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애루주-강호
"헛헛헛, 어디보자, 살결이 매우 곱구나."
"아잉, 나으리도 차암, 부끄럽사옵니다."
얼큰하게 취한 중년남자가 왼쪽에서 음식을 떠먹여주던 미녀의 가슴을 주무르자 미녀는 콧소리로 앙탈을 부리며 남자의 품으로 파고든다. 이번엔 오른쪽 여성이 입을 삐죽였다.
"설화만 총애하시다니 섭섭하옵니다."
"핫핫핫, 어떻게 그런 섭섭한 말을 하느냐, 내 언제 설화만 총애했다고, 보거라, 아직 내 오른손은 남아 있느니라. 어찌 연화를 내버려 두겠느냐?
연화라 불리는 미녀의 입었다기보다는 걸쳤다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옷 사이로 손을 밀어 넣어 허벅지를 쓰다듬는 남자의 손길에 교태어린 비음을 흘리며 받아주다가도 남자의 손길이 음부에 가까워 오면 슬쩍 허리를 틀어 애를 태우는 여성의 행위에 남자가
회가 동하는지 크게 웃으며 두 여인의 허리를 잡아 품에 안는다.
그런 남자의 품에 안긴 두 미녀들은 교태어린 미소와 함께 몸을 더욱 밀착 시키며 술과 음식을 집어 남자의 입에 넣어주었다.
기녀와 노는 한량의 모습으로 술에 취해 두 미녀가 건네는 술과 음식을 받아먹으며 연신 미녀들의 가슴과 음부를 주무르던 남자의 눈매가 살짝 흔들렸다.
"이런, 이런.... 벌써 왔나?"
쾅!
한숨을 내쉬는 남자의 말에 대답하듯 화려하게 꾸며진 방문이 폭발했다. 어지럽게 비산하던 문 쪼가리들이 가라 앉자 방문앞에는 화려한 옷차림의 소녀가 눈에 쌍심지를 세우고 씩씩거리며 콧김을 내뱉고 있었다. 이제 과년이나 瑛뺑? 빼어난 외모를 가졌지만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곡선 보다는 앳된 모습이 더 많이 남아있어 아름답기보다는 귀엽게 보이는 소녀가 뽀드득 이를 갈며 중년 남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빠! 아빠가 내가 만든 약 가져갔다면서요."
"하아...딸내미, 고작 그런 일로 여기까지 찾아온 거니? 이 아빠가 얼마나 바쁜지 알고 있지? 그러니까 그 문제는 돌아가서...."
"이익! 기녀랑 노는 게 무슨 일이에요?"
훈계하듯 말하는 중년남성의 말에 딸이라고 불린 소녀가 발을 동동 구른다. 말이 동동이지 발을 구를 때마다 흔들리는 바닥에 한숨을 쉰 남성이 구석에서 떨고 있던 기녀들을 내보네며 자신의 딸을 바라보았다.
"훗! 딸, 너는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앞으로도 일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어머니한테 이를 거예요!"
"그건 안 돼!"
변명을 늘어놓던 남자는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몸을 돌리는 딸의 모습에 얼굴색을 바꾸며 몸을 날려 딸의 다리를 잡았다.
"놔!"
"하하하핫! 우리 딸! 아빠가 잘못했어. 이 일은 엄마한테 비밀로 하자, 응? 아빠가 호란이가 원하는 거 다 들어 줄게 "
귀여운 얼굴을 찌푸리며 다리를 흔들던 호란이라고 불리는 소녀는 땀을 뻘뻘 흘리는 아버지가 무엇이든 다 들어준다는 말에 반색하며 얼굴을 폈다.
"정말이죠? 뭐든지 다 들어줄 거예요?"
"그럼~!"
호란이 흥미를 보이자 남자는 반색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혹 마음이 변할까 잡고 있던 다리는 아직도 꼭 붙든 채,
"뭐 가지고 싶으니? 그러고 보니 서역에서 가져 왔다는 목걸이가 참 예쁘더라, 그거 사 줄까? 아니면 저기 동이에서 만든 예쁜 노리게는 어떠니? 아니면 남만에서 나온 향은?"
"그런 건 관심 없어"
"어디보자, 그럼 뭐가 있을까...."
"저 놀러 가고 싶어요."
여전히 딸의 발을 붙들고 장사치 마냥 사치품을 열거하던 남자는 딸의 말에 크게 웃으며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핫핫핫, 그래, 그래, 그 정도는 이 아빠도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지. 신강에도 천산뿐 아니라 볼만한 곳이 아주 많아. 그래, 외향은 물도 깨끗하고 아주 아름답지, 아니면 오로성도 볼게 아주 많단다. 서역 상인들이 진기한 물건을 가지고 오거든,"
신강에서 볼만한 곳을 꼽으며 약장수 마냥 신나서 떠벌리는 남자에게 딸은 고개를 저었다.
"강호에 나갈 거예요, 그리고 동정호도 가보고 싶고요!"
"아! 그래 강호행 그것도 좋지, 그리고 동정호에서 기녀랑 꽃배를 타고.... 뭣!"
"강호 행을 해보고 싶어요, 그것도 혼자!"
황급히 고개를 돌린 남자는 눈을 빛내는 딸의 모습에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딸아, 거긴 너무 멀고...더군다나 위험하거든, 너 같이 아름답고 색기 넘......큼! 하여간 여자아이는 그렇게 멀리 나가는 게 아니야."
색기가 있다고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는 딸의 모습에 헛기침으로 정정하는 남자였다.
"괜찮아요, 제 몸은 지킬 수 있어요!"
눈을 빛내는 딸의 모습에 남자는 한숨을 내뱉었다.
"안 돼,"
"왜에~~~"
"딸, 아빠 부하들이 아빠를 뭐라고 부르지?"
"교주님,"
"그래, 아빠는 천마신교 교주라고 ,앞에선 고상한척 뒤로는 호박씨 까는 정파 놈들에게는 마교 대빵이라고 불리거든? 그런데 내 딸인 네가 거기서 알짱거려봐라, 전쟁 난다."
"뭐든지 들어준다며!"
남자, 아니 교주는 다시금 눈에 쌍심지를 키우는 딸의 모습에도 반응하지 안고 다시금 딸을 다독인다.
"이 아빠가 다 다녀와서 하는말인데 강호 나가봤자 별로 볼것도 없어, 여기 신강이 더 볼 거 많아."
