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꼬 이야기"를 물었던 분이 있는데,한 회분을 썼다가 내용전개가
처음 의도와는 다른 방향인 것이마음에 안들어 날려버렸습니다.
곧 올리도록 하지요.
"강호야화"도 상당히 늦어졌는데,이 부분을 한 회에 올리기가 너무 길어서
두 개로 나누었습니다.
다음 편도 오늘 밤에 올리지요.
이어지는 거니까 같이 연결해서 보시라!
무협야설"강호야화" 제5부 악씨세가의 암운 -6장
육운경은 악구명에게 문안인사를 하고 나서
단유화와 함께 소연혜의 거처로 가고 있었다.
“내일은 너희들 두 명을 상대해야 한단 말이지….
나중에 얼마나 공을 인정받을는지 모르겠다만,늘그막에 별 짓 다해 보는구나!”
단유화가 기막히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세요,고모!팔팔한 총각들 둘에게 봉사받기가 쉬운 줄 알아요?헤헤…”
“그런가?호호…나도 그런 짓은 첨이라….근데,둘이 한꺼번에 나를 농락하자는 말 하니까
군명이란 녀석은 어떻게 나오던?”
”처음에는 깜짝 놀라면서 고모가 그런 짓을 허락할까 하고 의문을 품더니
나중에는 어떻게 하면 고모를 설득할 수 있을지 머리를 굴리느라 여념이 없더군요.
고모가 말을 안들으면 다시 한 번 협박을 하겠다면서….”
“모자란 녀석,오히려 제가 거미줄에 걸린 줄도 모르고…
지난 번에도 내가 제 놈 요구에 응하지 않을 듯 하니 어찌나 안절부절하던지…
웃음을 참느라고 혼났어,호호…
그럼 내가 적당히 빼는 척 하다가 못이기는 체 하고 넘어가 줘야겠네….”
“그렇지요!제 장단에만 눈치껏 맞추세요”
“그래야겠지…군승이녀석 일은 잘 됐어?”
“예,서조장이 워낙 여우 짓 잘하잖아요.그 녀석은 제 에미하고 어떻게 엮어봐야겠어요.
서조장이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하더군요”
“제 에미랑 상간을 시킨단 말이야?”
가내의 무사들이 지나치며 단유화에게 인사를 하는 바람에 잠시 이야기가 끊겼다.
단유화가 그 무사들에게 자상하게 안부를 묻고 치하해 주고
무사들도 단유화에게 공손하면서도 친근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
단유화가 이제 악씨세가를 상당히 장악했구나 하는 것을 육운경은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렇게 해 보려구요.그렇게만 되면 그 녀석은 물론이고
염수련까지 완전히 우리 마음대로 다룰 수 있을테니까요”
“그게…가능할까?”
“어떻게 엮느냐에 달렸겠죠.
이미 에미나 아들이나 우리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으니…충분히 가능할 거에요”
“음…머지않아 천하의 악씨세가가 철저히 파멸되고 말겠구나!호호….
어쨌든 시집이라고 와서 삼 년이나 한 식구로 살았던 곳이라 그런지
이 집안이 그런 꼴이 된다니 기분이 좀 그런 걸!”
"그러세요?하긴 그렇기도 하겠네요...
군명이 엄마는 할머니하고 사이가 어떠세요,요즘?"
"글쎄...나한테 잘 보이려는 건 다른 며느리들이랑 같은데,
깊은 속까지는 잘 모르겠어.오늘 한 번 떠 봐야지!"
"그 여자한테는 어떤 방법이 잘 먹힐까요?
군승이 모자처럼 그 것들도 상간을 시켜 버릴까요?"
"호호....그러다가는 온 집안 식구들이 다 싱피붙겠다!"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요?어차피 복수가 포함된 계획이니까..."
"글쎄....우리 뜻대로 잘 될까?
군승이 모자는 어떤 식으로 모자간에 하게 만들건데?"
육운경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우선 생각한 게,비구니하고 다시 하게 해 주갰다고 제가 군승이를 몰래 불러내는 거에요.
그 곳으로 가다가 저와 군승이가 납치를 당해요.
물론 납치하는 사람은 우리 교의 고수들이죠.
그리고 우릴 납치한 무리들이 어머니에게 연락을 하는 거에요.
"당신 아들과 악씨세가의 손자를 잡고 있으니 언제 어디로 은자 얼마를 갖고
어머니되는 여자들 둘이만 와라.
우리가 당신네 집들을 항상 감시하고 있다가 만약 다른 무사들을 동원하거나
관부에 고변하면 아들들을 죽이고 달아나 버리겠다"
하는 식으로 말이죠.
어머니가 염수련이에게 은밀히 그 소식을 전하고...문제는 여기서부터인데.
염수련이 악구명이나 다른 악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 오려 하겠느냐는 거죠.
아무래도 제 남편에게는 상의를 할 것 같아서 악량호가 집을 비울 때 실행하려고 해요.
어머니가 저와 군명이의 생사가 달린 일이라며 염수련을 그런 식으로 설득하겠지만,
너무 억지스러워 보이면 의심을 할테니까요.
고모가 보기에는 어떠세요?
그럴듯 해 보여요?"
"글쎄...염수련의 성격으로 봐서 먹힐듯도 하다마는...뜻대로 안되면 어떻게 할 건데?"
"그냥 납치한 무리들이 우리를 풀어 주고 달아난 걸로 하든지...
차선책으로 어머니가 혼자 그들의 요구에 따라 돈을 갖고 와 우릴 구한 걸로 하든지...
그러면 염수련이가 신세졌다는 마음이라도 가질테니까요.
물론,염수련이가 악구명에게 고해서 무사들을 풀어버리면 그럴 수도 없겠지만..."
"그럼 염수련이가 우리 의도대로 움직인다고 치고,그 다음에는 어떤 방법으로
제 아들하고 그 짓을 하게 할 건데?"
"최음제를 쓸까해요.목숨에는 지장이 없는....납치범들이 어머니와 염수련에게
"당신네 아들들은 강한 최음제에 중독된 상태라 당장 여자랑
그 짓을 안하면 죽거나 불구가 될지 모른다.그러니 알아서 해라!
또 당신들이 우리를 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을 막기 위해
당신들의 약점을 잡아야겠다.
그러니 우리가 보는 앞에서 각자 아들하고 그 짓을 해라!
안그러면 당신들 네 사람을 모두 죽이던지 끌고 가겠다"
이런 식으로 협박을 하는 거죠.
"그럼 언니,부단주님도 너랑 그 걸 해야 되겠네?"
"서조장 말대로 하면 그래야 의심을 안사고,또 같이 그런 비밀을 공유했다는 점 때문에
염수련이 어머니와 더욱 가까워져서 조종하기가 쉬울 거라는 생각이에요"
"그럼 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격이구나!복도 많은 녀석....
그럴듯 하고 성공가능성도 높아 보인다마는...염수련의 반응에 모든 게 달렸네"
"그런 셈이죠.고모같으면 어떻겠어요?
납치범들이 시키는대로 하겠어요?"
"그런 일은...직접 닥쳐보지 않으면 아무도 미리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문제겠지..."
"좀 더 그럴듯 하게 보이기 위해서 어머니와 염수련을 납치범들이 겁탈하는 식으로
할까 하는 의견도 있었어요"
"언니가 너무 고생하겠다!언니는 겁탈하는 척만 하고 실제로는 안하면 안 될까?
물론 염수련이 눈치채지 못하게...."
"그런 생각도 했어요.고모 말대로 그 상황에 닥쳐봐야 결론이 날 것 같아요.
어쨌든 아주 위험한 일은 아닌 것 같으니까....
그 일이 잘 마무리되면 그들 모자를 악가를 망가뜨리는 도구로 써서
본격적으로 일을 추진할 거구요.
악구명에게도 약을 쓰고...그 전에 악중호도 죽이고..."
"악중호야 지금도 송장이나 다름 없으니 어렵지 않을런지도 모르지만,
악구명 그 영감은 만만치 않을 것 같애....무공이 그 정도면 웬만한 약은
알아챌텐데...난 사실 상당히 겁이 난다.너니까 하는 말이지만..."
"저라도 그럴 거에요.
대상이 누구라고 말은 안하고 다른 아줌마들한테도 물어보고 서조장하고도 의논했는데,
무공이 뛰어나서 음식이나 호흡을 통해 약을 쓰기 곤란한 사람에게 가장 효과적인
하독수단은 무엇일까 하고요.어떤 답이 가장 그럴듯 했을 것 같아요?"
"글쎄...그 영감이 잠 잘 때 내가?"
"그것도 한 방법이지만 완전히 중독되기 전에 깨어나 버리면...
악구명이 너무 고수라 한 번에 중독되는 약 말고 거의 표가 안나게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중독시키는 방법,그런 식으로 하는 게 제일 나을 것 같아요"
"어떻게?"
"여자의 몸을 이용해서요"
"여자의 몸을...몸이라..."
단유화는 어느 정도 짐작이 되면서도
"구체적으로 말해 봐"
하고 설명을 요구했다.
육운경이 다시 주위를 살피더니 단유화의 귀 가까이 입을 대고
"고모 거기,보지에 약을 조금씩 발라서 악군명이 먹게 하는 거에요.
그 영감이 고모랑 할 때 거기도 빨지요?또 입에도 발라서 입을 맞출 때
섭취되게 하던지...혹시 이상하다고 물으면 그 짓에 좋은 미약이라고 둘러대구요"
그럴거라 짐작은 했으면서도 막상 듣자 단유화의 얼굴이 발개지며
"에그,그런 방법을...그럼 난?나도 중독될 거 아냐?"
"그래서 해약이 있는 약이나 무공에만 약효를 나타내는 걸 부지런히 찾고 있어요"
"어쨌든 ...쉬운 일은 아니구나..겁도 나고..."
"계획중의 하나니까 꼭 그 방법을 쓰게 될지는 모르죠.
고모님이 위험해질것 같으면 당장 저부터 결사적으로 반대할 거에요.
어머니도 그러실 거고..."
단유화는 잠시 생각하는 표정이더니
"아이구,고마워라,우리 조카!호호...어차피 위험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지!
하게 된다면...비겁하게 몸을 사리지는 않겠어!
내가 이만큼이라도 살수 있게 해 준 사람들의 은혜를 생각하면....
고모 죽기 전에 운경이가 고모 그 거 많이 해주면,죽어서도 여한은 없겠다.호호호..."
"당장 내일도 할 텐데요,뭐!그것도 둘이나 상대로...."
"내일...날 마구 농락할거니?거칠고 야비하게 갖고 놀거야?"
"약간은 그래야 맞지 않겠어요?
그니까 고생하지 않으려면 고모가 너무 빼지 말고 적당할 때 슬쩍 무너지세요"
"그래야겠네...옷을 찢거나 하지는 않을거지?"
"예.고모가 처음에 빼는 척 하면 내가 설득하는 척 하다가 나중에는 협박하는 척 할게요.
그러면 고모가 적당히 어쩔 수 없구나 하면서 허락해 주고...."
"이러다가 나 희극단 배우되고 말겠구나!호호...둘을 상대로 하면 어떤 기분일까?"
"겁탈당하는 게 아니라면,부끄러우면서도 좋을 거에요"
"너 그런 식으로 해 봤니?"
"한 두번요,지난 번에 서조장도 군승이랑 나 둘을 상대했잖아요!"
"그렇구나!차례차례 할거야,아니면....다른 식으로는 어떻게 하는 방법이 있니?"
"한 사람은 보지에 하게 하고 한 사람은 입으로 빨아 주고 그래요.어렵지는 않겠지요?"
"그거야 뭐,창피하긴 하겠지만...다른 방법도 있어?"
"둘 다 몸 속에 넣고 싶으면...보지하고 뒷 구멍을 같이 써요"
"뒷구멍?..항문 말이야?"
"예,남색을 하는 것들이 그 구멍을 쓰잖아요!"
"아휴,더러워라!그 구멍으로...아프지 않을까?"
"처음에는 아주 아픈 모양이에요.
그러다가 길이 나면 어떤 여자들은 거기에 하는 것도 좋아하나 봐요"
"두 개를 같이...받는단 말이지?"
"그렇죠.그러면 사내들끼리도 서로의 자지가 느껴지나 봐요"
"참 해괴한 짓도 많구나.나도 어떤 사람들이 뒷구멍을 쓴다는 건 들은 것도 같다만...
서조장은 어떻게 했는데?"
"그 때는 차례대로 했어요"
"나도 그럼 내일 그렇게 할까?"
"입으로도 해주세요.군명이 자식이 더 좋아하게...그렇게 하는 건
그리 힘들지도 않을 거고,어쩌면 고모도 좋을지 알아요?"
"네가 고모를 아주 발정난 년으로 만드는구나!
어휴,이런 얘기 하니까 어째 사타구니가 축축해 지네,호호...."
"저도 그래요.고모 살냄새까지 맡아지고...여기서 그냥 고모를 올라타 버리고 싶어요"
"그러기만 해 봐라.호위무사들 검에 네 몸뚱이가 어육이 될테니,호호호..."
가주 악중호와 처자의 거처로 쓰이는 건물 뜰에 들어서니
하녀가 인사를 하고 방안에 그들의 출현을 고했다.
“어서 오셔요,어머님.아유,우리 사돈 공자도 오셨네!”
소연혜가 섬돌로 내려서며 반색을 하고 맏아들 악군풍의 아내인 조아영이
두 살쯤 되는 아기를 안고 따라 나오며 인사를 한다.
“그간 평안하셨습니까,큰 마님?가주님의 병세는 좀 차도가 있으신지요?”
육운경이 공손히 인사를 하고 조아영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명이 아범 병세야 늘 그렇지요…사돈댁도 두루 평안하시지요?”
“내 조카도 오고 해서 인사도 시킬 겸 자네한테 맛 난 것도 얻어 먹을 겸 해서 왔네.
방해가 된 건 아니지?”
“아이,방해라니요?들어가셔요”
소연혜의 방에 자리를 하고 나머지 안부들을 묻고 하는 절차가 끝나고,
조아영이 다과를 챙기려는지 밖으로 나갔다.
“우리 가주님이 얼른 털고 일어나야 할텐데…쯧쯧,자네 고생이 말이 아니야!”
단유화가 소연혜를 측은한 표정으로 보며 위로를 하자
“제 팔자가 그런 걸 어쩌겠어요.그래도 아버님,어머님이 이렇게 신경 써 주시고
우리 애들을 귀여워해 주시니 그저 감사하지요”
“나야 무슨 도움이 되겠나만….이런 일만 아니면 우리 요빈이 혼처도 알아보고 해얄텐데…”
“그러게요.아비가 저러고 있으니…우리야 그렇다 치고,
단공자도 혼인을 해서 내자를 들여야지요,외아들인데…”
육운경이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직 어린데요,뭘…군명이 혼인하면 저도 그 때 하지요”
“안그래도 우리 올케가 요즘 그런 말을 해.
저 녀석이 요즘 군명이랑 의기투합하여 어울려 다니는 거 자네도 알지?”
