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교 교주의 자리를 대리하는 소교주의 빙궁행이 결정되자 마유연의 귀에도 그 소식이 들어간 모양이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지금 떡하니 승현의 앞에 뚱한 표정을 지으며 앉아있으니 마유연의 기분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예상이 되었다. 승현의 입장에서는 난감하지만 제 3자인 단리극이 보기엔 우스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아하하.. 유연 내가 보고싶어서 온거야?"
승현이 괜히 장난을 쳐보았지만 오히려 마유연은 흥하고 고개를 돌렸다. 승현은 머쓱해서 뒷 머리를 긁적였다.
계속해서 침묵이 계속되자 결국 유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자신도 와서 어색한건 싫었던 모양이었다.
"승현!"
"응?"
"빙궁으로 가기로 했다며?"
"그렇게 되었어"
"폐관 수련에서 나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유연이 승현에게 계속해서 나 삐졌어요 라는 태도로 일관하자 승현은 그저 할 말이 없었다. 괜히 이런 상황을
대면하게 한 설지하를 원망하는 승현이었지만 결국은 자신에게 핑계를 대는 셈이었다.
"으음.. 오해하지 말고 들어봐 유연 빙궁의 설지하 공녀와는 아직 아무런 사이도 아니야"
"아직? 그러면 나중에는 연인이 될 수 있다는거야?"
승현이 교묘하게 말을 돌려서 한것처럼 되어보이는 유연의 반문 승현은 솔직히 설지하와 어떠한 사이도
아니었기에 약간 억울하기도 했지만 그런 사이가 될 수도 있기에 그런 대답을 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유연이 알아채고 핵심을 찌르니 승현은 이럴때는 유연이 정말 쓸데 없는 곳을 잘 찌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아.. 유연"
"알았어 승현 하지만 난 더 여자가 늘어나기를 바라지는 않아 되도록이면.."
유연의 눈 빛이 무섭게 번뜩였다. 승현은 뒷 목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도 모른채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여기서
무언가 반박의 의사를 표시한다면 자신은 아마 여기서 생을 마감할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그럴 생각도 없었다.
승현은 유연과의 일을 이렇게 처리하고 혜아 설아 화매 이서연에게도 이를 알려주었다. 어차피 이들은 승현의
호위였으니 승현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갈 수 있었기에 유연과는 다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라버니! 그러면 우리 빙궁에 놀러 가는거에요?"
서연이 들뜬 목소리로 소리치자 승현은 빙긋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놀러가는게 뭐야 다 큰 처자가.. 놀러가는건 아니고 외교적인 문제로 가는거야"
"피이.. 그래도 빙궁의 궁주님이 오라버니를 초대하셨으니까 당연히 놀러가게 되는거 아니에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런것 같기도 했다. 명목상 자신은 빙궁의 초대를 받아 그것에 응해 손님의 자격으로
가는것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명목상 그렇다는 것이지 실상은 빙궁이라는 든든한 우방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승현은 설아의 옆에서 조잘거리는 서연을 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어느새 승현의 마음에 들어온 이들은
승현에게는 가족같은 존재들이었고 아니 가족이었고 승현은 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이 필요했고 지금 이 평화를 위협할 이들을 모조리 잘라내야 하는게 급선무였다.
"이 행복을 깨는 녀석들이 있다면 그 누구든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승현은 그렇게 생각하며 살벌한 기운을 내뿜자 설아가 곁으로 다가와 승현의 손을 잡았다. 부드럽게 자신을
바라보는 설아의 두 눈을 보며 승현은 살벌한 기운을 가라앉혔다.
"설아.."
승현은 위설아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손으로 느끼며 미소지었다.
"무슨 걱정이 있으시면 저희들에게도 알려주세요"
부드럽고 아름다운 미성 승현은 위설아의 목소리에서 안정감을 느꼈다. 승현에게는 이제 든든한
지원자이자 평생의 동반자인 위설아는 어느새 승현을 전적으로 믿어주고 신뢰하며 자신이 기댈 수 있는
버팀목중 하나가 되어주었다. 인생의 조언자 같은 설아의 모습에 승현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물론 거기에 있던 화매나 혜아 서연의 표정이 샐쭉해진 것은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랄까..
