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애루주-58
"아직 안 오네..."
"....."
유하의 말에 설영역시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주인님의 조건을 들은 제갈 연이 도망치듯 방을 나선 후 꼬박 이틀 동안 제갈 연은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찾아가보고 싶었으나 유백의 만류에 찾아가 보지도 못하고 그저 제갈 연의 시녀에게 간간히 안부를 물어 봤을 뿐이다.
시녀의 말에 의하면 밥도 잘 먹고 있고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책만 들여다보고 있다고 한다. 항상 수발들던 시녀조차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면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한 시진 후에는 비동 탐사대가 출발 해야 한다. 보안을 유지하기 위함인지 떠들썩한 출정식은 없기에 사실 사람만 모이면 바로 출발 할 수 있도록 준비도 끝마쳐 있다.
"주인이 문제야, 주인이, 왜 가지 말라는 거야? 연이는 순진하니까 충격 먹었을 거라고. 그러니까 가서 좀
다독여 줘야 하는 거 아냐?"
"나는 상관없지만... 연이의 얼굴 똑바로 보면서 다독여 줄 자신 있어? 그리고 무슨 말로?"
"그....그건..."
우물쭈물 거리며 얼굴을 붉히는 유하의 모습에 설영이 고개를 저었다.
"하아... 아직도 주인님이 원하시는 만큼 음탕해지지 못하다니...네 몸이 나으면 주인님에게 부탁드려서 발가벗긴 후에 대로변에 던져 놔야겠어."
설영의 말에 유하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소리를 질렀다.
"얼음댕이는 몰라도 난 아직 그런 치녀가 아니라고!!!"
유하의 외침을 무시하며 설영은 상상을 멈추지 않았다.
"목에 칼을 씌우고 대로변 한복판에 매달아 놓는 거야. 한 번에 철전 하나 라고 쓰여진 팻말을 꽂아두고... 그러면 지나가는 남자들이..."
"제정신 박힌 놈이 대로변에서 잘도 바지춤을 까집겠다."
"음...그럼 빈민촌에다가..."
"헛소리 하지 말고 침이나 닦으시지! 벌을 주겠다는 건지 자기가 하고 싶다는 건지..."
유하의 타박에 설영은 저도 모르게 고인 침을 삼키며 소매로 입가를 닦아 내었다. 그러나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당당한 설영의 모습에 유하는 혀를 찼다.
"쯧... 상상만으로도 발정해가지고는... 완전 치녀라니까, 치녀."
"그러는 너도 속옷이 젖어있는데?"
"...."
평소에도 털털한데다 바지를 입던 습관으로 인해 벌어진 다리 사이로 훤하게 보이는 유하의 하얀 속옷은 음부 근처가 젖어 음모를 비춰내며 갈라진 틈을 파고들고 있었다.
"하. 하여간에 전부 주인 탓이야!!"
점차 젖어 들어가는 속옷을 확인한 유하는 얼굴을 붉히며 황급히 다리를 모으며 자리에 없는 유백을 탓했다.
"들어갈게요."
툴툴거리던 유하와 그런 유하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며 막 잔소리를 늘어놓으려는 찰나 문밖에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설영과 유하의 얼굴색이 환하게 펴졌다.
"들어와."
평소와 같은 조용하고 사뿐거리는 발걸음으로 방안에 들어온 예전과 다름없는 제갈 연의 모습에 유하와 설영의 얼굴에 반가움이 번진다. 설영이 따라준 차를 받으며 살짝 고개를 까딱여 고마움을 표한 제갈 연은 자리에 앉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공자님은 없으시네요? 곧 출발 하는 거 아니었나요?
"맹주가 불러서 맹주실에 갔어. 그, 그보다 괜찮아?"
얼굴을 붉히는 유하의 모습에 제갈 연은 평소의 잔잔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그보다 무슨 일 일까요?"
"약에 대한 게 아닐까?"
"무슨 약 이에요?"
제갈 연이 의문을 표하자 설영은 무림맹에 오기 전에 들렸던 객잔에서 벌어진 일을 설명해 주었다. 숨김없는 적나라한 설명에도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소매로 입을 가렸을 뿐 진지하게 경청하는 제갈 연의 모습에 설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된 거야. 그런데...네 모습을 보니 각오한 거 같구나."
설영의 말에 유하도 복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둘의 모습에 제갈 연은 얼굴을 가리듯 찻잔을 들어올렸다.
