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열전(仙女列傳)
10부
초록빛으로 무성한 산속 길로 접어들었다.
멀리 육지(陸地)에서 볼 때는 섬이 작아 보이더니 막상 섬에 들어와서 보니 엄청나게 넓은
분지(盆地)로 되어 있었다.
바다의 바람을 맞고 자란 해송(海松)들이 큰 숲을 이루고 있었다.
산새들이 울고 있는 숲 사이로 지나가려는데 갑자기 지저귀며 울던 산새들이 울음을 뚝 그쳤다.
“모두들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라!”
선아 아가씨가 모두에게 말을 하며 한쪽 나무 위를 주시하였다.
그러자 선아 아가씨의 말에 모두들 긴장을 하며 그 자리에 꼼짝을 앉고 서 있는데 바로 앞 소나무 위에
흰 옷을 입은 한 놈이 날아 오르며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
“역시 대단한 계집이야! 우리의 정체를 환히 내다보는 것을 보니 말이야!”
“나비도 아닌 놈이 소나무에 뛰어 오르면 뭐 해!”
선아 아가씨가 소나무에 올라 앉아 있는 놈을 보며 말했다.
“그래도 얼굴이 예쁜 것이 얼굴값을 하는 구나! 그래 어쩐 일로 이곳 까지 찾아서 왔느냐?”
선아 아가씨의 말에 놈이 힐끔힐끔 내려다보며 말했다.
“네 이놈! 내가 뭐 이런 곳에 오고 싶어서 온 줄로 아느냐? 네 놈들이 여자들을 납치하여 이곳으로 끌고
와서 나쁜 짓을 하니까 내가 찾아 온 거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悔改)를
한다면 목숨만은 살려서 주마!”
“으하하! 정말 웃기는 계집애로구나! 나이도 어린 것이 정말 발칙하군!”
갑자기 검은 옷을 입은 한 놈이 나타나 옆에 있는 소나무 위로 뛰어 오르며 박장대소(拍掌大笑)를 했다.
“맹녀님! 저 놈들이 바로 흑백도사인 것 같습니다”
수빈이가 놈들을 보고서 비로소 정체를 알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 이제야 우리의 정체를 알아본 것 같구나! 그렇다 우리가 바로 흑백도사라는 분들이시다”
늦게 나타난 검은 옷을 입은 놈이 수빈이의 말에 큰 소리로 대답을 했다.
“어진 임금님이 나라를 편안(便安)하게 다스려 온 나라가 평온(平穩)한 줄만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구나!
어찌 너희 같은 나쁜 놈들이 판을 치고 있는지 참 한심스럽기만 하구나”
선아 아가씨가 손에 든 부채로 놈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고것 참 너무나 귀엽고 예쁜 것이 그냥 품안에 안고 마음껏 뒹굴고 싶어지는 마음뿐이네”
“나도 그래 세상에 정말로 절세의 미인이로고!”
나무 위에서 흑백도사라는 두 놈이 번갈아 가며 말을 주고받았다.
“이놈들! 비도회선장의 맛을 보여주지!”
선아 아가씨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오자마자 그녀의 허리에서 날카로운 독수리 날개 같은 삼각형의 날개가
공중으로 날아서 올랐다.
평소에 사람들이 볼 때는 선아 아가씨의 허리에 달린 아름다운 황금빛 장식용으로만 보이던 그 날개들이
갑자기 크게 날개가 펴지면서 그녀의 손끝에서 날아오르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공중을 회전(回轉)하며
날아갔다.
두 개의 비도회선장이 번개같이 흑백도사를 향하여 날아가자 나무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던
흑백도사는 급하게 칼을 휘둘러 그것을 피하려고 하였지만 이미 때가 늦은 것 같았다.
비도회선장은 그냥 단순하게 회전을 하는 칼이 아니라 그 날개 칼에는 쇠붙이를 잡아당기는 자석(磁石)의
성분(成分)이 있어서 절대로 칼을 휘둘러서는 아니 된다.
칼을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비도회선장은 더 빨리 돌면서 적(敵)을 공격(攻擊)하는 것이다.
흑백도사는 급하게 공중을 날면서 비도회선장을 피하려고 했지만 칼을 따라서 번개처럼 도는 비도회선장을
끝내 피하지를 못하고 마치 벼락을 맞은 것처럼 비도회선장에 가슴이 찔려서 땅바닥에 거꾸로 떨어졌다.
“미주야! 저 놈들의 가슴에 박혀있는 비도회선장을 조심스럽게 뽑아오너라!”
선아 아가씨가 미주를 보고 말했다.
그러자 미주는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흑백도사의 가슴에 박혀있는 비도회선장을 조심스럽게 뽑았다.
“그 유명한 흑백도사도 선아님께 별 수도 없이 작살이 났네요.”
정희가 서진 이를 보면서 말했다.
“음 그래 그 동안 말로만 듣던 비도회선장을 오늘 처음 보았네.”
정희의 말에 서진이가 대답을 했다.
“정말 비도회선장이 무섭기는 무서워요”
수빈이도 서진 이를 보면서 말했다.
“역시 최고의 명기라더니 정말 놀랍군!”