"엄마한테 이를 거야!"
그런 교주의 모습에 호란은 다시금 비장의 수를 꺼내 들었지만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그래라, 너 강호에 보냈다는 말을 네 엄마가 들으면 아빠는 진짜 네 엄마한테 죽어.....차라리 몇 대 맞고 며칠 누워있는 게 낮다."
호란은 아버지가 하는 말에 입을 다물었다.
힘없이 고개를 숙이는 딸의 모습에 입맛을 다시며 난장판이 된 술자리에 다가가 술병을 들어 올렸다. 술병을 흔들어 술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한 교주는 술을 잔에 따라 마시며 시무룩한 표정의 딸에게 입을 열었다.
"네 엄마한테 허락을 받아오면 나도 허락하마."
"어머니가 허락할리가 없잖아...."
"그거야 네가 알아서 할일이지, 혼기도 됐으니 강호에서 잘생기고 능력 있는 사윗감 잡아오겠다고 졸라봐, 혹시 아냐? 어쩌면 허락할지도."
"그거라면 어쩌면 어머니도 허락할지 모르겠네, 아빠! 내가 허락 맞아오면 강호행 허락하는 거지?"
괜찮은 변명거리라고 생각했는지 눈을 빛내는 호란이 재차 다짐을 받았다.
"네 엄마가 허락한다면 나도 당연히 허락해야지. 아빠가 무슨 힘이 있니, 단, 그래도 수행원은 반드시 데려가도록!"
"에에에~, 말도 안돼, 그게 무슨 강호행이야. 사자는 자식을 벼랑에서 떨어뜨린다고 했어. 귀여운 자식일수록 여행을 보내라고 했고. 그런대 그러면 아무런 경험이 안 되잖아~! 아빠는 내가 강해지는 게 싫어?"
교주는 어깨를 붙잡고 애교를 부리는 딸의 모습에도 과연 한 단체의 수장답게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수행원은 꼭 필요해. 강호행을 하다보면 불가피 하게 노숙을 해야 될 때도 있단 말이야.
딸내미는 비단 침상에서 밖에 자 본적 없잖아."
"그래도오~"
여전히 눈망울을 빛내며 애교를 떠는 딸의 응석에 헤벌래 웃는 모습은 과연 이 남자가 마교라는 단체의 수장인가 싶을 정도였다.
교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타협안을 내놓았다.
"조..좋아, 대신 한명만 붙일게, 귀여운 딸내미 수발들어 줄 사람은 필요하니까, 그 이상은 양보 못해"
"여자로?"
"당연하지! 남자는 다 짐승이야! 짐승!"
"고마워요, 아빠"
호들갑을 떠는 아버지의 모습에 호란은 아버지의 어깨를 주무르며 아양을 떨었다. 그런 딸의 안마를 행복한 표정으로 받던
교주는 문득 생각이 났는지 딸을 바라보았다.
"왜?"
"화내지 말고 들어봐, 딸네미가 만든 그 약 말이야…….한 달 전에 네 엄마가 네 연단실에서 나오는데 묘하게 웃더라고, 그래서 아빠가 살짝 네 연단실에 들어가 봤는데 그 약이 있더라, 냄새랑 색도 이상했지만 어쩐지 굉장히, 몹시, 아~주 불안한 느낌에 아빠가 슬쩍
버렸거든? 그거 도대체 무슨 약 이었어?"
"아아, 그거? 엄마가 요즘 아빠 정력이 딸리는 것 같다고 나한테 약을 부탁했어. 그래서 교단 약 창고에서 이것저것 가져다가 조합해 보고 있었는데 내가 없는 사이에 새로 들어온 하녀가 금지인 줄 모르고 들어와 청소하다가 뭘 잘못 건드렸는지 약기에 이것저것 쏟아졌어.
난 그것도 모르고 약으로 만들었는데, 이상한 약이 나오지 뭐야? 화가 나서 그 약을 그 하녀와 하녀의 남편에게 먹여보면서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고 있었어."
교주는 딸이 내뱉는 살벌한 이야기에 몸을 움츠렸다.
"그, 그래? 그래서 약 효과는 어떻디?"
"정력은 확실히 상승하던데? 하녀의 남편한테 한 알 먹여서 교접시켰더니 짐승으로 돌변하더라고. 교접 시간도 거의 한 식경이었는데다 사정하는 정액의 양도 세배는 늘었고, 네 개를 먹여서 실험해 봤을 때는 하녀의 남편은 완전히 목네이처럼 말라 비틀어져 죽었어.
정액을 소변마냥 싸지르더라니까?“
“그건 또 어떻게 알았니...?”
살벌한데다 음탕하기까지 한 딸의 말에 교주는 궁금증을 숨기지 못했다.
“교접이 끝나고 하녀의 자궁을 벌려 확인해 봤는데 자궁속이 정액으로 완전히 가득차서 돼지 오줌보에 물을 가득 채운 마냥 빵빵했어. 더군다나 나중엔 체액을 쌌는데 이 체액이 가진 효과가 내 상상을 초월했어. 그 체액을 일정량 마시면 기혈이 흔들리고
뇌에 무리가 와, 그리고 색에 미치게 돼, 남자 아니 양물을 달고 있는 수컷이라면 전부 받아들일걸? 내 애마랑 접붙여 봤는데 환장하면서 달려들더라,
“그...그러냐?”
“하지만 무인들에게는 어떻게 작용하는지 몰라, 정순한 내공을 가지고 있다면 그 정도는 아닐 거야, 그래서 아빠 똘마니들에게 먹이고 반응을 보고 싶었단 말이야!
그런대 그걸 왜 버려요!"
아직도 한참 연구거리가 남은 데다 자신의 흥미를 끄는 약을 버린 교주에게 새삼 화가 나는지 교주의 어깨를 주무르던 호란의 손에 내공이 실렸다.
"따...딸아?... 아빠 어깨가 끊어질 거 같은데....."
어깨를 움츠리는 교주의 모습에 호란이 환한 미소로 손에 더욱 힘을 준다.
"천마신교의 교주인 아빠의 어깨가 고작 제 힘으로 끊어질까요?"
"딸에게 안마 받자고 내공을 끌어 올리란 말이냐? 더군다나 아빠 그리 안 쌘 거 딸도 잘 알잖아...."
