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꿈꾸는 늑대 70부
밤이 깊어지자 멀리서 외로운 늑대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사냥 나온 부엉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문명의 이기(利器)를 거부하는 듯 아직도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는 국선도문의 밤은 깊어만 가고 있었다. 그 흔한 시계도 없어 지금시간이 몇 시인지 조차 모르겠지만 수혼은 눈을 감고 있어도 잠이 오질 않는다. 링링의 고집으로 그녀의 방에 누워있는 수혼은 깊은 밤까지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있었다. 수혼의 옆에는 링링이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귀여운 암고양이처럼 몸을 웅크리고 잠들어 있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짧은 반바지에 어깨까지 드려난 면 티를 입고 있었다.
링링은 순진한건지 대담한건지 알 수 없지만 남자가 옆에 있는 대도 세상모르게 잠들어 있었다. 수혼이 지금까지 지켜본 링링은 좀 거칠고 버릇없지만 순진하고 마음씨 착한 어린소녀였다. 생각해 보면 자신도 산에서 생활할 때 링링과 비슷했다. 일년 내내 인적(人跡)이 드문 산에서 사부하고만 살았을 당시에는 예의(禮儀)도 없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산에서 내려와 많은 사람들과 생활하며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당시에는 자신의 판단기준에 맞추어 남을 배려할 줄도 모르고 자기생각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한마디로..........싸가지 없는 놈 이였다. 아마 링링도 그때의 자신과 비슷할 것이다. 자신과는 조금 다르게 사부뿐만 아니라 여러 사형제가 함께 있지만 가만히 지켜보면 그녀는 사형제들과는 잘 어울리지 않고 사부하고 단둘이 이곳 초가에서만 생활하는 것 같았다. 산에 여자라고는 링링밖에 없고, 평생을 독신으로 산 노인이 링링에게 남녀간의 일을 알려주진 못했을 것이니 링링이 거리낌 없이 자신의 옆에서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자신은 그렇지 못하니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어두운 방이라고 하지만 달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방안을 비추니 눈이 어둠에 조금만 익숙해져도 사물을 구분하는 대는 지장이 없고, 달빛에 비추는 링링의 모습은 오히려 더욱 자극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그녀의 긴 다리에 달빛이 내려앉아 그녀의 다리에 난 솜탈까지 확연하게 비추고 있고, 창문너머 들어온 미풍이 그녀의 다리를 스치듯 핥고 지나가니 솜털이 부끄러운 듯 흔들린다. 수혼은 링링을 보지 않으려 고개를 돌리지만 한번 머리에 각인된 링링의 모습을 떨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미 팬티는 텐트를 치고 있었고, 두근거리는 심장이 진정할줄 모르니 수혼은 한숨을 쉬고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 야밤에 어디가?”
“어~ 안자고 있었어.”
“아저씨가 뒤척이는 바람에 깼어. 좀 조용히 잠 좀 자자. 잠버릇이 고약한거야 아니면 잠이 안 오는 거야.”
“잠자기 불편해서 그래. 아무래도 사랑방으로 가야 될 것 같다.”
“왜~ 나하고 잠자기 불편해. 내가 불편하게 했다면 저만치 떨어져 잘게.”
“그........그게 아니라. 다 큰 처녀하고 한방에서 자는 게 영~~~ 불편해서 그래.”
“왜~.........이상하네. 내가 불편하게 한 것도 없잖아. 아저씨 간호하려고 그러는 건데 그게 불편해..............정말 이상한 아저씨네.”
“이상한 아저씨(?)..........휴~ 하긴 내가 이상한 놈이지. 그래~ 그렇게 생각해. 난 아무래도 사랑방으로 가야겠다. 여기 더 있음 사고(?) 칠 것 같아서 안 되겠어.”
“사고(?)..........무슨 말이야. 사고를 치다니..........아저씨 혹시 링링에게 나쁜 짓 하려는 거야.”
“나.......나쁜 짓이라니. 무슨 말이야.”
“흥~ 링링도 다 알아. 남자는 예쁜 여자하고 같이 있음 막~ 뽀뽀하고 옷 벗기고 나쁜 짓 하고 싶어 한다며................아저씨도 그래.”
“무.......무슨 소리야. 누구한테 이상한 말만 들어가지고........이상한 상상하지 마.”
“사형들이 그랬어. 남자는 다 늑대라고...........여자가 조금만 틈만 보여도 나쁜 짓 하려 한다고 했단 말이야.”
“참 내원~ 그래 사형들 말이 맞다 맞아. 나도 링링보고 있으니까 늑대가 될 것 같다. 우~~ 무섭지. 그러니까 사랑방으로 갈게”
“호호호~ 아저씨 아픈 사람 맞아. 남자들은 아파도 여자만 보면 늑대가 되고 싶은 모양이지.................아저씨도 그래. 내게 나쁜 짓 하고 싶어.”
“너...........나쁜 짓, 나쁜 짓하는데 뭔지 알고나 말하는 거야?”
“왜 몰라~ 다 알아.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숙맥인지 알아. 나도 알건 다 알아~”
“휴~ 그만하자. 너하고 싸우고 있는 내가 바보지~”
“뭐~~~어~~~ 아저씨 지금 무시하는 거지. 씨~ ”
링링은 수혼의 말에 토라진 모양인지 수혼을 흘겨본다. 두 사람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링링과 수혼은 자리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링링은 수혼의 입 꼬리가 올라가 억지로 웃음을 참고 있는 듯한 표정에 더욱 화가 치민다.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표정.......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것이 까불고 있다는 표정이다.
링링은 수혼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힐긋힐긋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사형들의 말이 머리에 맴돌았다. “남자들은 다 늑대야. 링링같이 아름다운 여자만 보면 다들 나쁜 짓하려고 할 거야.” 그래서 링링은 물어봤다. “사형들 나쁜 짓이 뭐야” 사형들은 말을 못하고 우물거렸다. 링링이 계속해서 알려달라고 조르자 “그건 말이야. 그러니까? 뽀뽀하고 옷 벗고 응응하는 거야.” 링링은 뽀뽀는 알겠는데 응응(?)은 뭘까 궁금했다. “사형 응응(?)이 뭐야!” 사형은 얼굴이 붉어져서 대답도 못하고, 링링은 끈질기게 사형에게 물었다. “그건 옷 벗고 그러니까? 휴~ 나도 자세히는 몰라. 하여튼 남자는 늑대야. 조심해” 링링은 피식 웃고 말았다. “사형도 남자면서 그런 소리하는 거야. 치~ 사형도 응응~이 뭐지 모르지?” 링링은 남녀간의 일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 사부도 자신에게 남녀간의 일에 대해서는 아무 말씀도 없었다. 수혼과 같이 자겠다고 하자 사부는 웃기만 하셨다.
링링은 수혼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걸 알고부터 기분이 이상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몸속 세포들이 긴장하며 귀까지 멍해진다. 가끔 할아버지와 함께 자기도 하고 사형들과 허물없이 지내며 살을 맞대고 장난친 적도 많았다. 어려를 적에는 사형들과 알몸으로 물장구치며 같이 놀았다. 자신에게 사형들은 남자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이 남자는 틀리다. 뭐가 틀린 것일까? 자신도 모르겠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픈 모양이다. 걱정된다. 혹시 다시 통증이 오는 걸까? 안타깝다. 저 사람이 아픈데 왜 자신도 아플까? 왜 자신의 가슴이 아플까? 이상하다.
수혼에게 화가 난다. 자신을 어린아이 취급한다. 다 큰 처녀보고 말끝마다 꼬마아가씨란다. 그것도 모자라 이젠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취급한다. 자신도 알만큼 안다. 그가 자신을 무시하니 화가 난다. 사형들이 그런 말을 했다면 그냥 웃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저 사람이 그러면..........................화가 난다.
수혼은 손을 들어 링링의 머리를 만지려 했다. 링링은 기분이 나쁘다. 마치 귀여운 강아지 머리를 쓰다듬듯이, 어른이 어린아이 머리 쓰다듬듯 자기를 대하는 것이 기분 나쁘다. 자신도 어른이다. 링링은 수혼의 손을 쳐 버린다.
“아저씨 기분 나빠~ 어린애 취급하지 마.”
“하하하~ 링링 삐졌어. 참~ 그래 미안해. 솔직하게 말하자. 링링이 남녀간의 일에 대해서 잘 모르니 모르겠지만 난 링링 같은 아름다운 아가씨와 같이 있음 참을 수 없는 성욕이 올라와~”
“성욕(?) 그게 뭐야.”
“다음에...............다음에 링링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돼. 성욕이란 남녀가 서로의 몸을 원하는 욕망이지. 남자가 여자에게 나쁜 짓하는 건 아니야.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확인하는 행위로, 사랑하는 남녀간에 예쁜 아기를 만들기 위한 행위를 하는 거야. 사형들이 링링이 너무 아름다우니까 걱정돼서 그렇게 말했을 거야. 하여튼 난 링링과 틀려서 링링과 같이 있음....................힘들어.”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위?.....................사랑이 뭐야~”
“글쎄. 사랑을 한마디로 표현하긴 힘들어.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고 사랑하는 방식도 틀려. 링링도 언젠간 사랑하는 사람이 만날 거야. 그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
“음~~~ 아저씨............보고만 있어도 즐거워지고, 보고 있음 몸이 공중에 붕 터있는 느낌이고, 잠시만 떨어져 있어도 보고 싶고...........뭐~ 이런 기분은 뭐야~”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과 비슷한 증상인데. 누가 그래.”
“응~ 링링이 그래. 아저씨 보고 있음 그런 느낌이야. 그게 사랑이야.”
“무...........무슨 소리야.”
“나 아저씨 사랑하는 것 같다.”
수혼은 벌떡 일어나 버렸다. 꼬마아가씨가 별소릴 다한다. 신체구조상(?) 링링에게 성욕을 느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사랑이라니................말도 안 된다. 수혼이 일어나 방을 나가려하자 링링은 자리에서 일어나 수혼의 어깨를 잡았다.