"저에겐 처음부터 선택권조차 없었는걸요. 공자님이 오지 않으셨다면 전 이번 비동탐사에서 죽었겠죠. 혹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해도 다음은 없어요. 맹주가 마음을 먹었으니까. 그렇다고 세가 편에 붙을 수도 없어요. 그들 역시 제갈 세가의 현 상황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니까요. 맹주의 견제로 그나마 가진 머리조차 제대로 못 굴려 세가들에게 제가 제법 괜찮은 가격을 지불할 만한 지닌 존재라는 것을 알리지도 못했어요. 제 능력과 몸을 비싸게 팔아 재건을 꾀하려는 세가지만... 어머니도 사라진 이상 가진 패가 저 뿐이에요. 그나마 그 패는 맹주의 견제와 세가의 알력다툼으로 도박판에 끼어 보지도 못한 채 사라질 운명이었어요."
찻잔을 내려놓는 제갈 연의 입에서 씁쓸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야 책벌레...그래도 그건..."
유하의 부름에 고개를 젓는 제갈 연의 입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호호호, 그렇게 사라질 패에 한줄기 희망이자 절망이 내려 온 거예요. 스스로의 무위와 능력을 제외하더라도 유백 공자님의 이름 앞에 붙을 십칠광천마의 공동 전인이라는 이름은 현 강호에서 어떠한 세력도,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어요. 도박판에 끼지도 못하고 사라졌을 패는 막강한 힘과 이름을 등에 업고 도박판에 정정당당하게 끼어들 수 있게 된 거죠.
어차피 가문에서 팔려고 내놓은 몸, 그러나 아무도 사지 않던, 버림 받은 몸을 누구보다 비싼 값으로 사준다는데 어떻게 거절할까요."
천하의 지혜로 이름 높은 제갈이라는 성을 부여 받은 여인답게 그 총명해 보이는 눈동자를 강하게 빛내는 제갈 연의 모습은 당당했다.
"공자님에게 제 몸과 마음, 전부 드리겠어요. 공자님이 원하는 데로 음란하고 음탕한 여자가 되어 남자 없이는 잠도 못 이루는 여인이 되어 드리죠.
언니와 유하와 같은 음란지체니까 그리 어렵지도 않겠네요. 하지만 공자님이 제 몸과 마음 그리고 자존심을 가지시는 대가는 결코 싸지 않으실 거예요. 그 열배는 받아갈 테니까요."
"그거...어쩐지 제가 손해 보는 장사 같은데요?"
어느새 들어왔는지 제갈 연의 뒤편에 서있던 유백이 입을 열었지만 제갈 연은 그다지 놀라는 기색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 몸과 마음을 사겠다고 하신 건 공자님이세요. 이왕 파는 거 높은 값을 받는 게 당연해요. 더군다나 이 상품은 제법 똑똑하기까지 하거든요. 결코 싸게는 못 팔아요."
제갈 연의 말에 유백은 피식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나름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갈 연 소저에게 좀 더 여유가 있었다면 소저를 얻기 위해 얼마나 힘든 머리싸움을 해야 했을지 상상하기도 싫었거든요. 제갈 소저에게 여유가 있었다면 실제로 이리 쉽게 제갈 소저를 얻기란 불가능 했겠죠. 아니 제가 더 불리한가요? 아직은 기반조차 못 잡았으니."
제갈 연은 유백의 말에 잔잔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는 소저라 부리지 마세요. 연으로 충분해요."
"그렇게 하죠. 그래도.. 어젯밤에 찾아 오실 줄 알았는데요."
"말했잖아요? 비싸게 사줄 사람이 나타난 이상 비싸게 팔 거라고, 이왕 할 거면 확실하게 할 생각이에요. 제 지식과 그제 있었던 언니와 유하의 정사로 미루어 공자님이 원하는 바를 확신했어요. 공자님이 원하는 여자상은 음란하고 음탕할 뿐만이 아니라 사람이하의 취급을 받으면서도 오히려 기뻐하는 그야말로 치녀같은 여인이겠죠. 남자가 원하면 그곳이 어디든 속옷을 벗어 던지고 음부를 벌리는, 설령 대로변에서 나신으로 뒹굴라고 해도 기뻐하고 흥분하며 행복해 하는 그런 색에 미친 여인."
붉어진 얼굴을 숨기지 않는 제갈 연의 직설적인 말에 설영과 유하도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씩 던진다.
"정확해."
"그 이상이지 주인은..."
설영과 유하의 말에 유백은 난처한 웃음으로 볼을 긁었다.
"에또...기루를 열기 위해....기루에 어떤 손님이 오는지 모르니..."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는 유백의 말을 자르며 제갈 연은 한숨을 내쉰다.
"그만 하세요. 무르지 않을 테니, 어차피 팔린 몸과 마음이고 저 또한 음란지체에요. 정확하게 말해주세요."
"제 취향이에요. 그런 여인들을 대리고 기루를 차려서 잘 먹고 잘사는 게 꿈이죠."
눈을 빛내는 유백의 말에 제갈 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런 여자가 되어 드릴게요. 아까 말씀드린 데로 이왕 할 거면 철저하게 할 생각이에요. 보통의 여인들처럼 침상에서 둘만의 시간으로 처녀를 드리진 않겠어요. 일말의 여지조차 남기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서 어젯밤에 찾아뵙지 않았어요.