수빈이의 말에 서진이가 감탄을 하며 말했다.
산길을 따라 한참을 가니 바위들이 듬성듬성 드러나 있는 곳이 나왔다.
“선아님! 아무래도 이런 곳에는 놈들이 매복을 해서 있을 것 같은 생각이듭니다.”
지호가 선아 아가씨에게 이 말을 하자마자 갑자기 바위 뒤에서 매복을 하여 숨어 있던 놈들이 뛰쳐나왔다.
그리하여 한바탕 일대 혼전(混戰)이 벌어졌다.
바위와 장애물(障碍物)이 많다보니 여기저기서 어울려 싸움을 벌였다.
이 싸움에서도 역시 조지호의 활약(活躍)이 뛰어났다.
선아 아가씨는 이런 조 지호를 보면서 갑자기 그를 좋아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하긴 외모도 준수하지 싸움도 참 잘 하지 얼마나 또 믿음직스러운지 여자라면 누구나 다 좋아할 지호였다.
“내가 갑자기 왜 이러지?”
선아 아가씨는 갑자기 지호에게 쏠리는 마음을 억제하면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러는 동안에 놈들을 일망타진(一網打盡)을 하고서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어쉬었다.
“그래 다음은 어떤 장애물이 남았는지 혹시 아는 것이 있느냐?”
선아 아가씨가 길을 안내하는 사내에게 물었다.
“네 선녀님! 제가 한 번도 그 놈을 보지는 못했는데 독거미라고 부르는 아주 무서운 놈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사내가 선아 아가씨를 보고 무척이나 두려워하면서 대답했다.
“아니? 너는 그래 어찌 이놈들과 한동안 같이 살았으면서 모르는 것이 그리도 많으냐?”
미주가 답답하다는 듯이 사내를 보고 말했다.
“낭자께서는 잘 몰라서 그런 말을 하겠지만 이곳에 사는 놈들이라고 해도 저희 같은 하수인(下手人)들은
모든 비밀(秘密)을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아 그랬군!”
사내의 말에 미주는 더 이상 묻지를 않았다.
“독거미라? 그러면 독을 쓰겠군!”
“네 소문에는 그놈의 독에 중독이 되면 살아나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니 선녀님은 각별히
조심을 하십시오.”
선아 아가씨의 말에 사내는 조심스럽게 대답을 했다.
산 중턱에 있는 놈들의 본거지가 바라보이는 곳에 도착을 했는가 싶었는데 검은 망토를 걸친 한 놈이 길을
딱 막고 서 있었다.
“음 이제야 오는 군”
약간 비웃음이 섞인 음성으로 선아 아가씨의 일행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당신이 바로 독거미야?”
앞서가던 미주가 물었다.
“그렇다! 내가 바로 독거미다!”
미주의 물음에 놈은 거만한 웃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모두들 뒤로 물러 서거라!”
선아 아가씨가 모두를 향해 말했다.
“오호! 이런 절세의 미녀와 싸우게 되다니 나도 참 복이 많군!”
독거미는 선아 아가씨를 마주 보면서 말했다.
“독거미는 그래 나에게도 독을 쓸 건가?”
독거미의 말에 선아 아가씨는 물었다.
“음 상황을 보아가면서 독을 써야지 처음부터 독을 쓰지는 않을 테니 겁을 내지는 말고”
선아 아가씨의 말에 독거미는 여유를 부리며 말했다.
“뭐 독을 마음껏 뿜어도 괜찮은데 괜히 허세를 부리는 것 같네”
“하이고! 절세의 미인을 다치게 하면 안 되지!”
“과연 그럴까? 그럼 나의 황룡십팔장(黃龍十八掌)받아 보고나서도 그런 말이 나올지 무척이나 궁금하네!”
이 말을 하고는 선아 아가씨는 하늘 높이 몸을 솟구치며 화려하게 황룡십팔장을 펼쳤다.
“우와! 말로만 듣던 황룡십팔장!”
미주가 황룡십팔장을 펼치는 선아 아가씨를 보면서 감탄을 했다.
“정말로 비연맹녀님은 천하제일 고수야!”
서진이도 난생 처음 보는 선아 아가씨의 놀라운 무공에 그저 황홀경에 빠져 감탄의 소리를 질렀다.
“과연 황룡십팔장은 절세의 무공이야!”
옥자도 그저 신기하고 놀라서 감탄에 또 감탄을 하고 있었다.
“황룡십팔장! 역시 대단한 무공입니다”
지호도 감탄을 하며 마음속으로 혹시나 자기에게 선아 아가씨가 저 황룡십팔장을 전수(傳受)해 주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독거미가 선아 아가씨의 놀라운 무공에 정신이 빠져서 높은 하늘을 쳐다보니 아름다운 선녀로 변한
선아 아가씨가 일곱 색깔 무지개를 타고 자기에게로 내려오고 있었다.
독거미는 황홀경에 빠져 선아 아가씨를 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오~ 너무나 아름답다!”
이렇게 독거미가 소리를 지르며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사이 선아 아가씨의 부채 끝에서 얼음같이 싸늘한
냉기(冷氣)가 나오더니 독거미를 꼼짝도 못하게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러더니 그녀의 왼손에서 날카로운 검기(劍氣)가 나와 독거미의 가슴을 깊이 찌르고 들어갔다.
