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애루주31-다시
설영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격어 보지 못한 가장 어려운 난제에 봉착해 있었다.
[으응... 월광옥녀검은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어, 하지만 문제는 주인님의 품에 안길 시간과 내가 봉사하는 시간이 줄었단 말이야.
속상해! 더군다나 팔성을 넘기 위해선 수련시간을 더 늘려야 해. 그러면 그만큼 주인님에게 봉사할 시간도 줄겠지. 안 돼…….안 그래도
벌써 이 주째 월광옥녀검을 익히느라 하루에 주인님의 정액을 두 번뿐이 못 받고 있어...그리고 주인님의 괴롭힘도 없었고...
주인님의 소변도 이주 동안 두 번 뿐이 못 받아 마셨어! 주인님의 무한한 정력을 생각하면 만족하기는 어려우실거야...쌓이셨을 지도..
바보 같으니! 그때 괜한 말을 꺼내가지고...하지만 역천흑홍교가 내 몸을 노리는 이상 꼭 익히긴 해야 되는데... 잠깐이라도 주인님이 자리를
비운사이 그들이 습격한다면 물리치지는 못할망정 주인님 오실 때까지 버틸 수는 있어야 하니까... 하지만 그러면 봉사시간이 더 줄어 버리는걸?
...그 감미로운 쾌감과 봉사하는 기쁨은 하루 종일 느껴도 부족하단 말이야. 주인님 덕에 내공도 많이 증가해서 벌써 일 갑자가 넘으니
수련을 그만둘까? 안돼,안돼, 내공만 많아 봤자 초식에서 밀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 하지만...더 이상 잠을 줄이기도 어려워, 그리고
노예가 주인님에게 봉사해야지..계속 이렇게 편의를 받을 수는 없다고, 이이잇! 어째서 하루가 이십 사시진(48시간)이 아닌 거야?
그리고 그 썩을 놈의 홍교인지 머시기인지는 놈들은 왜 나를 노린데? 천하에 여자는 많고 많건만 왜 하필 나를 노려? 난 주인님에게 봉사하기도
바쁘단 말이야!!!]
감숙을 벗어나며 다짐한대로 주인님에게 양해를 받아 봉사하는 시간도 줄여서 월광옥녀검을 익히던 설영은 욕구불만과 주인님에게
봉사하는 기쁨을 무려 이주나 제대로 느끼지 못해 짜증이 나 있었다. 그래도 그런대로 주인님을 위하는 것이라고 짜증을 참아가며 월광옥녀검을
익히던 설영은 어제야 비로소 칠성까지 익힐 수 있었다. 아무리 유백의 도움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 난해한 검술을 이 주만에 칠성까지
익혔다는 것은 설영의 재능이 범상치 않다는 것이지만...동시에 주인님에게 어서 빨리 봉사하고픈 마음에 집중한 덕이 컸다.
하지만 문제는 칠층 공을 뚫어내자 월광옥녀검의 위력을 제대로 발위하며 펼치기 위해선 팔성까지는 뚫어 놔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시작됐다.
물론 칠성까지만 익혀도 전에 보았던 쌍천마괴 정도는 우습게 때려잡을 수 있다. 아마 지금 내놓으라 하는 후지기수들 중에서도 설영의 십초를
받아내는 후지기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들의 힘이 고작 쌍천마괴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역천단인지 뭔지 하는 놈들만 우르르 몰려와도 힘들어진다. 그렇기에 최소한 팔성은 익혀야 한다. 여기서부터 설영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짜증과 욕구불만을 참으며 월광옥녀검을 단숨에 팔성까지 익힐 것인가...아니면 그냥 주인님께 봉사하며 천천히 익힐 것인가..
전자의 경우 여기서 주인님에게 봉사할 시간이 더욱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무리 적게 잡아도 두세 달 동안은...한자리에서 마음먹고 수련해도
오래 걸리는데 이동하면서 익히고 있으니...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른다.
안 그래도 욕구 불만인데다, 주인님까지 참게 하는 것은 주인님의 노예 일호로서 자신의 자존심과 마음이 허락지 않는다.