“아저씨 왜 말이 없어. 나 아저씨 사랑해.”
수혼은 돌아보지도 않고 어깨에 올려진 링링의 손을 잡았다.
“링링~ 향상 보는 사부나 사형들이 아닌 다른 사람을 보니까 혼란스러운 모양이다. 링링도 생각해 봐~ 일년 내내 사람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이런 곳에서 생활하다 보면 외지에서 사람이 오면 무조건 반갑지 좋지. 나도 산에서 20년 가까이 외롭게 생활해서 링링의 기분을 잘 알아. 아마 그런 느낌일거야. 그건 일시적인 현상이야. 일종의 호기심이라고 할까? 내가 떠나고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잊혀 질 거야.”
“아니야. 그렇지 않아. 처음 보았을 때부터 좋았어. 맨 처음 아저씨와 대결하고 나서 아저씨가 너무나 멋지게 보였어. 처음이야. 링링이 남과 대결해서 패한 건 아저씨가 처음 이였어. 근데 억울하고 분해야 하는데............아저씨가 멋지게 보이는 거야. 아저씨가 할아버지와 대결할 때...........당연히 할아버지를 응원해야하는데 속으로 아저씨를 응원하고 있었어. 나도 내 자신이 믿어지지 않았어...........아저씨가 다쳤을 때.........가슴이 아팠어........할아버지가 사랑방에서 아저씨를 치료하겠다는 걸 억지를 부려서 내방에 눕히게 했어. 내방에 들어온 사람은 할아버지 빼고 아저씨가 처음이야. 나...............그냥 일시적인 감정 아니야. 사랑.........잘 모르겠어. 하지만 아저씨가 좋을 걸.”
수혼은 한숨이 나왔다. 산골의 순진한 아가씨...........세상물정 모르는 이 꼬마(?)아가씨를 어떻게 해야 할까? 수혼은 몸을 돌려 링링의 양쪽 어깨를 잡았다. 수혼은 심각한 얼굴로 링링을 바라보았다.
“잘 들어. 난 결혼한 사람이야. 한국에 날 기다리는 부인이 3명이나 있어. 그리고 곧 떠날 사람이야. 링링의 지금 그 감정........좀 전에도 말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이야.”
“결........혼.........했다고....................그게 무슨 상관이야.”
“뭐~ 링링은 결혼이 뭐지 몰라. 사랑하는 남녀가 함께 사는 거야.”
“알아~ 링링이 바보야 그것도 모르게. 근데 3명이나 된다며..........결혼은 한명하고 하는 거 아니야. 아저씨 거짓말 하는 거지?”
“허~~”
수혼은 자기도 모르게 링링에게 부인이 3명이라고 한걸 크게 후회했다. 쓸데없는 말을 해서 링링이 자신의 말을 의심하는 모양이다.
“링링 말대로 결혼은 한명하고 하는 거지. 물론 나라마다 조금씩 틀리지만...........하지만 내가 거짓말하는 게 아니야. 정말이야. 내가 뭐 때문에 그런 거짓말을 해. 내가 부인이 3명 인건.........좀 사연이 있어.”
“사연(?) 흥~ 거짓말 하지 마. 아저씨 링링이 싫은 거지. 그래서 거짓말 하는 거지.”
“그게 아니야 바보야. 내가 왜 링링을 싫어해. 정말로 결혼했어. 사랑하는 여자가 따로 있단 말이야.”
“정말............정말로 3명하고 결혼했어.”
“응~ 정말이야.”
“음~~~~........................날 싫어하지 않는다?..............부인들이 있다?............좋아 알았어. 아저씨 결혼했다고 치지 뭐~”
수혼은 링링이 선심(善心)쓰는 것처럼 말하자 눈물나게 고마웠다. 어쩌다 자신이 이런 처지가 된 건지.......참 기도 안찬다...........하지만 링링은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링링은 수혼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을 속이기 위해 수혼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수혼이 자신을 싫다고 하지 않았으니.......일단은 안심이다. 18살 순진한 산골처녀의 마음속에는 이미 수혼이란 존재가 각인되고 있었다.
사방신 중 청룡(靑龍)은 전날 지나의 집을 살펴보고 오늘 지나를 보쌈하기 위해 지나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대 국선도문의 사방신(四方神) 중 한명인 자신이 나이어린 계집애나 보쌈 해야 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지만 이미 성민을 도와주기로 한 이상 내키지 않아도 할 수 밖에 없었다. 청룡은 지나의 집을 살펴보고 있다 세상이 어둠이 깔리자 경비하는 놈들의 눈을 피해 담을 타고 올라가 담에 붙은 감시용 감지센서의 전선을 칼로 끊어버리고 사뿐히 담을 넘었다. 많은 사람들이 기거하던 강철의 집이였지만, 현재는 은양과 지나 그리고 일하는 아줌마들만이 집안을 지키고 있었다. 집을 감시하는 강철파 녀석들이 2~3명 남아있기는 하지만, 녀석들은 모두 집밖에서 감시하고 있어 집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정원에 떨어진 청룡은 멀리 지나의 창문을 살펴보니 아직 불이 켜져 있는 것이 그녀가 방에 있는 것이 확실했다. 청룡은 최대한 조용히 일을 처리하기로 마음먹고 정원의 나무들 사이로 그림자를 감추며 집으로 이동했다.
지나는 몇 칠전부터 TV나 라디오에서는 연일 강철파의 뇌물상납비리 수사에 대한 뉴스와 더불어 아버지의 체포영장이 청구되고 검찰에 검거에 나섰다는 뉴스를 들었다. 그리고 자신을 경호하는 아저씨에게 현재 아버지가 모처에 은신중이며 강철파가 갈치파연합군에게 공격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또한 아저씨는 혹시나 갈치파연합군이 자신을 노릴지 모르니 집안에서 나오지 말라는 말도 함께 전했다. 한참 수혼과 결혼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에 젖어있던 지나인지라 아버지와 강철파에 대한 소식은 대단한 충격 이였다. 오매불망(寤寐不忘) 중국에서 수혼이 돌아오기만 기다렸는데...............그와 결혼하여 행복할 자신의 그리고 있었는데................이..........것.......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지나는 아버지의 행방도 알 수 없고, 아저씨의 말도 있고 해서 집에서 차분하게 강철과 수혼의 소식을 기다리기로 했다. 지금 지나는 책상에 책을 펴놓고 있지만 글씨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머릿속에서 아버지에 대한 걱정과 수혼에 대한 걱정이 떠나지 않는다. 중국으로 떠난 수혼은 한달이 넘도록 소식이 없다. 혹시 중국에서 잘못된 건 아닐까? 그에게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 중국에 핸드폰을 가져가지 않는 모양이다. 강철파가 공격받기 전에 수혼의 집에도 찾아가 보았다. 그곳에는 체육관만 덩그러니 남아있고 수혼이 살던 집은 덩덩 비어 있었다. 쌍둥이 자매도 요코도 그곳에 없었다. 지나는 읽고 있던 책을 덮고 침대에 누워버렸다. 아버지가 실종되고 은양도 걱정이 되는지 말이 없어지고 이젠 자기 방에 틀어박혀 나오질 않는다. 월래 정답고 화목한 집도 아니지만 요즘 들어서는 집안에 냉기만 흐른다.
청룡은 벽을 타며 조심스럽게 지나방의 창가로 접근했다. 창가에서 고개를 내밀고 살짝 방안을 살펴보니 젊은 여자아이가 반바지에 짧은 티를 입고 침대에 누어있는 모습이 보였다. 지나의 사진을 미리 보았던 청룡인지라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가 지나임을 확인하고 사뿐히 창가로 올라온다. 창문은 무더운 여름이다 보니 잠기지 않고 열려있었다. 청룡은 심호흡을 한번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지나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다 갑자기 들려오는 발자국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려보니 40대의 남자가 창문을 통해 자신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깜짝 놀란 지나가 막 소리를 지르려하는데 그 남자의 주먹이 자신의 복부를 향해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지나도 운동을 좀 한지라 주먹을 피하려 했지만 상대가 내지른 주먹이 어찌나 빠른지 피할 틈도 없이 지나의 복부에 깊숙이 박힌다.
“푹~~~~”
“헉~~~~”
목구멍까지 올라오던 비명소리가 갑자기 숨이 막혀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만다. 지나의 허리가 휘어지며 고개를 숙이자 청룡의 수도가 지나의 옥침혈(뒷골, 뒤통수)을 정확하게 가격해 버린다.
“퍽~~~~~”
“음~~~~~”
목을 수도에 강타당한 지나의 몸이 축 늘어져 버리고 청룡은 지나를 살펴보니 기절모양이다. 청룡이 기절한 지나를 살펴보니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더욱 아름답다. 약간은 서구적인 마스크에 몸매도 군살하나 없이 매끈하다. 강철을 유인할 미끼라고는 하지만........성민이 놈의 성격상 이년을 고이 모시고 있진 않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자 자신의 아랫돌리가 불끈하고 일어난다. 청룡은 입맛을 다시다 재빨리 주머니에서 밧줄을 꺼내 지나의 팔과 다리를 단단히 포박하고, 다시 주머니에서 테이프를 꺼내 지나의 입을 봉해버린다. 일단 이곳을 빠져나가서 이년을 잡아먹든 성민에게 고이 모셔가든 결정하기로 했다. 청룡은 지나를 어깨에 걸친다. 보기와는 다르게 가볍다. 창문을 열고 밑을 내려다보니 은근히 높다. 지나를 짊어지고 뛰어내리긴 힘들 것 같다. 청룡은 지나를 내려두고 창가에 있던 커튼을 찢어서 밧줄을 만들어 밑으로 내려트렸다.
