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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로종횡기 (魔長老縱橫記) - 2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9:07 841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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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교 총단에서 나와 6개월동안 배신자들의 행방을 쫓으랴 은밀히 비선을 깔고 용염검을 소재를 파악하랴 두권의 책을 익히랴 바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 중에서도 심공마의란 책이 의외로 내 맘에 들었다. 평소에도 잡술에 흥미를 많이 가졌지만 섭혼술이라는 것은 상상외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섭혼술 하나를 구사하는 대도 최소한 5~6년의 수련이 필요하다. 평소에 단순히 하수들이나 펼치는 잡술이라고 생각하고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무공과 같이 오묘하고 깊이가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얼마나 6개월동안 섭혼술에 열중했던지 섭혼술 관련책자는 백여권을 넘게 읽었고 덕분에 내공을 사용하는 섭혼술은 중급에 이르러 나름 뿌듯함도 느겨졌다.

"그나저나 이 배신자 새끼들은 어디로 간걸까?" 처음 천마성을 나설땐 무림맹 내부와 관련이 있을줄 알았지만 의외로 그런 징후는 별로 보이지 않았다. 비선이 나를수 있는 첩보란 한계가 있기 마련이지만 수십년전에 무림맹에 들어간 내간(內間)에게서도 냄새를 맡지 못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 임무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선 직접 무림맹에 뛰어들 필요성이 있어보인다. 다행히 천마교 역용제일이라는 나의 역용술이 있으니 무림맹이라도 내앞엔 홀딱벗긴 새색시나 다름없다.



"어서옵시오."

반갑게 손님을 맞이하는 점소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현재 꼼꼼하게 시간을 들여 제법 준수한 미공자로 역용을 했다. 60을 앞에 둔 나하곤 상당히 거리가 있는 모습이지만 앞으로의 행보에는 그럴듯한 지위와 용모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해서 마교의 첩보조직을 이용해 멸문한 벽궁세가의 마지막 후계자로 탈바꿈한것이다. 그리고 마교의 정보에 따르자면 안휘성 황산에 위치한 남궁세가에서 남궁가주의 칠순잔치를 겸한 무림대회가 있다고 하니 거기서 활약 단숨에 무림맹 내부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멸문한 후기지수에게는 두각을 나타낼수 있는 기회가 정사대전같은 큰전쟁에서의 활약이나 무림대회에서의 특출난 모습 아니던가. 해서 일단 그쪽으로 가닥을 잡고 이동 중이었다. 쌀쌀한 추위와 숨막히는 먼지가 덮힌 청해를 4월에 출발해 벌써 초여름이 다가올듯 햇빛이 따가롭게 느껴지는 계절인 6월이다. 8월까지 아무리 느림보라도 안휘에 도착할수 있을테니 쉬엄쉬엄 걷기로 방침을 정했다.

"오래탕하고 죽엽청 두병을 내오너라."

"예"

의외로 값싼 음식을 시킨탓인지 놀란걸까 점소이가 나의 모습을 흘긋 쳐다보더니 주방으로 뛰어간다. 참고로 나는 비싸고 고아한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런 객점에서까지 일부러 사먹을 정도는 아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싸구려 술을 시켜놓고 노닥거리는 사내 몇뿐일뿐 한산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그런지 시킨 음식이 일찍 나왔다. 공복에 지친 내 코끝으로 향기로운 냄새가 흘러들었다.

"녀석들 잘 가고 있겠지?"

현재 내 직속인 금마대는 7-10명 단위의 20여개조로 쪼개 낭인으로 변장해서 안휘로 보내고 있었다. 마인답지 않게 워낙 조용한 녀석들 (마교내의 다른 무력단체들과 비교했을때 상대적으로) 이라 비교적 안심은 되지만 마음 한구석은 어째 불안하기 그지없다. 이게 물가에 새끼를 내어놓은 어미마음이련가. 아님 가면서 사고치지 말기를 걱정하는 수장의 마음이련가.

장고를 끝내고 이제 막 첫숟갈을 들 무렵

"와장창"

객점의 문이 요란한 소리로 깨지면서 한 청년이 객점으로 들어왔다. 뜬금없기보다는 어이가 없다. 이런 백주대낮에 개점문을 부수는 놈이 천마교외에도 있을줄이야... 하는 수없이 숟가락을 내려놓고 남자를 쳐다보니 잘 세탁된 청의를 입은 제법 귀티가 나는 청년이었다.

"점소이 나와! 점소이 어딨어? 이새꺄" 남자가 소리치자 점소이가 납죽 튀어왔다.

"네. 저 여습니다요. 왜그러십니까?"

청년의 살벌한 모습에 점소이가 살살기었다.

"너. 오늘 아침에 무림인 여자 두명이 이곳에서 나간거 알지? 그 때 같이 남자가 같이 있었어 없었나?" 남자가 대뜸 살기를 띈채 물어보았다.

"예. 예. 잘생긴 공자님과 같이 출발하는 것을 분명히 보았습죠."