”예,단공자가 워낙 어른스럽고 의젓하니 우리 군명이가 많이 배우는 모양이에요”
소연혜는 아들 악군명이 이미 서조모 단유화와 살까지 섞은 줄은 꿈에도 모르는지라
집 안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유화의 친정조카와
자기 아들이 친하게 지내는 것이 다행이라는 투로 말했다.
“어른스럽기는 무슨…괜히 내 친정조카와 어울려 다녀서 잘못된다고 흉이나 안잡혀야 하는데…”
하는 단유화의 말에
“아유,어머님도!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사돈 공자는 또래에 비해 훨씬 어른스럽잖아요.
우리 군명이는 아직 애 같은데…단공자가 좀 잘 이끌어 주어요”
소연혜가 보기좋게 웃으며 육운경에게 말하자
“제가 무슨…가주님 병세 돌보시랴 집 안 일 꾸려 가시랴 힘드실텐데도
전혀 내색 않으시고 혼자서 애쓰신다고 군명이가 어머님 걱정을 많이 하더군요”
“어머나,우리 명이가 그런 말을 해요?
호호…그게 다 사돈 공자같이 의젓한 친구를 사귄 탓일 거에요”
소연혜가 듣기 좋은지 얼굴이 발그레해지며 웃고
“자네가 그만한 사람이니 자식들도 오죽할려구…내 자네 고생하는 게 늘 안타까워!”
단유화도 소연혜의 기분을 더 돋구어 준다.
조아영이 다과상을 들고 들어오고 아이를 안은 하녀가 따라 들어온다.
“경이 에미도 고생이 많구나!그래도 네 시어머니만이야 하겠느냐?
항상 잘 도와드리도록 해라”
경이란 조아영이 소연혜의 장남 악군풍과 혼인해서 얻은
두 살 짜리 사내아이 악조경을 말하는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할머님!”
관리 집안에서 자라 예의범절이 몸에 배인 조아영은 화려한 미인은 아니었으나
단아한 기품때문에 스물 셋의 나이보다 원숙하게 보이는 인상이었다.
전에도 가끔 볼 때마다 ‘악씨가에 며느리 하나는 잘 들어 왔구나’
하는 생각을 육운경은 하곤 했다.
집 안의 위세만 믿고 안하무인인데다가 어리숙하기까지 한 악군풍의 짝으로는 아까운 여자였다.
차와 군것질거리로 입을 다시며 잠시 환담을 나누다가 단유화가 소연혜에게 할 말이 있다며
육운경과 조아영을 내보냈다.
“가주의 병세는 영 차도가 없을 것 같은가?”
소리를 낮추어 단유화가 묻자
“그러게요…의원도 알 수 없는 병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만 하니…
어째야 좋을지 모르겠어요,어머님!”
소연혜가 금방까지 웃던 얼굴이 곧 눈물이라도 흘릴 것 같이 변하며 탄식했다.
“자네 같이 후덕한 사람에게 어떻게 이런 흉사가 닥쳤는지….
여보게!내가 좀 듣기 서운한 말 하더라도 내 뜻을 오해하지 않고 들어주려나?”
”예,어머님.오해라니요,말씀하셔요”
”내 병으로 누워있는 사람을 두고 이런 말하기 뭣하네만….
그래도 자네니까 내 말뜻을 이해하리라 믿고 말하겠네.다 자네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
단유화가 다시 뜸을 들이자 소연혜도 대충 짐작을 하는지 신중한 표정으로
“말씀하셔요!어머님하고 저 사이에 무슨 오해가 있겠어요.
다 저희를 생각하셔서 하는 말씀일텐데…”
하고 말꺼내기를 재촉했다.
“만약,만약에 말이야!가주가 영 자리에서 못 일어나면…
그런 일이 생기면 자넨 어떻게 할 생각인가?”
뜸을 들일 때부터 대충 눈치는 챘던지라 소연혜는 놀라거나 언짢아하지는 않았다.
차라리 단유화가 그런 말을 먼저 꺼내면서 의논을 해 오는 것이 고마웠다.
“어머님 생각이 옳으셔요….그런 경우가 생겼을 때의 뒷 일도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하는데…
생각을 전혀 안 한 것도 아니지만 어머님도 아시다시피 제가 워낙 주변머리가 없다보니…
어머님은 무슨 생각하신 게 있으신가요?”
“나야 명색이 자네 시어머니라 해도 뒷 자리로 들어 왔으니
집 안 일에 왈가왈부할 자격이나 있나,어디?
다만,이러다가 무슨 일이라도 덜컥 생기면 자네 처지가 힘들어지지 않을까 해서…”
자신을 생각해주는 듯한 단유화의 말이 소연혜에게는 큰 위안으로 들렸다.
“저야 이제 살만큼 살았으니 명이 아범이 죽으면 따라 죽던지
머리깎고 비구니나 되면 그만이지만….애들을 생각하면…
어머님이 좀 좋은 방도를 알려 주셔요”
이제는 어느 정도 단유화와 속을 터놓고 이야기할 때도 됐고,단유화도 그런 생각인 것 같아
소연혜는 솔직하게 도움을 청하리라 작정을 했다.
“자네도 알다시피 그런 일에 내가 표나게 나설 수도 없는 처지고….
괜히 말이나 나서 다른 식구들 귀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집 안에
분란을 일으킨다고 자네 시아버지가 당장 내?을텐데 내가 무슨 뾰족한 방도가 있겠나?
다만 자네가 딱한 일을 당할까 안쓰러워서….”
단유화가 소연혜의 손을 잡아 주며 말하자 소연혜가 바싹 안길듯이 다가 앉으며
“누가 뭐래도 이 집안에서 여자로는 어머님이 제일 어른이시잖아요.
외람되나 어머님 연배가 젊으시니 전 속으로는 다정한 언니겠거니 생각하려 해 왔구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어머님이 여러 집 안 일에 어른으로서
마땅히 참여하고 지시를 하셔야 한다고 봐요.
어머님이 그러시는 걸 못마땅해하는 사람이 있다 해도 대부분의 집 안 사람들은
어머님 편을 들지 그 사람들 편을 들지는 않을 거에요.
시아버님이 어머님을 아끼시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어머님이 집 안 비복들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인심을 얻고 계시는지 아시잖아요?”
소연혜는 자신의 말이 단유화를 기분좋게 하려는 아첨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단유화가 집을 비운 사이 시아버지와 두 번이나
음란한 짓을 했던 것이 떠올라 약간의 가책이 느껴지기도 했다.
처음에야 얼결에 시아버지에게 당한 일이라고 둘러댄다 하더라도
두 번째는 자기 스스로 그런 목적을 가지고 찾아갔고,
적극적인 태도로 시아버지와의 정사를 나누며 즐겼던 것이다.
그건 누가 뭐라해도 자발적인 난륜이었으며
자신이 그 때 느낀 음란한 쾌감이 그걸 증명하는 것이다.
“그래,노가주께서는 자네에게 어떤 말씀도 안하시던가?”
“아직….아범이 아직 살아 있는데 그런 일로 의논을 드리기도 뭣하고…
여자인 제가 나서서 그런 의논을 드리기도 불경스러운 것 같아서요”
단유화는 진심으로 자신과 자식들을 생각하는 마음인지도 모르는데
시아버지와 그런 짓까지 하고 이제 거짓말까지 하자니 소연혜는 어쩔 수 없이
단유화에게 미안함을 느꼈고,가주자리를 다투는 일때문이 아니더라도
이 여자에게 잘 해 줘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진심으로 다가가면 단유화도 더 마음을 열어줄지 모르고
그렇게 되면 가주자리가 군풍이에게 돌아 올 확률도 더 커질 것이다.
“나라의 일이야 우리 같은 여자들이 뭘 알겠나만,
난 집 안에서만큼은 장자승계가 지켜져야 한다고 보네!
그래야 분란이 안 생기지.조카가 어리다고 해서 숙부들이 다 제 할 말 하고 나서면,
형제많은 집안의 맏형은 어디 죽을 때 눈이나 편히 감겠는가?”
단유화의 그 말은 결정적으로 소연혜의 마음을 잡는 것이었다.
“어머님이 그리 생각하신다니…말씀만으로도 전 애끓던 가슴이 후련해 지네요!
어머님만 그런 생각으로 도와주신다면 저희 모자들에게는 더 없는 복이지요!”
소연혜가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며 단유화의 가슴에 얼굴을 댔다.
도저히 그럴 수는 없는 일이지만,소연혜는 시아버지와의 일을 실토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은 생각까지도 잠깐 했다.
악씨세가의 주요 인물중 또 한 사람의 마음이 밀천교의 계략에 완전히 함락되는 순간이었고,
단유화는 가슴에 안긴 소연혜의 등을 쓰다듬어주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다급한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것처럼,
소연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은 작은 도움의 손길 하나만으로도 그 마음을 움직이기 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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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운경은 악군명의 방에 있었다.
둘은 무슨 역모나 계획하는 자들처럼 은밀히 속삭이고 있었다.
‘그럼 내일 중화참에 너희 집으로 갈게…정말 너만 믿어도 되겠지?’
‘그래,임마!내가 언제 너 실망시킨 적 있어?
그 대신 네가 이 집안에서나 다른데서 우리 고모를 대할 때 절대 그런 내색만 하지마!
누가 눈치채기라도 하면 우리 셋 다 그날로 죽는 거니까….’
‘그건 염려마라!내가 미쳤다고 그런 좋은 일을 소문내서 망치겠냐…
죽어 무덤에 가서도 입도 뻥긋 안 할테니…’
‘그래…그건 그렇고...지난 번에 우리 고모랑 첨 할 때,얼마나 좋더냐?’
‘…묻지 마라…그래도 할머니가 되는 분인데…그런 말 하고 싶지 않다’
악군명이 얼굴을 붉히며 손사래를 친다.
‘이 자식이!누구 덕분에 그런 경험을 했는데….우리 고모 몸 아직 쓸만하지?’
‘너도…해봤잖아!’
‘네 생각을 묻잖아,자식아!너 이런 식으로 나올래?’
‘아,알았어!....어쨌든 할머니라고 부르는 분이라…
실제로는 그리 나이들어 보이지 않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할머니라는 생각도 조금 있었는데….
해보니까 그보다 나이 적은 여자들보다 더 좋더라!’
‘진작 그렇게 나왔어야지…우리 고모 보지, 끝내주지?’
‘그…그건…응…좋았어’
‘한 번 했어,두 번 했어?’
‘두,두 번…’
‘고모가 두 번이나 대주디?’
‘한 번 끝나고…할머니가 가만히 있길래 내가 그냥…한 번 더 해버렸어’
‘이 자식 봐라!내 허락도 없이 우리 고모 보지에 두 번씩이나 싸질렀단 말이지?’
‘네,네가 하게 해줬잖아?’
‘그건 한 번만 그랬지!누가 두 번이나 하라더냐?’
‘………………..’
‘하하,자식,겁 먹기는….농담이고...요빈이 누님한테나 가보자!’
‘그,글쎄…누나가 싫어하면….’
‘또,이자식이!난 너한테 여러 여자들 붙여주고 나중엔 우리 고모,
너한테 할머니되는 분까지 맛보게 해줬더니,그래 겨우 네 누나 얼굴이나 좀 보자는데 그것도 안돼?
네 누나를 올라타겠다는 것도 아니고 말야’
‘…알았어.가 보자’
둘은 방에서 나와 악요빈이 거처하는 방으로 갔다.
“누나!”
“누구,명아니?”
말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렸다.
악요빈은 스무 살이다.
눈에 확 띠는 미녀까지는 아니라 해도 은근히 사람을 끄는 인상에다 큰 키에 쫙 빠졌다고
할 수 있는 몸매가 한창때의 나이와 어울려 육운경의 욕망을 부추긴지 오래였다.
더구나 일부러 듣기 좋으라고 지어서 내는 것 같은 약간 비음섞인 목소리는
자꾸 듣고 있으면 저절로 묘한 기분을 들게 하곤 했었다.
“그 동안 평안하셨지요?사돈 누님은 날로 아름다워지시는군요”
“어머,단공자도 오셨네!아유,명이 이 녀석!그러면 미리 귀띔을 해 줘야지,매무새도 엉망인데….”
악요빈이 새침떼기 시늉을 하며 눈을 흘기더니
“어른들이랑 다 평안하시지요?”
하며 육운경을 향해 제법 인사를 차렸다.
방이 어지러운데 어쩌나 하는 말들을 쫑알거리며 둘을 들어오게 했고,
한창 나이의 처녀 규방에 들어서면서부터 풍겨오는 야릇한 향취는
품고 있는 욕심때문에 실제보다 더 진하게 자극하는 것 같았다.
저 안쪽에 휘장으로 가려진 곳이 침실인 모양이고
주홍색이 고운 탁자가 놓여 있는 방안은 귀한 집 과년한 처녀의 방답게 화사했다.
악요빈이 자리를 권하고 세 사람은 앉았다.
“어르신들께 인사드리러 온 김에 사돈누님 얼굴도 뵙고,
좋은 말씀도 들을까 해서 찾아 뵈었습니다”
육운경이 넉살좋게 말하자 악요빈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까르르 웃더니
“호호호…나이는 내가 한 살 많다고 해도 할머님의 친정 조카님이시니
나나 명아에게는 숙항이 되고 우리는 조카뻘이 되는 단공잔데,
명아랑 친구처럼 지낸다니 친구사이를 물러라 할 수도 없고…
나중에 악씨 집안이 항렬도 몰라보더라고 흉보면 안돼요,단공자!”
“아이구,누님도 참!누님이 너무 아름다우시고 깜찍하셔서 나이보다 어려 보이시니
세상풍파에 겉늙어버린 저보다 동생같다고 하면 그거야 그럴 듯 하겠지만,
나이많은 누님께 누님이라 부르는데 누가 할 일 없이 시비하겠습니까?하하하…”
“아유,단공자는 같은 말이라도 참 듣기좋게 한다니까…
그런 말재주로 순진한 처녀들을 몇 명이나 홀렸어요?호호호….농담이에요,농담!”
“하하…누님 같이 매력이 넘치는 아가씨가 어디 있어야 홀리지요!
백락도 천리마가 없으면 그 안목을 자랑할 길이 없고,
천리마가 있다 해도 백락이 없으면 뉘라서 천리마라 불러 주겠습니까.
하물며 소생의 세 치 혀 따위로야 말할 것도 없지요”
“호호호…백락과 천리마라…혹시 알아요?
지금도 어디서 단공자가 자기를 찾아 주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천리마가 있을는지…
어머나,내 정신 좀 봐!손님이 오셨는데 차 한잔도 대접할 생각은 안하고 딴소리만…
뭐,맛난 거 먹고 싶은 거 있어요,백락선생님?호호호…”
인물도 그럴듯한데다 말도 능청스럽게 잘하는 비슷한 또래의 청년과 같이 있는 것이
싫지는 않은지 악요빈은 연신 까르르 웃어댔다.
‘너를 통째로 먹고 싶어!’
라는 말은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다른 방에서 마실 것 먹을 것 실컷 먹고 마셨으니
누님께서는 그 예쁜 목소리로 제 귀나 즐겁게 해주시지요”
"
규방에만 앉아 있는 처녀가 무슨 얘깃거리가 있어야지요.