제 처녀는 여행 중에 들린 객잔의 지저분하고 더러운 측간에서 가져가 주세요. 그 순간 저는 제갈이라는 성을 버리고 기녀인 연이며 성노인 연이 될 거에요.
그렇게 제 몸과 마음 전부 팔고 대신 공자님의 힘과 이름을 사겠어요."
음담패설에 가까운 내용을 내뱉는 입과 달리 평상시의 잔잔한 미소와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지하며 단호하게 빛나는 제갈 연의 총명한 눈동자를 바라보던 유백은 한숨과 함께 등받이 깊숙이 몸을 묻었다.
"진짜 눈높이를 낮추던가 해야지 원... 이러다 기루 차리기도 전에 거덜 나겠네요. 문제는 누님들을 앞에 두고 눈높이를 낮추라는 것이 말처럼 쉽냐는 거예요."
에둘러 칭찬하는 유백의 말에 여인들이 미소 짓는다. 빼어난 미모와 각기 다른 매력을 뿜어내는 미녀들이 한자리에 모여 웃는 것만으로도 남자라면 아찔한 기분이 들것이다. 실제로 유백의 입가에도 배부른 미소가 번진다.
[음란지체는 무조건 포섭해야겠어. 앞으로 둘인가? 흐음...일단 이 다섯을 기루의 대표 기녀로 삼고...하지만 그러면 밑에 기녀들이 부족해 보이지 않을까?...그건 곤란해...아니지, 천하에 누님들 급 미녀가 없으리라고 생각할 수는 없어. 천하가 얼마나 넓은데,
어렸을 적 보았던 기녀누님들도 충분히 아름다웠으니까. 그래, 미모가 조금 부족해도 다른 점이 매력적인 여인들도 많고...
문제는... 강호에 나온 지 두 달 조금 지나 세 명인가...? 많은 건지 적은건지... 이런 식이라면 최소 단위인 삼십 명을 모으려면
앞으로 삼년인가? 끙....아니, 그보다 더 걸리겠지, 건물 지어야지...역흑천홍교 문제에... 검각에도 들려봐야지.....앞으로도 내 힘과 스승들의 이름을 이용하려는 단체들도 나올 테고...너무 뛰어난 스승님들을 모신 것도 참 문제네. 아...가장 먼저 제갈 연 누님에게 책부터
전해야지...무공에는 재능이 없어 보이니 역시 제일 불안해, 나름 준비했지만...그것만으로는 부족하려나. 그럼 비도술도 하나....그러고 보니 제갈 세가 여식들은 비도술에 능하다던데, 그럼 내공이 문제군..영약에....내공심법하고...어라?]
제갈 연의 무공과 내공을 높여줄 방법을 손꼽던 유백은 눈썹을 찌푸렸다.
[이거 아무래도 제 손해가 너무 막심한데요? 좋아요. 그만큼 몸도 굴려드리고 누님의 똑똑한 머리도 빌리면 얼추 맞겠죠. 누님 첫 경험도 진짜로 측간에서 받을 겁니다.]
그런 유백의 내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은근한 눈빛으로 연을 바라보는 유하였다.
"그....괜찮겠어? 그래도 말이야...측간에서 첫날밤은 좀 아니지 않나?"
"썩 내키는 건 아니지만 이왕 타락해야 한다면 제대로 타락해보려고 해요. 사실 도대체 얼마나 음란한 몸이기에 사방신수지체라는 멀쩡한 이름 대신 음란지체라고 불리는지 궁금했어요. 이 기회에 알아보려 해요. 제가 궁금한 건 못 참잖아요. 거기다 제가 처녀를 측간에서 받친다면 공자님도 마음에 부담을 가질 거예요. 그러면 공자님을 다루기 쉬워지겠죠?"
"그것도 계산 한 거야? 에...그래도 그건 아닐걸?"
"주인님은 오히려 그런 걸 좋아하시지."
"진성 변태셨군요. 바람둥이에 변태인가요. 벌써부터 후회가 드는데요."
"...너 잘도 그런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독설을 내뱉는구나."
"주인이야, 변태 맞지 뭐, 나는 처녀 어떻게 빼앗겼는지 알아?"
"그것도 궁금하지만 역시 처음엔 아파요? 어땠나요?"
잠시 자신이 상념에 잠겨 있는 동안 죽이 맞았는지 수다를 떨고 있는 여인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유백의 입가에 아련한 미소가 번졌다.
자신을 품에 안고 당과나 과일을 쥐어주고 서로 수다를 떨던 기녀들이 떠오른다. 그녀들도 이렇게 낮 시간에 모여 서로 수다를 떨었다. 당시는 이해 못했던 걸쭉한 욕지거리가 오가고 역시 이해 못할 음담패설을 내뱉으며 때로는 다른 기녀의 흉을 보며 그렇게 마음을 달랬다.