"어디로 간다고 들었나?"

"예. 예. 저기 창남에 간다는 소리를 얼핏 들은것 같기도....." 점소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창남이라면 이곳에서 호북으로 가는 데 거쳐가는 작은 읍성이다. 관도가 있기 때문에 나또한 그곳을 거쳐갈 생각이었다.

청년은 주억거리며 다시 객점을 나설려는 찰나.

"또 탐화색랑이 온거 아냐?" 어디선가 술꾼이 소리쳤다. 탐화색랑이라. 이 근처에서 많이 돌아다닌다는 색마라고 들어본거 같은데. 제법 날리고 있다는 녀석으로 들었다. 역용술에 능한 색마라던가... 인제 생각해보니 그녀석 나이도 꽤 되지않나? 내가 잡생각을 하고 있자 근처에 있는 술꾼들이 탐화색랑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또 여자인생 하나 종쳤다는 둥, 색마하나 못잡고 정파는 뭐하냐는 둥 별 이야길 쑤근거렸다.

남자는 그 쑤근거리는 소리를 듣자마자 흠칫 고개를 돌린다. 아마도 탐화색랑에 납치당한게 맞는 듯 해보였다. 갑자기 청년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청년은 살기를 담은 눈빛으로 장내를 스윽 한번 쳐다본다.

"뭐야 애송이 주제에 살인멸구를 생각하는 것이냐?"

아마도 청년은 순간적으로 입들을 죽여 소문을 막을 생각이 든 모양이다. 당연하다. 소문이 퍼져나가면 여동생이 됐건 누나가 됐건 시집은 다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상을 보니 의지가 약해보이고 살기가 날카롭지 못하다. 아무래도 그냥 단순히 삼류 건달패들이 잘하는 그냥 째려보기만 될꺼 같다. 역시 청년은 째려보기만 할뿐 극단적인 행동을 저지르지는 않았다. 그리고 몸을 휘익 돌리고 문을 나서버린다.

"음.. 도와주는것이 나을까?"

생각해보니 아까 그 청년은 정파나부랭이인듯 싶었다. 제법 무공은 수련한듯 싶지만 강호경험은 일천해보이는... 하지만 저 정파 나부랭이를 도와주면 앞으로 무림맹의 연줄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지도 몰랐다. 누군가 말하지 않았나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선 어쩐지 묘한 인연의 감각이 느껴졌다. 마음이 일자 바로 음식값을 식탁위에 올려두고 그 청년을 쫓았다.

다행히 청년은 생각보다 멀리 가진 않았다. 청년은 마을 어귀에서 무언가를 생각하는 싶었다. 나도 창남이라는 읍성으로 간다는 것에 의구심이 든다. 저 청년도 그 것이 긴가민가 하기때문에 저기서서 고민하는 것이겠지.

"이보시오. 뭐 내가 도와줄건 없겠소?"

청년을 부르자 이채를 띄며 나를 쳐다본다. 자세히 보니 순진한 인상인데다 18-19세 정도 보이는 소년이라해도 무방할 나이였다.

"형장께선 누구신지?"

"나는 벽궁세가의 벽인풍이라 하오. 아까 듣자하니 색마에게 여인을 납치당한 듯 해보이시던데."

색마라는 말에 청년은 흠칫 떤다. 아무래도 내가 보기엔 소문이 퍼질까봐 걱정인듯 해보였다.

"네. 무림맹에 있는 제 친구가 탐화색랑의 발자취를 이 근처에서 놓쳤다고 하더군요. 동생의 가는 길하고 겹쳐 걱정이 되서 와봤습니다."

"음 그러면 꼭 탐화색랑에게 납치당한 것은 아닌듯 해보이는데." 우호호~ 무림맹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갑자기 활기가 솟는다. 10년만의 강호출행에 초장부터 길이 좋구나. 은근히 기뻐하며 또 겉으론 걱정스런 태도로 대답했다.

"그렇지요. 하지만 제가 방금 창남에서 오는 길입니다. 관도를 통했다면 반드시 마주쳤어야지요. 제길 창남에서 만나기로 했었는데.." 하긴 시절이 하수상하니 대낮에 관도라도 도적이나 색마가 출몰하는 세상이다.

"음 대강 알겠소. 나도 찾아보고 도움이 될수 있다면 도와드리리다."

"네. 형장의 도움 감사합니다." 내가 시원스럽게 말하자. 청년은 포권을 지며 대답했다.

그리곤 청년은 마음을 정한듯 창남으로 향했다.

나는 혀를 차며 청년이 떠나가는 것을 보고 객점앞에서부터 조사하기 시작했다. 흔적을 추적하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저 애송이는 헛다릴 짚은 것이다. 창남으로 간다고 정말 창남으로 가겠나. 물론 혼자 찾기에 버거우니 창남에서 원조를 청할 수도 있지만 그들이 돌아오면 일의 특성상 이미 두 여자는 쌀이 익어 밥이 되었을 것이다.