바로 황룡십팔장 중에 그 유명한 항룡유회(亢龍有悔)였다.
독거미는 자기의 자랑스러운 그 독을 한 번도 제대로 써 보지를 못하고 그만 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드디어 놈들의 본거지에 가까이 도착을 했다.
“아무래도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날이 어두워지거든 놈들의 본거지로 들어가 순례와 정순이를 구해
오도록 하자”
선아 아가씨가 숲속에서 놈들의 본거지를 바라보면서 모두에게 말했다.
해가 지고 어둠이 사방에 내리기 시작하자 놈들의 본거지 뒤쪽으로 몰래 숨어서 들어갔다.
나무로 만든 성채(城砦)를 뚫고 들어가니 바로 놈들의 음식을 만드는 주방(廚房)이 나왔다.
재빨리 서진이가 주방문을 열고 들어서니 한참 설거지를 하던 여자들이 놀라 어쩔 줄을 몰랐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해치지 않을 터이니 그대로 움직이지 말고 있어”
“이 분들은 그대들을 구하러 오신 분들이니 무조건 시키는 대로 따르게”
서진이의 말에 이들을 인도한 사내가 면식(面識)이 있는 여자들을 보고 말했다.
“아이고! 네 그저 시키는 대로 할 테니 제발”
여자들은 영문을 몰라 그저 겁에 질려서 떨고만 있었다.
“자 이제부터 너희들은 음식을 있는 대로 여기에 차리도록 하고 일절(一切) 놈들이 이 근처에 오지 못하도록
태연하게 평소(平素) 때처럼 그렇게 행동을 하도록 해라”
뒤 따라 들어 온 미주가 한쪽 구석에 모여서 떨고 있는 여자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여자들이 미주의 말대로 부엌 주방에 음식을 차렸다.
“맹녀님! 이리 오셔서 드시지요 하루 종일 식사(食事)도 못하셨는데”
“그래 다른 사람들도 이리로 와서 먹도록 해라”
미주의 말에 선아 아가씨는 여자들이 급하게 마련해 준 상(床) 앞에 앉으며 말했다.
부엌에서 겁에 질려있던 여자들이 호롱불 불빛 아래에 비치는 너무나 아름다운 선아 아가씨를 보고 마음을
놓았다.
저런 아름다운 아가씨가 자기들을 해치는 일은 전혀 없을 테니 말이다.
‘금강산(金剛山)도 식후경(食後景)이라더니’
늦은 시간에 저녁을 먹고 나니 모두들 힘이 저절로 솟아나는 듯 마음이 든든했다.
“그래 너희들은 여기에서 어떻게 지내느냐?”
선아 아가씨가 이곳에 끌려와서 놈들의 시중을 들고 있는 여자들을 보고 물었다.
“네 하루 종일 저희들은 여기 부엌에서 일을 하고 잠을 잘 때는 놈들이 와서 한 방에 몰아넣고 밖에서 문을
잠가 버립니다. 밖으로 도망을 가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감시를 하고 그러다가 놈들에게 끌려가 노리개 감이
되기도 합니다. 혹시 이곳을 탈출(脫出)했다고 해도 외딴 섬이라 살아서 나가지를 못합니다.”
나이가 제일 많은 여자가 모두를 대표해서 말을 했다.
“이제부터 놈들이 머물고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하도록 해라”
선아 아가씨가 함께 온 사내를 보고 말했다.
“네 선녀님! 저를 따라 오십시오”
사내가 앞장을 서서 나갔다.
어둠속으로 한참을 가니 놈들이 거처를 하는 건물(建物)이 나왔다.
뒤쪽에 나 있는 작은 창으로 귀를 대고 들어보니 저희들끼리 무슨 말을 하는지 껄껄거리며 시끄러웠다.
“선녀님! 제가 알고 있는 곳은 여기까지이고 두목 놈이 거처를 하는 방은 비밀이라서 제가 잘 모릅니다.”
안내를 맡은 사내가 선아 아가씨에게 공손하게 말했다.
“그래 그럼 이제부터 이곳을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자”
선아 아가씨의 말에 사내는 충성(忠誠)을 다해 앞장을 섰다.
보기보다 놈들의 본거지가 넓어서 이리저리 살피며 다녔다.
한 곳에 이르러 보니 마당에 불을 피워 놓고 놈들이 왔다 갔다 하며 경비가 삼엄하였다.
“맹녀님! 여기가 뭔가 수상합니다.”
옥자가 주위를 살펴보며 말했다.
“내가 지호를 데리고 놈들의 동태(動態)를 살피고 올 테니 너희들은 여기에서 저 놈들의 행동거지(行動擧止)를
잘 살펴보고 있어라”
선아 아가씨는 이 말을 하고는 지호를 데리고 건물 뒤 쪽으로 돌아갔다.
조심스럽게 뒤쪽으로 돌아간 선아 아가씨와 지호는 불빛이 비치는 들창문 가까이로 가서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둘이서 문틈으로 방안을 살펴보니 세상에 정말 놀랄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사십대로 보이는 사내가 여자들을 잡아다 놓고 한참 그 짓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잡혀 온 여섯 명의 여자들은 머리를 빡빡 깍은 여승(女僧)들이었다.