다음날 소교주 승현이 북해빙궁으로 방문한다는 소식에 명교인들은 쌍수를 들며 환영하는 태도를 보였다.
7할 가량의 명교무사들이 위진풍의 세력일 뿐 그 바탕이 되는 명교의 백성들은 오로지 명교만을 생각하는
선량한 백성들이나 다름이 없었다. 많은 인파들에 둘러쌓여 나가는 소교주의 일행과 빙궁의 무사들이 승현과
설지하를 호위하며 행진하는 모습은 마치 한 나라의 공주와 왕자를 호위하는 듯 규모가 상당했기에 웅장하기 그지 없었다.
"하하.. 공녀님 제가 빙궁에 방문하게 된것이 그리도 좋으신 겁니까?"
설지하는 아직도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얼굴에 미소가 만연했다. 승현의 물음에 일 순간 얼굴이 불게 달아올랐지만
이내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누가 봐도 설지하가 승현에게 호감이 있거나 혹은 연정을 품은 것으로 생각될 정도였다.
되려 그 반응에 승현이 머쓱할 지경이니 그 주위에 말을 타고 있는 승현의 여인들이 다들 살기를 품고 승현을 노려보았다.
"흠흠..! 그나저나 빙궁으로 가는 일은 험하다 하던데 공녀님께서 길을 잘 안내해 주셔야 겠습니다."
"어머.. 공자님 소녀에게 공녀님이라고 하지 마시고 전처럼 이름을 불러주세요"
왠 동문서답이란 말인가 하지만 예쁜 여인은 모든게 용서되는 법 승현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물어보았다.
"하하... 지하 소저 빙궁으로 가는 길을 잘 안내해 주십시오"
"네 소녀가 잘 안내할게요 빙궁으로 가는 길은 세간에는 험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희 빙궁만이 아는
샛길이 있답니다. 그 길로 돌아서 가면 험하지도 않고 빠른 시간에 저희 빙궁으로 도착하실 거에요"
역시 유서 깊고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빙궁이니 만큼 이런 길이 있을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설지하가 이렇게 대놓고
말할줄은 몰랐다. 당연히 비밀이 유지되어야 하는 길인 만큼 곤란하다고 말하며 거절할 것이라고 생각한 승현이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이런 반응은 설지하가 그만큼 승현에게 빠져있다는 것이기도 했으니 승현에게는 좋은 것이었다.
명교의 십만대산을 빠져나와 빙궁으로 향하는 샛길에 짐입하자 그 부분부터 슬슬 추위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증거로
출발때는 가벼운 옷 차림이 어느새 다들 두꺼운 솜 옷을 껴입기 시작한 것이었다. 승현 정도의 고수는 내기로 체온을
유지 할 수 있지만 그 밑의 명교인들은 그러면 내기의 손실이 심한터라 솜옷을 껴입었다. 하지만 빙궁의 무인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벼운 옷차림이고 되려 이 정도 추위에 벌벌떠시면 안된다고 농담까지 건네기도 했다.
"지하 소저께서는 아무렇지도 않으신 모양입니다."
"저는 이 추위에 익숙하거든요 승현 공자께서도 아무렇지도 않으신 것 같은데 춥진 않으세요?"
설지하가 걱정스러운 듯 묻자 승현은 빙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에게 이 정도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니 걱정 마십시오 내기로 체온을 보호하고 있으니 하하"
"후훗 그러시겠죠?"
설지하와 다정하게 대화하는 승현의 모습을 보자 혜아와 홍화가 볼을 부풀리며 승현을 노려보았지만
승현은 어디 뒤통수가 가렵나 하며 그들을 외면했다. 나중에 후폭풍을 어찌 감당할지는 승현의 몫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승현과의 시간은 설지하에게는 너무나 빠르게 지나갔다. 계속 이런 시간이 계속되길 바라는 설지하 였지만 어느새 빙궁이 보였다.
"빙궁이 보입니다!"
빙궁의 한 무사가 소리치자 승현은 어느새 빙궁에 왔냐는 듯한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 거렸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승현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설지하를 바라보자 설지하는 쿠쿡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저희 빙궁은 잘 모르는 이가 보면 찾기가 어렵답니다 저 멀리 보이는게 빙궁이에요"
지하의 말에 승현이 눈에 내공을 집중하여 들여다 보자 하얀 설원위에 펼쳐진 저 멀리에 하얀 건물들이 보였다.
