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꿈꾸는 늑대 58부
성민은 어지럽게 날아오는 그림자를 일일이 상대하지 않고 뒤로 물려나며 검을 어지럽게 휘두르니 검이 빛을 토하며 그림자를 베어간다. 공중에서 터진 음양권 중 붕권이 그림자 사이로 들어가며 물려나는 성민의 명치를 향해 날아가고, 성민은 손 그림자 사이를 비집고 강맹한 기운이 일어나며 수혼의 주먹이 날아오니, 입술을 깨물고 손 그림자를 무시하고 주먹을 향해 검을 날린다.
수혼의 손이 공중에서 펴지며 독수리 발톱처럼 오므리더니 자신에게 날아오던 성민의 팔목을 향해 날아간다.
수혼의 손은 수시로 변해, 장에서 권으로........권에서 다시 금나수로 변화하며 성민을 압박한다. 성민은 수혼이 독수리 같은 손이 자신의 곡지혈(팔목에 있는 마혈)을 노리고 날아오자 검을 잡은 한손을 놓고 피하려하는데 어지럽게 날리던 그림자가 가슴을 가격하고 뒤쪽으로 쭉 밀려난다.
“욱~~~”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수혼의 만들어낸 손 그림자들은 눈을 현혹시키기 위한 허수가 아니라 각각에 모두 위력이 실린 공격 이였다. 수혼은 지금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고 성민을 밀어붙인다.
강철은 수혼과 성민의 대결을 지켜보다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성민의 심복인 3명의 검수와 쌍둥이자매 일행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싸움은 서서히 정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미나의 면도가 악독한 빛을 뿌리며 검영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지산의 가슴을 베어버리자 지산은 비틀거리고, 그 틈을 노리고 유술의 고수인 기준이 검을 잡은 지산의 관절을 꺾어버리니, 지산의 팔이 나무젓가락처럼 꺾이고, 그 고통에 중심이 밑으로 쓸리는 힘을 이용해 기준을 땅바닥으로 내리 찍는다. 지산의 얼굴이 바닥을 향하고, 지석의 무릎이 지산의 얼굴을 강타해 버리니 지산의 몸이 실끈어진 연처럼 공중으로 붕 날아오라 땅에 떨어진다.
미희는 이들의 싸움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간간히 비도를 날리고 있었다. 그녀의 비도가 날아갈 때 마다 창만과 영석의 몸에 새로운 바람구멍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가지고 있던 비도를 모두 써버린 미희는 손매에 감추고 있던 비도를 들고 싸움의 진행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미나의 면도는 악독하며 비단처럼 부드럽고 유연하다. 면도는 상대방의 검과 정면으로 부디 치는 일도 없다. 면도는 독사처럼 꾸물거리며 상대방의 급소만을 공격한다. 미나가 익힌 면도는 철저한 살수의 검이다. 적의 숨통만 끊어버리는 악독한 초식들.......또한 호식의 무영권과 무영각이 펼치는 화려하고 위력적인 공격, 마지막으로 유술의 부드럽고 강맹한 공격 앞에 창만일행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강철이 다시 시선을 돌려보니..........자신이 이끌고 온 아이들이 성민이 철저하게 훈련시킨 장정들을 복날 개처럼 아작을 내고 있었다. 강철의 곁에는 죽죽이 지키고 있었다.
“형님 저쪽은 정리가 끝난 모양입니다. 성철파 이이들은 어떻게 치리할까요?”
“모두 다시는 주먹질 못하게 망가트려버려. 이 기회에 성민이 놈을 완전히 박살낸다.”
“알겠습니다.”
죽죽이 강철의 명령을 전하자, 여기저기에서 비명소리가 터지기 시작한다. 바닥에 쓰려진 녀석들의 팔과 다리에 집중적으로 쇠파이프들이 날아가고, 뼈가 부리지는 녀석, 피를 토하는 녀석, 머리가 깨지는 녀석들이 속출한다.
성민은 정신이 없다. 수혼이 고수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신이 이렇게 형편없이 밀릴 줄은 몰랐다. 수혼의 주먹이 어깨에 적중되며 팔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은 통증이 밀려온다. 아무래도 비파골(갈비뼈 위에 어깨와 연결된 뼈)에 금이 간 모양이다. 갑자기 성민의 머릿속에 사부의 얼굴이 스치고 지나간다.
“네 이놈~ 그 실력으로 어딜 간다고 하느냐~”
“사부님...........국선도를 완성하고 가기에는 사무친 원한이 너무 깊습니다. 꿈속에서 원한에 사무친 형님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저에게 뭐하느냐고............죄송합니다.”
“이놈~ 무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명경지수처럼 맑은 마음을 유지해야 된다고 그렇게 말했건만 아직도 작은 원한에 집착하고 있느냐?”
“사부.........잊기에는 너무 큰 원한입니다. 원한을 해소하지 못하고는 아무것도 못합니다. 이 불충한 재자를 용서해 주세요.”
“못난 놈~ 내 너를 통해 국선도를 완성해 보려 했건만..........네놈이 익힌 알량한 검과 권법으로 무엇을 하겠다고...........가랴. 이미 마음이 떠난 놈~ 잡아두어 무엇할 꼬.”
“사부님 감사합니다.”
“가는 길에 네놈 때문에 방황하는 녀석들도 같이 끌고 가라. 그놈들도 있어봐야 사문에 해만 될 뿐이다. 대신........내려가더라도 국선도의 명예를 지켜주기 바란다.”
사부는 자신에게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한국에서 찾아온 자신을 친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해 주시며 자신이 가진 무술을 아낌없이 전수해 주셨다. 사부는 자신을 국선도의 진정한 후계자로 만들고 싶어 하셨다. 그런 사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가슴에 사무친 원한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오던 날 사부는 멀 발치에서 자신을 배웅해 주셨다.
