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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10 768회 0건
30. 세상 속으로....( 3 )


[ 시작하기에 앞서서..........


야설은 야설일 뿐! 현실과 혼동하지 마십시오!!
만약,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접한 이후로 자신이 뭔가 달라졌다 싶으신 분은
잠시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멀리하시고, 운동으로 좀 더 정신을 가다듬으신 후에
다시 찾아 주십시오. ]



“ 오늘도 가르침에 감사합니다, 어르신! ”

예의 바르게 깊숙이 허리를 숙여 고마움을 표하는 진을, 곽검은 떡하니 입을 벌린 체, 멍하니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기가 막혀서였다.

“ 걱정하지 말게. 내가 꼭 복수해 줄테니깐. ”

나부경이 다가와 어깨를 토닥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 내, 내 지난 인생이...... ”
“ 그래, 그래. 안다니깐. 그러니깐 저쪽가서 그만 쉬게. ”

자신에게 등을 떠밀려 허탈한 표정으로 멀리서 구경하고 있는 함백에게로 향하는 곽검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나부경은 굳은 표정으로 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자....! 이젠 나하고 놀아보세. ”

그를 비롯한 친우들이 함백을 찾아온 지, 벌써 한달이 지났다. 함백을 찾은 지 첫 날, 술에 곤드레만드레 취해 보내다, 이른 새벽녘에 조금은 소란스러움을 느낀 그가 앞마당에서 벌어진 함백과 진이라는 청년과의 대련을 본 것은 비몽사몽에서였다.
그러다 점점 정신이 들면서 그가 생각한 것은 딱! 하나였다.

“ 호오! 재밌겠군! ”

진짜, 처음에는 단지 그 뿐이었다. 맹세컨데, 함백에게 얻어터지는 진을 보면서 내심 안팍으로 쌓인 근심으로 인해 화풀이할 상대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거나 한 건 절! 대! 로! 아니었다. 절!! 대!! 로!!!

“ 자네, 나하고 한 번 해보지 않겠나? ”

그래서 함백과 진이 잠시 쉬고 있을 때, 나부경은 염치불구하고 진에게 다가가 대련을 신청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마음속에 쌓인 근심을 털어낼 수 있었다. 뒤늦게 일어난 검선과 화선에게 은근슬쩍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 부추기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단 이 주일에 불과했다. 어떻게 된 건지, 보름째가 되면서부터 맞는 것이 줄어들더니만, 어느 순간부터는 점점 대등하게 싸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더니, 일주일 전부터는 자신이 사용한 무공은 물론, 다른 친우들의 무공까지 써가면서 두 시진이 훌쩍 넘도록 대등하게 싸우더니만, 이제는 자신들을 압박하고 있었다. 물론, 단 오성 정도만의 내공을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그건 진이라는 청년도 마찬가지였다.
즉, 제대로 싸운다면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단 한 달만에 진이라는 청년의 무공이 급상승한 것이다.
아무리 천재 중의 천재라 하더라도 이건 도무지 말이 안되는 경우였다.
그래서, 곽검이 저토록 허탈해 하는 것이다.

“ ..................!! ”

..........두 시진후, 자신은 물론, 화무영도 곽검과 마찬가지 신세가 되고 말았지만 말이다.

“ 대체?! ”

차마 말은 못하고 그저 두 눈을 부릅뜬 체, 세 명은 친우를 노려보았다. 자신들은 최선을 다하다 못해, 슬슬 밀리기까지 하고 있건만, 진이라는 청년은 아직도 봐준다고 생각하며 대련을 마칠 때마다 항상 예의바르게 인사를 올리고 있었다. 그러니, 진이 있는 곳에서 셋은 차마 내색은 하지 못하고, 애꿎은 함백만 볶을수밖에..
‘저런 괴물을 어디서 데려왔단 말인가?! ’ 라고 매섭게 말하는 듯한 친우들의 눈빛에, 함백은 땀을 뻘뻘 흘리며 곤혹스런 미소를 지었다.