물론 그것은 기녀들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어린 자신에게 있어서 기녀들은 특별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편이었고 자신의 고통을 알아주고 보듬어 주던 기녀들, 스스로도 힘겨운 삶을 살아가면서도 자신을 반겨주었고 몸을 판다고 세상에 손가락질 받으면서도 그보다 더 비참했던 자신을 알아주고 보듬어 주었던 기녀들. 그녀들은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어린 자신을 감싸 주었다.
그렇기에 그녀들의 몸에서 풍기는 싸구려 분 냄새와 몸에 배어있는 정사의 냄새가 그 상인의 아내가 뿌리고 다니던 은자 몇 냥짜리 향수보다 더욱 아늑했고 편했고 좋았다. 남들이 창기가 무엇을 아냐고 비웃을지 몰라도 그녀들이 평생을 걸쳐 남자를 상대하며 은자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몸에 익힌 상대의 눈치를 보는 방법들과 경험들 그리고 남자와 잠자리를 하며 얻은 얄팍한 지식이나마 아낌없이 자신에게 가르쳐 주었다.
이 경험과 지식은 힘을 가진 지금에 와서도 무엇 하나 버릴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다.
그리고 적화... 그 무위와 나이에 걸맞지 않게 털털하고 어딘가
맹한 구석이 있는 자신의 양 어머니, 당신의 모든 것을 자신에게 주고 가버린 양 어머니 역시 기녀 출신이었다.
누가 머라고 해도 기녀가 좋았고 기루가 좋았다. 기루에 있을 때는 아프지 않았다. 인두에 지져질 일도, 채찍에 맞을 일도, 꼬챙이에 찔리지도 않았다. 뺨이 부르틀 때까지 따귀를 맞지 않아도 되었다. 추운 겨울 갑자기 들이 닥친 상인을 피해 알몸으로 눈밭에서 밤을 새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기에 언제나 주인여자가 기루에 데려 가기만을 기다렸다.
신경질적인 외모와 달리 기녀들의 몸에 탈이 나면 툴툴거리며 사비를 털어 약을 사다주던 잔정 많던 총관이나 넉넉한 미소로 자신에게 소면을 삶아 주던 뚱뚱한 주방장도, 기녀들을 바라보며 침 흘리던 점소이 형도 친절했지만 무엇보다 언제나 안아주고 반겨주는 기녀들이 있었다.
그래서일까, 언젠가부터 기루를 가지는 것이 자신의 꿈이 되었고, 자신을 도와주었던 기녀들을 만나고 동시에 작게나마 은혜를 갚고자 양 어머니와 기루가 있던 도시를 찾았지만, 이미 도시는 돌림병으로 폐허가 되어있었다.
좌절한 자신에게 안타까운 목소리로 양 어머니가 들려 준 진실을 접한 순간 기루를 가지겠다는 꿈은 더 이상 꿈이 아닌 자신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자신이 어딘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은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알게 머란 말인가. 아름답고 음탕하며 헌신적인여인들과 한데 어울려 행복하게 사는 것은 황제조차 못하는 일이다. 남들이 뭐라고 하던 남아로서 이보다 더 큰 꿈이 어디 있단 말인가.
유백은 고개를 저어 상념을 털어내었다.
[안달하지 말자. 태풍의 눈 한가운데 기루를 세웠다가는 누님들과 놀기는커녕 자칫 누님들까지 위험해, 시간은 많고, 아직 나는 어려, 젊은 게 아니라 어리다고. 그때와 달리 지금은 힘도 능력도 충분하고 앞으로도 더욱 강해질 수 있어. 누님들 무공도 뛰어나고 하니 누님들 나이도 문제는 아니야. 늦어도 스물다섯에서 여섯까지는 충분히 기루를 차릴 자신도 있지.
그때까지는 강호경험 쌓고 여행이나 다닌다고 생각하자. 기녀가 부족하거든 하오문과 거래해서 이름난 기녀들을 끌어와도 되고 아직 머리를 올리지 않은 기녀들 정보를 받아
쓸 만한 기녀를 모아 올수도 있어. 그러니 당장은 여행이나 한다고 생각하자고, 그 안에 당금 강호에서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대충 정리해 놓아야겠지. 그리고 연 누님도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어야지. 더 이상 머리싸움은 하고 싶지 않아.]
마음을 정리한 유백은 여전히 웃고 떠드는 여인들을 바라보며 조금은 추억에 잠긴 눈빛으로 찻잔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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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야설이면 에로가 주가 되야지!!! 어째서 애로가 갈수록 약해져!
다람쥐- 그래도 무협이라서....
독자- 그럼 많이 써!!
다람쥐- 아...안돼요!
독자 - 돼!
이런 느낌으로 미쳐 가고 있습니다.