지금 이 순간 왜 사부의 얼굴이 떠오른 것일까? 국선도의 명예를 지켜달라는 부탁을 지켜드리지 못했기 때문일까? 성민은 머리를 흔들고 수혼의 주먹을 피하며 바닥을 구른다. 살아야 한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성민은 바닥에서 일어나며 손에 들고 있던 검을 수혼을 향해 던져버린다.
“휘~~이~~익”
검이 가슴을 향해 날아오자 수혼은 검을 피하기 위해 뒤로 물려나며 금나수로 검을 잡았다. 수혼의 공격이 잠깐 멈칫하자 성민은 건물 안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건물 안에는 혹시나 이런 사태를 대비하여 외부와 통하는 비밀통로를 만들어 두었다. 성민이 검까지 집어 던지고 도망치자 수혼도 성민을 ?아 달리기 시작했다. 성민은 건물에 들어가자마자 문을 걸어 잠그고 자신의 방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수혼은 문이 잠기자 들고 있던 검으로 좌우로 크게 휘두른다. 검이 빛을 토하며 문으로 향해 날아가고 나무로 만들어진 문은 열십자로 배어진다. 수혼이 한바퀴 회전하며 음양각을 날리자 문이 박살이 나며 구멍이 생긴다. 수혼은 집안으로 급히 달려갔지만 약간의 시간을 허비했다.
성민은 자신의 방에 들어와서는 침대를 들어올리고 비밀통로의 문을 열었다.
“주인님 저도 대려가 주세요. 제발 주인님~”
“참~ 저년이 있었지”
성민은 여자의 손에 걸린 열쇄를 풀어주고, 여인은 감격해서 성민을 바라보는데, 성민의 주먹이 그녀의 배를 강타한다. 여인은 극심한 통증에 바닥에 주저앉고, 성민은 그녀를 질질 끌어서 문손잡이에 묶여버리고 자신은 통로로 빠져나간다.
수혼은 집안에 들어와 여기저기 살펴보다 성민의 방인 것 같은 곳의 문을 여는데 누가 안에서 문을 잡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혼은 성민이 문을 잡고 있다는 생각에 뒤쪽으로 조금 물려나더니 문 쪽으로 달려가며 음양각을 날린다.
“꽝~~~~”
"끼이악~~~“
수혼의 발이 문을 박살내자 이상하게도 여인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린다. 수혼이 문을 열어보자 알몸이 여자가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수혼은 깜짝 놀라 여인을 살펴보니 여자의 가슴이 붉게 올려오고 있었다. 자신의 음양각에 상처를 입은 모양이다.
“이보세요. 정신 차례요.”
“음~~”
여자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기절해 버리고, 수혼이 여인을 흔들어보니 입에서 피가 흘려 나온다. 그때 강철이 수혼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
“성민이 자식은 어떻게 됐어.”
수혼도 펴듯 정신을 차리고 방안을 살펴보니 침대에 들리고 그 밑에 구멍이 있었다.
“형님~ 이 여자 부탁합니다.”
수혼은 몸을 날려 구멍으로 들어가니 한 사람이 겨우 기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동굴이다. 수혼은 급하게 앞으로 기어간다.
성민은 저 멀리 뒤쪽에서 사람의 인기척이 들리자 팔다리에 힘을 주고 앞으로 빠르게 전진한다. 이런 날을 대비해서 비밀통로 입구에 차를 대기시켜 놓았다. 그곳까지만 가면 어떻게든 도망갈 수 있다. 저 멀리 입구가 보이고 성민은 힘을 다해 기어가 막힌 입구에 주먹을 날리니 입구가 열린다. 비밀통로는 야산에 있는 산림로와 통하고 있었다. 성민은 자신이 숨겨둔 자동차를 향해 달려갔다.
작가 주 : 산림로-산림을 관리하기 위해 산림청에서 만든 길입니다. 보통 비포장도로이며 트럭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요즘은 레저스포츠(산악자전거, 오토바이 경기)에 이용되기도 합니다. 장마철이나 태풍 발생시 산사태의 원인이 되기도 해서 문제가 많은 길이죠.
성민이 사륜구동 자동차에 오르려는 순간 수혼도 입구를 빠져 나온다. 수혼은 성민이 자동차에 오르려하자 자신의 발목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 성민을 향해 날린다. 수혼은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성민을 잡고 싶었다.
“휘~이~~익”
바람을 가르며 반짝이는 물체가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것을 감지한 성민이 검을 피하려 했지만 검은 성민의 오른쪽 허벅지에 자루까지 깊이 박힌다.
“음~~~”
성민은 이를 악물고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한다. 수혼은 축지법으로 자동차로 다가갔지만 자동차는 광음을 내며 밑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수혼도 자동차의 뒤를 따르고.........성민은 자동차 백미러로 수혼의 달라오는 모습을 보더니 자동차의 액셀을 끝까지 밟아버린다.
“지독한 새끼~”
수혼은 자동차가 속도를 높이자 자신도 있는 힘을 다해 달려가고, 자꾸만 따라오는 수혼을 확인한 성민은 계속 속도를 높인다.
산림로의 길이 급격하게 휘어지고 속도를 높인 자동차는 미쳐 커브를 틀지 못하고 절벽으로 떨어져 내린다.
수혼이 급하게 달려왔지만 자동차는 절벽 밑으로 굴려가고 있었다. 수혼이 뒤따라가기에는 절벽이 너무 험했다.