“ 허허....! 나도 놀라고 있는 중일세 ”

친우의 말에, 셋은 동시에 한 숨을 내쉬며 한탄했다.

“ 허어....! 우리들의 인생이...... ”
“ 하아...! 내 지난 날이......”
“ 흠....! 우리 손녀 사윗감으로는...!! ”

응?!

나부경과 곽검이 화무영을 째려보았다.

“ 왜 그러는가?! 저 정도면 우리 손녀 사윗감으로는 딱이지 않은가?! ”
“ 그렇지! 내 손녀도 있었지?! ”

곽검이 무릎을 탁! 치며 환호를 터뜨렸다.

“ 안돼!! ”

하지만, 나부경은 동의할 수가 없었다. ‘ 왜?! ’ 라는 눈빛으로 곽검과 화무영이 바라보자, 나부경은 입에서 침까지 튀겨가며 열변을 토해냈다.

“ 저 놈은 하나인데, 신붓감이 둘이잖아! ”


“ ........?? ”

왠지 자신에 대해 얘기하는 듯해 진은 슬쩍 어르신들을 바라보았다.


“ 음......! ”
“ 그렇군. 그런 문제가 있었군. ”

나부경의 지적에, 곽검과 화무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 그러다 서로를 보며 동시에 입을 열었다.

“ 그럼, 둘 다 저놈에게 시집보내면 되지, 뭐! ”
“ 뭐라구?! 안돼, 안돼!! ”

동시에 튀어나온 둘의 대답에, 기가 막힌 나부경이 펄쩍 뛰었다.

“ 왜 안된다는 건가?! ”

함백이 슬그머니 물었다.

“ 나는..... 나는 손녀가 없잖은가?! ”

그렇다. 나부경에겐 손녀가 없었다.

“ 하아.....! 저 놈은 놔두고 우리끼리 얘기하는 게 낫겠군. ”
“ 그게 낫겠군. ”

화무영과 곽검이 한숨을 내쉬면서 나부경을 등져버렸다.

“ 그나저나 식은 언제 올리지? ”
“ 음... 식이라니....그건 너무 빠르지 않은가? 것보다도 연편을 보내서 불러오는 게 순서일 듯 싶은데... ”
“ 그렇지! 무엇보다도 당사자들이 마음에 들어야지. 하지만, 내 장담건데, 내 손녀는 저놈을 마음에 들어할 걸세. 날 닮아서 사람 보는 눈이 있거든! ”
“ 흠흠! 그건, 내 손녀도 마찬가지 일세. ”

자신을 따돌리고 둘이서 소곤거리자, 나부경은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 자네들이 나한테 이러다니....... ”

나부경은 함백을 돌아보았다.

“ 이제 내 진정한 친우라 할 수 있는 이는 자네밖에 없다네. ”

짐짓 눈물까지 글썽이는 나부경의 표정에 함백은 헛기침을 했다. 그러면서 슬그머니, 곽검과 화무영의 곁으로 다가갔다.

“ 이럴수가?!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

끝내 나부경은 눈물을 흘리며 대청으로 뛰어 들어가 버렸다. 그러든 말든 소곤소곤 얘기를 나누던 곽검과 화무영은 슬그머니 다가선 함백을 바라보았다.
‘대체 자넨 왜 왔는가?!’ 하는 눈빛이었다.

“ 허험! 그게 말일세. 나에게도 손녀가 있잖은가?! ”

함백의 말에, 곽검과 화무영이 의문스런 눈빛을 띠었다.
‘대체 그게 무슨 말인가?! ’ ‘자네 손녀에겐 정혼자가 있잖은가?! ’ ...라는 눈빛이었다.