다시 지나를 어깨에 걸치고 조심스럽게 밧줄을 잡고 내려간 다음 정원을 가로질려 자신이 넘어온 담으로 다가갔다. 담 밑에 도착한 청룡은 지나를 내려두고 다시 지나 방으로 돌아와 커튼으로 만든 밧줄을 풀어서 담으로 이동한 다음 지나를 커트 끝에 묶어두고 자신이 먼저 담으로 올라갔다. 담 위에 올라간 청룡은 밧줄을 끌어당겨 지나를 들어올리고, 지나를 품에 안은 청룡은 담 밑으로 뛰어 내렸다.
이제 이곳을 벗어나기만 하면 끝난다. 청룡은 누가 볼까 두려워 빠른 걸음으로 지나의 집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한적한 골목길에 다다른 청룡은 잠시 망설인다. 이제 길 모퉁이만 돌면 자신이 타고 온 자동차와 성민이 함께 보낸 놈이 기다리고 있다. 청룡은 품에 안고 있는 지나를 다시 보았다. 정말 보면 볼수록 탐나는 년이다. 이대로 성민이 놈에게 데리고 가면 분명히 성민이 놈이 꿀꺽~할 걸이다. 지금까지 지켜본 성민이 놈의 성격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놈이다. 성민이 놈이 먹기 전에 자신이 한번 먹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손에 전해지는 지나의 감촉도 죽이고.........봉긋하게 솟은 젖가슴만 봐도 가슴이 울렁거린다. 잠시만..........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청룡은 모퉁이를 돌아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려고 막 돌아서는데...........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한 노인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얀 턱수염이 멋지게 자라고, 하얀 모시적삼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노인이다. 노인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청룡의 눈이 노인과 마주쳤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엉키고.............청룡은 온몸의 세포들이 팽팽하게 긴장하기 시작했다. 노인에게 풍기는 기도........그건 자신의 사부에게나 느끼던 기운이다. 노인에게서 태산을 앞에 둔 듯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중압감이 느껴진다. 때론 말보다 상대방의 눈빛으로 많은 걸 알 수 있다. 지금 노인은 자신을 노리고 있다. 몸은 비쩍 마르고 툭 치면 나무젓가락 마냥 부러져 버릴 것은 외모지만 노인에겐 감히 범접(犯接)하기 힘든 위엄(威嚴)이 있었다.
청룡은 지나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잘 생각했다. 이제 그만 가라~”
“당.......당신은 누구죠. 절 따라 온건가요?”
“알거 없다. 네놈이 담을 넘을 때부터 쭉~ 지켜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좀도둑인줄 알았더니 여자나 납치하는 파렴치 한 놈일 줄이야. 내가 그 아이만 포기하면 용서하고 보내주겠다.”
“다 봤습니까? 처음부터............이거 참~ 그냥 가던 길이나 가시지 이 여자아이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나서는 겁니까?”
“처음에는 그냥 못 본 척 하려했다. 근데 네놈의 몸놀림을 살펴보니 제법 무술을 수련한 놈 같더구나. 그런 놈이 할일이 없어 여자나 납치하고.........또 네놈의 눈동자를 살펴보니 색욕이 눈깔이 붉어진 것이.........차마 그 꼴을 보고 그냥은 못 지나치겠다.”
청룡은 노인의 말을 듣고 심한 부끄러움을 느낀다. 마치 중국에 있는 자신의 사부가 이곳에 와서 후계하는 듯한 착각이 빠진다. 하지만.............이대로 물려날 수는 없다.
“사연이 있습니다.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으로 이런 짓을 하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죠. 또한 제가 잠깐 색욕에 빠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대로 순순히 물려날 수는 없습니다. 전 이 아이를 데려가야 하겠습니다.”
“말로 해서 들어먹을 놈이 아니구나. 부끄러움을 느꼈다면 잘못을 뉘우치고 물려나야 하거늘 끝까지 해 보겠다는 거냐!”
“노인과 이 아이가 상관없다면 노인께서는 그냥 가던 길을 가세요.”
“허허허~ 이놈아~ 그 아이와 노부하고는 작은 인연이 있는 아이다. 그냥 순순히 보내줄 수 없다.”
“할 수 없군요. 전 이 아이를 데려가야 하고, 노인께서는 절 막으시겠다면 무력을 쓸 수밖에 없군요.”
“네놈이 익힌 알량한 재주를 꽤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그래 네놈의 실력이나 한번 보자구나~”
청룡은 가슴까지 손을 올리고 주먹을 쥐었다. 노인을 상대함에 태만히 할 수 없었다. 노인에게 풍기는 기도는 자신의 사부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어쩌면 사부보다 강할지 모른다. 노인은 뒷짐을 지고 태연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아무런 준비동작도 없고, 온몸이 허점투성이 같다. 하지만 막상 공격하려하면 어디를 공격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나 많은 허점들이 오히려 공격을 주저하게 만든다.
청룡은 자꾸만 커져만 가는 압박감에 숨도 쉬기 힘들 정도가 되자...........더 이상 참지 못하고 노인을 덮친다. 청룡의 장기는 신법(身法)이다. 그의 몸은 빗살 같은 속도로 노인에게 접근하여 노인의 영태혈(가슴)을 공격한다. 노인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가벼운 손놀림으로 청룡과는 상관없는 곳으로 주먹을 휘두른다.
“흔들흔들~~”
청룡은 급히 물려나며 몸의 균형을 잃고 흔들린다. 노인의 주먹이 향하는 곳은 바로 자신이 움직일 공간이다. 노인은 자신의 신법을 미리 읽고 자신이 움직일 공간을 미리 공격한 것이다. 청룡의 몸이 흔들리자 노인의 다른 손이 천천히 자신의 중정혈(가슴팍)을 노리고 쳐오는 것이 보인다. 청룡의 눈에 노인의 손이 한없이 느리게 보인다.
“퍽~~~~”
“끙~~~~”
너무 빠를 것은 순간적으로 느리게 보이는 법...........청룡은 가슴을 붙잡고 몇 걸음 뒤로 물려났다. 의외로 충격은 대단하지 않았다. 그냥 누군가 가슴을 떠민 정도의 충격이다.
“그만한 실력을 가지고 우쭐했던 거냐. 네놈이 사용하는 무공을 보니 국선도문의 제자 같은데.............네놈의 사부가 불쌍하구나.”
“이익~~~ 저을 욕하는 건 참을 수 있지만 국선도문을 비망하시는 건 참을 수 없습니다.”
청룡은 노인의 말에 발끈한다. 자신이 누군가. 비록 사부에게 허락도 받지 않고 한국에 들어와 남의 하수인 노릇이나 하고 있지만 대 국선도문을 수호하는 사방신이 아닌가? 그런 자신이 사문의 명예를 더럽힐 수는 없다.
청룡은 다시금 노인에게 달려간다. 빠르고 깔끔한 동작...........청룡의 두 주먹이 번개처럼 움직이며 노인에게 날아온다. 청룡의 주먹은 많은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노인은 두 팔을 가슴으로 모르고 원을 그리듯 돌리니 청룡이 만들어낸 그림자들은 노인의 앞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노인은 금나수의 청룡의 천주혈(목덜미)을 잡아온다. 청룡은 노인의 날카로운 금나수를 피해 뒤쪽으로 한걸음 물려나니.........천주혈을 향해 다가오던 노인의 손이 장(掌)으로 변하더니 가볍게 흔들거린다.
청룡은 갑자기 눈앞에 수많은 나비가 날아오르듯 손 그림자들이 자신에게 날아오니 크게 놀라 주먹을 휘둘려 권막(拳幕)을 치려했지만 나비처럼 나르던 그림자들이 갑자기 빨라지며 자신의 몸을 강타하고 만다.
“퍽.......퍽.........퍽.........퍽”
그림자들은 청룡의 가슴, 어깨, 아랫배 등을 가리지 않고 연속적으로 타격하고 청룡은 충격에 휘청거리며 뒤쪽으로 쭉~~ 밀려난다. 청룡이 밀려나자 노인의 다리가 처음으로 움직이는 것 같더니..........노인은 한 마리 학처럼 공중으로 날아올라 청룡을 향해 다리를 휘두른다. 하늘에서 수많은 발그림자들이 피어나며 화려하게 날아오르고...........그림자들은 물려나는 청룡을 향해 날아간다.
청룡은 정신이 물려나는 와중에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그림자들을 보고는 자신도 주먹으로 그림자들을 상대해 보지만 그림자들은 눈이라도 달린 듯이 자신의 주먹을 스치고 지나 역시나 몸의 이곳저곳을 강타해 버린다.
“퍽.......퍽........퍽.........퍽”
“크~~아~~악”
끝내 청룡은 입에서 신음소리와 함께 한사발의 피를 토해내며 바닥에 무릎이 굽혀진다. 노인은 공중에서 사뿐히 청룡의 앞에 떨어진다.
“이제 알겠느냐. 네놈이 지닌 재주가 얼마나 미천하지 않았으면 내큼 물려가 수련에 정진하도록 해라.”
“헉........헉.......헉 그.......그것이 무슨 무공입니까?”
“네놈이 알아 무엇 할꼬. 내큼 물러가지 못하겠느냐?”
“아직 이대로 물려갈 수는 없습니다. 제가 가진 재주가 한 가지 더 있으니 마쳐 펼쳐 보이고 그래도 안 되면 물러나겠습니다.”
“허허허~ 고집이 센 놈이구나. 좋아~ 해 보거라.”
청룡은 입주위에 뭍은 피를 닦아내고 품속에서 작은 단검을 뺀다.
“검법입니다. 노인께서도 준비하세요.”
“허허허~ 난 준비 됐다..........공격이나 보거라.”
“조심하세요. 국선도문의 검법은 날카롭습니다.”