"아직 안 오네..."
"....."
유하의 말에 설영역시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주인님의 조건을 들은 제갈 연이 도망치듯 방을 나선 후 꼬박 이틀 동안 제갈 연은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찾아가보고 싶었으나 유백의 만류에 찾아가 보지도 못하고 그저 제갈 연의 시녀에게 간간히 안부를 물어 봤을 뿐이다.
시녀의 말에 의하면 밥도 잘 먹고 있고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책만 들여다보고 있다고 한다. 항상 수발들던 시녀조차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면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한 시진 후에는 비동 탐사대가 출발 해야 한다. 보안을 유지하기 위함인지 떠들썩한 출정식은 없기에 사실 사람만 모이면 바로 출발 할 수 있도록 준비도 끝마쳐 있다.
"주인이 문제야, 주인이, 왜 가지 말라는 거야? 연이는 순진하니까 충격 먹었을 거라고. 그러니까 가서 좀
다독여 줘야 하는 거 아냐?"
"나는 상관없지만... 연이의 얼굴 똑바로 보면서 다독여 줄 자신 있어? 그리고 무슨 말로?"
"그....그건..."
우물쭈물 거리며 얼굴을 붉히는 유하의 모습에 설영이 고개를 저었다.
"하아... 아직도 주인님이 원하시는 만큼 음탕해지지 못하다니...네 몸이 나으면 주인님에게 부탁드려서 발가벗긴 후에 대로변에 던져 놔야겠어."
설영의 말에 유하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소리를 질렀다.
"얼음댕이는 몰라도 난 아직 그런 치녀가 아니라고!!!"
유하의 외침을 무시하며 설영은 상상을 멈추지 않았다.
"목에 칼을 씌우고 대로변 한복판에 매달아 놓는 거야. 한 번에 철전 하나 라고 쓰여진 팻말을 꽂아두고... 그러면 지나가는 남자들이..."
"제정신 박힌 놈이 대로변에서 잘도 바지춤을 까집겠다."
"음...그럼 빈민촌에다가..."
"헛소리 하지 말고 침이나 닦으시지! 벌을 주겠다는 건지 자기가 하고 싶다는 건지..."
유하의 타박에 설영은 저도 모르게 고인 침을 삼키며 소매로 입가를 닦아 내었다. 그러나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당당한 설영의 모습에 유하는 혀를 찼다.
"쯧... 상상만으로도 발정해가지고는... 완전 치녀라니까, 치녀."
"그러는 너도 속옷이 젖어있는데?"
"...."
평소에도 털털한데다 바지를 입던 습관으로 인해 벌어진 다리 사이로 훤하게 보이는 유하의 하얀 속옷은 음부 근처가 젖어 음모를 비춰내며 갈라진 틈을 파고들고 있었다.
"하. 하여간에 전부 주인 탓이야!!"
점차 젖어 들어가는 속옷을 확인한 유하는 얼굴을 붉히며 황급히 다리를 모으며 자리에 없는 유백을 탓했다.
"들어갈게요."
툴툴거리던 유하와 그런 유하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며 막 잔소리를 늘어놓으려는 찰나 문밖에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설영과 유하의 얼굴색이 환하게 펴졌다.
"들어와."
평소와 같은 조용하고 사뿐거리는 발걸음으로 방안에 들어온 예전과 다름없는 제갈 연의 모습에 유하와 설영의 얼굴에 반가움이 번진다. 설영이 따라준 차를 받으며 살짝 고개를 까딱여 고마움을 표한 제갈 연은 자리에 앉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공자님은 없으시네요? 곧 출발 하는 거 아니었나요?
"맹주가 불러서 맹주실에 갔어. 그, 그보다 괜찮아?"
얼굴을 붉히는 유하의 모습에 제갈 연은 평소의 잔잔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그보다 무슨 일 일까요?"
"약에 대한 게 아닐까?"
"무슨 약 이에요?"
제갈 연이 의문을 표하자 설영은 무림맹에 오기 전에 들렸던 객잔에서 벌어진 일을 설명해 주었다. 숨김없는 적나라한 설명에도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소매로 입을 가렸을 뿐 진지하게 경청하는 제갈 연의 모습에 설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된 거야. 그런데...네 모습을 보니 각오한 거 같구나."
설영의 말에 유하도 복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둘의 모습에 제갈 연은 얼굴을 가리듯 찻잔을 들어올렸다.
"저에겐 처음부터 선택권조차 없었는걸요. 공자님이 오지 않으셨다면 전 이번 비동탐사에서 죽었겠죠. 혹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해도 다음은 없어요. 맹주가 마음을 먹었으니까. 그렇다고 세가 편에 붙을 수도 없어요. 그들 역시 제갈 세가의 현 상황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니까요. 맹주의 견제로 그나마 가진 머리조차 제대로 못 굴려 세가들에게 제가 제법 괜찮은 가격을 지불할 만한 지닌 존재라는 것을 알리지도 못했어요. 제 능력과 몸을 비싸게 팔아 재건을 꾀하려는 세가지만... 어머니도 사라진 이상 가진 패가 저 뿐이에요. 그나마 그 패는 맹주의 견제와 세가의 알력다툼으로 도박판에 끼어 보지도 못한 채 사라질 운명이었어요."