“ 허험! 그게, 말일세.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앞날은 어떻게 될지도 모르니깐 말일세...... ”
“ ................!! ”

주섬주섬 얘기를 했지만, 곽검과 화무영은 휙! 등을 돌려버리곤 다시 둘이서 소곤소곤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 그러니깐 말일세, 내 손녀가 정실로 하고 자네 손녀가 후실로 하잖 말일세. ”
“ 그게 무슨 소린가?! 내 손녀가 정실이고, 자네 손녀가 후실로 들어와야지. 찬 물도 위아래가 있다고 연배로 따지면 내 손녀가 자네 손녀보다 한 살이나 위 아닌가?! ”
“ 에이, 한 살 차이는 취급도 안해주는데 그게 무슨 말인가! 그러지 말고.... ”

둘이서 소곤거리는 모습에, 함백은 나부경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 이.... 배신자들!! ”


“ ....... ”

그러한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진은 웃음이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아야 했다.

‘ 크크큭! 나이가 들수록 어린애가 된다더니......... ’



“ .............. ”

무려, 백 일만이었다. 백 일간의 폐관수련을 마치고 처음으로 대한 자신의 방은 여전히 정갈한 모습 그대로였다. 어머니가 신경을 많이 쓰셨다는 증거다.
방을 나와 밖으로 나온 함소소는 눈부신 햇살에 살짝 미간을 찌뿌렸다. 백 일만에 마주 대한 햇빛이 조금은 눈이 부셔서였다.
진시 말 무렵의 햇살이었지만, 여름이 성큼 다가왔는지 햇살은 눈부시고 조금은 뜨거웠다.
자신을 알아보고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는 세가 사람들을 뒤로하고 함소소는 부모의 처소를 찾았다.

“ 어.....!! ”

부모님을 부르며 문을 열려던 함소소는 안에서 세어 나온 조금은 다급한 듯한 신음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살며시 문을 열어보았다.

“ 아......! 흑.......! 아흑.......! 아아.........!! ”

왠지 마음을 들뜨게 하는 듯한 신음소리와 함께 드러난 정경에, 함소소는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살며시 열린 문틈사이로 보인 침대위에선, 아버지와 어머니가 한창 뜨거운 성교를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옆모습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믿을수 없게도 그렇게나 정숙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이던 어머니가 아버지위에 올라탄 체, 연신 허리를 들썩이면서 자신이 듣기에도 마음이 이상해질 정도로 교태로운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 어머니.....! ’

살며시 방문을 닫을려던 함소소는 쾌락에 젖은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보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가끔 어머니의 얼굴이 어두워 보일 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지금 아버지위에 올라탄 체, 연신 허리를 들썩이며 쾌락에 겨운 신음을 흘리고 있는 어머니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밝고 너무나 아름다웠다.
허리의 움직임에 따라 때론 격렬하게, 때론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는 커다란 유방은 3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탄력적이면서도 탱탱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고, 잔뜩 곤두선 유두는 탐스럽기까지 했다. 아랫배는 군살 하나없이 매끄러웠으며, 허리는 아직도 세류요란 말이 떠오를 정도로 날씬하고 가냘펐다.
연신 들썩이고 있는 엉덩이는 자신이 보기에도 부러울 정도로 아직도 모양이 좋고 탄력적이었으며, 연신 자지를 삼켰다 토해내며 얼핏 드러난 보지의 속살은 아직도 분홍빛을 띠고 있었다.

‘ 아....! 어머니가 이렇게 아름다웠었다니.......! ’

함소소는 새삼 어머니의 아름다움에 놀라고 감탄했다. 그러다 다시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려버리고 말았다. 어머니가 아버지의 몸에서 일어나면서 잔뜩 곤두선 아버지의 자지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한 순간이었지만, 처음으로 본 아버지의 자지도 젊은이 못지않게 힘차보였다.

“ 아흐흑.....! 가가......! 좀 더..! 더..........! 아아........! ”

다시 들려온 어머니의 고혹적인 신음소리와 살과 살이 부딪치며 나는 소리에, 함소소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놀라고 말았다. 짐승들이나 취하는 자세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 아응...! 가가....! 아아.........! 아아아.......! 아흐흑.......! 가가.......! 가가..........!! ”

침대보를 꽉 움켜쥐고, 쾌락에 겨워 어쩔 줄을 모른 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교성을 흘리고 있는 어머니의 얼굴은 이미 어머니가 아닌 한 여인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 가가....! 가가........! 저 이젠......! 아흑........! 가가.............!!! ”

절정을 맞아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교태로운 신음을 흘리고 있는 여인의 얼굴은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 ..............!! ”

조용히 문을 닫고 뒤돌아 선 함소소는 약간은 상기된 숨을 가라앉히고는 조부의 처소로 향했다. 하지만, 처소에는 아무도 없었다. 혹시나 싶어 별채로 향한 함소소는 별채 입구의 월동문에 앉아 있는 소초를 발견했다.

