고통을 겪어보고 나서야 무림의 비정함을 깨닫게 되리라.
그러나 다행히 이번 경우에는 그의 호의가 보답을 받은 모양이다. 낙약란을 따라가던 이현성은 계곡을 나와 마주 달려오던 경천세와 마주칠 수 있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수룡보로 복귀하던 경천세는 두 남녀가 자신을 막아서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낙약란! 이현성!”
너무 놀라서 일까? 아무런 호칭도 없이 두 사람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당황한 경천세의 모습에 오히려 낙약란이 놀란 척을 한다.
“어라라. 경채주님 이런 시간에 무슨 일이신가요?”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표정. 경천세는 그제야 자신이 실수를 했음을 깨닫고 마음을 추슬렀다.
“큼큼. 잠시 볼 일이 있었소. 나…낙채주야 말로 이런 시간에 이소협과….”
그러자 낙약란은 마치 당연한 걸 묻는 다는 듯이 몸을 비비꼬며 염기(艶氣) 넘치는 목소리로 답했다.
“어라라. 젊은 남녀가 이런 시간에 이런 장소를 찾는 건 뻔한 이유 아니겠어요. 경채주님도 참, 다 아시면서….”
의외의 대답에 경천세가 힐끔 이현성을 쳐다보니, 그는 딴 곳으로 시선을 돌리고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이 년놈들이 그 새 눈이 맞은 건가? 시시때때로 발정 나는 저 계집은 그렇다 쳐도, 사문의 복수를 하겠다는 놈이 이런 녀석이었다니, 신경 쓰고 있던 내가 바보 같잖아.’
경천세는 낙약란의 말 한마디에 맥을 풀어버렸다. 과연 화의(華儀) 청년에게도 무시당할 만한 인간이었다.
“경채주님. 오늘 저희를 본 것을 다른 분들께 말하면 안 되어요. 저야 상관없지만, 이 공자가 곤란하실 테니….”
낙약란은 교태롭게 말하며 이현성의 팔에 찰싹 달라붙더니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그의 팔에 문질렀다.
‘창녀같은 계집! 내가 달랄(?) 때는 한 번도 안주더니, 이런 애송이한테! 어디 두고 보자. 내가 지존삼채의 채주가 되면 이 어르신의 물건으로 네년의 가랑이를 뻑적지근하게 눌러주마!’
경천세는 애써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가라앉혔다.
“그렇게 하겠소. 하지만 아무리 낙채주라도 찬바람 속에 맨살을 너무 자주 내놓으면 건강이 좋지 않을게요.”
낙약란이 아무데서나 옷을 훌렁훌렁 벗는다는 것을 비아냥거린 말이다. 그러나 낙약란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받았다.
“호홋. 걱정 마세요. 저희는 저 안쪽에 있는 용왕묘에 갈 예정이니까요.”
“……!”
-덜컥
그 순간 경천세는 마치 자신의 간 떨어지는 소리가 귓가에 울린 듯했다.
“어라라. 왜 그러시나요? 설마 그곳에 숨겨둔 과부라도 있으신 건 아니겠죠.”
“내, 내가 그럴 리가 있겠…!”
자신의 생각이 표정으로 드러난 것을 깨닫고 황급히 변명을 하던 경천세는 낙약란의 이야기 내용이 묘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설마 네 년이!”
순식간에 경천세의 손에는 권(圈)이 쥐어져 있었다. 크고 작은 두 개의 원을 마주 보게 겹치고, 그 두 원이 교차하는 곳에 손잡이를 만들고는 밖으로 드러난 두 개의 원에 날을 세운 조그만 병기가 바로 권이다. 쉽게 감출 수 있고, 던질 수도 있는 무기이기에 암습에 주로 쓰인다.
경천세의 병기가 바로 권이었다. 독각교(獨角蛟)라는 별호가 생긴 이유도 바로 이 무기 때문이다.
평소라면 경천세와 낙약란의 무공은 막상막하, 그러나 지금 낙약란의 옆에는 이현성이 있다.
현성이 낙약란이 공격당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리 없다. 그녀를 뒤로 밀쳐낸 현성의 대검이 경천세의 주먹과 부딪쳤다.
-카가가각
금속과 금속이 충돌하는 소리가 울렸다. 굳건하게 자리에 버티고 선 이현성. 그러나 경천세는 세 걸음이나 물러서야 했다.
‘어린 놈이 내력이 장난이 아니다!’