할 수만 있다면 하루 종일 주인님의 품에 안겨 주인님에게 봉사하고 싶은 것이 설영의 속마음이다.
후자의 경우 흑역천홍교가 걸린다. 흔적을 지웠으니 당분간은 안전하겠으나, 오랜 준비 끝에 나서는 흑역천홍교이니 언제 또 다시 습격 해올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전보다 더욱 강력한 적을 보낼 것이다. 주인님의 곁에서 떨어지는 것은 죽는 것보다 더 싫다. 그러니 사실 팔성이 아니라 십이 성까지
월광옥녀검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옳다.
곰곰이 생각에 잠겨 그 고운 얼굴을 찌푸리랴. 때로는 성질내랴. 때로는 뺨을 붉히랴 바쁘게 변하는 설영의 얼굴이 그 매서운 눈매와 어울리지 않게
귀여워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 하며 저녁을 준비하던 유백은 설영이 결국 화가 난 듯 인상을 찌푸리며 거칠게 모닥불을 쑤시자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난데없는 웃음소리에 설영은 상념에서 깨어나 웃고 있는 유백을 바라보았다. 난데없는 봉착에 빠진 자신과 달리 어쩐지 즐거운 듯 웃는 유백의
모습에 심통이 난 듯 조금 눈썹을 찡그리던 설영은 곧 표정을 푼다.
[주인님이 즐거우면 저도 즐겁습니다.]
하남성으로 향하던 유백과 설영은 이 주만에 섬서의 끝자락에 위치한 화산의 중턱에 올라왔지만 날이 저물어 노숙하기 위해 근처 공터에 자리를
잡고 요리를 하는 중이였다.
유백은 웃고 있는 자신을 따라 미소를 짓는 설영의 입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화가 나신 것 같아요, 누님."
설영은 떨어져 가는 유백의 입술을 가볍게 혀로 핥아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그렇습니다. 주인님...역흑천홍교 놈들 때문에 주인님에게 봉사할 수가 없으니까요.."
불구대천의 원수를 부르는 화난 어조로 부득! 이를 갈며 대답하는 설영에게 유백 또한 웃으며 수긍한다.
"저도 조금 짜증이 나네요."
사실 유백 또한 조금 화가 나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천천히 유람이나 하며 설영의 몸을 즐기고 노예감이나 물색하고자 했던 유백의 계획이
난데없는 흑역천홍교의 등장으로 어쩔 수 없이 변경해야 했기 때문이다. 교단의 위치만 알면 설영을 어디 안전한 곳에 숨겨놓고
한걸음에 달려가서 지워버렸을 유백이다.
"하아~"
한숨을 내쉬는 설영에게 유백은 모닥불에 걸어놓은 솥에서 음식을 퍼 담아 그릇을 설영에게 건넨다.
"일단 이거나 좀 드세요. 월광옥녀검 팔성만 익히면 나머지는 제가 이끌어 드릴 수 있으니 조금만 더 참으세요."
"하아~ 그렇다 해도 앞으로 몇 달은 주인님에게 봉사 할 시간이 더욱 줄어들지 않습니까...."
유백이 음식을 받아 들며 포옥 하고 한숨을 내쉬는 설영, 유백도 쓰게 웃는다.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볼까...]
음식을 먹으며 유백은 고민에 빠졌다. 역흑천홍교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지금 쯤 설영의 몸을 가지고 장난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설영의 안전을 위해서는 당분간 참아야 한다. 음식을 먹고 나면 설영의 수련이 끝날 때까지는 안을 수도 없다.
설영이 잠자는 시간도 줄여가며 수련과 자신에게 봉사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무한운우지락신공으로 설영의
육체적 피로는 줄어들고 활력도 돌아오나 그렇다고 잠을 아주 안 잘 수는 없는 것이다. 몸에 활력이 있다고 해서 정신적인 피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변장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개화 하지 않았다면 찾을 수 없지만 일단 개화 한 음란지체를 찾는 술법 걸린 도구가 있다고 하니 변장이 능사는
아니야. 처음부터 나에게는 술법을 걸어놨으니 이제 그들도 눈치 챘을지도 모르고, 그리 넓은 지역은 찾을 수 없겠지만...어쩐지 누님의 미모를 가린다는 것도 내키지 않고...
