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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14 870회 0건
25부 마교주 섭군천

“야!!!!!우리 빙아도 이제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미인이 되었네 그려. 그래 어른이 된 기분이 어떤고? 빙아야?”

독마녀로 불릴만큼 성격이 잔혹하고, 남자알기를 발바닥의 때만큼도 않여기는 빙아지만, 이 노인앞에서는 얌전한 규수처럼 그냥 다소곳이 얼굴을 홍시처럼 붉히며, 애교를 부리는 듯 코맹맹이 소리를 했다.

“놀리시면 싫어요,사부님”

“허 우리 빙아가 하루밤새에 완전히 딴사람이 되었구나.. 이제 부끄러워 할 줄도 알고, 이게 내가 전에 알고 있던 빙아가 맞나?????”

노인의 짓꿎은 농에, 빙아는 더욱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숙인채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갔다.

“자꾸 놀리시면 앞으로 사부님 다시는 보지 않을 거예요” 빙아는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이 행여 들킬새라, 뛰어 나갔다.

“허허허, 사공꾸냥을 잘 돌보도록 하려무나.” 노인은 달려나가는 빙아의 귓전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천성은 이 노인을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 노인의 전신에선 만인을 압도하는 기운이 철철 넘쳐흘렀다.
도대체 누굴까? 빙아같은 고수를 키워내고 그리고 보아하니 나도 이 노인네가 구한 거 같은데 ,음…..

‘되먹지 못한 놈. 네놈은 어른을 보고도 인사할줄도 모르느냐?’

갑자기 들려오는 벽력과 같은 대갈에 고천성은 순간적으로 멍했다. 그러나, 이내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얼굴에 철판을 깔고 대답했다.

‘안녕하시오? 노형?’

‘헉? 안녕하시오? 노형?????’
‘이런 똥물에 튀겨죽일 놈이있나? 네놈은 위아래도 없냐?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가…’
섭군천은 기가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늘 만인앞에서 군림만 해왔던 마교의 지존이 어찌 이런 황당한 놈 을 겪어봤겠는가?섭군천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얼굴이 불그락 푸르락 했다ㅣ.

고천성은 이 노인네가 실성을 했나 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비록 자신을 구해준 이 노인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긴 했으나, 만나자 마자 욕지기와 반말부터 나오는 이 궤팍한 노인네에게 오기가 치밀어 올랐다.

‘아실른지 모르겠지만, 제 사부가 귀왕산인이라서 제가 좀 배분이 높은 편이오. 그래서 비록 노형이 내 할아버지 뻘 되는줄은 알지만, 당금 강호에 저와 같이 호형호제할수 있는 배분과 관계가 되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지요.’

섭군천은 기가막혀 뒤로 넘어질뻔 했다.
‘그래 네놈한테 형 소리들은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 이말이냐? 이놈아?’
‘아우한테 이놈 저놈 하면 안되죠. 노형!!! 보아하니 강호 신분도 상당한 것 같은데…위신이 있지, 내가 그래도 귀왕전인인데.’

헉, 드디어 섭군천은 뒤로 넘어갔다. 사람이 때로 노화가 치밀면 이렇게 넘어가기도 한다.

‘음, 나이가 드셔서 좀 혈압이 높으신 듯 하니, 몸 관리좀 하셔야 겠습니다. 형님’

ㅎㅎㅎㅎ, 고천성은 지금 상대가 누군지도 생각 않고, 노인네 놀려먹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었다. 마치 그동안 자신의 사부라는 노인네에게 당한 설움을 앙갚음 하듯이…..
그러고 보니 이 노인네 괴팍한 성품이 자신의 사부와 많이 닮아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기를 쓰고 이 노인네를 열받게 했는지 모른다. 죽을지도 모르고…..

‘어떻게 죽고싶으냐? 이 애송이 놈아’
내 이 나이에 너같은 애송이한테 손을 쓴다는 것도 체면이 말이 아니다 마는, 너같이 싸가지 없는 놈을 지금 교육 안 시키면, 나중에 우리 빙아가 네놈때문에 속터져 죽을꺼 같으니 안되겠다. 버르장머리라고는 발가락에 때만큼도 없는 놈 같으니라구’

‘윽, 장난이 넘 지나쳤나?’ 원래 남의 염장 뒤집어 놓는게 주 특기인 천성이었지만, 이 노인네가 이렇게 길길이 날뛸줄은 몰랐다. 이미 후회해 봐야 늦었지만….
”늙으면 성질도 죽는 다는데 어떻게 된 노인네가 아직도 이렇게 성질이 드럽다냐? 그러면서도 무슨 무림의 명숙이라구 예의 차리고 뭐 그러지.”
고천성은 속으로 생각했는데…..

