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하기 전에 -
에.......... 많이 망설이다가 씁니다.
1. 요즘 들어 누나나 여동생에게 눈이 많이 간다.
2. 가끔 누나나 여동생의 옷이 흐트러지면서 드러난 젖가슴이나 허벅지를 자기도 모르게 몰래 훔쳐보게 되거나,
그 모습을 떠올리면서 가끔 자위하기도 한다.
3. 누나나 여동생이 술에 잔뜩 취해 집에 들어 왔을 때, 슬그머니 만져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4. 자기도 모르게 누나나 여동생의 가슴과 하체에 눈이 자주 가게 되며,
그곳에 자리하고 있을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5. 바닥을 닦고 있는 누나나 여동생의 뒷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발기해 버린다.
6. 가끔 누나나 여동생이 자기를 만줘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7. 아주 가끔, 누나나 여동생하고 한 번만이라도 섹스해봤음 하는 생각이 든다.
8. 요즘 들어 아내에게 노출이 심한 옷을 입게 한 후, 외출해서 사람들의 반응을 살핀다.
9. 요즘 들어 한 번 정도는 3S을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하시는 분들은 !!!!
당분간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멀리하시고 한 번 운동을 해 보십시오.
헛된 망상을 쫓기에는 운동만큼 좋은 것도 없습니다.
사람은 의외로 주변의 상황에 영향을 받기 쉬운 동물입니다.
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그 중에서도 특히, "근친", "3S" 등을 접하고 난 이후로,
자기도 모르게 이러한 생각들이 가끔 든다 하시는 분들은
당분간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멀리하시고 운동을 한 번 해 보십시오.
야설은 야설일 뿐입니다.
왜 남자만 대상으로 했느냐 !
그래도 이런 부분에서는 여자가 남자보다 이성적이고 현명하기 때문입니다.
다들 성인이지 않느냐!
사고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미성년자가 주민 번호를 도용하여
얼마든지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들 성인이다. 남이사 3S을 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즐기면 그만인 것을!!
예. 솔직히 상관없습니다. 다들, 성인이시고 자신이 행한 일과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 또한 다들 잘 아시는 분들이시라 생각하니까요.
그래도, 이 말은 하고 싶습니다.
사람이 왜 이성의 동물인지 한 번 잘 생각해 보십시오.
놀구있네. 이런 곳에 글올리는 자슥이 성인군자인 척 하기는....!!
결코 성인군자인 척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무척 속된 놈입니다.
하지만, 어제 꽤 오래된 작품을 읽었었는데, 그 작품의 리플을 보고
조금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느 분의 아무리 성인이고 소라에 즐기러 온 건 온거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잖은가! 란 리플에,
거의 대부분의 분들이 작가가 그런 글을 올리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즐기면 그만이지 않느냐!
너도 즐기러 와놓고도 이제 와서 성인군자인척 하는 거냐!
이런 식으로 이 분을 매도하더군요.
에... 시작하기도 전에, 주제넘게 말이 너무 많았습니다.
정중히 사과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그럼..............
15. 진, 무공을 배우다! (1)
“ 자세가 흐트러져 간다네. 주의하시게나. “
별채 후원.
지필묵은 물론, 의자에 탁자까지 마당에 가지고 나와서 의서를 집필하던 함백은 마보를 취하고 있는 진의 자세가 조금 흐트러지려 하자, 슬쩍 한마디 던지고는 하던 일을 계속해 나갔다.
“ 후우…..! “
진은 숨을 고르며 얼른 자세를 가다듬었다. 하지만, 마보 자세란 것이 쉬워보일지는 몰라도, 무에 문외한 이가 반의 반각 이상 같은 자세를 유지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지금은 많이 나아졌기에 반의 반시진이라도 유지하는 것이지, 처음에는 반의 반각도 유지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웠었다.
‘ 나쁘진 않긴 한데……. ‘
함백은 잠시 필을 놓고는 진을 힐끔 쳐다 보았다.
‘ 완성되어 있는 몸에 비해서 진도는 느린 것 같으니…음… 역시…. 몸의 완성과 의식은 별개라는 것인가….?! ‘
예상대로라면, 진은 반 시진 이상 마보 자세를 유지하고 있어도 끄떡없어야 한다. 하지만. 이제 겨우 반의 반 시진 정도 되어가건만, 진의 자세는 흐트러지려 하고 있었다.
원래, 함백은 진을 아들 내외에 맡기고 전부터 마음 먹었었던 의서를 집필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하루도 못 가서 그 마음은 바뀌고 말았다.
“ 어멈아! 오늘부터 나도 예서 지내련다. 그리 알고 식사만 조금 신경 써 다오. “
진이 워낙 마음에 걸린 것은 물론이거니와, 순전히 그의 호기심 때문이었다. 의서의 집필이야 중요한 것이지만, 까짓거 아들에게 맡겨 버려도 상관없었다. 아들에게 너무 막중한 책임을 떠맡긴다고 아들이 원망하는 거야 힘으로 눌러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세상에 이 기막히고도 믿지 못할 인연은 두 번 다시 겪지 못할 인연이었다. 이보다는 차리리 기연을 얻으러 떠나는 것이 더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기연이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정도라면, ‘미래에서 온 사람과의 인연’ 은 정말이지, 삼생을 겪더라도 있을까 말까한 정도이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보다도 더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함백은 아예 진을 옆에서 지켜 보면서 의서를 집필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틈나는 대로 진과 얘기를 나누는 것은 그에게는 정말이지, 매일매일이 즐거움이었다. 머나먼 미래의 얘기를 듣는다는 것은 믿음과는 별개로, 상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함백에게는 크나큰 즐거움이었다.
무엇보다도 진이 설명을 할 때,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해주니 더욱더 신기하고도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 이를 테면, ‘자동차’ 라는 것이 있는데, 이렇게 바퀴 네 개가 달려 있고, 동력은 ‘엔진’ 이란 것으로 움직이는데, 사람이 운전석에 앉아서 직접 몰고 다니는 겁니다. 물론, 이 자동차라는 것을 운전하기 위해서는 ‘면허증’ 이라는 것이 필요하구요. 면허증 없이 운전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이는 불법으로, 경찰에게 걸리면….아, 경찰이란 국내의 치안을 담당하는, 그러니깐, 지금 시대로 말하자면 포졸이나 관원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이 경찰에게 걸리면 영창 즉, 감옥이나 벌금을 내야 하죠. “
“ 면허증이란 또 뭔가? “
“ 면허증이란 것은 일종의 자격증으로, 쉽게 말해서, 지금으로 말한다면, 관이나 나라에서 상인이나 개인에게 장사나 무역 같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내주는 허가증 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엄밀히 말하자면 의미가 좀 다른 걸로 알고 있긴 합니다만…... 암튼, 이 면허증이란 것이 있어야만 자동차를 운전할 수가 있죠. 아! 이 면허증이란 것을 따기 위해서는 만 18세인가 20세 인가 되어야 하구요. 그리고, 이것은 기차라는 것으로………. “
철로 만든 자동차라든지, 기차, 배, 비행기 등등은 함백에게 경탄과 놀라움을 자아내게 했지만, 총이나, 미사일, 핵 같은 무기는 그에게 경악과 두려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아니, 그런 시대에 살고 있었다는 진이 오히려 신기할 지경이었다.