단공자야말로 세상 물정에 밝은듯 하니 재미있는 얘기도 많이 알 거 아니에요?
단공자가 먼저 하나 해주면 나도 얘깃거리를 찾아 볼께요”
악군명은 딴 생각하는 것처럼 멍하니 앉아있고
악요빈과 육운경 둘이서 웃고 떠들며 은근한 농담을 주고 받기도 했다.
악요빈도 한창때라 춘심이 만만치 않을 터인데 부친이 저러고 있으니
혼인말이 나기도 어려운 처지여서 답답해하고 있는 중이었고,
육운경이야 작심하고 하는 일이니 두 사람은 죽이 척척 맞아 돌아갔다.
육운경은 한창 재미있게 옛 얘기를 풀어 놓으며
실수로 그런 것처럼 탁자밑에서 악요빈의 발을 건드렸다.
약간 움찔하는 기색이었으나 그걸로 끝이어서 좀 더 떠볼까 하는 마음으로
이번에는 발가락으로 그녀의 발등을 살짝 눌렀다.
건너다 보는 악요빈의 눈에 약간의 궁금증이 어렸을 뿐 발을 빼거나 하지는 않는다.
발가락으로 지그시 눌러도 발을 빼지 않는 걸 보고 좌우로 움직이며 부벼보니
약간 힘을 주며 육운경의 발을 밀어 올리려고 하는데,
눈에 장난기가 어린 걸 보니 같이 장난을 치려는 모양이다.
악군명이 눈치채지 못하게 탁자밑에서 서로 발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었다.
‘이제 이 계집도 내 수중에 떨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육운경은 곁눈질로 악군명을 가리키며 그녀에게 눈을 깜빡였다.
악요빈이 장난기어린 시선을 잠시 보내고 있더니 태연하게 악군명을 향해
“군명아!니 방에 가서 지난 번에 내가 빌려 준 책 좀 가져와 봐!
함부로 내보이면 안되는 거니까 직접 가서 좀 가져올래?
거기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봤는데…기억이 잘 안나네!”
악군명이 잠시 머뭇거리며 단운경과 악요빈을 번갈아 쳐다 보더니 방을 나갔다.
“단공자도 군자는 못되겠군요, 남의 처녀나 희롱하고…단공자 원래 그런 사람이군요?”
샐쭉 토라진듯이 흘겨보는 악요빈의 눈에는 아직도 장난기가 남아 있었다.
“요빈누님처럼 아름다운 여자는 발도 보통사람들하고 다른가 싶어서 그랬지요.하하…”
“흥,거짓말도 잘 꾸며내고…다음부터는 내 방에 들어오게 하나 봐라!”
“요빈누님!”
육운경이 잽싸게 두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덥썩 주었다.
“어머!왜 이런대?누가 보면…”
얼굴이 발그레해지며 고개를 외로 꼬았으나 애써 손을 빼려 하지는 않는다.
“섬섬옥수라더니…참 손도 곱고 이쁘군요”
마음껏 쓰다듬으며 칭찬해 주니 살짝 눈을 치뜨고 쳐다보는데
아찔할만큼 색정을 느끼는 육운경이었다.
“아이,그만!군명이 올텐데…”
“군명이만 안오면 괜찮다 그말이군요?”
어떻게 나오나 보려고 놀리니
“어머머,누가 그렇대나!...근데 내 손 잡아 볼려고 군명이는 내보냈나요?”
말투도 친근해지고 목소리에도 코맹맹이 소리가 더 섞이는 것으로 미루어
은근히 육운경의 희롱이 재미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예쁜 손이니 당연히 그 욕심도 있지만,사실은 내 요빈누님께
꼭 할 말이 있는데 어디 단둘이 있을 기회가 있어야지요!”
하고 육운경이 안타깝다는 듯이 말하자
“무슨….말?둘이서만 해야 할 말이 뭐 있다구…”
하면서도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그 동안 소제가 얼마나 애가 탔는지 누님은 모르시지요?
할 말이 태산같은데 말 할 기회는 없고…”
“군명이 오나 봐요.할 말 있으면 빨리 하던지…”
무공이 꽤 있는 악요빈인지라 단운경은 듣지 못한 발소리를 들은 모양이다.
“다음에 누님 할머니가 친정에 오실 때 졸라서 꼭 한 번 따라오세요!꼭입니다!
안그러면 불쌍한 청년 하나 누님 집 대문에 목매달고 죽은 꼴 보게 될테니까요!”
“아이,그런 끔찍한 말을…근데 내가 단공자 집에까지 왜....”
소리를 낮추어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악군명이 들어오는 기척이 나자 얼른 말을 끊었으나
육운경은 그녀의 눈빛에서 그녀가 거의 승낙했다는 기색을 읽을 수 있었다.
악군명이 문을 열고 들어 왔을 때 두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춘색이 난만한 사월이고,그 춘색 한 자락이 처녀의 규방에도 드리운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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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단유화가 미리 가소선의 집에 와 있을 때,
악군명이 제 딴에는 조심스럽게 대문을 들어섰다.
“너희 부모님은 오늘도 나가셨냐?”
“말했잖아,육촌 댁 회갑연에 가신다구…저녁때나 돼서야 오실 테니 아무 걱정 마라!”
“할머님은…오셨어?”
“응,내가 일부러 제일 안 쪽 어머니방으로 모셨지.
하인들도 거의 바깥일을 보게 만들고…완벽한 기회니까 그건 걱정말고
너 먼저 들어가서 우리 고모나 잘 설득해 봐!”
“그건…네가 더 잘하잖아”
악군명이 자신없다는 투로 말하자
“어차피 같이 할거니까 낯가림을 없애야지,자식아!서로 데면데면하면 그게 되겠냐?
난 밖에 단속 좀 더 해놓고 들어갈게”
“…알았어”
하고 싶은 욕망은 하늘을 찌를듯한데 그래도 할머니가 되는 여인을 다시 범해야 하는
일의 난처함 때문에 악군명의 걸음걸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처럼 엉기적거렸다.
악군명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육운경은 마당을 돌아 뒤 꼍의 한 방으로 들어갔다.
가소선이 거기 있었다.
“왔니?”
“예”
“고모 방에 들어갔어?”
“예”
“이러고 나면 네 말이나 고모말을 더 잘 듣기는 하겠다마는…
아무래도 네 고모가 너무 민망하겠구나.어쨌든 손자가 되는 녀석인데…”
“고모님도 마음의 준비가 다 된 거 아까 보셨잖아요.
그리고 한 편으로는 은근히 재미있어 하시던데요”
“그래?그럼 다행이구…그럼 오늘 일이 마무리되면
그 다음에는 염수련이와 그 아들 건을 추진해야겠구나!
하여튼 내 얼른 결정을 하마!"
그들 모자를 상간시키는 계획에는 가소선의 협조가 필요했고,
그 협조의 성격상 가소선은 약간 망설이고 있었다.
“내키지 않으시면 안하셔도 돼요,어머니!다른 방법을 찾아 보지요”
“아니야,성공할 확률은 그 방법이 제일 높을 것 같다는 너희들 말이 맞아.다만 에미가…”
말을 얼버무리는 가소선의 얼굴이 약간 달아 올랐다.
“어머니!”
육운경이 약간 안쓰러운 마음에 그녀에게 다가 앉으며 껴안자
“이 녀석이 또 응큼한 짓 하려고….너도 얼른 가 봐”
가소선이 밀치는 시늉을 했다.
“조금 늦게 가는 게 좋을 거에요.지난 번 일로 어색할텐데…시간을 좀 줘야죠”
육운경의 팔이 자신의 어깨를 끌어안고 당겨 안는대로 끌려가 안기며
가소선은 자신이 결정해야 될 일을 생각했다.
단유화는 지난 번 악군명에게 어쩔 수 없이 당해야 하는 척 할 때도 그랬고,
오늘도 민망한 일을 불평없이 하겠다고 나섰다.
혹 단유화가 그 짓을 싫어하지만은 않는다는 것도 이유의 하나라 해도
어쨌든 밀천교의 일을 이루기 위해서 애쓰는 것은 사실이다.
자신은 그녀보다 더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고,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감도 커야 한다.
녀석이 등 뒤에서 비스듬히 자신을 안아 오고 목덜미에 숨결이 느껴진다.
지난 번 녀석의 손에 사타구니를 희롱당하며 절정에 오르고
그 다음에는 자신이 입으로 녀석의 사정을 받아준 일이 있고 나서
녀석의 태도는 더 스스럼없어졌으나 자신이 느끼는 민망함은 그대로인 것 같다.
다른 일에는 항상 냉정하고 결단력있게 대처해 왔으나
녀석과의 묘한 줄다리기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허우적거리고 있는 자신이었다.
녀석이 자신을 다른 여교도들처럼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것도
한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노골적으로 육체적인 교접만을 원해 온다면 그냥 지나가는 일로 여기고
응해 주던지 아니면 확실히 거부의사를 밝힐텐데 녀석은 가소선 자신이
스스로 마음까지 열고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모양이었다.
단순한 교접이 아닌,모자같은 정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내와 계집으로서의 정도 함께 주고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마음으로는 아들처럼 생각하면서도 육체적으로도 사랑해 주어야 하는 모순이
자신과 녀석 사이를 어색하게 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럼 그 동안 에미 어깨나 좀 주물러 주다 가던지…”
그 말이 더 난처한 지경을 만들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당장의 어색한 분위기가 답답해서 녀석에게 스스로 빌미를 주고 마는 가소선이었다.
“예”
녀석이 어깨를 쥐어 부드럽게 주무른다.
예전에는 아주 시원한 손길이었는데,
얼마전부터는 시원하다기보다는 자신의 몸을 간지르는듯한 느낌을 준다.
“어머니한테서는 항상 좋은 냄새가 납니다”
말도 징그러운 말만 골라서 하는 녀석이다.
녀석의 손에 걸린 여자들은 쉽게 헤어나지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며,
이렇듯이 수 년 간에 걸쳐 집중적인 수련을 시킨 정예들을 동원한
치밀한 안배와 계략은 그 대상들이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거미줄인 것 같았다.
이것이 힘인 것이다.
한 사람이 잘 난 것만으로는 세상을, 천하를 지배할 수 없다.
잘 훈련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과 철저한 계획,
과감한 실행이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예전의 백련교는 그 많은 교도를 거느리고도 그런 체계를 갖추지 못해서 여러 번에 걸쳐 대학살을 당해야 했고,
지금의 밀천교는 그런 조직과 체계를 갖추었기에 이제 복수를 하고 천하를 노릴 수 있는 것이다.
녀석의 손이 자신의 젖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른다.
“또!...그게 그렇게 만지고 싶어?이제 다 늘어졌는데…”
“아직 이렇게 물컹거리고 좋잖아요.
어머니 젖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따뜻해요!”
나이가 들면서부터 별로 의미가 없게 느껴왔던 그 살덩이들이,
녀석의 손에 쥐어지면 육체적 욕망과 관련된 여자 신체 일부로서의 기능을 실감나게 하는 것 같았다.
오늘은 어떤 제지도 하지 말고 그냥 몸을 맡겨 볼까?
차라리 녀석이 욕망에 눈이 멀어 자신을 강제로라도 범해 버리면
못이기는체 당해 주면 될 것 같은데,눈 딱 감고 그 한 번만 어떻게 넘기면
다음부터는 차라리 편할지도 모르는데,녀석은 그걸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제가 만져주면 어머니는 안 좋으세요?
지난 번에 제가 거기 만져주니까…아주 좋아하시고는….”
”아유,그 말은 왜 하니,녀석아! 누가 좋아했다고 그래?”
”그 때 어머니가,어머니 거기가 흠뻑 젖고 뜨거워진 거 잊으셨어요?
여자들은 좋으면 그렇게 된다구요”
”에민 다른 여자들이랑 달라,녀석아! 그 때는 하도 부끄러워서 그랬지…”
“에이,어머니도….좋았으면 좋았다고 하시지….
다시 해 볼까요?좋아하시는지 어떤지?”
”자꾸 그럴래?그리고 땀 배이게 왜 에미 목에다가 그렇게 더운 숨을 뿜어대?
응큼한 생각만 하니까 그렇지…”
“어머니 살 냄새만 맡으면 숨이 가빠져요!”
“징그러운 소리 하지 마,녀석아!”
밀고 당기다가 마침내 자신이 무너지고 녀석의 손과 양물에 달아올라 몸부림치는 것,
그것이 녀석이 가장 원하는 상황이고 녀석의 쾌감이 가장 커지는 방법일 것이다.
질리도록 여자의 몸을 즐긴 녀석이 자기 정도의 여자 육체에 강하게 끌리지는 않았을 것이고,
모든 인간관계와 의식적 거부감까지를 포함한 존재로서의 가소선일때만이
녀석의 욕망을 강하게 자극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있으리라!
그런 역할을 그대로 유지하며 버티는 자신을 희롱하고 희롱하다가 마침내 정복하는 것,
그래서 녀석의 마음 한구석은 오히려 자신이 밀고 당기는 신경전에서
더 오래 버텨주기를 바랄지도 모르고 더 정복하기 어려운 존재로
변해가기를 바라는 마음도 가졌는지 모른다.
역으로 생각해 보면 그럼 자신은 녀석에게 어떻게 해 주어야 하는가?
충분히 애가 타도록 녀석의 손길을 거부한 다음 녀석의 욕망과 안타까움이
한계에 가까워질 때 못이기는 척 몸을 내주는 것이 가장 녀석을 기쁘게 할 것이다.
“저 방에 안 가고 여기서 어머니랑 이러고 있으면 좋겠어요”
”녀석이,지금까지 잘 해 와 놓고는….에미가 어디 도망이라도 가니?”
“그래도요”
“말 안들으면 앞으로는 에미 곁에도 못오게 한다!
평소에는 시키는 대로 제깍제깍 하는 녀석이 둘이만 있으면 말도 안듣고 애가 되네…”
“저도 모르게 어머니하고만 있으면 그렇게 돼요.어머니가 너무 좋아서 그런 모양이에요”
그럼 지금은 어떤 단계인가?
아직 한계는 아니다.
그럼 자신은 녀석이 최상의 기쁨을 얻을 수 있도록 장단을 맞춰 줄 용의는 있는가?
세상일에서 격리된 채 둘만의 세상에서 살고 있다면 어쩌면 그렇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몸을 열어서 받아들일 듯 받아들일 듯 애를 태우고 또 태우다가,
마침내 자신에 대한 녀석의 욕망이 온통 끓어 올라서 터져버리기 직전일 때,
자신의 아랫도리를 열어 녀석의 양물을 들어오게 해 주면 녀석은 최상의 쾌감을 얻을 것이고,
어쩌면 자신도 그 행위에서 아직은 사그라지지 않은 쾌락의 불씨를 피워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거느린 수많은 교도들과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의 전개는
자신에게 그런 심적인 소모를 허용해 주지 않을 것이고,타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가소선 자신의 이성으로도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냉정해져야 하고 자신은 충분히 냉정해 질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왜 갈수록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곤혹스러워해야 하는지 답답한 가소선이었다.