“ 소초야! ”
“ ....! ”

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심심함을 달래고 있던 소초는 누군가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번쩍 들어 소리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 와아~~~~!! ”

소초는 한순간 놀랐다. 마치, 선녀가 하강한 듯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인이 눈앞에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 언..니?! 소소언니?! ”

그러다, 그 여인이 언니처럼 여기고 있는 함소소인 것을 깨닫고는 달려가 품에 안겼다.

“ 와아~! 정말 언니 맞아? ”
“ 훗! 왜 여기에 있는 거니? ”
“ 노가주님이 할아버지들이랑 진오빠하고 무공수련한다고 아무도 들여보내지 말라고 했어. 그래서 여기 지키고 있는 거야! ”
“ 응? ”

‘ 노가주란 조부를 뜻하는 걸테고..... 할아버지들이랑 진오빠...라니..... 아..! ’

소초가 할아버지들이라 할 수 있는 분들은 조부의 친우이자 같은 사선이신 분들밖에 없다.

“ 난 이제부터 할아버지를 만나러 갈 건데, 소초도 같이 들어갈래? ”
“ 아니! 난 월동문을 지켜야 돼! ”

허리에다 손을 대고 짐짓 비장한 표정까지 지으며 말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함소소는 빙긋이 웃으며 소초의 머릴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 다음, 안으로 들어갔다.

“ 수고하렴! ”

월동문을 지나 조그마한 회랑을 지나서 별채로 들어섰을 때, 함소소는 이내 놀라고 말았다. 상체만 벌거벗은 한 젊은 사내가 조부의 친우이자 검선이신 분하고 대등하게 맞서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봐주면서 하고 있구나 생각했었지만, 이내 느껴진 기세로 인해 검선어르신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록, 십 이성의 공력을 사용하고 계시진 않은 것 같았지만, 어르신은 진심으로 전력을 다해 임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내는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검선 어르신을 압도하려 하고 있었다.
또한, 믿을 수 없게도 젊은 사내는 간간이 조부의 무공은 다른 어르신들의 무공까지 사용해 가면서 검선어르신과 대련을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놀라운 것은 그 젊은 사내가 자신이 데려온 사내라는 점이었다.
순간, 그 날의 일이 떠올랐다.
손 안에 느껴졌던 뜨거웠던 자지와.......
달콤하기까지 했던 정액의 맛과.......
부드러웠던 입술..........
그리고....... 크고 맑았던 커다란 눈동자까지........

“ 아...........! ”

그 모습이 지금 사내의 모습과 겹쳐져, 왠지 눈부시게 보였다. 함소소는 젊은 사내의 모습에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처음이었다. 사내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진 것은.........
매끄럽고 부드러워 보이면서도 탄탄하고 단단한 근육에, 넓은 가슴!
왕자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는 탄탄한 배의 근육!
꽉 다문 입술.....! 진지한 눈.....! 진지한 표정.......!
넋을 잃고 정신없이 젊은 사내를 바라보던 함소소는 누군가 다가오는 기척에, 비로소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조부인 함백이었다.

“ 허허....! 실로 놀랍구나! ”

함백은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100여일만에 보는 손녀는 달라져도 너무나 달라져 있었다. 저 진이라는 사내의 발전도 놀라웠지만, 눈 앞에 서 있는 손녀의 발전 또한 그에 못지않게 놀라웠다. 전보다도 훨씬 더 성숙해지고 아름다워진 것은 둘째치고라도 현재, 손녀가 어느 정도의 경지에 도달해 있는지 자신조차 가늠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불과 100여일 만이었다. 길다면 길다 할 수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 오랜 기간은 아니었다. 한데, 그 사이에 손녀는 몰라볼 정도로 너무나도 달라져 있었다.

