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목연연 (?) 함연연 (?) ( 2 )
‘ 솔직히 말하자면 두렵소. 당신이 나의 아이를 낳는다면, 소소는 제쳐두고 그 아이만 편애할까 두렵소. 그래서 그런 거요. ‘
생각해 보면 진즉에 그의 아이를 낳았어야 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그의 아이를 낳았어도 함연이 그의 아이와 똑같이 소소를 대할 것임을 알면서도, 겉으로는 함연의 그 말에 수긍하는 척 하면서 넘어가 버렸다. 이 얼마나 못된 여자란 말인가?! 아마, 죽어서도 자신의 영혼은 편안히 쉬지 못하고 고통받을 것이다.
‘ 그래도……… ‘
너무나도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그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었다. 언제나 자신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셨던 시아버지에게 손주나 손녀를 안겨드리고 싶었다.
‘ 기왕이면 아들 하나, 딸 하나면 괜찮겠지? 그이두 좋아할테고. ‘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함연연은 왠지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혔다.
“ 가주~! 내 들어가겠네. “
때마침 함백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낯선 사내와 함께 들어왔다. 6척 정도 되어보이는 훤칠한 키의 사내로, 보기에도 체격이 다부져 보였다. 저 사내가 아마도 그 사내이리라.
함연은 배필(배끼기)하던 것을 멈추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에 놓인 식탁으로 함백과 사내를 인도했고, 함연연은 서둘러 주방쪽으로 사라졌다. 미리 준비해 놓은 음식을 차리기 위해서였다. 함연연은 하녀 한 명과 함께 손수 음식을 날라 식탁 위에 차리기 시작했다.
‘ 헐…. 이렇게나 가짓수가 많다니…. ‘
진은 식탁위에 차려진 가짓수를 보고는 놀랐다. 보기에도 10여가지가 훨 넘었는데, 그 중 아는 음식이라곤 두부로 만든 마파두부와 만두국 비슷하게 생긴 완탕슬 딱 두가지였다. 그 외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음식들이었다.
“ 자… 들게나. 자네도 어여 드세. 입맛에 맞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먹어야 고민이든 뭐든 할 힘이 생긴다네. “
“ 네, 어르신. “
진은 함백외에 왠지 기품있어 보이는 중년인과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여인에게 감사의 의미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이것저것 조금씩 음식을 맛보기 시작했다.
“ 인상은 나빠 보이지 않는군요, 가가. “
“ 음. 나도 그렇게 느꼈소. “
함연과 함연연은 진의 첫 인상이 마음에 들었다.
“ 동방에서 왔다 하였는데, 무슨 일로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요, 아버지? “
“ 그게…..말이다….. 흠. “
함연의 질문에, 함백은 잠시 식사를 멈추고 진에게 들었던 얘기를 해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도저히 믿기지 않은 판이라, 어디서부터 얘기를 꺼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생각난 게 딱 한마디였다.
“ 미래의 동방에서 왔다더구나. “
“ …네?! “
“ ….!! “
함연과 함연연은 자신들이 잘못 들은 건 아닌가 싶어 함백을 바라보았다.
“ 나도 믿기지 않지만, 말하는 것이나 그가 사물에 대해 묘사하는 것을 들어봤는데, 거짓을 말하는 것 같진 않더구나. “
“ 그럴수가……?! “
“ 세상에………?! “
함연과 함연연은 놀란 눈으로 진을 바라보았다. 둘의 시선에 진은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중국말로 서로 뭐라 하는 것이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놀란 눈으로 자신을 보는 것이 왠지 자신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듯 했다.
“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군요. 심성은 바른 듯하고 두 눈은 심유한데다 맑은 것을 보면, 정신 또한 바르다는 뜻인데…….. “
함연과 함연연은 이 믿기지 않는 놀라운 사실에, 결국 식사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함백과 ‘진’ 이란 사내가 어느 정도 배를 채운 후, 상을 물리고 함연이 차를 내왔다.
하지만, 함연과 함연연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 시선으로 진을 바라보았다.
‘ 하….. ‘
진은 이 자리가 조금은 불편했다. 외성적인 성격이었다면 말은 안통해도, 그래도 방긋방긋 웃으면서 뭔가 해보기라도 했을 테지만, 내성적인 성격에 사람 사귀는 재주는 영 꽝인 그에게 있어서 지금 이 자리는 가시방석에 앉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말이 통하는 함백이 있기에 다행이었다.
“ 그 전에, 진, 자네한테 해 줄 말이 있네. “
함백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진을 보며 입을 열었다.