“ 정말 놀라우이. 그런 시대에 용케도 죽지 않고 어쩌다 이곳까지 흘러 왔다니….. “
진에게는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 말이었지만, 상상도 못할 가공스런 무기들이 존재하는 곳에서 살다 온 진이 함백에게는 더욱 더 신기하고 놀라울 뿐이었었다.
“ 너무 가공스러우니깐 오히려 전쟁이 안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자칫, 잘못하다간 핵으로 인해 말 그대로 인류의 종말이 올 수도 있으니깐요. 그 만큼, 핵이란 것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최고의 걸작품이자 가장 최악의 무기입니다. 물론, 핵보다도 더 파괴적이고 가공스러운 무기인 수소폭탄이라든지, 중성자탄이라든지 하는 게 존재하긴 합니다만, 솔직히 이러한 것들은 어떤 면에서는 핵보다는 낫습니다. 핵에 비한다면 방사능에 의한 오염이 거의 없으니깐요. 핵 자체도 무섭지만, 핵이 폭발하면서 발생하는 방사능 또한 무척이나 치명적이고도 무서운 것이거든요. 이 방사능에 노출되면 수명이 단축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2세를 갖는다 하더라도 기형아가 태어날 확률이 90%에 달합니다. 또한, 방사능에 오염된 지역은 적게도 반 백년에서 길게는 몇 백년 동안 동, 식물이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 되고 맙니다. 그 정도로 무섭고도 치명적인 것입니다. 에… 방사능이란 것은 핵이 분열, 반응하여 폭발할 때 생기는 것으로써… 그러니깐…..저도 잘, 모르지만, 쉽게 설명한다면….. 아! 화약 있죠? 화약이 탈 때 나오는 연기나 냄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그 외, 사회, 문화, 종교, 철학, 생활 양식 등등 자기도 기본적인 것만 알 뿐이라면서 진이 자세히 설명해 주었지만, 그 기본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함백에게는 커다란 놀라움과 충격으로 다가왔다.
“ 혹, 강호에 나가더라도 자네가 미래에서 왔다는 것을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좋을 걸세. 사람 하나로 인하여 미래가 바뀐다면 얼마나 바뀌겠느냐 하겠지만, 그것도 나름일세. 당대에 현존하는 아주 뛰어난 인물이라면야 좋은 쪽이든 나쁜 족이든 길어야, 십 년내지 반 백년 밖에 영향을 안 줄 걸세.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크나큰 영향일 테지만 말일세. 하지만, 자네처럼…. 백 년을 한 세기라 했나? 한 세기도 아니고 자그마치, 몇 세기를 뛰어 넘은 사람이 과거에 왔다면, 힘과 권력이 충분한 조직이나 한 나라가 자네를 손에 넣게 된다면, 미래는 크게 뒤바뀔 걸세. 아니, 미래뿐만 아니라 앞으로부터가 달라져도 크게 달라지겠지. 그러니, 자네는 매사에 조심하는 게 좋을 걸세. 설혹, 이 산장 내라 하더라도 나나 아들 내외 외에는 그 누구에도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어찌 보면 자네는, 더할 나위 없는 무가지보나 마찬가지 일세. 자네를 손에 넣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뒤흔들 수 있을 만큼 말일세. 그 만큼, 자네는 자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소중한 존재일세. “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진은 무척 곤란해 했었다.
“ 그 점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르신. 하지만,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더더욱 혼란스럽습니다.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시간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항상 화두가 되었던 것이 ‘과연 시간 여행이 가능한 것인가’ 하는 것과 ‘과연 현재나 미래에서 과거로 시간 이동을 해서 역사를 바꾸는 게 가능한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
진은 잠시 말을 끊고 얘길 계속 해도 될지 몰라, 함백을 바라 보았었고, 함백은 알아 듣던 못알아 듣던, 진이 하는 얘기는 너무나 흥미로웠었기에, 계속하라고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었다.
“ 그 수많은 이론 중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이, 시간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바탕으로 처음엔, 역사를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때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서 역사를 유리하게 바꿔버리는 소설이 유행하기도 했었구요. 하지만, 연구가 진행되고 점차적으로 새로운 이론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이 이론은 사장되어갔고, 대신에 새로이 대두된 것 중에서 널리 알려진 것이 초끈(우주끈) 이론과 타임패러독스 이론입니다.
이 중 초끈 이론은 물질을 이루고 있는 궁극의 입자를 점이 아닌 끈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 이론으로…. 저도 대충 주워들은 지식이라…. 암튼, 이 이론을 바탕으로, 우주는 하나가 아닌 무수히 많은 우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나의 끈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해도, 그 과거가 자신이 알고 있는 과거라 할지라도 현재의 우주와는 별개의 우주 즉, 전혀 다른 세계일 수도 있으며, 그래서 역사를 바꾸든 뭘 하든 하더라도 현재의 자신이 있는 세계관은 바뀌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이와는 달리 타임패러독스는 같은 시대, 같은 공간 내에서 동일 인물이 존재할 수 없으며,서로가 서로를 발견하게 되는 순간, 어느 한쪽이 사라지거나, 양쪽 다 사라져, 아예 존재 자체부터가 소멸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슨 짓을 해서든 역사를 바꾸려 한다 해도 절대로 바꿀 수 없으며, 오히려 더욱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시간보호설과 평행우주론 때문인데……..
예를 들어, 현재 갑이라는 인물 때문에 지구가 큰 위기에 처해 있어, 과거로 가서 갑이라는 인물을 죽이고자 해도 무수한 이유로 인하여 그를 죽일 수 없으며, 설혹 그를 죽인다 하더라도 갑과 같은 제2, 제3의 인물이 지구 어디에선가 태어나 지구를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것은 똑같으며, 오히려 더욱 더 큰 위기를 불러 온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든다면, 지금 현재의 내가 5분이나 10분 전의 과거로 돌아가서 과거의 ‘나’를 죽인다고 했을 때,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를 무슨 이유로든 절대로 죽일 수 없게 됩니다. 과거의 나가 죽으면 현재의 나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시간보호설입니다.
평행 우주론은 타임패러독스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현재의 나가 과거의 나를 죽인다 가정했을 때, 그 순간을 분기점으로 하여 현재의 나가 살고 있는 곳과 다른 차원이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현재의 나가 살고 있던 차원과는 분리가 되므로, 차원 이동을 하지 않고는 현재의 나가 살고 있던 차원으로는 돌아갈 수가 없게 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여기서 다시 과거로 시간 이동을 하여 과거의 나를 죽이지 않는다면 현재의 나가 존재하던 시공간으로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이론을 토대로 그렇다, 그렇게 될 것이다 뿐이지, 실제는 어떨지 모릅니다. 그 누구도 시간 여행을 해보지도 못했을 뿐더러, 제가 살던 시대의 과학력이라 하더라도 타임머신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었으니까요.
아! 말하다 보니, 왠지 전혀 엉뚱한 얘기만 늘어놓은 것 같아 죄송합니다, 어르신. 말하려던 게 이런 것이 아니었었는데…. 하하….! “
“ 아니야, 아니야. 아주 흥미롭고도 신기한 얘기였다네. 자네에겐 평범한 것일지라도 듣고 있는 나에게는 무척이나 경이롭고도 신기한 것들일세. “
“ 그렇습니까? 암튼, 그런 것들과 맞물려서 제가 도대체 뭘 해야 할지 아직도 고민 중이라는 겁니다, 어르신.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우유부단하다고 봐야 겠죠. 일주일이나 지났는데도 아직도 갈피를 못잡고 있으니……. “
그러고도 더 일주일이 지났을 때, 함백이 지나가는 어투로 넌지시 말을 꺼내었었다.
