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애루주-59
[그러고 보니 기녀누님들도 수다를 시작하면 끝날 줄 몰랐지...이거 뭔가 대책을 세우던가 해야겠어..]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했던가?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고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장장 반 시진 동안 수다를 떠는 여인들의 사이에서 말없이 차를 홀짝이던 유백이 결국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이야기는 여행 내내 하실 수 있으실 테니 지금은 슬슬 준비하시는 게 어때요?"
그제야 자신들의 실태를 깨달았는지 얼굴을 붉히며 몸단장을 시작하는 설영과 유하를 조금 지친 얼굴로 바라보던 유백은 침상 근처에서 두권의 책을 들어 제갈 연에게 건넸다.
"이건 뭔가요?"
"어제 찾아오시면 드리려고 빼 놓았던 거예요."
"역시나 승리를 예감하고 있으셨네요."
"그런 거죠."
어깨를 으쓱이는 유백에게서 책을 받아 책 제목을 읽어 가던 제갈 연의 입에서 새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추연의 참위 음양술 진서!!!"
난대 없는 비명과 같은 제갈 연의 목소리에 설영과 유하조차 놀라 제갈 연을 바라보았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길로 책을 쥐고 있는 제갈 연을 황망히 바라보던 유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귀..귀한 책이야?"
"귀한 정도가 아니에요. 말도 안 돼.... 제자백가 음양가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추연은 음양과 오행을 통합해 방술의 기본을 만든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 사람이 쓴 음양술의 진서라니... 거기에 참위? 도가, 아니 술법이나 천문, 역법 ,시귀, 오행, 잡점 등 방술과 술법의 완전본이라고요. 그럼 이건?"
황급히 다른 책자를 들어 제목을 읽어가던 제갈 연의 입에서 신음과 같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방기략 진서.....의경,경방,방중,신선의 진서라니..."
"귀한 책이구나?"
설영의 질문에 제갈 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귀한 정도가 아니라고요...이건 술법과 방술을 배우고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다시없는 무가지보에요...."
어지간히 놀랐는지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제갈 연을 향해 유백은 고개를 끄덕였다.
"골격과 기혈을 확인해 봐야 정확하겠지만 일단 제 눈에는 연 누님은 무공에는 재능이 없어 보였어요. 뛰어난 머리를 지니셨고 이치에 밝으시니 차라리 술법이 더 어울릴 거 같더군요. 뭐, 일단 내공도 손봐야겠는데. 영단은 대충 준비가 돼 있지만 내공심법이 문제에요. 이건 누님을 안아본 다음에 결정하려고 해요. 그래야 정확하게 누님의 기혈과 골격을 파악할 수 있을 테니."
"하아...어젯밤에 안 온 게 후회 될 정도에요. 차라리 지금 안아 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아뇨. 첫 경험이니 연 누님이 원하시는 데로 해 드리려고요. 지저분하고 더러운 측간에서 뒹굴게 해 드릴게요."
환하게 웃는 유백의 얼굴을 바라보던 제갈 연은 소매로 입매를 가리며 처연하게 웅얼거린다..
"하아~. 몸값이 이미 준비되어 있었는데 욕심 부리다 손해 보게 생겼어요. 바로 주실 줄은 몰랐다고요."
"그걸 원하셨잖아요?"
여전히 빙글 거리는 유백의 미소에서는 심술이 덕지덕지 묻어나지만 제갈 연은 달리 반박할 말을 찾을 수 없었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고, 자신이 딱 그 꼴이 된 것은 아닐까? 다시금 처연한 한숨을 내쉰 제갈 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제가 정한 일이고 제가 꺼낸 말이니 지키지 않을 수 없어요. 이미 각오한 일 무르지 않겠어요. 다만 이 책들을 나중에라도 본가에 보낼수 있게 허락해주세요."
제갈 연의 말에 유백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유백의 모습에 당황한 제갈 연이 무어라 입을 열려는 찰나 유백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필사본은 상관없지만. 원본은 안 돼요. 제 스승님들의 물건이니 원본은 드릴 수 없어요."
"그랬군요. 알겠어요. 그럼 그 외에 주신다는 내공심법도 필사본을 만들어도 괜찮겠죠?"
"물론이죠. "
책은 다른 무가지보와 다르다. 원본은 아니라지만 필사본이라고 해도 중요한 것은 내용이니만큼 그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무가지보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놓는 유백의 커다란 씀씀이에 다시금 한숨을 내쉬던 제갈 연은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에 설영과 유하를 바라보았다.
"설마...두 분에게도?"
설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검을 들어보였다. 검에 그다지 인연이 없는 제갈 연이 보아도 훌륭한 검이었다.
"난 월광옥녀검과 대환단, 그리고 이검을 선물 받았어. 그 외에도 환골탈태도 도와 주셨지."
설영의 말에 유하가 입술을 툴툴 거렸다.
"역시 사람 차별하는 거 같아. 난 태극권을 받았다고..그것도 어제, 삼류 건달들도 안 배우는 태극권이라니. 막 던져 버리려다 주인 눈빛이 너무 무서워서 전부 외워야 했어. 태극권에 주제에 무슨 놈의 구결까지 있더라, 거기다 형도 조금씩 달라. 더군다나 머가 그리 복잡해? 불문에 도가에, 머리 터질 뻔 했다고."
유하의 투덜거림에 제갈 연은 가까스로 입을 가려 터져 나오는 비명을 삼켰다. 그래도 진정이 안 되는지 탁자에 놓인 찻잔을 들어 한 번에 들이킨 제갈 연은 괴물을 바라 보는 듯 가늘게 떨리는 눈으로 유백을 바라보았다.
"이백 여 년 전 천하제일인 이라 불리운 검후의 무공인 월광옥녀검과... 소림의 무가지보라는 대환단... 한눈에 봐도 절세 보검인 저 검은 이해 할 수 있어요... 공자님의 스승님들은,
네, 십칠광천마 어르신들에게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하지만 태극권이라고요? 말도 안되요! 그건 무당의 조사 장삼봉 이후 실전된 무공이라고요!!"
"역시 제갈 가문인가요. 잘 아시네요."
차분한 표정을 유지하던 모습과 달리 말할수록 격정을 숨기지 못했는지 결국에는 커다란 목소리로 외치는 제갈 연의 모습에 유백은 피식 웃으며 차를 들이킬 뿐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오히려 반응을 보인 것은 유하였다.