“ 말씀하시지요, 어르신.
“ 자네가 정신을 잃고 있는 사이에, 아마도 무의식적이겠지만, 자넨 인세에 다시 없을 영약을 먹은 것 같네. 그로 인하여 자네의 몸은 보시다시피 지금처럼 됐지만, 그 전에 영약의 부작용으로 자네의 몸에 화가 온 듯 하네. 그런 자네를 우연히 내 손녀가 치료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자네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손녀는 자네로 인하여 다시 없을 기연을 얻었고 말이네. 자네를 치료하는 도중이었다고는 하나, 은혜를 입은 것은 사실! 뭔가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말하게나. 내 최대한 노력하여 들어줄 것이네. “
“ …잠시만요, 어르신. 지금 제가 영약을 먹었다고 말씀하셨습니까?
“ 그런 듯 하네. 그것도 인세에 다시 없을 영약인 듯 하네. “
“ 영약이라 ………… “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뭘 먹은 기억은 없었다. 설혹, 그렇다 하더라도 은혜를 입었다면 자신이 입은 것이지, 손녀라는 사람이 입은 것은 아니다.
“ 어르신. 아무리 생각해도 영약을 먹은 기억이 없는 듯 합니다. 설혹, 그렇다 하더라도 오히려 은혜를 입은 것은 저입니다. 손녀분이 제 목숨을 살려줬으니 말입니다. “
“ 의원이 사람 목숨을 살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그걸 은혜라 생각한다면 의원이라 할 수 없는 일! 더군다나, 자네로 인하여 기연을 얻었으니, 은혜를 갚는 거야 당연한 거 아닌가?! “
“ 의원이 사람 목숨을 살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하더라도, 제 목숨을 구해주었으니 응당 제가 은혜를 입은 것입니다. 또한, 저로 인하여 손녀분께서 기연을 얻었다 하시는데, 이런 말 하긴 쑥쓰럽지만, 그건 제가 아니라 하늘이 손녀분에게 준 기연이지 싶습니다. 제가 한 것도 없는데, 제 목숨을 살리기 위해 치료하던 중 우연찮게 얻은 것인데, 그걸 가지고 은혜를 입었다고 하는 것은 왠지 좀 억지가 아닌 듯 싶습니다. “
진은 그렇게 말하고도 쑥쓰러워서 뒷머리를 긁적였다.
“ 그거야 자네 생각이고. 손녀가 자네로 인하여 기연을 얻은 것은 사실이잖은가! 우리에겐 우리만의 사고 방식이 있다네. 더군다나, 나는 물론 내 손녀도 무인일세. 무인에게 기연은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커다란 축복이라네. 그런 커다란 은혜를 입었는데, 우리보고 모른체 하란 건가?! 그럴 수는 없는 일이네. 그렇게 된다면, 세상 사람들은 물론, 하늘이 우릴 벌할 것이네. “
아무래도 노인의 말대로 사고방식의 차이인거 같았다. 하지만, 곤란한 건 곤란한 거였다.
“ 하하….. 그래도, 어르신… “
“ 자네, 지금 당장 갈데라도 있나? “
뭔가 재차 말하려던 진에게 함백이 뭔가 생각난 듯 짓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 ………….!! “
갈 데가 있을 리가 없다. 지금 당장 뭘 해야할 지도 모르는 판인데 말이다. 진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 것보게. 너무 어려워 말게나. 내 조용한 곳을 마련해 두었으니, 거기서 쉬면서 장차 무얼 할 것인지 차분히 생각해 보게나. 지금 당장 자네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인 듯 싶은데, 아닌가? “
“ …………. “
함백의 말이 옳다. 지금 당장 오갈데 없는 자신에게 있어서 이곳은 좋은 휴식처이자 쉼터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 조용한 곳에서 지내다 보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차차 생각나게될 걸세. 그때까지는 1년이든 10년이든 내 집이다 생각하고 편히 지내도록 하게나. 그러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나나 내 아들놈에게 무엇이든 말하게나. 최대한 노력하여 다 들어주도록 할 테니 말이네. 그래도 정 떠오르지 않는 다면 중원을 여행해 보는 것은 어떻겠나? 내 그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최대한 노력하여 다 구비해 줌세. “
“ ………생각해 보겠습니다, 어르신. “
진이 수긍한 듯 하자, 함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아들을 바라보았다.