하얀 눈이 덮인 땅에 하얀색 건물이니 당연히 집중하지 않는다면 못 찾을 것만 같았다.
"아아.. 저기 보입니다 과연.. 이것이 누구도 빙궁을 찾지 못했던 이유였군요 이 넓은 설원에서 저 빙궁을
찾기란 정말 힘들었을것 같군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나저나 서둘러야 겠습니다. 이 추위를 견디기에는
제 수행원들이 버티기 힘들어 보이니 조금만 속력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지하소저"
"네 저희 아버지께서도 기다리고 계실테니 호호"
걸음을 빨리하자 따뜻해 지는 날씨에 승현이 또 놀랍다는 듯 설지하에게 이유를 물었다.
"빙궁으로 가까워져 갈수록 날씨가 따뜻해지는군요 혹 이것에 이유가 있습니까?"
"네 저희 빙궁도 옛날부터 이 추위에 익숙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빙궁 근처에 진법을 설치해서
따뜻한 기온이 어느정도 유지되게 진을 지켜왔어요 그것이 이유랍니다."
"아아.. 그렇군요"
빙궁의 문 앞에 당도하자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던 문이 끼기긱 소리와 함께 열렸다. 거기에는 백색의 옷을
입은 빙궁의 무사들과 그 중 하얀 두꺼운 털 옷을 입은 백발의 노인이 나와 미소가 가득한 얼굴로 나와 말했다.
"명교에서 오신 분들이구려 허헛 빙궁에 방문하신 것을 환영하오 어서 안으로 드시오"
궁주가 앞까지 마중 나온것에 승현은 흐뭇한 마음이었고 당연히 승현 또한 미소를 지으며 궁주의
환대에 감사한다는 의미를 표시한 뒤 수행원들에게 얼른 뒤 따라오라고 명을 내렸다. 설지하는 궁주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조잘거리기에 바빴기에 승현은 모녀의 화목함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며 그들을 따랐다.
"허허.. 이렇게 험한 곳 까지 방문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소 이제부터는 편히 쉬시도록 하시오"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빙궁은 든든한 동맹이니 어찌 초대를 응하지 않겠습니까?"
"허허 맞는 말이오 명교와 우리 빙궁은 든든한 동맹을 맺었으니 당연하구려 먼길을 오시느라 많이
피곤하셨을테니 쉴 곳에 먼저 안내해 드리겠소 자 얼른 손님들을 모시도록 하라"
"하하..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승현이 괜찮다는 듯 손을 내젓자 궁주가 웃음을 지으며 승현의 수행원들을 가리켰다. 말 그대로 녹초상태가
되어 있는 그들을 보며 승현이 아차했다. 자신과 수행원들은 상태가 천지차이였으니 승현이 어색하게 웃자
궁주가 재밌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아무래도 쉴 곳에 가야 되는것 같구려 허허"
"하하.. 그렇군요 제 부하들이 저렇게 지쳐있는지를 몰랐군요"
승현과 궁주는 얘기를 오래 나누지 않고 빙궁의 사람들에게 안내를 받아 쉴 곳에 들어왔다. 당연히
승현을 수행하던 수행원들은 녹초가 되어 다들 나자빠졌다. 그러자 일천마도 용비가 쯧쯧 거리며 그들에게 눈치를 주었다.
"아직 소교주님께서 앉지도 아니하셨거늘 이 무슨 추태란 말이냐"
일천마도 용비의 엄한 꾸짖음에 수행원들은 허둥지둥 일어났다. 하지만 승현이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들에게 앉으라고 지시하자 용비는 소교주님께서 자비로우신 것을 감사하라며 엄하게 말했다.
"하하.. 형님 많이 지쳐있을 터이니 이쯤 하시지요"
"주군 이래서는 기강이 잡히지 않습니다. 이런 일은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알겠습니다. 형님"
승현은 용비에게 빙긋 미소지으며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위설아와 장난을 치고 있는 이서연을
바라보며 가까이 다가갔다. 승현이 가까이 다가오자 서연을 폴짝 뛰며 승현에게 안겨들었고 위설아는
그 모습을 보며 여신 같이 아름다운 미소를 보내주었다.
