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애루주-33 다시
늦은 오후 유백과 설영이 늦봄의 따가운 햇볕과 산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꽃들 사이로
화산의 산길을 따라 내려가고 있었다. 이 내리막길이 끝나면 하남, 처리해야 할일도 있고 해야 할 일도 많은 곳이다. 그런대 설영의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유백의 팔에 몸을 기댄 채 비척비척 걸어가는 설영의 얼굴에는 아직도 피로가 가득 담겨있고 눈 주변에는 기미가 내려 앉아 있다.
"누님, 괜찮아요?"
"네...주인님.."
완전히 잠겨버린 목소리로 힘없이 대답하는 설영의 대답에 유백이 난감하게 웃는다.
[적당히 할 걸 그랬나...]
어젯밤 맥없이 널브러져 덜렁거리던 설영의 몸을 가지고 그야말로 인형으로 자위하듯 다뤘다. 힘없이 덜렁대는 엉덩이를 부여잡아 보지와 항문을 즐겼고 발목을 잡아 들어 올려 제멋대로 가지고 놀았다. 때로는 목만 잡아 힘없이 벌어진 입에 자지를 쑤셔 넣고 머리를 잡아 흔들어대기도 했다. 쌓인 것도 있었지만 맥없이 흐늘거리며 팔 다리를 나풀대는 설영이 귀여워 조금 무리한 감이 없지는 않았다. 어째 뜬 아침 해가 뜰 때까지 그렇게 맥없이 흐늘거리는 설영을 가지고 놀았으니.. 덕분에 설영은 잠도 거의 자지 못했다.
[오늘 하루는 누님을 건들지 말고 푹 재우자. 하지만...제법 괜찮았으니까, 다른 노예가 생기고 역흑천홍교일이 마무리되면 간간히 즐겨야지. 누님이 싫어하진 않겠지?]
나름대로 설영을 배려하는 유백이었다.
[정말 기분 좋았어...주인님도 충분히 즐기셨고...다만...]
힘없이 널브러진 맥없는 자신의 몸을 주인님은 마치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다. 물론 자신도 정말 기분 좋았다.
수십 번을 넘게 절정에 도달 했었다. 지나친 쾌감과 즐거움에 몇 번이나 실신했었다. 주인님의 정액을 받은 것도
열 번째 사정 후에는 세지 않았다. 온몸에 정액투성이가 된채 널부러진 자신의 몸에 주인님의 소변을 보실 때는
기쁨의 눈물까지 흘렸다. 아침에 계곡에서 몸을 씻을 때 보지와 항문에서 흘러내린 정액 양으로 얼추
계산해보면 못해도 스무 번은 넘을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이렇게 즐기고 싶다...라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아니 매일 같이 즐겨도 괜찮을 듯하다. 하지만 주인님의 심사는 영 좋아 보이지 않는다. 마음에 안 드셨을까...
다시는 이렇게 즐길 수 없는 건가 마음을 졸이며 힐끗 힐끗 주인님의 눈치를 보는 설영.
그렇게 둘의 다르지만 같은 마음으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
..
.
"휘유~ 산에 사람도 정말 많네요. 무림인도 많고"
"소림입니다. 강호인들에게는 위대한 대지고 일반인들에게도 역사 깊은 사찰입니다."
어쩐지 딱딱한 말투에 유백이 설영을 돌아본다. 조금 볼이 부어있는 모습을 보니 심통이 난 모양이다.
"뭔가 화가 많이 나신 것 같네요?"
"그...하아...왜 아직 저에게 개목걸이를 채워주지 않으십니까...."
설영은 심통나지 않았다고 말하려다 주인님에게 거짓을 고할 수 없어 결국 사실대로 털어 놓는다.
"풋. 그것 때문에 심통 나셨어요?"
"약속 하셨잖습니까...채워 주시기로.."