“ 가주! 이 사내에 대한 일이 무림에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할걸세. 우리 산장이 피해를 입는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20년 전의 혈교지겁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커다란 피바람이 불어올지도 모르는 일이네. “
함백의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믿든 믿지 않든 간에,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무림이 진동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넘쳤다. 권력과 자금이 충분히 갖춰진 조직이라면 진을 이용하여 자칫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함연은 그 사실을 깨닫고는 아주 진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 명심하겠습니다, 아버지. “
“ 그래, 별채는 준비되었는가? “
“ 그렇잖아도 가장 안쪽에 위치한 곳에 거처를 마련해 두었었는데, 다행이군요. 지금쯤이면 모든 준비가 끝났을 겁니다. “
성수 산장은 산을 등지고 ‘ㄷ’ 자 형태로 자리하고 있었다. 원래는 장원이라 할 것도 없이 그저 환자를 보는 곳과 거주하는 곳 등, 집 두 채만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던 것이 무림과 일반인에게 함백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면서부터, 그를 추종하는 의원들과 그에게 치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자연, 환자를 돌볼 곳이 부족해 지고 또 의술을 배우고자 그의 곁에서 머물기를 원하는 의원들이 늘어나면서부터 한 채, 두 채 늘려가던 것이 지금의 ‘성수산장’ 을 만든 것이었다.
그 성수산장에서, 맨 앞에 위치한 가옥들이 환자들을 위한 곳이고, 그 뒤에 위치한 가옥들이 의원들과 그 가족들이 거주하는 곳이었고, 세 번째로 위치한 가옥들이 별채와 함백이 보름마다 한 번씩 의원들에게 의술을 강론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부터도 좀 외따로 떨어져 있는, 산 바로 아래에 자리한 장원이 바로 함백과, 함백의 아들 내외와 손녀, 그리고 하인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이곳이 바로 진정한 세가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 위치한 별채는 함백이 자신의 절친한 친우들과 세가의 친지들을 위해 마련한 곳으로, 팔대세가의 가주나 구대문파의 장문인이라 하더라도 함백이 특별히 허락하지 않는 한, 머물 수 없는 곳이었다. 그 별채 중에서도 가장 안쪽에 자리한 별채에다 함연은 진의 거처를 마련해 놓았다. 그 만큼, 진에게 최선과 정성을 다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 잘했소이다, 가주. “
함백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아들을 칭찬했다.
“ 그럼 한 번 가 봅시다. 자네도 일어나게. 내 자네가 머물 곳을 일러줌세. 조용하니, 지내기에는 딱 좋은 곳일세. 아마, 자네 마음에도 들 걸세. “
함백의 말대로 방은 진의 마음에 쏙 들었다. 벽면 한쪽엔 멋들어진 병풍과 ‘시’ 인 듯한 서적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탁자엔 자그마한 분재가 놓여 있었다. 창문은 여닫이 식으로 좌우로 열려 있었는데. 그 창문 뒤로 수려한 경치가 펼쳐져 있었다. 침대도 목조침대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푹신푹신했다.
“ 너무 좋아 오히려 죄송할 따름입니다, 어르신. “
진은 너무 과한 거 같아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 허허…! 누누이 말하지만, 신경 쓰지 말고 그저 내 집이다 생각하고 편히 지내게. “
함백은 그 외 여러가지 것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준 다음, 아들 내외와 함께 진을 남겨두고 갔다.
“ 볼수록 괜찮은 사람이더군요. “
진이 별채에서 지내게 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 동안 알게 모르게 진을 돌보면서 지켜 본 함연연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이 마음에 들었다. 자신이 찾아갈 때마다 쑥쓰러워 하면서도 공손히 대해줬고, 특히나 하인들에게도 공손히 대했다. 보통은 이것저것 시키면서 부려먹을텐데, 진이란 사내는 오히려 시중 받는 것을 어려워 하고 있었다.
사실, 말이 하인이지, 모두가 다 가족 같은 사람들이었다. 자신이 함연과 혼인할 때도, 이 사람들은 진심으로 자신을 축복해 주었었다. 홀로인 몸이라 외부에 알릴 사람도 없었고, 일부러 알리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성대한 혼인식이었었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오히려 공손히 대해 주니, 진이 마음에 안들래야 안들 수가 없었다. 특히, 요즘은 진즉에 딸 하나를 더 낳을 것을…. 하는 후회를 자주 하곤 했다.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늦지는 않으리라. 자신은 아직 한창 때요, 아이를 열 명이라도 낳을 수 있었다. 그 아이가 예쁘게 자라고, 만약 그때까지도 진이란 사람이 혼자인 상태로 곁에 남아 있다가 둘이 눈이 맞는다면 말이다.
