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비련 (5)
[ 시작하기에 앞서서..........
야설은 야설일 뿐! 현실과 혼동하지 마십시오!!
만약,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접한 이후로 자신이 뭔가 달라졌다 싶으신 분은
잠시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멀리하시고, 운동으로 좀 더 정신을 가다듬으신 후에
다시 찾아 주십시오. ]
방으로 돌아와 탁자에 앉아 비급을 들춰 본 남궁천은 첫 장을 보자마자, 책을 덮다 못해 던져 버릴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표지에 적힌 ‘양의무극신공’ 이란 그럴 듯한 이름과는 달리, 첫 장부터 남자와 여자가 정상위로 성교하는 모습이 아주 자세하고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는, 보지 둔덕에 자리한 음모와 보지의 모양까지도 너무나 자세하고 세밀하게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미처 책을 던져버리지 못했던 것은 그림 밑에 작은 글씨로 나열되어 있는 설명 비슷한 문구 중에서 우연히 ‘음양도’ 란 단어가 두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따위 음서책은 당장에 버리다 못해 불태워 버렸을 것이다.
“ ......음....! 음양도라........ ”
300년 전에 한 부부가 중원에 나타났었다. 자신들을 음양문의 문인이라 칭한 이 부부는 당시, 중원 무림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었다. 각자가 지닌 고강한 무공은 물론이거니와, 둘이서 펼치는 합벽진은 당시 천하제일인이었던 검황 조차도 당해내지 못했을 정도였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충격이었었던 것은 부부 모두가 음과 양의 무공을 자유자재로 다룬다는 점이었었다.
대저, 남자가 아무리 유하고 음의 성질이 강한 무공을 익힌다 하더라도 그 무공은 양의 성질을 띠게 마련이요, 여자가 아무리 강하고 양의 성질이 강한 무공을 익힌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음의 성질을 띠게 마련이다. 이는, 남자와 여자가 지니고 있는 성적 특성과 체질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대체적으로 남자는 양의 무공을, 여자는 음의 무공을 익히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 부부는 그 상식을 깨버리고 음과 양의 무공을 자유로이 다뤄버렸다. 물론, 당시에도 음과 양의 무공 양쪽 다 익힌 무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이 부부처럼 음과 양의 무공을 자유로이 다룬 무인은 없었다.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가득 찬 무인들은 이내 이 부부에게 몰려들었고, 호기심과 궁금증이 욕망과 욕심으로 변한 것은 어느 한 순간이었다.
‘ 이 부부의 무공을 익힐 수만 있다면....... ’
‘ 이들의 비급을 차지할 수만 있다면......... ’
‘ 천하제일인은........... ’
‘ 바로.......나다!! ’
훗날. 지금까지도 회자대고 있는 ‘음양대란’ 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무인들은 부부가 지니고 있을 비급을 차지하기 위해, 부부에게 달려들었고, 한 편으로는 어디엔가 있을 음양문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산이란 산은 모조리 뒤지고 다니다시피했다.
그러면서 한쪽에서는 피의 광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사람이, 그것도 무공을 익힌 무인들이 모이는 자리에, 시비가 안생길래야 안생길수가 없었다. 시비는 다툼을 낳았고, 다툼을 피를 불렀다. 거기에다, 옛 상처를 안고 있는 자들까지 서로 만나 피의 복수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무려 1년 가까이 지속된 음양대란은 그러나,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음양문은 어디에 숨어 있는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 허어.....! 한스럽구나! 우연히 맺은 인연이 이러한 결과를 불러오다니.....! ’
음양부부라 칭해진 부부도 그 한마디만 남겨놓고 종적을 감춰버렸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무림맹이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피는 뿌려질대로 뿌려진 후였다. 그 후에도 ‘음양도’ 란 비급이 나타나, 가짜라는 것이 밝혀질 때까지 석 달동안이나 무림은 피에 젖어야 했었다.
“ 후우..... 설마.....?! ”
하지만, 이미 동한 호기심이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
“ 뭐, 대강 함 보는 정도야 괜찮겠지. ”
그렇게 생각하며, 남궁천은 책장을 하나 하나 넘기기 시작했다.
한 장 한 장마다 서로 다른 체위를 아주 자세하고 세밀하게 표현하고 설명해 놓았는데, 모두 36개의 체위로 자세 자체가 남성을 주로 한 것이었다. 얼핏 보면 금서로 지정될 만큼 음란하기 그지 없는 서적으로 보였지만, 자그마한 글씨로 체위에 관하여 설명해 놓은 문구에는 현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 하지만, 반쪽짜리 무공이군. 색공에 너무 치우쳐 있어. 그렇지만....... ”
절정수준에 이른 자라면 한 눈에 보아도 할 수 있을 만큼, 양의무극신공이라 적혀 있는 비급은 반쪽짜리 무공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 한줌의 진기만으로도 천리를 간다는 천리비마보와 동성에게는 친근감을 갖게 하고, 이성에게는 호감을 높여주는 환상지안공, 그리고 성별을 제외하고는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꿀 수 있다는 천변역용술 등 세 가지 무공만큼은 반쪽이 아닌 제대로 된 무공이었다.
특히, 천리비마보 같은 경우에는 당대 최고의 경신가라는 무영객의 무영보와도 견줄 수 있을 만큼 뛰어난 경신술이었다.
[ 노부는 무림인이 지어준 별호로 칭한다면 음양선인이라 한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면서 뜨거웠던 가슴은 식어져 점점 무디어져 갔지만, 그래도 한줄기 회한은 사라지지 않아 이렇게 비급을 남긴다. 허나, 잘못된 인연을 불러들여 또다시 강호에 화를 불러일으킬까 두려워, 양의무극신공을 색공으로 바꾸어 이렇게 반쪽짜리로 남겨둔다.
대신, 천리비마보와, 환상지안공, 그리고 천변역용술은 음양동에 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니, 그대로 남겨둔다. 허나, 이 세가지 만으로도 능히 강호를 주유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니,
연자여~!
그대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하나!
그대가 하든, 그 누군가가 하든, 음양동을 찾아라~! 음양동은 우리 음양문의 모든 것!! 거기에 있는 재화나 무공을 어떻게 할지는 연자가 원하는 대로 하되, 어떠한 형태로든 부디 음양도의 뜻만은 후세에 전해주길 이렇게 간절히 바란다.
추신: 음양동을 찾거든, 반드시!! 내자나 내자될 사람과 함께 들어가야 할 것임을 반드시 명심하기 바란다. ]
맨 마지막 책장에는 지도인 듯한 그림과 그러한 글이 적혀 있었다.
“ 음양선인이라.... 하! ”
음양선인은 300여 년전에 나타났던 음양부부 중 남편이었던 음양선인을 일으키던 별호였다.
남궁천은 다시 한 번 표지를 바라보았다.
“ 설마 했는데, 진짜 음양문의 비급이었었다니...... ”
반쪽짜리 무공이라 할지라도, 한 때 강호에 피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음양문의 무공이다. 이 사실이 강호에 알려진다면, 자기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 할지라도 강호의 칼바람을 결코 피할 순 없을 것이다.
“ 화인지, 복인지........ ”
남궁천은 고민스런 표정으로 비급을 바라보다, 자신도 모르게 한 장 한 장 넘겨서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면서 살펴보았다. 요즘 진전이 없어 고민스러웠었는데, 혹시나 이 비급 속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나 단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그렇게,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어 몇 번인지도 모를 정도로 읽었을 때, 그 모든 내용은 남궁천의 뇌리에 깊숙이 간직되어 버렸다.
더불어, 그 자신도 모르게 반쪽짜리이자 색공에 치우쳐저 있는 양의무극신공을 익히고 말아버렸다. 아니, 심법 자체가 뇌리에 새겨지고 말았다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이었다.