"이럴때 요긴하게 써먹는군."

누군가 말했던가 이거저것 익힌 잡학의 대가 14장로 사인풍! 물론 비꼬는 말이겠지만.. 잡학을 이것저것 배워두면 도움이 되긴 된다. 추적술, 암기술, 은신술 쓸모없는 걸 흥미내키는데로 주섬주섬 배웠던 것인데 꽤나 쓸모있지 않은가?
천마교의 머리가 둔한 녀석들이 말하는 것과는 달리 역시 강호는 힘만이 전부는 아닌것이다. (참고로 내 다른 별호가 잡술천국(雜術天國)이다. 어쩌면 일리 있는 별호일지도... ㅜㅜ)

하지만 추적술을 익히고 있다고 해서 사람의 발자취를 찾는 것은 쉬운것은 아니다. 끊어질듯 이어질듯 두명의 여성의 족적과 남자의 족적을 추적하다보니 어느새 근처 야산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역시 창남이라는 읍성으로 가는게 아니었군. 하지만 산이라니."

족적으로 보건데 세명 다 걷고 있는데 무림가의 여식이 자발적으로 뭔일을 당할지 모를 인적 드문 산으로 가다니 설마 하류잡배가 섭혼술을 익혔단 말인가? 어느정도 의구심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역시 다시 살펴봐도 세명 다 "걸어서" 산속의 숲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생각이야 나중에 할일 일단 흔적에 더 정신을 집중시켰다. 10년만의 첫 출행이니 만큼 마음같아서는 아무런 상처없이 그녀들을 구출하고 싶었다. 추적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꾸무럭한 날씨가 부슬부슬 비까지 내리고 있다.

"제길 이러면 흔적이 지워지는데..." 난감하기 이를때 없다. 할 수 없이 실낱같은 족적이라도 놓칠새라 안력을 극도로 높였다.


"쏴아아."

산속에 들어간지 두시간째.. 해는 어느덧 뉘엇뉘엇 석양이 지고 있고 흔적과의 거리는 한식경(30분)도 채 안되었다. 하지만 이 앞에 폭포가 있는 모양이었다. 가랑비 속에서 계곡이라도 넘어간다면 추적이 불가능해질터 벌써부터 미간이 지푸려졌다.
막 실패를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흠칫"

이럴수가. 수풀사이로 폭포와 계곡이 보이고 그 계곡에서 살색이 보일땐 간이 철렁했다. 하지만 이제보니 계곡에서 가관이 벌어지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두명의 여자는 옷을 바위위에 가지런히 올려두고 전라의 모습으로 무릎까지 물속에 담은채 멍하니 그냥 서있었고 흰옷을 입은 남자는 검을 든채 옷을 벗은 여인들 에게 다가가 검으로 젖가슴이며 보지를 살짝살짝 찌르고 있었다. 다행히 명검은 아닌듯 찌를때마다 두 여자는 움찔움찔 거리기만할 뿐 피가 보이지 않았지만 여자들에게선 어떠한 반항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얼핏 보니 뒷모습이 서로 닮은듯 자매로도 보였다. 가랑비에 젖은 나체의 자매라.. 상황에 안어울리게 뜬금없게도 묘하게 녀석의 풍류가 느껴진다. 그러고보니 두자매 모두 뒷모습만으로도 가냘프고 아리땁기 그지없다.

"이런 생각해보니 나와 동류로군"

그 광경에 쓸데없는 생각이 떠올랐다. 척보니 탐화색랑이라는 작자는 변태적이면서도 섭혼술도 쓸 줄 알고 풍류공자인척 하는게 나와 닮아보인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쓴웃음이 나왔다. 물론 나는 여자를 섭혼술로 납치따위 해본적은 없다. 무엇보다 배운지 얼마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생각해보니 섭혼술이라는 게 앞으로 나의 풍류생활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이런, 이런."

어쨋거나 저 여자들을 구해야만 한다. 아직까진 쌀이 익지는 않은 모양이니 좋은 모양새로 구출하는 게 좋았다. 하지만 색마가 검을 들고 있다는게 문제다. 자칫하면 구출하는 도중에 여자들을 죽일수 있었다. 그리고 혹시 모르지만 저놈의 무공수준 또한 고민거리이다. 본적도 없는 녀석이 어떤 무공을 무공을 익혔는지 어찌 알겠는가. 저런 색마부류는 구명절초 한가지씩은 꼭 가지고 있어서 방심한채로는 비명에 갈 수도 있다. 때문에 단숨에 달려들어 일격에 목을 자르는 것이 젤 깔끔할듯 해보인다. 어쨋건 검이 있는 걸 보니 검이 주무기라는 걸 알았다. 색마가 들고 있는 검에 주의를 들였다.