“여기 만져도 돼요.어머니?”
녀석이 손을 아래로 내려 옷 위로 하복부를 쓰다듬으며 어리광부리듯 묻는다.
“그만하면 안 돼?저 방에도 가 봐야지….”
“잠깐만…어머니하고 있다가 갈께요”
“하지 말래두…”
“지난 번처럼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거 보고 싶어요.제가 어머니 기분좋게 해드릴게요”
“안 돼!...만질려면 오늘은…그 건 벗기지 말고 위로만 만져!
안그러면 에미 정말 나가버릴거야!”
“알았어요,어머니 말대로 할게요”
녀석의 손이 이제 치맛속으로 들어가 더듬고 있고,자신의 육체도 평정을 잃어가고 있다.
녀석이 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과 또 한 편으로는 묘한 기대감이 이중으로 교차하는 상태에서
뒤에 있는 녀석의 가슴에 편하게 등을 기대고 몸을 내맡기며
마치 그러면 답답한 마음이 풀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녀석의 손이 쉽게 자신의 사타구니를 노략질할 수 있도록 다리를 더 벌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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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군명이 단유화가 있는 방에 들어가니
단유화는 침상에 걸터 앉아서 무슨 생각에 잠긴듯한 모습이었다.
“명이구나,언제 왔느냐?”
태연하게 묻는 단유화에게 얼결에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악군명은 지난 번 일이 떠올라 얼굴이 붉어졌다.
“조금 전에…왔습니다”
“응…왜,할미한테 할 말 있어?”
”그,그것이….저….”
당황하여 더듬거리는 자신에 대한 모멸감이 치밀었으나 혀는 더욱 굳어버리고 있었다.
“우선 이리 앉아라.그러고 서 있지 말고…”
“…예”
단유화의 앞에 앉았다.
“명아!...지난 번…일 아무한테도 말 안했지?”
단유화의 얼굴이 약간 붉어지고 눈으로는 비밀을 공유한 사람끼리의 연대감 같은 것을 전해 온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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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악군명은 단운경이 시키는 대로 숨어서 두 사람의 정사를 지켜 봤다.
심하게는 아니고 약간 빼는듯한 단유화를 육운경이 구슬려서 올라타기까지의 과정은
머릿속이 텅 빌 정도로 자극적이었다.
허연 허벅지와 붉은 고의,검은 음모의 숲과 그 아래 여체의 비밀스러운 곳….
악씨세가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할아버지 악군명의 후처이자 자신에게는 할머니가 되는
여인의 육체는 할머니라는 말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육감적이었고,
더구나 친정 조카가 그런 그녀를 희롱하다가 올라타서 그 잘난 양물을
여체의 그 곳에 밀어넣는 것을 눈 앞에서 보는 느낌은,낭떠러지로 떨어져 내리는 것도 같고
온 모에 힘이 쫙 빠진 상태에서 오래 참고 참은 오줌을 싸는 것 같기도 했었다.
처음에는 수동적이던 단유화가 나중에는 욕정에 못이겨 하체를 음란하게 뒤틀며
단운경의 양물을 깊이 받아들인채 자지러지는 치태를 보이는데,
그것은 악씨세가에서 보던 자상하고 현숙하던 할머니와 동일인물이 보이는
모습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만큼 음란했다.
단운경이 그녀의 몸 속에 쌀 때는 거의 실성한 여자처럼 울부짖으며 부들부들 떨다가
축 늘어졌고,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훔쳐보며 악군명도 마음속으로나마 부르짖고
몸을 떨다가 탈진한 것처럼 허탈해 졌었다.
‘하,할머니…나도 하고 싶어요!나도 할머니 보지에 싸고 싶어요!’
악군명은 그 때 마음속으로 그렇게 외쳤었다.
그러다가 미리 단운경이 시킨대로 악군명은 문을 열고 뛰어들어갔다.
단유화의 짤막한 비명이 들리고 단운경이 그녀의 몸 위에서 일어나며 악군명을 보고
“이 새끼가!부르지도 않았는데 여긴 왜 왔어 이 자식아!씨발…”
미리 짰지만 단운경의 태도가 하도 진짜같아서 악군명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자신이 해야 할 말을 생각해 내고는
“전…다 봤어요,할머니!...전 다 봤어요….”
하는 말만 넋나간 놈처럼 중얼거렸을 것이다.
단운경이 뭐라뭐라 욕을 해대다가 나가 버리고,
악군명은 아직 가려지지 않은 할머니의 사타구니를 보게 되었다.
흥건히 젖은 사타구니 가운데 부푼듯한 짙은 색의 꽃잎들이 벌어진 석류처럼 열려있고,
그 가운데 연하고 보드라운 느낌의 분홍색 속살들이 오묘한 형태로 겹쳐진 곳 한가운데에
작은 구멍이 열려 있고,그 살더미틈에 난 구멍에서는 허연 액체가 꾸역꾸역 흘러나오고 있었다.
악군명의 시선을 느꼈는지 할머니가 치마로 하체를 가리며 몸을 돌렸고,
그녀는 잠깐 흐느끼는듯 했다.
그 때 악군명은 단운경이 가르쳐준 것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멍청히 서 있었고,
잠시 후 흐느끼던 할머니까 그를 불렀다.
할머니가 손을 당겨 잡아 앉히고
“군명아,제발!흐ㅡ흑…..제발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줘!누가 아는 날이면 난….”
울음섞인 목소리로 할머니가 자신에게 애원하는데,그 쯤에서 자신이 하기로 했던 말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으니 미칠 지경이었었다.
“응,명아!네가 오늘 일만 비밀을 지켜주면…할미가 집안에서 네 편만 들어줄게!
네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해줄게!…그러니 제발,응?”
할머니가 자신의 손을 잡고 흔들며 대답을 재촉하는데,할 말을 잊어버린 악군명은
엉겁결에 할머니의 치마를 걷어 올리며 허벅지를 움켜쥐고 말았었다.
잠시 악군명의 얼굴과 허벅지를 쥔 손을 쳐다보며 그 손길에 담긴 손자의 욕망을 알아차린 할머니가
“너도…이런 걸….할미 몸을…원하는 거니?”
하고 더듬거리며 물었고
"
하.할머님!”
하면서 악군명은 그녀의 어깨를 밀어 넘어뜨리고 말았다.
“이,이러면 안돼,군명아!난…네 할민데…”
“할머니,저도 하고 싶어요!하고 싶단 말입니다!”
“안돼….어떻게 그런….그럴 수는 없어….아!”
하고 중얼거리고 한숨을 쉬던 할머니가
“다른 걸 말해봐,명아!이런 짓 말고…다른 거…는 다 들어 줄게”
“다른 건 필요없어요!할머니하고 하고 싶어요!아까 운경이처럼….안그러면 오늘 본 걸....”
억지로 용기를 내어 협박하는 투의 말을 했고 할머니는
악군명의 얼굴을 잠깐 쳐다보며 의중을 읽는듯 하더니
“그럼….네가 하고 싶은대로…하게 해주면 오늘 일…비밀을 지켜 주겠니?”
하고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예!아무한테도 말 안할께요!”
“정말이지?....네 말 믿어도 되겠지?...안그러면…할미는 이 자리에서 당장…목숨을 끊을란다”
다시 한 번 다짐을 받으려는 할머니의 말에 악군명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었다.
뭐라고 중얼거리며 한숨을 내 쉰 할머니가 몸을 맡긴다는 듯한 자세로 누웠고,
악군명은 허겁지겁 바지를 내리고 그녀를 올라탔었다.
여러 번 경험이 있었음에도 자신의 터질듯한 욕망의 살몽둥이가 할머니의 몸 속에
어떻게 들어갔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악군명은 그만 싸고 말았다.
할머니가 자신의 머리와 등을 쓰다듬어 주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었고,
안그래도 진창이었을 할머니의 질 속이 자신이 새로 쏟아 낸
많은 양의 정액으로 넘쳐나는 것을 희미하게 느꼈었다.
자신의 입을 막으려는 심산인지 넣자마자 싸버린 것을 불쌍하게 여겨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할머니는 사정이 끝난 뒤에도 악군명을 쓰다듬으며 아기 달래듯이 달래 주었고,
그런 할머니의 배려에 감격한 심정으로 다시 발기한 악군명은 다시 한 번 할머니의 몸을 즐길 수 있었다.
좀 전에 단운경과 할 때처럼 적극적이지는 않았어도
할머니가 악군명의 머리와 등을 쓰다듬어 주고 팔을 목에 둘러 매달리기도 하며,
하체를 움직여서 자극을 주고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아 깊숙히 받아들이려고
협조하는 가운데 이미 한 번 사정한 뒤라 흥분된 정도와는 상관없이
두 번째의 사정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고,그 시간동안 악군명은 극도의 흥분상태에서
할머니라는 관계의 여자를 정복하고 있다는 심리적 쾌감과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자극적인 속살맛이 주는 육체적 쾌감을 실컷 얻었었다.
“허…흑!좋아요,너무…좋습니다,할머니!”
강하게 박아대며 자신이 부르짖으면
“흐…아…할미도..좋아…명아!..흐..윽…아…이러면 안되는데….안되…흐…악!사,살살….너무..깊어…”
할머니도 할딱거리는 신음을 토해내며 자지러졌었다.
뜨겁게 젖은 속살들이 자신의 양물을 감싸고 조였다 풀었다 하는 느낌,
물기젖은 살틈속을 빠르게 드나들면서 내는 질퍽거리는 소리,
할머니가 자신의 귓가에 토해내는 뜨거운 숨결….
그런 것들이 뒤섞인 혼돈상태에서의 정사는 다른 여자들과 할 때
느꼈던 쾌감보다 몇 배나 큰 쾌감을 주는듯 했었다.
“흐…윽…명아!...너무…좋아..할미…흐…응…나…..이상해…져….
아무한테도…말하면…으…흐…거,거기가…나…화끈거려…
흐….아..간지러….비밀…지켜줘야….돼….”
욕정으로 발개진 얼굴이 땀에 젖고 눈동자는 초점이 풀려 몽롱한데
자신의 목을 힘껐 끌어안고 허리를 감은 두 다리에도 힘이 들어가 바짝 매달리며
엉덩이를 요분질쳐 자신의 것을 깊이깊이 받아들이려고 애쓰는 할머니의
몸부림을 생생히 느끼며 마침내 두 번째 분출을 그녀의 깊은 곳에서 터뜨리면서
“헉!하.할머니!저…싸요..이제….할머니 보지에 싸요!”
그러자 밑에 깔린 할머니의 몸이 부르르 진저리를 치며
”흐..악!….나온다!명아….싸는구나!흐…윽…뜨거워….나..보지…뜨거워….으…흐….근질거리고….
화끈거려…또 싸네!흐…싫어…그,그만!...아…아니야…더 싸줘!...할미 보지속에….흠뻑 싸버려!”
그 절정의 순간은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요사이 내내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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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지난 번 일 이후로…힘들었지?”
손을 잡으며 자신에게 더듬거리며 묻는다.
“예…아니요…저…”
“괜찮아,명아!많이 놀랬을 게야….다 이 할미의 죄지.너한테 그런 꼴을 보이고…
그런 짓까지 같이 했으니…할미가 밉지?”
“아,아니요.그렇지 않습니다!저,저는….”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도 쑥스러워서 더듬거리니
할머니가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며
“그래,우리 군명이는 착하니까…할미를 용서해 줄 거라고 믿어!
네가 이 번 일만 비밀을 지켜주면..그 고마움은 앞으로 두고두고 할미가 갚아줄게.알았지,명아?”
”예”
두고두고 갚아 준다는 말이 언제든지 자신에게 안겨 주겠다는 말같아 후끈하는 느낌이었다.
“할머니!저…”
”응,왜?”
무슨 말인가를 하고 싶었으나 말이 나오지 않아 머뭇거리니
할머니가 빙긋이 웃으며 얼굴을 쓰다듬어 준다.
“지난 번 일 말이야,명아!혹시…운경이가 시키던?”
”아,아니에요!”
”그럼….명아가 어떻게 알았을까?”
”그,그건….우연히….”
단운경처럼 배짱있고 노련하지 못한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그 때…보면서…있잖니,너도 할미하고…그 거 하고 싶었어?”
“….예”
"할미가 운경이랑 그런 사이라는 거 알고... 그 걸로 협박해서 할려고 했어?"
"그런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 일 아니었어도 하고 싶었단 말이야?"
"예"
“그럼..그 전부터 그런 생각 한거야?”
”…..예”
잠시 말이 끊긴다.
단운경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젊고 예쁜 여자들도 많은데….다 늙은 할미한테 그런 생각이 들었어?”
“할머니…아직 ….아름다우세요”
“뭐가…이젠 다 늙었지!명아 네 눈에는…정말 할미가 아직 괜찮아 보여?”
”예!”
”그래서…할미하고 그런 거….하고 싶었던 거야?”
”….예”
“…해 보니…어땠어?좋았어?”
“…예”
“그럼…혹시 또 하고 싶어?”
”….저…예”
“아!이를 어째!....지금도 그래?”
”……”
“명아!할미 봐 봐!”
두 사람의 시선이 엮이고,둘 다 얼굴이 벌개진다.
“그런 짓…가족간에 그런 거 하면…나쁘다는 거 알지?”
“…예”
”그런데도…나쁜 짓인줄 알면서도 하고 싶어?”
“…..전….”
“만약에,명아!...할미가 그거 안해주면….다른 사람들한테 말할거야?”
자신도 이제 할머니와 그런 짓을 했으므로 폭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할머니를 협박할 수 있는 수단은 되려나?
“그건…모르겠어요”
“할미의 부끄러운 비밀을 알았으니까…그걸로 협박해서 날 농락할거야?”
“…그런 건 아니에요”
“그럼….그냥 하고 싶어?”
“….예”
”명이,할미가 좋아?그래서 하고 싶은 거야?”
“예”
“집안 사람이나 다른 사람들한테 들키면…어떻게 될지 알지?”
“………”
“그래도 하고 싶어?”
”….예”
“아!어쩌면 좋아…”
잠시 말이 없던 할머니의 손이 악군명의 바지춤을 쓰다듬고 발기한 양물을 건드린다.
“나랑…하고 싶어서 이런거야?”
”………..”
부드러운 손길이 옷위로 그것을 쓰다듬자 반응하며 벌떡거린다.
”할미도 나쁜 여자지만….명이도 나쁜 아이구나!할미한테 못된 욕심을 품고….”
부끄러움 때문인지 약간 잠긴 목소리가 오히려 자극이 된다.
“아!어쩔 수 없구나!이런 짓 하면 안되는 거지만…너와 나 사이엔 특히….
이미 지난 번에 그런 일이 있었고…네가 하도 원하니 오늘은 너 하고 싶은 대로…해줄게.
대신….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돼!”
“예!”
단운경이랑 셋이서 하기로 했다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다.
이 자식은 뭐하고 있는 거지?
“할미 누워 있을 테니까…명이가 하고싶은 대로 해 봐”
낮게 중얼거리듯 말하더니 침상에 눕는다.
“대신 너무….심하게 하면 안돼!”