수혼일행이 떠나고 요코는 문을 잠그고 막 거실로 들어가려하는데 누군가 급하게 노크를 한다. 요코는 수혼일행이 뭐가 빠트리고 가서 다시 왔나 싶어 별다른 의심 없이 문을 열어주니 자신을 감시하던 사내들이 문 앞에 서 있는 것이다. 깜짝 놀란 요코가 다시 문을 닦으려 했지만 이미 사내들이 문을 잡고 있어 문이 잠그지 못하고..........한 사내가 문을 열고는 요코의 팔을 잡는다.
“놔~”
“아가씨 저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세요. 말씀도 없이 살아져 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어떻게 알고 찾은 거야. 이거 놔~~”
요코가 심하게 반항하자 사내는 안으로 들어오며 요코의 팔을 놓아준다.
“본국에 계신 아버님의 진노가 대단하세요. 당장 한국으로 들어오시겠다는 것을 억지로 말라고 있습니다. 저희들 죽는 꼴 보고 싶으세요. 저희와 함께 돌아가세요.”
“안가~ 절대 못가?”
“왜요? 왜 이곳에 계시는 것입니까?..............그 사내놈과는 아무 일도 없는 거죠?”
“사내놈(?) 함부로 이야기하지 마! 이미 요코의 남편이 되신 분이야. 어디서 함부로.......”
“예~ 그 사내놈에게 강간이라도 당하신 겁니까?”
“강간~ 무슨 소리야. 요코가 좋아서 그분에게 시집 간 거야. 다들 돌아가?”
사내들은 요코의 말에 오싹한 한기를 느낀다. 자신들이 감시하던 아가씨가 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것도 대형사고다. 이 사실이 본국에 알려지면 자신들은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평소 요코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들인지라 요코가 절대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는 걸 안다.
“아........아가씨! 사실입니까?”
“그래~ 사실이야. 그러니 포기하고 다들 돌아가.”
“안됩니다. 그냥 돌아가면 저희들은 죽어요.”
“무슨 말을 해도 안가? 수혼씨 기다려야 한단 말이야.”
사내들은 요코가 순순히 가려하지 않자 서로 눈치를 본다. 요코는 한번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아무도 못 말린다. 순순히 데려가긴 틀린 것 같고, 이대로 물러나면 후환이 두렵다.
“용서하세요.”
사내 두 명이 요코의 양쪽 팔을 잡더니 번쩍 들어서 밖으로 나간다.
“놔~ 어서.”
사내들은 요코가 반항해도 억지로 끌고 밑으로 내려가고 한 사내가 먼저 밑으로 달려가 차를 대기시킨다.
요코가 강제로 차에 오르고 차가 출발한다. 요코를 태운차가 살아지고 나서야 수혼의 장인이 체육관에 도착했다. 30분이란 짧은 시간 때문에 요코는 수혼의 곁을 떠나게 된 것이다.
수혼은 산 밑으로 달려갔다. 성민을 태운 자동차는 한없이 밑으로 굴려가다 중간에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다. 수혼은 산을 돌아 자동차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어려서부터 산에서만 생활했던 수혼인지라 비호처럼 빠르다. 차에 도착한 수혼은 문을 열어보았다. 차안에 성민이 없다. 시트에 핏자국이 남아 있지만 그는 없었다. 수혼은 주위를 수색했고.......끝내 성민을 찾지 못했다. 날도 어두워져 수색하기 힘들어지자 일단 일행이 있는 곳으로 출발했다.
수혼은 성민의 아지트로 돌아가니 많은 사람들이 초조하게 수혼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사해서 다행 이예요. 휴~~ 지금까지 어디 있었던 거예요.”
“성민이 놈이 도망쳤어. 아직 산을 벗어나지는 못했을 거야. 형님~~ 사람을 풀어서 수색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강철은 고민한다. 쥐를 잡을 때도 도망칠 구멍을 만들어주고 몰아야 한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날도 어두워지고 흩어져서 찾다가 성민의 반격을 당하면 이쪽도 위험하다. 그리고 오늘.......성민의 주력병력은 완전히 박살내 버리고, 그의 심복들도 재기불능의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성민은 손과 발이 모두 잘리고 혼자 남은 상태다. 성민 혼자라면 더 이상 강철파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
“날도 어두워지고 흩어져서 찾는 건 위협해. 일단 산 주위를 포위하고 기다려 보자.”
“시간을 주면 도망칠 수 있습니다. 제가 던진 단검에 다리를 다쳐 멀리가지는 못했을 겁니다. 지금 잡아야 합니다.”
“여기 있는 녀석들도 모두 지친 상태야. 동생 마음은 알겠는데.........일단 기다려 보자. 지가 이 산을 벗어나지 못했다면 주위를 포위하고 있으면 도망칠 때도 없어. 내일 날이 밝으면 찾아보자.”
“그래요. 수혼씨도 지쳤어요. 좀 쉬고 나서 찾아요.”
수혼은 강철과 미희의 설득에 할 수 없이 수색을 포기했다. 강철은 부하들을 2개조로 나누어 한 개조는 잠을 자고, 나머지 한 개조는 야산 주위를 포위하게 했다.
한 개조가 출발하자, 강철은 나머지 인원들과 성민 부하 녀석들을 한쪽건물에 거두고 자신들은 다른 건물에서 쉬기로 했다.
수혼일행과 강철은 성민이 기거하던 곳에서 자기로 했다.
“참~ 그 여자는 어떻게 됐어요.”
“좀 다친 모양 이예요. 지금 성민의 방에 있어요. 근데 상태가 안 좋아요.”
“왜~ 많이 다친 거야.”
“그게 아니라..........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요. 성민이란 놈~ 정말 죽일 놈 이예요. 사람을 저렇게 만들어 놓다니........”