"헤헤.. 오라버니! 출발할때는 조금 힘들었는데 여기 되게 멋있어요!"
"하하.. 서연이는 힘들지도 않았나보다 되게 팔팔하네?"
"아니에요 오라버니 저도 되게 힘들었다구요.. 히잉..."
이서연이 엄살을 부리며 어리광을 피우자 자연스레 승현의 입가에는 미소가 그려졌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혜아와 홍화는 철부지 딸을 둔 딸 바보 같다며 투정을 부리기에 바빴지만 요즘 서연이 때문에 찬밥신세인
그녀들이기에 이해할만 했다. 게다가 위설아라는 미모의 정점을 찍은 여인이 항상 승현의 곁에 대기하니
상대적으로(물론 단서혜 홍화도 예쁘지만) 미모가 달리는 그녀들로서는 은근히 질투가 나는 것이었다.
"하하.. 혜아랑 화매는 왜 그렇게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어요?"
"후훗... 몰라서 물으시는건 아니라고 믿어요 가가"
단서혜가 왠지 모르게 음산하게 말하자 승현은 약간 오한이 드는것을 느꼈지만 태연하게 걸음을 옮기며
홍화와 단서혜에게로 다가가 그녀들의 허리를 양 손으로 붙잡으며 들어올렸다.
"꺅!"
"꺄아!"
두 여인다 깜짝놀라며 비명아닌 비명을 지르자 승현은 쿠쿡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단서혜 홍화는
열 받은듯 승현에게 다가가 팔을 붙잡으며 승현을 들어올리려 했지만 승현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들의 봉긋한 가슴을 양 손으로 움켜쥐며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자 몸에 힘이 쭉 빠져나갈 뿐이었다.
"하아..... 스....승현"
"가가... 사람들 다 보는데서.. 흑..! 아직 낮이란 말이에요.."
"아무도 안 보는데 괜찮아"
부끄러워하는 단서혜와는 다르게 홍화는 승현의 손길이 반갑다는 듯 오히려 적극적으로 응해왔다.
이서연과 위설아가 잠시 산책을 나간틈에 이러고 있는 것이니 짜릿한 쾌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했고
단서혜는 혹시라도 서연이 빨리 돌아와 이런 모습을 보일까봐 걱정하며 부끄러워 하고 있었다.
"가가.. 자..잘못했으니까 오늘 밤에"
"하윽.. 난 지금이라도 상관없어 승현.."
두 여인의 다른 반응에 승현은 악동같은 미소를 지었지만 이내 서연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면 왠지 큰일이
날것만 같은 기분에 그만두었다. 여기서 그만 둔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서연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면 좋지는
않을테니 얼른 손을 거두는 승현이었다. 그리고 5분 정도 지나가 위설아와 이서연이 들어왔다.
왠지 모를 단서혜의 한 숨 소리에 서연이 단서혜에게 한 숨을 왜 쉬냐고 묻자 단서혜는 얼굴이 붉어져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얼굴을 붉혔다. 단서혜의 반응에 위설아는 이미 눈치를 챈 것 같았다. 승현에게
다가와서는 귀에 대고 살짝 속삭였다.
"서연이가 보면 안되니까 조심하세요"
"...... 명심할게"
그렇게 장난을 치며 편히 쉬고 있던 승현일행에게 저녁시간이니 얼른 식사하러 오라는 시녀의 말에
승현은 알았다며 수행원들에게 저녁식사 잘하라며 그들의 어깨를 한번 씩 쳐준 뒤 여인들과 용비를
데리고 식사를 하러왔다. 궁주와 빙궁의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먼저 앉아 있었는데 승현이
들어오자 다들 일어서며 승현에게 환영한다는 의사를 표한 뒤 승현이 앉자 모두 같이 앉았다.