그러면서 할머니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어쩌나?단운경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것도 같은데
그
처음 의도와는 다른 방향인 것이마음에 안들어 날려버렸습니다.
곧 올리도록 하지요.
"강호야화"도 상당히 늦어졌는데,이 부분을 한 회에 올리기가 너무 길어서
두 개로 나누었습니다.
다음 편도 오늘 밤에 올리지요.
이어지는 거니까 같이 연결해서 보시라!
무협야설"강호야화" 제5부 악씨세가의 암운 -6장
육운경은 악구명에게 문안인사를 하고 나서
단유화와 함께 소연혜의 거처로 가고 있었다.
“내일은 너희들 두 명을 상대해야 한단 말이지….
나중에 얼마나 공을 인정받을는지 모르겠다만,늘그막에 별 짓 다해 보는구나!”
단유화가 기막히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세요,고모!팔팔한 총각들 둘에게 봉사받기가 쉬운 줄 알아요?헤헤…”
“그런가?호호…나도 그런 짓은 첨이라….근데,둘이 한꺼번에 나를 농락하자는 말 하니까
군명이란 녀석은 어떻게 나오던?”
”처음에는 깜짝 놀라면서 고모가 그런 짓을 허락할까 하고 의문을 품더니
나중에는 어떻게 하면 고모를 설득할 수 있을지 머리를 굴리느라 여념이 없더군요.
고모가 말을 안들으면 다시 한 번 협박을 하겠다면서….”
“모자란 녀석,오히려 제가 거미줄에 걸린 줄도 모르고…
지난 번에도 내가 제 놈 요구에 응하지 않을 듯 하니 어찌나 안절부절하던지…
웃음을 참느라고 혼났어,호호…
그럼 내가 적당히 빼는 척 하다가 못이기는 체 하고 넘어가 줘야겠네….”
“그렇지요!제 장단에만 눈치껏 맞추세요”
“그래야겠지…군승이녀석 일은 잘 됐어?”
“예,서조장이 워낙 여우 짓 잘하잖아요.그 녀석은 제 에미하고 어떻게 엮어봐야겠어요.
서조장이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하더군요”
“제 에미랑 상간을 시킨단 말이야?”
가내의 무사들이 지나치며 단유화에게 인사를 하는 바람에 잠시 이야기가 끊겼다.
단유화가 그 무사들에게 자상하게 안부를 묻고 치하해 주고
무사들도 단유화에게 공손하면서도 친근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
단유화가 이제 악씨세가를 상당히 장악했구나 하는 것을 육운경은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렇게 해 보려구요.그렇게만 되면 그 녀석은 물론이고
염수련까지 완전히 우리 마음대로 다룰 수 있을테니까요”
“그게…가능할까?”
“어떻게 엮느냐에 달렸겠죠.
이미 에미나 아들이나 우리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으니…충분히 가능할 거에요”
“음…머지않아 천하의 악씨세가가 철저히 파멸되고 말겠구나!호호….
어쨌든 시집이라고 와서 삼 년이나 한 식구로 살았던 곳이라 그런지
이 집안이 그런 꼴이 된다니 기분이 좀 그런 걸!”
"그러세요?하긴 그렇기도 하겠네요...
군명이 엄마는 할머니하고 사이가 어떠세요,요즘?"
"글쎄...나한테 잘 보이려는 건 다른 며느리들이랑 같은데,
깊은 속까지는 잘 모르겠어.오늘 한 번 떠 봐야지!"
"그 여자한테는 어떤 방법이 잘 먹힐까요?
군승이 모자처럼 그 것들도 상간을 시켜 버릴까요?"
"호호....그러다가는 온 집안 식구들이 다 싱피붙겠다!"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요?어차피 복수가 포함된 계획이니까..."
"글쎄....우리 뜻대로 잘 될까?
군승이 모자는 어떤 식으로 모자간에 하게 만들건데?"
육운경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우선 생각한 게,비구니하고 다시 하게 해 주갰다고 제가 군승이를 몰래 불러내는 거에요.
그 곳으로 가다가 저와 군승이가 납치를 당해요.
물론 납치하는 사람은 우리 교의 고수들이죠.
그리고 우릴 납치한 무리들이 어머니에게 연락을 하는 거에요.
"당신 아들과 악씨세가의 손자를 잡고 있으니 언제 어디로 은자 얼마를 갖고
어머니되는 여자들 둘이만 와라.
우리가 당신네 집들을 항상 감시하고 있다가 만약 다른 무사들을 동원하거나
관부에 고변하면 아들들을 죽이고 달아나 버리겠다"
하는 식으로 말이죠.
어머니가 염수련이에게 은밀히 그 소식을 전하고...문제는 여기서부터인데.
염수련이 악구명이나 다른 악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 오려 하겠느냐는 거죠.
아무래도 제 남편에게는 상의를 할 것 같아서 악량호가 집을 비울 때 실행하려고 해요.
어머니가 저와 군명이의 생사가 달린 일이라며 염수련을 그런 식으로 설득하겠지만,
너무 억지스러워 보이면 의심을 할테니까요.
고모가 보기에는 어떠세요?
그럴듯 해 보여요?"
"글쎄...염수련의 성격으로 봐서 먹힐듯도 하다마는...뜻대로 안되면 어떻게 할 건데?"
"그냥 납치한 무리들이 우리를 풀어 주고 달아난 걸로 하든지...
차선책으로 어머니가 혼자 그들의 요구에 따라 돈을 갖고 와 우릴 구한 걸로 하든지...
그러면 염수련이가 신세졌다는 마음이라도 가질테니까요.
물론,염수련이가 악구명에게 고해서 무사들을 풀어버리면 그럴 수도 없겠지만..."
"그럼 염수련이가 우리 의도대로 움직인다고 치고,그 다음에는 어떤 방법으로
제 아들하고 그 짓을 하게 할 건데?"
"최음제를 쓸까해요.목숨에는 지장이 없는....납치범들이 어머니와 염수련에게
"당신네 아들들은 강한 최음제에 중독된 상태라 당장 여자랑
그 짓을 안하면 죽거나 불구가 될지 모른다.그러니 알아서 해라!
또 당신들이 우리를 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을 막기 위해
당신들의 약점을 잡아야겠다.
그러니 우리가 보는 앞에서 각자 아들하고 그 짓을 해라!
안그러면 당신들 네 사람을 모두 죽이던지 끌고 가겠다"
이런 식으로 협박을 하는 거죠.
"그럼 언니,부단주님도 너랑 그 걸 해야 되겠네?"
"서조장 말대로 하면 그래야 의심을 안사고,또 같이 그런 비밀을 공유했다는 점 때문에
염수련이 어머니와 더욱 가까워져서 조종하기가 쉬울 거라는 생각이에요"
"그럼 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격이구나!복도 많은 녀석....
그럴듯 하고 성공가능성도 높아 보인다마는...염수련의 반응에 모든 게 달렸네"
"그런 셈이죠.고모같으면 어떻겠어요?
납치범들이 시키는대로 하겠어요?"
"그런 일은...직접 닥쳐보지 않으면 아무도 미리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문제겠지..."
"좀 더 그럴듯 하게 보이기 위해서 어머니와 염수련을 납치범들이 겁탈하는 식으로
할까 하는 의견도 있었어요"
"언니가 너무 고생하겠다!언니는 겁탈하는 척만 하고 실제로는 안하면 안 될까?
물론 염수련이 눈치채지 못하게...."
"그런 생각도 했어요.고모 말대로 그 상황에 닥쳐봐야 결론이 날 것 같아요.
어쨌든 아주 위험한 일은 아닌 것 같으니까....
그 일이 잘 마무리되면 그들 모자를 악가를 망가뜨리는 도구로 써서
본격적으로 일을 추진할 거구요.
악구명에게도 약을 쓰고...그 전에 악중호도 죽이고..."
"악중호야 지금도 송장이나 다름 없으니 어렵지 않을런지도 모르지만,
악구명 그 영감은 만만치 않을 것 같애....무공이 그 정도면 웬만한 약은
알아챌텐데...난 사실 상당히 겁이 난다.너니까 하는 말이지만..."
"저라도 그럴 거에요.
대상이 누구라고 말은 안하고 다른 아줌마들한테도 물어보고 서조장하고도 의논했는데,
무공이 뛰어나서 음식이나 호흡을 통해 약을 쓰기 곤란한 사람에게 가장 효과적인
하독수단은 무엇일까 하고요.어떤 답이 가장 그럴듯 했을 것 같아요?"
"글쎄...그 영감이 잠 잘 때 내가?"
"그것도 한 방법이지만 완전히 중독되기 전에 깨어나 버리면...
악구명이 너무 고수라 한 번에 중독되는 약 말고 거의 표가 안나게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중독시키는 방법,그런 식으로 하는 게 제일 나을 것 같아요"
"어떻게?"
"여자의 몸을 이용해서요"
"여자의 몸을...몸이라..."
단유화는 어느 정도 짐작이 되면서도
"구체적으로 말해 봐"
하고 설명을 요구했다.
육운경이 다시 주위를 살피더니 단유화의 귀 가까이 입을 대고
"고모 거기,보지에 약을 조금씩 발라서 악군명이 먹게 하는 거에요.
그 영감이 고모랑 할 때 거기도 빨지요?또 입에도 발라서 입을 맞출 때
섭취되게 하던지...혹시 이상하다고 물으면 그 짓에 좋은 미약이라고 둘러대구요"
그럴거라 짐작은 했으면서도 막상 듣자 단유화의 얼굴이 발개지며
"에그,그런 방법을...그럼 난?나도 중독될 거 아냐?"
"그래서 해약이 있는 약이나 무공에만 약효를 나타내는 걸 부지런히 찾고 있어요"
"어쨌든 ...쉬운 일은 아니구나..겁도 나고..."
"계획중의 하나니까 꼭 그 방법을 쓰게 될지는 모르죠.
고모님이 위험해질것 같으면 당장 저부터 결사적으로 반대할 거에요.
어머니도 그러실 거고..."
단유화는 잠시 생각하는 표정이더니
"아이구,고마워라,우리 조카!호호...어차피 위험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지!
하게 된다면...비겁하게 몸을 사리지는 않겠어!
내가 이만큼이라도 살수 있게 해 준 사람들의 은혜를 생각하면....
고모 죽기 전에 운경이가 고모 그 거 많이 해주면,죽어서도 여한은 없겠다.호호호..."
"당장 내일도 할 텐데요,뭐!그것도 둘이나 상대로...."
"내일...날 마구 농락할거니?거칠고 야비하게 갖고 놀거야?"
"약간은 그래야 맞지 않겠어요?
그니까 고생하지 않으려면 고모가 너무 빼지 말고 적당할 때 슬쩍 무너지세요"
"그래야겠네...옷을 찢거나 하지는 않을거지?"
"예.고모가 처음에 빼는 척 하면 내가 설득하는 척 하다가 나중에는 협박하는 척 할게요.
그러면 고모가 적당히 어쩔 수 없구나 하면서 허락해 주고...."
"이러다가 나 희극단 배우되고 말겠구나!호호...둘을 상대로 하면 어떤 기분일까?"
"겁탈당하는 게 아니라면,부끄러우면서도 좋을 거에요"
"너 그런 식으로 해 봤니?"
"한 두번요,지난 번에 서조장도 군승이랑 나 둘을 상대했잖아요!"
"그렇구나!차례차례 할거야,아니면....다른 식으로는 어떻게 하는 방법이 있니?"
"한 사람은 보지에 하게 하고 한 사람은 입으로 빨아 주고 그래요.어렵지는 않겠지요?"
"그거야 뭐,창피하긴 하겠지만...다른 방법도 있어?"
"둘 다 몸 속에 넣고 싶으면...보지하고 뒷 구멍을 같이 써요"
"뒷구멍?..항문 말이야?"
"예,남색을 하는 것들이 그 구멍을 쓰잖아요!"
"아휴,더러워라!그 구멍으로...아프지 않을까?"
"처음에는 아주 아픈 모양이에요.
그러다가 길이 나면 어떤 여자들은 거기에 하는 것도 좋아하나 봐요"
"두 개를 같이...받는단 말이지?"
"그렇죠.그러면 사내들끼리도 서로의 자지가 느껴지나 봐요"
"참 해괴한 짓도 많구나.나도 어떤 사람들이 뒷구멍을 쓴다는 건 들은 것도 같다만...
서조장은 어떻게 했는데?"
"그 때는 차례대로 했어요"
"나도 그럼 내일 그렇게 할까?"
"입으로도 해주세요.군명이 자식이 더 좋아하게...그렇게 하는 건
그리 힘들지도 않을 거고,어쩌면 고모도 좋을지 알아요?"
"네가 고모를 아주 발정난 년으로 만드는구나!
어휴,이런 얘기 하니까 어째 사타구니가 축축해 지네,호호...."
"저도 그래요.고모 살냄새까지 맡아지고...여기서 그냥 고모를 올라타 버리고 싶어요"
"그러기만 해 봐라.호위무사들 검에 네 몸뚱이가 어육이 될테니,호호호..."
가주 악중호와 처자의 거처로 쓰이는 건물 뜰에 들어서니
하녀가 인사를 하고 방안에 그들의 출현을 고했다.
“어서 오셔요,어머님.아유,우리 사돈 공자도 오셨네!”
소연혜가 섬돌로 내려서며 반색을 하고 맏아들 악군풍의 아내인 조아영이
두 살쯤 되는 아기를 안고 따라 나오며 인사를 한다.
“그간 평안하셨습니까,큰 마님?가주님의 병세는 좀 차도가 있으신지요?”
육운경이 공손히 인사를 하고 조아영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명이 아범 병세야 늘 그렇지요…사돈댁도 두루 평안하시지요?”
“내 조카도 오고 해서 인사도 시킬 겸 자네한테 맛 난 것도 얻어 먹을 겸 해서 왔네.
방해가 된 건 아니지?”
“아이,방해라니요?들어가셔요”
소연혜의 방에 자리를 하고 나머지 안부들을 묻고 하는 절차가 끝나고,
조아영이 다과를 챙기려는지 밖으로 나갔다.
“우리 가주님이 얼른 털고 일어나야 할텐데…쯧쯧,자네 고생이 말이 아니야!”
단유화가 소연혜를 측은한 표정으로 보며 위로를 하자
“제 팔자가 그런 걸 어쩌겠어요.그래도 아버님,어머님이 이렇게 신경 써 주시고
우리 애들을 귀여워해 주시니 그저 감사하지요”
“나야 무슨 도움이 되겠나만….이런 일만 아니면 우리 요빈이 혼처도 알아보고 해얄텐데…”
“그러게요.아비가 저러고 있으니…우리야 그렇다 치고,
단공자도 혼인을 해서 내자를 들여야지요,외아들인데…”
육운경이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직 어린데요,뭘…군명이 혼인하면 저도 그 때 하지요”
“안그래도 우리 올케가 요즘 그런 말을 해.
저 녀석이 요즘 군명이랑 의기투합하여 어울려 다니는 거 자네도 알지?”