산에서 내려와 하남에 도착하자 유백은 호랑이 가죽과 자질구레한 가죽들을 팔아 치우고 징이 박힌 개목걸이를 하나 사왔다. 흥분과 기대에 가득 차 눈을 빛내며 개목걸이를 바라보던 설영이였지만 유백은 벌써 하루가 지나 숭산에 도착할 때까지 설영에게 개목걸이를 채워 준적이 없다. 내심 기대에 부풀어 있던 설영이 그 사실에 조금 심통이 난모양이다.
"조금만 더 참아요. 누님, 나라고 안 채우고 싶겠어요? 하지만 소림에 온 것은 어머니의 부탁 때문이에요.
빨리 소림에서 볼일을 마치고 편하게 강호를 유람하려면 귀찮은 일은 피하고 싶어요."
"하아...알겠습니다. 주인님. 죄송합니다."
유백의 설명에 어느 정도 심통이 풀렸는지 한숨을 내쉬며 설영이 고개를 조아린 후 유백의 품에 기댄다.
"그런데 소림엔 무슨 볼일이십니까?"
한참을 올라가던 도중 자못 궁금하다는 투로 설영이 입을 연다.
"사실 나도 몰라요."
"네?"
소림에 기도를 드리기 위해 오르는 몇몇 여성들을 바라보던 유백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다.
"누님 덕분에 눈이 더 높아졌나 봐요. 예전엔 괜찮다 싶었던 여인들조차 이제는 참 별 볼일 없이 느껴지니. 이래서 언제 노예를 모으지?"
유백의 칭찬에 자신감 넘치는 도발적인 미소를 띄우며 행복하다는 듯 설영이 입을 연다.
"전 주인님의 첫 번째 노예입니다. 미모든 음란함이든 봉사기술이든 다른 노예들에게 밀릴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으음..틀린 말은 아니지만...그렇다고 눈을 낮출 수도 없고.. 아! 소림에 올라가는 이유는 단지 아까 말한 대로 어머니와의 약속이에요."
"음...설마 그 책자를 건네기 위함입니까?"
만마지옥을 떠나기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기억해내며 묻는 설영에게 유백이 고개를 흔든다.
"아니에요, 그 책자는 어머니가 그들에게 이미 건네 줬어요. 단지..."
"단지?"
"승허선사라고 알아요?"
"그..제가 알기로 벌써 전전 대 소림방장의 법명이 승허라고 들었습니다만..설마, 그분을 만나러?"
"맞아요."
"아직 살아 계셨습니까?"
놀라서 물어보는 설영에게 유백도 조금 애매한 웃음으로 대답을 들려준다."
"몰라요. 살아 있을지 죽었을지.."
"그러면..."
"전에 하산날 누님에게 들려준 적 있죠? 어머니를 진정시킨 전대 방주가 승허선사라고 하더군요. 그 양반하고 어머니하고 약속한 게 하나 있는데... 내가 세상에 나와도 소림은 함구 할 터이니 대신 나오면 가장 먼저 자신을 만나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네요."
"어째서 주인님을..."
"몰라요. 그리고 어머니는 어째선지 모르지만 그 부탁을 들어주기로 마음 먹으셨대요. 흠...도대체 그 양반 얼마나 말을 잘하기에 어머니를 진정시키고 그런 약속까지 받아냈는지 나도 궁금해요. 스승님들 말로는 어머니가 화나면 정말 무서웠다는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드는 유백을 설영은 조금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입을연다.
"괜찮으시겠습니까? 함정일지도 모릅니다."
"함정이라..글쎄요...스승님들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 그런 함정을 파지는 않았을 거 같기는 한데...일단 올라가보죠. 함정이라면 부숴 버리면 되고. 승허라는 양반이 없다면 그냥 내려오면 되니까요."
별일 아니라는 듯 걸음을 옮기는 유백을 따라 설영도 고개를 끄덕이며 유백의 팔에 기댄다.