얼굴을 고통스럽게 찌푸리면서도 결코 몸을 피하지 않는 교주의 모습에 호란은 손에 실린 내공을 풀며 교주에게 사과했다.
"미안. 아빠. 나도 모르게 그만."
"아니야, 아니야, 그런데 그 하녀는 어떻게 했니?"
"완전히 색에 미쳐버려서 쓸모가 없어졌거든, 마의 할아버지가 제자들에게 해부실습 시켜야 한다기에 줘 버렸어,"
딸의 말에 교주가 혀를 찬다.
"아깝잖니, 아빠 부하들이나 수련생들에게 성욕 해소용으로 던져 주면 좋아했을 텐데, 그럼 아빠 똘마니들이 아빠를 존경할거 아니냐. 안 그래도 요즘 부하 놈들이 아빠를 우습게 알아요, 너도 내 딸이면 아빠를 생각했어야지."
"아! 그건 생각 못했네. 하지만 아빠 부하들은 옛날부터 아빠 우습게 봤잖아? 그리고 욕구불만에 걸릴 일도 없잖아? 요화단 언니들은 하녀보다 더 예쁘고 기술도 좋다고 하던데,"
"험하게 굴려도 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에는 차이가 있단다. 그러니까 부하들이 그 하녀를 받으면 아빠에게 쬐끔이라도 존경심이 생기지 않을까?"
"아, 그렇구나. 미안해 아빠."
금세 자신의 말속에 담긴 뜻을 깨닫는 똑똑한 딸의 모습이 대견하다는 듯 교주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금 눈을 감고 딸이 해주는 안마를 즐겼다.
"괜찮아, 그런대 그 약에 대해 엄마한테도 말했던 거니?"
"아니, 그래도 아빠가 먹을 거라 불안해서 그냥 다른 약을 줬어, 뭐가 들어간 지도 몰라서 더 만들 수도 없고 연구도 해야 했고. 엄마 성격상 그 약으로 효과를 보면 전부 가져다 아빠에게 먹일 테니까."
"고, 고맙구나..."
가슴을 쓸어내리는 교주에게 호란이 발랄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데 아빠 진짜 요즘에 정력이 딸려? 내가 약 지어 줄까?"
"....네 엄마가 밝히는 거지 아빠가 딸리는 건 아니야."
깔깔거리며 웃는 딸의 모습에 난처한 듯 얼굴을 붉히던 교주는 힘들게 입을 열어 말꼬리를 돌렸다.
"이제는 돌아가야지, 혹시 혼자 온 거니?"
"아냐, 곰 아저씨랑 곰 아저씨 똘마니들이랑 마뇌 아저씨랑 같이 왔어."
"그렇구나. 우리 귀여운 딸내미, 먼저 나갈래? 아빠는 좀 씻고 나가마. 알다시피 네 엄마가 좀 개 코잖니? 기녀들의 분 냄새를 맡은 네 엄마가 어떻게 나올지 무섭구나."
"깔깔깔깔, 알았어. 빨리 나와?"
여전히 웃음을 멈추지 않으며 방안을 나서는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던 교주는 줄을 당겨 종을 울렸다.
잠시간 술병을 기울이던 교주는 종소리를 듣고 달려온 점소이의 안내를 받아 욕간으로 향하며 입맛을 다셨다.
"진짜 죽겠는걸..."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로 교주는 한숨을 내쉬었다.
[천마신교]
자신과 딸을 태운 마차가 고풍스런 현판이 걸려있는 문을 지나자 늘어져 있는 사람들과 그 가운데 시녀들을 거느리고
당당히 서있는 미부의 모습에 교주의 입에서 앓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음...역시....늦었나..."
어두운 목소리로 어깨를 늘어트리는 교주의 어깨를 팡팡 두드리며 호란이 자신 있게 말했다.
"괜찮아, 아빠. 내가 잘 말해 줄게."
"부탁하마!"
어깨에 힘을 주는 딸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참으로 서글픈 모습이요, 고개 숙인 불쌍한 남성의 표본 같은 모습이었다.
"어머니~~~~~!!!"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아름다운 외모와 달리 눈초리가 사나워 보이는 중년 미부에게 안겨들어 재잘 거리는 호연을 잠시 바라보던 교주는 미부의 얼굴이 부드럽게 풀어지자 어물쩍 어물쩍 마차에 내려 미부에게 다가갔다.
"허험...험. 나 왔소,"
그런 교주를 바라보는 미부의 사나워 보이는 눈초리가 미묘하게 찌푸려졌다.
"교내의 일도 내팽개치시고 이 시간에 어인 출타이신지요?"
"험...그게 말이오.. 마침 외각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내가 직접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었다오. 시급을 다투는 일이라...교내야 부인도 있고
하니 내 냉큼 다녀왔소."
"그러시다면 저에게 먼저 언질을 주셨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더군다나 어째서 호란까지 대동하시고 돌아오시는 겁니까?"
"음...그게 워낙 시급을 다투는 일인지라...부인의 뛰어난 솜씨를 믿었기에 그리 했다오. 하하하하, 아! 그리고 호란은 마침 돌아오는 길에 만났소. 덕분에 자식과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소, 안 그러냐. 호란아?"
미부의 물음에 안색을 바꾸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교주에게 딸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부를 바라보았다.
"응, 저 아빠한테 물어보고 싶은 말이랑 듣고 싶은 말이 있어서 아빠를 찾아 갔어요."
"여인의 몸으로 함부로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고 하지 않았더냐!"
차라리 공포어린 미부의 외침에 호란의 어깨가 움츠러든다. 그런 딸의 모습을 보다 못했는지 다시금 교주가 어물거리며 입을 열었다.
"부..부인.. 너무 그러지 마시구려..에......또...그러니까..."
딸을 두둔하려고 입을 열던 교주는 미부의 눈초리에 찔끔하며 목소리를 흐렸다. 미부의 뒤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시녀들이 슬쩍 입매를 가렸다. 비웃음과 조롱기가 가득한 시녀들의 눈초리에 발끈 하던 교주는 여전히 자신을 바라보는 미부의 눈길에 비굴한 웃음을 띄웠다.
"하...하...하... 으음.. 호, 호란이가 부인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더이다..."
난데없는 교주의 말에 호란의 얼굴도 사색이 되었다.
"하고 싶은 말?"