찻잔을 내려놓는 제갈 연의 입에서 씁쓸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야 책벌레...그래도 그건..."
유하의 부름에 고개를 젓는 제갈 연의 입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호호호, 그렇게 사라질 패에 한줄기 희망이자 절망이 내려 온 거예요. 스스로의 무위와 능력을 제외하더라도 유백 공자님의 이름 앞에 붙을 십칠광천마의 공동 전인이라는 이름은 현 강호에서 어떠한 세력도,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어요. 도박판에 끼지도 못하고 사라졌을 패는 막강한 힘과 이름을 등에 업고 도박판에 정정당당하게 끼어들 수 있게 된 거죠.
어차피 가문에서 팔려고 내놓은 몸, 그러나 아무도 사지 않던, 버림 받은 몸을 누구보다 비싼 값으로 사준다는데 어떻게 거절할까요."
천하의 지혜로 이름 높은 제갈이라는 성을 부여 받은 여인답게 그 총명해 보이는 눈동자를 강하게 빛내는 제갈 연의 모습은 당당했다.
"공자님에게 제 몸과 마음, 전부 드리겠어요. 공자님이 원하는 데로 음란하고 음탕한 여자가 되어 남자 없이는 잠도 못 이루는 여인이 되어 드리죠.
언니와 유하와 같은 음란지체니까 그리 어렵지도 않겠네요. 하지만 공자님이 제 몸과 마음 그리고 자존심을 가지시는 대가는 결코 싸지 않으실 거예요. 그 열배는 받아갈 테니까요."
"그거...어쩐지 제가 손해 보는 장사 같은데요?"
어느새 들어왔는지 제갈 연의 뒤편에 서있던 유백이 입을 열었지만 제갈 연은 그다지 놀라는 기색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 몸과 마음을 사겠다고 하신 건 공자님이세요. 이왕 파는 거 높은 값을 받는 게 당연해요. 더군다나 이 상품은 제법 똑똑하기까지 하거든요. 결코 싸게는 못 팔아요."
제갈 연의 말에 유백은 피식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나름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갈 연 소저에게 좀 더 여유가 있었다면 소저를 얻기 위해 얼마나 힘든 머리싸움을 해야 했을지 상상하기도 싫었거든요. 제갈 소저에게 여유가 있었다면 실제로 이리 쉽게 제갈 소저를 얻기란 불가능 했겠죠. 아니 제가 더 불리한가요? 아직은 기반조차 못 잡았으니."
제갈 연은 유백의 말에 잔잔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는 소저라 부리지 마세요. 연으로 충분해요."
"그렇게 하죠. 그래도.. 어젯밤에 찾아 오실 줄 알았는데요."
"말했잖아요? 비싸게 사줄 사람이 나타난 이상 비싸게 팔 거라고, 이왕 할 거면 확실하게 할 생각이에요. 제 지식과 그제 있었던 언니와 유하의 정사로 미루어 공자님이 원하는 바를 확신했어요. 공자님이 원하는 여자상은 음란하고 음탕할 뿐만이 아니라 사람이하의 취급을 받으면서도 오히려 기뻐하는 그야말로 치녀같은 여인이겠죠. 남자가 원하면 그곳이 어디든 속옷을 벗어 던지고 음부를 벌리는, 설령 대로변에서 나신으로 뒹굴라고 해도 기뻐하고 흥분하며 행복해 하는 그런 색에 미친 여인."
붉어진 얼굴을 숨기지 않는 제갈 연의 직설적인 말에 설영과 유하도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씩 던진다.
"정확해."
"그 이상이지 주인은..."
설영과 유하의 말에 유백은 난처한 웃음으로 볼을 긁었다.
"에또...기루를 열기 위해....기루에 어떤 손님이 오는지 모르니..."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는 유백의 말을 자르며 제갈 연은 한숨을 내쉰다.
"그만 하세요. 무르지 않을 테니, 어차피 팔린 몸과 마음이고 저 또한 음란지체에요. 정확하게 말해주세요."
"제 취향이에요. 그런 여인들을 대리고 기루를 차려서 잘 먹고 잘사는 게 꿈이죠."
눈을 빛내는 유백의 말에 제갈 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런 여자가 되어 드릴게요. 아까 말씀드린 데로 이왕 할 거면 철저하게 할 생각이에요. 보통의 여인들처럼 침상에서 둘만의 시간으로 처녀를 드리진 않겠어요. 일말의 여지조차 남기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서 어젯밤에 찾아뵙지 않았어요.