‘ 피식~! ‘
또 자신이 욕심을 부렸나 보다. 함연연은 속으로 피식 웃고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 가가! 아버님도 진이란 사람이 마음에 들었나 봐요. 의서를 집필하신다더니, 옆 방에 머무시면서 그 사람과 종일 얘기를 나누시더군요. “
“ 음… 나도 듣고 있었소. “
“ 그리고…… “
뭔가를 더 얘기하려던 함연연은 입을 다물고는 남편을 바라보았다.
“ 그리고 또 뭐요 ? “
함연이 웃으며 물었지만, 그 동안 함연연은 알게 모르게 함연의 행동 하나 하나 다 알고 있었다. 지금도 밝게 웃으면서 묻고 있지만, 함연연은 그의 얼굴에서 고민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었다.
“ 말씀해 보세요. “
“ …………. “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며 차분한 어조로 말하는 함연연의 모습에, 함연은 부인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 품 안에서 서찰을 꺼내어 말없이 건네주었다.
서찰을 건네 받은 함연연은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서찰을 읽어 내려갔다.
[ 친우여! 20여 년전에 자네가 보내준 서찰을 이제야 읽게 되었다네. 허허…. 어찌 이런 일이… 나도 자네가 고백해 주었기에, 자네가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네. 하지만, 자네는 깨끗이 단념했다면서 우리의 행복을 빌어주지 않았었던가?! 그런 자네가 어찌하여 그녀와 혼인을 하였단 말인가?!
자네가 정말 내 친우가 맞는가?! 어찌 자네가 우리가 파혼하자마자 그녀를 아내로 삼을 수가 있단 말인가?! 어찌 자네가!!!!!!!!!!
내가, 내가 20년 동안 폐관수련을 하면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하나!! 탈명십삼검을 대성하면 그녀를 데려올 수 있다는 일념 하나뿐이었었네! 그 일념 하나만으로 20년의 세월을 버텨온 것인데, 자네가 그런 나의 꿈을 망치다니…….!!
난…! 난 도저히 믿을 수가 없네. 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기 전까진!!
사흘 안에 자네를 찾아가겠네. 그래서 내 두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고야 말 것이네!
만약… 만에 하나 그렇다 하더라도!!
자네가 연매를 강제로 취했다거나, 연매가 나에 대한 사랑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면!!
난….. 무력을 써서라도 자네에게서 연매를 데려오고야 말겠네.
탈명십삼검을 대성한 이상 자네는 아니, 세상엔 더 이상 내 적수는 없다네. 그것이 설령 일황이라 하더라도 말이네! ]
서찰을 다 읽은 함연연은 가만히 서찰을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자신을 잊은 줄 알았던 옛 정인이 오직 자신을 만나기 위해 20년 동안 폐관수련을 하고 있었다니…..!! 자신을 아직도 사랑하고 있었다니……. 너무나 기쁘고 감동스러웠다. 더군다나, 자신이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다면, 무력을 써서라도 자신을 데려가기까지 한다고 했다. 그렇게 된다면……….
다시 그와 하나가 될 수 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였다. 더불어 그와 나눴던 그 뜨거운 성교들이 뇌리에 되살아나면서 온 몸이 뜨거워지고 보지가 살짝 젖기까지 했다.
‘ 아……….! ‘
묻어 두었던 감정들까지 되살아 나면서 더욱더 함연연의 가슴을 두근거리고 설레이게 만들었다.
p.s : 그 동안 애타게 기다리며 즐겨 봤던 춘풍님의 "애모"가 연재 중단이라니....
그 동안 춘풍님의 작품을 즐겨 읽었던 저로써는 씁쓸하기 그지 없습니다.
"무한상상" 도 연재하다가 중단되어서 조아라에서 간신히 찾아서 읽었었는데,
거기서도 중단중........... ㅠ.ㅠ
소라를 찾는 낙(락)이 하나 사라져서 기분이 좀 그렇습니다.
(퍽~! 손운동이나 하러 찾아오는 주제에 이런 글까지 남기다니, 죽어랏! 퍽! 퍽! 퍽! )
........... 무지 아픕니다... ㅠ.ㅠ
그냥 주절주절 넋두리였습니다.
(퍽~! 분량이 짧은 거 같아서 그런 거잖아~~!! 퍽! 퍽! 퍼벅~!! )
헉~! 들켰다!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그럼 전 더 얻어맞기 전에 이만 후다닥~~~~~~~~~!!