‘그래 이놈아 나 성질 드럽다. 나 성질 드러운데 보태준거 있냐 이 잡놈아,그러니까 빨리 댐벼, 뭘 믿고 그렇게 까부나 보게’

‘헉’ 이 노인네가 어떻게 내 마음속을 꿰뚤어보지,역시 간단히 볼 노인네가 아니군.
잘못하면 개망신 당하겠어.
고천성은 이 노인네가 빙아정도의 고수를 어렵지 않게 키워낼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고천성은 지금 고민을 하고 있었다. 저 노인네 성깔을 보아하니 그냥 넘어갈 것 같지 않고, 그렇다고 손을 쓰자니 노인네 에게 불경한 것 같고….. 이렇게 고민 하고 있는데 그 고민은 길게 가지 않았다.
‘휘이익’

‘어어어어어!!!!!! ‘
‘퍼억!!!!!!! 크윽’ 꽈과광
사단은 이러했다. 휘익 소리를 내며 노인의 일격이 날아왔다. 바람소리를 들어보니 노인네 주먹에 힘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주먹의 속도로 보아도 별로 위력이 없는것 같아, 그냥 예의상 한대 맞아주되 정통으로 가격되지 않고 몸을 스치고 가격 되도록 몸을 살짝 틀어 주먹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가도록 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고천성의 오산이었다. 주먹은 갑자기 빨라지며 방향을 바꿔 그의 몸을 정통으로 가격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아픔이라는 게 상상을 초월했다. 내공을 싣지 않은 주먹이라, 내상은 입지 않았지만, 이미 금강불괴의 몸을 이룬 고천성의 온몸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아픈 맛은 무공을 익히고 나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덕에 고천성은 문을 부수고 문밖으로 나가 떨어졌다.

고천성은 아픈 가슴을 어루만지며 숨을 고르고 있는데,
이번엔 노인의 오른쪽 주먹이 날아오는 것이 아닌가?
‘헉’ 고천성은 이번엔 제대로 방비한다고 양손을 가슴앞으로 모아 그의 오른 주먹을 맞아나갔다.
그러나 노인네의 오른쪽 주먹이 고천성의 손바닥과 마주치려 하는 순간 어느새 그의 주먹은 자신의 손바닥보다 빨리 가슴에 닿아있지 않은가?

‘헉’
‘크윽’

고천성은 이내 다시 가슴을 부여잡고 뒤집어졌다.
이상하게도 가슴이 깨질듯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순간적으로 아프기만 할뿐 내상을 입거나 하지는 않았다. 마치 몸속으로 멍이 드는것 같았다.

고천성은 아직도 고통스럽다는 듯이 가슴을 부여잡고 쓰다듬으며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이렇게 쪽 팔릴수가? 천하의 고천성이 뒷걸음질을 , 그것도 노인네 주먹을 못 피하고 두대나 맞고…..
아마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음 이 노인네 보통이 아니군. 비록 한가닥 하는 줄을 알았지만, 그래도 이정도일줄은….. “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고 고천성은 이제서야 이 노인네의 무서움을 뼈져리게 느낀 것이다.
노인이 사용한 주먹질은 무슨 무공이라고 하기보단 마치 시정잡배들이 쌈질하듯이 휘두르는 주먹질 같은데, 그 느릿느릿하고 단순한 주먹질에 고천성은 번번히 나가떨어진 것이다. 이것이 무학에서 말하는 후발선지, 즉 늦게 출발해서 먼저 도달한다는 원리인데 이정도의 경지에 이른자들은 절대고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고수들은 어떤 평범한 초식이라도 가장 적절한 공간에서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사용하여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다.

고천성은 도대체 이 노인네의 정체가 무엇일까,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이놈아 더 맞기 싫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얼른 빌도록해라.

이 말로 궁금증 끝이었다. 고천성의 자만심을 긁는 이 한마디….
‘흥, 노인네 대접한다고 몇대 맞아주었더니, 정말 기고만장 하시구만. 이제 예의는 차렸으니, 각오하시오. 노인네. 젊은 놈이 버르장머리 없다구 맞고나서 질질짜지 말고….’