미희는 성민을 생각하자 치가 떨리는 모양이다. 수혼은 쌍둥이 자매와 함께 성민의 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여자는 침대에 누워있었다.
“잠든 모양 이예요. 참 불쌍한 여자야. 하이~~ 참”
“죽일 놈~...........저 여자 어떻게 하지.”
“글쎄요. 제가 몇 가지 물어봤는데...........대답도하지 않고 울기만 해요.”
“불쌍하군.”
“아무래도 어머니께 부탁해서 돌봐 달라고 해야겠어요.”
“그래.”
그때 수혼의 핸드폰이 울린다. 대결에 할 때 불편할 것 같아 버스에 두고 온 것을 좀 전에 가져왔는데 바로 전화벨이 울리는 것이다.
“여보세요.”
“접니다. 천랑~”
“예~ 장인어른(?)............요코랑 같이 있죠.”
“저.......그게, 요코라는 아가씨가 행방불명 됐어요. 제가 아무리 찾아도 통 보이질 않네요.”
“예~ 무슨 말씀인지. 요코가 어딜 가요?”
“모르겠어요. 제가 집에 도착해 보니 대문은 열려있고 요코는 보이지 않았어요. 혹시나 싶어 체육관 건물을 살펴보고, 주위를 찾아보았지만 행방이 묘연합니다.”
“혹시.........그때 그놈들이........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들 보지 못했습니까?”
“예~ ”
“알겠습니다. 혹시 모르니까 신촌 일대에 아이들 풀어서 찾아보세요. 그리고 삼화대학 기숙사도 찾아보세요.”
“알겠습니다. 참 가신일은 잘 되신 겁니까?”
“만나서 말씀드리죠. 일단 요코부터 찾아봐 주세요.”
“예~”
요코가 실종되었다는 말에 수혼은 머리가 띵~하니 아프다.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자신을 사랑하고 순결까지 준 여인이다. 그녀가 혹시 감시자들에게 접혀 간 것일까?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일본으로 끌려가는 것인가? 영은이 외에 다시 자신의 여인이 다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녀를 찾아야 한다.
수혼은 강철에게 달려간다.
“어~ 자지 않고, 무슨 일이야.”
“형님 출입국사무소에 아시는 분 있습니까?”
“아는 놈이 있기는 있어. 근데 무슨 일이야.”
“그럼 아마모토 요코라는 여인이 출국한지 여부를 알 수 있습니까?”
“이 밤에~ 내일 아침에 하자.”
“그럼 내일부터 아마모토 요코라는 여인이 출국신고하면 저에게 연락해 달라고 부탁 좀 해주세요.”
“그 여자는 또 누구야~”
“저...........저의 부인입니다.”
“뭐~ 쌍둥이 자매말고 또 다른 여인이 있어..................알았어. 부탁해 보지”
“감사합니다.”
강철은 수혼이 나가자 침대에 누웠다. 잠이 오지 않는다. 수혼........그의 곁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수혼이 이끄는 천랑파가 비록 머리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엄청난 고수들이 즐비하다. 수혼 하나만 해도 무서운 놈인데.......오늘 본 미나, 미희 또한 무서운 고수들이다. 또한 수혼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호식이란 녀석..........강철파도 어쩌지 못한 어둠의 천사까지 흡수하는 무서운 포용력을 지니고 있다. 그에게 여자들도 많이 따른다. 자신의 딸조차도 수혼을 사랑하고 있지 않는가? 만일 수혼이 자신과 등을 돌리고 적이 된다면........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하다. 수혼에게 또 다른 여인이 생겼다면 쌍둥이 자매도 수혼을 독차지 할 생각은 아닌 것 같다...........그럼...........차라리 지나와 수혼을 정식으로 결혼시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 수혼은 어느새 밤의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그의 명성이 자신을 앞지르고 있지 않은가? 또한 자신의 부하들도 수혼이라면 신처럼 믿고 따른다.
수혼.........그의 존재가 너무 커지고 있다. 그를 자신의 겉에 잡아두어야 한다. 수혼에게 아무리 여자가 많아도 아직까지 정식으로 결혼한 사람은 없다. 지나와 수혼을 정식으로 결혼시킨다면 그를 잡아둘 수 있을 것이다. 강철은 수혼과 지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다음날 산을 수색을 보았지만 성민의 행방은 찾을 수 없었다. 다시 날이 어두워지자 수혼과 강철은 돌아올 수밖에 없었고, 성민이 이끌던 녀석들은 모두 병원으로 보내졌다. 그들은 다시는 주먹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고 목숨만 부지한 상태였다. 강철은 이들의 치료비와 약간의 보상금을 주는 선에서 일을 마무리 지었다.
여기까지가 “낭만을 꿈꾸는 늑대” 2부 이야기입니다.
처음 2부를 기획했을 때, 미나(미희)자매와 요코가 이야기가 중심 이였으나 중간에 영은이라는 존재가 커져 그녀의 처리문제로 글이 길어졌습니다.
제가 몇 일간 고민하며 진도가 나가지 않았는데.........그건 2부을 말끔하게 끝낼 수 있는 방법이 찾기 위해서였죠. 아무리 고민해도 줄거리 전개상 2부와 3부는 연결될 수밖에 없더군요. 어떻게 말끔하게 끝낼 수 있는 방법을 찾다........끝내는 포기하고 3부로 바로 연결하기로 했습니다.
3부는 성민과 갈치파의 반격이 주 태마이며, 마지막 여자주인공 링링이 등장이 있고, 바로 4부로 연결됩니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이글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거죠.