‘ 솔직히 말하자면 두렵소. 당신이 나의 아이를 낳는다면, 소소는 제쳐두고 그 아이만 편애할까 두렵소. 그래서 그런 거요. ‘
생각해 보면 진즉에 그의 아이를 낳았어야 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그의 아이를 낳았어도 함연이 그의 아이와 똑같이 소소를 대할 것임을 알면서도, 겉으로는 함연의 그 말에 수긍하는 척 하면서 넘어가 버렸다. 이 얼마나 못된 여자란 말인가?! 아마, 죽어서도 자신의 영혼은 편안히 쉬지 못하고 고통받을 것이다.
‘ 그래도……… ‘
너무나도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그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었다. 언제나 자신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셨던 시아버지에게 손주나 손녀를 안겨드리고 싶었다.
‘ 기왕이면 아들 하나, 딸 하나면 괜찮겠지? 그이두 좋아할테고. ‘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함연연은 왠지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혔다.
“ 가주~! 내 들어가겠네. “
때마침 함백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낯선 사내와 함께 들어왔다. 6척 정도 되어보이는 훤칠한 키의 사내로, 보기에도 체격이 다부져 보였다. 저 사내가 아마도 그 사내이리라.
함연은 배필(배끼기)하던 것을 멈추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에 놓인 식탁으로 함백과 사내를 인도했고, 함연연은 서둘러 주방쪽으로 사라졌다. 미리 준비해 놓은 음식을 차리기 위해서였다. 함연연은 하녀 한 명과 함께 손수 음식을 날라 식탁 위에 차리기 시작했다.
‘ 헐…. 이렇게나 가짓수가 많다니…. ‘
진은 식탁위에 차려진 가짓수를 보고는 놀랐다. 보기에도 10여가지가 훨 넘었는데, 그 중 아는 음식이라곤 두부로 만든 마파두부와 만두국 비슷하게 생긴 완탕슬 딱 두가지였다. 그 외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음식들이었다.
“ 자… 들게나. 자네도 어여 드세. 입맛에 맞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먹어야 고민이든 뭐든 할 힘이 생긴다네. “
“ 네, 어르신. “
진은 함백외에 왠지 기품있어 보이는 중년인과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여인에게 감사의 의미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이것저것 조금씩 음식을 맛보기 시작했다.
“ 인상은 나빠 보이지 않는군요, 가가. “
“ 음. 나도 그렇게 느꼈소. “
함연과 함연연은 진의 첫 인상이 마음에 들었다.
“ 동방에서 왔다 하였는데, 무슨 일로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요, 아버지? “
“ 그게…..말이다….. 흠. “
함연의 질문에, 함백은 잠시 식사를 멈추고 진에게 들었던 얘기를 해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도저히 믿기지 않은 판이라, 어디서부터 얘기를 꺼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생각난 게 딱 한마디였다.
“ 미래의 동방에서 왔다더구나. “
“ …네?! “
“ ….!! “
함연과 함연연은 자신들이 잘못 들은 건 아닌가 싶어 함백을 바라보았다.
“ 나도 믿기지 않지만, 말하는 것이나 그가 사물에 대해 묘사하는 것을 들어봤는데, 거짓을 말하는 것 같진 않더구나. “
“ 그럴수가……?! “
“ 세상에………?! “
함연과 함연연은 놀란 눈으로 진을 바라보았다. 둘의 시선에 진은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중국말로 서로 뭐라 하는 것이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놀란 눈으로 자신을 보는 것이 왠지 자신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듯 했다.
“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군요. 심성은 바른 듯하고 두 눈은 심유한데다 맑은 것을 보면, 정신 또한 바르다는 뜻인데…….. “
함연과 함연연은 이 믿기지 않는 놀라운 사실에, 결국 식사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함백과 ‘진’ 이란 사내가 어느 정도 배를 채운 후, 상을 물리고 함연이 차를 내왔다.
하지만, 함연과 함연연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 시선으로 진을 바라보았다.
‘ 하….. ‘
진은 이 자리가 조금은 불편했다. 외성적인 성격이었다면 말은 안통해도, 그래도 방긋방긋 웃으면서 뭔가 해보기라도 했을 테지만, 내성적인 성격에 사람 사귀는 재주는 영 꽝인 그에게 있어서 지금 이 자리는 가시방석에 앉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말이 통하는 함백이 있기에 다행이었다.
“ 그 전에, 진, 자네한테 해 줄 말이 있네. “
함백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진을 보며 입을 열었다.