경천세는 경악하고 있었다. 비록 많은 내력을 모으지는 못했다고 해도, 권을 타고 전해진 진기의 일부가 팔을 마비시키며 타고 올라와 그의 내부를 진탕시켰던 것이다. 뇌정심결을 터득한 이현성의 대검을 타고 흐르는 뇌정지기(雷霆之氣) 때문이었다.
아무리 우리의 순한 이현성이라도 길거리에서 막싸움 한번 안 해 본 것은 아니다. 기세를 잡았으니 단번에 몰아치기 시작했다.
-뇌정출운(雷霆出雲)
복마대구식의 첫 번째 초식이 이현성의 짧은 대검에서 펼쳐졌다. 뇌정강살 특유의 격렬함과 섬광은 없었지만, 그런 거 없어도 이현성의 검은 모든 호신강기를 파훼한다.
그 무서움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는 것일까? 경천세는 전력을 다해 그의 검을 피했다. 그러나 낙약란의 검은색 연검이 그의 목줄기를 감으려 하고 있었다. 비록 경천세가 심기가 얕은 인물이라고는 해도 수계십팔왕이라는 자리를 노름해서 딴 것은 아니다.
“만상절앙(萬像絶殃)!”
경천세의 권에 회색빛 경기가 모여들더니 폭발했다.
-카가가강
쇳소리가 들리며 이현성의 대검과 낙약란의 연검이 차단되었다. 그러나 그걸로 경천세의 위기가 끝났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래도 경천세는 잠깐만 버티면, 용왕묘에 있는 그 청년이라면 먼 거리에서라도 이 소음을 듣고 자신을 도와주러 오리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매부용의 육체를 주무르고 빠는데 정신이 빠져 있었으니.
게다가 경천세는 그 잠시도 버틸 수가 없었다.
-뇌정사일(雷霆射日)
이어서 이현성의 두 번째 초식이 펼쳐졌다. 본래는 보통의 장검으로 펼쳐야 하는 검법이 겨우 한자밖에 되지 않는 짧은 대검으로 펼쳐지니 화려함이 사라지고 기민함이 남아있다.
대검은 아슬아슬하게 경천세의 심장을 찔러왔다. 만약 대검이 한 치만 길었더라도 경천세의 가슴에는 구멍이 뚫렸을 것이다. 좀 아쉬운 감이 있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경천세가 이현성을 피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사이, 어느새 뒤로 돌아간 낙약란의 연검이 그의 등을 할퀸 것이다.
“크으으윽!”
나직한 비명이 경천세의 입 밖으로 새어나왔다. 그리고 그걸로 끝이었다.
이윽고 낙약란에게 혈도가 찍혀 바닥에 쓰러진 경천세를 가리키며 이현성이 물었다.
“이 자는 어떡합니까?”
“이대로 내버려 둬도, 내일 아침까지는 깨어나지 못할 거예요. 일단 매동생을 구해서 돌아가는 길에 데려가도록 해요.”
대답하는 낙약란의 표정이 표하게 상쾌해 보인다.
“그런데, 기분이 좋은 모양입니다.”
“당연하죠. 예전부터 치근대는 게 얼마나 맘에 안 들었는데. 자 빨리 가요.”
두 사람은 함께 경천세가 빠져나온 계곡 안으로 향했다.
두사람의 시야에 계곡 끝에 자리한 용왕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용왕묘의 안쪽에서 여인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이현성과 낙약란은 잠깐 서로의 얼굴을 마주본 뒤 용왕묘를 향해 몸을 날렸다.
.
.
.
“꺄악!”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깨달은 매부용은 당장이라도 혀를 깨물고만 싶었다. 그러나 청년은 그녀에게 자진할 틈도 주지 않았다.
매부용이 정신을 차리는 순간 그 자는 불끈거리는 욕망의 실체를 거칠게 그녀의 중심부를 향해 돌입시켜 왔던 것이다.
“안 돼!”
매부용은 숨넘어가는 비명을 토하며 다급히 허벅지를 오므리려 했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짐승의 음욕을 돋우는 몸부림에 불과 했다.
“흐흐… 어딜…!”
청년은 음흉하게 웃으며 자신의 다리로 매부용의 허벅지를 찍어 눌렀다.
“아… 안 되요!”
매부용은 비통하게 울부짖으며 몸부림쳤다.
그러나 무공을 익힌 적도 없는 연약한 여인의 몸으로 짐승같은 사내의 완력을 당해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흐흐! 앙탈부릴 것 없다. 곧 극락구경을 시켜줄 테니.”