"하하.. 이렇게 환대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군요"
"당연한거 아니겠소 허허 얼른 드시게"
그렇게 빙궁에 환대에 승현 일행은 기분좋게 식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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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독해 주시길~ 그리고 리리플은 지금 급한 사정상 빨리 올리고 갈게요
그 소식을 듣자마자 지금 떡하니 승현의 앞에 뚱한 표정을 지으며 앉아있으니 마유연의 기분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예상이 되었다. 승현의 입장에서는 난감하지만 제 3자인 단리극이 보기엔 우스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아하하.. 유연 내가 보고싶어서 온거야?"
승현이 괜히 장난을 쳐보았지만 오히려 마유연은 흥하고 고개를 돌렸다. 승현은 머쓱해서 뒷 머리를 긁적였다.
계속해서 침묵이 계속되자 결국 유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자신도 와서 어색한건 싫었던 모양이었다.
"승현!"
"응?"
"빙궁으로 가기로 했다며?"
"그렇게 되었어"
"폐관 수련에서 나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유연이 승현에게 계속해서 나 삐졌어요 라는 태도로 일관하자 승현은 그저 할 말이 없었다. 괜히 이런 상황을
대면하게 한 설지하를 원망하는 승현이었지만 결국은 자신에게 핑계를 대는 셈이었다.
"으음.. 오해하지 말고 들어봐 유연 빙궁의 설지하 공녀와는 아직 아무런 사이도 아니야"
"아직? 그러면 나중에는 연인이 될 수 있다는거야?"
승현이 교묘하게 말을 돌려서 한것처럼 되어보이는 유연의 반문 승현은 솔직히 설지하와 어떠한 사이도
아니었기에 약간 억울하기도 했지만 그런 사이가 될 수도 있기에 그런 대답을 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유연이 알아채고 핵심을 찌르니 승현은 이럴때는 유연이 정말 쓸데 없는 곳을 잘 찌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아.. 유연"
"알았어 승현 하지만 난 더 여자가 늘어나기를 바라지는 않아 되도록이면.."
유연의 눈 빛이 무섭게 번뜩였다. 승현은 뒷 목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도 모른채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여기서
무언가 반박의 의사를 표시한다면 자신은 아마 여기서 생을 마감할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그럴 생각도 없었다.
승현은 유연과의 일을 이렇게 처리하고 혜아 설아 화매 이서연에게도 이를 알려주었다. 어차피 이들은 승현의
호위였으니 승현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갈 수 있었기에 유연과는 다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라버니! 그러면 우리 빙궁에 놀러 가는거에요?"
서연이 들뜬 목소리로 소리치자 승현은 빙긋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놀러가는게 뭐야 다 큰 처자가.. 놀러가는건 아니고 외교적인 문제로 가는거야"
"피이.. 그래도 빙궁의 궁주님이 오라버니를 초대하셨으니까 당연히 놀러가게 되는거 아니에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런것 같기도 했다. 명목상 자신은 빙궁의 초대를 받아 그것에 응해 손님의 자격으로
가는것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명목상 그렇다는 것이지 실상은 빙궁이라는 든든한 우방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승현은 설아의 옆에서 조잘거리는 서연을 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어느새 승현의 마음에 들어온 이들은
승현에게는 가족같은 존재들이었고 아니 가족이었고 승현은 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이 필요했고 지금 이 평화를 위협할 이들을 모조리 잘라내야 하는게 급선무였다.
"이 행복을 깨는 녀석들이 있다면 그 누구든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승현은 그렇게 생각하며 살벌한 기운을 내뿜자 설아가 곁으로 다가와 승현의 손을 잡았다. 부드럽게 자신을
바라보는 설아의 두 눈을 보며 승현은 살벌한 기운을 가라앉혔다.
"설아.."
승현은 위설아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손으로 느끼며 미소지었다.
"무슨 걱정이 있으시면 저희들에게도 알려주세요"
부드럽고 아름다운 미성 승현은 위설아의 목소리에서 안정감을 느꼈다. 승현에게는 이제 든든한
지원자이자 평생의 동반자인 위설아는 어느새 승현을 전적으로 믿어주고 신뢰하며 자신이 기댈 수 있는
버팀목중 하나가 되어주었다. 인생의 조언자 같은 설아의 모습에 승현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물론 거기에 있던 화매나 혜아 서연의 표정이 샐쭉해진 것은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랄까..