“ 아직도 고민 중인가? 그렇게 너무 우유부단했다간 평생 여자를 못사귈지도 모른다네, 허허허허! 농담이고…. 어떤가? 무공이라도 한 번 배워 봄이…….? “
“ 무…공을 요? “
“ 그렇다네. 생각이 너무 많으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법일세. 그럴 때는 그저 아무 생각이 안날 때까지 몸을 혹사시켜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세. 물론, 너무 지나치면 독이 되겠지만 말이야. 하지만, 잡생각을 떨쳐 내기 위해서는 몸을 움직여 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네. 아무 생각이 안날 때 까지 몸을 움직이다 보면, 기분이 차분히 가라앉으면서 자네가 하고자 하는 일이 머릿속에 떠오르게 될 걸세. “
그래서 진은 함백에게 무공을 배우게 되었고, 지금 이렇게 마보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식으로 구배지례를 올리고 사사받는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무림에 널리 퍼져 있어 무림인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어느 정도 널리 알려져 있는, 보법의 기본이라는 ‘삼재보법’ 과 천, 지, 인 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실상은 가로베기, 세로베기, 그리고 찌르기로 이루어져 있는 ‘삼재검법’, 그리고 아주 기초적인 토납법을 가르침 받고 있는 것에 불과했다.
“ 하지만, 무의 모든 기본은 하체! 그 어떤 신공이기라 할지라도 그 힘은 튼튼한 하체에서 나오는 것일세. 그리고, 하체 힘을 기르는 데에는 마보 자세 만큼 아주 좋은 것은 없지.
전에도 말했지만, 자네의 몸은 이미 완벽에 가까우리만치 완성되어 있는 몸일세. 하지만, 무에 대한 것은 기본적인 지식조차 없지. 뼈대는 갖춰져 있대, 외양은 아직 형태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라는 말일세. 나도 자네와 같은 경우는 처음 보는 거라 흥미롭긴 하지만, 그래도 모든 무술의 기본은 기초에 있다네. 그 기초를 튼튼히 하지 않는 한 큰 발전을 보기는 힘들 걸세. 다행이, 자네의 몸은 갖춰져 있으니, 기초부터 튼튼히 쌓아간다면 빠른 시일 내에 아주 큰 성과를 볼 수 있을 거라고 난 생각한다네. “
무림은 물론, 일반에까지 널리 퍼져 있다고는 하지만, 귀동냥을 하거나 눈으로 얼핏 훔쳐 보아서 혼자 공부하는 거하고, 스승을 두고 가르침을 받는 거하고는 천지차이다. 비록, 서로 사제지간의 연을 맺지도 않았고, 무공도 널리 알려진 그렇고 그런 무공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함백의 가르침이 낮은 것은 아니었다. 누가 뭐라 해도 함백은 사선 중의 하나인 의선일 뿐만 아니라, 무공에 대한 깨우침 또한 결코 낮은 것이 아니었다.
어찌 보면, 진이 무를 익히는 데 있어서 함백의 가르침을 받는다는 것은 그에게 기연이라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함백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진의 공부는 생각보다 진도가 나아가지 않았다. 그가 생각했던 대로라면, 지금쯤이면 진은 한 시진 이상 마보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더라도 끄떡 없었어야 했으며, 삼재검법 또한 어느 정도 틀은 다듬어져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마보 자세는 반 시진도 못가서 흔들리기 일쑤였고, 삼재검법은 기초는 커녕 자세마저도 위태하기 짝이 없었다.
‘ 왜 그런 걸까…..? ‘
곰곰히 생각하던 함백은 이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달았다.
‘ 그의 마음을 생각지 못했었구나. 이런이런…나도 늙었나 보군. ‘
현재 진의 상황을 전혀 생각지 못하고, 함백은 자기도 모르게 그저 뼈대가 튼튼하니 기초만 잘 전수해 주면 진도가 팍팍 나갈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해 버렸다. 무릇, 무엇이든지 본인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진도를 볼 수가 있는 법이다.
함백의 이런 생각은 반만 맞은 것이었다. 나머지 반은 진이 아직도 무공에 대해 회의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눈앞에서 함백의 신위를 목격한 바 있긴 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었다. 너무나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었기에, 눈 앞에서 강기라든지 하는 것을 목도하지 못한 진에게 있어서, 무공은 여전히 머나먼 세상의 이야기일 뿐, 피부에 직접적으로 와 닿질 않았다.
함백의 신위를 목격하고 그에게 경외의 마음을 품긴 했지만, 그건 순전히 함백에 한해서였지, 무공에 대한 열의나 열망을 품은 것은 아니었다.
‘ 검강이니, 수강이니 하는 것들은 과대포장하길 좋아하는 중국인들이나 작가들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산물일 뿐. 아마도 검기가 한계일 거야. ‘
지난 일주일 동안 무공수련을 하면서도 진이 무공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이었다. 그러니, 수련이 진척될 리 만무했다.
“ 그만하고 이리 좀 와보게나. “
함백이 부르는 소리에, 진은 마보 자세를 풀고는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 자, 내 손을 유심히 잘 보게나. “
함백은 진의 눈 높이까지 오른손을 들어 올리고는, 손끝에 천천히 공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 ………!! “
유심히 함백의 손을 지켜보던 진은 이내 자신의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 너무도 놀라고 말았다. 처음엔 아무 변화도 없던 함백의 손끝에서 푸른 연기가 피어 오른다 싶더니만, 이내 30cm 정도의 푸른 빛이 형성되어 버린 것이다. 시리면서도 청명한 푸른 빛은 아름답기까지 했으며, 마치 스타워즈에서 나오는 광선검을 눈 앞에서 직접 보는 듯했다.
“ 어, 어르신! 이, 이건……..?! “
“ 이게 바로 ‘강기’ 라는 것이네. “
“ 이, 이것이….. 강기…..?! 아아………!! “
‘ 자그마한 일도 과대포장하길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만들어낸 얘기이거나, 작가들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산물이라 여겼었는데…… ‘
반투명하게 함백의 손을 뒤덮은 시리면서도 청명한 푸른 강기는, 진에게 너무나도 진한 감동으로 다가와, 진은 자신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가 살며시 손을 데보려 했다. 진의 행동에 깜짝 놀란 함백이 얼른 손을 치우며 말했다.
“ 이런, 이런…..! 조심하게나. 이래 보여도 강기란 세상 그 무엇보다도 예리하면서도 파괴적인 것일세. 자네가 말한 그 총이나 미사일에 비할 바는 못될지라도, 무심코 손대려 하다가는 손이 절단나고 만다네. “
“ 아……! “
하지만, 그래도 진은 강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었다.
“ 보는 것은… 괜찮겠죠? “
“ 조심만 한다면 말일세. “
함백은 진이 자세히 볼 수 있도록 조심스레 오른 손을 진의 눈 앞에 들이대 주었다.
“ 아……..! “
감동에 찬 눈으로 푸르른 강기를 바라보던 진은 문득, 강기의 표면에서 뭔가 아주 미세한 입자 같은 것들이 있는 걸 발견하고는 신기해졌다.