교주를 노려보던 호란은 인상을 찌푸리는 미부의 눈길에 애교 섞인 웃음을 지었다.
"어머니, 나 강호에 다녀오고 싶어요, 가서 신랑감도 찾아올게! 아빠한텐 허락 받았어요. 어머니만 허락해주면 돼요"
"난데없이 그게 무슨 소리니?"
딸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나워 보이는 눈을 크게 뜨는 미부에게 호란은 주눅 들어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있잖아요.. 엄마..아니 어머니가 몇 일전에 그러셨잖아요... 교내에 마땅한 신랑감이 없다고..그래서요.. 제가요... 강호도 구경할 겸.. 신랑감도...구할 겸.. 해서요.."
"당신....."
자신을 대할 때와는 사뭇 다른 호란의 모습에 입맛을 다시던 교주는 미부의 말에 화들짝 놀라 손을 내저었다.
"아니요, 부인! 아니라오. 난 그저 호란이가 강호행을 하고 싶다기에 부인 허락을 받으면 허락하겠다고 한 것뿐이 없소. 정말이라오."
"배신자!!"
딸의 외침에 교주는 고개를 저었다.
"워, 워, 딸아, 배신은 아냐, 배신은, 누차 말했잖니.. 어머니의 허락을 받아오면 나도 허락한다고...험! 험!"
어두워지는 미부의 얼굴을 외면하며 연신 헛기침으로 눈을 굴리는 교주의 모습에 호란이 눈꼬리를 치켜세웠다.
그런 가족의 모습에 교도들의 대부분은 얼굴에 비웃음을 띄우거나 혹은 쓴웃음으로 교주를 외면했다.
그러나 몇몇은 변함없이 꿋꿋한 자세와 무표정한 얼굴로 교주를 바라본다. 딸의 시선을 견디다 못했는지 교주가 다시금 어물거리며 지원사격에 나셨다.
"에...부인... 저리 원하는데...보내주시구려...에...또... 귀여운 자식일수록 여행을 보내라는 말이 있지 않소. 에...신강이 아무리 넓다고 하나..강호에 비할 바는 아니지...에...그리고,.. 잘하면 멋진 사윗감이......"
사윗감이라는 말에 더욱 어두워지는 미부의 얼굴에 교주는 금세 입을 다물고 말을 삼켰다. 그런 교주를 바라보던 미부는 여전히 허리에 매달려 있는 호란을 때어내 시녀에게 맡겼다.
"방으로 데려가거라."
-미안, 아빠...여기까지 인가 봐.. 부탁할게~-
차가운 목소리에 시녀는 작게 대답하며 호란을 데리고 사라졌다. 호란이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던 미부는 호란의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자 고개를 돌려 교주를 바라보았다.
전음을 끝으로 마지막 동아줄이 사라진 모습에 안타깝게 호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교주는 미부의 눈초리에 찔끔하며
어깨를 움츠렸다.
"가가, 저와 이야기 좀 하시지요."
"에....부인...그 이야기...저녁 쯤 하면 어떻겠소? 내가 자리를 비웠으니 아무래도 일이 밀렸을 텐데...그것부터..."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열심이 일하셨나요?"
미부의 눈초리가 더욱 가늘어지자 교주는 눈동자를 뒤룩 거리다가 뒤에 시립한 마뇌의 존재를 눈치 채고 미소를 짓는다.
"음...마뇌... 저기 말이야.. 내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지 않던가?"
마뇌라 불리운 중년D; 조금 넘어 보이는 남자는 교주의 물음에 고개를 젓는다.
"없습니다. 아주 없는 건 아니나 아직 정리도 안됐고 그리 급한 일도 아닙니다. 아마 지금쯤 정리는 되었을 겁니다. 대모님에게도 보여드려야 하니 한 식경 후에 방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아...그래..."
지푸라기마저 사라진 교주는 창졸간에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에 다시금 군중 사이에서 소리죽인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 웃음소리가 신경에 거슬렸는지 미부가 군중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리자 웃음소리는 곧장 사그라들었다.
잠시 군중들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던 미부는 시녀들과 함께 자리를 떴고 미부가 사라지자 모여 있던 군중들 상당수가 말없이 흩어졌다.
자신이 남아있는데도 자리를 뜨는 군중들을 씁쓸하게 바라보며 교주는 입맛을 다신다. 아무리 아내가 전 교주의 딸이고 자신이 대릴 사위에 불과 할지라도 너무나 노골적인 모습이었다. 잠시 흩어지는 군중들의 면면을 살피던 교주는 여전히 자리에 남아 무표정으로 시립해 있는 군중들을 바라보며 헤벌쭉 웃었다.
"뭐, 이제 볼일 다 봤는데 아직도 남아들 있는가, 쓸데없는 허례허식 때문에 다들 일들이 많이 밀렸을 텐데, 이만 볼일들 보시게나,"
교주의 손짓에 남아있던 인영들이 교주에게 살짝 목례를 한 후 뿔뿔이 흩어졌다. 자신의 명이 떨어지자마자 순식간에 흩어지는 군중들의 모습을 서글프게 바라보는 교주였다.
모두가 떠나고 이제 그 넓은 연병장에 남아있는 것은 마뇌와 마웅이라고 불리우는 덩치 커다란 남자와 그의 수하 들 뿐이었다.
"자네들은 안 가나?"
"한 식경으로 되겠습니까?"
"어...뭐... 괜찮을 거야. 더 빨리 와주면 좋고...."
"괜찮으시겠습니까?"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숨기지 않는 마뇌의 물음에 교주가 히죽 웃는다.
"괜찮아, 설마 죽이기야 하겠는가...이제껏 살아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젠 슬슬 진짜로 일도 좀 해야지...안 그럼 진짜 죽일 걸?"
여전히 히죽거리는 교주의 모습에 마뇌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잠시 후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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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이단심문회를 시작한다."
"피고, 밤과다람쥐, 이하 다람쥐는 싸구려 야설 작가로 음애루주
라는 기괴한 마이너 작품을 연재하는 중."
"요점만!!!"
"이 새끼가 감히 독자를 우롱했습니다아~~~~~~~~~~~~~~!!!!!"
"유죄! 화형!"
"머야 이 마녀 사냥은!!! 난 결백해!! 변호사를 불러줘!!
에로도 나왔잖아~~~~~~~!!!"
"..........고문한 후 화형!"