”예,단공자가 워낙 어른스럽고 의젓하니 우리 군명이가 많이 배우는 모양이에요”
소연혜는 아들 악군명이 이미 서조모 단유화와 살까지 섞은 줄은 꿈에도 모르는지라
집 안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유화의 친정조카와
자기 아들이 친하게 지내는 것이 다행이라는 투로 말했다.
“어른스럽기는 무슨…괜히 내 친정조카와 어울려 다녀서 잘못된다고 흉이나 안잡혀야 하는데…”
하는 단유화의 말에
“아유,어머님도!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사돈 공자는 또래에 비해 훨씬 어른스럽잖아요.
우리 군명이는 아직 애 같은데…단공자가 좀 잘 이끌어 주어요”
소연혜가 보기좋게 웃으며 육운경에게 말하자
“제가 무슨…가주님 병세 돌보시랴 집 안 일 꾸려 가시랴 힘드실텐데도
전혀 내색 않으시고 혼자서 애쓰신다고 군명이가 어머님 걱정을 많이 하더군요”
“어머나,우리 명이가 그런 말을 해요?
호호…그게 다 사돈 공자같이 의젓한 친구를 사귄 탓일 거에요”
소연혜가 듣기 좋은지 얼굴이 발그레해지며 웃고
“자네가 그만한 사람이니 자식들도 오죽할려구…내 자네 고생하는 게 늘 안타까워!”
단유화도 소연혜의 기분을 더 돋구어 준다.
조아영이 다과상을 들고 들어오고 아이를 안은 하녀가 따라 들어온다.
“경이 에미도 고생이 많구나!그래도 네 시어머니만이야 하겠느냐?
항상 잘 도와드리도록 해라”
경이란 조아영이 소연혜의 장남 악군풍과 혼인해서 얻은
두 살 짜리 사내아이 악조경을 말하는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할머님!”
관리 집안에서 자라 예의범절이 몸에 배인 조아영은 화려한 미인은 아니었으나
단아한 기품때문에 스물 셋의 나이보다 원숙하게 보이는 인상이었다.
전에도 가끔 볼 때마다 ‘악씨가에 며느리 하나는 잘 들어 왔구나’
하는 생각을 육운경은 하곤 했다.
집 안의 위세만 믿고 안하무인인데다가 어리숙하기까지 한 악군풍의 짝으로는 아까운 여자였다.
차와 군것질거리로 입을 다시며 잠시 환담을 나누다가 단유화가 소연혜에게 할 말이 있다며
육운경과 조아영을 내보냈다.
“가주의 병세는 영 차도가 없을 것 같은가?”
소리를 낮추어 단유화가 묻자
“그러게요…의원도 알 수 없는 병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만 하니…
어째야 좋을지 모르겠어요,어머님!”
소연혜가 금방까지 웃던 얼굴이 곧 눈물이라도 흘릴 것 같이 변하며 탄식했다.
“자네 같이 후덕한 사람에게 어떻게 이런 흉사가 닥쳤는지….
여보게!내가 좀 듣기 서운한 말 하더라도 내 뜻을 오해하지 않고 들어주려나?”
”예,어머님.오해라니요,말씀하셔요”
”내 병으로 누워있는 사람을 두고 이런 말하기 뭣하네만….
그래도 자네니까 내 말뜻을 이해하리라 믿고 말하겠네.다 자네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
단유화가 다시 뜸을 들이자 소연혜도 대충 짐작을 하는지 신중한 표정으로
“말씀하셔요!어머님하고 저 사이에 무슨 오해가 있겠어요.
다 저희를 생각하셔서 하는 말씀일텐데…”
하고 말꺼내기를 재촉했다.
“만약,만약에 말이야!가주가 영 자리에서 못 일어나면…
그런 일이 생기면 자넨 어떻게 할 생각인가?”
뜸을 들일 때부터 대충 눈치는 챘던지라 소연혜는 놀라거나 언짢아하지는 않았다.
차라리 단유화가 그런 말을 먼저 꺼내면서 의논을 해 오는 것이 고마웠다.
“어머님 생각이 옳으셔요….그런 경우가 생겼을 때의 뒷 일도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하는데…
생각을 전혀 안 한 것도 아니지만 어머님도 아시다시피 제가 워낙 주변머리가 없다보니…
어머님은 무슨 생각하신 게 있으신가요?”
“나야 명색이 자네 시어머니라 해도 뒷 자리로 들어 왔으니
집 안 일에 왈가왈부할 자격이나 있나,어디?
다만,이러다가 무슨 일이라도 덜컥 생기면 자네 처지가 힘들어지지 않을까 해서…”
자신을 생각해주는 듯한 단유화의 말이 소연혜에게는 큰 위안으로 들렸다.
“저야 이제 살만큼 살았으니 명이 아범이 죽으면 따라 죽던지
머리깎고 비구니나 되면 그만이지만….애들을 생각하면…
어머님이 좀 좋은 방도를 알려 주셔요”
이제는 어느 정도 단유화와 속을 터놓고 이야기할 때도 됐고,단유화도 그런 생각인 것 같아
소연혜는 솔직하게 도움을 청하리라 작정을 했다.
“자네도 알다시피 그런 일에 내가 표나게 나설 수도 없는 처지고….
괜히 말이나 나서 다른 식구들 귀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집 안에
분란을 일으킨다고 자네 시아버지가 당장 내?을텐데 내가 무슨 뾰족한 방도가 있겠나?
다만 자네가 딱한 일을 당할까 안쓰러워서….”
단유화가 소연혜의 손을 잡아 주며 말하자 소연혜가 바싹 안길듯이 다가 앉으며
“누가 뭐래도 이 집안에서 여자로는 어머님이 제일 어른이시잖아요.
외람되나 어머님 연배가 젊으시니 전 속으로는 다정한 언니겠거니 생각하려 해 왔구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어머님이 여러 집 안 일에 어른으로서
마땅히 참여하고 지시를 하셔야 한다고 봐요.
어머님이 그러시는 걸 못마땅해하는 사람이 있다 해도 대부분의 집 안 사람들은
어머님 편을 들지 그 사람들 편을 들지는 않을 거에요.
시아버님이 어머님을 아끼시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어머님이 집 안 비복들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인심을 얻고 계시는지 아시잖아요?”
소연혜는 자신의 말이 단유화를 기분좋게 하려는 아첨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단유화가 집을 비운 사이 시아버지와 두 번이나
음란한 짓을 했던 것이 떠올라 약간의 가책이 느껴지기도 했다.
처음에야 얼결에 시아버지에게 당한 일이라고 둘러댄다 하더라도
두 번째는 자기 스스로 그런 목적을 가지고 찾아갔고,
적극적인 태도로 시아버지와의 정사를 나누며 즐겼던 것이다.
그건 누가 뭐라해도 자발적인 난륜이었으며
자신이 그 때 느낀 음란한 쾌감이 그걸 증명하는 것이다.
“그래,노가주께서는 자네에게 어떤 말씀도 안하시던가?”
“아직….아범이 아직 살아 있는데 그런 일로 의논을 드리기도 뭣하고…
여자인 제가 나서서 그런 의논을 드리기도 불경스러운 것 같아서요”
단유화는 진심으로 자신과 자식들을 생각하는 마음인지도 모르는데
시아버지와 그런 짓까지 하고 이제 거짓말까지 하자니 소연혜는 어쩔 수 없이
단유화에게 미안함을 느꼈고,가주자리를 다투는 일때문이 아니더라도
이 여자에게 잘 해 줘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진심으로 다가가면 단유화도 더 마음을 열어줄지 모르고
그렇게 되면 가주자리가 군풍이에게 돌아 올 확률도 더 커질 것이다.
“나라의 일이야 우리 같은 여자들이 뭘 알겠나만,
난 집 안에서만큼은 장자승계가 지켜져야 한다고 보네!
그래야 분란이 안 생기지.조카가 어리다고 해서 숙부들이 다 제 할 말 하고 나서면,
형제많은 집안의 맏형은 어디 죽을 때 눈이나 편히 감겠는가?”
단유화의 그 말은 결정적으로 소연혜의 마음을 잡는 것이었다.
“어머님이 그리 생각하신다니…말씀만으로도 전 애끓던 가슴이 후련해 지네요!
어머님만 그런 생각으로 도와주신다면 저희 모자들에게는 더 없는 복이지요!”
소연혜가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며 단유화의 가슴에 얼굴을 댔다.
도저히 그럴 수는 없는 일이지만,소연혜는 시아버지와의 일을 실토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은 생각까지도 잠깐 했다.
악씨세가의 주요 인물중 또 한 사람의 마음이 밀천교의 계략에 완전히 함락되는 순간이었고,
단유화는 가슴에 안긴 소연혜의 등을 쓰다듬어주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다급한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것처럼,
소연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은 작은 도움의 손길 하나만으로도 그 마음을 움직이기 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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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운경은 악군명의 방에 있었다.
둘은 무슨 역모나 계획하는 자들처럼 은밀히 속삭이고 있었다.
‘그럼 내일 중화참에 너희 집으로 갈게…정말 너만 믿어도 되겠지?’
‘그래,임마!내가 언제 너 실망시킨 적 있어?
그 대신 네가 이 집안에서나 다른데서 우리 고모를 대할 때 절대 그런 내색만 하지마!
누가 눈치채기라도 하면 우리 셋 다 그날로 죽는 거니까….’
‘그건 염려마라!내가 미쳤다고 그런 좋은 일을 소문내서 망치겠냐…
죽어 무덤에 가서도 입도 뻥긋 안 할테니…’
‘그래…그건 그렇고...지난 번에 우리 고모랑 첨 할 때,얼마나 좋더냐?’
‘…묻지 마라…그래도 할머니가 되는 분인데…그런 말 하고 싶지 않다’
악군명이 얼굴을 붉히며 손사래를 친다.
‘이 자식이!누구 덕분에 그런 경험을 했는데….우리 고모 몸 아직 쓸만하지?’
‘너도…해봤잖아!’
‘네 생각을 묻잖아,자식아!너 이런 식으로 나올래?’
‘아,알았어!....어쨌든 할머니라고 부르는 분이라…
실제로는 그리 나이들어 보이지 않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할머니라는 생각도 조금 있었는데….
해보니까 그보다 나이 적은 여자들보다 더 좋더라!’
‘진작 그렇게 나왔어야지…우리 고모 보지, 끝내주지?’
‘그…그건…응…좋았어’
‘한 번 했어,두 번 했어?’
‘두,두 번…’
‘고모가 두 번이나 대주디?’
‘한 번 끝나고…할머니가 가만히 있길래 내가 그냥…한 번 더 해버렸어’
‘이 자식 봐라!내 허락도 없이 우리 고모 보지에 두 번씩이나 싸질렀단 말이지?’
‘네,네가 하게 해줬잖아?’
‘그건 한 번만 그랬지!누가 두 번이나 하라더냐?’
‘………………..’
‘하하,자식,겁 먹기는….농담이고...요빈이 누님한테나 가보자!’
‘그,글쎄…누나가 싫어하면….’
‘또,이자식이!난 너한테 여러 여자들 붙여주고 나중엔 우리 고모,
너한테 할머니되는 분까지 맛보게 해줬더니,그래 겨우 네 누나 얼굴이나 좀 보자는데 그것도 안돼?
네 누나를 올라타겠다는 것도 아니고 말야’
‘…알았어.가 보자’
둘은 방에서 나와 악요빈이 거처하는 방으로 갔다.
“누나!”
“누구,명아니?”
말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렸다.
악요빈은 스무 살이다.
눈에 확 띠는 미녀까지는 아니라 해도 은근히 사람을 끄는 인상에다 큰 키에 쫙 빠졌다고
할 수 있는 몸매가 한창때의 나이와 어울려 육운경의 욕망을 부추긴지 오래였다.
더구나 일부러 듣기 좋으라고 지어서 내는 것 같은 약간 비음섞인 목소리는
자꾸 듣고 있으면 저절로 묘한 기분을 들게 하곤 했었다.
“그 동안 평안하셨지요?사돈 누님은 날로 아름다워지시는군요”
“어머,단공자도 오셨네!아유,명이 이 녀석!그러면 미리 귀띔을 해 줘야지,매무새도 엉망인데….”
악요빈이 새침떼기 시늉을 하며 눈을 흘기더니
“어른들이랑 다 평안하시지요?”
하며 육운경을 향해 제법 인사를 차렸다.
방이 어지러운데 어쩌나 하는 말들을 쫑알거리며 둘을 들어오게 했고,
한창 나이의 처녀 규방에 들어서면서부터 풍겨오는 야릇한 향취는
품고 있는 욕심때문에 실제보다 더 진하게 자극하는 것 같았다.
저 안쪽에 휘장으로 가려진 곳이 침실인 모양이고
주홍색이 고운 탁자가 놓여 있는 방안은 귀한 집 과년한 처녀의 방답게 화사했다.
악요빈이 자리를 권하고 세 사람은 앉았다.
“어르신들께 인사드리러 온 김에 사돈누님 얼굴도 뵙고,
좋은 말씀도 들을까 해서 찾아 뵈었습니다”
육운경이 넉살좋게 말하자 악요빈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까르르 웃더니
“호호호…나이는 내가 한 살 많다고 해도 할머님의 친정 조카님이시니
나나 명아에게는 숙항이 되고 우리는 조카뻘이 되는 단공잔데,
명아랑 친구처럼 지낸다니 친구사이를 물러라 할 수도 없고…
나중에 악씨 집안이 항렬도 몰라보더라고 흉보면 안돼요,단공자!”
“아이구,누님도 참!누님이 너무 아름다우시고 깜찍하셔서 나이보다 어려 보이시니
세상풍파에 겉늙어버린 저보다 동생같다고 하면 그거야 그럴 듯 하겠지만,
나이많은 누님께 누님이라 부르는데 누가 할 일 없이 시비하겠습니까?하하하…”
“아유,단공자는 같은 말이라도 참 듣기좋게 한다니까…
그런 말재주로 순진한 처녀들을 몇 명이나 홀렸어요?호호호….농담이에요,농담!”
“하하…누님 같이 매력이 넘치는 아가씨가 어디 있어야 홀리지요!
백락도 천리마가 없으면 그 안목을 자랑할 길이 없고,
천리마가 있다 해도 백락이 없으면 뉘라서 천리마라 불러 주겠습니까.
하물며 소생의 세 치 혀 따위로야 말할 것도 없지요”
“호호호…백락과 천리마라…혹시 알아요?
지금도 어디서 단공자가 자기를 찾아 주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천리마가 있을는지…
어머나,내 정신 좀 봐!손님이 오셨는데 차 한잔도 대접할 생각은 안하고 딴소리만…
뭐,맛난 거 먹고 싶은 거 있어요,백락선생님?호호호…”
인물도 그럴듯한데다 말도 능청스럽게 잘하는 비슷한 또래의 청년과 같이 있는 것이
싫지는 않은지 악요빈은 연신 까르르 웃어댔다.
‘너를 통째로 먹고 싶어!’
라는 말은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다른 방에서 마실 것 먹을 것 실컷 먹고 마셨으니
누님께서는 그 예쁜 목소리로 제 귀나 즐겁게 해주시지요”
"
규방에만 앉아 있는 처녀가 무슨 얘깃거리가 있어야지요.