소림사 정문 앞,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 연신 주위를 둘러보는 한명의 스님을 발견한 유백은 피식 웃음을터트렸다. 광혜, 어머니와 승허의 약속에 따라 자신을 만마지옥에 데려갔으며 설영의 매에 혼절한 자신을 치료했던 십팔나한의 수장. 그리 변함없는 모습이 어쩐지 반가운 유백이었다.
"오랜만입니다. 스님"
광혜는 자신에게 다가와 포권을 짓는 유백에게 의문을 표하면서도 마주 합장하며 불호를 왼다.
"아미타불, 반갑습니다. 어디선가 뵌 적이 있는지요."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오 년 전 스님의 소환단을 꿀꺽했던 어린 마두입니다."
유백의 말에 광혜의 눈이 커지며 입을 벌린다.
"유....유백시주?"
"이름까지도 기억하시고 계셨습니까? 어째 뜬 만나서 반갑습니다. 광혜스님."
유백의 웃음에 자신의 놀란 마음을 추스린 광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아미타불. 오랜만에 뵙는구려. 유백시주, 그런대 이쪽 분은...설마 하니 설영시주 아니시옵니까?"
유백의 곁에 서있던 설영을 바라보며 광혜는 곤혹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
"오랜만입니다."
꾸벅 인사를 하는 설영의 모습에 광혜의 마음이 크게 흔들린다. 생전 한 번도 여자를 품은적 없으며 색을 멀리 하며 살아온 자신이 단순한 인사말을 내뱉으며 고개를 숙이는 설영의 모습에 어쩐지 가슴이 요동친다.
"크..크,크흠..나무아미타불..오랜만이외다. 설영시주..."
헛기침과 커다란 불호로 자신을 다스리며 광혜는 설영에게서 눈을 돌려 유백을 바라본다. 어쩐지 설영을 계속 바라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후...따라 오시오,유백시주.."
"설마..기다리시던 게 저였습니까?"
"그렇소이다. 몇 일전 승허선사께서 나를 부르시며 며칠 내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는 사람이 있다며 매일 산문 앞을 지키도록 명하셨소."
"흠...아직 열반에 오르지 않으셨습니까? 나이가 적지 않으실 텐데.."
유백의 말에 광혜가 쓴웃음을 지으며 유백을 바라본다.
"아미타불, 시주의 어머니께서도 백오십을 넘게 사셨습니다. 승허선사의 나이가 이제 백하고도 삼십이시니.. 앞으로 이십년 동안은 열반에 들지 못하시겠지요."
어쩐지 에둘러 말하는 광혜의 대답에 유백은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걸음을 옮기던 광혜가 자리에 멈추며 설영을 돌아본다. 자신의 눈길에 의문을 띄우며 마주 바라보는 설영에게 광혜는 결국 눈을 감고 부탁 아닌 부탁을 했다.
"아미타불...참으로 미안하지만..설영시주꼐서는 저쪽 암자에 계심이 어떻겠습니까?"
"스님의 말씀을 따르기란 어렵군요. 전 주인님 곁에 있어야 합니다."
단호한 설영의 말에 광혜는 난처한 미소를 띄우다 주인님이라는 말에 눈을 부릅뜬다.
"아미타불. 주인님이라 하심은...."
"유백님이 제 주인님이십니다."
날카로운 눈매를 도발적으로 빛내며 유백의 곁으로 다가서는 설영의 모습에 광혜는 오래전 만마지옥 입구에서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러면...그...그때의 제안을..."
"그렇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당당히 가슴을 펴며 대답하는 설영의 모습에 나지막한 불호를 외던 광혜가 눈을 빛내며 유백을 바라본다.
"유백시주. 시주에게 묻겠소. 본인 또한 만마동에 대해서는 알고 있소. 그러니 시주가 나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테지. 그러나 본인으로서는 설영시주의 상태를 이해할 수 없소. 그래서 묻는 것이오 만.. 약을 쓴 것이오?"
설레설레 고개를 젓는 유백에게 광혜는 다그친다.