"무슨 소리야? 저잣거리에 흔하게 퍼진 게 태극권이잖아?"
유백의 반응에 씩씩 거리던 제갈 연은 자신의 추태가 부끄러웠는지 숨을 진정 시키며 자리에 앉았다. 비어있는 찻잔에 신경질적으로 차를 채운 제갈 연은 뜨거운 차를 단번에 마시고는 사래가 들려 기침을 내뱉었다. 잠시 가슴을 치며 허둥대던 제갈 연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지금의 무당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검."
설영의 대답에 제갈 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무당은 검으로 유명하죠. 양의검, 태극검, 등등 그런데 무당의 기원인 장삼봉 조사는 소림의 제자였고 소림에는 검술이 없어요. 실제 그분이 검을 들었다는 기록도 없어요. 백보양보해서 장삼봉 조사가 검술을 만들었다고 해도, 그렇듯 장삼봉 조사의 무공은 태극권으로 알려져 있는데 장삼봉 조사에서 비롯된 현 무당은 검술로 유명해요. 이상하지 않나요?"
"듣고 보니...."
"네. 그 이유는 간단해요. 장삼봉조사의 태극권은 이어지지 않았고. 실전 되었어요. 태극권이 불문과 도가의 가르침을 한대 묶어 만들어낸 무공이라는 게 이유였죠. 사실 진짜 이유는 난해하고 익히기 힘들며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기 전에는 별다른 위력을 가지지 못하는 태극권은 힘으로 대변되는 강호에서 무당이 이름을 떨치게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에요.
더군다나 상대를 쓰러트릴 수는 있지만 불문과 도가의 기본 가르침에 따라 생명을 중히 여기는 태극권은 강호의 생리와도 맞지 않았고요.
강호에서 그리고 강호인에게 힘은 곧 정의며 모든 것이에요.
그렇기에 무당은 태극권을 버리고 검을 들었죠. 그리고 검에 태극권의 묘리와 내공을 합했어요. 그러나 애초에 불가와 도가의 묘리를 온전히 간직한 태극권은 검에 어울리지 않았어요. 그렇기에 점차 변질 되었고 원래의 태극권의 위력에 발끝조차 따라가지 못하게 되었어요. 태극권이 온전히 태극검이 되었다면 완벽한 방어의 무공이 탄생해야 하니까요. 그러나 무리하게 불가의 묘리를 제외하고 어거지로 집어넣은 공격식은 본래의 태극권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었고 무당이 그 사실을 눈치 채고 태극권을 복원하기 위해 애썼지만 이미 완전히 변질되어 검술이 되어버린 태극권의 구결과 제대로 된 형조자 대부분 사라져 결국 태어난 것은 가짜 태극권에 불과 했어요. 불가의 묘리를 제외한 도가의 묘리만 남아있고 그마저 온전하지 않은데다 구결은커녕 중요한 초식과 형조차 반쪽이 되어 어설프게 껍데기만 남아있는 가짜 태극권.
그럼에도 원본이 워낙 줄충한 무공이라 널리 퍼졌지만, 네. 유하의 말대로 이제는 무당에서도 그리 중하지 않게 된 영락해버린 무공이에요. 하지만 유하의 말과 추연의 참위 음양서를 가지고 계신 공자님이 건넨 태극권이라면...아니요, 있을 수 없어요. 말도 안 돼요."
고개를 젓는 제갈 연의 모습을 바라보던 유백은 웃으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과거 무당이 태극권을 버리기로 결정했을 때, 단 한명, 그 결정에 반발하신 분이 있어요. 그러나 그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무당은 검을 들었고. 그리고 그분은 무당을 등지셨죠. 그리고 무당은 그분의 이름을 무당에서 지워버렸어요. 그 분은 그 사실에 슬픔을 느끼면서도 산속에 틀어박혀 계속해서 태극권을 익혔고 무당에 들어와 도명조차 받지 못했지만 그런 그분을 따라 나선 젊은이가 있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태극권은 그 젊은이에게 전해졌죠. 자신의 대에서 태극권을 사장시킬 수 없었기에...
그렇게 태극권은 강호를 등지고 일인문으로 이어져 내려오게 되었죠."
역시 무인의 피는 사라지지 않는 것인가.
자신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운 설영과 유하 그리고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숨소리조차 내지 않는 제갈 연의 모습에 유백은 핏 웃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렇게 문파 명도 없이 일인문으로 내려오던 태극권은 새로운 후계자이며 문도이며 제자를 받아들이며 크게 변화하게 되었죠. 이 제자는 태극권을 좋아했지만 그 성정은 방어보다는 공격을 더 좋아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름난 권각술 뿐 아니라 저잣거리에 흔하게
널린 삼류 무공서까지 수집하고 그것들을 한대 섞어, 원래의 태극권을 바탕삼아 방어와 원이 아닌 공격과 직선을 추구하기 시작했죠. 물론, 그렇다고 태극권을 소홀이 여기지는 않았어요. 이미 존재하는 완벽한 방어의 태극권, 그리고 완벽한 공격의 반 태극권을 만들어 한 몸에 지니면 어떨까...
그야말로 공격과 방어, 그 모순을 한 몸에 지니게 되면 그것이 무의 궁극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셨다고 하네요. 그리고 스승은 자신의 제자를 막지 않았어요. 무(武)란, 그렇게 발전하는 거라고 생각했기에, 그 후 그 문파는 태극권을 기본을 익히고 태극권을 뛰어넘는 공격성을 지닌 무공을 완성하기 위한 문파로 변해버렸죠. 태극권의 완성과 그 태극권을 뛰어넘는 공격형 권을 완성시키기 위해, 그렇게 오랜 시간 그 문파는 스스로 세상과 격리시켜 무공의 완성만을 꿈꿔 오며 이어지게 되었죠."
"이 사실을 무당의 문도들이 알게 되면 그야말로 뒤집어지겠군요. 그런데 공자님이 어떻게....설마?"
제갈 연의 신음처럼 내뱉는 탄성에 유백이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자님의 어머니인 화혼마녀라 불리셨던 분이 고작 흡성대법만으로 어떻게 하늘이라는 불리던 십칠광천마들중에서도 수위에 달하는 무위를 뽐낼 수 있으셨는지, 흡성대법의 최대 단점인 흡수한 이종진기의 충돌을 어떻게 해결하여 백 오십을 넘게 살 수 있었는지 이제야 알겠어요. 상대의 내공을 빨아들이는 흡성대법, 그리고 상대의 힘을 이용해 모든 공격을 무위로 만드는 태극권,
상대방이 하는 모든 공격은 무위로 돌아감과 동시에 공격할 때 마다 내공을 빼앗기겠죠.