단공자야말로 세상 물정에 밝은듯 하니 재미있는 얘기도 많이 알 거 아니에요?
단공자가 먼저 하나 해주면 나도 얘깃거리를 찾아 볼께요”
악군명은 딴 생각하는 것처럼 멍하니 앉아있고
악요빈과 육운경 둘이서 웃고 떠들며 은근한 농담을 주고 받기도 했다.
악요빈도 한창때라 춘심이 만만치 않을 터인데 부친이 저러고 있으니
혼인말이 나기도 어려운 처지여서 답답해하고 있는 중이었고,
육운경이야 작심하고 하는 일이니 두 사람은 죽이 척척 맞아 돌아갔다.
육운경은 한창 재미있게 옛 얘기를 풀어 놓으며
실수로 그런 것처럼 탁자밑에서 악요빈의 발을 건드렸다.
약간 움찔하는 기색이었으나 그걸로 끝이어서 좀 더 떠볼까 하는 마음으로
이번에는 발가락으로 그녀의 발등을 살짝 눌렀다.
건너다 보는 악요빈의 눈에 약간의 궁금증이 어렸을 뿐 발을 빼거나 하지는 않는다.
발가락으로 지그시 눌러도 발을 빼지 않는 걸 보고 좌우로 움직이며 부벼보니
약간 힘을 주며 육운경의 발을 밀어 올리려고 하는데,
눈에 장난기가 어린 걸 보니 같이 장난을 치려는 모양이다.
악군명이 눈치채지 못하게 탁자밑에서 서로 발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었다.
‘이제 이 계집도 내 수중에 떨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육운경은 곁눈질로 악군명을 가리키며 그녀에게 눈을 깜빡였다.
악요빈이 장난기어린 시선을 잠시 보내고 있더니 태연하게 악군명을 향해
“군명아!니 방에 가서 지난 번에 내가 빌려 준 책 좀 가져와 봐!
함부로 내보이면 안되는 거니까 직접 가서 좀 가져올래?
거기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봤는데…기억이 잘 안나네!”
악군명이 잠시 머뭇거리며 단운경과 악요빈을 번갈아 쳐다 보더니 방을 나갔다.
“단공자도 군자는 못되겠군요, 남의 처녀나 희롱하고…단공자 원래 그런 사람이군요?”
샐쭉 토라진듯이 흘겨보는 악요빈의 눈에는 아직도 장난기가 남아 있었다.
“요빈누님처럼 아름다운 여자는 발도 보통사람들하고 다른가 싶어서 그랬지요.하하…”
“흥,거짓말도 잘 꾸며내고…다음부터는 내 방에 들어오게 하나 봐라!”
“요빈누님!”
육운경이 잽싸게 두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덥썩 주었다.
“어머!왜 이런대?누가 보면…”
얼굴이 발그레해지며 고개를 외로 꼬았으나 애써 손을 빼려 하지는 않는다.
“섬섬옥수라더니…참 손도 곱고 이쁘군요”
마음껏 쓰다듬으며 칭찬해 주니 살짝 눈을 치뜨고 쳐다보는데
아찔할만큼 색정을 느끼는 육운경이었다.
“아이,그만!군명이 올텐데…”
“군명이만 안오면 괜찮다 그말이군요?”
어떻게 나오나 보려고 놀리니
“어머머,누가 그렇대나!...근데 내 손 잡아 볼려고 군명이는 내보냈나요?”
말투도 친근해지고 목소리에도 코맹맹이 소리가 더 섞이는 것으로 미루어
은근히 육운경의 희롱이 재미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예쁜 손이니 당연히 그 욕심도 있지만,사실은 내 요빈누님께
꼭 할 말이 있는데 어디 단둘이 있을 기회가 있어야지요!”
하고 육운경이 안타깝다는 듯이 말하자
“무슨….말?둘이서만 해야 할 말이 뭐 있다구…”
하면서도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그 동안 소제가 얼마나 애가 탔는지 누님은 모르시지요?
할 말이 태산같은데 말 할 기회는 없고…”
“군명이 오나 봐요.할 말 있으면 빨리 하던지…”
무공이 꽤 있는 악요빈인지라 단운경은 듣지 못한 발소리를 들은 모양이다.
“다음에 누님 할머니가 친정에 오실 때 졸라서 꼭 한 번 따라오세요!꼭입니다!
안그러면 불쌍한 청년 하나 누님 집 대문에 목매달고 죽은 꼴 보게 될테니까요!”
“아이,그런 끔찍한 말을…근데 내가 단공자 집에까지 왜....”
소리를 낮추어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악군명이 들어오는 기척이 나자 얼른 말을 끊었으나
육운경은 그녀의 눈빛에서 그녀가 거의 승낙했다는 기색을 읽을 수 있었다.
악군명이 문을 열고 들어 왔을 때 두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춘색이 난만한 사월이고,그 춘색 한 자락이 처녀의 규방에도 드리운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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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단유화가 미리 가소선의 집에 와 있을 때,
악군명이 제 딴에는 조심스럽게 대문을 들어섰다.
“너희 부모님은 오늘도 나가셨냐?”
“말했잖아,육촌 댁 회갑연에 가신다구…저녁때나 돼서야 오실 테니 아무 걱정 마라!”
“할머님은…오셨어?”
“응,내가 일부러 제일 안 쪽 어머니방으로 모셨지.
하인들도 거의 바깥일을 보게 만들고…완벽한 기회니까 그건 걱정말고
너 먼저 들어가서 우리 고모나 잘 설득해 봐!”
“그건…네가 더 잘하잖아”
악군명이 자신없다는 투로 말하자
“어차피 같이 할거니까 낯가림을 없애야지,자식아!서로 데면데면하면 그게 되겠냐?
난 밖에 단속 좀 더 해놓고 들어갈게”
“…알았어”
하고 싶은 욕망은 하늘을 찌를듯한데 그래도 할머니가 되는 여인을 다시 범해야 하는
일의 난처함 때문에 악군명의 걸음걸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처럼 엉기적거렸다.
악군명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육운경은 마당을 돌아 뒤 꼍의 한 방으로 들어갔다.
가소선이 거기 있었다.
“왔니?”
“예”
“고모 방에 들어갔어?”
“예”
“이러고 나면 네 말이나 고모말을 더 잘 듣기는 하겠다마는…
아무래도 네 고모가 너무 민망하겠구나.어쨌든 손자가 되는 녀석인데…”
“고모님도 마음의 준비가 다 된 거 아까 보셨잖아요.
그리고 한 편으로는 은근히 재미있어 하시던데요”
“그래?그럼 다행이구…그럼 오늘 일이 마무리되면
그 다음에는 염수련이와 그 아들 건을 추진해야겠구나!
하여튼 내 얼른 결정을 하마!"
그들 모자를 상간시키는 계획에는 가소선의 협조가 필요했고,
그 협조의 성격상 가소선은 약간 망설이고 있었다.
“내키지 않으시면 안하셔도 돼요,어머니!다른 방법을 찾아 보지요”
“아니야,성공할 확률은 그 방법이 제일 높을 것 같다는 너희들 말이 맞아.다만 에미가…”
말을 얼버무리는 가소선의 얼굴이 약간 달아 올랐다.
“어머니!”
육운경이 약간 안쓰러운 마음에 그녀에게 다가 앉으며 껴안자
“이 녀석이 또 응큼한 짓 하려고….너도 얼른 가 봐”
가소선이 밀치는 시늉을 했다.
“조금 늦게 가는 게 좋을 거에요.지난 번 일로 어색할텐데…시간을 좀 줘야죠”
육운경의 팔이 자신의 어깨를 끌어안고 당겨 안는대로 끌려가 안기며
가소선은 자신이 결정해야 될 일을 생각했다.
단유화는 지난 번 악군명에게 어쩔 수 없이 당해야 하는 척 할 때도 그랬고,
오늘도 민망한 일을 불평없이 하겠다고 나섰다.
혹 단유화가 그 짓을 싫어하지만은 않는다는 것도 이유의 하나라 해도
어쨌든 밀천교의 일을 이루기 위해서 애쓰는 것은 사실이다.
자신은 그녀보다 더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고,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감도 커야 한다.
녀석이 등 뒤에서 비스듬히 자신을 안아 오고 목덜미에 숨결이 느껴진다.
지난 번 녀석의 손에 사타구니를 희롱당하며 절정에 오르고
그 다음에는 자신이 입으로 녀석의 사정을 받아준 일이 있고 나서
녀석의 태도는 더 스스럼없어졌으나 자신이 느끼는 민망함은 그대로인 것 같다.
다른 일에는 항상 냉정하고 결단력있게 대처해 왔으나
녀석과의 묘한 줄다리기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허우적거리고 있는 자신이었다.
녀석이 자신을 다른 여교도들처럼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것도
한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노골적으로 육체적인 교접만을 원해 온다면 그냥 지나가는 일로 여기고
응해 주던지 아니면 확실히 거부의사를 밝힐텐데 녀석은 가소선 자신이
스스로 마음까지 열고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모양이었다.
단순한 교접이 아닌,모자같은 정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내와 계집으로서의 정도 함께 주고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마음으로는 아들처럼 생각하면서도 육체적으로도 사랑해 주어야 하는 모순이
자신과 녀석 사이를 어색하게 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럼 그 동안 에미 어깨나 좀 주물러 주다 가던지…”
그 말이 더 난처한 지경을 만들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당장의 어색한 분위기가 답답해서 녀석에게 스스로 빌미를 주고 마는 가소선이었다.
“예”
녀석이 어깨를 쥐어 부드럽게 주무른다.
예전에는 아주 시원한 손길이었는데,
얼마전부터는 시원하다기보다는 자신의 몸을 간지르는듯한 느낌을 준다.
“어머니한테서는 항상 좋은 냄새가 납니다”
말도 징그러운 말만 골라서 하는 녀석이다.
녀석의 손에 걸린 여자들은 쉽게 헤어나지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며,
이렇듯이 수 년 간에 걸쳐 집중적인 수련을 시킨 정예들을 동원한
치밀한 안배와 계략은 그 대상들이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거미줄인 것 같았다.
이것이 힘인 것이다.
한 사람이 잘 난 것만으로는 세상을, 천하를 지배할 수 없다.
잘 훈련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과 철저한 계획,
과감한 실행이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예전의 백련교는 그 많은 교도를 거느리고도 그런 체계를 갖추지 못해서 여러 번에 걸쳐 대학살을 당해야 했고,
지금의 밀천교는 그런 조직과 체계를 갖추었기에 이제 복수를 하고 천하를 노릴 수 있는 것이다.
녀석의 손이 자신의 젖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른다.
“또!...그게 그렇게 만지고 싶어?이제 다 늘어졌는데…”
“아직 이렇게 물컹거리고 좋잖아요.
어머니 젖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따뜻해요!”
나이가 들면서부터 별로 의미가 없게 느껴왔던 그 살덩이들이,
녀석의 손에 쥐어지면 육체적 욕망과 관련된 여자 신체 일부로서의 기능을 실감나게 하는 것 같았다.
오늘은 어떤 제지도 하지 말고 그냥 몸을 맡겨 볼까?
차라리 녀석이 욕망에 눈이 멀어 자신을 강제로라도 범해 버리면
못이기는체 당해 주면 될 것 같은데,눈 딱 감고 그 한 번만 어떻게 넘기면
다음부터는 차라리 편할지도 모르는데,녀석은 그걸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제가 만져주면 어머니는 안 좋으세요?
지난 번에 제가 거기 만져주니까…아주 좋아하시고는….”
”아유,그 말은 왜 하니,녀석아! 누가 좋아했다고 그래?”
”그 때 어머니가,어머니 거기가 흠뻑 젖고 뜨거워진 거 잊으셨어요?
여자들은 좋으면 그렇게 된다구요”
”에민 다른 여자들이랑 달라,녀석아! 그 때는 하도 부끄러워서 그랬지…”
“에이,어머니도….좋았으면 좋았다고 하시지….
다시 해 볼까요?좋아하시는지 어떤지?”
”자꾸 그럴래?그리고 땀 배이게 왜 에미 목에다가 그렇게 더운 숨을 뿜어대?
응큼한 생각만 하니까 그렇지…”
“어머니 살 냄새만 맡으면 숨이 가빠져요!”
“징그러운 소리 하지 마,녀석아!”
밀고 당기다가 마침내 자신이 무너지고 녀석의 손과 양물에 달아올라 몸부림치는 것,
그것이 녀석이 가장 원하는 상황이고 녀석의 쾌감이 가장 커지는 방법일 것이다.
질리도록 여자의 몸을 즐긴 녀석이 자기 정도의 여자 육체에 강하게 끌리지는 않았을 것이고,
모든 인간관계와 의식적 거부감까지를 포함한 존재로서의 가소선일때만이
녀석의 욕망을 강하게 자극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있으리라!
그런 역할을 그대로 유지하며 버티는 자신을 희롱하고 희롱하다가 마침내 정복하는 것,
그래서 녀석의 마음 한구석은 오히려 자신이 밀고 당기는 신경전에서
더 오래 버텨주기를 바랄지도 모르고 더 정복하기 어려운 존재로
변해가기를 바라는 마음도 가졌는지 모른다.
역으로 생각해 보면 그럼 자신은 녀석에게 어떻게 해 주어야 하는가?
충분히 애가 타도록 녀석의 손길을 거부한 다음 녀석의 욕망과 안타까움이
한계에 가까워질 때 못이기는 척 몸을 내주는 것이 가장 녀석을 기쁘게 할 것이다.
“저 방에 안 가고 여기서 어머니랑 이러고 있으면 좋겠어요”
”녀석이,지금까지 잘 해 와 놓고는….에미가 어디 도망이라도 가니?”
“그래도요”
“말 안들으면 앞으로는 에미 곁에도 못오게 한다!
평소에는 시키는 대로 제깍제깍 하는 녀석이 둘이만 있으면 말도 안듣고 애가 되네…”
“저도 모르게 어머니하고만 있으면 그렇게 돼요.어머니가 너무 좋아서 그런 모양이에요”
그럼 지금은 어떤 단계인가?
아직 한계는 아니다.
그럼 자신은 녀석이 최상의 기쁨을 얻을 수 있도록 장단을 맞춰 줄 용의는 있는가?
세상일에서 격리된 채 둘만의 세상에서 살고 있다면 어쩌면 그렇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몸을 열어서 받아들일 듯 받아들일 듯 애를 태우고 또 태우다가,
마침내 자신에 대한 녀석의 욕망이 온통 끓어 올라서 터져버리기 직전일 때,
자신의 아랫도리를 열어 녀석의 양물을 들어오게 해 주면 녀석은 최상의 쾌감을 얻을 것이고,
어쩌면 자신도 그 행위에서 아직은 사그라지지 않은 쾌락의 불씨를 피워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거느린 수많은 교도들과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의 전개는
자신에게 그런 심적인 소모를 허용해 주지 않을 것이고,타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가소선 자신의 이성으로도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냉정해져야 하고 자신은 충분히 냉정해 질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왜 갈수록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곤혹스러워해야 하는지 답답한 가소선이었다.
“여기 만져도 돼요.어머니?”