“자 너희들은 이제부터 엎드려서 저기 구유에 있는 꿀물을 먹도록 해라!”
사내놈의 명령에 여섯 명의 여승(女僧)들이 옷을 모두 벗은 채 엉덩이를 치켜들고 구유에 담긴 꿀물을 입으로
먹고 있었다.
“으흐흐 이제부터 아주 재미나는 놀음을 시작해야지”
사내놈은 선아 아가씨와 지호가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음탕(淫蕩)한 쾌락(快樂)에
빠져들었다.
사내놈이 옷을 모두 벗더니 구유에 담긴 꿀물을 먹으며 엎드려 있는 여승(女僧)들의 엉덩이에 자기의 좆을
갖다 대었다.
음탕한 쾌락의 놀음이 시작이 되었다.
지호는 이런 광경을 쳐다보고 있으려니 온몸에 뜨거운 열기(熱氣)가 가득 차서 오르며 미칠 것 같았지만
수도(修道)를 하는 마음으로 힘겹게 참고 있었다.
지호는 갑자기 자기의 얼굴에 선녀님의 얼굴이 닿아있는 것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좁은 창틈으로 둘이서 얼굴을 갖다 대고 방안을 훔쳐서 보려니 자연히 그녀의 얼굴이
지호의 얼굴에 닿았던 것이다.
순간
지호는 황홀경에 깊이 빠져들며 눈을 꼭 감았다.
방안에서 해적의 두목 되는 사내놈이 사로잡아 온 여승(女僧)들을 발겨 벗겨 놓고 정신이 없이 여승들의
엉덩이를 자기의 좆으로 쪼개며 박아대도 아무 관심(關心)이 없었다.
지호의 손이 자기도 모르게 선녀님의 허리에 갔다.
눈을 감은 채 지호는 손을 떨며 선녀님의 허리를 조심스럽게 안았다.
그러나 선녀님은 방안의 광경에 정신이 팔려서 그런지 지호가 그녀의 아름다운 허리를 안아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지호는 눈을 감고 이 지상(地上)에서 최고의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얼마나 자기가 안고 싶었던 선녀님이었던가?
이제는 정말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윽한 천상(天上)의 향기(香氣)가 지호의 가슴에 가득히 묻었다.
선녀님의 아름다운 허리를 안고 있는 지호의 손이 처음에는 떨다가 이제는 자연스럽게 그녀를 안고 있었다.
“아우! 오늘 밤 너희들을 전부 다 내가 차지를 해야지!”
발가벗고 구유에 엎드려 있는 여승(女僧)들의 그 큰 엉덩이들을 둘로 쪼개고 좆을 마음껏 박아대던 두목 놈이
신이 나서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지금 아름다운 선녀님을 안고 있는 지호에게는 그 따위 소리가 전혀 흥미를 가져오지 못했다.
바로 이때였다.
“지호야! 이제 그만 가자!”
그윽하게 지호의 귀에 가까이 대고 선녀님이 말했다.
비로소 정신이 번쩍 든 지호는 얼른 선녀님을 안고 있던 팔을 풀었다.
그러면서 지호는 정신없이 선녀님을 껴안고 뜨거운 포옹을 하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남긴 채로 참았다.
괜히 그랬다가는 몰래 그녀를 안고 있었던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자기는 천하에 몹쓸 소인배(小人輩)로
인정(認定)되고 말 것이다.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장소로 돌아오니 옥자가 선아 아가씨에게 말했다.
“맹녀님! 아무래도 여기에는 두목 놈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 두목은 저 쪽 건물 안에 있다.”
옥자의 말에 선아 아가씨는 해적 두목 놈이 있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저희 셋이 두목 놈이 과연 어떻게 생겼는지 얼굴만 보고 오겠습니다.”
서진이가 미주와 옥자를 재촉하여 데리고 가며 말했다.
“지금 가면 안 되는데”
지호가 갑자기 생각이 난 듯 선아 아가씨를 보며 말했다.
“아 참 그렇지”
그러나 세 사람은 벌써 건물의 뒤쪽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선아 아가씨도 지호의 말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그녀들을 말리려고 했지만 벌써 세 사람은 건물의
뒤 쪽을 돌아서 선아 아가씨와 지호가 훔쳐 본 해적 두목 놈의 방 가까이에 가고 있었다.
11부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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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에서 별로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무협의 장르에 글을 써 봅니다.
요즘 갑자기 사라진 무협 소설들에 대한 향수가 그리워 선녀열전이라는 작품을 쓰게 되었어요.
저의 작품에 성원을 아끼지 않는 많은 애독자님들에게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
그리고 항상 댓글과 추천을 눌러주시는 소라 환님들의 성원에도 고마운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
오늘도 재미나게 선녀열전을 읽어주시고 좋은 시간 되세요
선녀열전을 처음 읽으시는 분들은 이야기의 처음 시작인 프롤로그를 찾아서 읽으시고 1부 2부
3부 4부 5부 6부 7부 8부 9부 10부를 읽어 주세요.