그렇다고 숨는 것은 내 꿈을 이룰 수 없는 방법이니 더욱 싫군. 자존심도 허락지 않고... 흐음, 아니...잠깐, 잠깐, 누님이 월광옥녀검을 익힐 때 까지만
숨어 있어 볼까? 누님 스스로 팔성만 뚫으면 나머지는 내가 해결해 줄 수 있어. 그리고 비록 만년설삼을 구하지 못해 대환단 보다 약효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직접 만들어 놓은 영단이 제법 많으니 한 달만 꾸욱 참는다면... 이갑자의 내공과 십이성의 월광옥녀검...검후의 탄생이지.]
유백은 그릇을 내려놓고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며 산세를 풍수지리에 적용해 적당한곳을 찾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그래 이곳 근처에 숨는 것도 괜찮겠어. 화산파가 자리 잡은 곳이 여기서 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같은 화산이니 만큼
그들의 움직임이 신중해 지겠지. 그리고 진을 펼쳐 놓으면 그들이 도구를 가졌더라도 그리 쉽게 위치가 드러나지는 않을 거야.
더군다나 지금은 봄이니 그리 바깥에서 생활하기 힘든 날씨도 아니고. 식료품이야 사냥과 채집으로 해결하면 돼.]
"누님."
"네.네?"
갑작스럽게 일어나 주위를 살피는 유백의 모습에 적인가 싶어 검을 빼어들고 주변을 경계하던 설영은 유백의 불음에 깜짝 놀라 대답한다.
그런 설영의 모습에 유백은 피식 웃으며 자리에 앉아 설영에게 손짓 했다.
"앉아요, 누님. 적이 나타난 것은 아니니까."
"그..그렇습니까..."
자신의 말에 설영이 슬그머니 검을 집어넣으며 다가와 자신의 옆에 앉는 설영을 똑바로 바라보며 유백이 묻는다.
"누님 한 달쯤 밖에서 생활 하실 수 있죠?"
"주인님이 명 하신다면 한 달이 아니라 몇 년이고 문제없습니다만... 왜 그런 말씀을?"
설영의 대답에 유백은 자신의 계획을 설영에게 말해준다.
"...그러니까 근처 아무 골짜기나 동굴에 잠시 머물며 월광옥녀검을 완전히 제 것으로 만든 후에 움직이자는 말씀이시군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설영에게 유백이 덧붙인다.
"그래요. 난 그동안 누님을 안거나 장난치거나 하지 않을 거예요. 그저 누님의 무공수련을 도우며 수발을 들 생각이죠.
대신 누님도 순수하게 수련에만 집중해 주세요."
"그런..."
당장이라도 그 날카로운 눈매에 울음이 쏟아질 듯 습기 찬 눈으로 안 된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설영에게 유백은 웃으며
부연했다.
"누님이 집중하는 만큼 수련 기간은 짧아지겠죠? 그 수련기간이 짧아지면 짧아질수록 저에게나 누님에게나 좋지 않겠어요?"
"알겠습니다. 기필코 보름 만에...."
눈을 빛내며 일어서서 주먹을 움켜쥐며 전의를 불태우는 설영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짓는다.
"아니...그렇다고 너무 서두르지는 마시고요..."
자신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매서운 눈빛으로 콧김을 내뿜으며 고개를 끄덕여 검을 빼어들어 휘두르는 설영을 바라보며 유백은 난처한 듯
옆머리를 긁으며 난감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쿵!
"지금 이것을 본좌더러 믿으라는 것이냐?"
태사의를 내려치며 외치는 교주의 일갈에 붉은 옷을 입은 사제가 엎드린 채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조아린다.
"무슨 일이 온데 이리 화를 내시옵니까?"