제 처녀는 여행 중에 들린 객잔의 지저분하고 더러운 측간에서 가져가 주세요. 그 순간 저는 제갈이라는 성을 버리고 기녀인 연이며 성노인 연이 될 거에요.
그렇게 제 몸과 마음 전부 팔고 대신 공자님의 힘과 이름을 사겠어요."
음담패설에 가까운 내용을 내뱉는 입과 달리 평상시의 잔잔한 미소와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지하며 단호하게 빛나는 제갈 연의 총명한 눈동자를 바라보던 유백은 한숨과 함께 등받이 깊숙이 몸을 묻었다.
"진짜 눈높이를 낮추던가 해야지 원... 이러다 기루 차리기도 전에 거덜 나겠네요. 문제는 누님들을 앞에 두고 눈높이를 낮추라는 것이 말처럼 쉽냐는 거예요."
에둘러 칭찬하는 유백의 말에 여인들이 미소 짓는다. 빼어난 미모와 각기 다른 매력을 뿜어내는 미녀들이 한자리에 모여 웃는 것만으로도 남자라면 아찔한 기분이 들것이다. 실제로 유백의 입가에도 배부른 미소가 번진다.
[음란지체는 무조건 포섭해야겠어. 앞으로 둘인가? 흐음...일단 이 다섯을 기루의 대표 기녀로 삼고...하지만 그러면 밑에 기녀들이 부족해 보이지 않을까?...그건 곤란해...아니지, 천하에 누님들 급 미녀가 없으리라고 생각할 수는 없어. 천하가 얼마나 넓은데,
어렸을 적 보았던 기녀누님들도 충분히 아름다웠으니까. 그래, 미모가 조금 부족해도 다른 점이 매력적인 여인들도 많고...
문제는... 강호에 나온 지 두 달 조금 지나 세 명인가...? 많은 건지 적은건지... 이런 식이라면 최소 단위인 삼십 명을 모으려면
앞으로 삼년인가? 끙....아니, 그보다 더 걸리겠지, 건물 지어야지...역흑천홍교 문제에... 검각에도 들려봐야지.....앞으로도 내 힘과 스승들의 이름을 이용하려는 단체들도 나올 테고...너무 뛰어난 스승님들을 모신 것도 참 문제네. 아...가장 먼저 제갈 연 누님에게 책부터
전해야지...무공에는 재능이 없어 보이니 역시 제일 불안해, 나름 준비했지만...그것만으로는 부족하려나. 그럼 비도술도 하나....그러고 보니 제갈 세가 여식들은 비도술에 능하다던데, 그럼 내공이 문제군..영약에....내공심법하고...어라?]
제갈 연의 무공과 내공을 높여줄 방법을 손꼽던 유백은 눈썹을 찌푸렸다.
[이거 아무래도 제 손해가 너무 막심한데요? 좋아요. 그만큼 몸도 굴려드리고 누님의 똑똑한 머리도 빌리면 얼추 맞겠죠. 누님 첫 경험도 진짜로 측간에서 받을 겁니다.]
그런 유백의 내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은근한 눈빛으로 연을 바라보는 유하였다.
"그....괜찮겠어? 그래도 말이야...측간에서 첫날밤은 좀 아니지 않나?"
"썩 내키는 건 아니지만 이왕 타락해야 한다면 제대로 타락해보려고 해요. 사실 도대체 얼마나 음란한 몸이기에 사방신수지체라는 멀쩡한 이름 대신 음란지체라고 불리는지 궁금했어요. 이 기회에 알아보려 해요. 제가 궁금한 건 못 참잖아요. 거기다 제가 처녀를 측간에서 받친다면 공자님도 마음에 부담을 가질 거예요. 그러면 공자님을 다루기 쉬워지겠죠?"
"그것도 계산 한 거야? 에...그래도 그건 아닐걸?"
"주인님은 오히려 그런 걸 좋아하시지."
"진성 변태셨군요. 바람둥이에 변태인가요. 벌써부터 후회가 드는데요."
"...너 잘도 그런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독설을 내뱉는구나."
"주인이야, 변태 맞지 뭐, 나는 처녀 어떻게 빼앗겼는지 알아?"
"그것도 궁금하지만 역시 처음엔 아파요? 어땠나요?"
잠시 자신이 상념에 잠겨 있는 동안 죽이 맞았는지 수다를 떨고 있는 여인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유백의 입가에 아련한 미소가 번졌다.
자신을 품에 안고 당과나 과일을 쥐어주고 서로 수다를 떨던 기녀들이 떠오른다. 그녀들도 이렇게 낮 시간에 모여 서로 수다를 떨었다. 당시는 이해 못했던 걸쭉한 욕지거리가 오가고 역시 이해 못할 음담패설을 내뱉으며 때로는 다른 기녀의 흉을 보며 그렇게 마음을 달랬다.