10부
초록빛으로 무성한 산속 길로 접어들었다.
멀리 육지(陸地)에서 볼 때는 섬이 작아 보이더니 막상 섬에 들어와서 보니 엄청나게 넓은
분지(盆地)로 되어 있었다.
바다의 바람을 맞고 자란 해송(海松)들이 큰 숲을 이루고 있었다.
산새들이 울고 있는 숲 사이로 지나가려는데 갑자기 지저귀며 울던 산새들이 울음을 뚝 그쳤다.
“모두들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라!”
선아 아가씨가 모두에게 말을 하며 한쪽 나무 위를 주시하였다.
그러자 선아 아가씨의 말에 모두들 긴장을 하며 그 자리에 꼼짝을 앉고 서 있는데 바로 앞 소나무 위에
흰 옷을 입은 한 놈이 날아 오르며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
“역시 대단한 계집이야! 우리의 정체를 환히 내다보는 것을 보니 말이야!”
“나비도 아닌 놈이 소나무에 뛰어 오르면 뭐 해!”
선아 아가씨가 소나무에 올라 앉아 있는 놈을 보며 말했다.
“그래도 얼굴이 예쁜 것이 얼굴값을 하는 구나! 그래 어쩐 일로 이곳 까지 찾아서 왔느냐?”
선아 아가씨의 말에 놈이 힐끔힐끔 내려다보며 말했다.
“네 이놈! 내가 뭐 이런 곳에 오고 싶어서 온 줄로 아느냐? 네 놈들이 여자들을 납치하여 이곳으로 끌고
와서 나쁜 짓을 하니까 내가 찾아 온 거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悔改)를
한다면 목숨만은 살려서 주마!”
“으하하! 정말 웃기는 계집애로구나! 나이도 어린 것이 정말 발칙하군!”
갑자기 검은 옷을 입은 한 놈이 나타나 옆에 있는 소나무 위로 뛰어 오르며 박장대소(拍掌大笑)를 했다.
“맹녀님! 저 놈들이 바로 흑백도사인 것 같습니다”
수빈이가 놈들을 보고서 비로소 정체를 알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 이제야 우리의 정체를 알아본 것 같구나! 그렇다 우리가 바로 흑백도사라는 분들이시다”
늦게 나타난 검은 옷을 입은 놈이 수빈이의 말에 큰 소리로 대답을 했다.
“어진 임금님이 나라를 편안(便安)하게 다스려 온 나라가 평온(平穩)한 줄만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구나!
어찌 너희 같은 나쁜 놈들이 판을 치고 있는지 참 한심스럽기만 하구나”
선아 아가씨가 손에 든 부채로 놈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고것 참 너무나 귀엽고 예쁜 것이 그냥 품안에 안고 마음껏 뒹굴고 싶어지는 마음뿐이네”
“나도 그래 세상에 정말로 절세의 미인이로고!”
나무 위에서 흑백도사라는 두 놈이 번갈아 가며 말을 주고받았다.
“이놈들! 비도회선장의 맛을 보여주지!”
선아 아가씨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오자마자 그녀의 허리에서 날카로운 독수리 날개 같은 삼각형의 날개가
공중으로 날아서 올랐다.
평소에 사람들이 볼 때는 선아 아가씨의 허리에 달린 아름다운 황금빛 장식용으로만 보이던 그 날개들이
갑자기 크게 날개가 펴지면서 그녀의 손끝에서 날아오르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공중을 회전(回轉)하며
날아갔다.
두 개의 비도회선장이 번개같이 흑백도사를 향하여 날아가자 나무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던
흑백도사는 급하게 칼을 휘둘러 그것을 피하려고 하였지만 이미 때가 늦은 것 같았다.
비도회선장은 그냥 단순하게 회전을 하는 칼이 아니라 그 날개 칼에는 쇠붙이를 잡아당기는 자석(磁石)의
성분(成分)이 있어서 절대로 칼을 휘둘러서는 아니 된다.
칼을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비도회선장은 더 빨리 돌면서 적(敵)을 공격(攻擊)하는 것이다.
흑백도사는 급하게 공중을 날면서 비도회선장을 피하려고 했지만 칼을 따라서 번개처럼 도는 비도회선장을
끝내 피하지를 못하고 마치 벼락을 맞은 것처럼 비도회선장에 가슴이 찔려서 땅바닥에 거꾸로 떨어졌다.
“미주야! 저 놈들의 가슴에 박혀있는 비도회선장을 조심스럽게 뽑아오너라!”
선아 아가씨가 미주를 보고 말했다.
그러자 미주는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흑백도사의 가슴에 박혀있는 비도회선장을 조심스럽게 뽑았다.
“그 유명한 흑백도사도 선아님께 별 수도 없이 작살이 났네요.”
정희가 서진 이를 보면서 말했다.
“음 그래 그 동안 말로만 듣던 비도회선장을 오늘 처음 보았네.”
정희의 말에 서진이가 대답을 했다.
“정말 비도회선장이 무섭기는 무서워요”
수빈이도 서진 이를 보면서 말했다.
“역시 최고의 명기라더니 정말 놀랍군!”