청년은 음탕하게 웃으며 짓눌린 매부용의 하체로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교묘하게 그녀의 중심부 일대를 희롱하기 시작했다.
“앙…흐윽”
그 자의 음탕한 손놀림에 매부용의 교구가 작살이라도 맞은 듯이 세차게 퍼덕였다.
그것은 너무나 강렬한 자극이었다. 질 속 깊숙이 휘젓고, 비벼대고 을러대는 청년의 손길은 오래 전에 식어 버린 매부용의 가슴속 불씨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것이었다.
“안…안 되요. 제발 그만…!”
사내의 몸 아래 깔린 채 매부용은 절규하며 흐느꼈다. 그러나 어느 사이엔가 그녀의 반항하는 음성은 지리멸렬해가고 있었다. 청년의 손가락이 깊숙이 파고들 때마다 그녀의 풍만한 동체는 발작적으로 퍼덕이고 있을 뿐이었다.
조금씩 말라가던 그녀의 옹달샘에서 다시 뜨거운 샘물이 토해지기 시작했다.
‘이건… 나쁜 꿈이야!’
매부용은 어느덧 비몽사몽간을 헤매고 있었다. 서륭이 죽고나서 한 달 가까이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한데다 서초하의 납치 미수까지 겪으며 기력은 물론 심력까지 쇠잔해진 매부용은 자신이 지금 꿈속에서 가상의 상대에게 겁탈당한다고 여겼다.
그것은 어쩌면 오랫동안 내재되었던 욕구불만의 표출일지도 몰랐다. 사실상 그녀는 십여 년 가까이 사내를 모르고 지내왔었다. 남편인 장강용왕 서륭은 어떤 이유로 해서 오래 전에 남자로서의 능력을 상실했던 것이다.
그것은 한창 뜨거운 몸일 때인 매부용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 아닐 수 없었다. 이미 매부용의 신음소리는 안타까운 한숨으로 변해 있었다.
“아앙… 흐으응”
청년은 오래전부터 유두를 발딱 세운 채 솟아 있는 젖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아무리 만져도 질리지 않는 한 아이의 모친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탄력 있는 가슴이었다.
“안돼……안돼…아아아.”
치욕인지 황홀함인지 모를 표정을 띠우고 신음하는 매부용. 청년은 입을 크게 벌려 도발적인 젖가슴을 깨물었다.
“아하아앙, 아아, 빨면 안 돼.”
매부용은 머리를 좌우로 거세게 흔들었지만, 그 손은 청년의 머리를 잡고 자신에게서 떨어지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청년은 입 안 가득 매부용의 부드러운 살덩이를 삼키고 어금니로 분홍빛 유두를 잘근잘근 깨물었다.
“아으으응, 안돼에에, 그만해. 아아아. 거기. 거기 더 깨물어 줘.”
이제 정신이 없는 건지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르는 매부용이었다.
청년의 타액과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흑단처럼 검은 머리칼이 초췌한 뺨에 달라붙어 있는 그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요염했다.
“하으으, 아아, 안돼, 으으으…아앙.”
“크크크, 좋은 반응이야, 이 가슴! 최고다.”
청년은 계속해서 가슴을 탐했다. 땀을 흩날리면서 격렬하게 흔들리는 젖가슴
“제발….아아."
장강수로연맹의 모든 맹도들이 경모하는 고귀한 미망인이 하얀 소복이 흐트러진 채 타액과 땀으로 범벅이 되어 음마의 손아귀에 떨어져 있었다. 도착적일만큼 음외(淫猥)한 광경.
청년은 그런 그녀의 몸 아래에서 그녀의 발목을 양손으로 잡았다.
“으응…. 무슨 짓을”
정신이 혼몽해진 매부용은 청년이 무엇을 할 것인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청년은 매부용의 양 발목을 좌우로 벌리고는, 그 상태로 그녀의 몸이 ‘ㄷ’자로 굽혀질 정도로 다리를 위로 들었다.
“아! 싫어어어!”
청년의 눈앞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고결한 미망인의 엉덩이
“크크크, 그렇게 말하면서도 여기는 완전히 젖어 있는 걸.”
“안돼, 보지마, 이런 거 싫어.”
청년은 매부용의 균열에 얼굴을 대고 코를 킁킁거렸다.
“흐흐흐. 좋은 냄새가 나는 군”
청년은 그렇게 말하며 젖어있는 꽃잎을 양손으로 쭈욱 벌렸다.