물론 그것은 기녀들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어린 자신에게 있어서 기녀들은 특별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편이었고 자신의 고통을 알아주고 보듬어 주던 기녀들, 스스로도 힘겨운 삶을 살아가면서도 자신을 반겨주었고 몸을 판다고 세상에 손가락질 받으면서도 그보다 더 비참했던 자신을 알아주고 보듬어 주었던 기녀들. 그녀들은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어린 자신을 감싸 주었다.
그렇기에 그녀들의 몸에서 풍기는 싸구려 분 냄새와 몸에 배어있는 정사의 냄새가 그 상인의 아내가 뿌리고 다니던 은자 몇 냥짜리 향수보다 더욱 아늑했고 편했고 좋았다. 남들이 창기가 무엇을 아냐고 비웃을지 몰라도 그녀들이 평생을 걸쳐 남자를 상대하며 은자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몸에 익힌 상대의 눈치를 보는 방법들과 경험들 그리고 남자와 잠자리를 하며 얻은 얄팍한 지식이나마 아낌없이 자신에게 가르쳐 주었다.
이 경험과 지식은 힘을 가진 지금에 와서도 무엇 하나 버릴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다.
그리고 적화... 그 무위와 나이에 걸맞지 않게 털털하고 어딘가
맹한 구석이 있는 자신의 양 어머니, 당신의 모든 것을 자신에게 주고 가버린 양 어머니 역시 기녀 출신이었다.
누가 머라고 해도 기녀가 좋았고 기루가 좋았다. 기루에 있을 때는 아프지 않았다. 인두에 지져질 일도, 채찍에 맞을 일도, 꼬챙이에 찔리지도 않았다. 뺨이 부르틀 때까지 따귀를 맞지 않아도 되었다. 추운 겨울 갑자기 들이 닥친 상인을 피해 알몸으로 눈밭에서 밤을 새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기에 언제나 주인여자가 기루에 데려 가기만을 기다렸다.
신경질적인 외모와 달리 기녀들의 몸에 탈이 나면 툴툴거리며 사비를 털어 약을 사다주던 잔정 많던 총관이나 넉넉한 미소로 자신에게 소면을 삶아 주던 뚱뚱한 주방장도, 기녀들을 바라보며 침 흘리던 점소이 형도 친절했지만 무엇보다 언제나 안아주고 반겨주는 기녀들이 있었다.
그래서일까, 언젠가부터 기루를 가지는 것이 자신의 꿈이 되었고, 자신을 도와주었던 기녀들을 만나고 동시에 작게나마 은혜를 갚고자 양 어머니와 기루가 있던 도시를 찾았지만, 이미 도시는 돌림병으로 폐허가 되어있었다.
좌절한 자신에게 안타까운 목소리로 양 어머니가 들려 준 진실을 접한 순간 기루를 가지겠다는 꿈은 더 이상 꿈이 아닌 자신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자신이 어딘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은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알게 머란 말인가. 아름답고 음탕하며 헌신적인여인들과 한데 어울려 행복하게 사는 것은 황제조차 못하는 일이다. 남들이 뭐라고 하던 남아로서 이보다 더 큰 꿈이 어디 있단 말인가.
유백은 고개를 저어 상념을 털어내었다.
[안달하지 말자. 태풍의 눈 한가운데 기루를 세웠다가는 누님들과 놀기는커녕 자칫 누님들까지 위험해, 시간은 많고, 아직 나는 어려, 젊은 게 아니라 어리다고. 그때와 달리 지금은 힘도 능력도 충분하고 앞으로도 더욱 강해질 수 있어. 누님들 무공도 뛰어나고 하니 누님들 나이도 문제는 아니야. 늦어도 스물다섯에서 여섯까지는 충분히 기루를 차릴 자신도 있지.
그때까지는 강호경험 쌓고 여행이나 다닌다고 생각하자. 기녀가 부족하거든 하오문과 거래해서 이름난 기녀들을 끌어와도 되고 아직 머리를 올리지 않은 기녀들 정보를 받아
쓸 만한 기녀를 모아 올수도 있어. 그러니 당장은 여행이나 한다고 생각하자고, 그 안에 당금 강호에서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대충 정리해 놓아야겠지. 그리고 연 누님도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어야지. 더 이상 머리싸움은 하고 싶지 않아.]
마음을 정리한 유백은 여전히 웃고 떠드는 여인들을 바라보며 조금은 추억에 잠긴 눈빛으로 찻잔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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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야설이면 에로가 주가 되야지!!! 어째서 애로가 갈수록 약해져!
다람쥐- 그래도 무협이라서....
독자- 그럼 많이 써!!
다람쥐- 아...안돼요!
독자 - 돼!
이런 느낌으로 미쳐 가고 있습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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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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