흡성대법을 이용해 빨아들인 이종진기는 조화를 가장 크게 살렸다는 택극권을 통해 온전히 자신에게 갈무리되어 충돌 없이 자신의 내공이 될 테고, 흡성대법과 택극권의 조합....상상만으로도 무섭네요."
상대방의 내공을 빨아들인다는 언뜻 듣기엔 무적에 가까워 보이는 흡성대법은 사실상 단점 투성이다. 상대의 몸에 닿지 않으면 내공을 흡수할 수 없고 어렵사리 흡수한 내공은 이종진기의 충돌로 도리어 독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진실 된, 완전한 태극권이 받쳐준다면
그야말로 흉악한 조합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이제이, 극유, 태극의 구현... 그야말로 완벽한 방어라고 불린 태극권, 그리고 상대방에게 닿는 것만으로도 내공을 빨아들이는 흡성대법.
상상만으로도 어처구니없는 위력에 설래 설래 고개를 젓는 제갈 연에게 유백이 덧 붙였다.
"정확하게는 십칠광천마라 불리우는 제 스승님들 중에서 광권이라고 불리우는 분과 양 어머니가 진정한 무당의 제자라고 할 수 있겠죠. 제 양 어머니는 광권 스승님과 사매지간이셨어요. 사매지간인 두분을 어머니와 스승으로 모시게 된 제가 태극권을 가지고 있는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그럼...그분의 그 유명했던 박투술 역시...태극권을 바탕으로 두었던 거군요...."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설영은 불쑥 유하에게 손을 내밀었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설영의 손에 유하가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왜, 왜?"
"내놔."
"뭐..뭘?"
"태극권."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유하는 설영에게 매서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흥이다. 흥흥! 앞으로 주인의 제자나 사매가 될 몸이니까 나한테 잘 보이는게...."
까득.
까불거리며 설영을 놀리던 유하는 이를 가는 소리와 귀기 어린 설영의 눈빛이 쏟아지자 순식간에 유백의 등 뒤로 숨어버렸다.
"없어! 벌써 주인에게 돌려 줬다고. 주인이 한 시진 만에 외우라고 어찌나 닥달했는지알아? 얼마나 무서웠다고!"
귀기 어린 설영의 눈빛을 피해 필사적인 유하의 모습에 유백은 웃음을 터트렸고 정신 사나운 방안의 모습에 당황하던 제갈 연은 유백의 웃음소리에 스스로를 가다듬으며 찻잔을 들어올렸다.
"정말 장사 한번 잘했네요. 이 책 두 권만 해도 제 몸을 팔아도 구할 수 없는 무가지보인데 거기에 내공심법, 그리고 공자님의 힘, 거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검후로 등극할 설영언니와 진실 된 태극권과 손대협의 흑운제왕권을 한몸에 지니게 될 유하의 무위, 세분의 힘과 이름을 빌릴 수 있다면 창기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 일이라도 얼마든지 웃으며 할 수 있겠어요."
"유하누님이 태극권을 완벽하게 익히기는 힘들어요. 그건 그런 무공이니까. 유하 누님 성격에도 어울리지 않고, 다만 태극권에서 일부나마 얻어 그것을 흑운제왕투에 적용할 수 있다면 유하 누님은 설영 누님과 함께 천하제일을 넘볼 수 있게 되겠죠."
"공자님을 제외한 천하제일 아닌가요? 이미 그 모든 것을 익히고 있으실 텐데."
제갈 연 의 말에 유백의 미소가 더욱 진해 졌다.
"천하 따윈 저에겐 아무런 의미도 없어요. 그리고 지금 중요한 것은 연 누님이 원하는 것 이상을 제가 주었고 앞으로도 줄 수 있다는 것이죠."
"대신 여자로서 가장 소중한 첫 경험을 지저분하고 더러운 측간에서 받치고 성노가 되어 공자님의 성욕에 이 몸을 받칠거에요. 동시에 기녀, 아니 창기가 되어 뭇 남성들에게 몸을 제공하며 공자님의 금고도 채워드린다고 약속했어요.
제 입으로 이런 말하기 창피하지만 공자님은 똑똑하고 아름답고 음탕한데다 돈도 벌어주는 성노를 가지게 된 거에요.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는 말씀인가요?"
붉어진 얼굴을 가리듯 소매로 입매를 가리는 제갈 연의 얼굴을 마주보며 유백은 빙긋 웃었다.
"설영누님?"
혀를 내미는 유하를 쏘아보던 설영은 갑작스런 부름에 유백을 바라보았다. 그런 설영에게 유백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저 소변이 마려운데요."
갑작스런 유백의 말에 당황하던 제갈 연은 설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자 더욱 놀랐다.
"어느 쪽 변기를 원하십니까. 주인님."
"보지가 좋겠어요."
"알겠습니다."
음부를 측간으로 사용해 소변을 보겠다는 유백의 말이나 그런 유백의 요구에 서슴없이 속옷을 끌러 내리는 설영의 얼굴에 어린 음탕함도 제갈 연으로서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입술을 깨무는 자신의 모습을 재미있다는 바라보는 유백의 눈빛을 마주 쏘아보는 사이 설영이 속옷을 끌러 내리고 탁자 밑으로 사라졌다.
제갈 연은 그제야 자신이 안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을 마주 보고 있는 남자는 진실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원하고 있었다.
완전한 복종.
여인의 가장 소중한 곳에 소변을 본다고 해도 서슴없이 응하고 기뻐하는 여인으로 만들겠다는 선언, 지저분한 측간에서 처녀를 받치겠다는 것은 거짓이었다. 아니, 어떠한 여인이 그런 곳에서 첫 경험을 하기를 원할까. 지저분하고 더러운 측간이라는 조건, 결코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나 무림맹의 인원과 육룡이 묵는 객잔이 그렇게 수준이 떨어질 리가 없었다. 누가 머래도 잘나가는 가문들의 후계자이며 동시에 강호의 삼대 세력 중에서도 정도를 표방하는 무림맹의 일원이다. 엔간한 성에는 무림맹의 지부가 있다. 또한 도시에서 멀어져 노숙을 해야 할 때는 측간조차 없다.