‘ 어라….?! ‘
좀 더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살펴본 진은 그것이 강기를 이루고 있는 일종의 극미립자임을깨달았다. 그 뿐 아니라, 아주 빠른 속도로 회전운동을 하면서 서로 부딪치고 진동하면서 푸른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 강기가 이렇게 이루어진 것이었다니….. 그렇다면 ‘기’ 자체도 아주 미세한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일까….? “
진은 기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신기하면서도 놀라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 자신이 먼지보다도 작기까지한 입자를 봤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 어라….?! 몸도 달라지더니, 시력까지 달라졌나….? ‘
평소라면 볼 수 없었을 것을 함백이 손수 손에 강기를 형성해 직접 진의 눈 앞에서 보여줬기에 진이 볼 수 있었던 것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 만큼 진의 시력 또한 좋아졌다고 봐야 했다.
‘ 음… 뭐, 좋은 게 좋은 거라구, 안경 쓰던 시절보다야 나으니깐 대충 넘어가자. ‘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 보던 함백은 나직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 혹자는 내공심법에 따라 강기의 색이 결정된다고도 하고, 또 어떤 혹자는 내공의 정순함에 따라 강기의 색이 푸, 청, 흰, 황, 노, 주, 붉 등 일곱 가지의 색으로 구분 지어 놓고 푸른 빛을 띨수록 내공이 정순하다고 논하고 있긴 하네만, 어느 쪽이 옳다 틀리다 할 수가 없다네. 실제로, 내공이 정순할수록 강기의 색이 푸른 빛을 띠우기는 하지만, 내공심법에 따라서도 강기의 색이 달라지기 때문일세. 그 예로 화산파의 자하신공과 소림사의 금강반야신공, 서장 포달랍궁의 혈불미륵신공, 북해빙궁의 빙백신공, 장백파의 금단선공 등등을 들 수 있다네. “
화산파의 자하신공이나 소림사의 금강반야신공, 북해빙궁의 빙백신공 등은 무협지를 꽤나 탐독한 진으로서도 익숙한 것들이었다. 거의 모든 무협지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파이기도 하거니와, 그 내공의 특성으로 인하여 각기 자하강기나, 금강보리수, 금강반야신장 등 ‘금강’ 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무공이 꽤나 등장했었기 때문이었다.
“ 그리고 이건………. “
함백은 잠시 말을 끊고 벽에 세워 둔 검을 향해 손을 뻗었다.
“ 아………! “
진은 다시 한 번 눈 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에 넋을 잃었다. 그의 검 수련을 위해서 함백이 직접 건네주었었던 검이었다.
난생 처음 검을 만져 보게 된 진은 묘한 감동을 느꼈었고,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검신을 처음 보았을 땐, 조금은 두려웠었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를 손에 들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었기 때문이었다.
그 검이 뭔가에 이끌리듯 휘리릭~~! 날아오더니, 착~! 함백의 손에 안착했다.
“ 이게 허공섭물 또는 격공섭물이라고 불리는 기술이라네. 적어도 일갑자 이상의 내공과 기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만 펼칠 수 있는 기술이지. 그리고 이것이…… “
푸르스름한 빛을 띤 검신이 검집에서 빠져 나와 살짝 하늘을 향하더니만, 이내 30cm 정도의 푸른 빛의 기둥이 형성되었다.
“ …..바로 검강이라네. 손으로 펼치면 수강이요, 검으로 펼치면 검강이 된다네. 이 강기에 의해 잘리지 않는 물체는 세상천지에 없다네. 그 단단하다는 금강석도 강기로는 무 썰 듯 할 수 있다네.
가끔 이야기꾼들이나, 사서들이 강기로도 만년한옥이니 뭐니 하는 것들에는 흠집 하나 낼 수 없다고 하지만, 그거야 말로 무지한 자들이 떠들어 대는 얘기일세.
‘강기’ 라는 것은 단순한 기의 집합체가 아닐세. 정, 기, 신 삼위일체의 결정체가 바로 ‘강기’ 라네. 신을 세우고, 기를 깨닫고 정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만 비로소 ‘강기’ 라는 것을 형성할 수가 있다네. 내공이 높다고 해서 강기를 형성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는 얘기지. 가끔, 내공이 높은 이가 손이나 검에서 강기를 발출해 내서 자신도 강기를 쓸 수 있다고 으스대기도 하지만, 그건 터무니 없는 착각이네. 그건 강기가 아니라 단순히, 기가 뭉쳐서 형성된 것일 뿐일세. 그걸론, 나무나 바위를 자를 순 있어도 쇠붙이를 자를 순 없다네. 고작해야 흠집이나 밸 수 있을 뿐이지.
간혹, 아주 드물게 명사의 가르침을 받은 천재 중의 천재가 있어 강기를 구사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신과 정이 어느 정도 단련되어 있지 않는 한, 강기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반각도 안 될 뿐더러, 오히려 자칫 몸에 해가 될 수도 있다네. 하지만…. “
함백은 몸을 돌려 진을 바라보았다.
“ 자네는 다르다네. 자네의 신은 이미 완성되어 있고, 내공 또한 이 내가 상상할 수 조차 없으리만치 거대하기 짝이 없다네. 무인에게 있어 신이 완성되어 있고, 내공 또한 강대하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축복!! 알겠는가? 자네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자네가 발전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얘길세. 강기의 결정체이자 완성형이라는 ‘강환’ 은 물론이요, 저 일황조차 넘지 못했다는 생사경의 문턱을 자네라면 이룰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말일세. “
“ …………..!! “
하지만, 진은 도무지 실감이 나질 않았다. 몸이 달라진 것까지는 인정하겠는데,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내공이 있다니…. 그건, 도무지 실감나지 않는 얘기였다.
“ 하지만, 어르신. 제 몸이 달라진 것은 알겠지만, 어마어마한 내공이 있다는 얘기는 도무지… “
“ 허허….! 믿기지 않는가? “
“ 솔직히… 그렇습니다. “
“ 토납법은 꾸준히 하고 있는가? “
“ 그게………. “
함백의 그 질문에 진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솔직히, 토납법을 배운 이후로 가끔 떠오를 때마 행하고 있을 뿐이지, 규칙적으로 실행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허허…..! 그렇군. 무공과는 거리가 먼 세상이라고 했었지. “
그제서야 함백은 진의 공부가 진척이 없었던 것이 완전히 이해가 되었다. 그 동안 무공에 대한 실체적인 체감을 경험해 보지 못했던 탓에, 무공이란 것을 믿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리라. 만약, 자신이 좀 전에 눈 앞에서 강기를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진은 앞으로도 무공이란 것을 믿지 못했을지도 몰랐다.
“ 하지만, 자네의 몸엔 분명 거대하기 그지 없는 내공이 있다네. “
함백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자신에게 거짓을 말할 분도 아닐 뿐더러, 그로 인해 얻을 이익 또한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 내공이라……. “
진은 나직히 중얼거리며 생각에 잠겨 들었다. 아직도 좀처럼 실감나진 않았지만, 함백이 눈 앞에서 보여준 수강과 검강은 너무나도 진의 뇌리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p.s : 에.. 너무나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무공과 중국 진, 송, 명, 원, 청 시대의 지도를 찾는 답시고
그냥 늦장을 부렸습니다... ㅜ.ㅜ
그리고, 중국의 결혼과 여자의 성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써 댄 점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에.......... 많이 망설이다가 씁니다.