"그러면 섭혼술이나 다른 주술을 이용한것은 아니오?"
다시 고개를 젓는 유백, 그러나 광혜는 포기할 수 없다는 듯이 유백을 다그친다. 그런 광혜의 모습에 설영이 살기를 내뿜으며 입을 연다,
"더 이상 주인님을 모욕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광혜스님."
살기를 내뿜으며 안 그래도 날카로운 눈초리를 더욱 날카롭게 만들며 노려보는 설영의 모습에 광혜는 한숨과 함께 불호를 왼다.
"아미타불..."
그런 광혜의 모습에 유백은 미소 띤 얼굴로 설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스님이라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그리고 누님 광혜스님이 말하는 대로 저쪽 암자에서 잠시만 기다리고 계세요. 아마 광혜스님으로 서는 아직 수련중인 나이 어린 스님들이 누님의 모습에 흔들릴까봐 그런걸 거예요."
유백의 손길에 살기를 누그러뜨린 설영은 까치발을 하여 유백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자신을 노려보다가 곧 고개를 돌리고 손님용 암자를 향해 걸어가는 설영의 모습에 광혜는 또다시 불호를 왼다.
"아미타불..."
유백을 안내하며 걸어가던 광혜는 소림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작은 암자에서 걸음을 멈췄다.
"아미타불. 암자 안에 승허선사께서 기다리고 계시니 들어가 보십시오, 유백시주."
"감사합니다, 광혜스님."
암자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광혜는 유백을 불러 세운다.
"잠시... 이 광혜의 질문에 대답해 주실 수 있소, 유백시주? "
"무슨 질문이 십니까?"
"그...오년 전에 시주가 말했던 꿈이라는 것...본인으로서는 거짓으로 생각했소. 맹시주의 의견 때문에 만마동에 가지 못할까봐... 본인을 돕고 시주가 만마동에 가기위해서 그런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소. 그런데...오늘 설영시주를 보니 그것은 거짓이 아니었던 것처럼 보이오."
"전 거짓말 한적 없습니다. 불가에서도 거짓말은 대죄로 알고 있는데요?"
"진정 색마가 될 생각이오? 유백시주, 그것은 용서 받을 수 없는 대죄라오"
침중한 눈빛으로 유백을 바라보는 광혜에게 유백은 웃으며 대답했다.
"별로 색마가 될 생각은 없는데요."
"그렇다면 어째서!"
광혜의 외침에 유백은 얼굴에 웃음을 지우지 않고 입을연다.
"별로...그냥 제가 그러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하는 말에 영웅은 삼처 사첩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세상에는
영웅도 아닌 자들이 삼처 사첩을 넘어 오처 팔첩을 가진 자들도 드물지 않지 않습니까? 뭐, 별로 영웅이 되고픈 마음은 없습니다만..."
"그것은 궤변이오."
단호한 광혜의 말에 유백은 피식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그것이 궤변인지 아닌지는 둘째 치지요, 광혜스님도 그런 자들이 많다는 것은 모르지 않으실 테고...모르긴 몰라도 여기에 참배 드리러 오는 자들 중에도
제법 많다는 것을 모르시지는 않으시겠죠? 더군다나 솔직히 여인을 안아보지 못한 스님과 할 이야기도 아닌 듯싶고요. 다만..."
"다만?"
"광혜스님이 불가의 가르침을 따르러 색을 멀리하는 것을 머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제 꿈에 대해서도 머라고 하지 말아주시길.
제가 남자를 안는 것도 아니고 여인을 돈 주고 사거나 약을 이용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순수하게 제 능력만 가지고 이루는 겁니다.
그러니 그런 말을 들을 이유가 없습니다. 세상에 회화공자가 한둘도 아니고요. 하하하"
크게 웃으며 몸을 돌려 암자로 걸어가는 유백을 보며 광혜는 눈을 감고 한숨과 함께 나지막이 불호를 외친다.