다음날 소교주 승현이 북해빙궁으로 방문한다는 소식에 명교인들은 쌍수를 들며 환영하는 태도를 보였다.
7할 가량의 명교무사들이 위진풍의 세력일 뿐 그 바탕이 되는 명교의 백성들은 오로지 명교만을 생각하는
선량한 백성들이나 다름이 없었다. 많은 인파들에 둘러쌓여 나가는 소교주의 일행과 빙궁의 무사들이 승현과
설지하를 호위하며 행진하는 모습은 마치 한 나라의 공주와 왕자를 호위하는 듯 규모가 상당했기에 웅장하기 그지 없었다.
"하하.. 공녀님 제가 빙궁에 방문하게 된것이 그리도 좋으신 겁니까?"
설지하는 아직도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얼굴에 미소가 만연했다. 승현의 물음에 일 순간 얼굴이 불게 달아올랐지만
이내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누가 봐도 설지하가 승현에게 호감이 있거나 혹은 연정을 품은 것으로 생각될 정도였다.
되려 그 반응에 승현이 머쓱할 지경이니 그 주위에 말을 타고 있는 승현의 여인들이 다들 살기를 품고 승현을 노려보았다.
"흠흠..! 그나저나 빙궁으로 가는 일은 험하다 하던데 공녀님께서 길을 잘 안내해 주셔야 겠습니다."
"어머.. 공자님 소녀에게 공녀님이라고 하지 마시고 전처럼 이름을 불러주세요"
왠 동문서답이란 말인가 하지만 예쁜 여인은 모든게 용서되는 법 승현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물어보았다.
"하하... 지하 소저 빙궁으로 가는 길을 잘 안내해 주십시오"
"네 소녀가 잘 안내할게요 빙궁으로 가는 길은 세간에는 험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희 빙궁만이 아는
샛길이 있답니다. 그 길로 돌아서 가면 험하지도 않고 빠른 시간에 저희 빙궁으로 도착하실 거에요"
역시 유서 깊고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빙궁이니 만큼 이런 길이 있을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설지하가 이렇게 대놓고
말할줄은 몰랐다. 당연히 비밀이 유지되어야 하는 길인 만큼 곤란하다고 말하며 거절할 것이라고 생각한 승현이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이런 반응은 설지하가 그만큼 승현에게 빠져있다는 것이기도 했으니 승현에게는 좋은 것이었다.
명교의 십만대산을 빠져나와 빙궁으로 향하는 샛길에 짐입하자 그 부분부터 슬슬 추위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증거로
출발때는 가벼운 옷 차림이 어느새 다들 두꺼운 솜 옷을 껴입기 시작한 것이었다. 승현 정도의 고수는 내기로 체온을
유지 할 수 있지만 그 밑의 명교인들은 그러면 내기의 손실이 심한터라 솜옷을 껴입었다. 하지만 빙궁의 무인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벼운 옷차림이고 되려 이 정도 추위에 벌벌떠시면 안된다고 농담까지 건네기도 했다.
"지하 소저께서는 아무렇지도 않으신 모양입니다."
"저는 이 추위에 익숙하거든요 승현 공자께서도 아무렇지도 않으신 것 같은데 춥진 않으세요?"
설지하가 걱정스러운 듯 묻자 승현은 빙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에게 이 정도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니 걱정 마십시오 내기로 체온을 보호하고 있으니 하하"
"후훗 그러시겠죠?"
설지하와 다정하게 대화하는 승현의 모습을 보자 혜아와 홍화가 볼을 부풀리며 승현을 노려보았지만
승현은 어디 뒤통수가 가렵나 하며 그들을 외면했다. 나중에 후폭풍을 어찌 감당할지는 승현의 몫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승현과의 시간은 설지하에게는 너무나 빠르게 지나갔다. 계속 이런 시간이 계속되길 바라는 설지하 였지만 어느새 빙궁이 보였다.
"빙궁이 보입니다!"
빙궁의 한 무사가 소리치자 승현은 어느새 빙궁에 왔냐는 듯한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 거렸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승현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설지하를 바라보자 설지하는 쿠쿡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저희 빙궁은 잘 모르는 이가 보면 찾기가 어렵답니다 저 멀리 보이는게 빙궁이에요"
지하의 말에 승현이 눈에 내공을 집중하여 들여다 보자 하얀 설원위에 펼쳐진 저 멀리에 하얀 건물들이 보였다.