1. 요즘 들어 누나나 여동생에게 눈이 많이 간다.
2. 가끔 누나나 여동생의 옷이 흐트러지면서 드러난 젖가슴이나 허벅지를 자기도 모르게 몰래 훔쳐보게 되거나,
그 모습을 떠올리면서 가끔 자위하기도 한다.
3. 누나나 여동생이 술에 잔뜩 취해 집에 들어 왔을 때, 슬그머니 만져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4. 자기도 모르게 누나나 여동생의 가슴과 하체에 눈이 자주 가게 되며,
그곳에 자리하고 있을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5. 바닥을 닦고 있는 누나나 여동생의 뒷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발기해 버린다.
6. 가끔 누나나 여동생이 자기를 만줘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7. 아주 가끔, 누나나 여동생하고 한 번만이라도 섹스해봤음 하는 생각이 든다.
8. 요즘 들어 아내에게 노출이 심한 옷을 입게 한 후, 외출해서 사람들의 반응을 살핀다.
9. 요즘 들어 한 번 정도는 3S을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하시는 분들은 !!!!
당분간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멀리하시고 한 번 운동을 해 보십시오.
헛된 망상을 쫓기에는 운동만큼 좋은 것도 없습니다.
사람은 의외로 주변의 상황에 영향을 받기 쉬운 동물입니다.
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그 중에서도 특히, "근친", "3S" 등을 접하고 난 이후로,
자기도 모르게 이러한 생각들이 가끔 든다 하시는 분들은
당분간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멀리하시고 운동을 한 번 해 보십시오.
야설은 야설일 뿐입니다.
왜 남자만 대상으로 했느냐 !
그래도 이런 부분에서는 여자가 남자보다 이성적이고 현명하기 때문입니다.
다들 성인이지 않느냐!
사고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미성년자가 주민 번호를 도용하여
얼마든지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들 성인이다. 남이사 3S을 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즐기면 그만인 것을!!
예. 솔직히 상관없습니다. 다들, 성인이시고 자신이 행한 일과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 또한 다들 잘 아시는 분들이시라 생각하니까요.
그래도, 이 말은 하고 싶습니다.
사람이 왜 이성의 동물인지 한 번 잘 생각해 보십시오.
놀구있네. 이런 곳에 글올리는 자슥이 성인군자인 척 하기는....!!
결코 성인군자인 척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무척 속된 놈입니다.
하지만, 어제 꽤 오래된 작품을 읽었었는데, 그 작품의 리플을 보고
조금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느 분의 아무리 성인이고 소라에 즐기러 온 건 온거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잖은가! 란 리플에,
거의 대부분의 분들이 작가가 그런 글을 올리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즐기면 그만이지 않느냐!
너도 즐기러 와놓고도 이제 와서 성인군자인척 하는 거냐!
이런 식으로 이 분을 매도하더군요.
에... 시작하기도 전에, 주제넘게 말이 너무 많았습니다.
정중히 사과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그럼..............
15. 진, 무공을 배우다! (1)
“ 자세가 흐트러져 간다네. 주의하시게나. “
별채 후원.
지필묵은 물론, 의자에 탁자까지 마당에 가지고 나와서 의서를 집필하던 함백은 마보를 취하고 있는 진의 자세가 조금 흐트러지려 하자, 슬쩍 한마디 던지고는 하던 일을 계속해 나갔다.
“ 후우…..! “
진은 숨을 고르며 얼른 자세를 가다듬었다. 하지만, 마보 자세란 것이 쉬워보일지는 몰라도, 무에 문외한 이가 반의 반각 이상 같은 자세를 유지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지금은 많이 나아졌기에 반의 반시진이라도 유지하는 것이지, 처음에는 반의 반각도 유지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웠었다.
‘ 나쁘진 않긴 한데……. ‘
함백은 잠시 필을 놓고는 진을 힐끔 쳐다 보았다.
‘ 완성되어 있는 몸에 비해서 진도는 느린 것 같으니…음… 역시…. 몸의 완성과 의식은 별개라는 것인가….?! ‘
예상대로라면, 진은 반 시진 이상 마보 자세를 유지하고 있어도 끄떡없어야 한다. 하지만. 이제 겨우 반의 반 시진 정도 되어가건만, 진의 자세는 흐트러지려 하고 있었다.
원래, 함백은 진을 아들 내외에 맡기고 전부터 마음 먹었었던 의서를 집필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하루도 못 가서 그 마음은 바뀌고 말았다.
“ 어멈아! 오늘부터 나도 예서 지내련다. 그리 알고 식사만 조금 신경 써 다오. “
진이 워낙 마음에 걸린 것은 물론이거니와, 순전히 그의 호기심 때문이었다. 의서의 집필이야 중요한 것이지만, 까짓거 아들에게 맡겨 버려도 상관없었다. 아들에게 너무 막중한 책임을 떠맡긴다고 아들이 원망하는 거야 힘으로 눌러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세상에 이 기막히고도 믿지 못할 인연은 두 번 다시 겪지 못할 인연이었다. 이보다는 차리리 기연을 얻으러 떠나는 것이 더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기연이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정도라면, ‘미래에서 온 사람과의 인연’ 은 정말이지, 삼생을 겪더라도 있을까 말까한 정도이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보다도 더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함백은 아예 진을 옆에서 지켜 보면서 의서를 집필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틈나는 대로 진과 얘기를 나누는 것은 그에게는 정말이지, 매일매일이 즐거움이었다. 머나먼 미래의 얘기를 듣는다는 것은 믿음과는 별개로, 상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함백에게는 크나큰 즐거움이었다.
무엇보다도 진이 설명을 할 때,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해주니 더욱더 신기하고도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 이를 테면, ‘자동차’ 라는 것이 있는데, 이렇게 바퀴 네 개가 달려 있고, 동력은 ‘엔진’ 이란 것으로 움직이는데, 사람이 운전석에 앉아서 직접 몰고 다니는 겁니다. 물론, 이 자동차라는 것을 운전하기 위해서는 ‘면허증’ 이라는 것이 필요하구요. 면허증 없이 운전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이는 불법으로, 경찰에게 걸리면….아, 경찰이란 국내의 치안을 담당하는, 그러니깐, 지금 시대로 말하자면 포졸이나 관원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이 경찰에게 걸리면 영창 즉, 감옥이나 벌금을 내야 하죠. “
“ 면허증이란 또 뭔가? “
“ 면허증이란 것은 일종의 자격증으로, 쉽게 말해서, 지금으로 말한다면, 관이나 나라에서 상인이나 개인에게 장사나 무역 같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내주는 허가증 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엄밀히 말하자면 의미가 좀 다른 걸로 알고 있긴 합니다만…... 암튼, 이 면허증이란 것이 있어야만 자동차를 운전할 수가 있죠. 아! 이 면허증이란 것을 따기 위해서는 만 18세인가 20세 인가 되어야 하구요. 그리고, 이것은 기차라는 것으로………. “
철로 만든 자동차라든지, 기차, 배, 비행기 등등은 함백에게 경탄과 놀라움을 자아내게 했지만, 총이나, 미사일, 핵 같은 무기는 그에게 경악과 두려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아니, 그런 시대에 살고 있었다는 진이 오히려 신기할 지경이었다.
