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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10 987회 0건
[ 시작하기에 앞서서..........


야설은 야설일 뿐! 현실과 혼동하지 마십시오!!
만약,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접한 이후로 자신이 뭔가 달라졌다 싶으신 분은
잠시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멀리하시고, 운동으로 좀 더 정신을 가다듬으신 후에
다시 찾아 주십시오.

]






17. 진, 무공을 배우다. (3)


“ 자… 이제, 시작해 보지. “

함연이 책을 펼쳐 들며 진을 향해 말했다.

“ 예, 가주님. “

점심을 먹고 소화 겸 한 때의 오후를 즐기기 위한 차를 마신 후, 진이 다음에 한 것은 함연으로부터 한자를 배우는 것이었다.
지금이야 한국말을 할 수 있는 함백이 곁에 있어서 다행이지만, 언제까지고 함백의 신세를 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한자를 배우자는 것이었고, 함연으로부터 한 시진동안 한자를 배우게 된 것이었다.
한자를 배우는 속도는 의외로 빨라 함연은 물론, 진 자신조차도 놀랐다.

‘ 시력도 그렇고…. 머리도 좋아진 건가….?! ‘

함연에게 한 시진동안 한자를 배운 후, 일 각 정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한 시진 동안은 진 혼자서 방에 앉아 그 날 배운 한자를 복습했다. 그 때, 가장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 소초였다. 처음엔, 시중을 받는 다는 것이 어려웠지만, 소초가 워낙 살갑게 굴었고, 무엇보다도 진에게 여동생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 덕분에 진은 소초와 많이 친해질 수 있었다.
함백은 진이 자기와 얘기해 주지 않는다고 방해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복습이 끝나면 다시 일 각의 휴식을 취한 후, 반 시진 동안 마보를 취하고, 한 시진 동안 삼재보법을 연습한다. 그리고, 일 각의 휴식을 취한 후 이번에는 한 시진동안 삼재검법을 연습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새 저녁이었다.
이것이 지난 일주일 동안 진이 해 온 일과였다. 하지만, 여느 날과는 달리 오늘 진은, 삼재검법을 연습할 시간에 일 각 이상 가만히 검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자신이 들고 있는 검이 사람을 죽이는 도구라는 것을, 자신이 지금 사람을 죽이는 무공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문득,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 이것 참….! 나도 아직은 멀었구나. ‘

진은 고개를 내저으며 상념을 털어버렸다. 자신이 살던 시대였다면, 아주 특별한 목적이 없는 한 무공을 배우지는 않았을 것이다. 제대로 된 무공을 가르친다 하더라도 호기심에 한 번 들러는 봤을지언정, 귀찮아서 배우지 안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은 우습게도 과거였고, 무림이 존재하는 시대였다. 지금이야 함백이 곁에 있으니 다행이지만, 앞으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때에, 사람을 죽이는 도구네, 무공이네 하는 것을 따지고 있다는 것은 배부른 투정이나 마찬가지다. 사람을 죽이는 도구든, 무공이든 일단은 자신 한 몸을 지킬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했다.

“ 왜 그러는가? “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함백이 나직이 물었다.

“ 아무 것도 아닙니다, 어르신. 잠시 잡념이 떠올라 떨쳐버리던 중이었습니다. “
“ 그런가? “

함백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의서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 후우….! “
‘ 최소한 나에게 힘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

자신에게 내공이 있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그 내공이 보잘 것 없는 것인지, 아니면 함백의말대로 막대한 것인지는 솔직히 잘 가늠되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신에게 내공이 있고, 또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 그거면 충분해! ‘

진은 나직히 호읍을 가다듬고는 새로운 마음으로, 검에 정신을 집중해서 일 초, 일 초, 천천히 정확하게 검을 휘둘렀다.


다음 날, 새벽.

“ 어라…..?! “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자각한 진은 이른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침상에 앉아서 토납법을 실시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단이 꼼짝도 하질 않았다.

“ 어째서…….?! “

진은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히 몇 번이고 되풀이해 보았지만, 단은 조금의 미동조차 보이질 않았다.

“ 대체, 왜….!! 이제 겨우 내 몸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는데…. “

진은 낙담했다.

“ 어르신이라면 뭔가 아실지도…… “

진은 당장이라도 옆 방에서 주무시고 계신 어르신을 찾아가고 싶었지만, 아직은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 후우…. 에라, 모르겠다. 권법이라도 연습하자. “

애써 마음을 다잡은 진은 후원으로 나가 태극권을 한 초식씩 천천히, 정확하게 펼치기 시작했다. 처음엔, 기가 느껴지지 않은 일로 인해 마음이 심란해 투로가 엉망이었었지만, 한 초식 한 초식 정신을 집중해서 펼치니, 이내 잡념이 사라지고 투로에 몸과 마음을 집중할 수가 있었다.