남궁천 자신은 그저 자신의 무공이 처한 정체를 깨기 위해 참고삼아 읽은 거에 불과했지만, 정독으로 반복해서 읽는 어느 순간부터 양의무극신공의 심법인 양의무극심법은 남궁천의 뇌리에 새겨져 버렸고, 그 자신도 모르게 심법 자체가 진기에 동화되어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 하아암.....! ”
남궁옥이 길게 기지개를 켜며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는 사시(오전 9시-11시) 중반(10시정도) 정도였다.
정말이지, 이렇게까지 늦잠을 자 본 적은 남편이 죽은 이후로 처음이었다.
‘ 더 이상 슬퍼지지 않기 위해 무공에 매달렸었는데...... ’
하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늦잠을 자고 말았다. 동생의 품이 너무나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서였다. 그리고....
“ .......아....! ”
간밤의 일이 생각나 남궁옥은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아직도 늠름했던 동생의 알몸과 굵고 단단하고 컸던, 손과 입 안에서 힘차게 맥동치던 동생의 자지의 감촉이 남아있어, 생각만으로도 온 몸이 찌르르~~! 울리면서 기분 좋은 쾌감과 함께 보지가 촉촉이 젖어버리고 말았다.
“ 하아.....! 하지만..... ”
앞으로 동생을 어떻게 봐야할 지 조금은 걱정이었다.
고랑에서 난주까지는 말을 타고 달려도 최소한 사흘은 걸리는 거리요, 중간에 객점조차 없기에 동생과 단 둘이서 노숙을 해야만 한다.
“ 그래... 간밤의 일은 꿈속에서 일어난 일! 어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아무 일도...... ”
그렇게 자신 없는 기약을 다짐하면서 남궁옥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남궁천과 남궁옥이 고랑객점을 출발한 것은 미시(13-15시) 말 무렵이었다. 늦게 일어난 터라, 점심을 먹고, 건량과 모포, 부싯돌 등 이것저것을 준비하느라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지체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둘은 비교적 빠른 속도로 말을 달려야만 했다.
“ ..............!! ”
달리면서, 남궁천은 힐끗 옆에서 나란히 달리고 있는 누나를 잠깐잠깐 바라보았다. 누나는 간밤에 말한 대로 그 모든 것이 꿈이었던 듯,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전과 똑같이 그를 대하는 듯 했지만, 미묘하게 거리감을 두고 있었다. 누나가 왜 그런지 이해를 하면서도 그 점이 무척이나 서운하게 다가와, 남궁천은 쉽사리 누나에게 말을 건네거나 다가갈 수가 없었다.
“ 오늘은 저기서 묵자꾸나, 천아. ”
남궁옥이 말을 천천히 세우면서 어느 한 곳을 가리키자, 남궁천도 말을 천천히 세우면서 누나의 손이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던졌다.
무척이나 낡아 보이는 관제묘가 관도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자리 잡고 있었다.
“ 네, 누님. ”
“ ...........!! ”
누나와의 미묘한 거리감으로 인하여 남궁천은 평소 칭하던 누나대신에 누님이라 칭해버렸고, 그 칭호에 남궁옥은 가슴 언저리가 뜨끔하면서 아파왔지만, 내심 모른 척 하면서 말을 끌고 관제묘로 향했다.
관제묘는 겉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안은 비교적 깨끗했으며, 선객이 있었다.
20대 중반 정도의 훤칠한 키에, 비교적 잘생긴 외모를 지닌 사내였는데, 마당 한 구석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불을 쬐고 있었다.
“ ...........!! ”
“ 이런... 이거, 선객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저는 남궁가의 남궁모라고 하고, 이 쪽은 제 누님되시는 분이니다. 실례이지만, 같이 불을 쬐어도 괜찮으실지...... ”
누나와의 거리감으로 인해 세가로 갈 동안 어떻게 누나와 지내야 할 지 내내 조금은 긴장하며 난감해 하고 있었던 남궁천은, 선객으로 인해 그 긴장감이 조금은 풀리면서 마침 잘 됐다 싶어 먼저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사내에게 묘한 친근감을 느꼈다. 그 때문에, 남궁천은 누나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풀어지며 붉게 물든 것을 보지 못하고 말았다.
“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영광입니다. 여기서 창천룡 남궁대협과 남궁일미 남궁여협을 뵙게 될 줄 줄이야. 저는 추담이라 합니다. 미약하게나마 강호 친구들이 ‘은적객’ 이란 별호를 붙여주지요. ”
사내, 추담은 은적을 슬쩍 내보이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러면서 슬쩍 남궁옥을 바라보았다. 그 웃음에, 남궁천은 경계심보다는 오히려 더더욱 친밀감을 느끼게 되었다. 더군다나, 은적객 추광에 대해서도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다. 무공은 일류지만, 피리 소리 하나는 당대 최고 중의 한 명이요, 얼굴도 잘 생겨서 풍류공자라 칭해지는 이들 중의 한명이었다. 그렇지만, 남궁옥은 아니었다.
‘ 아아....! ’
첫 눈에 보는 순간, 남궁옥은 알 수 있었다.
‘ 이 자다! 간밤에 님의 모습으로 다가와 나를 강간하려 했던 사내.....색마 담추광!! ’
남궁옥은 얼굴을 굳히며, 공력을 끌어올리면서 동생에게 소리쳐 알리려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갑자기 온 몸에서 힘이 빠지고 나른해지면서 온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황홀한 절정을 맛보게 해 준 담추광의 부드러운 손길과 촉촉한 입술, 그리고 달콤한 혀의 감촉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떠올라, 가슴은 순식간에 부풀어 올랐고, 보지는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면서 애액을 줄줄 흘리면서 촉촉하게 젖다 못해 허벅지까지 적셔버렸다.
‘ 흐흡......! ’
신음까지 터져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억누른 남궁옥은 자신의 몸의 변화에 무척이나 당황했다. 몸이 더욱더 달아오르면서, 온 몸을 달구었던 담추광의 손길과 입술과 혀의 감촉이 더더욱 뚜렷하게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마치, 직접 애무를 당하고 있는 듯 한 느낌이었다.
담추광이 동생에게 말을 건네고 웃으면서 은근슬쩍 그녀를 봤을 때는 하마터면 그에게 달려가 안길 뻔했다.
“ 죄송합니다. 몸이 무척 피곤해서... 먼저 들어가 쉬겠습니다. ”
간신히 충동을 억누른 남궁옥은 인사를 하는 듯 마는 듯 건네고는 서둘러 사당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더 이상 그와 마주했다가는 스스로 먼저 달려들면서 안아달라고 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제법 널찍한 사당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모포를 깔고 앉았지만, 마음 놓고 쉴 수도 없었다. 당장이라도 담추광이 문을 열고 들어와 품에 안고는 온 몸을 뜨겁게 애무해 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 후우.......! 후우.........! ”
심호흡을 하면서 어떻게든 냉정을 되찾기 위해 심법이라도 운기해 볼까 했지만, 가슴과 유두를 거칠면서도 부드럽게 어루만지던 그의 손길과, 뜨거웠던 입맞춤, 그리고 보지를 핥으며 애무하던 부드러우면서도 뜨거웠던 혀의 감촉이 도저히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 대체 왜 이러는 걸까....? ’
그녀 자신은 모르고 있지만, 그녀의 그러한 반응은 담추광이 환상지안공을 12성까지 끌어올리고 있었기 때문이요, 그녀의 몸과 마음에 깊이 각인되어버린 양의무극신공의 효능 때문이었다.
양의무극신공은 여타 어느 색공과는 비교를 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뛰어난 색공으로, 여성은 평소보다 세 배 이상 강한 쾌감을 느끼며, 애무만으로도 황홀할 정도의 절정을 경험한다.
무엇보다도 양의무극신공의 가장 뛰어난 점은, 성교를 했든 안했든 간에, 양의무극신공을 익힌 남성에게 한 번이라도 애무를 당했다면, 양의무극신공의 효능이 여성의 몸과 마음에 깊숙이 각인되어, 양의무극신공을 익힌 남성이 곁에 다가오기만 해도 온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흥분되어, 마음은 아닐지라도 몸이 그를 너무나 간절하게 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양의무극신공을 익힌 남성과 여러 번 성교를 하다 보면 결국 그에게 길들여져, 상대라 아무리 사랑하는 남편이라 할지라도 성행위시 조금의 만족도 얻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그를 찾게 되어 버린다.