“ 정말 놀라우이. 그런 시대에 용케도 죽지 않고 어쩌다 이곳까지 흘러 왔다니….. “
진에게는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 말이었지만, 상상도 못할 가공스런 무기들이 존재하는 곳에서 살다 온 진이 함백에게는 더욱 더 신기하고 놀라울 뿐이었었다.
“ 너무 가공스러우니깐 오히려 전쟁이 안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자칫, 잘못하다간 핵으로 인해 말 그대로 인류의 종말이 올 수도 있으니깐요. 그 만큼, 핵이란 것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최고의 걸작품이자 가장 최악의 무기입니다. 물론, 핵보다도 더 파괴적이고 가공스러운 무기인 수소폭탄이라든지, 중성자탄이라든지 하는 게 존재하긴 합니다만, 솔직히 이러한 것들은 어떤 면에서는 핵보다는 낫습니다. 핵에 비한다면 방사능에 의한 오염이 거의 없으니깐요. 핵 자체도 무섭지만, 핵이 폭발하면서 발생하는 방사능 또한 무척이나 치명적이고도 무서운 것이거든요. 이 방사능에 노출되면 수명이 단축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2세를 갖는다 하더라도 기형아가 태어날 확률이 90%에 달합니다. 또한, 방사능에 오염된 지역은 적게도 반 백년에서 길게는 몇 백년 동안 동, 식물이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 되고 맙니다. 그 정도로 무섭고도 치명적인 것입니다. 에… 방사능이란 것은 핵이 분열, 반응하여 폭발할 때 생기는 것으로써… 그러니깐…..저도 잘, 모르지만, 쉽게 설명한다면….. 아! 화약 있죠? 화약이 탈 때 나오는 연기나 냄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그 외, 사회, 문화, 종교, 철학, 생활 양식 등등 자기도 기본적인 것만 알 뿐이라면서 진이 자세히 설명해 주었지만, 그 기본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함백에게는 커다란 놀라움과 충격으로 다가왔다.
“ 혹, 강호에 나가더라도 자네가 미래에서 왔다는 것을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좋을 걸세. 사람 하나로 인하여 미래가 바뀐다면 얼마나 바뀌겠느냐 하겠지만, 그것도 나름일세. 당대에 현존하는 아주 뛰어난 인물이라면야 좋은 쪽이든 나쁜 족이든 길어야, 십 년내지 반 백년 밖에 영향을 안 줄 걸세.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크나큰 영향일 테지만 말일세. 하지만, 자네처럼…. 백 년을 한 세기라 했나? 한 세기도 아니고 자그마치, 몇 세기를 뛰어 넘은 사람이 과거에 왔다면, 힘과 권력이 충분한 조직이나 한 나라가 자네를 손에 넣게 된다면, 미래는 크게 뒤바뀔 걸세. 아니, 미래뿐만 아니라 앞으로부터가 달라져도 크게 달라지겠지. 그러니, 자네는 매사에 조심하는 게 좋을 걸세. 설혹, 이 산장 내라 하더라도 나나 아들 내외 외에는 그 누구에도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어찌 보면 자네는, 더할 나위 없는 무가지보나 마찬가지 일세. 자네를 손에 넣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뒤흔들 수 있을 만큼 말일세. 그 만큼, 자네는 자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소중한 존재일세. “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진은 무척 곤란해 했었다.
“ 그 점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르신. 하지만,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더더욱 혼란스럽습니다.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시간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항상 화두가 되었던 것이 ‘과연 시간 여행이 가능한 것인가’ 하는 것과 ‘과연 현재나 미래에서 과거로 시간 이동을 해서 역사를 바꾸는 게 가능한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
진은 잠시 말을 끊고 얘길 계속 해도 될지 몰라, 함백을 바라 보았었고, 함백은 알아 듣던 못알아 듣던, 진이 하는 얘기는 너무나 흥미로웠었기에, 계속하라고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었다.
“ 그 수많은 이론 중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이, 시간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바탕으로 처음엔, 역사를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때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서 역사를 유리하게 바꿔버리는 소설이 유행하기도 했었구요. 하지만, 연구가 진행되고 점차적으로 새로운 이론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이 이론은 사장되어갔고, 대신에 새로이 대두된 것 중에서 널리 알려진 것이 초끈(우주끈) 이론과 타임패러독스 이론입니다.
이 중 초끈 이론은 물질을 이루고 있는 궁극의 입자를 점이 아닌 끈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 이론으로…. 저도 대충 주워들은 지식이라…. 암튼, 이 이론을 바탕으로, 우주는 하나가 아닌 무수히 많은 우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나의 끈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해도, 그 과거가 자신이 알고 있는 과거라 할지라도 현재의 우주와는 별개의 우주 즉, 전혀 다른 세계일 수도 있으며, 그래서 역사를 바꾸든 뭘 하든 하더라도 현재의 자신이 있는 세계관은 바뀌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이와는 달리 타임패러독스는 같은 시대, 같은 공간 내에서 동일 인물이 존재할 수 없으며,서로가 서로를 발견하게 되는 순간, 어느 한쪽이 사라지거나, 양쪽 다 사라져, 아예 존재 자체부터가 소멸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슨 짓을 해서든 역사를 바꾸려 한다 해도 절대로 바꿀 수 없으며, 오히려 더욱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시간보호설과 평행우주론 때문인데……..
예를 들어, 현재 갑이라는 인물 때문에 지구가 큰 위기에 처해 있어, 과거로 가서 갑이라는 인물을 죽이고자 해도 무수한 이유로 인하여 그를 죽일 수 없으며, 설혹 그를 죽인다 하더라도 갑과 같은 제2, 제3의 인물이 지구 어디에선가 태어나 지구를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것은 똑같으며, 오히려 더욱 더 큰 위기를 불러 온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든다면, 지금 현재의 내가 5분이나 10분 전의 과거로 돌아가서 과거의 ‘나’를 죽인다고 했을 때,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를 무슨 이유로든 절대로 죽일 수 없게 됩니다. 과거의 나가 죽으면 현재의 나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시간보호설입니다.
평행 우주론은 타임패러독스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현재의 나가 과거의 나를 죽인다 가정했을 때, 그 순간을 분기점으로 하여 현재의 나가 살고 있는 곳과 다른 차원이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현재의 나가 살고 있던 차원과는 분리가 되므로, 차원 이동을 하지 않고는 현재의 나가 살고 있던 차원으로는 돌아갈 수가 없게 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여기서 다시 과거로 시간 이동을 하여 과거의 나를 죽이지 않는다면 현재의 나가 존재하던 시공간으로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이론을 토대로 그렇다, 그렇게 될 것이다 뿐이지, 실제는 어떨지 모릅니다. 그 누구도 시간 여행을 해보지도 못했을 뿐더러, 제가 살던 시대의 과학력이라 하더라도 타임머신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었으니까요.
아! 말하다 보니, 왠지 전혀 엉뚱한 얘기만 늘어놓은 것 같아 죄송합니다, 어르신. 말하려던 게 이런 것이 아니었었는데…. 하하….! “
“ 아니야, 아니야. 아주 흥미롭고도 신기한 얘기였다네. 자네에겐 평범한 것일지라도 듣고 있는 나에게는 무척이나 경이롭고도 신기한 것들일세. “
“ 그렇습니까? 암튼, 그런 것들과 맞물려서 제가 도대체 뭘 해야 할지 아직도 고민 중이라는 겁니다, 어르신.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우유부단하다고 봐야 겠죠. 일주일이나 지났는데도 아직도 갈피를 못잡고 있으니……. “
그러고도 더 일주일이 지났을 때, 함백이 지나가는 어투로 넌지시 말을 꺼내었었다.