"꺄악"

아직 앳된 소녀의 비명소리가 계곡에 울려퍼진다. 보니 흰옷을 입은 탐화색랑이 두명의 여자중 작은 체구의 소녀의 젖가슴을 움켜쥘대로 움켜지은 모습이다. 저렇게 우악스럽게 쥐어대면 어떤 여자라도 비명을 지를수 밖에......

가만. 비명?

생각해보니 섭혼술에도 종류가 있다.
강시술과 고독술, 미혼술(迷魂術) 그리고 최면술이다. 이중 일반적인 강시술과 미혼술은 저정도 수준의 섭혼술을 펼치면 피술자가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고독술은 고독이라는게 아주 희귀할뿐만 아니라 남만의 오지에서나 구할 수 있으므로 저 녀석이 펼칠리는 없고 결국 그러면 최면술인데 이건 섭혼술에 등급이 있다면 최하급중에 최하급이다.

하긴 냉정히 생각해보니 최면술이 가장 별볼일 없는 문파 출신의 색마가 익히고 있을법했다. 때문에 무공수준도 어느정도 판단이 되어 안심이 되었다. 아마 겨우 고수 소리나 들으면 다행일것이다. 아마도 괜찮은 인피면구 덕분에 잘 도망다녔나 본데 하하.. 본좌한테 너는 이미 죽어있다.
자.... 저녀석이 변태라면 아직 시간이 있을터 이제는 조용히 기회를 노려야 했다.

소녀의 젖가슴을 쥐어짜던 색마는 이내 젖가슴을 놓아주고 소녀 앞에 쭈그리고 앉아 보지 근처로 얼굴을 옮겼다. 내심 잘 지켜보니 동생으로 보이는 소녀의 몸이 공포에 질려 오들오들 떨고 있다. 바로 최면술이라는 증거이다. 하긴 짧은 시간내에 저 정도로 이지를 제압할수 있다면 최면술로는 극의에 다다른 셈이지만 섭혼술은 궁극은 어디까지나 피술자가 섭혼술에 걸린지도 모르게 술자의 명령을 따르게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고수의 이지를 무너뜨리는데 술자 능력 여하가 갈리는 것이고. 때문에 제삼자가 봤을때 단번에 드러나는 최면술은 섭혼술사라면 잘 사용하지 않는다.
어쨋거나 소녀앞에 쭈그린 색마는 소녀를 보며 뭐라고 속삭이자 소녀는 그 색마에게 내밀한 소녀의 보지 속살을 잘 보여주려는 듯 보지를 두손으로 활짝 열어주기까지 하고 있다.

"할짝 할짝"

멀리 떨어진 이곳까지 색마가 보지 핥는 소리가 들린다. 하아 .. 왠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동류가 되는 느낌이다. 더 이상 변태짓거리를 보고 있기 불쾌해졌다. 거리를 재어보자 1장(30m)정도? 저 색마의 손에서 칼이 떨어지면 바로 뛰어나갈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았다.

한참을 보지를 핥던 색마가 무슨 이유인지 보지에서 얼굴을 떼고 소녀의 다리를 벌렸다. 하지만 의외로 기묘한 실랑이가 계속되었다. 이지를 제압당한게 분명한 소녀가 다리를 순순히 열어주지 않는것이다.

몇번이고 명령하던 색마는 이윽고

"쨍강"

하고 칼을 떨어뜨렸다. 명령을 듣지않자 칼을 떨어뜨리고 직접 두손으로 소녀의 다리를 벌린것이다. 한참을 색마가 다리를 벌리자 기우뚱하더니 소녀가 다리가 벌려진다. 처음보는 기묘하게 색정적인 자세에 침이 꿀떡 삼켜졌다. 게다가 이젠 소녀의 순결한 보지는 "혹사를 당하고 싶어요" 하고 말하는듯 색마앞에 완전히 개방되어 버렸다.

"헛"

나는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이제보니 멍하니 색마하는 꼴을 보고 있을게 아니라 목을 쳐버려야 할 때였다. 칼을 떨어뜨렸을때부터 기회가 있었다. 내심 자책하면서 마음을 잡았다. 마음이 일자 순식간에 기가 전신을 감싼다.

"쉬익"

일학충소의 수법으로 순식간에 땅을 박찼다. 경공은 자신있는 분야 중 하나다. 시원스럽게 뻗은 나의 신형! 갑작스런 침입자에 놀란것일까? 색마가 황급히 놀라 뒤뚱뒤뚱 칼을 찾았지만 나같은 고수의 공격을 막기위해선 너무 늦었다.

"써걱"

간단하면서도 허무하게 색마의 목은 날아가 첨벙하고 물에 빠졌다.

"하아아~"

안도의 안숨이 몰려들었다. 마치 천합을 겨루고 겨우 이긴 듯한 기분이다. 나의 늙은 심장이 왠지 몰라도 미친듯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고개를 휘적휘적 내젖고 마음을 가라앉혔다. 아직 자매가 남아있었다. 뒤돌아보니 동생은 젖가심이 멍든채 손으로 보지를 벌린 모습 그대로였고 언니는 두팔을 늘어뜨린채 눈에 눈물이 맺혀있었다. 어라 눈물?