“ 후우……..! 아…! “

진이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느 새 해가 높이 떠 있었고, 함백과 소초가 한쪽에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 일어나셨습니까, 어르신. “

진은 투로를 마치고 함백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였다. 함백이 인사를 받으며 말했다.

“ 이른 아침부터 수고하는구만. 투로가 많이 좋아졌네. “
“ 별 말씀을.. “
“ 여기, 수건요. “
“ 고마워. “

소초가 건네 준 수건을 받아 들고 땀을 닦다가 새벽의 일이 생각나 진은 함백에게 공손히 물어보았다.

“ 저, 어르신. 실은 이상하게 기가 느껴지질 않습니다. “
“ 응?! 그게 무슨 말인가? “

함백이 놀라 되물었다.

“ 실은, 새벽에 토납을 하는데, 단에서 기가 전혀 느껴지질 않았습니다. 마치, 단이 아예 단단하게 굳어버린 듯 전혀 꼼짝도 안했습니다, 어르신. 어제는 그렇게나 잘 느껴졌었는데… “
“ 맥을 잡아보아도 되겠는가? “
“ 예, 어르신. “

함백은 신중한 표정으로 진의 오른손의 맥문을 잡고 조심스레 기를 흘려 단전으로 보내보았다.

“ 음…..? “

진의 말대로 단은 단단하게 굳어 있었다. 하지만, 굳어도 보통 굳은 것이 아니라, 마치 단단한 강철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함백은 흘려 보낸 기로 단을 살짝 건드려 보았지만, 단은 반응하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서조금 강하게 자극해 보았지만,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맥문에서 손을 뗀 함백은 신중한 표정으로 진에게 물어보았다.

“ 혹, 어제나 잠자는 중이라던가 아님 새벽에라든지 뭔가 이상한 일 같은 건 없었나 ? “
“ 전혀 없었습니다. 아….! “

진은 문득, 어제 느꼈던 기의 폭발이 떠올랐다.

“ 그러고 보니, 어제 기가 폭발하는 것을 느꼈었는데, 혹 그것 때문이 아닐까요? “
“ 응?! 기가 폭발하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

함백으로서는 황당하기 그지 없는 질문이었다. 단전에서 기가 폭발한다는 것은 단전이 깨어진다는 뜻이자, 잘하면 반신불수요, 열에 아홉은 사망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 그게……… “

진은 어제 느꼈던 기에 대해서 자세히 말해 주었다.

“ 허어………….!! “

얘길 다 듣고 난 함백은 이제 진에 관해선 무덤덤해지기로 결심했다. 그것이 심장을 놀래키지 않고 오래 사는 일임을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조차 금할 수는 없었다.

“ 중단전을 열 기회를 놓치다니……. “
“ 예? “
“ 자네에게 일어난 일은 나로서도 무척이나 신기하기 그지 없는 일일세. 하지만, 단전을 가득 채운 기가 위로 올라간다는 것은 곧 중단전을 연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일세. 중단전이란 가슴 부근에 위치한 단전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가 흔히 칭하고 있는 단전에 기가 가득 차서 더 이상 단전이 기를 수용하지 못하고 넘쳐날 때, 이 때 기가 위로 올라가 중단전을 형성한다네. 하지만, 무림사를 통틀어 중단전을 연 이는 극히 드물다네. 중단전을 열었다는 것은 곧 현경에 들었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이거든.
현경이란 지고한 경지와 무공에 대한 깨달음이 없이는 도달하기가 불가능한 경지! 당금 무림에서도 현경에 들어 중단전을 형성한 이는 일황과 삼제 넷 뿐이라네. 그런 넷…… 응? “

설명하다 보니, 뭔가가 이상해 함백은 진을 바라보았다.

‘ 음… 중단전을 형성하려 한다는 것은 현경에 들었다거나 그에 근접했다는 뜻인데…..설마….?! 음……! 이 역시 완성된 신체하고도 연관이 있는 것일까…? ‘

함백은 고개를 저어 생각을 떨쳐버리고 말을 이었다.

“ 암튼, 중단전을 연다는 것은 곧 새로운 세상을 접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네. “

[ 허허…! 중을 열었더니, 새로운 세상이 보이더외다. ]

육순 잔치때, 일황이 지인들에게 남긴 말이었다.