“ 할아버지. 손녀가 인사올립니다. 무사히 폐관수련을 마치고 왔습니다. ”

함소소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무릎을 살짝 굽혀 조부에게 인사를 올렸다.

“ 허허! 축하한다, 얘야. 큰 성과가 있었구나. 이제는 이 할애비조차 네 경지를 가늠할 수가 없구나. 허허...! ”
“ 별 말씀을...... ”
“ 이게 누구야?! 소소다! 소소야!! ”

한쪽에서 구경하고 있던 화무영이 소소를 발견했는지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와 그녀를 껴안으려했다. 함소소는 살짝 옆으로 피하며서 한마디했다.

“ 화선할아버지! 전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라구요! ”

조부를 제외하고 그녀를 가장 예뻐해주고 사랑해 주는 이가 바로 화선 화무영이었다. 어릴때부터 그녀만 보면 달라들어 껴안고 목마를 태워주던 것도 화무영이었고, 그녀의 이름이 강호에 널리 알려진 것도 화무영때문이었다. 18살 때인가, 그녀를 정원에 세워놓고 그린 그림을 자랑하던 것이 강호로 퍼져나가 그녀의 미모와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녀 앞에선 그 누구보다도 철부지 어린애처럼 행동하는 이 또한 바로 화무영이었다.

“ 이럴수가... 소소가.....나를 버리다니...... ”

화무영이 절망하며 금방이라도 울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소소는 속지 않았다.

“ 하아....! 몰라볼 정도로 예뻐졌구나. ”

독선 나부경도 다가와 한마디 했다.

“ 내가 한 사십년, 아니지, 이십년만 젊었어도 나와 결혼하자고 달려들었을텐데.... ”
“ 어머. 독선할아버지도 참.....”

나부경의 짓궂은 농담에, 함소소는 얼굴을 살짝 붉혔다.

“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

진과 검선이 너무 살벌한 기운을 풍기며 대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진이 원한거다. ”

함백이 대답했다.

“ 네?! ”

마치 대견한 손자를 보는 듯한 조부의 눈빛과 음성에, 소소는 조부를 바라보았다.

“ 일주일 전쯤인가 저놈이 그러더구나. ”

화무영이 함백의 말을 받았다.

“ ‘ 아무리 고되고 힘들게 수련해도 실전을 경험하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의 대련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목숨을 걸고 하는 것과 무의 향상을 위해 대련하는 것과는 비교적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의 자세... 말입니다. ’ 라고. 뭐, 그래서 저놈 소원대로 해주고 있는 거란다. ”

그렇게 말하고 있는 화무영의 눈빛과 음성에서도 함소소는 저 진이라는 사내를 대견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 꼴에 사내랍시고 아직까진 잘 버티고 있다만... 흥! ”

퉁명스럽게 말하고 있는 나부영한테서도......
아닌게 아니라 실제로, 첫 날! 그렇게 하다가 함백의 장에 맞아 죽을 뻔한 적도 있었고, 나부경의 독에 절명할 뻔한 적도 있었다. 검선의 검에 목이 잘릴 뻔 한 적도 있었고, 화선의 화필에 맞아 일각 동안 기절한 적도 있었다.

“ 네 발전도 그렇고, 진의 발전도 그렇고. 정말이지 그저 놀라울 뿐이란다. ”

함백이 다시 말을 받아 입을 열었다.

“ ......네.... ”

이렇게까지 말하는 조부 등으로 인해 함소소는 더욱더 진이라는 사내에게 호기심과 함께 마음이 쏠리는 것을 느꼈다.