청룡의 단검이 빗살처럼 솟아지며 길게 검영(劍影)을 만들어 내며 노인의 심장을 해야 날아온다. 노인은 날아오는 단검을 보고 있더니 손으로 수도(手刀)를 만들어 청룡의 검을 잡은 손을 베어온다. 청룡은 노인의 수도를 무시하고 노인의 심장만을 노린다. 일격필살(一擊必殺).......청룡은 자신에게 남겨진 모든 힘을 응축해서 노인을 공격하고 있었다. 노인의 몸이 흐려지며 흔들거리는 것 같더니 청룡의 검은 노인을 옆을 스치고 지나가고, 노인의 수도는 물이 흐르듯 청룡을 품을 파고들어 청룡이 검을 들고 있는 팔의 곡지혈(팔목에 있는 마혈)을 가격한다.
“퍽~~~~”
“챙그~~랑”
노인을 스쳐지나간 청룡은 검을 떨어트리고 팔을 축 늘어트리고 만다. 완벽한 패배다. 노인은 자신이 쳐다보기 조차 힘든 고수였다. 누굴까? 누군데 자신을 이렇게 형편없이 패배하게 만드는 것일까? 노인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다시 뒷짐을 지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자신과 생사(生事)의 결투(決鬪)를 벌인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지금 노인의 모습은 처음 보았을 때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아마 자신이 별짓을 다해도 노인의 상대가 될 수 없을 것 같다. 눈앞에 있는 노인은 중국에 있는 사부보다 강하면 강했지 약하지 않을 것이다. 청룡은 고개를 푹 숙이고 만다. 한국에 와서 이런 고수를 만날 줄이야............자신이 한없이 초라해 진다.
“이제 물러가거라.”
“알겠습니다. 이만 물러가죠.”
청룡은 지나를 한번 쳐다보고 돌아선다. 노인이 지키고 있는 한 그녀를 데려갈 순 없을 것이다.
노인은 청룡이 물려가자 지나를 안고 휘적휘적 골목길을 걸어갔다. 보기에는 천천히 걷는 것 같은데 삽시간에 노인의 모습이 골목길에서 살아지고 없었다.
ps : 수혼이 놈에게 링링하고 일 좀 벌리라고 친절하게 방까지 잡아주었는데........이놈이 작가의 말도 듣지 않고 싫다고 한다. 죽일 놈.........조만간에 손 좀 봐야지.
밑에 있는 글은 읽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소설 아님~~~
소라를 알고 소라에 들어왔다.
맨 처음에는 만화만 읽었다.
야한 만화 무지하게 봤다.
나중에 야설계시판이 있다는 걸 알았다.
단편으로 몇 편 읽어보았다.
재미있다. 만화나 동영상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장편으로 보기로 했다.
역시 몇 편 읽었다.
역시나 재밌다.
한동안 게시판을 기웃거리며 마음에 드는 글을 찾아 읽었다.
와~~ 대단한 글이다.
예게~ 이것도 글이라고..........
한동안 읽다보니 식상하다.
그게 그거다.
소라를 멀리했다.
한참 만에 소라에 들어왔다.
사이트가 변했다.
내가 즐겨 읽던 만화가 없다.
성질난다.
혹시나 싶어 소설계시판을 클릭 해 보았다.
산뜩하다.
몇 개의 글을 골라 읽어보았다.
재미있다.
야설을 읽다보니 이상한 생각이 든다.
한번 쓰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야설을 직접 쓴다.
망설여진다.
옛날에 무협지를 쓴 기억은 있지만...............그때가 언제인가?
심심해서 습작으로 섰던 무협지........지금은 원본만 남아있다.
당시에 개인 BBS(pc통신 시절의 개인 홈페이지)에 연재했던 내용은 찾을 길이 없다.
야설을 쓰자고 마음먹고 컴퓨터에 앉았다.
그동안 읽었던 내용이 있었던지 줄줄이 나온다.
일주일 만에 한글(hwp. 10포인트, A4기준) 60장 정도를 섰다.
소라에 작가신청을 했다.
기다리란다.
1주일간 기다리며 한편을 완성했다.
한글로 120장..........
한편을 완성하고 보니 다음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건...............
옛사랑의 추억을 글로 정리하고 싶었다.
야설............
아니다.
야설로 쓸 수 없었다.
남들이 읽지 않아도 좋다.
자신을 위한 글을 쓰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메일을 확인하니 작가로 승인이 되었단다.
처음에 쓴 글은 읽어보지도 않았다.
옛날부터 글을 쓰고 나서 다시 읽어 본적이 없다.
심지어 편지를 써도 읽어보지 않고 보낸다.
습관이다.
내가 쓴 글을 읽으면...............모두 파기한다.
창피해서..............보내지 못한다.
아마 이번 글도 내가 읽으면 파기할 것이다.
그래서 그냥 올린다.
그냥 하루에 모두 올렸다.
34편이다.
게시판이 내 글로 도매가 되었다.
다른 분들께 미안했다.
기다려 보기로 하자.
많은 분들이 읽는다.
재미있나.
하루에 모두 올린 글이라 반응이 궁금했다.
몇 분이 리플이 남겼다.
“그것도 글이냐~”
이런 반응은 아니다.
기분이 묘했다.
그간 또 한편의 글이 반쯤 완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옛 사랑의 기억이라 완성하기 힘들었다.
몇 칠이 지났다.
더 이상 리플은 없다.
내가 쓴 글을 조금 읽어보았다.
창피했다.
이걸 글이라고............
아무리 야설이지만.........
순전히 떡치는 이야기뿐이니.............
쪽팔려서 안 되겠다.
좀 글다운 글을 써보자.
무협+액션+로맨스를 버물려서 글다운 글을 써보자.
처음에는 초원을 달리는 늑대로 제목을 정했다.
근데........제목이 촌스럽다.
그래 낭만을 꿈꾸는 늑대로 하자.
9편을 연재했다.
참~~~~~~~~~~~~~~~~~
야설이 별로 없으니 반응이 없다.
읽는 사람도 얼마 되지 않는다.
내 글 자체가 재미없나.
단편을 한편 쓰기로 했다.
제목도 자극적으로 정했다.
무지하게 많이 읽는다.
허허~ 참~~~~~~~~~~
낭만을 꿈꾸는 늑대의 연재를 중단했다.
이번에는 다른 글을 올렸다.
아예~ 야설을 제거한 글...........
이것도 읽지 않겠지...........
역시 읽지 않는다.
이글은 남을 위한 글이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한 글이다.
그녀와의 사랑이야기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글을 완성해 갔다.
드디어..............끝까지 올렸다.
리플에 대해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냥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기로 했다.
아무래도 장편으로 갈 것 같다.
양기골~ 쓰고 창피해서...........
외전형식으로 시작한 글이 양기골보다 길어질 것 같다.
그냥 내 글을 쓰자고 생각하니 맘이 편했다.
나름대로 기준도 정했다.
이때까지는 상황에 따라 부를 나누다보디 4장, 5장, 10장등 일관성이 없었다.
쓰다가 재미없으면...........지겨우면..............단편을 쓴다.
한편에 9~10장으로 정했다.
9~10장이 되지 않음 올리지도 않았다.
연재 주기도 내 맘대로.........
중간에 쓰기가 귀찮아 졌다.
그만 쓸까?
반응도 없는데.........
그래도 내 새낀데 끝까지 써야지.........
30부가 넘어가니 고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생긴다.
글을 쓰기 시작하며 게임도 못했다.
그전에는 심심하면 삼국지와 스타를 했는데.........
난 삼국지와 스타 메니아다.
글을 쓰기 전에는 밤새도록 삼국지 했다.
집에 있는 컴퓨터가 바이러스를 먹었다.
하드 포맷을 해 버렸다.
게임도 모두 날아갔다.
지금도 집에는 게임이 없다.
그동안 쓴 소설도 날아갔다.
소라에 올린 것이 원본..........
책 읽는 것도 좋아한다.
만화, 소설, 무협, 수필, 역사 심지어 종교서적까지 읽어대는 잡식이다.
글을 쓰기 시작하며 책한 권 읽은 기억이 없다.
글을 쓰며 자료 찾으려 가끔 보기는 했다.
중간에 영은이를 죽어버렸다.
그녀는 주인공이 아니다.
글을 쓰다보니 주인공 수혼이가 좋다고 끼고 사는 년이다.
나쁜 놈........
작가말도 안 듣고 지가 좋다고 영은이를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영은이는 스토리 전개상 죽어야한다.
그녀가 죽지 않음.............전개가 되지 않는다.
마음 독하게 먹고 죽었다.
원성의 목소리가 올라온다.
어떤 분은 나보고 사랑도 못해본 놈이라고 한다.
참~~~~~~~~~~~~
7년간의 사랑은 보지도 못하신 모양이다.
40부가 넘어간다.
서서히 지쳐간다.
근데.................
반응이 온다.
많은 분들이 재미있다고 한다.
그냥 무조건 떡치는 야설이 아닌데..........
그런 부분을 많이 생략했는데...........
후후후~~~~
다시 힘이 생긴다.
소라님이 이달의 작품으로 올려주시더니........
다음달에 이달의 작가로 선정해 주신다.
단편은 그만 쓰고 낭만~을 쓰는데 매진했다.
50부...........
처음 생각했던 편수가 50부다.
끝날 기미가 없다.
글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내가 제어하기 힘들다.
맘대로 뛰어놀도록 내버려 둔다.
60부.........................
그만 쓰고 싶다.
끝내고 싶다.
등장인물들이 거부한다.
끝내면 안 된다고 한다.
아직 할 말이 많다고 한다.
내가 억지로 끝내려고 하니까?
미희가 유엽비도를 손에 들고 가만히 날 바라본다.
미나는 면도를 들고 날 노려본다.
링링은 아직 자기는 등장하지도 않았는데 끝내면 다시는 안본다고(?) 한다.
특히 지나..............그녀가 제일 무섭다.
그녀의 한서린 눈동자가 제일 무섭다.
그동안 내게 쌓인 원한이 많은 모양이다.
언제까지 계속될까?
나도 모르겠다.
오늘 70부 올렸다.
오늘은 슬픈 날이다.
내가 좋아하던 한분의 작가님이 야설계를 떠났다.
나도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하지만 주인공들이 날 붙잡는다.
