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당부하고픈 말.
**작가의 생활 사정상 연재 속도가 굉장히 불규칙적이며, 보통엔 굉장히 느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빠른 연재 혹은 완결작을 원하시는 분은 이 글을 읽지 않으시거나, 완결을 기다리신 후 보시는 편이 더 편하실 것입니다.
**역량 부족으로 수많은 오타와 설정상 모순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독자 분들의 지적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여, 발견 즉시 수정할 예정이오니
부디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스토리 구성상의 미비점 및 문학적 완성도에 대한 지적 또한 환영하오나,
이미 구성이 완성되어 있는 작품이고 본인의 실력 부족으로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힘든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작품에라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하오니, 많은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이 글은 처음 연재 이후 약간의 수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내용에 지장이 없는 수준입니다.
一擊平天下 (일격평천하)
1부 천년만화수(千年萬花樹)
2장
미녀는 강한 남자를 좋아한다...."
월진은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했다.
월진이 알고 있는 가장 강한 남자는 바로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커다란 나무도 도끼로 찍어 넘어뜨리고, 높이 쌓아올린 나무통도 손쉽게 들어올리는 장사였던 것이었다.
그날 이후 월진은 힘을 기르기 위해 매일 아버지를 따라 산에 올랐고, 아버지의 도끼질을 흉내내려고 애썼다.
그렇게 1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12살의 월진은 이미 자기만의 도끼를 가졌고, 어느정도 크기의 나무는 찍어 넘어뜨릴수 있게 되었다. 그의 체력은 또래 애들보다는 단연 뛰어났고, 특히 팔힘은 어른 못지 않았다.
쿵! 쿵! 쿵
어느샌가 부터 월진은 아버지 월강이 나무하러 올라가지 않아도 산으로 올라가는 일이 많아졌다.
쿵! 쿵! 쿵!
오늘도 월진은 홀로 도끼질을 했다. 힘을 기르기 위해서, 매일같이 도끼질을 했다.
쿵! 쿵! 쿵!
매 규칙적이고 일정한 힘을 가지고 똑같은 장소를 찍어되는 것이 바로 도끼질의 요령이었다. 월진의 아버지 월강은 나무질에 그야말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다.
월강은 언제나 같은 힘, 같은 간격, 같은 장소를 찍어대야만이 가장 빠르게 나무를 "이길 수" 있다고 월진에게 말하곤 했다. 분배와 정확성과 규칙성이 중요했다. 월진은 월강의 말을 명심했다. 그 말을 되새기며 오늘도 그는 도끼질을 했다.
해가 중천 에 떠 있을 때였다.
"좋구나!"
등뒤에서 한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월진이 뒤를 돌아보니 왠 꾀죄죄하고 더러운 수염을 기른 중년인이 서 있었다. 옷도 여기 저기 기운 것이 차라리 옷이라보다 넝마라고 하는 편이 더 나앗다.
월진이 의아해하며 말했다.
"당신은 누구요?"
그 말에 중년인이 낄낄 웃어대며 말했다.
"내가 누군지 알 거 없다. 도끼질이나 해라"
월진은 그를 한참 쳐다보다가, 그냥 거지려니 생각하고는 자기 하던 일을 계속했다.
쿵! 쿵! 쿵!
중년인은 그런 월진의 모습을 보면서 깊은 생각을 잠기는지, 눈을 가늘게 뜨고 월진을 눈여겨보았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월진이 무아지경으로 도끼질을 하다가 나무가 쓰러질 기미가 보이자 도끼질을 멈추었다. 그제서야 거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음날이 되었다.
월진은 다시 도끼질을 하러 산으로 올랐다.
그가 도끼질을 시작하려 하자,
"애송아"
하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그 거지같은 남자였다. 월진이 그를 쳐다보자마자 그 중년인은 월진을 확 낚아채고는 옆구리에 끼고서 휙 날아올랐다.
말 그대로 날아올랐던 것이다. 몇 장이나 높이 날아 올랐던 것이다. 월진인 눈이 휘둥그레질만큼 놀랐다.
"놀랄 것 없다. 해치지 않는다."