"끄아아아아아아아~~~~~~~!!"
"헛헛헛, 어디보자, 살결이 매우 곱구나."
"아잉, 나으리도 차암, 부끄럽사옵니다."
얼큰하게 취한 중년남자가 왼쪽에서 음식을 떠먹여주던 미녀의 가슴을 주무르자 미녀는 콧소리로 앙탈을 부리며 남자의 품으로 파고든다. 이번엔 오른쪽 여성이 입을 삐죽였다.
"설화만 총애하시다니 섭섭하옵니다."
"핫핫핫, 어떻게 그런 섭섭한 말을 하느냐, 내 언제 설화만 총애했다고, 보거라, 아직 내 오른손은 남아 있느니라. 어찌 연화를 내버려 두겠느냐?
연화라 불리는 미녀의 입었다기보다는 걸쳤다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옷 사이로 손을 밀어 넣어 허벅지를 쓰다듬는 남자의 손길에 교태어린 비음을 흘리며 받아주다가도 남자의 손길이 음부에 가까워 오면 슬쩍 허리를 틀어 애를 태우는 여성의 행위에 남자가
회가 동하는지 크게 웃으며 두 여인의 허리를 잡아 품에 안는다.
그런 남자의 품에 안긴 두 미녀들은 교태어린 미소와 함께 몸을 더욱 밀착 시키며 술과 음식을 집어 남자의 입에 넣어주었다.
기녀와 노는 한량의 모습으로 술에 취해 두 미녀가 건네는 술과 음식을 받아먹으며 연신 미녀들의 가슴과 음부를 주무르던 남자의 눈매가 살짝 흔들렸다.
"이런, 이런.... 벌써 왔나?"
쾅!
한숨을 내쉬는 남자의 말에 대답하듯 화려하게 꾸며진 방문이 폭발했다. 어지럽게 비산하던 문 쪼가리들이 가라 앉자 방문앞에는 화려한 옷차림의 소녀가 눈에 쌍심지를 세우고 씩씩거리며 콧김을 내뱉고 있었다. 이제 과년이나 瑛뺑? 빼어난 외모를 가졌지만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곡선 보다는 앳된 모습이 더 많이 남아있어 아름답기보다는 귀엽게 보이는 소녀가 뽀드득 이를 갈며 중년 남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빠! 아빠가 내가 만든 약 가져갔다면서요."
"하아...딸내미, 고작 그런 일로 여기까지 찾아온 거니? 이 아빠가 얼마나 바쁜지 알고 있지? 그러니까 그 문제는 돌아가서...."
"이익! 기녀랑 노는 게 무슨 일이에요?"
훈계하듯 말하는 중년남성의 말에 딸이라고 불린 소녀가 발을 동동 구른다. 말이 동동이지 발을 구를 때마다 흔들리는 바닥에 한숨을 쉰 남성이 구석에서 떨고 있던 기녀들을 내보네며 자신의 딸을 바라보았다.
"훗! 딸, 너는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앞으로도 일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어머니한테 이를 거예요!"
"그건 안 돼!"
변명을 늘어놓던 남자는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몸을 돌리는 딸의 모습에 얼굴색을 바꾸며 몸을 날려 딸의 다리를 잡았다.
"놔!"
"하하하핫! 우리 딸! 아빠가 잘못했어. 이 일은 엄마한테 비밀로 하자, 응? 아빠가 호란이가 원하는 거 다 들어 줄게 "
귀여운 얼굴을 찌푸리며 다리를 흔들던 호란이라고 불리는 소녀는 땀을 뻘뻘 흘리는 아버지가 무엇이든 다 들어준다는 말에 반색하며 얼굴을 폈다.
"정말이죠? 뭐든지 다 들어줄 거예요?"
"그럼~!"
호란이 흥미를 보이자 남자는 반색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혹 마음이 변할까 잡고 있던 다리는 아직도 꼭 붙든 채,
"뭐 가지고 싶으니? 그러고 보니 서역에서 가져 왔다는 목걸이가 참 예쁘더라, 그거 사 줄까? 아니면 저기 동이에서 만든 예쁜 노리게는 어떠니? 아니면 남만에서 나온 향은?"
"그런 건 관심 없어"
"어디보자, 그럼 뭐가 있을까...."
"저 놀러 가고 싶어요."
여전히 딸의 발을 붙들고 장사치 마냥 사치품을 열거하던 남자는 딸의 말에 크게 웃으며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핫핫핫, 그래, 그래, 그 정도는 이 아빠도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지. 신강에도 천산뿐 아니라 볼만한 곳이 아주 많아. 그래, 외향은 물도 깨끗하고 아주 아름답지, 아니면 오로성도 볼게 아주 많단다. 서역 상인들이 진기한 물건을 가지고 오거든,"
신강에서 볼만한 곳을 꼽으며 약장수 마냥 신나서 떠벌리는 남자에게 딸은 고개를 저었다.
"강호에 나갈 거예요, 그리고 동정호도 가보고 싶고요!"
"아! 그래 강호행 그것도 좋지, 그리고 동정호에서 기녀랑 꽃배를 타고.... 뭣!"
"강호 행을 해보고 싶어요, 그것도 혼자!"
황급히 고개를 돌린 남자는 눈을 빛내는 딸의 모습에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딸아, 거긴 너무 멀고...더군다나 위험하거든, 너 같이 아름답고 색기 넘......큼! 하여간 여자아이는 그렇게 멀리 나가는 게 아니야."
색기가 있다고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는 딸의 모습에 헛기침으로 정정하는 남자였다.
"괜찮아요, 제 몸은 지킬 수 있어요!"
눈을 빛내는 딸의 모습에 남자는 한숨을 내뱉었다.
"안 돼,"
"왜에~~~"
"딸, 아빠 부하들이 아빠를 뭐라고 부르지?"
"교주님,"
"그래, 아빠는 천마신교 교주라고 ,앞에선 고상한척 뒤로는 호박씨 까는 정파 놈들에게는 마교 대빵이라고 불리거든? 그런데 내 딸인 네가 거기서 알짱거려봐라, 전쟁 난다."
"뭐든지 들어준다며!"
남자, 아니 교주는 다시금 눈에 쌍심지를 키우는 딸의 모습에도 반응하지 안고 다시금 딸을 다독인다.
"이 아빠가 다 다녀와서 하는말인데 강호 나가봤자 별로 볼것도 없어, 여기 신강이 더 볼 거 많아."