밤이 깊어지자 멀리서 외로운 늑대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사냥 나온 부엉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문명의 이기(利器)를 거부하는 듯 아직도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는 국선도문의 밤은 깊어만 가고 있었다. 그 흔한 시계도 없어 지금시간이 몇 시인지 조차 모르겠지만 수혼은 눈을 감고 있어도 잠이 오질 않는다. 링링의 고집으로 그녀의 방에 누워있는 수혼은 깊은 밤까지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있었다. 수혼의 옆에는 링링이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귀여운 암고양이처럼 몸을 웅크리고 잠들어 있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짧은 반바지에 어깨까지 드려난 면 티를 입고 있었다.
링링은 순진한건지 대담한건지 알 수 없지만 남자가 옆에 있는 대도 세상모르게 잠들어 있었다. 수혼이 지금까지 지켜본 링링은 좀 거칠고 버릇없지만 순진하고 마음씨 착한 어린소녀였다. 생각해 보면 자신도 산에서 생활할 때 링링과 비슷했다. 일년 내내 인적(人跡)이 드문 산에서 사부하고만 살았을 당시에는 예의(禮儀)도 없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산에서 내려와 많은 사람들과 생활하며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당시에는 자신의 판단기준에 맞추어 남을 배려할 줄도 모르고 자기생각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한마디로..........싸가지 없는 놈 이였다. 아마 링링도 그때의 자신과 비슷할 것이다. 자신과는 조금 다르게 사부뿐만 아니라 여러 사형제가 함께 있지만 가만히 지켜보면 그녀는 사형제들과는 잘 어울리지 않고 사부하고 단둘이 이곳 초가에서만 생활하는 것 같았다. 산에 여자라고는 링링밖에 없고, 평생을 독신으로 산 노인이 링링에게 남녀간의 일을 알려주진 못했을 것이니 링링이 거리낌 없이 자신의 옆에서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자신은 그렇지 못하니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어두운 방이라고 하지만 달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방안을 비추니 눈이 어둠에 조금만 익숙해져도 사물을 구분하는 대는 지장이 없고, 달빛에 비추는 링링의 모습은 오히려 더욱 자극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그녀의 긴 다리에 달빛이 내려앉아 그녀의 다리에 난 솜탈까지 확연하게 비추고 있고, 창문너머 들어온 미풍이 그녀의 다리를 스치듯 핥고 지나가니 솜털이 부끄러운 듯 흔들린다. 수혼은 링링을 보지 않으려 고개를 돌리지만 한번 머리에 각인된 링링의 모습을 떨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미 팬티는 텐트를 치고 있었고, 두근거리는 심장이 진정할줄 모르니 수혼은 한숨을 쉬고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 야밤에 어디가?”
“어~ 안자고 있었어.”
“아저씨가 뒤척이는 바람에 깼어. 좀 조용히 잠 좀 자자. 잠버릇이 고약한거야 아니면 잠이 안 오는 거야.”
“잠자기 불편해서 그래. 아무래도 사랑방으로 가야 될 것 같다.”
“왜~ 나하고 잠자기 불편해. 내가 불편하게 했다면 저만치 떨어져 잘게.”
“그........그게 아니라. 다 큰 처녀하고 한방에서 자는 게 영~~~ 불편해서 그래.”
“왜~.........이상하네. 내가 불편하게 한 것도 없잖아. 아저씨 간호하려고 그러는 건데 그게 불편해..............정말 이상한 아저씨네.”
“이상한 아저씨(?)..........휴~ 하긴 내가 이상한 놈이지. 그래~ 그렇게 생각해. 난 아무래도 사랑방으로 가야겠다. 여기 더 있음 사고(?) 칠 것 같아서 안 되겠어.”
“사고(?)..........무슨 말이야. 사고를 치다니..........아저씨 혹시 링링에게 나쁜 짓 하려는 거야.”
“나.......나쁜 짓이라니. 무슨 말이야.”
“흥~ 링링도 다 알아. 남자는 예쁜 여자하고 같이 있음 막~ 뽀뽀하고 옷 벗기고 나쁜 짓 하고 싶어 한다며................아저씨도 그래.”
“무.......무슨 소리야. 누구한테 이상한 말만 들어가지고........이상한 상상하지 마.”
“사형들이 그랬어. 남자는 다 늑대라고...........여자가 조금만 틈만 보여도 나쁜 짓 하려 한다고 했단 말이야.”
“참 내원~ 그래 사형들 말이 맞다 맞아. 나도 링링보고 있으니까 늑대가 될 것 같다. 우~~ 무섭지. 그러니까 사랑방으로 갈게”
“호호호~ 아저씨 아픈 사람 맞아. 남자들은 아파도 여자만 보면 늑대가 되고 싶은 모양이지.................아저씨도 그래. 내게 나쁜 짓 하고 싶어.”
“너...........나쁜 짓, 나쁜 짓하는데 뭔지 알고나 말하는 거야?”
“왜 몰라~ 다 알아.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숙맥인지 알아. 나도 알건 다 알아~”
“휴~ 그만하자. 너하고 싸우고 있는 내가 바보지~”
“뭐~~~어~~~ 아저씨 지금 무시하는 거지. 씨~ ”
링링은 수혼의 말에 토라진 모양인지 수혼을 흘겨본다. 두 사람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링링과 수혼은 자리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링링은 수혼의 입 꼬리가 올라가 억지로 웃음을 참고 있는 듯한 표정에 더욱 화가 치민다.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표정.......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것이 까불고 있다는 표정이다.
링링은 수혼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힐긋힐긋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사형들의 말이 머리에 맴돌았다. “남자들은 다 늑대야. 링링같이 아름다운 여자만 보면 다들 나쁜 짓하려고 할 거야.” 그래서 링링은 물어봤다. “사형들 나쁜 짓이 뭐야” 사형들은 말을 못하고 우물거렸다. 링링이 계속해서 알려달라고 조르자 “그건 말이야. 그러니까? 뽀뽀하고 옷 벗고 응응하는 거야.” 링링은 뽀뽀는 알겠는데 응응(?)은 뭘까 궁금했다. “사형 응응(?)이 뭐야!” 사형은 얼굴이 붉어져서 대답도 못하고, 링링은 끈질기게 사형에게 물었다. “그건 옷 벗고 그러니까? 휴~ 나도 자세히는 몰라. 하여튼 남자는 늑대야. 조심해” 링링은 피식 웃고 말았다. “사형도 남자면서 그런 소리하는 거야. 치~ 사형도 응응~이 뭐지 모르지?” 링링은 남녀간의 일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 사부도 자신에게 남녀간의 일에 대해서는 아무 말씀도 없었다. 수혼과 같이 자겠다고 하자 사부는 웃기만 하셨다.
링링은 수혼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걸 알고부터 기분이 이상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몸속 세포들이 긴장하며 귀까지 멍해진다. 가끔 할아버지와 함께 자기도 하고 사형들과 허물없이 지내며 살을 맞대고 장난친 적도 많았다. 어려를 적에는 사형들과 알몸으로 물장구치며 같이 놀았다. 자신에게 사형들은 남자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이 남자는 틀리다. 뭐가 틀린 것일까? 자신도 모르겠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픈 모양이다. 걱정된다. 혹시 다시 통증이 오는 걸까? 안타깝다. 저 사람이 아픈데 왜 자신도 아플까? 왜 자신의 가슴이 아플까? 이상하다.
수혼에게 화가 난다. 자신을 어린아이 취급한다. 다 큰 처녀보고 말끝마다 꼬마아가씨란다. 그것도 모자라 이젠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취급한다. 자신도 알만큼 안다. 그가 자신을 무시하니 화가 난다. 사형들이 그런 말을 했다면 그냥 웃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저 사람이 그러면..........................화가 난다.
수혼은 손을 들어 링링의 머리를 만지려 했다. 링링은 기분이 나쁘다. 마치 귀여운 강아지 머리를 쓰다듬듯이, 어른이 어린아이 머리 쓰다듬듯 자기를 대하는 것이 기분 나쁘다. 자신도 어른이다. 링링은 수혼의 손을 쳐 버린다.
“아저씨 기분 나빠~ 어린애 취급하지 마.”
“하하하~ 링링 삐졌어. 참~ 그래 미안해. 솔직하게 말하자. 링링이 남녀간의 일에 대해서 잘 모르니 모르겠지만 난 링링 같은 아름다운 아가씨와 같이 있음 참을 수 없는 성욕이 올라와~”
“성욕(?) 그게 뭐야.”
“다음에...............다음에 링링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돼. 성욕이란 남녀가 서로의 몸을 원하는 욕망이지. 남자가 여자에게 나쁜 짓하는 건 아니야.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확인하는 행위로, 사랑하는 남녀간에 예쁜 아기를 만들기 위한 행위를 하는 거야. 사형들이 링링이 너무 아름다우니까 걱정돼서 그렇게 말했을 거야. 하여튼 난 링링과 틀려서 링링과 같이 있음....................힘들어.”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위?.....................사랑이 뭐야~”
“글쎄. 사랑을 한마디로 표현하긴 힘들어.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고 사랑하는 방식도 틀려. 링링도 언젠간 사랑하는 사람이 만날 거야. 그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
“음~~~ 아저씨............보고만 있어도 즐거워지고, 보고 있음 몸이 공중에 붕 터있는 느낌이고, 잠시만 떨어져 있어도 보고 싶고...........뭐~ 이런 기분은 뭐야~”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과 비슷한 증상인데. 누가 그래.”
“응~ 링링이 그래. 아저씨 보고 있음 그런 느낌이야. 그게 사랑이야.”
“무...........무슨 소리야.”
“나 아저씨 사랑하는 것 같다.”
수혼은 벌떡 일어나 버렸다. 꼬마아가씨가 별소릴 다한다. 신체구조상(?) 링링에게 성욕을 느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사랑이라니................말도 안 된다. 수혼이 일어나 방을 나가려하자 링링은 자리에서 일어나 수혼의 어깨를 잡았다.