마침 지하광장으로 들어오던 여인이 그 모습에 놀라 교주에게 다가 간다. 여인이 가다오자 교주는 입을 다문 채
손에 쥐고 있던 전서를 여인에게 건넸다. 여인은 전서를 받아 들어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흘이 지나도록 역천대가 귀한하지 않아 혹여 문제가 발생하였나 알아보고자 부대주 권한을 이용해 역천대 스물과 함께
암화를 따라 습격장소에 도달하였으나 싸움 흔적만 있기에 주변을 수색 하였더니 늑대무리가 먹다 남긴 몇 구의 시신과 쌍천마괴의 옷가지를
찾아 낼 수 있었음. 늑대 무리에게 심하게 훼손되어 흉수의 흔적을 찾기란 지난한 일이며 쌍천마괴의 경우 시신조차 남지 않아
생사여부를 확인 할 수 없음. 습격장소와 싸움흔적의 상세정보는 따로 첨부함. 교단의 지시를 요청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옵니까?"
"본좌 또한 알고 싶다."
으르렁 거리듯 이를 갈며 말하는 교주의 모습에 여인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연다.
"무엇인가 변수가 있었나 보옵니다. 음란지체의 무공이 쌍천마괴보다 높다고 생각지는 아니 되옵니다."
같이 있다던 남자 또한 검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나 약관도 안 된 애송이 아니옵니까?"
"흐음~"
교주는 커다란 한숨과 함께 태사의에 몸을 기대며 태사의에 팔을 올려 턱을 괸다.
"그렇지. 제아무리 천재라 할지라도...약관도 안된 애송이와 음란지체가 역천대 열명과 쌍천마괴를 죽일 수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본좌 또한 모든 대법과 영약을 지원받았으나 그 나이 때에는 홍천대 넷이 한계였다. 더군다나 너의 대법을 통해 더욱 강해진
홍천대라면 아마 셋 정도가 한계였겠지...비록 홍천대에 비해 무위가 떨어진다고 하나 그래도 역천대 열이면 홍천대 둘은 감당할 수 있다.그리고 쌍천마괴까지 합한다면 홍천대 셋도 능히 감당할 수 있다. 도대체 누가 있어 역천대 열명과 쌍천마괴를 죽일수 있었을까.."
"감숙에는 공동파가 있사옵니다. 어쩌면 무림맹을 향하던 공동파 고수나 혹은 공동파로 돌아가던 고수가 아닐는지요?"
여인의 말에 눈을 감고 손가락으로 태사의 팔걸이를 두드리며 생각에 잠겨 들었다. 그러자 여인은 입을 다물고 교주의 생각이
정리되기를 기다린다.
"아니....아니야..그렇게 되면 특정 지을 곳이 너무 많아진다. 공동파 뿐만 아니라 감숙옆에는 섬서지...그러면 화산과 종남.
그리고 전진도 있어..밑으로는 사천이니 청성과 당가 또한 포함해야 돼...아미에서 별다른 소식이 없으니 아미는 제외한다고
해도..."
툭툭 팔걸이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던 교주가 눈을 뜨며 여인에게 묻는다.
"싸움 흔적에는 쌍마독수공이 극성으로 펼쳐진 흔적이 있다고 쓰여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음란지체를 도운 방수가 천하십강의
고수가 아닌 후에야 최소한 내상이나 상처는 입었을 터. 역천대 부교주에게 일러라. 습격장소로부터 근방 백리 안에 있는 모든 마을의
의방을 샅샅이 뒤져 근래 내상이나 상처를 입은 무인이 방문한적 있는지 확인하여 흉수를 확인하도록! 만일 아직도 남아 있다면
은밀하게 처리할 것이고 없다면 신상명세를 파악해 놓을 것. 그리고 그 일을 처리하며 동시에 음란지체의 행방도 알아보도록 일러라."
교주의 명에 붉은 옷의 사제가 고개를 조아리며 지하광장을 벋어난다.
"그럼 천녀도 몇 가지 도구를 만들어 전서 편에 보내겠나이다. 음란지체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옵니다."
"그리 하도록 해라. 대계가 멀지 않았다. 한 치의 어긋남도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야."
여인이 읍을 하며 사라지자 교주는 태사의에 몸을 묻고 눈을 감은 채 조용히 팔걸이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설영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격어 보지 못한 가장 어려운 난제에 봉착해 있었다.