"허어.. 이런데서 특상의 미녀를 볼줄이야."

가까이서 보니 둘다 새까만 흑단과 보드라운 살구빛 피부가 어울리는 너무나도 예쁜 자매였다. 아직 표정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저 예쁘고 아름다운 얼굴에 귀엽고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는다면 정말 황홀할까? (참고로 난 그다지 눈이 좋지 않다.)

하지만 언니는 처연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소녀는 왼쪽 젖가슴이 살짝 멍든채 보지를 벌리고 있을 뿐이다. 나도 남자인지라 소녀의 벌려진 보지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둘다 표정없이 서있는게 애처럽고 불쌍해 보였다. 황급히 일어서서 자매의 옷을 걷어다 대충 걸쳐주었다. 그리고 칼을 등뒤에 꽂은뒤 두 자매를 안아서 계곡을 떠났다. 최면술을 풀려면 어둡고 좁은 장소가 필요하다.

나는 적당한 동굴을 찾아 계속 두 자매를 안고 정신없이 산을 타넘었다. 불쌍한 자매는 아무 표정없이 내 팔에 안겨 있을 뿐이다. 이내 야산 기슭 적당한 동굴이 보였다.

"이정도면 괜찮겠군."

동굴은 적당히 어둡고 좁다. 이정도면 최면술을 풀기에 적당할듯 싶어 동굴 바닥에 내 상의를 깔고 두 자매를 또慧?

"쏴아아아"

보슬보슬 내리는 비가 이윽고 장대비로 변한 모양이다. 하지만 나에겐 그런것을 신경쓸 여유따윈 하나도 없었다. 아름다운 자매가 앞에 무방비로 누워있는데 어떤 남자가 딴눈을 팔겠는가. 한창을 반나의 자매를 응시하니 남자로서 몹시 뿌듯함이 느껴지고 괜히 숨겨두었던 정복욕과 소유욕이 느껴졌다.

"그럴까?"

나는 내입에서 그럴까라는 말이 헛나오자 잠시 당황했다. 나의 차가운 목소리가 나오자 쓸데없이 덜컥한 기분이 든다. 정신없이 뛰어서 그런데 비에 많이 맞았나?

아니 그것보다 이 자매를 소유하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나는 짧은 고민끝에 이 아름다운 자매를 갖기로 결심했다. 정파에게 그냥 고히 돌려주기에는 마도인으로서 배알이 렸고 자매는 너무나 예뻤다.

심공마의를 펼치기 위해 역용술을 지웠다. 내 심공마의의 성취가 낮아 역용술을 펼친채로는 섭혼술을 펼치지 못했다. 이제라도 빨리 성취를 높여야 할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후 세월에 삭은 맨얼굴이 오랜만에 나오는군.......

"윽"

심공마의에 기록된 섭혼술을 펼치자 뇌가 빠개지는 느낌이 들고 눈에 핏발이 서다 못해 온통 붉다. 실제로 사람에게 펼쳐보는 건 처음이라 서툴기 짝이 없는게 나도 느껴진다.

"나를 보라. 나를 보라. 나는 사인풍 너희는 누구이냐?"

"저는 하북소가의 소민입니다." 언니가 대답했다.

"언니의 동생인 소란입니다." 동생이 언니의 뒤를 이었다.



".... 나는 사인풍. 너희들 소민과 소란의 정인(情人). 우리는 오늘 처음 만난 사이지만 한눈에 서로가 서로를 반하게 되었다. 순간의 사랑이지만 지독하리만치 서로를 사랑해 너희는 너희의 부모보다 너희의 자매보다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나의 부탁은 너희들은 거절하지 못하게 되었다. 자 나를 사랑하니?" 내가 말을 끝내니 자매들이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경과를 보아하니 실패는 아닌것 같다. 장장 한시진을 심공마의를 펼쳤는데 실패라면 너무도 억울했을것이다.

"휴~" 한숨을 쉬고 한식경을 두고 휴식을 취하자 눈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자주 펼치는 건 삼가해야 겠어." 미숙한 탓인지 한시진동안 들인 심력도 심력이지만 눈에 너무 무리가 간다. 아마 보고 있던 자매는 나의 안광에 압도당했을지도... 심공마의를 펼치는 모습을 내자신 스스로 본적은 없지만 시뻘건 눈을 한채 부리부리한 안광만 보이는 꼴을 할꺼라는 것은 보지 않아도 상상이 갔다.

"이제 승낙했으면 눈을 감으라."

그러자 둘다 살포시 눈을 감았다. 역시 성공이었다. 이제 이 여자들은 나의 것. 최면술의 해제만 하면 되겠군.

"작고 아늑한 동굴 이곳에는 너희가 사랑하는 나와 너희둘 이렇게 셋밖에 없다. 이곳은 내가 있고 사방히 막혀있어 매우매우 안전하다. 그러니 두려워할꺼 없다. 내가 다섯까지 세고 딱 하고 소리를 내면 하얀옷을 입은 남자가 걸어놓은 주술은 깨진다. 알겠지?"