‘ 이건... 위험해.... ’

자신에겐 정혼자가 있다. 선대가 서로 약조한 정혼자가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정혼자였다.
창천룡 남궁천!
꽤 수많은 남자들을 보아왔지만, 남궁천만큼 자신의 마음에 와 닿은 남자는 없었고, 남궁천만큼 이 사람이라면! 라는 느낌을 준 남자도 없었다. 그를 사랑하는지 안하는지 확실히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있었다. 그가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자신 또한 그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그의 구애에 응한 것이요, 그와 결혼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 하지만...... ’

진이라는 사내에게 자꾸 시선이 갔다. 그에게 자꾸 마음이 쏠렸다.

‘ 아냐! 이건 처음으로 사내의.... 그것을 애무했기 때문이야. 단지, 그뿐이야! ’

그렇게 애써 자위하며 혼란한 마음을 정리하던 소소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어느새 대련을 끝마쳤는지, 검선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허리를 펴던 진과 정통으로 눈빛이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 아.....! ”

소소는 얼른 시선을 피하려 했지만, 왠일인지 피할 수가 없었다.
그의 크고 맑은 눈동자가..............

“ 소소 왔구나! 드뎌 폐관수련을 끝마친 거구나!! ”

활짝 웃으며 다가오는 검선덕분에 소소는 진에게서 시선을 뗄수가 있었다.

“ 오랜만이에요, 검선 할아버지. ”


“ .............!! ”

하지만, 진은 좀처럼 소소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 그 천사다! ’

아늑한 쾌락과 꿈결 속에서 본 여인이었다. 그래서 천사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천사라 생각했던 그 여인이 자신의 눈앞에 있었다. 꿈이 아닌 현실 속에서 실제하고 있었다.
헐렁한 남색무복을 입어 몸매가 확연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옷 선을 따라 봉긋 솟아오른 가슴은 보기만 해도 탐스러웠으며, 길게 뻗은 다리는 날씬하면서도 보기 좋았다.
얼굴은 갸름하니 달걀형으로, 크고 맑은 눈동자는 초롱초롱하면서도 살짝 젖어있었고, 오똑 선 콧날은 아름다웠다. 살짝 웃을 때마다 드러난 가지런한 치아는 보기에도 모양이 너무나 좋았고, 살짝 젖어있는 도톰한 분홍빛 입술은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키스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 아.....!! ”

당장 달려가 안고 싶었다. 살짝 젖어있는 도톰한 입술에 마음껏 키스하고 싶었다. 마음껏 가슴을 매만지면서 빨고 싶었다. 그녀를 힘껏 껴안고 그녀의 보지에 자지를 박으면서 마음껏 욕망을 발산하고 싶었다.

“ 으음......!! ”

순식간에 자지가 발기해 버렸다. 당황한 진은 들킬세라 얼른 등을 돌려버렀다. 하지만, 한 번 발기한 자지는 좀처럼 가라앉을 생각을 안했다.

‘ 후우......! 후우....! 좀 가라앉아라, 제발...! ’

심호흡을 하면서 필사적으로 발기한 자지를 누그려 뜨리려 노력하면서 진은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느껴본 강렬한 욕망에 조금은 당혹스러웠다.
이성을 알게 되면서부터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이토록 강렬한 욕망을 느껴보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함백이 그를 부른 것은 다행이도 발기했던 자지가 천천히 사그라들 무렵이었다.

“ 자네, 이리와보게나! ”
“ 예, 어르신! ”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가라앉힌 진은 얼른 대답하면서 함백에게로 다가갔다.
진이 다가오자 소소는 자기도 모르게 살짝 얼굴을 붉혔다. 할아버지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살짝살짝 진을 바라보고 있던 그녀는 진이 등을 돌리기 전, 순식간에 부풀어 오른 그의 앞섬을 보았었기 때문이었다.
다가오는 진을 살짝 바라보면서 힐끗 그의 앞섬을 보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부풀어 올랐던 앞섬은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을 보고 강렬한 욕망을 느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보지가 살짝 젖어와, 소소는 더욱더 얼굴을 붉혀야만 했다.