수빈이의 말에 서진이가 감탄을 하며 말했다.
산길을 따라 한참을 가니 바위들이 듬성듬성 드러나 있는 곳이 나왔다.
“선아님! 아무래도 이런 곳에는 놈들이 매복을 해서 있을 것 같은 생각이듭니다.”
지호가 선아 아가씨에게 이 말을 하자마자 갑자기 바위 뒤에서 매복을 하여 숨어 있던 놈들이 뛰쳐나왔다.
그리하여 한바탕 일대 혼전(混戰)이 벌어졌다.
바위와 장애물(障碍物)이 많다보니 여기저기서 어울려 싸움을 벌였다.
이 싸움에서도 역시 조지호의 활약(活躍)이 뛰어났다.
선아 아가씨는 이런 조 지호를 보면서 갑자기 그를 좋아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하긴 외모도 준수하지 싸움도 참 잘 하지 얼마나 또 믿음직스러운지 여자라면 누구나 다 좋아할 지호였다.
“내가 갑자기 왜 이러지?”
선아 아가씨는 갑자기 지호에게 쏠리는 마음을 억제하면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러는 동안에 놈들을 일망타진(一網打盡)을 하고서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어쉬었다.
“그래 다음은 어떤 장애물이 남았는지 혹시 아는 것이 있느냐?”
선아 아가씨가 길을 안내하는 사내에게 물었다.
“네 선녀님! 제가 한 번도 그 놈을 보지는 못했는데 독거미라고 부르는 아주 무서운 놈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사내가 선아 아가씨를 보고 무척이나 두려워하면서 대답했다.
“아니? 너는 그래 어찌 이놈들과 한동안 같이 살았으면서 모르는 것이 그리도 많으냐?”
미주가 답답하다는 듯이 사내를 보고 말했다.
“낭자께서는 잘 몰라서 그런 말을 하겠지만 이곳에 사는 놈들이라고 해도 저희 같은 하수인(下手人)들은
모든 비밀(秘密)을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아 그랬군!”
사내의 말에 미주는 더 이상 묻지를 않았다.
“독거미라? 그러면 독을 쓰겠군!”
“네 소문에는 그놈의 독에 중독이 되면 살아나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니 선녀님은 각별히
조심을 하십시오.”
선아 아가씨의 말에 사내는 조심스럽게 대답을 했다.
산 중턱에 있는 놈들의 본거지가 바라보이는 곳에 도착을 했는가 싶었는데 검은 망토를 걸친 한 놈이 길을
딱 막고 서 있었다.
“음 이제야 오는 군”
약간 비웃음이 섞인 음성으로 선아 아가씨의 일행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당신이 바로 독거미야?”
앞서가던 미주가 물었다.
“그렇다! 내가 바로 독거미다!”
미주의 물음에 놈은 거만한 웃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모두들 뒤로 물러 서거라!”
선아 아가씨가 모두를 향해 말했다.
“오호! 이런 절세의 미녀와 싸우게 되다니 나도 참 복이 많군!”
독거미는 선아 아가씨를 마주 보면서 말했다.
“독거미는 그래 나에게도 독을 쓸 건가?”
독거미의 말에 선아 아가씨는 물었다.
“음 상황을 보아가면서 독을 써야지 처음부터 독을 쓰지는 않을 테니 겁을 내지는 말고”
선아 아가씨의 말에 독거미는 여유를 부리며 말했다.
“뭐 독을 마음껏 뿜어도 괜찮은데 괜히 허세를 부리는 것 같네”
“하이고! 절세의 미인을 다치게 하면 안 되지!”
“과연 그럴까? 그럼 나의 황룡십팔장(黃龍十八掌)받아 보고나서도 그런 말이 나올지 무척이나 궁금하네!”
이 말을 하고는 선아 아가씨는 하늘 높이 몸을 솟구치며 화려하게 황룡십팔장을 펼쳤다.
“우와! 말로만 듣던 황룡십팔장!”
미주가 황룡십팔장을 펼치는 선아 아가씨를 보면서 감탄을 했다.
“정말로 비연맹녀님은 천하제일 고수야!”
서진이도 난생 처음 보는 선아 아가씨의 놀라운 무공에 그저 황홀경에 빠져 감탄의 소리를 질렀다.
“과연 황룡십팔장은 절세의 무공이야!”
옥자도 그저 신기하고 놀라서 감탄에 또 감탄을 하고 있었다.
“황룡십팔장! 역시 대단한 무공입니다”
지호도 감탄을 하며 마음속으로 혹시나 자기에게 선아 아가씨가 저 황룡십팔장을 전수(傳受)해 주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독거미가 선아 아가씨의 놀라운 무공에 정신이 빠져서 높은 하늘을 쳐다보니 아름다운 선녀로 변한
선아 아가씨가 일곱 색깔 무지개를 타고 자기에게로 내려오고 있었다.
독거미는 황홀경에 빠져 선아 아가씨를 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오~ 너무나 아름답다!”
이렇게 독거미가 소리를 지르며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사이 선아 아가씨의 부채 끝에서 얼음같이 싸늘한
냉기(冷氣)가 나오더니 독거미를 꼼짝도 못하게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러더니 그녀의 왼손에서 날카로운 검기(劍氣)가 나와 독거미의 가슴을 깊이 찌르고 들어갔다.