거지의 품에서는 과연 거지답게 엄청난 악취가 풍겨왔다. 하지만 그러한 악취에 신경 쓸 틈도 없이, 월진의 그가 마치 표범처럼, 천리마처럼 숲속, 또는 나무 가지 위 사이를 휙휙 달리고 뛰고 넘어가는 장면을 경악한 표정을 치은 채 바라보았다.
"히히 왜 놀라우냐? 경공이라 하는 거다!"
얼마 후 중년 거지는 어느 한 동굴 앞에 이르러서야 월진을 내려놓았다. 어리 둥절한 월진에게 말했다.
"만약 내 말을 잘 듣고 시키는 대로 몇가지 일을 하면 네게도 이 경공을 가르쳐 주겠다."
월진이 놀랍고 의문스런 표정으로 거지를 바라보았다. 거지가 킬킬꺼리며 말했다.
"왜? 배우고 싶느냐?"
월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일엽도강 수법으로 이 거지는 꽤 이름을 날리고 있지. 너는 영광인줄 알아라. 하지만 그 전에 네가 할일이 있다."
거지는 동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안에 계속 들어가다 보면 계속해서 공간이 좁아질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한 치 공간도 안되게 좁아질 것이다. 너는 허리에 밧줄을 감고 계속 안으로 들어가라. 계속 들어가다 보면 갑자기 확 트인 공간이 나올 것이다. 그 공간에는 커다란 나무가 있는데 너는 그 나무를 찍으면 된다."
너무나도 갑작스런 본론에 월진은 수많은 의문점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그러나 거지는 딱 잘라서 말을 끝냈다.
"질문은 받지 않겠다. 너는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면 내가 좋은 걸 주마."
그러나 월진은 바로 질문을 던졌다.
"얼마나 찍으면 되죠? 넘어뜨릴 때까지?"
거지는 쪼개면서
"말을 참 안 듣는 아이구나. 내가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지 하면 된다. 너는 결코 쉽사리 그 나무를 끝까지 베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는 밧줄을 월진의 허리춤에 동여메고 안으로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월진은 동굴 안으로 성큼 성큼 들어갔다. 동굴은 점점 공간이 좁아들어가더니 마침내 어린 아이가 간신히 몸을 움추리고 기어들어갈 수 있을 만큼 좁아졌다.
"아 그렇구나 이래서 그 거지 아저씨가 못들어갔던 거구나"
홀로 그렇게 납득하고 계속 기어들어갔다. 그러자 갑자기 휙 트인 공간이 나타났다. 그것은 실로 어마어마하게 큰 공간이었다. 이러한 동굴속에 어떻게 이러한 공간이 있을 수 있는지 커다란 의문이었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공터 한 가운데에 월진이 상상도 하지 못 했던 커다란 나무가 자라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공간 천장에서 머리통 만한 구멍이 무수히 나 있었는데 그 구멍 사이로 간간히 빛이 들어와 나무를 비추고 있었다. 아마도 이 나무는 이 천장의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물을 섭취하며 이렇듯 자란 모양이었다. 그렇다 할지라도 이렇게 거대한 나무가 세상이 있을 수 있는지 월진은 정말 놀라웠다. 기둥만 해도 장정 네다섯명이 팔이 벌려 원을 그려야지만 간신히 안을 수 있을 정도였다.
뒤에서 거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갔느냐?]
그것은 너무나도 맑고 바로 뒤에서 들리는 듯해서 월진이 깜짝 놀라 뒤돌아 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이건 전음신공이라는 거다 놀랄 것 없다. 공터에 들어섰느냐?]
월진이 큰소리로 외쳤다.
"네 들어갔어요!"
[그렇게 크게 외칠 것도 없다. 예 아니오라면 대답하면 된다. 긍정일땐 밧줄을 세번 당기고 부정일땐 두번 당겨라. 이도 저도 아니면 한번만 당기도록 해라]
월진이 밧줄을 세번 당겼다.
[나무가 있느냐?]
다시 한번 밧줄을 세번 당겼다.
[나무가 있단 말이지.....?후후..역시!천년만화수가 과연 존재했구나!! 그럼 어서 일을 시작해라!]
그 목소리에는 어딘가 환희가 깃들여져 있었다.
월진이 나무 앞에 서서 도끼를 들었다. 그리고는 도끼질을 한번 했다.
딩!