"나무아미타불.."
늦은 오후 유백과 설영이 늦봄의 따가운 햇볕과 산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꽃들 사이로
화산의 산길을 따라 내려가고 있었다. 이 내리막길이 끝나면 하남, 처리해야 할일도 있고 해야 할 일도 많은 곳이다. 그런대 설영의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유백의 팔에 몸을 기댄 채 비척비척 걸어가는 설영의 얼굴에는 아직도 피로가 가득 담겨있고 눈 주변에는 기미가 내려 앉아 있다.
"누님, 괜찮아요?"
"네...주인님.."
완전히 잠겨버린 목소리로 힘없이 대답하는 설영의 대답에 유백이 난감하게 웃는다.
[적당히 할 걸 그랬나...]
어젯밤 맥없이 널브러져 덜렁거리던 설영의 몸을 가지고 그야말로 인형으로 자위하듯 다뤘다. 힘없이 덜렁대는 엉덩이를 부여잡아 보지와 항문을 즐겼고 발목을 잡아 들어 올려 제멋대로 가지고 놀았다. 때로는 목만 잡아 힘없이 벌어진 입에 자지를 쑤셔 넣고 머리를 잡아 흔들어대기도 했다. 쌓인 것도 있었지만 맥없이 흐늘거리며 팔 다리를 나풀대는 설영이 귀여워 조금 무리한 감이 없지는 않았다. 어째 뜬 아침 해가 뜰 때까지 그렇게 맥없이 흐늘거리는 설영을 가지고 놀았으니.. 덕분에 설영은 잠도 거의 자지 못했다.
[오늘 하루는 누님을 건들지 말고 푹 재우자. 하지만...제법 괜찮았으니까, 다른 노예가 생기고 역흑천홍교일이 마무리되면 간간히 즐겨야지. 누님이 싫어하진 않겠지?]
나름대로 설영을 배려하는 유백이었다.
[정말 기분 좋았어...주인님도 충분히 즐기셨고...다만...]
힘없이 널브러진 맥없는 자신의 몸을 주인님은 마치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다. 물론 자신도 정말 기분 좋았다.
수십 번을 넘게 절정에 도달 했었다. 지나친 쾌감과 즐거움에 몇 번이나 실신했었다. 주인님의 정액을 받은 것도
열 번째 사정 후에는 세지 않았다. 온몸에 정액투성이가 된채 널부러진 자신의 몸에 주인님의 소변을 보실 때는
기쁨의 눈물까지 흘렸다. 아침에 계곡에서 몸을 씻을 때 보지와 항문에서 흘러내린 정액 양으로 얼추
계산해보면 못해도 스무 번은 넘을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이렇게 즐기고 싶다...라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아니 매일 같이 즐겨도 괜찮을 듯하다. 하지만 주인님의 심사는 영 좋아 보이지 않는다. 마음에 안 드셨을까...
다시는 이렇게 즐길 수 없는 건가 마음을 졸이며 힐끗 힐끗 주인님의 눈치를 보는 설영.
그렇게 둘의 다르지만 같은 마음으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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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유~ 산에 사람도 정말 많네요. 무림인도 많고"
"소림입니다. 강호인들에게는 위대한 대지고 일반인들에게도 역사 깊은 사찰입니다."
어쩐지 딱딱한 말투에 유백이 설영을 돌아본다. 조금 볼이 부어있는 모습을 보니 심통이 난 모양이다.
"뭔가 화가 많이 나신 것 같네요?"
"그...하아...왜 아직 저에게 개목걸이를 채워주지 않으십니까...."
설영은 심통나지 않았다고 말하려다 주인님에게 거짓을 고할 수 없어 결국 사실대로 털어 놓는다.
"풋. 그것 때문에 심통 나셨어요?"
"약속 하셨잖습니까...채워 주시기로.."