“ 그런데, 위험할 거 같아서 가라앉아라! 라고 강하게 염원했다고? “
“ 예. 왠지 너무나도 위험할 거 같아서 저도 모르게 그만……… “
“ 음….! “

그렇다면 답은 한 가지였다.

“ 자네의 염원이 너무 강했군. “
“ 네? “
“ 말했다시피, 기는 의지와 의념의 힘이라네. 한데, 너무 위험하다고 느낀 나머지 자네는 기가 가라앉도록 강하게 염원했다네. 문제는 그 염원이 너무 강했다는 데 있다네. 너무나 강한 나머지, 단 자체가 아예 굳어버린 것일세. 하지만, 너무 염려하지 말게나. 자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다시 기를 느낄 수 있을 테니까 말일세. “
“ 예? 정말입니까? “

진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 하지만, 어떻게….? “
“ 말했잖은가?! 기는 의지와 의념의 힘이라고! 자네 마음먹기에 따라 달렸다네. 중단전을 열어도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다시 한 번 강하게 염원해 보게나. “
“ 아…! 감사합니다, 어르신! “

진은 진심을 다해 허리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그 모습을 보고 함백은 얘길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혹시나 싶은 마음으로 입을 열었다.

“ 음… 그리고, 중단전 외에 상단전이란 것이 있는데, 바로 여기! “

함백은 손을 들어 자신의 머릴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 머리 즉, 뇌에 상단전이 있다네. 하지만, 상단전에 관해선 아직도 논란이 분분하다네. 기와 상관없이 정신과 영혼에 관련된 곳이다 라고 하는 반면에, 정신과 기와 영혼의 집합체라고도 말하는 이가 있지. 그런가 하면, 아예 상단전이란 자체가 없다고 하는 이들도 있으며, 중단전까지 쌓은 후천지기로 선천지기를 자극하여 선천지기를 쌓는 곳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네. 그렇지만, 상단전이야 어떻든 이들이 한 목소리로 주장하는 것이 있지. 바로, 상단전까지 열었다면 그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절대자가 되는 것은 물론이요, ‘신’에 근접하는 존재가 된다는 것일세. “
“ 신이라….. “

진은 왠지 너무 허황된 얘기로만 들렸다.

“ 혹자는 무당조사 장삼풍이나 달마대사 등이 상단전을 열어 신인의 반열에 들었다고들 하지만, 그거야 알 수 없는 일. 암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기를 다시 느끼는 것은 자네 마음에 달려 있다네. 그럼, 수고하게나. “

함백은 한쪽에 놓인 의자에 앉아 의서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 내 마음이라….. ‘

진은 흐르던 땀이 식어버려 찝찝했지만, 당장 자리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시험해 보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하려니, 여전히 뇌리에선 위험하다고 신호를 보내오고 있었다.

‘ 후우… 괜찮아. 위험하지 않을 거야. 괜찮아. ‘

진은 그렇게 마음을 다 잡으면서 기를 느끼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다. 그 마음이 통한 것일 것? 단단하게 굳어 있던 단이 슬슬 풀어지는게 느껴지면서 한 줄기 기가 흘러나와 단전을 노닐기 시작했다.

‘ 됐다! ‘

진은 속으로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단전에서 노닐던 기는 이내 온 몸 구석구석을 돌고 돌아 단전으로 돌아오더니, 이내 주천을 시작하면서 점점 더 강대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뇌리에서 또다시 위험하다는 신호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 괜찮아. 괜찮아. 위험하다면 그냥 단전에서만 머물면 돼. ‘

함백이 알면 기막혀 할 일이었지만, 진에게는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힘만 있으면 됐다. 물론, 그 힘이 크면야 좋겠지만, 함백이나 무협지에서 말한 오기조원이나 현경, 생사경이 어느 정도의 경지인지 알 수 없는 그로서는 그 정도의 힘까지는 바라지도, 필요하지도 않았다.

‘ 이 정도면 돼. ‘

단전에 가득 찬 기를 느끼면서 진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중단전은 커녕, 하단전을 가득 메우는 것조차 평생이 걸려도 이룰까 말까 하는 경지임을 진은 알지 못했다.












p.s : 소셔러스님 지적해 주신 점 감사합니당.
하지만, 스토리에 미치는 영향이 1%이기 때문에,
그냥 이대로 진행할께요. ^^;;
(퍽~! 솔직히 말해라! 수정하기 귀찮아서 그렇다고. 퍽! 퍼퍽! )

윽...!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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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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