3부부터 갈치파 보스의 활약 시작되고, 3국 무술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 붉은미르 올림 -
성민은 어지럽게 날아오는 그림자를 일일이 상대하지 않고 뒤로 물려나며 검을 어지럽게 휘두르니 검이 빛을 토하며 그림자를 베어간다. 공중에서 터진 음양권 중 붕권이 그림자 사이로 들어가며 물려나는 성민의 명치를 향해 날아가고, 성민은 손 그림자 사이를 비집고 강맹한 기운이 일어나며 수혼의 주먹이 날아오니, 입술을 깨물고 손 그림자를 무시하고 주먹을 향해 검을 날린다.
수혼의 손이 공중에서 펴지며 독수리 발톱처럼 오므리더니 자신에게 날아오던 성민의 팔목을 향해 날아간다.
수혼의 손은 수시로 변해, 장에서 권으로........권에서 다시 금나수로 변화하며 성민을 압박한다. 성민은 수혼이 독수리 같은 손이 자신의 곡지혈(팔목에 있는 마혈)을 노리고 날아오자 검을 잡은 한손을 놓고 피하려하는데 어지럽게 날리던 그림자가 가슴을 가격하고 뒤쪽으로 쭉 밀려난다.
“욱~~~”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수혼의 만들어낸 손 그림자들은 눈을 현혹시키기 위한 허수가 아니라 각각에 모두 위력이 실린 공격 이였다. 수혼은 지금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고 성민을 밀어붙인다.
강철은 수혼과 성민의 대결을 지켜보다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성민의 심복인 3명의 검수와 쌍둥이자매 일행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싸움은 서서히 정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미나의 면도가 악독한 빛을 뿌리며 검영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지산의 가슴을 베어버리자 지산은 비틀거리고, 그 틈을 노리고 유술의 고수인 기준이 검을 잡은 지산의 관절을 꺾어버리니, 지산의 팔이 나무젓가락처럼 꺾이고, 그 고통에 중심이 밑으로 쓸리는 힘을 이용해 기준을 땅바닥으로 내리 찍는다. 지산의 얼굴이 바닥을 향하고, 지석의 무릎이 지산의 얼굴을 강타해 버리니 지산의 몸이 실끈어진 연처럼 공중으로 붕 날아오라 땅에 떨어진다.
미희는 이들의 싸움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간간히 비도를 날리고 있었다. 그녀의 비도가 날아갈 때 마다 창만과 영석의 몸에 새로운 바람구멍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가지고 있던 비도를 모두 써버린 미희는 손매에 감추고 있던 비도를 들고 싸움의 진행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미나의 면도는 악독하며 비단처럼 부드럽고 유연하다. 면도는 상대방의 검과 정면으로 부디 치는 일도 없다. 면도는 독사처럼 꾸물거리며 상대방의 급소만을 공격한다. 미나가 익힌 면도는 철저한 살수의 검이다. 적의 숨통만 끊어버리는 악독한 초식들.......또한 호식의 무영권과 무영각이 펼치는 화려하고 위력적인 공격, 마지막으로 유술의 부드럽고 강맹한 공격 앞에 창만일행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강철이 다시 시선을 돌려보니..........자신이 이끌고 온 아이들이 성민이 철저하게 훈련시킨 장정들을 복날 개처럼 아작을 내고 있었다. 강철의 곁에는 죽죽이 지키고 있었다.
“형님 저쪽은 정리가 끝난 모양입니다. 성철파 이이들은 어떻게 치리할까요?”
“모두 다시는 주먹질 못하게 망가트려버려. 이 기회에 성민이 놈을 완전히 박살낸다.”
“알겠습니다.”
죽죽이 강철의 명령을 전하자, 여기저기에서 비명소리가 터지기 시작한다. 바닥에 쓰려진 녀석들의 팔과 다리에 집중적으로 쇠파이프들이 날아가고, 뼈가 부리지는 녀석, 피를 토하는 녀석, 머리가 깨지는 녀석들이 속출한다.
성민은 정신이 없다. 수혼이 고수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신이 이렇게 형편없이 밀릴 줄은 몰랐다. 수혼의 주먹이 어깨에 적중되며 팔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은 통증이 밀려온다. 아무래도 비파골(갈비뼈 위에 어깨와 연결된 뼈)에 금이 간 모양이다. 갑자기 성민의 머릿속에 사부의 얼굴이 스치고 지나간다.
“네 이놈~ 그 실력으로 어딜 간다고 하느냐~”
“사부님...........국선도를 완성하고 가기에는 사무친 원한이 너무 깊습니다. 꿈속에서 원한에 사무친 형님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저에게 뭐하느냐고............죄송합니다.”
“이놈~ 무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명경지수처럼 맑은 마음을 유지해야 된다고 그렇게 말했건만 아직도 작은 원한에 집착하고 있느냐?”
“사부.........잊기에는 너무 큰 원한입니다. 원한을 해소하지 못하고는 아무것도 못합니다. 이 불충한 재자를 용서해 주세요.”
“못난 놈~ 내 너를 통해 국선도를 완성해 보려 했건만..........네놈이 익힌 알량한 검과 권법으로 무엇을 하겠다고...........가랴. 이미 마음이 떠난 놈~ 잡아두어 무엇할 꼬.”
“사부님 감사합니다.”
“가는 길에 네놈 때문에 방황하는 녀석들도 같이 끌고 가라. 그놈들도 있어봐야 사문에 해만 될 뿐이다. 대신........내려가더라도 국선도의 명예를 지켜주기 바란다.”
사부는 자신에게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한국에서 찾아온 자신을 친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해 주시며 자신이 가진 무술을 아낌없이 전수해 주셨다. 사부는 자신을 국선도의 진정한 후계자로 만들고 싶어 하셨다. 그런 사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가슴에 사무친 원한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오던 날 사부는 멀 발치에서 자신을 배웅해 주셨다.