이렇게 깨끗한 곳에서 처녀를 잃고 싶지 않다고. 다른 곳을 고르라고.
그렇게 적당히 시간을 끌며 유백을 자신의 치마품에 안고 이용하려고 했다. 물론 약속대로 몸과 마음을 받칠 것이다. 아니 진 음란지체인 설영언니가 개화하여 유백의 곁에 있는 이상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전까지는 자신이 가진 단 하나의 무기, 즉 자신의 미모와 몸을 이용해 여자이며 처녀인 자신을 최대한 이용해 유백을 안달하게 만들려고 했다. 그래서 좀 더 많은 것을 얻고자 했다.
훗날 이 남자가 차릴 기루는 천하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설영과 유하 그리고 자신만 있더라도 그 치마폭에 목멜 남자들의 수는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어떤 식으로든 그 기루에서 적어도 두 번째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여자가 되고 싶었다. 그것만으로도 제갈 세가와 자신은 강호의 절반을 손에 넣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남자 자신의 내심을 이미 눈치 채고 엄청난 대가와 진실을 들이밀며 여인의 가장 소중한 곳을 아무렇지도 않게 측간으로 이용해 자신을 압박한다.
이제 진짜로 자신의 소중한 처녀는 지저분하고 더러운 측간에서 잃게 되었고 더럽고 냄새나는 측간에서 뒹굴며 몸부림치게 될 것이다. 머릿속을 어지럽게 떠도는 상념을 정리하며
제갈 연은 시무룩하게 고개를 저었다.
"너무 하시네요. 한번쯤 모른 척 저 주실 수도 있잖아요."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만큼 처연한 표정으로 입을 여는 제갈 연의 모습에 유백은 얼굴에서 미소를 지우고 진지하게 마주보며 입을 열었다.
"아까 말씀 드리지 않았나요? 더 이상, 연 누님과 머리싸움하고 싶지 않다고. 나는 내가 좋아하고 또 사랑하는 누님들과 머리싸움 하는 것이 그 무엇 보다 싫어요.
내 여자에게 가면을 쓴 채 거짓 웃음을 짓고 입에 발린 소리를 하며 머릿속으론 손실을 계산해 수 싸움을 벌이는 짓을 하며 살고 싶지 않습니다. 이미 짐작하셨겠죠? 제가 원하는 것은 몸과 마음의 완전한 복종입니다. 그게 싫다면 지금이라도 무를 수 있어요.
맹주에게 앞으로 연 누님의 생명을 노리지 않겠다고 약속을 받아 두었습니다. 앞으로도 목숨을 잃을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이제까지와 같이 책 속에 묻혀 사신다면 어떠한 위협도 받지 않으실 겁니다. 그러니 그 책을 내려놓으시고 제게 들었던 말과 거래를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 신 후 저 문으로 나가시면 됩니다."
딱딱한 말투와 웃음기가 사라진 유백의 눈을 마주 하는 제갈 연은 탁자 밑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설영의 비음을 애써 무시하며 잔잔한 미소를 띄웠다. 그러나 떨리는 입매와 눈동자는 숨기지 못하고 궁지에 몰린 제갈 연의 심사를 대변하고 있었다.
"자신의 남자에게 애교를 부리며 선물을 요구하는 여인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되요. 그것은 여인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특권이잖아요?"
"남자라면 아름다운 미녀의 애교와 응석을 거부할 수 없죠. 그러나 남자는 섬세한 동물이라 그것이 진질된 애교와 응석인지 아니면 자신을 이용하기 위한 구실인지는 구별할 수 있습니다."
변함없는 유백의 진지한 태도에 제갈 연의 입에서도 웃음이 사라졌다.
"제 마지막 자존심까지 짓밟지 말아주세요. 저는 책사로서 교육받으며 책사로서 자랐어요, 그렇기에 책사의 마음가짐으로 생각하며 책사의 마음가짐으로 행동해요. 그리고 전 그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어요."
"그리고 책사는 언제나 자신의 주군을 위해 머리를 굴리고 주군을 위해 자존심을 버리죠. 자신이 받들기로 인정한 주군에게 머리를 굴리는 책사는 없습니다. 애초에 자신의 주군을 이용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책사는 책사로서의 자격조차 없을 텐데요?."
"공자님은 책사가 아닌 성노를 원하실 텐데요?"
"연 누님에게 그게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유백의 말에 제갈 연은 더 이상 반박 하지 않았다. 웃음기가 사라진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는 유백과 제갈 연의 사이에 가라 앉아 있던 침묵은 설영이 탁자 밑에서 기어 나오며 부서졌다.
"후웅~ 감사합니다. 주인님."
제갈 연은 유백에게서 눈을 돌려 설영을 바라보았다. 아니 정확하게는 설영의 치파오의 갈라진 틈에서 그 색정적이며
생동감 넘치는 구릿빛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한줄기 소변을 바라보았다. 무표정하게 설영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소변을 바라보던 제갈 연은 고개를 들어 설영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상기된 얼굴, 여인의 가장 소중하고 은밀한 부위에 소변을 배설당하는 변기 취급에도 기분 나빠 하기는커녕 만족감이 넘치는 미소를 띄고 있는 입매와 열락과 흥분으로 가득 차 습기어린 눈빛,
제갈 연은 설영의 얼굴에서 고개를 돌려 유백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진지한 눈빛과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유백을 무색의 눈동자로 마주하던 제갈 연은 잠시 후 고저가 사라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공자님을 모시겠어요. 가문의 재건을 약속 받고 그 대가의 일부를 받았으니 바라시는 데로 성노이자 창기며 동시에 책사로서 제 몸과 마음, 그리고 가진바 지식, 그 전부를 다해 공자님을 섬길 것입니다. 설령 제가 파멸하고 제 생명을 잃을지라도 공자님은 저의 주인님 입니다."
제갈 연의 선언에 유백의 입가에 미소가 돌아왔다.
"이제야 안심이 되네요, 고마워요. 연 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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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짜에 올라온 글중 홀로 조회수 2천을 넘기지 못한 글이 제 글 뿐이군요
다들 최소 7~9천대 조회수에서 노는데 홀로 2천도 못찍고 저공비행을 하는 이 기분이란...
하하하하하, 뭐 그래도 그런분들보다 리플이 많다는데서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제 글 소라에선 엄청 마이너 했지요...
로맨스 현대물이 대세인 소라에서 하드코어변태에로무협...
마이너 아닌 장르가 없네요. 음.. 당연한 결과였군요.