바로 황룡십팔장 중에 그 유명한 항룡유회(亢龍有悔)였다.
독거미는 자기의 자랑스러운 그 독을 한 번도 제대로 써 보지를 못하고 그만 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드디어 놈들의 본거지에 가까이 도착을 했다.
“아무래도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날이 어두워지거든 놈들의 본거지로 들어가 순례와 정순이를 구해
오도록 하자”
선아 아가씨가 숲속에서 놈들의 본거지를 바라보면서 모두에게 말했다.
해가 지고 어둠이 사방에 내리기 시작하자 놈들의 본거지 뒤쪽으로 몰래 숨어서 들어갔다.
나무로 만든 성채(城砦)를 뚫고 들어가니 바로 놈들의 음식을 만드는 주방(廚房)이 나왔다.
재빨리 서진이가 주방문을 열고 들어서니 한참 설거지를 하던 여자들이 놀라 어쩔 줄을 몰랐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해치지 않을 터이니 그대로 움직이지 말고 있어”
“이 분들은 그대들을 구하러 오신 분들이니 무조건 시키는 대로 따르게”
서진이의 말에 이들을 인도한 사내가 면식(面識)이 있는 여자들을 보고 말했다.
“아이고! 네 그저 시키는 대로 할 테니 제발”
여자들은 영문을 몰라 그저 겁에 질려서 떨고만 있었다.
“자 이제부터 너희들은 음식을 있는 대로 여기에 차리도록 하고 일절(一切) 놈들이 이 근처에 오지 못하도록
태연하게 평소(平素) 때처럼 그렇게 행동을 하도록 해라”
뒤 따라 들어 온 미주가 한쪽 구석에 모여서 떨고 있는 여자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여자들이 미주의 말대로 부엌 주방에 음식을 차렸다.
“맹녀님! 이리 오셔서 드시지요 하루 종일 식사(食事)도 못하셨는데”
“그래 다른 사람들도 이리로 와서 먹도록 해라”
미주의 말에 선아 아가씨는 여자들이 급하게 마련해 준 상(床) 앞에 앉으며 말했다.
부엌에서 겁에 질려있던 여자들이 호롱불 불빛 아래에 비치는 너무나 아름다운 선아 아가씨를 보고 마음을
놓았다.
저런 아름다운 아가씨가 자기들을 해치는 일은 전혀 없을 테니 말이다.
‘금강산(金剛山)도 식후경(食後景)이라더니’
늦은 시간에 저녁을 먹고 나니 모두들 힘이 저절로 솟아나는 듯 마음이 든든했다.
“그래 너희들은 여기에서 어떻게 지내느냐?”
선아 아가씨가 이곳에 끌려와서 놈들의 시중을 들고 있는 여자들을 보고 물었다.
“네 하루 종일 저희들은 여기 부엌에서 일을 하고 잠을 잘 때는 놈들이 와서 한 방에 몰아넣고 밖에서 문을
잠가 버립니다. 밖으로 도망을 가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감시를 하고 그러다가 놈들에게 끌려가 노리개 감이
되기도 합니다. 혹시 이곳을 탈출(脫出)했다고 해도 외딴 섬이라 살아서 나가지를 못합니다.”
나이가 제일 많은 여자가 모두를 대표해서 말을 했다.
“이제부터 놈들이 머물고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하도록 해라”
선아 아가씨가 함께 온 사내를 보고 말했다.
“네 선녀님! 저를 따라 오십시오”
사내가 앞장을 서서 나갔다.
어둠속으로 한참을 가니 놈들이 거처를 하는 건물(建物)이 나왔다.
뒤쪽에 나 있는 작은 창으로 귀를 대고 들어보니 저희들끼리 무슨 말을 하는지 껄껄거리며 시끄러웠다.
“선녀님! 제가 알고 있는 곳은 여기까지이고 두목 놈이 거처를 하는 방은 비밀이라서 제가 잘 모릅니다.”
안내를 맡은 사내가 선아 아가씨에게 공손하게 말했다.
“그래 그럼 이제부터 이곳을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자”
선아 아가씨의 말에 사내는 충성(忠誠)을 다해 앞장을 섰다.
보기보다 놈들의 본거지가 넓어서 이리저리 살피며 다녔다.
한 곳에 이르러 보니 마당에 불을 피워 놓고 놈들이 왔다 갔다 하며 경비가 삼엄하였다.
“맹녀님! 여기가 뭔가 수상합니다.”
옥자가 주위를 살펴보며 말했다.
“내가 지호를 데리고 놈들의 동태(動態)를 살피고 올 테니 너희들은 여기에서 저 놈들의 행동거지(行動擧止)를
잘 살펴보고 있어라”
선아 아가씨는 이 말을 하고는 지호를 데리고 건물 뒤 쪽으로 돌아갔다.
조심스럽게 뒤쪽으로 돌아간 선아 아가씨와 지호는 불빛이 비치는 들창문 가까이로 가서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둘이서 문틈으로 방안을 살펴보니 세상에 정말 놀랄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사십대로 보이는 사내가 여자들을 잡아다 놓고 한참 그 짓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잡혀 온 여섯 명의 여자들은 머리를 빡빡 깍은 여승(女僧)들이었다.