"엄마한테 이를 거야!"
그런 교주의 모습에 호란은 다시금 비장의 수를 꺼내 들었지만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그래라, 너 강호에 보냈다는 말을 네 엄마가 들으면 아빠는 진짜 네 엄마한테 죽어.....차라리 몇 대 맞고 며칠 누워있는 게 낮다."
호란은 아버지가 하는 말에 입을 다물었다.
힘없이 고개를 숙이는 딸의 모습에 입맛을 다시며 난장판이 된 술자리에 다가가 술병을 들어 올렸다. 술병을 흔들어 술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한 교주는 술을 잔에 따라 마시며 시무룩한 표정의 딸에게 입을 열었다.
"네 엄마한테 허락을 받아오면 나도 허락하마."
"어머니가 허락할리가 없잖아...."
"그거야 네가 알아서 할일이지, 혼기도 됐으니 강호에서 잘생기고 능력 있는 사윗감 잡아오겠다고 졸라봐, 혹시 아냐? 어쩌면 허락할지도."
"그거라면 어쩌면 어머니도 허락할지 모르겠네, 아빠! 내가 허락 맞아오면 강호행 허락하는 거지?"
괜찮은 변명거리라고 생각했는지 눈을 빛내는 호란이 재차 다짐을 받았다.
"네 엄마가 허락한다면 나도 당연히 허락해야지. 아빠가 무슨 힘이 있니, 단, 그래도 수행원은 반드시 데려가도록!"
"에에에~, 말도 안돼, 그게 무슨 강호행이야. 사자는 자식을 벼랑에서 떨어뜨린다고 했어. 귀여운 자식일수록 여행을 보내라고 했고. 그런대 그러면 아무런 경험이 안 되잖아~! 아빠는 내가 강해지는 게 싫어?"
교주는 어깨를 붙잡고 애교를 부리는 딸의 모습에도 과연 한 단체의 수장답게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수행원은 꼭 필요해. 강호행을 하다보면 불가피 하게 노숙을 해야 될 때도 있단 말이야.
딸내미는 비단 침상에서 밖에 자 본적 없잖아."
"그래도오~"
여전히 눈망울을 빛내며 애교를 떠는 딸의 응석에 헤벌래 웃는 모습은 과연 이 남자가 마교라는 단체의 수장인가 싶을 정도였다.
교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타협안을 내놓았다.
"조..좋아, 대신 한명만 붙일게, 귀여운 딸내미 수발들어 줄 사람은 필요하니까, 그 이상은 양보 못해"
"여자로?"
"당연하지! 남자는 다 짐승이야! 짐승!"
"고마워요, 아빠"
호들갑을 떠는 아버지의 모습에 호란은 아버지의 어깨를 주무르며 아양을 떨었다. 그런 딸의 안마를 행복한 표정으로 받던
교주는 문득 생각이 났는지 딸을 바라보았다.
"왜?"
"화내지 말고 들어봐, 딸네미가 만든 그 약 말이야…….한 달 전에 네 엄마가 네 연단실에서 나오는데 묘하게 웃더라고, 그래서 아빠가 살짝 네 연단실에 들어가 봤는데 그 약이 있더라, 냄새랑 색도 이상했지만 어쩐지 굉장히, 몹시, 아~주 불안한 느낌에 아빠가 슬쩍
버렸거든? 그거 도대체 무슨 약 이었어?"
"아아, 그거? 엄마가 요즘 아빠 정력이 딸리는 것 같다고 나한테 약을 부탁했어. 그래서 교단 약 창고에서 이것저것 가져다가 조합해 보고 있었는데 내가 없는 사이에 새로 들어온 하녀가 금지인 줄 모르고 들어와 청소하다가 뭘 잘못 건드렸는지 약기에 이것저것 쏟아졌어.
난 그것도 모르고 약으로 만들었는데, 이상한 약이 나오지 뭐야? 화가 나서 그 약을 그 하녀와 하녀의 남편에게 먹여보면서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고 있었어."
교주는 딸이 내뱉는 살벌한 이야기에 몸을 움츠렸다.
"그, 그래? 그래서 약 효과는 어떻디?"
"정력은 확실히 상승하던데? 하녀의 남편한테 한 알 먹여서 교접시켰더니 짐승으로 돌변하더라고. 교접 시간도 거의 한 식경이었는데다 사정하는 정액의 양도 세배는 늘었고, 네 개를 먹여서 실험해 봤을 때는 하녀의 남편은 완전히 목네이처럼 말라 비틀어져 죽었어.
정액을 소변마냥 싸지르더라니까?“
“그건 또 어떻게 알았니...?”
살벌한데다 음탕하기까지 한 딸의 말에 교주는 궁금증을 숨기지 못했다.
“교접이 끝나고 하녀의 자궁을 벌려 확인해 봤는데 자궁속이 정액으로 완전히 가득차서 돼지 오줌보에 물을 가득 채운 마냥 빵빵했어. 더군다나 나중엔 체액을 쌌는데 이 체액이 가진 효과가 내 상상을 초월했어. 그 체액을 일정량 마시면 기혈이 흔들리고
뇌에 무리가 와, 그리고 색에 미치게 돼, 남자 아니 양물을 달고 있는 수컷이라면 전부 받아들일걸? 내 애마랑 접붙여 봤는데 환장하면서 달려들더라,
“그...그러냐?”
“하지만 무인들에게는 어떻게 작용하는지 몰라, 정순한 내공을 가지고 있다면 그 정도는 아닐 거야, 그래서 아빠 똘마니들에게 먹이고 반응을 보고 싶었단 말이야!
그런대 그걸 왜 버려요!"
아직도 한참 연구거리가 남은 데다 자신의 흥미를 끄는 약을 버린 교주에게 새삼 화가 나는지 교주의 어깨를 주무르던 호란의 손에 내공이 실렸다.
"따...딸아?... 아빠 어깨가 끊어질 거 같은데....."
어깨를 움츠리는 교주의 모습에 호란이 환한 미소로 손에 더욱 힘을 준다.
"천마신교의 교주인 아빠의 어깨가 고작 제 힘으로 끊어질까요?"
"딸에게 안마 받자고 내공을 끌어 올리란 말이냐? 더군다나 아빠 그리 안 쌘 거 딸도 잘 알잖아...."