[그러고 보니 기녀누님들도 수다를 시작하면 끝날 줄 몰랐지...이거 뭔가 대책을 세우던가 해야겠어..]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했던가?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고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장장 반 시진 동안 수다를 떠는 여인들의 사이에서 말없이 차를 홀짝이던 유백이 결국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이야기는 여행 내내 하실 수 있으실 테니 지금은 슬슬 준비하시는 게 어때요?"
그제야 자신들의 실태를 깨달았는지 얼굴을 붉히며 몸단장을 시작하는 설영과 유하를 조금 지친 얼굴로 바라보던 유백은 침상 근처에서 두권의 책을 들어 제갈 연에게 건넸다.
"이건 뭔가요?"
"어제 찾아오시면 드리려고 빼 놓았던 거예요."
"역시나 승리를 예감하고 있으셨네요."
"그런 거죠."
어깨를 으쓱이는 유백에게서 책을 받아 책 제목을 읽어 가던 제갈 연의 입에서 새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추연의 참위 음양술 진서!!!"
난대 없는 비명과 같은 제갈 연의 목소리에 설영과 유하조차 놀라 제갈 연을 바라보았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길로 책을 쥐고 있는 제갈 연을 황망히 바라보던 유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귀..귀한 책이야?"
"귀한 정도가 아니에요. 말도 안 돼.... 제자백가 음양가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추연은 음양과 오행을 통합해 방술의 기본을 만든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 사람이 쓴 음양술의 진서라니... 거기에 참위? 도가, 아니 술법이나 천문, 역법 ,시귀, 오행, 잡점 등 방술과 술법의 완전본이라고요. 그럼 이건?"
황급히 다른 책자를 들어 제목을 읽어가던 제갈 연의 입에서 신음과 같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방기략 진서.....의경,경방,방중,신선의 진서라니..."
"귀한 책이구나?"
설영의 질문에 제갈 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귀한 정도가 아니라고요...이건 술법과 방술을 배우고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다시없는 무가지보에요...."
어지간히 놀랐는지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제갈 연을 향해 유백은 고개를 끄덕였다.
"골격과 기혈을 확인해 봐야 정확하겠지만 일단 제 눈에는 연 누님은 무공에는 재능이 없어 보였어요. 뛰어난 머리를 지니셨고 이치에 밝으시니 차라리 술법이 더 어울릴 거 같더군요. 뭐, 일단 내공도 손봐야겠는데. 영단은 대충 준비가 돼 있지만 내공심법이 문제에요. 이건 누님을 안아본 다음에 결정하려고 해요. 그래야 정확하게 누님의 기혈과 골격을 파악할 수 있을 테니."
"하아...어젯밤에 안 온 게 후회 될 정도에요. 차라리 지금 안아 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아뇨. 첫 경험이니 연 누님이 원하시는 데로 해 드리려고요. 지저분하고 더러운 측간에서 뒹굴게 해 드릴게요."
환하게 웃는 유백의 얼굴을 바라보던 제갈 연은 소매로 입매를 가리며 처연하게 웅얼거린다..
"하아~. 몸값이 이미 준비되어 있었는데 욕심 부리다 손해 보게 생겼어요. 바로 주실 줄은 몰랐다고요."
"그걸 원하셨잖아요?"
여전히 빙글 거리는 유백의 미소에서는 심술이 덕지덕지 묻어나지만 제갈 연은 달리 반박할 말을 찾을 수 없었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고, 자신이 딱 그 꼴이 된 것은 아닐까? 다시금 처연한 한숨을 내쉰 제갈 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제가 정한 일이고 제가 꺼낸 말이니 지키지 않을 수 없어요. 이미 각오한 일 무르지 않겠어요. 다만 이 책들을 나중에라도 본가에 보낼수 있게 허락해주세요."
제갈 연의 말에 유백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유백의 모습에 당황한 제갈 연이 무어라 입을 열려는 찰나 유백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필사본은 상관없지만. 원본은 안 돼요. 제 스승님들의 물건이니 원본은 드릴 수 없어요."
"그랬군요. 알겠어요. 그럼 그 외에 주신다는 내공심법도 필사본을 만들어도 괜찮겠죠?"
"물론이죠. "
책은 다른 무가지보와 다르다. 원본은 아니라지만 필사본이라고 해도 중요한 것은 내용이니만큼 그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무가지보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놓는 유백의 커다란 씀씀이에 다시금 한숨을 내쉬던 제갈 연은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에 설영과 유하를 바라보았다.
"설마...두 분에게도?"
설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검을 들어보였다. 검에 그다지 인연이 없는 제갈 연이 보아도 훌륭한 검이었다.
"난 월광옥녀검과 대환단, 그리고 이검을 선물 받았어. 그 외에도 환골탈태도 도와 주셨지."
설영의 말에 유하가 입술을 툴툴 거렸다.
"역시 사람 차별하는 거 같아. 난 태극권을 받았다고..그것도 어제, 삼류 건달들도 안 배우는 태극권이라니. 막 던져 버리려다 주인 눈빛이 너무 무서워서 전부 외워야 했어. 태극권에 주제에 무슨 놈의 구결까지 있더라, 거기다 형도 조금씩 달라. 더군다나 머가 그리 복잡해? 불문에 도가에, 머리 터질 뻔 했다고."
유하의 투덜거림에 제갈 연은 가까스로 입을 가려 터져 나오는 비명을 삼켰다. 그래도 진정이 안 되는지 탁자에 놓인 찻잔을 들어 한 번에 들이킨 제갈 연은 괴물을 바라 보는 듯 가늘게 떨리는 눈으로 유백을 바라보았다.
"이백 여 년 전 천하제일인 이라 불리운 검후의 무공인 월광옥녀검과... 소림의 무가지보라는 대환단... 한눈에 봐도 절세 보검인 저 검은 이해 할 수 있어요... 공자님의 스승님들은,
네, 십칠광천마 어르신들에게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하지만 태극권이라고요? 말도 안되요! 그건 무당의 조사 장삼봉 이후 실전된 무공이라고요!!"
"역시 제갈 가문인가요. 잘 아시네요."
차분한 표정을 유지하던 모습과 달리 말할수록 격정을 숨기지 못했는지 결국에는 커다란 목소리로 외치는 제갈 연의 모습에 유백은 피식 웃으며 차를 들이킬 뿐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오히려 반응을 보인 것은 유하였다.