하는 소리가 들렸다. 월진은 손이 너무나도 저려와 깜짝 놀랐다. 그 나무 껍질은 어찌나 단단한지 그의 도끼질에 흠집 한번 나지 않았다. 거지가 결코 쉽사리 무너뜨리지 못할 거라는 것이라 말했던 것이 사실임을 깨달았다. 오기가 든 월진은 다시 한번 더 도끼질을 시작했다.
딩! 딩! 딩! 뿌지직.
나무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물론 그 거대수에서 난 소리가 아니었다. 도끼 자루가 부러지는 소리였다.
[왜 그러느냐?]
긍정이나 부정으로 대답할수 없어서 월진은 큰소리로 외쳤다.
"도끼가 부러졌어요!!!!"
[나무는? 효과가 있느냐?]
월진은 밧줄을 두번 당겼다. 부정이었다.
[조금도 없느냐?]
긍정의 표시로 세번 당겼다. 거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생각에 빠진 모양이었다.
[됐다. 나오도록 해라]
월진이 다시 나오자 거지가 다시 그를 옆구리에 끼고 날아올랐다.
그리고는 그를 다시 원래 있던 장소에 내려놓고 휙 가버렸다. 월진은 신법을 가르쳐 주기로 해놓고 그냥 가버린 거지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결국 나무에 흠집조차 내지 못했기 때문에 월진이 그가 원해던 것을 해주었다고는 말 못하리라.
하지만 며칠 후 거지가 다시 찾아왓다. 월진은 그때도 산속에 있었다.
"다시 왔군요"
"그렇다 다시 한번 더 우리 그 나무를 이겨보자"
만약 거지가 "이겨보자"란 말을 하지 않았다면 월진은 결코 다시 그런 시간낭비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거지가 다시 월진을 동굴앞에 내려놓았을때, 그는 품에서 도끼를 하나 꺼냈다. 그 도끼는 굉장히 특이했는데, 날이 굉장히 예리하고 손잡이가 검은 쇠로 되어 있었다.
"이걸 사용해라 절대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
월진이 손에 그 도끼를 쥐니 의외로 그다지 무겁지 않았다. 나무가 아닌 쇠로 되어 있었는데 저번 부러진 도끼보다 조금만 더 무거웠을 뿐이었다. 오히려 그 중량감이 도끼질에는 딱 좋은 것이다.
다시 동굴속으로 기어들어간 월진은 도끼질을 했다.
쿵! 쿵! 쿵!
한동안 도끼질을 하자, 거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어때 효과가 있느냐?]
도끼는 과연 부러지지 않았다. 월진이 흔적을 살피니 역시나 아무런 자국도 내지 못했다. 이번엔 껍질이 조금 벗겨져 있었다.
월진은 부정의 뜻으로 밧줄을 두번 당겼다. 껍질을 파고 난 이후에는 전혀 진전이 없었던 것이었다.
[전혀?]
월진은 긍정의 뜻으로 밧줄을 세번 당겼다.
[아!....역시 힘이 딸리는 모양이구나! 좀더 강한 힘이 필요한데....]
그 말은 굉장히 안타까움에 차 있어서 월진은 그가 좀 가련해졌다.
[도끼는 거기 두고 그냥 나오너라...]
그날도 아무런 진전도 없이 끝났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거라"
월진을 다시 데려다 놓고 그렇게 말하고는 거지는 휙 떠났다. 월진은 그가 다시 올 것임을 깨달았다.
과연 그는 다시 며칠 후 찾아왔다.
그는 이번에는 심각한 표정을 한 채 찾아왔다. 그들이 다시 동굴 앞에 서자, 거지가 말했다.
"내가 시키는 대로 따라 해라. "
그리고는 월진의 두 다리를 벌리고 상체를 낮추게 한 다음, 머리를 꼿꼿히 세우고 그 자세에서 도끼를 부여잡게 했다.
"발바닥의 바깥족에 힘을 주고 서도록 해라"
월진이 그대로 따라 해보았지만 그것은 굉장히 어려운 동작이었다. 그 상태에서 도끼를 쥐게 하고 상체를 끝까지 돌렸다가, 허리 힘을 이용해 회전하는 여세를 몰아 도끼를 휘몰아치게 했다.