그때 문득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최면술이 풀리면 최면술이 걸려있는 동안의 기억은 없지만 혹시나 다시 살아날 경우가 있다. 불쾌한 기억이 떠오르는건 이 애들에게나 나에게나 안좋다.

"그리고 이 주술이 걸쳐져 있는 동안의 기억은 모조리 사라진다. 기억을 안하는게 아니라 모조리 사라진다."

"자 다섯, 넷, 셋, 둘, 하나."

"딱." 하고 내가 손을 치자

두 자매는 흠칫 떨었다. 그리고 눈이 나와 마주치자 내 늙은 얼굴에는 아랑곳않고 "으왕" 하며 울며 달려들었다. 심공마의가 제대로 먹혔긴 먹힌 모양이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색마를 처치했단다. 색마는 너희 몸에는 손대진 못했어. 괜찮다 괜찮아." 나는 자매를 다독였다. 솔직히 내심 찔리는 구석도 있다. 특히 소란의 멍든 젖가슴이 떠오른다.

"정말요? " 자매중 동생인 소란의 목소리였다. 생각대로 예쁘고 귀여운 목소리였다. 마치 귀여운 종달새가 지저귀는 듯 하다.

"그래. 색마가 미혼약을 타서 너희를 납치했지만 내가 필사적으로 추격해 죽였다. 이젠 안전하단다." 나는 목소리에 신경쓰며 대답했다.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호오. 이쪽은 겉모습과 어울리게 청초하고 기품있는 언니인 소민의 목소리였다.

내 가슴을 내려다 보자 초롱초롱하고 한껏 사랑스러운 눈빛이 밑에서 반짝였다. 몽실몽실한 팔안의 두 자매의 몸의 감촉도 그만이다. 살아있는 기쁨이 느껴졌다. 충분히 시간을 들여 두 자매를 껴안고 팔안에서 두 자매를 느꼈다 싶었을때 문득 이 애들이 옷을 대충 걸치기만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 옷을 입어라. 내가 미혼약을 치료하느라 너희의 옷을 벗겼단다."

내가 쑥스러워하며 말을 던지자 팔안의 두 자매들이 자신의 옷매무새를 살펴보더니 "화악" 하고 얼굴을 붉혔다. 굉장히 부끄러운 표정이었다. 물론 부끄러워하는 여자를 싫어하는 남자는 없다.

"미안하구나." 하지만 너무 부끄러워하자 내가 사과했다.

그러자 "아니에요. 치료하셔서 저희가 이렇게 있는걸요." 하고 예쁘게 소민이 대답했다. 그런데 그렇게 대답하는 모습이 너무 예뻐 나도 모르게 소민의 뺨에 살짝 키스를 해버렸다. "쪽" 하고 소리가 나자 소민은 부끄러워서 더 얼굴을 붉히면서 내품에 고개를 묻었다.

"소란도. 무사해서 다행이다." 하고 소란의 뺨에 입을 맞추니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숙였다.

"하하. 참 귀여운 자매들이로고. 앞으로 느긋하게 단물을 빨아봐야 겠어." 자매들이 옷을 입게 뒤돌아선뒤 속으로 득의의 웃음을 지으며 생각했다.


"이리오련..." 자매들이 옷을 입자 내가 두 자매를 불렀다.

"네." 자매들은 예쁜 새소리를 내며 내앞으로 왔다.

"세상사 살다보면 나쁜일이 항상 일어나는 법이란다 그리고 즐거운 일또한 일어나지. 다행히 너희들은 나쁜일이 닥쳤어도 아무이상없이 지나갔구나. 그럼 이젠 즐거운일이 찾아 올게다." 이거 내얘긴가? 말하면서도 쑥스럽다.

"네."

"자 안기렴. 소민은 왼쪽 소란은 오른쪽." 하고 내가 팔을 벌리고 말하자 둘은 주섬주섬하다가 하나씩 안겨들었다. 역시 여자를 안고 있는 포근함도 괜찮다. 자매들을 더 느끼려고 일부러 나는 살짝 팔에 힘을 주고 껴안았다.

"안기니까 좋지? 즐거운일은 작은데에도 있는 법이지."하고 내가 입을 열자 두 자매는 주억거리면서 다시 가슴에 고개를 묻는다.

자매를 안고서 동굴을 나서자 벌써 밤이었다. 시원하게 쏟아지던 비는 어느새 가랑비로 그쳐있지만 비구름덕에 한치앞도 볼수가 없었다. 고수라도 어둠속의 산은 무섭다. 아무리 고수라도 어둠속에선 발밑을 볼수가 없기 마련이고 재수없으면 낙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보다 동굴에서 너무 지체한 모양이었다. 하기사 심공마의 덕분에 한시진을 보냈으니 ....
혀를 차고 자매들을 보니 자매들도 깊고 어두운 숲에 질린듯 어둠을 응시한채 입술을 다물고 있었다.