수많은 여인들이 그에게 농락을 당했으면서도 그를 어쩌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행인지 불행인지 이는 양의무극신공을 익힌 당사자인 담추광도 모르는 것이었다.
여인을 강간하고 그것을 빌미로 협박을 하면서까지 강제로 성교하는 것은 그의 성격상 맞지도 않고 오히려 싫어하는 일이었으며, 지금까지 환상지안공와 최면향, 쳔변역용술 이 세 가지만으로도 여인을 안기에는 충분하고도 넘쳤기 때문이었다.
“ 죄송합니다, 추형! 누님이 생각보다 많이 피곤했나 봅니다. ”
처음 보는 누나의 조금은 무례한 행동에 당황한, 남궁천은 얼른 포권을 취하며 담추광에게 사과했다.
“ 별 말씀을......! ”
마주 포권을 취하며 대답한 담추광은 사당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남궁옥의 뒷모습을 슬쩍~! 바라보면서 입가에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 후후.....! 반은 넘어왔다! 이제 남은 건........ ’
남궁옥 혹은 남궁천이 가지고 있을 비급을 회수하는 것뿐이었다.
어떻게 얘기를 시작할까 고민 중이었는데,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라고 남궁천이 먼저 말을 건네왔다.
“ 한데, 이런 곳에서 은적객 추형을 만나게 되나니, 유람중이신가 봅니다. ”
“ 하하... 그게.... 실은 색마 담추광이 감숙에 나타났다는 소문을 듣고 왔다가 허탕 치는 바람에 다시 하남으로 돌아가는 중이었습니다. ”
“ ...! 추형도 색마 담추광을 쫓고 있었습니까?! ”
남궁천으로서는 조금은 뜻밖이었다. 일전에 만난 세가의 자제들도 그렇고, 눈 앞의 은적객 추광도 색마 담추광을 쫓고 있었다니....
‘ 하긴... 나에게도 그 놈을 찾아내야 할 이유가 생겼으니..... ’
감히 그의 소중한 누나를 범하려 한 놈이었다. 지금은 세가에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참고 있는 거지만, 해야 할 일을 다 끝낸다면 세가의 손을 빌릴 필요도 없이 직접 혼자서 찾아 나설 계획이었다.
“ 저로서는 반드시 그를 만나서 찾아야 할 물건이 있거든요. ”
조금은 굳은 표정으로 말하는 담추광의 모습에, 남궁천은 자신이 결례를 한 거 같아 미안해졌다.
“ 이거, 죄송하게 됐습니다, 추형. ”
“ 아, 아닙니다. 죄송하다니, 별 말씀을... 오히려 제가 더..... ”
‘ 여기에서 슬쩍..... ’
“ 실은.... 남궁대협의 인품과 명성을 믿고 말씀드리는 건데, 전 음양문의 마지막 남은 문도입니다. ”
“ .........!! 음양문?! ”
남궁천은 자신도 모르게 깜짝 놀라 소리치고 말았다. 그러다, 이내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사과했다.
“ 죄송합니다, 추형. 너무나 뜻밖이라.... ”
잠시잠깐 담추광에 대한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신분이 워낙 확실하고 갈수록 더더욱 친근감이 느껴져 의심은금방 사그러들고 말았다.
“ 하하, 괜찮습니다. 놀라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거니까요. 말하기 부끄럽지만, 음양문의 문도라고는 하나, 실은 음양문의 무공에 관해서는 하나도 모릅니다. 남겨진 것이 전무했었으니까요. 그나마, 마지막 하나 남은 비급도 색마 담추광이 가지고 도망치는 바람에...... ”
“ ..........!! ”
“ 예. 남궁대협이 짐작하는 바가 맞습니다. 부끄럽지만, 색마 담추광은 저와 같은 음양문 출신입니다. 하지만, 문도를 배신하고 비급까지 훔쳐서 달아나 버린 것이죠. 10여 년 동안 그 놈을 잡기 위해 나름 애를 썼지만, 무공도 딸리고... 하하, 도저히 손써 볼 방도가 없더군요. 그래도 사문의 일인지라.... ”
그렇게 말하는 담추광의 얼굴이 너무나 진실되 보이고 또 한편으로는 쓸쓸해 보여, 남궁천은 더 이상 그를 의심할 수가 없었다. 남궁천은 전혀 망설임도 없이 품에 간직했던 비급을 꺼내어 담추광에게 건넸다.
“ 색마놈을 잡진 못했지만, 그 놈이 가지고 있던 비급을 손에 넣기는 했습니다. 이것이 아무래도 추형이 찾고 있는 듯한 비급 같은데, 확인해 보십시오. ”
“ .........!! ”
망설임 없이 남궁천이 비급을 건네자, 정작 할 말을 잃은 것은 담추광이었다.
반쪽짜리 무공에다 색공 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쳐져 있다고는 하지만, 그 근간은 한때 중원을 놀라게 했던 음양문의 무공이다.
‘ 하! 소문대로 광명정대하고 인품이 훌륭한 것인지 아님 단순한 바보인 건지..... ’
. 생각지도 않게 너무나 손쉽게 비급을 찾게 되자, 담추광은 짐짓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비급을 받아서 확인하는 척 했다.
“ 아아....! 맞습니다. 색마 담추광이 훔쳐 간 비급이 맞습니다. 이로써 스승님의 유언 중 하나를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남궁대협!! ”
그러다 갑자기 담추광의 뇌리에 기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 이걸 저 녀석에게 익히게 한다면.....? ’
익히면 대명문가라는 남궁세가에서 희대의 색마가 하나 탄생하는 것이요, 안익힌다 하더라도 나중에 언제든지 분란거리로써 써먹을 수가 있다. 담추광은 비장한 표정을 짓고, 비급을 다시 남궁천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 이제 스승님이 남기신 마지막 유언을 지키고 싶습니다, 남궁대협! 부디, 이 비급을 거둬 주십시오! 보물은 화를 부른다고 했습니다. 제가 지킬 능력이 있다면 모르되, 이대로 가지고 있다가는 비급도 빼앗기고 화를 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스승님도 그러셨습니다. ‘비급을 찾거들랑, 인연자에게 건네주거나 불태워버린 후, 더 이상 문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살라’ 고요. 하지만, 차마 음양문의 문도로써 비급을 불태워 버릴 순 없는 일이며, 어차피 남궁대협으로 인해 찾게 되었으니, 스승님이 말씀하셨던 인연자가 남궁대협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 부디 거절치 마시고 이 비급을 거둬주십시오, 남궁대협! ”
“ ......하..... ”
차마, 거절하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고개를 숙이며 두 손으로 공손히 비급을 받치다시피 건네는 담추광의 태도에, 남궁천은 거절치 못하고 비급을 건네받았다. 그리고는 다짐하듯 담추광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 걱정하지 마십시오, 추형! 제 이름을 걸고 이 비급이 두 번 다시!! 그 누구의 손에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
“ ..........!! ”
‘ 하! 역시 창천룡이라 불릴만 하구나! ’
신금을 울리는 듯한 남궁천의 확고한 의지에, 담추광은 속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남궁대협! ”
남궁옥은 불안했다.
“ 오늘은 저곳에서 쉬는 것이 어떻겠나, 남궁아우~! ”
“ 좋습니다. 해도 저물고 하니, 저곳에서 쉬는 것이 딱이겠군요, 형님! ”
색마 담추광과 처음 만난 날 이후로 벌써 3일이나 흘렀지만, 왠일인지 담추광은 아무짓도 하지 않았다. 남궁옥은 그 점이 더 불안했다. 더더욱 불안한 것은 3일 동안 지내면서 동생이 그와 의형제를 맺어 형님, 아우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 아니... 진짜 불안한 것은.........!! ’
남궁옥은 몰래 담추광을 바라보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당황해서 후다닥 시선을 돌려버렸다.