하얀 눈이 덮인 땅에 하얀색 건물이니 당연히 집중하지 않는다면 못 찾을 것만 같았다.
"아아.. 저기 보입니다 과연.. 이것이 누구도 빙궁을 찾지 못했던 이유였군요 이 넓은 설원에서 저 빙궁을
찾기란 정말 힘들었을것 같군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나저나 서둘러야 겠습니다. 이 추위를 견디기에는
제 수행원들이 버티기 힘들어 보이니 조금만 속력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지하소저"
"네 저희 아버지께서도 기다리고 계실테니 호호"
걸음을 빨리하자 따뜻해 지는 날씨에 승현이 또 놀랍다는 듯 설지하에게 이유를 물었다.
"빙궁으로 가까워져 갈수록 날씨가 따뜻해지는군요 혹 이것에 이유가 있습니까?"
"네 저희 빙궁도 옛날부터 이 추위에 익숙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빙궁 근처에 진법을 설치해서
따뜻한 기온이 어느정도 유지되게 진을 지켜왔어요 그것이 이유랍니다."
"아아.. 그렇군요"
빙궁의 문 앞에 당도하자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던 문이 끼기긱 소리와 함께 열렸다. 거기에는 백색의 옷을
입은 빙궁의 무사들과 그 중 하얀 두꺼운 털 옷을 입은 백발의 노인이 나와 미소가 가득한 얼굴로 나와 말했다.
"명교에서 오신 분들이구려 허헛 빙궁에 방문하신 것을 환영하오 어서 안으로 드시오"
궁주가 앞까지 마중 나온것에 승현은 흐뭇한 마음이었고 당연히 승현 또한 미소를 지으며 궁주의
환대에 감사한다는 의미를 표시한 뒤 수행원들에게 얼른 뒤 따라오라고 명을 내렸다. 설지하는 궁주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조잘거리기에 바빴기에 승현은 모녀의 화목함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며 그들을 따랐다.
"허허.. 이렇게 험한 곳 까지 방문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소 이제부터는 편히 쉬시도록 하시오"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빙궁은 든든한 동맹이니 어찌 초대를 응하지 않겠습니까?"
"허허 맞는 말이오 명교와 우리 빙궁은 든든한 동맹을 맺었으니 당연하구려 먼길을 오시느라 많이
피곤하셨을테니 쉴 곳에 먼저 안내해 드리겠소 자 얼른 손님들을 모시도록 하라"
"하하..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승현이 괜찮다는 듯 손을 내젓자 궁주가 웃음을 지으며 승현의 수행원들을 가리켰다. 말 그대로 녹초상태가
되어 있는 그들을 보며 승현이 아차했다. 자신과 수행원들은 상태가 천지차이였으니 승현이 어색하게 웃자
궁주가 재밌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아무래도 쉴 곳에 가야 되는것 같구려 허허"
"하하.. 그렇군요 제 부하들이 저렇게 지쳐있는지를 몰랐군요"
승현과 궁주는 얘기를 오래 나누지 않고 빙궁의 사람들에게 안내를 받아 쉴 곳에 들어왔다. 당연히
승현을 수행하던 수행원들은 녹초가 되어 다들 나자빠졌다. 그러자 일천마도 용비가 쯧쯧 거리며 그들에게 눈치를 주었다.
"아직 소교주님께서 앉지도 아니하셨거늘 이 무슨 추태란 말이냐"
일천마도 용비의 엄한 꾸짖음에 수행원들은 허둥지둥 일어났다. 하지만 승현이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들에게 앉으라고 지시하자 용비는 소교주님께서 자비로우신 것을 감사하라며 엄하게 말했다.
"하하.. 형님 많이 지쳐있을 터이니 이쯤 하시지요"
"주군 이래서는 기강이 잡히지 않습니다. 이런 일은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알겠습니다. 형님"
승현은 용비에게 빙긋 미소지으며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위설아와 장난을 치고 있는 이서연을
바라보며 가까이 다가갔다. 승현이 가까이 다가오자 서연을 폴짝 뛰며 승현에게 안겨들었고 위설아는
그 모습을 보며 여신 같이 아름다운 미소를 보내주었다.