"창남에는 왜 가는 거니?" 자매들의 원래 목적지인 창남이라는 지명이 갑자기 떠올랐다.

"태원에 가려고 외사촌 오빠랑 만나기로 했어요." 소란이 대답했다.

"그럼 어디서 오는 길이었니?"

"외삼촌댁인 오순에서요. " 이번에는 소민이 대답했다. 오순이라... 감숙에 있는 지명인데 이곳과는 너무 많이 떨어진 곳이다. 만약 이 두 자매가 단둘이서 이곳까지 왔다면 너무 의외뿐만아니라 이렇게 예쁜 조카를 방치한 외숙이란자의 범죄나 다름없다.

"여기까지 올때 단둘이서 왔니?"

"아뇨 외삼촌께서 호법을 붙여주셨는데....." 소민은 말꼬리를 흐린다. 아마도 무슨 사정이 있나?

"흥 그 더러운 호법이 언니에게 흑심을 품었다구요. 매일 이상한 눈초리로 언니를 쳐다보았다구요! 며칠전에는 밤에 자는데 들어오기까지 했어요! ... 얼마나 무서웠는데... 흑흑.." 소란이 나에게 마치 고발이라듯 할듯하면서 의문을 풀어주었다.

그랬었군. 이윽고 소란이 울어버리자 소민의 눈에서도 눈물이 나온다. 자매가 우는 모습은 아름답지만 이런 상황은 난감하기 그지없다.

"괜찮다 괜찮아." 나는 자매들을 껴안고 등을 쓸어주었다. 한참 다독거리자 자매들이 울음을 그쳤다.

일단 울음이 그치자 창남이라는 곳이 가까우니 일단 그곳으로 데려가는 것이 나을듯 싶어 자매들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이곳이 처음이라 여기가 어딘지조차 알수 없다.)

"그럼 여기서 창남으로 가는 길을 알수 있겠니? 이 곳은 초행이라 도저히 길을 알 수가 없구나."

내가 탄식하며 말하자 자매들은 내 말을 듣고 내 가슴을 꼭 움켜쥔다. 아무래도 미아가 되어버렸다는 말에 겁먹은 듯 하다.

"저희도 초행이라......"

"하... 이걸 어쩐다." 어라 자매와 하룻밤을 동굴속에서? 내심 이런 상황을 기뻐했지만 겉으로는 어두운 안색을 하고 탄식을 내뱉었다. 어쨋거나 일단 잠자리 부터 마련하는게 수순일듯 하다.

"그럼 밤중에 길도 모른채 숲속을 해메는 것보단 아까 그 동굴에서 오늘밤은 머무는게 나아보이는구나. 너희들은 생각은 어떠냐?" 아까도 말했다 싶이 무림의 고수라도 두 자매를 데리고 야밤의 숲을 돌아다닌다는 것은 위험하다. 더군다나 길도 모른 상황이어서야..

"네." 한참을 있다가 간신히 소민이 대답했다. 하긴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외갓남자와 밤을 같이 보낸다니 어지간히 쑥스럽고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소민의 얼굴을 보자 어두운 중에서도 예쁜 얼굴에 살짝 홍조가 떠올라있고 안고 있는 가슴에는 자매의 심장의 콩닥거림이 더 크게 느껴졌다.

"하하 역시 귀여운 아이들이야. 아무것도 모르는 처녀의 부끄러움이야 말로 정말 진귀하지."

기꺼운 마음이 들어 자매를 힘을 주어 꼭 안았다가 풀어주었다. 모닥불을 지피고 근처의 숲에서 요깃거리라도 마련하려면 서둘러 행동할 필요가 있다.

"아우우우우우~~~~~~~~"

자매들을 풀어주었을때 갑자기 어디선가 늑대의 울음소리가 들리자 화들짝 놀란 자매들이 품속으로 다시 달려들었다. 역시 자매들에게는 내 품안이 가장 안전하다고 느껴진듯 하다.

"자자. 그냥 늑대란다. 너희들도 무림가의 여식이 아니냐. 고작 늑대따위한테 놀라다니. 하하" 하긴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에도 놀란다고 하긴 호법에 괴롭힘을 당하고 색마에게 납치당했던 기억이 아직 있는데 그 두려움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이 두려움을 깨는게 자매들을 공략하는 열쇠가 될듯 해보인다.

"저는 안무서워요." 내 목소리를 듣자 소란이 갑자기 오기가 생긴듯 뛰어들었던 살짝 내 가슴을 밀치며 내 가슴에서 멀어진다. 요것봐라. 생각보다 맹랑한걸?

그리고 여동생인 소란의 모습을 보더니 언니인 소민도 쑥스러운듯 나에게서 떨어졌다.