‘ 후후......! ’
담추광은 모른 척 시선을 돌리며,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 왜 그러십니까, 형님! ”
“ 아, 아닐세. 자, 어서 가세나. ”
관제묘는 관도에서는 멀고 산과는 제법 가까운 거리에 자리하고 있었다.
제법 반듯한 관제묘로 앞서서 들어가고 있는 동생과 담추광의 뒷모습을 남궁옥은 천천히 뒤따라가면서 생각했다.
‘ 진짜 불안한 것은..... ’
점점 그가 자신의 마음 속으로 들어오려 한다는 것이다.
‘ 아니..이미 들어와 있을지도...... ’
첫 날 이후로, 자기도 모르게 그를 훔쳐보다 들킨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마음속으로는 그가 색마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그에게로 자꾸 눈이 갔다. 그와 동시에, 꿈결처럼 느껴졌던 자신의 몸을 매만지던 그의 부드러운 손길이, 가슴을 빨아주던 그의 따뜻한 입술이, 보지를 핥아오던 말랑말랑하면서도 뜨거웠던 그의 혀가 생각나, 온 몸이 뜨거워지면서 보지가 촉촉이 젖곤 했었다.
‘ 그가 색마만 아니었다면...... ’
어쩌면 자신은 진즉에 그의 품에 안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자신을 막아주고 있는 것은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이성과 동생이었다. 우스운 것은 가끔씩 천륜을 어기더라도 동생에게 안기고픈 충동이 생길 때마다, 그걸 막아주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색마 담추광이라는 사실이었다.
남궁옥은 창문 너머로 심법을 수련하고 있는 동생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 아아........ 내.... 두 번째 남자......! ’
남녀가 밤을 함께 보내면 없던 정도 생기고, 하룻밤 만에 만리장성을 쌓는다 했다. 색마 담추광이 남겨 놓은 여파이든 뭐든 간에, 그날 밤 이후로, 동생은 자신에게 더 이상 동생이 아닌 한 남자이자 자신의 정인으로 마음 속 깊이 자리 잡아 버렸다. 동생과 성교만 안했다 뿐이지, 이미 자신의 몸과 마음에는 지울래야 결코 지울 수 없는 동생의 흔적이 깊숙이 각인되어 버렸다.
그렇지만....... 그래도 동생이었다. 몸이, 마음이 동생을 간절히 원해도 차마 천륜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색마 담추광의 모습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 걸지도 몰랐다.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해 버린 괴로운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해, 마음 한 구석에서 그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것인지도 모른다.
“ ........... ”
동생이 심법수련을 끝냈는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풀기 시작했다. 가문의 무공이 아닌, 일반에게까지 널리 알려져 건강도인법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는 태극권이었다.
내공을 쓰지 않고 단순히 육체만 움직여 가면서 태극권을 시전하고 있는 동생의 벌거벗은 상체를 보면서, 남궁옥은 새삼 동생의 몸이 너무나 사내답고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슴은 단단하면서도 넓었고, 군살하나 없는 아랫배에는 왕자가 굳게 새겨져 있었다. 내뻗는 팔과 다리의 움직임은 부드러우면서도 힘찼고, 땀에 젖어 있는 동생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멋있고 사내다웠다.
“ 아........! ”
자기도 모르게 새어나온 신음소리에 당황한 남궁옥은 혹시 동생이 눈치 챌까 싶어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려버렸다. 가슴은 어느새 흥분했었는지 부풀어 올라 있었고, 유두가 빼곰히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보지는 어느새 조금씩 뜨거운 열기를 내면서 촉촉이 젖어 있었다.
‘ 아아.....! ’
남궁옥은 문득, 이런 자신이 서글퍼졌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지금 당장 달려가 동생에게 안기고 싶었다. 천륜이고 뭐고 그 모든 것을 떠나서 동생 품에 안겨 동생의 자지를 보지에 넣고는 동생이 주는 쾌락에 마음껏 신음을 지르고 싶어졌다.
“ .........!! ”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밀려든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마당으로 나온 남궁옥은 이내 멈칫하고 말았다. 마당 한쪽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불을 쬐고 있던 담추광과 시선이 마주치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 으음......! ’
남궁옥은 황급히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그와 시선이 마주치자 얼굴이 붉어지고 몸이 더욱더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허벅지를 적실 정도로 보지에서 애액이 졸졸 흘렀기 때문이었다.
다시 사당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왠일인지 발이 땅과 하나가 되어 굳어버린 듯 떨어지질 않았다. 그러면서 어느새 시선은 조금씩 방향을 틀어 담추광을 보려하고 있었다.
‘ 안돼! ’
간신히 정신을 차린 남궁옥은 이내 마음의 결심을 내리고는 동생에게 전음을 보냈다.
[ 천아! 잠시 산책 좀 갔다 올께. 좀 늦더라도 걱정하지 마. 혹, 한 시진 이상 늦게 되면 산 중턱으로 찾으러 오렴. ]
아직은 신시 말이라 해가 떠 있어, 산책하는 데에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 하지만, 만일을 위해 한 시진 후에 자신을 찾도록 했다.
남궁옥은 관제묘 뒤쪽으로 자리한 제법 커다란 산을 향해 몸을 날리면서 담추광에게도 전음을 보냈다.
[ 일각 후에, 산 중턱으로 오세요! ]
언제까지 이렇게 그와 동행하면서 지낼 순 없었다. 어떻게든 결말을 내야 했다.
‘ 훗~! 드디어 걸려든 건가....?! ’
담추광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건, 승자의 미소였다. 사실, 내색은 안했지만 내심 초조해 하고 있던 참이었었다. 환상지안공을 십이성이나 운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남궁옥에게선 별다른 반응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내심 오늘 밤에 어떻게든 이런저런 핑계를 대어, 남궁옥을 꾀어 낼려고 마음먹고 있던 참이었었다.
“ 남궁아우~! 내 잠시 이 주변 좀 둘러볼 겸, 먹을 걸 좀 사냥해 올테니, 준비나 하고 있게나. 그 동안 건량으로만 떼웠더니, 배가 허해서 더 이상 못견디겠네. ”
일각 후, 담추광은 남궁천에게 말을 건네고는, 마음이 급한 나머지 대답도 듣지 않고 서둘러 산을 향해 경공을 전개했다.
“ 예!. 형.....님. ”
대답을 들을새도 없이 사라져 가는 담추광의 뒷모습을 보면서 남궁천은 내심 마음이 불안해 지는 것을 느꼈다.
‘ 어째서......?! ’
누나가 산책을 간다고 했을 때에는 이렇지 않았었다. 집에서도 자신과 둘이서 산책을 자주 했음은 물론이요, 강호는 물론, 식구들조차 잘 모르지만, 자신은 누나가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 설혹, 무슨 일이 있다 하더라도 누나에겐 자신의 몸을 지키고도 남을 정도의 힘이 있었다.
‘ 한데, 왜 이렇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걸까....?! ’
남궁천은 당최, 그 이유를 알수가 없었다.
‘ ......! 심마인가........?! ’
심마는 마음이 혼란스럽거나, 무공의 벽에 부딪쳤을 때 찾아온다.
“ 후우........! ”
내심 고개를 저으며, 불안한 마음을 떨치기 위해 심호흡을 한 남궁천은 검을 빼들고는 수련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전무공인 대창궁무애검법이 검 끝에서 하나 둘 펼쳐지기 시작했다.
p.s : 지송함다. 비련 한 편이나 두 편더 나갈지도.......
주인공아, 미안하다....날 때려다오!
주인공: 물론이지!! 퍼어억~~~!!
작가: (울먹거리며) 때리란다고 진짜 때리냐?! ㅠ.ㅠ
주인공: 하아....! 걍 한대 더 맞아라! 퍼어억~~!!