지금 이 순간 왜 사부의 얼굴이 떠오른 것일까? 국선도의 명예를 지켜달라는 부탁을 지켜드리지 못했기 때문일까? 성민은 머리를 흔들고 수혼의 주먹을 피하며 바닥을 구른다. 살아야 한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성민은 바닥에서 일어나며 손에 들고 있던 검을 수혼을 향해 던져버린다.
“휘~~이~~익”
검이 가슴을 향해 날아오자 수혼은 검을 피하기 위해 뒤로 물려나며 금나수로 검을 잡았다. 수혼의 공격이 잠깐 멈칫하자 성민은 건물 안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건물 안에는 혹시나 이런 사태를 대비하여 외부와 통하는 비밀통로를 만들어 두었다. 성민이 검까지 집어 던지고 도망치자 수혼도 성민을 ?아 달리기 시작했다. 성민은 건물에 들어가자마자 문을 걸어 잠그고 자신의 방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수혼은 문이 잠기자 들고 있던 검으로 좌우로 크게 휘두른다. 검이 빛을 토하며 문으로 향해 날아가고 나무로 만들어진 문은 열십자로 배어진다. 수혼이 한바퀴 회전하며 음양각을 날리자 문이 박살이 나며 구멍이 생긴다. 수혼은 집안으로 급히 달려갔지만 약간의 시간을 허비했다.
성민은 자신의 방에 들어와서는 침대를 들어올리고 비밀통로의 문을 열었다.
“주인님 저도 대려가 주세요. 제발 주인님~”
“참~ 저년이 있었지”
성민은 여자의 손에 걸린 열쇄를 풀어주고, 여인은 감격해서 성민을 바라보는데, 성민의 주먹이 그녀의 배를 강타한다. 여인은 극심한 통증에 바닥에 주저앉고, 성민은 그녀를 질질 끌어서 문손잡이에 묶여버리고 자신은 통로로 빠져나간다.
수혼은 집안에 들어와 여기저기 살펴보다 성민의 방인 것 같은 곳의 문을 여는데 누가 안에서 문을 잡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혼은 성민이 문을 잡고 있다는 생각에 뒤쪽으로 조금 물려나더니 문 쪽으로 달려가며 음양각을 날린다.
“꽝~~~~”
"끼이악~~~“
수혼의 발이 문을 박살내자 이상하게도 여인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린다. 수혼이 문을 열어보자 알몸이 여자가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수혼은 깜짝 놀라 여인을 살펴보니 여자의 가슴이 붉게 올려오고 있었다. 자신의 음양각에 상처를 입은 모양이다.
“이보세요. 정신 차례요.”
“음~~”
여자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기절해 버리고, 수혼이 여인을 흔들어보니 입에서 피가 흘려 나온다. 그때 강철이 수혼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
“성민이 자식은 어떻게 됐어.”
수혼도 펴듯 정신을 차리고 방안을 살펴보니 침대에 들리고 그 밑에 구멍이 있었다.
“형님~ 이 여자 부탁합니다.”
수혼은 몸을 날려 구멍으로 들어가니 한 사람이 겨우 기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동굴이다. 수혼은 급하게 앞으로 기어간다.
성민은 저 멀리 뒤쪽에서 사람의 인기척이 들리자 팔다리에 힘을 주고 앞으로 빠르게 전진한다. 이런 날을 대비해서 비밀통로 입구에 차를 대기시켜 놓았다. 그곳까지만 가면 어떻게든 도망갈 수 있다. 저 멀리 입구가 보이고 성민은 힘을 다해 기어가 막힌 입구에 주먹을 날리니 입구가 열린다. 비밀통로는 야산에 있는 산림로와 통하고 있었다. 성민은 자신이 숨겨둔 자동차를 향해 달려갔다.
작가 주 : 산림로-산림을 관리하기 위해 산림청에서 만든 길입니다. 보통 비포장도로이며 트럭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요즘은 레저스포츠(산악자전거, 오토바이 경기)에 이용되기도 합니다. 장마철이나 태풍 발생시 산사태의 원인이 되기도 해서 문제가 많은 길이죠.
성민이 사륜구동 자동차에 오르려는 순간 수혼도 입구를 빠져 나온다. 수혼은 성민이 자동차에 오르려하자 자신의 발목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 성민을 향해 날린다. 수혼은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성민을 잡고 싶었다.
“휘~이~~익”
바람을 가르며 반짝이는 물체가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것을 감지한 성민이 검을 피하려 했지만 검은 성민의 오른쪽 허벅지에 자루까지 깊이 박힌다.
“음~~~”
성민은 이를 악물고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한다. 수혼은 축지법으로 자동차로 다가갔지만 자동차는 광음을 내며 밑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수혼도 자동차의 뒤를 따르고.........성민은 자동차 백미러로 수혼의 달라오는 모습을 보더니 자동차의 액셀을 끝까지 밟아버린다.
“지독한 새끼~”
수혼은 자동차가 속도를 높이자 자신도 있는 힘을 다해 달려가고, 자꾸만 따라오는 수혼을 확인한 성민은 계속 속도를 높인다.
산림로의 길이 급격하게 휘어지고 속도를 높인 자동차는 미쳐 커브를 틀지 못하고 절벽으로 떨어져 내린다.
수혼이 급하게 달려왔지만 자동차는 절벽 밑으로 굴려가고 있었다. 수혼이 뒤따라가기에는 절벽이 너무 험했다.