녀석이 손을 아래로 내려 옷 위로 하복부를 쓰다듬으며 어리광부리듯 묻는다.
“그만하면 안 돼?저 방에도 가 봐야지….”
“잠깐만…어머니하고 있다가 갈께요”
“하지 말래두…”
“지난 번처럼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거 보고 싶어요.제가 어머니 기분좋게 해드릴게요”
“안 돼!...만질려면 오늘은…그 건 벗기지 말고 위로만 만져!
안그러면 에미 정말 나가버릴거야!”
“알았어요,어머니 말대로 할게요”
녀석의 손이 이제 치맛속으로 들어가 더듬고 있고,자신의 육체도 평정을 잃어가고 있다.
녀석이 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과 또 한 편으로는 묘한 기대감이 이중으로 교차하는 상태에서
뒤에 있는 녀석의 가슴에 편하게 등을 기대고 몸을 내맡기며
마치 그러면 답답한 마음이 풀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녀석의 손이 쉽게 자신의 사타구니를 노략질할 수 있도록 다리를 더 벌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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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군명이 단유화가 있는 방에 들어가니
단유화는 침상에 걸터 앉아서 무슨 생각에 잠긴듯한 모습이었다.
“명이구나,언제 왔느냐?”
태연하게 묻는 단유화에게 얼결에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악군명은 지난 번 일이 떠올라 얼굴이 붉어졌다.
“조금 전에…왔습니다”
“응…왜,할미한테 할 말 있어?”
”그,그것이….저….”
당황하여 더듬거리는 자신에 대한 모멸감이 치밀었으나 혀는 더욱 굳어버리고 있었다.
“우선 이리 앉아라.그러고 서 있지 말고…”
“…예”
단유화의 앞에 앉았다.
“명아!...지난 번…일 아무한테도 말 안했지?”
단유화의 얼굴이 약간 붉어지고 눈으로는 비밀을 공유한 사람끼리의 연대감 같은 것을 전해 온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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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악군명은 단운경이 시키는 대로 숨어서 두 사람의 정사를 지켜 봤다.
심하게는 아니고 약간 빼는듯한 단유화를 육운경이 구슬려서 올라타기까지의 과정은
머릿속이 텅 빌 정도로 자극적이었다.
허연 허벅지와 붉은 고의,검은 음모의 숲과 그 아래 여체의 비밀스러운 곳….
악씨세가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할아버지 악군명의 후처이자 자신에게는 할머니가 되는
여인의 육체는 할머니라는 말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육감적이었고,
더구나 친정 조카가 그런 그녀를 희롱하다가 올라타서 그 잘난 양물을
여체의 그 곳에 밀어넣는 것을 눈 앞에서 보는 느낌은,낭떠러지로 떨어져 내리는 것도 같고
온 모에 힘이 쫙 빠진 상태에서 오래 참고 참은 오줌을 싸는 것 같기도 했었다.
처음에는 수동적이던 단유화가 나중에는 욕정에 못이겨 하체를 음란하게 뒤틀며
단운경의 양물을 깊이 받아들인채 자지러지는 치태를 보이는데,
그것은 악씨세가에서 보던 자상하고 현숙하던 할머니와 동일인물이 보이는
모습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만큼 음란했다.
단운경이 그녀의 몸 속에 쌀 때는 거의 실성한 여자처럼 울부짖으며 부들부들 떨다가
축 늘어졌고,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훔쳐보며 악군명도 마음속으로나마 부르짖고
몸을 떨다가 탈진한 것처럼 허탈해 졌었다.
‘하,할머니…나도 하고 싶어요!나도 할머니 보지에 싸고 싶어요!’
악군명은 그 때 마음속으로 그렇게 외쳤었다.
그러다가 미리 단운경이 시킨대로 악군명은 문을 열고 뛰어들어갔다.
단유화의 짤막한 비명이 들리고 단운경이 그녀의 몸 위에서 일어나며 악군명을 보고
“이 새끼가!부르지도 않았는데 여긴 왜 왔어 이 자식아!씨발…”
미리 짰지만 단운경의 태도가 하도 진짜같아서 악군명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자신이 해야 할 말을 생각해 내고는
“전…다 봤어요,할머니!...전 다 봤어요….”
하는 말만 넋나간 놈처럼 중얼거렸을 것이다.
단운경이 뭐라뭐라 욕을 해대다가 나가 버리고,
악군명은 아직 가려지지 않은 할머니의 사타구니를 보게 되었다.
흥건히 젖은 사타구니 가운데 부푼듯한 짙은 색의 꽃잎들이 벌어진 석류처럼 열려있고,
그 가운데 연하고 보드라운 느낌의 분홍색 속살들이 오묘한 형태로 겹쳐진 곳 한가운데에
작은 구멍이 열려 있고,그 살더미틈에 난 구멍에서는 허연 액체가 꾸역꾸역 흘러나오고 있었다.
악군명의 시선을 느꼈는지 할머니가 치마로 하체를 가리며 몸을 돌렸고,
그녀는 잠깐 흐느끼는듯 했다.
그 때 악군명은 단운경이 가르쳐준 것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멍청히 서 있었고,
잠시 후 흐느끼던 할머니까 그를 불렀다.
할머니가 손을 당겨 잡아 앉히고
“군명아,제발!흐ㅡ흑…..제발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줘!누가 아는 날이면 난….”
울음섞인 목소리로 할머니가 자신에게 애원하는데,그 쯤에서 자신이 하기로 했던 말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으니 미칠 지경이었었다.
“응,명아!네가 오늘 일만 비밀을 지켜주면…할미가 집안에서 네 편만 들어줄게!
네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해줄게!…그러니 제발,응?”
할머니가 자신의 손을 잡고 흔들며 대답을 재촉하는데,할 말을 잊어버린 악군명은
엉겁결에 할머니의 치마를 걷어 올리며 허벅지를 움켜쥐고 말았었다.
잠시 악군명의 얼굴과 허벅지를 쥔 손을 쳐다보며 그 손길에 담긴 손자의 욕망을 알아차린 할머니가
“너도…이런 걸….할미 몸을…원하는 거니?”
하고 더듬거리며 물었고
"
하.할머님!”
하면서 악군명은 그녀의 어깨를 밀어 넘어뜨리고 말았다.
“이,이러면 안돼,군명아!난…네 할민데…”
“할머니,저도 하고 싶어요!하고 싶단 말입니다!”
“안돼….어떻게 그런….그럴 수는 없어….아!”
하고 중얼거리고 한숨을 쉬던 할머니가
“다른 걸 말해봐,명아!이런 짓 말고…다른 거…는 다 들어 줄게”
“다른 건 필요없어요!할머니하고 하고 싶어요!아까 운경이처럼….안그러면 오늘 본 걸....”
억지로 용기를 내어 협박하는 투의 말을 했고 할머니는
악군명의 얼굴을 잠깐 쳐다보며 의중을 읽는듯 하더니
“그럼….네가 하고 싶은대로…하게 해주면 오늘 일…비밀을 지켜 주겠니?”
하고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예!아무한테도 말 안할께요!”
“정말이지?....네 말 믿어도 되겠지?...안그러면…할미는 이 자리에서 당장…목숨을 끊을란다”
다시 한 번 다짐을 받으려는 할머니의 말에 악군명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었다.
뭐라고 중얼거리며 한숨을 내 쉰 할머니가 몸을 맡긴다는 듯한 자세로 누웠고,
악군명은 허겁지겁 바지를 내리고 그녀를 올라탔었다.
여러 번 경험이 있었음에도 자신의 터질듯한 욕망의 살몽둥이가 할머니의 몸 속에
어떻게 들어갔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악군명은 그만 싸고 말았다.
할머니가 자신의 머리와 등을 쓰다듬어 주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었고,
안그래도 진창이었을 할머니의 질 속이 자신이 새로 쏟아 낸
많은 양의 정액으로 넘쳐나는 것을 희미하게 느꼈었다.
자신의 입을 막으려는 심산인지 넣자마자 싸버린 것을 불쌍하게 여겨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할머니는 사정이 끝난 뒤에도 악군명을 쓰다듬으며 아기 달래듯이 달래 주었고,
그런 할머니의 배려에 감격한 심정으로 다시 발기한 악군명은 다시 한 번 할머니의 몸을 즐길 수 있었다.
좀 전에 단운경과 할 때처럼 적극적이지는 않았어도
할머니가 악군명의 머리와 등을 쓰다듬어 주고 팔을 목에 둘러 매달리기도 하며,
하체를 움직여서 자극을 주고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아 깊숙히 받아들이려고
협조하는 가운데 이미 한 번 사정한 뒤라 흥분된 정도와는 상관없이
두 번째의 사정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고,그 시간동안 악군명은 극도의 흥분상태에서
할머니라는 관계의 여자를 정복하고 있다는 심리적 쾌감과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자극적인 속살맛이 주는 육체적 쾌감을 실컷 얻었었다.
“허…흑!좋아요,너무…좋습니다,할머니!”
강하게 박아대며 자신이 부르짖으면
“흐…아…할미도..좋아…명아!..흐..윽…아…이러면 안되는데….안되…흐…악!사,살살….너무..깊어…”
할머니도 할딱거리는 신음을 토해내며 자지러졌었다.
뜨겁게 젖은 속살들이 자신의 양물을 감싸고 조였다 풀었다 하는 느낌,
물기젖은 살틈속을 빠르게 드나들면서 내는 질퍽거리는 소리,
할머니가 자신의 귓가에 토해내는 뜨거운 숨결….
그런 것들이 뒤섞인 혼돈상태에서의 정사는 다른 여자들과 할 때
느꼈던 쾌감보다 몇 배나 큰 쾌감을 주는듯 했었다.
“흐…윽…명아!...너무…좋아..할미…흐…응…나…..이상해…져….
아무한테도…말하면…으…흐…거,거기가…나…화끈거려…
흐….아..간지러….비밀…지켜줘야….돼….”
욕정으로 발개진 얼굴이 땀에 젖고 눈동자는 초점이 풀려 몽롱한데
자신의 목을 힘껐 끌어안고 허리를 감은 두 다리에도 힘이 들어가 바짝 매달리며
엉덩이를 요분질쳐 자신의 것을 깊이깊이 받아들이려고 애쓰는 할머니의
몸부림을 생생히 느끼며 마침내 두 번째 분출을 그녀의 깊은 곳에서 터뜨리면서
“헉!하.할머니!저…싸요..이제….할머니 보지에 싸요!”
그러자 밑에 깔린 할머니의 몸이 부르르 진저리를 치며
”흐..악!….나온다!명아….싸는구나!흐…윽…뜨거워….나..보지…뜨거워….으…흐….근질거리고….
화끈거려…또 싸네!흐…싫어…그,그만!...아…아니야…더 싸줘!...할미 보지속에….흠뻑 싸버려!”
그 절정의 순간은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요사이 내내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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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지난 번 일 이후로…힘들었지?”
손을 잡으며 자신에게 더듬거리며 묻는다.
“예…아니요…저…”
“괜찮아,명아!많이 놀랬을 게야….다 이 할미의 죄지.너한테 그런 꼴을 보이고…
그런 짓까지 같이 했으니…할미가 밉지?”
“아,아니요.그렇지 않습니다!저,저는….”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도 쑥스러워서 더듬거리니
할머니가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며
“그래,우리 군명이는 착하니까…할미를 용서해 줄 거라고 믿어!
네가 이 번 일만 비밀을 지켜주면..그 고마움은 앞으로 두고두고 할미가 갚아줄게.알았지,명아?”
”예”
두고두고 갚아 준다는 말이 언제든지 자신에게 안겨 주겠다는 말같아 후끈하는 느낌이었다.
“할머니!저…”
”응,왜?”
무슨 말인가를 하고 싶었으나 말이 나오지 않아 머뭇거리니
할머니가 빙긋이 웃으며 얼굴을 쓰다듬어 준다.
“지난 번 일 말이야,명아!혹시…운경이가 시키던?”
”아,아니에요!”
”그럼….명아가 어떻게 알았을까?”
”그,그건….우연히….”
단운경처럼 배짱있고 노련하지 못한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그 때…보면서…있잖니,너도 할미하고…그 거 하고 싶었어?”
“….예”
"할미가 운경이랑 그런 사이라는 거 알고... 그 걸로 협박해서 할려고 했어?"
"그런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 일 아니었어도 하고 싶었단 말이야?"
"예"
“그럼..그 전부터 그런 생각 한거야?”
”…..예”
잠시 말이 끊긴다.
단운경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젊고 예쁜 여자들도 많은데….다 늙은 할미한테 그런 생각이 들었어?”
“할머니…아직 ….아름다우세요”
“뭐가…이젠 다 늙었지!명아 네 눈에는…정말 할미가 아직 괜찮아 보여?”
”예!”
”그래서…할미하고 그런 거….하고 싶었던 거야?”
”….예”
“…해 보니…어땠어?좋았어?”
“…예”
“그럼…혹시 또 하고 싶어?”
”….저…예”
“아!이를 어째!....지금도 그래?”
”……”
“명아!할미 봐 봐!”
두 사람의 시선이 엮이고,둘 다 얼굴이 벌개진다.
“그런 짓…가족간에 그런 거 하면…나쁘다는 거 알지?”
“…예”
”그런데도…나쁜 짓인줄 알면서도 하고 싶어?”
“…..전….”
“만약에,명아!...할미가 그거 안해주면….다른 사람들한테 말할거야?”
자신도 이제 할머니와 그런 짓을 했으므로 폭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할머니를 협박할 수 있는 수단은 되려나?
“그건…모르겠어요”
“할미의 부끄러운 비밀을 알았으니까…그걸로 협박해서 날 농락할거야?”
“…그런 건 아니에요”
“그럼….그냥 하고 싶어?”
“….예”
”명이,할미가 좋아?그래서 하고 싶은 거야?”
“예”
“집안 사람이나 다른 사람들한테 들키면…어떻게 될지 알지?”
“………”
“그래도 하고 싶어?”
”….예”
“아!어쩌면 좋아…”
잠시 말이 없던 할머니의 손이 악군명의 바지춤을 쓰다듬고 발기한 양물을 건드린다.
“나랑…하고 싶어서 이런거야?”
”………..”
부드러운 손길이 옷위로 그것을 쓰다듬자 반응하며 벌떡거린다.
”할미도 나쁜 여자지만….명이도 나쁜 아이구나!할미한테 못된 욕심을 품고….”
부끄러움 때문인지 약간 잠긴 목소리가 오히려 자극이 된다.
“아!어쩔 수 없구나!이런 짓 하면 안되는 거지만…너와 나 사이엔 특히….
이미 지난 번에 그런 일이 있었고…네가 하도 원하니 오늘은 너 하고 싶은 대로…해줄게.
대신….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돼!”
“예!”
단운경이랑 셋이서 하기로 했다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다.
이 자식은 뭐하고 있는 거지?
“할미 누워 있을 테니까…명이가 하고싶은 대로 해 봐”
낮게 중얼거리듯 말하더니 침상에 눕는다.
“대신 너무….심하게 하면 안돼!”
그러면서 할머니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어쩌나?단운경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것도 같은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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