"헤헤.. 오라버니! 출발할때는 조금 힘들었는데 여기 되게 멋있어요!"
"하하.. 서연이는 힘들지도 않았나보다 되게 팔팔하네?"
"아니에요 오라버니 저도 되게 힘들었다구요.. 히잉..."
이서연이 엄살을 부리며 어리광을 피우자 자연스레 승현의 입가에는 미소가 그려졌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혜아와 홍화는 철부지 딸을 둔 딸 바보 같다며 투정을 부리기에 바빴지만 요즘 서연이 때문에 찬밥신세인
그녀들이기에 이해할만 했다. 게다가 위설아라는 미모의 정점을 찍은 여인이 항상 승현의 곁에 대기하니
상대적으로(물론 단서혜 홍화도 예쁘지만) 미모가 달리는 그녀들로서는 은근히 질투가 나는 것이었다.
"하하.. 혜아랑 화매는 왜 그렇게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어요?"
"후훗... 몰라서 물으시는건 아니라고 믿어요 가가"
단서혜가 왠지 모르게 음산하게 말하자 승현은 약간 오한이 드는것을 느꼈지만 태연하게 걸음을 옮기며
홍화와 단서혜에게로 다가가 그녀들의 허리를 양 손으로 붙잡으며 들어올렸다.
"꺅!"
"꺄아!"
두 여인다 깜짝놀라며 비명아닌 비명을 지르자 승현은 쿠쿡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단서혜 홍화는
열 받은듯 승현에게 다가가 팔을 붙잡으며 승현을 들어올리려 했지만 승현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들의 봉긋한 가슴을 양 손으로 움켜쥐며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자 몸에 힘이 쭉 빠져나갈 뿐이었다.
"하아..... 스....승현"
"가가... 사람들 다 보는데서.. 흑..! 아직 낮이란 말이에요.."
"아무도 안 보는데 괜찮아"
부끄러워하는 단서혜와는 다르게 홍화는 승현의 손길이 반갑다는 듯 오히려 적극적으로 응해왔다.
이서연과 위설아가 잠시 산책을 나간틈에 이러고 있는 것이니 짜릿한 쾌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했고
단서혜는 혹시라도 서연이 빨리 돌아와 이런 모습을 보일까봐 걱정하며 부끄러워 하고 있었다.
"가가.. 자..잘못했으니까 오늘 밤에"
"하윽.. 난 지금이라도 상관없어 승현.."
두 여인의 다른 반응에 승현은 악동같은 미소를 지었지만 이내 서연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면 왠지 큰일이
날것만 같은 기분에 그만두었다. 여기서 그만 둔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서연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면 좋지는
않을테니 얼른 손을 거두는 승현이었다. 그리고 5분 정도 지나가 위설아와 이서연이 들어왔다.
왠지 모를 단서혜의 한 숨 소리에 서연이 단서혜에게 한 숨을 왜 쉬냐고 묻자 단서혜는 얼굴이 붉어져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얼굴을 붉혔다. 단서혜의 반응에 위설아는 이미 눈치를 챈 것 같았다. 승현에게
다가와서는 귀에 대고 살짝 속삭였다.
"서연이가 보면 안되니까 조심하세요"
"...... 명심할게"
그렇게 장난을 치며 편히 쉬고 있던 승현일행에게 저녁시간이니 얼른 식사하러 오라는 시녀의 말에
승현은 알았다며 수행원들에게 저녁식사 잘하라며 그들의 어깨를 한번 씩 쳐준 뒤 여인들과 용비를
데리고 식사를 하러왔다. 궁주와 빙궁의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먼저 앉아 있었는데 승현이
들어오자 다들 일어서며 승현에게 환영한다는 의사를 표한 뒤 승현이 앉자 모두 같이 앉았다.
"하하.. 이렇게 환대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군요"
"당연한거 아니겠소 허허 얼른 드시게"
그렇게 빙궁에 환대에 승현 일행은 기분좋게 식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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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독해 주시길~ 그리고 리리플은 지금 급한 사정상 빨리 올리고 갈게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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