“ 허허...! 그러고 보니, 서로 처음이겠군. 이쪽은 내 하나뿐인 손녀이자, 자네에게 은혜를 입은 아이일세. 그리고, 이쪽은 진이라고 얘야, 네가 데려왔던 그 젊은이란다. ”
“ 처음뵙겠습니다. 류 진이라 합니다. 제 생명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진은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고 포권을 취하면서 차분한 음성으로 인사를 건넸다. 가까이에서 본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 함소소입니다. 의녀로써 응당 해야할 일을 했을 뿐! 은혜라면 오히려 제가 은혜를 입었습니다. 지금에서야 은공께 감사드림을 용서하십시오. ”

붉어진 얼굴을 들킬세라, 소소는 마주 포권을 취하면서 고개를 푹 숙여 대답했다.

‘ 음....! ’

목소리조차 너무나 듣기 좋았다. ‘은방울이 굴러가는 듯한 목소리’ 란 말이 절로 떠오를 정도로 영롱한 목소리였다. 살짝 붉어진 얼굴은 아름다웠으며, 가까이에서 본 그녀의 살짝 젖은 도톰한 입술은 너무나 탐스러워보였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몸에서 풍겨오는 육향이 너무나 좋았다. 너무나 좋으면서도 욕망을 부채질하는 듯 해, 진은 다시 발기하려는 자지를 간신히 억눌러야만 했다. 그 때문에 얼굴이 붉어질 정도였다.

“ 허허...! 좋구나! 청춘이야, 청춘! ”

그걸 본 검선 곽검이 은근슬쩍 짓궂은 농담을 던져, 소소와 진은 얼굴을 더욱더 붉혀야 했다.

“ 꽃에 벌이 날아드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이미 임자 있는 꽃이니, 이놈아! 얼굴 붉히지 말고 한 번 더 붙어보자꾸나! ”

곽검이 은근슬쩍 소소에게 정혼자가 있음을 시사하면서 마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뒤를 따르면서 진은 왠지 마음 한구석이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그날 밤, 진은 좀처럼 잠을 잘 수가 없었다.

‘ 이미 임자 있는 꽃이니.......... 이미 임자 있는 꽃이니....... 이미 임자 있는 꽃이니.......... ’

곽검의 말이 계속 맴돌았지만, 좀처럼 그녀에 대한 생각을 접을 수가 없었다. 이런 기분은 생전 처음이었다. 그 동안, 마음에 드는 여자들은 몇몇 봤었고 만나도 봤었지만, 임자 있다는 말 한마디에, 선뜻 미련을 떨쳐버릴 수가 있었다.
애인있는 여자에게 끈덕지게 달라붙어서 그녀의 마음을 빼앗는 짓은 진이 경멸하는 짓 중의 하나였다.
‘ 여자의 마음은 갈대다 ’ 란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결혼한 유부녀도 바람나는 세상인데, 애인이 있어도 끈덕지게 물고 늘어지면서 여자에게 애정공세를 퍼붓는다면, 안흔들릴 여자가 있을까? 열에 아홉은 흔들리고도 남을 것이다.
진정 그녀가 아니면 죽어버릴 정도라면, 당당히 그녀의 애인을 찾아가 당당히 선포하고 그녀의 마음을 얻는 것이 옳다. 그게 진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연예관이었다.
하지만.....
소소에 대한 생각을 도저히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 정신 차리자, 진아! 네가 누구인지 잊지마.....넌........ ’



옷 위로 드러난 탐스러운 가슴선......
길게 뻗어있던 늘씬한 다리.....
아름다운 눈동자, 영롱한 목소리....!
살짝 웃을 때마다 드러났던 가지런한 치아...
향긋하면서도 마음을 들뜨게 만들던 육향......
도톰하니, 너무나 매혹적이었던 살짝 젖어있던 입술.....
말할 때마다 살짝 살짝 벌어지던 입술....입술...... 입술.......!!!

‘ 벌떡~! ’

침대에서 일어난 진은 후다닥 이불을 들추어 하체를 보았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 몽정...! 몽정이라니.........!! ’

부끄럽기 보다는 어이가 없었다. 자위라면 몰라도, 27살이나 먹은 놈이 몽정이라니..........!!

" 하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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