[으응... 월광옥녀검은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어, 하지만 문제는 주인님의 품에 안길 시간과 내가 봉사하는 시간이 줄었단 말이야.
속상해! 더군다나 팔성을 넘기 위해선 수련시간을 더 늘려야 해. 그러면 그만큼 주인님에게 봉사할 시간도 줄겠지. 안 돼…….안 그래도
벌써 이 주째 월광옥녀검을 익히느라 하루에 주인님의 정액을 두 번뿐이 못 받고 있어...그리고 주인님의 괴롭힘도 없었고...
주인님의 소변도 이주 동안 두 번 뿐이 못 받아 마셨어! 주인님의 무한한 정력을 생각하면 만족하기는 어려우실거야...쌓이셨을 지도..
바보 같으니! 그때 괜한 말을 꺼내가지고...하지만 역천흑홍교가 내 몸을 노리는 이상 꼭 익히긴 해야 되는데... 잠깐이라도 주인님이 자리를
비운사이 그들이 습격한다면 물리치지는 못할망정 주인님 오실 때까지 버틸 수는 있어야 하니까... 하지만 그러면 봉사시간이 더 줄어 버리는걸?
...그 감미로운 쾌감과 봉사하는 기쁨은 하루 종일 느껴도 부족하단 말이야. 주인님 덕에 내공도 많이 증가해서 벌써 일 갑자가 넘으니
수련을 그만둘까? 안돼,안돼, 내공만 많아 봤자 초식에서 밀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 하지만...더 이상 잠을 줄이기도 어려워, 그리고
노예가 주인님에게 봉사해야지..계속 이렇게 편의를 받을 수는 없다고, 이이잇! 어째서 하루가 이십 사시진(48시간)이 아닌 거야?
그리고 그 썩을 놈의 홍교인지 머시기인지는 놈들은 왜 나를 노린데? 천하에 여자는 많고 많건만 왜 하필 나를 노려? 난 주인님에게 봉사하기도
바쁘단 말이야!!!]
감숙을 벗어나며 다짐한대로 주인님에게 양해를 받아 봉사하는 시간도 줄여서 월광옥녀검을 익히던 설영은 욕구불만과 주인님에게
봉사하는 기쁨을 무려 이주나 제대로 느끼지 못해 짜증이 나 있었다. 그래도 그런대로 주인님을 위하는 것이라고 짜증을 참아가며 월광옥녀검을
익히던 설영은 어제야 비로소 칠성까지 익힐 수 있었다. 아무리 유백의 도움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 난해한 검술을 이 주만에 칠성까지
익혔다는 것은 설영의 재능이 범상치 않다는 것이지만...동시에 주인님에게 어서 빨리 봉사하고픈 마음에 집중한 덕이 컸다.
하지만 문제는 칠층 공을 뚫어내자 월광옥녀검의 위력을 제대로 발위하며 펼치기 위해선 팔성까지는 뚫어 놔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시작됐다.
물론 칠성까지만 익혀도 전에 보았던 쌍천마괴 정도는 우습게 때려잡을 수 있다. 아마 지금 내놓으라 하는 후지기수들 중에서도 설영의 십초를
받아내는 후지기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들의 힘이 고작 쌍천마괴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역천단인지 뭔지 하는 놈들만 우르르 몰려와도 힘들어진다. 그렇기에 최소한 팔성은 익혀야 한다. 여기서부터 설영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짜증과 욕구불만을 참으며 월광옥녀검을 단숨에 팔성까지 익힐 것인가...아니면 그냥 주인님께 봉사하며 천천히 익힐 것인가..
전자의 경우 여기서 주인님에게 봉사할 시간이 더욱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무리 적게 잡아도 두세 달 동안은...한자리에서 마음먹고 수련해도
오래 걸리는데 이동하면서 익히고 있으니...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른다.
안 그래도 욕구 불만인데다, 주인님까지 참게 하는 것은 주인님의 노예 일호로서 자신의 자존심과 마음이 허락지 않는다.