바람을 가르는 부웅 하는 소리와 함께 도끼가 힘차게 휘둘러졌다. 그것은 몇 번 연습 시킨 후 중년 거지는,
"이 자세를 잊지 말거라"
말하며 쓴웃음을 짓는 것이었다. 월진은 그 웃음의 의미를 잘 몰랐지만, 일단 그가 시키는 대로 동굴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이 때 월진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이 중년 거지는 보통 거지라 아니라 신비스런 인물이었다. 그를 마음속으로 경외하는 가운데에서도 조금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일단 잠자코 계속 이 거지가 시키는 대로 했다.
동굴 안에 들어가 나무 앞에 서서 아까 중년인이 시키는 대로 자세를 잡고 휘둘렀다.
부웅! 쾅!
하는 굉음이 동굴 전체로 울려퍼졌다. 월진이 이 한 수에 실린 엄청난 힘을 보고 깜짝 놀라는 가운데, 다시 중년 거지의 전음이 들려왔다.
[허리를 좀더 낮추고 두 발을 더 벌리거라]
그가 시키는 대로 하면서도, 월진은 이 거지가 어떻게 바깥에서도 마치 곁에서 본 듯 월진의 자세를 교정할수 잇는지 실로 궁금했다.
사실 이 거지는 무림의 고수로, 그는 월진의 허리에 잠긴 밧줄에 진동과 미세한 움직임과, 경험을 통해 월진의 행동을 낱낱이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월진이 시키는 대로 하자 더욱 큰 힘이 실리고 나무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도끼 자국이 찍혔다. 처음에는 몇 번 타점이 어긋났지만, 수십 번 연습하자 정확히 일점을 연속해서 찍어낼 수 있었다.
쿵! 쿵! 쿵!
월진은 손맛을 통해, 미세하나마 효과가 있음을 깨달았다. 하루 종일 찍어내고는 다시 동굴 밖으로 나왔다. 그날은 손톱만큼의 진전이 있었다.
거지가 말했다.
"내가 가르쳐 준 대로 행하라. 자세가 바로 잡힐수록 더욱 힘이 실릴 것이다."
월진은 신기했다. 그가 가르쳐 준 대로 자세를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힘이 달라질수 잇음을 깨달았다. 그는 난생 처음으로 육체적인 힘만이 "강함"을 뜻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작가의 생활 사정상 연재 속도가 굉장히 불규칙적이며, 보통엔 굉장히 느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빠른 연재 혹은 완결작을 원하시는 분은 이 글을 읽지 않으시거나, 완결을 기다리신 후 보시는 편이 더 편하실 것입니다.
**역량 부족으로 수많은 오타와 설정상 모순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독자 분들의 지적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여, 발견 즉시 수정할 예정이오니
부디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스토리 구성상의 미비점 및 문학적 완성도에 대한 지적 또한 환영하오나,
이미 구성이 완성되어 있는 작품이고 본인의 실력 부족으로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힘든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작품에라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하오니, 많은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이 글은 처음 연재 이후 약간의 수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내용에 지장이 없는 수준입니다.
一擊平天下 (일격평천하)
1부 천년만화수(千年萬花樹)
2장
미녀는 강한 남자를 좋아한다...."
월진은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했다.
월진이 알고 있는 가장 강한 남자는 바로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커다란 나무도 도끼로 찍어 넘어뜨리고, 높이 쌓아올린 나무통도 손쉽게 들어올리는 장사였던 것이었다.
그날 이후 월진은 힘을 기르기 위해 매일 아버지를 따라 산에 올랐고, 아버지의 도끼질을 흉내내려고 애썼다.
그렇게 1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12살의 월진은 이미 자기만의 도끼를 가졌고, 어느정도 크기의 나무는 찍어 넘어뜨릴수 있게 되었다. 그의 체력은 또래 애들보다는 단연 뛰어났고, 특히 팔힘은 어른 못지 않았다.
쿵! 쿵! 쿵
어느샌가 부터 월진은 아버지 월강이 나무하러 올라가지 않아도 산으로 올라가는 일이 많아졌다.
쿵! 쿵! 쿵!
오늘도 월진은 홀로 도끼질을 했다. 힘을 기르기 위해서, 매일같이 도끼질을 했다.
쿵! 쿵! 쿵!
매 규칙적이고 일정한 힘을 가지고 똑같은 장소를 찍어되는 것이 바로 도끼질의 요령이었다. 월진의 아버지 월강은 나무질에 그야말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다.