[ 시작하기에 앞서서..........
야설은 야설일 뿐! 현실과 혼동하지 마십시오!!
만약,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접한 이후로 자신이 뭔가 달라졌다 싶으신 분은
잠시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멀리하시고, 운동으로 좀 더 정신을 가다듬으신 후에
다시 찾아 주십시오. ]
방으로 돌아와 탁자에 앉아 비급을 들춰 본 남궁천은 첫 장을 보자마자, 책을 덮다 못해 던져 버릴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표지에 적힌 ‘양의무극신공’ 이란 그럴 듯한 이름과는 달리, 첫 장부터 남자와 여자가 정상위로 성교하는 모습이 아주 자세하고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는, 보지 둔덕에 자리한 음모와 보지의 모양까지도 너무나 자세하고 세밀하게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미처 책을 던져버리지 못했던 것은 그림 밑에 작은 글씨로 나열되어 있는 설명 비슷한 문구 중에서 우연히 ‘음양도’ 란 단어가 두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따위 음서책은 당장에 버리다 못해 불태워 버렸을 것이다.
“ ......음....! 음양도라........ ”
300년 전에 한 부부가 중원에 나타났었다. 자신들을 음양문의 문인이라 칭한 이 부부는 당시, 중원 무림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었다. 각자가 지닌 고강한 무공은 물론이거니와, 둘이서 펼치는 합벽진은 당시 천하제일인이었던 검황 조차도 당해내지 못했을 정도였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충격이었었던 것은 부부 모두가 음과 양의 무공을 자유자재로 다룬다는 점이었었다.
대저, 남자가 아무리 유하고 음의 성질이 강한 무공을 익힌다 하더라도 그 무공은 양의 성질을 띠게 마련이요, 여자가 아무리 강하고 양의 성질이 강한 무공을 익힌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음의 성질을 띠게 마련이다. 이는, 남자와 여자가 지니고 있는 성적 특성과 체질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대체적으로 남자는 양의 무공을, 여자는 음의 무공을 익히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 부부는 그 상식을 깨버리고 음과 양의 무공을 자유로이 다뤄버렸다. 물론, 당시에도 음과 양의 무공 양쪽 다 익힌 무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이 부부처럼 음과 양의 무공을 자유로이 다룬 무인은 없었다.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가득 찬 무인들은 이내 이 부부에게 몰려들었고, 호기심과 궁금증이 욕망과 욕심으로 변한 것은 어느 한 순간이었다.
‘ 이 부부의 무공을 익힐 수만 있다면....... ’
‘ 이들의 비급을 차지할 수만 있다면......... ’
‘ 천하제일인은........... ’
‘ 바로.......나다!! ’
훗날. 지금까지도 회자대고 있는 ‘음양대란’ 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무인들은 부부가 지니고 있을 비급을 차지하기 위해, 부부에게 달려들었고, 한 편으로는 어디엔가 있을 음양문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산이란 산은 모조리 뒤지고 다니다시피했다.
그러면서 한쪽에서는 피의 광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사람이, 그것도 무공을 익힌 무인들이 모이는 자리에, 시비가 안생길래야 안생길수가 없었다. 시비는 다툼을 낳았고, 다툼을 피를 불렀다. 거기에다, 옛 상처를 안고 있는 자들까지 서로 만나 피의 복수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무려 1년 가까이 지속된 음양대란은 그러나,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음양문은 어디에 숨어 있는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 허어.....! 한스럽구나! 우연히 맺은 인연이 이러한 결과를 불러오다니.....! ’
음양부부라 칭해진 부부도 그 한마디만 남겨놓고 종적을 감춰버렸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무림맹이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피는 뿌려질대로 뿌려진 후였다. 그 후에도 ‘음양도’ 란 비급이 나타나, 가짜라는 것이 밝혀질 때까지 석 달동안이나 무림은 피에 젖어야 했었다.
“ 후우..... 설마.....?! ”
하지만, 이미 동한 호기심이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
“ 뭐, 대강 함 보는 정도야 괜찮겠지. ”
그렇게 생각하며, 남궁천은 책장을 하나 하나 넘기기 시작했다.
한 장 한 장마다 서로 다른 체위를 아주 자세하고 세밀하게 표현하고 설명해 놓았는데, 모두 36개의 체위로 자세 자체가 남성을 주로 한 것이었다. 얼핏 보면 금서로 지정될 만큼 음란하기 그지 없는 서적으로 보였지만, 자그마한 글씨로 체위에 관하여 설명해 놓은 문구에는 현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 하지만, 반쪽짜리 무공이군. 색공에 너무 치우쳐 있어. 그렇지만....... ”
절정수준에 이른 자라면 한 눈에 보아도 할 수 있을 만큼, 양의무극신공이라 적혀 있는 비급은 반쪽짜리 무공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 한줌의 진기만으로도 천리를 간다는 천리비마보와 동성에게는 친근감을 갖게 하고, 이성에게는 호감을 높여주는 환상지안공, 그리고 성별을 제외하고는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꿀 수 있다는 천변역용술 등 세 가지 무공만큼은 반쪽이 아닌 제대로 된 무공이었다.
특히, 천리비마보 같은 경우에는 당대 최고의 경신가라는 무영객의 무영보와도 견줄 수 있을 만큼 뛰어난 경신술이었다.
[ 노부는 무림인이 지어준 별호로 칭한다면 음양선인이라 한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면서 뜨거웠던 가슴은 식어져 점점 무디어져 갔지만, 그래도 한줄기 회한은 사라지지 않아 이렇게 비급을 남긴다. 허나, 잘못된 인연을 불러들여 또다시 강호에 화를 불러일으킬까 두려워, 양의무극신공을 색공으로 바꾸어 이렇게 반쪽짜리로 남겨둔다.
대신, 천리비마보와, 환상지안공, 그리고 천변역용술은 음양동에 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니, 그대로 남겨둔다. 허나, 이 세가지 만으로도 능히 강호를 주유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니,
연자여~!
그대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하나!
그대가 하든, 그 누군가가 하든, 음양동을 찾아라~! 음양동은 우리 음양문의 모든 것!! 거기에 있는 재화나 무공을 어떻게 할지는 연자가 원하는 대로 하되, 어떠한 형태로든 부디 음양도의 뜻만은 후세에 전해주길 이렇게 간절히 바란다.
추신: 음양동을 찾거든, 반드시!! 내자나 내자될 사람과 함께 들어가야 할 것임을 반드시 명심하기 바란다. ]
맨 마지막 책장에는 지도인 듯한 그림과 그러한 글이 적혀 있었다.
“ 음양선인이라.... 하! ”
음양선인은 300여 년전에 나타났던 음양부부 중 남편이었던 음양선인을 일으키던 별호였다.
남궁천은 다시 한 번 표지를 바라보았다.
“ 설마 했는데, 진짜 음양문의 비급이었었다니...... ”
반쪽짜리 무공이라 할지라도, 한 때 강호에 피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음양문의 무공이다. 이 사실이 강호에 알려진다면, 자기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 할지라도 강호의 칼바람을 결코 피할 순 없을 것이다.
“ 화인지, 복인지........ ”
남궁천은 고민스런 표정으로 비급을 바라보다, 자신도 모르게 한 장 한 장 넘겨서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면서 살펴보았다. 요즘 진전이 없어 고민스러웠었는데, 혹시나 이 비급 속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나 단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그렇게,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어 몇 번인지도 모를 정도로 읽었을 때, 그 모든 내용은 남궁천의 뇌리에 깊숙이 간직되어 버렸다.
더불어, 그 자신도 모르게 반쪽짜리이자 색공에 치우쳐저 있는 양의무극신공을 익히고 말아버렸다. 아니, 심법 자체가 뇌리에 새겨지고 말았다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이었다.