산에서 내려와 하남에 도착하자 유백은 호랑이 가죽과 자질구레한 가죽들을 팔아 치우고 징이 박힌 개목걸이를 하나 사왔다. 흥분과 기대에 가득 차 눈을 빛내며 개목걸이를 바라보던 설영이였지만 유백은 벌써 하루가 지나 숭산에 도착할 때까지 설영에게 개목걸이를 채워 준적이 없다. 내심 기대에 부풀어 있던 설영이 그 사실에 조금 심통이 난모양이다.
"조금만 더 참아요. 누님, 나라고 안 채우고 싶겠어요? 하지만 소림에 온 것은 어머니의 부탁 때문이에요.
빨리 소림에서 볼일을 마치고 편하게 강호를 유람하려면 귀찮은 일은 피하고 싶어요."
"하아...알겠습니다. 주인님. 죄송합니다."
유백의 설명에 어느 정도 심통이 풀렸는지 한숨을 내쉬며 설영이 고개를 조아린 후 유백의 품에 기댄다.
"그런데 소림엔 무슨 볼일이십니까?"
한참을 올라가던 도중 자못 궁금하다는 투로 설영이 입을 연다.
"사실 나도 몰라요."
"네?"
소림에 기도를 드리기 위해 오르는 몇몇 여성들을 바라보던 유백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다.
"누님 덕분에 눈이 더 높아졌나 봐요. 예전엔 괜찮다 싶었던 여인들조차 이제는 참 별 볼일 없이 느껴지니. 이래서 언제 노예를 모으지?"
유백의 칭찬에 자신감 넘치는 도발적인 미소를 띄우며 행복하다는 듯 설영이 입을 연다.
"전 주인님의 첫 번째 노예입니다. 미모든 음란함이든 봉사기술이든 다른 노예들에게 밀릴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으음..틀린 말은 아니지만...그렇다고 눈을 낮출 수도 없고.. 아! 소림에 올라가는 이유는 단지 아까 말한 대로 어머니와의 약속이에요."
"음...설마 그 책자를 건네기 위함입니까?"
만마지옥을 떠나기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기억해내며 묻는 설영에게 유백이 고개를 흔든다.
"아니에요, 그 책자는 어머니가 그들에게 이미 건네 줬어요. 단지..."
"단지?"
"승허선사라고 알아요?"
"그..제가 알기로 벌써 전전 대 소림방장의 법명이 승허라고 들었습니다만..설마, 그분을 만나러?"
"맞아요."
"아직 살아 계셨습니까?"
놀라서 물어보는 설영에게 유백도 조금 애매한 웃음으로 대답을 들려준다."
"몰라요. 살아 있을지 죽었을지.."
"그러면..."
"전에 하산날 누님에게 들려준 적 있죠? 어머니를 진정시킨 전대 방주가 승허선사라고 하더군요. 그 양반하고 어머니하고 약속한 게 하나 있는데... 내가 세상에 나와도 소림은 함구 할 터이니 대신 나오면 가장 먼저 자신을 만나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네요."
"어째서 주인님을..."
"몰라요. 그리고 어머니는 어째선지 모르지만 그 부탁을 들어주기로 마음 먹으셨대요. 흠...도대체 그 양반 얼마나 말을 잘하기에 어머니를 진정시키고 그런 약속까지 받아냈는지 나도 궁금해요. 스승님들 말로는 어머니가 화나면 정말 무서웠다는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드는 유백을 설영은 조금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입을연다.
"괜찮으시겠습니까? 함정일지도 모릅니다."
"함정이라..글쎄요...스승님들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 그런 함정을 파지는 않았을 거 같기는 한데...일단 올라가보죠. 함정이라면 부숴 버리면 되고. 승허라는 양반이 없다면 그냥 내려오면 되니까요."
별일 아니라는 듯 걸음을 옮기는 유백을 따라 설영도 고개를 끄덕이며 유백의 팔에 기댄다.