“ 아직도 고민 중인가? 그렇게 너무 우유부단했다간 평생 여자를 못사귈지도 모른다네, 허허허허! 농담이고…. 어떤가? 무공이라도 한 번 배워 봄이…….? “
“ 무…공을 요? “
“ 그렇다네. 생각이 너무 많으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법일세. 그럴 때는 그저 아무 생각이 안날 때까지 몸을 혹사시켜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세. 물론, 너무 지나치면 독이 되겠지만 말이야. 하지만, 잡생각을 떨쳐 내기 위해서는 몸을 움직여 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네. 아무 생각이 안날 때 까지 몸을 움직이다 보면, 기분이 차분히 가라앉으면서 자네가 하고자 하는 일이 머릿속에 떠오르게 될 걸세. “
그래서 진은 함백에게 무공을 배우게 되었고, 지금 이렇게 마보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식으로 구배지례를 올리고 사사받는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무림에 널리 퍼져 있어 무림인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어느 정도 널리 알려져 있는, 보법의 기본이라는 ‘삼재보법’ 과 천, 지, 인 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실상은 가로베기, 세로베기, 그리고 찌르기로 이루어져 있는 ‘삼재검법’, 그리고 아주 기초적인 토납법을 가르침 받고 있는 것에 불과했다.
“ 하지만, 무의 모든 기본은 하체! 그 어떤 신공이기라 할지라도 그 힘은 튼튼한 하체에서 나오는 것일세. 그리고, 하체 힘을 기르는 데에는 마보 자세 만큼 아주 좋은 것은 없지.
전에도 말했지만, 자네의 몸은 이미 완벽에 가까우리만치 완성되어 있는 몸일세. 하지만, 무에 대한 것은 기본적인 지식조차 없지. 뼈대는 갖춰져 있대, 외양은 아직 형태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라는 말일세. 나도 자네와 같은 경우는 처음 보는 거라 흥미롭긴 하지만, 그래도 모든 무술의 기본은 기초에 있다네. 그 기초를 튼튼히 하지 않는 한 큰 발전을 보기는 힘들 걸세. 다행이, 자네의 몸은 갖춰져 있으니, 기초부터 튼튼히 쌓아간다면 빠른 시일 내에 아주 큰 성과를 볼 수 있을 거라고 난 생각한다네. “
무림은 물론, 일반에까지 널리 퍼져 있다고는 하지만, 귀동냥을 하거나 눈으로 얼핏 훔쳐 보아서 혼자 공부하는 거하고, 스승을 두고 가르침을 받는 거하고는 천지차이다. 비록, 서로 사제지간의 연을 맺지도 않았고, 무공도 널리 알려진 그렇고 그런 무공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함백의 가르침이 낮은 것은 아니었다. 누가 뭐라 해도 함백은 사선 중의 하나인 의선일 뿐만 아니라, 무공에 대한 깨우침 또한 결코 낮은 것이 아니었다.
어찌 보면, 진이 무를 익히는 데 있어서 함백의 가르침을 받는다는 것은 그에게 기연이라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함백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진의 공부는 생각보다 진도가 나아가지 않았다. 그가 생각했던 대로라면, 지금쯤이면 진은 한 시진 이상 마보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더라도 끄떡 없었어야 했으며, 삼재검법 또한 어느 정도 틀은 다듬어져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마보 자세는 반 시진도 못가서 흔들리기 일쑤였고, 삼재검법은 기초는 커녕 자세마저도 위태하기 짝이 없었다.
‘ 왜 그런 걸까…..? ‘
곰곰히 생각하던 함백은 이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달았다.
‘ 그의 마음을 생각지 못했었구나. 이런이런…나도 늙었나 보군. ‘
현재 진의 상황을 전혀 생각지 못하고, 함백은 자기도 모르게 그저 뼈대가 튼튼하니 기초만 잘 전수해 주면 진도가 팍팍 나갈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해 버렸다. 무릇, 무엇이든지 본인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진도를 볼 수가 있는 법이다.
함백의 이런 생각은 반만 맞은 것이었다. 나머지 반은 진이 아직도 무공에 대해 회의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눈앞에서 함백의 신위를 목격한 바 있긴 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었다. 너무나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었기에, 눈 앞에서 강기라든지 하는 것을 목도하지 못한 진에게 있어서, 무공은 여전히 머나먼 세상의 이야기일 뿐, 피부에 직접적으로 와 닿질 않았다.
함백의 신위를 목격하고 그에게 경외의 마음을 품긴 했지만, 그건 순전히 함백에 한해서였지, 무공에 대한 열의나 열망을 품은 것은 아니었다.
‘ 검강이니, 수강이니 하는 것들은 과대포장하길 좋아하는 중국인들이나 작가들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산물일 뿐. 아마도 검기가 한계일 거야. ‘
지난 일주일 동안 무공수련을 하면서도 진이 무공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이었다. 그러니, 수련이 진척될 리 만무했다.
“ 그만하고 이리 좀 와보게나. “
함백이 부르는 소리에, 진은 마보 자세를 풀고는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 자, 내 손을 유심히 잘 보게나. “
함백은 진의 눈 높이까지 오른손을 들어 올리고는, 손끝에 천천히 공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 ………!! “
유심히 함백의 손을 지켜보던 진은 이내 자신의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 너무도 놀라고 말았다. 처음엔 아무 변화도 없던 함백의 손끝에서 푸른 연기가 피어 오른다 싶더니만, 이내 30cm 정도의 푸른 빛이 형성되어 버린 것이다. 시리면서도 청명한 푸른 빛은 아름답기까지 했으며, 마치 스타워즈에서 나오는 광선검을 눈 앞에서 직접 보는 듯했다.
“ 어, 어르신! 이, 이건……..?! “
“ 이게 바로 ‘강기’ 라는 것이네. “
“ 이, 이것이….. 강기…..?! 아아………!! “
‘ 자그마한 일도 과대포장하길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만들어낸 얘기이거나, 작가들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산물이라 여겼었는데…… ‘
반투명하게 함백의 손을 뒤덮은 시리면서도 청명한 푸른 강기는, 진에게 너무나도 진한 감동으로 다가와, 진은 자신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가 살며시 손을 데보려 했다. 진의 행동에 깜짝 놀란 함백이 얼른 손을 치우며 말했다.
“ 이런, 이런…..! 조심하게나. 이래 보여도 강기란 세상 그 무엇보다도 예리하면서도 파괴적인 것일세. 자네가 말한 그 총이나 미사일에 비할 바는 못될지라도, 무심코 손대려 하다가는 손이 절단나고 만다네. “
“ 아……! “
하지만, 그래도 진은 강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었다.
“ 보는 것은… 괜찮겠죠? “
“ 조심만 한다면 말일세. “
함백은 진이 자세히 볼 수 있도록 조심스레 오른 손을 진의 눈 앞에 들이대 주었다.
“ 아……..! “
감동에 찬 눈으로 푸르른 강기를 바라보던 진은 문득, 강기의 표면에서 뭔가 아주 미세한 입자 같은 것들이 있는 걸 발견하고는 신기해졌다.