“ 말씀하시지요, 어르신.
“ 자네가 정신을 잃고 있는 사이에, 아마도 무의식적이겠지만, 자넨 인세에 다시 없을 영약을 먹은 것 같네. 그로 인하여 자네의 몸은 보시다시피 지금처럼 됐지만, 그 전에 영약의 부작용으로 자네의 몸에 화가 온 듯 하네. 그런 자네를 우연히 내 손녀가 치료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자네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손녀는 자네로 인하여 다시 없을 기연을 얻었고 말이네. 자네를 치료하는 도중이었다고는 하나, 은혜를 입은 것은 사실! 뭔가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말하게나. 내 최대한 노력하여 들어줄 것이네. “
“ …잠시만요, 어르신. 지금 제가 영약을 먹었다고 말씀하셨습니까?
“ 그런 듯 하네. 그것도 인세에 다시 없을 영약인 듯 하네. “
“ 영약이라 ………… “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뭘 먹은 기억은 없었다. 설혹, 그렇다 하더라도 은혜를 입었다면 자신이 입은 것이지, 손녀라는 사람이 입은 것은 아니다.
“ 어르신. 아무리 생각해도 영약을 먹은 기억이 없는 듯 합니다. 설혹, 그렇다 하더라도 오히려 은혜를 입은 것은 저입니다. 손녀분이 제 목숨을 살려줬으니 말입니다. “
“ 의원이 사람 목숨을 살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그걸 은혜라 생각한다면 의원이라 할 수 없는 일! 더군다나, 자네로 인하여 기연을 얻었으니, 은혜를 갚는 거야 당연한 거 아닌가?! “
“ 의원이 사람 목숨을 살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하더라도, 제 목숨을 구해주었으니 응당 제가 은혜를 입은 것입니다. 또한, 저로 인하여 손녀분께서 기연을 얻었다 하시는데, 이런 말 하긴 쑥쓰럽지만, 그건 제가 아니라 하늘이 손녀분에게 준 기연이지 싶습니다. 제가 한 것도 없는데, 제 목숨을 살리기 위해 치료하던 중 우연찮게 얻은 것인데, 그걸 가지고 은혜를 입었다고 하는 것은 왠지 좀 억지가 아닌 듯 싶습니다. “
진은 그렇게 말하고도 쑥쓰러워서 뒷머리를 긁적였다.
“ 그거야 자네 생각이고. 손녀가 자네로 인하여 기연을 얻은 것은 사실이잖은가! 우리에겐 우리만의 사고 방식이 있다네. 더군다나, 나는 물론 내 손녀도 무인일세. 무인에게 기연은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커다란 축복이라네. 그런 커다란 은혜를 입었는데, 우리보고 모른체 하란 건가?! 그럴 수는 없는 일이네. 그렇게 된다면, 세상 사람들은 물론, 하늘이 우릴 벌할 것이네. “
아무래도 노인의 말대로 사고방식의 차이인거 같았다. 하지만, 곤란한 건 곤란한 거였다.
“ 하하….. 그래도, 어르신… “
“ 자네, 지금 당장 갈데라도 있나? “
뭔가 재차 말하려던 진에게 함백이 뭔가 생각난 듯 짓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 ………….!! “
갈 데가 있을 리가 없다. 지금 당장 뭘 해야할 지도 모르는 판인데 말이다. 진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 것보게. 너무 어려워 말게나. 내 조용한 곳을 마련해 두었으니, 거기서 쉬면서 장차 무얼 할 것인지 차분히 생각해 보게나. 지금 당장 자네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인 듯 싶은데, 아닌가? “
“ …………. “
함백의 말이 옳다. 지금 당장 오갈데 없는 자신에게 있어서 이곳은 좋은 휴식처이자 쉼터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 조용한 곳에서 지내다 보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차차 생각나게될 걸세. 그때까지는 1년이든 10년이든 내 집이다 생각하고 편히 지내도록 하게나. 그러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나나 내 아들놈에게 무엇이든 말하게나. 최대한 노력하여 다 들어주도록 할 테니 말이네. 그래도 정 떠오르지 않는 다면 중원을 여행해 보는 것은 어떻겠나? 내 그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최대한 노력하여 다 구비해 줌세. “
“ ………생각해 보겠습니다, 어르신. “
진이 수긍한 듯 하자, 함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아들을 바라보았다.