“아저씨 왜 말이 없어. 나 아저씨 사랑해.”
수혼은 돌아보지도 않고 어깨에 올려진 링링의 손을 잡았다.
“링링~ 향상 보는 사부나 사형들이 아닌 다른 사람을 보니까 혼란스러운 모양이다. 링링도 생각해 봐~ 일년 내내 사람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이런 곳에서 생활하다 보면 외지에서 사람이 오면 무조건 반갑지 좋지. 나도 산에서 20년 가까이 외롭게 생활해서 링링의 기분을 잘 알아. 아마 그런 느낌일거야. 그건 일시적인 현상이야. 일종의 호기심이라고 할까? 내가 떠나고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잊혀 질 거야.”
“아니야. 그렇지 않아. 처음 보았을 때부터 좋았어. 맨 처음 아저씨와 대결하고 나서 아저씨가 너무나 멋지게 보였어. 처음이야. 링링이 남과 대결해서 패한 건 아저씨가 처음 이였어. 근데 억울하고 분해야 하는데............아저씨가 멋지게 보이는 거야. 아저씨가 할아버지와 대결할 때...........당연히 할아버지를 응원해야하는데 속으로 아저씨를 응원하고 있었어. 나도 내 자신이 믿어지지 않았어...........아저씨가 다쳤을 때.........가슴이 아팠어........할아버지가 사랑방에서 아저씨를 치료하겠다는 걸 억지를 부려서 내방에 눕히게 했어. 내방에 들어온 사람은 할아버지 빼고 아저씨가 처음이야. 나...............그냥 일시적인 감정 아니야. 사랑.........잘 모르겠어. 하지만 아저씨가 좋을 걸.”
수혼은 한숨이 나왔다. 산골의 순진한 아가씨...........세상물정 모르는 이 꼬마(?)아가씨를 어떻게 해야 할까? 수혼은 몸을 돌려 링링의 양쪽 어깨를 잡았다. 수혼은 심각한 얼굴로 링링을 바라보았다.
“잘 들어. 난 결혼한 사람이야. 한국에 날 기다리는 부인이 3명이나 있어. 그리고 곧 떠날 사람이야. 링링의 지금 그 감정........좀 전에도 말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이야.”
“결........혼.........했다고....................그게 무슨 상관이야.”
“뭐~ 링링은 결혼이 뭐지 몰라. 사랑하는 남녀가 함께 사는 거야.”
“알아~ 링링이 바보야 그것도 모르게. 근데 3명이나 된다며..........결혼은 한명하고 하는 거 아니야. 아저씨 거짓말 하는 거지?”
“허~~”
수혼은 자기도 모르게 링링에게 부인이 3명이라고 한걸 크게 후회했다. 쓸데없는 말을 해서 링링이 자신의 말을 의심하는 모양이다.
“링링 말대로 결혼은 한명하고 하는 거지. 물론 나라마다 조금씩 틀리지만...........하지만 내가 거짓말하는 게 아니야. 정말이야. 내가 뭐 때문에 그런 거짓말을 해. 내가 부인이 3명 인건.........좀 사연이 있어.”
“사연(?) 흥~ 거짓말 하지 마. 아저씨 링링이 싫은 거지. 그래서 거짓말 하는 거지.”
“그게 아니야 바보야. 내가 왜 링링을 싫어해. 정말로 결혼했어. 사랑하는 여자가 따로 있단 말이야.”
“정말............정말로 3명하고 결혼했어.”
“응~ 정말이야.”
“음~~~~........................날 싫어하지 않는다?..............부인들이 있다?............좋아 알았어. 아저씨 결혼했다고 치지 뭐~”
수혼은 링링이 선심(善心)쓰는 것처럼 말하자 눈물나게 고마웠다. 어쩌다 자신이 이런 처지가 된 건지.......참 기도 안찬다...........하지만 링링은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링링은 수혼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을 속이기 위해 수혼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수혼이 자신을 싫다고 하지 않았으니.......일단은 안심이다. 18살 순진한 산골처녀의 마음속에는 이미 수혼이란 존재가 각인되고 있었다.
사방신 중 청룡(靑龍)은 전날 지나의 집을 살펴보고 오늘 지나를 보쌈하기 위해 지나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대 국선도문의 사방신(四方神) 중 한명인 자신이 나이어린 계집애나 보쌈 해야 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지만 이미 성민을 도와주기로 한 이상 내키지 않아도 할 수 밖에 없었다. 청룡은 지나의 집을 살펴보고 있다 세상이 어둠이 깔리자 경비하는 놈들의 눈을 피해 담을 타고 올라가 담에 붙은 감시용 감지센서의 전선을 칼로 끊어버리고 사뿐히 담을 넘었다. 많은 사람들이 기거하던 강철의 집이였지만, 현재는 은양과 지나 그리고 일하는 아줌마들만이 집안을 지키고 있었다. 집을 감시하는 강철파 녀석들이 2~3명 남아있기는 하지만, 녀석들은 모두 집밖에서 감시하고 있어 집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정원에 떨어진 청룡은 멀리 지나의 창문을 살펴보니 아직 불이 켜져 있는 것이 그녀가 방에 있는 것이 확실했다. 청룡은 최대한 조용히 일을 처리하기로 마음먹고 정원의 나무들 사이로 그림자를 감추며 집으로 이동했다.
지나는 몇 칠전부터 TV나 라디오에서는 연일 강철파의 뇌물상납비리 수사에 대한 뉴스와 더불어 아버지의 체포영장이 청구되고 검찰에 검거에 나섰다는 뉴스를 들었다. 그리고 자신을 경호하는 아저씨에게 현재 아버지가 모처에 은신중이며 강철파가 갈치파연합군에게 공격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또한 아저씨는 혹시나 갈치파연합군이 자신을 노릴지 모르니 집안에서 나오지 말라는 말도 함께 전했다. 한참 수혼과 결혼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에 젖어있던 지나인지라 아버지와 강철파에 대한 소식은 대단한 충격 이였다. 오매불망(寤寐不忘) 중국에서 수혼이 돌아오기만 기다렸는데...............그와 결혼하여 행복할 자신의 그리고 있었는데................이..........것.......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지나는 아버지의 행방도 알 수 없고, 아저씨의 말도 있고 해서 집에서 차분하게 강철과 수혼의 소식을 기다리기로 했다. 지금 지나는 책상에 책을 펴놓고 있지만 글씨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머릿속에서 아버지에 대한 걱정과 수혼에 대한 걱정이 떠나지 않는다. 중국으로 떠난 수혼은 한달이 넘도록 소식이 없다. 혹시 중국에서 잘못된 건 아닐까? 그에게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 중국에 핸드폰을 가져가지 않는 모양이다. 강철파가 공격받기 전에 수혼의 집에도 찾아가 보았다. 그곳에는 체육관만 덩그러니 남아있고 수혼이 살던 집은 덩덩 비어 있었다. 쌍둥이 자매도 요코도 그곳에 없었다. 지나는 읽고 있던 책을 덮고 침대에 누워버렸다. 아버지가 실종되고 은양도 걱정이 되는지 말이 없어지고 이젠 자기 방에 틀어박혀 나오질 않는다. 월래 정답고 화목한 집도 아니지만 요즘 들어서는 집안에 냉기만 흐른다.
청룡은 벽을 타며 조심스럽게 지나방의 창가로 접근했다. 창가에서 고개를 내밀고 살짝 방안을 살펴보니 젊은 여자아이가 반바지에 짧은 티를 입고 침대에 누어있는 모습이 보였다. 지나의 사진을 미리 보았던 청룡인지라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가 지나임을 확인하고 사뿐히 창가로 올라온다. 창문은 무더운 여름이다 보니 잠기지 않고 열려있었다. 청룡은 심호흡을 한번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지나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다 갑자기 들려오는 발자국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려보니 40대의 남자가 창문을 통해 자신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깜짝 놀란 지나가 막 소리를 지르려하는데 그 남자의 주먹이 자신의 복부를 향해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지나도 운동을 좀 한지라 주먹을 피하려 했지만 상대가 내지른 주먹이 어찌나 빠른지 피할 틈도 없이 지나의 복부에 깊숙이 박힌다.
“푹~~~~”
“헉~~~~”
목구멍까지 올라오던 비명소리가 갑자기 숨이 막혀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만다. 지나의 허리가 휘어지며 고개를 숙이자 청룡의 수도가 지나의 옥침혈(뒷골, 뒤통수)을 정확하게 가격해 버린다.
“퍽~~~~~”
“음~~~~~”
목을 수도에 강타당한 지나의 몸이 축 늘어져 버리고 청룡은 지나를 살펴보니 기절모양이다. 청룡이 기절한 지나를 살펴보니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더욱 아름답다. 약간은 서구적인 마스크에 몸매도 군살하나 없이 매끈하다. 강철을 유인할 미끼라고는 하지만........성민이 놈의 성격상 이년을 고이 모시고 있진 않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자 자신의 아랫돌리가 불끈하고 일어난다. 청룡은 입맛을 다시다 재빨리 주머니에서 밧줄을 꺼내 지나의 팔과 다리를 단단히 포박하고, 다시 주머니에서 테이프를 꺼내 지나의 입을 봉해버린다. 일단 이곳을 빠져나가서 이년을 잡아먹든 성민에게 고이 모셔가든 결정하기로 했다. 청룡은 지나를 어깨에 걸친다. 보기와는 다르게 가볍다. 창문을 열고 밑을 내려다보니 은근히 높다. 지나를 짊어지고 뛰어내리긴 힘들 것 같다. 청룡은 지나를 내려두고 창가에 있던 커튼을 찢어서 밧줄을 만들어 밑으로 내려트렸다.