‘ 어라….?! ‘
좀 더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살펴본 진은 그것이 강기를 이루고 있는 일종의 극미립자임을깨달았다. 그 뿐 아니라, 아주 빠른 속도로 회전운동을 하면서 서로 부딪치고 진동하면서 푸른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 강기가 이렇게 이루어진 것이었다니….. 그렇다면 ‘기’ 자체도 아주 미세한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일까….? “
진은 기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신기하면서도 놀라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 자신이 먼지보다도 작기까지한 입자를 봤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 어라….?! 몸도 달라지더니, 시력까지 달라졌나….? ‘
평소라면 볼 수 없었을 것을 함백이 손수 손에 강기를 형성해 직접 진의 눈 앞에서 보여줬기에 진이 볼 수 있었던 것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 만큼 진의 시력 또한 좋아졌다고 봐야 했다.
‘ 음… 뭐, 좋은 게 좋은 거라구, 안경 쓰던 시절보다야 나으니깐 대충 넘어가자. ‘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 보던 함백은 나직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 혹자는 내공심법에 따라 강기의 색이 결정된다고도 하고, 또 어떤 혹자는 내공의 정순함에 따라 강기의 색이 푸, 청, 흰, 황, 노, 주, 붉 등 일곱 가지의 색으로 구분 지어 놓고 푸른 빛을 띨수록 내공이 정순하다고 논하고 있긴 하네만, 어느 쪽이 옳다 틀리다 할 수가 없다네. 실제로, 내공이 정순할수록 강기의 색이 푸른 빛을 띠우기는 하지만, 내공심법에 따라서도 강기의 색이 달라지기 때문일세. 그 예로 화산파의 자하신공과 소림사의 금강반야신공, 서장 포달랍궁의 혈불미륵신공, 북해빙궁의 빙백신공, 장백파의 금단선공 등등을 들 수 있다네. “
화산파의 자하신공이나 소림사의 금강반야신공, 북해빙궁의 빙백신공 등은 무협지를 꽤나 탐독한 진으로서도 익숙한 것들이었다. 거의 모든 무협지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파이기도 하거니와, 그 내공의 특성으로 인하여 각기 자하강기나, 금강보리수, 금강반야신장 등 ‘금강’ 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무공이 꽤나 등장했었기 때문이었다.
“ 그리고 이건………. “
함백은 잠시 말을 끊고 벽에 세워 둔 검을 향해 손을 뻗었다.
“ 아………! “
진은 다시 한 번 눈 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에 넋을 잃었다. 그의 검 수련을 위해서 함백이 직접 건네주었었던 검이었다.
난생 처음 검을 만져 보게 된 진은 묘한 감동을 느꼈었고,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검신을 처음 보았을 땐, 조금은 두려웠었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를 손에 들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었기 때문이었다.
그 검이 뭔가에 이끌리듯 휘리릭~~! 날아오더니, 착~! 함백의 손에 안착했다.
“ 이게 허공섭물 또는 격공섭물이라고 불리는 기술이라네. 적어도 일갑자 이상의 내공과 기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만 펼칠 수 있는 기술이지. 그리고 이것이…… “
푸르스름한 빛을 띤 검신이 검집에서 빠져 나와 살짝 하늘을 향하더니만, 이내 30cm 정도의 푸른 빛의 기둥이 형성되었다.
“ …..바로 검강이라네. 손으로 펼치면 수강이요, 검으로 펼치면 검강이 된다네. 이 강기에 의해 잘리지 않는 물체는 세상천지에 없다네. 그 단단하다는 금강석도 강기로는 무 썰 듯 할 수 있다네.
가끔 이야기꾼들이나, 사서들이 강기로도 만년한옥이니 뭐니 하는 것들에는 흠집 하나 낼 수 없다고 하지만, 그거야 말로 무지한 자들이 떠들어 대는 얘기일세.
‘강기’ 라는 것은 단순한 기의 집합체가 아닐세. 정, 기, 신 삼위일체의 결정체가 바로 ‘강기’ 라네. 신을 세우고, 기를 깨닫고 정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만 비로소 ‘강기’ 라는 것을 형성할 수가 있다네. 내공이 높다고 해서 강기를 형성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는 얘기지. 가끔, 내공이 높은 이가 손이나 검에서 강기를 발출해 내서 자신도 강기를 쓸 수 있다고 으스대기도 하지만, 그건 터무니 없는 착각이네. 그건 강기가 아니라 단순히, 기가 뭉쳐서 형성된 것일 뿐일세. 그걸론, 나무나 바위를 자를 순 있어도 쇠붙이를 자를 순 없다네. 고작해야 흠집이나 밸 수 있을 뿐이지.
간혹, 아주 드물게 명사의 가르침을 받은 천재 중의 천재가 있어 강기를 구사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신과 정이 어느 정도 단련되어 있지 않는 한, 강기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반각도 안 될 뿐더러, 오히려 자칫 몸에 해가 될 수도 있다네. 하지만…. “
함백은 몸을 돌려 진을 바라보았다.
“ 자네는 다르다네. 자네의 신은 이미 완성되어 있고, 내공 또한 이 내가 상상할 수 조차 없으리만치 거대하기 짝이 없다네. 무인에게 있어 신이 완성되어 있고, 내공 또한 강대하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축복!! 알겠는가? 자네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자네가 발전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얘길세. 강기의 결정체이자 완성형이라는 ‘강환’ 은 물론이요, 저 일황조차 넘지 못했다는 생사경의 문턱을 자네라면 이룰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말일세. “
“ …………..!! “
하지만, 진은 도무지 실감이 나질 않았다. 몸이 달라진 것까지는 인정하겠는데,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내공이 있다니…. 그건, 도무지 실감나지 않는 얘기였다.
“ 하지만, 어르신. 제 몸이 달라진 것은 알겠지만, 어마어마한 내공이 있다는 얘기는 도무지… “
“ 허허….! 믿기지 않는가? “
“ 솔직히… 그렇습니다. “
“ 토납법은 꾸준히 하고 있는가? “
“ 그게………. “
함백의 그 질문에 진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솔직히, 토납법을 배운 이후로 가끔 떠오를 때마 행하고 있을 뿐이지, 규칙적으로 실행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허허…..! 그렇군. 무공과는 거리가 먼 세상이라고 했었지. “
그제서야 함백은 진의 공부가 진척이 없었던 것이 완전히 이해가 되었다. 그 동안 무공에 대한 실체적인 체감을 경험해 보지 못했던 탓에, 무공이란 것을 믿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리라. 만약, 자신이 좀 전에 눈 앞에서 강기를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진은 앞으로도 무공이란 것을 믿지 못했을지도 몰랐다.
“ 하지만, 자네의 몸엔 분명 거대하기 그지 없는 내공이 있다네. “
함백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자신에게 거짓을 말할 분도 아닐 뿐더러, 그로 인해 얻을 이익 또한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 내공이라……. “
진은 나직히 중얼거리며 생각에 잠겨 들었다. 아직도 좀처럼 실감나진 않았지만, 함백이 눈 앞에서 보여준 수강과 검강은 너무나도 진의 뇌리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p.s : 에.. 너무나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무공과 중국 진, 송, 명, 원, 청 시대의 지도를 찾는 답시고
그냥 늦장을 부렸습니다... ㅜ.ㅜ
그리고, 중국의 결혼과 여자의 성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써 댄 점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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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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