-찌걱
점액으로 질척이는 음란한 소리와 함께 검은색 수풀아래에 숨 쉬고 있는 동굴 입구가 새빨간 속살을 내보였다.
“아아아아, 보면 안 돼. 그만둬요. 하지마… 이 이상은, 제발.”
“무슨 말을 하는 거냐. 계집 이렇게까지 젖어 있으면서.”
청년은 이죽거리면서 양손으로 벌린 질구에 천천히 혀끝을 뻗었다. 일부러 애를 태우듯 혀끝을 살짝살짝 대면서, 꽃잎 사이를 쑤셨다.
“아, 아, 아, 핥고 있어…. 아아……그 분도 이런……적이……. 아흐윽.”
청년은 매부용의 엉덩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애액을 핥아 마시면서 혀로 질 안을 훑어 내기 시작했다. 퍼득퍼득 격렬하게 흔들리는 새하얀 미육(美肉)
이미 한번 맛을 봤던 곳이지만, 이전과는 다른 격렬한 여체의 반응 때문인지 그 맛이 각별했다. 청년은 코 전체가 파묻힐 정도로 얼굴을 파묻고 흘러나오는 애액을 격렬하게 들이마셨다.
“하아아앙…. 아아. 그마아안…….”
흐느껴 우는 매부용. 그러나 여체의 비극이랄까? 포동포동한 엉덩이는 더 많은 쾌락을 기대하며 꿈틀거린다.
이윽고 질 안쪽의 살 주름 한 장 한 장을 핥아대던 청년의 내 혀가 마치 빨려 들어가듯이 강하게 조여졌다.
“아흐으으. 아, 안 돼.”
그순간 매부용의 몸이 퍼득 크게 떨리며, 애액이 분수처럼 뿜어졌다.
“크크크크, 이년 완전히 느꼈군.”
“아아……아아……아아앙.”
청년은 미망인이 뿜어내는 쾌락의 액체를 맛보며, 매부용의 자세를 그 대로 둔 채, 일어섰다.
“그럼, 슬슬”
멍하니 몸이 접힌 채 올려다보는 매부용. 청년은 히죽히죽 웃으면서, 이미 끊어질 듯 발기한 육봉을 손으로 잡았다.
“크크크, 네년이 원하던 거다. 마음껏 맛보게 해주지.”
청년은 열려 있는 매부용의 몸에 천천히 허리를 내렸다.
“아아…나는……. 범해지는 건가.”
매부용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지만, 그 목소리에는 기대감이 섞여 있었다. 비몽사몽간에 그녀는 어서 사내가 자신을 능욕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싫어. 싫은데. 어서… 제발…!’
“흐흐…!”
그는 헐떡이며 자신의 뜨거운 실체를 매부용의 깊숙한 곳에 들이 댔다.
매부용은 자신의 뜨겁게 달아오른 중심부로 다가오는 사내의 단단한 실체를 느끼며 신음했다.
주체할 수 없는 열기에 이미 질펀한 늪지로 변한 그녀의 깊은 곳은 깊은 충족감을 갈구하며 몸부림치고 있었다.
하지만 청년의 행위는 거기서 뚝 멈췄다.
"억!"
갑자기 그 자는 숨넘어가는 신음을 토하며 다급히 매부용의 몸에서 굴러 떨어졌다. 몸을 굴리는 청년의 위쪽으로 한 자루 기형병기가 비단폭 찢는 소성을 일으키며 스쳐지나갔다.
“웬… 놈이냐?”
막 매부용을 겁탈하려다 방해받은 청년은 대노하여 폭갈을 지르며 일어섰다.
“죽… 일 놈!”
그의 불타는 시야로 한 명의 여인이 용왕묘의 입구에 우뚝 서서 이를 갈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여인은 타는 듯이 붉은 경장을 걸쳤으며, 한 손에는 기이한 연검을 들고 있었다. 그녀의 연검은 거의 일장에 가까웠다.
“네년은? 흑수선 낙약란이로군!”
홍의여인을 본 청년의 두 눈이 언뜻 기광을 발했다. 잠시 당황했던 그의 얼굴에는 스믈스믈 웃음이 번졌다.
“흐흣! 어떻게 지금 나타났는지 모르겠지만, 나 이거 오늘 여복이 터졌군…!”
낙약란을 이길 수 있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없다면 할 수 없는 말이었다.