“자 너희들은 이제부터 엎드려서 저기 구유에 있는 꿀물을 먹도록 해라!”
사내놈의 명령에 여섯 명의 여승(女僧)들이 옷을 모두 벗은 채 엉덩이를 치켜들고 구유에 담긴 꿀물을 입으로
먹고 있었다.
“으흐흐 이제부터 아주 재미나는 놀음을 시작해야지”
사내놈은 선아 아가씨와 지호가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음탕(淫蕩)한 쾌락(快樂)에
빠져들었다.
사내놈이 옷을 모두 벗더니 구유에 담긴 꿀물을 먹으며 엎드려 있는 여승(女僧)들의 엉덩이에 자기의 좆을
갖다 대었다.
음탕한 쾌락의 놀음이 시작이 되었다.
지호는 이런 광경을 쳐다보고 있으려니 온몸에 뜨거운 열기(熱氣)가 가득 차서 오르며 미칠 것 같았지만
수도(修道)를 하는 마음으로 힘겹게 참고 있었다.
지호는 갑자기 자기의 얼굴에 선녀님의 얼굴이 닿아있는 것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좁은 창틈으로 둘이서 얼굴을 갖다 대고 방안을 훔쳐서 보려니 자연히 그녀의 얼굴이
지호의 얼굴에 닿았던 것이다.
순간
지호는 황홀경에 깊이 빠져들며 눈을 꼭 감았다.
방안에서 해적의 두목 되는 사내놈이 사로잡아 온 여승(女僧)들을 발겨 벗겨 놓고 정신이 없이 여승들의
엉덩이를 자기의 좆으로 쪼개며 박아대도 아무 관심(關心)이 없었다.
지호의 손이 자기도 모르게 선녀님의 허리에 갔다.
눈을 감은 채 지호는 손을 떨며 선녀님의 허리를 조심스럽게 안았다.
그러나 선녀님은 방안의 광경에 정신이 팔려서 그런지 지호가 그녀의 아름다운 허리를 안아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지호는 눈을 감고 이 지상(地上)에서 최고의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얼마나 자기가 안고 싶었던 선녀님이었던가?
이제는 정말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윽한 천상(天上)의 향기(香氣)가 지호의 가슴에 가득히 묻었다.
선녀님의 아름다운 허리를 안고 있는 지호의 손이 처음에는 떨다가 이제는 자연스럽게 그녀를 안고 있었다.
“아우! 오늘 밤 너희들을 전부 다 내가 차지를 해야지!”
발가벗고 구유에 엎드려 있는 여승(女僧)들의 그 큰 엉덩이들을 둘로 쪼개고 좆을 마음껏 박아대던 두목 놈이
신이 나서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지금 아름다운 선녀님을 안고 있는 지호에게는 그 따위 소리가 전혀 흥미를 가져오지 못했다.
바로 이때였다.
“지호야! 이제 그만 가자!”
그윽하게 지호의 귀에 가까이 대고 선녀님이 말했다.
비로소 정신이 번쩍 든 지호는 얼른 선녀님을 안고 있던 팔을 풀었다.
그러면서 지호는 정신없이 선녀님을 껴안고 뜨거운 포옹을 하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남긴 채로 참았다.
괜히 그랬다가는 몰래 그녀를 안고 있었던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자기는 천하에 몹쓸 소인배(小人輩)로
인정(認定)되고 말 것이다.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장소로 돌아오니 옥자가 선아 아가씨에게 말했다.
“맹녀님! 아무래도 여기에는 두목 놈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 두목은 저 쪽 건물 안에 있다.”
옥자의 말에 선아 아가씨는 해적 두목 놈이 있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저희 셋이 두목 놈이 과연 어떻게 생겼는지 얼굴만 보고 오겠습니다.”
서진이가 미주와 옥자를 재촉하여 데리고 가며 말했다.
“지금 가면 안 되는데”
지호가 갑자기 생각이 난 듯 선아 아가씨를 보며 말했다.
“아 참 그렇지”
그러나 세 사람은 벌써 건물의 뒤쪽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선아 아가씨도 지호의 말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그녀들을 말리려고 했지만 벌써 세 사람은 건물의
뒤 쪽을 돌아서 선아 아가씨와 지호가 훔쳐 본 해적 두목 놈의 방 가까이에 가고 있었다.
11부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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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에서 별로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무협의 장르에 글을 써 봅니다.
요즘 갑자기 사라진 무협 소설들에 대한 향수가 그리워 선녀열전이라는 작품을 쓰게 되었어요.
저의 작품에 성원을 아끼지 않는 많은 애독자님들에게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
그리고 항상 댓글과 추천을 눌러주시는 소라 환님들의 성원에도 고마운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
오늘도 재미나게 선녀열전을 읽어주시고 좋은 시간 되세요
선녀열전을 처음 읽으시는 분들은 이야기의 처음 시작인 프롤로그를 찾아서 읽으시고 1부 2부
3부 4부 5부 6부 7부 8부 9부 10부를 읽어 주세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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