다시 지나를 어깨에 걸치고 조심스럽게 밧줄을 잡고 내려간 다음 정원을 가로질려 자신이 넘어온 담으로 다가갔다. 담 밑에 도착한 청룡은 지나를 내려두고 다시 지나 방으로 돌아와 커튼으로 만든 밧줄을 풀어서 담으로 이동한 다음 지나를 커트 끝에 묶어두고 자신이 먼저 담으로 올라갔다. 담 위에 올라간 청룡은 밧줄을 끌어당겨 지나를 들어올리고, 지나를 품에 안은 청룡은 담 밑으로 뛰어 내렸다.
이제 이곳을 벗어나기만 하면 끝난다. 청룡은 누가 볼까 두려워 빠른 걸음으로 지나의 집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한적한 골목길에 다다른 청룡은 잠시 망설인다. 이제 길 모퉁이만 돌면 자신이 타고 온 자동차와 성민이 함께 보낸 놈이 기다리고 있다. 청룡은 품에 안고 있는 지나를 다시 보았다. 정말 보면 볼수록 탐나는 년이다. 이대로 성민이 놈에게 데리고 가면 분명히 성민이 놈이 꿀꺽~할 걸이다. 지금까지 지켜본 성민이 놈의 성격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놈이다. 성민이 놈이 먹기 전에 자신이 한번 먹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손에 전해지는 지나의 감촉도 죽이고.........봉긋하게 솟은 젖가슴만 봐도 가슴이 울렁거린다. 잠시만..........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청룡은 모퉁이를 돌아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려고 막 돌아서는데...........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한 노인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얀 턱수염이 멋지게 자라고, 하얀 모시적삼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노인이다. 노인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청룡의 눈이 노인과 마주쳤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엉키고.............청룡은 온몸의 세포들이 팽팽하게 긴장하기 시작했다. 노인에게 풍기는 기도........그건 자신의 사부에게나 느끼던 기운이다. 노인에게서 태산을 앞에 둔 듯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중압감이 느껴진다. 때론 말보다 상대방의 눈빛으로 많은 걸 알 수 있다. 지금 노인은 자신을 노리고 있다. 몸은 비쩍 마르고 툭 치면 나무젓가락 마냥 부러져 버릴 것은 외모지만 노인에겐 감히 범접(犯接)하기 힘든 위엄(威嚴)이 있었다.
청룡은 지나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잘 생각했다. 이제 그만 가라~”
“당.......당신은 누구죠. 절 따라 온건가요?”
“알거 없다. 네놈이 담을 넘을 때부터 쭉~ 지켜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좀도둑인줄 알았더니 여자나 납치하는 파렴치 한 놈일 줄이야. 내가 그 아이만 포기하면 용서하고 보내주겠다.”
“다 봤습니까? 처음부터............이거 참~ 그냥 가던 길이나 가시지 이 여자아이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나서는 겁니까?”
“처음에는 그냥 못 본 척 하려했다. 근데 네놈의 몸놀림을 살펴보니 제법 무술을 수련한 놈 같더구나. 그런 놈이 할일이 없어 여자나 납치하고.........또 네놈의 눈동자를 살펴보니 색욕이 눈깔이 붉어진 것이.........차마 그 꼴을 보고 그냥은 못 지나치겠다.”
청룡은 노인의 말을 듣고 심한 부끄러움을 느낀다. 마치 중국에 있는 자신의 사부가 이곳에 와서 후계하는 듯한 착각이 빠진다. 하지만.............이대로 물려날 수는 없다.
“사연이 있습니다.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으로 이런 짓을 하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죠. 또한 제가 잠깐 색욕에 빠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대로 순순히 물려날 수는 없습니다. 전 이 아이를 데려가야 하겠습니다.”
“말로 해서 들어먹을 놈이 아니구나. 부끄러움을 느꼈다면 잘못을 뉘우치고 물려나야 하거늘 끝까지 해 보겠다는 거냐!”
“노인과 이 아이가 상관없다면 노인께서는 그냥 가던 길을 가세요.”
“허허허~ 이놈아~ 그 아이와 노부하고는 작은 인연이 있는 아이다. 그냥 순순히 보내줄 수 없다.”
“할 수 없군요. 전 이 아이를 데려가야 하고, 노인께서는 절 막으시겠다면 무력을 쓸 수밖에 없군요.”
“네놈이 익힌 알량한 재주를 꽤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그래 네놈의 실력이나 한번 보자구나~”
청룡은 가슴까지 손을 올리고 주먹을 쥐었다. 노인을 상대함에 태만히 할 수 없었다. 노인에게 풍기는 기도는 자신의 사부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어쩌면 사부보다 강할지 모른다. 노인은 뒷짐을 지고 태연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아무런 준비동작도 없고, 온몸이 허점투성이 같다. 하지만 막상 공격하려하면 어디를 공격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나 많은 허점들이 오히려 공격을 주저하게 만든다.
청룡은 자꾸만 커져만 가는 압박감에 숨도 쉬기 힘들 정도가 되자...........더 이상 참지 못하고 노인을 덮친다. 청룡의 장기는 신법(身法)이다. 그의 몸은 빗살 같은 속도로 노인에게 접근하여 노인의 영태혈(가슴)을 공격한다. 노인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가벼운 손놀림으로 청룡과는 상관없는 곳으로 주먹을 휘두른다.
“흔들흔들~~”
청룡은 급히 물려나며 몸의 균형을 잃고 흔들린다. 노인의 주먹이 향하는 곳은 바로 자신이 움직일 공간이다. 노인은 자신의 신법을 미리 읽고 자신이 움직일 공간을 미리 공격한 것이다. 청룡의 몸이 흔들리자 노인의 다른 손이 천천히 자신의 중정혈(가슴팍)을 노리고 쳐오는 것이 보인다. 청룡의 눈에 노인의 손이 한없이 느리게 보인다.
“퍽~~~~”
“끙~~~~”
너무 빠를 것은 순간적으로 느리게 보이는 법...........청룡은 가슴을 붙잡고 몇 걸음 뒤로 물려났다. 의외로 충격은 대단하지 않았다. 그냥 누군가 가슴을 떠민 정도의 충격이다.
“그만한 실력을 가지고 우쭐했던 거냐. 네놈이 사용하는 무공을 보니 국선도문의 제자 같은데.............네놈의 사부가 불쌍하구나.”
“이익~~~ 저을 욕하는 건 참을 수 있지만 국선도문을 비망하시는 건 참을 수 없습니다.”
청룡은 노인의 말에 발끈한다. 자신이 누군가. 비록 사부에게 허락도 받지 않고 한국에 들어와 남의 하수인 노릇이나 하고 있지만 대 국선도문을 수호하는 사방신이 아닌가? 그런 자신이 사문의 명예를 더럽힐 수는 없다.
청룡은 다시금 노인에게 달려간다. 빠르고 깔끔한 동작...........청룡의 두 주먹이 번개처럼 움직이며 노인에게 날아온다. 청룡의 주먹은 많은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노인은 두 팔을 가슴으로 모르고 원을 그리듯 돌리니 청룡이 만들어낸 그림자들은 노인의 앞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노인은 금나수의 청룡의 천주혈(목덜미)을 잡아온다. 청룡은 노인의 날카로운 금나수를 피해 뒤쪽으로 한걸음 물려나니.........천주혈을 향해 다가오던 노인의 손이 장(掌)으로 변하더니 가볍게 흔들거린다.
청룡은 갑자기 눈앞에 수많은 나비가 날아오르듯 손 그림자들이 자신에게 날아오니 크게 놀라 주먹을 휘둘려 권막(拳幕)을 치려했지만 나비처럼 나르던 그림자들이 갑자기 빨라지며 자신의 몸을 강타하고 만다.
“퍽.......퍽.........퍽.........퍽”
그림자들은 청룡의 가슴, 어깨, 아랫배 등을 가리지 않고 연속적으로 타격하고 청룡은 충격에 휘청거리며 뒤쪽으로 쭉~~ 밀려난다. 청룡이 밀려나자 노인의 다리가 처음으로 움직이는 것 같더니..........노인은 한 마리 학처럼 공중으로 날아올라 청룡을 향해 다리를 휘두른다. 하늘에서 수많은 발그림자들이 피어나며 화려하게 날아오르고...........그림자들은 물려나는 청룡을 향해 날아간다.
청룡은 정신이 물려나는 와중에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그림자들을 보고는 자신도 주먹으로 그림자들을 상대해 보지만 그림자들은 눈이라도 달린 듯이 자신의 주먹을 스치고 지나 역시나 몸의 이곳저곳을 강타해 버린다.
“퍽.......퍽........퍽.........퍽”
“크~~아~~악”
끝내 청룡은 입에서 신음소리와 함께 한사발의 피를 토해내며 바닥에 무릎이 굽혀진다. 노인은 공중에서 사뿐히 청룡의 앞에 떨어진다.
“이제 알겠느냐. 네놈이 지닌 재주가 얼마나 미천하지 않았으면 내큼 물려가 수련에 정진하도록 해라.”
“헉........헉.......헉 그.......그것이 무슨 무공입니까?”
“네놈이 알아 무엇 할꼬. 내큼 물러가지 못하겠느냐?”
“아직 이대로 물려갈 수는 없습니다. 제가 가진 재주가 한 가지 더 있으니 마쳐 펼쳐 보이고 그래도 안 되면 물러나겠습니다.”
“허허허~ 고집이 센 놈이구나. 좋아~ 해 보거라.”
청룡은 입주위에 뭍은 피를 닦아내고 품속에서 작은 단검을 뺀다.
“검법입니다. 노인께서도 준비하세요.”
“허허허~ 난 준비 됐다..........공격이나 보거라.”
“조심하세요. 국선도문의 검법은 날카롭습니다.”