"그래. 그래. 하지만 그것보단 어서 노숙준비를 하는게 좋을것 같구나. 아직은 깊은 밤이 아니지만 좀 있으면 한치 앞도 분간하기 힘들게다."

내 목소리에 자매들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주섬주섬 모닥불을 지필 나뭇가지를 찾기 시작했다.



-한식경후

"타닥 타닥"

모닥불에 꼬치로 꾀인 토끼와 뱀이 구워지고 있는 중이었다. 생각보다 숲에 동물이 많아 토끼 두마리와 뱀한마리를 근처에서 쉽게 잡을 수 있었고 그것들은 맛있는 요리로 지금 탈바꿈 하는 중이다. 내심 맹탕을 치리라 생각했는데 비온후라 동물들이 많이 눈에 띄인모양이다.

"지글지글"

내가 타지않게 꼬치를 한번씩 돌리자 잘 구워진 토끼와 뱀에게서 기름이 쏘옥 솟아나더니 이내 치익하고 모닥불에 떨어진다. 갑자기 향기로운 고기냄새가 온 동굴안에 진동을 한다.

그 향기에 놀란걸까? 멍하니 모닥불을 보고 있던 소란이 "꼬로록"하고 뱃속으로 울었다.

"핫" 하며 소리를 내며 소란은 얼굴을 붉히며 두 손으로 배를 감쌌다.

"하하 아까전에 내장뽑아낼때는 징그럽다고 눈도 마주치려 안하더니.. 이젠 어지간히 배고픈 모양이구나. 그래. 이제 금방이면 된다." 내가 너털웃음을 짓자

"몰라욧" 하며 소란이 코맹맹이 소리로 대답했다. 약간은 말괄량이의 느낌이 나는 목소리였다.

갑자기 두 자매의 얼굴이 보고 싶어 모닥불에 비친 두 자매의 모습을 보니 역시 자매라 닮았지만 성격은 좀 틀린듯 하다. 둘다 예쁘지만 언니인 소민은 복숭아 빛이 감도는 하얀 피부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윤기가 흐르는 긴머리를 한데다 얼굴이 갸름하고 순종적이면서 청순한 느낌을 가졌다면 동생인 소란은 피부가 달걀빛이고 어깨도 못미치는 짧은 머리에 이목구비가 오밀조밀하고 약간은 말괄량이스러운 고집이 눈매에 서려 있었다.
하긴 한어미 자식들도 아롱이 다롱이가 아닌가. 사실 내 경험상 자매나 형제간에 성격이 닮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어느정도 익자 불에서 꺼내 천천히 시간과 정성을 들여 가지고 있던 소금과 향신료를 뿌렸다. 사실 그냥 먹어도 시장이 반찬이라 맛있게 느껴지겠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왜 그렇게 정성들여 간을 하세요?" 소란이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보더니 질문했다.

"음 그냥도 맛있지만 이렇게 골고루 간을 해야 더 맛있단다. 게다가 어느부분은 짜고 어느부분은 싱거우면 맛이 덜하지. 그런데 소란은 매우 배고픈 모양인가보구나." 내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자.

"몰라요."하고 소란은 고개를 팩 돌려버렸다.

그 모습에 "정말? 그럼 안줘도 돼겠니?" 하고 장난스런 말투로 묻자. 소란은 내 눈을 마주치고는 장난스럽게 살짝 혀를 내밀었다.

"하하하 농담이란다. 자 다 됐다. 여기 소민꺼. 여기 소란꺼."

점심때 아무것도 안먹어서 배고플터 일부러 토끼 한마리씩 자매들에게 건내고 나는 뱀고기를 먹었다. 잠시간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토끼고기와 뱀고기먹는 소리만 들렸다.


"잘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잘먹었습니다." 자매들이 토끼를 다먹고 포만감에 젖은듯 행복한 얼굴을 한다.

나 또한 고기를 다 먹자 뱃속에 포만감이 느껴졌다. 포만감에 나 역시 행복하다. 하지만 등따숩고 배부르면 그 생각이 난다던가? 금방전에는 향기로운 고기 냄새에 정신을 못차렸지만 고기를 먹은지 얼마도 채 되지 않았는대 이젠 다른것이 먹고 싶어진다. 게다가 뭐 먹음직스런 또다른 음식이 둘이나 내 앞에 있음에야.

잠깐 짧은 생각을 한후에 끝까진 가진 않더라도 역시 어느정도의 진도는 나가는게 좋을꺼 같았다. 언제 이런 좋은 상황이 닥치겠는가. 새삼 마음을 다잡자. 꿀떡하고 침이 삼켜진다.

하지만 두 자매 다 오늘 건드리기엔 장소가 좋지 않았고 나중의 즐거움으로 남기기 위해 소란은 재우기로 했다.

"자 밤도 깊었으니 자자꾸나." 하고 입을 열고 잠자리를 살피기 시작했다. 맨땅이라 불편하지만 노숙이라 어쩔수 없는 것 아닌가.

자매들은 각자 모닥불 옆에서 길게 누워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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