"무슨 소리야? 저잣거리에 흔하게 퍼진 게 태극권이잖아?"
유백의 반응에 씩씩 거리던 제갈 연은 자신의 추태가 부끄러웠는지 숨을 진정 시키며 자리에 앉았다. 비어있는 찻잔에 신경질적으로 차를 채운 제갈 연은 뜨거운 차를 단번에 마시고는 사래가 들려 기침을 내뱉었다. 잠시 가슴을 치며 허둥대던 제갈 연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지금의 무당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검."
설영의 대답에 제갈 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무당은 검으로 유명하죠. 양의검, 태극검, 등등 그런데 무당의 기원인 장삼봉 조사는 소림의 제자였고 소림에는 검술이 없어요. 실제 그분이 검을 들었다는 기록도 없어요. 백보양보해서 장삼봉 조사가 검술을 만들었다고 해도, 그렇듯 장삼봉 조사의 무공은 태극권으로 알려져 있는데 장삼봉 조사에서 비롯된 현 무당은 검술로 유명해요. 이상하지 않나요?"
"듣고 보니...."
"네. 그 이유는 간단해요. 장삼봉조사의 태극권은 이어지지 않았고. 실전 되었어요. 태극권이 불문과 도가의 가르침을 한대 묶어 만들어낸 무공이라는 게 이유였죠. 사실 진짜 이유는 난해하고 익히기 힘들며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기 전에는 별다른 위력을 가지지 못하는 태극권은 힘으로 대변되는 강호에서 무당이 이름을 떨치게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에요.
더군다나 상대를 쓰러트릴 수는 있지만 불문과 도가의 기본 가르침에 따라 생명을 중히 여기는 태극권은 강호의 생리와도 맞지 않았고요.
강호에서 그리고 강호인에게 힘은 곧 정의며 모든 것이에요.
그렇기에 무당은 태극권을 버리고 검을 들었죠. 그리고 검에 태극권의 묘리와 내공을 합했어요. 그러나 애초에 불가와 도가의 묘리를 온전히 간직한 태극권은 검에 어울리지 않았어요. 그렇기에 점차 변질 되었고 원래의 태극권의 위력에 발끝조차 따라가지 못하게 되었어요. 태극권이 온전히 태극검이 되었다면 완벽한 방어의 무공이 탄생해야 하니까요. 그러나 무리하게 불가의 묘리를 제외하고 어거지로 집어넣은 공격식은 본래의 태극권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었고 무당이 그 사실을 눈치 채고 태극권을 복원하기 위해 애썼지만 이미 완전히 변질되어 검술이 되어버린 태극권의 구결과 제대로 된 형조자 대부분 사라져 결국 태어난 것은 가짜 태극권에 불과 했어요. 불가의 묘리를 제외한 도가의 묘리만 남아있고 그마저 온전하지 않은데다 구결은커녕 중요한 초식과 형조차 반쪽이 되어 어설프게 껍데기만 남아있는 가짜 태극권.
그럼에도 원본이 워낙 줄충한 무공이라 널리 퍼졌지만, 네. 유하의 말대로 이제는 무당에서도 그리 중하지 않게 된 영락해버린 무공이에요. 하지만 유하의 말과 추연의 참위 음양서를 가지고 계신 공자님이 건넨 태극권이라면...아니요, 있을 수 없어요. 말도 안 돼요."
고개를 젓는 제갈 연의 모습을 바라보던 유백은 웃으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과거 무당이 태극권을 버리기로 결정했을 때, 단 한명, 그 결정에 반발하신 분이 있어요. 그러나 그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무당은 검을 들었고. 그리고 그분은 무당을 등지셨죠. 그리고 무당은 그분의 이름을 무당에서 지워버렸어요. 그 분은 그 사실에 슬픔을 느끼면서도 산속에 틀어박혀 계속해서 태극권을 익혔고 무당에 들어와 도명조차 받지 못했지만 그런 그분을 따라 나선 젊은이가 있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태극권은 그 젊은이에게 전해졌죠. 자신의 대에서 태극권을 사장시킬 수 없었기에...
그렇게 태극권은 강호를 등지고 일인문으로 이어져 내려오게 되었죠."
역시 무인의 피는 사라지지 않는 것인가.
자신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운 설영과 유하 그리고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숨소리조차 내지 않는 제갈 연의 모습에 유백은 핏 웃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렇게 문파 명도 없이 일인문으로 내려오던 태극권은 새로운 후계자이며 문도이며 제자를 받아들이며 크게 변화하게 되었죠. 이 제자는 태극권을 좋아했지만 그 성정은 방어보다는 공격을 더 좋아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름난 권각술 뿐 아니라 저잣거리에 흔하게
널린 삼류 무공서까지 수집하고 그것들을 한대 섞어, 원래의 태극권을 바탕삼아 방어와 원이 아닌 공격과 직선을 추구하기 시작했죠. 물론, 그렇다고 태극권을 소홀이 여기지는 않았어요. 이미 존재하는 완벽한 방어의 태극권, 그리고 완벽한 공격의 반 태극권을 만들어 한 몸에 지니면 어떨까...
그야말로 공격과 방어, 그 모순을 한 몸에 지니게 되면 그것이 무의 궁극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셨다고 하네요. 그리고 스승은 자신의 제자를 막지 않았어요. 무(武)란, 그렇게 발전하는 거라고 생각했기에, 그 후 그 문파는 태극권을 기본을 익히고 태극권을 뛰어넘는 공격성을 지닌 무공을 완성하기 위한 문파로 변해버렸죠. 태극권의 완성과 그 태극권을 뛰어넘는 공격형 권을 완성시키기 위해, 그렇게 오랜 시간 그 문파는 스스로 세상과 격리시켜 무공의 완성만을 꿈꿔 오며 이어지게 되었죠."
"이 사실을 무당의 문도들이 알게 되면 그야말로 뒤집어지겠군요. 그런데 공자님이 어떻게....설마?"
제갈 연의 신음처럼 내뱉는 탄성에 유백이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자님의 어머니인 화혼마녀라 불리셨던 분이 고작 흡성대법만으로 어떻게 하늘이라는 불리던 십칠광천마들중에서도 수위에 달하는 무위를 뽐낼 수 있으셨는지, 흡성대법의 최대 단점인 흡수한 이종진기의 충돌을 어떻게 해결하여 백 오십을 넘게 살 수 있었는지 이제야 알겠어요. 상대의 내공을 빨아들이는 흡성대법, 그리고 상대의 힘을 이용해 모든 공격을 무위로 만드는 태극권,
상대방이 하는 모든 공격은 무위로 돌아감과 동시에 공격할 때 마다 내공을 빼앗기겠죠.