수혼일행이 떠나고 요코는 문을 잠그고 막 거실로 들어가려하는데 누군가 급하게 노크를 한다. 요코는 수혼일행이 뭐가 빠트리고 가서 다시 왔나 싶어 별다른 의심 없이 문을 열어주니 자신을 감시하던 사내들이 문 앞에 서 있는 것이다. 깜짝 놀란 요코가 다시 문을 닦으려 했지만 이미 사내들이 문을 잡고 있어 문이 잠그지 못하고..........한 사내가 문을 열고는 요코의 팔을 잡는다.
“놔~”
“아가씨 저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세요. 말씀도 없이 살아져 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어떻게 알고 찾은 거야. 이거 놔~~”
요코가 심하게 반항하자 사내는 안으로 들어오며 요코의 팔을 놓아준다.
“본국에 계신 아버님의 진노가 대단하세요. 당장 한국으로 들어오시겠다는 것을 억지로 말라고 있습니다. 저희들 죽는 꼴 보고 싶으세요. 저희와 함께 돌아가세요.”
“안가~ 절대 못가?”
“왜요? 왜 이곳에 계시는 것입니까?..............그 사내놈과는 아무 일도 없는 거죠?”
“사내놈(?) 함부로 이야기하지 마! 이미 요코의 남편이 되신 분이야. 어디서 함부로.......”
“예~ 그 사내놈에게 강간이라도 당하신 겁니까?”
“강간~ 무슨 소리야. 요코가 좋아서 그분에게 시집 간 거야. 다들 돌아가?”
사내들은 요코의 말에 오싹한 한기를 느낀다. 자신들이 감시하던 아가씨가 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것도 대형사고다. 이 사실이 본국에 알려지면 자신들은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평소 요코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들인지라 요코가 절대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는 걸 안다.
“아........아가씨! 사실입니까?”
“그래~ 사실이야. 그러니 포기하고 다들 돌아가.”
“안됩니다. 그냥 돌아가면 저희들은 죽어요.”
“무슨 말을 해도 안가? 수혼씨 기다려야 한단 말이야.”
사내들은 요코가 순순히 가려하지 않자 서로 눈치를 본다. 요코는 한번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아무도 못 말린다. 순순히 데려가긴 틀린 것 같고, 이대로 물러나면 후환이 두렵다.
“용서하세요.”
사내 두 명이 요코의 양쪽 팔을 잡더니 번쩍 들어서 밖으로 나간다.
“놔~ 어서.”
사내들은 요코가 반항해도 억지로 끌고 밑으로 내려가고 한 사내가 먼저 밑으로 달려가 차를 대기시킨다.
요코가 강제로 차에 오르고 차가 출발한다. 요코를 태운차가 살아지고 나서야 수혼의 장인이 체육관에 도착했다. 30분이란 짧은 시간 때문에 요코는 수혼의 곁을 떠나게 된 것이다.
수혼은 산 밑으로 달려갔다. 성민을 태운 자동차는 한없이 밑으로 굴려가다 중간에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다. 수혼은 산을 돌아 자동차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어려서부터 산에서만 생활했던 수혼인지라 비호처럼 빠르다. 차에 도착한 수혼은 문을 열어보았다. 차안에 성민이 없다. 시트에 핏자국이 남아 있지만 그는 없었다. 수혼은 주위를 수색했고.......끝내 성민을 찾지 못했다. 날도 어두워져 수색하기 힘들어지자 일단 일행이 있는 곳으로 출발했다.
수혼은 성민의 아지트로 돌아가니 많은 사람들이 초조하게 수혼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사해서 다행 이예요. 휴~~ 지금까지 어디 있었던 거예요.”
“성민이 놈이 도망쳤어. 아직 산을 벗어나지는 못했을 거야. 형님~~ 사람을 풀어서 수색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강철은 고민한다. 쥐를 잡을 때도 도망칠 구멍을 만들어주고 몰아야 한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날도 어두워지고 흩어져서 찾다가 성민의 반격을 당하면 이쪽도 위험하다. 그리고 오늘.......성민의 주력병력은 완전히 박살내 버리고, 그의 심복들도 재기불능의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성민은 손과 발이 모두 잘리고 혼자 남은 상태다. 성민 혼자라면 더 이상 강철파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
“날도 어두워지고 흩어져서 찾는 건 위협해. 일단 산 주위를 포위하고 기다려 보자.”
“시간을 주면 도망칠 수 있습니다. 제가 던진 단검에 다리를 다쳐 멀리가지는 못했을 겁니다. 지금 잡아야 합니다.”
“여기 있는 녀석들도 모두 지친 상태야. 동생 마음은 알겠는데.........일단 기다려 보자. 지가 이 산을 벗어나지 못했다면 주위를 포위하고 있으면 도망칠 때도 없어. 내일 날이 밝으면 찾아보자.”
“그래요. 수혼씨도 지쳤어요. 좀 쉬고 나서 찾아요.”
수혼은 강철과 미희의 설득에 할 수 없이 수색을 포기했다. 강철은 부하들을 2개조로 나누어 한 개조는 잠을 자고, 나머지 한 개조는 야산 주위를 포위하게 했다.
한 개조가 출발하자, 강철은 나머지 인원들과 성민 부하 녀석들을 한쪽건물에 거두고 자신들은 다른 건물에서 쉬기로 했다.
수혼일행과 강철은 성민이 기거하던 곳에서 자기로 했다.
“참~ 그 여자는 어떻게 됐어요.”
“좀 다친 모양 이예요. 지금 성민의 방에 있어요. 근데 상태가 안 좋아요.”
“왜~ 많이 다친 거야.”
“그게 아니라..........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요. 성민이란 놈~ 정말 죽일 놈 이예요. 사람을 저렇게 만들어 놓다니........”