남궁천 자신은 그저 자신의 무공이 처한 정체를 깨기 위해 참고삼아 읽은 거에 불과했지만, 정독으로 반복해서 읽는 어느 순간부터 양의무극신공의 심법인 양의무극심법은 남궁천의 뇌리에 새겨져 버렸고, 그 자신도 모르게 심법 자체가 진기에 동화되어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 하아암.....! ”
남궁옥이 길게 기지개를 켜며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는 사시(오전 9시-11시) 중반(10시정도) 정도였다.
정말이지, 이렇게까지 늦잠을 자 본 적은 남편이 죽은 이후로 처음이었다.
‘ 더 이상 슬퍼지지 않기 위해 무공에 매달렸었는데...... ’
하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늦잠을 자고 말았다. 동생의 품이 너무나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서였다. 그리고....
“ .......아....! ”
간밤의 일이 생각나 남궁옥은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아직도 늠름했던 동생의 알몸과 굵고 단단하고 컸던, 손과 입 안에서 힘차게 맥동치던 동생의 자지의 감촉이 남아있어, 생각만으로도 온 몸이 찌르르~~! 울리면서 기분 좋은 쾌감과 함께 보지가 촉촉이 젖어버리고 말았다.
“ 하아.....! 하지만..... ”
앞으로 동생을 어떻게 봐야할 지 조금은 걱정이었다.
고랑에서 난주까지는 말을 타고 달려도 최소한 사흘은 걸리는 거리요, 중간에 객점조차 없기에 동생과 단 둘이서 노숙을 해야만 한다.
“ 그래... 간밤의 일은 꿈속에서 일어난 일! 어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아무 일도...... ”
그렇게 자신 없는 기약을 다짐하면서 남궁옥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남궁천과 남궁옥이 고랑객점을 출발한 것은 미시(13-15시) 말 무렵이었다. 늦게 일어난 터라, 점심을 먹고, 건량과 모포, 부싯돌 등 이것저것을 준비하느라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지체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둘은 비교적 빠른 속도로 말을 달려야만 했다.
“ ..............!! ”
달리면서, 남궁천은 힐끗 옆에서 나란히 달리고 있는 누나를 잠깐잠깐 바라보았다. 누나는 간밤에 말한 대로 그 모든 것이 꿈이었던 듯,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전과 똑같이 그를 대하는 듯 했지만, 미묘하게 거리감을 두고 있었다. 누나가 왜 그런지 이해를 하면서도 그 점이 무척이나 서운하게 다가와, 남궁천은 쉽사리 누나에게 말을 건네거나 다가갈 수가 없었다.
“ 오늘은 저기서 묵자꾸나, 천아. ”
남궁옥이 말을 천천히 세우면서 어느 한 곳을 가리키자, 남궁천도 말을 천천히 세우면서 누나의 손이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던졌다.
무척이나 낡아 보이는 관제묘가 관도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자리 잡고 있었다.
“ 네, 누님. ”
“ ...........!! ”
누나와의 미묘한 거리감으로 인하여 남궁천은 평소 칭하던 누나대신에 누님이라 칭해버렸고, 그 칭호에 남궁옥은 가슴 언저리가 뜨끔하면서 아파왔지만, 내심 모른 척 하면서 말을 끌고 관제묘로 향했다.
관제묘는 겉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안은 비교적 깨끗했으며, 선객이 있었다.
20대 중반 정도의 훤칠한 키에, 비교적 잘생긴 외모를 지닌 사내였는데, 마당 한 구석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불을 쬐고 있었다.
“ ...........!! ”
“ 이런... 이거, 선객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저는 남궁가의 남궁모라고 하고, 이 쪽은 제 누님되시는 분이니다. 실례이지만, 같이 불을 쬐어도 괜찮으실지...... ”
누나와의 거리감으로 인해 세가로 갈 동안 어떻게 누나와 지내야 할 지 내내 조금은 긴장하며 난감해 하고 있었던 남궁천은, 선객으로 인해 그 긴장감이 조금은 풀리면서 마침 잘 됐다 싶어 먼저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사내에게 묘한 친근감을 느꼈다. 그 때문에, 남궁천은 누나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풀어지며 붉게 물든 것을 보지 못하고 말았다.
“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영광입니다. 여기서 창천룡 남궁대협과 남궁일미 남궁여협을 뵙게 될 줄 줄이야. 저는 추담이라 합니다. 미약하게나마 강호 친구들이 ‘은적객’ 이란 별호를 붙여주지요. ”
사내, 추담은 은적을 슬쩍 내보이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러면서 슬쩍 남궁옥을 바라보았다. 그 웃음에, 남궁천은 경계심보다는 오히려 더더욱 친밀감을 느끼게 되었다. 더군다나, 은적객 추광에 대해서도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다. 무공은 일류지만, 피리 소리 하나는 당대 최고 중의 한 명이요, 얼굴도 잘 생겨서 풍류공자라 칭해지는 이들 중의 한명이었다. 그렇지만, 남궁옥은 아니었다.
‘ 아아....! ’
첫 눈에 보는 순간, 남궁옥은 알 수 있었다.
‘ 이 자다! 간밤에 님의 모습으로 다가와 나를 강간하려 했던 사내.....색마 담추광!! ’
남궁옥은 얼굴을 굳히며, 공력을 끌어올리면서 동생에게 소리쳐 알리려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갑자기 온 몸에서 힘이 빠지고 나른해지면서 온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황홀한 절정을 맛보게 해 준 담추광의 부드러운 손길과 촉촉한 입술, 그리고 달콤한 혀의 감촉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떠올라, 가슴은 순식간에 부풀어 올랐고, 보지는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면서 애액을 줄줄 흘리면서 촉촉하게 젖다 못해 허벅지까지 적셔버렸다.
‘ 흐흡......! ’
신음까지 터져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억누른 남궁옥은 자신의 몸의 변화에 무척이나 당황했다. 몸이 더욱더 달아오르면서, 온 몸을 달구었던 담추광의 손길과 입술과 혀의 감촉이 더더욱 뚜렷하게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마치, 직접 애무를 당하고 있는 듯 한 느낌이었다.
담추광이 동생에게 말을 건네고 웃으면서 은근슬쩍 그녀를 봤을 때는 하마터면 그에게 달려가 안길 뻔했다.
“ 죄송합니다. 몸이 무척 피곤해서... 먼저 들어가 쉬겠습니다. ”
간신히 충동을 억누른 남궁옥은 인사를 하는 듯 마는 듯 건네고는 서둘러 사당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더 이상 그와 마주했다가는 스스로 먼저 달려들면서 안아달라고 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제법 널찍한 사당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모포를 깔고 앉았지만, 마음 놓고 쉴 수도 없었다. 당장이라도 담추광이 문을 열고 들어와 품에 안고는 온 몸을 뜨겁게 애무해 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 후우.......! 후우.........! ”
심호흡을 하면서 어떻게든 냉정을 되찾기 위해 심법이라도 운기해 볼까 했지만, 가슴과 유두를 거칠면서도 부드럽게 어루만지던 그의 손길과, 뜨거웠던 입맞춤, 그리고 보지를 핥으며 애무하던 부드러우면서도 뜨거웠던 혀의 감촉이 도저히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 대체 왜 이러는 걸까....? ’
그녀 자신은 모르고 있지만, 그녀의 그러한 반응은 담추광이 환상지안공을 12성까지 끌어올리고 있었기 때문이요, 그녀의 몸과 마음에 깊이 각인되어버린 양의무극신공의 효능 때문이었다.
양의무극신공은 여타 어느 색공과는 비교를 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뛰어난 색공으로, 여성은 평소보다 세 배 이상 강한 쾌감을 느끼며, 애무만으로도 황홀할 정도의 절정을 경험한다.
무엇보다도 양의무극신공의 가장 뛰어난 점은, 성교를 했든 안했든 간에, 양의무극신공을 익힌 남성에게 한 번이라도 애무를 당했다면, 양의무극신공의 효능이 여성의 몸과 마음에 깊숙이 각인되어, 양의무극신공을 익힌 남성이 곁에 다가오기만 해도 온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흥분되어, 마음은 아닐지라도 몸이 그를 너무나 간절하게 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양의무극신공을 익힌 남성과 여러 번 성교를 하다 보면 결국 그에게 길들여져, 상대라 아무리 사랑하는 남편이라 할지라도 성행위시 조금의 만족도 얻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그를 찾게 되어 버린다.