“뭐라고! 너의 더러운 그 입을 내 당장 찢어주마!”
사내는 정신이 혼미해져 있는 매부용을 내버려 두고 슬슬 앞으로 걸어 나왔다. 사내의 모든 것이 그녀 앞에 그림처럼 펼쳐졌다.
“진짜, 같은 남자 놈 물건이 꼴려 있는 모습은 절대 보기 싫었는데.”
낙약란의 뒤편에서 들려온 한숨 섞인 목소리.
“누… 구냐?”
낙약란 혼자만이 아니었던 것인가? 청년은 깜짝 놀라 소리가 나는 곳을 보았다. 그의 눈에 밤의 그늘 속에서 당당한 체격을 지닌 한 명의 사내가 낙약란의 앞으로 성큼 나서는 것이 보였다.
“네… 네놈은…!”
그 사내를 본 청년은 마치 뱀에라도 물린 듯이 질겁하며 놀랐다. 물론 그 사람은 바로 이현성이었다. 이현성은 하늘로 솟구친 사내의 성기를 보는 것이 상당히 껄끄러운지 시선을 위로 올리고는 반문했다.
“왜? 너 나 아냐?”
“네 놈은 누구냐?”
마치 이현성을 알아본 것처럼 놀라놓고는, 이현성의 이름을 물어본다. 현성은 짜증이 뚝뚝 묻어나는 말투로 대꾸했다.
“다른 사람 이름을 물어볼 때는 자기 이름 먼저 말하는 게 예의다. 임마. 나이도 어린 새끼가, 가정교육은 어떻게 받은 거냐? 하긴 파렴치 강간범을 키운 부모한테 제대로 된 교육을 기대하긴 좀 무린가.”
“감히 냄새나는 대륙 놈이!”
청년은 자신과 나이차이도 별로 안 나 보이는 이현성이 나이를 들먹이며 그의 부모를 욕하자 강한 분노를 토했다.
‘대륙 놈이라…?’
이현성은 청년의 말을 놓치지 않았다.
“화내면 어쩔 건데 이 섬놈아!”
“네놈을 결코 살려 보내지 않겠다.”
청년은 이현성을 향해 벼락같이 장력을 뿜어냈다. 순간적인 기습. 이현성은 대검으로 장력을 튕겨내었다. 그 틈을 타고 청년은 옷가지 사이에서 한 자루의 병장기를 꺼내 들었다.
특이한 모습의 기형병기. 그것은 중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형태의 도(刀)였다.
“일보…아니 왜도(倭刀)냐. 그렇다면 넌?”
“문답무용(問答無用)!”
청년의 칼날 끝에서 아련한 꽃이 피어나 현성의 전신을 파상적으로 뒤덮었다. 청년도 자주 펼치지 않는 절초였다. 청년은 이번 한 초식으로 이현성의 신체가 갈기갈기 찢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청년이 꿈에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저항이 불가능하리라 여긴 이현성이 허공에다 마구잡이로 검을 마구 흔들어대니, 청년의 검기가 잘려나간 것이다.
“흥. 나름대로 한 수는 있었구나!”
청년은 애써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당황한 것은 이현성도 마찬가지였다. 무림에 떨어지고 나서 이현성이 겪은 상대들 중에 이렇게 정교한 초식을 쓰는 이는 없었던 것이다. 예민해진 그의 눈에도 십 여개의 검날이 전신을 뒤덮어 오는 것 처럼 보이니, 엉겁결에 뒤죽박죽이 된 뇌정자해(雷霆刺海)의 초식으로 막아낸 것이다. 그것도 완벽하게 막아내지 못하여, 옷깃이 너덜너덜해졌다.
어둠 속에서도 선명히 빛나는 은백색의 도신. 당장이라도 자신의 피를 마시려는 듯한 청량한 백색. 지금까지의 싸움에서와는 전혀 다른 두려움이 느껴진다.
신중해진 청년은 예도를 겨눈 채로 정단의 자세를 잡았다.
“차앗!”
처음과는 달리 아무런 기교도 없는 청년의 예리한 참격! 그러나 이현성은 겨우 대검으로 받아 낼 뿐이다. 가볍게 칼을 거둔 청년은 다시 도를 물 뿌리듯 휘둘렀다. 너무나 빠른 공격이라 현성은 방어만으로도 힘겨웠다.