청룡의 단검이 빗살처럼 솟아지며 길게 검영(劍影)을 만들어 내며 노인의 심장을 해야 날아온다. 노인은 날아오는 단검을 보고 있더니 손으로 수도(手刀)를 만들어 청룡의 검을 잡은 손을 베어온다. 청룡은 노인의 수도를 무시하고 노인의 심장만을 노린다. 일격필살(一擊必殺).......청룡은 자신에게 남겨진 모든 힘을 응축해서 노인을 공격하고 있었다. 노인의 몸이 흐려지며 흔들거리는 것 같더니 청룡의 검은 노인을 옆을 스치고 지나가고, 노인의 수도는 물이 흐르듯 청룡을 품을 파고들어 청룡이 검을 들고 있는 팔의 곡지혈(팔목에 있는 마혈)을 가격한다.
“퍽~~~~”
“챙그~~랑”
노인을 스쳐지나간 청룡은 검을 떨어트리고 팔을 축 늘어트리고 만다. 완벽한 패배다. 노인은 자신이 쳐다보기 조차 힘든 고수였다. 누굴까? 누군데 자신을 이렇게 형편없이 패배하게 만드는 것일까? 노인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다시 뒷짐을 지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자신과 생사(生事)의 결투(決鬪)를 벌인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지금 노인의 모습은 처음 보았을 때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아마 자신이 별짓을 다해도 노인의 상대가 될 수 없을 것 같다. 눈앞에 있는 노인은 중국에 있는 사부보다 강하면 강했지 약하지 않을 것이다. 청룡은 고개를 푹 숙이고 만다. 한국에 와서 이런 고수를 만날 줄이야............자신이 한없이 초라해 진다.
“이제 물러가거라.”
“알겠습니다. 이만 물러가죠.”
청룡은 지나를 한번 쳐다보고 돌아선다. 노인이 지키고 있는 한 그녀를 데려갈 순 없을 것이다.
노인은 청룡이 물려가자 지나를 안고 휘적휘적 골목길을 걸어갔다. 보기에는 천천히 걷는 것 같은데 삽시간에 노인의 모습이 골목길에서 살아지고 없었다.
ps : 수혼이 놈에게 링링하고 일 좀 벌리라고 친절하게 방까지 잡아주었는데........이놈이 작가의 말도 듣지 않고 싫다고 한다. 죽일 놈.........조만간에 손 좀 봐야지.
밑에 있는 글은 읽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소설 아님~~~
소라를 알고 소라에 들어왔다.
맨 처음에는 만화만 읽었다.
야한 만화 무지하게 봤다.
나중에 야설계시판이 있다는 걸 알았다.
단편으로 몇 편 읽어보았다.
재미있다. 만화나 동영상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장편으로 보기로 했다.
역시 몇 편 읽었다.
역시나 재밌다.
한동안 게시판을 기웃거리며 마음에 드는 글을 찾아 읽었다.
와~~ 대단한 글이다.
예게~ 이것도 글이라고..........
한동안 읽다보니 식상하다.
그게 그거다.
소라를 멀리했다.
한참 만에 소라에 들어왔다.
사이트가 변했다.
내가 즐겨 읽던 만화가 없다.
성질난다.
혹시나 싶어 소설계시판을 클릭 해 보았다.
산뜩하다.
몇 개의 글을 골라 읽어보았다.
재미있다.
야설을 읽다보니 이상한 생각이 든다.
한번 쓰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야설을 직접 쓴다.
망설여진다.
옛날에 무협지를 쓴 기억은 있지만...............그때가 언제인가?
심심해서 습작으로 섰던 무협지........지금은 원본만 남아있다.
당시에 개인 BBS(pc통신 시절의 개인 홈페이지)에 연재했던 내용은 찾을 길이 없다.
야설을 쓰자고 마음먹고 컴퓨터에 앉았다.
그동안 읽었던 내용이 있었던지 줄줄이 나온다.
일주일 만에 한글(hwp. 10포인트, A4기준) 60장 정도를 섰다.
소라에 작가신청을 했다.
기다리란다.
1주일간 기다리며 한편을 완성했다.
한글로 120장..........
한편을 완성하고 보니 다음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건...............
옛사랑의 추억을 글로 정리하고 싶었다.
야설............
아니다.
야설로 쓸 수 없었다.
남들이 읽지 않아도 좋다.
자신을 위한 글을 쓰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메일을 확인하니 작가로 승인이 되었단다.
처음에 쓴 글은 읽어보지도 않았다.
옛날부터 글을 쓰고 나서 다시 읽어 본적이 없다.
심지어 편지를 써도 읽어보지 않고 보낸다.
습관이다.
내가 쓴 글을 읽으면...............모두 파기한다.
창피해서..............보내지 못한다.
아마 이번 글도 내가 읽으면 파기할 것이다.
그래서 그냥 올린다.
그냥 하루에 모두 올렸다.
34편이다.
게시판이 내 글로 도매가 되었다.
다른 분들께 미안했다.
기다려 보기로 하자.
많은 분들이 읽는다.
재미있나.
하루에 모두 올린 글이라 반응이 궁금했다.
몇 분이 리플이 남겼다.
“그것도 글이냐~”
이런 반응은 아니다.
기분이 묘했다.
그간 또 한편의 글이 반쯤 완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옛 사랑의 기억이라 완성하기 힘들었다.
몇 칠이 지났다.
더 이상 리플은 없다.
내가 쓴 글을 조금 읽어보았다.
창피했다.
이걸 글이라고............
아무리 야설이지만.........
순전히 떡치는 이야기뿐이니.............
쪽팔려서 안 되겠다.
좀 글다운 글을 써보자.
무협+액션+로맨스를 버물려서 글다운 글을 써보자.
처음에는 초원을 달리는 늑대로 제목을 정했다.
근데........제목이 촌스럽다.
그래 낭만을 꿈꾸는 늑대로 하자.
9편을 연재했다.
참~~~~~~~~~~~~~~~~~
야설이 별로 없으니 반응이 없다.
읽는 사람도 얼마 되지 않는다.
내 글 자체가 재미없나.
단편을 한편 쓰기로 했다.
제목도 자극적으로 정했다.
무지하게 많이 읽는다.
허허~ 참~~~~~~~~~~
낭만을 꿈꾸는 늑대의 연재를 중단했다.
이번에는 다른 글을 올렸다.
아예~ 야설을 제거한 글...........
이것도 읽지 않겠지...........
역시 읽지 않는다.
이글은 남을 위한 글이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한 글이다.
그녀와의 사랑이야기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글을 완성해 갔다.
드디어..............끝까지 올렸다.
리플에 대해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냥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기로 했다.
아무래도 장편으로 갈 것 같다.
양기골~ 쓰고 창피해서...........
외전형식으로 시작한 글이 양기골보다 길어질 것 같다.
그냥 내 글을 쓰자고 생각하니 맘이 편했다.
나름대로 기준도 정했다.
이때까지는 상황에 따라 부를 나누다보디 4장, 5장, 10장등 일관성이 없었다.
쓰다가 재미없으면...........지겨우면..............단편을 쓴다.
한편에 9~10장으로 정했다.
9~10장이 되지 않음 올리지도 않았다.
연재 주기도 내 맘대로.........
중간에 쓰기가 귀찮아 졌다.
그만 쓸까?
반응도 없는데.........
그래도 내 새낀데 끝까지 써야지.........
30부가 넘어가니 고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생긴다.
글을 쓰기 시작하며 게임도 못했다.
그전에는 심심하면 삼국지와 스타를 했는데.........
난 삼국지와 스타 메니아다.
글을 쓰기 전에는 밤새도록 삼국지 했다.
집에 있는 컴퓨터가 바이러스를 먹었다.
하드 포맷을 해 버렸다.
게임도 모두 날아갔다.
지금도 집에는 게임이 없다.
그동안 쓴 소설도 날아갔다.
소라에 올린 것이 원본..........
책 읽는 것도 좋아한다.
만화, 소설, 무협, 수필, 역사 심지어 종교서적까지 읽어대는 잡식이다.
글을 쓰기 시작하며 책한 권 읽은 기억이 없다.
글을 쓰며 자료 찾으려 가끔 보기는 했다.
중간에 영은이를 죽어버렸다.
그녀는 주인공이 아니다.
글을 쓰다보니 주인공 수혼이가 좋다고 끼고 사는 년이다.
나쁜 놈........
작가말도 안 듣고 지가 좋다고 영은이를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영은이는 스토리 전개상 죽어야한다.
그녀가 죽지 않음.............전개가 되지 않는다.
마음 독하게 먹고 죽었다.
원성의 목소리가 올라온다.
어떤 분은 나보고 사랑도 못해본 놈이라고 한다.
참~~~~~~~~~~~~
7년간의 사랑은 보지도 못하신 모양이다.
40부가 넘어간다.
서서히 지쳐간다.
근데.................
반응이 온다.
많은 분들이 재미있다고 한다.
그냥 무조건 떡치는 야설이 아닌데..........
그런 부분을 많이 생략했는데...........
후후후~~~~
다시 힘이 생긴다.
소라님이 이달의 작품으로 올려주시더니........
다음달에 이달의 작가로 선정해 주신다.
단편은 그만 쓰고 낭만~을 쓰는데 매진했다.
50부...........
처음 생각했던 편수가 50부다.
끝날 기미가 없다.
글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내가 제어하기 힘들다.
맘대로 뛰어놀도록 내버려 둔다.
60부.........................
그만 쓰고 싶다.
끝내고 싶다.
등장인물들이 거부한다.
끝내면 안 된다고 한다.
아직 할 말이 많다고 한다.
내가 억지로 끝내려고 하니까?
미희가 유엽비도를 손에 들고 가만히 날 바라본다.
미나는 면도를 들고 날 노려본다.
링링은 아직 자기는 등장하지도 않았는데 끝내면 다시는 안본다고(?) 한다.
특히 지나..............그녀가 제일 무섭다.
그녀의 한서린 눈동자가 제일 무섭다.
그동안 내게 쌓인 원한이 많은 모양이다.
언제까지 계속될까?
나도 모르겠다.
오늘 70부 올렸다.
오늘은 슬픈 날이다.
내가 좋아하던 한분의 작가님이 야설계를 떠났다.
나도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하지만 주인공들이 날 붙잡는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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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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