월강은 언제나 같은 힘, 같은 간격, 같은 장소를 찍어대야만이 가장 빠르게 나무를 "이길 수" 있다고 월진에게 말하곤 했다. 분배와 정확성과 규칙성이 중요했다. 월진은 월강의 말을 명심했다. 그 말을 되새기며 오늘도 그는 도끼질을 했다.
해가 중천 에 떠 있을 때였다.
"좋구나!"
등뒤에서 한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월진이 뒤를 돌아보니 왠 꾀죄죄하고 더러운 수염을 기른 중년인이 서 있었다. 옷도 여기 저기 기운 것이 차라리 옷이라보다 넝마라고 하는 편이 더 나앗다.
월진이 의아해하며 말했다.
"당신은 누구요?"
그 말에 중년인이 낄낄 웃어대며 말했다.
"내가 누군지 알 거 없다. 도끼질이나 해라"
월진은 그를 한참 쳐다보다가, 그냥 거지려니 생각하고는 자기 하던 일을 계속했다.
쿵! 쿵! 쿵!
중년인은 그런 월진의 모습을 보면서 깊은 생각을 잠기는지, 눈을 가늘게 뜨고 월진을 눈여겨보았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월진이 무아지경으로 도끼질을 하다가 나무가 쓰러질 기미가 보이자 도끼질을 멈추었다. 그제서야 거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음날이 되었다.
월진은 다시 도끼질을 하러 산으로 올랐다.
그가 도끼질을 시작하려 하자,
"애송아"
하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그 거지같은 남자였다. 월진이 그를 쳐다보자마자 그 중년인은 월진을 확 낚아채고는 옆구리에 끼고서 휙 날아올랐다.
말 그대로 날아올랐던 것이다. 몇 장이나 높이 날아 올랐던 것이다. 월진인 눈이 휘둥그레질만큼 놀랐다.
"놀랄 것 없다. 해치지 않는다."
거지의 품에서는 과연 거지답게 엄청난 악취가 풍겨왔다. 하지만 그러한 악취에 신경 쓸 틈도 없이, 월진의 그가 마치 표범처럼, 천리마처럼 숲속, 또는 나무 가지 위 사이를 휙휙 달리고 뛰고 넘어가는 장면을 경악한 표정을 치은 채 바라보았다.
"히히 왜 놀라우냐? 경공이라 하는 거다!"
얼마 후 중년 거지는 어느 한 동굴 앞에 이르러서야 월진을 내려놓았다. 어리 둥절한 월진에게 말했다.
"만약 내 말을 잘 듣고 시키는 대로 몇가지 일을 하면 네게도 이 경공을 가르쳐 주겠다."
월진이 놀랍고 의문스런 표정으로 거지를 바라보았다. 거지가 킬킬꺼리며 말했다.
"왜? 배우고 싶느냐?"
월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일엽도강 수법으로 이 거지는 꽤 이름을 날리고 있지. 너는 영광인줄 알아라. 하지만 그 전에 네가 할일이 있다."
거지는 동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안에 계속 들어가다 보면 계속해서 공간이 좁아질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한 치 공간도 안되게 좁아질 것이다. 너는 허리에 밧줄을 감고 계속 안으로 들어가라. 계속 들어가다 보면 갑자기 확 트인 공간이 나올 것이다. 그 공간에는 커다란 나무가 있는데 너는 그 나무를 찍으면 된다."
너무나도 갑작스런 본론에 월진은 수많은 의문점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그러나 거지는 딱 잘라서 말을 끝냈다.
"질문은 받지 않겠다. 너는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면 내가 좋은 걸 주마."
그러나 월진은 바로 질문을 던졌다.
"얼마나 찍으면 되죠? 넘어뜨릴 때까지?"
거지는 쪼개면서
"말을 참 안 듣는 아이구나. 내가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지 하면 된다. 너는 결코 쉽사리 그 나무를 끝까지 베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는 밧줄을 월진의 허리춤에 동여메고 안으로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월진은 동굴 안으로 성큼 성큼 들어갔다. 동굴은 점점 공간이 좁아들어가더니 마침내 어린 아이가 간신히 몸을 움추리고 기어들어갈 수 있을 만큼 좁아졌다.