이로써 고천성은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흐흐흐, 주댕이만 살아가지고, 오냐 이놈아, 내 네놈의 버르장머리를 고치지 못하면 성을 간다 성을 …..’

고천성은 이내 자신의 성명절학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 노인네를 상대하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조금전의 교훈에서 체득했다.
고천성은 온몸에 태양신강을 끓어올렸다.

고천성의 온몸은 불에 달군듯 붉어지기 시작했다.
우~~~~ 핫, A…
고천성은 쌍장에 내공을 모아.. 태양신강을 쏘아보냈다. 처음 사람을 향해 시전하는 태양신강 이었다.

노인을 보니 조금전의 고천성을 경멸하는 듯한 태도는 온데간데 없고, 다리를 기마자세로 벌리며 고천성의 장력을 맞고 있었다.

‘흡’
고천성의 태양신강은 섭군천의 몸한자 앞에서 멈추더니 섭군천의 몸을 따라 회전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나의 띠를 형성해 섭군천의 가슴깨를 회전하더니 이내 띠가 점점 넓어지며 옅어지더니 결국은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 바람결에 날려 사라졌다.

‘헉’
고천성의 놀람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것이 태양신강에 격중된 것은 모든지 불타거나, 혹은 녹거나 등등 의 반응을 보여야 했다. 그래서 고천성은 섭군천이 염려되어서 3성정도의 내공을 실어 태양무제의 장법 중 제 일초식인 태양신강 을 발출한 것인데, 이 노인네는 어떻게 된것인지 옷깃하나 탄것없이 멀쩡하지 않은가?

‘애송아 최선을 다하거라. 고작 그거 가지고 노부 발가락에 때라도 닦을 수 있겠냐?’
이제는 고천성이 울그락 불그락 할 차례 였다.
‘흥, 노인데 다칠까봐 살살 다뤄줬더니, 기고만장해서리……. 자 이번에는 조심하시오. 내 내공을 끝까지 올려서 발출하는 태양폭멸로 보내줄테니까…..’

고천성이 다시 내공을 장심에 모으자 이번에는 고천성의 사방을 불태울듯한 열기가 뻗쳐나오기 시작했다.

‘으, A’
고천성의 태양폭멸의 강기는 말 그대로 태양이 폭발하는 듯한 힘으로 줄기줄기 섭군천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후후후후후, 내가 오늘 네놈에게 하늘위에 하늘있고, 하늘밖에 하늘있는줄 따끔하게 알게 해 주마, 잘 봐둬라, 앞으로 네놈도 익혀야 할테니 , 천마 무적….’

고천성의 태양폭멸강기가 섭군천에게 압박해 들어가는 순간, 섭군천으로 부터는 검은 강기의 구름이 피어 오르더나 마치 공처럼 섭군천을 감싸기 시작했다. 섭군천을 감싼 강기는 이윽고 태양폭멸강기가 적중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폭발하며 더 강하고 빠른 반탄력으로 천마강기를 고천성에게 날려보냈다.

그리고 그걸로 끝이었다.
‘크악’ 피화살을 뿜으며 날아가던 고천성은 마치 원래부터 거기 있었다는 듯이 담장에 두치 깊이로 쳐박혀 있었다. 고천성은 마치 죽은듯, 기절한 듯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나 기실 고천성은 깨어있었다. 지금 속으로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나 짱구를 굴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흑, 천마겁멸강기라니, 이건 대대로 마교주들의 독문무공인데 이 노인네가 마교주 섭군천이란 말인가? 하필 재수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가……그런줄도 모르고 까불고 짖어 댔으니, 으 이난국을 어떻게 수습한다?’

귀왕산인이 임종전에 한 말이있다.
‘이 잡놈아, 넌 주댕이가 더러워서 언젠가 한번 큰 코 다칠거야. 그래도 내 제자씩이나 되는 놈이 어디가서 맞고 다니지는 않겠지만, 혹여 제왕성주나 마교주 정도되는 고수들 앞에서는 깝쭉대지 말거라. 그냥 골로가는 수가 있으니, 태양신강을 12성 대성 하지 못하면 절대로 사용하지 마. 이놈아 ,네 명만 재촉하는 거니까….’
에구 이런놈을 제자라고 믿고, 눈을 감아야 하니 , 내 팔자도 기구하지!!!!’

오늘따라 사부영감탱이의 말이 가슴에 찡하게 와닿았다.