흡성대법을 이용해 빨아들인 이종진기는 조화를 가장 크게 살렸다는 택극권을 통해 온전히 자신에게 갈무리되어 충돌 없이 자신의 내공이 될 테고, 흡성대법과 택극권의 조합....상상만으로도 무섭네요."
상대방의 내공을 빨아들인다는 언뜻 듣기엔 무적에 가까워 보이는 흡성대법은 사실상 단점 투성이다. 상대의 몸에 닿지 않으면 내공을 흡수할 수 없고 어렵사리 흡수한 내공은 이종진기의 충돌로 도리어 독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진실 된, 완전한 태극권이 받쳐준다면
그야말로 흉악한 조합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이제이, 극유, 태극의 구현... 그야말로 완벽한 방어라고 불린 태극권, 그리고 상대방에게 닿는 것만으로도 내공을 빨아들이는 흡성대법.
상상만으로도 어처구니없는 위력에 설래 설래 고개를 젓는 제갈 연에게 유백이 덧 붙였다.
"정확하게는 십칠광천마라 불리우는 제 스승님들 중에서 광권이라고 불리우는 분과 양 어머니가 진정한 무당의 제자라고 할 수 있겠죠. 제 양 어머니는 광권 스승님과 사매지간이셨어요. 사매지간인 두분을 어머니와 스승으로 모시게 된 제가 태극권을 가지고 있는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그럼...그분의 그 유명했던 박투술 역시...태극권을 바탕으로 두었던 거군요...."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설영은 불쑥 유하에게 손을 내밀었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설영의 손에 유하가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왜, 왜?"
"내놔."
"뭐..뭘?"
"태극권."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유하는 설영에게 매서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흥이다. 흥흥! 앞으로 주인의 제자나 사매가 될 몸이니까 나한테 잘 보이는게...."
까득.
까불거리며 설영을 놀리던 유하는 이를 가는 소리와 귀기 어린 설영의 눈빛이 쏟아지자 순식간에 유백의 등 뒤로 숨어버렸다.
"없어! 벌써 주인에게 돌려 줬다고. 주인이 한 시진 만에 외우라고 어찌나 닥달했는지알아? 얼마나 무서웠다고!"
귀기 어린 설영의 눈빛을 피해 필사적인 유하의 모습에 유백은 웃음을 터트렸고 정신 사나운 방안의 모습에 당황하던 제갈 연은 유백의 웃음소리에 스스로를 가다듬으며 찻잔을 들어올렸다.
"정말 장사 한번 잘했네요. 이 책 두 권만 해도 제 몸을 팔아도 구할 수 없는 무가지보인데 거기에 내공심법, 그리고 공자님의 힘, 거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검후로 등극할 설영언니와 진실 된 태극권과 손대협의 흑운제왕권을 한몸에 지니게 될 유하의 무위, 세분의 힘과 이름을 빌릴 수 있다면 창기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 일이라도 얼마든지 웃으며 할 수 있겠어요."
"유하누님이 태극권을 완벽하게 익히기는 힘들어요. 그건 그런 무공이니까. 유하 누님 성격에도 어울리지 않고, 다만 태극권에서 일부나마 얻어 그것을 흑운제왕투에 적용할 수 있다면 유하 누님은 설영 누님과 함께 천하제일을 넘볼 수 있게 되겠죠."
"공자님을 제외한 천하제일 아닌가요? 이미 그 모든 것을 익히고 있으실 텐데."
제갈 연 의 말에 유백의 미소가 더욱 진해 졌다.
"천하 따윈 저에겐 아무런 의미도 없어요. 그리고 지금 중요한 것은 연 누님이 원하는 것 이상을 제가 주었고 앞으로도 줄 수 있다는 것이죠."
"대신 여자로서 가장 소중한 첫 경험을 지저분하고 더러운 측간에서 받치고 성노가 되어 공자님의 성욕에 이 몸을 받칠거에요. 동시에 기녀, 아니 창기가 되어 뭇 남성들에게 몸을 제공하며 공자님의 금고도 채워드린다고 약속했어요.
제 입으로 이런 말하기 창피하지만 공자님은 똑똑하고 아름답고 음탕한데다 돈도 벌어주는 성노를 가지게 된 거에요.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는 말씀인가요?"
붉어진 얼굴을 가리듯 소매로 입매를 가리는 제갈 연의 얼굴을 마주보며 유백은 빙긋 웃었다.
"설영누님?"
혀를 내미는 유하를 쏘아보던 설영은 갑작스런 부름에 유백을 바라보았다. 그런 설영에게 유백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저 소변이 마려운데요."
갑작스런 유백의 말에 당황하던 제갈 연은 설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자 더욱 놀랐다.
"어느 쪽 변기를 원하십니까. 주인님."
"보지가 좋겠어요."
"알겠습니다."
음부를 측간으로 사용해 소변을 보겠다는 유백의 말이나 그런 유백의 요구에 서슴없이 속옷을 끌러 내리는 설영의 얼굴에 어린 음탕함도 제갈 연으로서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입술을 깨무는 자신의 모습을 재미있다는 바라보는 유백의 눈빛을 마주 쏘아보는 사이 설영이 속옷을 끌러 내리고 탁자 밑으로 사라졌다.
제갈 연은 그제야 자신이 안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을 마주 보고 있는 남자는 진실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원하고 있었다.
완전한 복종.
여인의 가장 소중한 곳에 소변을 본다고 해도 서슴없이 응하고 기뻐하는 여인으로 만들겠다는 선언, 지저분한 측간에서 처녀를 받치겠다는 것은 거짓이었다. 아니, 어떠한 여인이 그런 곳에서 첫 경험을 하기를 원할까. 지저분하고 더러운 측간이라는 조건, 결코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나 무림맹의 인원과 육룡이 묵는 객잔이 그렇게 수준이 떨어질 리가 없었다. 누가 머래도 잘나가는 가문들의 후계자이며 동시에 강호의 삼대 세력 중에서도 정도를 표방하는 무림맹의 일원이다. 엔간한 성에는 무림맹의 지부가 있다. 또한 도시에서 멀어져 노숙을 해야 할 때는 측간조차 없다.
이렇게 깨끗한 곳에서 처녀를 잃고 싶지 않다고. 다른 곳을 고르라고.