할 수만 있다면 하루 종일 주인님의 품에 안겨 주인님에게 봉사하고 싶은 것이 설영의 속마음이다.
후자의 경우 흑역천홍교가 걸린다. 흔적을 지웠으니 당분간은 안전하겠으나, 오랜 준비 끝에 나서는 흑역천홍교이니 언제 또 다시 습격 해올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전보다 더욱 강력한 적을 보낼 것이다. 주인님의 곁에서 떨어지는 것은 죽는 것보다 더 싫다. 그러니 사실 팔성이 아니라 십이 성까지
월광옥녀검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옳다.
곰곰이 생각에 잠겨 그 고운 얼굴을 찌푸리랴. 때로는 성질내랴. 때로는 뺨을 붉히랴 바쁘게 변하는 설영의 얼굴이 그 매서운 눈매와 어울리지 않게
귀여워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 하며 저녁을 준비하던 유백은 설영이 결국 화가 난 듯 인상을 찌푸리며 거칠게 모닥불을 쑤시자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난데없는 웃음소리에 설영은 상념에서 깨어나 웃고 있는 유백을 바라보았다. 난데없는 봉착에 빠진 자신과 달리 어쩐지 즐거운 듯 웃는 유백의
모습에 심통이 난 듯 조금 눈썹을 찡그리던 설영은 곧 표정을 푼다.
[주인님이 즐거우면 저도 즐겁습니다.]
하남성으로 향하던 유백과 설영은 이 주만에 섬서의 끝자락에 위치한 화산의 중턱에 올라왔지만 날이 저물어 노숙하기 위해 근처 공터에 자리를
잡고 요리를 하는 중이였다.
유백은 웃고 있는 자신을 따라 미소를 짓는 설영의 입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화가 나신 것 같아요, 누님."
설영은 떨어져 가는 유백의 입술을 가볍게 혀로 핥아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그렇습니다. 주인님...역흑천홍교 놈들 때문에 주인님에게 봉사할 수가 없으니까요.."
불구대천의 원수를 부르는 화난 어조로 부득! 이를 갈며 대답하는 설영에게 유백 또한 웃으며 수긍한다.
"저도 조금 짜증이 나네요."
사실 유백 또한 조금 화가 나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천천히 유람이나 하며 설영의 몸을 즐기고 노예감이나 물색하고자 했던 유백의 계획이
난데없는 흑역천홍교의 등장으로 어쩔 수 없이 변경해야 했기 때문이다. 교단의 위치만 알면 설영을 어디 안전한 곳에 숨겨놓고
한걸음에 달려가서 지워버렸을 유백이다.
"하아~"
한숨을 내쉬는 설영에게 유백은 모닥불에 걸어놓은 솥에서 음식을 퍼 담아 그릇을 설영에게 건넨다.
"일단 이거나 좀 드세요. 월광옥녀검 팔성만 익히면 나머지는 제가 이끌어 드릴 수 있으니 조금만 더 참으세요."
"하아~ 그렇다 해도 앞으로 몇 달은 주인님에게 봉사 할 시간이 더욱 줄어들지 않습니까...."
유백이 음식을 받아 들며 포옥 하고 한숨을 내쉬는 설영, 유백도 쓰게 웃는다.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볼까...]
음식을 먹으며 유백은 고민에 빠졌다. 역흑천홍교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지금 쯤 설영의 몸을 가지고 장난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설영의 안전을 위해서는 당분간 참아야 한다. 음식을 먹고 나면 설영의 수련이 끝날 때까지는 안을 수도 없다.
설영이 잠자는 시간도 줄여가며 수련과 자신에게 봉사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무한운우지락신공으로 설영의
육체적 피로는 줄어들고 활력도 돌아오나 그렇다고 잠을 아주 안 잘 수는 없는 것이다. 몸에 활력이 있다고 해서 정신적인 피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변장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개화 하지 않았다면 찾을 수 없지만 일단 개화 한 음란지체를 찾는 술법 걸린 도구가 있다고 하니 변장이 능사는
아니야. 처음부터 나에게는 술법을 걸어놨으니 이제 그들도 눈치 챘을지도 모르고, 그리 넓은 지역은 찾을 수 없겠지만...어쩐지 누님의 미모를 가린다는 것도 내키지 않고...