섭군천은 내심 흐믓했다. 생각보다 고천성의 무공성취가 높은 것이었다.
‘흠, 그놈, 비록 말은 안했지만, 그 나이에 내 가슴이 진탕될정도의 충격을 주다니….ㅎㅎㅎ, 귀왕산인께서 제자하나는 잘 두신것 같군.’
내심은 이러했으나,
‘네 이놈, 이젠 치사하게 기절한척을 해? 네놈이 그러고도 남자야?’

고천성은 못들은 척 쌩까기로 했다. 설마, 기절한 놈을 패기야 하겠어? 그러나 잠시후 그것이 오산임을 깨닫기까지 별로 시간이 필요없었다.

갑자기 온몸을 감싸는 살기를 느끼는 순간, 헉, 고천성은 헛바람을 들이키며, 제빨리 옆으로 피했다.
섭군천의 천마강기가 어느새 자신이 쳐박혀있던 담벼락을 가루로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발만 늦었더라도 가루가 되는 것은 자신이엇을 것이다.
고천성은 이 노인네 앞에서는 사기도 안통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난국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하나.

‘헤헤헤, 아이고 어르신 뭘 이렇게 화를 내고 그러십니까? 제가 깨끗하게 졌습니다. 이제 그만 화를 푸시지요. 제가 감히 마교주 어르신을 몰라뵙고 실례를 범했습니다. ‘
교주님의 너그러운 아량으로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천성의 간사한 웃음과 어투에, 마교주는 기가 막혔다.
이거 내가 사람을 잘못 고른거 아냐?

고천성은 얼른 의자를 가져다 먼지를 털고,
‘앉으시지요. 어르신, 그렇지 않아도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릴까 고민중이었는데, ..’
어느새 준비했는지, 고천성은 술과 술잔을 꺼내
섭군천에게 한잔 따라 올렸다.

‘이게 말입니다. 제가 불회곡에 살때 원숭이 들이 만들어놓은 후아주를 훔쳐 온건데 , 맛이 죽이더라구요’

섭군천은 정말 기가 막혔으나, 이내 잔을 비웠다.
후아주는 과연 기가막힌 술이었다. 술을 별로 즐기지 않는 섭군천이었지만, 후아주의 맛에 자신도 놀래, 연거푸 석잔을 마셨다.

‘내 살다살다 너같은 놈은 정말 처음 봤다. 젊은 놈이 이렇게 얼굴이 두꺼울수가…..’

‘교주님의 칭찬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네놈한텐 그게 칭찬으로 들리냐?’

‘강호에서 얼굴이 두꺼운 건 흠이 아니죠. 네’

섭군천은 얼굴색 하나 안바뀌는 이 어린놈의 철면피에 기가 막혔으나, 사실 내심 고천성의 말에 동감하고 있었다. 강호에서 얼굴이 두꺼워야 한다는 말. 좀 싸가지가 없고 능글맞긴 해도, 미운감정은 생기지 않았다.

‘흰소리는 그만하고, 네놈도 한잔 받거라.’

‘감사합니다. 교주님’ 고천성은 얼른 술잔을 받아 단숨에 마셨다.
‘휴’
고천성은 안도의한숨을 쉬었다. 이제 한시름 놓았다. 처음엔 까불다가 좀 혼나긴 했지만, 웬지 이 마교주라는 양반이 싫지 않았다. 아마도 자신의 죽은 사부와 같은 괴팍함이 그에게 웬지모를 편안함과 호감을 주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고천성이 죽으면 죽었지, 이렇듯 처참하게 아부를 하면서 상대방의 환심을 살 놈이 못된다. 방금전의 결투도 사실 목숨을 걸고 죽기살기로 싸웠다기 보다는 노인네를 골려줄 심산으로 응전을 한 것이기 때문에 고천성의 타격이 그리 크지는 않았다. 그건 물론 섭군천도 마찬가지였고, 만일 실제로 생사를 결하는 비무를 했다면, 고천성이 패하긴 하겠지만, 섭군천도 온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 태양신강은 어느정도까지 익혔냐?’

‘제자 자질이 미천하여 6성밖에 성취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어이구, 갑자기 웬 겸손? 자질이 미천한 걸 알기는 알고 있구나.’

고천성은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졌다.아무리 마교주라도 염장을 박박 긁어대는 대는 참을 수가 없었다.