얼굴을 고통스럽게 찌푸리면서도 결코 몸을 피하지 않는 교주의 모습에 호란은 손에 실린 내공을 풀며 교주에게 사과했다.
"미안. 아빠. 나도 모르게 그만."
"아니야, 아니야, 그런데 그 하녀는 어떻게 했니?"
"완전히 색에 미쳐버려서 쓸모가 없어졌거든, 마의 할아버지가 제자들에게 해부실습 시켜야 한다기에 줘 버렸어,"
딸의 말에 교주가 혀를 찬다.
"아깝잖니, 아빠 부하들이나 수련생들에게 성욕 해소용으로 던져 주면 좋아했을 텐데, 그럼 아빠 똘마니들이 아빠를 존경할거 아니냐. 안 그래도 요즘 부하 놈들이 아빠를 우습게 알아요, 너도 내 딸이면 아빠를 생각했어야지."
"아! 그건 생각 못했네. 하지만 아빠 부하들은 옛날부터 아빠 우습게 봤잖아? 그리고 욕구불만에 걸릴 일도 없잖아? 요화단 언니들은 하녀보다 더 예쁘고 기술도 좋다고 하던데,"
"험하게 굴려도 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에는 차이가 있단다. 그러니까 부하들이 그 하녀를 받으면 아빠에게 쬐끔이라도 존경심이 생기지 않을까?"
"아, 그렇구나. 미안해 아빠."
금세 자신의 말속에 담긴 뜻을 깨닫는 똑똑한 딸의 모습이 대견하다는 듯 교주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금 눈을 감고 딸이 해주는 안마를 즐겼다.
"괜찮아, 그런대 그 약에 대해 엄마한테도 말했던 거니?"
"아니, 그래도 아빠가 먹을 거라 불안해서 그냥 다른 약을 줬어, 뭐가 들어간 지도 몰라서 더 만들 수도 없고 연구도 해야 했고. 엄마 성격상 그 약으로 효과를 보면 전부 가져다 아빠에게 먹일 테니까."
"고, 고맙구나..."
가슴을 쓸어내리는 교주에게 호란이 발랄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데 아빠 진짜 요즘에 정력이 딸려? 내가 약 지어 줄까?"
"....네 엄마가 밝히는 거지 아빠가 딸리는 건 아니야."
깔깔거리며 웃는 딸의 모습에 난처한 듯 얼굴을 붉히던 교주는 힘들게 입을 열어 말꼬리를 돌렸다.
"이제는 돌아가야지, 혹시 혼자 온 거니?"
"아냐, 곰 아저씨랑 곰 아저씨 똘마니들이랑 마뇌 아저씨랑 같이 왔어."
"그렇구나. 우리 귀여운 딸내미, 먼저 나갈래? 아빠는 좀 씻고 나가마. 알다시피 네 엄마가 좀 개 코잖니? 기녀들의 분 냄새를 맡은 네 엄마가 어떻게 나올지 무섭구나."
"깔깔깔깔, 알았어. 빨리 나와?"
여전히 웃음을 멈추지 않으며 방안을 나서는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던 교주는 줄을 당겨 종을 울렸다.
잠시간 술병을 기울이던 교주는 종소리를 듣고 달려온 점소이의 안내를 받아 욕간으로 향하며 입맛을 다셨다.
"진짜 죽겠는걸..."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로 교주는 한숨을 내쉬었다.
[천마신교]
자신과 딸을 태운 마차가 고풍스런 현판이 걸려있는 문을 지나자 늘어져 있는 사람들과 그 가운데 시녀들을 거느리고
당당히 서있는 미부의 모습에 교주의 입에서 앓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음...역시....늦었나..."
어두운 목소리로 어깨를 늘어트리는 교주의 어깨를 팡팡 두드리며 호란이 자신 있게 말했다.
"괜찮아, 아빠. 내가 잘 말해 줄게."
"부탁하마!"
어깨에 힘을 주는 딸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참으로 서글픈 모습이요, 고개 숙인 불쌍한 남성의 표본 같은 모습이었다.
"어머니~~~~~!!!"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아름다운 외모와 달리 눈초리가 사나워 보이는 중년 미부에게 안겨들어 재잘 거리는 호연을 잠시 바라보던 교주는 미부의 얼굴이 부드럽게 풀어지자 어물쩍 어물쩍 마차에 내려 미부에게 다가갔다.
"허험...험. 나 왔소,"
그런 교주를 바라보는 미부의 사나워 보이는 눈초리가 미묘하게 찌푸려졌다.
"교내의 일도 내팽개치시고 이 시간에 어인 출타이신지요?"
"험...그게 말이오.. 마침 외각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내가 직접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었다오. 시급을 다투는 일이라...교내야 부인도 있고
하니 내 냉큼 다녀왔소."
"그러시다면 저에게 먼저 언질을 주셨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더군다나 어째서 호란까지 대동하시고 돌아오시는 겁니까?"
"음...그게 워낙 시급을 다투는 일인지라...부인의 뛰어난 솜씨를 믿었기에 그리 했다오. 하하하하, 아! 그리고 호란은 마침 돌아오는 길에 만났소. 덕분에 자식과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소, 안 그러냐. 호란아?"
미부의 물음에 안색을 바꾸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교주에게 딸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부를 바라보았다.
"응, 저 아빠한테 물어보고 싶은 말이랑 듣고 싶은 말이 있어서 아빠를 찾아 갔어요."
"여인의 몸으로 함부로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고 하지 않았더냐!"
차라리 공포어린 미부의 외침에 호란의 어깨가 움츠러든다. 그런 딸의 모습을 보다 못했는지 다시금 교주가 어물거리며 입을 열었다.
"부..부인.. 너무 그러지 마시구려..에......또...그러니까..."
딸을 두둔하려고 입을 열던 교주는 미부의 눈초리에 찔끔하며 목소리를 흐렸다. 미부의 뒤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시녀들이 슬쩍 입매를 가렸다. 비웃음과 조롱기가 가득한 시녀들의 눈초리에 발끈 하던 교주는 여전히 자신을 바라보는 미부의 눈길에 비굴한 웃음을 띄웠다.
"하...하...하... 으음.. 호, 호란이가 부인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더이다..."
난데없는 교주의 말에 호란의 얼굴도 사색이 되었다.
"하고 싶은 말?"