수많은 여인들이 그에게 농락을 당했으면서도 그를 어쩌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행인지 불행인지 이는 양의무극신공을 익힌 당사자인 담추광도 모르는 것이었다.
여인을 강간하고 그것을 빌미로 협박을 하면서까지 강제로 성교하는 것은 그의 성격상 맞지도 않고 오히려 싫어하는 일이었으며, 지금까지 환상지안공와 최면향, 쳔변역용술 이 세 가지만으로도 여인을 안기에는 충분하고도 넘쳤기 때문이었다.
“ 죄송합니다, 추형! 누님이 생각보다 많이 피곤했나 봅니다. ”
처음 보는 누나의 조금은 무례한 행동에 당황한, 남궁천은 얼른 포권을 취하며 담추광에게 사과했다.
“ 별 말씀을......! ”
마주 포권을 취하며 대답한 담추광은 사당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남궁옥의 뒷모습을 슬쩍~! 바라보면서 입가에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 후후.....! 반은 넘어왔다! 이제 남은 건........ ’
남궁옥 혹은 남궁천이 가지고 있을 비급을 회수하는 것뿐이었다.
어떻게 얘기를 시작할까 고민 중이었는데,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라고 남궁천이 먼저 말을 건네왔다.
“ 한데, 이런 곳에서 은적객 추형을 만나게 되나니, 유람중이신가 봅니다. ”
“ 하하... 그게.... 실은 색마 담추광이 감숙에 나타났다는 소문을 듣고 왔다가 허탕 치는 바람에 다시 하남으로 돌아가는 중이었습니다. ”
“ ...! 추형도 색마 담추광을 쫓고 있었습니까?! ”
남궁천으로서는 조금은 뜻밖이었다. 일전에 만난 세가의 자제들도 그렇고, 눈 앞의 은적객 추광도 색마 담추광을 쫓고 있었다니....
‘ 하긴... 나에게도 그 놈을 찾아내야 할 이유가 생겼으니..... ’
감히 그의 소중한 누나를 범하려 한 놈이었다. 지금은 세가에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참고 있는 거지만, 해야 할 일을 다 끝낸다면 세가의 손을 빌릴 필요도 없이 직접 혼자서 찾아 나설 계획이었다.
“ 저로서는 반드시 그를 만나서 찾아야 할 물건이 있거든요. ”
조금은 굳은 표정으로 말하는 담추광의 모습에, 남궁천은 자신이 결례를 한 거 같아 미안해졌다.
“ 이거, 죄송하게 됐습니다, 추형. ”
“ 아, 아닙니다. 죄송하다니, 별 말씀을... 오히려 제가 더..... ”
‘ 여기에서 슬쩍..... ’
“ 실은.... 남궁대협의 인품과 명성을 믿고 말씀드리는 건데, 전 음양문의 마지막 남은 문도입니다. ”
“ .........!! 음양문?! ”
남궁천은 자신도 모르게 깜짝 놀라 소리치고 말았다. 그러다, 이내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사과했다.
“ 죄송합니다, 추형. 너무나 뜻밖이라.... ”
잠시잠깐 담추광에 대한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신분이 워낙 확실하고 갈수록 더더욱 친근감이 느껴져 의심은금방 사그러들고 말았다.
“ 하하, 괜찮습니다. 놀라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거니까요. 말하기 부끄럽지만, 음양문의 문도라고는 하나, 실은 음양문의 무공에 관해서는 하나도 모릅니다. 남겨진 것이 전무했었으니까요. 그나마, 마지막 하나 남은 비급도 색마 담추광이 가지고 도망치는 바람에...... ”
“ ..........!! ”
“ 예. 남궁대협이 짐작하는 바가 맞습니다. 부끄럽지만, 색마 담추광은 저와 같은 음양문 출신입니다. 하지만, 문도를 배신하고 비급까지 훔쳐서 달아나 버린 것이죠. 10여 년 동안 그 놈을 잡기 위해 나름 애를 썼지만, 무공도 딸리고... 하하, 도저히 손써 볼 방도가 없더군요. 그래도 사문의 일인지라.... ”
그렇게 말하는 담추광의 얼굴이 너무나 진실되 보이고 또 한편으로는 쓸쓸해 보여, 남궁천은 더 이상 그를 의심할 수가 없었다. 남궁천은 전혀 망설임도 없이 품에 간직했던 비급을 꺼내어 담추광에게 건넸다.
“ 색마놈을 잡진 못했지만, 그 놈이 가지고 있던 비급을 손에 넣기는 했습니다. 이것이 아무래도 추형이 찾고 있는 듯한 비급 같은데, 확인해 보십시오. ”
“ .........!! ”
망설임 없이 남궁천이 비급을 건네자, 정작 할 말을 잃은 것은 담추광이었다.
반쪽짜리 무공에다 색공 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쳐져 있다고는 하지만, 그 근간은 한때 중원을 놀라게 했던 음양문의 무공이다.
‘ 하! 소문대로 광명정대하고 인품이 훌륭한 것인지 아님 단순한 바보인 건지..... ’
. 생각지도 않게 너무나 손쉽게 비급을 찾게 되자, 담추광은 짐짓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비급을 받아서 확인하는 척 했다.
“ 아아....! 맞습니다. 색마 담추광이 훔쳐 간 비급이 맞습니다. 이로써 스승님의 유언 중 하나를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남궁대협!! ”
그러다 갑자기 담추광의 뇌리에 기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 이걸 저 녀석에게 익히게 한다면.....? ’
익히면 대명문가라는 남궁세가에서 희대의 색마가 하나 탄생하는 것이요, 안익힌다 하더라도 나중에 언제든지 분란거리로써 써먹을 수가 있다. 담추광은 비장한 표정을 짓고, 비급을 다시 남궁천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 이제 스승님이 남기신 마지막 유언을 지키고 싶습니다, 남궁대협! 부디, 이 비급을 거둬 주십시오! 보물은 화를 부른다고 했습니다. 제가 지킬 능력이 있다면 모르되, 이대로 가지고 있다가는 비급도 빼앗기고 화를 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스승님도 그러셨습니다. ‘비급을 찾거들랑, 인연자에게 건네주거나 불태워버린 후, 더 이상 문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살라’ 고요. 하지만, 차마 음양문의 문도로써 비급을 불태워 버릴 순 없는 일이며, 어차피 남궁대협으로 인해 찾게 되었으니, 스승님이 말씀하셨던 인연자가 남궁대협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 부디 거절치 마시고 이 비급을 거둬주십시오, 남궁대협! ”
“ ......하..... ”
차마, 거절하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고개를 숙이며 두 손으로 공손히 비급을 받치다시피 건네는 담추광의 태도에, 남궁천은 거절치 못하고 비급을 건네받았다. 그리고는 다짐하듯 담추광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 걱정하지 마십시오, 추형! 제 이름을 걸고 이 비급이 두 번 다시!! 그 누구의 손에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
“ ..........!! ”
‘ 하! 역시 창천룡이라 불릴만 하구나! ’
신금을 울리는 듯한 남궁천의 확고한 의지에, 담추광은 속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남궁대협! ”
남궁옥은 불안했다.
“ 오늘은 저곳에서 쉬는 것이 어떻겠나, 남궁아우~! ”
“ 좋습니다. 해도 저물고 하니, 저곳에서 쉬는 것이 딱이겠군요, 형님! ”
색마 담추광과 처음 만난 날 이후로 벌써 3일이나 흘렀지만, 왠일인지 담추광은 아무짓도 하지 않았다. 남궁옥은 그 점이 더 불안했다. 더더욱 불안한 것은 3일 동안 지내면서 동생이 그와 의형제를 맺어 형님, 아우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 아니... 진짜 불안한 것은.........!! ’
남궁옥은 몰래 담추광을 바라보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당황해서 후다닥 시선을 돌려버렸다.