‘어쭈 잘하면 한대 치겠는데? 그렇게 인상만 쓰지말고 주먹으로 하자고,우리 한판 더 해볼까?’

‘흑’ 오늘은 고천성의 제삿날이었다. 아무리 고천성이라도, 이 노인네 앞에서는 꼬랑지 팍 내리는 수밖에 없었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제가 어찌 감히….’
고천성은 마치 고양이 앞의 쥐처럼 어찌할줄을 몰랐다.

‘휴, 저야 패군지장이니, 죽이든 살리든 어르신 마음대로 하십시오.’
‘사내놈이 몇대 맞은거 가지고 이렇게 풀이죽어서야, 이놈아, 술이나 한잔 더 따르거라……’

………………………….
빙아는 지금 혜아의 방에서 밖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렇게 기고만장하던 고천성이 자신의 사부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마냥 어쩔줄 몰라하는게 너무나 재미있었다. 물론 아까 사부님과 결투할때는 걱정이 되서 죽을지경이었지만,,,,, 아무튼 둘의 사이가 화기애애 해 져서 마음이 편했다.

혜아는 사실 별다른 외상이 없이 다만 너무 충격을 받아 혼절을 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 침상에서 죽은듯이 자고 있었는데, 방금의 결투소동으로 인해 잠이깨었다.
눈을 떠보니 자신이 낯선곳에 누워있는데, 본능적으로 자신의 몸부터 만져보았다.
자신의 온몸이 그대로 무사한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다 문득 옆에 있는 아름다운 여인이 문밖을 훔쳐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밖에서 들리는 말소리중 꿈에도 그리워하던 고천성의 목소리가 들려, 당장 뛰쳐 나가려 했으나, 빙아로 인해 저지 당했다.

빙아는 일단 혜아를 제지한 후, 조용히 하라는 듯 입에 검지를 모으고 밖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지라, 혜아도 어쩔수 없이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이 여자는 누구지? 웬지 낯이 많이 익은 것 같은데, 도통 생각이 나지 않네……’.

빙아는 혜아에게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설명해 주마하고, 일단 밖의 대화를 같이 엿듣자고 했다.


‘너는 노부에게 목숨의 빛을 진걸 인정하느냐?’
섭군천은 정색을 하며 물었다.
‘당연히 인정합니다.’
‘그럼 무엇으로 보답을 하겠느냐?’
고천성은 세상에는 과연 공짜가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특히 있는 놈들이 더하다는 말이 생각 나기도 했다. 자신도 그러하면서…..

‘원하는 것을 말씀하십시오. 무엇이라도 제가 해 드릴수 있는 일이라면 해 드리겠습니다.’

혜아는 안돼라고 말하며 뛰쳐 나가려 했으나, 빙아에 의해 다시 제지 되었다.
‘분명 무엇이라도 라고 했느냐?’
섭군천은 좀 전의 농담식의 말투를 버리고 사뭇 진지하고 정중하게 물었다.

‘다시 제 목숨을 달라고 하신다고 해도 드리겠습니다. 어차피 교주님이 아니면 죽을 목숨이었을 테니까요.’

‘과연 귀왕선배께서는 제자를 제대로 거두셨구만. 은원이 분명하니…..,’

목숨을 구해줬다고 해서 그 댓가로 무엇을 요구할만큼 치졸한 사람은 아닐쎄. 다만, 자네에게 한가지 부탁을 하고 싶네. 이 일은 이 세상에 오직 자네만이 성공할 가능성이 그나마 있는 일이고, 자네가 할기 싫으면 거절해도 되네. 어쩌면 하나뿐인 자네의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니까……

마교주의 부탁
마교주는 부탁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명령을 하는 존재이다.
빙아도 사부님이 누구에게 부탁이라는 말자체를 쓰는 것을 본적도 들은적도 없다. 그만큼 마교주의 부탁이란 말은 파격적인 용어였다.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부탁이란 걸 할 필요가 없었던 신과 같은 존재가 부탁을 한다니……
그리고 그 신과같은 존재가 하는 부탁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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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쓰기 시작한지 거의 1년이 되가네요.
연재를 중단한 후 계속할까, 말까, 고민을 했더랬습니다.예전에 재미있게 읽어주시던 독자분들은 아직도 계시는지? 뭐 이런 생각을 하다가 그래도 뭔가 마무리를 짓고 싶어서 다시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절반도 못왔는데.....앞으로 틈나는 대로 한편씩 올려보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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