소림사 정문 앞,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 연신 주위를 둘러보는 한명의 스님을 발견한 유백은 피식 웃음을터트렸다. 광혜, 어머니와 승허의 약속에 따라 자신을 만마지옥에 데려갔으며 설영의 매에 혼절한 자신을 치료했던 십팔나한의 수장. 그리 변함없는 모습이 어쩐지 반가운 유백이었다.
"오랜만입니다. 스님"
광혜는 자신에게 다가와 포권을 짓는 유백에게 의문을 표하면서도 마주 합장하며 불호를 왼다.
"아미타불, 반갑습니다. 어디선가 뵌 적이 있는지요."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오 년 전 스님의 소환단을 꿀꺽했던 어린 마두입니다."
유백의 말에 광혜의 눈이 커지며 입을 벌린다.
"유....유백시주?"
"이름까지도 기억하시고 계셨습니까? 어째 뜬 만나서 반갑습니다. 광혜스님."
유백의 웃음에 자신의 놀란 마음을 추스린 광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아미타불. 오랜만에 뵙는구려. 유백시주, 그런대 이쪽 분은...설마 하니 설영시주 아니시옵니까?"
유백의 곁에 서있던 설영을 바라보며 광혜는 곤혹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
"오랜만입니다."
꾸벅 인사를 하는 설영의 모습에 광혜의 마음이 크게 흔들린다. 생전 한 번도 여자를 품은적 없으며 색을 멀리 하며 살아온 자신이 단순한 인사말을 내뱉으며 고개를 숙이는 설영의 모습에 어쩐지 가슴이 요동친다.
"크..크,크흠..나무아미타불..오랜만이외다. 설영시주..."
헛기침과 커다란 불호로 자신을 다스리며 광혜는 설영에게서 눈을 돌려 유백을 바라본다. 어쩐지 설영을 계속 바라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후...따라 오시오,유백시주.."
"설마..기다리시던 게 저였습니까?"
"그렇소이다. 몇 일전 승허선사께서 나를 부르시며 며칠 내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는 사람이 있다며 매일 산문 앞을 지키도록 명하셨소."
"흠...아직 열반에 오르지 않으셨습니까? 나이가 적지 않으실 텐데.."
유백의 말에 광혜가 쓴웃음을 지으며 유백을 바라본다.
"아미타불, 시주의 어머니께서도 백오십을 넘게 사셨습니다. 승허선사의 나이가 이제 백하고도 삼십이시니.. 앞으로 이십년 동안은 열반에 들지 못하시겠지요."
어쩐지 에둘러 말하는 광혜의 대답에 유백은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걸음을 옮기던 광혜가 자리에 멈추며 설영을 돌아본다. 자신의 눈길에 의문을 띄우며 마주 바라보는 설영에게 광혜는 결국 눈을 감고 부탁 아닌 부탁을 했다.
"아미타불...참으로 미안하지만..설영시주꼐서는 저쪽 암자에 계심이 어떻겠습니까?"
"스님의 말씀을 따르기란 어렵군요. 전 주인님 곁에 있어야 합니다."
단호한 설영의 말에 광혜는 난처한 미소를 띄우다 주인님이라는 말에 눈을 부릅뜬다.
"아미타불. 주인님이라 하심은...."
"유백님이 제 주인님이십니다."
날카로운 눈매를 도발적으로 빛내며 유백의 곁으로 다가서는 설영의 모습에 광혜는 오래전 만마지옥 입구에서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러면...그...그때의 제안을..."
"그렇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당당히 가슴을 펴며 대답하는 설영의 모습에 나지막한 불호를 외던 광혜가 눈을 빛내며 유백을 바라본다.
"유백시주. 시주에게 묻겠소. 본인 또한 만마동에 대해서는 알고 있소. 그러니 시주가 나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테지. 그러나 본인으로서는 설영시주의 상태를 이해할 수 없소. 그래서 묻는 것이오 만.. 약을 쓴 것이오?"
설레설레 고개를 젓는 유백에게 광혜는 다그친다.