“ 가주! 이 사내에 대한 일이 무림에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할걸세. 우리 산장이 피해를 입는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20년 전의 혈교지겁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커다란 피바람이 불어올지도 모르는 일이네. “
함백의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믿든 믿지 않든 간에,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무림이 진동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넘쳤다. 권력과 자금이 충분히 갖춰진 조직이라면 진을 이용하여 자칫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함연은 그 사실을 깨닫고는 아주 진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 명심하겠습니다, 아버지. “
“ 그래, 별채는 준비되었는가? “
“ 그렇잖아도 가장 안쪽에 위치한 곳에 거처를 마련해 두었었는데, 다행이군요. 지금쯤이면 모든 준비가 끝났을 겁니다. “
성수 산장은 산을 등지고 ‘ㄷ’ 자 형태로 자리하고 있었다. 원래는 장원이라 할 것도 없이 그저 환자를 보는 곳과 거주하는 곳 등, 집 두 채만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던 것이 무림과 일반인에게 함백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면서부터, 그를 추종하는 의원들과 그에게 치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자연, 환자를 돌볼 곳이 부족해 지고 또 의술을 배우고자 그의 곁에서 머물기를 원하는 의원들이 늘어나면서부터 한 채, 두 채 늘려가던 것이 지금의 ‘성수산장’ 을 만든 것이었다.
그 성수산장에서, 맨 앞에 위치한 가옥들이 환자들을 위한 곳이고, 그 뒤에 위치한 가옥들이 의원들과 그 가족들이 거주하는 곳이었고, 세 번째로 위치한 가옥들이 별채와 함백이 보름마다 한 번씩 의원들에게 의술을 강론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부터도 좀 외따로 떨어져 있는, 산 바로 아래에 자리한 장원이 바로 함백과, 함백의 아들 내외와 손녀, 그리고 하인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이곳이 바로 진정한 세가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 위치한 별채는 함백이 자신의 절친한 친우들과 세가의 친지들을 위해 마련한 곳으로, 팔대세가의 가주나 구대문파의 장문인이라 하더라도 함백이 특별히 허락하지 않는 한, 머물 수 없는 곳이었다. 그 별채 중에서도 가장 안쪽에 자리한 별채에다 함연은 진의 거처를 마련해 놓았다. 그 만큼, 진에게 최선과 정성을 다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 잘했소이다, 가주. “
함백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아들을 칭찬했다.
“ 그럼 한 번 가 봅시다. 자네도 일어나게. 내 자네가 머물 곳을 일러줌세. 조용하니, 지내기에는 딱 좋은 곳일세. 아마, 자네 마음에도 들 걸세. “
함백의 말대로 방은 진의 마음에 쏙 들었다. 벽면 한쪽엔 멋들어진 병풍과 ‘시’ 인 듯한 서적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탁자엔 자그마한 분재가 놓여 있었다. 창문은 여닫이 식으로 좌우로 열려 있었는데. 그 창문 뒤로 수려한 경치가 펼쳐져 있었다. 침대도 목조침대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푹신푹신했다.
“ 너무 좋아 오히려 죄송할 따름입니다, 어르신. “
진은 너무 과한 거 같아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 허허…! 누누이 말하지만, 신경 쓰지 말고 그저 내 집이다 생각하고 편히 지내게. “
함백은 그 외 여러가지 것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준 다음, 아들 내외와 함께 진을 남겨두고 갔다.
“ 볼수록 괜찮은 사람이더군요. “
진이 별채에서 지내게 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 동안 알게 모르게 진을 돌보면서 지켜 본 함연연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이 마음에 들었다. 자신이 찾아갈 때마다 쑥쓰러워 하면서도 공손히 대해줬고, 특히나 하인들에게도 공손히 대했다. 보통은 이것저것 시키면서 부려먹을텐데, 진이란 사내는 오히려 시중 받는 것을 어려워 하고 있었다.
사실, 말이 하인이지, 모두가 다 가족 같은 사람들이었다. 자신이 함연과 혼인할 때도, 이 사람들은 진심으로 자신을 축복해 주었었다. 홀로인 몸이라 외부에 알릴 사람도 없었고, 일부러 알리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성대한 혼인식이었었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오히려 공손히 대해 주니, 진이 마음에 안들래야 안들 수가 없었다. 특히, 요즘은 진즉에 딸 하나를 더 낳을 것을…. 하는 후회를 자주 하곤 했다.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늦지는 않으리라. 자신은 아직 한창 때요, 아이를 열 명이라도 낳을 수 있었다. 그 아이가 예쁘게 자라고, 만약 그때까지도 진이란 사람이 혼자인 상태로 곁에 남아 있다가 둘이 눈이 맞는다면 말이다.