그렇다고 숨는 것은 내 꿈을 이룰 수 없는 방법이니 더욱 싫군. 자존심도 허락지 않고... 흐음, 아니...잠깐, 잠깐, 누님이 월광옥녀검을 익힐 때 까지만
숨어 있어 볼까? 누님 스스로 팔성만 뚫으면 나머지는 내가 해결해 줄 수 있어. 그리고 비록 만년설삼을 구하지 못해 대환단 보다 약효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직접 만들어 놓은 영단이 제법 많으니 한 달만 꾸욱 참는다면... 이갑자의 내공과 십이성의 월광옥녀검...검후의 탄생이지.]
유백은 그릇을 내려놓고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며 산세를 풍수지리에 적용해 적당한곳을 찾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그래 이곳 근처에 숨는 것도 괜찮겠어. 화산파가 자리 잡은 곳이 여기서 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같은 화산이니 만큼
그들의 움직임이 신중해 지겠지. 그리고 진을 펼쳐 놓으면 그들이 도구를 가졌더라도 그리 쉽게 위치가 드러나지는 않을 거야.
더군다나 지금은 봄이니 그리 바깥에서 생활하기 힘든 날씨도 아니고. 식료품이야 사냥과 채집으로 해결하면 돼.]
"누님."
"네.네?"
갑작스럽게 일어나 주위를 살피는 유백의 모습에 적인가 싶어 검을 빼어들고 주변을 경계하던 설영은 유백의 불음에 깜짝 놀라 대답한다.
그런 설영의 모습에 유백은 피식 웃으며 자리에 앉아 설영에게 손짓 했다.
"앉아요, 누님. 적이 나타난 것은 아니니까."
"그..그렇습니까..."
자신의 말에 설영이 슬그머니 검을 집어넣으며 다가와 자신의 옆에 앉는 설영을 똑바로 바라보며 유백이 묻는다.
"누님 한 달쯤 밖에서 생활 하실 수 있죠?"
"주인님이 명 하신다면 한 달이 아니라 몇 년이고 문제없습니다만... 왜 그런 말씀을?"
설영의 대답에 유백은 자신의 계획을 설영에게 말해준다.
"...그러니까 근처 아무 골짜기나 동굴에 잠시 머물며 월광옥녀검을 완전히 제 것으로 만든 후에 움직이자는 말씀이시군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설영에게 유백이 덧붙인다.
"그래요. 난 그동안 누님을 안거나 장난치거나 하지 않을 거예요. 그저 누님의 무공수련을 도우며 수발을 들 생각이죠.
대신 누님도 순수하게 수련에만 집중해 주세요."
"그런..."
당장이라도 그 날카로운 눈매에 울음이 쏟아질 듯 습기 찬 눈으로 안 된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설영에게 유백은 웃으며
부연했다.
"누님이 집중하는 만큼 수련 기간은 짧아지겠죠? 그 수련기간이 짧아지면 짧아질수록 저에게나 누님에게나 좋지 않겠어요?"
"알겠습니다. 기필코 보름 만에...."
눈을 빛내며 일어서서 주먹을 움켜쥐며 전의를 불태우는 설영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짓는다.
"아니...그렇다고 너무 서두르지는 마시고요..."
자신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매서운 눈빛으로 콧김을 내뿜으며 고개를 끄덕여 검을 빼어들어 휘두르는 설영을 바라보며 유백은 난처한 듯
옆머리를 긁으며 난감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쿵!
"지금 이것을 본좌더러 믿으라는 것이냐?"
태사의를 내려치며 외치는 교주의 일갈에 붉은 옷을 입은 사제가 엎드린 채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조아린다.
"무슨 일이 온데 이리 화를 내시옵니까?"