"그러면 섭혼술이나 다른 주술을 이용한것은 아니오?"
다시 고개를 젓는 유백, 그러나 광혜는 포기할 수 없다는 듯이 유백을 다그친다. 그런 광혜의 모습에 설영이 살기를 내뿜으며 입을 연다,
"더 이상 주인님을 모욕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광혜스님."
살기를 내뿜으며 안 그래도 날카로운 눈초리를 더욱 날카롭게 만들며 노려보는 설영의 모습에 광혜는 한숨과 함께 불호를 왼다.
"아미타불..."
그런 광혜의 모습에 유백은 미소 띤 얼굴로 설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스님이라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그리고 누님 광혜스님이 말하는 대로 저쪽 암자에서 잠시만 기다리고 계세요. 아마 광혜스님으로 서는 아직 수련중인 나이 어린 스님들이 누님의 모습에 흔들릴까봐 그런걸 거예요."
유백의 손길에 살기를 누그러뜨린 설영은 까치발을 하여 유백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자신을 노려보다가 곧 고개를 돌리고 손님용 암자를 향해 걸어가는 설영의 모습에 광혜는 또다시 불호를 왼다.
"아미타불..."
유백을 안내하며 걸어가던 광혜는 소림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작은 암자에서 걸음을 멈췄다.
"아미타불. 암자 안에 승허선사께서 기다리고 계시니 들어가 보십시오, 유백시주."
"감사합니다, 광혜스님."
암자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광혜는 유백을 불러 세운다.
"잠시... 이 광혜의 질문에 대답해 주실 수 있소, 유백시주? "
"무슨 질문이 십니까?"
"그...오년 전에 시주가 말했던 꿈이라는 것...본인으로서는 거짓으로 생각했소. 맹시주의 의견 때문에 만마동에 가지 못할까봐... 본인을 돕고 시주가 만마동에 가기위해서 그런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소. 그런데...오늘 설영시주를 보니 그것은 거짓이 아니었던 것처럼 보이오."
"전 거짓말 한적 없습니다. 불가에서도 거짓말은 대죄로 알고 있는데요?"
"진정 색마가 될 생각이오? 유백시주, 그것은 용서 받을 수 없는 대죄라오"
침중한 눈빛으로 유백을 바라보는 광혜에게 유백은 웃으며 대답했다.
"별로 색마가 될 생각은 없는데요."
"그렇다면 어째서!"
광혜의 외침에 유백은 얼굴에 웃음을 지우지 않고 입을연다.
"별로...그냥 제가 그러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하는 말에 영웅은 삼처 사첩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세상에는
영웅도 아닌 자들이 삼처 사첩을 넘어 오처 팔첩을 가진 자들도 드물지 않지 않습니까? 뭐, 별로 영웅이 되고픈 마음은 없습니다만..."
"그것은 궤변이오."
단호한 광혜의 말에 유백은 피식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그것이 궤변인지 아닌지는 둘째 치지요, 광혜스님도 그런 자들이 많다는 것은 모르지 않으실 테고...모르긴 몰라도 여기에 참배 드리러 오는 자들 중에도
제법 많다는 것을 모르시지는 않으시겠죠? 더군다나 솔직히 여인을 안아보지 못한 스님과 할 이야기도 아닌 듯싶고요. 다만..."
"다만?"
"광혜스님이 불가의 가르침을 따르러 색을 멀리하는 것을 머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제 꿈에 대해서도 머라고 하지 말아주시길.
제가 남자를 안는 것도 아니고 여인을 돈 주고 사거나 약을 이용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순수하게 제 능력만 가지고 이루는 겁니다.
그러니 그런 말을 들을 이유가 없습니다. 세상에 회화공자가 한둘도 아니고요. 하하하"
크게 웃으며 몸을 돌려 암자로 걸어가는 유백을 보며 광혜는 눈을 감고 한숨과 함께 나지막이 불호를 외친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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