"아 그렇구나 이래서 그 거지 아저씨가 못들어갔던 거구나"
홀로 그렇게 납득하고 계속 기어들어갔다. 그러자 갑자기 휙 트인 공간이 나타났다. 그것은 실로 어마어마하게 큰 공간이었다. 이러한 동굴속에 어떻게 이러한 공간이 있을 수 있는지 커다란 의문이었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공터 한 가운데에 월진이 상상도 하지 못 했던 커다란 나무가 자라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공간 천장에서 머리통 만한 구멍이 무수히 나 있었는데 그 구멍 사이로 간간히 빛이 들어와 나무를 비추고 있었다. 아마도 이 나무는 이 천장의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물을 섭취하며 이렇듯 자란 모양이었다. 그렇다 할지라도 이렇게 거대한 나무가 세상이 있을 수 있는지 월진은 정말 놀라웠다. 기둥만 해도 장정 네다섯명이 팔이 벌려 원을 그려야지만 간신히 안을 수 있을 정도였다.
뒤에서 거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갔느냐?]
그것은 너무나도 맑고 바로 뒤에서 들리는 듯해서 월진이 깜짝 놀라 뒤돌아 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이건 전음신공이라는 거다 놀랄 것 없다. 공터에 들어섰느냐?]
월진이 큰소리로 외쳤다.
"네 들어갔어요!"
[그렇게 크게 외칠 것도 없다. 예 아니오라면 대답하면 된다. 긍정일땐 밧줄을 세번 당기고 부정일땐 두번 당겨라. 이도 저도 아니면 한번만 당기도록 해라]
월진이 밧줄을 세번 당겼다.
[나무가 있느냐?]
다시 한번 밧줄을 세번 당겼다.
[나무가 있단 말이지.....?후후..역시!천년만화수가 과연 존재했구나!! 그럼 어서 일을 시작해라!]
그 목소리에는 어딘가 환희가 깃들여져 있었다.
월진이 나무 앞에 서서 도끼를 들었다. 그리고는 도끼질을 한번 했다.
딩!
하는 소리가 들렸다. 월진은 손이 너무나도 저려와 깜짝 놀랐다. 그 나무 껍질은 어찌나 단단한지 그의 도끼질에 흠집 한번 나지 않았다. 거지가 결코 쉽사리 무너뜨리지 못할 거라는 것이라 말했던 것이 사실임을 깨달았다. 오기가 든 월진은 다시 한번 더 도끼질을 시작했다.
딩! 딩! 딩! 뿌지직.
나무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물론 그 거대수에서 난 소리가 아니었다. 도끼 자루가 부러지는 소리였다.
[왜 그러느냐?]
긍정이나 부정으로 대답할수 없어서 월진은 큰소리로 외쳤다.
"도끼가 부러졌어요!!!!"
[나무는? 효과가 있느냐?]
월진은 밧줄을 두번 당겼다. 부정이었다.
[조금도 없느냐?]
긍정의 표시로 세번 당겼다. 거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생각에 빠진 모양이었다.
[됐다. 나오도록 해라]
월진이 다시 나오자 거지가 다시 그를 옆구리에 끼고 날아올랐다.
그리고는 그를 다시 원래 있던 장소에 내려놓고 휙 가버렸다. 월진은 신법을 가르쳐 주기로 해놓고 그냥 가버린 거지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결국 나무에 흠집조차 내지 못했기 때문에 월진이 그가 원해던 것을 해주었다고는 말 못하리라.
하지만 며칠 후 거지가 다시 찾아왓다. 월진은 그때도 산속에 있었다.
"다시 왔군요"
"그렇다 다시 한번 더 우리 그 나무를 이겨보자"
만약 거지가 "이겨보자"란 말을 하지 않았다면 월진은 결코 다시 그런 시간낭비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거지가 다시 월진을 동굴앞에 내려놓았을때, 그는 품에서 도끼를 하나 꺼냈다. 그 도끼는 굉장히 특이했는데, 날이 굉장히 예리하고 손잡이가 검은 쇠로 되어 있었다.
"이걸 사용해라 절대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
월진이 손에 그 도끼를 쥐니 의외로 그다지 무겁지 않았다. 나무가 아닌 쇠로 되어 있었는데 저번 부러진 도끼보다 조금만 더 무거웠을 뿐이었다. 오히려 그 중량감이 도끼질에는 딱 좋은 것이다.