그렇게 적당히 시간을 끌며 유백을 자신의 치마품에 안고 이용하려고 했다. 물론 약속대로 몸과 마음을 받칠 것이다. 아니 진 음란지체인 설영언니가 개화하여 유백의 곁에 있는 이상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전까지는 자신이 가진 단 하나의 무기, 즉 자신의 미모와 몸을 이용해 여자이며 처녀인 자신을 최대한 이용해 유백을 안달하게 만들려고 했다. 그래서 좀 더 많은 것을 얻고자 했다.
훗날 이 남자가 차릴 기루는 천하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설영과 유하 그리고 자신만 있더라도 그 치마폭에 목멜 남자들의 수는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어떤 식으로든 그 기루에서 적어도 두 번째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여자가 되고 싶었다. 그것만으로도 제갈 세가와 자신은 강호의 절반을 손에 넣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남자 자신의 내심을 이미 눈치 채고 엄청난 대가와 진실을 들이밀며 여인의 가장 소중한 곳을 아무렇지도 않게 측간으로 이용해 자신을 압박한다.
이제 진짜로 자신의 소중한 처녀는 지저분하고 더러운 측간에서 잃게 되었고 더럽고 냄새나는 측간에서 뒹굴며 몸부림치게 될 것이다. 머릿속을 어지럽게 떠도는 상념을 정리하며
제갈 연은 시무룩하게 고개를 저었다.
"너무 하시네요. 한번쯤 모른 척 저 주실 수도 있잖아요."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만큼 처연한 표정으로 입을 여는 제갈 연의 모습에 유백은 얼굴에서 미소를 지우고 진지하게 마주보며 입을 열었다.
"아까 말씀 드리지 않았나요? 더 이상, 연 누님과 머리싸움하고 싶지 않다고. 나는 내가 좋아하고 또 사랑하는 누님들과 머리싸움 하는 것이 그 무엇 보다 싫어요.
내 여자에게 가면을 쓴 채 거짓 웃음을 짓고 입에 발린 소리를 하며 머릿속으론 손실을 계산해 수 싸움을 벌이는 짓을 하며 살고 싶지 않습니다. 이미 짐작하셨겠죠? 제가 원하는 것은 몸과 마음의 완전한 복종입니다. 그게 싫다면 지금이라도 무를 수 있어요.
맹주에게 앞으로 연 누님의 생명을 노리지 않겠다고 약속을 받아 두었습니다. 앞으로도 목숨을 잃을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이제까지와 같이 책 속에 묻혀 사신다면 어떠한 위협도 받지 않으실 겁니다. 그러니 그 책을 내려놓으시고 제게 들었던 말과 거래를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 신 후 저 문으로 나가시면 됩니다."
딱딱한 말투와 웃음기가 사라진 유백의 눈을 마주 하는 제갈 연은 탁자 밑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설영의 비음을 애써 무시하며 잔잔한 미소를 띄웠다. 그러나 떨리는 입매와 눈동자는 숨기지 못하고 궁지에 몰린 제갈 연의 심사를 대변하고 있었다.
"자신의 남자에게 애교를 부리며 선물을 요구하는 여인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되요. 그것은 여인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특권이잖아요?"
"남자라면 아름다운 미녀의 애교와 응석을 거부할 수 없죠. 그러나 남자는 섬세한 동물이라 그것이 진질된 애교와 응석인지 아니면 자신을 이용하기 위한 구실인지는 구별할 수 있습니다."
변함없는 유백의 진지한 태도에 제갈 연의 입에서도 웃음이 사라졌다.
"제 마지막 자존심까지 짓밟지 말아주세요. 저는 책사로서 교육받으며 책사로서 자랐어요, 그렇기에 책사의 마음가짐으로 생각하며 책사의 마음가짐으로 행동해요. 그리고 전 그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어요."
"그리고 책사는 언제나 자신의 주군을 위해 머리를 굴리고 주군을 위해 자존심을 버리죠. 자신이 받들기로 인정한 주군에게 머리를 굴리는 책사는 없습니다. 애초에 자신의 주군을 이용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책사는 책사로서의 자격조차 없을 텐데요?."
"공자님은 책사가 아닌 성노를 원하실 텐데요?"
"연 누님에게 그게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유백의 말에 제갈 연은 더 이상 반박 하지 않았다. 웃음기가 사라진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는 유백과 제갈 연의 사이에 가라 앉아 있던 침묵은 설영이 탁자 밑에서 기어 나오며 부서졌다.
"후웅~ 감사합니다. 주인님."
제갈 연은 유백에게서 눈을 돌려 설영을 바라보았다. 아니 정확하게는 설영의 치파오의 갈라진 틈에서 그 색정적이며
생동감 넘치는 구릿빛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한줄기 소변을 바라보았다. 무표정하게 설영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소변을 바라보던 제갈 연은 고개를 들어 설영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상기된 얼굴, 여인의 가장 소중하고 은밀한 부위에 소변을 배설당하는 변기 취급에도 기분 나빠 하기는커녕 만족감이 넘치는 미소를 띄고 있는 입매와 열락과 흥분으로 가득 차 습기어린 눈빛,
제갈 연은 설영의 얼굴에서 고개를 돌려 유백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진지한 눈빛과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유백을 무색의 눈동자로 마주하던 제갈 연은 잠시 후 고저가 사라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공자님을 모시겠어요. 가문의 재건을 약속 받고 그 대가의 일부를 받았으니 바라시는 데로 성노이자 창기며 동시에 책사로서 제 몸과 마음, 그리고 가진바 지식, 그 전부를 다해 공자님을 섬길 것입니다. 설령 제가 파멸하고 제 생명을 잃을지라도 공자님은 저의 주인님 입니다."
제갈 연의 선언에 유백의 입가에 미소가 돌아왔다.
"이제야 안심이 되네요, 고마워요. 연 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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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짜에 올라온 글중 홀로 조회수 2천을 넘기지 못한 글이 제 글 뿐이군요
다들 최소 7~9천대 조회수에서 노는데 홀로 2천도 못찍고 저공비행을 하는 이 기분이란...
하하하하하, 뭐 그래도 그런분들보다 리플이 많다는데서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제 글 소라에선 엄청 마이너 했지요...
로맨스 현대물이 대세인 소라에서 하드코어변태에로무협...
마이너 아닌 장르가 없네요. 음.. 당연한 결과였군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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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태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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