‘ 후후......! ’
담추광은 모른 척 시선을 돌리며,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 왜 그러십니까, 형님! ”
“ 아, 아닐세. 자, 어서 가세나. ”
관제묘는 관도에서는 멀고 산과는 제법 가까운 거리에 자리하고 있었다.
제법 반듯한 관제묘로 앞서서 들어가고 있는 동생과 담추광의 뒷모습을 남궁옥은 천천히 뒤따라가면서 생각했다.
‘ 진짜 불안한 것은..... ’
점점 그가 자신의 마음 속으로 들어오려 한다는 것이다.
‘ 아니..이미 들어와 있을지도...... ’
첫 날 이후로, 자기도 모르게 그를 훔쳐보다 들킨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마음속으로는 그가 색마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그에게로 자꾸 눈이 갔다. 그와 동시에, 꿈결처럼 느껴졌던 자신의 몸을 매만지던 그의 부드러운 손길이, 가슴을 빨아주던 그의 따뜻한 입술이, 보지를 핥아오던 말랑말랑하면서도 뜨거웠던 그의 혀가 생각나, 온 몸이 뜨거워지면서 보지가 촉촉이 젖곤 했었다.
‘ 그가 색마만 아니었다면...... ’
어쩌면 자신은 진즉에 그의 품에 안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자신을 막아주고 있는 것은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이성과 동생이었다. 우스운 것은 가끔씩 천륜을 어기더라도 동생에게 안기고픈 충동이 생길 때마다, 그걸 막아주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색마 담추광이라는 사실이었다.
남궁옥은 창문 너머로 심법을 수련하고 있는 동생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 아아........ 내.... 두 번째 남자......! ’
남녀가 밤을 함께 보내면 없던 정도 생기고, 하룻밤 만에 만리장성을 쌓는다 했다. 색마 담추광이 남겨 놓은 여파이든 뭐든 간에, 그날 밤 이후로, 동생은 자신에게 더 이상 동생이 아닌 한 남자이자 자신의 정인으로 마음 속 깊이 자리 잡아 버렸다. 동생과 성교만 안했다 뿐이지, 이미 자신의 몸과 마음에는 지울래야 결코 지울 수 없는 동생의 흔적이 깊숙이 각인되어 버렸다.
그렇지만....... 그래도 동생이었다. 몸이, 마음이 동생을 간절히 원해도 차마 천륜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색마 담추광의 모습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 걸지도 몰랐다.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해 버린 괴로운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해, 마음 한 구석에서 그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것인지도 모른다.
“ ........... ”
동생이 심법수련을 끝냈는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풀기 시작했다. 가문의 무공이 아닌, 일반에게까지 널리 알려져 건강도인법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는 태극권이었다.
내공을 쓰지 않고 단순히 육체만 움직여 가면서 태극권을 시전하고 있는 동생의 벌거벗은 상체를 보면서, 남궁옥은 새삼 동생의 몸이 너무나 사내답고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슴은 단단하면서도 넓었고, 군살하나 없는 아랫배에는 왕자가 굳게 새겨져 있었다. 내뻗는 팔과 다리의 움직임은 부드러우면서도 힘찼고, 땀에 젖어 있는 동생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멋있고 사내다웠다.
“ 아........! ”
자기도 모르게 새어나온 신음소리에 당황한 남궁옥은 혹시 동생이 눈치 챌까 싶어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려버렸다. 가슴은 어느새 흥분했었는지 부풀어 올라 있었고, 유두가 빼곰히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보지는 어느새 조금씩 뜨거운 열기를 내면서 촉촉이 젖어 있었다.
‘ 아아.....! ’
남궁옥은 문득, 이런 자신이 서글퍼졌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지금 당장 달려가 동생에게 안기고 싶었다. 천륜이고 뭐고 그 모든 것을 떠나서 동생 품에 안겨 동생의 자지를 보지에 넣고는 동생이 주는 쾌락에 마음껏 신음을 지르고 싶어졌다.
“ .........!! ”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밀려든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마당으로 나온 남궁옥은 이내 멈칫하고 말았다. 마당 한쪽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불을 쬐고 있던 담추광과 시선이 마주치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 으음......! ’
남궁옥은 황급히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그와 시선이 마주치자 얼굴이 붉어지고 몸이 더욱더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허벅지를 적실 정도로 보지에서 애액이 졸졸 흘렀기 때문이었다.
다시 사당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왠일인지 발이 땅과 하나가 되어 굳어버린 듯 떨어지질 않았다. 그러면서 어느새 시선은 조금씩 방향을 틀어 담추광을 보려하고 있었다.
‘ 안돼! ’
간신히 정신을 차린 남궁옥은 이내 마음의 결심을 내리고는 동생에게 전음을 보냈다.
[ 천아! 잠시 산책 좀 갔다 올께. 좀 늦더라도 걱정하지 마. 혹, 한 시진 이상 늦게 되면 산 중턱으로 찾으러 오렴. ]
아직은 신시 말이라 해가 떠 있어, 산책하는 데에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 하지만, 만일을 위해 한 시진 후에 자신을 찾도록 했다.
남궁옥은 관제묘 뒤쪽으로 자리한 제법 커다란 산을 향해 몸을 날리면서 담추광에게도 전음을 보냈다.
[ 일각 후에, 산 중턱으로 오세요! ]
언제까지 이렇게 그와 동행하면서 지낼 순 없었다. 어떻게든 결말을 내야 했다.
‘ 훗~! 드디어 걸려든 건가....?! ’
담추광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건, 승자의 미소였다. 사실, 내색은 안했지만 내심 초조해 하고 있던 참이었었다. 환상지안공을 십이성이나 운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남궁옥에게선 별다른 반응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내심 오늘 밤에 어떻게든 이런저런 핑계를 대어, 남궁옥을 꾀어 낼려고 마음먹고 있던 참이었었다.
“ 남궁아우~! 내 잠시 이 주변 좀 둘러볼 겸, 먹을 걸 좀 사냥해 올테니, 준비나 하고 있게나. 그 동안 건량으로만 떼웠더니, 배가 허해서 더 이상 못견디겠네. ”
일각 후, 담추광은 남궁천에게 말을 건네고는, 마음이 급한 나머지 대답도 듣지 않고 서둘러 산을 향해 경공을 전개했다.
“ 예!. 형.....님. ”
대답을 들을새도 없이 사라져 가는 담추광의 뒷모습을 보면서 남궁천은 내심 마음이 불안해 지는 것을 느꼈다.
‘ 어째서......?! ’
누나가 산책을 간다고 했을 때에는 이렇지 않았었다. 집에서도 자신과 둘이서 산책을 자주 했음은 물론이요, 강호는 물론, 식구들조차 잘 모르지만, 자신은 누나가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 설혹, 무슨 일이 있다 하더라도 누나에겐 자신의 몸을 지키고도 남을 정도의 힘이 있었다.
‘ 한데, 왜 이렇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걸까....?! ’
남궁천은 당최, 그 이유를 알수가 없었다.
‘ ......! 심마인가........?! ’
심마는 마음이 혼란스럽거나, 무공의 벽에 부딪쳤을 때 찾아온다.
“ 후우........! ”
내심 고개를 저으며, 불안한 마음을 떨치기 위해 심호흡을 한 남궁천은 검을 빼들고는 수련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전무공인 대창궁무애검법이 검 끝에서 하나 둘 펼쳐지기 시작했다.
p.s : 지송함다. 비련 한 편이나 두 편더 나갈지도.......
주인공아, 미안하다....날 때려다오!
주인공: 물론이지!! 퍼어억~~~!!
작가: (울먹거리며) 때리란다고 진짜 때리냐?! ㅠ.ㅠ
주인공: 하아....! 걍 한대 더 맞아라! 퍼어억~~!!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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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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