다시 동굴속으로 기어들어간 월진은 도끼질을 했다.
쿵! 쿵! 쿵!
한동안 도끼질을 하자, 거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어때 효과가 있느냐?]
도끼는 과연 부러지지 않았다. 월진이 흔적을 살피니 역시나 아무런 자국도 내지 못했다. 이번엔 껍질이 조금 벗겨져 있었다.
월진은 부정의 뜻으로 밧줄을 두번 당겼다. 껍질을 파고 난 이후에는 전혀 진전이 없었던 것이었다.
[전혀?]
월진은 긍정의 뜻으로 밧줄을 세번 당겼다.
[아!....역시 힘이 딸리는 모양이구나! 좀더 강한 힘이 필요한데....]
그 말은 굉장히 안타까움에 차 있어서 월진은 그가 좀 가련해졌다.
[도끼는 거기 두고 그냥 나오너라...]
그날도 아무런 진전도 없이 끝났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거라"
월진을 다시 데려다 놓고 그렇게 말하고는 거지는 휙 떠났다. 월진은 그가 다시 올 것임을 깨달았다.
과연 그는 다시 며칠 후 찾아왔다.
그는 이번에는 심각한 표정을 한 채 찾아왔다. 그들이 다시 동굴 앞에 서자, 거지가 말했다.
"내가 시키는 대로 따라 해라. "
그리고는 월진의 두 다리를 벌리고 상체를 낮추게 한 다음, 머리를 꼿꼿히 세우고 그 자세에서 도끼를 부여잡게 했다.
"발바닥의 바깥족에 힘을 주고 서도록 해라"
월진이 그대로 따라 해보았지만 그것은 굉장히 어려운 동작이었다. 그 상태에서 도끼를 쥐게 하고 상체를 끝까지 돌렸다가, 허리 힘을 이용해 회전하는 여세를 몰아 도끼를 휘몰아치게 했다.
바람을 가르는 부웅 하는 소리와 함께 도끼가 힘차게 휘둘러졌다. 그것은 몇 번 연습 시킨 후 중년 거지는,
"이 자세를 잊지 말거라"
말하며 쓴웃음을 짓는 것이었다. 월진은 그 웃음의 의미를 잘 몰랐지만, 일단 그가 시키는 대로 동굴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이 때 월진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이 중년 거지는 보통 거지라 아니라 신비스런 인물이었다. 그를 마음속으로 경외하는 가운데에서도 조금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일단 잠자코 계속 이 거지가 시키는 대로 했다.
동굴 안에 들어가 나무 앞에 서서 아까 중년인이 시키는 대로 자세를 잡고 휘둘렀다.
부웅! 쾅!
하는 굉음이 동굴 전체로 울려퍼졌다. 월진이 이 한 수에 실린 엄청난 힘을 보고 깜짝 놀라는 가운데, 다시 중년 거지의 전음이 들려왔다.
[허리를 좀더 낮추고 두 발을 더 벌리거라]
그가 시키는 대로 하면서도, 월진은 이 거지가 어떻게 바깥에서도 마치 곁에서 본 듯 월진의 자세를 교정할수 잇는지 실로 궁금했다.
사실 이 거지는 무림의 고수로, 그는 월진의 허리에 잠긴 밧줄에 진동과 미세한 움직임과, 경험을 통해 월진의 행동을 낱낱이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월진이 시키는 대로 하자 더욱 큰 힘이 실리고 나무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도끼 자국이 찍혔다. 처음에는 몇 번 타점이 어긋났지만, 수십 번 연습하자 정확히 일점을 연속해서 찍어낼 수 있었다.
쿵! 쿵! 쿵!
월진은 손맛을 통해, 미세하나마 효과가 있음을 깨달았다. 하루 종일 찍어내고는 다시 동굴 밖으로 나왔다. 그날은 손톱만큼의 진전이 있었다.
거지가 말했다.
"내가 가르쳐 준 대로 행하라. 자세가 바로 잡힐수록 더욱 힘이 실릴 것이다."
월진은 신기했다. 그가 가르쳐 준 대로 자세를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힘이 달라질수 잇음을 깨달았다. 그는 난생 처음으로 육체적인 힘만이 "강함"을 뜻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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