마침 지하광장으로 들어오던 여인이 그 모습에 놀라 교주에게 다가 간다. 여인이 가다오자 교주는 입을 다문 채
손에 쥐고 있던 전서를 여인에게 건넸다. 여인은 전서를 받아 들어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흘이 지나도록 역천대가 귀한하지 않아 혹여 문제가 발생하였나 알아보고자 부대주 권한을 이용해 역천대 스물과 함께
암화를 따라 습격장소에 도달하였으나 싸움 흔적만 있기에 주변을 수색 하였더니 늑대무리가 먹다 남긴 몇 구의 시신과 쌍천마괴의 옷가지를
찾아 낼 수 있었음. 늑대 무리에게 심하게 훼손되어 흉수의 흔적을 찾기란 지난한 일이며 쌍천마괴의 경우 시신조차 남지 않아
생사여부를 확인 할 수 없음. 습격장소와 싸움흔적의 상세정보는 따로 첨부함. 교단의 지시를 요청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옵니까?"
"본좌 또한 알고 싶다."
으르렁 거리듯 이를 갈며 말하는 교주의 모습에 여인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연다.
"무엇인가 변수가 있었나 보옵니다. 음란지체의 무공이 쌍천마괴보다 높다고 생각지는 아니 되옵니다."
같이 있다던 남자 또한 검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나 약관도 안 된 애송이 아니옵니까?"
"흐음~"
교주는 커다란 한숨과 함께 태사의에 몸을 기대며 태사의에 팔을 올려 턱을 괸다.
"그렇지. 제아무리 천재라 할지라도...약관도 안된 애송이와 음란지체가 역천대 열명과 쌍천마괴를 죽일 수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본좌 또한 모든 대법과 영약을 지원받았으나 그 나이 때에는 홍천대 넷이 한계였다. 더군다나 너의 대법을 통해 더욱 강해진
홍천대라면 아마 셋 정도가 한계였겠지...비록 홍천대에 비해 무위가 떨어진다고 하나 그래도 역천대 열이면 홍천대 둘은 감당할 수 있다.그리고 쌍천마괴까지 합한다면 홍천대 셋도 능히 감당할 수 있다. 도대체 누가 있어 역천대 열명과 쌍천마괴를 죽일수 있었을까.."
"감숙에는 공동파가 있사옵니다. 어쩌면 무림맹을 향하던 공동파 고수나 혹은 공동파로 돌아가던 고수가 아닐는지요?"
여인의 말에 눈을 감고 손가락으로 태사의 팔걸이를 두드리며 생각에 잠겨 들었다. 그러자 여인은 입을 다물고 교주의 생각이
정리되기를 기다린다.
"아니....아니야..그렇게 되면 특정 지을 곳이 너무 많아진다. 공동파 뿐만 아니라 감숙옆에는 섬서지...그러면 화산과 종남.
그리고 전진도 있어..밑으로는 사천이니 청성과 당가 또한 포함해야 돼...아미에서 별다른 소식이 없으니 아미는 제외한다고
해도..."
툭툭 팔걸이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던 교주가 눈을 뜨며 여인에게 묻는다.
"싸움 흔적에는 쌍마독수공이 극성으로 펼쳐진 흔적이 있다고 쓰여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음란지체를 도운 방수가 천하십강의
고수가 아닌 후에야 최소한 내상이나 상처는 입었을 터. 역천대 부교주에게 일러라. 습격장소로부터 근방 백리 안에 있는 모든 마을의
의방을 샅샅이 뒤져 근래 내상이나 상처를 입은 무인이 방문한적 있는지 확인하여 흉수를 확인하도록! 만일 아직도 남아 있다면
은밀하게 처리할 것이고 없다면 신상명세를 파악해 놓을 것. 그리고 그 일을 처리하며 동시에 음란지체의 행방도 알아보도록 일러라."
교주의 명에 붉은 옷의 사제가 고개를 조아리며 지하광장을 벋어난다.
"그럼 천녀도 몇 가지 도구를 만들어 전서 편에 보내겠나이다. 음란지체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옵니다."
"그리 하도록 해라. 대계가 멀지 않았다. 한 치의 어긋남도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야."
여인이 읍을 하며 사라지자 교주는 태사의에 몸을 묻고 눈을 감은 채 조용히 팔걸이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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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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