‘ 피식~! ‘
또 자신이 욕심을 부렸나 보다. 함연연은 속으로 피식 웃고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 가가! 아버님도 진이란 사람이 마음에 들었나 봐요. 의서를 집필하신다더니, 옆 방에 머무시면서 그 사람과 종일 얘기를 나누시더군요. “
“ 음… 나도 듣고 있었소. “
“ 그리고…… “
뭔가를 더 얘기하려던 함연연은 입을 다물고는 남편을 바라보았다.
“ 그리고 또 뭐요 ? “
함연이 웃으며 물었지만, 그 동안 함연연은 알게 모르게 함연의 행동 하나 하나 다 알고 있었다. 지금도 밝게 웃으면서 묻고 있지만, 함연연은 그의 얼굴에서 고민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었다.
“ 말씀해 보세요. “
“ …………. “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며 차분한 어조로 말하는 함연연의 모습에, 함연은 부인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 품 안에서 서찰을 꺼내어 말없이 건네주었다.
서찰을 건네 받은 함연연은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서찰을 읽어 내려갔다.
[ 친우여! 20여 년전에 자네가 보내준 서찰을 이제야 읽게 되었다네. 허허…. 어찌 이런 일이… 나도 자네가 고백해 주었기에, 자네가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네. 하지만, 자네는 깨끗이 단념했다면서 우리의 행복을 빌어주지 않았었던가?! 그런 자네가 어찌하여 그녀와 혼인을 하였단 말인가?!
자네가 정말 내 친우가 맞는가?! 어찌 자네가 우리가 파혼하자마자 그녀를 아내로 삼을 수가 있단 말인가?! 어찌 자네가!!!!!!!!!!
내가, 내가 20년 동안 폐관수련을 하면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하나!! 탈명십삼검을 대성하면 그녀를 데려올 수 있다는 일념 하나뿐이었었네! 그 일념 하나만으로 20년의 세월을 버텨온 것인데, 자네가 그런 나의 꿈을 망치다니…….!!
난…! 난 도저히 믿을 수가 없네. 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기 전까진!!
사흘 안에 자네를 찾아가겠네. 그래서 내 두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고야 말 것이네!
만약… 만에 하나 그렇다 하더라도!!
자네가 연매를 강제로 취했다거나, 연매가 나에 대한 사랑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면!!
난….. 무력을 써서라도 자네에게서 연매를 데려오고야 말겠네.
탈명십삼검을 대성한 이상 자네는 아니, 세상엔 더 이상 내 적수는 없다네. 그것이 설령 일황이라 하더라도 말이네! ]
서찰을 다 읽은 함연연은 가만히 서찰을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자신을 잊은 줄 알았던 옛 정인이 오직 자신을 만나기 위해 20년 동안 폐관수련을 하고 있었다니…..!! 자신을 아직도 사랑하고 있었다니……. 너무나 기쁘고 감동스러웠다. 더군다나, 자신이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다면, 무력을 써서라도 자신을 데려가기까지 한다고 했다. 그렇게 된다면……….
다시 그와 하나가 될 수 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였다. 더불어 그와 나눴던 그 뜨거운 성교들이 뇌리에 되살아나면서 온 몸이 뜨거워지고 보지가 살짝 젖기까지 했다.
‘ 아……….! ‘
묻어 두었던 감정들까지 되살아 나면서 더욱더 함연연의 가슴을 두근거리고 설레이게 만들었다.
p.s : 그 동안 애타게 기다리며 즐겨 봤던 춘풍님의 "애모"가 연재 중단이라니....
그 동안 춘풍님의 작품을 즐겨 읽었던 저로써는 씁쓸하기 그지 없습니다.
"무한상상" 도 연재하다가 중단되어서 조아라에서 간신히 찾아서 읽었었는데,
거기서도 중단중........... ㅠ.ㅠ
소라를 찾는 낙(락)이 하나 사라져서 기분이 좀 그렇습니다.
(퍽~! 손운동이나 하러 찾아오는 주제에 이런 글까지 남기다니, 죽어랏! 퍽! 퍽! 퍽! )
........... 무지 아픕니다... ㅠ.ㅠ
그냥 주절주절 넋두리였습니다.
(퍽~! 분량이 짧은 거 같아서 그런 거잖아~~!! 퍽! 퍽! 퍼벅~!! )
헉~! 들켰다!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그럼 전 더 얻어맞기 전에 이만 후다닥~~~~~~~~~!!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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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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