교주를 노려보던 호란은 인상을 찌푸리는 미부의 눈길에 애교 섞인 웃음을 지었다.
"어머니, 나 강호에 다녀오고 싶어요, 가서 신랑감도 찾아올게! 아빠한텐 허락 받았어요. 어머니만 허락해주면 돼요"
"난데없이 그게 무슨 소리니?"
딸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나워 보이는 눈을 크게 뜨는 미부에게 호란은 주눅 들어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있잖아요.. 엄마..아니 어머니가 몇 일전에 그러셨잖아요... 교내에 마땅한 신랑감이 없다고..그래서요.. 제가요... 강호도 구경할 겸.. 신랑감도...구할 겸.. 해서요.."
"당신....."
자신을 대할 때와는 사뭇 다른 호란의 모습에 입맛을 다시던 교주는 미부의 말에 화들짝 놀라 손을 내저었다.
"아니요, 부인! 아니라오. 난 그저 호란이가 강호행을 하고 싶다기에 부인 허락을 받으면 허락하겠다고 한 것뿐이 없소. 정말이라오."
"배신자!!"
딸의 외침에 교주는 고개를 저었다.
"워, 워, 딸아, 배신은 아냐, 배신은, 누차 말했잖니.. 어머니의 허락을 받아오면 나도 허락한다고...험! 험!"
어두워지는 미부의 얼굴을 외면하며 연신 헛기침으로 눈을 굴리는 교주의 모습에 호란이 눈꼬리를 치켜세웠다.
그런 가족의 모습에 교도들의 대부분은 얼굴에 비웃음을 띄우거나 혹은 쓴웃음으로 교주를 외면했다.
그러나 몇몇은 변함없이 꿋꿋한 자세와 무표정한 얼굴로 교주를 바라본다. 딸의 시선을 견디다 못했는지 교주가 다시금 어물거리며 지원사격에 나셨다.
"에...부인... 저리 원하는데...보내주시구려...에...또... 귀여운 자식일수록 여행을 보내라는 말이 있지 않소. 에...신강이 아무리 넓다고 하나..강호에 비할 바는 아니지...에...그리고,.. 잘하면 멋진 사윗감이......"
사윗감이라는 말에 더욱 어두워지는 미부의 얼굴에 교주는 금세 입을 다물고 말을 삼켰다. 그런 교주를 바라보던 미부는 여전히 허리에 매달려 있는 호란을 때어내 시녀에게 맡겼다.
"방으로 데려가거라."
-미안, 아빠...여기까지 인가 봐.. 부탁할게~-
차가운 목소리에 시녀는 작게 대답하며 호란을 데리고 사라졌다. 호란이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던 미부는 호란의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자 고개를 돌려 교주를 바라보았다.
전음을 끝으로 마지막 동아줄이 사라진 모습에 안타깝게 호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교주는 미부의 눈초리에 찔끔하며
어깨를 움츠렸다.
"가가, 저와 이야기 좀 하시지요."
"에....부인...그 이야기...저녁 쯤 하면 어떻겠소? 내가 자리를 비웠으니 아무래도 일이 밀렸을 텐데...그것부터..."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열심이 일하셨나요?"
미부의 눈초리가 더욱 가늘어지자 교주는 눈동자를 뒤룩 거리다가 뒤에 시립한 마뇌의 존재를 눈치 채고 미소를 짓는다.
"음...마뇌... 저기 말이야.. 내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지 않던가?"
마뇌라 불리운 중년D; 조금 넘어 보이는 남자는 교주의 물음에 고개를 젓는다.
"없습니다. 아주 없는 건 아니나 아직 정리도 안됐고 그리 급한 일도 아닙니다. 아마 지금쯤 정리는 되었을 겁니다. 대모님에게도 보여드려야 하니 한 식경 후에 방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아...그래..."
지푸라기마저 사라진 교주는 창졸간에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에 다시금 군중 사이에서 소리죽인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 웃음소리가 신경에 거슬렸는지 미부가 군중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리자 웃음소리는 곧장 사그라들었다.
잠시 군중들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던 미부는 시녀들과 함께 자리를 떴고 미부가 사라지자 모여 있던 군중들 상당수가 말없이 흩어졌다.
자신이 남아있는데도 자리를 뜨는 군중들을 씁쓸하게 바라보며 교주는 입맛을 다신다. 아무리 아내가 전 교주의 딸이고 자신이 대릴 사위에 불과 할지라도 너무나 노골적인 모습이었다. 잠시 흩어지는 군중들의 면면을 살피던 교주는 여전히 자리에 남아 무표정으로 시립해 있는 군중들을 바라보며 헤벌쭉 웃었다.
"뭐, 이제 볼일 다 봤는데 아직도 남아들 있는가, 쓸데없는 허례허식 때문에 다들 일들이 많이 밀렸을 텐데, 이만 볼일들 보시게나,"
교주의 손짓에 남아있던 인영들이 교주에게 살짝 목례를 한 후 뿔뿔이 흩어졌다. 자신의 명이 떨어지자마자 순식간에 흩어지는 군중들의 모습을 서글프게 바라보는 교주였다.
모두가 떠나고 이제 그 넓은 연병장에 남아있는 것은 마뇌와 마웅이라고 불리우는 덩치 커다란 남자와 그의 수하 들 뿐이었다.
"자네들은 안 가나?"
"한 식경으로 되겠습니까?"
"어...뭐... 괜찮을 거야. 더 빨리 와주면 좋고...."
"괜찮으시겠습니까?"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숨기지 않는 마뇌의 물음에 교주가 히죽 웃는다.
"괜찮아, 설마 죽이기야 하겠는가...이제껏 살아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젠 슬슬 진짜로 일도 좀 해야지...안 그럼 진짜 죽일 걸?"
여전히 히죽거리는 교주의 모습에 마뇌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잠시 후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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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이단심문회를 시작한다."
"피고, 밤과다람쥐, 이하 다람쥐는 싸구려 야설 작가로 음애루주
라는 기괴한 마이너 작품을 연재하는 중."
"요점만!!!"
"이 새끼가 감히 독자를 우롱했습니다아~~~~~~~~~~~~~~!!!!!"
"유죄! 화형!"
"머야 이 마녀 사냥은!!! 난 결백해!! 변호사를 불러줘!!
에로도 나왔잖아~~~~~~~!!!"
"..........고문한 후 화형!"
"끄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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