미희는 성민을 생각하자 치가 떨리는 모양이다. 수혼은 쌍둥이 자매와 함께 성민의 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여자는 침대에 누워있었다.
“잠든 모양 이예요. 참 불쌍한 여자야. 하이~~ 참”
“죽일 놈~...........저 여자 어떻게 하지.”
“글쎄요. 제가 몇 가지 물어봤는데...........대답도하지 않고 울기만 해요.”
“불쌍하군.”
“아무래도 어머니께 부탁해서 돌봐 달라고 해야겠어요.”
“그래.”
그때 수혼의 핸드폰이 울린다. 대결에 할 때 불편할 것 같아 버스에 두고 온 것을 좀 전에 가져왔는데 바로 전화벨이 울리는 것이다.
“여보세요.”
“접니다. 천랑~”
“예~ 장인어른(?)............요코랑 같이 있죠.”
“저.......그게, 요코라는 아가씨가 행방불명 됐어요. 제가 아무리 찾아도 통 보이질 않네요.”
“예~ 무슨 말씀인지. 요코가 어딜 가요?”
“모르겠어요. 제가 집에 도착해 보니 대문은 열려있고 요코는 보이지 않았어요. 혹시나 싶어 체육관 건물을 살펴보고, 주위를 찾아보았지만 행방이 묘연합니다.”
“혹시.........그때 그놈들이........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들 보지 못했습니까?”
“예~ ”
“알겠습니다. 혹시 모르니까 신촌 일대에 아이들 풀어서 찾아보세요. 그리고 삼화대학 기숙사도 찾아보세요.”
“알겠습니다. 참 가신일은 잘 되신 겁니까?”
“만나서 말씀드리죠. 일단 요코부터 찾아봐 주세요.”
“예~”
요코가 실종되었다는 말에 수혼은 머리가 띵~하니 아프다.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자신을 사랑하고 순결까지 준 여인이다. 그녀가 혹시 감시자들에게 접혀 간 것일까?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일본으로 끌려가는 것인가? 영은이 외에 다시 자신의 여인이 다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녀를 찾아야 한다.
수혼은 강철에게 달려간다.
“어~ 자지 않고, 무슨 일이야.”
“형님 출입국사무소에 아시는 분 있습니까?”
“아는 놈이 있기는 있어. 근데 무슨 일이야.”
“그럼 아마모토 요코라는 여인이 출국한지 여부를 알 수 있습니까?”
“이 밤에~ 내일 아침에 하자.”
“그럼 내일부터 아마모토 요코라는 여인이 출국신고하면 저에게 연락해 달라고 부탁 좀 해주세요.”
“그 여자는 또 누구야~”
“저...........저의 부인입니다.”
“뭐~ 쌍둥이 자매말고 또 다른 여인이 있어..................알았어. 부탁해 보지”
“감사합니다.”
강철은 수혼이 나가자 침대에 누웠다. 잠이 오지 않는다. 수혼........그의 곁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수혼이 이끄는 천랑파가 비록 머리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엄청난 고수들이 즐비하다. 수혼 하나만 해도 무서운 놈인데.......오늘 본 미나, 미희 또한 무서운 고수들이다. 또한 수혼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호식이란 녀석..........강철파도 어쩌지 못한 어둠의 천사까지 흡수하는 무서운 포용력을 지니고 있다. 그에게 여자들도 많이 따른다. 자신의 딸조차도 수혼을 사랑하고 있지 않는가? 만일 수혼이 자신과 등을 돌리고 적이 된다면........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하다. 수혼에게 또 다른 여인이 생겼다면 쌍둥이 자매도 수혼을 독차지 할 생각은 아닌 것 같다...........그럼...........차라리 지나와 수혼을 정식으로 결혼시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 수혼은 어느새 밤의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그의 명성이 자신을 앞지르고 있지 않은가? 또한 자신의 부하들도 수혼이라면 신처럼 믿고 따른다.
수혼.........그의 존재가 너무 커지고 있다. 그를 자신의 겉에 잡아두어야 한다. 수혼에게 아무리 여자가 많아도 아직까지 정식으로 결혼한 사람은 없다. 지나와 수혼을 정식으로 결혼시킨다면 그를 잡아둘 수 있을 것이다. 강철은 수혼과 지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다음날 산을 수색을 보았지만 성민의 행방은 찾을 수 없었다. 다시 날이 어두워지자 수혼과 강철은 돌아올 수밖에 없었고, 성민이 이끌던 녀석들은 모두 병원으로 보내졌다. 그들은 다시는 주먹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고 목숨만 부지한 상태였다. 강철은 이들의 치료비와 약간의 보상금을 주는 선에서 일을 마무리 지었다.
여기까지가 “낭만을 꿈꾸는 늑대” 2부 이야기입니다.
처음 2부를 기획했을 때, 미나(미희)자매와 요코가 이야기가 중심 이였으나 중간에 영은이라는 존재가 커져 그녀의 처리문제로 글이 길어졌습니다.
제가 몇 일간 고민하며 진도가 나가지 않았는데.........그건 2부을 말끔하게 끝낼 수 있는 방법이 찾기 위해서였죠. 아무리 고민해도 줄거리 전개상 2부와 3부는 연결될 수밖에 없더군요. 어떻게 말끔하게 끝낼 수 있는 방법을 찾다........끝내는 포기하고 3부로 바로 연결하기로 했습니다.
3부는 성민과 갈치파의 반격이 주 태마이며, 마지막 여자주인공 링링이 등장이 있고, 바로 4부로 연결됩니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이글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거죠.
3부부터 갈치파 보스의 활약 시작되고, 3국 무술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 붉은미르 올림 -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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