또 다시 어둠을 베는 은색의 검광이 현성의 앞을 지나갔다. 현성은 얼른 뒤로 물러났지만 그 순간 수백개의 바늘 같은 검기가 그의 몸을 찔러온다.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현성의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현성은 혼자가 아니다.
-차차차차창
현성의 뒤편에서 쏘아져 나온 검광이 청년의 공격을 막았다. 낙약란이었다. 안도하는 이현성. 그러나 긴장까지 풀린 것은 아니다.
“비겁한! 합공을 하겠다는 거냐!”
이미 그 자신이 비열한 행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합공을 욕한다. 승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는 결벽증이 있는 것 같다. 청년은 폭발적으로 힘을 증가시켰다. 기세만으로 살갗이 찢어져 나갈 것 같은 지독한 내기였다.
-휘이익!
다시 한 번 청년의 검이 폭발했다. 이번엔 낙약란이 나서지 못하고 검은 현성의 가슴 부근을 사정없이 찢어 발겼다. 피한다는 생각은 엄두도 못 냈다. 막는다는 건 더더욱 엄두를 못 냈다.
상처는 그다지 깊지 않았지만, 그것은 현성에게는 보통의 상처가 아니었다. 무림에 떨어지고 나서 처음으로 입는 상처. 지금까지 그가 싸운 상대는 정교한 초식보다는 내력을 바탕으로 한 강기류 무공을 익힌 이들이었기에, 어설프게 피하는 것만으로도 현성은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현성의 눈앞에 있는 미청년의 검은 직접 그의 살을 파고 들어온다. 게다가 발달한 현성의 시력으로도 다 잡지 못할 정도의 속도.
“하앗.”
이현성이 멍해져 있는 사이 낙약란이 일갈과 함께 땅을 박찼다. 그녀의 신형은 청년의 이마 위까지 단숨에 날아올랐고, 땅으로 내려온다 싶은 순간 꼿꼿하게 곤두선 연검이 그를 향해 수직으로 떨어졌다.
-카캉!
그녀의 검은 정확히 청년의 이마 앞에서 불꽃을 일으키며 튕겨 나갔다. 충돌 반발력이 이만저만 거센 게 아니라 그녀는 하마터면 검을 놓칠 뿐 했다.
이현성은 최대한 침착해지려 노력하며, 자신이 아는 복마구식의 절초들을 머릿속에 되새겼다.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잘생긴 놈한테는 절대로 질 수 없다!’
묘한 다짐과 함께 앞으로 달려 나가는 그의 대검에서 펼쳐지는 뇌정참마(雷霆斬魔)의 초식. 온 몸에 가득 찬 내기가 폭풍처럼 대검으로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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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사랑77 님
아직도 그 이름을 기억하고 계시는 분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그 홈페이지.. 아직 살아있습니다.
//하이야스님
이 글은 와룡강 선생의 이름으로 나온 글 전체를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초반부가 완전 백면투신 판박이이긴 했습니다만, 고독천년, 흑룡왕, 랑, 혈해등룡, 십왕경등 꽤나 여러 작들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건데 백면투신은 와룡강 선생의 이름을 달고 나왔지만 절대로 와룡강 선생이 쓴 글이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완전히 천룡파황보 짜깁기죠;;
//타브가치님
이현성은 일반병이었고 군대에서 특공무술 안배웠습니다.;;
특공무술은 보통 수색대 정도는 가야 배우고, 태권도 역시 사회에서 단증을 따 가면 군대에서도 그다지 빡세게 안합니다. 게다가 군대 태권도 단증이 가라인 건 아는 사람은 다 알죠;;;;
//하니아빠님
총에 대한 기대는 한동안 버리고 계십시오. 이현성은 훈련중이었기에 실탄이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K2에 사용하는 K100탄의 경우 현실에서 정규전을 치를 때 외에는 쓸모가 없는 탄입니다. 비정규전이 주특기인 외국 특수 부대원들 사이에서는 5.56mm탄의 위력부족에 대한 불평이 많다고 합니다. 소말리아의 모가디슈공방에서도 민병대원들이 5.56mm탄을 맞고도 싸웠다고 하는 군요. K2탄은 관통력이 강해서 맞아도 뚫고 나가는데다가, 구경이 작아서, 무림의 고수 정도라면, 급소를 맞지 않으면 총상을 입고도 충분히 싸울 수 있을 겁니다. 절대 팔다리가 뜯겨나가는 일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앞으로 총기사용계획이 아예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나오는 것은 꽤나 후반부가 되어야 할 겁니다.
많은 관심 감사합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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